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책들/2011년도

2011-114 철학, 도시를 디자인하다 1

황영찬 2011. 10. 26. 16:01
2011-114 철학, 도시를 디자인하다 1

정재영 지음
2008, 풀빛



시흥시립대야도서관
SB026083

160
정 73 ㅊ 1

20세기 비엔나에서 고대 아테네까지
유럽으로 떠나는 2500년 서양 철학 이야기!

20세기 비엔나에서 고대 아테네까지
철학과 유럽 도시의 유쾌한 만남!

《철학, 도시를 디자인하다》는 여행의 형식을 빌린 서양 철학사다. 이 철학 여행을 등산에 비유한다면, 크고 작은 산이 끊어질 듯하다가 다시 이어지는 철학의 험준한 산맥을 종주하는 것이다.

《철학, 도시를 디자인하다》는 서양 철학의 흐름을 가장 잘 조망할 수 있는 열두 봉우리로 여러분을 안내한다. 20세기 비엔나에서 고대 아테네까지, 매력적인 유럽 도시들을 탐사하는 이 철학 여행 열두 장면은 각각 독립적이다. 그러면서도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하나의 긴 철학 종주 여행이 된다는 점이 이 책이 지닌 큰 미덕이다.

이 책은 간행물윤리위원회의 '2008 우수출판기획안 공모전' 당선작입니다.

나는 이 책을 "생각의 역사"라는 별칭으로 부른다. 그리고 이 책을 시작으로 하는 '생각의 3부작'을 꿈꾸고 있다. "생각의 전쟁"과 "생각의 함정"이 그 후속이다.

"생각의 역사"가 수천 년 서양 철학의 역사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시점, 그리고 그 결정적인 시기에 중심 무대로 기능했던 도시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생각의 전쟁"은 서양 철학에서 끈질기게 대치하고 경쟁했던 사상의 충돌에 관한 이야기다. 그래서 "생각의 역사"가 점과 점으로 이루어진 구조라고 한다면, "생각의 전쟁"은 선으로 이루어진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유럽의 도시에서 도시로 건너뛰는 것이 아니라 유럽의 길을 따라간다. "생각의 전쟁"은 전쟁에서 살아남은 승자의 이야기가 아니라, 전쟁에서 사라진 패자가 그 주인공이다.

한편 "생각의 함정"은 생각의 전쟁에서 승리한 자의 오만과 독선이 이야기의 큰 줄거리다. 나는 그 독선이 생각이 존재의 문제를 외면하는 데서 생겨안다고 본다. 철학적 리얼리즘을 지지하는 내가 '존재의 귀환'에 큰 희망을 걸고 있는 이유다.

지은이 정재영

그는 20대에 한 번, 그리고 40대에 또 한 번 대학에서 철학 훈련을 받았다. 낙타가 무거운 짐을 지기 위해 스스로 무릎을 꿇듯이, 삶의 무게를 한번 재보고 싶다는 치기가 항상 있었던 것 같다고 그는 말한다. 그는 서울대 철학과를 나왔다. 그리고 나이 40에 영국으로 건너가 워릭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전공은 사회 존재론. 인간이 만든 사회의 존재론적 성격을 규명하는 것이 그의 궁극적인 관심사다. 20대와 40대 사이에는 언론사 기자로 일했다. 그 시절을 월급 받으면서 인간과 사회를 보는 눈을 닦았던 유쾌한 훈련으로 그는 기억한다. 지금 대부산 중턱에서 살고 있다.

contents
차례

1

프롤로그_유럽 철학 여행을 떠나기 전에

PART 1
현대 철학 지도 새로 그리기 _ 서양 현대 철학

    CHAPTER 1 이 세상에 풀 수 없는 수수께끼는 없다 비엔나
    CHAPTER 2 철학의 새 천년, 1968년에 시작하다 파리
    CHAPTER 3 우리는 하나의 세계에 살고 있다 실재의 귀환

PART 2
근대적 세계관의 출발점을 찾아서 _ 서양 근대 철학 1

    CHAPTER 4 나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피렌체
    CHAPTER 5 이성은 자연을 있는 그대로 밝히는 빛이다 암스테르담
    CHAPTER 6 하얀 백지에 인간 사회를 그리다 에든버러

● 철학 여행을 더 하고 싶은 이들을 위하여
● 찾아보기

2

PART 2
근대적 세계관의 출발점을 찾아서 _ 서양 근대 철학 2

    CHAPTER 7 계몽의 철학적 주춧돌을 완성하다 쾨니히스베르크
    CHAPTER 8 절대정신의 세계 역사를 정리하다 베를린
    CHAPTER 9 근대 프로젝트를 새로운 틀로 바꾸다 런던
    CHAPTER 10 근대가 꿈꾼 인간은 허구다 바젤

PART 3
서양 철학의 뿌리를 찾아서 _
서양 고대 및 중세 철학

    CHAPTER 11 생각이 막히면 고대 그리스로 떠난다 아테네
    CHAPTER 12 유럽이 만들어지다 로마로 가는 길

에필로그 _ 유럽 철학 여행을 마치면서

● 철학 여행을 더 하고 싶은 이들을 위하여
● 찾아보기

PART 1
현대 철학 지도 새로 그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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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현대 철학

CHAPTER 1 이 세상에 풀 수 없는 수수께끼는 없다 ▒ 비엔나

비엔나는 근대의 빛과 그림자를 동시에 가진 두 얼굴의 도시다. 이 점이 근대 유럽 문화를
대표하는 다른 도시들과는 다르다. 피렌체는 중세의 길고 긴 터널을 벗어난 근대 여명기의 기쁨이
가득하다. 런던은 세계 표준을 만든 주역 도시로서의 긍지가 넘친다. 그래서 근대가 가진
이중성을 읽기에는 비엔나가 제격이다. 유럽의 동서와 남북의 문화가 비엔나에서 교차하듯,
근대가 가진 빛과 그림자는 비엔나에 잘 녹아 있다. 마치 이질적인 요소를 결합해서
우아한 모양과 맛으로 변화시킨 비엔나커피처럼.

이질적인 요소의 결합인 하이브리드는 비엔나 문화의 한 특성이다.
사진은 비엔나 벨베데레 상궁 앞에 있는 반인반수의 하이브리드인 스핑크스 조각상.

그리스 아티카 지방에서 출토된 도자기에 새겨진 오이디푸스와 스핑크스.

기원전 470~430년경. 바티칸 박물관 소장.

프랑스 파리 시청사의 스핑크스. 1870년대 작품.

콜롬비아 출신의 현대 작가 페르난도 보테로가 만든 뚱뚱한 스핑크스 조각상.
콜롬비아 제2도시 메데진에 있다.

로마 제국의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비엔나 출신의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가 그린 벽화 <철학>.
이 그림은 1945년 화재로 건물이 불타면서 함께 소실되었다.

비엔나 대학.

비엔나 '카페 센트럴'.

비트겐슈타인 하우스. 이 건물은 비트겐슈타인의 누이 마가레트의 집으로,
비트겐슈타인이 비엔나에 잠시 머물 때 건축가 파울 엥겔만과 함께 완성한 집이다.

CHAPTER 2 철학의 새 천년, 1968년에 시작되다 ▒ 파리

근대의 끝은 어디인가. 도대체 어느 지점이 근대의 종착역인가. 근대를 설계한 기획자들은 그
마지막 단계를 상정하지 안았음에 분명하다. 그들은 근대의 설계를 '하얀 백지'에서 시작했지만,
그 설계도가 근대 이후의 시대에 또 하나의 백지로 취급받을 것이라는 점은
아예 상정하지 않았다. 1968년 파리에서는 우리가 근대라고 부르는 역사의 한 시대가
마감되었다는 사인이 나타났다. 아직은 무엇이라고 규정하기 힘든, 그래서 편의상
'근대 이후에 온 것포스트모더니티'이라고 부르는 새 시대의 징후다.


 

파리 낭테르대학. 세계를 한 바퀴 돈 68운동은 이 대학에서 시작되었다.
 

1968년 5월 파리 시위 당시에 등장했던 포스터들.

비트겐슈타인이 《철학 논구》에 직접 그린 오리-토끼.
보기에 따라서 오리로도 보이고, 토끼로도 보인다.

자연인가 예술인가? 사진을 세로로 세우면 영락없는 기도하는 어머니와 아이의 모습이다.

《포스트모던의 조건》이라는 제목으로 사진 포털 사이트 플리커(
www.flickr.com)에 올라있는 사진이다.

낭테르대학 전철역. 이곳에서 전철을 타면 파리 메트로 지하철과 연결된다.

CHAPTER 3 우리는 하나의 세계에 살고 있다 ▒ 실재의 귀환
우리는 누구나 자신이 위치한 시간과 공간 좌표에서 세계를 본다. 그리고 각자가 속한
특정 문화의 시각에서 세계를 이해하고 해석한다. 지도에 비유하지만 유럽이 그리는 세계는
유럽이 중심인 세계 지도와 비슷하고, 아시아가 그리는 세계는 아시아가 중심인 세계 지도와
비슷하며, 오스트레일리아가 바라보는 세계는 남반부가 중심이 된 세계 지도에 근접해 있다.
우리는 과연 자신의 관점을 뛰어넘는 세계를 정확하게 그릴 수 있을까?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우리는 하나의 세계가 아닌, 복수의 세계에서 살고 있다는 말인가?

태평양이 지도의 중심에 자리한 세계 지도. 태평양 중심 지도
또는 아시아 중심 지도라고 불린다. 우리나라에서 많이 사용되는 지도다.

아메리카 대륙이 중심을 차지하는 세계 지도.
미국과 캐나다 등 아메리카에서 많이 사용하는 지도다.

유럽과 아프리카 대륙이 중심을 차지하는 세계 지도. 세계 지도의 표준처럼 사용된다.

남북이 뒤집힌 맥아더 수정판 세계 지도. 오스트레일리아가 세계의 중심에 있다.

인공위성에서 바라본 지구. 오른쪽에 한반도가 선명하게 보인다.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닭싸움. 발리 닭싸움은 돈을 건 단순한 도박이라고 규정하기도 어렵고, 권투 경기와 같은 스포츠 관전이라고 말하기도 힘들며, 종교의식으로 환원할 수도 없다.
PART 2
근대적 세계관의 출발점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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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근대 철학 - 1

CHAPTER 4 나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 피렌체
'내 눈으로 세계를 바라본다'는 원근법은 르네상스가 우리에게 준 선물이다.
중세 시대에 나의 눈으로 세상을 본다는 것은 추하고 위험한 일이었다. 그것은 교회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었다. 르네상스는 그것을 뒤집었다. 내가 서 있는 곳에서 내 눈에 보이는 대로
원근법에 기초해서 그림을 그렸더니, 추하지 않고 충분히 아름다웠다. 투시도에 기초해서 설계한
건축물은 부실하지 않고 튼튼했다. 새로운 시대, 곧 근대가 열렸다는 것은 내 눈으로 세계를
바라보기 시작한 '근대적 인간'이 등장했다는 뜻이다.

조르지오 바사리가 1550년에 쓴 《뛰어난 건축가, 화가, 조각가들의 전기》.
보통 《전기》라고 줄여서 부르는 이 책을 바사리는 메디치 가문에 헌정했다.

우피치 미술관 복도.

우피치 미술관 외부 풍경. 두 건물 사이로 자연스럽게 도로가 생겨났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최후의 만찬>. 1495~1498년 작. 이탈리아 밀라노의 산타마리아 델레그라치에 수도원 식당에 그려진 벽화다.

피에트로 로렌제티가 그린 <최후의 만찬>. 1320~1330년 작. 이탈리아 아시시의 성 프란체스코 아래쪽 성당에 그려진 벽화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동방박사의 경배>. 다빈치가 그린 밑그림을 누군가가 채색해서 완성한 그림이다.

다빈치가 직접 그린 <동방박사의 경배> 밑그림 스케치.

영국 윈저성의 왕립도서관에 소장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스케치.

미켈란젤로의 시스티나 성당 천장 벽화 <최후의 심판>. 1534~1541년 작.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상>. 피렌체 시청 앞에 있던 이 동상은 보존상의 문제로 현재는 피렌체 아카데미아 건물 안으로 옮겨져 있다.

목성 주위를 도는 네 개의 갈릴레오의 달. 위로부터 이오, 유로파, 칼리스토, 가니메데.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목성 주위를 도는 달을 발견한 것은 지구를 중심으로 천체가 돈다는 천문학의 기반을 흔드는 대사건이었다.

CHAPTER 5 이성은 자연을 있는 그대로 밝히는 빛이다 ▒ 암스테르담
암스테르담에서 우리는 17세기 황금빛 흔적을 만난다. 네덜란드에서 '황금시대'라고 부르는
17세기의 암스테르담은 대서양과 인도양에서 무역 상품이 쏟아져 들어오는 세계 무역의 전시장이
었으며, 종교와 사상의 자유를 찾아온 자유의 땅이기도 했다. 근대 철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데카르트는 이곳에서 새 시대의 철학을 선보였으며, 삶과 철학에서 가장 완성도 높은
근대 철학자 가운데 한 명으로 평가되는 스피노자의 무대 역시 이곳이었다. 화가 렘브란트가
이 도시에서 빛의 세계를 선보였듯이, 근대 철학의 빛은 암스테르담에서 시작되었다.

x축과 y축을 교차시킨 데카르트의 평면 좌표. 2차원 평면상의 모든 점의 위치를 표시할 수 있다.

데카르트의 《방법 서설》초판. 1637년 네덜란드 레이덴에서 프랑스어로 출간되었으며, 라틴어 번역본은 그가 세상을 떠난 뒤 1656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놔왔다.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에 기초한 으톨레마이오스 천체도.
1539년 안트워프에서 출판된 도해도다.

CHAPTER 6 하얀 백지에 인간 사회를 그리다 ▒ 에든버러
에든버러를 무대로 한 스코틀랜드 계몽주의는 데카르트에서 시작된 '이성의 기획'을 대치한
'경험의 기획'을 선보였다. 오늘의 세계는 정부보다 시장의 역할을 중시하는 경향이
오히려 더 강하다. 과거에는 정부에서 마땅히 해야 할 일로 생각했던 사회복지 분야를
시민 사회에 맡기거나, 또는 시민 사회와 함께해야 할 일로 생각한다. 그 사상의 원류를
거슬러 올라가면 우리는 스코틀랜드 계몽주의와 만나게 된다.

에든버러 로열 마일에 있는 데이비드 흄 조각상.
그는 근대 경험주의 철학의 완성자인 동시에 스코틀랜드 계몽주의의 설계자이기도 하다.

에든버러 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