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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6. 13. 13:00 내가 읽은 책들/2017년도

2017-026 사랑할 시간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장영희 지음

2014, 샘터

 

시흥시중앙도서관

SA209073

 

840.9

장64ㅅ

 

다음 세대가 묻다

"왜 문학 작품을 읽어야 하나요?"

 

장영희가 답하다

"문학은 우리가 어떻게 사랑하며 살아가야 하는지를

알려 주니까요."

 

문학에서 찾은 사랑해야 하는 이유

 

아우름 02

 

장영희

열정적으로 사람을 사랑하고, 문학을 사랑하고, 진리를 사랑하고, 하루하루의 일상을 사랑했던 영문학자이자 에세이스트. 많은 이들이 문학의 숲에서 사랑을 만나기를 희망하며 학생들을 가르치고 문학에 대한 에세이를 썼으며, 《문학의 숲을 거닐다》, 《생일》, 《축복》 등의 책을 펴냈다.
1952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강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뉴욕 주립대에서 영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컬럼비아대에서 1년간 번역학을 공부했으며, 서강대 영미어문 전공 교수이자 번역가, 칼럼니스트, 중고교 영어 교과서 집필자로 왕성한 활동을 했다.
첫 에세이집 《내 생애 단 한번》으로 '올해의 문장상'을 수상했으며, 병상에서 쓴 마지막 책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은 수많은 독자들의 마음을 울리며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번역서로는 아버지 장왕록 박사와 함께 번역한 펄벅의 《대지》 3부작을 비롯해《종이시계》, 《슬픈 카페의 노래》, 《피터팬》(국내 최초 완역), 《산타클로스가 정말 있나요?》 등이 있다.
암 투병을 하면서도 희망과 용기를 주는 글을 독자에게 전하던 그는 2009년 5월 9일 향년 57세로 세상을 떠났다. 하늘나라로 떠난 후에도 그가 남긴 문학의 향기는 더욱 깊어져 유고집 《이 아침, 축복처럼 꽃비가》, 열두 달 영미시 산책 《다시, 봄》, 강연록 《어떻게 사랑할 것인가》가 출간된 바 있다. 이번 책은 그가 여러 라디오 방송에서 했던 '문학 강연' 원고를 정리한 것이다.

 

죽음보다 더 강한 것은 이성이 아니라 사랑이다.

_토마스 만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우리의 인생 과업 중에 가장 어려운 마지막 시험이다. 다른 모든 일은 그 준비 작업에 불과하다.

_라이너 마리아 릴케

 

사랑을 치유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더 많이 사랑하는 것이다.

_헨리 데이비드 소로

 

| 차 례 |

 

여는 글 사랑은 살리는 것

1장. 사랑하고 잃는 것이 차라리 나으리


사랑에 빠진 후 가슴속에 늘 시가 있습니다

작가들의 연애편지


사랑의 힘

엘리자베스 바렛 브라우닝


내가 다시 태어난 날

크리스티나 로제티


사랑하고 잃는 것이 차라리 나으리

앨프리드 테니슨


나의 일은 사랑입니다

에밀리 디킨스


사랑, 그 지독한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첫사랑이 나를 다시 부르면

새러 티즈데일


사랑의 철학

퍼시 비쉬 셸리


스캔들과 사랑 사이

조지 고든 바이런



2장. 어떻게 사랑하며 살아가는가


내 생애 최고의 연애소설

에밀리 브론테 《폭풍의 언덕》


혼자만의 것

카슨 매컬러스 《슬픈 카페의 노래》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한 곳

도스토예프스키 《카라마조프의 형제들》


진정으로 위대한 것

스콧 피츠제럴드 《위대한 개츠비》


아버지는 누구인가

다니엘 월러스 《큰 물고기》


불 켜진 나의 창밖에는

《안데르센 동화》


동심, 마음의 고향

제임스 매튜 베리 《피터팬》


나의 그 사람

윌라 S. 캐더 《나의 안토니아》



장영희 교수의 사랑에 관한 에세이 아프게 짝사랑하라

'진짜'가 되는 길

젊음의 의무

 

눈과 서리 사이에서 꽃 한 송이가 반짝입니다.

마치, 내 사랑이 삶의 얼음과 악천후 속에서 빛나듯이 말입니다.

어쩌면 오늘 가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난 잘 있고, 마음도 편안합니다.

그리고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 당신을 더 사랑합니다.

_1780년경 요한 볼프강 괴테가 샤를로테 폰 슈타인에게 보낸 편지 중에서

 

나는 열한 시 삼십 분에 들어왔습니다.

그러고는 줄곧 바보처럼 안락의자에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당신의 목소리밖에는 들리지 않습니다.

나는 언제나 당신이 '사랑하는 당신'이라고 부르는 소리를 듣고 있는 바보입니다.

나는 오늘 두 사람에게나 말도 하지 않고 냉정하게 굴어서 그들의 기분을 언짢게 만들었습니다.

내가 듣고 싶은 것은 그들의 목소리가 아니라,

당신의 목소리이기 때문입니다.

_1904년 제임스 조이스가 노라 바너클에게 보낸 편지 중에서

 

사랑하는 당신이여,

내가 무엇을 잘못했기에 이토록 나를 괴롭히십니까?

오늘도 편지가 없군요.

첫 번째 들어 오는 우편에도, 두 번째 우편에도 말입니다.

이토록 나의 마음을 아프게 하시다니요!

당신이 보내는 단 한 글자라도 보면 내 마음은 행복해질 텐데요!

당신은 내가 싫증이 난 것입니다.

그 외에 다른 이유를 생각해 낼 수가 없군요.

_1912년 프란츠 카프카가 펠리스 바우어에게 보낸 편지 중에서

 

사랑하는 당신, 나에게 운율을 만드는 재주가 있었으면 합니다.

당신과 사랑에 빠진 이후, 내 머리와 가슴속에는 언제나 시가 있습니다.

아니, 당신이 바로 시입니다.

당신은 자연이 부르는 달콤하고 소박하고 즐거운 노래와 같습니다.

_《주홍 글씨》의 작가 너대니얼 호손이 아내 소피아 피바디에게 보낸 편지

 

당신이 날 사랑해야 한다면


                                                 _엘리자베스 배릿 브라우닝


당신이 날 사랑해야 한다면

오직 사랑만을 위해 사랑해 주세요.

그녀의 미소 때문에… 그녀의 모습… 그녀의

부드러운 말씨… 그리고 내 맘에 꼭 들고

힘들 때 편안함을 주는 그녀의 생각 때문에

'그녀를 사랑해' 라고 말하지 마세요.

사랑하는 이여, 이런 것들은 그 자체로나

당신 마음에 들기 위해 변할 수 있는 것,

그리고 그렇게 얻은 사랑은 그렇게 잃을 수도 있는 법.

내 뺨에 흐르는 눈물

닦아 주고픈 연민 때문에 사랑하지도 말아 주세요.

당신의 위안 오래 받으면 눈물 잊어버리고,

그러면 당신 사랑도 떠나갈 테죠.

오직 사랑만을 위해 사랑해 주세요.

사랑의 영원함으로 당신 사랑 오래오래 지나도록.

 

 

If thou must love me


                                                _Elizabeth Barrett Browning


If thou must love me, let it be for nought

Except for love's sake only. Do not say

"I love her for her smile-her look-her way

Of speaking gently,-for a trick of thought

That falls in well with mine, and certes brought

A sense of pleasant ease on such a day"-

For these things in themselves, Beloved, may

Be changed, or change for thee,-and love, so wrought,

May be unwrought so. Neither love me for

Thine own dear pity's wiping my cheeks dry,-

A creature might forget to weep, who bore

Thy comfort long, and lose thy love thereby!

But love me for love's sake, that evermore

Thou may'st love on , through love's eternity.

 

바렛 양, 당신의 시를 온 마음 다해 사랑합니다. (…) 당신의 시는 내 속으로 들어와 나의 한 부분이 되었습니다. (…) 온 마음 다해 이 시집들을 사랑하고, 당신도 사랑합니다.

 

I love your verses - with all my heart, dear Miss Barret. (…) so into me has it gone, and part of me has it become (…) I do, as I say, love these books with all my heart - and I love you too.

 

 

당신을 어떻게 사랑하느냐구요?

_엘리자베스 배릿 브라우닝

내가 당신을 어떻게 사랑하냐구요? 방법을 꼽아 볼게요.

살아가는 목적과 완전한 아름다움을 찾을 때

아스라이 내 영혼이 닿을 수 있는 깊이만큼,

넓이만큼, 그 높이만큼 당신을 사랑합니다.

햇빛과 촛불 아래

일상의 그지없이 조용한 필요에 따르듯이 당신을 사랑합니다.

당신을 자유롭게 사랑합니다.

올바름을 위해 애쓰는 사람들처럼.

당신을 순수하게 사랑합니다.

칭찬을 외면하는 사람들처럼.

지난날 슬픔에 쏟았던 격정과 어린 날의 신앙으로 당신을 사랑합니다.

내 곁을 떠난 이들과 함께 떠난 줄만 알았던 사랑으로 당신을 사랑합니다.

내 삶의 모든 숨결과 미소와 눈물로 당신을 사랑합니다.

 

How Do I Love Thee?

How do I love thee? Let me count the ways.

I love thee to the depth and breadth and height

My soul can reach, when feeling out of sight

For the ends of being and ideal grace.

I love thee to the level of every day’s

Most quiet need, by sun and candle-light.

I love thee freely, as men strive for right.

I love thee purely, as they turn from praise.

I love thee with the passion put to use

In my old griefs, and with my childhood’s faith.

I love thee with a love I seemed to lose

With my lost saints. I love thee with the breath,

Smiles, tears, of all my life; and, if God choose,

I shall but love thee better after death.

 

참으로 그러하리까
       
                                                      _엘리자베스 배릿 브라우닝

참으로 그러하리까 이 자리에 누워 내가 죽는다면
내가 없음으로 당신이 삶의 기쁨을 잃으리까
무덤의 습기가 내 머리를 적시운다고 햇빛이 당신에게 차가우리까
그러리라는 말씀을 편지로 읽을 때
나는 임이여 놀랬나이다 나는 그대의 것이외다
그러나 임께야 그리 끔찍하리까
나는 손이 떨리는 때라도
임의 술을 따를 수 있사오리까
그렇다면 나의 영혼은 죽음의 꿈을 버리옵고
삶의 낮은 경지를 다시 찾겠나이다
사랑! 나를 바라보소서 나의 얼굴에 더운 숨결을 뿜어주소서
사랑을 위하여 재산과 계급을 버리는 것을
지혜로운 여성들이 이상히 여기지 않듯
나는 임을 위하여 무덤을 버리오리다
그리고 눈앞에 보이는 고운 하늘을
당신이 있는 이 땅과 바꾸오리다

 

Is It Indeed So?
  
Is it indeed so? If I lay here dead,
Wouldst thou miss any life in losing mine?
And would the sun for thee more coldly shine
Because of grave-damps falling round my head?
I marvelled, my Beloved, when I read
Thy thought so in the letter. I am thine--
But. . .so much to thee? Can I pour your wine
While my hands tremble? Then my soul, instead
Of dreams of death, resumes life's lower range.
Then, love me, Love! Look on me--breathe on me!
As brighter ladies do not count it strange,
For love, to give up acres and degree,
I yield the grave for thy sake, and exchange
My near sweet view of Heaven, for earth with thee!

             (Elizabeth Barrett Browning)

 

 

생일

_크리스티나 로제티

내 마음은 물오른 가지에 둥지 튼

한 마리 노래하는 새입니다.

내 마음은 탐스런 열매로 가지가

휘어진 한 그루 사과나무입니다.

 

내 마음은 무지갯빛 조가비,

고요한 바다에서 춤추는 조가비입니다.

내 마음은 이 모든 것들보다 더 행복합니다.

내게 사랑이 찾아왔기 때문이지요.

저를 위해 비단과 솜털로 단壇을 세워 주세요.

 

그 단에 모피와 보랏빛 장식 천 드리우고

무늬 화려한 공작을 새겨 주세요.

금빛, 은빛 포고송이와

잎사귀, 또 은빛 백합화를 수놓아 주세요.

 

이제야 내 삶이 시작되었으니까요.

내게 사랑이 찾아 왔으니까요.

 

A Birthday

_Christina Rossetti

    My heart is like a singing bird

    Whose nest is in a water'd shoot;

    My heart is like an apple-tree

    Whose boughs are bent with thickset fruit;

 

5   My heart is like a rainbow shell

    That paddles in a halcyon sea;

    My heart is gladder than all these

    Because my love is come to me.

    Raise me a dais of silk and down;

10 Hang it with vair and purple dyes;

    Carve it in doves and pomegranates,

    And peacocks with a hundred eyes;

    Work it in gold and silver grapes,

    In leaves and silver fleurs-de-lys;

   

15 Because the birthday of my life

    Is come, my love is come to me.

 

 

 무엇이 무거울까?

_크리스티나 로제티

무엇이 무거울까?

바다모래와 슬픔이

무엇이 짧을까?

오늘과 내일이

무엇이 약할까?

봄꽃들과 청춘이

무엇이 깊을까?

바다와 진리가

 

What are heavy?

_Christina Rossetti

What are heavy?

sea-sand and sorrows:

What are brief?

today and tomorrow:

What are frail?

spring blossoms and youth:

What are deep?

the ocean and truth.

 

 

사우보思友譜

_ 알프레드 테니슨

 

조금도 부러워 않으리

고귀한 분노를 모르는 포로를

여름 숲을 전혀 모르는

새장에서 태어난 방울새를

 

부러워 않으리, 시간의 들녘에서

제멋대로 뛰어 놀며

죄책감에 얽매이지도 않고

양심도 깨어있지 않은 짐승들을

 

자신은 축복받앗다 생각할지도 모르지

하지만 사랑의 맹세를 한 번도 해본 적 없이

태만의 잡초로 뒤덮인 무기력한 가슴이나

결핍에서 생겨난 마음의 평화 따위는 부럽지 않아

 

무슨 일이 잇어도 나는 이를 진리로 여기리

가장 슬픈 때에도 나는 느끼리

 

한 번도 사랑해 본 적 없는 것보다

사랑해 보고 잃는 것이 차라리 낫다는 것을.

 

 

In Memoriams

_Alfred Lord Tennyson

I envy not in any moods

The captive void of noble rage,

The Linnet born within the cage,

That never knew the summer woods:

 

In envy not the beast that takes

His license in the field of time,

Unfetter’d by the sense of crime,

To whom a conscience never wakes;

 

Nor, what may count itself as blest,

The heart that never plighted troth

But stagnates in the weeds of sloth:

 

I hold it true, whate'er befall;

I feel it, when I sorrow most;

 

'T is better to have loved and lost

Than never to have loved at all.

 

 

암벽 사이에 핀 꽃

_알프레드 테니슨

틈이 벌어진 암벽 사이에 핀 꽃

그 암벽에서 널 뽑아 들었다.

여기 뿌리까지 널 내 손에 들고 있다.

작은 꽃-하지만 내가 너의 본질을

 

뿌리까지 송두리째 이해할 수 있다면

하느님과 인간이 무언지 알 수 있으련만

 

Flower in the crannied wall

_Alfred, Lord Tennyson

Flower in the crannied wall,
I pluck you out of the crannies;
Hold you here, root and all, in my hand,
Little flower-but if I could understand
What you are, root and all, and all in all,
I should know what God and man is.

 

 

모래톱을 건너며

_알프레드 테니슨

시간과 공간의 경계로부터

물살이 나를 멀리 데려가

모래톱을 건넜을 때

나의 인도자를 뵐 수 있으면,

 

Crossing the Bar

_Alfred, Lord Tennyson

from out our bourne of Time and Place
The flood may bear me far,
I hope to see my Pilot face to face
When I have crost the bar.

 

 

율리시스

_알프레드 테니슨

얼마나 지리한가, 멈춘다는 것은, 끝장낸다는 것은!

닦지 않아 녹슬고, 쓰지 않아 빛나지 않는 것은!

마치 숨만 쉬면 그것이 인생의 전부인 양!

 

Ulysses

_Alfred, Lord Tennyson

How dull it is to pause, to make an end,
To rust unburnished, not to shine in use!
As though to breathe where life!

 

 

만약 내가……

_에밀리 디킨슨

만약 내가 한 사람이 가슴앓이를

멈추게 할 수 있다면,

나 헛되이 사는 것은 아니리.

만약 내가 누군가의 아픔을

쓰다듬어 줄 수 있다면,

혹은 고통 하나를 가라앉힐 수 있다면,

혹은 기진맥진 지친 한 마리 울새를

둥지로 되돌아가게 할 수 있다면,

나 헛되이 사는 것은 아니리.

 

If I can……

_Emily Dickinson

If I can stop one heart

from breaking,

I shall not live in vain;

If I can ease one life

the aching,

Or cool one pain,

Or help one fainting robin

unto his nest again,

I shall not live in vain.

 

 

나는 오래 기다렸습니다--사랑하는 이여--

그러나 나는 더 기다릴 수 있습니다.

--내 연갈색 머리가 희끗희끗해질 때까지--

내가 '새하얀 옷'을 걸치고 나타나면

당신은 어쩌시렵니까?

 

I waited a long tie-- Master--

but I can wait more

--wait till my hazel hair is dappled--

what would you

do with me if I came "in white"?

 

 

사랑은 생명 이전이고

 

사랑은- 생명 이전이고

죽음- 이후이며-

천지창조의 시작이고

지구의 해석자-

 

Love Is Anterior to Life

 

Love- is anterior to Life-

Posterior- to death-

Initial of Creation, and

The Exponent of Earth-

 

사랑은 하나의 완전한 고통입니다. 그 무엇으로도 그 아픔을 견뎌낼 수 없습니다.

(…) 고통은 오랫동안 남습니다. 가치 있는 고통은 쉽게 사그러들지 않는 법이니까요.

 

love is that one perfect labor nought can supersede.

(…) the pain is still tere, for pai tat is worthy does not go soon.

 

 

넓은 평원을 만들려면 클로버 한 개와 벌 한 마리,

클로버 한 개, 그리고 벌 한 마리,

그리고 상상만 있으면 됩니다.

벌이 드물면

상상만 있어도 되지요.

머나먼 세계로 우리를 싣고 가는 데는

책만 한 배가 없지요.

 

To make a prairie it takes a clover and one bee,

One clover, and a bee,

And revery.

When bees are few,

Only revery will do.

 

There is no Frigate like a Book

To take us Lands away.

 

 

이 시는 답장 없는,

세상을 향해 쓰는 나의 편지입니다.

 

This is my letter to the World

That never wrote to Me

 

 

낙엽은 떨어지고

_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가을이 우리를 사랑하는 기다란 잎새 위에 머뭅니다.

보릿단 속 생쥐 위에도 머뭅니다.

우리 머리 위에 드리워진 마가목 잎새가 노랗게 물들고

이슬에 젖은 산딸기 잎새도 노랗게 물들어 갑니다.

 

이울어 가는 사랑의 시간이 우리를 둘러쌉니다.

슬픔에 가득 찬 우리 영혼은 지금 피곤하고 지쳐 있죠.

우리 이제 헤어져요. 정열의 계절이 우리를 잊기 전에

그대의 숙인 이마에 입맞춤과 눈물을 남기고.

 

The Falling Of The Leaves

_William Butler Yeats

AUTUMN is over the long leaves that love us,

And over the mice in the barley sheaves;

Yellow the leaves of the rowan above us,

And yellow the wet wild-strawberry leaves.

 

The hour of the waning of love has beset us,

And weary and worn are our sad souls now;

Let us patt, ere the season of passion forget us,

With a kiss and a tear on thy drooping brow.

 

 

키 크고 고귀하면서도 사과꽃 빛깔로 물든

섬세한 얼굴과 가슴의 그녀

 

Tall and noble but with face and bosom

Delicate in color as apple blossom

 

 

당신의 아름다움을 생각했어요. 그러자 그 생각은

날카로운 사념이 화살이 되어 내 뼛속 깊이 박혔어요.

 

I thought of your beauty, and this arrow,

Made out of a wild thought, is in my marrow.

 

 

나는 난감한 무엇인가에 사로잡혀 버렸습니다.

내 핏줄을 타고 흐르던 생기는 말라 버렸고

내 가슴에서 용솟음치는 기쁨과 자연스레 솟아나던 만족감도

갈가리 찢겼습니다

 

The fascination of what's difficult

Has dried the sap out of my veins, and rent

Spontaneous joy and natural content

Out of my heart

 

 

내 청춘이 다하도록 내 모든 것을

앗아간 그녀의 정체는 무엇이란 말인가

(…) 날이 밝으면

그녀를 위해 깨어 있으며

나의 선과 악을 가늠해 본다.

 

And what of her that took

All till my youth was gone

(…) When day begins to break

I count my good and bad,

Being wakeful for her sake

 

 

음주가

_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술은 입으로 들어오고

사랑은 눈으로 들어오네

우리가 늙어서 죽기 전에

알게 될 진실은 그것뿐

술잔을 들어 입가에 가져가며

그대 보고 한숨짓네.

 

A Drinking Song

_William Butler Yeats

Wine comes in at the mouth

And love comes in at the eye;

That’s all we shall know for truth

Before we grow old and die.

I lift the glass to my mouth,

I look at you, and I sigh.

 

 

사랑

_새러 티즈데일

그리운 눈빛으로 뒤돌아보고 내가 오리라는 걸 알아주세요

미풍에 제비가 날아오르듯 당신의 사랑으로 날 일으켜

해가 쬐든 비바람이 불든 우리 멀리 도망가요

'하지만, 내 첫사랑이 날 다시 부르면 어떡하지요?'

 

용감한 바다가 흰 파도를 떠받치듯 날 꼭 껴안고

산속에 숨은 당신의 집까지 멀리 데려가세요

평화로 지붕을 얹고 사랑으로 문에 빗장을 걸어요

'하지만, 내 첫사랑이 날 또 부르면 어떡하지요?'

 

The Flight

_Sara Teasdale

Look back with longing eyes and know that I will follow,

Lift me up in your love as a light wind lifts a swallow,

Let our flight be far in sun or blowing rain—

But what if I heard my first love calling me again?



Hold me on your heart as the brave sea holds the foam,

Take me far away to the hills that hide your home;

Peace shall thatch the roof and love shall latch the door—

But what if I heard my first love calling me once more?

 

 

아, 내가 붉은 장미넝쿨에 피어나는

보드라운 장미꽃이라면

그이의 창까지 뻗어 올라

그이의 창틀을 아름답게 만들 텐데.

 

Oh if I were the velvet rose

Upon the red rose vine,

I'd climb to touch his window

And make his casement fine.

 

 

내가 죽어 내 위로 눈부신 4월이

비에 젖은 머릿단을 풀어 헤칠 때

당신이 쓰라린 가슴을 안고 내게 기대어 온다 해도

나는 상관치 않겠어요

 

내 마음은 평화로울 거예요

쏟아지는 비에 가지가 쓰러져도 평화로운 나무처럼

그리고 지금의 당신보다

더 말없고 차가울 거예요

 

When I am dead and over me bright April

Shakes out her rain-drenched hair,

Tho'you should lean above me broken-hearted,

I shall not care.

 

I shall have peace, as leafy trees are peaceful

When rain bends down the bough,

And I shall be more silent and cold-hearted

Than you are now.

 

 

연금술

 

봄이 샛노란 데이지를 빗속에 피워 올리듯,

나도 내 마음의 잔을 들어 올립니다.

비록 고통만 담겨 있겠지만,

그래도 내 마음은 사랑스러운 잔이 될 것입니다.

 

꽃과 잎으로부터 배우렵니다.

이슬방울 하나하나를 물들이는 법을,

향기 잃은 슬픔의 포도주 색을

살아 있는 황금색으로 바꾸는 것을.

 

Alchemy

 

I lift my heart as spring lifts up
A yellow daisy to the rain;
My heart will be a lovely cup
Altho' it holds but pain.

For I shall learn from flower and leaf
That color every drop they hold,
To change the lifeless wine of grief
To living gold.

 

 

나는 당신의 것이 아닙니다. 당신 때문에 나를 잃지 않습니다.

(…)나는 나입니다.

 

I am not yours, Not lost in you.

(…)Yet I am I.

 

 

기도

 

나 죽어 갈 때 말해 주소서.

채찍처럼 살 속을 파고들어도

나 휘날리는 눈 사랑했다고.

모든 아름다운 걸 사랑했노라고.

그 아픔을 기쁘고 착한

미소로 받아들이려 애썼다고.

심장이 찢어진다 해도

내 영혼 닿는 데까지 깊숙이

혼신을 다 바쳐 사랑했노라고.

삶을 삶 자체로 사랑하며

모든 것에 곡조 붙여

아이들처럼 노래했노라고.

 

A Prayer

 

When I am dying, let me know
That I loved the blowing snow
Although it stung like whips;
That I loved all lovely things
And I tried to take their stings
With gay unembittered lips;
That I loved with all my strength,
To my soul's full depth and length,
Careless if my heart must break,
That I sang as children sing
Fitting tunes to everything,
Loving life for its own sake.

 

 

부드러운 음성이 사라져도 음악은

_퍼시 비쉬 셸리

부드러운 음성이 사라져도, 음악은

추억 속에 메아리치고-

달콤한 오랑캐꽃이 져도, 그 향기는

향기가 불러일으킨 감각 속에 생생하게 남습니다.

장미꽃이 져도, 그 꽃잎은

사랑하는 이의 잠자리를 뒤덮습니다.

그러므로 당신이 떠나도, 당신 생각은

내 마음에 사랑으로 남을 것입니다.

 

Music, When Soft Voices Die

_Percy Bysshe Shelly

1  Music, when soft voices die,

    Vibrates in the memory;

    Odours, when sweet violets sicken,

    Live within the sense they quicken.

 

5  Rose leaves, when the rose is dead,

    Are heap'd for the belovèd's bed;

    And so thy thoughts, when thou art gone,

    Love itself shall slumber on.

 

 

사랑하는 것, 그리고 견뎌 내는 것.

이것만이 인생이고, 기쁨이며, 왕국이고, 승리이다.

 

To love, and to bear:

This is alone Life, Joy, Empire, and Victory

 

 

시는 세상에서 최상이고 가장 아름다운 모든 것들을 영원하게 만든다. 인간 속에 있는 신성함을 퇴락 속에서 구하고 (…) 모든 것을 아름다운 것으로 환원시킨다.

 

Poetry makes immortal all that is best and most beautiful in the world; it redeems from decay the visitations of the divinity in man (…) turns all things to loveliness.

 

 

사랑의 철학

 

샘물은 강물과 하나 되고

강물은 다시 바다와 섞인다(…)

이 세상에 혼자인 것은 없다.

만물이 원래 신성하고

하나의 영혼 속에서 섞이는데

내가 왜 당신과 하나 되지 못할까.

 

보라 산이 높은 하늘과 입 맞추고

팓가 서로 껴안는 것을(…)

햇빛은 대지를 끌어안고

달빛은 바다에 입 맞춘다.

허나 이 모든 달콤함이 무슨 소용인가

그대가 내게 키스하지 않는다면.

 

Love's Philosophy

 

The fountains mingle with the river
And the rivers with the Ocean,
The winds of Heaven mix for ever
With a sweet emotion;
Nothing in the world is single;
All things by a law divine
in one spirit meet and mingle.
Why not I with thine?-

See the mountains kiss high Heaven
And the waves clasp one another;
No sister-flower would be forgiven
If it disdained its brother;
And the sunlight clasps the earth
And the moonbeams kiss the sea:
What is all this sweet work worth
If thou kiss not me?

 

 

그 누구에게

_조지 고든 바이런

딱 한 번, 감히 눈을 들어

내 눈을 들어 당신을 바라보았어요.

그날 이후, 내 눈은 이 하늘 아래

그 어떤 것도 보지 못하게 되었지요.

 

밤이 되면 잠이 찾아와 눈을 감기지만, 부질없어라

내게는 밤도 한낮이 되어

꿈이 아니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을

펼쳐 보이죠. 짓궂게도 말이죠.

 

그 꿈은 비운의 꿈--수많은 창살이

당신과 나의 운명을 갈라놓지요.

내 열정은 격렬하게 싸우지만

당신은 여전히 평화로우니.

 

TO ——

_George Gordon, Lord Byron

But once I dared to lift my eyes,

To lift my eyes to thee;

And since that day, beneath the skies,

No other sight they see.

 

In vain sleep shuts them in the night

The night grows day to me

Presenting idly to my sight

What still a dream must be.

 

A fatal dream--for many a bar

Divides thy fate from mine;

And still my passions wake and war,

But peace be still with thine.

 

 

내 먼 훗날 그대를

다시 만난다면

어떻게 인사할까?

침묵과 눈물로-

 

If I should meet thee

After long years.

How should I greet thee?

With silence and tears-

 

 

자, 이제 더 이상은 밤늦도록

배회하지 말자.

가슴은 여전히 사랑에 불타고

달빛 또한 여전히 빛날지라도

 

So we'll go no more a-roving

So late into the night

Though the heart be still as loving

And the moon be still so bright.

 

 

그는 나보다 더 나아, 내가 이 세상에서 겪은 지독한 고통은 모두 히스클리프의 고통이었어. 모든 것이 죽어 없어져도 그가 남아 있다면 나는 계속 존재하는 거야. 하지만 다른 모든 것은 남아 있되, 그가 없어진다면 우주는 아주 낯선 곳이 되고 말겠지. 린튼에 대한 나의 사랑은 숲 속의 잎사귀와 같아. 겨울이 되면 나무들의 모습이 달라지듯이 시간이 흐르면 달라지리라는 걸 나는 잘 알고 있어. 그러나 히스클리프에 대한 내 사랑은 그 아래 잇는 영원한 바위와 같아. 넬리, 내가 바로 히스클리프야! 그는 언제나, 언제까지나 내 마음속에 있어. 바로 나 자신으로 내 마음속에 있는 거야.

 

 

이 세상에 그녀와 연관되지 않은 것이 뭐가 있길래? 그녀 생각을 불러일으키지 않는 것은 하나도 없단 말이야! 바로 지금 땅바닥을 내려다보기만 해도 깔려 있는 돌마다 그녀 모습이 떠올라! 흘러가는 구름송이마다, 나무 한 그루마다, 밤에는 들이쉬는 숨결마다, 낮에는 눈에 띄는 모든 것 하나하나마다, 온통 그녀의 모습에 둘러싸여 있는 거야. 흔해 빠진 남자와 여자의 얼굴들에서--심지어 나 자신의 모습에서까지--그녀를 닮은 점이 튀어나와 나를 조롱하거든, 온 세상이 그녀가 존재했고 내가 그녀를 잃었다는 끔찍한 기억을 모아 놓은 진열장이란 말이야!

 

 

부귀영화를 가볍게 여기네

_에밀리 브론테

부귀영화를 난 가볍게 여기네.

사랑도 웃어넘기네.

명예욕도 아침이 오면

사라지는 한때의 꿈일 뿐.

 

내가 기도한다면, 내 입술 움직이는

단 한 가지 기도는

"제 마음 지금 그대로 두시고

제게 자유를 주소서!"

 

그렇다, 화살 같은 삶이 종말로 치달을 때

내가 바라는 것일 단 한 가지.

삶에도 죽음에도 인내할 용기 있는

자유로운 영혼이 되기를.

 

Riches I hold in light esteem

_Emily Jane Brontë

Riches I hold in light esteem,

And Love I laugh to scorn;

And lust of Fame was but a dream

That vanished with the morn;

 

And if I pray, the only prayer

That moves my lips for me

Is, "Leave the heart that now I bear,

And give me liberty!"

 

Yes, as my swift days near their goal,

'Tis all that I implore:

In life and death a chainless soul,

With courage to endure.

 

 

우선 사랑이란, 두 사람의 공동 경험a joint experience between two persons이다.

그러나 여기서 공동 경험이라 함은, 두 사람이 같은 경험을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사랑을 주는 사람과 사랑을 받는 사람이 있지만, 두 사람은 완전히 별개의 세계에 속한다. 사랑을 받는 사람은 사랑을 주는 사람의 마음속에 오랜 시간에 걸쳐 조용히 쌓여 온 사랑을 일깨우는 역할을 하는 것에 불과할 경우가 많다. 그는 자신의 사랑이 고독한 것임을 영혼 깊숙이 느낀다.

이런 이유로 사랑을 주는 사람이 해야 할 일이 딱 한 가지가 있다. 그는 온 힘을 다해 사랑을 자기 내면에만 머무르게 해야 한다. 자기 속에 완전히 새로운 세상…… 강렬하면서 이상야릇하고, 그러면서도 완벽한 그런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것은 여기서 사랑하는 사람이란 반드시, 결혼반지를 사기 위해 돈을 모으는 젊은 남자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남자일 수도 있고, 여자, 아이, 아니 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인간도 될 수 있는 것이다.

이제 사랑을 받는 사람에 대해서도 얘기해 보자. 아주 이상하고 기이한 사람도 누군가의 마음에 사랑을 불 지를 수 있다. 선한 사람이 폭력적이면서도 천한 사랑을 자극할 수도 있고, 의미 없는 말만 지껄이는 미치광이도, 누군가의 영혼 속에 부드럽고 순수한 목가를 깨울지도 모른다. 그래서 어떤 사랑이든지 그 가치나 질은 오로지 사랑하는 사람 자신만의 결정일 수 있다.

_카슨 매컬러스Carson McCullers, 1917~1967

 

 

지옥이란 다름 아닌 바로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한 데서 오는 괴로움이다.What is Hell? It is suffering for being no longer able to love (…) 대지에 입 맞추고 끊임없는 열정으로 그것을 사랑하라. 그대 환희의 눈물로 대지를 적시고 그 눈물을 사랑하라. 또 그 환희를 부끄러워하지 말고 그것을 귀중히 여기도록 하라. 그것은 소구의 선택된 자들에게만 주어지는 신의 선물이기 때문이다.

_《카라마조프 형제들》의 조시마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을 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보는 세상은 이전과 다릅니다. 이른 봄에 피어나는 꽃들이 이렇게 키가 작았었나……. 여름날 밤하늘에 이토록 별이 많았었나……. 어쩌면 사랑은 시력을 찾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_영화 <연애 소설>에 나오는 대사

 

 

그리하여 나는 거기 앉아 오랜 미지의 세계에 대해 생각에 잠기면서 개츠비가 데이지의 부두 끝에서 최초로 녹색 불빛을 찾아냈을 때의 그의 경이에 대해 생각했다. 그는 이 푸른 잔디밭을 향해 머나먼 길을 온 것이었고, 그리고 그의 꿈은 너무 가까이 잇어 놓치는 게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는 그 꿈이 이미 깨어져 버렸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도시 저쪽의 광막하게 어두운 어떤 곳으로 흘러가 버렸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_《위대한 개츠비》에서 개츠비의 장례를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가기 전, 이제는 아무도 없이 버려진 개츠비의 집을 찾은 닉이 한 말

 

 

<아버지는 누구인가?>

 

아버지는 기분 좋을 때 헛기침을 하고, 겁날 때 너털웃음을 짓는 사람이다.

아버지는 혼자 마음껏 울 장소가 없어 슬픈 사람이다.

아버지는 매일 머리가 셋 달린 용과 싸우러 나가는 사람이다.

아버지란 '내가 아버지 노릇을 제대로 못하고 있나 보다' 매일 자책하는 사람이다.

아버지는 '가장 좋은 교훈은 손수 모범을 보이는 것이다'라는 격언에 콤플렉스를 느끼는 사람이다.

아버지의 마음은 먹칠을 한 유리로 되어 있어서 잘 깨지지만 속은 잘 보이지 않는다.

자식들이 늦게 들어올 때 어머니는 열 번 걱정하는 말을 하지만 아버지는 열 번 현관을 쳐다본다.

아버지는 '아들딸들이 나를 닮아 주었으면' 하고 바라면서도 '아니, 나를 닮지 않아 주었으면' 하고 이중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다.

아버지는 가족에게 어른인 체를 해야 하지만 친한 친구나 맘이 통하는 사람을 만나면 소년이 되는 사람이다.

아버지는 가족들을 위해 온몸이 부서져라 일해도 '부자 아빠'가 못되어 큰소리치지 못하는 사람이다.

어머니의 마음은 봄가을을 오고 가지만 아버지 마음은 가을겨울을 오간다.

아버지는 어머니 앞에서는 기도도 안 하지만 혼자 차를 운전하면서 큰 소리로 기도하는 사람이다.

아버지! 뒷동산의 바위 같은 이름이다.

시골 마을의 느티나무 같은 크나큰 이름이다.

_ 작자 미상

 

 

(아버지는) 주중에는 물건을 팔고 돈을 벌기 위해 늘 여행 중이었으므로 집을 비우는 때가 많았다. 그것은 실제 몸으로 내게 주는 가르침이었다. 집을 떠나 돌아다니지도 않고, 낯선 곳에서 잠을 자지도 않고, 시간이 없어 길거리에서 대충 식사를 때우지 않아도 되는 직업, 이 세상에 그렇게 고달프지 않은 직업은 없다는 것을 몸소 체험으로 가르치는 것이었다.

 

 

소녀는 또 한 번 성냥불을 켰습니다. 다시 한 번 주위가 밝아졌으며, 그 빛 속에 따뜻한 미소와 사랑을 가득 담은 얼굴로 할머니가 서 계셨습니다. 할머니! 소녀는 말했습니다.

"할머니, 제발 절 데려가 주세요. 성냥이 꺼지면 사라지시잖아요. 아까 그 따뜻한 난로처럼, 맛있는 칠면조처럼, 그리고 그렇게 예쁜 크리스마스트리처럼!"

소녀는 한꺼번에 성냥 모두를 벽에 그었습니다. 할머니를 곁에 머물게 하고 싶었습니다. 성냥들은 아주 환한 불빛을 발하며 낮보다 더 밝아졌습니다. 할머니는 소녀를 팔에 안고 밝은 빛 속에서 기쁘게 높이, 아주 높이 춥지도 않고 배고픔도 없고 아무런 걱정도 없는 곳으로 갔습니다.

_《성냥팔이 소녀》

 

 

이 길은 그 옛날 그날 밤 안토니아와 내가 블랙호크에서 기차를 내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궁금해하며 밀짚 위에 누워 마차를 타고 지나가던 바로 그 길이었다. (…) 그날 밤에 느꼈던 감정들은 너무도 생생해서 손만 뻗으면 어루만질 수 있을 정도였다. 나는 비로소 나 자신으로 되돌아온 기분이 들었으며, 한 인간의 경험의 범주가 그 얼마나 작은 원을 그리고 있는지 깨달은 느낌이었다. 안토니아와 나에게는 이 길은 운명의 길이었으며 또한 우리 모두에게 우리의 앞날을 미리 결정해 주었던 어린 시절의 온갖 시간들을 가져다준 길이기도 했다. (…) 우리가 잃어버린 것이 무엇이었든, 우리는  그 소중하고도 형언할 수 없는 과거를 함께 지니고 있었던 것이다Whatever we had missed, we possessed together the precious, the incommunicable past.

_《나의 안토니아》

 

 

"나는 '진짜 토끼'가 되고 싶어. 진짜는 무엇으로 만들어졌을까?"

잠자는 아이의 머리맡에서 새로 들어온 장난감 토끼가 아이의 오랜 친구인 말 인형에게 물었다.

"진짜는 무엇으로 어떻게 만들어졌는가와는 아무 상관이 없어. 그건 그냥 저절로 일어나는 일이야."

말 인형이 대답했다.

"진짜가 되기 위해서는 많이 아파야 해?"

다시 토끼가 물었다.

"때로는 그래. 하지만 진짜는 아픈 걸 두려워하지 않아."

"진짜가 되는 일은 갑자기 일어나는 일이야? 아니면 태엽 감듯이 조금씩 조금씩 생기는 일이야?"

"그건 아주 오래 걸리는 일이야."

"그럼 진짜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해?"

"아이가 진정 너를 사랑하고 너와 함께 놀고, 너를 오래 간직하면, 즉 진정한 사랑을 받으면 너는 진짜가 되지."

"사랑받으려면 어떻게 하면 되지?"

"깨어지기 쉽고, 날카로운 모서리를 갖고 잇고, 또는 너무 비싸서 아주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하는 장난감은 진짜가 될 수 없어. 진짜가 될 즈음에는 대부분 털은 다 빠져 버리고 눈도 없어지고 팔다리가 떨어져 아주 남루해 보이지. 하지만 그건 문제 되지 않아. 왜냐하면 진짜는 항상 아름다운 거니까."

_《벨벳 토끼》

 

 

먼지가 되기보다는 차라리 재가 되겠다!I'd rather be ashes than dust!"

_잭 런던

 

 

젊은이들이여, 당당하고 열정적으로 짝사랑하라.

사람을 사랑하고, 신을 사랑하고, 학문을 사랑하고,

진리를 사랑하고, 저 푸른 나무 저 높은 하늘을 사랑하고,

그대들이 몸담고 있는 일상을 열렬히 사랑하라.

 

 

 

posted by 황영찬
2017. 6. 12. 15:09 내가 읽은 책들/2017년도

2017-025 손잡지 않고 살아남은 생명은 없다

 

최재천 지음

2014, 샘터

 

능곡도서관

SF076098

 

472.5

최73ㅅ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생명 이야기

 

아우름 01

 

다음 세대가 묻다

"왜 자연과 더불어 살아야 하나요?"

 

최재천이 답하다

"생명은 모두 이어져 있고,

손잡지 않고는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지요."

 

최재천

방황이야말로 젊음의 특권이라며 '아름다운 방황'을 적극 권하는 '방황 전도사'. 어린 시절 그의 전공은 '방황'이었다. 어떻게 하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먹고살 수 있을지 적극적으로 찾아 헤맸고, 마침내 그 꿈의 끈을 붙잡은 다음부터는 뒤돌아보지 않고 앞으로만 내달렸다. 그리고 '생명'이라는 화두를 품고 동물행동학자로 살고 있다.
그는 1953년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났다. 1979년 유학을 떠나 1982년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에서 생태학 석사학위, 1990년 하버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어 하버드대 전임강사를 거쳐 1992년 미시간대의 조교수가 되었다. 1989년 미국곤충학회 젊은과학자상, 2000년 대한민국과학문화상을 수상했고, 1992년부터 1995년까지 미시간 명예교우회의 특별연구원junior fellow을 지냈다.
서울대 생물학과 교수,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한국생태학회장 등을 지냈고,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 교수, 국립생태원 초대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분과 학문의 경계를 넘어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 내고자 설립한 통섭원의 원장이며, 기후변화센터의 공동대표, 생명다양성재단의 대표를 맡고 있다. 《개미제국의 발견》,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 《통섭》, 《과학자의 서재》, 《다윈 지능》등 40여 권의 책을 번역하고 저술했다.

 

| 차 례 |

 

여는 글 아름다운 방황을 하라

1장. 알면 사랑하게 된다

생명이란 무엇인가?
생명은 모두 이어져 있다 | 동물도 생각할 수 있을까? | 왜 부모 자식은 닮는 것일까? | 행동이 유전한다는 증거 | 문화는 유전자의 산물이다 | 유전자 복제, 그 위험성

생각하는 동물의 출현
컴퓨터 잘하는 침팬지 '아이' | 설명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2장. 함께 사는 세상을 꿈꾸며

호모 사피엔스에서 호모 심비우스로
나가수와 진화의 법칙 | Survival of the Fitter | 손잡지 않고 살아남은 생명은 없다 | 인간은 지구에서 얼마나 더 살 수 있을까 | 공감의 세대

학문도 만나야 산다
숙제만 하고 출제는 못 하는 대한민국 | 깊게 파려거든 넓게 파라 | 수능은 쳐도 수학능력은 없다? | 나를 풍요롭게 만들어 준 3년



3장. 생물학자를 꿈꾸는 미래의 후배들에게

21세기는 생물학의 시대
마르지 않는 이야기의 샘 | 통섭의 길목에 생물학이 있다 | 통합생물학의 바람이 분다

동물행동학으로의 초대
재미있는 동물의 세계 | 동물행동학 연구의 어려움 | 동물행동학의 역사 | 프리슈의 실험 : 꿀벌은 색을 구별할 수 있나? | 틴버겐의 실험 : 타고나는가, 학습되는 것인가 | 로렌츠의 실험 : 학습하는 행동



4장. 그래도 꿈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면

돌고 돌아 꿈꾸던 길을 찾다
여전히 촌놈이기를 고집하던 서울 소년 | 고뇌하는 소년 시인 | 소 뒷걸음질 치다 붙잡은 생물학 | “어떻게 하면 당신처럼 살 수 있습니까?”

꿈의 끈을 붙잡고 앞만 보고 달리다
용기 있는 자가 기회를 얻는다 | 자신이 좋아하는 것 한 가지에 몰두하는 사람 | 타잔의 나라, 열대에 가다 | 방황은 젊음의 특권

 

얼굴을 가리고 발만 보이는 저 아이가 내 바로 밑에 있는 동생입니다. 그리고 그 옆에 발을 가운데로 몰고 서 있는 꼬마가 바로 나입니다.

 

중학교 2학년 때 찍은 사진입니다. 당시 우리 집은 남산 밑 해방촌이라는 동네에 있었지요. 실은 저 사진은 무언가 깊은 생각에 잠겨 있는 것 같은 표정을 일부러 지은 뒤 동생에게 카메라를 주고 찍으라고 한 것입니다.

 

 

posted by 황영찬

2017-024 나는 내일을 기다리지 않는다

 

 

강수진

2013, 인플루엔셜

 

대야도서관

SB073035

 

685.099

강56ㄴ

 

잠 자 는   열 정 을   깨 우 는   강 수 진 의   인 생 수 업

 

§ 20대 여성이 가장 존경하는 여성 1위!

 

§ CEO가 뽑은, 13시간 미국행 비행기 옆자리에 앉고 싶은 여성 1위!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 김난도 교수 강력 추천 도서

 

한국 최고의 지성인과 멘토까지 반하게 만든 강수진의 삶

이제 당신의 인생을 바꿀 최고의 강의가 시작된다.

 

자영업자, 직장인, 기업체 대표, 국회의원 등 직업의 종류는 달라도 온리 원이 되고 싶다면 강수진을 벤치마킹해야 한다. 강수진의 책을 통해 우리가 발견해야 할 것은 단순히 성공한 무용가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 책을 읽으며 그녀의 삶을 통해 어떻게 경영을 해야 할지, 어떻게 나를 차별화 할지를 발견해야 한다. 예술을 직업으로 가지고 있지 않아도 시인이 시를 쓰듯 장사를 하고 무용가가 춤을 추듯 경영을 하면 아무도 따라올 수 없는 창조적인 기업이 된다. 강수진의 삶이 담긴 이 책을 온리 원이 될 수 있는 교과서로 삼고 읽고 또 읽어라.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 <지성에서 영성으로> 저자)

 

그녀는 하루에도 수 천 번씩 같은 동작을 반복하지만, 마음에 드는 자세가 나오지 않으면 "마음이 아니라 영혼이 아프다" 고 토로하는 열정으로 춤을 춘다. 대가에게 비밀은 없었다. 무려 20만 시간의 연습을 통해 자신의 한계를 조금씩 높이며 하루하루 성장해 온 열정 이외에는 말이다. 그것이 전세계의 팬들이 비행기를 타고 그녀의 공연을 보러 날아오게 만든 비결이었던 것이다. 자신의 일과 삶에서 진정한 대가가 되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김난도 (서울대 교수, <아프니까 청춘이다>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 저자)

 

그녀는 젊어지기도 싫고, 특히 모두가 돌아가고 싶어하는 청춘의 정점인 스무살 시절이 가장 싫다고 말한다. 꿈을 이루기 위해 얼마나 열심히 살았으면, 얼마나 치열하게 살았으면 다시는 청춘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것일까? 그녀는 스무살에는 서른을 서른살에는 마흔을 꿈꿨다. 마흔이 두려운 사람과 마흔을 꿈꾸는 사람. 당신은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가? 마흔을 꿈꾸는 인생을 살고 싶다면 강수진의 인생을 만나라. 그녀가 보내는 하루를 따라 하며 생기는 극적인 변화를 경험해보라.

손병옥 (푸르덴셜생명 대표이사)

 

누구나 특별한 삶을 꿈꾸지만,

사실 특별한 삶은 없다.

보통의 삶을 특별한 열정으로 살면

그게 특별한 삶이 된다.

그녀의 삶이 그것을 증명한다.

 

 

발레리나 · 강수진

 

'세기'라는 수식어가 자연스러운 발레리나.

전 세계의 모든 극장에서 최고의 갈채를 받고 있는 그녀는 1967년 태어나, 1979년 선화예술중학교에 입학해 한국 고전무용을 전공했다. 그 후 1982년 1월 모나코 왕립발레학교로 유학하여 1985년까지 공부했다.

1985년 스위스 로잔 발레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세계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그녀는 1986년 세계 5대 발레단인 슈투트가르트발레단의 단원으로 입단했다. 그 후 1994년 발레단의 솔리스트로 선발되었고, 1997년부터 수석 발레리나로 활동하고 있다. 1999년에는 무용계의 아카데미상이라 할 수 있는 '브누아 드 라 당스' Benois de la Danse 최우수 여성무용수상을 받았으며, 2007년에는 최고의 예술가에게 장인의 칭호를 공식적으로 부여하는 독일의 '캄머탠처린' Kammertanzerin, 궁정무용가에 선정되었고, '존 크랑코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런 업적을 인정받아 같은 해 10월 5일에는 노무현 대통령에게 국민훈장 석규장 제17116호를 받았다.

엄청난 업적을 이뤘지만, 사실 그녀는 발레 천재는 아니었다. 동작이 잘될 때까지 하루에 19시간을 이를 악물고 홀로 연습했고, 쓰러질 때마다 일어섰다. 성장은 그 열정을 통해 이뤄졌다. 그렇게 자기 자신을 이겨내고 한계를 넘어설 때마다 그녀는 성장했다. 결국 아무도 따라 할 수 없는 독창성이 가미된 표현력과 관객을 사로잡는 카리스마는 모두 그 노력의 산물이다.

 

{  차례 

 

프롤로그      나약하고 수줍은 성격을 가진 소녀, 세상의 중심에 서다

PART     '어제' 가졌던 열정의 크기가

1          오늘 인생의 크기를 결정한다.

                     01    뉴욕 밤하늘 가장 담담한 별 하나
                              나는 살아남아야 했다
                              뉴욕 하늘에 빛나는 별이 되다

                     02    열정이 있다면, 혼자 있어도 혼자 있는 게 아니다
                              모나코의 밤하늘
                              도둑 연습 발레리나

                     03    10만분의 1 소녀
                              인생을 바꿀 운명을 만나다
                              10만분의 1 소녀

                     04    독재자와 함께한 모나코에서의 삶
                              '딕타퇴르'와의 동거
                              할머니의 럭셔리한 명품 손녀 교육

                     05    한국의 딸
                              강수진은 내가 키웠소
                              우연한 시작이 운명적인 시작으로
                              한국 국민 모두가 저를 키워 주셨습니다

                     06    잠들지 않는 열정을 발견하다
                              늦어도 너무 늦은 시작
                              인생을 100% 살게 만든 멘토를 만나다
                              늦은 것보다 더 큰 잘못은 시도하지 않은 것
                              지각은 포기를 유혹한다

                     07    풍요로운 가난
                              부모님에게 배운 인생 경영
                              가난했지만 풍요로웠던 시절

                     08    한국의 로트레크에게 물려받은 예술 혼
                              한국의 ‘로트레크’와 나
                              외할아버지가 물려주신 예술가 DNA

                     09    수줍은 소녀로부터 완성된 강수진 스타일
                              수줍음 많은 소녀
                              나를 인정해야 나를 바꿀 수 있다

                     10    평범한 하루가 만들어 낸 기적
                              새벽을 달리는 소녀

                              어제와 다른 오늘을 만드는 강수진식 하루 경영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하루를 보내기 위해

PART      결코 포기란 단어를 모르는

2           한 여자의 '오늘'

 

 

                      01    시간을 지배하는 자, 세상을 지배하리라
                               나의, 아주, 일상적인 시간들
                               시간을 지배하는 자가 세상을 지배한다

                      02    동료에서 동반자로
                               '제발 그 사람만은……'에서 '제발 그 사람만!'으로
                               쉽지 않았기에 더 소중한 인연
                               생일을 챙겨 주지 않는 남편

                      03   변치 않는 사랑이 나를 멈추지 않게 한다
                              일과 가정의 완벽한 균형
                              사랑 받는 여성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들
                              현명한 사람은 자신과 경쟁하며 시대를 초월한다

                      04    파트너, OK 파트너, 그리고 Best 파트너
                               수진의 파트너는 괴로워
                               베테랑 발레리노의 눈물
                               수진의 생각이 그렇다면 그렇게 해 보지 뭐
                               OK로는 부족하다 Best 파트너가 되어라

                      05    5개 국어를 하는 여자
                               벙어리 1년, 귀머거리 1년
                               살아남기 위해 배우고, 사랑해서 배우고
                               언어는 목적도 수단도 아니다

                      06    강수진의 다이어트 비법: Voll, Genießen und Gusto!
                               강수진 씨는 어쩌면 몸매가……
                               나의 소울 푸드 리스트
                               먹을 것 다 먹으면서 하는 강수진식 다이어트
                               강수진만의 다이어트 식사법 - Voll, Genießen und Gusto

                      07    열정이 전부이다
                               두 발레리나의 원샷 대결
                               끝을 보지 않으려면, 시작도 하지 마라
                               나의 삶에 열정을 불어넣는 8가지 행복 습관

PART      나는 '내일'을

           기다리지 않는다.

                       01    오늘의 강수진이 내일의 강수진에게
                                슈투트가르트의 막내 발레리나
                                나의 아주 조심스러운 발자국

                       02    인생은 단순하다
                                심플하게 산다
                                나의 꿈꾸는 발
                                단순하게, 너의 인생을 살아라

                       03    누구도 내 자리를 대체할 수 없게 하라
                                테크닉은 짧고, 독창성은 길다
                                유일한 나를 찾아라

                      04    20만 시간을 열정으로 불태우다
                               20만 시간이 대단하다고? 이제 시작인 걸
                               1시간은 힘들어도 18시간은 된다
                               눈물과 땀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05    청춘이여 세계인으로 성장하라
                               국방부 장관을 웨이터로 둔갑시키다
                               실력이 국적이다
                               독일에서 가장 안전하게 보호받는 존재

                      06    누구나 한 번쯤, 발레
                               취미로 발레, 어떠세요?
                               발레가 가져다 준 소중한 것들

                      07    다시 태어나도 또 다시 당신의 딸로
                               엄마의 뜨겁고 아름다운 헌신
                               엄마가 된 딸의 고백

                      08    젊음이 시킨 일 중 쓸모없는 일은 하나도 없다
                               근육으로도 음악을 들어라
                               오늘 내 발레는 어제까지 경험했던 것들의 합이다
                               세상에 쓸모없는 경험은 없다

                      09    청소부님, 안녕하세요
                               오래도록 정상에 남는 비결, 구텐 모르겐
                               유엔총장을 만들어 낸 한마디
                               동방예의지국은 없다

에필로그      안녕하세요! 마흔 다섯의 최연소 발레리나 강수진 입니다!

 

 

 

 

 

 

 

 

나는 매일 열정에 날개를 달아 날려 보낸다.

하지만 사람들은 먼저 그 날개를 잘라야만 하는 이유를

내게 설명해 준다.

수도 없이 잘라져 나간 날개들의 예를 지겹게 듣는다.

그들은 굳이 위험하게 날아갈 필요는 없다고 내게 조언한다.

하지만 난 다른 생각을 하기 시작한다.

'내가 날개를 자를 수 없는 이유에 대해서.'

사람들은 그저 주어진 대로 살라고 내게 말했지만

나는 매일 열정에 날개를 달아 보내며

내가 선택한 삶과 오늘에 충실했다.

 

당신은 오늘도 열정으로 살고 있는가?

먼 곳에 있는 물은 가까이 있는 불을 끄지 못한다.

언제나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해야 한다.

 

오늘,

바로 이 순간 당신의 모든 것을 불태워라.

 

 

 

 

 

 

모두가 '살기 위해' 연습을 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내가 보기에 그들은 정말 살기 위해 연습을 하는 게 아니었다. 많은 사람이 자신에게 집중하지 못했다. 경쟁자를 의식했고 단지 그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연습하는 데 신경을 곤두세웠다. 진정 살기 위해 연습한다는 건 그런 것이 아니다. 살기 위해 연습한다는 것은 오로지 나만을 의식하며 연습하는 것이다. 연습에서 남의 시선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남이 보기에 18시간 연습한 것처럼 보이는 게 아니라, 스스로 18시간 연습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게 바로 진정 살기 위해 연습하는 사람의 자세이다. 나는 모나코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런 하루를 매일 반복했다.

 

 

 

 

나는 '성공은 당신 곁에 오래 머물지 않는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실패'라는 놈은 한 번 붙으면 좀처럼 떠나지 않지만

'성공'이라는 놈은 늘 당신 곁을 떠날 준비를 한다.

끝까지 성공하고 싶다면 열정을 가져라.

 

열정만이 당신의 성공을 지켜줄 것이다.

열정을 잃었다면 아무것도 기대하지 마라.

열정을 잃은 작가의 글을 일고 싶어 하는 독자는 없다.

열정을 잃은 발레리나에게 감동을 기대하는 관객은 없다.

몸은 따듯한 방안에서 휴식을 취하고 잠에 취해 잇어도

당신의 열정은 밖에서 떨게 하라.

당신의 열정을 가난하게 하라.

 

 

 

그 사막에서 그는

너무도 외로워

때로는 뒷걸음질로 걸었다.

자기 앞에 찍힌 발자국을 보려고.

오르텅스 블루가 쓴 <사막>이란ㄴ 시다.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그만큼 외롭고 고달픈 게 인생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다.

삶이라는 무대 위로 몰려오는 파도아 싸워야 한다.

차라리 주저앉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엄청난 고통을 습관처럼 매일 느껴야 할 것이다.

하지만 파도에 휩쓸리지 말고,

시련에 주저앉지 마라.

두 손에 열정을 꼭 붙잡고 놓치지 마라.

열정이 너를 키울 것이다.

열정을 가지고 당신의 무대에 올라가라.

가슴이 뛸 것이다.

당신의 뛰는 가슴은 당신을 바라보는

다른 사람의 가슴도 뛰게 만들 것이다.

열정은 그렇게 전염된다.

나는 무대 위에서 한 번도

가슴이 뛰지 않은 적이 없었다.

내 가슴이 뛰지 않으면

나를 보는 관객의 가슴을 뛰게 만들 수 없기에.

가슴 뛰는 삶을 살아라.

온 세상이 너를 보며 두근거리도록.

 

 

지금 생각해 보면 '10만분의 1'이 되는 것도 대단하지만, 그보다 더 대단한 것은 '10만' 중에 잠재력을 갖춘 '1'을 찾아내는 안목 그리고 그 '1'의 잠재력을 마음껏 발휘할 때까지 기다려 줄 수 있는 인내심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마리카 선생님이야말로 내겐 정말 대단한 스승이었다.

    그녀가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없었을 것이다.

 

 

세계에서도 몇 손가락 안에 드는 거장 발레 지도자였던 마리카 선생님 집에는 늘 유명 발레인들로 북적거렸다. 발레 학교 학생들이 선망의 대상으로 여기고 그들처럼 되기 위해 애썼던 유명 발레단의 탑클래스 발레리나들은 물론, 당대 최고의 발레리노로 세계적으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발레계의 슈퍼스타 루돌프 누레예프도 선생님의 집에 자주 들르곤 했다. 다른 사람들 같으면 "와!"하는 탄성과 함께 그 자리에 얼어붙어서 제대로 말도 건네지 못할 그런 거장들을 엄마의 고향 친지 만나듯 함께 차를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을 통해 나는 자연스럽게 성공한 예술가들의 삶에 대한 진지한 시각과 열정적인 자세 등을 배우게 되었다.

 

 

또한 선생님을 통해 발레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작업이기 때문에 스텝을 밟는 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겉으로 보이는 테크닉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진짜 훌륭한 발레 동작이 나오려면 그 전에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해 힘써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꾸준히 연습하면 언젠간 반드시

훌륭한 프리마 발레리나가 될 수 있는,

재능 있고 아름다운 발레리나가 세상에 참 많다.

만약 그 중에 누군가 꾸준히 연습을 해서 실력을 쌓기보다

윗사람에게 잘 보여 빨리 성공하는 길을 택한다면

그것처럼 안타까운 것이 없다.

발레 이전에 사람이 먼저 되어야 한다.

사람됨이 우선이다.

급하게 먹은 밥이 체해 며칠을 굶어야 하는 사태가 되면,

뒤늦게 후회해도 소용 없는 일이다.

 

 

하지만 내가 한국 국적을 유지하고 한국 여권을 소지한 채 살아가는 이유는 내가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을 잊고 싶지 않아서이기도 하고, 내가 지금의 성공을 거둔 데에는 한국인이라는 점이, 한국의 문화와 정서를 내면 깊숙이 간직할 수 있었다는 점이 분명있었기 때문이다. 거기에 또 하나! 독일에 거주하며 한국 공연보다 해외 공연을 훨씬 더 많이 한 나를 여전히 '한국이 낳은 자랑스러운' 발레리나로 생각해 주고 아낌없는 관심과 애정을 베풀어 주시는 국민 여러분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와 감사의 마음 때문이다.

 

 

 

 

혼자 잘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내가 이 자리에 설 수 있는 이유는

나를 돕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늘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생각하고 행동하라.

그리고 혼자만 성과를 가지려 하지 마라.

나누지 않는 성과는 오래가지 못한다.

 

 

거기에 선생님의 진심 어린 칭찬과 격려 덕분에 나는 발레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게 되었다. 발레가 어찌나 좋았던지 밤에 잘 때도 포인트 슈즈토슈즈를 벗지 않고 잠든 날이 있을 정도였고, 어떤 날은 다리 스트레칭을 하다가 잠이 들어 다음날 다리를 움직일 수 없어서 엄마가 끙끙대며 다리를 모아서 근육을 풀어 주느라 한바탕 난리를 벌인 적도 있다.

 

 

하나의 램프가 환히 불타올라 주위를 밝혀 주는 역할을 하려면 좋은 심지와 튼튼한 몸체로 만들어져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양질의 기름과 맑은 산소가 지속적으로 공급이 되어야 한다. 발레리나에게 있어 심지와 튼튼한 몸체란 타고난 정신력과 감수성, 신체적인 조건 등이 되겠지만, 그 발레리나가 자신의 역량을 십분 발휘해서 무대 윙에서 환하게 빛나는 존재가 되려면 양질의 기름과 맑은 산소가 지속적으로 공급되어야 한다. 나에게는 베스트 선생님의 존재 그리고 선생님의 따스한 격려와 진심 어린 칭찬이 '양질의 기름과 맑은 산소'였다.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에 만 18세의 나이로 입단할 때만 하더라도 내 이름 앞에는 '최연소'란 자랑스러운운 타이틀이 달려 있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그 뒤로 나는 다른 사람보다 오히려 훨씬 더 긴 막내 생할을 해야 했다.

 

 

그런 생각으로 임했기에 그 낮은 배역에 10년을 머물면섣 난 매번 주역으로 무대에 오르는 것처럼 최선을 다할 수 있었다. 요즘은 군무에서 주역으로 일약 발탁이 되는 경우도 아주 가끔이지만 있다고 들었지만, 나 같은 경우는 군무에서 하프 솔로, 솔로, 프리마 발레리나의 단계를 하나하나 모두 거쳤다. 그러면서도 조바심을 내거나 조급해 하지 않았다. 조금 늦게 가더라도 내 길을 가면 된다는 생각으로 그 단계마다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했다.

그렇게 차근차근 올라섰기 때문에 갑작스런 벼락 발탁으로 주역이 되었다가 그 자리에 걸맞지 않은 실력을 보이는 바람에 다시 밑바닥으로 추락하곤 하는 일이 비일비재한 무용, 공연계에서 나의 입지는 탄탄했다.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어느 날 갑자기 주어진 행운이 아닌, 내가 나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서 한 단계 한 단계 쌓아 올린 것이기에 쉽사리 무너지지 않으리라는 믿음이 잇다. 내가 쌓은 모든 것에 요행이란 하나도 없었다. 작은 것 하나라도 모든 것은 내가 직접 쌓은 나의 실력이었다.

 

 

아무도 나를 최고의 자리에 앉혀 주지 않는다. 나를 최고의 자리에 앉혀 주는 것은 오직 노력뿐이다. 오랜 시간 밑바닥 생활을 겪을 땐, 미래가 두렵고 막막하기만 했다. 하지만 결국 나를 최고의 자리에 오르게 만들어 준 것은 그 밑바닥 생활이었다. 지금 밑바닥에서 기고 있어도 절대 움츠려 들지 마라. 멈추지 않으면 결국 원하는 곳으로 올라갈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나를 '세기의 발레리나 강수진'이라고 부른다.

당신이 어디에서 무엇을 하는 사람이든

당신은 자신의 분야에서 위대해질 수 있는 방법을

이미 알고 있다.

 

다만 시작하지 못했고,

반복하지 못했을 뿐이다.

 

시작하고, 반복하라,

발레리나 강수진처럼…….

 

 

 

 

간혹 나는 극장에 옷을 거꾸로 입은 것을

모르고 나오곤 했다.

하지만 그건 내게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주변 단원들도 그런 내 모습에 개의치 않았다.

중요한 건 옷이 아니라,

가슴속에 불타고 있는 열정이었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고난에 빠질수록 열정이 불타고

어떤 사람은 고난에 빠질수록 열정이 식는다.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

당신의 열정에 꿈을 더하라.

꿈이 있는 열정은 절대 식지 않는다.

 

 

 

 

 

 

수줍음 많은 소녀

 

"강수진 선생님처럼 당당한 여자가 되고 싶어요."

"어떻게 하면 강수진 언니처럼 많은 사람 앞에서 부끄러워하지 않고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요?"

"세계적인 무대, 한국인 하나 없이 외국인들로만 꽉 찬 객석, 수 많은 취재진…… 저 같으면 다리가 후들거려서 춤은 커녕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할 것 같아요."

"강수진 선생님은 어렸을 때부터 그렇게 배포가 크셨나요?"

 

마찬가지로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프리마 발레리나 강수진도 나이지만, 여전히 부끄러움 많고 수줍음 타는 강수진도 나이다. 내 본연의 모습을 버려 버리고 다른 새로운 대단한 무언가를 찾기에만 급급하다면, 그것은 그저 나 자신을 부정하는 것에 그칠뿐이다.

그렇게 자기 본연의, 타고난 바탕을 잃어버린 사람은 새롭게 맞이하는 삶에서도 중심을 잡지 못하고 다시 예전의 바꾸고 싶었던 바로 그 모습으로 되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내 주변에서도 그런 모습을 많이 보아았다. 차라리 그렇게 무작정 나의 모든 것을 버리기보다 단점을 보완할 장점들을 찾아내거나 약점 중 긍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내 나의 강점으로 승화시키면 되는 것이다.

 

모든 사람에게는 고치고 싶고, 바꾸고 싶고, 없는 척 가리고 싶은 취약한 단점이 있다. 그리고 많은 방송에서, 강연에서, 책엣 그것들을 오늘이라도 당장 단호하게 없애 버리라고 강요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우리의 인생이라는 것은 그렇게 단순하지도 않고, 무언가를 없앤다고 하여 오늘이 어제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신세계에서의 하루로 시작되어지지도 않는다. 오늘이라는 것은 소소한 어제의 그런 '단점'과 '약점'들이 쌓여서 만들어 지는 또 하나의 '어제'이고, 내일은 그런 '오늘'이 쌓여서 만들어진 또 하나의 '오늘'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의 어제를 버리려고만 하지 말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어제를 오늘에 접목해 특화시키면 된다.

 

 

발레리나라면 누구나 매일 Class를 해야 한다.

나는 22년 전, 더 나은 내 몸의 컨디션을 위해

아주 특별한 선택을 했다.

보통 무용수들은 남자와 여자가 따로 Class를 하지만,

나는 솔리스트로 승격된 이후 지금까지

22년 동안 남자들과 트레이닝을 같이 한다.

남자 무용수와 Class를 하는 이유는,

나의 컨디션을 극대화 시키려는 것이다.

자신의 한계를 매일 높이며 성장을 거듭하고 싶다면,

누구나 하는 평범한 방법으로는 힘들다.

최고의 인생을 살고 싶다면 최고의 노력을 해라.

 

 

그렇게 그때 터득한 '인생을 두 배로 살 수 있는 방법'은 간단했다.

'내일 할 일을 오늘 계획에 포함시키자.', '인생은 결국 하루 하루의 삶이 쌓여 이루어진다.', '어제보다 나은 하루를 살기 위해 조금이라도 더 노력할 때 더 나은 오늘이 만들어 진다.'는 것이다. 그렇게 몸에 밴 습관은 이후 30여 년간 나의 삶의 일종의 패턴이 되었다.

 

 

나만의 아침 연습 중, 컨디션 트레이닝 마지막 단계로 매일 Trampoline을 뛴다. 20분이면 2천 번 정도를 뛸 수 잇다. 말이 20분이고, 2천 번이지 훈련 받은 발레리나라도 10분만 연속으로 점프를 뛰어도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입 속은 침샘까지 말라 붙어 사막처럼 건조해진다. 또한 가뜩이나 가냘픈 다리는 후들후들 떨려서 마침내 바닥에서 5cm도 위로 도약하지 못할 지경에 이른다. 그런 점프를 계속해서 20분이나 한다는 것은 지독한 나 자신과의 싸움이다.

사실, 오히려 젊었을 때는 그 20분을 잘 채우지 못했다. 지루하기도 지루했거니와 극한에 이르게 되는 근육의 고통과 체력의 한계를 쉽게 넘어서지를 못했다. 하지만 어느 때부터 20분을 채우고 거기서 더 나아가 20분 동안 연속으로 그 동작들을 할 수 있을 때, 그때 느껴지는 만족감과 희열들을 경험하기 시작하면서 나는 달라졌다. 20분을 채우면 좋지만, 그로부터 단 1분이라도 더 해서 21분 동안 점프를 해내면 그날은 어제보다 훨씬 어메이징 한 하루가 되는 것이다.

 

 

실제 내가 생각하는 나의 가장 큰 업적 그리고 가장 듣고 싶은 나에 대한 큰 찬사는, '강수진은 보잘것없어 보이는 하루하루를 반복하여 대단한 하루를 만들어 낸 사람'이라는 것이다. 지금 내가 가진 모든 업적, 성공담, 주변의 찬사와 발레 무대에서의 지위는 모두 그러한 '반복의 위대한 산물'이다.

 

 

'오늘은 이만하면 됐고, 내일 다시 한 번 해 보지,' 또는 '오늘 못했으니까 내일 몰아서 한꺼번에 하지.'라고 생각하며 나의 오늘을 내일로 스스럼없이 양보하기 시작할 때 그런 하루들이 모여서 그 사람이 자신의 예술인생에 종지부를 찍게 만드는 것이다.

 

 

고비에서 늘 '이것'을 선택하고는 연습실로 달려가는 내게 가끔, "강수진 씨는 이제 웬만한 것은 다 이루셨잖아요. 그런데도 여전히 왜 그렇게 치열하게 사시는 거죠?"라고 묻는 이들이 있다.

그러면 나는 거꾸로 이렇게 물어 보고 싶은 충동을 참느라 고생하고는 한다.

'아니, 도대체 왜 이토록 뜨거운 만족감과 가슴 벅찬 희열을 얻을 기회를 피하려고 하시는 거죠?'라고

한 번 살아 보면 안다. 해 보면 안다. 어제보다 1분이라도, 단 한 번이라도 더 뛴 그 하루가 주는 그 만족감은 99%의 잔에 1.1%를 더 채워 그 잔을 꽉 채우고, 넘쳐흐르게 만들어 본 사람 만이 알 수 있다.

 

 

나는 자주 자격이란 말을 사용하는데, 누구든 최고의 발레리나가 될 자격이 충분해서 무대에 올라가는 것이 아니다. 자격 이전에 먼저 자리를 받는 것이 보통이다. 감사함과 겸손함으로 무대에 올라가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발레리나는 자신이 맡은 역에 빠져들어 혼신을 다해 자신을 불태우고 손끝 연기 하나부터 발끝 연기까지 완벽하게 해내고 무대를 내려올 때, 비로소 '자격'을 얻는 것이다.

세상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자격이 있어 그 자리에 앉겠는가? 누군가 '나는 자격이 충분하니 그 자리에 오른 것이다.'라고 생각한다면, 그는 많은 사람에게 무한한 고통을 주게 될 것이다. 나는 단 한 번도 그런 생각으로 무대에 오른 적이 없다. 무슨 작품이든지, 심지어 백 번 이상 이미 공연을 했던 작품도 다시 무대에 오르기 전에 150% 이상의 노력을 쏟아붓는다. 극한의 연습을 다하고 나서야 무대에 오를 준비가 되는 것이다. 그렇게 노력을 해도 관객에게 100% 만족을 주기가 쉽지 않음을 알기 때문이다. 관객에게 좋은 공연을 선사하는 것은 발레리나의 의무이다. 그래서 나는 그 자격을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해 하루를 보낸다.

 

 

누구든지 자기 스스로 서야 한다. 모든 것이 내가 하기에 달렸다.

직장을 구하는 것, 어려움에 대처 하는 방법,

인간 관계의 문제, 경제적 독립까지 다 마찬가지다.

내가 아는 한 세계는 거대한 정글이다.

나에게 "노력은 했는데 안돼요."라는 말은

'더 이상 정글에서는 못 살겠어요'라는 뜻과 같다.

인간도 동물이다. 내 몸에 저절로 습관이 들 때까지 연습하면,

언젠가는 당당히 이 정글에서 살아남는 것이다.

한 번 얼룩말을 잡아 보면, 비로소 진짜 사자가 되는 것이다.

정글에서 살아남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꾹 참고 다 습득했을 때,

그 정글은 나를 반겨 주었다.

로마에 가면 로마의 법을 따르라.

난 이 나라의 룰을 존중하고,

또 발레의 룰을 존중했기에 살아남은 것이다.

오늘 내가 살고 있는 독일도 나에게 정글이다.

하지만 지금의 나에겐 더없이 편한 정글이다.

 

 

소설이나 방송 등을 통해 천재의 삶이나 위대한 예술가의 삶이 묘사되는 것을 보면 대부분 밤과 낮이 뒤바뀌어 있거나, 다른 사람과의 약속도 잊은 채 일에  매달리다가 시간을 넘겨 버리곤 한다. 하지만 나는 천재가 아니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물론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사람치고 시간 관리에 허술한 사람을 본 적이 없다. 특히 미팅 약속이나 연습 약속처럼 다른 사람의 시간까지 연관된 경우에는 더더욱 말이다. 나는 지금까지 나 자신의 시간, 더 나아가 남과 함께 공유하는 시간을 '얼마나 철저하게 관리해서 낭비 없이 보람되게 활용할 것인가?'를 마음속 깊은 곳에 두고 이를 완벽하게 실천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런 화두에 대한 작은 답, 작은 실천이 지금의 내 생활 모습을 만들었고, 지금의 강수진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독일에 이런 속담이 있다.

['Morgen Stund' hat Gold im Mund.]

(아침 시간은 내 입에 금을 물어다 준다)

나는 새벽 5시경 정도가 되면 눈을 뜬다.

커피 머신의 전원을 켜고, 사우나 스위치를 올린다.

20여 분 동안 사우나를 한 뒤 나만의 아침 트레이닝을 시작한다.

그리고 아침 식사와 샤워를 마치고 극장으로 향한다.

다른 무용수들은 그때부터 옷을 갈아입고

몸을 풀 준비를 한다.

난 이미 몸이 풀려 있는 상태에서

다른 무용수와 발레단 아침 트레이닝을 시작한다.

나의 아침 트레이닝이

이제까지 나를 먹여 살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늘도 나는 새벽에 눈을 뜬다. 그리고 두 개의 스위치를 올린다.

No Pain, No Gain!

 

 

2002년, 우리는 그렇게 결혼했다. 어느 날 아침 9시에 시청에 가서 15유로를 내고 결혼 신청을 했다. 그리고 극장으로 가 트레이닝을 하고 저녁에 친한 친구들 10명 정도와 식사를 했다. 그것이 결혼식의 전부였다. 남들은 무슨 결혼식을 그렇게 소박하게 하냐며 면박을 주기도 했지만, 내겐 우리를 축복해 주는 부모님과 "오늘부터는 우리 둘이 같이 가자."는 툰치의 애정 담긴 속삭임만이 중요할 뿐이었다.

"여기 이 사람이 내 남편 툰치입니다."

내 목소리에 힘이 들어간다. 내가 그렇게 가지고 싶었던 내 남편이기에.

 

 

"툰치 씨에게 사랑은 무엇입니까?"

한국의 한 기자가 툰치에게 물었다.

툰치는 피식 웃었다. 그리고 이렇게 대답했다.

"한국말을 하나도 못 알아듣는데, 옆에서 3시간

앉아 있어 주는 거?"

툰치는 농담으로 한 말인지 모르겠으나

사실 그것이 '툰치식 사랑'이다.

참고로 툰치는 디스크가 있어

오래 앉아 있는 것을 힘들어 한다.

 

부인이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부인의 의견을 존중해 무조건 함께하는 것!

누구든 이런 남편이 뒤에 있다면,

충분히 자기 일에 열정을 다해,

원하는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자가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은

자유롭게 뛰어 놀 수 있는

나의 놀이터를 감싸고 있는 남편의 울타리가

나보다 더 크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나는 결혼에 대해

이렇게 정의 내리고 싶다,

'It is a Two-Player game'

더 이상 혼자 하는 게임이 아닌,

끊임없이 'How to play'에 대해

서로 의논하는 것.

 

 

매일 아침 나는 눈을 뜨면 몇 가지 일을 한 뒤 곧바로 스트레칭으로 시작해서 2시간가량의 개인 연습을 하는데, 이 시간 동안 만큼은 나는 남편의 존재는 물론, 인간 강수진이라는 존재도 잊은 채 오로지 '슈투트가르트의 수석 무용수 강수진'으로서만 존재한다. 그런데 가끔 연습을 하다가 누군가 나를 쳐다보고 잇다는 느낌이 들어 주위를 살펴보면 그곳에는 여지없이 툰치가 있다. 그는 한참 동안이나 내 곁에서 나의연습하는 모습을 보고 잇었지만, 나만의 연습 시간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그저 지켜봐 주고만 있던 것이다. 물론 그는 그냥 지켜보고만 있는 것이 아니다. 연습하는 동안에 보여지는 나의 동작, 표정 등을 면밀하게 살펴 내 몸 상태에 뭔가 이상은 없는지, 추가적으로 더 연습하거나 할 부분은 없는지 등에 대해 꼼꼼히 파악하고 잇는 것이다. 하지만 그 순간만큼은 절대로 참견을 하거나 불필요한 간섭을 하는 법이 없다. 그 시간만큼은 온전한 나의 시간이다.

 

 

나의 유일한 경쟁자는 '어제의 강수진'이다. 오늘 연습실에 들어서며 나는 어제 강수진이 한 연습조다 더 강도 높은 연습을 한 번, 1분이라도 더 하기로 마음먹는다. 오늘 무대에 오르며 나는 어제 강수진이 보여 준 공연보다 감동스러운 공연을 보여 줄 것을 다짐한다. 오늘 하루 눈을 뜨며 나는 어제의 강수진이 살았던 삶보다 더 가슴 벅차고 열정적인 하루를 살려고 노력한다.

 

 

나는 이미 정형화되어 있는 안무도 공연마다 똑같이 하지 않는다. 그때마다 느낌이 다르기도 하고 더 좋은 아이디어가 자꾸 떠오르기 때문이다. 특히 파드두(파트너와 함께 추는 발레)를 할 때는 나는 전에 없는 수다쟁이가 된다. 계속 아이디어가 생겨 더 좋은 것을 시도하고 싶기 때문이다.

"왼쪽보다는 오른쪽으로 도는 편이 네가 편하지 않아?"

"여기서는 날 좀 더 기다려주고."

"이 음악에서 네가 아직 멀리 있군. 오케이! 타이밍을 더 늦춰야겠어."

춤을 추면서 쉴 새 없이 말을 하니, 어떤 때엔 숨이 턱까지 차오를 때도 있다. 물론 파트너도 굉장히 힘들 것이다. 내 파트너들은 다 나의 성격을 알고 있다. 사실 그냥 지나치지 않는 내 성격은 남자 무용수들 사이에 유명하다. 그래서 연습실에 들어올 때부터 큰 한숨을 쉬고 들어오는 파트너도 있다. 위에서 주는 안무만 받아서 하는 발레리나도 많은데, 왜 그렇게 힘들게 스스로 연구하고 탐구하는지 의아해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모두 나의 완벽주의 때문이다. 이렇게 연습을 하고 무대에 올라갈 준비가 되어야만 잠을 잘 수 있다. 경험상 완벽하지 않으면 난 단 한숨도 잠을 못자고, 결국 동이 틀 때까지 침대에 누워서 계속 연습하고 만다.

 

 

발레에서는 이처럼 수많은 파트너와 파트너십을 맺으며 함께 일하게 된다. 그럴 때 대부분 우리는 알게 모르게 그들을 '파트너'와 'OK파트너' 그리고 'Best파트너'로 나누게 된다.

 

 

 

 

 

 

내가 외국어에 능통하게 된 비결은 굳이 꼽으라면 '절박함'과 '치열함'이었다.

 

 

절박함이 치열한 학습태도를 만나면

그 성과는 확연하게 달라진다.

 

 

 

 

 

 

"엄청난 꿈을 가졌으면서도, 대충 사는 사람"

나는 이런 사람을 절대 이해하지 못한다.

꿈은 열정적으로 움직이는 만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아마 내게 꿈이 없었다면

서른이 되기 전에 발레를 그만뒀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난 뼈에 금이 가도 멈출 수 없었다.

너무 고통스러워 눈물이 습관처럼 흘러내려도 멈출 수 없었다.

몸이 아픈 것보다 꿈이 아픈 게 더 견딜 수 없었기 때문에,

꿈이 있는 데 어떻게 불평만 하며 세월만 보낼 수가 있을까?

꿈이 있는 데 어떻게 환경만 탓하며 멈춰 서 있을 수가 있을까?

내가 아주 중요한 비밀을 하나 알려 줄게.

꿈은 아직 네가 받지 못한 인센티브야.

부탁할게,

네 삶의 가장 큰 인센티브를 놓치지 않기를.

 

 

 

 

 

극장에서 그날 계획한 연습을 모두 마치고 땀에 흠뻑 젖은 몸을 씻고 개운하게 집으로 향할 때의 그 시간! 내 몸이 느끼는 기분 좋은 피곤함과 집으로 옮기는 발걸음이 너무 좋다.

"오! 쥬 쉬 파티게(Oh! Je suis fatigue, 아 피곤해)."

그럴 때면 내 발레 인생의 가장 중요한 사람 중 한 분인 마리카 선생님이 고된 하루를 마치고 소파에 몸을 던지듯이 뉘이면서 내뱉었던 바로 그 말, 그 억양이 기억난다. 그때는 단순히 '선생님이 하루 종일 우리를 다그치고 감시하느라 몸이 피곤해서 그런가 보다.'라고 생각햇다. 그런데 세월이 지난 지금 다시 생각해 보면 선생님의 그 말 속에는 '오늘 하루도 계획한 것 이상으로 내 시간을, 내 몸을 충실하게 사용했어.', '나는 충분히 피곤해 할 만한 자격이 있어.'라는 일종의 자부심과 자기에 대한 만족감이 담겨 있었던 것 같다. 나 역시 그렇다. 하루를 마친 후 귀가하는 내 육체에, 내 영혼에 올라탄 피곤함의 무게는 내 하루에 대한 만족감의 무게와도 같다.

 

 

연습에 최선을 다하지 않고, 연습 시간에 끝장내지 못하는 사람치고 공연에서 기교의 끝, 표현의 끝, 파트너와의 호흡의 끝, 감동의 끝을 보는 성과를 냈다는 사람을 나는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삶의 매 순간 다른 곳에 한눈팔지 않고, 그 순간을 충분히 즐기며 끝을 보기 위해 최선을 다한 사람만이 자기 스스로를 만족하게 하고, 타인을 감동하게 하는 성과를 낼 수 있다.

 

 

이탈리아의 지휘자이자 영화음악계의 거장인 엔니오 모리꼬네Ennio Morricone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앉아서 곡을 쓰는 것이 아니라 내 삶 속에서 생각난 모든 것을 곡으로 쓸 뿐이다."

내게 있어서 발레도 마찬가지이다. 나는 무대 위에서만 발레를 하는 것이 아니라 내 삶 속의 모든 순간에 있는 발레 중 일부를 무대 위에 올리는 것뿐이다. 예술이든, 발레든 오로지 한 순간에만 반짝 치중한다면 1% 부족할 수밖에 없다. 잘 때, 먹을 때만 빼고 온 순간을 그것에 쏟아 부어야 한다. 이른바 삶과 발레의 혼연일체이다. 육체와 정신의 하모니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일과 생활이다. 따라서 육체와 정신, 일과 생활 등 내 삶의 모든 것이 하모니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내 맘이 가는 대로 내 몸을 그냥 두기! 최근 내가 가장 좋을 때는 아무 생각도 하지 않을 때다. 가끔 남편이 "무슨 생각하니?" 물어볼 때가 있다. 그러면 난 이렇게 대답한다.

"나, 지금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 완전 편한 상태!"

 

 

과녁을 겨누지 않고 화살을 쏘면 100% 빗나간다.

오늘 하루 목표를 정하라.

목표가 없으면 성취도 없다.

'더 멋진 목표를 세우라'는 다른 사람의 말에 현혹당하지 마라.

그대가 선택한 목표에 확신을 갖고

그걸 매일 반복하라.

지금 이 순간에 당신의 열정을 다하는 것,

그것이 바로 목표를 달성하는 가장 빠른 길이다.

 

 

 

 

 

 

 

 

독립 운동가인 김구 선생께서 즐겨 외우셨다던 서산대사西山大師의 '선시禪時' 중에 이런 시가 잇다.

 

'눈 덮인 들판 길을 걸어갈 때

발걸음 하나라도 어지러이 가지 마라.

오늘 내가 걸어간 이 발자취는

반드시 뒤에 오는 이의 이정표가 될 터이니.'

 

나는 이 시를 볼 때마다 나의 선배들, 나 그리고 내 뒤를 이어 등장 할 많은 무굥수들을 떠올린다. 어렵고 척박한 환경을 의지와 사명감으로 극복하며 힘겹게 한국 발레의 초창기를 이끌어 오신 선배 덕분에 지금의 나 강수진이 있을 수 있었다. 그런 나의 내한 공연을 보며, 먼 이국에서 들려오는 강수진의 소식을 들으며 발레리나의 꿈을, 자신의 분야에서 무언가를 이루는 한 여자의 꿈을 꾸고 있는 후배들이 있을 것이다.

 

 

 

 

 

꿈을 놓치지 마라.

꿈이 없는 새는 아무리 튼튼한 날개가 있어도 날지 못하지만

꿈이 있는 새는 깃털 하나만 가지고도 하늘을 날 수 있다.

지금 내가 열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이유는

내 몸이 튼튼하거나

내 나이가 젊어서가 아니다.

놓치고 싶지 않은 꿈을 가지고 있기에,

나를 미치게 만드는 꿈을 가지고 있기에

깃털 하나만으로도 무대 위에서 날아다닐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로 보면 내 인생은 참 심플하다. 삶을 복잡하게 살지 않으니 발레에만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사람들은 내가 발레를 하기 위해 태어난 몸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당신이 나와 같은 하루를 보내기 전에는

나에 대한 판단을 하지 않기를 바란다.

그대가 편안하게 길을 걸으며 풍경을 감상할 때

나는 발가락으로 온 몸을 지탱하며

목숨을 걸고 전쟁처럼 하루를 보냈다.

발레를 하기 위해 태어난 몸은 없다.

하루도 그냥 보내지 않은 치열한 인생이 있을 뿐.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일은 남의 인생을 대신 사는 것이다.

부디 너의 인생을 살라.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어 성공하는 것보다는

내 모습 그대로 살면서 시련을 겪는 게 낫다.

나는 여전히 하루에 18시간 연습을 한 덕분에

비정상적인 발을 가지고 있지만,

행복하다.

때론 행복한 마음을 주체할 수 없어 눈물이 흐른다.

내 인생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하는 무용 테크닉이나 연습법, 무대에서 필요한 기교 등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였다. 남들과 다른 강수진 만의 무엇을 끝없이 찾아내고, 만들어 오고, 그를 다듬어 온 과정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언제 어느 때고 자신만의 색깔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남과 비슷한 나로는 절대로 성공하지 못한다. 인내심과 꾸준한 노력을 바탕으로 자기 자신만의 개성을 찾기 위해 끝없이 도전해야 한다.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것을 갖고 있다.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과 의지를 가져야 한다. 자신의 모습 중 남들이 가지지 못한 것을 발견해서 그를 키워 나가야 한다.

 

 

인생이라는 무대 위에서 넘어지지 않는 사람은 없다.

나 역시 셀 수 없이 수많은 작품을 준비하면서

한 번도 넘어지지 않은 적은 없었다.

인생에서 넘어지는 건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문제는 일어서는 것이다.

기억하라.

우리는 언제나 넘어진 그 자리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아프다고 고통스럽다고 주저앉으면,

그 사람의 인생은 거기에서 끝난다.

수없이 일어섰기에 나는

'강수진' 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당신도

세상이 모두 아는 당신만의 이름을 갖고 싶다면,

아프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어서라.

 

 

 

 

 

나의 일상은 지극히 단조로운 날들의 반복이었다. 잠자고 일어나서 밥 먹고 연습, 자고 일어나서 밥 먹고 다시 연습, 어찌 보면 수행자와 같은 하루하루였다. 하지만 내가 알고 있는 한 어떤 분야든 정상에 오른 사람들의 삶은 공통적이게도 조금은 규칙적이고 지루한 하루의 반복이었다.

나는 경쟁하지 않았다. 단지 하루하루를 불태웠을 뿐이다. 그것도 조금 불을 붙이다 마는 것이 아니라, 재까지 한 톨 남지 않도록 태우고 또 태웠다. 그런 매일매일의 지루한, 그러면서도 지독하게 치열했던 하루의 반복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나는 하루의 95%를 살았다는 느낌이 들면 그날에는 잠을 잘 자지 못했다. 보통 사람은 '80% 정도면 괜찮지 않아?'라고 생각하며 자신의 하루에 만족하지만 나는 그렇게 되질 않는다. 하루를 100% 만족하게 살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 다음날 아침에는 조금이라도 일찍 극장에 나가서 연습하고 싶다는 욕심에 평소 기상 시간보다 더 빨리 일어난다. 그리고 전날보다 더욱더 집중하려고 노력한다. 그렇게 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 몰입한 나의 한 시간은 어떤 이의 세 시간이다. 그냥 하루를 보내는 것과 몰입해서 하루를 보내는 사람의 시간은 다르다.

 

 

하루에 4시간씩 자면서 일하는 것이 성공의 필요충분조건은 아니다. 새벽 4시에 일어나 일과를 시작하든, 8시에 일어나든 잠을 얼마나 조금 자고 일했느냐가 성공을 좌우하는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라는 얘기이다.

중요한 것은 '깨어 있을 때 얼마나 몰입했느냐'하는 것이다. 열심히 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문제는 얼마나 집중해서 문제 해결을 하기 위한 노력을 했느냐 하는 것이다. 시간이 적더라도 얼마만큼 몰입했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비근한 예로, 연습을 하다가 시계를 본다면 이미 집중을 안 하고 잇다는 것이다.

 

 

그 후 토슈즈를 하루에 네 켤레나 갈아 신을 만큼 매일 18시간의 피나는 연습에 돌입했다. 하루하루가 땀과 눈물의 연속이었다. 하루에 18시간씩 연습하며 한 시즌에 200~250개씩 토슈즈를 바꿔 신었다. 그야말로 살인적인 수준의 강행군이었다. 그러다 보니 슈투트가르트 극장의 토슈즈 물품 담당자가 내게 찾아와 제발 토슈즈 좀 아껴 신으라고 충고한 적도 있을 정도였지만, 대신 나의 발레 실력은 이전과 비교조차 할 수 없을 만큼 확연하게 성장해 있었다.

 

 

'미친다'라는 상태는 곧 몰입이다. 이것은 진심으로 일을 즐길 때만 가질 수 있는 감정 상태다. 미치려면 자신이 무엇을 할 때 가장 즐겁고 재미를 느끼는지 스스로 잘 아는 것이 중요하다. 일단 재미있다면 지금 당장 그게 돈이 되지 않더라도 우직하게 즐기면 된다. 그러면 언젠가 그 재미는 반드시 당신에게 보답할 날이 온다.

 

 

내겐 내일이 없다.

나는 발레를 시작한 후 지난 30년 이상을

시한부 인생으로 살아왔다.

내게 내일은 없다는 생각으로 오늘을 맞이했고,

절실하게 맞이한 오늘을 100% 살아 냈다.

그 하루가 모여 지금의 내가 되었다.

오늘 하루만 살 수 있는 시한부 인생이라고 생각하고,

하루를 맞이하라.

지금 주어진 기회가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그 일을 시작하라.

당신의 내일이 달라질 것이다.

 

 

 

 

 

 

 

그 정도의 사고방식이라면 절대 성공할 수 없다. 처음 얼마 동안 군무에조차 끼지 못했을 때, 그리고 그 뒤 7년 정도나 군무 생활을 해야 했을 때 나는 그 이유가 '내가 독일인 또는 서양인이 아니어서 그런가?'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저 내가 내린 답만을 반복적으로 되뇌었다.

'나는 경험이 부족하고 아직 더 배워야 할 것이 있어서 군무를 추고 있는 것이다.'

만일 그때 내가 독일인 또는 서양인이 아니어서라고 생각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다시 태어나지 않는 이상 내 인종과 민족은 바뀌지 않는다. 내가 내 의지와 노력으로 바꿀 수가 없는 부분이라는 말이다. 그럼 그 순간부터 내 의욕과 동기는 사라져 버리고 말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때 경험과 실력이 나의 문제라고 생각했기에 나는 경험을 쌓기 위해 그 오랜 군무 기간을 묵묵히 참아낼 수 있었고, 실력을 쌓기 위해 피눈물 나는 혹독한 연습을 해낼 수 있었던 것이다.

 

 

내 인생을 돌아보니

성공의 비결은 결코 운이 아니다.

성공한 사람의 부와 명예만을 바라보지 마라.

또 그게 운으로 이룬 것이라 생각하지 마라.

셀 수 없이 많은 고통에 몸이 찢겨 나가도

웃으며 앞으로 나아갔던 사람들의 시린 상처를 들춰 보라.

거기에 답이 있다.

까지고 부러지고 찢어진 내 두 발,

30년 동안 아물지 않은

그 상처가 나를 키웠다.

 

 

 

 

 

 

 

취미로 발레, 어떠세요?

 

누군가 나에게 자기가 직접 발레를 하거나 자녀들에게 발레를 시켜 보려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으면 그에 대한 나의 대답은 언제나 "예스!"이다.

그것이 전문적이든, 취미 생활이든 혹은 사회 체육의 한 방편으로 배우는 것이든 모두에게 발레를 배우길 권장하고 싶다.

"잘 생각하셨어요. 하루라도 빨리 시작하세요."

 

 

발레는 몸으로 표현하는 예술이므로, 일반인들이라면 사소하게 흘려 넘겨 버리고 말았을 작은 동작, 작은 몸짓 하나까지도 신경 써서 가다듬는 훈련을 하고, 자연스러운 손동작 하나, 일상적인 몸의 자세, 얼굴 표정 등을 올바르게 하는 법을 배운다. 그러한 바른 자세로부터 나오는 아우라가 당당한 모습으로 빛내 주고, 그런 빛은 자연스레 사람들을 주위로 끌어모으는 힘이 된다.

 

 

근육으로도 음악을 들어라

 

'딱!'

벌써 다섯 대째, 다른 일이라면 무던하게 넘기겠지만, 나는 누군가 나를 때리는 것이 너무 싫었다. 물론 다른 사람에게 맞는 걸 즐기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겠지만, 나는 그 정도가 심해서 그런 상황을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특히나, 내가 이해하고 수긍이 가지 않는 이유로 맞는다면!

 

 

젊음의 특권은 마음만 있으면 뭐든지 다 해 볼 수 있는 나이이다. 나이가 들어서는 고생스러워서 쉽게 시도해 보기 어려운 일도 젊어서는 낭만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여 즐겁게 해 볼 수 있다. 나이가 들어서는 돈이 없으면 가 보기 어려운 곳도 젊어서는 건강한 신체와 약간의 육체적 수고로움을 투자하여 충분히 가 볼 수 있다.

나이가 들어서는 시간이 아까워서 배우기 어려운 것들도 젊어서는 삶의 다양함을 추구한다는 명분하에 자투리 시간을 모아서 배워볼 수 있다. 나이가 들어서는 부끄러워서 차마 하기 어려운 행동도 젊어서는 쉽게 용서받을 수 있으니, 다시 만회할 수 있으니 과감하게 시도해 볼 수 있다.

 

 

사람들은 내게 롱런하는 비법을 묻는데, 답은 간단하다. '인간존중'이다. 실력 이전에 모든 것이 사람이 하는 일이다. 사람을 존중하는 마음이 배제된 채 성공할 수 있다는 헛된 꿈은 애초부터 버려야 한다. 지위가 높거나 낮거나 인간을 인간으로 대하고 서로를 받아들여 '상대방을 한 인격체로 존중하는 것'은 어디를 가든 당신의 장점이 될 것이다.

실력은 인격이라는 기초가 마련된 후, 그 위에 쌓아야 한다. 산도 그렇지만, 정상은 어디든 바람이 세게 분다. 정상은 처음의 마음을 간직하고 살기 힘들게 만든다. 때문에 오래도록 정상에 남고 싶다면, 먼저 제대로 된 인격을 갖추려 노력하고 그 첫 마음을 계속적으로 유지해야 한다.

 

 

발레도, 사회생활도 마찬가지다. 모든 것은 실력이 좌우한다. 틀린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어떤 테크닉으로, 어떤 기술을 써서, 어떤 성과를 내고, 어떤 경력을 쌓아나갈 것인가?' 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어떻게 사람을 대하고 그들과 어떻게 좋은 관계를 맺어나갈 것인가?', '얼마나 나의 삶에 그리고 나와 함께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좀 더 솔직하고 겸손할 것인가?'이다.

 

 

성공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먼저 자신을 돌아보고, 주변을 돌아봐라.

그리고 진심에서 우러나는 모습으로 그들을 대하고,

반갑게 인사하라.

그러고 나서 조금 여력이 된다면 도와줄 점은 없는지

진심으로 뭔가 해 줄 수 있는 것이 없는지를 끊임없이 살피고,

있다면 흔쾌히 기쁜 마음으로 도와줘야 한다.

더 이상 한국만이 동방예의지국이 아니다.

글로벌 무대에서 성공하려면,

자신이 하고자 하는 분야에서 1등이 되려면,

자기가 머무는 곳, 자기가 일하고 있는 분야,

자기가 사람들을 만나는 곳,

그곳이 바로 세계 최고의 '예의지국'인 듯,

그렇게 행동해야 한다. 

 

 

 

 

 

 

 

 

 

 

 

 

 

 

 

 

posted by 황영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