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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10. 29. 12:49 내가 읽은 책들/2015년도

2015-092 내시와 궁녀 제왕의 그림자

 

박상진 지음

2005, 가람기획

 

 

시흥시대야도서관

EM045874

 

911

박526내

 

갈밭마을(노전) 젊은 아낙 울음 그치지 못해 | 현문 향해 가며 하늘에 울부짖네 | 전쟁에 나간 남편 못 돌아오는 일 있어도 | 스스로 남근 잘랐단 말 들어보지 못했네 | 시아버지 상에 소복 입고 갓난 아이 배냇물도 안 말랐거늘 | 조자손 삼대의 이름 군적에 올라있다오 | 관아에 호소하려니 범 같은 문지기 가로막고 | 이정은 호통치며 마굿간의 소를 빼았아갔네 | 칼 갈아 방에 드니 자리엔 선혈이 가득 | 아이 낳아 환란 만난 것 한스러워 한 일이네 | 잠실蠶室에서 궁형宮刑한 일 어찌 죄가 있어서랴 | 민뙤 지방의 자식 거세한 일 또한 슬픈 일일세 | 아들 딸 낳고 사는 것 하늘이 정한 이치기에 | 하늘 닮아 아들 되고, 땅 닮아 딸이 되네 | 말 · 돼지 거세하는 것도 슬픈 일이거늘 | 하물며 백성들이야 말해 무엇하리오? | 부호들 해가 가도록 풍악만 울리면서 | 쌀 한 톨 베 한 치 세금내는 일 없으니 | 다 같은 백성인데 어찌 이리도 불공평한가 | 객창에서 두 번 세 번 시구편욘鸠篇을 읊어보네 |

우리 나라 내시와 궁녀만을 다룬 최초의 책

구중궁궐에서 요조숙녀를 생각하여 | 만리 밖에서 미인을 뽑는다 | 적불은 멀리 행하고 | 제잠은 점점 아득하여진다 | 부모를 하직하니 말이 끝나기 어렵고, | 눈물을 참자니 씻으면 도로 떨어진다. | 슬프고 섭섭하게 서로 떠나는 곳에 | 여러 산들이 꿈속에 들어와 푸르도다. |

 

조선사화사 총서 23

 

북한산에 우리 나라 최대의 내시묘가 있다.

여의도 샛강에 내시를 양산하던 시술소가 있었다.

궁녀들은 나라에 가뭄이 들기를 학수고대했다.

 

왕의 수족 역할을 했던 것이 내시와 궁녀였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이들의 세계는 제대로 역사적 조명을 받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필자는 절대적인 자료의 빈곤 속에서도 순수한 우리 나라 내시 · 궁녀 관련 자료를 최대한 수집하고 분석 작업에 들어갔다. 중국의 내시 · 궁녀는 자료가 풍부했지만 이 작업에서는 제외하기로 했다. 이 책이 나오기까지 여러 분의 향토사학자의 증언과 100여 종의 방대한 문헌, 약 2년간에 걸친 자료수집과 분석작업, 집필기간이 소요되었다. 필자는 내시 · 궁녀에 대한 다양한 정보 전달과 아울러 독자가 지루하지 않게 책을 볼 수 있도록 여러 관련 사진과 소설형식을 구사한 많은 에피소드를 수록했다.

- 머리말에서

 

지은이 ●  박상진

1963년 예천에서 태어나 성균관대 대학원에서 한국철학(문학석사)을 전공했으며, 동 대학원 박사과정에서 한국철학을 공부하고 있다.

현재 국사편찬위원회 서울시 사료조사 위원, 은평향토사학회 부회장, 사 · 법 서울문화사학회 회원으로 있으며, 꾸준히 우리 역사의 숨은 이야기를 발굴하는 작업에 힘을 쏟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짝짓기로 배우는 세계사》와 《한국의 로맨스》《에피소드로 본 한국사》《베일 속의 한국사》등이 있고, 역서로는《평성부원군 충렬공실기》《한성주보》《조선조 영의정 박원종 연구》등이 있다.

 

차례 | 제1편 왕의 남자 내시

머리말 


제1장 내시의 유래

제2장 삼국시대의 내시

제3장 고려시대의 내시

제4장 조선시대의 내시

제5장 일화

고려시대  행랑만 200여 칸의집에 산 정함 | 구리 부처 40개와 관음 보살 화상 40장을 만들게 한 백선연 | 사나운 아내로 인해 스스로 고자가 된 최세연 | 충선왕을 귀양 보낸 임빠이앤투그스 | 원나라 왕과 승상도 달려가 절한 고용보 | 왕과 얼굴이 닮아 대신 죽은 안도적 | 4,000묘의 토지를 소유한 방신우

 

조선시대  전하, 처용무를 중지하소서! - 김처선 | 고국을 향한 충정 - 윤봉 | 임금의 필법을 흉내낸 이봉정 | 연산군을 주색에 빠지게 한 김자원 | 유전을 답사한 내시 이효지 | 양반을 모함한 두 내시 | 세자빈을 사랑한 내시 | 고자 검사에 걸려 처형된 내시 |신분을 속이고 무과에 급제한 내시 | 과거 급제를 위해 환관의 아내를 찾는 사람들 | 자신의 시녀를 선비와 자게 한 내시 | 남편을 속인 내시 아애 | 목매어 자살한 내시 아내 | 바람난 내시 아내 |

제6장 내시의 가정 생활

내시의 거주지역 | 내시의 가족 | 문중 행사

제7장 내시 묘지

북한산 내시 묘역 | 쌍문동 곱산 내시 묘 | 매봉산 승극철 부부 묘 | 양주 효촌리 묘역 | 기타 내시 묘

 

제2편 왕의 여자 궁녀


제1장 궁녀의 역사

궁녀의 유래 | 궁녀의 선발과 입궁 과정 | 구중궁궐 속으로! | 이제는 나도 어엿한 궁녀 | 나도 상궁이 되었으면 | 출궁과 죽음 | 궁중문학과 양산자들 | 궁녀들의 성생활

 
제2장 일화

삼국시대  질투의 종말 - 관나 부인 | 기이한 인연으로 맺어진 주통촌녀

고려시대  원나라 조정을 뒤흔든 기황후

조선시대  조선을 건너온 명나라 궁녀 |명나라 궁궐의 조선 여인들 | 명나라로 간 두 처녀의 기막힌 운명 | 공신부인의 애환 | 의순공주의 애련 | 폐위된 광해군을 동경한 한보향 | 궁궐에서 쫓겨난 조상궁 | 무수리에서 빈으로 - 숙빈 최씨 | 인종의 목숨을 구한 김순아 | 쫓겨난 광해군을 박대한 궁녀| 일본의 조선인 궁녀 막센시아 | 신유교난의 성녀 문영인 

역대 왕실 세계표

참고문헌

 

| 제1편 |  왕의 남자 내시

 

갈밭마을(노전) 젊은 아낙 울음 그치지 못해

현문 향해 가며 하늘에 울부짖네

전쟁에 나간 남편 못 돌아오는 일 있어도

스스로 남근 잘랐단 말 들어보지 못했네

시아버지 상에 소복 입고 갓난 아이 배냇물도 안 말랐거늘

조자손 삼대의 이름 군적에 올라있다오

관아에 호소하려니 범 같은 문지기 가로막고

이정은 호통치며 마굿간의 소를 빼았아갔네

 

 갈아 방에 드니 자리엔 선혈이 가득

아이 낳아 환란 만난 것 한스러워 한 일이네

잠실蠶室에서 궁형宮刑한 일 어찌 죄가 있어서랴

민뙤 지방의 자식 거세한 일 또한 슬픈 일일세

아들 딸 낳고 사는 것 하늘이 정한 이치기에

하늘 닮아 아들 되고, 땅 닮아 딸이 되네

· 돼지 거세하는 것도 슬픈 일이거늘

하물며 백성들이야 말해 무엇하리오?

부호들 해가 가도록 풍악만 울리면서

쌀 한 톨 베 한 치 세금내는 일 없으니

다 같은 백성인데 어찌 이리도 불공평한가

객창에서 두 번 세 번 시구편욘鸠篇을 읊어보네

 

- 탐관오리의 횡포에 맞서 자신의 남근을 절단했다는 어느 백성의 슬픈 이야기를 듣고 정약용이 읊은 시

《다시시문집》에 실린 <애절양> 번역문

영조비 정순왕후 가례도감의궤 반차도 속의 내시 행차 모습.

은왕조의 내시 상형문자.

국내 유일의 내시 족보인 《양세계보》 서문 국립중앙도서관 소장본. '고조 58 50 304'

내시 출신으로 무관벼슬에 오른 조순 유허비. 경상남도 문화재 자료 68호. 경상남도 함안군 가야읍 검암리 소재.

처용무. 중요무형문화재 39호.

연산군시대 금표비. 고양시 문화재자료 88호.

연산군 묘. 사적 362호. 도봉구 방학동 소재.

김병호 고가(구한말 내시의 집). 시도 민속자료 5호. 양평균 용문면 오촌리 181번지 소재.

연산군의 모친 폐비 윤씨의 회묘 전경. 숙의에서 왕비로 승격되었다가 폐비되었다. 고양시 삼송동 서삼릉 경내 미공개 지역.

삼일유가 모습.

운당여관. 구한말 내시가 살던 집으로 과거 바둑대회로 유명했던 곳이다. 현재 서울 영화촬영소로 옮겨져 사극 영화 세트로 사용되고 있다.

청도 임당리 김씨 고택. 400년간 내려온 내시 집으로 7동 중 안채의 모습이다. 2005년 1월 31일 중요민속자료 제245호로 지정되었다. 경상북도 청도군 금천면 임당리 631 소재.

철종조에 경릉(헌종릉) 시릉관을 지낸 송회영의 신도비. 남양주시 수동면 입석리 소재.

국내 유일의 내시 족보인 《양세계보》. 국립중앙도서관 소장본. '고조 58 50 304'

북한산 내시 묘역. 은평구 진관내동 중골마을 백화사 뒤편.

북한산 내시 묘 중 상선 김충영의 묘표. 1715년(숙종 41)에 세운 비.

쌍문동 내시 묘 근경. 묘표는 없으며, 거대한 상석으로 그 위세를 가늠할 수 있다.

내시부 상세 승극철 부부 묘. 노원구 월계 2동 매봉산 정상 소재.

세조조 좌익 · 정난공신 판내시부사 전균 부부 묘역. 서울시 중랑구 신내동 소재.

 

| 제2편 | 왕의 여자 궁녀

구중궁궐에서 요조숙녀를 생각하여

만리 밖에서 미인을 뽑는다.

적불은 멀리 행하고

제잠은 점점 아득하여진다.

부모를 하직하니 말이 끝나기 어렵고,

눈물을 참자니 씻으면 도로 떨어진다.

슬프고 섭섭하게 서로 떠나는 곳에

여러 산들이 꿈속에 들어와 푸르도다.

 

- 태종 8년(1408) 명나라로 공녀들을 데려가던 길창군吉昌君 권근權近이 그들의슬픔을 달래주고자 지은 시에서

 

삼천궁녀가 떨어져 죽었다는 낙화암 전경.

백마강 백화정. 충청남도 부여군 부여읍 쌍북리 산 4번지 소재. 낙화암에서 떨어져 죽은 삼천궁녀의 원혼을 추모하기 위해 1929년에 지은 정자.

구한말 상궁 모습.

장희빈의 묘. 고양시 덕양구 용두동 서오릉 내.

상궁 김해김씨 묘. 은평구 진관외동 폭포동 마을 뒷산.

임상궁 묘비. 서울시 은평구 진관외동 제각말.

성장을 한 최송설당의 생전 모습.

굴씨 묘. 고양시 덕양구 대자2동 간촌 마을 일풍군 탄의 묘 맞은편에 위치.

광해군 때 상궁이 입던 자주색 저고리(중요민속자료 3-4호). 합천 해인사 소장.

청암사 보광전(문화재 자료 288호). 경상북도 김천시 중산면 평촌리 685. 이곳 보광전은 숙종비 인현왕후가 폐비되자, 복위를 세운 것. 왕후는 이곳 극락전에 은거했다.

숙빈 최씨의 소령원(사적 358호).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영장리 267번지.

왕을 낳은 7명의 후궁을 모신 칠궁. 종로구 궁정동 소재.

여들을  |

 

 

 

posted by 황영찬
2015. 10. 23. 13:54 내가 읽은 책들/2015년도

2015-091 강은교의 시에 전화하기

 

강은교 지음

2005, 문학세계사

 

 

시흥시대야도서관

EM045218

 

811.6

강6719시

 

토요일에 읽는 시

 

시는 확실히 삶에서 온다. 그 삶에서 온 이미지가 시인에게 포착되는 순간
보다 선명한 하나의 언어의 그림이 되어 우리에게 제시되는 것이다.
시인은 그 그림을 자연스레 우리들의 삶에 대입한다.
삶에서 온 그 그림에 또하나의 삶이 안겨드는 것이다.
그래서 좋은 시는 안는 시이다. 시의 언어에 삶의 한 얼굴을 껴안는 시이다.
우리 앞이 모두 길이다. 우리의 갈 수도 있고 안갈 수도 있는 길......
내일은 언제나 월요일이다.

시적 인식의 순간의 공간, 우리는 우리의 존재가 별로 가득 차는 것을 본다.
당신을 결코 사라지는 별이 아니다. 다시 뜨는 저 구름 뒤에 있는 별이다. 부재하므로 존재하는 얼
굴들. 시에는 분명 '그런 것'이 있다. 그런 상상의 내밀한 커튼이.
그 커튼이 있으므로 우리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인간류類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시적 인식의 순간, 당신도 당신의 사라도,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우리는 모두 이 토요일,

잎 넓은 저녁으로 가는 따뜻한 희망 한 송이들이다.

한 편의 시에는 예언자적 기능도 있고, 삶을 들여다보게 하는 기능도 있고, 고단한

인생들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로하는 기능도 있어, 우리에게 자꾸 시를 읽고 싶게 한다.

그래서 어떤 때는 우리의 혼탁해진 정신을 깨끗하게 해주는 시 치료적인 기능도 한다.

시를 읽으면서 새삼 인생을, 마음의 결의를 담아오라.

그 시, 짧은 몇 구절엔 시인의 마음의 결의가 담겨 있으니,

그리고 그동안 닳아져 버린 마음의 배터리들을 충전하고,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셋방에서도 깊은 연못을 보는 사람, 사소함 속에서도 깊은 상상력을 펴는 사람.

그래서 혼자 있으면서 '도통'하려는 것이 아니라, 호젓한 산 속에서도 사람들을

만나려 하는 사람-그 사람이 시인이다. 그것은 돈 안 드는 '상상'이라는 꿈을

꿀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모든 시인은 꿈꾸는 리얼리스트이다. 시 읽는 이도 그렇다.

시 한 편 읽으면서 꿈꾸자. 꿈꾸는 리얼리스트가 되자.

짧은 시 한 편 무심히 읽는 순간, 그러나 그 시의 주인공, 꽃은 이 세계의

투명한 뼈대가 된다. 그 푸른 줄기 위에 모든 산 것들의 사회는 서 있다.

지는 것을 고민하는 사회는 서 있다.

세계는 간다. 지는 꽃과 피는 꽃 사잇길로.

 

강은교

1945년 함남 홍원에서 출생하여 서울에서 성장함.

연세대 영문과 및 동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졸업.

1968년 《사상계》 신인문학상으로 등단.

한국문학작가상, 현대문학상 등 수상.

시집 『시간은 주머니에 별 하나 넣고 다녔다』

『등불 하나가 걸어오네』『어느 별 위에서의 하루』

『벽 속의 편지』 『소리집』 『빈자일기』 『풀잎』

『허무집』 육필시집 『가장 큰 하늘은 그대 등뒤에 있다』

100인 시선 『그대는 깊디깊은 강』 등.

시창작론집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산문집 『사랑법-그 담쟁이가 말했다』 『허무수첩』

『잠들면서 참으로 잠들지 못하면서』 『그물 사이로』

『추억제』 등.

번역서 『예언자』 『소로우의 노래』 외에 동화 등이 있음.

현재 동아대학교 문창과 교수.

 

토요일에 읽는 시 * 차례

 

시에 전화하기

 

☎ 시에 전화하기___1월 첫째주  고정희  성스러운 밥그릇

☎ 시에 전화하기___1월 둘째주  윤중호 시는 어디 있는가

☎ 시에 전화하기___1월 셋째주  이경림 껴안기

☎ 시에 전화하기___1월 넷째주  천양희 단추의 말

☎ 시에 전화하기___2월 첫째주  김완하 새벽이 없으니까 새벽을 본다

☎ 시에 전화하기___2월 둘째주  이영식 북어 한 토막

☎ 시에 전화하기___2월 셋째주  손택수 김치국물의 깨우기

☎ 시에 전화하기___2월 넷째주  최영철 가끔 떠나고 싶다

☎ 시에 전화하기___3월 첫째주  최승자 숨가쁜 언어

☎ 시에 전화하기___3월 둘째주  박정만 언어의 꽃초롱에 얹힌 불빛

☎ 시에 전화하기___3월 셋째주  이희중 가위의 입술

☎ 시에 전화하기___3월 넷째주  이기철 희망 한 송이들

☎ 시에 전화하기___4월 첫째주  최정례 꽃구경

☎ 시에 전화하기___4월 둘째주  복효근 상처의 연속화

☎ 시에 전화하기___4월 셋째주  김정환 참, 큰 계란

☎ 시에 전화하기___4월 넷째주  김용택 언어의 화가

☎ 시에 전화하기___5월 첫째주  오장환 가끔 떠나는 것들을 배웅해 보시오

☎ 시에 전화하기___5월 둘째주  나태주 허공에 기대다

☎ 시에 전화하기___5월 셋째주  김광섭 별의 눈썹들

☎ 시에 전화하기___5월 넷째주  이수익 눈부신 그늘

☎ 시에 전화하기___6월 첫째주  임영조 다면형 시각의 비누

☎ 시에 전화하기___6월 둘째주  김광규 '낙'가 '너'가 되는 기적의 순간

☎ 시에 전화하기___6월 셋째주  정복여 꿈꾸는 리얼리스트

☎ 시에 전화하기___6월 넷째주  김종해 시인만의 고독

☎ 시에 전화하기___7월 첫째주  이육사 꿈의 혈관

☎ 시에 전화하기___7월 둘째주  문병란 은빛 소리

☎ 시에 전화하기___7월 셋째주  정일근 생각의 틀

☎ 시에 전화하기___7월 넷째주  김준태 바보 같은 질문

☎ 시에 전화하기___8월 첫째주  김기택 삶의 해답, 누운 혀

☎ 시에 전화하기___8월 둘째주  이준관 눈의 확장

☎ 시에 전화하기___8월 셋째주  오세영 지혜의 바람

☎ 시에 전화하기___8월 넷째주  이홍섭 당나귀 푸른 눈망울

☎ 시에 전화하기___9월 첫째주  이정록 포도송이가 걸어오는 소리

☎ 시에 전화하기___9월 둘째주  함민복 쌀과 시

☎ 시에 전화하기___9월 셋째주  최영미 지는 꽃 피는 꽃 사잇길로

☎ 시에 전화하기___9월 넷째주  이하석 못의 이야기 듣기

☎ 시에 전화하기___10월 첫째주  이성부 내일은 언제나 월요일

☎ 시에 전화하기___10월 둘째주  이성선 갑자기 절하며

☎ 시에 전화하기___10월 셋째주  황지우 정신의 순간적 운동장

☎ 시에 전화하기___10월 넷째주  곽재구 희망을 학습시켜 주는 시

☎ 시에 전화하기___11월 첫째주  노향림 닿을 수 없는 하늘가

☎ 시에 전화하기___11월 둘째주  이규리 모든 암호의 운명은 풀어지는 것이다

☎ 시에 전화하기___11월 셋째주  나희덕 작고-적게, 크게-많이 말하자

☎ 시에 전화하기___11월 넷째주  김혜순 매월 마지막 토요일

☎ 시에 전화하기___12월 첫째주  전다형 가시의 아름다움

☎ 시에 전화하기___12월 둘째주  이대흠 보편성의 새우깡

☎ 시에 전화하기___12월 셋째주  이윤택 변신의 연기들

☎ 시에 전화하기___12월 넷째주  이해인 당신의 마음표는?

 

詩人 시인에게 전화하기

☎ 질문과 대답 중에서

곽재구 김광규 김기택 김완하 김용택 김종해 김준태 김혜순 나태주 나희덕 노향림 문병란 복효근 손택수 오세영 윤중호 이경림 이규리 이기철 이대흠 이성부 이수익 이정록 이준관 이하석 이해인 이희중 전다형 정복여 정일근 천양희 최영미 최영철 최정례 함민복 황지우

 

임영조

이 시대의 희한한 성자聖者

친수성 체질인 그는

성품이 워낙 미끄럽고 쾌활해

누구와도 군말없이 친했다.

 

아무런 대가도 없이

온몸을 풀어 우리 죄를 사하듯

더러운 손을 씻어 주었다.

밖에서 묻혀오는 온갖 불순을

잊고 싶은 기억을 지워주었다.

 

그는 성역聖職도 잊고 거리로 나와

냄새 나는 주인을 성토하거나

얼룩진 과거를 청산하라고

외치지도 않았다, 다만

우리들의 가장 부끄러운 곳

숨겨온 약점을 말없이 닦아 줄 뿐

비밀은 결코 발설하지 않았다.

 

살면 살수록 때가 타는 세상에

뒤끝이 깨끗한 소모消耗는

언제나 아름답고 아쉽듯

헌신적인 보혈로 생을 마치는

이 시대의 희한한 성자聖者,

 

나는 오늘

그에게 안수按手를 받듯

손발을 씻고 세수를 하고

속죄를 하는 기분으로 몸을 씻었다.

- 임영조 「비누」

 

정복여

 

내가 세들어 사는 이곳에 아주 오래된 연못 하나 있었다

계약서에는 없던 무수한 물방울들이 처음 발을 들여놓자

사각의 방 모서리를 허물며 둥글게 안으로 흘러들었다

내 호흡의 울림으로 연못은 여러 개의 둥근 원을 그리기 시작하였다

둥글게 흔들린 물방울들이 놀라 서로의 몸을 바라보면

그 빛에 잠을 깬 물개암 나무가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수면 위에는 오래된 연잎이 몇몇 모여 아직 오지 않은

꽃을 기다린다고 말하였다

몸 기울여 연잎의 깊은 뿌리를 들여다보았을 때

그곳에 나 이전의 어떤 빛이 나를 보고 있었다

흰 달의 그림자 같기도 한 그 빛은 내게

무슨 말을 하는 듯

못의 한가운데에 솟은 작은 산 하나 보여주었다

산은 연못보다 더 오래된 깊이를 알고 있는 것이 분명하였다

사자처럼 생긴 바위는 연잎의 뿌리에 닿아

그 뿌리에 사는 빛의 그림자를 안고 있었다

나는 그 바위 아래서 잠이 들었다

내가 눕자 연못도 함께 누웠다

그러곤 보일 듯 말 듯한 바닥을 내게 주었다

그 이후 나는 날마다 내 열쇠 하나로

어떻게 이 연못을 잠가두고 나갈 수 있을까 걱정하였다

- 정복여 「깊은 방」

 

김종해

 

   사랑하지 않는 일보다 사랑하는 일이 더욱 괴로운 말, 나는 지하철을 타고 당신에게로 갑니다. 날마다 가고 또 갑니다. 어둠뿐인 외줄기 지하통로로 손전등을 비추며 나는 당신에게로 갑니다.밀감보다 더 작은 불빛 하나 갖고서 당신을 향해 갑니다. 가서는 오지 않아도 좋을 일방통행의 외길, 당신을 향해서만 가고 있는 지하철을 타고 아무도 내리지 않는 숨은 역으로 작은 불빛 비추며 나는 갑니다.

   가랑잎이라도 떨어져서 마음마저 더욱 여린 날, 사랑하는 일보다 사랑하지 않는 일이 더욱 괴로운 날, 그래서 바람이 부는 날은 지하철을 타고 당신에게로 갑니다.

- 김종해 「바람부는 날」

 

김기택

 

수박을 우적우적 씹어삼키고 난 그의 입에서

대여섯 개의 수박씨가 차례로 튀어나왔다.

벙어리장갑처럼 뭉툭한 혀는

이빨 사이에서 힘차게 으깨지는 수박 속에서

정확하게 씨를 골라내고 있었던 것이다.

수박을 먹으며 그는 하던 말을 계속 이었다.

그가 수박씨 다음으로 내뱉는 말들이

수박 파편들을 피해가며 정확한 발음을 내도록

혀는 쉴새없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저 작은 입으로 갈비와 맥주와 냉면이 들어가고

수박까지 남김없이 다 들어간 것은

입구멍 안에 어둡게 숨어 있는 혀 탓일 것이다.

먹을 만큼 먹어 더 먹을 마음이 없어진 혀는

수고했다고 등 두드려주는 두툼한 손바닥처럼

이와 입술을 오랫동안 정성껏 핥아주었다.

실컷 먹고 마시고 떠들고 난 그는

개고기 끝내주는 집이 있는데 다음엔 거기 가자고

차만 안 막히면 한 시간에 충분히 갈 수 있다고

중복 점심에는 다른 약속 하지 말라고

혀로 입맛을 다시며 내게 다짐을 받아두었다.

- 김기택 「혀」

 

오세영

 

사는 길이 높고 가파르거든

바닷가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를 보아라.

아래로 아래로 흐르는 물이

하나 되어 가득히 차오르는 수평선,

스스로 자신을 낮추는 자가 얻는 평안이

거기 있다.

 

사는 길이 어둡고 막막하거든

바닷가

아득히 지는 일몰을 보아라.

어둠 속에서 어둠 속으로 고이는 빛이

마침내 밝히는 여명,

스스로 자신을 포기하는 자가 얻는 충족이

거기 있다.

사는 길이 슬프고 외롭거든

바닷가,

가물가물 멀리 떠 있는 섬을 보아라.

홀로 견디는 것은 순결한 것,

멀리 있는 것은 아름다운 것,

스스로 자신을 감내하는 자의 의지가

거기 있다.

- 오세영 「바닷가에서」

 

곽재구

 

너의 노오란 우산깃 아래 서 있으면

아름다움이 세상을 덮으리라던

늙은 러시아 문호의 눈망울이 생각난다

맑은 바람결에 너는 짐짓

네 빛나는 눈썹 두어 개를 떨구기도 하고

누군가 깊게 사랑해온 사람들을 위해

보도 위에 아름다운 연서를 쓰기도 한다

신비로워라 잎사귀마다 적힌

누군가의 옛추억들 읽어가고 있노라면

사랑은 우리들의 가슴마저 금빛 추억의 물이 들게 한다

아무도 이 거리에서 다시 절망을 노래할 수 없다

벗은 가지 위 위태하게 곡예를 하는 도롱이집 몇 개

때로는 세상을 잘못 익은 누군가가

자기 몫의 도롱이집을  가지 끝에 걸고

다시 이 땅 위에 불법으로 들어선다 해도

수천만 황인종의 얼굴 같은 너의

노오란 우산깃 아래 서 있으면

희망 또한 불타는 형상으로 우리 가슴에 적힐 것이다.

- 곽재구 「은행나무」

 

나희덕

 

얼어붙은 호수는 아무것도 비추지 않는다

불빛도 산그림자도 잃어버렸다

제 단단함의 서슬만이 빛나고 있을 뿐

아무것도 아무것도 품지 않는다

헛되이 던진 돌멩이들,

새떼 대신 메아리만 쩡 쩡 날아오른다

 

네 이름을 부르는 일이 그러했다

- 나희덕 「천장호에서」

 

이해인

 

우울한 날은

빨래를 하십시오

맑은 물이

소리내며 튕겨울리는

노래를 들으면

마음이 맑아진답니다

 

애인이 그리운 날은

빨래를 하십시오

물 속에 흔들리는

그의 얼굴이

자꾸만 웃을 거예요

 

기도하기 힘든 날은

빨래를 하십시오

몇 차례 빨래를 헹구어내는

기다림의 순간을 사랑하다 보면

저절로 기도가 된답니다

 

누구를 용서하기 힘든 날은

빨래를 하십시오

비누가 부서지며 풍기는

향기를 맡으며

마음은 문득 넓어지고

그래서 행복할 거예요

- 이해인 「빨래를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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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10. 6. 13:15 내가 읽은 책들/2015년도

2015-089 열하일기 3

 

박지원 지음 | 김혈조 옮김

2013, 돌베개

 

 

대야도서관

SB100895

 

816.5

박78ㅇ  3

 

새 번역 완역 결정판

 

이날 나는 홍려시 소경少卿인 조광련과 의자를 나란히 하고 앉아서 요술을 구경했다. 내가 그에게 "눈을 달고 잇으면서도 시비를 분변하지 못하고, 참과 거짓을 살피지 못한다면 눈이 없다고 해도 옳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항시 요술쟁이에게 현혹되는 것을 보면, 이는 눈이 함부로 허망하게 보려고 한 것이 아니라, 분명하게 보려고 하는 것이 도리어 탈이 된 것입니다" 하자 조광련이 "아무리 요술을 잘하는 사람이 있더라도 장님을 현혹시킬 수 없으니, 눈이라는 게 과연 고정불변의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한다.

 

생김새가 사뭇 다르고 옷차림이 다른 사방의 외국인들, 칼과 불을 입으로 삼키는 요술쟁이들, 라마불교와 그 승려 반선班禪, 난장이들…… 이 책에 나오는 인물들은 비록 괴상망측하게 생긴 사람들이지만, 『장자』에서 말하는 도깨비나 물귀신과 같은 그런 부류는 아니다. 『열하일기』 안에는 진기한 새나 짐승, 아름답고 특이한 나무에 대해서도 그 생긴 모습과 특징을 완벽하게 묘사하지 않은 것이 없다. 그러나 등 길이가 천 리가 되는 새, 8천 년 묵은 신령한 참죽나무 등과 같은 『장자』의 황당한 과장이나 거짓말을 어찌 이야기했으랴!

이제야 알겠다! 장자가 지은 외전外傳에는 실제도 있고 거짓도 있지만, 연암씨가 지은 외전에는 실제만 있고 거짓이 없다는 사실을, 그리고 우언을 겸하면서도 끝내 이치를 이야기하는 것으로 귀결시킨 방법은 서로 동일하다는 사실을. ……

 

중국의 노래나 가요에 관한 것, 풍습에 관한 기록도 사실은 나라의 치란에 관련된 것들이고, 성곽과 궁실에 대한 묘사라든지, 농사짓고 목축하며 도자기 굽고 쇠를 다루는 것들에 대한 내용은, 그 일체가 기구를 과학적으로 편리하게 사용하여 민생을 두텁게 하자는 이용후생利用厚生의 길이 되는 내용으로서, 모두 『열하일기』 안에 들어 잇다. 그리하여 『열하일기』라는 책은 글을 써서 교훈을 남기려는 취지에 어긋나지 않게 되었다.

- 유득공의 '머리말' 중에서

 

지은이 박지원朴趾源(1737~1805)

조선 후기의 저명한 문학가이고 실학파 학자로, 자는 중미仲美, 호는 연암燕巖이다. 명문 양반가 출신으로 약관의 나이에 문명을 떨침으로서 장래 나라의 문운文運을 잡을 인물로 촉망을 받았다. 그러나 타락한 정치 현실과 속물적 사회 풍기를 혐오하여 과거 시험을 통한 출세를 진작 포기하고, 창조적 글쓰기와 학문에 몰두하였다. 재야의 양심적 지식인으로서 당파와 신분을 초월하여 인간관계를 형성하였으며, 특히 선비 곧 지식인의 자세와 역할에 대해 일생 동안 깊이 고민하고 성찰하였다. 그의 산문은 중세적 사유의식을 떨쳐버리는 참신한 작품이 대부분으로, 그를 민족문학사의 최고의 경지에 끌어올렸다. 특히 44세에(1780년) 중국을 여행하고 지은 『열하일기』는 당시 문단에 큰 영향력을 끼쳤을 뿐 아니라, 민족과 세계의 고전에 값하는 기념비적 저술이 되었다. 50세에 음직으로 벼슬에 나아가 이후 안의현감, 면천군수, 양양부사 등을 역임하며, 주체적 벼슬아치 혹은 부모 같은 목민관으로서의 훌륭한 치적을 남겼다. 문집 『연암집』을 남겼는바, 주옥과 같은 시와 산문, 『열하일기』, 『과농소초』 등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옮긴이 김혈조金血祚

1954년 경북 선산에서 출생하였다. 성균관대 한문교육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한문학과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2년 이래 영남대 한문교육과 교수로 재직하며 학생들을 가르치며 공부하고 있다. 한국한문학의 산문 문학에 주로 관심을 두고 있으며, 특히 연암 박지원의 산문 문학을 집중적으로 탐구하였다. 연암의 산문 작품을 연구한 『박지원의 산문문학』이라는 저서와, 산문을 가려 뽑아 번역한 『그렇다면 도로 눈을 감고 가시오』라는 역서가 있다. 연암체의 성립과 정조의 문체반정이라는 논문 이외에 연암의 문학과 관련한 다수의 논문이 있다.

 

차례

 

요술놀이 이야기 환희기幻戱記

■ 머리말 「환희기서」

 

피서산장에서 쓴 시화 피서록避署綠

■ 머리말 「피서록서」

 

장성 밖에서 들은 신기한 이야기 구외이문口外異聞

■ 반양 ◎ 알록달록한 매와 푸른 날개의 나비 ◎ 고려주 ◎ 숭정 연간의 재상 ◎ 재상 이상아와 서혁덕 ◎ 왕진의 무덤 ◎ 조조의 수중 무덤 ◎ 위충현 ◎ 양귀비 사당 ◎ 『초사』 ◎ 고라니 뿔이 빠지는 달 ◎ 네덜란드 사슴 ◎ 타조 알 ◎ 참선에 든 중 ◎ 비공식 보고서, 별단 ◎ 돌도 붙이는 등나무 즙 ◎ 조라치 ◎ 원나라 천자의 이름 ◎ 중국 남방 언어 ◎ '리' · '등'이라는 중국 발음 ◎ 설날 아침의 일식 ◎ 승덕 주변의 여섯 지역 ◎ 삼학사가 살신성인한 날짜 ◎ 지금의 중국 명사들 ◎ 명련의 아들이 왕으로 봉해지다 ◎ 고아마홍 ◎ 『동의보감』 ◎ 선비의 옷, 심의 ◎ 나약국의 국서 ◎ 불경 ◎ 명나라 마패 ◎ 합밀왕 ◎ 서화담 문집 ◎ 장흥루판 ◎ 주한과 주앙 ◎ 열하에서 바로 조선으로 돌아가는 길 ◎ 옹노후 ◎ 사 ◎ 순제묘 ◎ 해인사 ◎ 초파일 방등 ◎ 다섯 현의 비파 ◎ 사자 ◎ 강선루 ◎ 이영현 ◎ 왕월의 과시 답안지 ◎ 과거 시험장에 난 화재 ◎ 신라호 ◎ 『고려사』로 증명하는 중국 역사 ◎ 조선목단 ◎ 쑥으로 만든 호랑이 ◎ 열 가지 가소로운 일 ◎ 접동새 ◎ 경수사의 대장경 비석 ◎ 황량대 ◎ 오랑캐 원나라의 성대한 유학 ◎ 가시나무에 절하다 ◎ 환향하 ◎ 『계원필경』 ◎ 천불사

 

옥갑에서의 밤 이야기 옥갑야화玉匣夜話

■ 옥갑에서의 밤 이야기 「옥갑야화」

 

북경의 이곳저곳 황도기략黃圖紀略

■ 북경의 아홉 개 성문 ◎ 사신의 숙소 서관 ◎ 금오교 ◎ 경화도 ◎ 토원산 ◎ 만수산 ◎ 태화전 ◎ 체인각 ◎ 문화전 ◎ 문연각 ◎ 무영전 ◎ 하늘을 떠받치는 기둥, 경천주 ◎ 황제의 마구간 ◎ 오문 ◎ 종묘와 사직 ◎ 전성문 ◎ 오봉루 ◎ 천단 ◎ 호랑이 우리 ◎ 파이프 오르간, 풍금 ◎ 서양화 ◎ 코끼리 우리 ◎ 황금대 ◎ 황금대 이야기 「황금대기」 ◎ 옹화궁 ◎ 대광명전 ◎ 개 우리 ◎ 공작포 ◎ 오룡정 ◎ 구룡벽 ◎ 태액지 ◎ 자광각 ◎ 만불루 ◎ 극락 세계 ◎ 영대 ◎ 남해자 ◎ 회자관 ◎ 유리창 ◎ 새 파는 점포 ◎ 화초 파는 점포

 

공자 사당을 참배하고 알성퇴술謁聖退述

■ 순천부학 ◎ 태학 ◎ 학사 ◎ 역대의 비석들 ◎ 명나라 진사의 이름을 새긴 비석 ◎ 돌로 만든 북, 석고 ◎ 문천상의 사당 ◎ 문 승상 사당 이야기 「문승상사당기」 ◎ 관상대 ◎ 과거 시험장 ◎ 조선관

 

적바림 모음 앙엽기盎葉記

■ 머리말 「앙엽기서」 ◎ 홍인사 ◎ 보국사 ◎ 천녕사 ◎ 백운관 ◎ 법장사 ◎ 태양궁 ◎ 안국사 ◎ 약왕묘 ◎ 천경사 ◎ 두모궁 ◎ 융복사 ◎ 석조사 ◎ 관제묘 ◎ 명인사 ◎ 대륭선호국사 ◎ 화신묘 ◎ 북약왕묘 ◎ 숭복사 ◎ 진각사 ◎ 마테오리치의 무덤

 

동란재에서 쓰다 동란섭필銅蘭涉筆

■ 머리말 「동란섭필서」

 

의약 처방 기록 금료소초金蓼小抄

■ 머리말 「금료소초서」

 

찾아보기

Illustration Credits

 

요술놀이 이야기

 -----

환희기

幻戱記

 

◎ --- 환희기

'환희기'는 환幻, 즉 마술의 연희를 보고 그 구체적인 모습을 기록한 글이다. 황제의 생일에 맞추어 열하로 모여든 마술사들은 제각기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자랑했는데, 연암은 그중에 자신이 본 스무 가지 마술을 생생하게 묘사했다.

마술놀이를 구경하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기록한다는 연암의 말처럼, 여기 마술의 연희 과정은 매우 정확하게 구체적으로 묘사되어 있어 그 현장감이 생생하게 전해진다. 연암의 관찰력을 볼 수 있거니와, 특히 한문 원문은 모두 4자씩 토吐를 끊을 수 있게 되어 있다는 점에서 연암의 탁월한 솜씨가 절로 드러나는 부분이다.

본편의 머리말에서는 마술의 사회적 기능이나 의의를 언급하고 있으며, 특히 덧붙이는 말에서 제시하는 메시지는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서화담과 장님의 이야기는 인식론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일화이거니와, 충성과 덕행을 가장한 점잖음이야말로 천하에 가장 무서운 요술이라는 말은 사람이 어떻게 처세해야 하는가를 보여주는 경고이다.

『산해경』에 나오는 제강의 모습

 

피서산장에서 쓴 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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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서록

避署錄

 

◎ --- 피서록

본편의 제목을 '피서록'이라고붙였으나, 그 내용은 대부분 시화이다. 중국인과 관련이 있는 조선 시인의 작품, 조선과 관계된 중국 시인의 작품, 연암이 사행길에서 직접 목도한 중국인의 시 작품, 연암에게 사행의 전별시로 지어 준 지우의 작품 등을 수록하고 그 작품과 관련된 이야기를 모은 것이 본편의 내용이다. 열하 피서산장 밖 태학관 회나무 아래의 의자에 앉아 더위를 식히면서 이러한 내용을 적었다는 의미에서 그 제목을 피서록이라고 달았다.

본편에 수록된 시화를 통해 시에 대한 연암의 비평 의식을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연암 자신이 직접 창작한 시에서는 산문과는 또 다른 시의 높은 품격을 느낄 수 있다. 아울러 여기 수록된 심상한 시화 하나라도 주목해서 보아야 할 대목이 적지 않다. 예컨대 명나라 말기에 창작된 한시를 읽고 눈물을 흘리는 한족 지식인의 모습을 놓치지 않고 기록한 까닭은 의도가 있을 터이다.

피서산장 36경의 하나인 원근천성遠近泉聲

아극돈의 글씨

척계광

건륭 황제가 강녀묘의 바위에 쓴 한시

절풍건

연파치상 궁전의 내부

남구만

제말의 무덤

백휘가 쓴 망부석 글씨

이제현

소식

황정견의 시첩(부분)

왕유, <망천도>

 

장성 밖에서 들은 신기한 이야기

-----

구외이문

口外異聞

 

◎ --- 구외이문

'구외이문'이란 구외口外에서 들은 특이한 이야기라는 의미이다. 여기서 구외는 고북구 장성 밖이라는 뜻으로, 열하를 지칭한다. 곧, '구외이문'은 열하에서 들은 신이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엮은 것이다.

본편에 수록된 내용은 연암이 직접 목겨하고 느낀 소감을 적은 것도 있고, 중국인에게 들은 내용을 그대로 기록한 것도 있다. 일정한 체계나 순서도 없이 생각나는 대로 들은 대로 기록한, 그야말로 잡록의 형태를 띠고 있다. 뒤에 나오는 '동란섭필'과 그 성격이 같다.

이런 잡록 속에는 처음으로 목겨하는 신기한 물건이나 다시 생각해 볼 역사적 사건 등을 기록한 흥미 위주의 내용이 많이 있다. 이 신이한 내용을 통해 잡록이 주는 흥미와 지적 정보를 십분 맛볼 수 있지만, 한편 잡록 속에서도 눈여겨 볼 내용이 더러 있다. 삶에 교훈이 되는 내용, 외교적으로 중요한 정책이나 지혜를 촉구한 내용, 민족적 자긍심을 고취시키는 내용, 조선의 현실을 비판한 내용, 고루한 선비들의 식견에 대한 풍자 등등이 그러한 것들이다. 그중에 중국판 『동의보감』이 워낙 비싼 탓에 살 엄두를 내지 못하고, 그 서문 전문만이라도 그대로 옮겨 적어 후일의 연구 자료로 삼겠다는 연암의 발언은 많은 여운을 남긴다.

향산 벽운사에 있는 탑

양귀비

즉위하던 해의 건륭 황제  이탈리아 선교사 · 화가인 주세페 카스틸리오네(郞世寧)가 그린 그림.

삼학사 비석 심양 발해대학에 있는 비석으로, 1935년에 세운 중수비가 파손되어 2005년에 다시 세운 것이다.

심의

회족의 전통복장

신강성 합밀왕부哈密王府

홍도 석경

오현비파

미만종이 옮겼던 돌

하포목단

애호

경수사의 쌍탑

장춘 진인

 

옥갑에서의 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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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갑야화

玉匣夜話

 

 

◎ --- 옥갑야화

본편은 북경에서 돌아오는 길에 옥갑이라는 곳에 묵으며 여러 비장들과 밤새 나눈 이야기를 옮겨 적은 것이다. 역관과 그들의 무역에 대한 것이 그날 밤의 주된 화제였다. 여러 이야기가 꼬리에 꼬리를 물어 결국 연암이 허생의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끝을 맺고 있는데, 사실 앞의 이야기는 허생의 이야기를 끌어내기 위한 도입부에 해당한다.

허생 이야기는 연암 자신이 젊은 시절 윤영이란 인물에게서 제보를 받은 내용이거니와, 연암은 당시 윤영에게 허생에 대한 전을 짓겠다고 약속한 바 있었다. 허생 관련 일화는 연암의 뇌리에서 적어도 이십여 년을 떠나지 않고 맴돌았던 창작의 소재였는데, 그 약속이 『열하일기』를 총해 지켜진 셈이었다. 이는 허생에 대한 이야기가 한밤ㅈㅇ의 한담으로 그칠 성질의 것이 아님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작품에서 허생이 제시한 소위 시사時事 삼난三難은 북벌의 허구성을 통렬하게 폭로한 것이며, 진보 세력의 국제적 결속을 통해 동아시아의 새로운 질서를 전망할 수 있다는 허생의 생각은 연암의 그것으로 보아도 좋을 듯하다.

이완 장군의 무덤

변발의 변천

송시열

손승종

 

북경의 이곳저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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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도기략

黃圖紀略

 

◎ --- 황도기략

황도黃圖란 본래 수도를 의미하는 말로, 여기에선 북경을 지칭하는 용어로 쓰였다. '황도기략'이란 북경의 명승지와 건물의 모습과 내력, 위치 등을 요약하여 정리한 기록이다. 연암이 북경성의 여러 곳을 직접 답사하고 기록한 내용이므로, 이를 통해 북경에서 연암이 다녔던 동선을 살펴볼 수 있다.

여기 기록된 명승지와 건축물은 현전하는 것도 있고, 없어진 것도 있어서 오늘날의 북경이 실제 모습과는 다른 부분도 있다. 또한 그 명칭이나, 건축물의 유래, 위치에 대한 착오가 있는 내용도 없지 않다. 그러나 짧은 여정에 직접 답사하고 이 정도의 기록을 남긴다는 일은 지금으로서도 대단히 어렵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연암의 기록은 예리한 관찰력의 소산이라고 하지않을 수 없다.

정양문

자금성의 각루

금오옥동교  금오 옥동패방의 옛 모습.

백탑사의 백탑

경화도의 패루와 정상에 있는 백탑

만수산(유홍관劉洪寬, 《천구단궐》天衢丹闕 부분)

의종 순국처

태화전의 학(위)과 (아래)

태화전 월대의 이무기

태화전

체인각

문화전

문연각

무영전

경천주

오문

종묘(태묘)

건천궁에 있는 정대광명 편액

오봉루

오봉루 앞에서 거행된 광서제光緖帝의 혼인 의례

영성문

천단 안에 있는 원구

천단의 기년전祈年殿

정양문 앞의 적루

동천주당(위)과 남천주당(아래) 연암이 당시 가 본 천주당은 남천주당이다.

황금대 석조비夕照碑 건륭 연간에 옛 황금대 터에 비친 석양의 모습을 북경팔경의 하나로 꼽고, 이를 기념하여 세운 비석이다. 조양문 밖 관동점關東店에 있다.

옹화궁 대불(위)과 옹화궁의 전경(아래)

옹화궁의 대사전(대웅전)

대광명전(19세기 말경)

오룡정 정자 다섯 개가 물 위로 연결되어 있다.

구룡벽 오룡정 주변의 구룡벽. 이것과 꼭 같은 구룡벽이 자금성 안에도 있다.

태액지

빙희도冰嬉圖

영훈정

유리창

조길趙佶, <금계도>

 

공자 사당을 참배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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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성퇴술

謁聖退述

 

◎ --- 알성퇴술

성인 공자를 알현하고 물러나 서술한다는 의미의 '알성퇴술'에는 북경의 학교 유적지에 대한 내용을 주로 담고 있다. 순천부학과 태학인 국자감의 시설, 위치, 제도, 그 안의 유물 유적 등을 주로 다루고 있으며, 그밖에 문천상 사당, 관상대, 과거 시험장, 조선관 등의 위치와 시설, 제도 등을 소개하였다.

본편은 주로 유교, 유학과 관련된 항목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다음에 나올 '앙엽기'와는 정반대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앙엽기'에는 유교에서 이단이라고 칭하는 불교와 도교, 야소교 등과 관련된 유물 유적을 다루고 있다. 유학에 대해서는 '성인'이라는 표현을 한 데 비해서, 이단에 대해서는 '쪽지'라고 표현했는데, 연암이 제목을 다는 문제에서조차 세심하게 배려했음을 알 수 있다.

이 편에 실린 「문승상사당기」는 송나라 충신 문천상에 대한 가문으로, 선비 혹은 벼슬아치가 역사 변혁기에 어떻게 처신해야 할 것인가를 보여준다. 이는 인간의 자기 가치를 실현하는 중요한 문제이다.

순천부학

공묘 입구

태학의 이륜당 편액

명조진사제명비

석고 모형과 진품  지금 태학에 있는 것은 모형이고, 진품은 고궁박물관에 있다.

문천상 사당

교충방

 

문천상의 모습을 조각한 비석

문천상의 글씨

북경에 있는 관상대(위)와 천문 관측기구들(아래)  오늘날에도 연암이 묘사한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과거시험장  7,500개의 방이 있는 과거 시험장. 1873년경.

과거시험장의 모습

 

적바림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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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엽기

盎葉記

 

 

◎ --- 앙엽기

나뭇잎에 글자를 써서 항아리에 넣어 보관했다가 기록한다는 의미의 '앙엽기'는 일종의 기록 쪽지인 적바림과 통하는 말이다. 본편에는 북경성 안팎에 있는 사찰과 도교 사원, 기타 민간 신앙과 관련된 건물, 야소교와 관련된 유적을 소개하고 있다. 본편은 유교에서 이단이라고 불리는 종교나 학문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앞에 나온 '알성퇴술'과는 정반대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여기 내용은 연암이 현장에 가서 직접 관련 유적을 답사하고, 그곳 소재의 비석 등과 같은 유물의 내용을 직접 베껴왔다는 점에서 그 제목도 '앙엽기'라고 하였거니와, 건축물의 조성 연대 등과 같은 사실 관계에 약간의 오류가 있는 부분도 없지 않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1차 자료의 오류에 의한 것이고, 오히려 그 점이 기록의 직접성을 느끼게 해 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 '적바림'이란 나중에 참고하기 위하여 간단히 적어 둠, 또는 그런 기록을 뜻하는 우리말이다.

보국사(위)와 보국사 경내의 골동 시장(아래)

천녕사 탑과 표면 부조

백운관 패루

백운관

법장사 탑

융복사 비석

관휴의 나한도

진각사

마테오 리치 무덤

 

동란재에서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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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란섭필

銅蘭涉筆

 

◎ --- 동란섭필

동란섭필이란 동란재에서 붓으로 썼다는 의미이고, 동란은 구리로 만든 난초를 가리킨다. 연암은 이 구리로 된 난초를 중국인에게 빌려서 자신이 거처하는 방에 두고 방의 이름을 동란재라고 했는데, 본편은 여기 동란재에서 기록한 잡다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앞에 나온 '구외이문'과 같은 성격의 글로, 연암이 직접 듣고 본 내용을 기록한 것이다.

'구외이문'에는 연암이 처음으로 목격한 신기한 사물에 관한 내용이 많은 데 비해, 이 편에는 중국과 조선의 역사, 문학, 문화, 지리, 음악에서 역사적으로 특이한 문제를 중심으로 그 유래나 진실을 밝힌 내용이 많이 수록되어 있다.

내용 중에는 흥미를 끄는 새로운 이야기도 있다. 특히 강희, 옹정, 건륭 등 중국 황제의 치세에 어느 정도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인정하고 있는 부분과, 충선왕, 전겸익 등 역사 인물에 대한 비판적 관점 등은 학술사적 측면에서 주목해 볼 부분이다.

공후

주립

이탁오

구라칠현금(앙금)

서광계

김상헌 묘소

용의 아홉 새끼

비희, 폐간, 이문(치문), 초도, 수우, 포뇌, 도철, 산예, 애자(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옥천서원 뒤에 있는 충렬사

전겸익

옹정 황제

 

의약 처방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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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료소초

金蓼小抄

 

◎ --- 금료소초

본편은 의학에 관한 이러저러한 처방을 특별한 체계 없이 기록한 것이다. 편의 이름을 '금료소초'라고 붙인 것은 왕사정의 저서인 『향조필기』에 인용된 서목인 『금릉쇄사』와 『요주만록』의 첫 글자를 따고, 인용된 처방을 가려 뽑아 베꼈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부록에는 연암 자신이 직접 경험해서 알게 된 몇 가지 처방을 수록하였다.

본편에 수록된 처방 중에는 오늘의 관점에서 보면 미신적이고 대단히 황당한 것도 있으나, 민간의 응급처방으로서 여전히 중요하게 쓰일 부분도 없지 않다. 사실 이러한 기록은 연암의 독서의 산물이다. 따라서 연행기의 성격에 부합하지 않는 내용이긴 하나, 『열하일기』 끝에 수록된 것이므로 그대로 번역하여 함께 실었다.

 

 

 

posted by 황영찬
2015. 10. 3. 12:03 내가 읽은 책들/2015년도

2015-088 빛 속으로

 

사진/천종욱 · 글/하태무

2001, 우리글

 

대야도서관

SB104178

 

668.4

천75ㅂ

 

● 언제나 시작 - 사진과 시, 에세이로 쓴 두번째 이야기

 

그들은 삶이나 사랑의 보람을

소유, 즉 물질적 순탄이나 행운에다 찾지 않고,

존재, 즉 삶이나 사랑 자체가 지니는

신비하고 무한한 생명의

개성, 지식, 재능, 흥미, 기쁨이나 슬픔까지를

서로 주고 나눔으로써

삶의 보람을 지닌다는 그 사실이

모든 이에게 큰 빛이 되리라고 나는 믿는 바이다.

구상 (시인. 예술원 회원)

 

가장 아름다운 예술은

고차원의 하모니의 산물이다.

……

어울림이 자연스럽게 잘된 것일수록

높은 품격의 예술이라고 하겠다.

이 두 분이 이룩한 가정은 그대로 예술작품이다.

류달영 (성천아카데미 이사장. 서울대 명예교수)

 

천종욱

사진가, 서예가.

부산교육대학 졸업 후, 성균관대학교

사회교육원 한문 연구과정, 성천아카데미,

성균관 한림원에서 동양 고전을 연구했고,

W. W. M. E.에서 아내 하태무와 봉사하고 있으며,

'사진예술', '우리 얼 밝히는 사람들', '동방연서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하태무

시인, 수필가.

진주교육대학을 졸업한 후,

성균관대학교 유학대학원에서 한국사상사 전공,

석사학위 논문 '매월당의 성리학'으로 대학총장상,

1993년 '문예한국'지에서 신인상, 동화 '집배원과

호랑나비'로 체신부 장관상을 받았으며,

작품집으로 '언제나 시작'이 있습니다.

 

천동혁

미국 조지아주 Savannah College of Art and Design에서

컴퓨터 아트를 전공했으며,

졸업 후 동 대학원에서 공부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주소 : 인천시 서구 마전동 영남 탑스빌 A. 117-102

전화 : 032-277-2007

E-mail : cheonhabubu@hananet.net

 

차례

 

추천의 글 … 구상

축하의 글 … 류달영

빛을 따라서 … 천종욱

'언제나 시작' 두번째 이야기를 펴내며 … 하태무

부모님, 고맙습니다 … 천동혁

 

 

풀숲의 교향악

새 생명

꽃밭

청매화

푸르른 속삭임

연꽃 동동, 연잎 동동

선운사 상사초

숲에 담긴 이야기

산사의 가을

계산무진谿山無盡

 

2부 맑고 따뜻한 세상

연전마을 전설

타버린 미련

빛의 미학

맑고 따뜻한 세상

공수래 공수거空手來 空手去

감잎의 노래

산 넘고 물 건너

아름다움에 관하여

 

3부 흙집을 꿈꾸다가

물안개가 있는 풍경

삶의 신비

상선약수上善若水

거울같은 호수

안식처

침묵의 메시지

흙집을 꿈꾸다가

문턱에서

물지게

 

4부 시간의 흔적

시간의 흔적

작은 풀잎

화쟁和諍의 의미

부석사 안양루

고풍古風

남한산성 나리꽃

목어

연자방아

좁은 문

그리운 옛 풍경 하나

 

푸르른 속삭임

 

이름 모를 풀들의 세상이

열리고 있습니다

몰래 숨어 피던

산딸기 몇 송이도

빠알갛게 얼굴을 내밀며

 

이 푸른 세상에서는

가만히 눈을 감고

가슴부터 크게 열어야 합니다

따뜻한 속삭임이

우리네 세상에도 전해질 수 있도록

 

고 따뜻한 세상

 

그저 얻은 선물입니다

숲과 들녘의

이 청정한 바다

 

까치 후두둑

머물다 간 자리

 

잔가지 흔들림마저

절대 고요 속에

이내 숨을 죽이고

 

하늘 마저

낮게 머리 숙여

온 천지가

바다로 열리는

 

산골마을에서는

사람도 작은

풀 한 포기입니다

 

흙집을 꿈꾸다가

 

어디서

태어났습니까

 

마지막날 편히

누울 곳 또한 어디입니까

 

시골집 흙벽에

고단한 몸을 기댑니다

 

햇살 한 올과 싸아한 바람 한 가닥이

벽속에

집을 짓고 있었습니다

 

시간의 흔적

 

-첫날 밤, 신랑은 문고리에 옷이 걸린 걸 모르고 정숙하지 못한 신부가 신랑을 먼저 잡아끄는 줄 알았습니다. 비밀스런 신방에서 신부는 억울하게 소박을 맞았습니다. 부정한 신부! 문고리가 죄인인줄 모른 신랑은 세월이 흐른 후에야 돌아왔습니다. 억울한 죄인이 된 착한 신부는 첫날밤 모습으로 앉아 죽었습니다. 신랑이 오자마자 그 숨결소리에 재가 되어 무너졌습니다.-

 

문고리가 죄였습니다

 

너덜거리는 창호지 문풍지에

바람이 되어버린

시간이 스며들고 있습니다

자르르 손때 묻은 문고리에

또 한 켜 나이테가

깊이 패입니다

 

비껴 가버린 세월이

이제사 덜미잡혀

고스란히 그 속에 주저앉아 있습니다.

 

 

 

posted by 황영찬
2015. 10. 2. 10:23 내가 읽은 책들/2015년도

2015-087 몰입이 시작이다

 

스티븐 스나이더, 티나 라무쎈 지음 / 정준영 옮김

2015, 불광출판사

 

 

대야도서관

SB104119

 

224.3

스192ㅁ

 

파욱 스님에게 배우는 선정(禪定) 수행

 

어떤 수행이든

몰입이

기본이다

 

미얀마 최고의 수행자 파욱 스님에게 배우는

미국인 엘리트 제자들의 생생한 선정(禪定) 체험기

 

2,00여 년 동안, 불교 수행의 지도자들은 선정이라 불리는

몰입집중의 귀중한 명상적 실천을 공들여서 보존해왔다.

선정 수행은 마음을 투명하게 정화시키는 자기 강화 훈련이다.

마음의 불순물을 제거해 몰입의 근육이 만들어지면

번뇌를 처리하는 효율적인 시스템을 갖추게 된다.

자신의 마음을 다스려 괴로움 없이 살기를 원하는 사람에게

이 책은 아주 친절하고 상세한 안내서 역할을 한다.

 

◎ 지은이

 

스티븐 스나이더(Stephen Snyder)

아시아를 여행한 후 19살이 되던 1976년부터 불교수행을 시작했다. 미국 남성 가운데 파욱 사야도로부터 지도권한을 부여받은 첫 번째 사람으로, 여러 차례의 집중수행과정을 완전하게 이수한 후 매일 명상을 실천하고 있다. 현재 전문코치로서 수행자들을 지도하고 있으며, 변호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티나 라무쎈(Tina Rasmussen)

13살이 되던 1976년부터 명상을 시작했다. 파욱 사야도로부터 수계를 받았으며, 지도권한을 부여받은 첫 번째 서양 여성이다. 현재 조직 개발 컨설턴트로 25년 이상의 경력을 쌓고 있으며, 박사학위를 받고 다양한 경영서적도 출판하고 있다.

*저자들의 웹사이트(www.JhanasAdvice.com)를 방문하면 더 많은 정보와 추천자료들이 있다.

 

◎ 옮긴이

 

정준영

스리랑카 국립 켈라니아대학교에서 초기불교와 위빠사나 수행을 주제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경전연구소 상임연구원을 역임하고 현재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불교학과 명상학 전공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미얀마의 마하시, 순룬, 쉐우민 명상센터, 스리랑카의 칸두보다, 니싸라나와나야, 나우야나, 그리고 태국과 캐나다 등에서 수행했다. 저서 및 역서로는 『위빠사나』, 『다른 사람 다른 명상』, 『어려울 때 힘이 되는 8가지 명상』, 『깨달음, 궁극인가 과정인가』 등이 있고, 논문으로는 「사마타와 위빠사나의 의미와 쓰임에 대한 일고찰」, 「상수멸정의 성취에 관한 일고찰」, 「명상의 부작용과 불교적 해결방안에 대한 연구」등이 있다.

 

목차

 

                                                                    ◎ 파욱 사야도의 서문

                                                                    ◎ 머리말

                                                                    ◎ 감사의 말

                                                                    ◎ 추천의 글

 

1 선정의 역사

2 사마타 수행 : 마음의 청정

3 기초적인 이해

4 첫 번째 좌선에서 첫 번째 선정에 이르는 바른 정진

5 첫 번째로부터 네 번째 색계선정 그리고 연관된 수행들

6 다섯 번째부터 여덟 번째 무색계 선정 그리고 연관된 수행들

7 범주와 보호 명상

8 네 가지 요소 명상

9 우리의 역할 모델인 붓다

 

                                                                        ◎ 에필로그

                                                                        ◎ 옮긴이 후기

 

그때 존귀한 분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너희들에게 이르니, 모든 형성된 것들은 허물어지기 마련이다. 마음에 새겨야 할 일을 성취하라." 이것이 여래의 마지막 유훈이다. 그런 다음 존귀하신 분은 첫 번째 선정에 들었다.

 

해탈을 위한 세 가지 단계

1 윤리적 행위 혹은 도덕성(sila)

2 집중 혹은 고요함(samatha)

3 내적통찰(vipassana)

 

(집중수행과정의 사용을 위한) 여덟 가지 계[八戒]

1 나는 살아있는 생명을 해치지 않는 계를 지키겠습니다.

2 나는 주지 않는 것을 가지지 않는 계를 지키겠습니다.

3 나는 모든 성적 행위를 하지 않는 계를 지키겠습니다.

4 나는 바르지 않은 말을 하지 않는 계를 지키겠습니다.

5 나는 중독성 약물이나 술을 마시지 않는 계를 지키겠습니다.

6 나는 금지된 시간에 음식을 먹지 않는 계를 지키겠습니다. (즉, 정오 12시 이후)

7 나는 춤과 노래, 음악 듣기, 공연 보러 가기, 꽃 장식, 향수 사용 그리고 화장품으로 몸을 치장하는 것 등을 하지 않는 계를 지키겠습니다.

8 나는 높거나 화려한 의자 혹은 침대에 눕지 않는 계를 지키겠습니다.

 

(현대불자들의 사용을 위한) 다섯 가지 계[五戒]

1 나는 살아있는 생명을 해치지 않는 계를 지키겠습니다.

2 나는 주지 않는 것을 가지지 않는 계를 지키겠습니다.

3 나는 성적 행위를 통하여 다른 사람들에게 해가 되지 않도록 하는 계를 지키겠습니다.

4 나는 바르지 않은 말을 하지 않는 계를 지키겠습니다.

5 나는 정신을 흐리게 하는 중독성 약물이나 부주의하게 만드는 술을 마시지 않는 계를 지키겠습니다.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四聖諦]

1 삶에 괴로움과 불만족이 있다는 사실

2 괴로움의 원인

3 괴로움의 소멸

4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

 

여덟 겹의 길[八正道]

1 바른 견해

2 바른 의도

3 바른 언어

4 바른 행위

5 바른 생활

6 바른 정진

7 바른 마음챙김

8 바른 집중

 

아나빠나사띠 명상에 대한 설명

수행자는 숲 속으로 들어가거나 나무 아래 또는 빈 공간에 다리를 포개고 앉는다. 몸을 바로 세우고 명상의 대상에 마음챙김(mindfulness)을 확립한다. 한 번의 들숨에 온전히 마음을 모으고, 다시 한 번의 날숨에 온전히 마음을 모은다.

1 길게 숨을 들이 쉬면서, '나는 길게 숨을 들이쉰다'라고 분명히 안다. 또는 길게 숨을 내쉬면서, '나는 길게 숨을 내쉰다'라고 분명히 안다.

2 짧게 숨을 들이 쉬면서, '나는 짧게 숨을 들이쉰다'라고 분명히 안다. 짧게 숨을 내쉬면서 '나는 짧게 숨을 들이쉰다'라고 분명히 안다.

3 '호흡의 전체를 경험하면서 나는 숨을 들이쉰다'고 하면서 수행한다. 그리고 '내쉬는 호흡의 전체를 경험하면서 나는 숨을 내쉰다'라고 하면서 수행한다.

4 호흡의 전체를 고요하게 하면서 나는 숨을 들이쉰다'라고 하면서 수행한다. 그리고 '호흡의 전체를 고요하게 하면서 나는 숨을 내쉰다'라고 하면서 수행한다.

 

수행의 장애

1 감각적 욕망

2 성냄과 혐오

3 게으름과 혼침

4 들뜸과 후회

5 의심

 

선정의 요소

1 일으킨 주의(vitakka)

2 머무는 주의(vicara)

3 기쁨(piti)

4 행복(sukha)

5 한 정점(ekaggata)

 

각 선정의 요소는 다음과 같이 장애의 특성을 무력화시킨다

1 일으킨 주의(vitakka)는 감각적 욕망을 잠재운다.

2 머무는 주의(vicara)는 성냄과 혐오를 가라앉힌다.

3 기쁨(piti)은 게으름과 혼침을 억제한다.

4 행복(sukha)은 들뜸과 회한을 제거한다.

5 한 정점(ekaggata)은 의심을 극복한다.

 

수행자들은 사마타 수행에서 세 가지 유형의 집중을 만난다

1 찰나집중

2 근접집중

3 몰입집중

 

나는 두 번째 성스러운 진리인 번뇌를 볼 수 있었다. 마침내 내 자신의 망상과 굴복을 통해서 보게 된 것이다. 뜨거운 숯을 보았고 진정으로 그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것인지 까달았다. 시간이 지난 후 내 손을 펴 그것들을 보낼 수 있었다. 나는 이제 나 자신과 함께 명상과 생활 모두에 있어서 진리에 가깝게 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무엇이 다가오든지 그것과 함께 더 잘 해낼 수 있다.

 

집중수행을 하는 데 있어 좋지 않은 동기들

1 성과 추구

2 기쁨에 탐닉

3 신비한 정신적 능력의 계발

4 사마타를 마지막 수행으로 생각하기

 

첫 번째 좌선에서 첫 번째 선정에 이르는 여덟 가지 경계

1 처음 좌선하다.

2 니밋따(nimitta)가 시작되다.

3 니밋따가 강화되다.

4 니밋따가 안정되다.

5 니밋따가 견고하고 활력 있게 되다.

6 니밋따가 입출식 지점과 동화되는 쪽으로 움직이다.

7 니밋따와 입출식 지점이 합쳐져서 '입출식 니밋따'가 되다.

8 입출식 니밋따는 의식을 첫 번째 선정으로 이끈다.

 

네 가지 색계선정 그리고 연관된 선정의 요소들

1 첫 번째 선정 : 기울인 주의, 머무는 주의, 기쁨, 행복, 한 정점

2 두 번째 선정 : 기쁨, 행복, 한 정점

3 세 번째 선정 : 행복, 한 정점

4 네 번째 선정 : 한 정점, 평정

 

다섯 가지 선정의 숙련

1 선정의 요소들로 주의를 돌리다(주의를 일깨우거나 향하게 하다).

2 언제든지 원할 때 선정에 들어가다.

3 정해진 시간 동안 선정에 머물기를 결의하고 시간적 결의를 지키다.

4 원하는 시간에 선정에서 나오다.

5 선정의 요소들을 반조하다.

 

색계선정과 함께하는 수행법들

1 32가지 몸의 부분에 대한 명상

2 해골 명상

3 흰색 까시나(kasina)

4 닐라(갈색 · 검은색 · 푸른색) 까시나

5 노란색 까시나

6 빨간색 까시나

7 땅 까시나

8 물 까시나

9 불 까시나

10 바람 까시나

11 빛 까시나

12 공간 까시나處定

 

네 가지 무색계선정

1 무한한 공간의 영역(다섯 번째 선정, 空無邊處定)

2 무한한 의식의 영역(여섯 번째 선정, 識無邊處定)

3 아무것도 없음의 영역(일곱 번째 선정, 無所有處定)

4 지각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닌 영역(여덟 번째 선정, 非想非非想處定)

 

네 가지 범주[四梵住, 四無量心, Bramaviharas]

1 자애[慈, Metta]

2 연민[悲, Karuna]

3 기뻐함[喜, Mudita]

4 평정[捨, Upekkha]

 

네 가지 보호 명상

1 자애(사랑)

2 붓다에 대한 반복적인 생각

3 부정(不淨) 명상

4 죽음에 대한 반복적인 생각(회상)

 

 

posted by 황영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