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책들/2011년도

2011-118 한국철학 에세이

황영찬 2011. 11. 3. 07:58
2011-118 한국철학 에세이 개정증보판

김교빈 지음 | 이부록 그림
2010, 동녘



시흥시립대야도서관
SB41295

151
김 15 ㅎ


동녁 선서 93

인물로 보는 우리 철학의 흐름
원효의 불교사상에서 최제우의 동학사상에 이르는 우리 철학사에서 한국철학이란 무엇인가?
하는 물음과 함께 당대를 살다간 이들의 고민과 삶에 대한 물음 그리고 당면한 현실을
헤쳐나가는 사상적 모색으로서의 철학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떤 암시를 주는지에
대해 살펴 보고 있다.

《동양철학 에세이》를 쓴 김교빈 선생님의 쉽고 재미있는 우리 철학 이야기

2008년 1월 일본평론사에서 일본어 번역본 전격 출간!

지은이
김교빈

1953년 서울에서 태어나 성균관대학교 동양철학과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철학사상연구회와 인문콘텐츠학회 회장, 학술단체협의회 상임대표를 지냈고, 현재 호서대학교 문화기획학과 교수로 있다.
주요 논문으로는 <서화담의 기철학에 대한 고찰>. <본체론과 심성론을 통해 본 주자의 격물지치 이해>, <남북 철학계의 시각차와 북한 철학계의 변화에 대한 검토> 외 다수가 있다.
지은 책으로 《동양철학 에세이》,《하곡 정제두》가 있고, 여럿이 함께 지은 책으로《강좌 한국철학》,《기학의 모험》,《동양철학과 한의학》등이 있으며, 여럿이 함께 옮긴 책으로《중국 고대의 논리》,《중국 고대철학의 세계》,《중국 의학과 철학》,《기의 철학》등이 있다.

그린이
이부록

1971년 인천에서 태어나 서울대 동양학과를 졸업했다. 비디오아트, 일러스트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사회에 말걸기를 시도하고 있다. 《워바타, 전쟁 그림 문자》를 펴냈고, 《보이는 세상, 보이지 않는 세상》,《나는 유령작가입니다》,《동양철학 에세이》에 그림을 그렸다.

차례

개정증보판 책머리에
초판 책머리에

바로보기 우리 철학의 길
원효 한국 불교의 뿌리
지눌 정성을 다해도 모래로 밥을 지을 수는 없다
화담 서경덕 종달새를 바라보며 하루해를 보내다
회재 이언적 논쟁을 통해 성리학을 뿌리내리다
퇴계 이황 사람이 말을 부리는가, 말이 사람을 부리는가
율곡 이이 임금의 하늘은 백성이고, 백성의 하늘은 밥이다
하곡 정제두 만물의 이치가 내 마음에 있다
연암 박지원 격정의 삶을 살아간 북학의 대두
다산 정약용 농민이 아니면 땅을 가질 수 없다
수운 최제우 사람이 곧 하늘이다
돌아보기 오늘 우리에게 한국철학은 무엇인가

삶은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
죽음이란 어디로 간단 말인고.
삶이란 한 조각 뜬구름 이는 것이요
죽음이란 뜬구름의 꺼짐이로세.
뜬구름 그 자체가 실없는 것인데
살고 죽고 오고 감이 이와 같구나.
- 원효, "무상(無常)"

내 몸은 진리의 나무요
내 마음은 맑은 거울대이다
때때로 털어 내고 닦아 내서
먼지 끼지 못하게 하자
- 홍인대사의 수제자 신수(神秀)

진리란 본래 나무가 아니며
마음 또한 정해진 틀이 없다네
본래 아무것도 없는 것인데
어디에서 먼지가 인다고 하는가
- 혜능

묻노니 부채를 흔들면 바람이 생기는데
바람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가?
만일 부채에서 나온다고 한다면
부채 속에 언제부터 바람이 있었는가?
만일 부채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면
필경 바람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가?
부채에서 나온다고 해도 말이 안 되고
부채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고 해도 말이 안 되네
만일 허(虛)에서 나온다고 한다면
오히려 저 부채를 떠나 또 허가 어떻게 스스로 바람을 만들어 낼 수 있단 말인가?
나는 그렇게 말할 수는 없다고 보네
부채가 바람을 몰아칠 수는 있지만
부채가 바람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로세
바람이 태허에서 쉬고 있을 때에는
고요하고 맑아서 아지랑이나 티끌 먼지가 일어나는 것조차 볼 수 없다네
그렇지만 부채를 흔들자마자 바람이 곧 몰아치네
바람은 氣라네
氣는 하늘과 땅 사이에 가득해서
물이 계곡을 꽉 채워 조금의 틈도 없는 것과 같네
저 바람이 고요하고 잠잠할 때는
그 모였다 흩어졌다 하는 모습을 볼 수 없지만
그렇다고 氣가 어찌 빈 적이 있으리오
노자가 '빈 것 같지만 다함이 없어서 움직일수록 더욱 나온다'고 한 것이 이것일세
그 부채를 흔들자마자 몰려가서는 氣가 들끓어서 바람이 부네
- 서경덕, "김재상이 부채를 선물함에 감사하며"(서경덕이 재상 김안국이 부채를 선물로 보내 오자 지은 시)

푸른 옷 긴 소매의 용호장(龍虎將)이 이와 같고 이와 같고 또 이와 같도다. 좋은 때여 좋은 때여, 다시 못 올 좋은 때로다. 만 년 만에 한 번 나오는 장부로서 오만 년 만에 만난 좋은 때로다. 용천검(龍泉劍) 드는 칼을 아니 쓰고 어이하랴. 춤추는 듯한 긴 소매 떨쳐 입고 이 칼 저 칼 넌짓 들어 탁 트인 넓은 천지 한 몸으로 비켜서서, 말 높이 한 곡조로 좋은 시절이여 좋은 시절이여 하고 불러내니, 용천검 날쌘 칼은 해와 달을 희롱한다. 계수나무 덮은 구름 춤추는 듯한 긴 소매가 우주를 덮었다.
- 동학경전에 나오는 칼노래

때를 만나서는 천하도 내 뜻과 같더니,
운 다하니 영웅도 스스로 어쩔 수 없구나.
백성을 사랑하고 정의를 위한 길이 허물이 되랴,
나라 위한 일편단심 그 누가 알리.
- 전봉준, <운명(殞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