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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07'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4.05.07 2014-048 우물을 파는 사람
  2. 2014.05.07 006 독선적인 마음을 버려라
  3. 2014.05.07 005 분주하게 일하지 말라

2014-048 우물을 파는 사람

 

이어령 말모음

2012, 두란노

 

 

제수씨가 준 책

 

창조, 배고픔과 목마름의 끝없는 갈구

 

절망해 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로 영성을 얻을 수 없다.

자기 파괴라는 극적인 경험이 없이는 영성을 갖기 힘들다.

영성의 세계는 이해하거나 설명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나에게는 그저 땅을 팔 곡괭이만 있으면 족합니다.

황무지라도 가 보지 못한 미지의 땅이 있으면 됩니다.

한 번도 가 보지 못한 땅이 나를 유혹합니다.

비록 그곳이 모래땅이라고 하더라도 그 밑에 파란 수맥이 있을 것이라는 환상,

그 모래의 밑바닥에 이르기 위해서는 더 심한 갈증이 나의 목을 태워야 합니다.

그것이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유이고

아직도 곡괭이를 든 손을 놓지 못하는 욕망입니다.

아마 내가 기독교에 입문하게 된 것도 그런 우물파기의 하나일 것입니다.

다만 다른 것이 있다면 그것이 내가 목을 축일 수 있는

최종의 우물파기가 되어 달라는 기도였던 것이지요.

그러나 어디 글쓰기가 그렇게 쉽게 기도의 언어로 바뀔 수 있겠습니까.

잘해야 또 부스러기의 말들을 몇 개 남기는 것으로 끝나게 될지도 모릅니다.

 

이 책에 엮어진 언어들, 완성되지 못한 이 쪼가리 글귀들이 바로 내 우물파기의 흔적들입니다.

마음 같아서는 모세처럼 지팡이로 바위를 쳐 사막의 갈증을 채워 보고도 싶지만

유감스럽게도 어디 내가 그런 성자가 될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누가 압니까.

언젠가 내가 판 우물물에서 시원한 물줄기가 솟고 그 물을 이 글을 읽어 주실 여러분과 함께 마시는 기적 같은 날들이 찾아오게 될는지. 그때가 되면 우물을 파는 사람이 아니라 우물물을 마시는 사람으로 변신해 곡괭이보다는 빈 표주박을 들고 생명수를 마시기 위해 여러분이 늘어서 있는 긴 줄 뒷자리에 서 있을는지도 모릅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이어령

1934년 충남 온양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문학박사, 문학평론가, 이화여대 명예석좌교수, 2000년 새천년준비위원회 위원장, 유네스코 세계문화예술교육대회 조직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 개 · 폐회식 식전과 문화 행사, 1993년 대전엑스포의 문화 행사와 리사이클관을 주도했고, 초대 문화부 장관을 지냈다. 2010년 '디지로그 사물놀이'를 기획하고 공연했으며, 2011년 새 시대의 패러다임으로 '생명자본주의'를 선언했다. 현재 중앙일보 상임고문과 한중일비교문화연구소 이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대표적인 저서로는 『흙 속에 저 바람 속에』, 『축소지향의 일본인』, 『디지로그』, 『젊음의 탄생』, 『생각』, 『지성에서 영성으로』 등이 있고, 소설 『장군의 수염』, 『암살자』, 『환각의 다리』, 『무익조』 외 다수와 전집 『한국과 한국인』(전6권), 『이어령 전집』(전20권), 『생각에 날개를 달자』(전12권), 『이어령 라이브러리』(전30권)가 있다. 이 중 『축소지향의 일본인』은 중국어 · 프랑스어 · 영어 등으로 번역 출간되었다.

 

황영찬 아주버님께

 

가을이다

누군가가 그리워지는 계절

 

한 겨울 깊은 밤

사박사박 내리는 함박눈처럼

내 마음 깊은 곳

몽글몽글 쌓이는 계절의 지층

 

그렇게 가을은 이유도 없이

누군가가 오롯이 그립다

- 도요새의 눈물 중에서 -

 

가을입니다. 건강하십시오.

그리고 행복해지시길 바랍니다.

둘째 송옥란

 

목차

Contents

 

프롤로그

 

제1부

우물을 파는 사람

01 나는 창조의 힘을 믿는다

02 상상력이란 여름에 겨울옷을 꺼내 입는 것

03 호기심은 보이지 않는 밧줄처럼 우리를 묶는다

04 문화가 우리 삶을 지배한다

 

제2부

우물을 찾는 사람

05 인간의 온갖 고생은 강보에서 수의까지다

06 허무를 아는 자만이 진정한 모험을 한다

07 지성은 깨달음으로 가는 사다리다

08 바깥세상이 폐쇄되면 내부의 세계가 넓어진다

09 눈물은 영혼의 무지개다

10 가난한 사람은 '꿈의 부자'다

11 모든 병病 속에는 종교의 광맥이 묻혀 있다

12 황금은 캐내었을 때만이 황금이 된다

13 사랑은 마음으로 속살을 만지는 것이다

14 무릎이 성한 사람은 값어치가 없다

15 단 1초라도 더 아버지의 사랑을 보여 주고 싶다

16 메마른 영혼이 찾아갈 곳은 교회다

17 영원히 죽지 않을 빵을 만들어야 한다

18 백지의 공포

19 현대인에게 행복은 잃어버린 숙제장

 

제3부

영원히 마르지 않을 우물

20 나는 독실한 딸을 보고 질투가 났다

21 남을 찌르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는 사막의 전갈 같은 슬픈 운명

22 죽음에 대한 의식意識 없이는 생명을 느낄 수 없다

23 까닭 없이 눈물이 흐를 때

24 하나님은 우리 곁에 있다

25 누구에게나 영성의 수맥이 흐르고 있다

26 배고픔과 목마름의 끝없는 갈구

27 하늘과 땅이 만나는 극적 포인트

28 영생의 집으로 통하는 돌

29 내 언어를 설명하는 또 하나의 언어

30 사람의 가슴에서 사랑을 보게 하소서!

31 영혼은 끝없는 맑은 하늘에 속해 있다

 

일러두기

 

"빛이 있으라 하시니 빛이 있었고" - 창세기 1장 3절

"하나님이 지으신 그 모든 것을 보시니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이는 여섯째 날이니라" - 창세기 1장 31절

 

어제와 똑같은 발상은 감동이 없다.

어제와 다른 새로운 발상이 찬란한 세상을 만든다.

 

창조란

투표로 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이 민주주의고

그것이 여론이고

그것이 모든 것을 정한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창조란

천 사람이 앉아 있어도

혼자 걸어갈 수 있는 것이고

천 사람이 가도

혼자 앉아 있을 수 있는 것이다.

 

상상력이란

여름에

겨울옷을

꺼내 입는 것 같은

일이다.

 

두려움이나 불안감은

도리어 호기심에 부채질을 한다.

 

호기심은 보이지 않는 밧줄처럼

우리를 묶어 끌어들인다.

 

참된 비극은 슬픔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슬픔을 감추려는 그 행위 속에 있다.

 

이 세상에는 천재도 없고 바보도 없다.

천재도 만들어지고 바보도 만들어진다.

 

"너희들은 세상의 소금이니" - 마태복음 5장 13절

 

평생을 두고 빌고 빌어도 다 이루지 못할 소망, 비록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라 해도 그런 마음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 가는 사람은 복된 사람이다.

 

여자가 신부의 옷을 입으면 모든 세상이 새롭게 보인다. 사람이 수인의 옷을 입을 때에도 마찬가지다. 다만 스 새로움을 느끼는 마음이 신부의 그것과 다를 뿐이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 마태복음 11장 28절

"너희가 내 이름으로 말미암아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나 끝까지 견디는 자는 구원을 받으리라" - 마가복음 13장 13절

 

과학은 설명할 수 있는 것을 설명하며,

예술은 설명할 수 없는 것을 설명하고,

종교는 설명해서는 안되는 것을 설명한다.

종교적 현상은 체험할 수 있을 뿐이다.

그것이 영성이다. 신앙은 경험하는 것이다.

 

"먼저 된 자로서 나중 되고 나중 된 자로서 먼저 될 자가 많다" - 마테복음 19장 30절

 

posted by 황영찬

006 독선적인 마음을 버려라

 

『홀로 너무나 뛰어나고 향기로운 꽃은 숲으로 보내기 어렵다.

 

위 시조에 나타난 '홀로', '너무나 뛰어나고'는 배타적임을 상징한다. 사실 누군가의 인격이 배타적이거나 이기적이라고 해서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독선적인 이기심은 버려야 한다. 인간은 혼자서가 아닌 많은 사람과 무수한 관계를 맺고 살아갈 수밖에 없는 사회적동물이기 때문이다. 사회적인 인간관계에서 독선은 금물이다.

설사 어떤 사람이 배타적이고 이기적이라 할지라도 자아를 실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면 그는 자신감이 충만한 사람이다. 자신감에 차 있는 사람은 좀처럼 부정적인 생각을 하지 않는다. 부정적인 생각을 하지 않는 사람은 어리석은 일도 하지 않으며, 이런 사람은 결코 자멸하는 일이 없다.

그러나 자신감이 아닌 교만에서 비롯된 독선은 다른 사람은 물론 자기 자신에게도 독이 된다. 실제의 자신보다 스스로를 더욱 높게 여기고 안하무인으로 사람들을 대하다 보면 주변의 사람들은 하나, 둘 떠나갈 것이며 친구라 부를 만한 사람이 단 한 명도 남지 않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다른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결정적인 순간에 힘을 내지 못한 채 쓰러지고 만다. 인간은 혼자서는 나약할 수밖에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겸손은 인간이 지닌 최고의 미덕이다. 무슨 일을 하든지 겸손한 마음을 지니고 임하면 주어진 상황을 더욱 진지하게 파악할 수 있는 눈이 생긴다. 겸허하고 성실한 자세는 능력 이상의 것을 성취할 수 있도록 해준다. 또한 주변 사람들에게서 신뢰를 얻을 수 있게 된다.

당신이 독선적인 마음을 버리고 초심으로 돌아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 하더라도 어느 누가 희망이 없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무언가를 버리고 새로운 도전을 할 줄 아는 용기가 있다면 당신은 반드시 희망을 발견할 것이다. 

 

 

 

 

posted by 황영찬

005 분주하게 일하지 말라

 

세계적인 배우, 톰 행크스는 텔레비전 인터뷰에서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일이 많다고 해서 결코 좋은 것은 아니죠. 여유를 즐길 줄 알아야 합니다."

그는 바쁜 일상이 오히려 방해가 된다고 했다. 너무 많은 일을 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많은 계획을 세워야 하고,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써야 하므로 일하는 도중 한눈을 팔게 되어 최상의 결과를 이끌어 내기 어렵다. 머릿속에 너무 많은 것들을 한꺼번에 주입하면 새로운 관점이나 창의적인 생각을 할 공간이 부족하게 마련이다.

모든 선택의 갈림길에서 최상의 선택을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잠시 멈춰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는 여유이다. 그러나 만약 너무 바쁜 나머지 항상 동분서주하고 허둥지둥한다면 결국 소중한 무언가를 놓치고 말 것이다. 혼란스러움 속에서 명백한 해답을 찾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사람들은 겉으로 보이는 분주함을 미덕으로 생각하기도 하지만, 정작 일을 끝낸 후엔 자신이 진정 최선을 다했는지 종종 의구심을 갖는다. 바쁘게 보낸 시간들이 허망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그 일을 통해 과연 자신에게 어떤 이익이 있는지 돌이켜 보며 회의감에 빠져들기도 한다. 그것은 오히려 다음 일을 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도 있고, 방치하면 자칫 긴 슬럼프를 초래할 수도 있다.

모든 일을 완벽하게 처리할 수 없다고 고뇌하지 말라. 처음부터 완벽한 것은 없다.마음의 여유를 갖고 침착하게 행동할 때 비로소 이전에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하나씩 드러나면서 수정해야 할 사항들이 눈에 띄게 된다. 또한 풀리지 않았던 문제에 대해서도 여러 방법과 대책들이 자연스레 떠오를 것이다.

여유로운 시간은 이처럼 많은 것을 선사한다. 단 한 시간, 단 1분의 여유가 가로박힌 생각의 장벽을 무너뜨린다. 잠시만 마음의 휴식을 찾는다면 머리 아프게 고민하지 않아도 지혜는 반드시 떠오를 것이다. 오늘부터라도 여유로움을 가져 보라. 분명 놀라운 결과를 얻게 될 것이다.

 

 

posted by 황영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