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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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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2. 23. 13:18 내가 읽은 책들/2018년도

2018-010 도착하지 않은 삶

 

 

 

최영미 시집

2009, 문학동네

 

시흥시대야도서관

SB034426

 

811.6

최64ㄷ

 

    먼길 떠나는 나그네가

살아서 떠들

           지상의 모든 길이

        영원히 푸른 하늘과 닿게 하소서

 

강철처럼 단련된 시들에서 사랑과 정치에 대한 정열적인 탐색, 놀랍게도 신선한 무모함이 페이지마다 터져나온다. _체이스 트위첼(시인 · 평론가)

 

최영미의 시는 관습과 예의를 따지는 체제에 정면으로 맞서는 위험스런 모험을 느끼게 한다. 그녀의 스타일은 바로 그녀의 독립성이다. 그녀의 시는 삶으로 쓴 시들이다. _제임스 킴브렐(시인)

 

성감각을 노래한 여성 시인은 어느 나라에나 있지만, 남성사회의 알력 아래서 여성의 삶을 깊이 생각해온 사상의 언어가 그녀에게는 있다. 시에 의해서 잉태된 언어를 이만큼 신중하게, 고독하게 기르고 있는 시인이 가장 이웃한 나라에 있다는 것은 정말 놀랍다. _사사키 미키로(시인), 아사히신문

 

최영미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 서양사학과와 홍익대 대학원 미술사학과를 졸업하고, 1992년 『창작과비평』 겨울호에 「속초에서」 외 8편의 시를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 『꿈의 페달을 밟고』 『돼지들에게』, 산문집 『시대의 우울』 『우연히 내 일기를 엿보게 될 사람에게』, 미술에세이 『화가의 우연한 시선』, 장편소설 『흉터와 무늬』, 번역서 『화가의 잔인한 손』 『그리스 신화』가 있다.
2002년 미국에서 출간된 3인 시집 『Three Poets of Modern Korea』는 2004년 미국번역문학협회상의 최종후보로 지명되었으며, 2005년 일본에서 발간된 시선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는 일본 문단과 독자들에게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2006년 『돼지들에게』로 이수문학상을 수상했으며, 미국 버클리 대의 초청으로 2009년 4월 시낭송 프로그램 ‘lunch poem'에 참가할 예정이다.

 

차례

 

제1부

일요일 오전 11시
종이 울리고
어느새
중년의 기쁨
다시는
아파트를 꿈꾸며
내 집
2007년의 사포
10월의 교정
11월의 낙엽
내일을 위한 기도



제2부

나무가 깡통에게 - 난지도를 지나며
Love of My Life?
글로벌 뉴스
세계는 지금
나무는 울지 않는다
손의 여행
활주로
얼음처럼 낯선
4월은 잔인한 달
사계절의 꿈
여기에서 저기로
한가한 오후
광장을 지나며
2008년 6월, 서울
지상 최대의 쇼-베이징올림픽 개막식
일상의 법칙들



제3부

온종일 집에서
허기와 객기
가장 쉬운 길
동시를 읽고
동시를 읽은 다음날
타인의 시
한여름, 부엌에서
지루하지 않은 풍경
행복
아이에게
똑똑한 아이
극장
자연의 합창
하늘의 소리
?
청개구리의 후회
그 여자
보낸 편지함
청동정원



제4부

아름다움이 너희를 자유롭게
교토의 바위정원
나의 여행
4월의 알리칸테
파리의 지붕 밑
발굴 현장
철길, 핏줄
사교적인 저녁식사
나쁜 평판
서투른 배우
어떤 동문회
1977년 12월 7일
나는 시를 쓴다


해설 | 사가와 아키 글로벌 시대의 세련된 지성
시인의 말

 

글로벌 뉴스

 

유프라테스 강과 홍해가 마르고 닳도록

죽음의 행진이 멈추지 않는다

강한 자는 강자의 방식으로

약한 자는 약자의 방법으로

신의 이름으로 사형을 집행한다

 

예수와 마호메트가 태어나 묻힌 곳에서

예언자들이 평화를 설교했던 성지에서

왜 매일 총질이 끊이지 않는가

 

예언자들이 틀렸거나, 당신들이 틀린 거야

 

밥을 먹다 한 사람이 공중으로 날아간다

섬광과 굉음은 있지만, 살인자의 얼굴은 없어

우리는 안심하고 텔레비전을 켜고

첨단기술로 생중계되는 비극은 구경거리가 된다

 

발레리나의 날씬한 허벅지에서 피 묻은 바지로

화면이 바뀌는 데 일 초도 걸리지 않아

아파할 시간도 없이,

말쑥한 정장 차림의 신사숙녀가

녹음테이프에 담긴 시신들을 쏟아내며

종달새처럼 재잘된다

요단 강 동쪽과 서쪽의 반응을

높낮이가 없는 건조한 음성으로

총알처럼 빠르게,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이것도 미친 것 아닌가

 

화성에 우주선을 보내고

배아를 복제하는 똑똑한 사람들이

왜 인류의 자기 파괴를 막지 못하나

 

립글로스가 매끄러운 입술에서 언제까지

자살폭탄이라는 무시무시한 단어를 들어야 하나

비징한 고전음악에 깔린 어머니의 눈물을

사막에 몰아치는 복수의 회오리를……

 

종이 울리고

 

잠에서 깨어난 엘리베이터가

검정 구두들을 실어나른다.

금요일의 죄를 일요일에 속죄하려는,

피곤한 발들이

거대한 유리문 안으로 빨려들어간다.

 

시멘트 벽에 강림(降臨)한 거룩한 얼굴은

낡기도 전에 새로 칠해지고,

늙은 백인이 부러뜨린 십자가를

높이 세우는 까만 눈동자

할머니를 따라 주기도문을 외는 장밋빛 입술도

언젠가는 문밖으로 뛰쳐나가겠지

 

길 건너, 빌딩의 장막에 가려진 호숫가에는

신을 믿지 않는 부자들이

새벽부터 골프채를 휘두르고,

시끄러운 아침의 나라에 싫증난 사람들은

어디로든 떠나려 짐을 싸는데,

 

밤이 오기를 기다리며

나는 내 방을 떠나지 않는다.

미친 대한민국은 정치가들에게 맡기고

나를 천국으로 데려다줄 그,

잡지의 얼굴처럼 쉽게 나타났다 사라지는

그림을 내 것으로 붙들지 못해 탄식하면서

 

내일을 위한 기도

 

잘 가라 2007년, 어리석은 날들이여

봄부터 겨울까지 내가 도모했던 일이

하나도 이루어지지 않았으나

아가, 나무, 푸른 산이 보이면

초라한 한 해를 돌아보는 저녁이 춥지 않아

텔레비전에서 약속들이 쏟아질 때

나는 책장의 먼지를 털었다.

 

서해 바다를 덮은 검은 기름띠도

우리의 푸른 들판을 가리지는 못해

우리가 자신을 버리지 않는다면

누구도 우리를 버리지 못하며,

머리 위에서 해가 빛나는 동안, 희망은 죽지 않는다.

내일의 집을 지으며, 그대는 살아갈 힘을 얻으리니

 

이 냉혹한 별의 어느 서러운 구석에도

따사로운 정오의 햇볕을 허락하시는

당신을 믿지 않았던 저를 용서하시고,

 

사랑의 힘으로, 절망의 힘으로

거듭 태어나게 하소서.

시든 이파리에 생살이 돋고

제가 강인 줄도 잊어버린 흙바닥에 강물이 흐르고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창가에 우정이 꽃피게

 

먼길 떠나는 나그네가

살아서 떠돌

지상의 모든 길이

영원히 푸른 하늘과 닿게 하소서.

 

당신과 함께라면

가난한 잠을 깨우는

새벽 종소리가 저는 두렵지 않습니다.

 

2008년 6월, 서울

 

광장엔 옛날 사진들이, 피 묻은 신문들이 붙어 있고

확성기에서 울려퍼지는 노래도

어쩜! 이십 년 전과 똑같지만,

큰길에서 느긋하게 나눠주는 선언문은

그때보다 두껍고 인쇄 상태도 좋다.

21세기의 IT강국에서 인쇄된

빨간 느낌표는 세련되었고

서 있는 얼굴들은 군사독재에 저항하던 80년대처럼

분노로 일그러지지 않았다.

종이컵 안에서 안전하게 타는 촛불처럼 온화한 눈빛.

목숨을 걸고 싸우지 않는,

외치다가 내가 죽을 구호를 모르는 건강한 입술.

어깨에 부딪치는 익명의 팔을 견디지 못하고 나는

내 옆의 젊은이에게 촛불을 건네주고 지하로 들어갔다.

 

유모차 부대를 호위하는 청년들이 어찌나 멋있던지!

한국 남자들의 품종이 눈부시게 개량됐어.

역사는 이렇게 진보하는 거야.

친구와 수다를 즐기며 이탈리아 식당에서

칼을 들고 연어의 생살을 갈랐다.

입 안에 죄의식이 거품을 품지 않고

 

광장을 지나며

 

1981년 5월에 나는 순결한 하얀 운동화였다

독재자가 차려준 축제를 거부하려 학교를 뛰쳐나와

남학생과 어깨 걸고 행진하던 그날 이후, 나는 변했다

얼마나 많은 날들이 강물을 적시었나

정처없는 밤의 다리를 건너

쓸쓸한 도시의 창문들을 지나, 나는 늙었다

 

내 앞의길들을 토막내며 나는 걷는다

스무 살

서른 살

마흔의 내가

도서관에, 광장에, 카페에 앉아

누군가를 기다린다

그는,

그녀는 오지 않는다

1985년에도 1995년에도 그리고 2008년에도

 

내가 달라질 다른 곳을 헤매지만

아침에 깨어나면 제자리.

과거에 갇힌 시멘트 벽이 아니라

앞이 보이지 않는 정글에 던져졌다면,

삶은 더 단순했으리

 

서투르게, 능숙하게 벗겨진

신발들을 나는 절반도 기억하지 못한다

 

지상 최대의 쇼

-베이징올림픽 개막식

 

그토록 어두웠던 나라이기에

우주가 놀라게 불꽃을 터뜨리며

천문학적인 돈을 불살라야 했나.

 

지상 최대의 쇼를 냉면에 말아먹는다.

편안히 집에서 실크로드를 순례하는 밤.

 

천년제국의 후예들이, 무너진 건물더미에 깔린

시체들이 일어나 북을 두드린다.

땅을 흔들고 하늘을 찢으며

스모그를 걷어버린 오천 년의 북소리.

 

한 몸처럼 움직이는 팔과 다리들.

진시황릉에 묻힌 병사들처럼

바둑판 위의 돌처럼, 전체의 일부로만 존재하는 육체들.

그 옛날 황제를 치장했던 궁녀들처럼

오로지 하룻밤을 위해 온통 칠하고 붙이고

춤추는 만리장성의 인형들.

 

두루마리 위에 펼쳐진

찬란한 역사의 모서리는 날카로웠고

금박을 입힌 위에 금을 덧칠한 듯 번들거리는

빛의 바다, 인간의 바다, 중화인민공화국.

 

얼마나 기를 펴지 못하고 살았으면,

열강에 짓밟힌 백견의 치욕을

기나긴 장정의 굶주림을 보상받으려

오늘밤 미친 듯 쏟아내는가, 불쌍한 아시아여.

동경과 서울이 간 길을 베이징, 너도 피하지 못하는구나.

서양의 근대문물이 얼마나 신기했으면,

봉건제에서 포스트모던으로 건너뛰어

2008년의 첨단기술로 버무린 무협지를 과시하는가.

백년의 어둠을 깨고

허공을 불지르며 질주하는 열차에

나는 브레이크를 걸고 싶었다.

 

교토의 바위정원

 

여기 들어오는 자는 신발을 벗어라

 

오래된 나무마루에 떨어지는 햇빛.

나무도 물도 없는 이상한 정원.

바깥은 꽃나무가 우거진 봄날인데

바위와 흙벽을 바라보며

 

벽을 넘지 않는 초월에 심취했던

사무라이들, 寺院의 탐미주의자.

 

바라볼 뿐 소유하지 않겠다는

자신과의 약속이 무거워도

내려놓을 땅이 없었으니

남북이 십 미터인 직사각의 안뜰에서

 

위는 열리고 아래는 닫힌

유토피아, 혹은 감옥에서

아침마다 빗자루로 욕망을 쓸며

 

천하를 흑과 백으로만 재현한

그들이 떠난 뒤에도 검은 바위와 하얀 자갈은 남아

참선을 계속한다 흐트러지지 않는 곡선으로

 

16세기 일본의 상상력 속으로 들어가

열린 감옥이 내 방보다 편해서, 다리를 꼬았다 풀며

거기에 오기까지 내가 저지른 우여곡절을 지웠다.

지워지지 않는 총천연색을 정오의 광선에 태우며

단순한 흑백으로 돌아가고파.

 

발굴 현장

 

삼국시대, 백제라던가 통일신라였던가

노동에 지친 어느 장인의 실수로

기왓장에 찍힌 손자국.

두툼한 살결이 선명해

살아 숨쉬던 숨결이 느껴져, 선뜻 만지지 못했다

 

천년을 건너뛰어 내 앞에 서 있는

이름 없는 회색의 파편이

박물관에 보존된 보물보다 신비로워

금관을 장식하는 비취보다 또렷하게

내게 말을 건다

 

누구였을까?

얼마나 많은 기와를 구웠을까

富와 권력에 봉사하며

올려다보던 古都의 가을하늘.

그가 탐했지만 갖지 못했던 여자들.

그의 손끝에 닿았을 입술이며 가슴들이 환생해.

 

웃고 떠들며 情을 나누다

수천의 기와를 이고 운이 다하여, 허리가 꺾였을

목숨을 생각하며

 

오백 년이 지나 발굴된 文字의

지문(指紋)을 찍는다 피와 땀이 배인

진화(進化)의 흔적을.

 

어떤 동문회

 

젊은 그녀는 화창한 봄날 강물에 몸을 던졌고

 

누구는 유서를 남기고 4층에서 떨어졌고

 

누구는 암수술을 받은 뒤 계단에서 쓰러졌고

 

누구는 암수술을 받고 회복중이고

 

누구는 죽었는지 살았는지 소식을 모르고

 

누구는 뒤늦게 시험에 합격해 변호사로 일하고

 

누구는 사주팔자를 연구하는 도사가 되었고

 

그리고 겉은 멀쩡하지만 속은 화산이 타고 남은

재에 묻힌, 그녀는 날마다 자살을 꿈꾼다

 

그녀들과 학교를 다닌 나는

앞장서지는 않았지만 뒤에서 팔장끼지도 않은 나는

종이에 기억을 오려붙인다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어디서 그들과 나의 길이 갈렸는지, 이해하려고

 

중년의 기쁨

 

화장실을 나오며 나는 웃었다

 

끝난 줄 알았는데……

그게 다시 시작됐어!

 

젊어서는 쳐다보기도 역겨웠던

선홍빛 냄새가 향기로워,

가까이 코를 갖다댄다

 

그렇게 학대했는데도

내 몸의 시계는 멈추지 않았다

 

Love of My Life ?

 

너무 맑아

낚시꾼도 포기하고 돌아서

아무도 놀지 않는 연못.

깊은 물을 두려워 않던……

 

그는

나의 열린 문으로 들어온

날쌘 물고기.

 

노를 젓지 않아도 바람 부는 대로

움직이는 기술을 알던

능숙한 바람개비.

 

어느 겨울 아침, 황금비늘을 자랑하며

그는 떠났다.

 

그가 휘젓고 다닌 구석구석이

흉터와 무늬가 되어,

 

그가 일으킨 물결 밑에

꼼짝 않고 얼어붙어

비가 와도 나는 흐르지 못한다.

 

11월의 낙엽

 

가을비에 젖은 아스팔트.

돌아보면,

떨어질 잎이 하나 남아 있었나.

 

천둥에 떨고 번개에 갈라진 잎사귀.

심심한 아이들에게는 장난감이 되어주고

종이보다 가벼운 몸으로

더러운 뒷골목을 지키던 너.

 

허술한 나뭇가지에 목숨을 부지하고

식물의 운명에 순종했던,

상처투성이의 몸에 햇살이 닿으면

촘촘한 세월의 무늬가 드러나지만,

 

이대로 세차게 흔들리다

누군가의 가슴바닥에

훅, 떨어졌으면……

 

첫눈이 내려 무거운 눈을 매달고

허공에서 부서지기 전에,

순한 흙에 덮여 잠들었으면……

 

낙엽의 비문(碑文)을 읽을

그대는 지금 어디 있는가.

 

나는 시를 쓴다

 

아무도 위로해주지 않는

나를 위로하기 위해

 

혀를 깨무는 아픔 없이

무서운 폭풍을 잠재우려

 

봄꽃의 향기를 가을에 음미하려

잿더미에서 불씨를 찾으려

 

저녁놀을 너와 함께 마시기 위해

싱싱한 고기의 피로 더럽혀진 입술을 닦기 위해

 

젊은날의 지저분한 낙서들을 치우고

깨끗해질 책상서랍을 위해

 

안전하게 미치기 위해

내 말을 듣지 않는 컴퓨터에 복수하기 위해

 

치명적인 시간들을 괄호 안에 숨기는 재미에

부끄러룸을 감추려, 詩를 저지른다

 

청동정원

 

청도으로 빚은 나무가 못에 걸려 있네.

휘어진 가지에 사이좋게 마주 앉은

작은 새 한 쌍, 위에 매달린 종을

건드리면 청아한 울림이 떨어지지

 

그 밑에 누워서 음악도 듣고 책도 읽고

먼지가 이끼처럼 내려앉은 계절을 보내고

푸르던 잎이 퇴락한 왕조의 구릿빛으로 변하는데

나 말고는 지나간 사람이 없네

 

배반의 노래가 거실에 쌓이던

어느 날 나는 알았네

울리지 않는 종을……

수상한 그림자만 얼씬거리는

녹슨 청동정원에서

새와 단둘이 오래 살았네

 

문이 만 번쯤 열리고 닫히고

연애시를 백 편쯤 만드는 동안

누군가 천천히 지나가며

방울을 쓰다듬는 사람이 없어,

 

천둥처럼 울리기를 기다리며

단단히 문을 걸어잠그고

 

머리를 풀어헤친 여자가

누워 있네 차가운 바닥에

두 마리 새들이 하나로 겹쳐져,

새도 나무도 보이지 않을 때까지……

 

 

 

 

posted by 황영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