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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6. 13. 13:00 내가 읽은 책들/2017년도

2017-026 사랑할 시간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장영희 지음

2014, 샘터

 

시흥시중앙도서관

SA209073

 

840.9

장64ㅅ

 

다음 세대가 묻다

"왜 문학 작품을 읽어야 하나요?"

 

장영희가 답하다

"문학은 우리가 어떻게 사랑하며 살아가야 하는지를

알려 주니까요."

 

문학에서 찾은 사랑해야 하는 이유

 

아우름 02

 

장영희

열정적으로 사람을 사랑하고, 문학을 사랑하고, 진리를 사랑하고, 하루하루의 일상을 사랑했던 영문학자이자 에세이스트. 많은 이들이 문학의 숲에서 사랑을 만나기를 희망하며 학생들을 가르치고 문학에 대한 에세이를 썼으며, 《문학의 숲을 거닐다》, 《생일》, 《축복》 등의 책을 펴냈다.
1952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강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뉴욕 주립대에서 영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컬럼비아대에서 1년간 번역학을 공부했으며, 서강대 영미어문 전공 교수이자 번역가, 칼럼니스트, 중고교 영어 교과서 집필자로 왕성한 활동을 했다.
첫 에세이집 《내 생애 단 한번》으로 '올해의 문장상'을 수상했으며, 병상에서 쓴 마지막 책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은 수많은 독자들의 마음을 울리며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번역서로는 아버지 장왕록 박사와 함께 번역한 펄벅의 《대지》 3부작을 비롯해《종이시계》, 《슬픈 카페의 노래》, 《피터팬》(국내 최초 완역), 《산타클로스가 정말 있나요?》 등이 있다.
암 투병을 하면서도 희망과 용기를 주는 글을 독자에게 전하던 그는 2009년 5월 9일 향년 57세로 세상을 떠났다. 하늘나라로 떠난 후에도 그가 남긴 문학의 향기는 더욱 깊어져 유고집 《이 아침, 축복처럼 꽃비가》, 열두 달 영미시 산책 《다시, 봄》, 강연록 《어떻게 사랑할 것인가》가 출간된 바 있다. 이번 책은 그가 여러 라디오 방송에서 했던 '문학 강연' 원고를 정리한 것이다.

 

죽음보다 더 강한 것은 이성이 아니라 사랑이다.

_토마스 만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우리의 인생 과업 중에 가장 어려운 마지막 시험이다. 다른 모든 일은 그 준비 작업에 불과하다.

_라이너 마리아 릴케

 

사랑을 치유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더 많이 사랑하는 것이다.

_헨리 데이비드 소로

 

| 차 례 |

 

여는 글 사랑은 살리는 것

1장. 사랑하고 잃는 것이 차라리 나으리


사랑에 빠진 후 가슴속에 늘 시가 있습니다

작가들의 연애편지


사랑의 힘

엘리자베스 바렛 브라우닝


내가 다시 태어난 날

크리스티나 로제티


사랑하고 잃는 것이 차라리 나으리

앨프리드 테니슨


나의 일은 사랑입니다

에밀리 디킨스


사랑, 그 지독한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첫사랑이 나를 다시 부르면

새러 티즈데일


사랑의 철학

퍼시 비쉬 셸리


스캔들과 사랑 사이

조지 고든 바이런



2장. 어떻게 사랑하며 살아가는가


내 생애 최고의 연애소설

에밀리 브론테 《폭풍의 언덕》


혼자만의 것

카슨 매컬러스 《슬픈 카페의 노래》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한 곳

도스토예프스키 《카라마조프의 형제들》


진정으로 위대한 것

스콧 피츠제럴드 《위대한 개츠비》


아버지는 누구인가

다니엘 월러스 《큰 물고기》


불 켜진 나의 창밖에는

《안데르센 동화》


동심, 마음의 고향

제임스 매튜 베리 《피터팬》


나의 그 사람

윌라 S. 캐더 《나의 안토니아》



장영희 교수의 사랑에 관한 에세이 아프게 짝사랑하라

'진짜'가 되는 길

젊음의 의무

 

눈과 서리 사이에서 꽃 한 송이가 반짝입니다.

마치, 내 사랑이 삶의 얼음과 악천후 속에서 빛나듯이 말입니다.

어쩌면 오늘 가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난 잘 있고, 마음도 편안합니다.

그리고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 당신을 더 사랑합니다.

_1780년경 요한 볼프강 괴테가 샤를로테 폰 슈타인에게 보낸 편지 중에서

 

나는 열한 시 삼십 분에 들어왔습니다.

그러고는 줄곧 바보처럼 안락의자에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당신의 목소리밖에는 들리지 않습니다.

나는 언제나 당신이 '사랑하는 당신'이라고 부르는 소리를 듣고 있는 바보입니다.

나는 오늘 두 사람에게나 말도 하지 않고 냉정하게 굴어서 그들의 기분을 언짢게 만들었습니다.

내가 듣고 싶은 것은 그들의 목소리가 아니라,

당신의 목소리이기 때문입니다.

_1904년 제임스 조이스가 노라 바너클에게 보낸 편지 중에서

 

사랑하는 당신이여,

내가 무엇을 잘못했기에 이토록 나를 괴롭히십니까?

오늘도 편지가 없군요.

첫 번째 들어 오는 우편에도, 두 번째 우편에도 말입니다.

이토록 나의 마음을 아프게 하시다니요!

당신이 보내는 단 한 글자라도 보면 내 마음은 행복해질 텐데요!

당신은 내가 싫증이 난 것입니다.

그 외에 다른 이유를 생각해 낼 수가 없군요.

_1912년 프란츠 카프카가 펠리스 바우어에게 보낸 편지 중에서

 

사랑하는 당신, 나에게 운율을 만드는 재주가 있었으면 합니다.

당신과 사랑에 빠진 이후, 내 머리와 가슴속에는 언제나 시가 있습니다.

아니, 당신이 바로 시입니다.

당신은 자연이 부르는 달콤하고 소박하고 즐거운 노래와 같습니다.

_《주홍 글씨》의 작가 너대니얼 호손이 아내 소피아 피바디에게 보낸 편지

 

당신이 날 사랑해야 한다면


                                                 _엘리자베스 배릿 브라우닝


당신이 날 사랑해야 한다면

오직 사랑만을 위해 사랑해 주세요.

그녀의 미소 때문에… 그녀의 모습… 그녀의

부드러운 말씨… 그리고 내 맘에 꼭 들고

힘들 때 편안함을 주는 그녀의 생각 때문에

'그녀를 사랑해' 라고 말하지 마세요.

사랑하는 이여, 이런 것들은 그 자체로나

당신 마음에 들기 위해 변할 수 있는 것,

그리고 그렇게 얻은 사랑은 그렇게 잃을 수도 있는 법.

내 뺨에 흐르는 눈물

닦아 주고픈 연민 때문에 사랑하지도 말아 주세요.

당신의 위안 오래 받으면 눈물 잊어버리고,

그러면 당신 사랑도 떠나갈 테죠.

오직 사랑만을 위해 사랑해 주세요.

사랑의 영원함으로 당신 사랑 오래오래 지나도록.

 

 

If thou must love me


                                                _Elizabeth Barrett Browning


If thou must love me, let it be for nought

Except for love's sake only. Do not say

"I love her for her smile-her look-her way

Of speaking gently,-for a trick of thought

That falls in well with mine, and certes brought

A sense of pleasant ease on such a day"-

For these things in themselves, Beloved, may

Be changed, or change for thee,-and love, so wrought,

May be unwrought so. Neither love me for

Thine own dear pity's wiping my cheeks dry,-

A creature might forget to weep, who bore

Thy comfort long, and lose thy love thereby!

But love me for love's sake, that evermore

Thou may'st love on , through love's eternity.

 

바렛 양, 당신의 시를 온 마음 다해 사랑합니다. (…) 당신의 시는 내 속으로 들어와 나의 한 부분이 되었습니다. (…) 온 마음 다해 이 시집들을 사랑하고, 당신도 사랑합니다.

 

I love your verses - with all my heart, dear Miss Barret. (…) so into me has it gone, and part of me has it become (…) I do, as I say, love these books with all my heart - and I love you too.

 

 

당신을 어떻게 사랑하느냐구요?

_엘리자베스 배릿 브라우닝

내가 당신을 어떻게 사랑하냐구요? 방법을 꼽아 볼게요.

살아가는 목적과 완전한 아름다움을 찾을 때

아스라이 내 영혼이 닿을 수 있는 깊이만큼,

넓이만큼, 그 높이만큼 당신을 사랑합니다.

햇빛과 촛불 아래

일상의 그지없이 조용한 필요에 따르듯이 당신을 사랑합니다.

당신을 자유롭게 사랑합니다.

올바름을 위해 애쓰는 사람들처럼.

당신을 순수하게 사랑합니다.

칭찬을 외면하는 사람들처럼.

지난날 슬픔에 쏟았던 격정과 어린 날의 신앙으로 당신을 사랑합니다.

내 곁을 떠난 이들과 함께 떠난 줄만 알았던 사랑으로 당신을 사랑합니다.

내 삶의 모든 숨결과 미소와 눈물로 당신을 사랑합니다.

 

How Do I Love Thee?

How do I love thee? Let me count the ways.

I love thee to the depth and breadth and height

My soul can reach, when feeling out of sight

For the ends of being and ideal grace.

I love thee to the level of every day’s

Most quiet need, by sun and candle-light.

I love thee freely, as men strive for right.

I love thee purely, as they turn from praise.

I love thee with the passion put to use

In my old griefs, and with my childhood’s faith.

I love thee with a love I seemed to lose

With my lost saints. I love thee with the breath,

Smiles, tears, of all my life; and, if God choose,

I shall but love thee better after death.

 

참으로 그러하리까
       
                                                      _엘리자베스 배릿 브라우닝

참으로 그러하리까 이 자리에 누워 내가 죽는다면
내가 없음으로 당신이 삶의 기쁨을 잃으리까
무덤의 습기가 내 머리를 적시운다고 햇빛이 당신에게 차가우리까
그러리라는 말씀을 편지로 읽을 때
나는 임이여 놀랬나이다 나는 그대의 것이외다
그러나 임께야 그리 끔찍하리까
나는 손이 떨리는 때라도
임의 술을 따를 수 있사오리까
그렇다면 나의 영혼은 죽음의 꿈을 버리옵고
삶의 낮은 경지를 다시 찾겠나이다
사랑! 나를 바라보소서 나의 얼굴에 더운 숨결을 뿜어주소서
사랑을 위하여 재산과 계급을 버리는 것을
지혜로운 여성들이 이상히 여기지 않듯
나는 임을 위하여 무덤을 버리오리다
그리고 눈앞에 보이는 고운 하늘을
당신이 있는 이 땅과 바꾸오리다

 

Is It Indeed So?
  
Is it indeed so? If I lay here dead,
Wouldst thou miss any life in losing mine?
And would the sun for thee more coldly shine
Because of grave-damps falling round my head?
I marvelled, my Beloved, when I read
Thy thought so in the letter. I am thine--
But. . .so much to thee? Can I pour your wine
While my hands tremble? Then my soul, instead
Of dreams of death, resumes life's lower range.
Then, love me, Love! Look on me--breathe on me!
As brighter ladies do not count it strange,
For love, to give up acres and degree,
I yield the grave for thy sake, and exchange
My near sweet view of Heaven, for earth with thee!

             (Elizabeth Barrett Browning)

 

 

생일

_크리스티나 로제티

내 마음은 물오른 가지에 둥지 튼

한 마리 노래하는 새입니다.

내 마음은 탐스런 열매로 가지가

휘어진 한 그루 사과나무입니다.

 

내 마음은 무지갯빛 조가비,

고요한 바다에서 춤추는 조가비입니다.

내 마음은 이 모든 것들보다 더 행복합니다.

내게 사랑이 찾아왔기 때문이지요.

저를 위해 비단과 솜털로 단壇을 세워 주세요.

 

그 단에 모피와 보랏빛 장식 천 드리우고

무늬 화려한 공작을 새겨 주세요.

금빛, 은빛 포고송이와

잎사귀, 또 은빛 백합화를 수놓아 주세요.

 

이제야 내 삶이 시작되었으니까요.

내게 사랑이 찾아 왔으니까요.

 

A Birthday

_Christina Rossetti

    My heart is like a singing bird

    Whose nest is in a water'd shoot;

    My heart is like an apple-tree

    Whose boughs are bent with thickset fruit;

 

5   My heart is like a rainbow shell

    That paddles in a halcyon sea;

    My heart is gladder than all these

    Because my love is come to me.

    Raise me a dais of silk and down;

10 Hang it with vair and purple dyes;

    Carve it in doves and pomegranates,

    And peacocks with a hundred eyes;

    Work it in gold and silver grapes,

    In leaves and silver fleurs-de-lys;

   

15 Because the birthday of my life

    Is come, my love is come to me.

 

 

 무엇이 무거울까?

_크리스티나 로제티

무엇이 무거울까?

바다모래와 슬픔이

무엇이 짧을까?

오늘과 내일이

무엇이 약할까?

봄꽃들과 청춘이

무엇이 깊을까?

바다와 진리가

 

What are heavy?

_Christina Rossetti

What are heavy?

sea-sand and sorrows:

What are brief?

today and tomorrow:

What are frail?

spring blossoms and youth:

What are deep?

the ocean and truth.

 

 

사우보思友譜

_ 알프레드 테니슨

 

조금도 부러워 않으리

고귀한 분노를 모르는 포로를

여름 숲을 전혀 모르는

새장에서 태어난 방울새를

 

부러워 않으리, 시간의 들녘에서

제멋대로 뛰어 놀며

죄책감에 얽매이지도 않고

양심도 깨어있지 않은 짐승들을

 

자신은 축복받앗다 생각할지도 모르지

하지만 사랑의 맹세를 한 번도 해본 적 없이

태만의 잡초로 뒤덮인 무기력한 가슴이나

결핍에서 생겨난 마음의 평화 따위는 부럽지 않아

 

무슨 일이 잇어도 나는 이를 진리로 여기리

가장 슬픈 때에도 나는 느끼리

 

한 번도 사랑해 본 적 없는 것보다

사랑해 보고 잃는 것이 차라리 낫다는 것을.

 

 

In Memoriams

_Alfred Lord Tennyson

I envy not in any moods

The captive void of noble rage,

The Linnet born within the cage,

That never knew the summer woods:

 

In envy not the beast that takes

His license in the field of time,

Unfetter’d by the sense of crime,

To whom a conscience never wakes;

 

Nor, what may count itself as blest,

The heart that never plighted troth

But stagnates in the weeds of sloth:

 

I hold it true, whate'er befall;

I feel it, when I sorrow most;

 

'T is better to have loved and lost

Than never to have loved at all.

 

 

암벽 사이에 핀 꽃

_알프레드 테니슨

틈이 벌어진 암벽 사이에 핀 꽃

그 암벽에서 널 뽑아 들었다.

여기 뿌리까지 널 내 손에 들고 있다.

작은 꽃-하지만 내가 너의 본질을

 

뿌리까지 송두리째 이해할 수 있다면

하느님과 인간이 무언지 알 수 있으련만

 

Flower in the crannied wall

_Alfred, Lord Tennyson

Flower in the crannied wall,
I pluck you out of the crannies;
Hold you here, root and all, in my hand,
Little flower-but if I could understand
What you are, root and all, and all in all,
I should know what God and man is.

 

 

모래톱을 건너며

_알프레드 테니슨

시간과 공간의 경계로부터

물살이 나를 멀리 데려가

모래톱을 건넜을 때

나의 인도자를 뵐 수 있으면,

 

Crossing the Bar

_Alfred, Lord Tennyson

from out our bourne of Time and Place
The flood may bear me far,
I hope to see my Pilot face to face
When I have crost the bar.

 

 

율리시스

_알프레드 테니슨

얼마나 지리한가, 멈춘다는 것은, 끝장낸다는 것은!

닦지 않아 녹슬고, 쓰지 않아 빛나지 않는 것은!

마치 숨만 쉬면 그것이 인생의 전부인 양!

 

Ulysses

_Alfred, Lord Tennyson

How dull it is to pause, to make an end,
To rust unburnished, not to shine in use!
As though to breathe where life!

 

 

만약 내가……

_에밀리 디킨슨

만약 내가 한 사람이 가슴앓이를

멈추게 할 수 있다면,

나 헛되이 사는 것은 아니리.

만약 내가 누군가의 아픔을

쓰다듬어 줄 수 있다면,

혹은 고통 하나를 가라앉힐 수 있다면,

혹은 기진맥진 지친 한 마리 울새를

둥지로 되돌아가게 할 수 있다면,

나 헛되이 사는 것은 아니리.

 

If I can……

_Emily Dickinson

If I can stop one heart

from breaking,

I shall not live in vain;

If I can ease one life

the aching,

Or cool one pain,

Or help one fainting robin

unto his nest again,

I shall not live in vain.

 

 

나는 오래 기다렸습니다--사랑하는 이여--

그러나 나는 더 기다릴 수 있습니다.

--내 연갈색 머리가 희끗희끗해질 때까지--

내가 '새하얀 옷'을 걸치고 나타나면

당신은 어쩌시렵니까?

 

I waited a long tie-- Master--

but I can wait more

--wait till my hazel hair is dappled--

what would you

do with me if I came "in white"?

 

 

사랑은 생명 이전이고

 

사랑은- 생명 이전이고

죽음- 이후이며-

천지창조의 시작이고

지구의 해석자-

 

Love Is Anterior to Life

 

Love- is anterior to Life-

Posterior- to death-

Initial of Creation, and

The Exponent of Earth-

 

사랑은 하나의 완전한 고통입니다. 그 무엇으로도 그 아픔을 견뎌낼 수 없습니다.

(…) 고통은 오랫동안 남습니다. 가치 있는 고통은 쉽게 사그러들지 않는 법이니까요.

 

love is that one perfect labor nought can supersede.

(…) the pain is still tere, for pai tat is worthy does not go soon.

 

 

넓은 평원을 만들려면 클로버 한 개와 벌 한 마리,

클로버 한 개, 그리고 벌 한 마리,

그리고 상상만 있으면 됩니다.

벌이 드물면

상상만 있어도 되지요.

머나먼 세계로 우리를 싣고 가는 데는

책만 한 배가 없지요.

 

To make a prairie it takes a clover and one bee,

One clover, and a bee,

And revery.

When bees are few,

Only revery will do.

 

There is no Frigate like a Book

To take us Lands away.

 

 

이 시는 답장 없는,

세상을 향해 쓰는 나의 편지입니다.

 

This is my letter to the World

That never wrote to Me

 

 

낙엽은 떨어지고

_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가을이 우리를 사랑하는 기다란 잎새 위에 머뭅니다.

보릿단 속 생쥐 위에도 머뭅니다.

우리 머리 위에 드리워진 마가목 잎새가 노랗게 물들고

이슬에 젖은 산딸기 잎새도 노랗게 물들어 갑니다.

 

이울어 가는 사랑의 시간이 우리를 둘러쌉니다.

슬픔에 가득 찬 우리 영혼은 지금 피곤하고 지쳐 있죠.

우리 이제 헤어져요. 정열의 계절이 우리를 잊기 전에

그대의 숙인 이마에 입맞춤과 눈물을 남기고.

 

The Falling Of The Leaves

_William Butler Yeats

AUTUMN is over the long leaves that love us,

And over the mice in the barley sheaves;

Yellow the leaves of the rowan above us,

And yellow the wet wild-strawberry leaves.

 

The hour of the waning of love has beset us,

And weary and worn are our sad souls now;

Let us patt, ere the season of passion forget us,

With a kiss and a tear on thy drooping brow.

 

 

키 크고 고귀하면서도 사과꽃 빛깔로 물든

섬세한 얼굴과 가슴의 그녀

 

Tall and noble but with face and bosom

Delicate in color as apple blossom

 

 

당신의 아름다움을 생각했어요. 그러자 그 생각은

날카로운 사념이 화살이 되어 내 뼛속 깊이 박혔어요.

 

I thought of your beauty, and this arrow,

Made out of a wild thought, is in my marrow.

 

 

나는 난감한 무엇인가에 사로잡혀 버렸습니다.

내 핏줄을 타고 흐르던 생기는 말라 버렸고

내 가슴에서 용솟음치는 기쁨과 자연스레 솟아나던 만족감도

갈가리 찢겼습니다

 

The fascination of what's difficult

Has dried the sap out of my veins, and rent

Spontaneous joy and natural content

Out of my heart

 

 

내 청춘이 다하도록 내 모든 것을

앗아간 그녀의 정체는 무엇이란 말인가

(…) 날이 밝으면

그녀를 위해 깨어 있으며

나의 선과 악을 가늠해 본다.

 

And what of her that took

All till my youth was gone

(…) When day begins to break

I count my good and bad,

Being wakeful for her sake

 

 

음주가

_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술은 입으로 들어오고

사랑은 눈으로 들어오네

우리가 늙어서 죽기 전에

알게 될 진실은 그것뿐

술잔을 들어 입가에 가져가며

그대 보고 한숨짓네.

 

A Drinking Song

_William Butler Yeats

Wine comes in at the mouth

And love comes in at the eye;

That’s all we shall know for truth

Before we grow old and die.

I lift the glass to my mouth,

I look at you, and I sigh.

 

 

사랑

_새러 티즈데일

그리운 눈빛으로 뒤돌아보고 내가 오리라는 걸 알아주세요

미풍에 제비가 날아오르듯 당신의 사랑으로 날 일으켜

해가 쬐든 비바람이 불든 우리 멀리 도망가요

'하지만, 내 첫사랑이 날 다시 부르면 어떡하지요?'

 

용감한 바다가 흰 파도를 떠받치듯 날 꼭 껴안고

산속에 숨은 당신의 집까지 멀리 데려가세요

평화로 지붕을 얹고 사랑으로 문에 빗장을 걸어요

'하지만, 내 첫사랑이 날 또 부르면 어떡하지요?'

 

The Flight

_Sara Teasdale

Look back with longing eyes and know that I will follow,

Lift me up in your love as a light wind lifts a swallow,

Let our flight be far in sun or blowing rain—

But what if I heard my first love calling me again?



Hold me on your heart as the brave sea holds the foam,

Take me far away to the hills that hide your home;

Peace shall thatch the roof and love shall latch the door—

But what if I heard my first love calling me once more?

 

 

아, 내가 붉은 장미넝쿨에 피어나는

보드라운 장미꽃이라면

그이의 창까지 뻗어 올라

그이의 창틀을 아름답게 만들 텐데.

 

Oh if I were the velvet rose

Upon the red rose vine,

I'd climb to touch his window

And make his casement fine.

 

 

내가 죽어 내 위로 눈부신 4월이

비에 젖은 머릿단을 풀어 헤칠 때

당신이 쓰라린 가슴을 안고 내게 기대어 온다 해도

나는 상관치 않겠어요

 

내 마음은 평화로울 거예요

쏟아지는 비에 가지가 쓰러져도 평화로운 나무처럼

그리고 지금의 당신보다

더 말없고 차가울 거예요

 

When I am dead and over me bright April

Shakes out her rain-drenched hair,

Tho'you should lean above me broken-hearted,

I shall not care.

 

I shall have peace, as leafy trees are peaceful

When rain bends down the bough,

And I shall be more silent and cold-hearted

Than you are now.

 

 

연금술

 

봄이 샛노란 데이지를 빗속에 피워 올리듯,

나도 내 마음의 잔을 들어 올립니다.

비록 고통만 담겨 있겠지만,

그래도 내 마음은 사랑스러운 잔이 될 것입니다.

 

꽃과 잎으로부터 배우렵니다.

이슬방울 하나하나를 물들이는 법을,

향기 잃은 슬픔의 포도주 색을

살아 있는 황금색으로 바꾸는 것을.

 

Alchemy

 

I lift my heart as spring lifts up
A yellow daisy to the rain;
My heart will be a lovely cup
Altho' it holds but pain.

For I shall learn from flower and leaf
That color every drop they hold,
To change the lifeless wine of grief
To living gold.

 

 

나는 당신의 것이 아닙니다. 당신 때문에 나를 잃지 않습니다.

(…)나는 나입니다.

 

I am not yours, Not lost in you.

(…)Yet I am I.

 

 

기도

 

나 죽어 갈 때 말해 주소서.

채찍처럼 살 속을 파고들어도

나 휘날리는 눈 사랑했다고.

모든 아름다운 걸 사랑했노라고.

그 아픔을 기쁘고 착한

미소로 받아들이려 애썼다고.

심장이 찢어진다 해도

내 영혼 닿는 데까지 깊숙이

혼신을 다 바쳐 사랑했노라고.

삶을 삶 자체로 사랑하며

모든 것에 곡조 붙여

아이들처럼 노래했노라고.

 

A Prayer

 

When I am dying, let me know
That I loved the blowing snow
Although it stung like whips;
That I loved all lovely things
And I tried to take their stings
With gay unembittered lips;
That I loved with all my strength,
To my soul's full depth and length,
Careless if my heart must break,
That I sang as children sing
Fitting tunes to everything,
Loving life for its own sake.

 

 

부드러운 음성이 사라져도 음악은

_퍼시 비쉬 셸리

부드러운 음성이 사라져도, 음악은

추억 속에 메아리치고-

달콤한 오랑캐꽃이 져도, 그 향기는

향기가 불러일으킨 감각 속에 생생하게 남습니다.

장미꽃이 져도, 그 꽃잎은

사랑하는 이의 잠자리를 뒤덮습니다.

그러므로 당신이 떠나도, 당신 생각은

내 마음에 사랑으로 남을 것입니다.

 

Music, When Soft Voices Die

_Percy Bysshe Shelly

1  Music, when soft voices die,

    Vibrates in the memory;

    Odours, when sweet violets sicken,

    Live within the sense they quicken.

 

5  Rose leaves, when the rose is dead,

    Are heap'd for the belovèd's bed;

    And so thy thoughts, when thou art gone,

    Love itself shall slumber on.

 

 

사랑하는 것, 그리고 견뎌 내는 것.

이것만이 인생이고, 기쁨이며, 왕국이고, 승리이다.

 

To love, and to bear:

This is alone Life, Joy, Empire, and Victory

 

 

시는 세상에서 최상이고 가장 아름다운 모든 것들을 영원하게 만든다. 인간 속에 있는 신성함을 퇴락 속에서 구하고 (…) 모든 것을 아름다운 것으로 환원시킨다.

 

Poetry makes immortal all that is best and most beautiful in the world; it redeems from decay the visitations of the divinity in man (…) turns all things to loveliness.

 

 

사랑의 철학

 

샘물은 강물과 하나 되고

강물은 다시 바다와 섞인다(…)

이 세상에 혼자인 것은 없다.

만물이 원래 신성하고

하나의 영혼 속에서 섞이는데

내가 왜 당신과 하나 되지 못할까.

 

보라 산이 높은 하늘과 입 맞추고

팓가 서로 껴안는 것을(…)

햇빛은 대지를 끌어안고

달빛은 바다에 입 맞춘다.

허나 이 모든 달콤함이 무슨 소용인가

그대가 내게 키스하지 않는다면.

 

Love's Philosophy

 

The fountains mingle with the river
And the rivers with the Ocean,
The winds of Heaven mix for ever
With a sweet emotion;
Nothing in the world is single;
All things by a law divine
in one spirit meet and mingle.
Why not I with thine?-

See the mountains kiss high Heaven
And the waves clasp one another;
No sister-flower would be forgiven
If it disdained its brother;
And the sunlight clasps the earth
And the moonbeams kiss the sea:
What is all this sweet work worth
If thou kiss not me?

 

 

그 누구에게

_조지 고든 바이런

딱 한 번, 감히 눈을 들어

내 눈을 들어 당신을 바라보았어요.

그날 이후, 내 눈은 이 하늘 아래

그 어떤 것도 보지 못하게 되었지요.

 

밤이 되면 잠이 찾아와 눈을 감기지만, 부질없어라

내게는 밤도 한낮이 되어

꿈이 아니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을

펼쳐 보이죠. 짓궂게도 말이죠.

 

그 꿈은 비운의 꿈--수많은 창살이

당신과 나의 운명을 갈라놓지요.

내 열정은 격렬하게 싸우지만

당신은 여전히 평화로우니.

 

TO ——

_George Gordon, Lord Byron

But once I dared to lift my eyes,

To lift my eyes to thee;

And since that day, beneath the skies,

No other sight they see.

 

In vain sleep shuts them in the night

The night grows day to me

Presenting idly to my sight

What still a dream must be.

 

A fatal dream--for many a bar

Divides thy fate from mine;

And still my passions wake and war,

But peace be still with thine.

 

 

내 먼 훗날 그대를

다시 만난다면

어떻게 인사할까?

침묵과 눈물로-

 

If I should meet thee

After long years.

How should I greet thee?

With silence and tears-

 

 

자, 이제 더 이상은 밤늦도록

배회하지 말자.

가슴은 여전히 사랑에 불타고

달빛 또한 여전히 빛날지라도

 

So we'll go no more a-roving

So late into the night

Though the heart be still as loving

And the moon be still so bright.

 

 

그는 나보다 더 나아, 내가 이 세상에서 겪은 지독한 고통은 모두 히스클리프의 고통이었어. 모든 것이 죽어 없어져도 그가 남아 있다면 나는 계속 존재하는 거야. 하지만 다른 모든 것은 남아 있되, 그가 없어진다면 우주는 아주 낯선 곳이 되고 말겠지. 린튼에 대한 나의 사랑은 숲 속의 잎사귀와 같아. 겨울이 되면 나무들의 모습이 달라지듯이 시간이 흐르면 달라지리라는 걸 나는 잘 알고 있어. 그러나 히스클리프에 대한 내 사랑은 그 아래 잇는 영원한 바위와 같아. 넬리, 내가 바로 히스클리프야! 그는 언제나, 언제까지나 내 마음속에 있어. 바로 나 자신으로 내 마음속에 있는 거야.

 

 

이 세상에 그녀와 연관되지 않은 것이 뭐가 있길래? 그녀 생각을 불러일으키지 않는 것은 하나도 없단 말이야! 바로 지금 땅바닥을 내려다보기만 해도 깔려 있는 돌마다 그녀 모습이 떠올라! 흘러가는 구름송이마다, 나무 한 그루마다, 밤에는 들이쉬는 숨결마다, 낮에는 눈에 띄는 모든 것 하나하나마다, 온통 그녀의 모습에 둘러싸여 있는 거야. 흔해 빠진 남자와 여자의 얼굴들에서--심지어 나 자신의 모습에서까지--그녀를 닮은 점이 튀어나와 나를 조롱하거든, 온 세상이 그녀가 존재했고 내가 그녀를 잃었다는 끔찍한 기억을 모아 놓은 진열장이란 말이야!

 

 

부귀영화를 가볍게 여기네

_에밀리 브론테

부귀영화를 난 가볍게 여기네.

사랑도 웃어넘기네.

명예욕도 아침이 오면

사라지는 한때의 꿈일 뿐.

 

내가 기도한다면, 내 입술 움직이는

단 한 가지 기도는

"제 마음 지금 그대로 두시고

제게 자유를 주소서!"

 

그렇다, 화살 같은 삶이 종말로 치달을 때

내가 바라는 것일 단 한 가지.

삶에도 죽음에도 인내할 용기 있는

자유로운 영혼이 되기를.

 

Riches I hold in light esteem

_Emily Jane Brontë

Riches I hold in light esteem,

And Love I laugh to scorn;

And lust of Fame was but a dream

That vanished with the morn;

 

And if I pray, the only prayer

That moves my lips for me

Is, "Leave the heart that now I bear,

And give me liberty!"

 

Yes, as my swift days near their goal,

'Tis all that I implore:

In life and death a chainless soul,

With courage to endure.

 

 

우선 사랑이란, 두 사람의 공동 경험a joint experience between two persons이다.

그러나 여기서 공동 경험이라 함은, 두 사람이 같은 경험을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사랑을 주는 사람과 사랑을 받는 사람이 있지만, 두 사람은 완전히 별개의 세계에 속한다. 사랑을 받는 사람은 사랑을 주는 사람의 마음속에 오랜 시간에 걸쳐 조용히 쌓여 온 사랑을 일깨우는 역할을 하는 것에 불과할 경우가 많다. 그는 자신의 사랑이 고독한 것임을 영혼 깊숙이 느낀다.

이런 이유로 사랑을 주는 사람이 해야 할 일이 딱 한 가지가 있다. 그는 온 힘을 다해 사랑을 자기 내면에만 머무르게 해야 한다. 자기 속에 완전히 새로운 세상…… 강렬하면서 이상야릇하고, 그러면서도 완벽한 그런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것은 여기서 사랑하는 사람이란 반드시, 결혼반지를 사기 위해 돈을 모으는 젊은 남자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남자일 수도 있고, 여자, 아이, 아니 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인간도 될 수 있는 것이다.

이제 사랑을 받는 사람에 대해서도 얘기해 보자. 아주 이상하고 기이한 사람도 누군가의 마음에 사랑을 불 지를 수 있다. 선한 사람이 폭력적이면서도 천한 사랑을 자극할 수도 있고, 의미 없는 말만 지껄이는 미치광이도, 누군가의 영혼 속에 부드럽고 순수한 목가를 깨울지도 모른다. 그래서 어떤 사랑이든지 그 가치나 질은 오로지 사랑하는 사람 자신만의 결정일 수 있다.

_카슨 매컬러스Carson McCullers, 1917~1967

 

 

지옥이란 다름 아닌 바로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한 데서 오는 괴로움이다.What is Hell? It is suffering for being no longer able to love (…) 대지에 입 맞추고 끊임없는 열정으로 그것을 사랑하라. 그대 환희의 눈물로 대지를 적시고 그 눈물을 사랑하라. 또 그 환희를 부끄러워하지 말고 그것을 귀중히 여기도록 하라. 그것은 소구의 선택된 자들에게만 주어지는 신의 선물이기 때문이다.

_《카라마조프 형제들》의 조시마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을 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보는 세상은 이전과 다릅니다. 이른 봄에 피어나는 꽃들이 이렇게 키가 작았었나……. 여름날 밤하늘에 이토록 별이 많았었나……. 어쩌면 사랑은 시력을 찾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_영화 <연애 소설>에 나오는 대사

 

 

그리하여 나는 거기 앉아 오랜 미지의 세계에 대해 생각에 잠기면서 개츠비가 데이지의 부두 끝에서 최초로 녹색 불빛을 찾아냈을 때의 그의 경이에 대해 생각했다. 그는 이 푸른 잔디밭을 향해 머나먼 길을 온 것이었고, 그리고 그의 꿈은 너무 가까이 잇어 놓치는 게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는 그 꿈이 이미 깨어져 버렸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도시 저쪽의 광막하게 어두운 어떤 곳으로 흘러가 버렸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_《위대한 개츠비》에서 개츠비의 장례를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가기 전, 이제는 아무도 없이 버려진 개츠비의 집을 찾은 닉이 한 말

 

 

<아버지는 누구인가?>

 

아버지는 기분 좋을 때 헛기침을 하고, 겁날 때 너털웃음을 짓는 사람이다.

아버지는 혼자 마음껏 울 장소가 없어 슬픈 사람이다.

아버지는 매일 머리가 셋 달린 용과 싸우러 나가는 사람이다.

아버지란 '내가 아버지 노릇을 제대로 못하고 있나 보다' 매일 자책하는 사람이다.

아버지는 '가장 좋은 교훈은 손수 모범을 보이는 것이다'라는 격언에 콤플렉스를 느끼는 사람이다.

아버지의 마음은 먹칠을 한 유리로 되어 있어서 잘 깨지지만 속은 잘 보이지 않는다.

자식들이 늦게 들어올 때 어머니는 열 번 걱정하는 말을 하지만 아버지는 열 번 현관을 쳐다본다.

아버지는 '아들딸들이 나를 닮아 주었으면' 하고 바라면서도 '아니, 나를 닮지 않아 주었으면' 하고 이중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다.

아버지는 가족에게 어른인 체를 해야 하지만 친한 친구나 맘이 통하는 사람을 만나면 소년이 되는 사람이다.

아버지는 가족들을 위해 온몸이 부서져라 일해도 '부자 아빠'가 못되어 큰소리치지 못하는 사람이다.

어머니의 마음은 봄가을을 오고 가지만 아버지 마음은 가을겨울을 오간다.

아버지는 어머니 앞에서는 기도도 안 하지만 혼자 차를 운전하면서 큰 소리로 기도하는 사람이다.

아버지! 뒷동산의 바위 같은 이름이다.

시골 마을의 느티나무 같은 크나큰 이름이다.

_ 작자 미상

 

 

(아버지는) 주중에는 물건을 팔고 돈을 벌기 위해 늘 여행 중이었으므로 집을 비우는 때가 많았다. 그것은 실제 몸으로 내게 주는 가르침이었다. 집을 떠나 돌아다니지도 않고, 낯선 곳에서 잠을 자지도 않고, 시간이 없어 길거리에서 대충 식사를 때우지 않아도 되는 직업, 이 세상에 그렇게 고달프지 않은 직업은 없다는 것을 몸소 체험으로 가르치는 것이었다.

 

 

소녀는 또 한 번 성냥불을 켰습니다. 다시 한 번 주위가 밝아졌으며, 그 빛 속에 따뜻한 미소와 사랑을 가득 담은 얼굴로 할머니가 서 계셨습니다. 할머니! 소녀는 말했습니다.

"할머니, 제발 절 데려가 주세요. 성냥이 꺼지면 사라지시잖아요. 아까 그 따뜻한 난로처럼, 맛있는 칠면조처럼, 그리고 그렇게 예쁜 크리스마스트리처럼!"

소녀는 한꺼번에 성냥 모두를 벽에 그었습니다. 할머니를 곁에 머물게 하고 싶었습니다. 성냥들은 아주 환한 불빛을 발하며 낮보다 더 밝아졌습니다. 할머니는 소녀를 팔에 안고 밝은 빛 속에서 기쁘게 높이, 아주 높이 춥지도 않고 배고픔도 없고 아무런 걱정도 없는 곳으로 갔습니다.

_《성냥팔이 소녀》

 

 

이 길은 그 옛날 그날 밤 안토니아와 내가 블랙호크에서 기차를 내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궁금해하며 밀짚 위에 누워 마차를 타고 지나가던 바로 그 길이었다. (…) 그날 밤에 느꼈던 감정들은 너무도 생생해서 손만 뻗으면 어루만질 수 있을 정도였다. 나는 비로소 나 자신으로 되돌아온 기분이 들었으며, 한 인간의 경험의 범주가 그 얼마나 작은 원을 그리고 있는지 깨달은 느낌이었다. 안토니아와 나에게는 이 길은 운명의 길이었으며 또한 우리 모두에게 우리의 앞날을 미리 결정해 주었던 어린 시절의 온갖 시간들을 가져다준 길이기도 했다. (…) 우리가 잃어버린 것이 무엇이었든, 우리는  그 소중하고도 형언할 수 없는 과거를 함께 지니고 있었던 것이다Whatever we had missed, we possessed together the precious, the incommunicable past.

_《나의 안토니아》

 

 

"나는 '진짜 토끼'가 되고 싶어. 진짜는 무엇으로 만들어졌을까?"

잠자는 아이의 머리맡에서 새로 들어온 장난감 토끼가 아이의 오랜 친구인 말 인형에게 물었다.

"진짜는 무엇으로 어떻게 만들어졌는가와는 아무 상관이 없어. 그건 그냥 저절로 일어나는 일이야."

말 인형이 대답했다.

"진짜가 되기 위해서는 많이 아파야 해?"

다시 토끼가 물었다.

"때로는 그래. 하지만 진짜는 아픈 걸 두려워하지 않아."

"진짜가 되는 일은 갑자기 일어나는 일이야? 아니면 태엽 감듯이 조금씩 조금씩 생기는 일이야?"

"그건 아주 오래 걸리는 일이야."

"그럼 진짜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해?"

"아이가 진정 너를 사랑하고 너와 함께 놀고, 너를 오래 간직하면, 즉 진정한 사랑을 받으면 너는 진짜가 되지."

"사랑받으려면 어떻게 하면 되지?"

"깨어지기 쉽고, 날카로운 모서리를 갖고 잇고, 또는 너무 비싸서 아주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하는 장난감은 진짜가 될 수 없어. 진짜가 될 즈음에는 대부분 털은 다 빠져 버리고 눈도 없어지고 팔다리가 떨어져 아주 남루해 보이지. 하지만 그건 문제 되지 않아. 왜냐하면 진짜는 항상 아름다운 거니까."

_《벨벳 토끼》

 

 

먼지가 되기보다는 차라리 재가 되겠다!I'd rather be ashes than dust!"

_잭 런던

 

 

젊은이들이여, 당당하고 열정적으로 짝사랑하라.

사람을 사랑하고, 신을 사랑하고, 학문을 사랑하고,

진리를 사랑하고, 저 푸른 나무 저 높은 하늘을 사랑하고,

그대들이 몸담고 있는 일상을 열렬히 사랑하라.

 

 

 

posted by 황영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