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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10. 3. 12:03 내가 읽은 책들/2015년도

2015-088 빛 속으로

 

사진/천종욱 · 글/하태무

2001, 우리글

 

대야도서관

SB104178

 

668.4

천75ㅂ

 

● 언제나 시작 - 사진과 시, 에세이로 쓴 두번째 이야기

 

그들은 삶이나 사랑의 보람을

소유, 즉 물질적 순탄이나 행운에다 찾지 않고,

존재, 즉 삶이나 사랑 자체가 지니는

신비하고 무한한 생명의

개성, 지식, 재능, 흥미, 기쁨이나 슬픔까지를

서로 주고 나눔으로써

삶의 보람을 지닌다는 그 사실이

모든 이에게 큰 빛이 되리라고 나는 믿는 바이다.

구상 (시인. 예술원 회원)

 

가장 아름다운 예술은

고차원의 하모니의 산물이다.

……

어울림이 자연스럽게 잘된 것일수록

높은 품격의 예술이라고 하겠다.

이 두 분이 이룩한 가정은 그대로 예술작품이다.

류달영 (성천아카데미 이사장. 서울대 명예교수)

 

천종욱

사진가, 서예가.

부산교육대학 졸업 후, 성균관대학교

사회교육원 한문 연구과정, 성천아카데미,

성균관 한림원에서 동양 고전을 연구했고,

W. W. M. E.에서 아내 하태무와 봉사하고 있으며,

'사진예술', '우리 얼 밝히는 사람들', '동방연서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하태무

시인, 수필가.

진주교육대학을 졸업한 후,

성균관대학교 유학대학원에서 한국사상사 전공,

석사학위 논문 '매월당의 성리학'으로 대학총장상,

1993년 '문예한국'지에서 신인상, 동화 '집배원과

호랑나비'로 체신부 장관상을 받았으며,

작품집으로 '언제나 시작'이 있습니다.

 

천동혁

미국 조지아주 Savannah College of Art and Design에서

컴퓨터 아트를 전공했으며,

졸업 후 동 대학원에서 공부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주소 : 인천시 서구 마전동 영남 탑스빌 A. 117-102

전화 : 032-277-2007

E-mail : cheonhabubu@hananet.net

 

차례

 

추천의 글 … 구상

축하의 글 … 류달영

빛을 따라서 … 천종욱

'언제나 시작' 두번째 이야기를 펴내며 … 하태무

부모님, 고맙습니다 … 천동혁

 

 

풀숲의 교향악

새 생명

꽃밭

청매화

푸르른 속삭임

연꽃 동동, 연잎 동동

선운사 상사초

숲에 담긴 이야기

산사의 가을

계산무진谿山無盡

 

2부 맑고 따뜻한 세상

연전마을 전설

타버린 미련

빛의 미학

맑고 따뜻한 세상

공수래 공수거空手來 空手去

감잎의 노래

산 넘고 물 건너

아름다움에 관하여

 

3부 흙집을 꿈꾸다가

물안개가 있는 풍경

삶의 신비

상선약수上善若水

거울같은 호수

안식처

침묵의 메시지

흙집을 꿈꾸다가

문턱에서

물지게

 

4부 시간의 흔적

시간의 흔적

작은 풀잎

화쟁和諍의 의미

부석사 안양루

고풍古風

남한산성 나리꽃

목어

연자방아

좁은 문

그리운 옛 풍경 하나

 

푸르른 속삭임

 

이름 모를 풀들의 세상이

열리고 있습니다

몰래 숨어 피던

산딸기 몇 송이도

빠알갛게 얼굴을 내밀며

 

이 푸른 세상에서는

가만히 눈을 감고

가슴부터 크게 열어야 합니다

따뜻한 속삭임이

우리네 세상에도 전해질 수 있도록

 

고 따뜻한 세상

 

그저 얻은 선물입니다

숲과 들녘의

이 청정한 바다

 

까치 후두둑

머물다 간 자리

 

잔가지 흔들림마저

절대 고요 속에

이내 숨을 죽이고

 

하늘 마저

낮게 머리 숙여

온 천지가

바다로 열리는

 

산골마을에서는

사람도 작은

풀 한 포기입니다

 

흙집을 꿈꾸다가

 

어디서

태어났습니까

 

마지막날 편히

누울 곳 또한 어디입니까

 

시골집 흙벽에

고단한 몸을 기댑니다

 

햇살 한 올과 싸아한 바람 한 가닥이

벽속에

집을 짓고 있었습니다

 

시간의 흔적

 

-첫날 밤, 신랑은 문고리에 옷이 걸린 걸 모르고 정숙하지 못한 신부가 신랑을 먼저 잡아끄는 줄 알았습니다. 비밀스런 신방에서 신부는 억울하게 소박을 맞았습니다. 부정한 신부! 문고리가 죄인인줄 모른 신랑은 세월이 흐른 후에야 돌아왔습니다. 억울한 죄인이 된 착한 신부는 첫날밤 모습으로 앉아 죽었습니다. 신랑이 오자마자 그 숨결소리에 재가 되어 무너졌습니다.-

 

문고리가 죄였습니다

 

너덜거리는 창호지 문풍지에

바람이 되어버린

시간이 스며들고 있습니다

자르르 손때 묻은 문고리에

또 한 켜 나이테가

깊이 패입니다

 

비껴 가버린 세월이

이제사 덜미잡혀

고스란히 그 속에 주저앉아 있습니다.

 

 

 

posted by 황영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