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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1.14 2014-005 HOW TO READ 키르케고르 Soren Kierkega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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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1. 14. 21:16 내가 읽은 책들/2015년도

2015-005 HOW TO READ 키르케고르 Soren Kierkegaard

 

존 D. 카푸토 지음 · 임규정 옮김

2008, 웅진지식하우스



시흥시대야도서관

SB038075

 

082

히66ㅇ  12

 

짧은 생애를 격렬하게 살다 간 키르케고르.

그는 실존 철학의 무서운 탄생을 알리는 철학자였으며,

심오하지만 까다로운 종교 사상가이자

동시에 시인, 반어가 그리고 유머가였다.

그의 영향을 받은 현대 사상들은 너무나 다양해서

공통점을 찾기란 거의 불가능할 정도다.

그리고 여전히 키르케고르는 우리를 끊임없이 매혹하고 있다.

 

HOW TO READ

●  ●  ●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고 가장 도발적인 작가와 사상,

그들의 글을 원전으로 직접 만난다

 

철학사에서 무한히 매력적인 주제,

키르케고르

 

"중요한 것은 나에게 진리인 진리를 찾는 것, 내가 기꺼이 그것을 위해 살고 또 그것을 위해 죽을 수 있는 이념을 찾는 것이다." 실존주의 철학을 탄생시킨 쇠렌 키르케고르. 그의 사상은 철학, 신학, 정신분석 그리고 대중문화 평론에 이르기까지 무한히 확장되면서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키르케고르 자신의 의도는 자주 왜곡되어왔고, 우리는 그의 영향사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포스트모던 시대 탁월한 연구자인 카푸토는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유산으로 물려받은 키르케고르 철학의 지형을 감동적으로 그려낸다. 특히 키르케고르와 헤겔과의 관계, 그의 사유가 어떻게 하이데거, 사르트르, 데리다 등으로 이어지는지를 구체적으로 밝힌다. 키르케고르의 삶과 사상을 유기적으로 결합한 보기 드문 한 권의 해설서. 현대의 예언자로서 불꽃같은 삶을 살다 간 저 자그마한 덴마크인을 생생하게 이해하게 될 것이다.

 

HOW TO READ 시리즈

위대한 사상, 세기의 저작을 원전으로 직접 만나는 특별한 기회, HOW TO READ 시리즈, 이 시리즈는 세계적 석학들의 안내를 받으며 사상가들의 저작 중 핵심적인 부분을 직접 읽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읽는 척 하는 법'을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제대로 읽을 것인가'를 가르쳐주는 우리시대 교양인을 위한 고품격 마스터클래스가 될 것이다.

 

존 D. 카푸토 John D. Caputo

포스트모던 사상과 현대 종교에 대한 탁월한 연구자, 미국 시라큐스 대학교 교수이며, 하이데거, 데리다, 아퀴나스 및 윤리학에 관한 다수의 저서를 출간하였다. 저서로 《종교에 대하여 On Religion》《신의 약점 : 사상 신학 The Weakness of God : A Theology of the Event》을 비롯해, 바티모(Gianni Vattimo)와 공동으로 저술한 《신의 사후 After the Death of God》 등이 있다.

 

임규정

현재 군산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고려대학교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미국 세인트올라프 대학교 키르케고르라이브러리 객원 연구원을 역임했다. 저서로 《헤겔에서 리오타르까지》(공저) 《공간물질, 시간 정신 그리고 생명 진화》(공저)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불안의 개념》《죽음에 이르는 병》《유혹자의 일기》《키르케고르, 코펜하겐의 고독한 영혼》《키르케고르》《카사노바의 귀향》 등이 있다.

 

차례

 

■ HOW TO READ 시리즈를 열며

■ 저자 서문 : 눈부신 유산 그러나 복잡한 독해

 

1 나에게 진리인 진리

: 《기록과 일지》

2 심미주의

: 《이것이냐 저것이냐》

3 윤리적 실존

: 자유, 결단, 선택

4 신앙의 기사

: 《공포와 전율》

5 진리는 주체성이다

: 《후서》

6 익명성

: 인격을 갖지 않은 자

7 현대

: 《두 시대》

8 사랑

: 《사랑의 역사》

9 자기

: 《죽음에 이르는 병》

10 염세

: 슬픔과 혐오에 대한 찬양

 

■ 주

■ 키르케고르의 생애

■ 함께 보면 좋은 자료

■ 역자 후기 : 저 무서운 자그마한 덴마크인

 

1

나에게 진리인 진리

: 《기록과 일지

 

'나에게 진리인 진리'는 독단이나 변덕, 자신이 원하는 것이면

아무것이나 믿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내면의 결단을 뜻하며, 여기에서 '나에게'는

한 개인으로서의 나의 삶을 변화시키는 진리를 의미한다.

'나에게 진리인'의 반대는 생명 없는 진리,

순전히 입에 빌린 말로서, 공허한 말들로 삶의 요구를 회피하는 것이다.

 

2

심미주의

: 《이것이냐 저것이냐

 

심미가의 경우, 모든 악의 뿌리는 권태이지 재물에 대한 욕망이나 게으름이 아니며,

이것들은 우리가 권태에 빠지지 않는 한 오히려 성스러운 것일 수 있다.

심미가는 마치 따분한 강의에 갇혀 있는 사람처럼

뭐든지 '재미있는' 혹은 즐거운 것으로 만드는 능력이 필요하다.

심미가가 고안해내는 전략들은 경작의 유비, 즉 작물의 윤작에 기초해 있다.

 

3

윤리적 실존

: 자유, 결단, 선택

 

《이것이냐 저것이냐》 제2권에서, 이행은 실존의

심미적 양상에서 윤리적 양상으로 이루어진다.

심미가는 순간 안에서 또 순간을 위해서, 덧없는, 우연한 쾌락을 위해서 산다.

따라서 심미적 삶에서 반복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윤리학에 대한 키르케고르의 견해에서는 모든 것은 반복의 가능성에 의해 결정된다.

윤리학에서 우리는 언제나 처음에 서 있고 또 미래는 앞에 있으며,

매일매일은 다시 "나는 한다"라고 말하는 새로운 요구를 제시한다.

여기에 키르케고르 철학에서의 '실존적 자기'가 도입된다.

 

4

신앙의 기사

: 《공포와 전율

 

저 유명한 아브라함과 이삭의 결박 이야기를 더듬는 《공포와 전율》

이 저작은 실존의 최고 단계인 제3단계 즉 '종교적' 단계로 우리를 안내한다.

키르케고르에게 이 이야기의 교훈은 윤리적 규범은 예외를 허용한다는 것인데,

왜냐하면 하느님, 즉 도덕법칙을 만드신 분이 만일 그렇게 선택하기만 한다면

그 어떤 규범이라도 효력을 정지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심히 위험한 입장이며, 가장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킨다.

 

5

진리는 주체성이다

: 《후서

 

어째서 하느님은 스스로를 드러내는 더 간단하고 덜 역설적인 방법을 찾지 않을까?

그것은 정확히 사변 철학자들을 쫓아버리기 위해서, 그리스도교를 또 다른 이론으로

바꿔버릴 자들을 좌절시키고 또 빗나가게 하기 위해서이다.

그리스도교는 실천해야 할 그 무엇이지 철학적 난제가 아니다.

그것이 나타나는 것은 누군가가 신조의 명제를 긍정할 때가 아니라

누군가가 무엇인가를 행할 때이다.

 

6

익명성

: 인격을 갖지 않은 자

 

어떤 면에서 그의 익명성은 발생하지 않았을 논쟁을 유발함으로써

자신에게 개인적으로 더 많은 주의를 집중시킨 별로 좋지 않은 전략이었다.

그는 자신의 '개인적인 현실성', 자신의 '사적인 특이성'을 독자의 시야에서 사라지게 하기 위해

모든 '포착하기 어려운 변증법적' 기술을 자유자재로 사용하였다.

그러나 '책을 읽는 대중의 호기심 많은 일부 무리'는

그것을 다시 끌어들이려고 끈덕지게 시도하였다.

더욱이 그의 저작 모두는 심각할 정도로 자전적이어서

그 결과 그 자신의 인격이 우리가 밝히는 첫 자리이기를 간청할 정도이다.

 

7

현대

: 《두 시대

 

키르케고르, 니체 그리고 하이데거는 정치적으로는 보수적인,

심지어 극단적으로 보수적인 사상가로서, 우리에게 민주주의 제도에 의해

제기되는 하강 부분과 위험을 경고하였다.

이 사상가들은 플라톤처럼, 우리는 민주주의에 대해서는 다 잊고

정부를 교육받은 소수에게 맡겨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생의 마지막에 이르러서 키르케고르는 《신약성서》의 인류 평등주의적

요지를 통찰하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단독의 개인' 혹은 '실존하는 가난한 영혼'에 대한

그의 관심의 진짜 함의였다고 주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8

사랑

: 《사랑의 역사》

 

키르케고르는 기본적으로 '차별적 사랑'과 '명령받은 사랑'을 구분한다.

전자는 우리가 보통 사랑이라고 부르는 것으로 관능적 사랑과 우정을 포함한다.

키르케고르에게 차별적 사랑은 궁극적으로는 자기 사랑의 형태이다.

왜냐하면 나의 배우자나 자녀나 친구를 사랑함으로써

나는 훨씬 광범위한 나 자신의 범위, 나의 또 다른 확장된 자기와의 사랑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명령받은 사랑은 인류 평등주의적이고 또 비-차별적이며,

'이웃'을 향해 있다. 이웃은 절대적으로 이방인과 심지어 적까지 포함한다.

 

9

자기

: 《죽음에 이르는 병

 

이 저작은 '자기'에 대한 키르케고르의 '변증법적이고' 또 실존적인 개념에 대한

그의 가장 정교한 형식화를 담고 있다.

이 저작은 영혼의 건강과 그 건강을 위협하는 그에 대응하는 '질병'에 대한

은유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거니와, 그 질병은 절망이라고 불린다.

바로 그 '질병', 키르케고르가 여기에서 "절망"으로 부르는 것은,

심리학적 우울증이 아니라 정신의 균형 내지 내면의 역학의 심각한 붕괴를 의미한다.

절망은 자신으로부터의 어떤 이탈이며, 자신이 되지 못하는 것이다.

 

10

염세

: 슬픔과 혐오에 대한 찬양

 

그의 마지막 저작들을 읽는 사람들은 키르케고르가 자신이 경고한 바 있는 절망,

즉 무한하고 영원한 것이 아닌 유한하고 시간적인 것에 대한 절망 속으로

빠져들었다는 결론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 일지 기록은 '염세'를 찬미하고 또 영원한 행복에 대한 전망이

세속적인 즐거움을 없앤다고 주장하는 수난의 복음을 찬양한다.

키르케고르는 세상이 싫어지는 것이 '영원에 합당할 정도로 성숙한 존재로'

만든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

키르케고르의 생애

 

1813년 5월 5일 쇠렌 키르케고르(Soren Aabye Kierkegaard) 태어나다.

1830년 코펜하겐 대학교에 입학하다.

1834년 4월 15일 일지를 쓰기 시작하다.

1835년 길렐라이에로 여름휴가를 떠나다.

1837년 5월 레기네 올센을 만나다.

1838년 8월 9일 아버지 미카엘 키르케고르 사망하다.

1840년 7월 종합 시험에 통과하다.

            9월 8일 레기네 올센에게 구애하다.

            11월 17일 신학교에 등록하다.

1841년 7월 16일 학위논문, <아이러니의 개념>을 변론하다.

            8월 11일 레기네와 파혼하다.

            10월 25일 베를린에 가서 셸링의 강의를 듣다.

1842년 3월 6일 코펜하겐으로 돌아오다.

1843년 《이것이냐 저것이냐》《공포와 전율》《반복》 출간.

1844년 《철학적 조각들》《불안의 개념》 출간.

1845년 《인생행로의 여러 단계 Stages on Life's Way》

1846년 1~2월 《코르사르》지의 공격을 받다.

           《결론으로서의 비학문적 후서》《두 시대》 출간.

1847년 《다양한 정신에서의 교화를 위한 강화집 Upbuilding Discourses in Various Spirits》

            《사랑의 역사》 출간.

             11월 3일 레기네 올센이 직업 외교관인 슐레겔(Frederik Schlegel)과 결혼하다.

1848년 《그리스도교적 강화집 Christian Discourses》《위기 그리고 한 연극배우의 삶에서의

             어떤 위기 The Crisis and A Crisis in the Life of an Actress》《저술가로서의 나의 삶의

             관점 The point of View of My Life as an Author》 저술(1859년 유고로 출판됨).

1849년 《들의 백합 공중의 새 The Lily of the Field and the Bird of the Air》《죽음에 이르는

             병》 저술.

1850년 《그리스도교의 훈련 Practice in Christianity》 저술.

1851년 《자기 시험을 위하여 For Self-Examination》 저술.

1851~1852년 《스스로 판단하라 Judge for Yourselves》 저술(1876년에 유고로 출판됨).

1852~1854년 공식적 침묵의 시기로 아무것도 발표되지 않음.

1854년 1월 30일 뮌스테르 주교 세상을 떠나다.

             1월 15일 마르텐센이 뮌스테르 후계자로 지명되다.

             12월 18일 대중 일간지 《조국 Faedrelandet》에 마르텐센에 대한 비판의 글을 싣다.

1855년 덴마크 성직에 대한 공격을 확대하여, 5월까지 계속하다.

             5월~9월 팸플릿 《순간 Moment》에 공격의 글을 계속 싣다.

             9월 25일 《순간》 마지막 호 발간. 일지 끝나다.

             10월 2일 프레데릭 병원에 입원하다.

             11월 11일 세상을 떠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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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황영찬
2015. 1. 14. 09:59 내가 읽은 책들/2015년도

2015-004 만인보

 

高銀

1997, 창작과비평사

 

시흥시대야도서관

SB001793

 

811.6

고67만  5

 

창비전작시

 

나는 김홍도의 풍속도에서 씨름꾼이나 엿장수, 매맞는 아이, 엿보는 소악패, 늙은 부부, 장에 가는 농민, 음흉한 양반 등등 거기 살아 있는 백성들의 표정과 동작을 보면서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이승의 엄숙함을 느낀다. 이런 점은 중동이나 인도의 벽화 또는 두루마리 그림에서도 느끼며, 특히 브뤼겔의 그림을 보면서는 그가 뚜렷한 의도를 지니고 당대의 잡다한 민중을 모든 가치와 관념과 인식의 중심으로 파악하려 했다는 눈치를 채게 된다. 『만인보』는 마치 들꽃이나 잡초처럼 강산에 번성하고 스러져간 당대인의 모습을 시인 자신의 체험적 스냅사진 속에서 재현하고 있는 '이야기 시'이다. 작은 수백 수천의 조약돌을 모아 바다를 형성화해내듯이 그의 이러한 작업은 서사시가 흔히 놓치게 되는 서정성과 개개인의 자상한 인생 체험을 밑바탕으로 하여, 오히려 시인 고은의 전생애와 동시대를 총체적으로 담아내는 대하 서사시의 성과를 얻게 하고 있다.

- 소설가 황석영

 

신명의 언어로 충만한 시인 고은, 그의 신명의 언어가 그가 이 세상에 와서 알게 된 사람들 하나 하나와 살아서 만날 때 낳아지는 것이 『만인보』 연작이다. 그 만남을 지켜보는 시인의 시선에는 달관의 지혜가 담겨 있다. 그 지혜로 시인은 "사람의 추악까지 포함하는 승엄성"을 포착해내고 민중적 생명력의 온전한 모습을 길어내어 생동하는 한국어의 급박하면서도 여유 있는 리듬을 싣고 있다. 『만인보』의 만남이 거듭할수록 시인의 신명은 더욱더 살아 뜀뛸 것이다. 그가 시의 숨결을 놓치지 않는 한.

- 문학평론가 성민엽

 

고은(高銀)

1933년 전북 군산 출생.

1958년 『현대문학』에 시 「봄밤의 말씀」「눈길」「천은사운」 등을 추천받아 등단.

1960년 첫시집 『피안감성』 간행. 이후 시 · 소설 · 수필 · 평론 등에 걸쳐 100여 권의 저서 간행.

1984년 『고은시선집』 간행.

1986년 『만인보』 간행 시작

1987 ~ 94년 서사시 『백두산』 간행.

제3회 만해문학상, 제1회 대산문학상, 중앙문화대상 등 수상.

 

차례

 

소리 제사 / 구시렁제 / 용남이 / 백운산 고아 / 만물상회 주인 내외 / 반찬 한 가지 / 미륵이 / 홍래란 놈 / 재선이 어머니 / 이몽학 / 미제 분임이 / 목수 동렬이 / 쥐  불 / 이용악 / 안주귀신 / 점백이 누나 / 상술이 장모 / 상술이 막내 / 김춘추와 김유신 / 사기꾼 사상가 / 어린 기섭이 / 쇠딱지 / 어청도 돌 / 사낙배기 쌍동이 어머니 / 개차반 / 잿정지 노파 / 홍대용 / 진자 오빠 / 중뜸 재수네 아기 / 진동이 / 작은당고모 / 수만이 / 백두개 사부인 / 영  조 / 곰보댁 / 문치달이 / 미제 유끼꼬 / 오복상회 며느리 / 방죽가 개똥이 누나 / 종석이 / 김재덕 / 아래뜸 달순이네 저녁 / 권상로 / 수철이 고모 / 김명술이 형제 / 정자나무 / 김절구 / 대보름 / 따옥이 / 상래 아저씨 어머니 / 해망동 / 점백이 / 명산동 유곽시장 용철이 / 계  백 / 군산 요단강 / 미제 김동길 / 웃말 쌍동이 / 쌀봉이 / 당북리 왕고모 / 군산 희소관 / 관여산 앉은뱅이 / 옥정골 각띠영감 / 조병옥 / 눈물단지 / 마정봉 / 두 장님 / 원당리 성구 아저씨 / 개사리 문순길이 마누라 / 문순길이 장모 / 전우 / 선제리 한약방 의원영감 / 세규 동생 / 잿정지 이부자네 딸년 / 독점 순자 / 미제 곰배정 영감 / 미제 진달풍이 / 눈 내리는 날 / 처녀 장사 / 미제 김기만 / 함경도 사람 / 계집종 갑이 / 군산 히빠리마찌 / 백두개 유서방 / 화산리 / 중마름 오의방이 / 오막살이 / 심부름 / 군산 전도부인 / 오성산 냇물 / 황등 순자 / 황등 돌산영감 / 팽  총 / 가사메 사람 / 개사리 문판수 / 화순이 / 북창 정염 / 홍성복이 / 신만순 / 파도소리 / 진규 할아버지 / 큰바람의 노래 / 육촌 금동이 / 나포 고자 / 장군리댁 / 오남이 내외 / 최전무 / 임영자 / 김도섭 영감 / 싸  움

 

미제 분임이

 

이른아침 물지게 지고

땅 보고 가는 분임이

그 눈썹 긴 분임이

 

그 마음속 열 길이나 깊어

그 무엇을 이루는지 알 길 없는 분임이

검정 치맛자락 이슬에 젖어

그 아래 바쁜 발등 젖어

 

물지게 물 하나도 흘리지 않는 분임이

 

미제 유끼꼬

 

해방 뒤에도

국민학교 졸업하고도

옛날 부르던 유끼꼬라 부르는

미제 홍설자

아버지가 똥지게 지고 지나가다가

원당리 부자집 딸년하고 가는 유끼꼬 보고

너 왜 인제 오니

하니

예 학교에서 일 있어서요 하고 얼른 지나쳤다

원당리 동무가

저 사람 누구냐 하니

우리 동네 일꾼이라고 했다

 

그런 유끼꼬 커서 큰아기 되더니

어찌나 그리 잘도 삐치는지

너 밥 먹었느냐고 하면

그럼 밥 안 먹는 사람도 있을까 하고

볼우물 엥하고 파이며

고운 입술 삐죽거린다

 

너 이쁘구나 하면

피이 마음에도 없는 말

침도 안 바른 입으로 하고

고운 입술 삐죽거린다

 

늙은 아버지 담배 다 먹고 일어나며

동네 사람들한테

이왕이면 웃는 낯으로 말해라 하니

이제 나 아이 아니어요 내가 알아서 할 일이어요

어찌 이다지 맵고 차가울까

 

방도는 하나 있다

관우 장비 같은 사내한테 시집 보내어

초죽음 몇번이면

유끼꼬

새 인물 나지

허리에 아지랭이 감기고

치맛자락에 노을 일기 시작하지

 

그 고운 입술

그 눈썹

그 부푼 가슴 녹은 땅 뚫고

솟는 새 숨인가

아리아리한 가슴 약 든 가슴

똥지게질로 키운 큰아기 가슴

 

5월 단오날 그네 솟아 어지러워라

그 아래에서도 어지러워라

 

미제 김동길

 

동네 돈만 걷었다 하면

덜컥 삼키고

동네 돈만 오면

용케 알아

덜컥 삼키는 미제 김동길이

어찌나 얼굴 번들번들거리는지

늘 팔자 펴진 신수였다

세수할 때도

반 시간이나 걸릴 때도 있는 김동길이

닦는 데 다시 닦고 닦고

수건질도 여러 번이다

제 어머니 환갑에는

군산 기생 열 명이나 불러다가

걸판지게 잔치 벌였는데

제 아우가 돈 50전 꾸어달라고 하면

이놈아 돈이란 꾸는 것이 아니라

버는 것이다 어쩌구 돌려보낸다

과연 미제 놀부 김동길이

3년 전인가 횡령사취라 해서

군산경찰서 지하실에 쇠고랑 차고 들어갔다가

곧 풀려나

콧대 더 높아졌다

어디 가나

무엇 먹을 것 없나 냄새맡았다

동네에 무슨 일 생겨나면

아니나다를까

어디 있다가

용케 나타난다

요긴한 때는 꼭 나타난다

산에서 똥 싸면

왱 하고 날아오는 똥파리인지라

 

미제 곰배정 영감

 

성이 곰배정가라

곰배정 영감으로 통하는

미제 웃말 정동필이 영감

수염끝이 배꼽까지 닿을 영감

그 헌걸찬 허위대에

목소리는 새된 소리다

꼭 부랄 발린 사내 목소리

 

금방 무너질 듯한 사랑채지만

기와집이라

조심조심 쓰는 기와집이라

아직도 덕 있어 먹을 것 흔하다

부자가 망해도 3년 먹을 것 있다더니

아직도 먹고 마실 것 흔하다

 

술 한잔 입에 안 대고

담배연기 모르는 곰배정 영감인데

그러나 종중일에는 앞장 서고

종중 일가

먼 일가 두루 보살핀다

한 달에 한 번씩 국거리 한 치룽씩 돌리기도 한다

 

일가뿐 아니라

남남한테도 돼지고기 내장 사다가 돌리기도 한다

떡했다 하면

몇 말씩 해서 돌리기도 한다

옛날 덕행 본받는지

웃말 가난뱅이 굶는 날

밤중에 그  집 단지

보리쌀 채워놓고 오기도 한다

 

핫옷 한 벌 없는 집에는

헌 솜 갖다 놓는다

그 솜 틀어다가

옷에 넣든지 이불에 넣든지 하라고 갖다 놓는다

 

그러던 곰배정 영감

항상 불그데데한 영감

물 데워라 해서 목간하고

손톱 발톱 깨끗이 깎고 나서

다음날 새벽 그대로 세상 떠났다

 

곰배정 영감 마누라도 손이 커서

광목 40마씩 나누어 주어

동네 사람들 복 입게 하고

초상집 일 돕는 아낙들도

광목 2마씩 행주치마 해 입혔다

 

그 곰배정 영감 상여 한번 느려터져

미제 선제리 사이 5리를 하루 내내 걸렸다

유소보장 펄럭이며

언제나 그 자리 있는 듯했다

지나가던 사람도 멈추고 어쩌다 자전거도 멈췄다

선제어 너머

대기마을 수성산 기슭에

큼지막이 무덤 쓰고 난 뒤

비가 알맞게 왔다

촉촉이 오다가 그쳤다

 

그 영감 떠 난 뒤 10년 동안

농사꾼들 비 오는 날 놀 때는

제기랄것 곰배정 영감이나 살아 있으면

고깃근이나 실컷 얻어먹을 텐데

제기랄 그놈의 곰배집 영감이나 살아 있으면

이런 날 오리지떡이나 얻어먹을 텐데

 

미제 진달풍이

 

괴팍한 대가리에서

기계충 떠나지 않는 달풍이

학교 가서도

선생한테 미움만 받는 달풍이

아이들한테서도

찐 감자 얻어먹지 못하는 달풍이

선생한테 혼나고

변소에 가 엉덩이 까 내리고 앉아

똥도 안 싸면서

실컷 울고 나오는 달풍이

 

1년 뒤 한 학년 올라가자

기계충 없어졌다

방귀 뀌는 버릇도 없어졌다

누더기옷도

새옷으로 바뀌었다

 

광산 갔던 아버지가 돌아온 것이다

 

미제 김기만

 

미제 부자 김재구 영감의 큰아들 기만이

제 앞으로 떼어준 논 2만 평 있고

밭 5천 평이나 있는데

그 논밭 날려버리고

다시 본가에 의지가지 살아간다

 

얌전하디얌전한 그의 어머니 아금발라

아들 기르는 데도

온갖 정성 다했건만

부자집 자식 사람 되기 어렵다

 

진작부터 양복 마춰 입고 나서서

군산 선술집 떠돌며

실컷 놀다가 온다

지친 몸으로 풀린 눈으로 온다

사흘 만에 엿새 만에

돈 떨어져 온다

 

그런 기만이 조용히 바라보는 사람 있다

바로 재구 영감의 서자 기선이다

그는 작은댁 소생인데

동네 사람 칭송이 자자하다

 

아무리 노라리판에 미친 기만이건만

제 배다른 동생 기선이만 보면

술이 화닥닥 깨어버린다

고개 돌려 속으로만 퍼부어댄다

이 첩의 넌 자식놈아 네가 나 비웃고 있지

 

그러나 기선이 고요한 얼굴

바람 한 점 안 받는 물 같은 얼굴

 

 

 

posted by 황영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