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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8. 23. 08:43 내가 읽은 책들/2016년도

2016-013 재미있는 반야심경

 

대안스님 지음

2004, 혜성출판사

 

시흥시대야도서관

EM041900

 

223.53

대6219반

 

반야심경·심경이라고도 하는 반야심경은 당나라 현장이 번역했다. 관자재보살이 반야행을 통해 나타나는 법의 모습을 단계적으로 서술하고 있는데, 불교의 기초적인 법문인 오온·12처·18계가 모두 공하여, 12연기 또는 공하며, 4가지 진리 또한 공하다고 하여 모든 법의 공한 이치를 나타내었다.

 

대안

1985년 통도사에서 성파 큰스님을 은사로 출가하여

통도사 승가대학을 졸업했다.

통도사 서운암에서 쪽빛 염색과 도자기 작업을 시작해

2000년 동의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했다.

문학세계에 시가, 현대시조에 시조가 당선되어 문학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부산 금화사 주지며 선원에서 정진중이다.

주요 저서로 『알기 쉬운 불교강좌』, 『전통 복식에 나타난 청색에 관한 연구』, 『전통염색의 이해』(공저) 등이 있다.

 

차례

 

제1장 반야심경에 대하여

제1절 반야심경의 의의

제2절 반야심경의 성립과 구조

제3절 반야심경의 사상

제4절 반야부의 경전들

 

제2장 반야심경 해석과 강의

제1절 원문과 해석

제2절 반야심경 강의

_ 1. 제목

_ 2. 번역자

_ 3. 부처님을 찬탄하다

_ 4. 색은 곧 공이다

_ 5. 마음은 불생불멸이다

_ 6. 십이처, 십팔계가 본래 없다

_ 7. 십이인연이 본래 없다

_ 8. 사성제, 팔정도도 본래없다

_ 9. 보살들도 반야바라밀다를 의지하셨다

_ 10. 꿈을 깨고 열반에 들자

_ 11. 모든 부처님들도 반야바라밀다를 의지해서 깨달았다

_ 12. 반야바라밀다는 최상의 주문이다

_ 13. 다함께 성불합시다

 

찾아보기

참고문헌

 

반야심경 자전

 

摩訶般若波羅蜜多心經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

 

觀自在菩薩 行深般若波羅蜜多時 照見五蘊皆空 度一切苦厄

관자재보살 행심반야바라밀다시 조견오온개공 도일체고액

 

舍利子 色不異空 空不異色 色卽是空 空卽是色 受想行識

사리자 색불이공 공불이색 색즉시공 공즉시색 수상행식

 

亦復如是 舍利子 是諸法空相 不生不滅 不垢不淨 不增不減

역부여시 사리자 시제법공상 불생불멸 불구부정 부증불감

 

是故 空中無色 無受想行識 無眼耳鼻舌身意 無色聲香味觸法

시고 공중무색 무수상행식 무안이비설신의 무색성향미촉법

 

無眼界 乃至 無意識界 無無明 亦無無明盡 乃至無老死 亦無

무안계 내지 무의식계 무무명 역무무명진 내지무노사 역무
 
 
老死盡 無苦集滅道 無智無得 以無所得故 菩提薩埵 依般若
 
노사진 무고집멸도 무지무득 이무소득고 보리살타 의반야
 
 
波羅蜜多故 心無罫碍 無罫碍故 無有恐怖 遠離顚倒夢想 究竟
 
바라밀다고 심무가애 무가애고 무유공포 원리전도몽상 구경
 
 
涅槃 三世諸佛 依般若波羅蜜多故 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 故知
 
열반 삼세제불 의반야바라밀다고 득아뇩다라삼먁삼보리 고지
 
 
般若波羅蜜多 是大神呪 是大明呪 是無上呪 是無等等呪 能除
 
반야바라밀다 시대신주 시대명주 시무상주 시무등등주 능제
 
 
一切苦 眞實不虛 故說 般若波羅蜜多呪 卽說呪曰
 
일체고 진실불허 고설 반야바라밀다주 즉설주왈
 
 
揭諦揭諦 波羅揭諦 波羅僧揭諦 菩提 娑婆訶(3번)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 사바하
 
 
<해설>
 
摩訶般若波羅蜜多心經
 
큰 지혜로써 부처님 세계에 이르게 하는 핵심되는 진리의 말씀
 
 
觀自在菩薩 行深般若波羅蜜多時
 
관자재보살님께서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
 
 
照見五蘊皆空 度一切苦厄
 
오온이 모두 공한 것을 훤히 비추어 보시고 온갖 괴로움과 재앙으로부터 건너게 하시옵니다.
 
 
舍利子 色不異空 空不異色
 
사리자야, 색은 공과 다르지 않고, 공은 색과 다르지 않으니,
 
 
色卽是空 空卽是色
 
색이 곧 공이요 공이 곧 색이라
 
 
受想行識 亦復如是
 
수상행식도 이와 같느니라.
 
 
舍利子 是諸法空相
 
사리자야 이 모든 법의 공한 모습은
 
 
不生不滅 不垢不淨 不增不減
 
나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으며, 더럽지도 깨끗하지도 않으며, 늘지도 줄지도 않느니라
 
 
是故 空中無色 無受想行識
 
이런 연고로 공 가운데에는 색도 없고 수상행식도 없으며
 
 
無眼耳鼻舌身意 無色聲香味觸法
 
안이비설신의도 없으며, 색성향미촉법도 없으며,
 
 
無眼界 乃至 無意識界
 
안계 내지 의식계도 없으며,
 
 
無無明 亦無無明盡
 
무명이 없고 또한 무명이 다람도 없으며,
 
 
乃至無老死 亦無老死盡
 
내지 노사가 없고 또한 노사가 다함도 없으며,
 
 
無苦集滅道 無智無得
 
고집멸도가 없고 지혜라 할 것도 없고 또한 지혜 얻음도 없느니라.
 
 
以無所得故 菩提薩埵
 
얻은 것이 없는 까닭에 보살들은
 
 
依般若波羅蜜多故 心無罫碍
 
반야바라밀다를 의지하셨느니라 그런 연고로 마음에 걸림이 없고,
 
 
無罫碍故 無有恐怖
 
걸림이 없는 연고로 두려움도 없느니라
 
 
遠離顚倒夢想 究竟涅槃
 
전도몽상을 멀리 여의고 구경에는 열반에 들어가야 하느니라
 
 
三世諸佛 依般若波羅蜜多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부처님들도 반야바라밀다를 의지하셨기 때문에
 
 
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
 
위없이 큰 깨달음을 이루셨느니라
 
 
故知 般若波羅蜜多
 
그러므로 알라. 반야바라밀다는
 
 
是大神呪 是大明呪
 
크게 신비한 주문이며 크게 밝은 주문이며
 
 
是無上呪 是無等等呪
 
위없는 주문이며 비교할 수 없는 등급의 주문이며
 
 
能除一切苦 眞實不虛
 
능히 일체 고통을 없애주시고 진실하여 헛됨이 없느니라.
 
 
故說 般若波羅蜜多呪 卽說呪曰
 
그러므로 반야바라밀다의 주문을 설해 가로대
 
 
揭諦揭諦 波羅揭諦 波羅僧
 
가자가자, 저 언덕에 가자, 저 언덕에 다함께 가자,
 
 
揭諦 菩提 娑婆訶
 
깨달음을 구경에는 원만히 성취하자
 
 
 
 
이야기 산책 ① 반야는 무엇으로 바탕을 삼습니까?
 
 
조주스님께서 행각하실 때 대자환중(大慈寰中, 780~862) 스님에게 물었다.
 
"반야는 무엇으로 바탕(體)을 삼습니까?"
 
대자스님이 말하였다.
 
"반야는 무엇으로 바탕을 삼습니까?"
 
스님께서는 하하! 하고 크게 웃으며 나왔다. 다음날 스님께서 마당을 쓰는데 대자스님이 보고는 물었다.
 
"반야는 무엇으로 바탕을 삼습니까?"
 
스님께서 빗자루를 놓고 하하! 하고 크게 웃으며 가버리자, 대자스님은 방장실로 돌아갔다.
 
                                              『조주록(趙州錄)
 
 
 
 
이야기 산책 ② 인도 23조 전등
 
 
가섭과 아난이 장경을 결집하여 세상에 유통시키고 열반에 드시자, 상나화수 등 스물 한 분의 성인이 서로 이어 불법을 널리 펴서 중생을 이롭게 하고 즐겁게 하였다. 뭇 성인들의 사적은 글이 번거로우니 기록하지 않고 다만 그 이름과 법의 등불이 전한 햇수만 간략히 적어 보도록 한다.
첫째 가섭이 법의 등불 전하심은 45년이고, 둘째 아난이 법의 등불 전하심은 37년이며, 셋째 상나화수가 법의 등불 전하심은 62년이고, 넷째 우바국다가 법의 등불 전하심은 65년이며, 다섯째 제다가가 법의 등불 전하심은 49년이고, 여섯째 미차가가 법의 등불 전하심은 55년이고, 일곱째 불타난제가 법의 등불 전하심은 55년이고, 여덟째 불타밀다가 법의 등불 전하심은 48년이며, 아홉째 협존자는 법의 등불 전하기를 45년 하였는데, 『대비바사론』을 지어 삿된 견해를 꺾어 부수어 바른 종지를 붙들어 세우고 현풍(玄風)을 다시 떨쳤으며, 열번째 부나야사가 법의 등불 전하심은 60년이고, 열한번째 마명보살은 법의 등불 전하기를 56년 하였는데 『기신론』을 지어 바른 법을 다시 일으켰다. 열두번째 가비마라가 법의 등불 전하심은 58년이고, 열세번째 용수보살은 법의 등불 전하기를 57년 동안 하였다. 그는 처음엔 바라문이었다가 뒤에 불교를 믿었다. 코가 청정해짐을 얻어 큰 바다에 들어가 『화엄경』을 냄새로 맡아 가지고 나와 세상에 퍼뜨렸으며, 『대지도론』을 설하여 『반야경』을 풀이하였다.
열네번째 가나제바가 법의 등불 전하심은 51년이고, 열다섯번째 라후라다가 법의 등불 전하심은 48년이며, 열여섯번째 승가난제가 법의 등불 전하심은 39년이고, 열일곱번째 승가야사가 법의 등불 전하심은 61년이며, 열여덟번째 구마라타가 법의 등불 전하심은 34년이고, 열아홉번째 사야다가 법의 등불 전하심은 43년이고, 스물한번째 학륵나가 법의 등불 전하심은 44년이고, 스물세번째 사자(師子)존자가 법의 등불 전하기를 50년 동안 하였다.
 
                                              『석가여래행적송』
 
 
 
이야기 산책 ③ 무엇하시려고 기왓장을 갑니까?
 
어느날 남악선사(南嶽禪師)가 전법원(傳法院)에 갔다. 그곳에는 온종일 좌선하는 마조도일(馬祖道一)스님이 있었다. 남악스님은 마조스님에게 다가가서 이렇게 물었다.
"뭣 땜에 참선하는가?"
"부처가 되고자 합니다"
남악스님은 그 말을 듣고 기왓장을 하나 주워와서 마조스님 옆에 가서 돌 위에 기왓장을 갈기 시작했다. 마조스님이 그 모습을 이상하게 생각하고 돌에 기왓장을 갈고 있는 남악스님에게 물었다.
"무엇하시려고 기왓장을 갑니까?"
"음, 거울 만들려고"
그 말에 마조스님은 웃었다.
"기왓장으로 어떻게 거울을 만들 수 있습니까?"
이때 남악스님의 눈이 번쩍했다.
"그래, 기왓장을 갈아서 거울을 만들 수 없다면 좌선을 해서 어떻게 부처가 될 수 있겠는가?"
마조스님은 한 방망이 맞고는 가슴이 덜컹했다.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소 수레와 같다. 수레가 가지 않으면 소를 때려야 엃은가, 수레를 때려야 옳은가"
이 말을 들은 마조스님은 아무말도 못하고 서있었는데 남악스님이 최후의 일침을 가했다.
"그대가 좌선을 하여 부처가 되고자 하니 내가 충고하건데, 선(禪)은 이 좌(坐, 앉아 있는 것)가 아니요, 부처는 이 말뚝처럼 그저 가만히 꽂혀 있는 그런 것이 아니다. 이것은 가지고 저것은 버리는 선택의 마음이 있다면 부처는 커녕 부처 그림자도 못 찾는다. 이 도리는 오직 스스로 체험해야 하는 것이다. 물을 먹어 봐야 맛을 아는 것이니 말해 주긴 어렵도다"
이 말에 마조스님의 긴 여행은 끝났다.
 
                                              『마조록(馬祖錄)』
 
 
 
이야기 산책 ④ 여기까지 이렇게 왔습니다.
 
효봉선사가 젊었을적에 금강산의 석두스님을 찾아가 절을 하고 말했다.
"석두 큰스님을 뵈러 왔습니다"
"어디서 왔는가?"
"유점사에서 왔습니다"
"몇걸음에 왔는가?"
이에 효봉선사는 벌떡 일어나 큰방을 한바퀴 잽싸게 돌고는 말했다.
"이렇게 왔습니다"
 
                                                   『선의 세계
 
 
 
 
이야기 산책 ⑤ 불생불멸의 도리
 
조주스님께서 대중에게 말씀하셨다.
"법이란 본래 나는 것도 아니고 지금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 '말을 꺼냈다하면 나는 것이요, 말을 하지 않으면 없어지는 것이다'라고 말할 것도 없으니, 여러분은 무엇을 나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않는 도리라고 하겠느냐?"
한 스님이 물었다.
"벌써 나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않음이 아닙니까?"
"이 놈이 그저 죽은 말만 알아듣는구나"
 
                                                     『조주록(趙州錄)
 
 
육근(육내처)               육경(육외처)
 
① 안처(眼處) ------------ ⑦ 색처(色處)
② 이처(耳處) ------------ ⑧ 성처(聲處)
③ 비처(鼻處) ------------ ⑨ 향처(香處)
④ 설처(舌處) ------------ ⑩ 미처(味處)
⑤ 신처(身處) ------------ ⑪ 촉처(觸處)
⑥ 의처(意處) ------------ ⑫ 법처(法處)
 
 
육근(육내처)    육경(육외처)       육식
 
① 안근(眼根) - ⑦ 색경(色境) = ⑬ 안식(眼識)
② 이근(耳根) - ⑧ 성경(聲境) = ⑭ 이식(耳識)
③ 비근(鼻根) - ⑨ 향경(香境) = ⑮ 비식(鼻識)
④ 설근(舌根) - ⑩ 미경(味境) = 16 설식(舌識)
⑤ 신근(身根) - ⑪ 촉경(觸境) = 17 신식(身識)
⑥ 의근(意根) - ⑫ 법경(法境) = 18 의식(意識)
 
 
이야기 산책 ⑥ 저에게는 눈 · 귀 · 코 · 혀 등이 있는데
 
동산스님의 휘(諱)는 양개(良价)이며, 회계(會稽) 유씨(兪氏) 자손이다. 어린 나이에 스승을 따라 『반야심경(般若心經)』을 외우다가 '무안이비설신의(無眼耳鼻舌身意)…'라는 대목에서 홀연히 얼굴을 만지며 스승에게 물었다.
"저에게는 눈 · 귀 · 코 · 혀 등이 있는데, 무엇 때문에 『반야심경』에선 없다고 하였습니까?"
그 스승은 깜짝 놀라 기이하게 여기며, "나는 그대의 스승이 아니다" 라고 하더니 즉시 오설산(五洩山)으로 가서 영묵선사에게 머리를 깎으라고 가르쳐주었다.
 
『조동록(曹洞錄)』
 
 
이야기 산책 ⑦ 바보 지팡이
 
옛날 어떤 사람이 자식 하나를 두었는데 어떻게나 미련하던지 일을 시킬 수 없을 정도로 바보짓만 연속해 하였다.
하루는 아버지께서 말씀하셨다.
"오늘은 아침 먹고나서 장에 좀 갔다 와야겠다"
이 말을 들은 아들은 밥을 먹고나서 바로 없어졌다. 정오가 훨씬 넘어서 비실비실 걸어와서 아버지께 인사햇다.
"아버지 다녀왔습니다"
"어디를 다녀왔느냐?"
"장에를 다녀왔습니다"
아버지는 너무나도 기가 막혀 우두커니 섰다가 옆에 있던 지팡이를 집어주며,
"얘야, 이 세상에서 너보다 더 못난 사람을 만나거든 이것을 주어라"
바보는 매일 그것을 짊어지고 와서 자기 집에다가 세워 놓고 나무를 하러 다녔다. 하루는 나무를 해 가지고 오니 어머니가 울고 있었다.
"왜 우십니까?"
"아버지가 다 죽게 되었다"
아들이 숨을 헐떡거리는 아버지를 보고 물었다.
"아버지 왜 그러세요?"
"이제 저 세상으로 가려고 그런다"
"저 세상이 어딘데요?"
"모르겠다 가보아야지"
"며칠이나 걸리며, 노자는 몇 푼이나 듭니까?"
"모르겠다"
"지금 가시면 언제쯤 돌아오십니까?"
"그것도 모르겠다"
아무리 물어도 모두 다 모르겠다고만 한다. 바보는 곧 방으로 가서 세워 놓았던 지팡이를 가지고 와서 말했다.
"아버지 이것 받으세요"
"뭐냐?"
"바보 지팡이요. 이 세상에서 아버지보다 더 바보는 없는 것 같습니다" 하고는 지팡이를 아버지의 손아귀에 꼭 쥐어드렸다.
 
                                                             『비유경
 
 
이야기 산책 ⑧ 오동잎 떨어지니 온 천하가 가을이로세
 
동산(東山, 1890~1965) 선사는 충청북도 단양군 사람으로 속성은 하(河)씨이다. 29세때 범어사 용성(龍城)스님을 은사로 득도하였다. 1965년 4월 범어사에서 세수 76세, 법랍 53세로 입적하였다.
태국의 승려가 우리나라에 왔을 때 동산 선사는 이렇게 말했다.
"지난번 제가 당신 나라에 갔을 때 멋진 선물과 후대를 해주셨소. 오늘은 제가 선물을 드리겠소"
그리고 동산 선사는 돌사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사자가 보입니까?"
"예"
"그럼 사자의 울음소리가 들립니까?"
태국에서 온 승려는 대답을 못하고 우물쭈물하고 있었다. 그때 동산 선사가 말했다.
"내가 당신에게 선물할 것은 그것뿐입니다"
 
                                                 『선문선답(禪問禪答)』
 
 
 
이야기 산책 ⑨ 불씨를 구하는 여인
 
부처님께서 한 마을을 가고 있을 때 멀리 한 여인의 모습이 들어왔다. 그 여인은 머리칼이 구겨지고, 눈에는 슬픔이 가득한 모습이었다. 그여인은 부처님에게 다가와 품에 쓰러져 울었다.
"부처님이시여, 저의 아들이 오늘 아침에 죽었습니다. 저에게는 단 하나밖에 없는 자식입니다. 저는 이제 살 아무런 의미도 없습니다. 어떻게 자식을 다시 살아오게 할 수는 없을까요?"
여인의 흐느낌이 부처님의 가슴을 흔들었다. 부처님은 이 세상을 지나간 숱한 사람들을 생각했다. 그리고 이 여인을 생각하며 이 여인의 마음속에 박혀 있는 아들을 생각햇다.
"그대 아들은 살아날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살 수 있을까요?"
"지금까지 사람이 죽은 일 없는 집을 찾아 그 집의 불씨를 구해오십시오"
여인은 희망을 안고 부처님을 떠나 불씨를 구하기 위하여 집집마다 찾아다녔다.
"지금껏 한번도 사람이 죽지 않은 집, 어느 집입니까?"
그러나 찾아간 집마다 문들이 쓸쓸히 닫혔다. 여인은 네거리로 달려가서 지나는 사람마다 옷깃을 잡았다.
"당신 집에 사람이 죽지 않은 일 있습니까?
사람들은 여인에게 실망을 안겨 주고 떠나갔다. 여인은 기진하여 부처님에게 와서 말을 했다.
"그런 집은 아무리 찾아도 없습니다"
부처님은 여인의 머리칼을 만져주면서 말하셨다.
"이 세상에 태어나서 죽지 않는 사람은 없습니다"
여인은 말없이 고개를 숙였고 어둠만이 그 모습을 지키고 있었다.
 
                                                     『석가여래행적송』
 
 
 
이야기 산책 ⑩ 불이야, 불이야
 
 
경허(鏡虛)스님의 긴 옷자락이 밤바람을 흔들고 있었다. 그의 갈지(之)자 걸음은 고요로 덮여 가는 마을을 사정없이 흔들었다.
"웬 녀석이 이 밤중에 소란을 피우는 거야"
마을의 젊은이들은 화가 나서 팔을 걷어붙이고 밖으로 뛰어나왔다. 스님이 술에 고래가 되어 비틀거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경허스님은 우악스러운 젊은이들에게 붙들려 몰매를 맞고 골방 깊숙이 갇혀 버렸다. 경허스님을 가둔 젊은이들은 인간내부에 묻혀 있던 잔인성의 표출로 하여 뜨겁게 달아오르는 마음을 짓누르며 돌아갔다. 얼마후 경허스님을 덮고 잇던 취기는 말끔히 가셔 버리고 경허스님의 마음에는 초롱초롱한 반짝이뿐이었다. 그 반짝임이 어둠을 영롱하게 물들이고 있었다.
"불이야, 불이야"
잠으로 깊어 가는 마을을 두드려 깨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사람들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저마다 손에 갈쿠리 혹은 곡괭이를 들고 불이 난 곳을 향하여 달려갔다. 헐떡이며 달려온 그들의 앞에는 아까 술이 곤드레 만드레 되어 몰매를 맞던 경허스님이 빙그레 웃으며 서 있을 뿐이었다.
"도대체 어디서 불이 난 거요?"
늙은이 하나가 성급하게 뛰어나왔다. 경허스님은 떡 벌어진 자기 가슴을 치며 껄껄 웃었다.
"요 속에서 불이 났소. 몹시 맹렬하게 타오르고 있소"
 
                                                     『경허짐(鏡虛集)』
 
 
 
이야기 산책 ⑪ 아프냐 안아프냐?
 
어느날 신회(神會)라는 한 동자(童子)가 혜능대사가 머물고 있는 옥천사(玉泉寺)에 찾아왔다. 혜능대사가 물었다.
"네가 먼 곳에서 고생하며 왔으니 근본은 가지고 왔느냐? 만약 근본이 있다면 곧 주인이 누구인지를 알 것이다. 말해 봐라"
"머무름 없는 것으ㅡ로 근본을 삼으니 보는 것이 바로 주인입니다"
"이놈, 왜 이런 경솔한 말을 하는가?"
혜능대사가 눈을 부릅뜨고 주장자(拄杖子)로 세 번 때리며 말하니 신회가 되물었다.
"스님께서는 좌선하실 때 보는 것이 있습니까?"
"내가 너를 때렸으니 아프냐, 안 아프냐?"
"아프긷 하고 안 아프기도 합니다"
"낟 보기도 하고 안 보기도 하느니라"
"어떤 것을 보기도 하고 안 보기도 하는 것입니까?"
"내가 보는 것은 내 마음의 허물이요, 보지 않는 것은 타인의 시비나 좋고 나쁜 것이다. 이 때문에 보기도 하고 안 보기도 하는 것이다. 너는 아프기도 하고 안 아프기도 하다고 했는데, 네가 아프지 않다면 목석이요, 아프다면 범부(凡夫)의 생각이니 화가 치밀 것이다. 너는 아직 마음을 보지 못하고도 그런 희롱을 하느냐"
 
                                             『돈황본단경(敦煌本壇經)』
 
 
이야기 산책 ⑫ 이 세상에서 가장 큰 도둑놈
 
김씨의 사랑채는 잔칫날이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 것 같았다. 마침 이곳을 지나던 만공(滿空)스님은 김씨댁을 두드렸다. 이 집 주인은 평소 만공스님을 찾아와 법문을 듣던 일이 있는 불자였다.
"만공스님 오셨다!"
사랑채에서 우글거리던 선비들은 도인(道人)이 오셨다는 말에 바둑판과 골패짝을 집어던지고 너도 나도 만공스님을 한 가운데로 하고 빙 둘러앉았다.
사랑채는 잠시 긴장이 감돌았다. 만공스님을 둘러싼 유생(儒生)들의 눈은 저마다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으로 그득했다. 이윽고 만공스님의 법문이 시작되었다. 만공스님의 음성은 쩌렁쩌렁 대들보를 흔들며 그들의 머리 위에 떨어졌다.
"이 세상에는 제일 큰 도둑놈이 있소. 어떤 자가 제일 큰 도둑놈이냐 하면, 담을 넘어서 남의 집 물건 훔쳐 가는 놈은 좀도둑에 불과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밤낮으로 골패나 치며 놀고 먹는 놈들이야 말로 제일 큰 도둑놈이오. 보시오. 농부들은 일년내내 전가족이 피땀을 흘려가며 농사를 지어도 이듬해 봄이 되면 양식이 없어 나무뿌리를 캐먹는데, 하물며 아무 것도 않고 게다가 놀고 먹는 이 양반부스러기야 말로 도둑 중에서도 제일 큰 도둑이오"
좌중은 물 끼얹은 것 같았다. 이 말에 누구 하나 감히 입 벌리는 자가 없었다.
 
                                                     『선의로 가는 길』
 
 
이야기 산책 ⑬ 오직 부처되는 법을 구할 뿐입니다
 
홍인화상께서 혜능에게 묻기를
"너는 어느 곳 사람인데 이 산에까지 와서 나를 예배하며, 이제 나에게서 새삼스레 구하는 것이 무엇이냐?" 하셨다.
혜능이 대답하기를
"제자는 영남사람으로 신주의 백성입니다. 지금 짐짓 멀리서 와서 큰스님을 예배하는 것은 다른 것을 구함이 아니옵고 오직 부처되는 법을 구할 뿐입니다." 하였다.
오조대사께서 혜능을 꾸짖으며 말씀하시기를
"너는 영남사람이요 또한 오랑캐거니 어떻게 부처가 될 수 있단 말이냐"
혜능이 대답하기를
"사람에게는 남북이 있으나 부처의 성품은 남북이 없습니다. 오랑캐의 몸은 스님과 같지 않사오나 부처의 성품에 무슨 차별이 있겠습니까?"
오조스님은 함께 더 이야기하고 싶었으니, 좌우에 사람들이 둘러서 있는 것을 보시고 다시 더 말씀하시지 않았다. 그리고 혜능을 내보내어 대중을 따라 일하게 하시니, 그때 혜능은 한 행자가 이끄는 대로 방앗간으로 가서 여덟달 남짓 방아를 찧었다.
 
 
                                             『돈황본단경(敦煌本壇經)』
 

 

 

 

 

 

 

 

 

 

 

 

 

 

 

 

 

posted by 황영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