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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2. 10. 12:37 내가 읽은 책들/2014년도

2014-114 아마존 - 상처받은 여전사의 땅

 

알랭 게르브랑 지음, 이무열 옮김

1996, 시공사

 

 

시흥시대야도서관

EM012127

 

082

시156ㅅ  22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 22

 

발 디딜 틈이 없는 빽빽한 숲,

바다만큼이나 깊고 넓은 어마어마한 강,

악몽 속에서나 나타날 법한 징그럽고 괴상한 동물들.

지구상에 마지막 남은 태초의 땅 아마존을 얘기할 때면

사람들은 그곳을 녹색의 지옥처럼 공포스러워했다.

그러나 이제 여전사 아마조네스들의 후손들과,

아마존의 무한한 가능성을 인식한 나라들은

개발과 환경 보존이란 두 마리 토끼를 좇으며

새로운 아마존을 창조하고 있다.

 

19세기 중엽,

프랑스의 해군 군의관 쥘 크레보는

아마존강과 오리노코강 유역으로 탐사를 떠났다.

그의 모험담은 석판화로 기록되어

프랑스의 <세계 여행>지에 1880~1881년 동안

소개되었다. 크레보는 1882년 4월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아마존 행을 시도하다가

토바족 인디오에게 살해당했다.

 

"여행을 서두르는 것은 시간 낭비이다.

그래서는 아무것도 볼 수 없다.

나는 지금 신의 은총으로 여기에 와 있다.

이 기회를 잘 활용해서 주의 깊게 자연을 조사해야 한다.

다시는 이 물을 보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작은 벤치에 앉아 있다.

내 앞에는 배의 나침반이 있고 무릎에는 노트가 있다.

나는 우리가 나아가는 길을 기록하는 중이다."

본능은 어서 빨리 급류를 타고 떠나라고 하는데,

이성이 나를 제지한다. 탐험가가 미지의 땅을 급히 지나가는 것은

적에게 등을 돌리고 달아나는 것과 같다."

 

"처녀림 -- 기아나에서는 '거대한 숲'이라고

부른다 --의 표정이 차갑고 무시무시하다.

30~40m는 됨직한 열주(列柱)들이 빽빽히

들어차 있다. 그 속에서 비할 데 없이

화려한 것을 가진 새들의 노래가 흘러 나온다."


 

"우아나카가 옆에 있는 나무 위로

올라갔다. 그는 가늘고 긴 막대 하나를

들고 있었는데, 막대 끝에는

밧줄로 만든 올가미가 매여 있었다.

그는 동물의 목에 올가미를 척 걸고는

홱 잡아당겼다."

 

"움직이는 숲으로 오해할 수도

있을 법한 인디오 한 무리가

태평스레 우리 옆을 계속

따라왔다."

 

L'Amazone, un geant blesse

 

차례

 

제1장 천지에 널린 계피

제2장 살아 있는 전설

제3장 이성의 시대가 열대우림 속을 파고들다

제4장 거대한 고무산업

제5장 인디오와 열대우림

기록과 증언

그림목록

찾아보기

 

알랭 게르브랑 Alain Gheerbrant

1920년 파리 태생인 알랭 게르브랑은 시인이자 영화제작자이고 탐험가이기도 한 다재다능한 사람이다. 그는 한때 아방가르드 출판인으로 일하다가 보고타로 떠나 거기서 오리노코-아마존 탐사대를 조직하여 1948년부터 1950년까지 아마존 탐사에 나섰다. 그는 시에라파리마 산맥을 넘어 야누마미족(당시에는 과하리보족으로 알려짐)과 최초로 평화적인 만남을 가졌다. 그후 세계를 두루 여행하며 연구와 집필을 거듭하여 이를 토대로 수많은 책과 영화를 만들었다.

 

옮긴이 : 이무열

1958년 전북 익산 출생.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를 졸업한 후 한국일보 타임라이프 북스 한국어판 편집장을 지냈으며 현재는 번역 및 저술에 종사하고 있다. 저서로는 <러시아사 100장면>이 있으며, 번역서로는 <정보 고속도로 길라잡이> <1980년대 러시아> <인공지능> <프로그래밍 언어> 외 다수가 있다.

 

제1장

천지에 널린 계피

 

"인디오들은 왜 이런 식으로 방어를 할까? 그것은 그들이 아마존의 신민(臣民)이라는 것말고는 달리 설명할 도리가 없다. 우리가 왔다는 게 알려지자 인디오들은 그들에게 가서 도움을 구했고, 곧 열 명 남짓한 아마존이 왔다. 아마존들은 여자 대장으로 인디오 남자들 앞에 서서 정말 용감하게 싸웠다. 인디오들은 감히 등을 돌릴 생각을 못 했는데, 그런 경우에는 아마존들이 우리가 보는 앞에서 그들을 쳐죽였다."

가스파르 데 카르바할

"정복자들은 눈을 크게 뜬 채 끝없이 이어지는 하얀 섬망 상태 속에서 살았다."

장 데스콜라

잉카 제국의 정복자 프란시스코 피사로.

키토 고원 지대 한쪽에는 안데스 산맥의 화산 봉우리 중 53개가 우뚝 솟아 있고, 다른 한쪽으로는 산기슭이 낮은 경사를 이루며 아마존 지역으로 뻗어 내려간다.

페루는 20년도 채 못 돼서 온 유럽을 휩쓸고 그 지정학적 균형까지도 깨뜨려 버린 황금강의 발원지였다. 강의 시원은 안데스 산맥이었는데, 잉카 신전에서 약탈한 보석과 신성한 그릇과 조각품들이 스페인인이 만든 용광로 속에서 주괴로 변했다. 야마들을 징발해 보물로 탈바꿈한 상품들을 해안으로 실어 나르면, 거기서 황금막대들을 캘리언선에 실었다.

안데스 산맥을 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스페인인의 말들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게 된 인디오들도 특수 훈련을 받은 개한테는 완전히 혼비백산했다. 피사로는 탐험에 사나운 인디오 공격용 개 2,000마리를 대동했다.

배를 만드는 스페인인.

오레야나가 돌아온 지 45년 뒤인 1587년, 지도 제작자 호안 마르티네스는 라플라티강 근처에다 파타고니아를 그려 넣고, 기아나 고지가 안데스 산맥에 이어진 것처럼 그렸으며, 오리노코강과 아마존강을 하나의 거대한 히드라처럼 만들어 바다로 빠져 출구가 적어도 둘인 것처럼 묘사했다. 오리노코강 하류가 분명한 위쪽 가지는 오레야나강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고, 마라뇬강에서 뻗어나온 아래쪽 가지에는 이름이 붙어 있지 않다. 두 강 사이에 아마존의 땅이 거대한 섬 모양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가스파르 데 카르바할은 여자 전사들이 분명히 북쪽에서 공격해 왔다고 기술했다. 이 지도를 보고 있노라면 잉카 제국 시인의 지혜가 떠오른다. 시인은 제국의 주변 숲을 휘감으며 미끄러져 내리는 이 물길을 아마루-마유, 즉 '거대한 뱀-인간의 어머니'라고 불렀다.



"그들이 바삐 활을 다루는 모습을 본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내 의견에 동의할 것이다. 벌거벗은 몸에 팔장식도 두르지 않은 모습으로 어찌나 빨리 화살을 뽑아 쏘아대는지, 솜씨가 영국인 명궁에 비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우리의 야만인들은 활을 쥔 손으로 화살통을 잡은 채, 시위를 여섯 번 당겼다 놓았다 싶은 동안에 12개의 화살을 날려보냈다."

장 드 래리


"황금 투구를 쓰고 번쩍이는 무기를 찬 전사들을 바라보는 데서 얻은 어떤 만족감도 그 야만인들이 싸우는 것을 지켜보는 기쁨에 비길 수는 없었다.

가스파르 데 카르바할


1602년 동판화에 묘사된 브라질 해안.

카를로스 5세는 브라질이 발견된 바로 그해에 태어났으나, 선제인 페르디난드나 이사벨 여왕만큼 아메리카 인디오들에게 지대한 관심을 보이지는 않았다. 그는 당시 신세계로부터 금이 대거 유입되는 데에 맞추어 자신의 새로운 본토 전략을 시행하는 데만도 너무 바빴던 것이 틀림없다. 그럼에도, 인디오의 노예화를 금지하고 그 신분을 인간으로 인정하는 신법의 반포(1548년)는 그의 통치와 신세계의 역사에 지속적인 연결고리를 만들었다. 그러나 그런 명령이 법적 구속력을 얻기까지는 몇 세기가 걸렸다.

곤살로 피사로의 처형을 그린 이 동판화는 운명의 장난에 대한 부정적인 교훈을 담고 있겠지만, 작가의 무대 연출 기교는 연극보다도 뛰어나다.


제2장

살아 있는 전설


나뭇잎이 나비로 변하고 열대 덩굴이 뱀으로 변하며 뱀이 덩굴로 변하는 등, 동물과 식물과 광물, 공기와 물, 빛과 그림자의 구별이 모호한 데서 야릇한 즐거움을 맛보는 세계에서, 어디서 현실이 떠나고 어디서 상상이 시작되는가를 꼬집어 말하기는 어렵다. 16세기와 17세기에 아마존 일대를 덮고 있는 우림은 숨을 죽인 채 환상을 추구하는 인간들이 빚어 내는 모험 가득한 대서사시를 지켜보았다.

엘도라도는 마누아에 사는 것으로 전해졌는데, 그 규모가 전설의 도시에 어울렸다. 월터 롤리 경에 따르면, 후안 마르티네스는 하루 종일 걷고도 더 걸어서야 황궁에 도착했다고 한다.

아무도 본 적이 없다 보니 점점 신비에 싸여, 파리마호수(그림은 1630년에 네덜란드인이 그린 지도)는 지도제작자들이 저지른 속임수 중에서도 가장 오래도록 사실로 믿어졌다. 지도에서 호수가 사라지기까지는 2세기가 걸렸다.

런던탑에서 13년 동안 고생을 한 뒤에, 월터 롤리는 가장 커다란 모험을 찾아서 신비의 땅, 엘도라도로 2차 항해를 떠낫다. 그는 후에 영국으로 돌아와 단두대에 세워졌다.

16세기의 판화에서처럼 환영하는 인디오들을 만나고 혼 후, 롤리는 런던탑에서 자신의 기념비적인(그러나 불행하게도 끝맺지 못한) 《세계사》를 쓰기 시작했다.

에와이파노마족(아세팔리, 즉 '머리없는 인간'으로도 불렸다)은 지금의 북베네수엘라에 사는 카리브 부족의 하나인 에콰나족이었는지도 모른다.

16세기에 아마조니아의 '야만인'들을 찾아 나선 광신적인 선교사들은 인디오들이 대거 내륙으로 도피해 들어간 데에 큰 책임이 있다. 자신들의 관습과 믿음을 악마 숭배라 하여 추방시키려는 조직적인 공격에 맞서 자신들을 힘으로 지키기 위해서, 인디오들은 마지못해 적합한 시기를 택하여 지나치게 열심인 침입자들을 참살했다. 선교사들은 반대로 이것을 순교자의 왕관을 쓸 기회로 받아들이고 더 한층 고무되어 오히려 노력을 배가했다(그림은 1611년의 스페인인 선교사 페레르). 어처구니없는 이 싸움이 사그라들기 시작한 것은 기독교가 모든 사람의 서로 다른 권리를 인정하고 나서부터였다.

아르마딜로에 관한 월터 롤리 경의 기록이다. "스페인인이 아르마디야라고 부르는 짐승은 레노세로 비슷하게 생긴 작은 접시 위에 줄무늬를 넣은 것 같은 모양을 하고 있는데, 꽁무니에 거대한 사냥용 나팔만큼이나 큰 하얀 뿔이 자라나 있다. 그 뿔은 휘감는 데 쓰였는데, 외과의사인 모나르두스는 그 뿔에서 나온 가루가 귀에 조금만 묻어도 귀머거리가 된다고 쓰고 있다."

결국에는 도시의 건설자로 변신하지 않은 정복자가 어디 있던가? 스페인인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피사로는 잉카제국을 장악하자마자 곧 그 성형 수술을 꾀하기 시작했다. 아타왈파는 1533년에 죽었고, 그와 더불어 그의 왕조는 사라졌다. 1534년, 피사로의 부관인 세바스티안 데 베날카사르는 수도를 파괴하고 스페인식 격자 모양의 거리를 가진 새로운 키토를 설계했다. 예수회 교단의 건축가가 해발 2,000m에다 세운, 마치 산꼭대기에 박힌 보석과도 같은 이 귀중한 유적은 지금까지도 잘 보존되어 있다.

고전풍의 괴기스런 이 그림은 신세계 탐험가의 스케치북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미켈란젤로의 그림에 가까운 분위기를 풍긴다. 장 드 래리의 브라질 항해(1555~1558년)기록 속에 들어 있는 이 삽화는 이름난 식인종 투피남바의 생활을 묘사한 장면이다.


"커다랗게 외치는 여자의 목소리가 마치 개나 늑대의 울부짖음처럼 들리는 것이 매우 신기했다. '그가 죽었어요!' 몇몇이 구슬픈 목소리로 말한다. '그는 매우 용감해서 우리들에게 많은 포로들을 먹을 수 있게 해주었는데.' 다른 사람들이 응답한다. '그는 정말 훌륭한 사냥꾼이고 뛰어난 낚시꾼이었는데!' 다시 한 명이 외친다. '오, 우리의 원수를 갚아 주던 사람이여, 우리의 용감한 포르투갈인 살육자여!'"

장 드 래리

우아하기 그지없는 고전풍의 이 그림은 '고상한 야인'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본 장 자크 루소와 동시대인이 그렸다. 인디오들을 미화시켜 그린 것으로 이보다 더한 것은 찾아볼 필요도 없을 정도이다. 역설적이게도, 신대륙에 관한 객관적인 기록이 부쩍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원주민들을 묘사하는 방식은 여전히 사실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 어떤 의도와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고 해도, 1616년 1월 20일의 벨렘 요새 축성은 포르투갈의 아마조니아 병합의 신호탄이었다. 다른 유럽인들이 철수하고 테이셰이라 선장이 키토 왕복 여행을 완수한 후, 포르투갈인들은 다음 단계의 침투에 착수하여 바라(현재의 마나우스) 요새를 쌓았다(1669년).

 

제3장

이성의 시대가 열대우림 속을 파고들다

 

"어떤 장벽이라도 넘겠다는 열정으로 그들은 안데스를 넘고, 컴컴한 신비의 강을 기어내려가고, 짐수레를 끌고서 사막을 가로지르고, 반딧불 반짝이는 뱀처럼 얽힌 정글을 헤치며 나아갔다 ……. 그들이 그런 식으로 조사하고 정리하고 문자화한 결과, 아메리카는 300년 동안 무성하던 환상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났다."

빅토르 볼프강 폰 하겐

《남아메리카가 그들을 불렀다》

쿠라레 독액에 관한 샤를 마리 드 라콩다민의 기록. "자기네들의 복수심이나 질투심, 증오감을 만족시키는, 그렇게도 확실하고 효과 빠른 도구를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 그것이 원숭이나 새들에 한해서만 치명적인 수단으로 쓰인다는 사실은 정말 놀라운 일이다. 자신의 새로운 신도들에게 두려움을 느끼고 종종 증오의 대상이 되는 선교사가 …… 해를 입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나 불신 없이 살아간다는 것은 더더욱 결단을 자아낸다."

 

1745년의 판화에 나타난 아마존강의 협곡.

"오늘 아침 몇 시간 동안 훔볼트와 함께 있었다. 그는 정말 대단한 사람이다! 그를 안 지는 그리 오래 되지 않았지만, 나는 그에게 늘 새로운 놀라움을 느낀다. 그는 지금까지 내가 만난 누구와도 견줄 수 없는 다재다능한 천재성을 가지고 있다. 그 어떤 주제가 화제에 오르더라도 그는 지극히 편안한 자세로 자신의 지식 창고에서 숱한 보물을 꺼내 우리 위에 쏟아붓는다. 그는 엄청난 물줄기를 쏟아 내는 분수와도 같다. 우리는 마를 줄 모르는 값진 물줄기를 받아 담을 그릇만 가지고 있으면 된다."

안데스 산맥을 넘는 훔볼트. 19세기의 동판화.

19세기 중엽 영국에는 산업혁명의 영향으로 새로운 종류의 과학연구자들이 등장했다. 바로 이권에 좌우되지 않는 과학자들이다. 자연과학의 발달에 크게 기여하여 아직까지도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헨리 월터 베이츠와 앨프레드 러셀 월리스를 생각해 보라. 그들이 처음 만나 서로가 모험의 꿈을 공유하고 있음을 알았을 때, 하나는 측량기사의 조수였고 하나는 속옷가게의 점원이었다. 대영박물관은 그들에게 곤충과 식물 표본의 채집을 의뢰했다. '팔 수 있는 상태로' 가져온 종 하나마다 3펜스를 준다는 조건이었다. 1848년, 그들은 열정 외에는 이렇다 할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벨렘에 상륙했다.

동물지리학회의 아버지. 앨프레드 러셀 월리스는 네그루강에서 4년을 보냈다. 진화론의 선구자였던 그는 다윈에게 자연선택에 관한 자신의 논문을 보냈고, 그 논문은 동시에 런던 린네 협회에 보고, 낭독되었다. 그 유명한 《종의 기원》의 첫번째 초안이었다.

아마조니아의 물에서 가장 장관인 두 괴물 중 하나인 악어를 잡는 헨리 월터 베이츠. 검은 카이만악어는 몸길이가 5~6m에 이른다. 카리브 해안에 사는 그 사촌, 크로코딜루스 인테르메디우스는 8m가 넘는 것도 있다고 한다. 아나콘다 중에는 몸길이 약 12m, 몸무게 150kg 이상까지 자라는 것도 있다고 주장하는 이도 있다.

리오브랑코 인디오

쿠니부시 인디오

마유루나시 인디오

마쿠시 인디오

철학여행

1783년에서 1792년 사이에 일군의 포르투갈인 탐험자-학자들은 아마조니아 인디오들과 동물상을 그린 당세기의 가장 귀중한 그림첩을 만들어서 명성을 얻었다. 알렉산드레 로드리게스 페레이라는 코임브라대학의 '자연철학' 박사였고, 그의 여행 동반자 주아킴 주세코디나와 주세 주아킴 프레이레는 리스본 왕립 자연사 수집소 소속의 화가였다. 그들은 9년동안 네그루강, 브랑코강, 마데이라강, 과포레강, 마모레강을 따라 4만km(지구의 둘레에 해당하는 거리이다)를 돌아다니며 계속해서 그림을 그렸다. 가는 곳마다 놀라움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은 비록 인디오를 처음 본 사람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사진처럼 정확하게 인디오에 관한 기록을 처음으로 남겼다. 그러한 발견 가운데에는 화살이나 창을 쏘는 데 쓴 장치가 있는데, 그것은 활보다도 앞서는 인류의 가장 오랜 무기 가운데 하나였다.

 

제4장

거대한 고무산업

 

"'에베'라고 불리는 나무는 에스메랄다스 지방에서 자란다. 단 한 번만 쭉 그어도 나무는 우유 같은 환액을 분비하는데, 공기와 접촉하면서 이 액은 차츰 굳어지고 색깔이 짙어진다. …… 마야족은 거기서 얻는 수지를 '카우추'라고 부르는데, '눈물을 흘리는 나무'라는 뜻이다."

샤를 마리 드 라콩다민

아마조니아 사람들은 오랜 옛날부터 야생 고무를 능숙하게 사용했다. 19세기에 오마과 인디오는 포르투갈인들에게 고무 시린지의 사용법을 시험해 보였다.

 

악순환

우기가 닥쳐 고무액 채취를 할 수 없게 되면 세링게이루는 자신의 수확물을 강 위에 띄우고아비아도르(중개인)가 기다리고 있는 마나우스로 내려간다(위). 펠레를 쪼개어 등급을 매기고(가운데) 무게를 단 후에(아래) 중개인은 자신의 고객과 새로운 계약에 서명한다. 물론 거래 실적표에서 그의 수입을 산출해 낸 뒤의 일이다. 아비아도르의 창고에는 통조림, 음료, 옷가지, 그리고 불쌍한 채취꾼들이 우기의 괴로운 몇 달 동안을 보내는 데 있으면 좋겠다 싶은 갖가지 물건들이 그득하다. 그러니 세링게이루가 올 때마다 늘상 아비아도르에게 더 많은 빚을 지는 것은 조금도 이상할 게 없다. 해를 거듭하면서 채취꾼은 '자유'를 꿈꾸지만, 결과는 그와 무자비한 주인 사이에 채무 관계의 사슬이 하나 더 늘어나는 것뿐이다.


제5장

인디오와 열대우림


"내 뒤를 이을 국왕, 내 딸인 공주, 내 아들인 왕자가 하는 모든 일, 하도록 허락되는 모든 일이 섬이나 육지, 어느 곳에 사는 인디오들, 그 생명과 재산 어느 것에도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나의 소원이다. 그 사람들이 진정으로 공평하고 친절한 대접을 받는 것을 그들이 눈으로 확인하기를 바라노라."

스페인 이사벨라 여왕의 마지막 유언




걷는 법 배우기

보토쿠도족 인디오들은 인종학자 피에르 클라스트레가 자신이 머물던 땅의 주인인 아셰족에게 숲으로 데리고 가달라고 부탁했을 때 배운 것을 잘 보여 주고 있다. 아셰족들은 멈칫했다. "그들의 가장 큰 염려는 나 때문에 일행의 속도가 늦어지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마침내 그들은 내가 동행하는 데 동의했고, 나는 곧 그들의 염려가 근거 있는 것임을 깨달았다." 그들은 그 때문에 '길을 우회하거나 시간을 낭비하지 않기를' 바랐다. "그들은 날랜 동작으로 걸었고, 나는 자꾸만 뒤로 처졌다. 끊임없이 이어져 있는 나무덩굴이 비록 꼼짝 못하게는 아닐지라도 계속해서 길을 막았고, 때로는 덩굴이 갑자기 나를 휘감아 나무줄기에 내동댕이치곤 했다. 옷이 가시에 걸리면 가시를 떼어 내기 위해 무진 애를 써야만 했다. 나는 뒤로 처지는 데 그치지 않고 야단법석을 떨었다! 그러나 아셰족은 말이 없고 날렵하고 능숙했다. 오래지 않아 나를 뒤처지게 만드는 요인 가운데 하나가 옷이라는 데 생각이 미쳤다. 나뭇가지와 덤불은 벌거벗은 인디오의 피부에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는 것 같았다. 나도 그들처럼 하기로 작정하고 옷을 벗어 던졌다."

세균전

아마존강의 양대 지류인 주루아강과 푸루스강은 페루, 볼리비아와 경계를 이루는 브라질의 아크레주를 관통하여 흐른다. 두 강은 전장에 걸쳐 항행이 가능했기 때문에 강의 원류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여행의 역사가 19세기 초엽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한때 이 지역에 살았던 인디오들은 탐험가들을 평화로이 맞았다. 그런데 고무 붐이 일면서 모든 것이 변했다. 이 지역에 야생 고무나무가 풍부하다는 것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인디오들에게는 불행하게도, 수아레스가 자신의 제국 건설에 착수했다. 인디오들을 되도록 신속하게 없애 버리기 위해 세랑게이루(투기꾼)들은 18세기에 영국인과 프랑스인들이 북아메리카 인디오들에게 시도하여 성공한 방법을 원용했다. 심지어는 병균에 감염된 옷을 건네주기까지 했던 것이다. 오늘날 이 사람들은 실제로 한 명도 남아 있지 않다. 

전세계의 다른 사람들처럼 인디오들(위는 카마칸족 인디오)도 춤을 언어와 축제, 둘 다로 생각했다. 신성과 세속 사이에 뚜렷한 구분이 없는 시대로의 일종의 회귀인 셈이다. 언어보다도 오래된(새들의 짝짓기 군무를 보라) 춤은 언어를 초월한다.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것을 전달하기 때문이다. 때로는 차분하게, 때로는 광란하며, 시간을 뛰어넘는 몰입으로 이중성 - 육체와 영혼,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 을 쓸어 없애고 존재를 다시 하나로 묶어 내면서, 춤은 생명 본능을 표현한다. 흔히 축제로, 이따금씩은 내키는 대로, 셀 수 없이 벌어지는 인디오들의 춤판은 출생, 사춘기, 죽음, 전쟁, 결혼, 집짓기, 새로운 땅의 개척 등등, 기념할 만한 일에서부터 일상적인 일까지, 인생 행로의 마디마디에 구두점을 찍는다.

인디오 공동체가 바깥 세계에 포위되어 공동체의 존속 자체를 위협받게 되었을 때, 샤먼의 지속적인 존재는 집단의 결집력과 나아가 존재 자체에 대한 가장 확실한 보증이었다 - 인종학자와 선교사들이 모두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던 사실이다. 예언자와 사제와 치료자가 하나로 뭉쳐진 샤먼은 부족원 개개인의 건강을 지키고 부족의 안녕과 행복에 관계된 모든 일에 자문을 한다.


"주민들의 발가벗은 몸은 풀로 이어짠 푹신한 바람벽과 야자나무의 술로 보호받는 것 같았다. 원주민들이 오두막에서 미끄러져 나올 때면, 마치 거대한 타조 깃으로 만든 덮개를 벗어 버리는 것처럼 보였다. 그들의 몸과 보드라운 상자에 담긴 장신구들은 정교한 본을 따르고 있었고, 몸의 화장과 칠이 화려하다 보니 오히려 살색이 돋보였으며, 몸의 요란한 칠은 또한 깃털과 꽃 사이에서 밝고 오묘한 섬광을 발하는 야생동물의 이빨 등, 그보다 더 휘황찬란한 장식물들이 도드라져 보이게 하는 배경 효과를 노린 것 같기도 했다. 그 광경은 마치 문명 전체가 삶의 형태와 내용과 색깔에 대한 단 하나의 뜨거운 애정에 전폭적인 협력을 보내고 있는 것 같았다."

클로드 레비스트로스

《슬픈 열대》

18세기 포르투갈인의 그림에 묘사된 쿠루추족 인디오의 공동의 집.

브라질과 콜롬비아, 페루의 교차로에 사는 제법 큰 규모의 인디오 부족인 술리몽스 강변의 투쿠나족(위)은 지난 2세기 동안, 용케도 자기네 사회문화적 통합력을 잃어버리지 않고 이웃 백인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살았다. 그러나 국제 언론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그들마저도 브라질 쪽에서의 잔인한 습격의 희생자가 되었다고 한다.

브라질령 아마존 지역의 인디오들이 사는 다양한 형식의 움막들.

 

"오셀롯 귀신아, 나한테로 내려오너라! 헤쿠라여, 당신은 나를 돕지 않았나이다. 나는 며칠 밤을 지새며 복수할 방법을 궁리했노라. 나는 수리 귀신과 딜 귀신을 보았노라. 달 귀신이 인간의 육체를 탐하여 움막 속에 들어왔다가 수이리나의 화살에 맞았구나. 그 상처와 흘린 피에서 살을 뜯어먹는 무수한 귀신들이 태어났도다. 달 귀신아, 수리 귀신아, 너희들은 식인종이다. 수리야, 네 머리는 피로 물들었고, 네 콧구멍에는 벌레들이 들끓는도다. 하늘에 잠자리들이 모여드는구나. 오마웨가 화살로 땅을 뚫었구나. 구멍 속에서 솟아나온 물줄기가 하늘에 닿아 하늘 뚜껑을 이루었도다. 그 위에서 잠자리들이 번식하는구나. 그 위에 목마른 자들이 산다! 그들을 나한테 내려오게 하라! 오마웨가 나의 혀에 불을 붙였도다! 그들로 하여금 내 혀를 적셔 새롭게 만들게 하라! 악마에게 우리 아이들을 잡아가도록 명령한 자들은 내 복수를 받으리라. 그들이 어디 있다하더라도."

한 아이의 죽음에 부친 야누마미족 샤먼의 주문

자크 리조 기록

만일 브라질인 투기꾼들이 우연히 시에라파리마 산맥의 아마존 쪽 사면에서 다량의 금과 다이아몬드 퇴적물을 발견하지만 않았더라면, 야누마미족은 지금까지 늘 그래 왔듯이 앞으로도 계속 우리와는 다른 또 하나의 세계에서 살아갔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유명한 모험가이자 런던탑에 갇힌 죄수였던 월터 롤리 경이 400년 전에 찾아 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바로 그 지점에서 엘도라도가 다시 태어났다. 1987년에 시작된 이 골드 러시는 4만 명의 사람들 - 그리고 그 문화와 질병 -을 야누마미 땅으로 불러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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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황영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