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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2. 9. 10:08 불교/기본
[인상 [印相]]
 
요약
불교에서 불(佛)·보살의 내증(內證:깨달은 진리)·본서(本誓:서원) 등의 덕을 손가락을 이용하여 여러 가지 모양으로 나타내 보이는 외상(外相).

본문
구체적인 표상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것으로 인계()·밀인()·수인()이라고도 하며, 인()이라고도 한다.

산스크리트의 무드라[·]의 역어로서, 밀교()에서는 수행자가 삼밀(:··)의 수행을 할 때, 손가락으로 여러 가지 형상을 나타내는 것을 말한다. 넓은 의미에서 인상에는 유상()과 무상()의 두 가지가 있다. 유상은 색·형·모양 등을 구체적으로 나타낸 것이고, 무상은 일거수 일투족이 바로 본래의 뜻에 합치되는 것을 말한다. 유상에서 손가락으로 나타내는 것을 수인이라 하고, 제불()의 상징으로 나타내는 것, 즉 관음의 연화(), 문수의 이검() 등을 계인()이라고 한다. 수인의 종류는 많으며 종파에 따라 다른데, 밀교에서는 특히 인을 중요시한다.

주로 그 모양에 따라
시무외인()·시원인() 또는 시여인(輿촉지인() 또는 항마인()·전법륜인() 등이 있고, 이 밖에도 유종권인()·십이합장인() 등이 있다.


▲ 불국사 금동아미타여래좌상
사진크기 : 800*600
출      처 : ⓒ encyber.com
설      명 : 경북 경주시 진현동 불국사. 국보 제27호. 통일신라시대. 불국사 극락전 안에 있다. 높이 1.77m.


 
▲ 불상의 인상
사진크기 : 800*600
출      처 : ⓒ encyber.com

항마촉지인 [降魔觸地印]

요약
불교에서 불보살들이 취하는 인상(印相) 중의 하나.

원어명 Bhūmisparsa

본문
불교에서 석존5인() 중 하나이다. 항마인(), 촉지인()이라고도 한다. 모든 악마를 굴복시켜 없애버리는 모습으로, 형태는 결가부좌한 채 선정인()에서 오른손을 풀어 오른쪽 무릎 위에 얹고 손가락 끝을 가볍게 땅에 댄 것이다. 왼손은 손바닥을 위로 해서 배꼽 앞에 놓은 선정인 그대로이다.

아직 성도()하기 전
석가모니정각산에서 내려와 네란자라강[] 건너편 부다가야의 보리수() 아래 금강좌() 위에 결가부좌를 하고 선정인을 취하였다. 깨달음을 얻기 전까지는 그 자리를 떠나지 않겠다는 결의였다. 이때 제6천의 마왕 파순()이 만약 석가모니가 깨달음을 얻으면 일체 중생이 구제되고 자기의 위력은 당연히 감소될 것으로 생각하여 권속을 이끌고 여러 가지 방해 공작을 하였다. 처음에는 미녀를 보내어 쾌락으로 석가모니를 유혹하였으나 성공을 거두지 못하자, 마왕은 마침내 지하세계의 모든 군세를 동원하여 힘으로 석가를 쫓아내려 하였다. 마왕이 칼을 들이대면서 석가모니에게 물러나라고 위협하자, 석가모니는 ‘천상천하에 이 보좌에 앉을 수 있는 사람은 나 한 사람뿐이다. 지신()은 나와서 이를 증명하라’고 하면서 오른손을 풀어 무릎 위에 얹고 손가락을 땅에 대었다. 그러자 지신이 홀연히 뛰쳐나와 이를 증명하였는데, 이때의 모습이 항마촉지인이다. 따라서 이 수인은 석가모니만이 취하는 인상이다.

전법륜인 [轉法輪印]

요약
불교에서 불보살이 취하는 수인의 하나.

본문
불상이 취하는 수인의 하나이다. 부처가 최초로 설법할 때의 손 모양으로, 설법인()이라고도 한다.

부처의 설법은 이상적인 제왕
전륜성왕()이 윤보()로써 적을 굴복시키듯 법으로 일체 중생의 번뇌를 제거하므로 전법륜()이라 한다. 전법륜인은 이때 부처님이 하신 손 모양으로, 양손을 가슴까지 올려 엄지와 장지 끝을 서로 맞댄 후 왼손은 손바닥을 위로 하여 펴진 마지막 두 손가락 끝을 오른쪽 손목에 대고, 오른손은 손바닥을 밖으로 향한 형태이다. 석존 5인 중의 하나이다.

석가모니는 처절한 자신과의 투쟁 끝에 고집멸도()의 사성체()를 깨닫고 마침내 무상정등각자()가 되었다. 이 세상에서 누구도 경험할 수 없었던 으뜸가는 열반의 경지를 스스로 깨달아 얻은 부처에게 이제 갈등과 번뇌는 깨끗이 사라졌다. 그러나 여기에 새로운 문제가 제기되었는데, 자기가 깨달은 진리를 세상 사람들에게 널리 전해 해탈의 기쁨을 함께 나누는 일이었다. 이것은 곧 부처가 깨달은 이상의 현실적 실현이며 자비심의 발로였다. 부처는 맨먼저 누구에게 설법할 것인가를 생각하다가 네란자라 강가에서 함께 수행하다가 자신을 떠났던 다섯 사문에게 가기로 하였다. 부처는 곧 이들이 있는 베나레스의 녹야원()으로 가서 이들에게 바른 견해〔〕, 바른 생각〔〕, 바른 말〔〕, 바른 행위〔〕, 바른 생활〔〕, 바른 노력〔〕, 바른 기억〔〕, 바른 명상〔〕의 8정도()를 말하였다. 이것이 최초의 설법인 초전법륜이다.

시무외인 [施無畏印]

요약
불보살이 취하는 수인의 하나.
원어명 Abhaya

본문
불교에서 여래나 보살이 취하는 수인(: Mudra) 중 하나이다. 이포외인 ()이라고도 한다. 말 그대로 중생에게 무외()를 베풀어 공포로부터 벗어나게 하고, 우환과 고난을 해소시키는 대자의 덕을 보이는 인상이다. 손의 모습은 오른손을 꺾어 어깨높이까지 올리고 다섯 손가락을 가지런히 펴서 손바닥이 밖으로 향하게 한 형태이다. 나를 믿으면 두려움이 없어진다는 뜻이다. 여원인()과 함께 한국
삼국 시대의 불상에서 그 종류와 관계없이 모두 취하고 있는 인상이다. 그래서 이 둘을 통인()이라 한다. 여원인과 마찬가지로 부처님이 이 수인을 한 때와 장소가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불상이 이 수인을 하였다고 해서 그것이 어떤 장소, 어떤 의미를 나타낸 것인지 확실치 않다.

여원인 [與願印] 

요약
불상이 취하는 수인의 하나. 
원어명 Vara 

본문
불교에서 여래나 보살이 취하는 수인()의 하나이다. 부처가 중생에게 사랑을 베풀고 중생이 원하는 바를 달성하게 해준다는 덕을 표시하는 인상()으로, 시여인(), 시원인(), 여인() 등으로도 불린다.

손의 모습은 왼팔을 길게 아래로 늘어뜨리고 손가락을 펴서 손바닥을 밖으로 향하도록 하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이때 마지막 두 손가락을 약간 구부린 불상이 많다. 오른손을 어깨높이로 올리고 손바닥을 밖으로 향하는
시무외인과 반대되는 형상인데, 대개 오른손은 시무외인을, 왼손은 여원인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 수인은 선정인이나
항마촉지인과는 달리 석가모니가 어느 때 어느 장소에서 하던 인상이었는지가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어느 장소에서 어떤 의미로 취하는 것인지도 가려내기 어렵다. 다만 한국 삼국시대의 불상에서는 시무외인과 함께 불상의 종류에 관계없이 모두 취하고 있는 수인이며, 그래서 이 두 수인을 통인()이라고도 한다.
 
선정인 [禪定印]

요약
부처가 수행할 때 선정(禪定)에 들었음을 상징하는 수인(手印).
원어명 Dhyana(산)

본문
석가의 근본 5인(선정인·항마촉지인·전법륜인·시무외인·천지인) 중의 하나로 삼마지인()이라고도 한다. 결가부좌()한 불상에서 볼 수 있는 손 모양이다. 본래는 석가가 보리수 아래 금강좌()에서 참선, 즉 선정(:번뇌가 사라지고 몸과 마음이 통일된 상태)에 들었을 때 취한 손의 모습을 말하며, 잡념을 버리고 마음을 모아 삼매경에 드는 수인이다. 고대 이래 인도의 수행자들에게서 많이 찾아볼 수 있다.

형식은 결가부좌한 자세에서 왼쪽 손바닥을 위로 하여 단전 앞에 놓고 오른손 손바닥도 위로 하여 왼쪽 손바닥 위에 손가락 부분을 겹쳐 놓되 양쪽 엄지 손가락을 맞대는 모습이다. 손등은 자연스럽게 결가부좌한 발 위에 얹는다. 이 자세는 주로 석가 불상에서 볼 수 있으나 석가만이 취하는 것은 아니다. 수인은 불상의 종류에 따라 교리상의 뜻이 다르기 때문에 불상을 구분하는 기준이 되기는 하지만 불상의 존재를 결정짓는 근거는 아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비로자나여래가 선정인을 취하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는 법계정인()이라고 한다.

지권인 [智拳印] 

요약
부처가 결하는 수인의 하나. 

본문
대일여래() 즉 비로자나불()이 결하는 수인이다. 법신()인 비로자나불만 이 수인을 하므로 이 수인을 한 불상은 곧 비로자나불이다.

형상은 두 손을 모두 금강권( : 엄지손가락을 손바닥에 넣고 다른 네 손으로 싸 쥐는 것)으로 만들고 가슴까지 들어올린 후, 왼손 집게손가락을 펴 세워서 위쪽 오른손 주먹 속에 넣는다. 그 주먹 속에서 오른손 엄지와 왼손 집게손가락이 서로 맞닿는다. 이때 오른손은 법계를 뜻하고 왼손은 중생을 뜻하여, 이 수인은 법으로써 중생을 구제한다는 의미가 있다. 또 일체의 무명 번뇌를 없애고 부처의 지혜를 얻는다는 뜻이기도 하며, 이()와 지()는 둘이 아니고 부처와 중생은 같은 것이며, 미혹과 깨달음도 본래는 하나라는 뜻이기도 하다.

구품정인 [九品定印] 

요약
아미타불이 취하는 9가지 수인. 

본문
극락에 왕생하는 중생들의 성품은 모두 다르다. 이에 따라
아미타불이 알맞은 설법을 위해 중생들을 상·중·하 3등급으로 나눈 뒤 이들 3등급을 다시 3분하여 모두 9등급으로 나눈 것을 구품()이라 한다. 각 단계에 맞게 설법해야 모두 구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구품을 아미타불의 수인(: 무드라)에 적용한 것이 구품정인이다. 묘관찰정인()·아미타구품인이라고도 한다. 크게 상중하 삼품으로 나뉘며 자세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상품인(): 선정인()과 동일한 형태이다. 상품상생인()은 무릎 위 단전 아래에 먼저 왼손을 놓고 그 위에 오른손을 포개 놓은 다음 집게손가락을 구부려서 엄지의 끝을 마주 대어 집게손가락이 서로 닿게 한다. 상품중생인()은 상품상생인의 모양에서 중지를 구부려 엄지에 대며, 상품하생인()은 역시 상품상생인의 모습에서
무명지를 구부려 엄지에 댄다.

② 중품인(): 두 손을 가슴 앞까지 들고 손바닥을 밖으로 향하게 한다. 중품상생인은 이 때 두 손의 집게손가락을 엄지와 마주대며, 중품중생인은 장지를 엄지에 대고, 중품하생인은 약지를 엄지에 마주댄다.

③ 하품인(): 중품인과 같은 요령으로 한다. 단 왼손이 아래로 향한다. 하품상생인·하품중생인·하품하생인의 3가지가 있다. 이와 같이 아미타불의 수인은 다양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아미타정인, 즉 선정인과
항마촉지인()을 한 모습으로 표현된다.

 







 
<출처> [네이버 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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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상 각부의 명칭>

(1) 광배(光背) - 불보살님의 몸에서 뻗어 나오는 빛의 표현으로 몸의 뒤에 붙이는 장식이다. 머리뒤의 원형의 것은 두광(頭光), 등뒤의 타원형의 것은 신광(身光), 온몸을 둘러 싼 것은 거신광(擧身光)이다.

(2) 육계(肉鷄) - 보계(寶髻)리고도 한다. 부처의 정수리에 솟은 상투 모양이다.

(3)나발(螺髮) - 소라 껍데기 모양으로 빙빙 틀어서 돌아간 형상을 한 부처의 머리털이다.

(4)백호(白毫) - 부처의 32상 가운데 한가지로 두 눈썹 사이에 난 길고 흰 터럭으로서 광명(光明)을 무량세계(無量世界)에 비친다고 한다.

(5)삼도(三道) - 불상(佛像)의 목에 있는 삼선(三線)으로 나타낸다.

(6)가사(袈裟) - 승려(僧侶)의 어깨에 걸치는 검은색의 법의(法衣)이다. 납(衲)은 기웠다는 뜻으로 납의(衲衣)라고도 한다.

(7)대좌(臺座) - 불보살님이 앉는 자리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연화좌(蓮華坐)중에서 연꽃줄기를 도안한 앙련(仰蓮)이나 복련(覆蓮)등이 있다.

(8)통견(通絹) - 가사를 말하며 양쪽 어깨를 모두 덮는 방식으로 목 주위나 가슴 쪽을 느슨하게 둘러 걸친 것이다.

(9)수인(手印) - 손으로 어떤 모양을 나타낸 것이다.

(10)안상(眼象) - 눈 모양으로 그속에 어떤 형상을 조각해 넣기도 한다.

(11)앙련(仰蓮) - 연꽃이 받들고 있는 모양이다.

(12)복련(覆蓮) - 대좌에서 연꽃이 엎어져 있는 모양이다.

 

불상의 각부명칭
육계
 
보통 부처의 머리 위에 혹과 같이 살(肉)이 올라온 것이나 머리뼈가 튀어 나온 것으로 지혜를 상징한다. 불정(佛頂), 무견정상(無見頂相), 정계라고도 한다. 원래는 인도의 성인(聖人)들이 긴 머리칼을 위로 올려 묶던 형태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나발(螺髮)은 오른쪽으로 말린 꼬불꼬불한 나선형 모양의 머리카락이다. 원래 부처의 32길상에는 머리카락에 관한 설명이 없지만 일부 경전에 나발이 오른쪽으로 말려 있다고 되어 있다. 불상의 머리카락은 간다라 불상에서는 굵은 웨이브형인데 비해 마투라 초기불상에서는 소라 모양의 머리카락으로 표현되었으나 시대가 내려가면서 점차 오른쪽으로 말린 꼬불꼬불한 나발형식으로 변하게 되었다.
소발(素髮)은 민머리로 별다른 장식이 없는 머리형태를 말한다. 대개 석조불 계통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두발형식이다.
 
 
 
백호
 
부처의 양 눈썹 사이에 난 희고 부드러운 털을 백호(白毫)라 한다. 이 털은 오른쪽으로 말리면서 나와 있다. 대승불교에서는 광명을 비춘다고 하여 부처뿐만 아니라 여러 보살들도 모두 갖추도록 규정하였다. 따라서 초기 불상에서부터 작은 원형을 도드라지게 새기거나 수정 같은 보석을 끼워 넣기도 했으며 드물게 채색으로 직접 그리기도 하였다.
 
삼도
 
 
삼도(三道)란 불상 목 주위에 표현된 3개의 주름으로, 생사(生死)을 윤회하는 인과(因果)를 나타내며 혹도(惑道) 또는 번뇌도(煩惱道), 업도(業道), 고도(苦道)를 의미한다. 원만하고 광대한 불신(佛身)을 나타내는 상징적인 형식으로 보통 불, 보살상에서 볼 수 있다.
 
보관
 
보석으로 장식된 관을 뜻하지만 특히 불상의 머리 위에 얹는 관을 의미한다. 여래 가운데 보관(寶冠)을 쓰는 것은 대일여래, 보관 아미타불 등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지만 보살, 명왕, 천부 등에는 여러 가지 형식의 보관이 있다.
보관은 고대 인도 귀인(貴人)들의 머리장식에서 유래된 것으로 불상을 장엄하는 데 목적이 있을 뿐 아니라 불, 보살의 상징으로도 사용된다. 즉, 대일여래는 5불을 상징하는 다섯 개의 화불이 표현된 오지보관(五智寶冠)을 쓰고 있으며 관음보살은 보관에 아미타화불(阿彌陀化佛), 대세지보살은 수병(水甁), 미륵보살은 탑(塔) 등이 새겨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변화한 부처를 말한다. 응신불(應身佛) 또는 변화불(變化佛)이라고도 한다. 불, 보살이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나타나는 것으로 작은 여래형으로 표현된다. 보통 관음보살과 대일여래는 보관에 화불(化佛)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며 광배에 작은 화불을 배치하는 경우도 있다.
 
영락
 
진주, 옥, 금속 등을 끈으로 꿰어서 만든 것으로 보살의 목이나 가슴 등에 늘어뜨리는 장신구의 하나. 원래 인도 귀족들이 몸을 장식하는 풍습에서 유래되었으나 시대가 내려가면서 불상 특히 보살상의 손과 팔, 다리를 장엄하는 데에 사용되었다. 밀교상에서는 뱀, 해골 등을 영락(瓔珞)으로 한 예도 있다.
보살영락본업경 권 상에 의하면 보살의 수행에 따라 금, 은, 동, 유리, 수정 등의 영락을 얻을 수 있다고 하며 보살영락경 제 5에는 이러한 영락들은 각기 다른 기능과 위력을 지니면서 중생을 위해 널리 쓰여진다고 설명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중국 북위, 북제시대의 영향을 받아 삼국시대에는 심엽형(心葉形)이나 원형, X자형 영락장식이 크게 유행하였으나 보살상의 양식적 변화와 함께 점차 형식적인 상징물로 표현되었다.
 
의복
 
부처나 승려가 입는 의복은 가사(袈裟) 또는 법의(法衣)라고도 한다. 불상의 경우는 세 종류의 옷을 걸치는데 가장 겉에 대의(大衣)를 입고 그 안에 승기지(僧祇支)와 치마인 군의(裙衣)를 입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반면에 보살이나 천부상은 몸에 장신구을 지니고 천의(天衣)를 걸치는 것이 특징이다.
 

<보살상의 명칭>

(1)보관(寶冠) - 보옥으로 장식한 관이다.

(2)이식(耳飾) - 귀걸이이다.

(3)흉식(胸飾) 목걸이 이다.

(4)영락(瓔珞) - 인도의 장신구이고 불상의 목장식과 당(堂)의 장식에 사용한다.

(5)기연화(技蓮花) - 빼여난 연꽃이다.

(6)완천(腕釧) - 어깨에 두루는 장식이다.

(7)보병(寶甁) - 귀중한 물병이다. 불구(佛具), 법구(法具)의 병기(甁器)의 총칭이다.

(8)천의(天衣) - 보살(菩薩)이나 비천(備薦)이 입는 얇은 옷이다.

(9)상의(常衣) - 불보살의 윗도리에 걸치는 옷으로 군의(裙衣)라고 한다.

(10)연화좌(蓮華坐) - 연화대(蓮花臺)라고 하며, 불보살님이 앉는 연화(蓮花)의 대좌(台坐)를 말한다.

 

보살상의 각부명칭
중생들이 어려움에 처할 때 한마음으로 관음보살을 부르면 그 소리를 듣고 여러가지 모습으로 나타나서 어려움에 처한 중생을 구제하여 안락함과 기쁨을 준다는 의미가 있어 친근함을 가진 신앙의 대상이 되어 관음신앙이 유행하고 있다. 관음보살은 천수관음 십일면관음 양류관음 백의관음 준제관음등 33관음까지 있으며 단독상으로 조성되는 경우가 많고 상의 특징은 머리에 쓴 보관에 화불이 나타나며 손에는 연꽃이나 정병을 잡고 있는 경우가 많다. 관음보살을 모시는 전은 관음전 관음보전 원통전 원통보전으로 불린다.
 
아미타삼존 = 대세지보살 + 아미타여래 + 관음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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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왕상의 각부명칭
사천왕 팔부중은 사천왕에 딸려 있는 8가지 종류의 귀신을 말한나, 부처님께 귀의하여 불법과 도량을 지키는 수호장이 되었다.
 
1.지국천왕-건달바, 부단나
건달바는 제석의 음악을 맡은 신 .
지상(地上)의 보산(寶山)중에 있으며, 술과 고기를 먹지않고 향기만 먹는다.
부단나는 취(臭), 취예(臭穢-고약한 냄새가 나고 더러움)라 번역되어진다.
 
2.증장천왕-구반다, 폐례다
구반다는 사람의 정기를 빨아먹는 귀신. 말머리에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다.
폐례다는 아귀를 말한다.
 
3. 광목천왕-용, 비사사
용은 본래 인도에 사는 용 종족들이 뱀을 숭배하는 신화에서 나온곳으로 신력이 있어 구름과 비를 변화시킨다고 한다.
비사사는 식혈육귀(食血肉鬼)라고 번역하며 아귀의 모습을 하고 있다.
 
4.다문천왕-야차, 나찰
야차는 번역하면 위덕(威德), 용건(勇健), 귀인(貴人)이라 함. 천야차, 지야차, 허공야차의 3가지가 있다.
나찰은 지옥에 있는 귀신이라고도 한다. 여성은 나찰녀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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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sattva9715님의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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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부시왕

명부시왕(冥府十王) 또는 시왕(十王)은 불교에서, 죽은 자를 심판한다는 열 명의 왕을 일컫는다. 이는 중국도교한국의 민속 신앙에도 영향을 미쳤다.

불교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3일간 이승에서 머물다가 명부사자(冥府使者)의 인도로 명부로 간다고 믿는데, 이때 명부에서 죽은 자의 죄를 심판한다는 열 명의 왕이 바로 명부시왕이다. 처음부터 순서대로 진광대왕(秦廣大王)·초강대왕(初江)·송제대왕(宋帝)·오관대왕(五官)·염라대왕(閻羅)·변성대왕(變成)·태산대왕(泰山)·평등대왕(平等)·도시대왕(都市)·오도전륜대왕(五道轉輪, 혹은 전륜대왕) 등이 있다. 이중 다섯 번째인 염라대왕은 시왕 중의 우두머리로 여겨지기도 한다.

죽은 자는 시왕 중 7명의 대왕에게 순서대로 각각 7일씩 49일 동안 심판을 받는다. 그러나 살면서 죄업을 많이 지은 자는 49일 이후 3명의 대왕에게 다시 심판을 받는데, 죽은 후 100일이 되는 날은 제8 평등대왕, 그리고 1년이 되는 날에는 제9 도시대왕, 3년째에는 제10 오도전륜대왕의 심판을 받아 총 3년의 기간 동안 명부시왕의 심판을 받는다.

<출처> [위키백과]

사람이 죽으면 죽는 날부터 49일까지는 7일마다,  그 뒤에는 100일, 소상(小祥)이 되는 1년, 대상(大祥)이 되는 3년째에 차례로 시왕(十王)에게 나가 생전에 지은 죄를 심판 받는다.

그 대략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초칠일 만에 가는 곳 진광대왕 (秦廣大王)
이칠일 만에 가는 곳 초강대왕 (初江大王)
삼칠일 만에 가는 곳 송제대왕 (宋帝大王)
사칠일 만에 가는 곳 오관대왕 (五官大王)
오칠일 만에 가는 곳 염라대왕 (閻羅大王)
육칠일 만에 가는 곳 변성대왕 (變成大王)
칠칠일 만에 가는 곳 태산대왕 (泰山大王)
백일째 재심 받는 곳 평등대왕 (平等大王)
일년째 재심 받는 곳 도시대왕 (都市大王)
삼년째 재심 받는 곳 오도전륜대왕 (五道轉輪大王)

그런데 혼령이나 귀신은 향(香)으로 음식을 대신한다고 한다. 귀신이나 혼령이 배부르라고 먹는 것이 아니라 정신을 잃지 않기 위하여 흡입한다고 한다.  일주일을 걸으면 첫번째 대왕(大王)인 진광대왕(秦廣大王) 앞에 서게 된다. 향을 진광대왕 앞에 설 때까지 향을 피워도 되지만, 차례로 일곱명의 재판관 대왕에게 불려다니는 49일이 걸리는데 그 때까지 피우면 동안 허기지지 않고 다니게 된다고 한다.

1. 진광대왕 (秦廣大王)  -지옥 첫 번째 재판관-

        진광대왕(秦廣大王)

극선(極善)과 극악(極惡)만을 가린다.
남의 생명을 해쳤는가 아닌가만 가려서 그 중에서 극선(極善)은 천상(天上)으로 보내고 극악(極惡)은 다음 재판관에게 넘긴다.
다음 재판관에게 넘기는 이유는 억울한 사람을 구제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극악무도한 인간들은 여죄를 추궁하기 위해서이다.
여기서 진광(秦廣)이란 뜻은 진(秦)이란 진나라 진, 밝힐 진이요,  광(廣)은 넓을 광으로 본질을 밝혀서 넓게 나눈다는 뜻이다.
진광대왕은 제일 마음 좋은 재판관으로 첫번째 재판관이 된 것이다.
그냥 착한 사람, 악한 사람만 구별해서 천상과 지옥으로 보낸다.

도산지옥(刀山地獄)

진광대왕이 다스리는 지옥은 도산지옥(刀山地獄)이라 부른다.
나쁜 짓을 한 사람은 일단 도산지옥을 거쳐서 다음 재판관에게 가면서 자신이 지은 죄과(罪過)를 치르고 반성하게 한다.
옥졸귀들의 소름끼치는 괴음과 식인귀와 각양각색의 악귀들이 망령들을 물어뜯고 쇠망치로 치고 밟는다. 살아 생전에 지은 죄의 천배, 만배의 고통을 겪는다.  깎아지른 듯한 수직벽의 산과 군데군데 솟아  있는 바위는 칼날 같이 뾰죽히 날이 서 있다. 망령들은 손과 발에 피를 흘리고 손목과 발목이 짤려 너덜너덜한 채 고통스럽게 이 산을 오르는데 그 밑에는 송곳같은 것이 솟아 있는 커다란 쇠몽둥이를 들고 있는 옥졸귀들이 미끄러져 내려오고 있는 망령이나, 겁먹고 오르지 않는 망령들은 사정없이 내려쳐 산산조각을 낸다. 그러나 산산조각 흩어진 망령들의 몸은 곧 회복되어 원상태로 된다. 이 망령들은 진짜 피인 줄 알고 고통스러워 한다. 또 저 철봉으로 맞으면 진짜 맞는 것보다 몇 배 고통스럽다. 산의 높이는 800리 지금 계산으로는 4000Km(50Km를 10리로 환산) 꼭대기는 찬바람에 눈보라가 치는데 눈보라가 바늘로 변하여 몸을 찌른다.

<출처> [http://blog.daum.net/forest-hyang]

① 도산지옥(刀山地獄) - 진광대왕
온 산에 뾰족뾰족한 날카로운 칼날이 빈틈없이 꽂혀 있는 능선을 무기를 든 지옥의 옥졸들이 죄인들을 끌고 막 지나간다. 발등까지 날카로운 칼날이 파고들어 죄인들은 고통이 심해 걸을 수가 없다. 가다가 엎어지면 칼날이 온몸을 찌른다. 고통받는 죄인과는 대조적으로 지옥의 옥졸들은 죄인의 신음소리와 울부짖음이 마치 즐거운 노랫소리인 양 창을 든 표정이 장난스럽기만 하다.

손을 뒤로 묶인 채 맨발로 옥졸에게 끌려가는 죄인은 몇 번이나 이 칼의 능성을 지나가야 할지 고통스럽기만 하다. 도산 지옥의 무서움을 다른 각도로 표현하고 있다. 날카로운 칼날이 뾰족뾰족 튀어나온 평상 위에 알몸의 죄인을 눕히고, 지옥의 옥졸들이 커다란 칼로 막 찌른다. 실신해서 밑으로 떨어지면 정신을 차릴 때까지 기다려서 다시 평상 위로 올려 놓고 끝없이 형벌을 계속 집행한다.

<출처> [블로그 - 레전더의 성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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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량수경 (無量壽經)

1.설법의 자리에 모인 사람들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마갈다국1)의 수도 왕사성 가까이에 있는 영축산에서 덕이 높은 많은 제자들과 함께 계시었다. 그 자리에는 교진여(坨陳如)2) 등 다섯 비구를 비롯하여 마하가섭, 사리불, 마하목건련, 수보리, 난타, 라후라, 아난존자와 보현보살, 문수보살, 미륵보살 등 출가(出家)와 재가(在家)의 많은 보살들이 자리를 같이 했다. 부처님의 설법을 듣기 위해 모인 이와같은 보살들은 모두 지혜와 자비를 갖추고, 중생을 제도하려는 보살행(普薩行)이 지극한 사람들이었다.

    2.상서를 나투어 세상에 나온 뜻을 말하다

    그때 아난존자3)는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합장하고 이렇게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여래4)의 모습은 차분히 가라앉고 안색은 참으로 맑습니다. 그리고 살갗은 투명하고 황금빛을 띠고 있습니다. 마치 맑게 개인 하늘의 구름처럼, 혹은 용광로에서 꺼낸 잠부강의 금덩이처럼 빛나고 있습니다. 일찍이 저는 부처님의 오늘 같은 모습을 뵌 일이 없습니다. 이와 같은 까닭을 생각건대, 오늘 부처님께서는 깨달은 사람이 머무는 경지, 승자(勝者)가 머무는 경지5), 전지자(全知者)가 머무는 경지, 큰 용이 머무는 경지에 드시어 과거·미래·현재의 부처님들에 대한 일을 생각하고 계시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아난아, 네 생각 대로다. 지금 네가 나에게 묻는 것은 여러 사람들의 이익과 행복을 위해서임을 알겠노라. 또한 대자대비의 실천자인 여래의 출현도 참으로 중생을 위해서인 것이다. 아난아, 너의 물음은 그 일 자체가 이미 여래의 뜻한 바이다. 이제 너를 위해 말하리니 명심해서 들어라."
     

    3.법장비구의 발원과 수행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이와 같이 말씀하셨다.

    "아난아, 헤아릴 수도 없는 아득한 옛날 정광여래(錠光如來)6)라는 부처님이

    이 세상에 출현하여 무수한 중생들을 제도하였느니라.

    이 부처님 다음에는 광원(光遠)여래가 출현하였고,

    그 다음에는 월광(月光)여래가 출현하였으며,

    이와 같이 과거 오십 삼 부처님이 차례차례 나오시어 중생을 교화했었다.

    쉰 네 번째로 출현한 세자재왕 (世自在王) 부처님 때에 이르러

    기억과 이해와 판단과 정진과 지혜력이 뛰어난 법장비구(法藏比丘)7)가 있었다.

    그는 세자재왕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는 구도자였는데,

    그 부처님 앞에서 여래의 덕을 칭송하고 보살이 닦는 온갖 행을 닦아

    중생을 제도하려는 원을 세웠다.

    이 원이 이루어지기까지는 설사 지옥의 고통을 받는다 할지라도

    퇴전하지 않겠다고 굳은 결의를 표명한 것이다.

    그리하여 다음과 같은 게송을 외웠다.


    〔부처님을 찬탄하는 게송〕

    빛나신 얼굴 우뚝하시고 위엄과 신통 그지없으니
    이처럼 밝고 빛나는 광명 뉘라서 감히 따르리이까.

    햇빛과 달빛 여의주 빛 맑은 진주빛 눈부시지만
    여기에 온통 가리워져서 검은 먹덩이 되고 맙니다.

    여래의 얼굴 뛰어나시사 이 세상에는 짝할 이 없고
    바르게 깨달은 이의 크신 소리8) 시방세계에 두루 들리네.

    청정한 계율과 다문(多聞)과 정진(精進)과 삼매(三昧)의 큰 힘과 지혜(智慧)의 밝음
    거룩한 위덕 짝할 이 없어 수숭한 거동 처음 뵈옵네.

    여러 부처님의 많은 법을 자세히 보고 깊이 생각해
    끝까지 알고 속까지 뚫어 바닥과 가에 두루 비쳤네.

    캄캄한 무명(無明) 탐욕과 분심 우리 부처님 다 끊으시니
    사자와 같이 영특한 어른 거룩한 도덕 어떠하신가.

    크신 도덕과 넓은 공덕 밝은 지혜 깊고 묘하여
    끝없는 광명 거룩한 상호 대천세계에 널리 떨치시네.

    원컨대 나도 부처님 되어 거룩한 공덕 저 법왕처럼
    끝없는 생사 모두 건지고 온갖 번뇌에서 벗어나지이다.

    보시를 닦아 뜻을 고르고 계행 지니어 분한 일 참아
    멀고 아득한 길 가고 또 가고 이러한 삼매 지혜가 으뜸일세.

    나도 맹세코 부처님 되어 이러한 원을 모두 행하고
    두려움 많은 중생 위하여 의지할 자리 되어지고녀.

    저곳에 계신 여러 부처님 백인가 천인가 몇 억만인가
    그 수효 이루 다 세일 수 없어 항하의 모래보다 많을지라도,

    저렇듯 많은 부처님들을 받들어 섬겨 공양한다 해도
    보리(菩提)의 도를 굳게 구하여 퇴전치 않은 것만 같지 못하리.

    항하의 모래 수효와 같이 많고 많은 부처님 세계
    그보다 더 많아 셀 수 없는 그처럼 많은 세계 국토를

    부처님 광명 널리 비치어 모든 국토에 두루하거늘
    이러한 정진과 신통을 무슨 지혜로 세어볼 것인가.

    만약에 내가 부처님 되면 그 국토 장엄 으뜸가게 하리
    중생들은 모두 훌륭하게 되고 도량은 가장 뛰어나게 되리.

    이 나라 땅은 그지없이 고요해 세상에 다시 짝이 없거늘
    온갖 중생들 가엾이 여겨 내가 마땅히 제도하리라.

    시방세계에서 오는 중생들 마음 즐겁고 청정하여서
    이 나라에 와서 나게 되면 즐겁고 또한 편안하리라.

    원컨대 부처님 굽어살피사 저의 이 뜻을 증명하소서
    저 국토에서 원력을 세워 하려는 일들을 힘써 하리다.

    시방세계에 계신 부처님들 밝으신 지혜 걸림없으시니
    저의 마음과 저의 수행을 부처님들께서 살펴 주옵소서.

    이 몸이 만일 어떻게 하다 고난의 경계에 들어간다 한들
    제가 행하는 이 정진을 참지 못하고 후회하리까.


    아난아, 법장비구는 저 세자재왕 부처님 앞에서 이와 같은 게송으로

    여래를 칭송한 다음 이렇게 말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위없는 바른 깨달음[無上正覺]을 얻고자 합니다.

    세상에서 견줄 데 없는 부처님이 되고 싶습니다.

    그래서 모든 중생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부처님의 국토를 세우고 싶은 것입니다.'

    그 때 세자재왕 부처님은 저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법장비구여, 그대 자신이 그렇게 하면 되지 않겠는가?'

    '세존이시여, 저로서는 불가능합니다. 그것은 세존께서만이 하실 수 있습니다.

    다른 부처님들의 불국토에 대해서 그 아름다운 특징과 장식과 배치를 말씀해 주십시오.

    그것을 들으면 저는 훌륭한 불국토를 완성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해서 세자재왕 부처님은 법장비구의 원력을 알고,

    이백 십억 부처님 국토를 말씀하셨었다.

    법장비구는 그로부터 다섯 겁 동안 홀로 선정(禪定)9)을 닦아

    어떤 다른 불국토보다도 뛰어난 불국토를 이루게 된 것이다.

    법장비구가 이 일을 세자재왕 부처님께 알리자, 그 부처님은 이와 같이 말씀하셨다.

    '법장비구여, 지금이야말로 그대의 원과 수행의 결과를 널리 대중들에게 말할 때이다.

    그들을 기쁘게 해 주어라. 현재와 미래의 사람들은 그것을 듣고

    그와 같은 불국토의 완전한 특징과 그 원행(願行)을 본받아 불도(佛道)를 이루게 될 것이다.'

    '세존이시여, 그러면 들어주십시오. 이 사십팔원(四十八願)은 저의 특별한 원입니다.

    이것으로 말미암아 위없는 바른 깨달음을 얻게 되면

    제가 선택한 불국토는 불가사의한 특징과 장식과 배치를 갖추게 될 것입니다.'

    법장비구는 그의 원을 다음과 같이 말했느니라.


    '세존이시여, 만약 저의 불국토에서 다음과 같은 일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저는 결코 부처가 되지 않겠습니다.

    〔법장비구의 사십팔원〕

    내 불국토에서는 지옥·아귀·축생 등 삼악도의 불행이 없을 것(無三惡趣願)


    내 불국토에 태어나는 중생들은 다시는 삼악도에 떨어질 염려가 없을 것(不更惡趣願).


    내 불국토에 태어나는 중생들은 다 몸에서 황금빛 광채가 날 것(悉皆金色願).


    내 불국토에 태어나는 중생들은 한결같이 훌륭한 몸을 가져

                       잘난 이 못난 이가 따로 없을 것(無有好醜願).


    내 불국토에 태어나는 중생들은 모두 숙명통을 얻어

                      백천억 나유타10) 겁 이전의 과거사를 다 알게 될 것(宿命通願).


    내 불국토에 태어나는 중생들은 모두 천안통을 얻어

                     적어도 백천억 나유타 세계를 볼 수 있을 것(天眼通願).


    내 불국토에 태어나는 중생들은 모두 천이통을 얻어  

                     적어도 백천억 나유타 부처님들의 설법을 들을 수 있을 것(天耳通願).


    내 불국토에 태어나는 중생들은 모두 타심통을 얻어

                    적어도 백천억 나유타 세계에 있는 중생들의 마음을 알게 될 것(他心通願).


    내 불국토에 태어나는 중생들은 신족통을 얻어

                   적어도 백천억 나유타 세계를 순식간에 통과할 수 있을 것(神足通願).


    내 불국토에 태어나는 중생들은 번뇌의 근본되는 아집(我執)을 일으키지 않을 것(漏盡通願).


    내 불국토에 태어나는 중생들은 이 생에서 바로 결정된

                        종류[定聚]에 들어가 필경에 성불할 것(必至滅度願).


    내 광명은 끝이 없어 적어도 백천억 나유타 불국토를 비추게 될 것(光明無量願).


    내 목숨은 한량이 없어 백천억 나유타 겁으로도 셀 수 없을 것(壽命無量願).


    내 불국토에는 수없는 성문(수행자)들이 헤아릴 수 없이 있을 것(聲聞無數願).


    내 불국토에 와서 태어나는 중생들은 그 목숨이 한량이 없을 것.

                     다만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서는 목숨의 장단을 마음대로 할 것(眷屬長壽願).


    내 불국토에 태어나는 중생들은 나쁜 일이라고는 이름도 들을 수 없을 것(無諸不善願).


    내 이름과 공덕을 시방세계 부처님들이 칭찬하지 않는 이가 없을 것(諸佛稱揚願).


    어떤 중생이든지 지극한 마음으로 내 불국토를 믿고 좋아하여 와서 태어나려는 이는

                내 이름을 열 번만 불러도 반드시 왕생하게 될 것.

               다만 오역죄(五逆罪)11)를 지었거나 바른 법을 비방한 중생은 예외일 것(念佛往生願).


    보리심을 내어 여러 가지 공덕을 닦고 지극한 마음으로 원을 세워

             내 불국토에 태어나려는 중생들은 그들이 임종할 때에

             내가 대중과 함께 가서 그를 맞이하게 될 것(臨終現前願).


    시방세계 중생들이 내 이름을 듣고 내 불국토를 사랑하여 여러 가지 공덕을 짓고

            지극한 마음으로 내 국토에 태어나고자 하는 중생은 반드시 왕생하게 될 것(稙諸德本願).


    내 불국토에 태어나는 중생들은 반드시 삼십이상(三十二相)12)의

              빛나는 몸매를 갖추게 될 것(三十二相願).


    다른 세계의 보살로서 내 불국토에 태어나는 이는 마침내 '일생보처(一生補處)13)'라는

           보살의 가장 높은 지위에 이르게 될 것. 그의 본래 소원이 중생을 제도하기 위하여

           여러 부처님 세계로 다니면서 보살행을 닦고 시방여래께 공양하며

           한량없는 중생을 교화하여 위없는 도에 이르게 하려는 이는 더 말할 필요도 없다.

           그들은 보살의 보통 일을 뛰어나 보현보살의 덕을 닦고 있기 때문이다(必至補處願).


    내 불국토에 태어나는 중생들은 부처님의 신통력으로 밥 한 그릇 먹는 동안에

           수없는 불국토를 다니면서 여러 부처님께 공양하게 될 것(供養諸佛願).


    내 불국토에 태어나는 중생들은 부처님께 공양하려 할 때에는

          어떠한 공양거리거나 마음대로 얻게 될 것(供具如薏願).


    내 불국토에 태어나는 보살은 누구든지 부처님의 온갖 지혜를 얻어

           법을 말하게 될 것(說一切智願).


    내 불국토에 태어나는 보살들은 모두 '나라연천(天)'과 같은 굳센 몸을 얻게 될 것(那羅延身願).


    내 불국토에 태어나는 중생들이 쓰는 온갖 물건은 모두 아름답고 화려하여

          비교할 수 없는 것들뿐이어서 비록 천안통(天眼通)을 얻은 이라도

          그 수효를 알 수 없을 것(所須嚴淨願).


    내 불국토에 태어나는 중생들은 아무리 공덕이 적은 이라도

            높이가 사백만 리 되는 보리수의 한량없는 빛을 보게 될 것(見道場樹願).


    내 불국토에 태어나는 중생들은 스스로 경을 읽고 외우며

           남에게 말하여 듣게 하는 변재와 지혜를 얻을 것(得弁才智願).


    내 불국토에 태어나는 중생들은 모두 걸림없는 지혜와 변재를 얻을 것(智弁無窮願).


    내 불국토는 한없이 밝고 깨끗하여 수없는 부처님 세계를 비쳐보되

            마치 거울로 비쳐보듯 할 것(國土淸淨願).


    내 불국토는 지상이나 허공에 있는 궁전이나 누각, 시냇물, 연못, 화초나 나무 등

          온갖 것들이 모두 여러 가지 보석과 향으로 되어 비길 데 없이 훌륭하며,

          거기에서 풍기는 향기는 시방세계에 두루 번져 그 향기를 맡는 이는

          모두 거룩한 부처님의 행을 닦게 될 것(寶香合成願).


    시방세계 한량없는 중생들이 내 광명을 비치기만 해도

         그 몸과 마음이 부드럽고 깨끗하여 천인(天人)보다도 더 뛰어나게 될 것(觸光柔軟願).


    시방세계의 어떤 중생이라도 내 이름을 듣기만 하면

          보살의 무생법인(無生法忍)과 깊은 지혜를 얻게 될 것(聞名得忍願).


    시방세계의 어떤 여인이든지 내 이름을 듣고 기뻐하며 보리심(菩提心) 14)을 내는 이가

           만약 여인의 몸을 싫어하면 죽은 후에는 다시 여인의 몸을 받지 않을 것(女人成佛願).


    시방세계의 한량없는 보살들이 내 이름을 듣기만 하여도

           죽은 뒤 항상 청정한 행을 닦아 필경에 성불하게 될 것(常修梵行願).


    시방세계의 한량없는 천인이나 인간이 내 이름을 듣고 예배하며 귀의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보살행을 닦으면 모든 천인과 인간의 공경을 받게 될 것(人天致敬願).


    내 불국토에 태어나는 중생들은 옷 입을 생각만 해도 아름다운 옷이 저절로 입혀지고,

          바느질한 자국이나 물들인 흔적이나 빨래한 흔적이 없을 것(衣服隨念願).


    내 불국토에 태어나는 중생들은 생각하는 대로 받는 줄거움이,

          마치 번뇌가 없어진 비구와 같아 집착이 일어나지 아니할 것(受樂無染願).


    내 불국토에 태어나는 중생들이 시방세계에 있는 부처님들의 정토를 보려고 하면

        소원대로 보석의 나무에 나타나 비치기를 거울에 얼굴이 비치듯 할 것(見諸佛土願).


    다른 세계 보살로서 내 이름을 들은 이는 성불할 때까지

        육근(六根)15)이 원만하여 불구자가 되지 않을 것(諸根具足願).


    다른 세계의 보살로서 내 이름을 들은 이는 모두 깨끗한 해탈삼매를 얻게 되고,

        이 삼매를 얻은 이는 잠깐 사이에 한량없는 부처님께 공양하면서도

        삼매를 잃지 않을 것(住定供佛願).


    다른 세계의 보살로서 내 이름을 들은 이는 죽은 뒤에 부귀한 가정에 태어날 것(生尊貴家願).


    다른 세계의 보살로서 내 이름을 들은 이는 즐거운 마음으로 보살행을 닦아

           선근 공덕을 갖추게 될 것(具足德本願).


    다른 세계의 보살로서 내 이름을 들은 이는 한량없는 부처님을 한꺼번에 뵈올 수 있는

          평등한 삼매를 얻어 성불할 때까지 항상 수없는 부처님을 만나게 될 것(住定見佛願).


    내 불국토에 태어나는 보살들은 소원대로 듣고싶은 법문을 저절로 듣게 될 것(髓意聞法願).


    다른 세계의 보살로서 내 이름을 들은 이는 곧 물러나지 않는 자리에 들어갈 것(得不退轉願).


    다른 세계의 보살로서 내 이름을 들은 이는 첫째로 설법을 듣고 깨달을 것,

          둘째로 진리에 수순하여 깨달을 것, 셋째로 나지도 않고 죽지도 않는 도리16)를 깨달아

          부처님의 가르침에서 물러나지 않을 것(得三法忍願).'

    아난아, 법장비구는 이와 같이 특별한 원을 말하고 나서 다시 게송으로써 거듭 서원을 밝혔느니라.

    '내가 세운 이 원은 세상에 없는 일 위없는 바른 길에 가고야 말리
    이 원을 이루지 못한다면 언제라도 부처는 안 되렵니다.

    한량없는 오랜 겁 지나면서 내가 만일 튼 시주 되지 못하여
    가난으로 고통받는 중생을 제도 못하면 언제라도 부처는 안 되렵니다.

    내가 만일 이 다음 부처가 되어 그 이름 온 세계에 떨칠 때에
    한 사람이라도 못들은 사람이 있다면 언제라도 부처는 안 되렵니다.

    욕심 없고 바른 마음 굳게 지니고 청정한 지혜로 도를 닦으며
    위없는 어른 되는 길을 찾아서 천상과 인간의 스승이 되리.

    신통으로 밝고 큰 광명을 놓아 끝없는 여러 세계 두루 비추어
    세 가지 어두운 때[三垢]17) 녹여 버리고 여러 가지 액난을 건져지이다.

    그네들의 지혜 눈 열어 밝히고 앞 못보는 장님들 눈을 띄우며
    여러 가지 나쁜 길 막아버리고 좋은 세상 가는 길 활짝 트리라.

    지혜와 자비 충만하게 닦아 거룩한 빛 온 세상에 널리 비치니
    해와 달 밝은 빛 무색케 되고 하늘 나라 광명도 숨어버리네.

    중생들을 위하여 교법을 열고 공덕 보배 골고루 보시할 때에
    언제나 많은 대중 모인 곳에서 법문하는 그 말씀 사자의 소리.

    온 세계 부처님께 공양을 하여 여러 가지 공덕을 두루 갖추고
    그 소원 그 지혜를 가득 이루어 삼계에 거룩한 부처님 되리.

    걸림없는 부처님의 지혜와 같이 비쳐지지 않는 데 없이 사무치리니
    바라건대 내 공덕과 복과 지혜가 가장 높은 부처님과 같아지이다.

    만약 이내 소원 이루어지면 삼천대천세계가 감동하리니
    허공 중에 가득한 천인들도 아름다운 꽃잎을 뿌려 주리라.'


    이 때 대지가 진동하고 허공에서는 아름다운 꽃이 흩날리며 어디선지 모르게

    은은한 음악이 울려 퍼지면서 법장비구를 칭송하는 소리가 들려 왔다.

    '법장이여, 그대는 반드시 이 다음에 부처가 되리라.'

    부처님은 다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아난아, 이렇게 해서 법장비구는 세자재왕 부처님 앞에서 범천·마왕·용신 등

    팔부중(八部衆)18)과 그 밖에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마흔 여덟 가지 큰 서원을 세우고 오로지 미묘한 불국토 건설에 전념한 것이다.

    그 원에 의해 이루어진 불국토는 끝없이 넓고 커서

    다른 어떤 것에도 비교될 수 없이 홀로 뛰어난 상주(常住)불변의 세계였다.

    이와 같은 불국토 건설도 사실은 법장비구가 헤아릴 수 없이 오랜 세월 동안

    보살이 닦아야 할 끝없는 덕행(德行)을 쌓았기 때문이다.

    그는 탐욕과 성냄과 우치한 생각을 내지 않았고, 감관(感官=느낌)의 대상인

    색·성·향·미·촉·법(色聲香味觸法)에도 팔림이 없었다.

    인욕행(忍辱行)을 닦아 어떠한 괴로움일지라도 잘 견디어냈으며,

    욕심이 적고 만족할 줄 알아 삼독 번뇌19)를 여의고 살았다.

    마음은 삼매에 들어 항상 편안하고 고요했으며, 밝은 지혜는 어디에도 걸림이 없었다.

    마음에 거짓이라고는 조금도 없고 안색은 늘 평온했으며,

    사람을 대할 때는 인자한 말로써 상대편을 기쁘게 해 주었다.

    용맹정진하여 자기 뜻을 이루는 데 게으름이 없었고,

    오로지 청정한 진리를 구하고 그것으로써 모든 중생들에게 은혜를 베풀었다.

    불·법·승 삼보를 공경하고 스승과 어른을 섬기며,

    인격완성의 요소인 복덕과 지혜로써 보살의 온갖 행(行)을 몸에 익혀

    모든 중생들에게 공덕을 성취케 했다.

    그는 또 세 가지 삼매 즉, 모든 것은 실체가 없어 공(空)이라고 관(觀)하는 것,

    모든 것에는 차별의 상(相)이 없다고 관하는 것,

    그리고 모든 현상은 본래부터 만들어진 것이 아니고, 어디서부터 생긴 것도 아니며,

    허깨비처럼 거짓 모습으로 나타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관찰했다.

    또 그는 자신이나 남에게 해가 되는 나쁜 말을 입 밖으로 내지 않았고,

    서로에게 이로운 좋은 말만을 하려고 노력했다.

    그는 나라를 버리고 왕위도 버리고 재물과 애욕을 끊고

    몸소 육바라밀(六波羅密)20)을 닦았으며 그것을 남들에게도 가르쳐 실천하도록 했다.

    이와 같이 그는 헤아릴 수 없이 오랜 세월을 두고 많은 공덕을 쌓았는데,

    그가 태어나는 곳이면 어디서나 그 공덕에 따라 뜻한 바대로 한량없는 재물이 생기는 것이었다.

    그래서 무수한 중생들을 교화하여 위없는 깨달음의 경지로 이끌어들였다.

    그로 인해서 중생들은 어느 때는 부호나 거사·바라문·대신이 되고

    혹은 왕후(王侯)나 전륜성왕이 되며, 육욕천(六欲天)과 범천의 왕이 되기도 했다.

    그리고 그 자신은 항상 의복·음식·좌와구(座臥具)·약으로써

    모든 부처님께 공양했던 것이다. 이와 같은 그의 공덕을 말로는 다할 수 없었다.

    그러므로 그의 입에서 나오는 향기는 청련화(靑蓮華)의 꽃향기와 같고,

    온몸의 모공(毛孔)에서는 전단향 내음이 풍기었다.

    그리고 그 향기는 한량없는 세계에 두루 미치었다.

    그의 모습은 단정하고 상호는 원만했다.

    양손에서는 늘 수많은 보석과 의복과 음식, 진귀한 향과

    꽃·일산(日傘)·당번(幢幡)21)·장식품 등이 나타났었다.

    아난아, 법장비구는 이와 같이 전생에 보살행을 행할 때에

    모든 신이나 인간의 행위보다 뛰어나 무엇이든지 마음대로 할 수 있었던 것이다."

     

    4.미타성불과 정토의 모습

    아난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법장보살은 이미 성불한 뒤 열반하여 영원한 평온의 경지에 들어가셨습니까?

    그렇지 않으면 아직 성불하지 못했습니까, 혹은 이 다음에 성불하실 것입니까?"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법장보살은 이미 성불하여 지금 서쪽에 계신다.

    그 이름을 무량광불(無量光佛) 혹은 무량수불(無量壽佛)이라 하며,

    그 나라는 여기에서 십만억 번째에 있는데, 그 부처님이 계시는 세계를 극락(極樂)이라 한다."

    "세존이시여, 그러면 그 부처님이 성불하신 지는 얼마나 됩니까?"

    "성불하신 지 벌써 십겁(十劫)22)이 지났다.

    그 불국토는 금·은·유리·산호·호박·자거·마노 등 칠보로 되어 있고, 너무 광대해서 끝이 없다.

    그 칠보는 서로 뒤섞이어 빛나기 때문에 눈부시다.

    이렇듯 청정한 장엄은 다른 어떤 세계에도 견줄 수 없이 월등한 것이다.

    그 보석들은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의 보석처럼 많은 보석 중에서도 으뜸가는 것들이다.

    또 그 국토에는 수미산이나 금강철위산23) 같은 산이 없고,

    바다나 강, 시내나 웅덩이도 없다. 그렇지만 그것을 보고 싶을 때에는

    부처님의 초인적인 신력(神力)에 의해 곧 나타나므로 볼 수 있는 것이다.

    또 그 국토에는 지옥·아귀·축생 등의 나쁜 경계가 없고,

    봄·여름·가을·겨울의 사계절도 없이 춥거나 덥지 않고 항상 기분좋게 살 수 있는 세상이다."

    "세존이시여, 만약 그 불국토에 수미산이 없다면

    그 산에 있을 사천왕이나 도리천들은 어디에서 삽니까?"

    "아난아, 수미산 상공에 있는 야마천(夜摩天)이나

    색구경천(色究竟天)은 모두 어디에 사는 것이냐?"

    "세존이시여, 그들은 저마다 그 행업(行業)24)에 의해서 얻은 과보,

    그 불가사의한 힘에 의해 거기서 합당한 천계(天界)에 살고 있습니다."

    "행업으로 얻어진 과보의 불가사의한 힘이라면 부처님의 세계도

    또한 부처님의 불가사의한 힘에 의해 나타나는 것이다.

    그 불국토에 사는 중생들은 일찍이 자기가 쌓은 공덕과

    선업에 의해 나타난 곳에서 사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수미산이 없더라도 아무런 불편이 없다."

    아난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것을 의심치 않습니다만

    미래의 중생들에게 의혹을 풀어 주기 위해 이 뜻을 여쭙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다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아난아, 무량수불의 위신력에 찬 광명은 가장 뛰어나,

    다른 부처님의 광명으로는 도저히 비교될 수도 없느니라.

    그래서 무량수불을 무량광불(無量光佛)·무변광불(無邊光佛)·무애광불(無碍光佛)

    ·염왕광불(檷王光佛)·청정광불(淸淨光佛)·환희광불(歡喜光佛)·지혜광불(智慧光佛)

    ·부단광불(不斷光佛)·난사광불(難思光佛)·무칭광불(無稱光佛)

    ·초일월광불(超日月光佛)이라고도 부른다.

    만약 중생들이 이 광명을 보게 되면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의

    세 가지 번뇌가 저절로 소멸되며, 몸과 마음이 화평하고 환희심에 가득차 어진 마음을 내게 된다.

    그리고 지옥·아귀·축생의 삼악도에서 이 광명을 만나게 되면

    누구든지 평안을 얻어 다시는 괴로워하지 않고, 목숨이 다한 뒤에는 해탈하게 되느니라.

    이와 같이 무량수불의 광명은 너무나도 찬란하기 때문에,

    시방의 불국토를 두루 비추어 그 명성이 떨치지 않는 곳이 없다.

    지금 나만이 그 광명을 찬탄하는 것이 아니고

    모든 부처님과 보살·성문·연각25)들도 한결같이 찬탄하고 있다.

    만약 중생들이 그 광명의 공덕을 듣고 밤낮으로 찬탄하기를 되풀이한다면,

    소원대로 그 부처님의 나라에 태어나 보살과 성문들에게 칭찬을 받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장차 부처가 되었을 때에 시방세계의 부처님과 보살들에게

    그 몸에 지닌 광명에 대해 칭송받게 되는데,

    그것은 마치 지금 내가 무량수불의 광명을 찬탄하는 것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아난아, 진실로 무량수불의 광명이 수승하고 미묘함은

    내가 일겁(一劫) 동안 밤낮으로 말한다 해도 다할 수 없을 것이다."

    부처님께서 다시 말씀을 계속하셨다.

    "아난아, 무량수 부처님의 수명은 한량없이 길어 햇수로 따질 수 없다.

    가령 시방세계 모든 중생들이 성문이나 연각이 되어

    그들의 지혜를 한데 모아 배천만겁 동안 헤아린다 할지라도

    무량수불의 수명은 다 셀 수가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 나라에 있는 성문이나 보살들의 수도 한량이 없어 헤아릴 수 없다.

    그들의 지혜와 신통은 뛰어나 온 세상을 손바닥 위에 올려 놓을 수도 있느니라.

    아난아, 또 그 불국토에는 칠보로 된 온갖 나무가 무성하여 온 나라에 가득 차 있다.

    금으로 된 나무, 은으로 된 나무, 유리나무·파리나무·산호나무·마노나무

    ·자거나무들이 있고, 두 가지 보석으로 된 나무,

    혹은 세 가지 보석에서 일곱 가지 보석이 합해서 된 나무들이 있다.

    금으로 된 나무에 은으로 된 잎과 꽃과 열매가 열리기도 하고,

    은나무도 금으로 된 잎과 꽃과 열매가 열리기도 한다.

    칠보가 서로 번갈아 나무가 되고 가지가 되고 잎과 꽃과 열매가 되어,

    중생의 생각으로는 상상할 수도 없는 보석의 나무들이 여기저기 있는 것이다.

    이 보석의 나무들은 가지런히 줄지어 있고, 줄기는 줄기끼리 마주보고,

    가지는 가지끼리, 잎은 잎끼리, 꽃은 꽃끼리,

    열매는 열매끼리 질서정연하게 줄줄이 마주보고 있으며,

    거기에서 발하는 광채는 찬란하여 눈이 부실 정도이다.

    때때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면 이 보석의 나무는

    다섯 가지 소리를 내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룬다.

    또 무량수 부처님이 계시는 극락세계의 보리수는 그 높이가 사백만 리이고,

    밑둥의 둘레는 오십 유순이며, 가지와 잎은 사방으로 이십만 리에 이르도록 펼쳐 있다.

    이 보리수는 온갖 보석으로 이루어졌는데,

    보석 중에 보석이라고 할 수 있는 월광주와 지혜륜보로 장식되어 있다.

    산들바람이 불어 이 보리수의 가지와 잎들이 흔들리면 아름다운 음성이 흘러나와

    심오한 법을 설하고, 그 소리가 모든 불국토에 널리 퍼지게 된다.

    그 아름다운 소리를 듣거나 나무의 빛을 보거나 향기를 맡거나 맛을 보거나

    그 광명이 몸에 비치거나 마음으로 그런 일을 생각하는 중생들은

    모두 물러나지 않는 자리에 이르게 되고,

    성불할 때까지 육근이 청정하여 온갖 근심 걱정이 없느니라.

    아난아, 만약 저 불국토의 천신(天)이나 인간들이 이 나무를 보면

    삼법인(三法印)26)을 얻게 된다.

    즉, 하나는 가르침을 듣고 깨달아 마음이 안정되는 것,

    둘은 진리에 순종하고 몸소 생각하여 깨닫는 것,

    셋은 진리는 불생불멸이라고 깨닫는 것이다.

    이와 같이 이익을 얻게 되는 것은 무량수 부처님의 위신력과 근본 원력에 의해서이다.

    아난아, 또 저 불국토에는 강당과 절과 궁전과 누각이 있는데,

    모두 칠보로 장식되어 저절로 이루어진 것이다.

    그 안팎과 좌우에는 목욕할 수 있는 호수가 수없이 있다.

    어떤 것은 그 크기가 십 유순, 혹은 이십, 삼십 혹은 백천 유순이나 되는 것도 있다.

    그 호수에는 여덟 가지 공덕을 갖춘 물[八功德水]이 철철 넘치고

    맑은 향기가 풍겨나서 마치 감로수와 같은 느낌이다.

    호수가에는 전단나무가 서 있는데 감미로운 향기를 풍기는 잎과 꽃이 드리워져 있다.

    호수 속에는 푸르고 붉고 노랗고 흰 연꽃이 눈부시게 피어 물 위를 가득 채우고 있다.

    그 국토에 있는 보살이나 성문들이 연못에 들어가 발을 적시고 싶으면

    물은 갑자기 발을 적시게 된다. 만약 무릎까지 적시고 싶으면 무릎까지 적시게 되고,

    허리까지 적시고 싶으면 허리까지 적시게 되며,

    목까지 적시고 싶으면 물은 목까지 차오른다.

    또한 온 몸을 적시고 싶을 때는 물은 저절로 온 몸을 적셔 준다.

    그리고 물을 본래대로 하고 싶으면 삽시간에 그대로 된다.

    차고 더운 물도 원하는 대로 저절로 조절되는 것이다.

    그 연못에서 목욕을 하면 몸과 마음이 함께 상쾌해지고

    환희에 넘쳐 마음의 때가 말끔히 씻긴다.

    그 물은 너무나 맑고 투명하기 때문에 물이 있는지 없는지조차 모를 정도다.

    못 바닥에 있는 모래의 광채는 바닥이 아무리 깊을지라도 환히 비춘다.

    그와 같은 물이 잔물결을 일으키면서 잔잔히 흘러간다.

    그 잔물결은 저절로 여러 가지 소리를 끊임없이 내므로

    어떤 소리든지 듣고 싶은 사람은 모두 똑같은 소리를 언제까지고 들을 수 있다.

    즉 그것은 진리를 말하는 여러 가지 소리인 것이다.

    그 소리를 듣는 사람은 듣자마자 말할 수 없는 기쁨이 넘치게 된다.

    그것은 청정하고 욕심이 없어지고 고요하고 진실의 뜻에 따르는 기쁨이고,

    또 불·법·승 삼보와 열 가지 뛰어난 지혜력[十力]과 네 가지 두려움 없는 자신[四無畏],

    그리고 다른 것과 같지 않은 열 여덟 가지 고유한 특성[十八不供法],27)

    보살과 성문들의 행을 따르는 기쁨이다.

    그러므로 그 불국토에는 지옥·아귀·축생 등 삼악도의 이름조차 없고

    다만 저절로 흘러 나오는 즐거운 소리만 있으므로 그 나라의 이름을 극락이라고 부른다.

    아난아, 그 불국토에 왕생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청정한 신체와 아름다운 음성과

    초인적인 힘을 갖추게 되고, 거처하는 궁전을 비롯하여 의복과 음식, 여러 가지 꽃과 향이며

    장식품 등이 마치 욕계의 여섯째 하늘인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의 그것과 같다.

    만약 음식을 먹고 싶을 때에는 금·은·유리·자거·마노·산호·호박 등 칠보나

    명월주나 진주로 된 그릇들이 마음대로 나타나 온갖 음식들이 저절로 차려지는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음식이 차려질지라도 실제로는 마시거나 먹는 사람은 없다.

    다만 그 빛깔을 보고 향기를 맡음으로써 먹고 싶은 생각이 다스려지고,

    심신이 함께 부드러워져 맛에 대한 집착이 없다.

    그리고 이러한 식사가 끝나면 그릇과 음식이 저절로 치워지고,

    또 식사 때가 되면 다시 나타난다.

    그 불국토는 이와 같이 청정 안온하고 말할 수 없이 즐거운 곳이다.

    단순한 형상을 초월하여 상주 불변하는 열반의 경지이다.

    그곳에 있는 성문과 보살과 천신(天神)과 인간들은 지혜가 한량없고

    신통이 자재하여 형상이 똑같고 차별이 없다.

    그러므로 세상에서 부르는 것과 같은 차별된 호칭도 소용없는 것이다.

    하지만 다른 세상의 일에 수순하기 위해 천상이라거나 인간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들의 얼굴은 한결같이 단정하고 아름다워 그 어떤 천상이나 인간에도 견줄 수 없다.

    그들은 모두 생멸이 없는 법신(法身)28)과 그지없이 즐거운 몸을 가지게 된 것이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다음과 같은 비유로 물으셨다.

    "아난아, 이를테면 가난에 찌든 거지를 제왕 곁에 앉혀 둔다면 그 모양이 어떻겠느냐?"

    아난은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세존이시여, 그 모양은 더럽고 추해서 견주어 말할 수 없습니다.

    그는 전생에 좋은 일은 하지 않고 나쁜 짓을 하면서 자기의 이익에만 급급한 탓으로

    삼악도의 과보를 받은 것입니다.

    그 과보가 다해 겨우 인간으로 태어나기는 했지만 그와 같이 하천한 몸이 된 것입니다.

    이와는 달리 세상에서 제왕이 되는 사람은 전생에 많은 덕을 쌓았기 때문입니다."

    "아난아, 네 말이 옳다. 그러나 아무리 위풍이 당당한 제왕이라 할지라도

    이를 전륜성왕(轉輪聖王)29)에 비한다면 볼품이 없다.

    그것은 마치 거지를 제왕 곁에 앉혀 놓은 것과 같으리라.

    또 전륜성왕을 도리천왕에 견준다면 말할 수 없이 추하다.

    그 도리천왕도 타화자재천왕에 비한다면 형편없이 추하다.

    그리고 타화자재천왕을 무량수 부처님의 극락세계에 있는 보살이나 성문들에게 견준다면

    그 빛나는 용모부터가 비교도 안 된다.

    아난아, 저 불국토에 가서 태어나는 천신이나 인간들의 의복으로부터

    음식·궁전·누각에 이르기까지 그 훌륭한 장엄들은

    모두 그들의 모습이나 위엄에 잘 어울리도록 되어 있다.

    그리고 한량없는 보석이 그들의 요구대로 나타난다.

    또 자연의 덕스러운 바람이 산들산들 불어온다.

    그 바람은 차지도 덥지도 않고 세거나 약하지도 않고 기분 좋게 분다.

    그 바람이 갖가지 보석의 그물과 보석의 나무 사이를 스치고 지나가면

    한없이 미묘한 법음(法音)을 내고 여러 가지 우아한 덕향(德香)이 풍긴다.

    이와 같은 소리와 향기를 듣거나 맡은 사람은 번뇌의 때가 저절로 사라지고

    덕풍(德風)이 몸에 닿으면 심신이 상쾌해진다.

    그것은 마치 수행자가 생각을 쉬어버리고 멸진정(滅盡定)30)에 들었을 때와 같다.

    아난아, 또 극락세계에는 여러 가지 보석으로 된 연꽃이 가득 피어 있다.

    꽃송이마다 백천억 꽃잎이 있고, 꽃에서 발하는 광채는 여러 가지 빛깔을 띠고 있다.

    이를테면, 푸른 빛깔에는 푸른 광채가 있고, 흰 빛깔에는 흰 광채가 있으며,

    검고, 누르고, 붉은 빛깔에서는 그 빛깔의 광채가 난다.

    그 반짝이는 모습은 해나 달보다 더 밝다.

    그리고 낱낱 꽃 속에서는 수천억의 광채가 발하고,

    그 낱낱 광채 속에서 다시 수천억의 부처님들이 나타나신다.

    부처님의 몸은 붉은 금빛으로 빛나고 상호도 수승하시다.

    그리고 이 부처님들은 각기 백천 광명을 놓아 널리 시방세계의 중생들에게

    미묘한 법문을 설하여 부처님의 바른 길로 이끌어 들이는 것이다."

     


    5.정토에 나려는 이가 닦는 행업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이와 같이 말씀하셨다.

    "아난아, 저 불국토에 태어나는 중생들은

    모두 반드시 성불할 수 있는 이들로서 바르게 결정되어 있다.

    왜냐하면 그 나라에서는 결정 안 된 이나 잘못 결정된 이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량수 부처님의 위신력과 공덕을 모든 부처님들이 한결같이 칭찬하고 있다.

    누구든지 무량수 부처님의 이름을 듣고 믿는 마음으로 잠깐이라도

    그 세계에 가서 나기를 원하는 이는, 그 부처님의 원력으로

    당장 왕생(往生)하여 물러나지 않는 자리에 머무르게 될 것이다.

    그러나 오역죄(五逆罪)를 범한 자와 정법(正法=佛法)을 비방한 자는 그렇지 못하다."

    부처님께서 계속해서 일념으로 무량수 부처님의 세계에 가서

    나고자 하는 이들에 대해서 상·중·하 세가지가 있음을 말씀하셨다.

    "아난아, 그 중 상배자(上輩者)란 욕심을 버리고 출가하여 보리심을 발하고

    무량수 부처님을 일심으로 생각하며, 여러 가지 선근 공덕을 쌓아

    저 불국토에 왕생하고자 하는 이들이다.

    이런 사람들이 임종할 때에는 무량수 부처님이

    여러 대중을 거느리고 그의 앞에 나타나실 것이다.

    그는 부처님을 따라 극락세계에 가서 칠보로 된 연꽃 가운데 화생(化生)하여

    지혜가 용맹하고 신통이 자재하게 되느니라.

    그러므로 이 세상에서 무량수 부처님을 뵈오려는 사람은

    위없는 보리심을 내어 공덕을 쌓고 저 국토에 태어나기를 원해야 할 것이다.

    아난아, 중배자(中輩者)란 그 불국토에 태어나고자 하는 사람이 출가하여

    선근 공덕을 닦지 못했더라도 위 없는 보리심을 내어 일심으로 무량수 부처님을 생각하며

    더러는 착한 일도 하고 재계(齋戒)도 지키며 탑과 불상을 조성하고 사문(沙門)에게 공양하며

    등을 켜고 꽃을 뿌리고 향을 사르며 이 공덕을 회향하여 저 국토에 나기를 발원한 이들이다.

    이러한 사람들이 임종할 때에 무량수 부처님은 그 화신을 나투어

    대중들과 함께 이 사람 앞에 나타난다.

    그는 화신불을 따라 극락세계에 왕생하여 물러나지 않는 자리에 머물 것이다.

    그 공덕과 지혜는 상배(上輩) 다음 가는 이들이다.

    아난아, 하배자(下輩者)란 중생 가운데서 여러 가지 공덕을 쌓지는 못할지라도

    위없는 보리심을 내어 한결같은 정성으로 열 번만이라도 무량수 부처님 명호를 부르면서

    그 국토에 나기를 원하는 이들이다. 좋은 법문을 들으면 즐겨 믿고 의심하지 않으며,

    한 생각만이라도 부처님 명호를 부르면서 지극한 정성으로 그 세계에 가서 나고자 원하며,

    그는 임종할 때에 꿈에 부처님을 뵙고 가서 나게 될 것이다.

    그 공덕과 지혜는 중배(中輩) 다음 가는 이들이다."

    이 때 부처님께서 다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아난아, 무량수 부처님의 위덕은 너무도 뛰어나기 때문에

    시방세계의 한량없는 부처님들이 다 같이 찬탄 하신다.

    그래서 항하의 모래처럼 많은 동방의 불국토로부터 무수한 보살들이

    모두 무량수 부처님이 계신 곳에 가서 부처님과 보살과 성문들게 공양한다.

    그리고 교법을 듣고 중생들을 널리 교화하는 것이다.

    동방에서만이 아니라 남방·서방·북방과

    네 간방(間方)과 상방·하방 불국토의 보살들도 그와 같이 공양하느니라."

    이 때 부처님께서는 위에서 말한 설법의 뜻을

    더 자세히 밝히고자 다음과 같이 게송을 말씀하셨다.

    동방(東方)을 찬탄하는 게송

    "동방에 널리 있는 여러 불국토 항하의 모래처럼 셀 수 없네
    이렇듯 많은 국토의 보살 대중이 무량수 부처님께 가서 뵈옵다.

    남방과 서방 북방 네 간방과 상방과 하방에도 다 그렇거든
    이같이 많은 국토의 보살 대중이 무량수 부처님께 가서 뵈옵다.

    시방세계 그와 같이 많은 보살들 아름다운 하늘꽃과 향과 보석과
    한량없는 하늘옷을 가지고 와서 무량수 부처님께 공양하였네.

    모두들 천상 음악 연주할 때에 밝고 곱고 화평한 노래를 불러
    가장 높은 부처님을 찬탄하여 무량수 부처님께 공양하였네.

    신통과 바른 지혜 끝까지 알아 저같이 깊은 법문 드나들면서
    공덕과 창고에 가득 차고 미묘한 밝은 지혜 짝할 이 없네.

    지혜의 해가 이 세상을 환히 비추어 생사의 구름이 활짝 겉히니
    중생들 조심조심 세 번을 돌아 위없는 부처님께 예배하니라.

    청정하고 장엄한 저 국토 보니 생각도 말도 못할 기묘한 세계
    보는 살마 위없는 보리심 내어 원컨대 우리 국토 그와 같아지라고.

    그 때에 무량수 부처님께서 반가운 얼굴로 기뻐 웃으시니
    입에서 눈부신 광명이 나와 시방세계를 두루 비추시었네.

    그 광명 되돌려 몸을 둘러싸 세 번 돌고 두상(頭上)으로 들어가니
    온 세계 천상 인간 많은 대중들 기꺼이 뛰고 놀며 즐겨하였네.

    그 때에 관음보살 옷깃 여미고 머리를 숙이며 여쭈는 말씀
    부처님 무슨 일로 웃으시온지 원컨대 그 까닭을 일러 주소서.

    우레처럼 우렁찬 맑은 음성으로 여덟 가지 미묘한 소리를 내어
    내 이제 보살들께 수기(授記)31) 주리니 이 말을 똑똑히 명심해 들으라.

    시방세계에서 모인 저 부살들 저마다 지닌 소원 내가 아노니
    청정한 좋은 국토 구해 가지고 반드시 수기 받아 성불하리라.

    온갖 법(法)은 꿈 같고 요술과 같고 메아리 같은 줄을 밝게 깨달아
    여러 가지 큰 원을 이루게 되면 이러한 좋은 국토 얻게 되리라.

    모든 법은 번개나 그림자 같은 줄 알고 끝까지 보살도를 닦아 행하여
    여러 가지 공덕 모두 갖추면 반드시 수기 받아 성불하리라.

    법의 성품은 모두 공한 것32)이고 나조차 없는 줄 깊이 깨달아
    청정한 불국토를 힘써 구하면 반드시 이런 국토 얻게 되리라.

    부처님 보살들게 하시는 말씀 극락세계 무량수불 가서 뵈오라
    법문듣고 기꺼이 받아 행하면 청정한 저 국토를 속히 얻으리.

    청정한 그 나라에 가기만 하면 어느덧 신통 묘용(妙用) 두루 갖추고
    무량수 부처님께 수기를 바아 위없는 바른 길을 이룰 것이다.

    저 부처님 처음에 세우신 원력 그 이름 듣고서 가서 나려면
    누구든지 그 나라에 왕생을 하여 물러나지 않는 데 앉게 되리라.

    보살들아 그러니 지극한 원을 세워 내 국토도 그 세계와 같아지라고
    나도 또한 많은 중생 구제하겠노라고 그러면 그 이름 시방에 떨치리.

    그 많은 부처님을 섬길 때에 이 몸으로 여러 세계 두루 다니며
    정성껏 기쁨으로 공양을 하고 거듭 극락세계에 돌아가리라.

    전생에 착한 공덕 못쌓은 이는 이 경의 말씀을 들을 길 없고
    온갖 계행 청정하게 닦은 이라야 부처님 바른 법문 들을 수 있네.

    일찍이 부처님을 뵈온 사람은 의심 않고 이런 일 믿으리니
    겸손하고 조심스레 듣고 행하여 즐거이 뛰놀며 기뻐하리라.

    교만하고 게을러빠진 사람은 이 법문 믿기가 심히 어렵지만
    전생에 부처님을 뵈온 이는 이와같은 가르침을 즐겨 들으라.

    성문은 물론 보살일지라도 부처님의 거룩한 마음 알 길 없네
    이 세상에 날 때부터 눈먼 사람이 어떻게 남에게 길을 가리킬까.

    여래의 크신 지혜 바다는 깊고 넓어 그 끝이 없어
    성문이나 보살로는 헤아릴 길 없고 부처님만이 그 덕을 알고 있네.

    이 세상 사람들이 누구나 없이 원만하게 모두 다 도를 이루어
    맑은 지혜로써 공(空)한 줄 알고 업겁 동안 불지혜 생각하고서

    있는 힘을 기울여 해설을 하고 목숨이 다할지라도 알 수 없네
    부처님의 지혜는 한량이 없어 이렇듯 끝없이 청정하니라.

    목숨은 오래 살기 어려운 일 부처님 만나 뵙긴 더욱 어렵고
    믿음과 지혜 갖긴 더욱더 어려우니 좋은 법 들었을 때 힘써 닦으라.

    법문 듣고 마땅히 잊지 말지니 뵈옵고 공경하면 큰 기쁨 얻는다
    그를 일러 우리들의 선지식이라 그러므로 너희는 발심하여라

    온 세계에 불길이 가득할지라도 뚫고 가서 그 법문 들을 것이니
    다음 세상 반드시 부처가 되어 생사에 허덕이는 중생들 구하리라."


    6.정토 왕생자의 이득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난아, 저 불국토의 보살들은 모두 보살의 가장 높은 자리인

    일생보처(一生補處)에 이른다.

    즉 이 한 생을 지나 다음 생에는 반드시 부처님의 자리에 이르게 된다.

    그러나 끝없는 중생들을 구제하겠다는 큰 원을 세운 보살들은 그렇지 않다.

    아난아, 저 불국토의 수행자인 성문(聲聞)들이 몸에서 발하는 빛은 한 길이고,

    보살들이 발하는 광명은 일백 유순을 비춘다.

    그 중에도 두 보살은 가장 뛰어나 그 광명을 삼천대천세계를 두루 비춘다."

    "세존이시여, 그 두 보살의 이름을 무어라고 합니까?"

    "한 분은 관세음(觀世音)이라 하고, 또 한 분은 대세지(大勢至)라 한다.

    이 두 보살은 일찍이 이 세상(사바세계)에서 보살의 행을 닦다가

    목숨이 다하여 저 불국토에 태어난 것이다.

    아난아, 또 누구든지 저 불국토에 가서 나는 사람은 삼십이상(三十二相)을 갖추게 된다.

    그리고 지혜가 충만하여 모든 존재의 본질을 꿰뚫어 불 수 있고 신통이 자재하다.

    그들 가운데서 가장 둔한 사람일지라도 두 가지 파악,

    즉 설법을 듣고 깨닫는 것(音響忍)과 진리에 수순하여 깨닫는 것(柔順忍)을 얻게 된다.

    그러나 근기가 수숭한 사람은 불생불멸의 도리를 때닫는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는다.

    또 저 불국토의 보살들은 성불할 때까지 다시 나쁜 세계에 들어가지 않고

    신통이 자재하고 전생일을 아는 숙명통을 얻는다.

    그러나 자신의 서원이, 흐리고 악한 말세 중생을 제도하려는 이는

    일부러 이 사바세계와 같은 국토에 태어나기도 한다.

    아난아, 저 불국토의 보살들은 무량수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아침 식사 때에 여러 세계를 다니면서 많은 부처님들게 공양한다.

    마음으로 생각하기만 하면 바로 꽃과 향과 음악·일산·깃발과

    미묘한 공양거리가 저절로 나타난다.

    보살들은 이 세상에서는 볼 수도 없는 진귀한 공양거리로

    많은 부처님과 보살과 성문들에게 공양한다.

    그 중에서 뿌려진 꽃은 공중에 머물러 꽃일산이 되어 눈부시게 빛나고 향기가 진동한다.

    이 꽃일산은 둘레가 사백 리가 되는 것으로부터 시작하여

    삼천대 천세계를 덮을 만큼 큰 것도 있다.

    어떤 일산이든지 다음것이 나타나면 앞에 것은 차례대로 사라져 간다.

    보살들은 모두 환희에 넘쳐 천상의 음악을 연주하면서

    아름다운 목소리로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하고 혹은 법문을 듣기도 하면서 즐거워한다.

    이와 같이 여러 부처님을 공양하고 나서 보살들은

    곧 점심 전에 무량수 부처님이 계시는 불국토로 돌아오는 것이다.

    아난아, 또 무량수 부처님이 성문이나 보살들을 위해 법문을 설할 때에는

    그들을 모두 칠보로 된 강당에 모아놓고 거기에서 부처되는 길을 말하고

    뛰어난 진리를 말씀하신다.

    이 가르침을 들은 사람은 누구든지 기뻐하고 이해하여 깨닫지 않은 이가 없다.

    이 때 사방에서 서늘한 바람이 불어와 보석으로 된 나무를 스치면

    다섯 가지 아름다운 소리가 울려 퍼지고,

    공중에서는 많은 꽃이 비처럼 내려 바람을 타고 온나라에 흩날린다.

    이와 같이 저절로 나타나는 공양이 그 국토에서는 그칠새가 없다.

    모든 천신들도 백천 가지 꽃과 향과 음악으로 무량수 부처님을 비롯하여

    여러 보살과 성문들을 공양한다.

    두루 꽃과 향을 뿔리고 갖가지 음악을 연주하면서 조용히 길을 따라 오고 간다.

    이 때의 즐거움을 말로써는 다할 수 없다.

    아난아, 저 불국토에 태어난 보살들이 법을 설할 때에는 항상 바른 법만을 말하며,

    그것이 부처님의 지혜에 합당하여 잘못 되는 일이 없다.

    그리고 보살들은 저 불국토에 있는 온갖 물건들이

    내 것이라는 생각이 없기 때문에 집착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가고 오는 데 걸림이 없고 어느 한 쪽에 치우침이 없으므로

    마음은 중도(中道)에 머물러 자유자재하다.

    친하고 성긴 간격이 없고 피차의 구별도 두지 않는다. 따라서 남과 다툴 일도 없다.

    모든 중생들에게 한결같이 자비스런 마음과 이롭게 하려는 생각으로 가득차 있기 때문에,

    보살의 마음은 항상 부드럽고 화평하며 성내거나 원망하는 생각이 없다.

    그의 마음은 장애를 떠나 청정하므로 싫어하고 게으른 일이 없다.

    보살에게는 평등한 마음, 뛰어난 원력, 깊은 자비심, 한결같은 마음,

    법을 사랑하고 좋아하는 마음이 있으므로 모든 본능적인 욕망을 멸해 버렸고,

    나쁜 길에 떨어질 어리석은 생각에서 멀리 벗어난 것이다.

    아난아, 보살들은 온갖 보살행을 닦아 한량없는 공덕을 성취했느니라.

    그들은 깊은 선정(禪定)과 삼명(三明)33)과 육신통과 세 가지 지혜(三慧)34)를 얻고

    칠각지(七覺支)35)에 전념하여 불도에 정진하고 있다.

    그러므로 보살은 오안(五眼)을 갖추고 있다.

    그 가운데 형상을 보는 육안(肉眼)은 밝게 가라앉아 모든 사물을 분명하게 볼 수 있으며,

    시방세계를 과거·현재·미래에 걸쳐 보는 천안(天眼)은

    무한한 시간과 공간을 꿰뚫어 자유자재하다.

    현상 차별을 보는 법안(法眼)은 사물을 잘 관찰하고, 사물의 본질을 파악하고

    평등한 진리를 보는 혜안(慧眼)은 지혜에 의해서

    진실을 보고 중생들을 피안(彼岸)으로 인도한다.

    위에 말한 네 눈을 갖추고 있는 불안(佛眼)은 모든 존재의 본성을 알고 있다.

    그리고 보살들은 지혜에 바탕을 둔 설득력을 가지고 중생들에게 가르침을 편다.

    그들은 또 '삼계(三界)는 텅비어 어떠한 사물도 내것이라고 할 것은 없다'고 관찰하며,

    불도에 전념하여 자유로운 설득력을 가지고 본능적인 욕망에 괴로워하는 중생들을 구제한다.

    보살은 본래 진여(眞如)의 세계에서 중생계로 내려온 것이다.

    모든 존재는 사실에 있어서 어는 것이고 불생불멸(不生不滅)이라는 걸 깨달았으면서도,

    그것을 설멸할 때에는 고(苦)·집(集)·멸(滅)·도(道)36)의 가르침으로써 하며,

    세상의 속론(俗論)을 좋아하지 않고, 정법(正法)만을 가지고 말한다.

    보살들은 온갖 선근을 닦아 오로지 불도를 숭상하며,

    '모든 것은 본래부터 공적(空寂)하다'고 알아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두 가지 번뇌를 다 버리고 심오한 가르침을 들으면

    의심하지 않고 항상 그 가르침대로 수행한다.

    또 대자대비한 마음이 간절하여 모든 중생을 한결같이 거두어 준다.

    그는 불도의 궁극에 이르러 중생들을 피안으로 이끈다.

    그리고 보살은 어떠한 의심의 그물도 끊어버릴 수 있는데,

    그러한 지혜는 자신의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며 불법을 남김 없이 알고 있다.

    아난아, 저 불국토의 보살들은 이와 같이 한량없는 공덕을 성취했느니라.

    나는 지금 너를 위해 그 대강만을 말했을 뿐이다.

    만약 자세히 말하려고 하면 백천만겁을 걸려도 다할 수 없을 것이다."

     

    7.삼독과 오악의 고통을 경계함

    부처님은 미륵보살과 천인과 여러 대중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무량수 부처님의 국토에 있는 성문과 보살의 공덕이나 지혜가 수승한 것은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다.

    그리고 그 불국토가 지극히 아름답고 행복하며 청정하다는 것은 앞에서 말한 바와 같다.

    왜 사람들은 선업(善業)을 닦아 저 불국토에 태어나서 깨닫게 된다는 도리를 믿지 않을까?

    그리고 부처님의 자비가 상하 귀천의 차별 없이 두루 펼쳐짐을 모르는 것일까?

    이제야말로 사람들은 저마다 힘써 정진하여 스스로 저 불국토에 태어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이 어리석은 중생의 세간에서 벗어나 극락세계에 태어나게 되면

    단번에 다섯 가지 악한 경계를 끊는다.

    나쁜 경계는 저절로 사라지고 위없는 깨달음에 이르게 된다.

    참으로 불국토에 왕생하기는 어렵지 않다. 그런데도 가는 사람은 없다.

    그 불국토는 어김 없이 신심 있는 이를 맞아들이고,

    그들은 부처님의 원력으로 왕생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어째서 세상일을 버리고 깨달음의 길에 이르려고 하지 않을까?

    불국토에 태어나면 한량없는 목숨을 얻어 영원한 즐거움을 누리게 될 터인테.



    8.삼독(三毒)

    세상 사람들은 하잘 것 없는 일들을 다투어 구한다.

    악과 괴로움으로 들끓고 있는 세상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생활 때문에 허덕이며

    겨우 생계를 꾸려 나간다. 신분이 높거나 낮거나 가난한 자나

    부자나 남녀노소를 가릴 것 없이 모두 재물에 눈이 어두워 있다.

    그러나 사실은 그것이 있거나 없거나 간에 근심 걱정은 떠날 날이 없다.

    불안 끝에 방황하고, 번민으로 괴로워하여,

    엎친 데 덮치는 욕심에 쫓기느라 조금도 마음 편할새가 없는 것이다.

    논밭이 있으면 논밭 때문에 걱정하고, 집이 있으면 집 때문에 속을 썩이며,

    가축과 하인과 돈·재물·의복·음식·세간살이에 이르기까지 이것저것 걱정 아닌 것이 없다.

    있으면 있다고 해서, 없으면 없다고 해서 걱정하고 한숨짓는다.

    때로는 뜻밖에 수해나 화재 혹은 도둑을 만나 재산을 잃어버리고 원통해 하고 슬퍼한다.

    이런 생각이 맺히면 마음은 멍들어 심기(心機)가 어지러워진다.

    만약 재산이나 벌을 받아 신명이 위태롭게 되면 그는 모든 것을 고스란히 버리지 않을 수 없다.

    누구 하나 그를 따라가는 이도 없다. 아무리 신분이 높고 부자라 할지라도

    사람들은 이렇듯 괴로움과 근심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또 때로는 이와같은 고통 끝에 죽는 일이 있다.

    그들은 일찍이 선한 일을 행하지 않고 도를 닦거나 덕을 쌓지 않았으므로

    죽은 뒤에는 혼자서 외롭게 어둔 세상으로 가게 된다.

    그가 가는 세상은 선업이나 악업의 결과에 따라 받는 과보다.

    그럼에도 이 선악에 대한 인과(因果)의 도리마저 사람들은 모르고 있다.

    가죽이나 친척들은 서로 공경하고 사랑할 것이며, 미워하거나 시기해서는 안 된다.

    가진 사람과 갖지 못한 사람은 서로 보살피며 돕고 탐하거나 인색해서는 안 된다.

    항상 부드러운 말과 화평한 얼굴로 대해야 한다.

    만약 마음 속에 남을 미워하는 생각을 두면 금생에는 비록 조그마한 말다툼일지라도

    다음 세상에는 그것이 큰 원수가 될 수 있다.

    왜냐하면 당장에는 충돌이 되지 않는다 할지라도

    마음 속으로는 깊은 원한을 품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사를 되풀이하면서 서로 앙깊음을 하는 것이다.

    인간은 애욕 속에서 혼자서 태어났다가 혼자서 죽어간다.

    즉 자신이 지은 선악의 행위에 따라 고와 낙이 경계에 이른다.

    자산이 지은 행위의 과보는 그 누구도 대신해 받아줄 수 없다.

    착안 일을 한 사람은 좋은 곳에, 악한 짓을 저지른 사람은 나쁜 곳에 태어난다.

    태어나는 곳은 달라도 과보는 당초부터 기다리고 있으므로

    그는 혼자서 과보의 경계로 가는 것이다.

    멀리 떨어진 다른 세계로 따로따로 가버리기 때문에

    이제는 서로 만날 길도 없다.

    한번 헤어지면 그 가는 길이 서로 다르므로 다서 만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어째서 사람들은 세상의 지저분할 일을 버리지 못하는가?

    또 몸이 건강할 때 부지런히 착한 업을 닦아

    생사가 없는 깨달음의 경지에 이르려고 하지 않는가?

    무엇 때문에 사람들은 길을 찾지 않는가?

    도대체 이 세상에서 무얼 바라고 있단 말인가?

    어떠한 즐거움을 꿈꾸고 있는 것일까?

    이와 갈이 세상 사람들은 선한 일을 하면 선한 과보가 오고,

    도를 닦으면 깨닫게 된다는 사실을 믿지 않는다.

    사람이 죽으면 다음 세상에 다시 태어나고, 은혜를 베풀면 복이 된다는 것을 믿지 않는다.

    그들은 선악에 대한 인과의 도리를 믿지 않는다.

    더 나아가 그들은 그런 게 어디 있느냐고 한사코 믿으려 하지 않는다.

    이처럼 비뚤어진 소견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자기는 바른 생각을 가쳤다고 내세운다.

    부모와 자식도 서로 본을 떠 비뚤어진 소견을 내려받고 있는 것이다.

    자손들은 선조때부터 선한 일을 하지 않고 도를 닦아 덕을 쌓을 줄도오르며,

    몸과 마음이 어리석어서 죽은 뒤의 세상이나

    선악의 과보도 알 수 없을 뿐더러 그에게 들려 줄 사람도 없다.

    따라서 당장 좋은 일 궂은 일을 당하고 있으면서도

    누구 하나 그것이 선악의 과보임을 생각하지 않는다.

    나고 죽는 일은 하나의 상식이다. 부모는 자식을 여의고 통곡하며,

    자식들은 부모를 잃고 운다. 형제와 부부도 서로 죽는 것을 슬퍼한다.

    나이의 많고 적음에 관계 없이 언제 먼저 죽을 지 모르는 것은 무상(無常)의 본질이다.

    모든 것은 다 지나가는 것, 항상 그대로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런 도리를 말해 가르칠지라도 믿는 사람은 얼마 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은 그칠 새 없이 미혹이 세계를 헤매고 있다.

    이와같은 사람은 미망(迷妄)으로 눈이 어두워 여러 가지 엇갈린 생각으로

    경전의 가르침을 믿지 않는다.

    장래 일을 생각지 않고 눈앞의 쾌락만을 따르며, 애욕에 빠져 인륜을 알지 못하고,

    화를 내면서 재물과 색을 탐한다. 그렇기 때문에 깨닫지 못하고

    자꾸만 나쁜 경계에 빠져 괴로워하고 어리석은 삶을 되풀이하게 된다.

    참으로 애통하고 가엾은 일이다.

    언젠가 한집안 식구 중에서 누군가가 먼저 죽게 되면

    남은 사람은 여읜 슬픔에 잠겨 마음에 커다란 상처를 입고 가버린 사람을 못잊어 한다.

    날이 지나고 해가 바뀌어도 그 슬픔은 가시지 않는다.

    세상의 덧없는 도리를 말해 주어도 마음의 문은 열리지 않고

    먼저 가버린 사람과의 정(情)을 생각하면서 마음은

    어둠에 싸이고 미망(迷妄)에 덮여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깊이 생각하고 마음을 돌이켜 오로지 진리만을 따르고,

    그 밖에 하잘것없는 세간사를 버리려는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머뭇머뭇 하는 사이에 일생을 마치게 된다.

    마침내 명이 다하게 되면 도를 얼을 수 없고, 그 길마저 끊기고 만다.

    세상이 어지럽고 인심이 거질어지고 사람들이 애욕을 탐하게 되면

    진리를 등지는 사람은 늘고 그것을 깨닫는 사람은 줄어든다.

    세상은 항상 어수선하여 믿고 의지할 만한 것은 하나도 없다.

    지위가 높은 사람이거나 낮은 사람이거나, 가난한 사람이거나 부자거나

    세상일에 얽매여 허덕이고, 저마다 가슴에는 독기(毒氣)를 감추고 있다.

    그러한 독기 때문에 눈이 어두워 함부로 일을 저지른다.

    천지의 도리를 등지고 인륜에 순종하는 생각이 없으므로

    자연 나쁜 짓을 하게 되고 마침내 죄의 갚음을 받게 된다.

    또한 제 목숨이 다하기도 전에 비명 액사하여 지옥에 떨어지게 되고,

    수천억겁을 두고 갖은 고통을 받으면서도 나올 기약이 없는 것이다.

    그 고통은 말로는 다 나타낼 수 없다. 참으로 슬픈 일이다."

    부처님께서 다시 미륵보살과 천인과 여러 대중들을 향 말씀하셨다.

    "나는 지금까지 세간사에 대해서 말하였다. 사람들은 깊이 헤아리고 생각하여

    온갖 나쁜 일을 멀리해야 한다.

    그리고 착한 일을 찾아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애욕과 영화는 오래 같 수 없는 것, 언젠가는 내게서 떠나가고 말 것들이다.

    참으로 이 세상에서 즐길 만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제 다행히 바른 법을 만났으나 부지런히 닦으라.

    마음 속으로부터 극락세계에 와생하려는 원을 세운 사람은

    반드시 밝은 지혜를 얻고 뛰어난 공덕을 갖추게 될 것이다.

    욕심에 팔려 여래의 계를 어기고 남의 뒤에 처져서는 안 된다.

    만약 이 대중 가운데서 마음에 의문이 있어 내가 한 말을 이해할 수 없는 이가 있다면

    구체적으로 묻도록 하여라. 나는 그를 위해 말해 줄 것이니라."

    미륵보살이 무릎을 꿇고 예배한 다음 이렇게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께서는 위엄이 있으시고 그 가르침은 참으로 훌륭하십니다.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곰곰이 생각해 보니 세상 사람들이 헤매면서

    도를 얻지 못하는 것은 참으로 그렇습니다.

    이제 부처님께서는 자비를 드리우사 깨달음에 이르는 큰 길을

    저희들에게 가르쳐 주셨습니다.

    저희는 귀와 눈이 번쩍 띄어 오랜 미혹에서 벗어나 열반이 저 기슭으로 건너게 되었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기뻐하지 않는 이는 없습니다.

    많은 천인과 사람들, 그리고 미물 곤충에 이르기까지

    모두 자비하신 은혜를 입고 근심과 걱정에서 벗어나게 되었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심히 깊고 훌륭합니다. 그 지혜의 빛은 팔방과 상하의 세계를,

    그리고 과거·현재·미래의 모든 일을 꿰뚫어 보아 다하지 않은 데가 없습니다.

    지금 저희가 제도받게 된 것은, 오로지 부처님께서 전생에 보살도를 닦을 때

    커다란 원을 세우고 난행·고행하셨기 때문입니다.

    부처님의 은덕은 모든 중생을 덮고 복덕은 우뚝 솟았으며,

    지혜의 광명은 두루 비쳐 이르지 않는 곳이 없습니다.

    공(空)의 도리를 깨달아 중생들을 해탈케 하십니다.

    경전을 가르쳐 위덕의 빛으로써 그릇된 소견을 꺾고

    시방세계의 중생들을 한량없이 감동시킵니다.

    부처님은 진리의 왕이시고 그 존귀함은 모든 성인 중에 뛰어나셨습니다.

    모든 천신과 인간의 스승이시라 그들의 원에 따라 깨닫게 하십니다.

    저희는 이제 부처님을 뵙고 더구나 무량수불의 소리를 듣게 되어

    기뻐하지 않는 이는 하나도 없습니다. 모두들 마음이 활짝 열리었습니다."

    부처님께서 미륵보살에게 말씀하셨다.

    "그대의 말은 틀림이 없다. 여래를 공경하는 이는 진실로 큰 선업을 지은 사람이다.

    왜냐하면 여래가 이 세상에 출현하는 일은 지극히 드문 일이고,

    그런데도 이들은 가끔 여래를 만나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이 세상에서 부처가 되고 법을 설하여 깨닫는 길을 널리전했다.

    여러 가지 의심의 그물을 끊고 애욕의 뿌리를 뽑아 많은 악의 근원을 막고,

    온갖 미혹의 세계에 가서 마음 먹은 대로 교화를 한다.

    경전에서 말한 지혜란 보살행의 가장 요긴한 몫이고,

    설법의 뜻을 파악하는 것으로서 명백한 것이다.

    그것은 또 중생들이 떨어져가는 다섯 나쁜 경계37)를 열어 보이고,

    구제되지 않은 이를 구제하여, 미혹과 깨달음의 두 가지 길을 바르게 가리는 것이다.

    미륵이여, 잘 들으라.

    그대는 무량겁 전부터 보살행을 닦아 중생들을 구제하려고 힘써 왔느니라.

    그대를 따라 보리도를 얻고 열반에 이른 사람의 수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그런데도 그대와 시방세계의 천인이나 인간, 출가한 비구·비구니와 집에 있는

    신남·신녀들이 오랜 옛적부터 다섯 가지 나쁜 길을 헤매면서 근심 걱정하고

    괴로워하는 것은 말로는 다할 수 없을 정도이다.

    금생에 이르도록 그와 같은 어리석은 생을 되풀이해 온 것이다.

    그러나 이제 그대는 여래를 만나 가르침을 듣고

    또한 무량수 부처님에 대만 일을 듣게 되니 어찌 다행한 일이 아닌가.

    나는 그대들을 기쁘게 해주고 싶다. 이제야말로 자기 자신에 대한

    생·노·병·사의 고통을 싫어해야 할 때이다.

    이 세상은 악이 넘쳐 부정하고 무엇 하나 즐길게 없다.

    그러므로 우선 스스로 결단하여 몸과 행동을 바르게 갖고,

    착안 일을 많이 하여 부지런히 정진하고, 몸을 청정하게 하고

    마음의 때를 말끔히 씻어내며, 말과 행동을 떳떳하게 하여 걸과 속이 다르지 않게 하라.

    그래서 몸소 미혹에서 벗어나는 동시에 중생을 구제하고 원을 굳게 세워 선업을 쌓으라.

    일생의 고통이란 사실 순간에 지나지 않는 것이며,

    죽은 뒤 무량수 부처님의 국토에 태어나면 끝이 없는 행복을 누리게 된다.

    그 세계에서는 해탈의 기쁨을 오래오래 누리게 되고,

    미혹의 뿌리를 뽑아 버렸기 때문에 탐하고 성내고 어리석은데서 오는 괴로움은 없다.

    수명은 일겁이든지 백겁이든지 혹은 백천만겁이든지 얻고 싶은 대로 얻을 수 있다.

    당초부터 그 불국토는 이 세상에서 만들어진 것과는 달리,

    모든 것이 저절로 된 것들이고 열반의 경지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그대들은 저마다 분발 정진하여 마음속에 세운 원들을 실천하라.

    부처님의 지혜를 의심하거나 도중에 후회하며 몸소 과오를 법하거나 해서,

    그 때문에 불국토의 변두리에 있는 칠보 궁전에 태어나

    오백 년 동안 여러 가지재난을 입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미륵보살은 부처님께 다음과 같이 여쭈었다.

    "부처님의 간절한 가르침을 들은 이상 저희들은 전심 노력하여 불도를 구하고

    말씀하신 대로 실행하겠습니다. 결코 의심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9.오악(교총)

    부처님께서 다시 미륵보살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들이 이 세상에서 마음을 바르게 가져 여러 가지 나쁜 짓을 범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지극히 착한 일이다.

    이 사람은 시방세계에서 견줄 데 없는 이라고 할 것이다.

    여러 불국토에 있는 천인이나 인간들은 몸소 선한 일만 하고

    나쁜 짓은 결코 하지 않으므로 그들을 깨닫게 하는 것은 쉬운 일이다.

    그런데 지금 내가 이 세상에서 성불하여 다섯 가지 악38)과

    다섯 가지 현세의 죄보와 다섯 가지 미래의 죄보로 가득 찬 속에 있는 것은

    더욱 더 고통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이것을 참고 견디는 것은 중생을 교화하여 그들의 악과 죄보를 버리고

    그 마음을 돌이켜 다섯 가지 선업을 짓게 함으로써 그들에게 복덕과 구원과

    장수(長壽)와 깨달음을 얻게 하기 위해서인 것이다."

    부처님께서 또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럼 그 다섯 가지 악과 죄보란 무엇인가?

    그리고 그 악을 버리고 다섯 가지 선업을 지킴로써 복덕과

    구원과 장수와 깨달음을 얻는다는 것은 어떠한 것인가?

    첫째의 악이란 다음과 같은 것이다.

    무릇 천인이나 인간을 비롯하여 미물 곤충에 이르기까지

    모두 여러 가지 나쁜 짓을 하려고 한다. 그 예외는 하나도 없다.

    강한 자가 약한 자를 억누르고 서로 다투어 할퀴고 죽이는 일이

    마치 뱀끼리 싸우고 이리떼가 서로 물고 뜯어 죽이듯 한다.

    착한 일을 할 줄 모르고 국악 무도하여, 그 결과 벌을 받으며, 저절로 악도에 떨어진다.

    천지신명은 그 사람이 범한 죄를 기억해 두었다가 용서함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죄를 범한 그 갚음으로 빈궁자·하천자(下賤者)·거지

    ·벙어리. 장님·귀머거리·바보·등신·얼치기·곱추·미친놈 등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이 세상에 유덕한 사람과 부자와 지혜로운 사람이 있는 것은

    모두 전생에 자비가 지극하고 착한 일을 하여 덕을 쌓았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인간이 지켜야 할 도리로서 나라의 법률이 있다.

    이 국법에 의해 마련된 감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조금도 그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악업을 짓고 죄를 지어

    스스로 그 감옥으로 걸어 들어간다.

    들어간 뒤에는 거기에서 벗어나려고 해도 벗어날 수가 없다.

    이렇게 악행에 대한 갚음은 내생을 기다릴 것도 없이

    이 세상에서 투옥되는 눈앞의 과보를 받는다.

    목숨이 다해 다음 세상에 태어나더라도 그가 받는 죄의 고통은 더욱더 깊고 심할 것이다.

    저 세상에 가서 받을 고통은 국법을 범하고 당하는 고통에 비교도 안 될 만큼 무거운 것이다.

    그러므로 악한 짓을 저지른 자는 저절로 삼악도에 떨어져 한량없는 고통을 받고

    몸을 바꾸어 가면서 육도(六道)39)에 윤회하게 된다.

    그때 그때의 경우에 따라 받는 수명은 길고 짧음이 있지만

    영혼은 항상 그것에 따라간다.

    그래서 혼자서 지옥에 들어갈 때도 있고, 원수끼리 함께 태어날 때도 있다.

    원수끼리 태어나 마주치면 서로 보복하기를 그치지 않으며

    갚음이 다하지 않는 한 서로 떠날 수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악도(惡道)에 윤회하면서 거기에서 벗어날 기회조차 없으므로

    항상 고통 속에서 살게 된다. 그 고통이란 이루 말할 수 없다.

    천지간에는 이와같은 인과응보의 도리가 본래부터 있어

    선악의 행위가 원인이 되고, 즉시 그 과보가 나타나지는 않지만

    언젠가는 그 과보가 어김없이 찾아온다.

    이것이 첫째의 악, 현재의 죄보, 미래의 악한 과보이다.

    그 고통은 마치 훨훨 타오르는 큰 물질에 몸을 태우는 것과 갈다.

    만약 누구든지 이와같은 악독한 세상에서 일심으로 마음을 거두어 잡고

    몸과 행동을 바르게 갖고 몸소 나서서 착한 일을 하고

    여러 가지 나쁜 짓을 범하지 않는다면 고통에서 벚어나 복덕과 구원을 얻고

    천상에 태어나며 깨닫게 될 것이다. 이것이 첫째 큰 선(大善)이다."

    부처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둘째 악이란 다음 같은 것이다.

    세상에는 부모와 자식, 형과 아우, 남편과 아내 사이에도

    의리를 모르고 법도에 따르지 않는다. 사치와 방종으로 제멋대로 행동하며

    서로 속이고 미워한다. 말과 마음이 딴판이고 행동에는 성실함이 없이

    말로만 번들하게 늘어놓는다. 어질고 착한 이를 미워하고 모함한다.

    만약 군주가 어리석어 어떤 신하를 등용하였는데

    그 신하가 제멋대로 온갖 계책을 꾸며 나쁜 짓을 저질렀다고 가정해 보자.

    그는 군주에게 아첨하며 눈치를 살피고 요령껏 일을 하고

    자기의 이익을 위하여 주위의 상황을 살핀다.

    군주는 군주다운 떳떳한 행동을 하지 않기 때문에 신하에게 속고

    또 함부로 충신을 물리쳐 천심(天心)을 등지게 된다.

    이렇게 해서 신하는 군주를 속이고 자식은 어버이를 속이며,

    형제와 부부와 친구끼리도 서로 속인다.

    이런 일은 저마다 탐욕하고 성내고 어리석은 마음에 붙잡혀

    자기 눈앞의 이익만을 차지하려고 하기 때문인 것이다.

    신분의 귀천, 지위의 고하를 막론하고 자기 이익만을 추구하는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다.

    그러므로 패가망신하여 전생도 후생도 돌아보지 않는다.

    멀고 가까운 친족들은 이로 인해 파멸하고 만다.

    때때로 가족과 친지와 같은 고향 사람이나 동네 사람들끼리 함께 일을 하면 할수록

    서로의 이익 때문에 충돌을 일으켜 다투게 되고 마침내는 원한을 맺는다.

    또 부자이면서도 인색하여 베풀려 하지 않고,

    재물에만 탐착하여 몸과 마음이 너그럽지 못하다.

    그러나 어떠한 재물이라 할지라도 믿을 것이 못된다.

    인생은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게 되는 것, 무엇 하나 나를 따라오는 것은 없다.

    그러나 선악의 과보인 복과 재앙은 그사람이 목숨을 따라간다.

    선한 씨를 뿌린 사람은 극락세계에 태어나고,

    악한 씨를 뿌린 사람은 고통스러운 세상에 태어난다.

    고통스러운 세상에 태어나 후회할지라도 그 때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것이다.

    대개 세상 사람들은 마음이 어리석고 지혜가 없어 착한 사람을 보면 미워한다.

    착한 사람이 되려고 하지도 않고 마음을 고침 없이

    다만 나쁜 짓만 하면서 함부로 법을 등진다.

    항상 도둑질하려는 생각을 지녀 남의 이익을 흘겨보고

    그것을 자기 것으로 만들지 못해 배아파 한다.

    또한 자기 마음이 비뚤어져 바르지 못하므로 남의 눈치만을 엿본다.

    당초부터 뒷일 같은 것은 생각하지도 않았으므로 일을 당해서야 비로소 후회하는 것이다.

    이와같은 사람에게는 이 세상에서 당장 감옥이 기다리고 있다.

    그가 저지른 죄에 따라 벌을 받는다.

    전생에서부터 깨달음에 이르는 진리를 믿지 않고 선업을 닦지 않았기 때문에

    현세에서 나쁜 짓을 범하면 신들은 이 사람의 죄를 낱낱이 기억한다.

    수명이 다해 죽으면 그는 지옥에 떨어진다.

    지옥·아귀·축생 등 삼악도(三惡道)에는 끝없는 고통이 있는데,

    그는 삼악도를 두루 돌아 다니면서 오랜 세월 동안 거기에서 벗어날 기약이 없다.

    이것이 둘째의 악, 현재의 죄보, 미래의 악한 과보이다.

    그 고통은 마치 훨훨 타오르는 불길에 몸을 태우는 것과 같다.

    만약 누구든지 이와같은 악독만 세상에서 일심으로 마음을 거두어 잡고

    몸과 행동을 바르게 갖고 몸소 나서서 착한 일을 하고

    여러 가지 나쁜 짓을 범하지 않는다면 고통에서 벗어나 복덕과 구원을 얻고

    천상에 태어나며 깨닫게 될 것이다. 이것이 둘째 큰 선이다."

    부처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셋째 악이란 다음과 같은 것이다.

    무릇 세상 사람들은 서로 의지하고 도우면서 같은 세상에서 살고 있다.

    그러나 그 수명은 그렇게 길지도 않다. 위로는 어진 이와 덕이 높은 이와 부자 등이 있고,

    아래로는 가난한 사람과 미천한 자와 불구자와 어리석은 자가 있다.

    이 양자 가운데는 착하지 못한 자가 있어 항상 사악만 마음을 품고

    외잡스런 일을 생각하며 가슴 속은 미혹으로 꽉 들어 차 있다.

    애욕에 얽혀 있기 때문에 앉으나 서나 편안하지 않고 , 탐하고 인색하며

    오로지 이성(異性)만을 안고 싶어 한다.

    아름다운 사람을 이상한 눈초리로 훔쳐 보고 마음 내키는 대로 난잡한 행동을 한다.

    자기 아내를 미워하면서 남의 눈을 피해 색주가에 드나든다.

    그 결과 가산을 탕진하고 마침내는 법에 걸리게 된다.

    이와같은 자들은 또한 도당을 만들어 서로 치고 받고 빼앗으며 살인까지도 자행한다.

    혹은 남의 재산을 탐내어 자기 앞을 돌보지 않는다.

    말없이 남의 재물을 훔치고 그것이 성에 차지 않으면 더욱 큰 일을 저지른다.

    두려워 떨면서도 겉으로는 허세를 부려 남의 재물을 훔쳐 그것으로 처자를 양육한다.

    일가 친척이나 상하 구별 없이 제멋대로 나쁜 짓을 하기 때문에

    집안 사람들과 친척들은 이를 걱정하고 괴로워한다.

    이와같은 자는 나라의 법도 두려워하지 않지만,

    어쨌든 이런 악행은 사람들이나 귀신에게 알려지고

    해와 달도 비쳐 보고 천신들도 기억한다.

    그러므로 그는 저절로 삼악도에 떨어져 끝없는 고통을 받으면서 헤매게 되고,

    무량겁을 지내도 헤어날 기약이 없다. 거기에서 받는 고통이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것이 셋째의 악, 현재의 죄보, 미래의 악한 과보이다.

    그 괴로움은 마치 훨훨 타오르는 물질에 몸을 태우는 듯하다.

    만약 누구든지 이와같은 악독한 세상에서 일심으로 마음을 거두어 잡고

    몸과 행동을 바르게 갖고 몸소 나서서 착한 일을 하고 여러 가지 나쁜 짓을 범하지 않는다면,

    그 고통에서 벗어나 복덕과 구원을 얻고 천상에 태어나며 깨닫게 될 것이다.

    이것이 셋째 큰 선이다."

    부처님께서는 또 이렇게 말씀하셨다.


    "넷째 악이란 다음 같은 것이다.

    세상 사람들은 선한 일을 하지는 않고 서로 남을 꾀어 갖은 악을 범한다.

    두 개의 혀를 사용하고 악담을 하며 거짓말을 하고 알랑거리면서

    남의 감정에 상처를 입히고 있다. 선한 사람을 시기하고 어진 이를 멸시한다.

    젊은 부부는 부모 곁에서 버릇없이 굴고 제대로 효양하지 않는다.

    스승과 선배를 우습게 여기고 벗들 사이에는 신용과 성실성이 전혀 없다.

    스스로 잘난 체 뻐기며 남을 깔본다. 자기 분수를 알지 못한 채

    나쁜 짓을 저지르고도 부끄러워할 줄 모른다.

    그러므로 천지신명도 두려워하지 않고 나서서 선행을 닦으려고 하지도 않는다.

    이러한 사람은 제도할 길이 없다.

    그는 편안히 지내려고만 하면서 근심도 걱정도 없이 항상 교만한 생각으로 꽉 차 있다.

    이와같은 온갖 악을 천신들은 기억한다. 그러므로 전생에 얼마쯤 복덕을 쌓은 결과

    금생에 조그마한 선의 과보를 얻기는 했지만, 이 생에서 새로운 악을 범하기 때문에

    그 복덕이 다하게 되고 선신(善神)들은 모두 그의 곁을 떠나 버린다.

    그는 이 세상에서 홀로 되어 무엇 하나 의지할 데가 없게 된다.

    그러다가 수명이 다하면 여러 가지로 저지른 악의 과보가 저절로 그에게 다가선다.

    천신들은 그의 악행을 분명히 기억하고 있으므로

    그는 자기가 지은 죄의 무게에 눌려 반드시 지옥에 떨어지제 된다.

    죄의 과보는 자연의 도리라 아무도 여기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이다.

    전생에 지은 악핵 때문에 그는 쇳물이 펄펄 끓는 가마 속에 들어가

    처절한 고통을 겪어야 한다. 이 때에 이르러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

    인과응보의 도리는 저절로 움직이는 것이라 조금도 어김이 없다.

    그러므로 이 사람은 저절로 삼악도에서 한량없는 괴로움을 받으면서

    무량겁을 지내도 나올 기약이 없다. 그 괴로움은 말로 다할 수 없다.

    이것이 넷째의 악, 현재의 죄보, 미래의 악한 과보이다.

    그 고통은 마치 훨훨 타오르는 불길에 몸을 태우는 듯하다.

    만약 누구든지 이와같은 악독한 세상에서 한결같이 마음을 가다듬고

    몸과 행동을 바르게 갖고 몸소 나서서 착한 일을 하고

    여러 가지 나쁜 짓을 범하지 않는다면 그 고통에서 벗어나 복덕과 구원을 얻고

    천상에 태어나며 깨닫게 될 것이다. 이것이 넷째의 큰 선이다."

    부처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다섯째 악이란 다음 같은 것이다.

    세상 사람들은 게을러 빈등거리면서 일을 하지 않기 때문에

    가족들은 추위와 굶주림에 떨게 된다. 부모가 타이르면 그는 눈을 부릅뜨고 대든다.

    부모의 말은 듣지 않고 마치 원수라도 대하듯 대드는 불효자식이 있다.

    그래서 부모에게는 이런 자식이라면 차라리 없는 것만도 못하다.

    또 물건을 주고 받을 때에 절제하는 마음이 없어 사람들은 다 같이 미혹한다.

    그리하여 은혜를 등지고 갚을 생각마저 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더 가난하게 되고 두 번 다시 남에게서 은혜를 입을 수 없게 된다.

    자기의 이익에만 팀착하고 남의 소유를 탈취하여 닥치는 대로 써 버린다.

    이와같은 부정을 되풀이하면 그것이 습성이 되어 자기 생활을 방종하게 만든다.

    주색에 빠져 먹고 마시는 데 절제가 없다. 마음 내키는 대로 방탕만을 일삼는 것이다.

    어리석기 때문에 남과 곧잘 충돌하고,

    상대편의 기분을 알려고는 하지 않고 억누르려고만 한다.

    남이 하는 착안 일을 보고는 미워하고 질투하며,

    의리도 예절도 없고 자기 분수를 살피거나 양보하는 일도없다.

    잘난 체하여 자기만을 주장하므로 누구 하나 충고하는 일이 없다.

    부모·형제·처자의 생계가 어쩌 되건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부모나 스승이나 친구의 은혜를 모르고 있다.

    마음으로는 항상 악을 생각하고, 입으로는 악을 말하며,

    몸으로는 악을 행하여 지금껏 한가지 선도 한 일이 없다.

    또한 성인이나 부처님의 가르침을 믿지 않고,

    보리도를 닦아 미혹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을 믿지 않는다,

    죽은 뒤 영혼이 다른 세상에 다서 태어난다는 것도 믿으려 하지 않고,

    좋은 일을 하면 좋은 과보를 받고 나쁜 일을 하면

    나쁜 과보를 받는다는 것도 믿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보리(菩提)를 이룬 성인을 죽이고 화합된 대중을 깨뜨리며,

    부모와 형제와 친척을 해치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부모와 형제, 처, 자는 그를 미워하고 어서 죽어버렸으면 하고 원하게 된다.

    이렇듯 세상 사람의 마음은 다 똑같은 것이다.

    대체로 사람들은 마음이 어리석기 때문에 자신은 지혜가 있다고 생각한다.

    왜 인간은 이 세상에 태어났을까?

    죽은 뒤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이런 것은 모른다.

    아랫사람 한테는 자비를 베풀지 않고, 윗사람에게는 순종하지 않으므로

    우주의 질서를 어기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우연히 행운이 올 것이라고 바라면서

    오래 살고 싶어 하지만 결국은 죽고 마는 것이다.

    죽음을 보고 자비한 마음으로 그를 깨우쳐 착한 마음을 내게 하려고,

    윤회의 미혹과 선악에 대한 인과의 도리가 있다고

    알아듣게 말해 주어도 그는 한사코 믿지 않는다.

    간절한 말로 타일러보아도 그는 듣는둥 마는둥

    마음의 빗장을 굳게 걸어닫고 눈뜨려고 하지 않는다.

    수명이 다해 죽을 때에 이르러 후회와 공포가 번갈아가며 엄습한다.

    그러나 이때는 아무리 후회한다 하더라도 돌이킬 수 없는 것이다.

    이 세상에는 분명히 다섯 가지 악도를 헤매는 윤회의 도리가 있고,

    이 도리는 우리 힘으로 헤아릴 수도 없을 만큼 크고 넓고 깊다.

    선악의 원인이 복과 재앙의 과보를 낳게 되고,

    그 과보는 마땅히 내 자신이 받는 것이다. 아무도 나를 대신해 줄 수 없다.

    인과응보의 도리가 저절로 이루어진 것이므로 자기가 지은 악업에 대해서는

    반드시 그 과보가 따라 다녀 거기에서 벗어날 수가 없는 것이다.

    어진 사람은 선행을 하여 즐거운 곳으로 가지만,

    악인은 악을 행해 괴롭고 어두운 데로 들어간다. 이런 도리를 아무도 모르고 있다.

    다만 여래만이 알고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부처님은 가르치고 밝히지만 믿는 이는 적다.

    따라서 사람들에게는 미혹이 윤회가 그치지 않고 삼악도가 끊어지지 않는다.

    이와같은 세상 사람들의 모양을 이 이상 말하기는 참으로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삼악도에서 한량없는 고통을 받게 되고

    무량겁을 두고 윤회하면서도 벗어날 기약이 없다. 그 괴로움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이것이 다섯째의 악, 현재의 죄보, 미래의 악한 과보이다.

    그 고통은 마치 훨훨 타오르는 불길에 몸을 태우는 듯하다.

    만약 누구든지 이와같은 악독한 세상에서 한결같이 마음을 가다듬고

    몸과 행동을 바르게 갖고 몸소 나서서 착한 일을 하고 여러 가지 나쁜 짓을 범하지 않는다면

    그 고통에서 벗어나 복덕과 구원을 얻고

    편상에 태어나며 깨닫게 될 것이다. 이것이 다섯째 큰 선이다."


     

    10.미륵보살의 이해

    부처님은 이와 같이 가르치신 뒤, 다시 미륵보살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들은 여래의 가르침을 듣고 잘 생각해 보라.

    그리고 이 가르침 안에서 마음을 바르게 하고 행동을 떳떳이 해야 한다.

    윗자리에 있는 이는 착한 일을 하여 아랫사람을 교화하고,

    차근차근 여대의 가르침을 전하라. 각자가 바르게 지키고 성인을 공경하고

    어진 이를 섬기며 이웃에 대해서는 자비로 대하고,

    결코 여래의 가르침에 어긋나지 않도록 하라. 참으로 보리도를 구해

    미혹이 윤회와 악업의 근본을 끊고,

    삼악도의 끝이 없는 근심과 두려움과 고통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그대들은 이 세상에서 널리 덕의 근본을 쌓고 은혜를 베풀어

    여래가 정한 계율을 범해서는 안 된다. 참을성 있게 용맹정진하여

    마음의 통일을 얻고 지혜를 닦아 얻은 덕을 남에게 가르치며,

    더 한층 선과 덕을 닦을 것이다.

    마음을 바르게 갖고 팔계(八戒)40)를 지켜 마음과 몸을 청정하게 하기를 단 하루만 할지라도,

    그 사람은 무량수불의 극락세계에서 백 년 동안 선을 행한 일보다도 더 수승하다.

    왜냐하면, 그 불국토는 이 세상에서 만들어진 것과는 달리 저절로 깨달음의 경계로 존재하고

    많은 선업이 쌓여 터럭 끝만치도 나쁜 것이 없기 때문이다.

    또 이 세상에서 열흘 동안에 닦은 선업은 다른 불국토에서 천 년 동안 닦은 선업보다 뛰어나다.

    왜냐하면, 다른 불국토에서는 선업을 닦는 이가 많고 악업을 짓는 이는 적으며,

    복과 덕이 저절로 갖추어져 악을 짓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서만 악이 많고 저절로 갖추어진 복덕이 없는 것이다.

    그러니까 사람들은 애를 써서 욕망을 채우려 하고 서로 속이며 몸과 마음으로 괴로워한다.

    이렇게 해서 얽매여 살고 아직껏 한 번도 편안하게 쉬어보지 못한 것이다.

    나는 그대를 비롯하여 여러 신과 인간들을 가엾이 여겨

    간곡히 가르치고 깨우쳐 선업을 닦게 한다.

    능력에 따라 가르쳐 이끌고 거기에 합당한 경전을 말하기 때문에

    이를 믿고 실행하지 않는 이가 없으며,

    각자의 소원대로 저마다 보리도(깨달음)를 이루게 한다.

    여래가 몸소 걸어다녀며 교화하는 나라나 도서 마을은 여래의 은혜를 입지 않은 곳이 없다.

    또한 그로 인해 세상은 화평하고 해와 달은 밝게 비추이며

    비바람이 알맞게 불고 천재와 질병이 일어나지 않으며,

    나라는 부강하고 백성들은 마음놓고 살 수 있어 군대나 무기가

    소용이 없다. 사람들은 덕을 숭상하고 자비심을 내며 힘써 예의를 존중한다."

    부처님께서 다시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가 그대들을 가엾이 여기고 사랑하는 것은

    어버이가 자식을 생각하는 것보다 더할 것이다.

    이제 나는 이 세상에서 부처가 되어 그대들을 위해 다섯 가지 악을 가라앉히고

    현재의 죄보와 미래의 악보를 없애고, 선으로써 악을 멸해

    어리석은 윤회의 고통을 제거하며 다섯가지 선한 덕을 얻어 깨달음의 경지에 이르게 했다.

    그렇지만 내가 이 세상을 떠나간 뒤에는 여래의 가르침이 점차 쇠잔하여

    사람들은 거짓을 말하는 이가 늘고 온갖 악을 범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다섯 가지 악과 그 죄보를 다시 이전처럼 받게 되고

    후대에 이를수록 점점더해 같 것이다.

    여기에서는 그 자세한 것을 다 말할 수 없다. 다만 그대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했을 뿐이다."

    부처님께서는 다시 미륵보살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대들은 저마다 이것을 잘 기억하여 서로 가르치고 깨우쳐 주면서

    여래가 말한 대로 실천하여라. 결코 여기에 등지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 때 미륵보살은 부처님께 합장하고 이와 같이 사뢰었다.

    "세존께서 말씀하신 가르침은 참으로 간절한 것입니다.

    이 세상 사람들이 다섯 가지 악에 괴로워하고 있는 것은 말씀하신 그대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세존께서는 성불하시어 일체 중생을 두루 사랑하고

    가엾이 여기사 빠짐없이 제도하십니다.

    저희들은 이제 부처님의 간절하신 가르침을 받은 이상 결코 이것을 등지지 않겠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다음 같이 말씀하셨다.

    "아난아, 일어서서 서 쪽을 행해라. 의복을 단정히 하고 합장하여

    공손히 무량수여래께 예배를 드려라.

    왜냐하면 시방 세계에 계신 모든 부처님들께서 한결같은 말씀으로

    무량수여래를 칭송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 아난은 일어서서 의복과 몸매를 단정히 하고

    서쪽을 향해 무량수 부처님께 공손히 예배를 드리고 나서 이와 같이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원컨대 저희들이 저 무량수 부처님의 국토인 극락세계와

    거기에 살고 있는 많은 보살과 성문들을 볼 수 있도록 해 주십시오."

    이 말이 끝나자마자 문득 무량수 부처님은 그 몸에서 커다란 광명을 놓아

    한량없는 여러 불국토를 두루 비추었다.

    철위산(鐵圍山)과 수미산과 그 밖에 크고 작은 산과

    이 세상의 모든 것은 다 황금빛으로 빛났다.

    이를테면 이 세상의 종말이 와서 큰 홍수가 세계에 넘칠 때에

    모든 것이 그 속에 잠겨 눈에 보이는 것은 물뿐이듯이,

    무량수 부처님의 광명은 성문이나 보살들을 모두 덮어 버리고

    그 광명만이 찬란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 때 아난은 무량수 부처님을 친견했다.

    부처님의 높고 큰 위덕은 마치 수미산이 모든 세계 위에 높이 솟아 있는 것과 같았다.

    또 그 부처님의 수승만 몸에서 발한 광명은 비추지 않은 데가 없었다.

    설법의 자리에 모인 비구·비구니와 신남·신녀들도 똑같이 무량수 부처님을 친견하였다.

    또한 그 불국토에 있는 성인들도 이곳 설법의 자리를 보게 되었다.


     

    11.거듭하는 말씀

    이 때 부처님께서는 아난 존자와 미륵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저 불국토로부터 정거천(淨居天)에 이르도록

    그 사이에 있는 모든 것이 저절로 나타난 것으로,

    맡할 수 없이 아름답고 청정한 것을 잘 보았느냐?" 아난은 대답했다.

    "네, 보았습니다."

    "그럼, 너희들은 무량수 부처님이 큰소리로 모든 세계를 향해

    법을 설하여 중생들을 교화하고 계서는 것도 들었느냐? "

    "네, 들었습니다."

    "또 저 불국토의 사람들이 백천 유순이나 되는 칠보궁전에 살면서

    마음 먹은 대로 시방세계를 다니면서 부처님들을 공양하고 있는 것을 보았느냐?"

    "네, 보았습니다."

    "그리고 저 불국토의 사람들 속에 모태어서 태어난 태생(胎生)이 있는데 그것도 보았느냐?"

    "네, 보았습니다."

    "태생한 이들이 사는 궁전이 백 유순 혹은 오백 유순이나 되는데,

    그들이 그 안에서 여러 가지 기쁨을 누리고 있는 것은

    마치 이 세상의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에서와 같다.

    다만 불국토에서는 그 즐거움이 저절로 갖추어져 있는 것이 다를 뿐이다."

    이 때 미륵보살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무슨 까닭으로 이 불국토의 사람 중에는 모태어서 태어나는 이와

    화작(化作)41)으로 태어나는 이의 구별이 있습니까?"

    "미륵보살이여, 중생들 중에서 여러 가지 공덕을 쌓아

    저 불국토에 태어나기를 원하면서도 부처님이 지닌

    수승한 다섯 가지 지혜를 알지 못하고 의심하며 믿지 않은 이가 있다고 하자.

    그러면서도 그는 죄보를 두려워하고 복덕의 과보가 있는 것만은 믿어

    늘 선업을 닦고 그로 인해 불국토에 나기를 원하므로,

    불국토의 궁전에 태어나더라도 오백 년 동안은 부처님을 뵐 수 없고

    따라서 부처님의 설법도 들을 수 없다.

    또한 보살이나 성문들과 여러 성인들도 볼 수 없다.

    그러므로 그와 같은 사람들은 그 불국토에서 태생하는 것이다.

    화생(化生)이란 만약 중생들 가운데서 분명하게 부처님의 수승한 지혜를 믿고

    온갖 공덕을 쌓으며 의심이 없는 선심으로 불국토에 나기를 원한다면

    그는 칠보로 된 연꽃 속에 저절로 화작(化作)하여 태어나

    연화대 위에 가부좌를 하고 앉게 된다.

    그리고 문득 그 국토의 보살처럼 몸 모양과 광명과 지혜와 공덕을 온전히 갖추는 것이다.

    미륵이여, 다른 불국토의 보살들도 발심하여 무량수 부처님을 섬기고

    또한 보살이나 성문들을 공양하기를 원한다면

    그들은 죽은 뒤 무량수여래의 국토에 태어난다.

    즉 칠보 연꽃 속에 저절로 태어나 화생할 것이다.

    미륵이여, 잘 들으라. 저 화생한 이는 지혜가 수승하므로 칠보 연꽃 속에 태어난다.

    그런데 태생한 이는 모두 지혜가 낮아 오백 년 동안 부처님을 친견할 수도 없고

    설법을 듣거나 보살과 성문들을 만나 볼 수도 없다.

    부처님께 공양할 수도 없고 보살행을 알 수도 없으며 몸소 공덕을 쌓을 수도 없다.

    이와같은 사람은 전생에 지혜를 닦지 않고 부처님의 지혜를 의심했기 때문인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다시 미륵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이를테면, 전륜성왕의 궁전에 특별히 칠보로 된 방이 있는데,

    거기에는 여러 가지로 찬란하게 장식되어 있고 훌륭한 침상이 놓이고

    휘장과 비단의 기가 걸려 있다고 하자. 그때 전륜성왕의 왕자들이

    부왕으로부터 벌을 받고 그 밤에 들어와 황금 족쇄로 매여 있다면,

    그들은 부왕과 똑같은 방 안에 있으면서도 거기에 머물고 싶어 하겠느냐?,,

    "그렇지 않습니다. 어떻게 하든지 힘센 사람을 찾아 거기에서 달아나고자 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다시 미륵보살에게 말씀하셨다.

    "태로 나온 이들도 그와 같다. 저 부처님의 지혜를 의심한 까닭에

    태생이 궁전에 태어나는데 거기에서는 아무런 벌도 받지 않는다.

    나쁜 일을 하고 싶은 생각조차 없지만 오백 년 동안 부처님과

    부처님의 가르침과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사람들을 볼 수가 없다.

    그리고 부처님을 공양하여 여러 가지 선근을 심을 수도 없는 것이다.

    이것이 태생한 이에게는 괴로운 일이다. 다른 즐거움은 있지만 그 궁전에 있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들이 일찍이 부처님의 지혜를 의심한 허물을 알고

    스스로 깊이 뉘우쳐 그 궁전을 떠나고자 원한다면

    즉시로 무량수 부처님의 곁에 가서 공경하고 공양 할 수 있고,

    한량 없는 부처님들의 처소에 가서 여러 가지 공덕을 쌓을 수 있다.

    미륵이여, 잘 알아 두어라. 보살이 여래의 지혜를 의심하면

    그는 커다란 이익을 잃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무량수 부처님의 위없는 지혜를 확실히 믿으라."

    미륵보살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 세계에서 깨달음을 얻는 일이 결정되어,

    물러나자 않는 보살이 얼마만큼 저 불국토에 태어나는 것입니까?"

    "미륵이여, 이 세계에는 육십 칠억의 불퇴전 보살이 있어 저 불국토에 태어날 것이다.

    그 보살들은 지금까지 한량없는 부처님들을 공양한 이들로 그대의 뒤를 이을 보살들이다.

    이밖에 수행이 모자란 보살이다 조그마한 공덕을 닦은 이의 수는 셀 수 없이 많지만,

    그들도 다 저 불국토에 태어나게 될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계속해서 미륵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가르침을 펴고 있는 나라의 보살들만이 저 불국토에 태어나는 것은 아니다.

    다른 불국토에 있는 보살들도 마찬가지다.
    첫째로 원조불(遠照佛)의 국토에서는 백 팔십억 보살들이 저 불국토에 태어날 것이고,
    둘째 보장불(寶藏佛)의 국토에서도 구십억 보살이 태어날 것이며,
    셋째 무량음불 국토에서는 이백 이십억 보살이 태어날 것이고,
    넷째 감로미불(甘露味佛) 국토에서는 이백 오십억 보살이 태어날 것이다.
    다섯째 용승불(龍勝佛) 국토에서도 십 사억 보살이,
    여섯째 승력불(勝力佛) 국토에서도 일만 사천 보살이,
    일곱째로 사자불 국토에서는 오백억 보살이,
    여덟째 이구광불(離垢光佛) 국토에서는 팔십억 보살이,
    아홉째 덕수불(德首佛) 국토에서는 육십억 보살이,
    열째 묘덕산불(妙德山佛) 국토에서는 육십억 보살이,
    열한째 인왕불(人王佛)고 국토에서는 십억 보살이,
    열두째 무상화불(無上華佛) 국토에서는 한량없는 보살이 각각 저 불국토에 가서 태어날 것이다.

    그들은 모두 깨달음의 자리에 이르는 일이 결정되어 물러나자 않는 보살들이며

    지혜가 뛰어나고 실천력이 강한 이들이다.

    그들은 지금까지 무수한 부처님을 공양하고 다른 보살들이

    백천억겁 동안을 두고 얻은 견고한 수행법을 불과 이렛 동안에 완성한 이들이다.

    열셋째 부외불(無畏佛) 국토에서는 칠백 구십억 보살과 그밖에 수행이 모자란 보살이나

    출가 수행자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이들도 모두 가서 나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이 이 세계를 비롯하여 열 네 불국토에 있는 보살들만이 거기 가서 나는 것이 아니다.

    시방의 한량없는 불국토에서도 똑같이 무수한 보살들이 저 불국토에 가서 태어날 것이다.

    내가 시방세계의 부처님 이름과 그 나라에서 무량수 부처님의 국토에 태어날 보살이나

    출가 수행자의 수를 들기 위해서는 일겁을 가지고도 다할 수 없을 것이다.

    지금은 줄여서 대강만을 말한 것이다."

     

    12.미륵보살에게 부촉하시다

    부처님께서는 미륵보살에게 이와 같이 말씀하셨다.

    "만약 무량수여래의 이름을 듣고 크게 기뻐하여 이 부처님을 한 번만이라도 생각하면

    이 사람은 커다란 이익을 얻을 것이다. 잘 알아 두어라.

    마침내 이 사람은 그 위에 없는 공덕을 온전히 갖추게 될 것이다.

    미륵이여, 만일 큰불이 삼천대천세계에 가득찬다 할 지라도

    그것을 뛰어넘고 이 가르침을 들을 것이며,

    듣고는 환희하고 믿고 기억하고 외워 가르친 대로 실행해야 한다.

    왜냐하면 많은 보살들이 이 가르침을 듣고자 해도

    듣지 못할 만큼 존귀한 가르침이기 때문이다.

    만약 중생들 가운데 이 가르침을 듣는 이가 있으면 정각(正覺)을 이룰 때까지

    그는 결코 퇴전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그대들은 오로지 이 가르침을 믿고

    이해하며 기억하고 독송하여 가르친 대로 실행 할 것이다.

    미륵이여, 나는 이제 여러 중생들을 위해 이 가르침을 펼쳐서 무량수여래와

    그 국토에 있는 모든 것을 보여주었다.

    그대들은 저 불국토에 태어나지 위하여 의문나는 것이 있거든 남김 없이 모두 들으라.

    내가 열반에 든 뒤 의문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니까.

    먼 미래에 이 세상에서 불법이 열해 없어지는 일이 있을지라도

    나는 자비한 마음으로 뒷 사람들을 가엾이 여겨

    특히 이 가르침만은 백 년을 더 머물게 할 것이다.

    그래서 이 법을 만난 중생들은 누구든지 소원대로 모두 불국토에 태어날 것이다.

    미륵이여, 이 세상 사람들로서 부처님의 출현을 만나기는 심히 어려운 일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기도 어려운 일이다. 또한 보살이 닦는 수승한 법이나

    실천의 덕을 듣기도 어렵다. 착한 벗을 만나 법을 듣고 실천하는 것도 어렵다.

    그중에도 이 교법(敎法)을 듣고 믿고 기억하는 일은 참으로 어려운 일로서

    그보다 더 어려운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이 교법을 그와 같이 보이고, 그와 같이 말하며,

    그와 같이 가르친 것이다. 너희들은 이 가르침을 믿고 그대로 실천하기 바란다."



    13.법을 듣고 기뻐하는 대중들

    부처님께서 이 법을 설해 마치니 한량없는 중생들은 모두 위없는 보리심을 내었다.

    그들 중에서 일억 이천만민은 청정한 법의 눈을 얻었고,

    이십 이억 천신과 인간은 다시 미혹의 세계에 돌아가지 않는 자리에 이르렀으며,

    팔십만 비구들은 번뇌가 다한 아라한의 지위를 얻었다.

    그리고 사십억 보살은 불퇴전의 자리에 이르러 중생들을 제도하려는 큰 서원을 세우고

    부지런히 수행하여 온갖 공덕을 없다. 그들은 오는 세상에 반드시 부처가 될 것이다.

    이 때 삼천대천세계는 여섯 가지로 진동하여 기특한 상서를 보였다.

    큰 광명이 두루 시방세계를 비추고 백천가지 음악이 저절로 연주되며

    아름다운 꽃이 한량없이 흩날렸다.

    미륵보살을 비롯하여 시방세계에서 모여든 많은 보살과 아난을 비롯한

    여러 성문과 중생들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누구 한 사람 기뻐하지 않은 이가 없었다.

    <-------------무량수경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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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량수경 역주

    마갈다국: 석존(부처님) 재세시에 인도 중부 지방에 있던 나라.

    왕사성(王舍城, Rajagha) 은 마갈다국의 수도였으며,

         왕사성 가까이에 영취산(기사굴산)이 있다.

    영취산은 석존의 설법지로서 지금도 정사(精舍)의 터가 남아 있으며

         여기서 석존은 법화경·무량수경 등을 설하셨다.

    교진여: 초전법륜지인 녹야원에서 최초로 석존의 설법을 들은 다섯 비구 중의 한 사람.

       석존의 최초의 제자로서 유명하다,

       그 뒤를 이어서 열거되고 있는 마하가섭·사리불 등도 모두 부처님의 10大 제자이다.

    아난존자(阿難尊者): 부처님의 10大 제자 중의 한 사람으로서,

       누구보다도 오래도록 부처님을 오셨다.

       석존의 사촌동생이기도 하며 다문제일(多聞第一, 누구보다도 부처님 말씀을 많이 들었다)로서

       석존 입멸(열반) 후 경전을 편찬할 당시 많은 경전을 암송해 내었다.

    여래(如來): '그대로 오신 이' 또는 '진리에 따라서 왔다'는 뜻으로 부처님에 대한 존칭이다.

    승자(勝者)가 머무는 경지: 승자란 깨달음을 성취[勝]했다는 의미로서 부처님에 대한 존칭이다.

        전지자(全知者) 역시 부처님에 대한 존칭이다.

        또 '큰 용이 머무는 경지'의 '큰 용'도 부처님을 가리키는 말이다.

    정광여래: 연등불(燃燈佛)이라고 도 함. 과거 오랜 옛적에 출현하여

       석존에게 미래에 반드시 성불하여 중생을 제도할 것이라는 수기(授記)를 주신 부처님.

        이하 광원(廣遠)여래, 월광(月光)여래도 모두 과거세에 출현하셨던 부처님이다.

    법장비구: 이 무량수경에 등장하는 대표적 인물로서 모든 중생을 제도하겠다는 원을 세운 보살.

        바르게 깨달은 이의 크신 소리: 여기서는 부처님의 말씀. 즉 가르침[敎法]을 뜻한다.

    선정(禪定): 마음을 한 곳에 집중시켜 움직이지 않게 하여 자세히 생각하는 수행,

        또는 고요히 생각하는 것[靜慮]을 말한다.

    백천억 나유타: 나유타(那由陀)는 대단히 큰 수를 나타내는 수량,

       또는 단위로 나유타는 백만에 해당된다고 한다.

       백천억 나유타라면 백만×백천억이 되는 셈인데 인간의 두뇌로는 상상하기 어려운 무한한 숫자.

        여기서는 상징적인 숫자 개념이라고 보는 게 좋다.

    오역죄: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를 죽이고, 덕이 높은 수행승을 죽이고,

         대중의 화합을 깨뜨리고, 부처님 몸에 피를 내게 한 좌를 오역죄라고 한다.

    삼십이상(三十二相): 깨달은 이에게만 있는 신체의 32가지 특이한 모습.

    일생보처(一生補處): 보살의 최고 꿩지로서 다음 생에는 반드시 부처님이 된다는 뜻.

    보리심(普提心): 깨달음을 얻고자 하는 마음.

    육근(六根): 눈·귀·코·혀·몸·생각 등 여섯 가지 감각기관.

    나지도 않고 죽지도 않는 도리: 진리를 가리키는 말.

    세 가지 어두운 때[三垢]: 탐(욕심)·진(성냄)·치(어리석음) 삼독을 말함.

    팔부중(八部衆): 하늘(天)·용·야차·건달바·아수라·가루라·진나라·마후라가. 모두 불교를 보호하는 신.

    삼독번뇌(三毒煩惱): 많은 번뇌 가운데 특히 탐욕·성냄·어리석음의 세 가지 나쁜 번뇌.

        중생을 해롭게 하는 악의 근원으로서 삼독이라고 한다.

    육바라밀(六波羅密): 보살이 수행하는 여섯 가지 행. 보시·지계·인욕·정진·선정·지혜.

    일산(日傘)·당번(幢幡): 일산은 햇빛 가리는 큰 우산,

          당번은 용머리 모양으로 만들어 비난을 달아 높이 올린 깃대

    십겁(十劫): 겁(劫)은 인간이 셀 수 없는 무수한 시간을 말한다.

         십겁이라면 우리로서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무수한 시간이다.

        이러한 숫자 개념은 무한한 시간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말로 이해해야 한다.

    수미산·금강철위산: 경전에서 자주 등장하는 산이며 실재하는 산(山)은 아니다.

       이 세계 어느 것보다도 훨씬 크고 높은 산이다.

    행업(行業): 평소에 지은 선과 악의 결과.

    보살(菩薩)·성문(聲門)·연각(緣覺): 삼승(三乘). 아직 부처님의 지위에까지는 도달하지 못했지만,

          상당한 수행을 한 분들이다.

          보살은 육바라밀을 닦아 깨달음을 얻고,

          성문은 고·집·멸·도·사제(四諦)를 관찰하여 깨달음을 얻으며

         연각(독각)은 12인연법을 닦아 깨달음을 얻는다.

        대승불교에서는 성문과 연각은 소승으로 간주하며 보살은 대승으로 간주한다.

        그러나 초기불교에서는 이런 구별을 하지 않는다.

    삼법인(三法印): ①일체의 존재는 모두 변화하며 영원한 것은 하나도 없다[諸行無常印]

          ②모든 존재는 인연에 의해 생긴 것으로 참다운 나[我]는 없다[諸法無我人]

          ③생사 윤회의 바다를 건너 고통을 벗어난 열반, 즉 깨달음을 얻은 세계[涅槃寂靜印].

    열 가지 뛰어난 지혜[十力]·사무외(四無畏)·십팔불공법 (十八不共法):

            모두 깨달음을 얻은 이만이 갖출 수 있는 특이한 힘.

    법신(法身): 삼신(三身), 즉 법신·보신(報身)·화신(化身) 중에서도 가장 근본이 되는 것이 법신이다.

            법신을 얻으면 죽고 나는 생사윤회가 없다. 즉 깨달음의 세계, 진리의 세계를 말한다.

    전륜성왕: 사바세계의 이상적인 군주. 전륜성왕은 부처님처럼 32상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

    멸진정: 성자가 온갖 생각을 없애고 고요해지기를 바라며 닦는 선정.

    수기(授記): 반드시 성불할 것이라고 예언하는 것.

    법의 성품은 모두 공한 것: 모든 존재의 본질은 공한 것이라는 뜻.

    삼명(三明): 아라한의 지혜에 갖추어진 자제하고 묘한 작용. 육신통 중에서 숙명통·천안통·누진통을 말함.

    세 가지 지혜: 보고 듣고서 얻는 문혜(聞慧)·생각하여 얻는 사혜(思慧)·선정에 들어 얻는 수혜(修慧).

    칠각지(七覺支): 불교를 수행하는데 지혜로써 선악과 진위(眞僞)를 가려 아는 일곱 가지

    고·집·멸·도(苦集滅道): 불교의 가상 기초가 되는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인 사제(四諦).

    다섯 나쁜 경계: 지옥·아귀·축생·인간·천상. 물론 천상은 좋은 곳이고

         인간도 고(苦)와 낙(樂)이 반반인 세계지만

        모두 생사윤회를 계속하는 세계이기 때문에 나쁜 세계라고 한다.

    다섯 가지 악: 살생·도둑질·음행·거짓말·술마시는 것 등 오계(五戒)를 범하는 것.

    육도(六道): 지옥·아귀·축생·아수라·인간·천상.

    팔게(八戒): 신도들이 하루 동안 출가 생활을 하는 계로서

         ① 살생하지 말라 ② 훔치지 말라 ③ 음행하지 말라 ④ 거짓말하지 말라

        ⑤ 술먹지 말라 ⑥ 꽂다발을 쓰거나 향 바르고 노래하고 춤추거나 구경하지 말라

        ⑦ 높고 넓고 크며 잘 꾸며진 정상에 앉지 말라

        ⑧ 때 아닌 때에 먹지 말라 등 여덟 가지를 일컫는다.

    화작(化作): 화생(化生)으로서, 바꾸어 말하면 자연적으로 태어나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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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황영찬
2010. 10. 26. 11:31 불교/경전
관무량수경 (觀無量壽經)

 1.아사세가 부모를 가두다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 기사굴산에서 천 이백 오십 인의 비구와 함께 계셨는데, 거기에는 법의 왕자인 문수사리를 비롯할 삼만 이천의 보살들도 자리를 함께하고 있었다. 그 때 왕사성에는 아사세(阿闍世)1)라는 태자가 있었다. 그는 나쁜 친구 제바달다2)의 꼬임에 빠져 아버지 빈비사라왕을 일곱 겹으로 된 방에 가두어 놓고 신하들에게 명령하여 한 사람도 거기 얼씬거리지 못하도록 하였다. 왕을 공경하던 왕비 위제희(韋提希)는 깨끗이 목욕을 하고 나서 우유와 꿀에 가루로 반죽한 것을 몸에 붙이고, 품 속에 포도주를 넣어 가지고 은밀히 왕에게 드렸다. 왕은 꿀반죽과 포도주를 마신 뒤, 멀리 기사굴산을 향해 합장하고 이렇게 나직이 말했다.
"덕이 높은 목련존자는 내 친구입니다. 원컨대 자비를 베풀어 나에게 팔계(八戒)3)를 일러 주십시오."
이 때 목련은 신통으로 매가 날듯이 신속하게 왕이 갇혀 있는 곳에 이르렀다. 그는 날마다 이렇게 해서 왕에게 팔계를 설해 주었다. 그리고 부처님은 부루나존자를 보내어 왕에게 법을 설해 주도록 했다. 이와 같이 하여 삼 주일이 지났다. 꿀 반죽을 먹고 설법을 들으니 갇혀 있는 몸이지만 왕은 안색이 온화하고 기쁨으로 충만해 있었다. 어느 날 아사세는 문지기에게, 부왕은 아직도 살아 있느냐고 물었다. 문지기는 이렇게 대답했다.
"대왕이서여, 왕대비께서는 몸에 꿀 반죽을 붙이고 품 속에 포도주를 넣어 가지고 와서 왕께 드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목련과 부루나 두 스님이 허공으로 날아와 설법을 해 줍니다. 그러니 저로서는 어떻게 막을 도리가 없습니다."
이 말을 들은 아사세는 화가 잔뜩 나가지고 어머니에게 대들었다.
"어머니는 역적이오, 역적과 작반하였소. 스님들은 악당이오. 사람을 홀리는 주문으로 이 나뿐 임금을 여러 날 죽지 않게 했소."
그러면서 칼을 들고 어머니를 치려고 하였다. 이 때 월광(月光)이라는 신하가 있었는데, 그는 총명하고 지혜로운 사람이었다. 그는 명의(名醫)인 기바(耆婆)와 함께 왕 앞에 나아가 예배하고 이렇게 말해다.
"대왕이시여, 베다 성전(聖典)에 말해진 것을 듣건대 아득한 옛날부티 오늘에 이르도록 온갖 나뿐 임금이 있어, 왕위에 빨리 나아가기 위해 그 부왕을 죽인 자가 무려 일만 팔천이나 됩니다. 그러나 무도하게 그 어머니를 죽였단 말은 듣지 못했습니다. 대왕께서 만약 부모를 살해하신다면 왕족의 이름을 더럽히게 될 것입니다. 저희는 차마 보고 있을 수가 없습니다. 이런 일은 전다라 같은 천민이나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여기 더 머물러 있을 수가 없습니다."
하고 두 신하는 물러나려 하였다. 
아사세는 깜짝 놀라 기바에게 말했다.
"그대는 나를 도와주지 않겠는가?"
기바는 아뢰었다.
"대왕이시여, 어머니를 살해해서는 안 됩니다."
왕은 이 말을 듣고 뉘우쳐 도와주기를 청했다. 칼을 버리고 어머니를 살해하지 않고 하인을 시켜 깊은 골방에 가두어 다시 나오지 못하도록 했다.
 
 

2.위제희가 법문을 청하다

골방에 갇힌 왕비 위제희는 수심에 잠긴 채 멀리 기사굴산을 향해 부처님께 예배를 드린 뒤 이렇게 말했다.
"세존이시여, 그전에는 항상 아난존자를 보내어 저를 위로해 주셨습니다. 저는 지금 갇힌 몸이 되어 거룩하신 부처님을 뵈올 길이 없습니다. 원컨대 목련존자와 아난존자를 보내시와 저를 만나게 해 주옵소서."
왕비는 그러면서 슬피 울며 멀리 부처님이 계신 곳을 향해 예배를 드렸다. 부처님은 벌써 위제희의 생각을 아시고, 목련과 아난을 불러 허공으로 날아가도록 하고, 부처님도 기사굴산에서 자취를 감추어 왕궁에 나타나셨다. 예배를 마친 위제희가 머리를 들자 눈앞에 황금빛으로 빛나는 부처님의 몸이 많은 보석으로 장식된 연꽂 위에 앉아 계시는 것이었다. 왼쪽에는 목련이 오른쪽에는 아난이 모시었고, 제석천(帝釋天)과 범천(梵天)4)과 호세(護世) 천인들이 허공에서 하늘 꽃을 뿌려 공양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위제희는 부처님의 모습을 뵙자 제 손으로 영락(瓔珞)5)을 끊어 버리고 땅에 엎드려 울면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기에 이와 같이 못된 자식을 두었을까요? 세존께서는 또 무슨 인연으로 제바달다와 같은 이를 친족으로 두게 된 것입니까? 원컨대 저를 위해 걱정과 근심이 없는 세상을 말씀해 주옵소서. 저는 그곳에 태어나 더럽고 악한 이 세상에 더 살고 싶지 않습니다. 이 더럽고 악한 세상에는 지옥·마귀·축생이 가득 차 있고 악인들로 넘치고 있습니다. 이 다음 세상에서는 나쁜 소리를 듣지 않고 나쁜 사람들과 만나고 싶지도 않습니다. 지금 저는 오체투지(五體投地)6)로 참회하나이다. 태양이신 부처님이시여, 저에게 청정한 업으로 이루어진 세계를 보여 주십시오."


3.극락세계에 태어나는 청정한 업

그 때 부처님께서는 양미간으로 광명을 놓으셨다. 황금색 광채가 한량없는 시방세계를 두루 비추고 부처님의 두상(頭上)으로 다시 돌아와 황금의 좌대가 되었다. 그런데 그 모양이 마치 수미산 같았다. 시방세계 부처님의 맑고 아름다운 국토가 모두 그 광채 안에 나타났다. 어떤 불국토는 칠보로 되었고, 또 다른 불국토는 연꽃만으로 되어 있었다. 그리고 대자재천(大自在天)의 궁전과 같은 불국토가 있는가 하면, 수정 거울 같은 불국토도 있었다. 이와 같이 한량없는 불국토의 찬란한 모습을 위제희에게 보여 준 것이다. 위제희가 부처님에게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이러한 불국토는 청정하고 빛으로 충만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아미타불이 계시는 극락세계에 가서 나고 싶습니다. 세존이시여, 저에게 그 길을 가르쳐 주십시오. 저에게 마음의 평화를 가르쳐 주십시오."
부처님은 빙그레 웃으셨다. 이 때 오색 광명이 부처님의 입으로부터 나와 빈비사라왕의 머리 위에 비추었다. 대왕 비록 갇혀 있는 몸이지만 마음의 눈이 걸림 없어 멀리 세존을 뵈옵고 예배하니 지혜는 저절로 나아가 욕계에 다시 돌아오지 않는 불환과(不還果)7)를 이루었다. 부처님께서 위제희에게 말씀하셨다.
"당신은 알고 있습니까. 아미타불이 계시는 곳이 여기에서 멀지 않다는 것을? 당신은 생각을 집중하여 청정한 업으로 이루어진 저 불국토를 자세히 관해 보시오. 나는 이제 당신을 위해 여러 가지 비유를 들어 말하리다. 그래서 이 다음 세상에 청정만 업을 닦는 사람들이 서방의 극락세계에 가서 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저 불국토에 가서 나고자 하는 사람은 세 가지 복을 닦지 않으면 안 됩니다.
첫째는, 부모에게 효도하고 스승과 어른을 공손히 섬기며, 자비한 마음으로 산 것을 죽이지 않고 열 가지 착한 일을 행해야 합니다.
둘째는, 불·법·승 삼보에 귀의하고 여러 가지 도덕적인 규범을 지키며 위의를 범하지 말 것입니다.
셋째는, 보리심을 내어 깊이 인과의 도리를 믿고 대승경전을 독송하며 남에게도 이 길을 권해야 합니다.
이와같은 세 가지를 청정한 업이라 합니다. 당신은 알고 있습니까? 이 세 가지 업은 과거 현재 미래 삼세 부처님의 공통적인 청정한 업이라는 것을?"

4.극락세계를 보다

부처님은 아난과 위제희에게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해 보시오. 나는 번뇌의 침해를 받아 괴로워할 미래세의 중생들을 위해 청정한 업에 대해서 말하리다. 위제희여, 당신은 좋은 것을 물었습니다. 아난아, 너는 이제부터 내가 한 말을 잘 기억해 두었다가 여러 사람들에게 널리 전해 주어라. 나는 오늘 위제희와 미래세의 중생들에게 서방의 극락세계를 보게 하리라. 부처님의 신력(神力)에 의해 그들은 거울에 자기 얼굴을 비쳐 보듯이 저 청정한 불국토를 보게 될 것이다. 저 불국토의 더없이 미묘하고 즐거운 일을 보고 그들의 마음은 환희에 넘쳐 그 자리에서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을 것이다."
부처님은 다시 위제희에게 말씀하셨다.
"당신은 죽음을 면할 수 없는 한낱 평범한 인간에 지나지 않습니다. 마음은 자칫 상하기 쉽고, 아직 지혜의 눈을 뜨지 못했으므로 멀리 볼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부처님들은 특별한 방편을 가지고 당신으로 하여금 볼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위제희는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부처님의 신력으로 저 불국토를 볼 수 있겠지만, 부처님이 열반하신 후 이 세상에 태어날 중생들은 더럽고 악하고 착하지 못해 다섯 가지 고통9)에 시달릴 것입니다. 그러한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아미타불의 극락세계를 볼 수 있겠습니까?"

5.열 여섯 가지 관법

1.해를 생각하는 관

부처님께서 위제희에게 말씀하셨다.
"당신과 중생들은 순일한 마음으로 생각을 한 곳에 모아 서쪽을 생각하십시오. 어떻게 생각하는가 하면, 모든 중생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소경이 아닌 이상 눈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해 지는 것을 볼 것입니다. 서쪽을 향해 똑바로 앉아 해를 똑똑히 보십시오. 마음을 굳게 하여 생각을 흩어지지 않게 하고, 이제 곧 지려는 해의 모양이 마치 허공에 매달린 북 같음을 보십시오. 해를 본 뒤에는 그 영상이 눈을 감거나 뜨거나 똑똑히 남아 있도록 하십시오. 이것이 해를 생각하는 첫째 관입니다."

2.물을 생각하는 관

"다음에는 물을 생각하십시오. 물이 맑고 고요한 것을 보되 그 영상이 분명하게 남아 생각이 흘어지지 않게 할 것입니다. 물을 본 뒤에는 얼음을 생각해야 합니다. 얼음의 투명함을 보고는 유리 같은 생각을 하고, 이 생각 저 생각 다음에는 유리 같은 땅이 안팎으로 꿰뚫려 있는 것을 보십시오. 아래로는 금강 칠보로 된 황금의 당(幢)이 있어 유리 같은 대지를 받치고 있으며, 그 당은 여덟 면이므로 팔각형을 이루고 있습니다. 낱낱 면마다 백 가지 보석으로 되고 그 보석에는 일천 광채가 나고 광채마다 팔만 사천 빛이 있어, 유리의 대지에 비치는 것이 마치 억천의 해와 같이 눈부셔 볼 수 없습니다. 유리의 땅 위에는 황금 노끈으로 얼기설기 늘여져 칠보로 된 경계가 분명히 구분되어 있습니다. 낱낱 보석에는 오백 광채가 있는데 그 빛은 꽃처럼 보이기도 하고 별이나 달 같기도 합니다. 그 광채가 허공에 걸려 광명대를 이루었고, 거기에는 온갖 보석으로 된 천만의 누각이 있으며, 대의 양쪽에는 각각 백억 송이의 꽃으로 꾸며진 당(幢)과 무수한 악기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여덟 가지 맑은 바람이 광채에서 불어 이 악기를 울리면 괴롭고 공하고 덧없고 내가 없다고 연주합니다. 이것이 물을 생각하는 둘째 관입니다."

3.땅을 생각하는 관

"이 생각이 이루어지면, 그 낱낱을 분명하게 관하도록 할 것입니다. 눈을 감았을 때나 떴을 때나 그 영상이 흩어지지 않게 하십시오. 밥 먹을 때를 제외하고는 항상 이 일을 생각해야 합니다. 이와 같은 생각에 이르면 극락세계를 대강 보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한 걸음 나아가 삼매를 얻을 때 비로소 저 불국토를 분명히 보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대충 이야기한 것이고 자세히 말한 것은 아닙니다. 이것이 땅을 생각하는 셋째 관입니다."
부처님은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내 말을 잘 기억했다가 이 다음에 오는 사람들 중에서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해 '땅을 관하는 법'을 말해 주어라. 누구든지 땅을 관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는 팔십억겁 생사의 중죄를 면하고, 죽은 뒤에는 반드시 극락세계에 태어나리라는 것을 의심하지 말아라. 이와 같이 관하는 것이 바른 관이고, 이 밖에 달리 관하면 잘못된 관이 된다."

4.나무를 생각하는 관

부처님은 아난과 위제희에게 말씀하셨다.
"땅 생각하는 관을 이룬 다음에는 보석의 나무[寶樹]를 관하라. 보석의 나무를 관할 때에는 일곱 겹으로 줄지어 있는 칠보의 나무를 낱낱이 관한다. 나무마다 그 높이는 팔천 유순10)이나 된다. 그 보석으로 된 나무에는 모두 칠보의 꽃과 잎이 달렸으며, 꽃과 잎들은 각기 다른 보석의 빛깔을 띠고 있다. 청옥에서는 금빛 광채가 나고, 수정에서는 붉은 광채가 나며, 마노에서는 자거 광채가 나고, 자거에서는 초록 진주의 광채가 난다. 산호나 호박이나 그 밖에 온갖 보석으로 장식되어 비치고 있는 것이다. 나무 위는 아름다운 진주 그물로 덮이고 그 나무마다 일곱 겹 그물이 있다. 그리고 그물 사이에는 오백억의 아름다운 꽃 궁전이 있는데 그것은 범천왕의 궁전과 같다. 하늘 동자들이 그 속에 살고, 동자들은 오백억의 여의주로 꾸며졌다. 그 구슬이 빛은 백 유순이나 멀리 비쳐 마치 백억의 해와 달을 한 데 모아 놓은 것 같아 이루 말할 수 없다. 온갖 보석이 사이사이 섞여 그 빛깔은 어디에도 견줄 수가 없다. 이러한 보석의 나무들이 줄줄이 마주 서 있고 잎사귀마다 이어져 있다. 잎새에는 여러 가지 아름다운 꽃이 피어 있고 꽃에는 저절로 일곱 가지 보석의 열매가 열려 있다. 이 나뭇잎들은 가로 세로가 다 같이 이십 오 유순이다. 잎은 천 가지 빛에 백 가지 무늬가 있어 마치 천인(天人)들의 화려한 치장 같다. 온갖 아름다운 꽃은 잠부강에서 나는 황금빛이어서 불꽃바퀴[旋火輪]처럼 잎새에 돌고 있다. 그리고 쏟아져 나온 온갖 과일은 제석천왕의 병11)과 같다. 큰 광명은 무수한 당번(幢幡)을 단 보석 일산으로 변해 그 보석 일산 속에 삼천대천세계의 여러 가지 불사(佛事)가 비치며, 시방세계의 불국토도 그 가운데 나타난다. 이 나무들을 보고 나서는 다시 차례대로 나무 밑둥과 가지와 잎과 꽃과 열매를 보고 각기 그 영상을 분명하게 해 둘 것이다. 이것이 나무를 생각하는 넷째 관이다."

5.연못을 생각하는 관

"다음에는 물(연못에 있는 물)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물을 생각한다는 것은 어떤 것인가? 극락세계에는 여덟 가지 공덕을 갖춘 못물(池水)이 있다. 또 못물마다 칠보로 되었는데, 그 보석은 부드러워 보석 중에 왕이며, 모든 원을 들어 준다는 여의주에서 나왔고, 그것이 나뉘어 열 네 갈래로 된다. 낱낱 갈래마다 칠보 빛을 띠고 황금의 개천을 이룬다. 개천 바닥에는 눈부신 금강석이 깔리고, 물 가운데는 육십 억이 칠보 연꽃이 있으며, 연꽃은 한결같이 둥근데 그 크기가 십 이 유순이다. 구슬로 된 물이 꽃 사이로 흐르면서 나무를 따라 오르내린다. 그 흐르는 물소리가 미묘해서 괴롭고 공하며 덧없고 또 내가 없다는 보살의 행에 대해서 말하고 부처님의 얼굴과 훌륭한 모습을 찬탄하기도 한다. 모든 보석 중에 왕이고 온갖 소원을 들어 준다는 여의주에서는 아름다운 금빛 광채가 나오고, 그 광채는 백 가지 보석의 빛깔을 가진 새로 변한다. 화평하게 우는 소리는 너무 아름다워 항상 부처님을 생각하고 교법을 생각하며 승가(僧伽=승단)를 생각하는 일을 찬탄한다. 이것이 여덟 가지 공덕을 갖춘 물을 생각하는 다섯째 관이다."

6.누각을 생각하는 관

"온갖 보석으로 장식된 국토의 낱낱 경계 위에 오백억이 보석 누각이 있고 그 누각 안에서 무수만 천인(天人)들이 천상의 음악을 연주한다. 악기는 허공에 매달려 책상의 보석 당번(幢幡)처럼 저절로 울린다. 이 여러 가지 음악은 모두 부처님을 생각하고 교법을 생각하고 승가를 생각할 것을 설하고 있다. 이 관에 도달하면 극락세계의 보석으로 된 나무와 땅과 연못을 대강 보았다고 한다. 이것이 모든 것을 생각하는 여섯째 관이다. 이것을 관하는 사람은 우량 억겁의 가장 무거운 악업에서 풀려나 목숨이 다한 뒤에는 반드시 저 불국토에 날 것이다. 이렇게 관하는 것이 바른 관이고, 이 밖에 달리 관하는 것은 그릇된 관이다."

7.연화대를 생각하는 관

부처님께서 아난과 위제희에게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라. 나는 그대들을 위해 고뇌를 없애는 법을 분별하여 설하겠노라. 그대들은 그것을 잘 기억했다가 여러 사람들에게 널리 분별하여 해설 해주어라."
이와 같이 말했을 때 무량수 부처님은 허공에 서 계셨고,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은 좌우로 부처님을 모시고 있었다. 광명이 너무 찬란해 눈으로 볼 수가 없었다. 그것은 백천의 잠부강에서 나는 황금을 가지고도 견줄 수 없을 것이다. 이 때 위제희는 무량수 부처님을 뵙고 그 발에 공손히 예배하고 나서 석가모니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부처님의 신력(神力)으로 아미타불과 두 분의 보살을 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다음 오는 중생들은 어떻게 해야 아미타불과 두 분의 보살을 친견할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은 위제희에게 말씀하셨다.
"저 부처님을 뵈려면 먼저 생각하는 마음을 내야 합니다. 칠보로 된 땅 위의 연꽃을 생각하십시오. 연꽂 잎새 마다 백 가지 보석의 광채가 있다고 생각하십시오. 그 잎에는 팔만 사천 엽맥(葉脈)이 있는데 천상의 그림 같고, 엽맥 마다 팔만 사천 광채가 있어 이런 것이 분명하게 보입니다. 작은 꽃잎이라도 그 길이가 이백 오십 유순이나 됩니다. 이와 같은 연꽃에 팔만 사천 잎이 있고 잎 사이마다 백억 개의 구슬이 둘레를 비추기 위한 장식으로 달려 있습니다. 낱말 구슬에서는 일천 광명이 발해져 그 빛은 일산(日傘) 같으며, 칠보로 되어 널리 땅 위를 덮고 있는데, 여의주가 그 받침[台]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연화대는 팔만 개의 금강석·견숙가보·범마니보·묘진주망으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그 좌대 위에는 저절로 생겨난 네 개의 보석 당번(幢幡)이 있는데, 당번마다 백천만억의 수미산 같습니다. 또 당번 위의 보석 휘장은 야마천의 궁전 같아서, 오백억의 아름다운 구슬이 둘레를 비추기 위해 장식되어 있습니다. 구슬마다 팔만 사천 빛이 나고, 그 빛은 팔만 사천의 서로 다른 금빛 광채를 띠고 있습니다. 이 금빛은 그 보석으로 된 땅을 널리 덮어 가는 데마다 갖가지 모양을 나타냅니다. 어떤 것은 금강석 받침이 되고, 어떤 것은 진주 그물이, 또 어떤 것은 꽃구름이 되어 사방에서 보는 사람의 생각대로 변화하여 불사(佛事)를 이룹니다. 이것이 연화대를 생각하는 일곱째 관입니다."
부처님은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처럼 아름다운 꽃은 본래 법장비구(法藏比丘)의 서원의 힘으로 된 것이다. 만약 저 아미타불을 생각하려면 먼저 이 연화대를 생각해야 할 것이다. 이 생각을 할 때에는 다른 번잡만 관을 하지 말고, 낱낱 잎새와 낱낱 구슬, 낱낱 빛, 낱낱 받침, 낱낱 당번을 생각하여 거울 속에서 자기 얼굴을 보듯이 그 영상이 뚜렷해지도록 해야 한다. 이 생각을 이루게 된 사람은 오만겁 동안 받을 생사의 무거운 죄를 벗고 반드시 극락세계에 태어날 것이다. 이와 같이 생각하는 것을 바른 관이라 하고 이 밖에 달리 관하는 것은 그릇된 관이다."

8.형상을 생각하는 관

부처님은 다시 아난과 위제희에게 말씀하셨다.
"이것을 생각한 뒤에는 부처님을 생각하라. 왜냐하면 부처님들은 있는 모든 것을 몸으로 하는 법계신(法界身)이고 온갖 중생들이 마음 속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대들이 마음에 부처님을 생각하면 이 마음이 그대로 부처님의 삼십이상(三十二相)과 팔십수형호(八十隨形好)12)인 것이다. 이 마음으로 부처를 이루고 또한 이 마음이 곧 부처다. 모든 부처님의 지혜가 마음에서 생기는 것이므로 한결같은 마음으로 생각을 모아 저 부처님·여래(如來)·응공(應供). 정변지(正磈知)13)를 잘 생각할 것이다. 저 부처님을 생각하고자 하는 사람은 먼저 그 형상을 관해야 한다. 눈을 감거나 뜨거나 잠부강에서 나는 금빛 같은 보석의 형상이 연꽃 위에 앉아 있는 모습을 생각하는 것이다. 형상이 앉아 있는 모습을 보고 나서는 마음의 눈이 열려 극락세계의 칠보로 장식된 보석의 땅과 보석의 연못, 보석의 나무가 줄지어 서고, 그 위에 천인(天人)들의 보석 휘장이 덮이고, 온갖 보석으로 아로새긴 그물이 허공 가득히 있는 것을 낱낱이 분명하게 본다. 마치 손바닥을 펼쳐 보듯이 그 영상을 확실하게 보는 것이다. 이렇게 보고 나서는 다시 한 송이의 커다란 연꽃이 부처님의 왼쪽에 있는 것을 생각하라. 그것은 앞에 말한 연꽃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그리고 또 한 송이의 커다란 연꽃이 부처님의 오른쪽에 있는 것을 생각하라. 관세음보살 상이 왼쪽 연화대에 앉아 있는 것을 생각하라. 이 상이 금빛 광명을 발하는 것은 앞에 말한 바와 조금도 다르지 않다. 또 대세지보살 상이 오른쪽 연화대에 앉아 있는 것을 생각하라. 이렇게 관하게 되면 부처님과 보살의 상은 다 광채를 발한다. 그 금빛 광채는 갖가지 보석의 나무들을 비춘다. 한 그루 나무 밑에 또 세 송이의 연꽃이 있고, 연꽃 위에는 각기 한 부처님의 상과 두 보살 상이 있어 저 불국토에 가득 찬다. 이렇게 생각하게 될 때에 관하는 사람은 흐르는 물과 광명과 온갖 보석의 나무와 기러기와 원앙새들이 모두 심오한 교법을 말하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선정(禪定)14)에 들었을 때나 선정에서 나왔을 때나 항상 심오한 교법을 들을 것이다. 관하는 사람은 선정에서 나왔을 때 선정 속에서 들은 것을 기억하여 잊지 말고 경전에 기록된 것과 대조해 보라. 만약 맞지 않으면 그것은 망상이고, 들어맞으면 거친 생각으로 극락세계를 본 것이다. 이것이 형상을 생각하는 여덟 번째 관이다. 이 관을 하는 사람은 무량 억겁 동안에 받을 죄를 면하고 이 몸으로 염불삼매를 얻게 될 것이다."

9.몸을 뵙는 관

부처님은 아난과 위제희에게 말씀하셨다.
"이 생각이 이루어진 다음에는 다서 무량수 부처님의 몸과 광명을 관한다. 아난아, 무량수 부처님의 몸은 백천만억 야마천을 장식 잠부강의 황금빛 같고, 부처님의 키는 육천만억 나유타 항하사 유순이다. 미간의 백호(白毫)는 오른쪽으로 우아하게 돌아 수미산이 다섯 개 가지런히 있는 것 같고, 부처님의 눈은 네 바다(四海)의 물처럼 푸르고 흰 것이 분명하다. 온몸이 모공에서 광명이 나와 수미산 같고, 부처님의 원광(圓光)은 백억 삼천대천세계와 같다. 그 원광 속에 백만억 나유타 항하사 화신불(化身佛)이 계시는데, 그 화신불마다 무수한 화신보살이 시자로 있다. 무량수 부처님에게는 팔만 사천 상(相)이 있고, 낱낱 상에는 각각 팔만 사천 수형호(隨形好)가 있으며, 낱낱 수형호에는 또 물만 사천 광명이 있는데, 그 광명은 시방세계를 두루 비추어 염불하는 중생들을 섭수하여 버리지 않는다. 그 광명과 상호와 화신불은 이루 다 말할 수 없고, 다만 생각하여 마음의 눈으로 볼 수밖에 없다. 이것을 보는 사람은 곧 시방세계의 모든 부처님을 보게 된다. 부처님을 보기 때문에 '염불삼매'라고 한다. 이 관을 하는 것을 '모든 부처님의 몸을 본다.' 고 한다. 부처님의 몸을 본다는 것은 또한 부처님의 마음을 보는 것이다. 부처님의 마음은 큰 자비심이다. 이 무연(無緣)의 자비로써 중생을 섭수한다. 이 관을 하는 사람은 죽은 뒤 부처님 회상에 태어나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을 것이다. 그러므로 지혜로운 사람은 마음을 집중하여 무량수 부처님을 보아야 한다. 무량수 부처님을 관하려는 사람은 한 가지 상호로부터 들어가야 한다. 다만 미간 백호를 생각하여 그 영상이 분명하도록 할 것이다. 미간 백호를 관하는 사람에게는 그 밖에 팔만 사천 상호가 저절로 생각 속에 나타난다. 무량수 부처님을 보는 사람은 곧 시방세계의 무수한 부처님을 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무수한 부처님을 볼 수 있으므로 부처님 앞에서 미래의 부처가 될 거라는 예언을 듣게 된다. 이것이 부처님의 몸과 형상을 생각하는 아홉째 관이다. 이와 같이 관하는 것을 바른 관이라 하고, 이 밖에 달리 관하는 것은 잘못된 관이다."

10.관세음보살을 생각하는 관

부처님은 아난과 위제희에게 말씀하셨다.
"무량수 부처님을 분명하게 본 다음에는 관세음보살을 생각하라. 이 보살의 키는 팔십만억 나유타 유순이고 , 몸은 붉은 금빛이며, 두상(頭上)은 솟았고, 목에는 원광이 있는데 지름이 백천 유순이다. 그 원광 속에는 오백 화신불이 계시는데 나와 같고, 화신불마다 오백 화신보살들이 수없는 천인(天人)들을 시자로 거느리고 있다. 온몸에서 발하는 광채 속에는 지옥·마귀·축생·인간·천인 등 오도(五道) 중생의 온갖 모양이 나타나 있다. 머리 위에는 여의주로 된 천관이 있고, 그 천관 속에는 한 분의 화신불이 서 계시는데, 높이는 이십 오 유순이다. 관세음보살의 얼굴은 잠부강에서 나는 황금빛 같고, 미간의 백호에는 칠보 빛이 있어 팔만 사천 가지 광명을 발한다. 광명마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백천 화신불이 있는데, 그 화신불들은 무수한 보살들을 시자로 하고 있는 것이다. 자유자재로 변화하여 시방세계에 가득한 것이 마치 붉은 연꽃과 같다. 팔십억 광명으로 영락(瓔珞)이 되고, 그 영락 속에는 온갖 불가사의한 일이 나타나 있다. 손바닥은 오백억 연꽃 빛을 띠고, 손가락 끝마다 팔만 사천 금이 이빨 같으며, 낱낱 금에는 팔만 사천 빛깔이 있고, 빛깔마다 팔만 사천 광채가 있는데 그 광채는 부드러워 온갖 것을 비추고 있다. 이와 같이 보배로운 손으로 중생들을 이끌어 준다. 발을 들 때에는 발바닥에 있는 천폭륜상(千輻輪相)이 저절로 오백억 광명대로 화현하고, 발을 디디면 그것은 금강마니화로 변해 여러 곳에 흩어져 가득하게 찬다. 이 밖에도 여러 가지 잘생긴 상과 좋은 모양이 갖추어져 부처님과 다르지 않다. 다만 두상의 솟은 것과 그 위에 볼 수 없는 정상(頂相)만이 부처님에게 미치지 못 한다. 이것이 관세음보살의 진실한 색신상(色身相)을 생각하는 열째 관이다."
부처님은 다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관세음보살을 보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와 같은 관을 해야 한다. 이 관을 하는 사람은 여러 가지 재앙을 만나지 않고, 온갖 업장을 깨끗이 소멸하여 우량 겁의 생사 중죄에서 벗어나게 될 것이다. 이러만 보살의 이름만 들어도 한량없는 복을 얻을 것인데, 하물며 그 모습을 똑똑히 관하는 데에 있어서랴. 관세음보살을 관하고자 하는 이는 먼저 머리 위의 솟은 데[肉醬]를 관한 다음 천관(天冠)을 관하고, 이 밖에 여러 가지 상호도 차례차례 관하되 그 영상을 손바닥을 들여다보듯 분명하게 할 것이다. 이렇게 관하는 것을 바른 관이라 하고, 이 밖에 달리 관하는 것은 잘못된 관이다.

11.대세지보살을 생각하는 관

다음에는 대세지보살을 관해야 한다. 이 보살의 크기는 관세음보살과 갈고, 원광의 넓이는 일백 이십 오 유순이며, 이백 오십 유순을 비춘다. 온몸에서 나오는 빛은 시방세계를 붉은 빛으로 두루 비추어 인연 있는 중생들을 다 볼 수 있다. 이 보살의 모공(毛孔)에서 나오는 빛을 보기만 해도 시방세계의 한량없는 부처님들의 청정한 광명을 보게 된다. 그러므로 이 보살을 끝없는 빛[無邊光]이라 한다. 이 보살은 지혜의 빛으로 모든 것을 두루 비추어 그들을 삼악도에서 구제하여 위없는 힘을 얻게 한다. 그래서 이 보살을 '큰 힘을 일은 이[大勢至]'라 한다. 이 보살의 천관에는 오백 보석의 꽃이 있고, 낱낱 보석의 꽃에 오백 보석의 받침[台]이 있으며, 받침마다 시방세계 부처님의 청정한 국토의 넓고 큰 모양이 나타나 있다. 머리 위의 솟은 데는 붉은 연꽃과 같고, 그 위에 보석으로 된 병이 있어 여러 가지 광명을 달아 가지고 온갖 불사(佛事)를 나타내고 있다. 이 밖에 여러 가지 모양은 관세음보살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이 보살이 걸어가면 시방 세계가 모두 진동하며, 그 진동하는 곳마다 오백억 보석의 꽃이 있고, 꽃마다 눈부신 장식이 극락세계와 갈다. 이 보살이 앉을 때에는 칠보로 된 불국토는 아래쪽의 금광(金光) 불국토에서 위쪽에 있는 광명왕(光明王) 불국토에 이르기까지 일시에 흔들린다. 그 중간에 티끌 수효처럼 한량없는 무량수불의 분신과 관세음보살의 분신, 대세지보살의 분신이 구름처럼 극락세계에 모여 공중 가득히 연화좌에 앉아 미묘한 법을 설해 괴로워하는 중생들을 구제하는 것이다. 이와 갈이 대세지보살을 관하는 것을 바른 관이라 하고, 이 밖에 달리 관하는 것은 잘못된 관이다. 이것이 대세지보살의 육신을 생각하는 열한 번째 관이다. 이 보살을 관하는 사람은 한량없는 아승지겁15) 동안의 생사 중죄에서 벗어나 다시는 태에 들지 않고 항상 부처님들의 청정한 국토에서 노닐게 될 것이다. 이 관을 이루제 되면 자비와 지혜를 갖춘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을 보았다고 할 수 있다.

12.통틀어 생각하는 관

이 관을 한 다음에는 자기 자신의 마음에 눈떠야 할 것이다. 서방 극락세계에 태어나 연꽃 속에 가부좌하고 앉아 연꽃이 오므라들고 피어나는 생각을 해야 한다. 연꽃이 필 때에는 그 속에서 오백 가지 광채가 나와 내 몸을 비추고 눈이 뜨인다고 생각한다. 부처님과 보살이 허공에 가득히 있는 것을 보며 물과 새와 부처님의 음성이 모두 뛰어난 법을 설하는 것이고, 그것이 또한 십이부경(十二部經=대장경)에 말한 것과 일치하고 있는 것을 선정(禪定)에서 나온 뒤에도 잊지 않도록 할 것이다. 그런 다음에는 무량수불이 계시는 극락세계를 보게 될 것이다. 이것이 통틀어 생각하는 열두 번째 관이다. 무량수불의 화신은 그 수가 없어서 관세음보살이나 대세지보살과 함께 항상 이 관을 하는 사람 앞에 나타나신다."

13.섞어 생각하는 관

부처님은 아난과 위제희에게 말씀하셨다.
"지극한 마음으로 서방세계에 가서 나고자 하는 이는 먼저 한 길 여섯 자(一丈六尺身) 되는 불상이 연못 위에 계신다고 관할 것이다.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무량수불은 몸의 크기가 한량없으므로 보통사람의 이해력으로는 미칠 수 없지만, 저 여래께서 세운 천 생의 원력에 의해 생각하는 사람은 반드시 성취하게 되는 것이다. 부처님의 형상만 생각하여도 한량없는 복을 얻을 것인데, 하물며 부처님의 구족한 몸 모양[身相]을 관함에 있어서랴. 아미타불은 신통이 자재하여 서방세계에 마음대로 변화하여 나투신다. 큰 몸이 허공에 가득하기도 하고, 한 길 여섯 자 되는 작은 몸을 나투기도 한다. 화현하는 몸은 모두 금빛이고, 원광 속의 화신불과 보석의 연꽃은 먼저 말한 그대로다.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은 어디서나 몸 모양이 같으며, 머리만 보면 이는 관세음보살이고, 이는 대세지보살인 줄 알 것이다. 이 두 보살은 아미타불을 도와 널리 중생을 교화한다. 이것이 섞어 생각하는 열세 번째 관이다."

14.상배(上輩)에 나는 관

① 상품 상생(上品上生)

부처님은 다시 아난과 위제희에게 말씀하셨다.
"상품 상생자란 저 불국토에 가서 나고자 하는 중생들이 세 가지 마음을 내어 왕생하는 이를 말한다. 세 가지란, 첫째는 진실한 마음이고, 둘째는 깊이 믿는 마음이며, 셋째는 회향하여 발원하는 마음이다. 이 세 가지 마음을 갖춘 사람은 반드시 저 불국토에 가서 나게 된다. 또 세 가지 중생이 저 불국토에 가서 나게 되는데, 첫째는 자비한 마음으로 산 목숨을 죽이지 않고 모든 계행을 갖춘 사람이고, 둘째는 대승경전을 독송하는 사람이며, 셋째는 불·법·승·계(戒)·사(捨). 천(天)의 여섯 가지를 생각하는 형을 닦는 사람이다. 이들이 원을 세우고 하루에서 이레까지 이와 같은 공덕을 닦으면 곧 극락세계에 왕생하는 것이다. 가서 날 때에 수행자가 용맹스럽게 정진하기 때문에 아미타불은 관세음보살, 대세지보살, 무수한 확신할, 백천 비구들과 한량없는 천인과 함께 칠보로 된 궁전을 가지고 그의 앞에 나타나신다. 관세음보살은 금강대를 가지고 대세지보살과 함께 그의 앞에 가고, 아미타불은 큰 광명을 놓아 수행자 몸을 비추면서 여러 보살들과 함께 손을 내밀어 영접한다.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은 수많은 보살들과 함께 수행자를 칭찬하고 그 마음을 격려한다. 수행자는 환희에 넘쳐 자기 몸을 돌아보자, 금강대를 타고 아미타불의 뒤를 따라 잠깐 사이에 저 불국토에 왕생한 것이다. 그 나라에 태어나면 부처님 몸과 형상에 여러 가지 상이 부족한 것을 보고 보살들의 모습이 갖추어진 것을 본다. 찬란한 보석의 숲에서 설하는 미묘한 법을 듣고 무생법인을 깨닫는다. 잠깐 사이에 시방세계를 다니면서 여러 부처님을 섬기고 부처님 앞에서 마다 수기(授記)16)를 받고 다시 극락세계로 돌아와 한량없는 백천의 신비스런 힘[陀羅尼門]을 얻는다. 이것을 상품 상생자라 한다.

② 상품 중생(上品中生)

상품 중생자란 반드시 대승경전을 배우거나 독송하지 않더라도 그 뜻을 잘 알고, 최고의 진리를 들어도 마음이 움직이지 않으며, 인과를 깊이 믿고 대승을 비방하지 않으며, 이 공덕을 회향하여 극락세계에 나고자 원하는 이를 말한다. 이 수행자가 목숨을 마치려고 할 때에 아미타불은 관세음보살, 대세지보살, 한량없는 대중과 함께 권속들에게 둘러싸여 붉은 금대를 가지고 그의 앞에 나아가 찬탄하신다. "법의 아들아, 너는 대승을 수행하여 가장 뛰어난 도리를 알았다. 그래서 나는 지금 너를 맞아들이노라"고 하면서 일천 화신불과 함께 일시에 손을 내민다. 수행자가 자기 몸을 돌아보자 붉은 금대에 앉아 있는 것이다. 합장하고 부처님을 찬탄하면 순식간에 저 불국토의 칠보 연못 속에 태어난다. 이 붉은 금대는 마치 커다란 보석의 꽃처럼 생겼다. 하루 밤을 지나 꽃이 피면 수행자의 몸은 붉은 금색으로 된다. 발밑에 또 칠보 연꽃이 있고, 부처님과 보살이 동시에 광명을 놓아 그의 몸을 비추면 눈이 띄어 둘레가 환해진다. 전생에 익힌 업력으로 여러 가지 소리를 들으면 곧 미묘한 도리를 설하고 있음을 안다. 그는 금대에서 내려와 부처님께 예배하고 찬탄한다. 이레를 지나 위없는 깨달음을 얻고는 다시 퇴전하는 일이 없게 된다. 수행자는 마음대로 시방세계를 날아다니면서 부처님을 섬기고 그곳에서 삼매를 닦아 한 소겁(小劫)을 거친 뒤 무생법인을 얻고, 부처님 앞에서 수기를 받는다. 이것을 상품 중생자라 한다.

③ 상품 하생(上品下生)

상품 하생자란, 인과를 믿고 대승을 비방하지 않으며 위없는 보리심을 내고 이 공덕을 회향하여 극락세계에 가서 나고 자 하는 이를 말한다. 이 수행자가 목숨을 마치려고 할 때 아미타불과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은 여러 보살들과 함께 황금 연꽃을 가지고 오백 화신불을 나투어 맞으러 온다. 오백 화신불은 일시에 손을 내밀고 칭찬한다. "법의 아들아, 너는 이제 청정하여 위없는 보리심을 냈기에 내가 와서 맞이하노라." 이 때 자기 몸을 돌아보면 벌써 황금 연꽃에 앉아 있고, 앉자마자 꽃은 오므라들고 부처님을 따라 칠보 연못 속에 태어나 있다. 하루 낮 하루 밤을 지나 연꽃은 다시 피고 이레 동안 부처님을 불 수 있다. 부처님의 몸을 본다고는 하지만 그 상호가 분명하게 보이는 것은 아니다. 세 이레가 지난 다음에야 분명하게 불 수 있고 여러 가지 음성이 모두 뛰어난 법을 설하고 있다는 것도 듣게 된다. 시방세계를 다니면서 부처님을 공양하고 부처님 앞에서 깊은 뜻을 지닌 교법을 듣고 삼 소겁을 지난 뒤에야 백 가지 진리에 통하는 지혜를 얻어 환희의 경지에 머무는 것이니, 이를 상품 하생자라 한다. 이것이 상배(上輩)에 왕생하는 생각인데, 이를 열네 번째 관이라 한다."

15.중배(中輩)에 나는 관

 ① 중품 상생(中品上生)

 부처님은 아난과 위제희에게 말씀하셨다.
 
"중품 상생자란 오계(五戒)와 팔계(八戒=八燸戒)를 지키고 여러 가지 계행을 닦으면서 오역죄(五逆罪)17)를 범하지 않고 허물이 없이 이 공덕을 회향하여 극락세계에 태어나고자 하는 사람을 말한다. 이 사람의 임종시에 아미타불은 비구들과 함께 권속들에 둘러싸여 금빛광명을 놓으면서 그 사람 앞에 와 고(苦)·공(空)·무상(無常)·무아(無我)에 대한 법을 설하시고, 출가만 사람이 갖가지 괴로움에서 벗어난 일을 찬탄하신다. 수행자는 이것을 보고 크게 기뻐하면서 자신을 돌아 볼 때 이미 연화대 위에 앉아 있는 것이다. 부처님에게 합장 예배하고 채 머리도 들기 전에 벌써 극락세계에 태어나 있다. 그 때 연꽃이 피는데, 꽃이 필 때 여러 가지 음성이 사제법(四諦法)18)을 찬탄하고 있는 것을 듣는다. 수행자는 곧 아라한19)의 도를 이루어 삼세를 꿰뚫어보는 능력과 여섯 가지 신통[六神通]20) 여덟 가지 자유자재한 힘[八解脫]21)을 갖추게 된다. 이를 중품 상생자라 한다.

② 중품 중생(中品中生)

중품 중생자란 하루 낮 하루 밤 동안 팔계(八戒)를 지키거나, 하루 낮과 밤 동안 사미계(沙彌戒=五戒)를 지키거나, 혹은 하루 낮과 밤 동안 구족계(具足戒=비구계)를 지켜 위의에 결함이 없는 이런 공덕을 회향하여 극락세계에 가서 나고자 하는 사람을 말한다. 계의 향기가 몸에 밴 수행자는 임종시에 아미타불이 많은 권속들과 함께 금빛 광명을 놓으면서 칠보로 된 연꽃을 가지고 그의 앞에 오시는 것을 보게 된다. 수행자는 허공 중에서 찬탄하는 소리를 듣는다. "선남자여, 너와 같이 착한 사람은 삼세에 걸쳐 부처님 가르침을 잘 수순했기 때문에 내가 너를 맞으려 왔노라." 그가 자기 자신을 돌아볼 때 그는 이미 연꽂 위에 앉아 있다. 문득 연꽃이 오므라들고 서방 극락세계에 태어나 보석의 연못 속에서 이레가 지난 뒤 연꽃은 핀다. 꽃이 피면 눈을 뜨고 합장하여 아미타불을 찬탄하며 법을 듣고 기뻐한 나머지 수다원과(須陀洹果)22)를 얻고 반겁을 지나 아라한이 된다. 이를 중품 중생자라 한다. 

③ 중품 하생(中品下生)

중품 하생자란 선남자 선여인이 부모에게 효도하고 세상 사람들과 사이좋게 지낸 이를 말한다. 이 사람은 임종할 때에 선지식을 만나 아미타불 국토의 즐거운 일들과 법장비구의 사십팔원(四十八願)을 듣고 죽자마자 곧 서방 극락세계에 왕생한다. 이레가 지나면 관세음보 살과 대세지보살을 만나 법을 듣고 기뻐하며 다시 한 소겁을 지나 아라한이 된다. 이를 중품 하생자라 한다. 이것이 중배(中輩)에 왕생하는 생각인데, 이를 열 다섯째 관이라 한다."

16.하배(下輩)에 나는 관

① 하품 상생(下品上生)

부처님은 아난과 위제희에게 말씀하셨다.
"하품 상생자란 온갖 나쁜 짓을 하면서도 부끄러운 줄 모르지만, 대승경전을 비방하는 일만은 하지 않는 사람을 말한다. 이 사람이 운명할 때 선지식을 만나 대승 십이 부 경전(十二部經典)의 제목을 들으면 그 공덕으로 천겁 동안의 극악 중죄도 다 소멸된다. 또 지혜로운 이가 권하기를, 합장하고 나무아미타불을 부르라 하여 부처님 명호를 부르면, 그 공덕으로 오십 겁의 생사중죄가 없어질 것이다. 그 때 아미타불이 화신 부처님과 화신 관세음보살, 화신 대세지보살을 이 사람 앞에 보내어 그를 칭찬하였다. '선남자여, 너는 부처님 명호를 부른 공덕으로 여러 죄가 소멸되어 내가 맞으러 왔노라.' 이 말이 끝나자 수행자는 홀연 화신불의 광명이 방안에 가득 차 있음을 보고, 기뻐하면서 운명한다. 그는 보석으로 된 연꽃을 타고 화신불을 따라가 보석 연못 속에 태어난다. 일곱 이레를 지나 연꽃이 핀다. 꽃이 필 때 자비스런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은 눈부신 광명을 놓으면서 그의 앞에 서서 심오한 십이부경을 설한다. 그는 이 설법을 듣고 위없는 보리심을 내어 십 소겁을 지나 모든 진리에 통하는 지혜[百法明門]를 갖추고 초지(初地)23)에 들어간다. 이를 하품 상생자라 한다.

② 하품 중생(下品中生)

하품 중생자란 오계와 팔계와 구족계를 범하고 승단에 속할 물건을 훔치거나 명예와 이욕(利慾)을 위해 부정한 법을 설하면서도 부끄러운 줄 모르는 이를 말한다. 이와 같은 죄 많은 사람은 그 악업으로 인해 지옥에 떨어진다. 그 때 선지식을 만나 아미타불의 위덕과 신통력, 그리고 계·정·혜·해탈·해탈지견을 찬탄함을 듣고는 팔십억겁의 생사 중죄에서 벗어난다. 타오르던 지옥의 불꽃은 서늘한 바람으로 변하고, 여러 가지 천상의 꽃비가 내려온다. 꽃 위마다 화신불과 화신보살이 있어 그를 맞아들이니 그는 순식간에 극락세계에 왕생한 것이다. 칠보 연못에 있는 연꽃 속에 태어나는데, 여섯 겁이 지나면 꽃이 핀다. 이 때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은 낭랑한 음성으로 그를 위로하고 깊은 뜻을, 지닌 대승경전을 설한다. 이 가르침을 듣고 나서 그는 문득 위없는 보리심을 낸다. 이를 하품 중생자라 한다.

③ 하품 하생(下品下生)

하품 하생자란 오역죄와 십악업(十惡業)24)과 온갖 나쁜 짓을 저질러 그 과보로 지옥에 떨어져 오랜 겁을 두고 고통 받을 사람을 말한다. 이와 같이 어리석은 사람은 임종시에 선지식이 나타나 여러 가지로 위로를 하면서 뛰어난 법을 설해 염불할 것을 가르친다. 그러나 이 사람은 고통에 시달려 염불할 틈이 없다. 이 때 선지식 (善知識)이 일러 준다. "네가 염불할 수 없거든 나무아미타불이라고 불러라." 이렇게 해서 이 사람이 지성으로 열 번만 나무아미타불을 부르면, 이 공덕으로 한 번 부를 때마다 팔십억겁의 생사 중죄가 소멸된다. 임종시에 해바퀴[日輪] 같은 황금 연꽃이 그의 앞에 나타나 순식간에 극락세계에 태어난다. 연꽃 속에서 십이 겁을 지나 꽃이 핀다.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은 자비하신 모든 법의 실상(實相)과 죄를 없애는 법을 설한다. 그는 이 설법을 듣고 기뻐하여 문득 보리심을 발한다. 이를 하품 하생자라 한다. 이것이 하배(下輩)에 왕생하는 생각인데, 이를 열 여섯째 관이라 한다."

6.이 경을 듣고 나서

이와 같이 말씀할 때에, 위제희 부인은 오백 시녀들과 함께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그 자리에서 극락세계의 툭 트인 모양을 보았다. 아미타불과 두 보살을 뵙고 환희심이 나서 일찍이 없었던 일이라 찬탄하고 문득 깨달아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었다. 오백 시녀들도 깨닫고자 하는 마음을 내어 저 불국토에 태어나기를 서원했다. 부처님께서는 다음 같이 수기(授記)를 하셨다.
"물론 너희들도 저 국토에 왕생할 것이다. 가서 나면 부처님이 앞에 나타나는 삼매를 얻을 것이다."
무수한 천인들도 위없는 보리심을 발했다. 이 때 아난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경을 무어라 이름하여, 이 법문의 중요한 뜻을 어떻게 받아 지녀야 하겠습니까?"
부처님은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경의 이름을 '극락세계의 무량수불과 관세음보살 대세지보살을 관하는 경' 이라 하고, 또는 '업장을 깨끗이 떨어 버리고 부처님 앞에 가서 나는 경'이라고 하라. 네가 잘 기억해 두었다가 잊지 않도록 하여라. 부처님을 관하는 이 삼매를 맡는 이는 이 몸으로 무량수불과 두 보살을 볼 것이다. 선남자·선여인이 부처님 이름과 두 보살의 이름을 듣기만 하여도 무량겁에 지은 생사 중죄가 소멸될 것인데, 하물며 마음으로 생각함에 있어서랴. 부처님을 생각하는 사람은 인간 가운데서도 연꽃이다.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은 그의 친구가 될 것이고, 이 사람은 도량에 앉아 부처님의 집에 나게 될 것이다. 아난아, 너는 이와 같은 말을 잘 기억해 두어라. 이런 말을 기억하는 것은 곧 무량수불의 이름을 기억하는 거나 다름이 없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을 하실 때에 목련존자와 아난존자와 위제희부인 등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크게 기뻐하였다. 그 때 부처님은 허공을 걸어 기사굴산으로 돌아오시고, 아난은 대중들을 위해 앞에 설한 바를 자세히 말해 주었다. 한량없는 천인과 용과 야차들은 부처님 말씀하신 것을 듣고 모두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물러갔다.

<-------관무량수경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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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무량수경 역주

아사세: 마갈다국의 국왕으로서 부처님 재세시에 살았던 국왕. 부왕인 빈비사라왕을 가두어 버리고 스스로 왕이 되었다. 부처님도 오래도록 마갈다국의 수도인 왕사성 근처 영취산(기사굴산)에 계셨으므로 아사세는 과거의 일을 뉘우치고 부처님을 찾아 참회한 뒤 열렬한 신자가 되었다.

제바달다: 부처님의 사촌 동생으로서 어려서부터 부처님과 맞서는 관계였으며, 모든 경전에서는 오직 반역자로 묘사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엄격한 금욕주의 수행승으로서 석존 입멸후 고난을 대신하려고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팔계(八戒): 신도들이 하루 동안 출가 생활을 하는 계로서 산 것을 죽이지 말라 등임.

제석천·범천: 제석천과 범천은 모두 불법을 호위하는 선신(善神), 즉 호세(護世) 천신들이다.

영락(瓔珞): 목이나 가슴에 거는 구슬로 된 패물.

오체투지: 온 몸을 땅에 대고 엎드리는 것.

불환과(不還果): 깨달음의 네 가지 결과 중의 하나로서 다시는 욕계(欲界)에 되돌아오지 않는 경지

무생법인(無生法忍): 불생 불멸의 진리를 깨달아 아는 것.

다섯가지 고통: 생·노·병·사와 이별의 괴로움.

팔천 유순(由旬): 거리를 측정하는 단위로서 1유순은 보통 40리가 된다.

제석천왕의 병(甁): 제석천왕이 가지고 있는 보배 병은 무엇이든지 원하면 나오는 불가사의한 보배 병.

삼십이상과 팔십수형호: 최고의 깨달음을 얻은 상자나 부처님에게만 있는 32가지와 80가지의 신체의 특이한 모습.

여래·응공·정변지: 이것은 모두 부처님에 대한 존칭이다.

아승지겁(阿僧祗劫): 무한히 긴 시간. 인간의 두뇌로는 셀 수도 상상할 수도 없는 무한한 시간. 무한한 어둠의 시간.

수기(授記): 반드시 부처가 될 것이라고 예언하는 것.

오역죄: 오무간업(五無間業)이라고도 한다. ① 아버지를 죽이고 ② 어머니를 죽인 죄 ③ 성자를 죽이고 ④ 대중의 화합을 깨뜨린 죄 ⑤ 부처님 몸에 피를 내게 한 죄.

사제법(四諦法):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 ① 현실의 인행은 괴로운 것(苦) ② 괴로움이 원인은 집착(集) ③ 최고의 이상은 열반(滅) ④ 최고의 이상인 열반에 이르려면 팔정도(八正道=八聖道)를 닦아야 한다.

아라한(阿羅漢): 대승불교에서는 아라한을 소승으로 보아 최고의 성자로 인정하지 않지만 초기불교에서는 최고의 성자로 여긴다.

여섯 가지 신통(六神通): 아라한의 성자와 보살이 얻는 신통. 천안통(天眼通)·천이통(天耳通)·타심통(他心通)·숙명통(宿命通). 신족통(神足通)·누진통(漏盡通).

여덟 가지 자유자재한 힘[八解脫]: 번뇌를 여의고 아라한이 되는 정신통일의 여덟 가지 관념.

수다원과(須陀洹果): 소승불교에서 성자의 네 가지 수행계위 중 첫째 것. 사제(四諦)의 진리를 깨달아 비로소 성자의 지위에 들었으므로 예류과(預流果)라고도 한다.

초지(初地): 보살의 계위인 십지(十地) 중의 첫 자리. 환희지(歡喜地)라고도 한다.

십악업(十惡業): 

살생·도둑질·삿된 음행·거짓말·꾸미는 말·악당·이간질·탐욕·성냄·어리석음.

 

<출처> [관문(peterjay)의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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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무량수경(觀無量壽經) - 극락왕생의 길

욕망의 부질없음 일깨운 대승경전



눈물은 슬픔을 정화시키는 소리없는 말이라고 하는데 모두들 뭔가의 반작용으로 하루가 멀다하고 재난을 부르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자신을 슬프게 하고 눈물짓게 하는 모든 고통의 원인도 실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자기 자신에게 있음을 모르는 데서 비극이 싹트는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대승경전 가운데 《관무량수경》의 내용도 바로 비극적인 사건을 배경으로 삼아 설해지고 있음은 우리들로 하여금 고금(古今)의 거리를 좁혀줄 뿐만 아니라, 인간의 한없는 욕심이 측은한 느낌마저 주고 있습니다.


《관무량수경》은 《무량수경》 《아미타경》과 함께 ‘정토삼부경(淨土三部經)’이라 불리우고 있는데, 때로는 《관경(觀經)》이라 약칭으로 부르고도 있습니다.

범본과 티베트본은 산실되어 버리고, 오직 5세기에 강량야사(畺良耶舍)가 번역한 한역본만이 현존하기 때문에 그 성립시기를 정확히 알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정토삼부경’ 중에서 가장 발전된 사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으로 미루어 볼 때 대략 4세기경의 성립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경명(經名)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경전은
극락정토의 장엄함과 그곳에 주재하시는 무량수불(無量壽佛)과 좌우에서 보좌하는 보살이신 관음(觀音), 세지(勢至)를 생각하는(觀) 내용으로 구성
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생각한다(觀)는 말에는 두가지 뜻이 있는데 하나는 극락정토를 머리 속에 떠올리는 관견(觀見)이요, 다른 하나는 무량수불 즉 아미타불에 귀의하여 구원을 받는 타력신앙의 관지(觀知)를 의미합니다. 그런데 경전의 내용을 보면 이러한 사상을 매우 비극적인 사건을 배경으로 펼치고 있는데 바로 ‘왕사성의 비극’이라고 하는 내용
이 그것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소개해드리면, 부처님께서 기사굴산(耆  山)에 계실 때, 왕사성의 빈바사라왕과 왕비 위제희(韋提希)는 슬하에 자식이 없는 것이 오직 근심이었는데, 어느 날 예언자를 불러 물어보았더니 숲 속에 살고 있는 선인이 3년 후에 죽으면 왕자로 환생한다는 말을 듣게 됩니다. 그러자 그들은 3년을 참지 못하고 선인을 죽여버리지요.

그로부터 왕비는 곧 임신을 하였고 산달이 다가오자, 왕은 또다시 예언자에게 태아의 장래를 물어봅니다. 그러자 태중의 아기가 왕자임에는 틀림없지만 부모에게 말도 못할 증오심을 품고 있다는 겁니다. 왕과 왕비는 선인을 죽였던 일이 생각나고 마침내 공포에 사로잡혀서 태어나는 즉시 아기를 죽여버리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핏덩이 아기는 새끼손가락 하나를 잃었을 뿐, 시녀들의 도움으로 숨겨져 자라게 되었는데 이러한 사실이 왕과 왕비에게 알려지고, 그들도 귀여운 아들을 보는 순간 부모의 정이 되살아나 ‘아사세’란 이름을 지어주고 태자로서 양육하게 됩니다.

그러나 성장하는 과정에서 자신을 죽이려 했다는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되자, 태자는 격렬한 복수심을 가지게 되고 거기에다 ‘제바달다’의 충동질로 인해 부자상극(父子相剋)의 비극이 일어나게 됩니다.

즉, 아사세는 아버지를 유폐시키고 옥을 지키는 경비병 외에는 일체의 출입을 금지시키지만 어머니에게만은 하루에 한번씩 면회할 수 있도록 허락하였지요. 그러자 면회 때마다 왕비는 깨끗하게 목욕을 한 다음 밀가루와 꿀로 버무린 음식물을 온몸에 바르고 가서 왕에게 먹게 하였는데 어느 날 탄로가 나게 됩니다.

화가 난 아사세는 아버지를 굶주리게 하여 자신의 살을 베어먹다 죽게 하고 어머니마저 옥에 가두어 버립니다. 비로소 어머니는 업보의 무서움에 몸서리를 치고 후회를 하게 됩니다. 원래 후회란 항상 ‘느림보’여서 언제나 모든 일의 제일 끝에 나타납니다. 그래서 기쁨이 후회를 만나면 그 기쁨은 끝이 난 것이고, 슬픔이 후회를 만나면 그 슬픔 또한 끝이 나기 마련이지요.

한편 아사세는 부친을 살해한 후에 창독이 올라 죽어가게 되었을 때 부처님을 만나 자비로 구제를 받게 되는 내용입니다. 다시 말하면 이
경전에서는 범부 왕생의 십육관법(十六觀法)을 통해서 악인도 구제받을 수 있다는 것을 강조
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악한 사람에게도 불성(佛性)은 있고 또한 그들이 누구보다도 먼저 구제 받아야 할 사람이라는 것이 미타신앙의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현실적으로는 최고의 신분이라 할 수 있는 왕비 위제희 부인을 근기가 가장 낮은 범부로 설정함으로서 진리에 대한 인간의 수용능력은 결코 신분이나 지위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 계환스님의 경전산책에서 옮김 -

 

<출처> [관문(peterjay)의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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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무량수경 [觀無量壽經]

요약

정토종(淨土宗)의 근본경전인 삼부경(三部經)의 한 책.
 
본문

1권. 《관무량수불경()》 《무량수불관경()》 《십륙관경()》 《관경()》이라고도 한다. 유송() 때(424) 강량야사()삼장이 번역하였으며, 범본()이나 다른 역본은 없다. 《아미타경()》 《무량수경》에 이 경을 합하여 정토삼부경()이라고 하는데, 정토신앙의 소의경전()이기도 하다. 특히, 16관법()에 의하여 아미타불을 관하고 극락세계를 관하는 관념불적() 관법이 있으므로 《관경》이라고 하는 것이다.

내용은 마가다왕국의 아사세() 태자가 부왕 빈비사라왕()을 가두고 왕위를 찬탈하려 하니 왕비 웨이데휘[]가 왕을 몰래 도와주므로 해치려 하자, 웨이데휘 왕비는 부처가 있는 곳을 향해 지성으로 예배하고 발원하면서 교화해 주기를 빌었다. 이에 부처님이 신통력으로 극락세계를 보여주며 16종의 관법을 말해 주어 왕비와 시녀를 깨닫게 하여 빈비사라왕을 구제하였다.

이 16관법은 서쪽에 지는 해를 보고 극락세계를 관하는 법, 극락세계의 칠보()로 된 연못에 있는 8가지 공덕을 가진 물을 관하는 법 등 극락세계에 태어나는 방법을 설한 것이다.

《관무량수경》의 이역본()으로 담마밀다() 번역본이 있다고 하나 현존하지 않으며, 혜원()의 《의소()》, 지의(顗)의 《소()》, 길장()의 《의소》, 선도()의 《소》 등의 주석서가 있다.

 
<출처> [네이버 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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