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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8. 25. 09:15 내가 읽은 책들/2014년도

2014-081 코끼리 - 세계의 기둥


로베르 들로르 지음, 이한헌 옮김

1995, 시공사



시흥시대야도서관

EM012119


082

시156ㅅ  14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 014


4천 년 동안이나 인간과 공존해 온 코끼리,

인간 대신 무거운 짐을 들어주는 충실한 일꾼으로,

귀중한 상아의 제공자로, 서커스 공연에선

빼놓을 수 없는 재간동이로 코끼리는

인간에게 많은 이로움을 주었다. 그러나

인간의 탐욕이 불러일으킨 결과는 참혹하다.

코끼리의 수는 격감되고 있고, 이대로 계속된다면

멀지 않은 미래에 인간들은 박제된 코끼리만

보게 될지도 모른다.


티무르의 후예 바부르(Babur : 1483 - 1530)는

장차 인도를 지뱌하게 될 무굴 제국을 창건하였다.

뛰어난 정치가이자 군사 전략가, 역사가, 시인으로

이름을 날린 그의 진면목은 투르크어로 씌어진 그의

자서정 <바부르나메 Babur-nameh>에 잘 나타나 있다.

세계의 명저 중 하나인 그의 자서전 속에는

코끼리가 자주 등장한다.


"인도인들이 하티(Hati)라고 부르는 코끼리는

인도의 특이한 동물 가운데 하나이다. 코끼리는

거대한 체구와 뛰어난 지능을 갖춘 동물이다.

이 동물은 사람의 말을 모두 알아듣고,

사람의 명령을 그대로 따른다."


"인도의 군대에는 코끼리를 보유한 사단이 있으며, 이들은 코끼리와 함께 전투에 참가한다. 무거운 짐을 싣고서도 코끼리들은 강과 급류를 쉽게 건넌다. 그러나 코끼리들은 엄청나게 많은 사료를 필요로 해, 두 무리의 대상(隊商)에 속해 있는 낙타들이 먹는 만큼 먹어 치운다."


"나는 코끼리와 코뿔소가 서로 맞닥뜨리면 어떤 행동을 보일까 궁금해했다. 코끼리 조련사가 코끼리를 계속 앞으로 몰아붙이자, 코뿔소는 그만 견디지 못하고 반대쪽으로 꽁무니를 빼고 말았다."


"식사 전에 사람들이 나에게 선물을 바치는 동안, 우리들 정면에 있는 섬에서는 성난 낙타들과 코끼리들이 싸움을 치르고 있었다. 격투장 한쪽에서는 숫양끼리 맞서기도 했고, 다음은 격투사들의 차례였다." (아그라에서)


바부르는 기병대와 함께 코끼리를 전투부대로 편성하기도 했다.


차례


제1장 코끼리의 가계

제2장 아시아와 아프리카, 양면성을 띤 하나의 이미지

제3장 서구의 기억

제4장 사냥에서 살육으로

기록과 증언

그림목록

찾아보기


로베르 들로르 Robert Delort

문학 박사이자 이학 학사인 로베르 들로르는 파리 제8대학과 제네바 대학에서 중세 역사를 가르쳤으며, 중세에 관한 수많은 저서들을 펴냈다. 그가 동물사의 기초를 세우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쓴 <동물들은 역사를 갖고 있다>는 세계 각국어로 번역 출간되어 많은 사람의 관심을 모았다. 현재 그는 생태환경사를 연구하고 있다.


옮긴이 : 이한헌

1958년 광주 출생. 한국외국어대학교 불어불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후 홍익대학교에서 박사 과정을 밟았다. 현재 외국어대학교와 강원대학교에 출강하고 있다. 번역서로는 에릭 루이의 <인간과 언어예술> 등이 있다.


제1장

코끼리의 가계(家系)


"매머드가 울하므르족을 가로막았다. 매머드는 부드러운 풀을 뜯어먹고 짓밟으며 뿌리째 뽑아 버렸다. 세 사람의 눈에 비친 매머드들은 행복하고 위험을 모르는 멋진 존재였다. 매머드의 거대한 발 밑에서는 큰 사자도 깨지기 쉬운 질그릇이나 다름 없었다. 매머드의 상아는 떡갈나무를 뿌리째 뽑아 버릴 수도, 화강암처럼 단단한 머리는 나무를 산산 조각 낼 수도 있었다. 그러면서도 너무나 부드러운 코를 가진 매머드를 보면서, 나오(Naoh)는 '매머드는 지상에 살고 있는 모든 생물의 우두머리'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로스니, 《불을 찾아서》

왼쪽부터 모에리테리움(Moeritherium), 피오미아(Phiomia), 팔라에오마스토돈(Palaeomastodon), 곰포테리움(Gomphotherium), 데이노테리움(Deinotherium), 마스토돈(Mastodon), 맘무투스(Mammuthus), 록소돈타(Loxodonta) 등이 보인다. 이들은 모에리테리움의 가계를 형성한다. 모에리테리움은 매머드나 아프리카코끼리보다 더 큰 마스토돈보다 예닐곱 배 작다. 데이노테리오이데아(Deinotherioidea)는 19세기 과학자들의 눈에 그 최후 생존자들의 모습이 무서운 형상(deinos)으로 비쳐졌기 때문에 붙여진 명칭이다. 엘레판토이데아(Elephantoidea)는 경직성을 뜻하는 'gomphos'와 야생동물을 뜻하는 'therion'이 결합된 곰포테리오이데아(Gomphotherioidea)를 포함한다. 마스토돈은 원형돌기(mammelon) 형태의 어금니네서 착상해 퀴비에가 붙인 이름이다.

선사시대인은 매머드를 즐겨 그렸다. 프랑스의 페슈메를에서 발견된 이 벽화도 그러한 예들 중 하나이다. 둔부에서 뒷머리로 흐르는 선이 급한 경사를 이루고 있어 자못 흥미롭다.


제2장

아시아와 아프리카,

양면성을 띤 하나의 이미지


수천 년 동안 아시아는 코끼리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아이사에서 코끼리는 신성시되거나 신격화되었고, 우수한 투사로서, 사냥의 동반자로서, 때로는 다정하고 충성스런 친구로서 인간과 공존해 왔다. 반면에 아프리카 문명권에서는 코끼리를 동물의 왕으로 존중하면서도, 코끼리와 목숨을 건 격렬한 싸움을 계속해 왔다.

아프리카를 비유한 시칠리아의 벽화.

아시아에서 코끼리는 숲 속 황무지를 개간하거나 습지에서 작업하는 데 주로 이용된다. 코끼리는 전력을 다해 이마로 나무를 들이받아 쓰러뜨린다. 그래도 나무가 쓰러지지 않으면 앞발을 사용하기도 한다. 일단 뿌리가 뽑힌 나무는 가지를 잘라 내고 통나무 형태로 자른다. 그러면 코끼리가 코로 말아 올려 상아 위에 올린 다음 운반한다. 그러나 매우 무거운 통나무들은 모래 위나 진창 속을 지나 뗏목을 흘려 보낼 수 있는 강이나 선창가까지 끌고 간다. 통나무를 끌고 가는 코끼리는, 긴 상아와 그 나이와 함께, 막강한 힘과 많은 경험을 추측케한다. 조련사의 감시를 받으며, 쌍둥이처럼 함께 일하고 있는 두 마리의 젊은 코끼리들은 암컷이다.

사로잡힌 수컷 한 마리가 나무에 매여 있다. 악바르가 코끼리를 살펴보고 있다. 수많은 하인들이 그를 수행하고 있고, 그 코끼리를 길들이는 데 이용할 길들여진 코끼리들도 대동하고 있다.


제3장

서구의 기억


1886년 찰스 F. 홀더의 뛰어난 저서 《상아의 왕》은, 오랜 옛날부터 중요한 상아 공급원이었던 아프리카코끼리에게 25장 중 단 한 장만을 할애했다. 그후 93년 뒤인 1979년 월트 디즈니는 너무도 진부한 다음과 같은 말을 편지에 적어 보냈다. "모든 코끼리가 아프리카에서 태어나는 것은 아니다. 아시아에도 역시 코끼리가 있다." 100년도 채 지나지 않은 사이에 서구 문명은 코끼리 이야기가 나오면 아시아를 '망각'한 채, 우선 흑아프리카를 먼저 떠올리게 된 것이다.

<피지올로구스(Physiologus)>는 12~15세기에 서구에 널리 전파된 작품이다. 이 작품에 따르면 코끼리가 새끼를 낳으려면, 신부인 암컷이 마치 이브처럼 먼저 맛을 본 뒤 건네준 맨드레익(mandrake, 중세에 마법에 쓰인 것으로 알려진 가지과의 약용식물 : 역주)의 열매를 수컷이 받아먹어야 한다. 곧바로 수태가 된 암컷은 커다란 호수를 찾아가서, 그곳에서 악마의 화신인 용의 방해를 이겨내고 새끼를 낳는다.

파라오 프삼틱 3세는 페르시아 왕 캄비세스에게 펠루지움 전투(B.C. 525년)에서 패배한 후, 포로가 되어, 정복자의 명령에 따라 처형되었다. 스핑크스와 피라미드 아래서 이루어진 이집트 정복은 동쪽에서 데려온 수많은 코끼리들 덕분에 가능했다. 이 그림의 '전형적인' 세부사항은 나폴레옹이 이집트 원정에서 가져온 19세기의 '역사적 문화유산'과 미술가의 상상력에 바탕을 둔 것이다.

에트루리아 접시는 코끼리 등에 망루가 설치된 것으로 보아 피루스가 공격에 이용했던 아시아코끼리를 형상화한 것이 틀림없다. 그러나 여기에 묘사된 아시아코끼리(귀가 작고 등이 둥근 것을 통해 알 수 있다)의 암컷은 아프리카코끼리에게서나 볼 수 있는 특징들(상아와 긴 꼬리)을 지니고 있다.

B.C. 255년, 아프리카에 상륙한 로마의 집정관 레굴루스는 카르타고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평화조건을 강요했다. 카르타고의 크산티포스는 기병대로 하여금 로마 군단을 포위토록 했다. 로마군은 깊숙이 돌진해 온 코끼리 100마리에게 쑥밭이 되었고, 뒤를 이어 카르타고 보병이 로마 군단을 철저히 격파했다. 그러나 B.C. 202년 자마 전투에서는 제대로 길들여지지 않은 카르타고의 코끼리들이 등을 돌려 자기 군대에게로 덤벼들었고, 덕택에 로마의 동맹군인 누미디아 기병대는 마음놓고 카르타고군을 칠 수 있었다. 후세에 많은 화가들이 이 전투를 화폭에 담았다.

한니발의 원정 당시 가장 커다란 장애물은 자연이었다. 코끼리는 고여 있는 물에서는 헤엄을 잘 치지만, 론강처럼 흐르는 물에서는 오랫동안 버티지 못한다. 따라서 뗏목을 둘씩 연결해서 일종의 부교를 만들어야 했다. 폭이 30m, 길이가 60m에 달하는 부교는 바닥에 흙을 깔아 놓아, 코끼리들이 땅 위에 있는 것으로 착각하게 하여 부교가 흔들리더라도 놀라지 않도록 했다. 이렇게 해서 암컷들이 앞장을 선 코끼리들은 마침내 반대편 강둑에 무사히 도달하게 되었다.

아슬아슬한 공포의 순간이 있었다. 겁에 질린 일부 코끼리들은 감히 뗏목을 벗어날 엄두를 내지 않았기 때문에 별탈없이 강을 건넜다. 그러나 나머지 코끼리들은 흐르는 강물 속에 뛰어들어 헤엄을 치기 시작하더니 제각기 반대편 제방에 도달했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몇몇 조련사들이 익사했지만 57마리의 코끼리는 모두 강을 건너 알프스 산맥을 넘을 채비를 했다.

B.C. 217년 트레비아 전투에서, 삼중으로 전선을 형성한 로마 군단을 향해 카르타고 코끼리들이 무시무시한 공격을 가했다. 앞세대의 병사들이 코끼리와 싸운지 30년이 흐른 지금, 로마 군단의 대부분 병사들은 이 괴물 같은 코끼리와 맞서 싸우는 것이 처음이었다. 조련사들이 변덕스러운 코끼리가 대오를 벗어나지 못하게 조종하는 동안, 버드나무 잔가지 따위로 만든 망루 속의 사수들이 로마 보병의 기세를 꺾었다. 뒷걸음질 치던 로마 군단의 보병들은 매복해 있던 카르타고 기병대에게 커다란 타격을 입었다.

승리한 집정관들에게는 로마에서 개선행진을 벌일 수 있는 권리가 주어졌다. 집정관이 승리한 군대의 맨 앞에 서고, 적군들의 포로들이 뒤를 따랐다. 베네벤토에서 피루스를 물리친 쿠리우스는 사로잡은 여덟 마리 코끼리 중 네 마리를 자신의 개선행진에 동원했다.

로마에서는 대(大) 중개상인들이 거래를 통해 야생동물을 원형경기장에 넘겼다. 피아자 아르메니아의 큰 별장을 묘사한 모자이크화를 통해 로마의 중개상인들 중 일부는 시칠리아에서 온 사람들이었을 거라고 추정할 수 있다.

언뜻 보기에 그림의 상징체계는 간단하다. 인사라도 하려는 듯이 코를 치켜 올린 채 배를 타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대결자세를 취하고 있는 무모한 코끼리의 모습을 그린 듯하다. 그러나 그림의 구도는 은빛으로 반짝이는 물과 잔뜩 구름이 낀 하늘 사이에 우뚝 선 어두운 빛깔의 코끼리를 부각시키고 있다. 기다란 코를 들어올린 코끼리의 모습은 자그마한 인간들이 살생무기 주위에 몸을 숨기고 있는 창백한 빛깔의 납작한 배를 압도한다. 사정거리가 너무 짧아 포격은 코끼리에게까지 미치지 못한다. 포격으로 생긴 물기둥은 그림을 두 부분으로 나누면서, 코끼리 코와 배의 상층부 사이의 수직적 관계를 강조하고 있다. 1858년 이 그림을 그린 영국 확가 바네스의 의도는 이러한 대립관계를 통해 단지 식민지 개척이 기승을 부렸던 시대의 정신을 반영하고자 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 상황에 비추어 볼 때 좀더 심오한 다른 의미가 부여될 수도 있다. 탁월한 기법과 재능을 갖춘 화가는 그림을 보는 사람의 머릿속에 나름대로의 판단과, 뇌리를 떠나지 않는 강렬한 인상을 심어 준다.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코끼리가 일상생활 속에 도입되었다. 예를 들자면 프랑스 담배종이의 선전광고.

코끼리 - 왕의 신인동형론(神人同形論)은 <바바르>의 수백만 어린이 독자들에게 다소 의도적인 것으로 느껴졌다.


제4장

사냥에서 살육으로


현재 생존해 있는 코끼리의 수를 조사하는 일은 끈기 있는 노력을 요구하는 역동적인 작업이다. 생식 가능 기간이 대단히 길기 때문에 코끼리 암컷 한 마리는 여러 마리의 새끼를 낳을 수 있다. 그리고 포식동물로부터 잘 보호된 어린 코끼리는 다수가 성년기에 이르게 된다. 그러나 인간의 남획과 자연의 황폐화로, 현재 코끼리는 위기상황에 처해 있다.

함정을 이용한 사냥은 길들여진 코끼리와, 많은 사람을 필요로 한다. 장성한, 따라서 위험스러운 수컷이 좁고 둥근 함정에 빠졌다. 함정 안에서 독을 바른 예리한 말뚝이나 다른 코끼리 살생도구를 찾아볼 수는 없다. 가죽띠나 가죽끈과 밧줄을 이용하는 것은 코끼리를 함정에서 끌어내기 위한 것이 아니다. 사실 수십 명의 사람으로도 역부족이고, 투박한 도르래로 사용되는 커다란 통나무도 코끼리의 무게를 제대로 감당하지 못할 것이다. 여기에 동원된 사냥도구들은 모두 코끼리가 밖으로 나왔을 때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게 함으로써, 코끼리가 사람들을 상아로 꿰뚫거나 코로 후려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그림에서도 사람들은 삽을 이용해서, 팠던 흙으로 함정을 조금씩 메우고 있다. 이렇게 해서 함정 밖으로 나온 코끼리는 이미 붙잡혀 매여진 동료들과 다시 얼굴을 맞대게 된다.

레스푸그의 상이나 빌렌도르프의 상

파리 국립 자연사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매머드 골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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