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책들/2011년도

2011-129 노자평전

황영찬 2011. 11. 29. 08:12
2011-129 노자평전

쉬캉성 지음 | 유희재 · 신창호 옮김
2002, 미다스북스



시흥시대야도서관
EM028909

152.222
쉬 872 노

▲ 노자기우도老子騎牛圖. 조보지 그림. 송宋

▲ 노담老聃으로도 불리는 노자는 춘추전국시대 초나라 고현苦見(지금의 하남성 녹음) 사람으로 일찍이 주나라 장서실藏書室 사관史官을 지냈다. 그리고 언제나 늙은 소를 타고 두루 돌아다니며 자연 방임과 무위無爲의 다스림이라는 도가의 사상을 전파하였다고 전해진다.

▲ 안이성 와양의 태청궁太淸宮의 노군전老君殿

▲ 복건성 천주 청원산의 노군암老君岩

기원전 5, 6세기 사람으로서 중국에서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 노자는 오늘날까지 추앙과 연구의 대상이 되고 있다.

▲ 연장자인 노자에게 예를 묻는 공자

▲ 승덕承德 여름 별장에 있는 청나라 황제의 의사청議事廳. "담박경성澹泊敬誠(담백함을 으뜸으로 함)"이란 편액이 걸려 있는데, 이는 노자학설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노자의 도가 철학은 유학을 반대하면서도 유학을 발전시켰고 위진 현학에서는 한 시대의 주류 사상이 되기도 하였다. 또한 도교와 불교뿐 아니라 정치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도의 우주생성론을 주창한 그의 사상은 중국 철학의 체계를 세우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였다.

▲ 호남성 장사의 마왕퇴에서 출토된 백서본 『노자』현존하는 『노자』판본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이다.

『도덕경』이라고도 하는 『노자』는 '도道편'과 '덕德편'으로 되어 있다. 저작 시기와 주체는 분명하지 않다. 노자의 사상을 담고 있는 이 저작은 전국시대 중반부터 광범위한 영향력을 발휘하였고, 장자를 비롯한 여러 사상가들과 정치가들이 이를 탐독하였다. 또한 이 책에 대한 연구도 오랜 기간 계속되어 여러 주석본들이 고증을 거쳐 제작되어 왔다.

|차례|

서문

제1부 노자의 생애
노자의 성씨
노자의 이름과 자字
노자의 본관

제2부 『노자』는 어떤 책인가?

제3부 노자의 지혜
도道는 만물을 낳는다
덕德은 만물의 본성이다
천도天道는 무위無爲하고 귀신은 조화를 부리지 않는다
부드럽고 약한 것이 굳세고 강한 것을 이긴다
고요함(靜)으로 움직임(動)을 제어한다
서로 반대되면서 서로 완성시킨다
현묘한 마음의 거울(心鏡)을 깨끗이 씻어낸다
억지로 행하지 않고도 다스린다
소박하고 겸하謙下하라

제4부 노자가 중국철학사상에 미친 영향
중국 철학사에서 노자의 지위와 영향
중국 도교 사상사에서 노자의 지위와 영향
노자 사상이 중국 불교에 미친 영향

저자 후기

부록 - 『老子道德經』上 · 下篇

제1부
노자의 생애

담이란 귀가 질펀하고 귓바퀴가 없다는 뜻이다.
『신선전』에서 이르기를, '외자外字는 담'이라고 했는데, 생각건대,
자字는 호號이다. 아마 노자의 귀가 질펀하고 귓바퀴가
없어 담이라고 부른 듯하다.
- 『사기정의』

노자는 초나라 고현 여향 곡인리 사람이다. 성은 이씨이고, 이름은 이, 자는 백양伯陽이며, 일명 중이重耳이고, 외자外字는 담이다.
- 『사기정의史記正義』에 인용된『주도옥례朱韜玉禮』와『신선전神仙傳』

갈현葛玄이 말하기를, "이씨 여인의 소생이었기 때문에 어미의 성을 따랐다." 또 이르기를, "태어나면서 오얏나무(李樹)를 가리켰기 때문에 성을 이씨로 하였다."- 『사기색은史記索隱』

노자는 호號이지, 이름이 아니다. 노老는 '밝힌다(考)'는 의미이고, 자子는 '낳는다(孳)'는 뜻이다. 모든 이치를 가르치고 밝혀 성스러운 것을 낳아 이룬다는 뜻이다. 이에 만물을 낳고, 모든 사물을 잘 화합하게 하여 남김이 없게 한다는 것이다.
- 『사기정의』

노탐은 무위無爲를 배우고 도덕을 귀하게 여겼으니, 그가 바로 주나라 사관인 백양이다. 세 강물이 마르는 것을 보고 주나라가 장차 망할 것을 알았으며, 공자의 스승이 되었다.
- 『여씨춘추』의 「중언重言」

유왕幽王 3년에 서주의 세 강물이 모두 지진이 일어나 진동하자, 백양보가 말하기를 "주나라가 장차 망하겠구나"라고 하였다. 이 해에 세 강물이 마르고 기산岐山이 무너졌다. 11년에 왕이 멸망하였고 주나라는 다시 수도를 옮겨 갔다. 이를 고유가 보고 주석을 했다.
- 『국어國語』의「주어周語」

『지리지』에서 고현이 진나라에 속한다는 내용은 틀린 것이다. 고현은 본래 진나라에 속했으나, 춘추 말기에 초나라가 진나라를 멸망시켜 초나라에 귀속되었다. 그래서 초나라의 고현이라 한다.
- 『사기색은』

연표에 의하면, 회양국淮陽國은 한漢나라 경제景帝 3년에 폐하였다. 천한天漢연간에 역사를 편찬할 때에, 이곳은 초나라 절왕節王이 도읍한 팽성과 가까웠다. 의심하건대 이때 고현이 초나라에 속한 듯하다. 그러므로 태사공이 이를 기록하였을 것이다.

『괄지지括地志』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고현은 박주亳州 곡양현谷陽縣의 경계에 있었다. 노자의 집과 묘가 있고, 묘 안에 구정九井이 아직도 남아 있다. 지금의 박주 진원현眞源縣에 있다. 여는 음이 뇌賴이다. 그래서 진晉나라 『태강지기太康地記』에서는 '고현성 동쪽에 뇌향사賴鄕祠가 있는데, 노자가 태어난 곳이다.라고 하였다.
- 『사기정의』

공자의 나이 17세가 되던 해, 노나라의 대부인 맹희자孟釐子가 병으로 죽어가면서 그 후손인 의자懿子에게 훈계하며 말하였다.
"공구孔丘는 성인의 후손이다. (중략) 지금 공구가 아직 어린데도 예를 좋아하니, 통달한 자가 아니겠는가? 내가 죽거든 반드시 그를 스승으로 삼도록 하여라."
맹희자가 죽자 맹의자와 노나라의 남궁경숙南宮敬叔은 공자를 찾아가 예를 배웠다. (중략) 남궁경숙이 노나라 왕에게 청하였다.
"바라옵건대 공자와 함께 주나라로 가십시오."
노나라 왕은 공자와 함께 수레를 타고 주나라로 가서 예를 물었는데, 아마도 노자를 만났을 것이다.
- 『사기』의「공자세가」

맹의자와 남궁경숙이 공구에게 사사했던 때는 소공 24년 이후이다. 『사기』의「공자세가」에는 '공자의 나이 17세가 되던 해 맹희자가 죽었고, 맹의자와 남궁경숙이 공자에게 예를 배웠다'고 적혀 있다. 그러나 태사공은 그 해에 맹희자가 죽은 것으로 오인했고, 맹의자와 남국경숙이 소공 11년에 태어났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중략) 즉 소공 24년에 두 사람의 나이는 겨우 13세에 불과했다.
- 『춘추좌전』

공자의 나이 51세였으나, 아직도 도에 대해 듣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남쪽의 패沛로 가서 노담을 만났다. 노담이 물었다.
"그대가 왔는가? 나는 그대가 북방의 현자라고 들었는데, 그대는 도를 터득했는가?"
공자가 대답했다.
"아직 터득하지 못했습니다."
- 『장자莊子』의「천운天運」

공자가 서쪽의 주나라 왕실에 자신의 저서들을 소장시키고자 하자, 자로子路가 의논하며 이렇게 말하였다.
"제가 듣기로는 주나라의 서고 담당관으로 노담이란 자가 있는데, 지금은 물러나 고향에서 산다고 합니다. 선생님께서 저서를 소장시키고 싶다면 그를 한번 찾아가서 부탁해보시지요."
공자가 말하였다.
"좋은 생각이다."
공자가 노담을 만났으나 노담은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
- 『장자』의「천도天道」

공자가 말하였다.
"옛날에 내가 노담을 따라 항당巷黨에서 남의 장례를 돕고 있는데, 길에서 일식日食이 있었다.
노담이 말하였다.
'구丘야! 영구를 멈추고 길 오른쪽에 가서 곡을 그쳐라. 그리고 일식의 변동을 보아라'
일광이 회복된 뒤에 노담이 나아가면서 말하였다.
'이것이 예이다.'"
- 『예기』의「증자문」

길례吉禮에는 왼쪽을 높은 자리로 하고, 흉례凶禮에는 오른쪽을 높은 자리로 한다. 부관장군은 왼쪽에 자리하고, 상장군上將軍은 오른쪽에 자리한다. 이것은 상례喪禮로써 전쟁에 처하란 말이다. 많은 사람을 죽일 것이니, 애도하는 마음으로 임하고 전쟁에 이겼어도 상례로 마무리한다.
- 『노자』제31장

증자문에서 '공자가 말하기를, 옛날에 내가 노담을 따라 항당에서 남의 장례를 돕고 있는데, 길에서 일식이 있었다'고 하였다. 그런데 소공 24년 5월 을미 초하루에 일식이 있었다고 『춘추春秋』에 나와 있다. 이때가 공자가 노담을 따르며 예를 물었던 때이다.
- 『사기』의 「노자전전증」

소공 24년 공자의 나이 34세 때, 맹희자가 죽었다. 남궁경숙은 출문出門조차 할 수 없었을 뿐 아니라, 나이가 겨우 14세였다. 이때는 아마도 왕을 알현할 수 없었을 것이고, 주나라에 갈수도 없었을 것이다.
- 양옥승梁玉繩

기원전 518년 4월 9일에 일식이 일어났다. 시베리아 서부에서 일어나 동으로 약간 기울고, 서북으로 향하여 북방양으로 들어갔다. 노나라 도읍에서는 볼 수 없었다.
- 『춘추좌전』

그대가 말하는 옛 성인도 지금은 그 육신과 뼈마디가 썩어 문드러져서 그 말씀만 남아 있을 뿐이다. 군자는 때를 만나면 세상으로 나아가 정치를 하며 수레를 타는 귀한 몸이 된다. 그렇지 못하면 야인으로 떠돌이 신세가 되고 마는 것이다. 훌륭한 장사꾼은 물건을 깊숙이 보관해두어 속이 알차지만, 남보기에는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게 한다. 군자는 훌륭한 덕을 쌓아 속이 충실하지만 남보기에는 어리석은 것같이 보이게 한다. 그러니 그대는 교만함과 과욕과 잘난 척하는 마음과 산만한 생각 따위를 다 버려라. 그것들은 그대에게 아무런 이익도 되지 않는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이것뿐이다.
- 『사기』「노장신한열전」

"새가 날아다니고, 물고기는 헤엄치며, 짐승이 달린다는 것은 나도 잘 알고 있다. 그러니 달리는 것은 그물을 쳐서 잡고, 헤엄치는 것은 낚싯대를 드리워서 낚으며, 날아다니는 것은 주살을 쏘아야 떨어뜨릴 수 있다. 그러나 용은 바람과 구름을 타고 하늘을 날아오른다고 하니, 나로서는 용의 실체를 알 수가 없다. 나는 오늘 노자를 만났는데, 마치 용과 같아 전혀 잡히지 않는 사람이었다.
- 『사기』「노장신한열전」

공자가 노담을 만나고 돌아와서 왜 3일 동안 아무 말을 하지 않자,
제자가 물었다.
"선생님께서는 노담을 만나서 도대체 무엇을 깨우치셨습니까?"
공자가 말했다.
"나는 그곳에서 용을 보았다. 용은 합쳐지면 모습을 이루고, 흩어지면 아름다운 무늬를 그리며, 구름을 타고 음양 속을 훨훨 난다. 나는 입을 다물 수가 없었고, 혀가 달라붙어 말할 수가 없었다. 그런 내가 어찌 노담을 깨우친단 말인가?"
- 『장자』의「천운」

노래자老萊子의 제자가 나무를 하러 갔다가 중니(孔子)를 만나고 돌아와서 말하였다.
저기에 사람이 있는데, 위 몸통은 길고, 아래 몸통은 짧으며, 등은 굽고 귀가 머리 뒤쪽에 붙어 있습니다. 눈초리는 마치 천하를 다스리고 있는 듯한데, 누구네 자손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노래자가 말하였다.
"공구孔丘일 것이다. 불러 오너라."
중니가 오자 노래자가 말하였다.
"공구야, 그대 몸에 배어 있는 자만과 현학적인 모습을 버려라. 그러면 군자가 될 것이다."
- 『장자』의 「외물外物」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노래자도 초나라 사람이며 15편의 책을 지어 도가의 깊은 뜻을 밝혔는데, 공자와 동시대 사람이라고 한다.
- 『사기』「노장신한열전」

장수절張守節은 『사기정의』에서 '태사공이 노자를 노래자로 의심했으므로 그렇게 기록하였다'라고 밝혔으나, 이는 장수절이 잘못 본 것이다. 『사기』의「중니제자열전仲尼弟子列傳」에는 '공자가 존경하는 인물로서 주나라의 노담, 위나라의 거백옥, 제나라의 안평중, 초나라의 노래자, 정나라의 자산, 노나라의 맹공작 등 있다'고 적혀 있다. 그러므로 사마천은 본래 노담과 노래자를 다른 인물로 본 것이다. 이것이 첫 번째 증거이다. 그리고 사마천은 '노자는 상하 두편의 책을 지었는데, 도덕의 의미를 밝힌 5천여 글자를 남겼다'고 했으며, '노래자는 15편의 책을 지어 도가의 깊은 뜻을 밝혔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사마천은 명확히 두 사람이 다른 사람임을 의심하지 않았다. 한나라 때에 『노담』과『노래자』라는 책이 모두 있었다. 이것이 두 번째 증거이다. 이외에도 신도愼到 · 전병田騈 · 접여接予 · 추연騶衍 · 공손룡公孫龍, 묵적墨翟 등이 「맹자순경열전孟子荀卿列傳」에 부연된 것만을 보아도 알 수 있듯이, 태사공이 노자를 노래자로 의심했다는 장수절의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그리고 노래자가 초나라 사람인지, 공자와 동시대 사람인지를 태사공은 상세히 알 수 없었다. 그래서 전해오는 말에 의거해서 썼을 뿐이다. 즉 태사공은 「맹자순경열전」에서  '묵적은 송나라 대부로서 성을 잘 지키고 비용을 절약하였다. 어떤 사람은 그를 공자와 동시대를 살았던 인물이라고 말하고, 어떤 사람은 공자 이후의 인물이라고 말하여 분명치가 않다'라고 적었는데 이것이 바로 그와 동일한 필법이다.
- 『사기』「노자열전전정老子列傳箋証」

노자는 허무虛無의 도덕을 닦아서 스스로 재능을 숨겨, 이름이 드러나지 않도록 힘쓰는 데에 학문의 목표를 두었다. 주나라에 오래 머물렀는데, 주나라가 쇠퇴해지자 마침내 떠나기로 작정하고, 관문에 이르렀다. 관령關令 윤희尹喜가 "선생님께서는 이제 은거하시려고 하니 이 사람을 위해 가르침을 남겨주십시요"라고 청하였다. 이에 노자는 상하 두 편을 저술하여 도덕의 의미를 밝힌 5천 여 글자를 남기고 관을 떠났다. 그 후로 노자의 최후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 『사기』「노장신한열전」

공자가 죽은 뒤 129년 되던 해에, 주나라의 사관인 태사太史 담이 진헌공秦獻公을 만나 이렇게 말했다.
"진나라는 처음에 주나라와 합쳐져 있다가 500년 뒤에 갈라질 것이며, 갈라진 지 70년이 지나면 패왕이란 자가 나타나리라"
어떤 사람은 담이란 자가 노자라고 하고, 어떤 사람은 그렇지 않다고 한다. 세상에는 그것이 사실인지 아닌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노자는 숨어 지내는 군자이기 때문이다.
- 『사기』「노장신한열전」

노자의 아들은 이름이 종宗이었는데 위나라 장군이 되어 단간段干 땅에 봉해졌다. 종의 아들은 주注이고, 주의 아들은 궁宮이며, 궁의 현손은 가假인데, 가는 한漢 문제文帝를 섬겼다. 가의 아들인 해解는 교서왕膠西王 앙卬의 태부太傅가 되어 그 제나라에서 계속 살았다."
- 『사기』「노장신한열전」

제2부
『노자』는 어떤 책인가?

아는 이는 말하지 않고 말하는 사람은 알지 못한다.
그 구멍을 막고, 그 문을 닫고, 그 날카로움을 꺾고,
그 엉킴을 풀고, 그 빛을 누그러뜨리고,
그 더러움을 함께 뒤집어 쓰니
이를 일러 현묘하게 같아지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가까이 할 수도 없고 멀리 할 수도 없으며
이롭게 할 수도 없고 해롭게 할 수도 없으며
귀하게 여길 수도 없고 천하게 여길 수도 없으니
그러므로 천하의 귀한 것이 된다.
- 『노자』제56장

노탐老耽은 유柔를 귀하게 여기고, 공자는 인仁을 귀하게 여긴다. 묵적은 겸兼을 귀하게 여긴다.
- 『여씨춘추』「불이不二」

형 땅 사람 중에 활을 잃어버린 자가 있었는데, 찾으려고 하지도 않으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형 땅에 사는 사람이 잃어버렸으니 형 땅에 사는 사람이 얻을 것이 당연하다. 그러니 찾아서 무엇하겠는가?"
공자가 그 소리를 듣고 말하였다.
"형 땅을 떠나는 것이 옳다."
노담이 그 소리를 듣고 말하였다.
"그 사람을 떠나는 것이 옳다."
그러므로 노담은 공적인 데에 이르렀다.
천지는 크다. 천지가 만물을 낳았는데 자기 지식으로만 기르지 않고 이루었는데도 자기 것으로 소유하지 않으니, 만물이 모두 그 혜택을 입는다. 이익을 얻어도 어디에서 시작되는지 알지 못한다.
- 『여씨춘추』「귀공貴公」

노자가 말하였다.
"귀함은 반드시 천함을 근본으로 하고, 높은 것은 반드시 낮은 것을 터전으로 삼는다."
- 『전국책』「제책齊策」

세상에서 가장 부드러운 것은 세상에서 가장 견고한 것을 마음대로 부릴 수 있다. 형체가 없는 것은 틈이 없는 데로 스며들어 갈 수 있다. 나는 무위가 얼마나 유익한 지를 안다.
- 『노자』제43장

몸은 몸으로 보고 집안은 집안으로 보며 마을은 마을로 보고 나라는 나라로 보며 천하는 천하로 본다. 내가 어떻게 천하가 그러함을 알겠는가? 바로 이런 방식을 가지고서이다.
- 『노자』제54장

나는 세 가지 보배를 가지고 있는데, 그것을 잘 지키고 보존한다. 하나는 자애이고, 둘은 검약이고, 셋은 감히 세상을 위하여 앞에 나서지 않는 것이다.
- 『노자』제67장

나의 말은 아주 알기 쉽고, 아주 행하기도 쉽다. 세상에서는 알지도 못하고 행하지도 못한다.
- 『노자』제70장

만약 백성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으면 어떻게 그들을 두려움에 떨게할 수 있겠는가? 백성이 항상 죽음을 두려워하고, 범죄자를 내가 잡아죽인다면, 누가 감히 범죄를 저지르겠는가.
- 『노자』제72장

후왕은 하나를 얻어서 천하를 올바르게 한다. (중략) 후왕은 끊임없이 고귀하고 높게만 행세하려 들면 장차 실각하게 될 것이다. (중략) 후왕은 스스로 외로운 사람, 덕이 부족한 사람, 복이 없는 사람이라고 일컬었다.
- 『노자』제39장

도는 항상 무위하지만, 하지 아니함이 없다.
후왕이 이를 잘 지킨다면 만물은 저절로 교화될 것이다.
- 『노자』제37장

천하에 도가 있으면 예악과 정벌이 천자로부터 나오고, 천하에 도가 없으면 예악과 정벌이 제후로부터 나온다.
- 『논어』「계씨季氏」

제후들이 피폐한 틈을 타고 들고 일어날 것이다.
- 『손자병법』「작전作戰」

제후들의 계책을 알지 못하는 자는, 만약에 대비하며 미리 외교를 하지 못한다.
- 『손자병법』「군쟁軍爭」

제후들을 굴복시킬 적에는 해로움으로써 하고,
제후들은 부릴적에는 일로써 하고,
제후들을 나에게 할 적에는 이로움으로써 한다.
- 『손자병법』「구변九變」

제3부
노자의 지혜

사람은 연약하게 태어나지만 단단하게 굳어져 죽고
만물초목은 부드럽게 나서 딱딱하게 말라 죽는다.
그러므로 단단하고 강한 것은 죽음의 무리이고,
부드럽고 연약한 것은 삶의 무리이다.
그래서 군사가 강하기만 하면 이길 수 없고
나무가 강하기만 하면 베어진다.
강하고 큰 것은 낮은 곳에 있고,
부드럽고 연약한 것은 높은 곳에 처한다.
- 『노자』제76장

은나라는 하나라의 예를 인습하였으니, 덜어내고 보탠 것을 알 수 있으며, 주나라는 은나라의 예를 인습하였으니, 덜어내고 보탠 것을 알 수 있다. 혹시라도 주나라를 잇는 자가 있다면, 비록 백 세 뒤라 할지라도 알 수 있을 것이다.
- 『논어』「위정爲政」

사람으로서 인仁하지 못하면 예禮를 어떻게 사용하며, 사람으로서 인仁하지 못하면 악樂을 어떻게 사용할 수 있겠는가?
- 『논어』「팔일八佾」

길례(吉禮)에는 왼쪽을 높은 자리로 하고, 흉례(凶禮)에는 오른쪽을 높은 자리로 한다. 부관장군은 왼쪽에 자리하고, 상장군上將軍은 오른쪽에 자리한다. 이것은 상례喪禮로써 전쟁에 처하라는 말이다. 많은 사람을 죽일 것이니, 애도하는 마음으로 임하고, 전쟁에 이겼어도 상례로 마무리한다.
- 『노자』제31장

나에게는 세 가지 보배가 있으며, 나는 이것을 언제나 지니고 보존하고 있다. 첫째는 자애이고, 둘째는 검약이고, 셋째는 감히 천하의 앞에 나서지 않는 것이다.
- 『노자』제67장

보려고 해도 보이지 않는 것을 미微라 하고,
들으려 해도 들리지 않는 것을 희希라 하며,
만져보지만 만져지지 않는 것을 이夷라 한다.
세 가지는 끝까지 따져볼 수가 없다.
왜냐하면 원래부터 섞여서 하나이기 때문이다.
하나는 위쪽이라고 해서 밝지도 않고
아래쪽이라고 해서 어둡지도 않다.
끝없이 이어져 잇어 이름을 붙일 수가 없다.
그것은 무의 상태로 되돌아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것을 형상이 없는 형상이라 하고
사물이 없는 형상이라고 한다.
이것을 황홀이라 말한다.
- 『노자』제14장

이 세상에서 가장 부드러운 것이 이 세상에서 가장 단단한 것을 부린다. 형태가 없는 것은 틈이 없는 곳으로도 들어간다.
- 『노자』제43장

말로 표현할 수 있는 도는 참된 도가 아니고,
부를 수 있는 이름은 참된 이름이 아니다.
이름이 없는 것을 천지의 시초라 하고,
이름이 있는 것을 만물의 근원이라 한다.
(중략)
이 둘은 같은 근원에서 나온 것이다.
사람의 앞으로 나와서 이름을 달리 했을 뿐이다.
현묘하고도 현묘하니
온갖 묘한 것들을 빚어내는 문이다.
- 『노자』제1장

혼돈 상태에 잇으면서도 이루어지는 무엇인가가
천지만물보다도 먼저 생겼다.
그것은 소리가 없어 들을 수 없고,
형체가 없어 볼 수도 없다.
홀로 우뚝 서 있으며 늘 변하지 않는다.
두루 행해지면서도 위태롭지 않으니
천지만물의 어머니라 할 수 잇다.
나는 그 이름을 알지 못하겠다.
억지로 글자를 붙여 도道라 부르고,
억지로 이름을 지어 크다大 할 뿐이다.
- 『노자』제25장

이 세계에는 시작이 있는데,
그것이 이 세계의 어머니같은 역할을 한다.
그 어머니를 알면 그 자식을 알 수 있다.
그 자식을 알고
다시 그 어머니에게 돌아가 지킨다면
죽을 때까지 위태롭지 않을 것이다.
- 『노자』제52장

옛날부터 하나를 얻어서 된 것들이 있다.
하늘은 하나를 얻어서 맑고
땅은 하나를 얻어서 안정되며
신은 하나를 얻어서 영험하고,
골짜기는 하나를 얻어서 채워지며,
만물은 하나를 얻어서 살고,
통치자는 하나를 얻어서 천하를 바르게 한다.
- 『노자』제39장

리는 모나고 둥근 것, 길고 짧은 것, 거칠고 쏠리는 것, 굳고 허물거리는 것 사이의 분별이다
- 『한비자』「해로」

도라는 것은 정말로 황恍하고도 홀惚하다
홀하고 황하면서 그 안에 형상이 있다!
황하고 홀하면서 그 안에 형체가 있다!
그윽하면서 보이지 않지만
그 안에 정기가 있다!
그 정기는 참되고 믿음직스럽다.
예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이 존재하니
그것을 통해 시작을 볼 수 있다.
내가 어째서 시작되는 상태를 알겠는가?
이것에 의해서이다.
- 『노자』제21장

세가지(微希夷)는 헤아릴 수 없는 혼돈된 하나이다. 온전하게 이름 붙일 수 없고 무물無物로 돌아가니, 무물의 형상이 황홀하다. 그런데 다음 장에서는 '도라는 것은 오로지 황하고 홀하다. 홀하고도 황하면서 그 안에 형체가 있다'라고 하였다. 이 두 장에서 어떤 때는 형체가 없음을 말하고, 어떤 때는 형체가 있음을 말하였으니 일치하지 않는다.
- 손성孫盛 『노자의문반신老子疑問反訊』

노자의 글에는 그 말이 서로 모순되어 있다. 이것은 마치 얼음과 숯처럼 서로 상극되어 용납되지 않는 관계와 같다.
- 『하남정씨유서河南程氏遺書』제18권

도는 하나를 낳고, 하나는 둘을 낳고,
둘은 셋을 낳고, 셋은 만물을 낳는다.
만물은 음을 지고 양을 끌어안아서
텅빈 가운데 기가 충만하여 조화를 이룬다.
- 『노자』제42장

천하만물은 유에서 생겨나고 유는 무에서 생겨난다.
- 『노자』제40장

만물이 다같이 자라지만, 나는 그것이 근원으로 돌아감을 본다.
만물이 무성하게 자라지만, 결국은 모두 근원으로 돌아가게 마련이다.
근원으로 돌아가는 것을 고요함(靜)이라 한다.
- 『노자』제16장

오늘날 노자의 책을 자세하게 살펴보니, 생명력을 다스리는 것에 관한 글이다. 그러니 '덕은 만물의 본성이다'라고 정의할 수 있겠다.
- 고형高亨 『노자정고』

가장 훌륭한 덕(上德)은 덕이라고 하지 않는다.
그래서 덕이 있다.
수준 낮은 덕(下德)은 덕을 잃지 않으려고 애를 쓴다.
그러므로 덕이 없게 마련이다.
- 『노자』제38장

무엇을 낳고도 그것을 소유하지 않고
무엇을 하고도 그것을 자랑하지 않으며
무엇을 길러주고도 그것을 주재하려 들지 않는다.
- 『노자』제51장

지혜로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나라를 망치는 일이요.
지혜로 나라를 다스리지 않는 것은 나라를 복되게 하는 일이다.
이 두 가지를 아는 것이 다스림의 법칙이다.
언제나 다스림의 법도를 아는 것을
현덕이라고 한다.
- 『노자』제65장

하늘에 죄를 지으면 빌 곳이 없다.
- 『논어』「팔일」

죽음과 삶은 명에 달려 있고, 부와 귀는 하늘에 달려 있다.
- 『논어』「안연」

하늘이 무슨 말씀을 하시는가? 사시四時가 운행되고 온갖 만물이 잘자라는데, 하늘이 무슨 말씀을 하시는가?
- 『논어』「양화」

인을 행하는 것이 자신에게 달려 있는 것이지, 남에게 달려 있는 것이겠는가?
- 『논어』「안연」

하루라도 인에 힘쓰지 않는 자가 있는가? 나는 힘이 부족한 자를 아직 보지 못하였다.
- 『논어』「이인」

하늘은 응달과 양달, 추위와 더위, 시간의 변화와 관계되고, 땅은 먼 곳과 가까운 곳, 험한 곳과 평탄한 곳, 넓은 곳과 좁은 곳, 죽음과 삶과 관계된다.
- 『손자병법孫子兵法』「계편計篇」

그렇다면 누가 하늘의 의지에 따라 상을 받을 것인가? 누가 하늘의 의지에 반하여 벌을 받을 것인가? 묵자는 말하였다. 옛날 삼대의 성왕인 우 · 탕 · 문무는 하늘의 의지에 따라 상을 받았고, 옛날 삼대의 폭군인 걸 · 주 · 유 · 여는 하늘의 의지에 반하여 벌을 받았다.
- 「천지天志」상

명은 폭군이 지은 것으로 (중략) 어진 사람의 말이 아니다.
- 「비명」하

노력하면 반드시 다스려지고, 노력하지 않으면 어지러워진다.
(중략)
노력하면 반드시 귀하게 되고, 노력하지 않으면 천하게 된다.
노력하면 반드시 부유하게 되고, 노력하지 않으면 반드시 가난하게 된다.
- 「비명」하

천지는 어질지 않다.
만물을 풀강아지(芻狗)와 같이 여긴다.
- 『노자』제5장

하늘과 땅이 서로 만나 단 이슬을 내리듯이
백성들은 명령하지 않아도
스스로 제 질서를 찾는다.
- 『노자』제32장

사람도 잘 섬기지 못하는데 어찌 귀신을 섬기겠는가?
- 『논어』「선진」

신에게 제사 지낼 때는 신이 있는 듯이 한다.
- 『논어』「팔일」

귀신을 공경하되 멀리한다.
- 『논어』「옹야」

도로써 천하에 임하면,
귀신도 조화를 부리지 못한다.
귀신이 조화를 부리지 못할 뿐만 아니라
신도 사람을 해치지 못한다.
- 『노자』제60장

지금 『노자』를 보니 많은 이야기를 했다. 사람으로서 어찌 사랑하지 않았으랴. 그 학문은 세상에 나와서 천하를 다스리는 데 기여했다.

노자는 무언가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장자는 하지 않은 듯하다.
- 『주자어류朱子語類』권125

천하에는 겁쟁이들의 궘모술수가 많아 그 힘을 발휘할 수 없다. 그러나 지혜로 나아간다면, 필연적으로 세력을 넓혀 나갈 수 있다.
- 『제자학략설諸子學略說』

남성의 힘을 쓸 수 있으면서도 여성적인 겸허와 유약을 지키면
천하의 물이 모여 흘러가는 골짜기와 같이 될 수 잇다.
(중략)
밝게 알아서 미천한 자리를 지킬 수 있으면
천하의 골짜기가 될 수 있다.
- 『노자』제28장

백성들 위에 서려는 자는
반드시 자기를 낮추고
백성 앞에 서려는 자는
반드시 자신을 뒤로 해야 한다.
- 『노자』제66장

감히 세상을 위하여 앞으로 나서지 않음으로
온 세상의 지도자가 될 수 있다.
- 『노자』제67장

나라의 허물을 받아 들이니, 사직의 주인이라 하고,
나라의 상서롭지 못한 것을 받아들이니 천하의 왕이라 하는 것이다.
- 『노자』제78장

노자의 학문은 인내심을 필요로 한다. 한가한 때에 낮은 자리에 처하는 사람이고 긴요한 것을 가르치지 않는다. 가르침은 여러 갈래로 향하나 한 곳에 머무르지 않는다. (중략) 두렵도다! 두렵도다!
- 『주자어류』권22

무력은 좋지 못한 것이다.
부득이 해서 그것을 쓴다.
- 『노자』제31장

비록 무기가 있어도 쓸 필요가 없다.
- 『노자』제80장

천하에서 가장 부드러운 것이
천하에서 가장 견고한 것을 부린다.
- 『노자』제43장

천하에 물보다 더 부드럽고 약한 것은 없다.
하지만 굳센 것을 치는 데
물을 이길 것은 없다.
- 『노자』제78장

사람이 살아 있을 때는 유약하지만,
죽으면 뻣뻣해진다.
초목도 살아 있을 때는 부드럽지만,
죽으면 말라서 딱딱하게 된다.
그러므로 뻣뻣한 것은 죽음의 무리이고,
부드럽고 약한 것은 삶의 무리이다.
- 『노자』제76장

사람들이 모두 앞서려고 하는데, 그만이 홀로 남의 뒤를 따르려 했다.
- 『장자』「천하」

굽히는 것만 알고 뻗는 것은 알지 못했다.
- 「천론」

병법에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내가 싸움을 거는 사람(主)이 되지 말고,
부득이 하게 맞는 방어자(客)가 되어라.
한 치라도 감히 공격해나가지 말고
한 자 후퇴하라.'
- 『노자』제69장

적을 가볍게 보는 것보다 더 큰 화는 없다.
적을 가볍게 보다가는 나의 보배를 잃게 될 것이다.
- 『노자』제69장

강이나 바다가 온갖 골짜기의 왕이 될 수 있는 것은
잘 낮추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온갖 계곡물의 왕이 될 수 있다.
이렇기 때문에
백성들 위에 서려는 자는
반드시 자기를 낮추고
백성 앞에 서려는 자는
반드시 자신을 뒤로 해야 한다.
그러므로 성인이 위에 있어도
백성이 부담스러워 하지 않는다.
성인이 앞에 있어도
백성이 해롭다 하지 않는다.
그래서 온 천하가 즐거운 마음으로 그를 추대하고
싫어하지 않는다.
- 『노자』제66장

움츠리게 하고자 하면 반드시 먼저 펴줘야 하고,
약하게 만들고자 하면 반드시 먼저 강하게 해줘야 하고,
폐절하고자 하면 반드시 먼저 흉하게 해줘야 하고,
빼앗고자 하면 반드시 먼저 줘야 한다.
- 『노자』제36장

휘면 펴지게 된다.
패이면 꽉 차게 되고,
낡으면 새로워 진다.
적으면 얻게 되고,
많으면 미혹된다.
- 『노자』제22장

계속 채우려 드는 것보다
멈추는 것이 더 낫고,
잘 다듬어 날카롭게 하면
오래 갈 수 없다.
온갖 보화를 집안 가득 채우지만
그것을 지킬 수가 없고,
부유하고 높은 자리에 있다하여 교만하면
스스로 허물을 남기게 된다.
공이 이루어 지면 물러나는 것이
자연의 이치이다.
- 『노자』제9장

말이 없는 것이야말로 자연스런 것이다.
그러므로 강풍은 아침 나절 내내 불지 못하고,
폭우도 하루 종일 내리지 못한다.
누가 이렇게 하는가?
천지(자연)이다.
천지(자연)도 그렇게 오래 지속하지 못하거늘
하물며 사람에 있어서랴!
- 『노자』제23장

만물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으나
결국은 모두가 근원으로 되돌아가게 마련이다.
근원으로 되돌아가는 것을 고요함(靜)이라 하고,
그것을 본성으로 되돌아간다고 말한다.
본성으로 되돌아가는 것을 변하지 않는 도라고 한다.
- 『노자』제16장

무거운 것이 가벼운 것의 뿌리가 되고,
고요함이 조급함을 지배하게 된다.
- 『노자』제26장

고요함은 열기를 이기니
맑고 고요함이 천하의 올바른 것이다.
- 『노자』제45장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아름다움을 아름다운 것으로 인식하는 것은
추함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착한 것을 착하다고 인식하는 것은
착하지 않는 것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유有와 무無는 서로를 낳고,
어려움과 쉬움도 서로를 성립시켜주며,
긴 것과 짧은 것도 서로를 이뤄주고,
높은 것과 낮은 것도 서로를 포함하며,
노래와 소리도 서로 조화를 이루고,
앞과 뒤도 서로 따른다.
- 『노자』제2장

그러므로 귀한 것은 천한 것을 뿌리로 삼고,
높은 것은 낮은 것을 바탕으로 삼게 마련이다.
- 『노자』제39장

서른 개의 바퀴살이 하나의 바퀴통에 다 같이 꽂혀 있으나,
바퀴통의 한복판에 있는 빈 공간이 바로 수레를 작동시키는 요인이다.
흙을 이겨서 그릇을 만들지만
그릇 가운데에 있는 텅빈 공간이 바로 그릇을 쓸모있게 만드는 곳이다.
문이나 창을 뚫어 방을 만들지만,
방 가운데에 있는 공간이 바로 방을 쓸모있게 만드는 곳이다.
- 『노자』제11장

착한 사람은
착하지 않은 사람의 스승이고,
착하지 않은 사람은
착한 사람의 거울이다.
- 『노자』제27장

화禍 속에 복이 깃들어 있고,
복福 안에 화가 숨어 있다.
누가 그 근원을 알 수 있겠는가?
정해져 잇는 것은 없다.
바른 것은 다시 기이한 것이 되고
좋은 것은 다시 악한 것이 된다.
- 『노자』제58장

아름드리 나무도
털끝 같은 싹에서 생겨났고,
구층이나 되는 높은 누각도
한 줌 흙을 쌓아 올려서 된 것이고,
천리의 걸음도
발 밑의 한 걸음부터 시작된다.
- 『노자』제64장

어려운 일은 쉬운 데서부터 풀어야 하고,
큰일은 사소한 데서부터 치르도록 해야 한다.
세상의 어려운 일도 반드시 쉬운 데서 일어나고,
세상의 큰일도 반드시 작은 데서 일어난다.
- 『노자』제63장

학문에 종사하면, 지식이 나날이 늘고,
도를 닦으면, 지식이 나날이 줄어든다.
줄어들고 또 줄어들어 결국에는
무위의 경지에 도달하게 된다.
- 『노자』제48장

그러므로 성인은 말했다.
내가 억지로 하지 않으니,
백성이 저절로 질서를 찾고,
내가 고요함을 좋아하니,
백성이 저절로 바르게 되고,
내가 억지로 일을 꾸미지 않으니,
백성이 저절로 부유하게 되고,
내가 지나치게 욕심내지 않으니,
백성이 저절로 소박하게 되었다.
- 『노자』제57장

그러므로 성인은 억지로 행하는 바 없이 세상일에 처하고,
말없는 가르침을 실천한다.
- 『노자』제2장

가장 훌륭한 덕은 무위이면서 무엇을 위하여 일부터 작위하지 않는다.
- 『노자』제38장

움직임은 한기를 이기고, 고요함은 열기를 이기니, 맑고 고요함이 천하의 올바른 것이다.
- 『노자』제45장

백성을 다스리기 어려운 까닭은
그들이 지혜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교활한 지혜로써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나라를 망치는 일이요,
지혜로써 나라를 다스리지 않는 것은
나라의 복이 된다.
- 『노자』제65장

나라는 바른 도리로 다스리고,
용병작전은 기발한 전술로 치러야 하지만,
천하를 다스림에는 무위로 처해야 한다.
내가 어떻게 그러하다는 것을 알 수 있겠는가?
바로 무위자연의 도로써 알 수 있다.
천하에 금기가 많으면
백성이 더욱 가난하게 되고,
백성이 이로운 기물을 가지면 가질수록,
나라는 더욱 어둡고 혼란하게 되고,
사람들이 간교한 꾀를 많이 부리면,
간사한 일들이 더욱 많이 나타나게 되고,
법령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도적이 늘어나게 된다.
- 『노자』제57장

사람을 다스리고 하늘을 섬기는 데 아끼는 것(嗇)처럼 좋은 것은 없다.
- 『노자』제59장

성인은 하나로 고정된 마음을 갖지 않고,
모든 백성의 마음을 자기의 마음으로 삼는다.
착한 사람에게도
착하게 대하고,
착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착하게 대하니,
착함을 얻는다.
믿음직한 사람에게도
믿음직하게 대하고
믿음직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믿음직하게 대하니,
믿음직함을 얻는다.
성인이 천하를 다스리는 자리에 있으면,
모든 것을 포용하고
천하를 위해
자신의 마음을 도와 하나가 되게 한다.
- 『노자』제49장

옛날에 도를 잘 실천하는 사람은
백성을 똑똑하게 만들지 않고
오히려 바보같이 만들었다.
- 『노자』제65장

어진 이를 숭상하지 않아야
백성이 다투지 않고,
얻기 어려운 재화를 진귀하게 여기지 않아야
백성이 훔치지 않고,
명리를 좇는 탐욕을 보이지 않아야
백성의 마음이 흐르러지지 않는다.
그러므로 도를 체득한 성인은
백성의 마음을 허정하게 만들고,
배를 충실하게 채워주고,
뜻을 부드럽게 하고,
기골을 강하게 한다.
항상 백성이 앎이 없게 하고,
지혜로운 자가 감히 무엇을 한다고 하지 못하게 한다.
무위에 따라 다스리면
다스려지지 않는 것이 없다.
- 『노자』제3장

찬란한 오색五色의 빛은 사람의 눈을 멀게 하며,
난잡한 오음五音의 음악 소리는 사람의 귀를 혼란스럽게 하며,
잡다한 오미五味의 음식 맛은 사람의 입맛을 상하게 한다.
말몰이 사냥은 사람을 들뜨게 만들고,
진귀한 재물은 사람을 타락시킨다.
그러므로 성인의 다스림은
생명의 근원인 배를 채울 뿐,
눈을 위하여 꾸미지는 않는다.
- 『노자』제12장

나라는 작고 인구는 적다.
각종 병기나 문명의 이기가 있어도 결코 쓰지 않는다.
백성으로 하여금 저마다 생명을 귀중하게 생각하고
멀리 떠돌지 않게 한다.
비록 배나 수레가 있어도 타는 일이 없고,
무기가 있어도 쓸 일이 없다.
백성으로 하여금 문자를 버리고
다시 새끼줄을 엮어 뜻을 표시하게 한다.
백성으로 하여금 거친 음식이 맛있고
거친 옷이 아름다우며
초라한 풍속이 즐겁고
띠풀로 지은 집이 편안하다고
생각하도록 한다.
이웃 나라와 서로 마주보며,
닭이나 개의 울음소리가 들려도
늙어 죽을 때까지
서로 왕래하지 않는다.
- 『노자』제80장

과감하게 하는 용기가 있으면 죽고,
과감하게 하지 않는 용기가 있으면 산다.
- 『노자』제73장

강이나 바다가 온갖 골짜기의 왕이 될 수 있는 것은
그러므로 온갖 계곡물의 왕이 될 수 있다.
이렇기 때문에
백성들 위에 서려는 자는
반드시 자기를 낮추고,
백성 앞에 서려는 자는
반드시 자신을 뒤로 해야 한다.
그러므로 성인이 위에 있어도
백성이 부담스러워 하지 않는다.
성인이 앞에 있어도
백성이 해롭다 하지 않는다.
그래서 온 천하가 즐거운 마음으로 그를 추대하고
싫어하지 않는다.
그는 다투지 않으므로
세상의 어느 누구도 그와 다투려 하지 않는다.
- 『노자』제66장

큰 나라는 강물의 하류와 같다.
천하의 모든 나라와 사람들이 모여들게 마련이다.
큰 나라는 천하의 암컷과 같은 존재이다.
암컷은 항상 고요함으로써 수컷을 이기며,
고요함으로써 아래에 처해 있다.
그러므로 큰 나라가 겸하의 태도로
작은 나라에게 자기를 낮추면,
작은 나라를 다 모아 다스릴 수가 있고,
작은 나라도 겸하의 태도로
큰 나라에게 자기를 낮추면
큰 나라에 합해질 수가 있다.
따라서 큰 나라도 겸하로써 얻고,
작은 나라도 겸하로써 얻을 수 있다.
큰 나라는 오직 모든 나라를 합하여
그 백성을 잘 양육하고자 원할 뿐이고,
작은 나라는 오직 큰 나라에 합해져
백성을 잘 섬기기를 원할 뿐이다.
서로가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서는
큰 나라가 자기를 낮추어야 한다.
- 『노자』제61장

하늘의 도는
오직 만물을 이롭게만 하고 해치지 않으며,
성인 도는
오직 남을 위해 베풀기만 하고 다투지 않는다.
- 『노자』제81장

사물은 흔들리지 않을 때 유지하기 쉽고,
드러나지 않았을 때 도모하기 쉽다.
연약한 것은 부서지기 쉽고,
눈에 띄지 않는 것은 흐트러뜨리기가 쉽다.
일은 드러나기 전에 처리해야 하고,
나라는 혼란해지기 전에 다스려야 한다.
- 『노자』제64장

어려운 일은 쉬운 데서부터 풀어야 하고,
큰 일은 사소한 데서부터 치르도록 해야 한다.
천하의 어려운 일도 반드시 쉬운 데서 일어나고,
천하의 큰 일도 반드시 사소한 데서 일어난다.
그러므로 성인은
끝내 크다고 자처하지 않는다.
따라서 큰 일을 이룰 수 있는 것이다.
- 『노자』제63장

만약 백성이 죽음조차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죽음으로 그들을 두렵게 할 수 있겠는가?
만약 백성이 죽음을 두려워하는 데도 이상한 짓을 하는 놈이 있다면,
나는 그놈을 잡아서 죽이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누가 그를 죽일 것인가?
하늘에는 늘 죽음을 다스리는 자가 있어
나쁜 것을 죽게 한다.
그러나 사람이 하늘을 대신하여
남을 죽이는 것은
목수를 대신하여 나무를 깎는 일과 같은 말이다.
목수를 대신하여 나무를 깎는 자로서
자신의 손이 다치지 않는 자는 거의 없다.
- 『노자』제74장

백성이 굶주리고 있다.
통치자가 세금을 많이 거둬 먹어치우기 때문에
백성이 굶주리는 것이다.
- 『노자』제75장

백성이 사는 곳을 들들 볶지 말라.
백성이 사는 것을 지겹게 느끼지 않게 하라.
- 『노자』제72장

하늘과 도는 남는 것을 덜어내어
모자라는 곳에 보태준다.
- 『노자』제77장

조정은 심하게 썩었고, 전답은 황폐해졌으며, 창고는 텅텅 비었다. 그런데도 통치자들은 아름다운 비단옷을 입고, 날카로운 칼을 차고, 맛있는 음식을 물리도록 먹고, 재물을 쌓아놓고 있으니, 바로 도적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 『노자』제53장

무위자연의 도道가 없어지자 덕이 있게 되었으며,
덕이 없어지자 인仁이 있게 되었으며,
인이 없어지자 의義가 있게 되었으며,
의가 없어지자 예禮가 있게 되었다.
예는 진실한 마음이 희박해져서 나타난 것이며,
모든 다툼의 시초이다.
미리 앞질러서 안다는 것은
도의 장식물에 지나지 않으며
우둔함의 시원이다.
그러므로 어른스러운 사람은 돈후한 데에 처하고
천박한 데 살지 않는다.
- 『노자』제38장

성인은 자기를 알면서도 스스로 드러내지 않고,
자기를 아끼면서도 스스로 높이지 않는다.
따라서 위압을 내세우는 정치를 버리고
청정무위를 실현한다.
- 『노자』제72장

스스로 드러내지 않으므로
도리어 드러나 보이고,
스스로 옳다고 주장하지 않으므로
도리어 밝게 주장하지 않으므로
도리어 밝게 빛나고,
스스로 뽐내지 않으므로
도리어 공이 두드러지고,
스스로 자만하지 않으므로
지도자가 된다.
- 『노자』제22장

귀한 것은 천한 것을 뿌리로 삼고,
높은 것은 낮은 것을 바탕으로 삼는다.
그러므로 임금은 스스로를
외로운 사람, 덕이 적은 사람, 여물지 못한 사람이라고 부른다.
이것이 바로 천한 것을 뿌리로 삼는 것이 아니겠는가?
따라서 자주 명예롭기를 바라면,
도리어 명예롭지 못하게 된다.
- 『노자』제39장

만족함을 모르는 것보다 큰 화는 없다.
얻어가지려고 애쓰는 것보다 큰 허물은 없다.
만족할 줄 아는 사람만이 영원히 만족한다.
- 『노자』제46장

성인은 쌓아두지 않는다.
남을 위하면 위할수록
자기가 더 있게 된다.
힘써 남에게 주면 줄수록
자기가 더 풍요롭게 된다.
- 『노자』제81장

제4부
노자가 중국철학사상에 미친 영향

다른 사람을 아는 이는 지혜롭고 스스로를 아는 사람은 밝으며
남을 이기는 사람은 힘이 있고 자신을 이기는 이는 강하다.
만족할 줄 아는 자는 부유하고, 굳세게 행하는 사람은 뜻을 얻으며
제자리를 잃지 않는 이는 오래가고
죽더라도 사라지지 않는 사람은 오래산다.
- 『노자』제33장

억지로 행하지 않고 저절로 다스린 사람은 순 임금일 것이다. 무엇을 하였겠는가? 몸을 공손히 하고 바르게 남면南面하였을 뿐이었다.
- 『논어』「위령공衛靈公」

위대하도다. 요 임금의 임금됨이여! 높고 크도다. 저 하늘이 가장 큰데. 오직 요 임금만이 그와 같으셨으니, 그 공덕이 넓고 넓어 백성이 무어라 형용하지 못하는구나.
- 『논어』「태백」

하늘이 무슨 말을 하는가? 사시사철이 저절로 운행하고 만물이 자라나거늘, 하늘이 무슨 말을 하는가?
- 『논어』「양화陽貨」

병법에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내가 먼저 싸움을 거는 사람이 되지 말고,
어쩔 수 없이 맞이하는 방어자가 되라.
- 『노자』제69장

적군의 형태를 드러내게 하고 아군의 형태를 없는 듯이 보이게 한다면, 아군은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장악하게 되고 적은 분산될 것이다. 아군은 오로지 한 군데에 전투력을 투입하고, 적군은 열 군데로 전투력이 분산되도록 한다. 그러므로 열(十)로 하나(一)의 병력을 공격하는 셈이 된다. 아군은 병력이 많고 적군은 병력이 적다. 많은 병력으로 적은 병력을 공격하므로 상대방을 이기는 것은 쉽다. 우리가 공격하려는 곳을 적군이 알 수 없게 해야 한다. 적군이 알지 못하면, 그들이 대비하여야 할 곳이 많아진다. 적이 대비하여야 할 곳이 많으면, 우리가 싸울 상대가 적어진다.
- 『손자』「허실虛實」

어지러움은 다스림에서 생겨나고, 비겁은 용기에서 생겨나며, 약함은 강함에서 생겨난다.
- 『손자』「세편勢篇」

여러가지 전세는 기습 공격과 정면 공격에 불과하다. 기습 공격과 정면 공격의 변화는 이루 다 헤아릴 수가 없다. 기습 공격과 정면 공격은 서로를 낳게 하는 것이어서 마치 끝없이 돌아가는 것과 같으니, 누가 그 궁극을 헤아릴 수 있겠는가?
- 『손자』「세편」

군사들을 멸망할 처지에 몰아넣으면 용감히 싸워서 살아남게 된다. 군사들을 죽게 될 처지에 빠뜨리면, 힘을 다해 싸워 살아나게 된다.
- 『손자』「구지편九地篇」

전쟁이란 속이는 수단을 써야만 한다. 그러므로 능력이 있으면서도 능력이 없는 듯이 보이게 하며, 사용할 것인데도 사용하지 않을 것처럼 보여야 한다. 가까운 것인데도 먼 것처럼 보이게 하며, 먼 것인데도 가까운 것처럼 보여야 한다.
- 『손자』「계편計篇」

어려운 일은 쉬운 데서부터 풀어야 하고,
큰일은 사소한 데서부터 츠르도록 해야 한다.
천하의 어려운 일도 반드시 쉬운 데서 일어나고,
천하의 큰일도 반드시 사소한 일에서 일어난다.
- 『노자』제63장

바른 것이 다시 기이한 것이 되고
착한 것이 다시 악한 것으로 된다.
- 『노자』제58장

군대의 형세는 물과 같아야 한다. 물이 높은 곳을 피하여 낮은 곳으로 나아가듯이, 군대의 형태도 실實을 피하여 허虛를 쳐야 하는 것이다. 물은 땅으로 말미암아 흐름이 제어되고, 군대는 적으로 말미암아 승리를 제어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군대에는 일정한 형세가 없고, 물은 일정한 형상이 없는 것이다.
- 『손자』「허실虛實」

강이나 바다가 온갖 골짜기의 왕이 될 수 있는 것은
잘 낮추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온갖 계곡물의 왕이 될 수 있다.
이렇기 때문에 백성들 위에 서려는 자는 자기를 낮춘다.
- 『노자』제66장

천하에 물보다 더 유약한 것은 없다.
굳센 것을 치는 데는 물보다 더 뛰어난 것이 없다.
- 『노자』제78장

최고의 착한 덕은 물과 같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해주지만 다투지 않는다.
모든 사람들이 싫어하는 비천한 곳에 머문다.
그러므로 물의 특성은 도에 가깝다.
- 『노자』제8장

천도는 차면서도 넘치지 않는다. 무성하면서도 교만하지 않는다. 수고로우면서도 자랑하지 않는다. 성인은 때에 따라 행동하는데, 이것을 때를 지킨다고 한다. 하늘의 때는 만들지 않아도 행함이 없는 객이 오고, 사람의 일은 일어나지 않아도 행함이 없는 시작이 있다. (중략) 하늘의 때가 일어나지 않아도 먼저 객이 행하고 인간의 일이 일어나지 않아도 창조의 행위가 있으니, 이는 하늘을 거슬러서 사람에게 화합되지 않은 것이다. (중략) 때가 이르지 않으면 억지로 생기지 않고 일이 궁구되지 않으면 억지로 이룰 수 없다. 스스로 처하여서 천하를 헤아리고, 그 오는 곳을 얻어 바르게 하면, 때에 따라 베풀어져 정해진다.
- 『국어』「월어越語」

가장 완전한 것은 마치 덜 된 것과 같다.
아무리 써도 닳아지지 않는다.
가장 알찬 것은 마치 빈 것과 같다.
아무리 써도 끝이 없다. 가장 곧은 직선은 마치 굽은 것 같고,
최고의 웅변은 말을 더듬는 것 같으며,
최고의 기교는 서툰 듯하다.
- 『노자』제45장

천지사물은 유有에서 생기고, 유는 무無에서 생긴다.
- 『노자』제40장

도란 실제로 나타나는 작용이 있고 존재한다는 증거가 있으니, 행위도 없고 형체도 없다. 그것은 전할 수는 있으나 주고 받을 수는 없다. 터득할 수는 있으나 볼 수는 없다. 스스로 근본이 되어 천지가 생기기 이전 옛날부터 존재하며, 그것은 귀신이나 상제를 영묘하게 하고, 하늘과 땅을 낳았다.
- 『장자』「대종사大宗師」

만물이 무설하게 자라고 있으나, 결국은 모두 근원으로 돌아가게 마련이다. 근원으로 돌아가는 것을 정이라 한다.
- 『노자』제16장

조물주란 사물을 낳는 작용으로 죽은 것에 삶을 주지도 않고, 사물을 죽이는 작용으로 산 것에 죽음을 주지도 않는다. 죽음과 삶은 서로 기대고 있는 것이 아니며, 제각기 독자적으로 변해가는 것이다. 천지에 앞서 생겨난 것이 있다는데, 그것이 과연 사물인가? 사물을 사물로 존재하게 하는 것은 사물 자체가 아니다. 사물이란 사물에 앞서 무물無物의 상태에서는 생겨날 수가 없는 것이다. 생기는 이상 거기에는 이미 사물이 있기 때문이다. 이미 사물이 있으면 사물은 사물을 낳아 만물이 끝없이 생겨서 자라게 된다.
- 『장자』외편「지북유」

도에서 보면 사물에는 귀천이 없다. (중략) 그것을 명백히 하기 위하여 작은 풀 포기와 큰 기둥, 나병 환자와 미인 서시를 대조해본다면 매우 기이하고 야릇한 대조이지만, 참된 도의 입장에서는 다 같이 하나가 된다.
- 『장자』내편「제물론」

화 속에 복이 깃들어 있고,
복 안에 화가 숨어 있다.
누가 그 근원을 알 수 있겠는가?
정해져 있는 것은 없다.
바르게 되어 있는 것은 다시 기이한 것이 되고
착한 것이 다시 악한 것으로 된다.
- 『노자』제58장

예와 아니오의 차이가 얼마나 되겠는가?
좋고 싫음의 차이가 얼마나 되겠는가?
- 『노자』제20장

예악에 따라 몸을 굽히고 인의에 순순히 좇아 사람들의 마음을 뒤로 하는 것은 본래의 모습을 잃은 것이다.
- 『장자』외편「변무」

자연 그대로의 나무토막을 손상하지 않는다면 어느 누가 술 단지를 만들겠는가? 자연 그대로의 백옥을 훼손하지 않는다면 어느 누가 규나 장을 만들겠는가? 참된 도덕이 없어지지 않는다면 어찌 인과 의를 택하겠는가? 본래 그대로의 천성이나 진정이 떠나지 않는다면 어찌 예의나 음악이 필요하겠는가? 오색이 문란해지지 않는다면 어느 누가 무늬를 만들겠는가? 오성이 어지러워지지 않는다면 어느 누가 육률을 맞추겠는가? 통나무를 헤쳐서 그릇을 만든 것은 목수의 죄이지만 참된 도덕을 망쳐가며 인의를 만든 것은 성인의 잘못이다.
- 『장자』외편「마제」

성인이 죽지 않으면 큰 도둑이 없어지지 않는다. 비록 성인을 존중하고 천하를 다스린다 해도 결국 그것은 도척 같은 인간을 존중하고 이롭게 하는 셈이 된다. 되를 만들어 용량을 재려 하면, 그 되까지 훔쳐버린다. 저울을 만들어 물건을 달려 하면 그 저울까지 훔쳐버린다. 어음이나 증서를 만들어 신용 있게 하려 하면, 그 어음이나 증서까지 모두 훔쳐버린다. 어째서 그런 줄 아는가? 따쇠를 훔치는 자는 사형되고, 나라를 훔치는 자는 제후가 된다. 그 제후의 가문에 인의가 보존된다.
- 『장자』외편「거협」

저 백성에게는 공통된 속성이 있다. 옷감을 짜서 옷을 지어 입고, 땅을 갈아 식량을 얻는다. 이것을 누구나 다 갖춘 동덕同德이라 한다. (중략) 때문에 최고의 덕으로 다스려지는 평화의 세상에서는 사람들의 거동이 유유자적하며, 눈매가 밝고 환하다. 그런 시대에는 산에 길이 나 있지 않고 못에는 배나 다리도 없으며, 만물이 무리지어 생겨나 사는 곳에 경계를 두지 않았다. 새와 짐승은 떼지어 살고 초목은 마음대로 자랐다. (중략) 지극한 덕으로 다스려지는 세상에서는 새와 짐승과 함께 살았고, 만물과 함께 모여 살았다. 그러니 어찌 군자와 소인을 구분하겠는가? 모두 무지無知하여 본래의 참모습에서 떠나지 않았다. 모두 무욕無慾하여 그야말로 소박하다 할 수 있었다. 소박하기 때문에 백성의 자연스런 본성도 온전했다.
- 『장자』외편「마제」

그 시대 백성은 글자 대신 노끈을 매듭지어 기호로 썼고, 음식을 맛있게 여겼으며, 입는 옷을 훌륭하다고 했고, 풍속을 즐기며, 집을 편안하게 여겼다. 이웃 나라가 바로 내다보이고, 닭이나 개 울음소리가 들릴 정도였지만, 백성은 죽을 때까지 왕래하지 않았다. 이런 시대야말로 가장 잘 다스려졌던 시대이다.
- 『장자』외편「거협」

도가의 술은 음양학에 바탕하고 유가와 묵가의 장점을 채용하며, 명가와 법가의 요점을 가려 뽑은 것이다. 시대 상황의 추이에 따르고 사물의 변화에 대응한다. 풍속을 세워 일에 베푸니 마땅하지 않는 것이 없다. 사상은 간략하면서도 쉽게 잡히고, 일은 적지만 공은 크다.
- 『사기』「태사공자서太史公自序」

선왕이 유세하는 선비들에게 글을 배웠다. 추연 · 순우곤 · 전병 · 접여 · 신도 · 환연 등 76인 모두를 상대부로 삼아 정치에 대한 의론을 일삼았다. 그러므로 제나라 직하학의 학자들이 부흥하여 수백 수천에 이르렀다.
- 『사기』「전경중완세가田敬仲完世家」

신도는 조나라 사람, 전병과 접여는 제나라 사람, 환연은 초나라 사람인데 모두 다 황로의 도덕을 배우고, 그로 말미암아 터득한 것이 있어 그 주요한 뜻을 저술하였다. 신도는 12론을 저술하고, 환연은 상 · 하편을 저술하였으며, 전병과 접여도 모두 저술한 것이 있었다.
- 『사기』「맹자순경열전孟子荀卿列傳」

성은
- 『노자』제46장

박담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