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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9. 18. 09:25 내가 읽은 책들/2017년도

2017-042 여행자의 인문학

 

 

 

글 문갑식, 사진 이서현

2017, 다산북스

 

대야도서관

SB120205

 

982.02

문12ㅇ c.2

 

21명의 예술가와 함께 떠나는 유럽 여행

 

내 삶에 새로운 시각이 필요한 순간

 

유럽을 향하는

여행자가 지녀야 할

단 한 권의 책

 

이문열                "폭풍우 내리치는 하워스에서

                          나는 끝 모를 사막 한가운데 홀로 섰을 때처럼,

                          높은 바위산 한가운데서 갑자기 뚫린 하늘을 바라보고 있을 때처럼,

                          인간으로부터의 한없는 격리를 느꼈다."

 

제인 오스틴        "편견은 내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지 못하게 하고,

                          오만은 다른 사람이 나를 사랑할 수 없게 만든다."

 

빈센트 반 고흐    "너의 짐이 조금이라도 가벼워지기를,

                          될 수 있으면 아주 많이 가벼워지기를 바란다."

 

앙드레 모루아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프루스트를 읽은 사람과 읽지 않은 사람이다."

 

모파상                "인생이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좋은 것도 그렇게 나쁜 것도 아니랍니다."

 

오스카 와일드      "나는 모든 것에 저항할 수 있지만

                           유혹에는 버틸 자신이 없다."

 

모든 인문학은

유럽에서 시작됐다!

 

'왜 나는 유럽을 여행하는가?'에 대한

가장 낭만적인 대답

 

고흐가 자살한 밀밭에서 본 강렬한 햇빛, 스완의 집을 찾으려다 길을 잃어 헤맨 인적 없는 숲, 인상주의 화가들이 사랑했던 노르망디 해변의 에메랄드빛 바다와 프로방스의 광활한 초원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저는 여전히 레이크 디스트릭트의 동화 같은 풍경, 에든버러 성의 고독한 실루엣, 칼레의 외로운 등대를 떠올립니다.

- 저자 서문 중에서

 

글 | 문갑식

연세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일본 게이오대 초빙연구원과 미국 하와이대 마노아캠퍼스에서 미래학 과정을 수료했으며 영국 옥스퍼드대 울프손칼리지에서 방문교수로 수학했다.

1988년 조선일보에 입사해 지금은 선임기자로 재직 중이다. '문갑식의 세상읽기', '문갑식이 간다' 등을 연재하고 있으며 조선닷컴에서 '문갑식 기자의 기인이사'를 집필하고 있다.

 

사진 | 이서현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중앙대 사진아카데미 과정을 수료했다. 영국 런던 시티릿에서 테크니컬 사진 과정을 이수하고 사진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목  차

 

글을 시작하며



1. 폭풍의 언덕에서 브론테 자매를 찾다

2. '사랑학'의 원조 제인 오스틴

3. 호수에 드리워진 위대한 사랑의 밀어, 워즈워스

4. 해리포터의 원조 베아트릭스 포터

5. 셜록 홈스가 있는 런던 베이커 가 221B번지를 찾아서

6. 크리스마스가 되면 생각나는 찰스 디킨스

7. 루이스 캐럴이 사랑했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8. '반지의 제왕' 톨킨을 찾아 옥스퍼드 골목으로

9. 인도와도 안 바꾼 셰익스피어의 자취를 찾아

10. 영원한 자유인 오스카 와일드의 더블린

11. 팩션의 대가 댄 브라운과 로슬린 예배당

12. 아를, 프로방스의 햇빛과 고흐의 해바라기

13. 엑상프로방스, 세잔의 아틀리에에서

14. 샤갈의 마을엔 진짜 눈이 내린다

15. 피카소는 앙티브의 파도를 사랑했다

16. 카뮈가 살았던 루르마랭의 골목을 찾아

17. 괴도 뤼팽과 모파상의 전설은 노르망디의 파도에서 시작됐다

18. 마을 이름까지 바꾼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9. 수련의 화가 모네의 지베르니

20. 플로베르의 보바리 부인을 찾아 루앙으로


글을 마치며

 

1

폭풍의 언덕에서

브론테 자매를 찾다

 

 

"영국 전체를 통틀어 봐도 세상과 이토록 동떨어져 있는 집은 찾기 어려우리라. 그런 뜻에서 본다면 히스클리프와 나는 이곳에서 외로움을 나누기에 가장 적당한 사람들인지 모른다."

- 『폭풍의 언덕』 중에서

 

"내가 살아오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히스클리프야. 모든 것이 없어져도 그만 남는다면 나는 살아갈 수 있어. 다른 게 다 남고 그가 사라진다면……. 아아, 상상만으로도 끔찍해. 에드거에 대한 사랑은 숲 속의 나뭇잎과도 같아. 겨울이 오면 나무의 모습이 변하듯이 사랑도 변하겠지. 그러나 히스클리프에 대한 내 사랑은 땅속 깊이 박혀 있는 바위와 같아. 그는 언제나 내 마음속에 있어. 나 자신으로서 내 마음속에 존재하는 거야."

 

샬럿, 에밀리, 앤 브론테 자매의 동상

 

"어떻게 하지? 어디로 가야 할까? 아무것도 할 수 없고 갈 곳도 없는 마당에 이런 물음은 너무나 견디기 힘들었다. 나는 길가에 쪼그리고 앉아 풀을 만져 보았다. 바싹 말라 있긴 했지만 낮 동안 뜨거운 햇살을 받아 아직 따스했다. 하늘은 더없이 맑았으며 바람 한 점 불지 않았다. 오늘 밤은 자연의 신세를 져야겠다고 생각했다. 자연은 아무 대가도 바라지 않고 쉴 곳을 내어주지라."

 

"제인! 제인! 제인!"

단지 그뿐이었다. 방 안에서 들리는 소리 같지는 않았다. 집 안도 아니고 정원도 아니었다. 공기를 타고 오는 것도, 땅속이나 머리 위에서 나는 소리도 아니었다. 어디서 들려오는지 알 수 없었지만, 그것은 분명히 사람의 목소리였다. 귀에 익은, 내가 사랑하는, 너무나 선명한 기억으로 남아 있는 목소리, 바로 로체스터 씨의 목소리였다.

 

"폭풍우 내리치는 하워스에서 (나는) 끝 모를 사막 한가운데 홀로 섰을 때처럼, 높은 바위산 한가운데서 갑자기 뚫린 하늘을 바라보고 있을 때처럼, 인간으로부터의 한없는 격리를 느꼈다."

- 이문열

 

2

'사랑학'의 원조

제인 오스틴

 

"왜 지금의 행복을 잡지 못하는가?

우리가 미래에 올지도 모를 행복을 준비하느라

눈앞의 행복을 얼마나 많이 망쳐버렸는가."

- 제인 오스틴

 

 

3

호수에 드리워진

위대한 사랑의 밀어,

워즈워스

 

여기 적힌 먹빛이 희미해질수록

그대를 향한 마음 희미해진다면

이 먹빛이 하얗게 마르는 날

나는 그대를 잊을 수 있겠습니다

초원의 빛이여

꽃의 영강이여

다시는 돌아갈 수 없다 해도 서러워 말지어다

차라리 그 속 깊이 간직한 오묘한 세월을 찾으소서…….

- 초원의 빛Splendor in the grass

 

시집에 실린 워즈워스의 젊었을 적 모습

 

골짜기와 언덕 위 높은 하늘의

구름처럼 외로이 떠돌다

문득 한 무리를 보았네

호숫가 나무 아래

미풍에 하늘하늘 춤추는

한 무리 황금빛 수선화를

 

은하수에 반짝이는

별들처럼 이어져

수선화는 굽이진 물가 따라

끝없이 열 지어 피어 있었네

얼핏 보아 천만 송이

 

머리 까닥이며 흥겹게 춤을 추었네

곁에서 물결도 춤추었지만

그 은빛 물결 흥에서는 못 미쳤네

어찌 시인은 즐겁지 않으리

보고 또 보았지만 그 정경

얼마나 보배로운지 미처 몰랐네

 

가끔 멍하니 혹은 깊은 생각에 잠겨

자리에 누워 있노라면

고독의 축복인 마음의 눈에

홀연 번뜩이는 수선화들

그때 내 가슴 기쁨에 넘쳐

수선화와 함께 춤을 추네

- 수선화daffodils

 

 

골짜기와 언덕 위 높은 하늘의

구름처럼 외로이 떠돌다

문득 한 무리를 보았네

호수가 나무 아래

미풍에 하늘하늘 춤추는

한 무리 황금빛 수선화를……

- 윌리엄 워즈워스

 

"벌들은 윙윙거린다."

도브 코티지의 정원 곳곳에는 시가 적힌 돌판이 있다.

 

"힘들 땐 언제든 읷에 멈춰 쉬어라.

마치 안식처인 것처럼."

도브 코티지 입구에 적힌 문구

 

4

해리 포터의 원조

베아트릭스 포터

 

어릴 적의 베아트릭스 포터. 동물을 좋아해 개부터 도마뱀까지 길렀다.

 

 

5

셜록 홈스가 있는

런던 베이커 가

221B번지를 찾아서

 

 

"에드거 앨런 포의 탐정 뒤팽은 소년 시절부터 내가 사랑해온 주인공 가운데 하나였다. '나도 내 주인공을 만들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며 옛 선생님 조지프 벨을 떠올렸다. 그분의 독수리 같은 얼굴, 오묘한 방법들, 사소한 것들을 분별해 내는 등골 오싹한 솜씨가 떠올랐다."

- 코넌 도일

 

베이커 가에 위치한 셜록 홈스 박물관

 

6

크리스마스가 되면

생각나는

찰스 디킨스

 

디킨스의 캐리커처

 

"울다 웃다 또 울며 이 소설을 쓰는 동안 이상하게 흥분 상태에 빠져 있었다네. 미루어보면 매일 밤 런던의 컴컴한 골목을 이삼십 킬로미터쯤 걸어 다녔을 거네. 술 취한 주정뱅이가 아니면 모두 잠자리에 들었을 시간에 말이야."

- 디킨스가 미국인 친구 코넬리우스 팰턴에게 쓴 편지

 

디킨스의 자필 원고

 

박물관 지하의 세탁실

 

7

루이스 캐럴이

사랑했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크라이스트 처치의 대식당. 영화 「해리 포터」에 등장했다.

 

 

 

 

그들이 당신 머릿속에 그런 생각들을 집어넣어준다고 믿어요.

그렇지 않고서야 절대로 이런 글을 쓸 수 없다면서요."

- 미세스 게티가 캐럴에게 보낸 편지 중에서

 

리델 자매. 오른쪽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모델이 된 앨리스 리델이다.

 

8

'반지의 제왕'

톨킨을 찾아

옥스퍼드 골목으로

 

모들린 다리

 

톨킨의 사진이 새겨진 안내판

 

9

인도와도 안 바꾼

셰익스피어의 자취를

찾아

 

셰익스피어의 생가

 

서들리 성으로 가는 길에 있는 챌트넘을 고지대에서 바라본 풍경

 

셰익스피어 생가에서 만난 할머니

 

서들리 성에는 헨리 8세와 캐서린 파의 사연이 담겨 있다.

 

희곡 『AS you like(뜻대로 하세요)』에 등장하는 어릿광대 동상

 

10

영원한 자유인

오스카 와일드의

더블린

 

더블린 시내

 

"누구신가요?" 제비가 물었다. "행복한 왕자란다."

"그런데 왜 울고 있어요? 그 바람에 내 몸이 다 젖었잖아요."

"내가 살아서 몸안에 인간의 심장이 뛰고 있을 때는 오히려 눈물이 뭔지 몰랐지. 나는 상수시(Sanssouci) 궁전에 살았거든……. 내가 죽고 나서 사람들은 나를 여기 이 높은 곳에 세워놓았어. 그때부터 내 도시의 추하고 비참한 모든 것이 눈에 들어오는 거야. 지금 내 심장은 납으로 만들어져 있지만 그래도 울지 않을 수가 없어."

- 오스카 와일드Oscar Fingal O'Flahertie Wills Wilde의 동화 『행복한 왕자』

 

제비는 행복한 왕자의 입에 키스를 하고 왕자의 발밑으로 떨어져 죽었다. 그 순간 조각상 안에서 금이 가는 듯한 묘한 소리가 들렸다. 뭔가가 부서지는 것 같았다. 납으로 만든 심장이 둘로 쪼개진 것이다. 정말 무시무시한 된서리가 내린 모양이었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시장은 시의회 의원들과 함께 광장을 걷고 있었다. 둥근 기둥에 이르렀을 때 그는 조각상을 보았다. "이럴 수가! 행복한 왕자가 너무 초라해 보이잖아!" 시장이 말했다. 그들은 행복한 왕자의 조각상을 끌어내렸다. 그들은 조각상을 용광로에서 녹였다. 시장은 조각상을 녹인 금속을 어떻게 할지 결정하려고 시의회를 열었다. "물론 다른 조각상을 세워야겠지. 이번에는 내 조각상이 될 거요." 시장이 말했다.

- 『행복한 왕자』

 

 

"부유한 독신주의자에게는 무거운 세금이 부과되어야 한다.

그런 사람만 남보다 행복하다는 것은 불공평하기에."

- 오스카 와일드

 

11

팩션의 대가

댄 브라운과

로슬린 예배당

 

에든버러 근교에 있는 로슬린 예배당의 전경

 

12

아를,

프로방스의 햇빛과

고흐의 해바라기

 

고흐가 자주 들렸다는 반 고흐 카페

 

 

그림의 형식을 빌려 어떤 기억을 남기고 싶다."

- 빈센트 반 고흐

 

고흐가 그린 오베르 교회를 똑같이 오마주한 사진

 

 

13

액상프로방스,

세잔의 아틀리에에서

 

"그는 붓을 잡을 생각은 하지도 않고

도마뱀처럼 햇볕을 쬐면서 가만히 서 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는 사물이 머릿속에 들어와 명확한 개념을 형성할 때까지

하염없이 기다리는 것이다."

- 앙젤리 라모트

 

세잔의 아틀리에는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다.

 

 

미라보 거리. 밤이 깊어도 낭만을 즐기는 청춘들로 붐빈다.

 

14

샤갈의 마을엔

진짜 눈이 내린다

 

샤갈의 마을에는 3월에 눈이 온다

봄을 바라고 섰는 사나이의 관자놀이에

새로 돋은 정맥이

바르르 떤다

바르르 떠는 사나이의 관자놀이에

새로 돋은 정맥을 어루만지며

눈은 수천수만의 날개를 달고

하늘에서 내려와 샤갈의 마을의

지붕과 굴뚝을 덮는다

3월에 눈이 오면

샤갈의 마을의 쥐똥 같은 열매들은

다시 올리브빛으로 물이 들고

밤에 아낙들은

그해의 제일 아름다운 불을

아궁이에 지핀다

- 김춘수,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

 

생폴드방스의 골목 풍경

 

"나는 성서야말로 시대를 불문하고 시 문학의 가장 위대한 원천이라고 믿었으며 지금도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성서는 자연의 메아리입니다."

- 샤갈

 

 

 

우리가 사랑이라는 단어를 부끄러워하지 않고 입 밖에 낸다면…….

진실한 예술은 사랑 안에서만 존재한다."

- 마르크 샤갈

 

샤갈의 가족사진.

왼쪽에 있는 아내 벨라는 샤갈의 작품에 자주 등장한다.

 

15

파카소는

앙티브의 파도를

사랑했다

 

 

 

그림은 적을 공격하거나 방어하기 위한 전쟁의 한 도구다."

- 파블로 피카소

 

피카소 미술관 바로 밑 재래시장에는 골목에 가게들이 줄지어 있다.

 

피카소 미술관 앞에 걸린 피카소의 얼굴

 

16

카뮈가 살았던

루르마랭의

골목을 찾아

 

"나의 날들을 줄곧 따라다니는 저 샘물 소리.

샘물은 햇빛 밝은 들판을 거쳐 와 내 주위에서 흐른다.

이윽고 내게 더 가까운 곳으로 와서 흐른다.

그리하여 나는 이제 그 소리를 내 안에 갖게 되리라.

마음속의 그 샘. 그 샘물 소리는

나의 모든 생각들과 함께 흐르리라. 그것은 망각이다."

- 알베르 카뮈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 양로원으로부터 전보를 한 통 받았다. '모친 사망, 명일 장례식, 근조.' 그것만으로는 아무런 뜻도 없다. 아마 어제였는지도 모르겠다. 양로원은 알제에서 80킬로미터 떨어진 마랭고에 있다. 2시에 버스를 타면, 오후 중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이다."

- 카뮈, 『이방인』

 

"뜨거운 햇볕에 뺨이 타는 듯 했고 땀방울들이 눈썹 위에 고이는 것을 나는 느꼈다. 그것은 엄마의 장례식을 치르던 그날과 똑같은 태양이었다. 특히 그날과 똑같이 머리가 아팠고, 이마의 모든 핏대가 한꺼번에 다 피부 밑에서 지끈거렸다. 그 햇볕의 뜨거움을 견디지 못하여 나는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나는 그것이 어리석은 짓이며, 한 걸음 앞으로 몸을 옮겨본댔자 태양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나는 한 걸음, 다만 한 걸음 앞으로 나섰던 것이다. 그러자 이번에는 아랍인이, 몸을 일으키지는 않은 채 단도를 뽑아서 태양 빛에 비추며 나에게로 겨누었다."

- 『이방인』

 

카뮈의 집

 

 

"만약 내가 죽으면 루르마랭에 묻어달라."

- 알베르 카뮈

 

17

괴도 뤼팽과

모파상의 전설은

노르망디의 파도에서

시작됐다

 

 

"인생이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좋은 것도, 그렇게 나쁜 것도 아닙니다."

- 로잘리, 『여자의 일생』 중에서

 

18

마을 이름까지 바꾼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내가 잠을 자러 침실로 올라갈 때마다 엄마가 뽀뽀해주러 오리라는 생각만이 나의 마음을 달래주고는 했다. 그러나 엄마의 취침 뽀뽀는 길지 않았으며 이내 아래층으로 다시 내려갔기 때문에, 엄마가 층계를 올라와 이중문을 열고 복도를 걷는 소리, 옷자락 끝에 작은 짚 끈이 달린 정원용 드레스의 푸른 모슬린 천이 가볍게 스치는 소리가 들려올 때면 오히려 나는 고통스러웠다. 다음에 무슨 일이 생길 것인지 충분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엄마가 나를 홀로 놔두고 다시 아래층으로 내려갈 순간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리는 소리였던 것이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프루스트를 읽은 사람과 읽지 않은 사람이다."

- 앙드레 모루아

 

19

수련의 화가

모네의 지베르니

 

문이 닫힌 틈으로 들여다 본 모네의 정원에 있는 일본풍 다리

 

20

플로베르와

보바리 부인을 찾아

루앙으로

 

루앙 대성당의 내부

 

"모든 것을 팔고 나니 12프랑 75상팀이 남아 어린 보바리 양이 할머니에게 가는 여비로 쓰였다. 노부인도 그해에 죽었다. 루오 영감은 중풍에 걸렸기 때문에 어떤 친척 아주머니가 아이를 맡았다. 그녀는 가난해서 생활비를 벌도록 아이를 공장에 보내 일을 시키고 있다."

- 『마담 보바리』

 

플로베르 광장에 플로베르의 얼굴이 새겨져 있다.

 

"샤를은 지난날 그녀가 사랑했던 그 얼굴을 앞에 놓고

넋을 잃은 채 몽상에 잠겼다.

그녀의 것이었던 그 무엇을 다시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것은 경이의 느낌이었다.

그는 자기가 이 사나이가 되고 싶었다."

- 『마담 보바리』 중에서

 

 

 

 

 

 

 

 

posted by 황영찬
2017. 7. 31. 14:33 내가 읽은 책들/2017년도

2017-035 사임당의 뜰

 

 

 

탁현규 지음

2017, 안그라픽스

 

대야도서관

SB114755

 

653.11

탁94ㅅ

 

사임당의 뜰에는 무엇이 숨겨져 있을까

간송미술관 연구원 탁현규가

오감으로 찾아낸 사임당 화첩 속 생명들

 


 

시멘트와 아스팔트로 덮여 풀 한 포기 자라지 못하는 땅에서 풀벌레와 어울리는 삶은 돈을 내고 경험하는 사치스런 행위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꽃을 싫어할 사람이 어디 있으랴.

 

아파트의 베란다처럼 작은 공간을 각종 식물이 가득한 작은 뜰로 바꿔 놓는 재주를 가진 사람들은 모두 사임당의 후손이다. 아침마다 화분에 물주는 정성이 아직 남아 있는 한국인은 우리 시대의 초충도를 그릴 힘이 있다. 그런 힘을 북돋워 주는 선배가 바로 사임당이다.

 

신사임당 申師任堂, 1504-1551

 

호는 사임당師任堂, 본관은 평산平山이다.

진사 신명화進士 申命和의 딸이며 율곡 이이栗谷 李珥의 모부인母夫人이다. 경사經史에 밝고 언행言行이 뛰어났으며 시서화詩書畵에 두루 능했다. 초충草蟲, 포도葡萄, 산수山水, 어해魚蟹를 잘 그렸다.

 

이매창 李梅窓, 1529-1592

 

호는 매창梅窓, 본관은 덕수德水이다. 이원수李元秀와 사임당 신씨가 낳은 4남 3녀 가운데 맏딸이다.

어머니 사임당처럼 경사에 밝고 시서화에 능하여 '작은 사임당'으로 불렸다. 묵매墨梅와 화조花鳥를 잘 그렸다.

 

"옛사람들은 뜰에 사는 작은 생물에서도 사람이 걸어가야 할 올바른 길을 보았다. 미물은 더 이상 미물이 아니라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소중한 생명이다. 사임당이 그린 초충도를 감상하는 일은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교육일지도 모른다. 미물을 사랑하는 마음은 생명을 어여삐 여기는 마음으로 나아간다. 이것이 바로 사임당이 초충도를 그렸던 가장 중요한 이유일 것이다."

 


 

탁현규 卓賢奎

 

서강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에서 미술사전공으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지은 책으로는 『그림소담』 『고화정담』 『조선 시대 삼장탱화 연구』 등이 있다.

 

현재 간송미술관 연구원으로 있으며 서울교육대학교, 경인교육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등에 출강하고 있다.

 

눈이 보고 싶어 하고 귀가 듣고 싶어 하고

입이 먹고 싶어 하고 코가 냄새 맡고 싶어 하는 것 중에

뜰에서 구할 수 없는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윌리엄 로손 William Lawson

 

차례

 

뜰에 들어서며


사임당의 화첩


묵포도

쏘가리



사임당초충화첩 간송미술관

달개비와 추규

민들레와 땅꽈리

맨드라미와 도라지

오이와 개미취

가지와 땅딸기

수박과 개미취

원추리와 패랭이

양귀비와 호랑나비



신사임당필초충도 국립중앙박물관

수박과 들쥐

가지와 방아깨비

오이와 개구리

양귀비와 도마뱀

원추리와 개구리

맨드라미와 쇠똥벌레

여뀌와 사마귀

추규와 개구리



신사임당초충도병 오죽헌시립박물관

오이와 메뚜기

수박꽃과 쇠똥벌레

수박과 여치

가지와 사마귀

맨드라미와 개구리

양귀비와 풍뎅이

봉선화와 잠자리

원추리와 벌



매창의 화첩

월매도

신죽쌍작

월야노안

화간쟁명



함께 이야기 나누며

매창과의 대화

율곡과의 대화

사임당과의 대화



뜰을 나오며

용어 해설

도판 출처

참고 문헌

 

 

묵포도 31.5×21.7cm, 비단에 먹, 간송미술관 소장

 

포도는 색을 쓰지 않고 먹으로만 포도의 빛깔은 먹 빛깔과 비슷하여 먹으로 그리기에 알맞다. 그래서 먹으로 그린 포도 그림을 묵포도墨葡萄라고 부른다. 포도 그림은 사군자四君子와 어깨를 나란히 한 묵화墨畵이며, 사군자와 마찬가지로 포도 또한 여러 덕성을 갖추고 있다. 포도는 덩굴식물이다. 끊이지 않고 쭉 이어지는 덩굴줄기는 자손이 끊기지 않고 이어지는 것을 뜻하고 가득 맺힌 알맹이는 자식을 많이 낳는다 하여 다산多産을 뜻한다. 또한 술을 담가 먹을 수 있으니 포도의 힘은 매우 크다. 그리고 난초와 마찬가지로 그리기도 그다지 어렵지 않다. 줄기는 글씨 쓰는 법과 멀지 않고 알맹이는 동그라미만 그리면 되니, 붓과 먹을 늘 곁에 두고 살던 선비들에게 포도 그림은 벗하기 좋았다.

 

김광국 화첩 속의 <묵포도>

 

師任堂水墨葡萄 東谿趙龜命題 金履慶書 金光國觀

사임당수묵포도 동계 조구명이 짓고 김이경이 쓰고 김광국이 보다

 

 

쏘가리 20.5×20.5c, 종이에 먹, 간송미술관 소장

 

옛사람들은 과거科擧 급제及第를 기원하며 잉어를 그렸다.

이는 등용문登龍門 고사를 말한다. 잉어가 황하 상류에 있는 용문의 폭포를 뛰어오르면 용이 되어 승천한다는 이야기다. 또한 이를 어변성룡魚變成龍이라 부르기도 한다. 한편 게를 그리는 것은 갑과甲科로 합격한다는 뜻이다. 게는 갑甲옷을 입고 있기 때문이다. 잉어와 게는 모두 물에 사는 동물이다. 이 둘을 그린 그림을 어해도魚蟹圖라 부른다. 어해는 급제를 소망하는 그림이다.

 

붉은 잉어 홀로 뛰어오르니, 금선琴仙은 이미 종적이 없다.

어찌 연못을 좁고 더럽게 하랴. 반드시 벽력霹靂을 타리라.

紫鯉獨騰躍,  琴仙已無迹, 豈是因汚池, 會當乘霹靂

_율곡 이이

 

송시열 제사

32.8×22.5cm, 종이에 먹, 간송미술관 소장

 

나는 신 부인 필적을 자못 많이 볼 수 있었고 혹은 발어跋語를 붙이기도 했다. 이제 삼주 이중우三州 李仲羽, 1626-1688의 소장을 보니 위에 율곡 선생께서 쓰신 바의 절구가 있어 더욱 보배라 할 수 있다.

余得見申夫人筆蹟頗多, 亦或附以跋語矣,

今觀三州李仲羽所藏, 則下有栗谷先生小寫絶句, 尤可寶也. 

_우암 송시열尤庵 宋時烈, 1607-1689

 

 

사임당초충화첩師任堂草蟲畵帖

41×25.7cm, 종이에 채색, 간송미술관 소장

 

鷄距秋葵계거추규 달개비와 추규

 

추규는 가을에 피는 해바라기, 가을 아욱이라는 말이다.

우리에게는 추규보다 접시꽃이란 이름이 더욱 친숙하다.

촉규, 덕두화德頭花, 일일화 등 다른 이름도 많다.

담황색 꽃은 정원에 심어 가꿨다. 달개비는 잡초로 돋아났고 바랭이 풀도 함께 자랐다. 바랭이 풀은 어떤 꽃과도 잘 어울려서 약방의 감초와 같았다. 접시꽃의 노란 꽃술은 섬세하고 먹으로 그은 잎은 활달하여 강약의 대비가 잘 이루어졌다.

 

蒲公朱實포공주실 민들레와 땅꽈리

 

붉은 열매를 주렁주렁 매단 땅꽈리는 가지과에 속하는 식물이다. 열매와 뿌리는 약으로 쓰인다. 밭이나 논두렁 어디에서나 잘 자란다. 열매가 오밀조밀 맺혀 있는 모습은 포도와 생김새가 비슷하다. 여름에 열매를 맺는 꽈리는 풍요함을 의미한다. 약으로도 쓰이기 때문에 그림의 소재로도 좋았다. 꽈리의 힘은 사람들의 병을 치료하는 것이다.

 

鷄冠桔梗계관길경 맨드라미와 도라지

 

맨드라미는 닭 벼슬을 닮았다. 꽃잎의 색도 닭 벼슬처럼 붉다. 그래서 맨드라미를 한자로 계관鷄冠이라 한다. 벼슬을 하면 관을 머리에 쓰기 때문이다. 따라서 맨드라미는 벼슬살이를 뜻한다. 관직에 오르고 싶은 선비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다.

도라지 꽃말은 사랑이라고 한다. '도라지 도라지 백도라지 심심산천에 백도라지'라는 노래처럼 백도라지는 매우 귀하다. 흰 것은 모든지 귀하다. 대개는 보랏빛 도라지이다. 그림에서는 네 송이가 피었는데 두 송이는 부풀어 올랐다. 마지막 꽃은 바랭이 풀이다. 사임당은 각기 다른 꽃과 풀을 한 자리에 모아 놓았다.

 

靑瓜翠菀청과취완 오이와 개미취

 

덩굴식물의 줄기는 끊기지 않고 길게 이어진다. 사람들은 자신의 후손도 끊이지 않고 이어지기를 바란다. 그 바람을 덩굴식물 그림에 담았다. 그래도 아무 덩굴식물이나 그리지 않는다. 포도나 오이같이 맛있는 열매가 열리는 덩굴식물을 그린다. 가을에 포도가 달리고 여름에는 오이가 달린다. 한여름의 더위를 식혀주는 채소로 오이만한 것이 없다. 오이는 꽃도 예쁘다. 오이를 줄여 외라고 부르며, 오이꽃을 외꽃이라고 한다.

 

茄子地莓가자지매 가지와 땅딸기

 

가지는 사임당이 오이와 더불어 많이 그렸던 열매이다.

한자로 가지는 가자茄子라고 한다. '아들을 더한다'는 가자加子와 발음이 같다. 따라서 가지가 주렁주렁 달린 모습은 아들을 여럿 낳는다는 뜻을 가진다. 가지는 빛깔도 곱고 생긴 것도 매끈하여 탐스럽기 그지없다. 그 생김새만으로도 풍요함을 보여준다.

 

西瓜紫菀서과자완  수박과 개미취

 

수박이 온전하게 달려 있다. 수박이 그려진 그림에서 흔히 수박과 함께 지가 등장한다. 쥐들이 수박의 벌건 속살을 파먹는 장면을 그린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쥐도 보이지 않고 수박도 손상되지 않았다. 대신에 그림 아래쪽으로 기어가고 있는 벌레가 희미하게 흔적만 남아 있다.

 

萱菀石竹훤원석죽 원추리와 패랭이

 

원추리는 근심을 잊게 해 준다고 망우초忘憂草라 부르거나 아들을 얻게 해준다고 의남초宜男草라 부른다. 한자로 훤초萱草이다. 안채 뒤뜰에 원추리를 많이 심었기 때문에 남의 어머니를 훤당萱堂이라 부르게 되었다. 원추리가 있는 집이란 뜻이다. 원추리는 여인들이 머무는 곳과 동일시 되었던 꽃이다. 그만큼 여인들에게 친숙한 꽃이다.

 

貴妃蝴蝶귀비호접 양귀비와 호랑나비

 

꽃 이름에 사람 이름을 붙였다. 당나라 현종의 후궁이었던 양귀비가 얼마나 요염하고 아름다웠으면 꽃 이름으로 불릴까. 양귀비 열매의 유액은 마약 성분이 들어 있어 아편의 원료가 된다. 여인의 아름다움은 사람을 위험에 빠뜨리는 아편과도 같다. 그렇다면 양귀비란 꽃은 올바른 이름을 가진 셈이다. 양귀비도 위험하고 아편도 위험하다. 그 해로움을 알지만 유혹에 넘어간다.

 

 

 

신사임당필초충도申師任堂筆草蟲圖

32.8×28cm, 종이에 채색,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수박과 들쥐

 

수박은 오이나 포도처럼 덩굴 열매이다. 열맫 크고 씨앗도 많아 풍요를 상징한다. 수박밭에 나타난 손님은 쥐 두 마리다. 사이 좋게 수박을 파먹는 쥐들을 보자니 포만감이 느껴진다. 날카롭고 단단한 이빨을 가진 쥐만이 수박껍질을 뚫을 수 있으므로 수박밭의 단골 손님은 쥐인 셈이다.

 

가지와 방아깨비

 

자줏빛 탐스러운 굵은 가지는 앞서 썼듯이 자식을 많이 낳는다는 의미를 가진다. 물론 그 생김새만으로도 풍요로운 결실을 맺는다는 뜻은 충분하다. 그런데 사임당 그림을 통해 하얀 가지도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다. 흰 가지는 희귀하기 때문에 아들이 고귀한 인물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아니었을까.

 

오이와 개구리

 

겸재 정선謙齋 鄭敾, 1676-1759도 오이밭에 있는 개구리를 그렸다. 개구리는 왜 오이밭에 자주 있는 것일까? 어쩌면 정선이 그린 초충도의 모범이 사임당 그림이었을지도 모른다.

오이 덩굴의 줄기 끝에 노란 외꽃이 피었다. 수박꽃과 오이꽃의 생김새가 비슷하다. 같은 부류의 식물이어서 그런가 보다. 수박꽃을 한 송이만 그렸는데 오이꽃도 한 송이만 그렸다. 꽃은 여러 송이 그리면 맛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오이도 가지처럼 두 개 정도만 달려야 번잡하지 않다. 균형을 맞추려고 두 개의 오이와 강아지 풀을 그렸다. 사임당의 그림은 모든 것에서 균형을 갖추었다.

 

양귀비와 도마뱀

 

패랭이가 양귀비 자태에 가렸다. 어느 꽃인들 양귀비와 겨루어 빛을 잃지 않을 수 있을까. 대신 패랭이 네 송이가 피어서 서로 사이 좋아 보인다. 양귀비는 한 송이만으로 충분하다. 지존至尊은 여럿일 수 없기 때문이다. 꽃의 키도 나비보다 높아서 모든 생명체를 내려본다. 꽃의 여왕은 모란이지만 양귀비 또한 여왕으로 불러도 손색이 없다. 패랭이는 여왕의 시녀들 같다. 색도 붉은 색으로 비슷하여 잘 어울린다. 파란 달개비와 붉은 패랭이는 색에서 음양陰陽의 조화를 이루었다.

 

원추리와 개구리

 

등황색의 원추리 꽃잎에 거뭇한 얼룩이 생긴 것은 흰색 안료인 호분이 산화되었기 때문이다. 원래는 선명한 빛깔이었을 것이다. 이는 흰 나비도 마찬가지다. 원추리 꽃대에 매미가 가만히 매달려 있다. 많은 화가가 매미의 등을 그린 것과 다르게 사임당은 등을 그리지 않고 매미의 다리와 배를 그렸다.

 

맨드라미와 쇠똥벌레

 

쇠똥구리가 쇠똥을 굴리는데 두 마리는 붙어 있고 한 마리는 떨어져 나갔다. 두 마리가 힘을 모아 굴리는 것 같지만 도와주는 척하면서 결국엔 한 마리가 빼앗아 간다고 한다. 그렇다면 맨 왼쪽 쇠똥구리가 저 쇠똥의 원래 임자였는지도 모른다. 쇠똥구리는 뒷발로 쇠똥을 굴리고 앞발로 긴다고 하는데 사임당은 이를 정확하게 옮겨 놓았다. 쇠똥구리는 자기 몸보다 더 큰 쇠똥을 잘도 굴린다.

 

여뀌와 사마귀

 

사임당 초충도 중에서 가장 유명한 그림이 국립중앙박물관 소장의 이 초충도이다. 그런데 그동안 이 그림의 꽃을 산차조기라고 잘못 불러왔다. 그림 속 꽃은 산차조기가 아니라 여뀌이다. 꽃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사람이면 결코 틀릴 수 없는 일인데 이 그림을 해설했던 많은 이가 산차조기와 여뀌가 어떻게 생겼는지 몰랐던 것이다. 참으로 그림을 그린 사임당에게 부끄러운 일이다.

 

추규와 개구리

 

접시꽃, 촉규, 추규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는 어숭이꽃. 그런데 어쩐지 어숭이란 말은 낯설다. 어숭이는 서울말이라는데, 사임당이 한양에서 살았기 때문에 어숭이라고 그림의 이름을 달았을런지 모르겠다. 이름이란 것을 쉽게 바꿀 수 없긴 하지만 어숭이보다 추규라고 부르는 것이 좋겠다. 추규는 옆에 있는 도라지꽃과 피는 시기가 같다.

 

 

신사임당초충도병申師任堂草蟲圖屛

48.6×35.9cm, 종이에 채색, 오죽헌시립박물관 소장

 

오이와 메뚜기

 

나비와 메뚜기가 오이밭에 날아들었다. 패랭이도 올라온다. 노란 외꽃과 붉은 패랭이꽃, 초록 오이 덩굴이 한데 어우러져 색에서도 조화롭다. 다른 사임당의 그림과 다르게 땅이 기울어졌다. 패랭이와 오이 덩굴도 비스듬하게 벋어 나갔다. 이전보다 공간감이 늘어났다. 줄기와 잎의 표현도 더욱 섬세하고 능숙하다.

 

수박꽃과 쇠똥벌레

 

앞선 쇠똥벌레와 뒤따르는 쇠똥벌레 역시 뒤쪽 공간으로 들어간다. 재미있는 점은 그림에 쇠똥이 없다는 것이다. 벌레는 쇠똥을 찾으러 간다. 이전까지는 벌레와 쇠똥을 모두 그렸다. 이제는 쇠똥을 그리지 않는다. 다 그리지 않는 것이 세련된 것이라면 이 그림이 그렇다. 이는 수박 덩굴에 꽃만 피고 열매는 열리지 않은 것으로도 알 수 있다. 앞으로 수박이 열릴 것이 기대된다.

 

수박과 여치

 

앞의 그림 다음에 이 그림이 놓인 이유가 이제서야 밝혀졌다. 수박 덩굴에 수박이 열렸다. 앞선 그림 속 잎과 이 그림 속 잎이 똑같다. 따라서 앞 장면에서 시간이 흐른 후의 모습이라 짐작할 수 있다.

 

가지와 사마귀

 

사마귀는 어떤 것이든 앞에 있으면 날카로운 앞발을 들고 서 있는데 뒤나 옆으로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용맹을 상징한다. 국립중앙박물관 사임당 초충도에는 가지와 방아깨비의 조합이 있었다. 산딸기가 같이 있는 것도 똑같다. 차이점은 쇠뜨기와 벌, 개미가 이 초충도에는 보이지 않는 것이다. 훨씬 간략하게 그렸다. 그래서 가지의 개수도 두 개밖에 되지 않는다.

 

맨드라미와 개구리

 

맨드라미 꽃대가 길게 뻗었다. 좌우로 돋아난 잎은 농담이 다르다. 입체감을 주는 하나의 방법이다. 먹의 농담을 달리 하는 것을 음악에 비유하면 세기의 차이다. 다시 말해서 강약과 중강약처럼 세기를 조절하는 것이다. 이럴 때 리듬이 생긴다. 더군다나 꽃대가 부드럽게 휘어서 리듬감이 더욱 살아난다. 줄기 끝에는 주황색 맨드라미가 활짝 피었다. 아래에 그려진 네 송이도 이어서 꽃을 피울 것이다. 맨드라미 꽃은 크고 화려하므로 여러 송이를 그리지 않아도 된다.

 

양귀비와 풍뎅이

 

거미는 다리가 양쪽에 네 개씩 여덟 개인데 그림 속 곤충은 다리가 여섯 개이다. 따라서 '풀거미'라고 할 수 없다. 역시 많은 그림설명이 풀거미라고 되풀이하였다. 풍뎅이 종류이지만 정확히 무엇인지는 모르겠다. 양귀비 세 송이는 열렸고 한 송이는 봉오리가 맺혔다. 양귀비 외에 다른 꽃은 그리지 않은 것은 여전하다. 그래도 달랑 양귀비만 있으면 허전하니 바랭이 풀이 뒤에서 감싸 올랐다. 화면에서 주인공인 꽃이 가장 높아야 하는 법이지만 이번에는 바랭이 잎이 끝까지 올라갔다.

 

봉선화와 잠자리

 

봉선화도 여러 종이 있지만 주변에서 흔히 보는 봉선화는 붉은색이 많다. 간송미술관 사임당 화첩에도 이 그림과 같은 구성을 한 그림이 있다. 붉은 열매가 달린 것처럼 되어 있어서 지금까지는 땅꽈리로 불러 왔지만 오죽헌시립박물관 초충도 덕분에 땅꽈리가 아니라 봉선화임이 확인되었다. 붉은 열매가 맺힌 모습은 봉선화 꽃망울이라고 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원추리와 벌

 

원추리 세 송이와 소국 여러 송이가 어우러져 있다. 앞뒤로 자리해서 구성만으로도 공간이 생겼다. 특이하게 소국은 모두 꽃봉오리가 벌어지기 직전이다. 이처럼 한 송이도 피지 않는 것은 흔치 않은 경우이다. 오히려 기운이 더 좋은 것은 앞으로 꽃망울이 터질 것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림 속 원추리는 형태나 색이 그다지 곱지 않다.

 

 

매창의 화첩

 

月梅圖월매도

36×28.3cm, 종이에 먹, 오죽헌시립박물관 소장

 

오래된 매화 둥치는 세월의 무게로 그만 쪼개졌다. 하지만 두 개의 새로 난 가지가 곧게 뻗어 올라와 그 가운데 하나는 화폭 끝에 닿았다. 대나무는 부러질지언정 휘지 않고 매화는 부러져도 이내 새 가지를 낸다. 그릭 매하이 새로운 가지는 대나무처럼 곧다. 옛사람들은 그 곧음을 좋아했다.

 

新竹雙雀신죽쌍작

어린 대와 참새 한 쌍

34.8×30cm, 종이에 먹, 오죽헌시립박물관 소장

 

두 마리 새를 화폭에서 빼내면 묵죽이다. 묵죽을 친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한 세대 후에 태어나 조선 묵죽의 으뜸이 된 탄은 이정탄은 이정, 1554-1626과 어깨를 겨룰 만하다. 어린 대의 잎은 생기로 가득 차 있고 잎 사이사이는 성글지도 빽빽하지도 않다. 어린 대 뒤에 옅은 먹으로 친 죽순 또한 살아 있는 듯 싱싱하다. 대나무만 놓아도 매창은 사대부를 넘어서고 있다.

 

月夜蘆雁월야노안

달밤에 갈대와 기러기

34.8×30cm, 종이에 먹, 오죽헌시립박물관 소장

 

갈대 로蘆, 기러기 안雁은 늘을 로老, 편안할 안安과 발음이 같다. 그래서 갈대와 기러기를 그린 노안도는 노년이 편안하다는 의미를 가진다. 기러기가 주로 갈대밭에 깃들기 때문에 자연스레 생긴 상징일 것이다. 갈대는 물가에서 자라기 때문에 노안도에는 새, 꽃, 물 이렇게 세 개의 경물이 나온다. 하나가 더 붙을 경우에 달이 뜨게 된다. 가을 달밤에 갈대꽃이 무성한 물가에서 기러기떼가 날아오르는 모습은 옛사람들에게 가장 가슴 저린 광경 중의 하나였을 것이다.

 

花間爭鳴화간쟁명

나무 사이에서 다투어 울다

34.8×30cm, 종이에 먹, 오죽헌시립박물관 소장

 

암수 정답게 참새 한 쌍이 새싹이 터오는 가지에 앉았다. 새 생명은 자라나고 새들은 지저귄다. 한 놈은 얼굴을 날개죽지에 파묻었고 한 놈은 고개를 바짝 쳐들어 벌 한 마리를 바라본다. 벌은 작기도 한데 옅은 먹으로 해서 눈에 잘 띄지 않아 찾는 재미가 있다. 매창이 먹의 농담을 조절한 솜씨가 매우 좋다, 새와 벌, 나무 모두 먹빛이지만 뚜렷이 구별된다. 두 마리의 새도 모습을 모두 드러내지 않았다. 한 마리를 다른 한 마리 뒤로 슬쩍 놓아 반쯤 드러내는 방법이 능숙하다.

 

 

 

 

 

 

 

 

 

posted by 황영찬
2017. 7. 24. 16:56 내가 읽은 책들/2017년도

2017-034 악당은 아니지만 지구정복

 

 

안시내 지음

2015, 처음북스

 

대야도서관

SB102460

 

816.7

안58ㅇ

 

350만원 들고 떠난 141일간의 고군분투 여행기

 

스물두 살,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시기에

세상을 돌아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은행에서, 카페에서,

그리고 주말엔 베이비 시터까지… 치열하게 노력했다.

영화처럼, 갑자기 악화된 집안 사정,

돈을 보태고 나니 남은 돈은 350만원뿐.

그래도 기죽지 않는다!

작은 발로 뚜벅뚜벅 세계를 향해 나아갔다.

 

SNNS를 통해 퍼져나간,

그들의 삶속으로 파고든

솔직하고 따뜻한 여행이야기

 

그녀가 가는 어느 곳이든 사람이 살고 있었다.

공감, 동감, 환희, 기쁨, 눈물

아주 특별한 이야기를 함께 느껴보자.

 

작은몸뚱이만 한 배낭을 맨 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버스에서 내리자 남인도 겨울의 따가운 햇살과 조롱 가득한 눈망울로 나를 보는 호객꾼들이 나를 반겼다. 단단히 마음먹었다. 이놈들은 전부 사기꾼이야!


"너네 친구하면 문제되지 않아?"

"소고기 먹으면 안 돼!"

"불가촉천민과 말을 섞어도 되는 거야?"

수없이 쏟아지는 나의 질문에 언제나 대답은 하나다.

"(부모님에게 들키지만 않으면)"


그날따라 왠지 싸마디는 그 맑고 귀여운 웃음을 보여주지 않았다. 싸마디의 손을 꽉 잡고 걷다가 과일을 사 먹었다. 아직 익지 않은 오렌지를 입 속에 까 넣어 주니까 조금 신지 싸마디는 얼굴을 찌푸렸다. 그 표정을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앞으로 이 아이를 평생 잊을 수 없겠구나.

 

안시내

 

1993년, 벚꽃이 흐드러지던 어느 날 김해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잘 먹지 않은 탓인지 155cm까지밖에 안 자란 작은 키 때문에 항상 놀림을 받았다. 현재 서울시립대학교에서 환경 조각을 전공하고 있으며 글 쓰는 걸 좋아해 국문학도 함께 배우고 있다.
조금은 팍팍하며 고달픈 인생을 살아왔지만, '1년만큼은 내 가슴이 시키는 것을 하며 살자'고 마음먹고 준비해서 스물둘에 141일간의 배낭여행을 떠났다. 여행 기간 동안 SNS에 틈틈이 여행기와 정보를 올리며 외로움을 달랬다.
사람을 무지하게 좋아하는 초보 여행자이자 초보 글쟁이. 바람은 앞으로도 솔직한 글을 써나가는 것이다.
특기는 다른 여행자와 친해지는 것과 음식 빨리 먹기 정도. 경력으로는 서울시립대학교 주최 핫도그 빨리 먹기 대회 여성부 우승, 라면 빨리 먹기 대회 통합 3등이 있다.

www.facebook.com/sculpture0512

 

 

목 차

 

Departure
12만 원으로 세상을 향해 첫발을 떼다 / 말레이시아


India
반짝반짝 작은 별 / No problem, 독수리 삼형제 / 나의 소중한 인도 친구들 / 첫 기차를 타다 / Happy Holi / 함피에서 만난 사람들 / 내가 줄 수 있는 것, 흔적 남기기 / 기억을 되짚어가는 인도, 우다이푸르 '싸마디 찾기' / 어떤 사람 / 기차역 앞 짜이맨 / 로맨틱 블루 시티에서의 열흘 중 하루 / 조드푸르에서의 성추행 / 티베탄 마을 맥그로드 간즈, 드디어 아프다 / 바라나시, 열 살의 성인 / 바라나시 소년의 작은 연 / 디디, 내 누나가 되어줘! / 푸리, 낯선 나라의 이방인


Morocco
낯선 나라 모로코, 카우치 서핑을 하다 / 연양갱 하나 그리고 / 검은 대륙의 품,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에 안기다 / 광장 속의 외톨이 / 페즈, 나의 모로칸 가족 / 너와 함께 밤하늘의 별을 세다 / 쉐프샤우엔에서 만난 사람들 / 그날, 밤하늘 / 모로코를 떠나며


Europe
참 미운 스페인, 참 미운 안시내 / 나의 마지막 호스트, 부자 세 쌍둥이를 만나다


Egypt
유럽에서 이집트로 / 다합이라는 곳 / 다합 그리고 책 / 전범기 사건 / 가난, 그 참혹한 진실 / 나의 여행은 너 때문에 컬러풀했어 / 4파운드짜리 오렌지 주스 / 여행을 끝내자


Return
돌아와서

 

 

 

 

 

 

 

 

 

 

 

 

 

 

 

 

 

 

 

 

 

 

 

 

 

 

 

 

posted by 황영찬
2017. 7. 18. 15:59 내가 읽은 책들/2017년도

2017-033 인연이 모여 인생이 된다

 

 

 

철환 지음

2015, 샘터

 

시흥시중앙도서관

SA209072

 

194.3

83ㅇ

 

내가 먼저 좋은 친구가 되는

 

아우름 04

 

다음 세대가 묻

"무한 경쟁 시대에 친구가 꼭 필요한가요?"

 

주철환이 답하다

"혼자 자라는 데는 한계가 있지만, 친구와 함께라면 영원을 꿈꿀 수 있지요.

인생이란 주는 행복을 알아 가는 과정이 아닐까요."

 

주철환

 

가벼운 것을 좋아하고 가볍게 살고자 한다. 비교적 온건하게, 친절하게, 따뜻하게 살았던 덕분에 그간 많은 축복을 받고 누렸다고 생각한다. 돈을 버는 데 혈안이 되지 말고 행복을 벌고 사람을 벌라고 말하는 그의 지갑에는 365일 매일 만날 수 있는 친구가 가득 들어 있다.
국어교사, 방송 PD, 대학 교수, 방송사 사장, 대PD 등을 거쳐 현재 아주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다. 끊임없이 도전하고 변신하는 삶 속에서도 《오블라디 오블라다》, 《더 좋은 날들은 지금부터다》, 《청춘》, 《사랑이 없으면 희망도 없다》, 《PD마인드로 성공인생을 연출하라》, 《PD는 마지막에 웃는다》 등 열다섯 권의 책과 두 장의 앨범을 냈으며, 스스로 시간을 참으로 알차게 보낸 사람이라 자부한다. 시청자들은 《퀴즈 아카데미》, 《우정의 무대》, 《일요일 일요일 밤에》, 《대학 가요제》, 《테마게임》 등 참신하고 기발한 방송 프로그램을 연출한 스타 PD로 그를 기억한다. 자신의 정체성은 리더나 멘토보다 '친구'라고 생각하며, 특기는 친절하기, 좋아하는 것은 젊은이들과 친구가 되는 것이다.
제자들과 함께 소풍 가는 것을 즐기는데, 학생들과 친해지고 싶고 학생들끼리 친해지길 바라기 때문이다. 일체의 비용은 저자가 부담하는데, 학생들을 위한 일종의 장학금인 셈. 젊은이들과 대화를 나누고 그들이 살아가는 길에 조그만 힘이 되어 주는 것, 즉 제자와 함께하는 삶이 궁극적으로 바라는 삶의 모습인데, 요즘은 자신의 삶이 그 길에 들어선 것 같아 아주 행복하다.

 

내가 좋은 친구면 모두가 좋은 친구

한 어린이책의 제목(최영배 지음)

 

모여라 꿈동산

 

숲길을 돌아 구름을 타고 꿈동산에 왔어요

새들은 날아 꽃들은 피어 노래하는 꿈동산

하늘 아래 땅 위에 모두가 친구죠

아무라도 좋아요 꿈동산엔 담장이 없으니까요

 

봄여름 지나 가을 또 겨울 이 세상은 넓어도

잊혀진 우리 꿈이 잠깨어 햇살 아래 춤추면

하늘 아래 땅 위에 모두가 친구죠

아무라도 좋아요 꿈동산엔 담장이 없으니까요

 

| 차 례 |

 

여는 글 _ 친구 권하는 세상을 꿈꾸며


1장. 친구를 생각한다

I’m on your side
고객과 구조자


2장. 좋은 친구가 되는 법

하나, 시비지심보다 측은지심
둘, 빙의 놀이: If I were you
셋, 마음이 몸이 된다
넷, 빈말의 진심
다섯, 친절을 의심하게 하는 것들
여섯, '기브 앤 테이크'는 잊어라
일곱, 상대가 원하는 '거리' 배려하기
여덟, 아무래도 가까워지기 힘든 사람이 있다면
아홉, 의리란 무엇인가
열, 잘 먹고 잘 쓰기
다시 하나, 감사하는 마음


닫는 글 여러분, 제 말 듣지 마세요


**친절한 철환 씨의 '나라면' 토크

나라면 1. 윗사람과 아랫사람 사이에서 어쩔 줄 모르겠습니다
: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위대한 사람이 되어 보세요

나라면 2. 저만의 경쟁력을 갖추기가 쉽지 않습니다
: 이야기는 풍성할수록 좋습니다

나라면 3. 친구들과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이 줄어듭니다
: 친구의 범위를 넓혀 보세요

나라면 4. 공개적으로 창피를 주는 선배가 있습니다
: 광야로 나가 콩나무가 되세요

나라면 5. 싫은 사람 때문에 직장 생활이 괴롭습니다
: ‘불쾌하다’를 ‘불쌍하다’로 바꿔 보세요

나라면 6. 돈만 보고 달려온 것 같아 회의가 듭니다
: 행복을 주는 사람이 되어 보세요

나라면 7. 후회 없이 지금 이 순간을 사는 법은?
: 충실한 삶을 위한 일곱 가지 습관

나라면 8. 나만의 독서법이 있나요?
: 읽기 반 사색 반


** ‘꿈’과 ‘친구’를 노래한 노래들
모여라 꿈동산 / 초승달 / 연민 / 퀴즈 아카데미 / 다 지나간다 / 같이 사는 세상 / 시위를 당겨라 / 청춘예찬
(QR 코드 삽입, QR 코드를 스캔하면 노래를 들을 수 있습니다.)

 

'고난의 유익함'

 

하나, 고난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깨달음을 준다.

둘, 고난은 진짜 친구가 누구인지를 가려 준다.

셋, 집단 고난은 우리를 하나 되게 만든다.

 

초승달

 

달이 초승달인 것을 나는 근심하지 않아요

보다 완전한 달은 언제나 구름 속에 숨겨져 잇어요

당신이 당신의 사랑을 모두 말하지 않아도

나는 당신의 사랑을 믿음으로 간직할래요

사랑한다는 말은 없어도 나는 흔들리지 않아요

그대가 지닌 고운 사랑은 가슴속에 숨겨져 있어요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머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_정현종 시인 <방문객>

 

추측컨대 그는 대체로 외로운 삶을 살아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사람들을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대하지 않으려는

그의 표면적인 태도는 자기방어적인 수단인지도 몰라요.

그는 외적으로 사람들을 매료시키는 따뜻함 같은 것이

결여되어 있는 동시에 워낙 현명해서,

대부분의 우정이 아무리 피상적이며 돌발적이라 해도,

그것들 없이는 삶이 너무 우울하다는 점을 알고 있는지도 모르죠.

_추리소설가 레이먼드 챈들러의 편지 중에서, 《나는 어떻게 글을 쓰게 되었나》(안현주 옮김, 북스피어 펴냄)

 

연민

 

걷잡을 수 없는 물결처럼 세월은

끝없이 흘러가네

우리의 사랑도 세월 따라

그렇게 사라져 가는 걸까

 

아 그러나 나는 너를 사랑해

강물이 흘러 더 큰 바다로 가듯

한 점 방울로 흩어져 젊음을 잃어도

무엇이 두려우랴 사랑이 있다면

 

청춘이란 인생의 어떤 시기가 아니라 그 마음가짐이라네 (…) 청춘은 겁 없는 용기, 안이함을 뿌리치는 모험심을 말하네 (…) 나이를 먹어서 늙는 것이 아니라 이상을 잃어서 늙어 간다네.

_사무엘 울만의 시 <청춘>

 

퀴즈 아카데미

 

꽃바람 부는 대로 흐르는 세상 뭐 신 나는 게 없을까

가는 대로 버려두긴 아까운 날들 멋지게 살아 보세

어린 시절에 꿈을 꾸었지 오 내 친구야

이제는 떠나야지 꿈들을 찾아 퀴즈 아카데미로

 

다 지나간다

 

한숨도 근심도 눈물도 웃음도 다 지나간다

사랑도 이별도 성냄도 시샘도 다 지나간다

슬픔도 기쁨도 박수도 갈채도 햇살도 빗물도 바람도 구름도

안개도 이슬도 무지개마저도 다 지나간다 다 떠나간다

한숨 근심 눈물 웃음 사랑 이별 다 지나간다

성냄 시샘 슬픔 기쁨 박수갈채 다 지나간다

내리쬐는 햇살 떨어지는 빗물 비껴 부는 바람 무심히 떠도는 구름

새벽안개 아침이슬 무지개도 다 지나간다 다 떠나간다

 

화살과 노래

 

나는 공중에 화살 하나 쏘았네

그것은 땅에 떨어졌고 나는 그 행방을 몰랐네

너무 빨라서 눈으로

그것을 쫓을 수 없었다네

 

나는 허공에 노래 하나 띄웠네

그것은 땅에 떨어졌고 나는 그 행방을 몰랐네

예민하지도 밝지도 못한 눈으로

노래의 간 곳을 쫓을 수 없었다네

 

오래 뒤에 한 참나무에서

나는 아직 꽂혀 있는 화살을 찾았고

노래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 친구의 가슴속에 살아 있는 걸 보았네

_헨리 롱펠로

 

같이 사는 세상

 

즐거운 일도 우린 같이 (같이 같이)

괴로운 일도 우린 같이 (같이 같이)

언제나 친구같이 같이 사는 세상 가치 있는 세상

 

시위를 당겨라

 

시위를 당겨라 과녁으로

시위를 당겨라 과녁으로

 

내 사고의 과녁은 점점 좁아져

한 올의 실만큼이나 가늘어져

 

그대가 겨누는 화살은 늘 빗나가서

마음의 옆을 쏘아대니

나는 아파 아파 아파 아파 아파

 

그대가 겨누는 믿음의 화살은 늘 빗나가서

마음의 옆을 쏘아대니

나는 아파 아파 아파 아파 아파

 

그대가 겨누는 소망의 화살은 늘 빗나가서

마음의 옆을 쏘아대니

나는 아파 아파 아파 아파 아파

 

그대가 겨누는 사랑의 화살은 늘 빗나가서

마음의 옆을 쏘아대니

나는 아파 아파 아파 아파 아파

 

 

인간의 마음속에는 개인적인 흥분이나 이기심 저편에 우정의 법칙이 살고 있네. 그것은 정열보다 더 강하며 실망이라는 것을 모르네. 상대방에게서 아무것도 원하지 않기 때문이지.

(…)

우정도 역시 영웅적 행위라네.

사리사욕 없는 모든 행위가 그렇듯이, 영웅적 행위지.

_마러이 산도르의 소설 《열정》(김인순 옮김, 솔 펴냄) 중에서

 

 

우리는 받아서 삶을 꾸려 나가고

주면서 인생을 꾸며 나간다

_윈스턴 처칠

 

긍정적인 밤

 

시 한 편에 삼만 원이면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쌀이 두 말인데 생각하면

금방 마음이 따뜻한 밥이 되네

 

시집 한 권에 삼천 원이면

든 공에 비해 헐하다 싶다가도

국밥이 한 그릇인데

내 시집이 국밥 한 그릇만큼

사람들 가슴을 따뜻하게 데워줄 수 있을까?

생각하면 아직 멀기만 하네

 

시집이 한 권 팔리면

내게 삼백 원이 돌아온다

박리다 싶다가도

굵은 소금이 한 됫박인데 생각하면

푸른 바다처럼 상할 마음 하나 없네

_함민복, 시집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창작과비평 펴냄)

 

 

다문다작다상량多聞多作多商量

많이 듣고,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하라.

_당송 팔대가의 한 사람인 송나라 시인 구양수가 꼽은 글 잘 짓는 비결

 

청춘예찬

 

여기는 젊음의 숲 늘 푸른 희망의 땅

우리는 사랑으로 한 마음이 되고 싶어

젊음 우리의 꿈 의지의 날개로 할짝 날아 보자

젊음 오늘의 땀 맞잡은 어깨로 함께 뛰어 보자

젊음 내일의 힘 부둥킨 가슴에 꽃을 달아 주자

여기는 젊음의 숲 늘 푸른 희망의 땅

우리는 사랑으로 한 마음이 되고 싶어

 

 

 

posted by 황영찬
2017. 7. 18. 15:13 내가 읽은 책들/2017년도

2017-032 왜 주인공은 모두 길을 떠날까?

 

 

 

신동흔 지음

2014, 샘터

 

진로도서관

SJ003042

 

아우름 03

 

옛이야기 속 집 떠난 소년들이 말하는 나 자신으로 살기

 

다음 세대가 묻다

"특별한 목표도 재능도 없는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죠?"

 

신동흔이 답하다

"옛이야기는 말합니다. 자기 먹을 복은 타고난다고요.

걱정 말고 일단 움직이세요. 나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하세요."

 

신동흔

 

1963년 충남 당진의 작은 마을에서 구 남매의 막내로 태어났다. 선친은 이야기꾼이셨다. 약주만큼이나 이야기를 좋아해, 술이 얼큰한 상태로 이야기를 풀어낼 때면 듣는 사람보다 당신이 더 흥이 오르셨다. 열두 살에 서울로 흘러와 형님 밑에서 난생처음 고생이란 걸 하면서, 막내아들로서 좋은 것을 독차지하고 늘 내가 우선이던 '여우 누이'의 삶을 벗어나게 된다.
서울대 국어국문학과에서 공부하던 중 구비문학과 운명적으로 만나 설화 연구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건국대 국어국문학과 교수이며, 학생들과 함께 하늘의 길을 따르는 '진짜 이야기'들을 찾고 있다. 무엇에도 연연하지 않는, 바람처럼 햇살처럼 가벼운 무수옹無愁翁의 이야기를 부러워하며 양평의 작은 마을에 깃들어 살고 있다.
《한겨레 옛이야기》 시리즈를 기획하고 《살아 있는 한국 신화》, 《세계민담전집 1 한국편》, 《삶을 일깨우는 옛이야기의 힘》, 《이야기와 문학적 삶》, 《서사문학과 현실 그리고 꿈》, 《프로이트, 심청을 만나다》(공저) 등의 책을 썼으며, 최근 연구자들과 함께 109명 할머니들의 시집살이를 모으고 엮어 《시집살이 이야기 집성》(전10권)이란 책으로 펴냈다.

 

| 차 례 |

 

여는 글 길 앞에 선 그대에게


1장. '떠남'으로 시작되는 이야기

이야기를 특별하게 만드는 그 무엇
옛이야기와 '길 떠남'


2장. 두 개의 세상, 집과 숲 사이

숲에 던져진 아이 1 백설공주
숲에 던져진 아이 2 바리데기
집과 숲, 그 빛과 그림자


3장. 머문 이와 떠난 이의 엇갈린 운명

은장아기, 놋장아기, 가믄장아기
장화 홍련과 '엄마 품'이라는 감옥
여우 누이와 악어 아들이 벌인 참극의 전말
심청은 어떻게 머물고, 떠나고, 부활했나
길 떠난 앙가라의 슬픈 죽음, 그 너머


4장. 길 떠난 주인공들 따라가 보기

주먹이, 크나큰 세상 속 자그마한 존재
'예쁜 꽃'과 '과자의 집'이라는 함정
땅속에 갇힌 젊은이는 어떻게 살아났나
운명이라는 함정과 그 너머의 빛
다른 길로 떠난 삼 형제가 다다른 자리
길 위에서 만난 갸륵한 동반자들
떠났다 돌아온 그들, 무엇이 변했나


5장. 어떻게 움직여서 무엇을 할까

혼자 떠나기, 뒤돌아 주저앉지 않기
몸이 먼저 움직이는 민담형 인간
창의적으로, 더 크고 새로운 곳으로
세상 만물에 대한 관심과 탐구
길에서 만나는 이 상대하는 법
먼저 손 내밀어서 세상 바꾸기


6장. 이야기로 길 떠나기

떠났지만 떠나지 못한 사람들
'진짜 이야기'들과 떠나는 행복한 여행

 

 

posted by 황영찬
2017. 7. 17. 13:07 내가 읽은 책들/2017년도

2017-031 1인 미디어시대 제4차 산업혁명과 소셜미디어

 

 

총괄저자 최재용 / 감수 김진선

고광근 / 김윤숙 / 민은기 / 박유정 / 박좌훈 / 송진경 / 안옥란 / 이웅철 / 이종선 / 조희경 / 최관봉 공저

2017, 한국소셜미디어진흥원

 

대야도서관

SB113069

 

325.555

최73ㅈ

 

Contents

 

Chapter 01
제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우리의 자세 _ 최재용
1. 드론과 로봇
2. 사물인터넷
3. 빅 데이터
4. 인공 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 人工知能)

Chapter 02
성공창업, SNS와 함께하라! _ 고광근
1. 자영업의 현실
2. 나에게 맞는 창업 시장 찾아 나서기
3. 창업 준비
4. 창업자의 필수코스 소셜 마케팅
5. 블로그를 이용한 홍보
6. 페이스북 마케팅
7. 인스타그램

Chapter 03
초보자도 할 수 있는 '인스타그램' _ 김윤숙
1. 인스타그램이란?
2. 인스타그램의 10가지 특징
3. 인스타그램 들어가기

Chapter 04
블로그로 어린이집 홍보하기 _ 민은기
1. 블로그란?
2. 블로그 글쓰기 및 사진 올리기
3. 대표적인 어린이집 블로그 살펴보기

Chapter 05
스토어팜 가입 이렇게 하세요! _ 박유정
1. 스토어팜 이란?
2. 스토어팜 판매자 관리페이지

Chapter 06
온라인판매자의 페이스북 실전마케팅 _ 박좌훈
1. 주요 SNS 종류와 특징
2. 페이스북의 활용전략
3. 페이스북의 이해

Chapter 07
스마트폰에 잠자는 사진 톡톡 깨워 활용하기! _ 송진경
1. ‘싸이메라(Cymera)’(나만의 예쁜 사진성형)
2. ‘PIP 카메라’(나만의 스타일로 독특하고 멋지게 꾸미기)
3. ‘Quik(GO PRO)’(느낌 있는 빠른 동영상 만들기)

Chapter 08
수원수앤수피부관리실도 키네마스터 동영상으로 홍보한다 _ 안옥란
1. 키네마스터(KineMaster) 동영상 편집기란?
2. 키네마스터 어플 설치
3. 키네마스터로 홍보하는 수원수앤수피부관리실 동영상 만들기

Chapter 09
똑똑한 스마트폰 똑똑하게 사용하자! _ 이웅철
1. 방해금지
2. 데이터 백업하기
3. 하드웨어 문제인가? or 소프트웨어의 오류인가?
4. 생활에 필요한 유용한 어플

Chapter 10
인스타그램을 활용한 마케팅 _ 이종선
1. 인스타그램의 현황
2. 인스타그램 사용하기
3. 인스타그램 관련 사이트와 앱
4. 인스타그램 계정생성
5. 인스타그램 시작하기
6. 인스타그램 활용하기
7. 비지니스 계정과 페이스북 연동

Chapter 11
네트워크 마케터를 위한 SNS동영상 강의 _ 조희경
1. 왜 SNS를 해야 하나?
2. 왜 SNS홍보를 동영상으로 해야 하나?
3. 어떻게 동영상을 만들까?
4. 동영상 홍보 어떻게 할까?
5. SNS로 복제사업을 하세요!

Chapter 12
1인 기업 CEO 스마트한 비서 '에버노트' 적극 활용하라! _ 최관봉
1. 1인 기업 시대가 왔다
2. 자기경영 노하우를 간직하라
3. 에버노트로 비즈니스하고 마케팅하라
4. 에버노트 활용하기
5. 에버노트에 들어가기
6. 에버노트의 기능
7. 에버노트의 자료수집 방법 (클리퍼, 클리어리)
8. 스마트폰으로 에버노트 활용하기

 

최재용

 

약력

(前) GS홈쇼핑 상품기획팀 과장

경희대공공대학원 CEO과정 지도교수

IT 미디어분야 신지식인

마르퀴즈 후즈 후 세계 인명사전 등재

 

강의 컨설팅 분야

병원 및 외식업 바이럴마케팅 컨설팅 전문

인터넷 창업 / 온라인 홍보 마케팅

#해시태그마케팅 인스타그램

모바일홈페이지 제작 / 페이스북

블로그 / 카페 / 동영상 제작

보도자료 작성 기법

 

저서

TV보다 효과적인 카카오스토리

SNS 100배 즐기기

성공하는 인터넷 쇼핑몰 가이드 북

나는 매일 G마켓으로 출근한다

나는 매일 대박쇼핑몰로 출근한다

모든 길은 SNS로 통한다

 

고광근

 

경력 사항

4차산업혁명연구원 공동대표

한국소셜미디어진흥원 이사

소셜미디어 저널 기자

소셜창업연구소 소장

커피전문점 경영

(전) 영어유치원 운영

(전) 로이터통신사, 로이터코리아(주) 근무

(전) 대우통신(주)근무

 

강의, 컨설팅 분야

스마트폰 활용교육 / 앱 활용교육

SNS활용교육 / SNS마케팅

창업교육 / 창업컨설팅

 

자격사항

창업지도사1급

창업전문강사

SNS지도사

모바일지도사

훈장1급

한자지도사

 

블     로     그   http://blog.naver.com/kohbak

모두홈페이지   http://kohbak4.modoo.at

페  이  스  북   http://www.facebook.com/kohbak

인 스 타 그 램  http:www.instagram.com/gohbak4

 

우리 마을 가게 상권분석 시스템

 

중소기업청 창업포탈 www.k-startup.go.kr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http://www.semas.or.kr

중소기업중앙회 http://kbiz.or.kr

서울특별시 자영업 지원센터 http://www.seoulsbdc.or.kr

 

김윤숙

 

프로필

기상청 근무중

지리산별마루농원 운영

 

이  메  일 younskim74@naver.com

카카오톡 younskim74

블  로  그 http://bolog.daum.net/younskim74

facebook jirksanstarmaru

홈페이지 http://jirisanstarmaru.modoo.at/

 

민은기

 

프로필

동아인재대학교 유아교육과 전공

한국소셜미디어 진흥원 이사

한국소셜미디어 진흥원 강사

미상지 어린이집 원장

 

자격사항

교원자격증(유치원 정교사 2급)

어린이집 원장 일반자격

보육교사 1급

사회복지사 2급

인성지도사 1급

인성리더쉽교육지도사

놀이지도사 2급

수납전문가 2급

심리상담지도사

 

강의분야

스마트폰 활용법

부모교육

교사교육

 

수상내역

농림부장관상

황우여 국회의원 표창

인천시 시장 표창

인천시 연수구 구청장표창

 

블     로     그  yullin3709

이     메     일  yullin3709@naver.com

카카오스토리  yulli3709@hannmail.et

 

박유정

 

프로필

전) 리본시스터즈 대표

내맘쭈꾸미 대표

중부대학교 학생창업멘토단 자문위원

SNS 소셜마케팅 컨설턴트

SNS 모바일마케팅 전문강사

 

강의분야

스토어팜 활용교육

모바일홈페이지 제작 및 활용법

모바일 마케팅 교육

동영상제작 및 편집 활용법

스마트폰 활용교육

SNS 채널 마케팅교육

 

카카오톡 ignign60

블  로  그 http://blog.naver.com/ignign60

 

스토어팜StoreFarm

 

 

박좌훈

 

프로필

팔도보부상 대표

팔도푸드빌 대표

협동조합 e_coop 이사장

남양주 협동조합 연합회 홍보이사

남양주 협동조합 연합회 SNS사업단 단장

 

자격 / 전문분야

SNS지도사

모바일지도사

소셜마케터

유통전문가

협동조합길라잡이

 

컨설팅 / 강의

쇼핑몰창업 컨설팅

협동조합설립 컨설팅

e-biz 멘토링

 

SNS마케팅 강의

스마트폰활용 강의

페이스북마케팅 강의

SNS플랫폼활용 전략

 

이   메   일 pjh426@naver.com

카 카 오 톡 http://kakao.com/@paldobbs

옐로아이디 http://plus.kakao.com/home/@팔도보부상

스토리채널 http://story.kakao.com/ch/paldobbs

페 이 스 북 http://www.facebook.com/ebiz.marketer

인스타그램 http://instagram.com/paldobbs

스 토 어 팜 http://storefarm.naver.com/paldobbs

 

카카오채널

 

옐로아이디

 

송진경

 

프로필

이화여자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전) 크라운베이커리 마케팅팀 팀장

(전) 자연주의화장품 자민경 이사

SNS 모바일마케팅 전문강사

SNS 소셜마케팅 컨설턴트

 

자격사항

모바일지도사

SNS지도사

SNS소셜마케터

 

강의분야

스마트폰 활용교육

모바일홈페이지 제작 및 활용법

동영상제작 및 편집 활용법

모바일마케팅 교육

 

이   메   일 sjk70@naver.com

페 이 스 북 facebook.com/sjk70

인스타그램 instagram.com/sjk70

카 카 오 톡 ID : sjk0429

 

싸이메라Cymera

 

PIP 카메라

 

Quik(GO PRO)

 

안옥란

 

약력

수원수앤수피부관리실 대표

색채치유/힐링컬러코칭 강사

한국소셜미디어진흥원 이사

한국1인미디어산업협회 수원지회장

한국소셜미디어대학 교수

소셜미디어저널 기자

SNS 모바일 마케팅 강사

 

수상내역

2004년 국제미용직업전문학교 공로상

2006년 제33년 국제쿠슈이미용선수권대회

한국대표선수선발전 최우수상

2006년 제5회 전통생활건강학과 모범상

2007년 제2회 전국인문학주간글쓰기 공모전 우수상

2008년 시민인문학강좌 성실상

 

자격사항

국가기능사 / 피부미용사 미용사 조리기능사(한식 양식 중식 일식)

두피관리사 / 두피모발전문상담사 / 글로벌체형관리사 / 리포사지

건강관리사 / 사회복지사 / 성교육 / 성상담사 / 방과후교사

아동복지사 / 노인복지사 / 가족폭력전문상담사

힐링컬렄칭지도사 / 색채치유법 / SNS지도사 / 모바일지도사

글쓰기책쓰기지도사 / 소설마케팅지도사 / 피부미용기술교육지도사

6차산업홍보플래너 / 소셜마케터

 

강의 및 컨설팅 분야

모바일홈페이지제작 / 온라인홍보마케팅 / 동영상제작

블로그 / 페이스북 / 스토어팜쇼핑몰제작 / 3해시태그마케팅

인스타그램 / QR코드 초대장제작

 

저서

6차산업과 SNS마케팅

고객을 사로잡는 SNS마케팅

1인미디어시대 SNS마케팅전략

SNS로 대박나기

 

이메일 ooang40@naver.com

블로그 ooang40.blog.me

카카오톡 ooang40

페이스북 fb.com/ooang40

인스타그램 instagram.com/ooang40

유투브 youtube.com/ooang40

모두홈페이지 care100.modoo.at

 

키네마스터KineMaster

 

이웅철

 

프로필

삼성전자 계약직 근무

건설업체 구매부 근무

trans-cosmos 근무(현직)

한국소셜미디어진흥원 이사

 

페 이 스 북 go6829@gmail.com

인스타그램 go6829@gmail.com

이   메   일 go6829@icloud.com

 

이종선

 

프로필

차세대소셜마케팅연구소 대표

전(前) 건양대학교 전자상거래학과 겸임교수

한국소셜미디어대학 교수

한국소셜미디어 진흥원 이사

4차산업혁명연구원 이사

 

강의, 컨설팅분야

스마트폰 활용교육

온라인 및 SNS마케팅 교육

인터넷쇼핑몰 창업교육

동여상 제작 및 편집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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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지도사, 모바일지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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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경

 

약력

전) 부천 해법영어 원장

전) 뉴스킨 다이아몬드 사업자

SVM (소셜 동영상 마케팅)대표

4차산업혁명 연구원

한국 소셜미디어 진흥원 이사

SNS 동영상 마케팅 강사

창업지도사

 

자격사항

해럴드테솔 국제 영어교사 자격증

창업지도사

SNS지도사

모바일 지도사

인터넷 정보검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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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관봉

 

프로필

경영컨설팅학 박사 / 경영지도사

메디파트너스 비즈멘토 CEO

(주) 세종경영컨설팅 전문위원

중소기업청 비즈니스지원단 전문위원

의료기관평가인증원 전문위원

기술보증기금 외부전문위원

한국생산성본부 CSR 전문컨설턴트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전문컨설턴트

창업진흥원 창업사업화지원사업 평가위원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기술개발지원사업 평가위원

동아대학교 울산대학교 경남정보대학교 외래교수 역임

현대중공업 한화생명 삼성자동차 대동병원 등 강의 출강

 

블로그 http://goodsene.blog.me

이메일 goosene@naver.com

 

에버노트

 

감수

김진선

 

프로필

전)지엘매거넷 대표 'i-MBC하나더 TV 매거진' 발행인

전)세종대학교 세종 CEO 문학포럼 지도교수

현)한국소셜미디어진흥원 부원장 / 이사

현)한국소셜미디어대학 미디어콘텐츠 학과장

현)파이낸스투데이 전문위원 / 수석기자

현)중소기업연합통신 교육국장

현)6차산업홍보마케팅연구소 강사단 부단장

현)SNS선거전략연구소 부소장

현)SNS스토리저널 대표

 

자격사항

SNS마케터컨설턴트

SNS지도사

모바일지도사

최고위강사 1급

소통강사 1급

 

수상내역

2014 대한민국 소셜미디어 대상 홍보대상 수상

2014 한국평화언론대상 미디어강사 부문 신지식인상 수상

2015 한국평화언론대상 언론홍보 부문 신지식인상 수상

 

저서

「함께 쓰는 SNS 이야기」, 「SNS 마케팅의 비밀병기 카카오스토리」, 「매출 200배 올리는 모바일마케팅」, 「TV광고보다 카카오스토리 Self 마케팅」, 「NCS기반의 직업기초능력」 등 그 외 30여 권이 넘는 출판 감수

 

 

 

 

 

 

 

posted by 황영찬

2017-030 한국사 속의 한국사 ① 선사에서 고려까지

 

 

고석규 · 고영진 지음

2016, 느낌이 있는 책

 

대야도서관

SB114466

 

911

고54ㅎ  1

 

역사소비시대의 역사 읽기

 

"역사소비시대에 소통과 공감으로 미래를 열어가는

한국사의 새로운 답"

 

 

_한영우(서울대 국사학과 명예교수)

어느 때보다 올바른 역사인식이 절실한 시대. 저자도 지적했듯 '새는 좌ㆍ우의 두 날개로 날아야 한다.'는 말이 실감나는 때입니다. 균형 있는 시각으로 바람직한 한국사의 답을 찾고 있는 이 책이 많은 독자들에게 꾸준히 사랑받기를 바랍니다.

_이태진(서울대 국사학과 명예교수)

 

《닭목을 비틀면 새벽은 안 온다》라는 제 작품이 있습니다. 그 말은 어디까지나 역설이었지요.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역사의 주인공임을 인식할 때 역사는 결코 민중을 배반하지 않습니다. 《한국사 속의 한국사》, 이 책 내가 역사의 주인공임을 일깨워 주는 책입니다. 과거의 역사를 발판 삼아 역사의 주인공으로서 오늘을 살며, 바람직한 미래를 창조해 나가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강력히 추천합니다.

_허영만(만화가)

 

많은 분들이 역사전공자도 아닌 저에게 어떻게 역사 공부를 해야 하는지 묻습니다. 아마도 제가 진행하는 KBS <역사저널 그날>이 역사 대중화에 기여한 증거겠지요. 방송가 뿐만 아니라 문화예술계도 역사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오랜 내공으로 다져진 두 분의 역사학자가 우리 역사를 분석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든든한 토대를 마련해 주고 있어 반갑습니다.

_최원정(KBS-TV <역사저널 그날> 아나운서)

 

지은이 고석규

서울대학교 국사학과에서 석ㆍ박사를 마쳤고, 1995년부터 국립목포대학교 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서울시립대 서울학연구소 초빙연구원, U. C. Berkeley 방문학자, 역사문화학회ㆍ인문콘텐츠학회 부회장 등을 거쳤다. 제6대 국립목포대학교 총장, 국ㆍ공립대학교 총장협의회 회장 등을 역임하였다. '2014 자랑스런 서울대 사학인'으로 선정되었고 도시사학회 회장을 거쳐 지금은 호남사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다양한 사회 경험을 토대로 시대를 선도하는 새로운 주제를 찾아 연구하고 있으며, 특히 대중을 위한 한국사 서술에 깊은 관심을 갖고 많은 실적을 내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역사 속의 역사 읽기》 1ㆍ2ㆍ3권(2인 공저, 풀빛, 1996), 《근대도시 목포의 역사ㆍ공간ㆍ문화》(서울대 출판부, 2004), 《21세기 한국학, 어떻게 할 것인가?》(공저, 한림대 한국학연구소, 푸른역사, 2005), 《새로운 한국사 길잡이》 上(공저, 한국사연구회 편, 지식산업사, 2008) 등이 있다.

 

지은이 고영진

서울대학교 국사학과에서 석ㆍ박사를 마쳤고 1994년부터 광주대학교 교양학부를 거쳐 관광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한국학술진흥재단 인문학분야 책임전문위원, Unversity of Washington과 Harvard University 방문교수, <역사와 현실> 편집위원장 등을 역임하였다. 역사를 단절보다는 관계의 측면에서 보는 관계사, 관계의 역사학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있으며, 역사 대중화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조선 중기 예학사상사》(한길사, 1995), 《역사 속의 역사 읽기》 1 · 2 · 3권(2인 공저, 풀빛, 1996), 《조선시대 사상사를 어떻게 볼 것인가》(풀빛, 1999), 《조선시대사 2 - 인간과 사회》(공저, 푸른역사, 2015), 《경계의 역사학에서 관계의 역사학으로》(푸른역사, 2016, 근간) 등이 있다.

 

CONTENTS

 

서장 역사 소비 시대의 역사읽기

        1. 역사란 무엇인가?
        2. 진영논리를 넘어서
        3. 한국사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들
        4. 근대성의 경험
        5. 역사 소비 시대의 역사 읽기



제1장 선사 시대 생활의 자취

        1. 한국인의 기원
        2. 원시와 첨단의 만남
        3. 그림과 주술
        4. 단군신화
        5. 최초의 국가, 고조선
        6. 고대인의 생활



제2장 삼국의 성립에서 통일까지

        1. ‘한’ 민족과 삼한, 그리고 가야
        2. 삼국의 성립과 사회 구성
        3. 광개토대왕비와 칠지도
        4. 밖으로 열린 문화, 백제
        5. 고구려의 영웅, 고구려의 멸망
        6. 삼국의 통일



제3장 신라, 천년의 역사


        1. 골품제의 운명
        2. 촌락문서에 나타난 신라 사회
        3. 장보고와 해상왕국
        4. 신라의 여왕, 신라의 문화
        5. 금석문과 목간
        6. 호족과 6두품의 대두



제4장 신라의 불교


        1. 이차돈의 순교
        2. 불교계의 새 바람, 원효
        3. 의상과 화엄 종단
        4. 신라의 불교미술
        5. 선종 구산문의 성립



제5장 발해사의 주인 찾기


        1. 발해의 건국과 대조
        2. 발해의 대외 관계
        3. 발해의 사회 구성과 문화



제6장 고려의 건국


        1. 태조 왕건과 후삼국의 통일
        2. 호족 연합 정권
        3. 고려의 복잡한 지배이념
        4. 고려의 다원적 대외 관계



제7장 고려의 사회와 경제


        1. 고려 사회 성격 논쟁
        2. 전시과와 고려 경제
        3. 고려의 문화와 삶의 모습
        4. 가족과 친족, 그리고 여성
        5. 본관제와 향도



제8장 귀족 사회의 동요


        1. 이자겸의 난과 의천
        2. 묘청의 난과 풍수지리설
        3. 무신 정권의 성립
        4. 만적의 난



제9장 대몽 항쟁과 개혁


        1. 대몽 항쟁과 강화도
        2. 삼별초의 난
        3. 지눌과 결사 운동
        4. 원의 간섭과 부원(附元) 세력
        5. 공민왕의 개혁정치
        6. 성리학의 수용

 

 

서장 | 역사 소비 시대의

      역사읽기

 

1 역사란 무엇인가?

 

올바른 역사인식을 갖는 것은 민주주의 실현의 기초가 된다. 반대로 잘못된 역사인식은 민주화를 가로막는 장벽이 된다. 올바른 역사인식을 갖고 있는 국민이야말로 역사 발전의 동력이 되고 진정한 역사의 주인이 될 수 있다.

 

우리가 역사로부터 기대하여야 할 것은 국민들이 민주주의의 기초인 현명하고 책임 있는 유권자가 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사회적 경험의 기록들이다.

_로버트 V. 다이엘스Robert V. Daniels 《역사학 입문Studying History How and Why》이란 책에서 역사와 국민의식에 대해

 

"아빠, 도대체 역사란 무엇에 쓰는 것인지 이야기 좀 해 주세요." 몇 년 전, 내 가까운 친척뻘 되는 어린 소년이 역사가인 아버지에게 이렇게 물었다. 나는 독자들이 읽게 될 이 책이 그에 대한 나의 대답이라고 말할 수 있기를 바란다.

_마르크 블로흐 《역사를 위한 변명》의 서장

 

마르크 블로흐

그는 《역사를 위한 변명》을 통해 자신의 삶과 현실을 어떻게 하나로 통합하고 승화시켰는가를 잘 보여 주었다.

 

2 진영논리를 넘어서

 

좌 · 우로 나누는 진영논리는 생각들을 고립시켜 사고의 발전을 가로막는 장벽이 된다. 분단국가라는 현실이 이런 상황을 낳는 원인이 되고 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분단국가로 남아 있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듯 진영논리에 머무는 것 또한 바람직하지 않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 남아 있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듯 생각을 고립시켜 사고의 발전을 가로막는 진영논리에 머무는 것 또한 바람직하지 않다.

 

3 한국사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들

 

한국사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들은 조선 시대와 일제 강점기, 현대로 이어지는 역사적 맥락을 단절적 또는 이분법적 시각으로 보기보다는 연속적, 접합적, 혼용적 시각으로 보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지점에서 합치한다.

 

상공에서 바라본 한반도

반도라는 지리적 위치로 인해 타율적으로 역사를 발전시켜 왔다고 주장하는 타율성론이 있지만, 우리 역사는 선사 시대 이래 고대 국가, 중세 사회를 거쳐 오늘날까지 면면히 발전해 왔다.

 

4 근대성의 경험

 

우리의 근대란 식민지로서 겪은 근대였다. 따라서 제국주의가 겪은 근대와는 다를 수밖에 없었다. 제국주의적 관점에서 보면 '파행적;이다. 그러나 비록 파행적일지라도 '파행적 근대성' 그 자체로 확립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근대성의 경험은 근대화가 유럽 봉건사회를 체계적으로 파괴하고 세계 전체로 확대되면서 인류에게 초래한 보편적인 경험이다. 근본적으로는 세계적 규모의 자본주의에 의해 추동되는 근대성은 비록 시간과 정도에 차이가 있을지라도 인류 전체가 공유하는 경험이 되었다.

_마샬 버먼Marshall Berman 《현대성의 경험》에서

 

조선 정조 때 관군이 익혔던 24가지 궁중 기예를 재현하는 젊은이들

경계가 무너지고 국경의 의미가 약해질수록 민족 혹은 국가라는 공동체는 더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이는 우리 것을 찾으려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5 역사 소비 시대의

    역사 읽기

 

대중이 원하는 역사는 무엇인가? 이를 이해한 전제 위에서 인지적 공감을 이끌 수 있는 역사서술이 중요하다. 의무만을 강조할 수는 없다. 흥미, 재미가 필요하다. 흥미를 통해 의미를 전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볼셰비키 혁명의 시작을 알린 순양함 아브로라호

국내 유력 일간지에서 뽑은 20세기 역사적 사건 중 전문가들이 선정한 최고의 사건은 볼셰비키 혁명이었다.

 

제1장 | 선사 시대

       생활의 자취

 

1 한국인의 기원

 

혈연만 같다고 해서 민족이 되는 것은 아니다. 민족이라는 것은 생물학적인 인종과 다른 개념이다. 단순히 언어나 경제적인 것만으로는 알 수 없는 역사적이고 복합적이며 총체적인 개념이다.

 

공주 석장리 유적

1963년, 고고학 관련 조사차 한국에 머물고 있던 미국인 앨버트 모어는 홍수로 무너져 내린 공주 석장리 강변에서 뗀석기를 발견했다. 이듬해 11월, 연세대학교 손보기 교수가 이끄는 답사팀은 석장리에서 첫 번째 발굴을 실시,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구석기 시대 인류의 흔적을 찾아냈다.

 

2 원시와 첨단의 만남

 

고고학이 발굴 또는 연구 대상으로 삼는 것은 아득히 멀리 떨어진 원시의 흔적들이다. 고고학은 이런 원시의 흔적들을 최첨단과학을 총동원하여 연구한다. 원시와 최첨단 과학이 만나는 자리, 그 자리에 고고학이 있다.

 

아슐리안형 주먹도끼

경기도 연천군 전곡리에서 동아시아 최초로 발견되었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서울 암사동 선사 주거지

한반도에서 본격적인 신석기 시대가 시작된 것은 기원전 6000년경으로 보고 있다. 1967년부터 본격적인 발굴 작업을 시작. 6000년 전 신석기 시대 사람들이 살았던 집터 30여 채가 발굴되었다.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빗살무늬토기

빗갈무늬토기는 우리나라 신석기 시대 유적지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남한강변 가파른 산중턱에 자리 잡은 여주 흔암리 선사 주거지

이곳에서 발견된 16개 움집 화덕 자리와 토기 안에서 보리, 조, 수수, 콩 등의 탄화 곡물과 탄화된 쌀이 발견되었다.

 

강화도 하점면 부근리 고인돌

강화도에는 약 150여 기의 고인돌이 있다. '강화 부근리 지석묘'라는 이름으로 사적 제137호로 지정되어 있는 이 고인돌은 2개의 고인돌을 덮고 있는 덮개돌의 길이가 약 6.4밑, 폭이 5.2미터에 이르고 무게는 50톤이나 나가는 아주 큰 고인돌이다.

 

전북 고창 고인돌군

고창은 동북아시아에서 가장 조밀한 고인돌 분포 지역이다. 고창 죽림리, 상갑리 일대에는 북방식, 남방식, 개석식 등 다양한 형태의 고인돌 445기가 분포하고 있다.

 

3 그림과 주술

 

인간의 인지가 발달하면서부터 미지의 세계, 초자연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려는 수단으로 암벽에 그림을 그리는 기원 행위가 있지 않았을까? 사냥이 잘되기를 기원하는 뜻에서 그림을 그렸을 수도 있다.

 

고령 장기리 암각화

발견 당시 지명을 따라 양전동 암각화라고도 불리며, 추상적인 기하학적 문양이 새겨져 있다.

 

울주 반구대 암각화 탁본(부분)

퇴적암 위에 다양한 동물과 사냥 장면을 그렸다. 다산과 풍요를 기원하는 원시 신앙 특유의 주술적 목적을 잘 드러내고 있다.

 

부안 죽막동 제사 유적

물살이 세고 바람이 강한 죽막동 바닷가는 교역에 나선 배가 침몰하는 일이 잦았다. 이곳에서 제사 유적이 발견된 것은 바다신에게 항해를 무사히 마치게 해 달라고 빌었기 때문이다.

 

농사 짓는 사람들 모습이 새겨진 농경문 청동기

농사를 짓는 일은 인간이 살아가는 과정에서 필연적인 이유가 있기 때문에 생긴 것이 아닐까?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4 단군 신화

 

신화란 비합리적이라고 해서 무조건 부정해서도 안 되고 문자 그대로 믿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신화란 그 사회를 반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신화에서 역사적 사실을 추출해야 하고 또 할 수 있는 것이다.

 

단군 영정

고조선을 세운 첫 단군왕검의 초상화이다.

 

중국 지안 장천 1호분 벽화

신단수로 보이는 나무 아래 곰과 호랑이가 그려져 있다.

 

5 최초의 국가, 고조선

 

고조선은 요하 지역을 중심으로 상당 기간 존재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다가 기원전 4세기경에 등장한 연나라와의 전쟁에서 밀려 한반도의 평양 지역으로 중심지를 이동해 갔다.

 

초기 고조선 유적으로 보여지는 중국 랴오닝성 해성시 석목성 고인돌

고조선의 세력 범위에서 볼 수 있는 탁자식 고인돌 형태를 띠고 있다.

 

범금팔조

 

1. 사람을 죽인 자는 사형에 처한다.

2. 남에게 상해를 입힌 자는 곡식으로 배상한다.

3. 도둑질한 자는 그 집의 노비로 삼는다. 만약 죄를 씻고자 할 때는 50만 전을 내야 한다. 그러나 죄를 씻고 평민이 되어도 이를 천하게 여겨 결혼할 때 짝을 구할 수 없다.

_《한서》<지리지> 연나라 조

 

 

중국 랴오닝성에 있는 강상무덤

고조선 사회의 성격을 말해주는 대표적인 무덤이다.

 

님아 가람 건느지 마소

그예 님은 건느시네

가람에 쌓여 쉬 오시니

어저 님을 어이 하리

_<공후인箜篌引> <공무도하가公無渡河歌>

 

6 고대인의 생활

 

온돌은 삼국 시대 초기부터 등장한다. 삼국 시대 중반까지도 움집이나 귀틀집 같은 데서 살다가 추운 고구려 지역에서부터 온돌이 서서히 보급되었다. 방바닥 전체에 구들을 깐 전면적인 온돌이 널리 사용된 것은 조선 후기에 들어와서였다.

 

쌀농사는 기원전 3000년경부터 시작되었다고는 하나 쌀이 보편적인 먹거리로 식탁에 오른 것은 삼국시대 중반 정도이다.

 

고대인들이 장을 담갔을 가능성은 매우 높다. 콩이 재배되고 메주가 있었다면 장을 담그는 것은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

 

고구려 안악 3호분 벽화에 그려진 수박희 모습

 

누에고치

부자나 귀족들은 누에고치에서 나온 명주를 짜서 옷을 해 입었다.

 

고구려 안악 3호분 고분벽화에서는 고구려 귀족 여인의 화려한 옷과 머리 모양을 볼 수 있다.

 

제2장 | 삼국의 성립에서

       통일까지

 

1 '한'민족과 삼한,

    그리고 가야

 

'한'이란 호칭은 기원 전후하여 한반도 남쪽에 자리 잡았던 마한 · 진한 · 변한이라는 부족 이름에서 나왔다. 한반도의 북부 지방과 만주 지역에는 예맥족예맥족이 있었다. 예맥족은 예족과 맥족으로 구분하여 부르기도 하는데, 뒤에 부여 · 고구려 등의 나라를 세웠다.

 

솟대는 분명 소도와 관계가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무당이 신과 접속하는 것도 솟대 혹은 소도와 관계가 있다.

 

전남 나주 신촌리 9호분에서 출토된 금동관

반남 일대에 가야 정도에 해당하는 정치체가 있었음을 뒷받침하는 유물이다.

 

옹관묘

영산강 유역의 나주시 반남면 일대 고대 옹관고분 사회는 아직 그 답을 기다리는 수수께끼처럼 남아 있다. 사진은 국립나주박물관 전시실

 

2 삼국의 성립과 사회 구성

 

고구려나 신라의 신화가 초보적인 국가 성립 단계를 전승해 주고 있다면 백제의 건국 신화는 한 단계 나아간 고대 국가 성립의 단계를 반영하고 있다. 또한 고구려와 백제의 신화를 보면 양국의 왕실이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었음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중국 길림성 환인현에 있는 오녀산성

고구려 초기 수도였던 졸본성으로 추정된다.

 

3 광개토대왕비와

    칠지도

 

임나일본부설의 근거 가운데 하나로 들고 있는 것이 광개토대왕비이다. 그러나 비문변조설을 비롯하여 해석상의 문제 등을 제기하면서 학계에서는 이를 부정하고 있다. 따라서 비문의 글자에만 머물러 있기보다는 동아시아의 국제적인 역학 관계에 폭넓게 주목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광개토대왕비

장수왕이 아버지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당시 고구려의 수도였던 국내성(지금의 지린성)에 세운 것으로, 높이가 무려 6.4미터에 이르는 동양 최대의 비석이다.

 

광개토대왕비문 탁본(부분)

전성기 고구려 모습을 담은 거대 비석의 탁본으로 고대사에 대한 국제적 논쟁의 초점이 되고 있다.

 

칠지도

가지가 일곱 개 뻗은 칼이라 하여 칠지도라는 이름이 붙었다. 앞면과 뒷면에 새겨진 글자로 백제와 왜의 관계를 유추해 볼 수 있어 일찍부터 주목을 받아 왔다.

 

4 밖으로 열린 문화,

    백제

 

고대 사회에서 한강 유역은 여러 문화와 주민들이 빈번하게 교차하는 곳이었다. 이에 일찍부터 농경 문화를 중심으로 한 포용적이고 개방적인 문화가 형성되었다. 한강을 기반으로 해서 최초로 국가를 세웠던 나라가 바로 백제이다.

 

백제 초기의 돌무지무덤이 모여 있는 서울 송파구 석촌동 고분군

다양한 모습을 한 여덟 개의 무덤 가운데 눈여겨봐야 할 것은 3호분이다. 한 변의 길이가 50미터에 이르는 아주 큰 무덤이다.

 

백제 금동대향로

1993년 10월. 부여 능산리의 절터에서 1300여 년의 긴 잠을 깨고 나와 백제의 예술세계를 다시 쓰게 하였다. 국립부여박물관 소장

 

5 고구려의 영웅,

    고구려의 멸망

 

고구려의 멸망은 지배층들이 통치의 명분을 상실할 때 국민들의 지지를 받기 어렵고, 결국 외세의 침입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게 되어 끝내는 망하고 만다는 교훈을 우리에게 주고 있다.

 

충북 단양에 있는 온달산성

남한강이 내려다보이는 해발 427미터 높이에 돌로 쌓은 성이다. 고구려 평원왕의 사위인 온달 장군은 신라에게 빼앗긴 죽령 이북을 되찾기 위해 이곳까지 내려왔다가 결국 전사했다.

 

신통한 계책은 천문을 헤아리며

묘한 꾀는 지리를 꿰뚫는구나

싸움마다 이겨 공이 이미 높았으니

족할 줄 알아서 그만둠이 어떠하리

_을지문덕이 고구려를 침략해 온 수나라의 장수 우중문에게 주었다는 시

 

평안남도 강서군 강서대묘에 그려진 현무도

강서대묘 안벽에 그려졌으며 서쪽으로 나아가는 자세이다. 웅혼한 기상과 생동감이 느껴지는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고구려 무용총 수렵도

말 탄 무사들이 산과 들을 달리며 활을 쏘아 호랑이, 사슴, 토끼 등을 사냥하는 모습을 생동감 있고 힘차게 그렸다. 활 잘 쏘는 기마 민족의 활달한 기상을 담고 있다.

 

연개소문유적비

강화도에는 연개소문이 고려산 북쪽 시루미산에서 태어났다는 전설이 전해 온다. 또한 그가 물을 마셨다는 오정(우물), 군사들을 훈련시켰다는 연못 등이 남아 있다. 인천 강화군 하점면 소재

 

6 삼국의 통일

 

삼국의 주민들이 한데 어울려 당나라 군사를 물리치는 데 고난을 함께함으로써 진실한 의미의 통일에 돌입하는 역사적 진전이 있었다. 신라의 통일은 불완전하나마 백제와 고구려 멸망 이후 삼국의 주민이 경합하여 외세를 물리침으로써 최초로 민족의 통일을 완성시켰다.

 

월지(안압지)

신라 문무왕이 백제와 고구려를 차례로 무너뜨리고 신라의 국력을 과시하기 위해 서라벌(경주)에 세운 동궁(임해전)터. '안압지'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제3장 | 신라, 천년의 역사

 

1 골품제의 운명

 

골품제는 경주의 왕경인王京人들을 대상으로 한 제도였다. 때문에 나라 사람 모두를 대상으로 하는 조선 시기의 신분제와는 달랐다. 그렇다고 해서 일반 평민들이 차별을 받지 않았다는 것은 아니다.

 

임신서기석

두 친구가 유학 공부와 나라에 대한 충성을 맹세한 내용을 기록한 비석이다. 이 비석을 통해 신라가 삼국 통일 이후 유교 사상을 기반으로 나라를 이끌어 가려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국립경주박물관 소장

 

2 촌락문서에 나타

    신라 사회

 

포장지라는 전혀 다른 용도로 사용되었던 촌락문서가 천여 년의 세월을 두고 다시 제 용도를 찾아 훌륭한 정보를 전해 주고 있는 것은 다행이다. 천년의 만남이란 영화 속에만 있는 것은 아닌가 보다.

 

좌파리가반문서

일본 도다이지 쇼소인에서 유기 그릇의 일종인 좌파리가반 사이에서 발견된 통일신라 시대의 공문서 2장을 말한다. 공물과 녹봉에 관한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755년경에 작성된 신라 촌락문서

일본 도다이지 쇼소인에서 발견된 것으로, 지금의 청주 부근 4개 촌락의 면적, 인구수, 농경지 규모, 과실수, 가축 수 등을 기록해 놓았다.

 

효녀 지은은 한기군의 백성인 연권의 딸이었다. 천성이 지극히 효성스러워 어렸을 때 아버지를 여의고 혼자서 그 어머니를 봉양하면서 나이 32세가 되도록 시집을 가지 않고 조석으로 보살피며 곁을 떠나지 않았다. 그런데 봉양할 거리가 없어 혹은 품팔이도 하고 혹은 구걸도 하여 밥을 얻어다 봉양하기를 오래 하니 피곤함을 이길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부잣집에 가서 자청하여 몸을 팔아 노비가 되고 쌀 10여 석을 받았다. 종일토록 그 집에서 일을 하고 날이 저물어야 밥을 지어 가지고 돌아와 봉양했는데, 이렇게 하기를 3~4일 동안 하였다. 그 어머니가 딸에게 이르기를 "전에는 밥이 거칠어도 맛이 좋았는데, 지금은 밥이 좋아도 맛은 전과 같지 않고 속을 칼로 에는 것과 같으니 웬일이냐." 하였다. 딸이 사실대로 고하매 어머니가 "나 때문에 네가 종이 되었다니 빨리 죽느니만 같지 못하다." 하며 소리를 내어 크게 울고 딸 또한 울어서 그 슬픈 정상이 길가는 사람을 감동케 하였다.

_《삼국사기》에 나오는 효녀 지은에 관한 이야기

 

강남풍속이 얄궂어

딸자식을 응석으로 키우누나.

바느질은 천하다 손끝에도 안 대고

날마다 분 바르고 거문고만 뜯는다네.

배운 바가 본래 맑은 노래가 아니라

봄바람에 들떠서 녹아난다네.

꽃다운 제 얼굴 뽐내면서

길이길이 젊은 줄만 안다오.

그는 오히려 이웃집 처녀를 비웃는다.

온종일 베틀에 앉아 수고로이 비단을 짜도

비단옷은 너에게 돌아가지 않으리.

_《동문선》에 실려 있는 최치원의 <강남녀>라는 시

 

3 장보고와 해상왕국

 

장보고는 산둥반도와 완도의 청해진을 근거지로 삼고 이 두 곳을 축으로 해서 당시 동아시아 바다를 장악하고 국제무역을 주도해 나갔다.

 

중국 산둥성 영성시 적산법화원

장보고의 활동지에 세워진 유적이다.

법화원이 있는 중국 적산법화원이 있는 중국 적산 풍경명승구 내 장보고전기관에 우뚝 서 있는 장보고상

 

4 신라의 여왕,

    신라의 문화

 

신라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활발히 국제 교류를 했다. 로마 지역과도 교류를 했으며, 아랍 지역에서도 신라의 존재를 알고 있었는데, 그들은 신라를 금이 많이 나는 섬나라로 보았다.

 

연단에 슬픈 울음에 무지개가 해를 뚫고

추연히 품은 슬픔, 여름에 서리 내리다.

이제 내 불우함이 그들과 같은데

하늘은 어째서 징조를 보이지 않는가.

_왕거인이 자신의 억울한 심정을 노래한 시

 

신라 고분에서 발견된 로만 글라스

1500여 년 전 신라가 서역과 교역한 흔적을 나타내는 유물이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천마총 천마도장니

자작나무 표면에 하늘을 나는 말을 그려 장식한 말다래로, 신라 회화의 수준을 잘 보여 준다. 말다래는 말을 탄 사람의 옷자락에 진흙 등이 튀지 않도록 말의 배 양쪽에 늘어뜨린 네모진 판이다.

 

금동미륵반가사유상(국보 제83호)

삼국 시대 금동불상을 대표하는 걸작품이다. 미소를 머금은 얼굴에서 한국인의 얼굴을 발견한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경주 답사에서 빠지지 않는 유적, 첨성대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천문대로, 국보 제31호로 지정되어 있다.

 

5 금석문과 목간

 

고고학이란 발굴에 따라 얼마든지 새로운 주장을 제기할 수 있고 학계의 검증을 통해 고대사 연구를 한 단계 진전시키기도 한다.

 

사택지적비

백제의 대좌평을 지낸 사택지적이 부처를 모시는 금당과 탑을 세운 까닭, 인생의 무상함을 시로 표현한 비석이다.

 

단양 신라적성비

 

신라의 수도에서 발견된 고구려의 청동호우

광개토대왕이 죽은 지 1년 후에 제작된 그릇으로 고구려와 신라의 문화 교류 사실을 알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6 호족과

     6두품의 대두

 

지방 세력인 호족이 무력을 바탕으로 한 세력이었다고 한다면 6두품은 중앙에서 지식을 바탕으로 한 세력이었다. 6두품 세력이 무력을 가진 호족 세력과 연대해서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고자 했고 이는 결국 고려의 건국으로 이어졌다.

 

견훤이 아들 신검에 의해 갇혔다가 탈출한 금산사

 

도선이 창건한 전남 월출산 도갑사 일주문

신라 말기에 세워진 사찰로서 국보 제50호인 해탈문과 석조여래좌상(보물 제89호), 도선국사 영정 등이 있다.

 

제4장 | 신라의 불교

 

1 이차돈의 순교

 

문화의 발전 단계에서 신라는 다른 나라들보다 한 단계 뒤지고 있으면서 동시에 전통적인 자기만의 독특한 문화를 가지고 있었다. 골품 제도와 화랑도 등에서 볼 수 있듯 자기 전통의 문화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외래문화를 수용하는 데도 갈등이 있었다.

 

이차돈순교비

신라는 이차돈의 순교라는 극적인 사건을 계기로 불교를 공인했다.

 

무려 182센티미터에 이르는 황룡사 치미

건물 자체의 크기를 짐작해 볼 수 있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치미. 신라 불교는 국가와 밀착되어 성장해 나갔다.

 

2 불교계의 새 바람,

    원효

 

원효는 삼국 통일 전쟁으로 인해 거칠고 각박해진 사람들의 마음을 어떻게 구제하고 이끌어 갈 것인가 하는 문제를 고민햇다. 결국 원효는 대중 속에 들어가서 이 문제를 실천에 옮김으로써 풀어 나갔다.

 

분황사 화쟁국사비부

경주 분황사에는 원효를 기리는 비석이 잇던 흔적이 남아 있다.

 

3 의상과 화엄 종단

 

원효가 교단을 조직하거나 제자를 교육하는 등의 일을 거의 하지 않았던 데 비해서 의상은 여기에 심혈을 기울였다. 진정, 표흠, 지통 등 당시 크게 평가받았던 고승들이 모두 의상의 제자들이다.

 

의상과 관련하여 여러 설화가 전해 오는 부석사

화엄십찰 중의 하나인 구례 화엄사

화엄경의 사상을 철학적이고 교리적으로 체계화한 화엄 신앙의 중심이 되는 절이다.

 

4 신라의 불교미술

 

불교의 교리나 신앙에 기초해서 불교적인 소재를 시각적으로 보여 주기 위해 조형화한 것들 또는 예배의 대상이 되거나 교화 활동, 불교 의식을 진행하는 데 필요해서 만들어 놓은 것들이 오늘날 불교미술로 분류된다.

 

뼈항아리

신라 사회에 불교가 유행하면서 시신을 화장한 다음 재를 묻는 방식으로 장례 문화가 바뀌게 되었다. 신라 무덤은 화려한 껴묻거리를 묻는 거대한 무덤은 사라지고 뼈항아리와 뼈항아리를 넣을 수 있는 돌방무덤으로 변화되었다.

 

30여 년이라는 긴 시간에 걸쳐 국가 차원의 정성과 공덕을 들여 완성한 불국사

 

다보탑과 석가탑

대웅전 앞에 나란히 자리하고 있는 두 탑은 석가모니 부처와 다보여래가 만나는 장면을 보여 준다.

 

석굴암 본존불(국보 제24호)

석굴암은 우리나라 불교건축의 극치를 보여 주는 뛰어난 유적이다. 또한 석굴암 본존불은 우아하며 위엄 있는 모습에 이상적인 아름다움을 사실적으로 표현하여 경외감과 함께 친근감을 느끼게 한다.

 

성덕대왕신종

에밀레종이라고도 하며,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종 가운데 가장 크며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낸다.

 

5 선종 구산문의 성립

 

신라 불교는 불교라는 특정 종교로서의 의미보다는 통일신라를 전후한 시기에 우리 문화를 형성한 기틀로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나아가 신라의 불교문화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사적으로도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는 점도 기억해야 할 것이다.

 

합천 가야산 해인사

신라 하대에 이르면 선종 사찰은 물론 교종 사찰조차도 수행 자체의 목적을 위해 산속에 세워지는 일이 많았다.

 

제5장 | 발해사의 주인 찾기

 

1 발해의 건국과 대조영

 

발해는 초기에 '고려高麗'라는 나라 이름을 쓰기도 했고, 일본 사람들이 발해왕을 '고려왕공려왕'이라 부르기도 했다. 고려는 당시 고구려와 같은 의미로 쓰였던 말이다.

 

2 발해의 대외 관계

 

발해는 중국과 일본, 신라의 중간점에 놓여 있었기 때문에 중개지 역할을 많이 했다. 또 북방의 중앙 아시아 지역과도 연계를 맺고 교류를 했다. 발해는 그 지정학적 위치를 최대한 활용하여 국제적인 중심지로서 자신의 위상을 세워 나갈 수 있었다.

 

발해와 일본의 교류 사실을 보여 주는 목간. 발해를 일컫는 '高麗'라는 글자가 또렷하게 나타나 있다.

 

3 발해의 사회 구성과 문화

 

발해 문화는 국제적이고 융합적인 성격을 띠고 있었다. 고구려적인 것, 말갈적 정서를 가진 것을, 당나라 문화뿐만 아니라 중앙아시아에서 전해 온 문화 요소도 있었다.

 

발해 상경성 절터에서 발견된 치미

건물 용마루 끝을 장식했던 이 치미는 녹유(녹색 유약)를 발라 구웠는데, 천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화려한 빛깔 그대로이다.

 

서릿 기운 가득한 하늘에 달빛 비치니 은하수도 밝은데

나중에 돌아갈 일 생각하니 감회가 새롭네.

홀로 앉아 지새는 긴긴 밤 근심에 젖어 마음 아픈데

홀연히 이웃집 아낙네 다듬이질 소리 들리누나.

바람결에 그 소리 끊기는 듯 이어지는 듯

밤 깊어 별빛 낮은데 잠시도 쉬지 않네.

나라 떠나와서 아무 소식 듣지 못하더니

이제 타향에서 고향소식 듣는 듯하구나.

방망이 무거운지 가벼운지

다듬이돌 평평한지 아닌지 알 길 없구나.

멀리 타국에서 가녀린 몸에 땀 흘리는 모습 측은히 여기며

밤 깊도록 옥 같은 팔로 다듬이질 하는 모습 보는 듯하네.

나그네에게 따뜻한 옷 지어 보내려고 하는 일이지만

그대 있는 방 찬 것이 먼저 걱정이구려.

비록 예의 잊어 묻기 어렵지만

속절없이 원망하는 그대 마음 모를 리야 하겠는가.

_양태사의 시

 

상경성 제2절터에 남아 있는 발해 석등

높이가 6.4미터에 이르며, 소박하고도 묵직한 발해인의 기질이 묻어난다.

 

제6장 | 고려의 건국

 

1 태조 왕건과

    후삼국의 통일

 

고려는 영토의 중앙에 있는 개경을 새 수도로 정해서 전국적으로 지리적 위계를 균등히 했다. 이런 점에서 내용적인 통합에 한발 더 다가섰으며 연호를 '천수'로 정하고 황제국을 칭하여 국가의 위상을 높였다.

 

고려 태조 왕건 청동상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왕의 실제 모습을 표현한 청동상이다. 북한 개성박물관 소장

 

의심한다면 쓰지 마라. 쓴다면 의심하지 마라.疑人不用 用人不疑"

_중국 속담

 

2 호족 연합 정권

 

태조는 호족 세력들을 지지 기반으로 후삼국을 통일한다. 따라서 호족들이 고려 왕조를 지지해야만 왕조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호족들을 아우르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들을 견제할 수 있는 정책들이 필요했다.

 

3 고려의 복잡한

    지배이념

 

고려는 기본적으로 불교국가였으나 유학적인 측면들도 적지 않았다. 아울러 풍수도참설의 지배를 받는 부분도 많았다. 불교는 개인적인 심성을 수행하는 데, 유학은 나라를 다스리는 합리적인 방안을 끌어내는 데 필요했다.

 

화엄경 변상도

비로자나불, 청련화보살 등의 모습이 보인다. 화엄경 제47권 변상도이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4 고려의

    다원적 대외 관계

 

다원적 국제 관계의 현실에서 고려는 철저하게 실리를 추구하는 외교적 노선을 추구할 수 있었다. 명분을 지켜 나가면서 구체적인 실리를 얻어 낸 고려의 대외 정책은 오늘날 등거리 실리외교의 전형이다.

 

거란 문자가 새겨진 거울

고려와 거란의 교류를 통해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제7장 | 고려의 사회와 경제

 

1 고려 사회 성격 논쟁

 

중앙 문화와 지방 문화의 공존, 다차원의 지방 제도, 불교 · 유교 · 도교 · 풍수지리사상 등 이념적 복잡성, 다양한 나라들과의 대외무역을 통한 개방성, 변화무쌍했던 중국 등과의 외교, 이런 것들이 고려를 다원주의 사회로 이끌었다고 해석한다.

 

과거 시험 장면

중국에서 시작된 과거제는 시험을 치를 수 있는 자격의 제한에도 불구하고 객관적인 능력에 따라 관리를 선발하는 합리적인 방식이었다.

 

2 전시과와

    고려 경제

 

지방의 호족들이 중앙관료가 될 때 그 지방의 토지에 대해 왕과 계약을 맺게 되는데 이를 제도화한 것이 전시과이다. 호족이 중앙관료가 되어 왕권에 협조해 주는 대가로 전시과라는 제도를 통해 그들의 물적 기반을 인정하거나 또는 그런 기반을 마련해 주었다.

 

3 고려의 문화와

    삶의 모습

 

고려청자에 대한 수요는 국내뿐만 아니라 송나라나 일본 등 국제 수요도 많았을 것이다. 그러나 중국의 지배 세력이 금나라나 원나라 같이 상대적으로 문화 수준이 낮은 이민족 왕조로 바뀌면서 수요가 격감하였다.

 

청자상감모란당초문표형주자(국보 제116호)

상감청자는 고려자기의 수준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인쇄본 《직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었으나 아쉽게도 하권만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남아 있다.

 

논산 관촉사 은진미륵

고려 사람들의 눈으로 본다면 은진미륵이야말로 거대함을 담고 있는 아름다운 모습이다.

 

부여 대조사 석조미륵보살입상

관촉사의 은진미륵과 같은 계통의 거상으로, 거칠지만 당당한 호족의 모습을 만나는 듯하다.

 

지옥의 다섯 번째 왕 염라대왕

고려 시대 때 그림으로, 염라대왕 밑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을 그렸다.

 

햇볕에 등 쪼이며

해 종일 밭 갈아도

농부에게 차례진 것

한말 조도 없다

이 내 팔자 바꾸어서

관청에 앉았으면

놀고도 쌓인 곡식

만 섬에 이르련만

_이인로李仁老의 《파한집破閑集》에 실린 <해종일 밭 갈아도>

 

4 가족과 친족,

    그리고 여성

 

고려 시기 친족의 범위는 부계 혈연집단 뿐 아니라 모계 또는 처계까지도 포함해서 규정해야 한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이른바 양측적 친속사회로, 친족의 범위는 부계와 모계를 가리지 않고 8촌 이내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5 본관제와 향도

 

성이 비교적 오래전부터 쓰이고 있었는데, 왜 본관이라는 것을 또 만들었을까? 국가 입장에서는 조세나 역역을 징발하는 하나의 단위로 설정하는 편의성이 있고, 공동체 입장에서는 공동체의식을 보다 활성화할 수 있는 조건이 되었다.

 

예천 개심사지 5층 석탑(보물 제53호)

향도의 실체를 알려 주는 귀한 기록을 새긴 석탑이다.

 

제8장 | 귀족 사회의 동요

 

1 이자겸의 난과 의천

 

이자겸의 난은 고려 전기 귀족들이 분화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갈등을 극명하게 드러낸 것이었다. 지배층들이 서로 얽혀 난맥상을 보이는 상태에서 고려는 12세기에 많은 농민들의 저항에 부딪힌다.

 

문종의 셋째 아들로서 왕실 중심의 천태종을 제창한 대각국사 의천

 

2 묘청의 난과

    풍수지리설

 

예언적 풍수지리설은 서경 천도의 정당성을 뒷받침하는 이념적 배경이 되었다. 풍수지리설은 단순히 미신에 그치지 않았고 국가 차원에서도 중시되는 중요한 정치적 의미를 지녓던 것이다.

 

3 무신 정권의 성립

 

무신 정권은 귀족 상호 간의 대립이 아니라 지배층 내에서 하급지배층을 구성하고 있던 무신들이 주도햇고, 그 성공으로 해서 문신귀족 사회를 붕괴시켰다는 점에서 통상적인 지배층 내부의 대립과는 차이가 있다.

 

최충헌과 그의 가족들이 지니고 다녔던 경전과 경전을 넣는 상자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미륵하생경 변상도

고려의 불화 가운데 하나인 미륵하생경 변상도에는 고려 농민들의 고달픈 삶이 그려져 잇다. 일본 신노인(親王院) 소장

 

4 만적의 난

 

"장상將相의 씨가 어찌 따로 있겠는가! 시기만 만나면 될 수 잇는 것이다. 이 나라에 다시는 천인이 없게끔 만들면 공경장상公卿將相일지라도 우리들이 누구나 다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한평생 일해서 벼슬아치 섬기는

이것이 바로 농사꾼이다.

누데기로 겨우 살을 가리고

온 하루 쉬지 않고 밭을 가노라

벼모가 파릇파릇 자랄 때부터

몇 번을 매가꾸어 이삭이 맺었건만

아무리 많아야 헛배만 불렀지

가을이면 관청에서 앗아가는 것

남김없이 몽땅 빼앗기고 나니

내 것이라곤 한 알도 없어

풀뿌리 캐어 목숨을 이어가다가

굶주려 마침내 쓰러지고 마는구나

 

서울의 홍강스레 잘사는 집엔

보배가 산더미로 쌓여 있도다

구슬같이 흰 쌀밥을

개나 돼지가 먹기도 하고

기름같이 맛있는 술을

심부름꾼 아이들도 마음대로 마시누나

이것은 모두 다 농사꾼이 이룩한 것

그들이야 본래 무엇이 있었으랴

농민들의 피땀을 빨아 모아선

제 팔자 좋아서 부자가 되었다네.

_이규보

 

제9장 | 대몽 항쟁과 개혁

 

1 대몽 항쟁과 강화도

 

민중들로서는 정부에 대한 저항도 중요했지만 외세의 침입에 대응하는 것이 먼저였다. 국가와 민족을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앞섰던 것이다. 이에 비해 정부나 지배층은 그에 맞는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

 

팔만대장경이 보관되어 있는 합천 해인사

초조대장경이 몽골 침입으로 불타자 16년에 걸쳐 다시 만든 것이 팔만대장경이다.

 

강화 외성

강화도로 천도한 고려 조정은 강화도를 지키기 위해 내성과 중성, 외성을 쌓았다. 몽골은 강화 조건으로 성을 모두 헐어 버릴 것을 요구했다. 지금 남아 있는 성은 조선 시대에 쌓은 것으로 일부가 고려 시대의 것과 겹친다.

 

2 삼별초의 난

 

외세의 침입에 대해서 끝까지 저항하는 감투정신, 자주정신의 표현을 삼별초에게서 찾을 수 잇다. 아울러 삼별초의 난은 12세기에 전개된 민중 봉기를 계승하고 수렴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삼별초의 난이 진압된 후에는 민중들의 봉기도 사라졌다.

 

삼별초군호국항몽유허비(강화도 외포리 소재)

외포리는 삼별초가 진도를 향해 출발한 곳으로 추정되는 곳이다.

 

권신이 정권을 잡고 손톱이나 어금니로 삼아 녹봉도 두터이 주고, 사사로이 은혜를 베풀며 죄인의 재물을 압수해 주기도 하였다. 그러므로 권신들이 마음대로 부렸으며 그들은 앞을 다투어 힘을 다하였다. 김준이 최의를 주살하고, 임연이 김준을 주살하고, 송송례가 임유무를 주살하는 데 모두 그 힘을 빌렸다. 왕이 개경으로 환도함에 미쳐 삼별초가 회의하는 마음을 품었으므로 혁파한 것이다.

_《고려사》〈열전〉

 

진도 용장산성

진도에 정착한 삼별초는 용장산성을 쌓아 방어를 하는 한편, 궁궐과 관청을 짓고 주변에 있는 30여 개의 섬을 장악하였다.

 

제주도 항파두리성

삼별초군은 제주도 항파두리를 거점으로 삼고 끝까지 항전했으나 1273년, 여몽연합군에 의해 함락되고 만다.

 

3 지눌과 결사 운동

 

지눌의 사상 체계를 교 · 선 일치의 완성된 철학 체계라고 한다. 지눌에 의해서 주도되었던 무신 집권기의 결사 운동은 고려 중기의 부패하고 보수화된 불교를 새로운 불교로 만들기 위한 신앙 결사 운동이자 불교계의 개혁 운동이었다.

 

전남 강진군 도암면에 위치한 백련사

천태종 승려 요세가 중창한 절로, 실천 중심의 수행인들을 모아 결사를 맺었다. 송광사의 수선사와 쌍벽을 이루는 백련결사의 현장이다.

 

승보사찰 송광사

법보사찰 합천 해인사, 불보사찰 양산 통도사와 함께 삼보사찰로 불린다.

 

우리들이 아침저녁으로 하는 행적을 돌이켜보니

불법을 빙자하여 자기를 꾸미면서 남과 구별하고는

구차스럽게 이익 기르는 일만 도모하고

풍진의 세상일에 골몰하여

도덕을 닦지 않고 의식衣食만 허비하는구나.

비록 출가하였다 하더라도 무슨 덕이 있겠는가.

아! 무릇 삼계三界를 떠나려 하면서도

속세와 끊으려는 인연이 없으니

한갓 남자의 몸이 되었을 뿐 장부의 뜻은 없도다.

위로는 도를 넓히는 데 어긋나고

아래로는 중생을 이롭게 하지 못하며

중간으로는 사은四恩을 저버렸으니

아! 부끄럽구나!

……

마땅히 명예와 이익을 버리고

산림에 은둔하여 정혜사定慧社를 결성하여

항상 선정禪定을 익히고 지혜를 고르게 하기에 힘쓰자.

또 예불과 독경을 하고 나아가서는 노동하기에도 힘쓰자.

각기 소임에 따라 경영하고 인연에 따라 심성을 수양하여

한평생을 자유롭게 지내며

멀리 달사達士와 진인眞人의 고행高行을 좇는다면

어찌 쾌하지 않으리오.

_<정혜결사문>

 

보조국사 지눌

교종과 선종이 일치하는 철학 체계를 완성한 지눌은 부패하고 보수화된 불교를 새로운 불교로 만들기 위한 개혁 운동이자 신앙 결사 운동을 펼쳤다,

 

4 원의 간섭과

    부원(부원) 세력

 

몽골이 다른 지역을 정복했을 때는 대부분 직접 지배를 했다. 반면 고려의 경우는 직접 지배를 하지도 않았고 고려라는 국호도 그대로 유지하게 했다. 그 이유는 고려가 몽골에 대해 무조건 항복이 아닌 강화라는 과정을 밟아서 전쟁을 종결했기 때문이다.

 

5 공민왕의 개혁정치

 

공민왕은 즉위할 때 이미 원나라가 쇠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 자신이 원에 잇었기 때문에 원의 정치에 정통했다. 공민왕은 이런 사정을 알고 이 기회를 이용해서 원의 간섭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운동을 벌였다.

 

찬란한 이 문화를 누가 범에게 내맡기며

창검이 어찌 형제의 싸움에 번뜩이랴.

이 터전 지켜가는 국력을 바로잡아

고려가 번창함을 다시 보이라.

_ 이제현 <작은 여관에서>

 

이제현 초상화(국보 제110호)

고려 후기 대표적인 성리학자이자 진보적 지식인이었던 이제현. 충숙왕을 보필해 원나라에 갔을 당시 그려진 초상화로 알려져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공민왕 부부 초상화

공민왕은 부원 세력을 몰아내고 고려를 자주적인 국가로 세울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6 성리학의 수용

 

성리학을 도입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인물들이 당시의 신진관료들인 신흥사대부이다. 이들은 공민왕 때 크게 성장해서 하나의 정치 세력을 이룬다. 이들은 고려 후기의 격화된 사회 모순을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을까에 큰 관심을 가졌다.

 

목은 이색

온건개혁파 가운데 한 사람으로서 성리학뿐 아니라 불교에 대해서도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었으나 불교를 누르는 정책을 주장한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posted by 황영찬
2017. 6. 13. 13:00 내가 읽은 책들/2017년도

2017-026 사랑할 시간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장영희 지음

2014, 샘터

 

시흥시중앙도서관

SA209073

 

840.9

장64ㅅ

 

다음 세대가 묻다

"왜 문학 작품을 읽어야 하나요?"

 

장영희가 답하다

"문학은 우리가 어떻게 사랑하며 살아가야 하는지를

알려 주니까요."

 

문학에서 찾은 사랑해야 하는 이유

 

아우름 02

 

장영희

열정적으로 사람을 사랑하고, 문학을 사랑하고, 진리를 사랑하고, 하루하루의 일상을 사랑했던 영문학자이자 에세이스트. 많은 이들이 문학의 숲에서 사랑을 만나기를 희망하며 학생들을 가르치고 문학에 대한 에세이를 썼으며, 《문학의 숲을 거닐다》, 《생일》, 《축복》 등의 책을 펴냈다.
1952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강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뉴욕 주립대에서 영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컬럼비아대에서 1년간 번역학을 공부했으며, 서강대 영미어문 전공 교수이자 번역가, 칼럼니스트, 중고교 영어 교과서 집필자로 왕성한 활동을 했다.
첫 에세이집 《내 생애 단 한번》으로 '올해의 문장상'을 수상했으며, 병상에서 쓴 마지막 책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은 수많은 독자들의 마음을 울리며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번역서로는 아버지 장왕록 박사와 함께 번역한 펄벅의 《대지》 3부작을 비롯해《종이시계》, 《슬픈 카페의 노래》, 《피터팬》(국내 최초 완역), 《산타클로스가 정말 있나요?》 등이 있다.
암 투병을 하면서도 희망과 용기를 주는 글을 독자에게 전하던 그는 2009년 5월 9일 향년 57세로 세상을 떠났다. 하늘나라로 떠난 후에도 그가 남긴 문학의 향기는 더욱 깊어져 유고집 《이 아침, 축복처럼 꽃비가》, 열두 달 영미시 산책 《다시, 봄》, 강연록 《어떻게 사랑할 것인가》가 출간된 바 있다. 이번 책은 그가 여러 라디오 방송에서 했던 '문학 강연' 원고를 정리한 것이다.

 

죽음보다 더 강한 것은 이성이 아니라 사랑이다.

_토마스 만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우리의 인생 과업 중에 가장 어려운 마지막 시험이다. 다른 모든 일은 그 준비 작업에 불과하다.

_라이너 마리아 릴케

 

사랑을 치유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더 많이 사랑하는 것이다.

_헨리 데이비드 소로

 

| 차 례 |

 

여는 글 사랑은 살리는 것

1장. 사랑하고 잃는 것이 차라리 나으리


사랑에 빠진 후 가슴속에 늘 시가 있습니다

작가들의 연애편지


사랑의 힘

엘리자베스 바렛 브라우닝


내가 다시 태어난 날

크리스티나 로제티


사랑하고 잃는 것이 차라리 나으리

앨프리드 테니슨


나의 일은 사랑입니다

에밀리 디킨스


사랑, 그 지독한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첫사랑이 나를 다시 부르면

새러 티즈데일


사랑의 철학

퍼시 비쉬 셸리


스캔들과 사랑 사이

조지 고든 바이런



2장. 어떻게 사랑하며 살아가는가


내 생애 최고의 연애소설

에밀리 브론테 《폭풍의 언덕》


혼자만의 것

카슨 매컬러스 《슬픈 카페의 노래》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한 곳

도스토예프스키 《카라마조프의 형제들》


진정으로 위대한 것

스콧 피츠제럴드 《위대한 개츠비》


아버지는 누구인가

다니엘 월러스 《큰 물고기》


불 켜진 나의 창밖에는

《안데르센 동화》


동심, 마음의 고향

제임스 매튜 베리 《피터팬》


나의 그 사람

윌라 S. 캐더 《나의 안토니아》



장영희 교수의 사랑에 관한 에세이 아프게 짝사랑하라

'진짜'가 되는 길

젊음의 의무

 

눈과 서리 사이에서 꽃 한 송이가 반짝입니다.

마치, 내 사랑이 삶의 얼음과 악천후 속에서 빛나듯이 말입니다.

어쩌면 오늘 가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난 잘 있고, 마음도 편안합니다.

그리고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 당신을 더 사랑합니다.

_1780년경 요한 볼프강 괴테가 샤를로테 폰 슈타인에게 보낸 편지 중에서

 

나는 열한 시 삼십 분에 들어왔습니다.

그러고는 줄곧 바보처럼 안락의자에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당신의 목소리밖에는 들리지 않습니다.

나는 언제나 당신이 '사랑하는 당신'이라고 부르는 소리를 듣고 있는 바보입니다.

나는 오늘 두 사람에게나 말도 하지 않고 냉정하게 굴어서 그들의 기분을 언짢게 만들었습니다.

내가 듣고 싶은 것은 그들의 목소리가 아니라,

당신의 목소리이기 때문입니다.

_1904년 제임스 조이스가 노라 바너클에게 보낸 편지 중에서

 

사랑하는 당신이여,

내가 무엇을 잘못했기에 이토록 나를 괴롭히십니까?

오늘도 편지가 없군요.

첫 번째 들어 오는 우편에도, 두 번째 우편에도 말입니다.

이토록 나의 마음을 아프게 하시다니요!

당신이 보내는 단 한 글자라도 보면 내 마음은 행복해질 텐데요!

당신은 내가 싫증이 난 것입니다.

그 외에 다른 이유를 생각해 낼 수가 없군요.

_1912년 프란츠 카프카가 펠리스 바우어에게 보낸 편지 중에서

 

사랑하는 당신, 나에게 운율을 만드는 재주가 있었으면 합니다.

당신과 사랑에 빠진 이후, 내 머리와 가슴속에는 언제나 시가 있습니다.

아니, 당신이 바로 시입니다.

당신은 자연이 부르는 달콤하고 소박하고 즐거운 노래와 같습니다.

_《주홍 글씨》의 작가 너대니얼 호손이 아내 소피아 피바디에게 보낸 편지

 

당신이 날 사랑해야 한다면


                                                 _엘리자베스 배릿 브라우닝


당신이 날 사랑해야 한다면

오직 사랑만을 위해 사랑해 주세요.

그녀의 미소 때문에… 그녀의 모습… 그녀의

부드러운 말씨… 그리고 내 맘에 꼭 들고

힘들 때 편안함을 주는 그녀의 생각 때문에

'그녀를 사랑해' 라고 말하지 마세요.

사랑하는 이여, 이런 것들은 그 자체로나

당신 마음에 들기 위해 변할 수 있는 것,

그리고 그렇게 얻은 사랑은 그렇게 잃을 수도 있는 법.

내 뺨에 흐르는 눈물

닦아 주고픈 연민 때문에 사랑하지도 말아 주세요.

당신의 위안 오래 받으면 눈물 잊어버리고,

그러면 당신 사랑도 떠나갈 테죠.

오직 사랑만을 위해 사랑해 주세요.

사랑의 영원함으로 당신 사랑 오래오래 지나도록.

 

 

If thou must love me


                                                _Elizabeth Barrett Browning


If thou must love me, let it be for nought

Except for love's sake only. Do not say

"I love her for her smile-her look-her way

Of speaking gently,-for a trick of thought

That falls in well with mine, and certes brought

A sense of pleasant ease on such a day"-

For these things in themselves, Beloved, may

Be changed, or change for thee,-and love, so wrought,

May be unwrought so. Neither love me for

Thine own dear pity's wiping my cheeks dry,-

A creature might forget to weep, who bore

Thy comfort long, and lose thy love thereby!

But love me for love's sake, that evermore

Thou may'st love on , through love's eternity.

 

바렛 양, 당신의 시를 온 마음 다해 사랑합니다. (…) 당신의 시는 내 속으로 들어와 나의 한 부분이 되었습니다. (…) 온 마음 다해 이 시집들을 사랑하고, 당신도 사랑합니다.

 

I love your verses - with all my heart, dear Miss Barret. (…) so into me has it gone, and part of me has it become (…) I do, as I say, love these books with all my heart - and I love you too.

 

 

당신을 어떻게 사랑하느냐구요?

_엘리자베스 배릿 브라우닝

내가 당신을 어떻게 사랑하냐구요? 방법을 꼽아 볼게요.

살아가는 목적과 완전한 아름다움을 찾을 때

아스라이 내 영혼이 닿을 수 있는 깊이만큼,

넓이만큼, 그 높이만큼 당신을 사랑합니다.

햇빛과 촛불 아래

일상의 그지없이 조용한 필요에 따르듯이 당신을 사랑합니다.

당신을 자유롭게 사랑합니다.

올바름을 위해 애쓰는 사람들처럼.

당신을 순수하게 사랑합니다.

칭찬을 외면하는 사람들처럼.

지난날 슬픔에 쏟았던 격정과 어린 날의 신앙으로 당신을 사랑합니다.

내 곁을 떠난 이들과 함께 떠난 줄만 알았던 사랑으로 당신을 사랑합니다.

내 삶의 모든 숨결과 미소와 눈물로 당신을 사랑합니다.

 

How Do I Love Thee?

How do I love thee? Let me count the ways.

I love thee to the depth and breadth and height

My soul can reach, when feeling out of sight

For the ends of being and ideal grace.

I love thee to the level of every day’s

Most quiet need, by sun and candle-light.

I love thee freely, as men strive for right.

I love thee purely, as they turn from praise.

I love thee with the passion put to use

In my old griefs, and with my childhood’s faith.

I love thee with a love I seemed to lose

With my lost saints. I love thee with the breath,

Smiles, tears, of all my life; and, if God choose,

I shall but love thee better after death.

 

참으로 그러하리까
       
                                                      _엘리자베스 배릿 브라우닝

참으로 그러하리까 이 자리에 누워 내가 죽는다면
내가 없음으로 당신이 삶의 기쁨을 잃으리까
무덤의 습기가 내 머리를 적시운다고 햇빛이 당신에게 차가우리까
그러리라는 말씀을 편지로 읽을 때
나는 임이여 놀랬나이다 나는 그대의 것이외다
그러나 임께야 그리 끔찍하리까
나는 손이 떨리는 때라도
임의 술을 따를 수 있사오리까
그렇다면 나의 영혼은 죽음의 꿈을 버리옵고
삶의 낮은 경지를 다시 찾겠나이다
사랑! 나를 바라보소서 나의 얼굴에 더운 숨결을 뿜어주소서
사랑을 위하여 재산과 계급을 버리는 것을
지혜로운 여성들이 이상히 여기지 않듯
나는 임을 위하여 무덤을 버리오리다
그리고 눈앞에 보이는 고운 하늘을
당신이 있는 이 땅과 바꾸오리다

 

Is It Indeed So?
  
Is it indeed so? If I lay here dead,
Wouldst thou miss any life in losing mine?
And would the sun for thee more coldly shine
Because of grave-damps falling round my head?
I marvelled, my Beloved, when I read
Thy thought so in the letter. I am thine--
But. . .so much to thee? Can I pour your wine
While my hands tremble? Then my soul, instead
Of dreams of death, resumes life's lower range.
Then, love me, Love! Look on me--breathe on me!
As brighter ladies do not count it strange,
For love, to give up acres and degree,
I yield the grave for thy sake, and exchange
My near sweet view of Heaven, for earth with thee!

             (Elizabeth Barrett Browning)

 

 

생일

_크리스티나 로제티

내 마음은 물오른 가지에 둥지 튼

한 마리 노래하는 새입니다.

내 마음은 탐스런 열매로 가지가

휘어진 한 그루 사과나무입니다.

 

내 마음은 무지갯빛 조가비,

고요한 바다에서 춤추는 조가비입니다.

내 마음은 이 모든 것들보다 더 행복합니다.

내게 사랑이 찾아왔기 때문이지요.

저를 위해 비단과 솜털로 단壇을 세워 주세요.

 

그 단에 모피와 보랏빛 장식 천 드리우고

무늬 화려한 공작을 새겨 주세요.

금빛, 은빛 포고송이와

잎사귀, 또 은빛 백합화를 수놓아 주세요.

 

이제야 내 삶이 시작되었으니까요.

내게 사랑이 찾아 왔으니까요.

 

A Birthday

_Christina Rossetti

    My heart is like a singing bird

    Whose nest is in a water'd shoot;

    My heart is like an apple-tree

    Whose boughs are bent with thickset fruit;

 

5   My heart is like a rainbow shell

    That paddles in a halcyon sea;

    My heart is gladder than all these

    Because my love is come to me.

    Raise me a dais of silk and down;

10 Hang it with vair and purple dyes;

    Carve it in doves and pomegranates,

    And peacocks with a hundred eyes;

    Work it in gold and silver grapes,

    In leaves and silver fleurs-de-lys;

   

15 Because the birthday of my life

    Is come, my love is come to me.

 

 

 무엇이 무거울까?

_크리스티나 로제티

무엇이 무거울까?

바다모래와 슬픔이

무엇이 짧을까?

오늘과 내일이

무엇이 약할까?

봄꽃들과 청춘이

무엇이 깊을까?

바다와 진리가

 

What are heavy?

_Christina Rossetti

What are heavy?

sea-sand and sorrows:

What are brief?

today and tomorrow:

What are frail?

spring blossoms and youth:

What are deep?

the ocean and truth.

 

 

사우보思友譜

_ 알프레드 테니슨

 

조금도 부러워 않으리

고귀한 분노를 모르는 포로를

여름 숲을 전혀 모르는

새장에서 태어난 방울새를

 

부러워 않으리, 시간의 들녘에서

제멋대로 뛰어 놀며

죄책감에 얽매이지도 않고

양심도 깨어있지 않은 짐승들을

 

자신은 축복받앗다 생각할지도 모르지

하지만 사랑의 맹세를 한 번도 해본 적 없이

태만의 잡초로 뒤덮인 무기력한 가슴이나

결핍에서 생겨난 마음의 평화 따위는 부럽지 않아

 

무슨 일이 잇어도 나는 이를 진리로 여기리

가장 슬픈 때에도 나는 느끼리

 

한 번도 사랑해 본 적 없는 것보다

사랑해 보고 잃는 것이 차라리 낫다는 것을.

 

 

In Memoriams

_Alfred Lord Tennyson

I envy not in any moods

The captive void of noble rage,

The Linnet born within the cage,

That never knew the summer woods:

 

In envy not the beast that takes

His license in the field of time,

Unfetter’d by the sense of crime,

To whom a conscience never wakes;

 

Nor, what may count itself as blest,

The heart that never plighted troth

But stagnates in the weeds of sloth:

 

I hold it true, whate'er befall;

I feel it, when I sorrow most;

 

'T is better to have loved and lost

Than never to have loved at all.

 

 

암벽 사이에 핀 꽃

_알프레드 테니슨

틈이 벌어진 암벽 사이에 핀 꽃

그 암벽에서 널 뽑아 들었다.

여기 뿌리까지 널 내 손에 들고 있다.

작은 꽃-하지만 내가 너의 본질을

 

뿌리까지 송두리째 이해할 수 있다면

하느님과 인간이 무언지 알 수 있으련만

 

Flower in the crannied wall

_Alfred, Lord Tennyson

Flower in the crannied wall,
I pluck you out of the crannies;
Hold you here, root and all, in my hand,
Little flower-but if I could understand
What you are, root and all, and all in all,
I should know what God and man is.

 

 

모래톱을 건너며

_알프레드 테니슨

시간과 공간의 경계로부터

물살이 나를 멀리 데려가

모래톱을 건넜을 때

나의 인도자를 뵐 수 있으면,

 

Crossing the Bar

_Alfred, Lord Tennyson

from out our bourne of Time and Place
The flood may bear me far,
I hope to see my Pilot face to face
When I have crost the bar.

 

 

율리시스

_알프레드 테니슨

얼마나 지리한가, 멈춘다는 것은, 끝장낸다는 것은!

닦지 않아 녹슬고, 쓰지 않아 빛나지 않는 것은!

마치 숨만 쉬면 그것이 인생의 전부인 양!

 

Ulysses

_Alfred, Lord Tennyson

How dull it is to pause, to make an end,
To rust unburnished, not to shine in use!
As though to breathe where life!

 

 

만약 내가……

_에밀리 디킨슨

만약 내가 한 사람이 가슴앓이를

멈추게 할 수 있다면,

나 헛되이 사는 것은 아니리.

만약 내가 누군가의 아픔을

쓰다듬어 줄 수 있다면,

혹은 고통 하나를 가라앉힐 수 있다면,

혹은 기진맥진 지친 한 마리 울새를

둥지로 되돌아가게 할 수 있다면,

나 헛되이 사는 것은 아니리.

 

If I can……

_Emily Dickinson

If I can stop one heart

from breaking,

I shall not live in vain;

If I can ease one life

the aching,

Or cool one pain,

Or help one fainting robin

unto his nest again,

I shall not live in vain.

 

 

나는 오래 기다렸습니다--사랑하는 이여--

그러나 나는 더 기다릴 수 있습니다.

--내 연갈색 머리가 희끗희끗해질 때까지--

내가 '새하얀 옷'을 걸치고 나타나면

당신은 어쩌시렵니까?

 

I waited a long tie-- Master--

but I can wait more

--wait till my hazel hair is dappled--

what would you

do with me if I came "in white"?

 

 

사랑은 생명 이전이고

 

사랑은- 생명 이전이고

죽음- 이후이며-

천지창조의 시작이고

지구의 해석자-

 

Love Is Anterior to Life

 

Love- is anterior to Life-

Posterior- to death-

Initial of Creation, and

The Exponent of Earth-

 

사랑은 하나의 완전한 고통입니다. 그 무엇으로도 그 아픔을 견뎌낼 수 없습니다.

(…) 고통은 오랫동안 남습니다. 가치 있는 고통은 쉽게 사그러들지 않는 법이니까요.

 

love is that one perfect labor nought can supersede.

(…) the pain is still tere, for pai tat is worthy does not go soon.

 

 

넓은 평원을 만들려면 클로버 한 개와 벌 한 마리,

클로버 한 개, 그리고 벌 한 마리,

그리고 상상만 있으면 됩니다.

벌이 드물면

상상만 있어도 되지요.

머나먼 세계로 우리를 싣고 가는 데는

책만 한 배가 없지요.

 

To make a prairie it takes a clover and one bee,

One clover, and a bee,

And revery.

When bees are few,

Only revery will do.

 

There is no Frigate like a Book

To take us Lands away.

 

 

이 시는 답장 없는,

세상을 향해 쓰는 나의 편지입니다.

 

This is my letter to the World

That never wrote to Me

 

 

낙엽은 떨어지고

_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가을이 우리를 사랑하는 기다란 잎새 위에 머뭅니다.

보릿단 속 생쥐 위에도 머뭅니다.

우리 머리 위에 드리워진 마가목 잎새가 노랗게 물들고

이슬에 젖은 산딸기 잎새도 노랗게 물들어 갑니다.

 

이울어 가는 사랑의 시간이 우리를 둘러쌉니다.

슬픔에 가득 찬 우리 영혼은 지금 피곤하고 지쳐 있죠.

우리 이제 헤어져요. 정열의 계절이 우리를 잊기 전에

그대의 숙인 이마에 입맞춤과 눈물을 남기고.

 

The Falling Of The Leaves

_William Butler Yeats

AUTUMN is over the long leaves that love us,

And over the mice in the barley sheaves;

Yellow the leaves of the rowan above us,

And yellow the wet wild-strawberry leaves.

 

The hour of the waning of love has beset us,

And weary and worn are our sad souls now;

Let us patt, ere the season of passion forget us,

With a kiss and a tear on thy drooping brow.

 

 

키 크고 고귀하면서도 사과꽃 빛깔로 물든

섬세한 얼굴과 가슴의 그녀

 

Tall and noble but with face and bosom

Delicate in color as apple blossom

 

 

당신의 아름다움을 생각했어요. 그러자 그 생각은

날카로운 사념이 화살이 되어 내 뼛속 깊이 박혔어요.

 

I thought of your beauty, and this arrow,

Made out of a wild thought, is in my marrow.

 

 

나는 난감한 무엇인가에 사로잡혀 버렸습니다.

내 핏줄을 타고 흐르던 생기는 말라 버렸고

내 가슴에서 용솟음치는 기쁨과 자연스레 솟아나던 만족감도

갈가리 찢겼습니다

 

The fascination of what's difficult

Has dried the sap out of my veins, and rent

Spontaneous joy and natural content

Out of my heart

 

 

내 청춘이 다하도록 내 모든 것을

앗아간 그녀의 정체는 무엇이란 말인가

(…) 날이 밝으면

그녀를 위해 깨어 있으며

나의 선과 악을 가늠해 본다.

 

And what of her that took

All till my youth was gone

(…) When day begins to break

I count my good and bad,

Being wakeful for her sake

 

 

음주가

_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술은 입으로 들어오고

사랑은 눈으로 들어오네

우리가 늙어서 죽기 전에

알게 될 진실은 그것뿐

술잔을 들어 입가에 가져가며

그대 보고 한숨짓네.

 

A Drinking Song

_William Butler Yeats

Wine comes in at the mouth

And love comes in at the eye;

That’s all we shall know for truth

Before we grow old and die.

I lift the glass to my mouth,

I look at you, and I sigh.

 

 

사랑

_새러 티즈데일

그리운 눈빛으로 뒤돌아보고 내가 오리라는 걸 알아주세요

미풍에 제비가 날아오르듯 당신의 사랑으로 날 일으켜

해가 쬐든 비바람이 불든 우리 멀리 도망가요

'하지만, 내 첫사랑이 날 다시 부르면 어떡하지요?'

 

용감한 바다가 흰 파도를 떠받치듯 날 꼭 껴안고

산속에 숨은 당신의 집까지 멀리 데려가세요

평화로 지붕을 얹고 사랑으로 문에 빗장을 걸어요

'하지만, 내 첫사랑이 날 또 부르면 어떡하지요?'

 

The Flight

_Sara Teasdale

Look back with longing eyes and know that I will follow,

Lift me up in your love as a light wind lifts a swallow,

Let our flight be far in sun or blowing rain—

But what if I heard my first love calling me again?



Hold me on your heart as the brave sea holds the foam,

Take me far away to the hills that hide your home;

Peace shall thatch the roof and love shall latch the door—

But what if I heard my first love calling me once more?

 

 

아, 내가 붉은 장미넝쿨에 피어나는

보드라운 장미꽃이라면

그이의 창까지 뻗어 올라

그이의 창틀을 아름답게 만들 텐데.

 

Oh if I were the velvet rose

Upon the red rose vine,

I'd climb to touch his window

And make his casement fine.

 

 

내가 죽어 내 위로 눈부신 4월이

비에 젖은 머릿단을 풀어 헤칠 때

당신이 쓰라린 가슴을 안고 내게 기대어 온다 해도

나는 상관치 않겠어요

 

내 마음은 평화로울 거예요

쏟아지는 비에 가지가 쓰러져도 평화로운 나무처럼

그리고 지금의 당신보다

더 말없고 차가울 거예요

 

When I am dead and over me bright April

Shakes out her rain-drenched hair,

Tho'you should lean above me broken-hearted,

I shall not care.

 

I shall have peace, as leafy trees are peaceful

When rain bends down the bough,

And I shall be more silent and cold-hearted

Than you are now.

 

 

연금술

 

봄이 샛노란 데이지를 빗속에 피워 올리듯,

나도 내 마음의 잔을 들어 올립니다.

비록 고통만 담겨 있겠지만,

그래도 내 마음은 사랑스러운 잔이 될 것입니다.

 

꽃과 잎으로부터 배우렵니다.

이슬방울 하나하나를 물들이는 법을,

향기 잃은 슬픔의 포도주 색을

살아 있는 황금색으로 바꾸는 것을.

 

Alchemy

 

I lift my heart as spring lifts up
A yellow daisy to the rain;
My heart will be a lovely cup
Altho' it holds but pain.

For I shall learn from flower and leaf
That color every drop they hold,
To change the lifeless wine of grief
To living gold.

 

 

나는 당신의 것이 아닙니다. 당신 때문에 나를 잃지 않습니다.

(…)나는 나입니다.

 

I am not yours, Not lost in you.

(…)Yet I am I.

 

 

기도

 

나 죽어 갈 때 말해 주소서.

채찍처럼 살 속을 파고들어도

나 휘날리는 눈 사랑했다고.

모든 아름다운 걸 사랑했노라고.

그 아픔을 기쁘고 착한

미소로 받아들이려 애썼다고.

심장이 찢어진다 해도

내 영혼 닿는 데까지 깊숙이

혼신을 다 바쳐 사랑했노라고.

삶을 삶 자체로 사랑하며

모든 것에 곡조 붙여

아이들처럼 노래했노라고.

 

A Prayer

 

When I am dying, let me know
That I loved the blowing snow
Although it stung like whips;
That I loved all lovely things
And I tried to take their stings
With gay unembittered lips;
That I loved with all my strength,
To my soul's full depth and length,
Careless if my heart must break,
That I sang as children sing
Fitting tunes to everything,
Loving life for its own sake.

 

 

부드러운 음성이 사라져도 음악은

_퍼시 비쉬 셸리

부드러운 음성이 사라져도, 음악은

추억 속에 메아리치고-

달콤한 오랑캐꽃이 져도, 그 향기는

향기가 불러일으킨 감각 속에 생생하게 남습니다.

장미꽃이 져도, 그 꽃잎은

사랑하는 이의 잠자리를 뒤덮습니다.

그러므로 당신이 떠나도, 당신 생각은

내 마음에 사랑으로 남을 것입니다.

 

Music, When Soft Voices Die

_Percy Bysshe Shelly

1  Music, when soft voices die,

    Vibrates in the memory;

    Odours, when sweet violets sicken,

    Live within the sense they quicken.

 

5  Rose leaves, when the rose is dead,

    Are heap'd for the belovèd's bed;

    And so thy thoughts, when thou art gone,

    Love itself shall slumber on.

 

 

사랑하는 것, 그리고 견뎌 내는 것.

이것만이 인생이고, 기쁨이며, 왕국이고, 승리이다.

 

To love, and to bear:

This is alone Life, Joy, Empire, and Victory

 

 

시는 세상에서 최상이고 가장 아름다운 모든 것들을 영원하게 만든다. 인간 속에 있는 신성함을 퇴락 속에서 구하고 (…) 모든 것을 아름다운 것으로 환원시킨다.

 

Poetry makes immortal all that is best and most beautiful in the world; it redeems from decay the visitations of the divinity in man (…) turns all things to loveliness.

 

 

사랑의 철학

 

샘물은 강물과 하나 되고

강물은 다시 바다와 섞인다(…)

이 세상에 혼자인 것은 없다.

만물이 원래 신성하고

하나의 영혼 속에서 섞이는데

내가 왜 당신과 하나 되지 못할까.

 

보라 산이 높은 하늘과 입 맞추고

팓가 서로 껴안는 것을(…)

햇빛은 대지를 끌어안고

달빛은 바다에 입 맞춘다.

허나 이 모든 달콤함이 무슨 소용인가

그대가 내게 키스하지 않는다면.

 

Love's Philosophy

 

The fountains mingle with the river
And the rivers with the Ocean,
The winds of Heaven mix for ever
With a sweet emotion;
Nothing in the world is single;
All things by a law divine
in one spirit meet and mingle.
Why not I with thine?-

See the mountains kiss high Heaven
And the waves clasp one another;
No sister-flower would be forgiven
If it disdained its brother;
And the sunlight clasps the earth
And the moonbeams kiss the sea:
What is all this sweet work worth
If thou kiss not me?

 

 

그 누구에게

_조지 고든 바이런

딱 한 번, 감히 눈을 들어

내 눈을 들어 당신을 바라보았어요.

그날 이후, 내 눈은 이 하늘 아래

그 어떤 것도 보지 못하게 되었지요.

 

밤이 되면 잠이 찾아와 눈을 감기지만, 부질없어라

내게는 밤도 한낮이 되어

꿈이 아니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을

펼쳐 보이죠. 짓궂게도 말이죠.

 

그 꿈은 비운의 꿈--수많은 창살이

당신과 나의 운명을 갈라놓지요.

내 열정은 격렬하게 싸우지만

당신은 여전히 평화로우니.

 

TO ——

_George Gordon, Lord Byron

But once I dared to lift my eyes,

To lift my eyes to thee;

And since that day, beneath the skies,

No other sight they see.

 

In vain sleep shuts them in the night

The night grows day to me

Presenting idly to my sight

What still a dream must be.

 

A fatal dream--for many a bar

Divides thy fate from mine;

And still my passions wake and war,

But peace be still with thine.

 

 

내 먼 훗날 그대를

다시 만난다면

어떻게 인사할까?

침묵과 눈물로-

 

If I should meet thee

After long years.

How should I greet thee?

With silence and tears-

 

 

자, 이제 더 이상은 밤늦도록

배회하지 말자.

가슴은 여전히 사랑에 불타고

달빛 또한 여전히 빛날지라도

 

So we'll go no more a-roving

So late into the night

Though the heart be still as loving

And the moon be still so bright.

 

 

그는 나보다 더 나아, 내가 이 세상에서 겪은 지독한 고통은 모두 히스클리프의 고통이었어. 모든 것이 죽어 없어져도 그가 남아 있다면 나는 계속 존재하는 거야. 하지만 다른 모든 것은 남아 있되, 그가 없어진다면 우주는 아주 낯선 곳이 되고 말겠지. 린튼에 대한 나의 사랑은 숲 속의 잎사귀와 같아. 겨울이 되면 나무들의 모습이 달라지듯이 시간이 흐르면 달라지리라는 걸 나는 잘 알고 있어. 그러나 히스클리프에 대한 내 사랑은 그 아래 잇는 영원한 바위와 같아. 넬리, 내가 바로 히스클리프야! 그는 언제나, 언제까지나 내 마음속에 있어. 바로 나 자신으로 내 마음속에 있는 거야.

 

 

이 세상에 그녀와 연관되지 않은 것이 뭐가 있길래? 그녀 생각을 불러일으키지 않는 것은 하나도 없단 말이야! 바로 지금 땅바닥을 내려다보기만 해도 깔려 있는 돌마다 그녀 모습이 떠올라! 흘러가는 구름송이마다, 나무 한 그루마다, 밤에는 들이쉬는 숨결마다, 낮에는 눈에 띄는 모든 것 하나하나마다, 온통 그녀의 모습에 둘러싸여 있는 거야. 흔해 빠진 남자와 여자의 얼굴들에서--심지어 나 자신의 모습에서까지--그녀를 닮은 점이 튀어나와 나를 조롱하거든, 온 세상이 그녀가 존재했고 내가 그녀를 잃었다는 끔찍한 기억을 모아 놓은 진열장이란 말이야!

 

 

부귀영화를 가볍게 여기네

_에밀리 브론테

부귀영화를 난 가볍게 여기네.

사랑도 웃어넘기네.

명예욕도 아침이 오면

사라지는 한때의 꿈일 뿐.

 

내가 기도한다면, 내 입술 움직이는

단 한 가지 기도는

"제 마음 지금 그대로 두시고

제게 자유를 주소서!"

 

그렇다, 화살 같은 삶이 종말로 치달을 때

내가 바라는 것일 단 한 가지.

삶에도 죽음에도 인내할 용기 있는

자유로운 영혼이 되기를.

 

Riches I hold in light esteem

_Emily Jane Brontë

Riches I hold in light esteem,

And Love I laugh to scorn;

And lust of Fame was but a dream

That vanished with the morn;

 

And if I pray, the only prayer

That moves my lips for me

Is, "Leave the heart that now I bear,

And give me liberty!"

 

Yes, as my swift days near their goal,

'Tis all that I implore:

In life and death a chainless soul,

With courage to endure.

 

 

우선 사랑이란, 두 사람의 공동 경험a joint experience between two persons이다.

그러나 여기서 공동 경험이라 함은, 두 사람이 같은 경험을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사랑을 주는 사람과 사랑을 받는 사람이 있지만, 두 사람은 완전히 별개의 세계에 속한다. 사랑을 받는 사람은 사랑을 주는 사람의 마음속에 오랜 시간에 걸쳐 조용히 쌓여 온 사랑을 일깨우는 역할을 하는 것에 불과할 경우가 많다. 그는 자신의 사랑이 고독한 것임을 영혼 깊숙이 느낀다.

이런 이유로 사랑을 주는 사람이 해야 할 일이 딱 한 가지가 있다. 그는 온 힘을 다해 사랑을 자기 내면에만 머무르게 해야 한다. 자기 속에 완전히 새로운 세상…… 강렬하면서 이상야릇하고, 그러면서도 완벽한 그런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것은 여기서 사랑하는 사람이란 반드시, 결혼반지를 사기 위해 돈을 모으는 젊은 남자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남자일 수도 있고, 여자, 아이, 아니 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인간도 될 수 있는 것이다.

이제 사랑을 받는 사람에 대해서도 얘기해 보자. 아주 이상하고 기이한 사람도 누군가의 마음에 사랑을 불 지를 수 있다. 선한 사람이 폭력적이면서도 천한 사랑을 자극할 수도 있고, 의미 없는 말만 지껄이는 미치광이도, 누군가의 영혼 속에 부드럽고 순수한 목가를 깨울지도 모른다. 그래서 어떤 사랑이든지 그 가치나 질은 오로지 사랑하는 사람 자신만의 결정일 수 있다.

_카슨 매컬러스Carson McCullers, 1917~1967

 

 

지옥이란 다름 아닌 바로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한 데서 오는 괴로움이다.What is Hell? It is suffering for being no longer able to love (…) 대지에 입 맞추고 끊임없는 열정으로 그것을 사랑하라. 그대 환희의 눈물로 대지를 적시고 그 눈물을 사랑하라. 또 그 환희를 부끄러워하지 말고 그것을 귀중히 여기도록 하라. 그것은 소구의 선택된 자들에게만 주어지는 신의 선물이기 때문이다.

_《카라마조프 형제들》의 조시마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을 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보는 세상은 이전과 다릅니다. 이른 봄에 피어나는 꽃들이 이렇게 키가 작았었나……. 여름날 밤하늘에 이토록 별이 많았었나……. 어쩌면 사랑은 시력을 찾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_영화 <연애 소설>에 나오는 대사

 

 

그리하여 나는 거기 앉아 오랜 미지의 세계에 대해 생각에 잠기면서 개츠비가 데이지의 부두 끝에서 최초로 녹색 불빛을 찾아냈을 때의 그의 경이에 대해 생각했다. 그는 이 푸른 잔디밭을 향해 머나먼 길을 온 것이었고, 그리고 그의 꿈은 너무 가까이 잇어 놓치는 게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는 그 꿈이 이미 깨어져 버렸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도시 저쪽의 광막하게 어두운 어떤 곳으로 흘러가 버렸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_《위대한 개츠비》에서 개츠비의 장례를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가기 전, 이제는 아무도 없이 버려진 개츠비의 집을 찾은 닉이 한 말

 

 

<아버지는 누구인가?>

 

아버지는 기분 좋을 때 헛기침을 하고, 겁날 때 너털웃음을 짓는 사람이다.

아버지는 혼자 마음껏 울 장소가 없어 슬픈 사람이다.

아버지는 매일 머리가 셋 달린 용과 싸우러 나가는 사람이다.

아버지란 '내가 아버지 노릇을 제대로 못하고 있나 보다' 매일 자책하는 사람이다.

아버지는 '가장 좋은 교훈은 손수 모범을 보이는 것이다'라는 격언에 콤플렉스를 느끼는 사람이다.

아버지의 마음은 먹칠을 한 유리로 되어 있어서 잘 깨지지만 속은 잘 보이지 않는다.

자식들이 늦게 들어올 때 어머니는 열 번 걱정하는 말을 하지만 아버지는 열 번 현관을 쳐다본다.

아버지는 '아들딸들이 나를 닮아 주었으면' 하고 바라면서도 '아니, 나를 닮지 않아 주었으면' 하고 이중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다.

아버지는 가족에게 어른인 체를 해야 하지만 친한 친구나 맘이 통하는 사람을 만나면 소년이 되는 사람이다.

아버지는 가족들을 위해 온몸이 부서져라 일해도 '부자 아빠'가 못되어 큰소리치지 못하는 사람이다.

어머니의 마음은 봄가을을 오고 가지만 아버지 마음은 가을겨울을 오간다.

아버지는 어머니 앞에서는 기도도 안 하지만 혼자 차를 운전하면서 큰 소리로 기도하는 사람이다.

아버지! 뒷동산의 바위 같은 이름이다.

시골 마을의 느티나무 같은 크나큰 이름이다.

_ 작자 미상

 

 

(아버지는) 주중에는 물건을 팔고 돈을 벌기 위해 늘 여행 중이었으므로 집을 비우는 때가 많았다. 그것은 실제 몸으로 내게 주는 가르침이었다. 집을 떠나 돌아다니지도 않고, 낯선 곳에서 잠을 자지도 않고, 시간이 없어 길거리에서 대충 식사를 때우지 않아도 되는 직업, 이 세상에 그렇게 고달프지 않은 직업은 없다는 것을 몸소 체험으로 가르치는 것이었다.

 

 

소녀는 또 한 번 성냥불을 켰습니다. 다시 한 번 주위가 밝아졌으며, 그 빛 속에 따뜻한 미소와 사랑을 가득 담은 얼굴로 할머니가 서 계셨습니다. 할머니! 소녀는 말했습니다.

"할머니, 제발 절 데려가 주세요. 성냥이 꺼지면 사라지시잖아요. 아까 그 따뜻한 난로처럼, 맛있는 칠면조처럼, 그리고 그렇게 예쁜 크리스마스트리처럼!"

소녀는 한꺼번에 성냥 모두를 벽에 그었습니다. 할머니를 곁에 머물게 하고 싶었습니다. 성냥들은 아주 환한 불빛을 발하며 낮보다 더 밝아졌습니다. 할머니는 소녀를 팔에 안고 밝은 빛 속에서 기쁘게 높이, 아주 높이 춥지도 않고 배고픔도 없고 아무런 걱정도 없는 곳으로 갔습니다.

_《성냥팔이 소녀》

 

 

이 길은 그 옛날 그날 밤 안토니아와 내가 블랙호크에서 기차를 내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궁금해하며 밀짚 위에 누워 마차를 타고 지나가던 바로 그 길이었다. (…) 그날 밤에 느꼈던 감정들은 너무도 생생해서 손만 뻗으면 어루만질 수 있을 정도였다. 나는 비로소 나 자신으로 되돌아온 기분이 들었으며, 한 인간의 경험의 범주가 그 얼마나 작은 원을 그리고 있는지 깨달은 느낌이었다. 안토니아와 나에게는 이 길은 운명의 길이었으며 또한 우리 모두에게 우리의 앞날을 미리 결정해 주었던 어린 시절의 온갖 시간들을 가져다준 길이기도 했다. (…) 우리가 잃어버린 것이 무엇이었든, 우리는  그 소중하고도 형언할 수 없는 과거를 함께 지니고 있었던 것이다Whatever we had missed, we possessed together the precious, the incommunicable past.

_《나의 안토니아》

 

 

"나는 '진짜 토끼'가 되고 싶어. 진짜는 무엇으로 만들어졌을까?"

잠자는 아이의 머리맡에서 새로 들어온 장난감 토끼가 아이의 오랜 친구인 말 인형에게 물었다.

"진짜는 무엇으로 어떻게 만들어졌는가와는 아무 상관이 없어. 그건 그냥 저절로 일어나는 일이야."

말 인형이 대답했다.

"진짜가 되기 위해서는 많이 아파야 해?"

다시 토끼가 물었다.

"때로는 그래. 하지만 진짜는 아픈 걸 두려워하지 않아."

"진짜가 되는 일은 갑자기 일어나는 일이야? 아니면 태엽 감듯이 조금씩 조금씩 생기는 일이야?"

"그건 아주 오래 걸리는 일이야."

"그럼 진짜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해?"

"아이가 진정 너를 사랑하고 너와 함께 놀고, 너를 오래 간직하면, 즉 진정한 사랑을 받으면 너는 진짜가 되지."

"사랑받으려면 어떻게 하면 되지?"

"깨어지기 쉽고, 날카로운 모서리를 갖고 잇고, 또는 너무 비싸서 아주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하는 장난감은 진짜가 될 수 없어. 진짜가 될 즈음에는 대부분 털은 다 빠져 버리고 눈도 없어지고 팔다리가 떨어져 아주 남루해 보이지. 하지만 그건 문제 되지 않아. 왜냐하면 진짜는 항상 아름다운 거니까."

_《벨벳 토끼》

 

 

먼지가 되기보다는 차라리 재가 되겠다!I'd rather be ashes than dust!"

_잭 런던

 

 

젊은이들이여, 당당하고 열정적으로 짝사랑하라.

사람을 사랑하고, 신을 사랑하고, 학문을 사랑하고,

진리를 사랑하고, 저 푸른 나무 저 높은 하늘을 사랑하고,

그대들이 몸담고 있는 일상을 열렬히 사랑하라.

 

 

 

posted by 황영찬
2017. 6. 12. 15:09 내가 읽은 책들/2017년도

2017-025 손잡지 않고 살아남은 생명은 없다

 

최재천 지음

2014, 샘터

 

능곡도서관

SF076098

 

472.5

최73ㅅ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생명 이야기

 

아우름 01

 

다음 세대가 묻다

"왜 자연과 더불어 살아야 하나요?"

 

최재천이 답하다

"생명은 모두 이어져 있고,

손잡지 않고는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지요."

 

최재천

방황이야말로 젊음의 특권이라며 '아름다운 방황'을 적극 권하는 '방황 전도사'. 어린 시절 그의 전공은 '방황'이었다. 어떻게 하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먹고살 수 있을지 적극적으로 찾아 헤맸고, 마침내 그 꿈의 끈을 붙잡은 다음부터는 뒤돌아보지 않고 앞으로만 내달렸다. 그리고 '생명'이라는 화두를 품고 동물행동학자로 살고 있다.
그는 1953년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났다. 1979년 유학을 떠나 1982년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에서 생태학 석사학위, 1990년 하버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어 하버드대 전임강사를 거쳐 1992년 미시간대의 조교수가 되었다. 1989년 미국곤충학회 젊은과학자상, 2000년 대한민국과학문화상을 수상했고, 1992년부터 1995년까지 미시간 명예교우회의 특별연구원junior fellow을 지냈다.
서울대 생물학과 교수,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한국생태학회장 등을 지냈고,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 교수, 국립생태원 초대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분과 학문의 경계를 넘어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 내고자 설립한 통섭원의 원장이며, 기후변화센터의 공동대표, 생명다양성재단의 대표를 맡고 있다. 《개미제국의 발견》,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 《통섭》, 《과학자의 서재》, 《다윈 지능》등 40여 권의 책을 번역하고 저술했다.

 

| 차 례 |

 

여는 글 아름다운 방황을 하라

1장. 알면 사랑하게 된다

생명이란 무엇인가?
생명은 모두 이어져 있다 | 동물도 생각할 수 있을까? | 왜 부모 자식은 닮는 것일까? | 행동이 유전한다는 증거 | 문화는 유전자의 산물이다 | 유전자 복제, 그 위험성

생각하는 동물의 출현
컴퓨터 잘하는 침팬지 '아이' | 설명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2장. 함께 사는 세상을 꿈꾸며

호모 사피엔스에서 호모 심비우스로
나가수와 진화의 법칙 | Survival of the Fitter | 손잡지 않고 살아남은 생명은 없다 | 인간은 지구에서 얼마나 더 살 수 있을까 | 공감의 세대

학문도 만나야 산다
숙제만 하고 출제는 못 하는 대한민국 | 깊게 파려거든 넓게 파라 | 수능은 쳐도 수학능력은 없다? | 나를 풍요롭게 만들어 준 3년



3장. 생물학자를 꿈꾸는 미래의 후배들에게

21세기는 생물학의 시대
마르지 않는 이야기의 샘 | 통섭의 길목에 생물학이 있다 | 통합생물학의 바람이 분다

동물행동학으로의 초대
재미있는 동물의 세계 | 동물행동학 연구의 어려움 | 동물행동학의 역사 | 프리슈의 실험 : 꿀벌은 색을 구별할 수 있나? | 틴버겐의 실험 : 타고나는가, 학습되는 것인가 | 로렌츠의 실험 : 학습하는 행동



4장. 그래도 꿈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면

돌고 돌아 꿈꾸던 길을 찾다
여전히 촌놈이기를 고집하던 서울 소년 | 고뇌하는 소년 시인 | 소 뒷걸음질 치다 붙잡은 생물학 | “어떻게 하면 당신처럼 살 수 있습니까?”

꿈의 끈을 붙잡고 앞만 보고 달리다
용기 있는 자가 기회를 얻는다 | 자신이 좋아하는 것 한 가지에 몰두하는 사람 | 타잔의 나라, 열대에 가다 | 방황은 젊음의 특권

 

얼굴을 가리고 발만 보이는 저 아이가 내 바로 밑에 있는 동생입니다. 그리고 그 옆에 발을 가운데로 몰고 서 있는 꼬마가 바로 나입니다.

 

중학교 2학년 때 찍은 사진입니다. 당시 우리 집은 남산 밑 해방촌이라는 동네에 있었지요. 실은 저 사진은 무언가 깊은 생각에 잠겨 있는 것 같은 표정을 일부러 지은 뒤 동생에게 카메라를 주고 찍으라고 한 것입니다.

 

 

posted by 황영찬

2017-024 나는 내일을 기다리지 않는다

 

 

강수진

2013, 인플루엔셜

 

대야도서관

SB073035

 

685.099

강56ㄴ

 

잠 자 는   열 정 을   깨 우 는   강 수 진 의   인 생 수 업

 

§ 20대 여성이 가장 존경하는 여성 1위!

 

§ CEO가 뽑은, 13시간 미국행 비행기 옆자리에 앉고 싶은 여성 1위!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 김난도 교수 강력 추천 도서

 

한국 최고의 지성인과 멘토까지 반하게 만든 강수진의 삶

이제 당신의 인생을 바꿀 최고의 강의가 시작된다.

 

자영업자, 직장인, 기업체 대표, 국회의원 등 직업의 종류는 달라도 온리 원이 되고 싶다면 강수진을 벤치마킹해야 한다. 강수진의 책을 통해 우리가 발견해야 할 것은 단순히 성공한 무용가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 책을 읽으며 그녀의 삶을 통해 어떻게 경영을 해야 할지, 어떻게 나를 차별화 할지를 발견해야 한다. 예술을 직업으로 가지고 있지 않아도 시인이 시를 쓰듯 장사를 하고 무용가가 춤을 추듯 경영을 하면 아무도 따라올 수 없는 창조적인 기업이 된다. 강수진의 삶이 담긴 이 책을 온리 원이 될 수 있는 교과서로 삼고 읽고 또 읽어라.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 <지성에서 영성으로> 저자)

 

그녀는 하루에도 수 천 번씩 같은 동작을 반복하지만, 마음에 드는 자세가 나오지 않으면 "마음이 아니라 영혼이 아프다" 고 토로하는 열정으로 춤을 춘다. 대가에게 비밀은 없었다. 무려 20만 시간의 연습을 통해 자신의 한계를 조금씩 높이며 하루하루 성장해 온 열정 이외에는 말이다. 그것이 전세계의 팬들이 비행기를 타고 그녀의 공연을 보러 날아오게 만든 비결이었던 것이다. 자신의 일과 삶에서 진정한 대가가 되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김난도 (서울대 교수, <아프니까 청춘이다>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 저자)

 

그녀는 젊어지기도 싫고, 특히 모두가 돌아가고 싶어하는 청춘의 정점인 스무살 시절이 가장 싫다고 말한다. 꿈을 이루기 위해 얼마나 열심히 살았으면, 얼마나 치열하게 살았으면 다시는 청춘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것일까? 그녀는 스무살에는 서른을 서른살에는 마흔을 꿈꿨다. 마흔이 두려운 사람과 마흔을 꿈꾸는 사람. 당신은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가? 마흔을 꿈꾸는 인생을 살고 싶다면 강수진의 인생을 만나라. 그녀가 보내는 하루를 따라 하며 생기는 극적인 변화를 경험해보라.

손병옥 (푸르덴셜생명 대표이사)

 

누구나 특별한 삶을 꿈꾸지만,

사실 특별한 삶은 없다.

보통의 삶을 특별한 열정으로 살면

그게 특별한 삶이 된다.

그녀의 삶이 그것을 증명한다.

 

 

발레리나 · 강수진

 

'세기'라는 수식어가 자연스러운 발레리나.

전 세계의 모든 극장에서 최고의 갈채를 받고 있는 그녀는 1967년 태어나, 1979년 선화예술중학교에 입학해 한국 고전무용을 전공했다. 그 후 1982년 1월 모나코 왕립발레학교로 유학하여 1985년까지 공부했다.

1985년 스위스 로잔 발레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세계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그녀는 1986년 세계 5대 발레단인 슈투트가르트발레단의 단원으로 입단했다. 그 후 1994년 발레단의 솔리스트로 선발되었고, 1997년부터 수석 발레리나로 활동하고 있다. 1999년에는 무용계의 아카데미상이라 할 수 있는 '브누아 드 라 당스' Benois de la Danse 최우수 여성무용수상을 받았으며, 2007년에는 최고의 예술가에게 장인의 칭호를 공식적으로 부여하는 독일의 '캄머탠처린' Kammertanzerin, 궁정무용가에 선정되었고, '존 크랑코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런 업적을 인정받아 같은 해 10월 5일에는 노무현 대통령에게 국민훈장 석규장 제17116호를 받았다.

엄청난 업적을 이뤘지만, 사실 그녀는 발레 천재는 아니었다. 동작이 잘될 때까지 하루에 19시간을 이를 악물고 홀로 연습했고, 쓰러질 때마다 일어섰다. 성장은 그 열정을 통해 이뤄졌다. 그렇게 자기 자신을 이겨내고 한계를 넘어설 때마다 그녀는 성장했다. 결국 아무도 따라 할 수 없는 독창성이 가미된 표현력과 관객을 사로잡는 카리스마는 모두 그 노력의 산물이다.

 

{  차례 

 

프롤로그      나약하고 수줍은 성격을 가진 소녀, 세상의 중심에 서다

PART     '어제' 가졌던 열정의 크기가

1          오늘 인생의 크기를 결정한다.

                     01    뉴욕 밤하늘 가장 담담한 별 하나
                              나는 살아남아야 했다
                              뉴욕 하늘에 빛나는 별이 되다

                     02    열정이 있다면, 혼자 있어도 혼자 있는 게 아니다
                              모나코의 밤하늘
                              도둑 연습 발레리나

                     03    10만분의 1 소녀
                              인생을 바꿀 운명을 만나다
                              10만분의 1 소녀

                     04    독재자와 함께한 모나코에서의 삶
                              '딕타퇴르'와의 동거
                              할머니의 럭셔리한 명품 손녀 교육

                     05    한국의 딸
                              강수진은 내가 키웠소
                              우연한 시작이 운명적인 시작으로
                              한국 국민 모두가 저를 키워 주셨습니다

                     06    잠들지 않는 열정을 발견하다
                              늦어도 너무 늦은 시작
                              인생을 100% 살게 만든 멘토를 만나다
                              늦은 것보다 더 큰 잘못은 시도하지 않은 것
                              지각은 포기를 유혹한다

                     07    풍요로운 가난
                              부모님에게 배운 인생 경영
                              가난했지만 풍요로웠던 시절

                     08    한국의 로트레크에게 물려받은 예술 혼
                              한국의 ‘로트레크’와 나
                              외할아버지가 물려주신 예술가 DNA

                     09    수줍은 소녀로부터 완성된 강수진 스타일
                              수줍음 많은 소녀
                              나를 인정해야 나를 바꿀 수 있다

                     10    평범한 하루가 만들어 낸 기적
                              새벽을 달리는 소녀

                              어제와 다른 오늘을 만드는 강수진식 하루 경영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하루를 보내기 위해

PART      결코 포기란 단어를 모르는

2           한 여자의 '오늘'

 

 

                      01    시간을 지배하는 자, 세상을 지배하리라
                               나의, 아주, 일상적인 시간들
                               시간을 지배하는 자가 세상을 지배한다

                      02    동료에서 동반자로
                               '제발 그 사람만은……'에서 '제발 그 사람만!'으로
                               쉽지 않았기에 더 소중한 인연
                               생일을 챙겨 주지 않는 남편

                      03   변치 않는 사랑이 나를 멈추지 않게 한다
                              일과 가정의 완벽한 균형
                              사랑 받는 여성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들
                              현명한 사람은 자신과 경쟁하며 시대를 초월한다

                      04    파트너, OK 파트너, 그리고 Best 파트너
                               수진의 파트너는 괴로워
                               베테랑 발레리노의 눈물
                               수진의 생각이 그렇다면 그렇게 해 보지 뭐
                               OK로는 부족하다 Best 파트너가 되어라

                      05    5개 국어를 하는 여자
                               벙어리 1년, 귀머거리 1년
                               살아남기 위해 배우고, 사랑해서 배우고
                               언어는 목적도 수단도 아니다

                      06    강수진의 다이어트 비법: Voll, Genießen und Gusto!
                               강수진 씨는 어쩌면 몸매가……
                               나의 소울 푸드 리스트
                               먹을 것 다 먹으면서 하는 강수진식 다이어트
                               강수진만의 다이어트 식사법 - Voll, Genießen und Gusto

                      07    열정이 전부이다
                               두 발레리나의 원샷 대결
                               끝을 보지 않으려면, 시작도 하지 마라
                               나의 삶에 열정을 불어넣는 8가지 행복 습관

PART      나는 '내일'을

           기다리지 않는다.

                       01    오늘의 강수진이 내일의 강수진에게
                                슈투트가르트의 막내 발레리나
                                나의 아주 조심스러운 발자국

                       02    인생은 단순하다
                                심플하게 산다
                                나의 꿈꾸는 발
                                단순하게, 너의 인생을 살아라

                       03    누구도 내 자리를 대체할 수 없게 하라
                                테크닉은 짧고, 독창성은 길다
                                유일한 나를 찾아라

                      04    20만 시간을 열정으로 불태우다
                               20만 시간이 대단하다고? 이제 시작인 걸
                               1시간은 힘들어도 18시간은 된다
                               눈물과 땀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05    청춘이여 세계인으로 성장하라
                               국방부 장관을 웨이터로 둔갑시키다
                               실력이 국적이다
                               독일에서 가장 안전하게 보호받는 존재

                      06    누구나 한 번쯤, 발레
                               취미로 발레, 어떠세요?
                               발레가 가져다 준 소중한 것들

                      07    다시 태어나도 또 다시 당신의 딸로
                               엄마의 뜨겁고 아름다운 헌신
                               엄마가 된 딸의 고백

                      08    젊음이 시킨 일 중 쓸모없는 일은 하나도 없다
                               근육으로도 음악을 들어라
                               오늘 내 발레는 어제까지 경험했던 것들의 합이다
                               세상에 쓸모없는 경험은 없다

                      09    청소부님, 안녕하세요
                               오래도록 정상에 남는 비결, 구텐 모르겐
                               유엔총장을 만들어 낸 한마디
                               동방예의지국은 없다

에필로그      안녕하세요! 마흔 다섯의 최연소 발레리나 강수진 입니다!

 

 

 

 

 

 

 

 

나는 매일 열정에 날개를 달아 날려 보낸다.

하지만 사람들은 먼저 그 날개를 잘라야만 하는 이유를

내게 설명해 준다.

수도 없이 잘라져 나간 날개들의 예를 지겹게 듣는다.

그들은 굳이 위험하게 날아갈 필요는 없다고 내게 조언한다.

하지만 난 다른 생각을 하기 시작한다.

'내가 날개를 자를 수 없는 이유에 대해서.'

사람들은 그저 주어진 대로 살라고 내게 말했지만

나는 매일 열정에 날개를 달아 보내며

내가 선택한 삶과 오늘에 충실했다.

 

당신은 오늘도 열정으로 살고 있는가?

먼 곳에 있는 물은 가까이 있는 불을 끄지 못한다.

언제나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해야 한다.

 

오늘,

바로 이 순간 당신의 모든 것을 불태워라.

 

 

 

 

 

 

모두가 '살기 위해' 연습을 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내가 보기에 그들은 정말 살기 위해 연습을 하는 게 아니었다. 많은 사람이 자신에게 집중하지 못했다. 경쟁자를 의식했고 단지 그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연습하는 데 신경을 곤두세웠다. 진정 살기 위해 연습한다는 건 그런 것이 아니다. 살기 위해 연습한다는 것은 오로지 나만을 의식하며 연습하는 것이다. 연습에서 남의 시선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남이 보기에 18시간 연습한 것처럼 보이는 게 아니라, 스스로 18시간 연습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게 바로 진정 살기 위해 연습하는 사람의 자세이다. 나는 모나코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런 하루를 매일 반복했다.

 

 

 

 

나는 '성공은 당신 곁에 오래 머물지 않는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실패'라는 놈은 한 번 붙으면 좀처럼 떠나지 않지만

'성공'이라는 놈은 늘 당신 곁을 떠날 준비를 한다.

끝까지 성공하고 싶다면 열정을 가져라.

 

열정만이 당신의 성공을 지켜줄 것이다.

열정을 잃었다면 아무것도 기대하지 마라.

열정을 잃은 작가의 글을 일고 싶어 하는 독자는 없다.

열정을 잃은 발레리나에게 감동을 기대하는 관객은 없다.

몸은 따듯한 방안에서 휴식을 취하고 잠에 취해 잇어도

당신의 열정은 밖에서 떨게 하라.

당신의 열정을 가난하게 하라.

 

 

 

그 사막에서 그는

너무도 외로워

때로는 뒷걸음질로 걸었다.

자기 앞에 찍힌 발자국을 보려고.

오르텅스 블루가 쓴 <사막>이란ㄴ 시다.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그만큼 외롭고 고달픈 게 인생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다.

삶이라는 무대 위로 몰려오는 파도아 싸워야 한다.

차라리 주저앉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엄청난 고통을 습관처럼 매일 느껴야 할 것이다.

하지만 파도에 휩쓸리지 말고,

시련에 주저앉지 마라.

두 손에 열정을 꼭 붙잡고 놓치지 마라.

열정이 너를 키울 것이다.

열정을 가지고 당신의 무대에 올라가라.

가슴이 뛸 것이다.

당신의 뛰는 가슴은 당신을 바라보는

다른 사람의 가슴도 뛰게 만들 것이다.

열정은 그렇게 전염된다.

나는 무대 위에서 한 번도

가슴이 뛰지 않은 적이 없었다.

내 가슴이 뛰지 않으면

나를 보는 관객의 가슴을 뛰게 만들 수 없기에.

가슴 뛰는 삶을 살아라.

온 세상이 너를 보며 두근거리도록.

 

 

지금 생각해 보면 '10만분의 1'이 되는 것도 대단하지만, 그보다 더 대단한 것은 '10만' 중에 잠재력을 갖춘 '1'을 찾아내는 안목 그리고 그 '1'의 잠재력을 마음껏 발휘할 때까지 기다려 줄 수 있는 인내심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마리카 선생님이야말로 내겐 정말 대단한 스승이었다.

    그녀가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없었을 것이다.

 

 

세계에서도 몇 손가락 안에 드는 거장 발레 지도자였던 마리카 선생님 집에는 늘 유명 발레인들로 북적거렸다. 발레 학교 학생들이 선망의 대상으로 여기고 그들처럼 되기 위해 애썼던 유명 발레단의 탑클래스 발레리나들은 물론, 당대 최고의 발레리노로 세계적으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발레계의 슈퍼스타 루돌프 누레예프도 선생님의 집에 자주 들르곤 했다. 다른 사람들 같으면 "와!"하는 탄성과 함께 그 자리에 얼어붙어서 제대로 말도 건네지 못할 그런 거장들을 엄마의 고향 친지 만나듯 함께 차를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을 통해 나는 자연스럽게 성공한 예술가들의 삶에 대한 진지한 시각과 열정적인 자세 등을 배우게 되었다.

 

 

또한 선생님을 통해 발레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작업이기 때문에 스텝을 밟는 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겉으로 보이는 테크닉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진짜 훌륭한 발레 동작이 나오려면 그 전에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해 힘써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꾸준히 연습하면 언젠간 반드시

훌륭한 프리마 발레리나가 될 수 있는,

재능 있고 아름다운 발레리나가 세상에 참 많다.

만약 그 중에 누군가 꾸준히 연습을 해서 실력을 쌓기보다

윗사람에게 잘 보여 빨리 성공하는 길을 택한다면

그것처럼 안타까운 것이 없다.

발레 이전에 사람이 먼저 되어야 한다.

사람됨이 우선이다.

급하게 먹은 밥이 체해 며칠을 굶어야 하는 사태가 되면,

뒤늦게 후회해도 소용 없는 일이다.

 

 

하지만 내가 한국 국적을 유지하고 한국 여권을 소지한 채 살아가는 이유는 내가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을 잊고 싶지 않아서이기도 하고, 내가 지금의 성공을 거둔 데에는 한국인이라는 점이, 한국의 문화와 정서를 내면 깊숙이 간직할 수 있었다는 점이 분명있었기 때문이다. 거기에 또 하나! 독일에 거주하며 한국 공연보다 해외 공연을 훨씬 더 많이 한 나를 여전히 '한국이 낳은 자랑스러운' 발레리나로 생각해 주고 아낌없는 관심과 애정을 베풀어 주시는 국민 여러분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와 감사의 마음 때문이다.

 

 

 

 

혼자 잘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내가 이 자리에 설 수 있는 이유는

나를 돕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늘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생각하고 행동하라.

그리고 혼자만 성과를 가지려 하지 마라.

나누지 않는 성과는 오래가지 못한다.

 

 

거기에 선생님의 진심 어린 칭찬과 격려 덕분에 나는 발레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게 되었다. 발레가 어찌나 좋았던지 밤에 잘 때도 포인트 슈즈토슈즈를 벗지 않고 잠든 날이 있을 정도였고, 어떤 날은 다리 스트레칭을 하다가 잠이 들어 다음날 다리를 움직일 수 없어서 엄마가 끙끙대며 다리를 모아서 근육을 풀어 주느라 한바탕 난리를 벌인 적도 있다.

 

 

하나의 램프가 환히 불타올라 주위를 밝혀 주는 역할을 하려면 좋은 심지와 튼튼한 몸체로 만들어져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양질의 기름과 맑은 산소가 지속적으로 공급이 되어야 한다. 발레리나에게 있어 심지와 튼튼한 몸체란 타고난 정신력과 감수성, 신체적인 조건 등이 되겠지만, 그 발레리나가 자신의 역량을 십분 발휘해서 무대 윙에서 환하게 빛나는 존재가 되려면 양질의 기름과 맑은 산소가 지속적으로 공급되어야 한다. 나에게는 베스트 선생님의 존재 그리고 선생님의 따스한 격려와 진심 어린 칭찬이 '양질의 기름과 맑은 산소'였다.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에 만 18세의 나이로 입단할 때만 하더라도 내 이름 앞에는 '최연소'란 자랑스러운운 타이틀이 달려 있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그 뒤로 나는 다른 사람보다 오히려 훨씬 더 긴 막내 생할을 해야 했다.

 

 

그런 생각으로 임했기에 그 낮은 배역에 10년을 머물면섣 난 매번 주역으로 무대에 오르는 것처럼 최선을 다할 수 있었다. 요즘은 군무에서 주역으로 일약 발탁이 되는 경우도 아주 가끔이지만 있다고 들었지만, 나 같은 경우는 군무에서 하프 솔로, 솔로, 프리마 발레리나의 단계를 하나하나 모두 거쳤다. 그러면서도 조바심을 내거나 조급해 하지 않았다. 조금 늦게 가더라도 내 길을 가면 된다는 생각으로 그 단계마다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했다.

그렇게 차근차근 올라섰기 때문에 갑작스런 벼락 발탁으로 주역이 되었다가 그 자리에 걸맞지 않은 실력을 보이는 바람에 다시 밑바닥으로 추락하곤 하는 일이 비일비재한 무용, 공연계에서 나의 입지는 탄탄했다.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어느 날 갑자기 주어진 행운이 아닌, 내가 나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서 한 단계 한 단계 쌓아 올린 것이기에 쉽사리 무너지지 않으리라는 믿음이 잇다. 내가 쌓은 모든 것에 요행이란 하나도 없었다. 작은 것 하나라도 모든 것은 내가 직접 쌓은 나의 실력이었다.

 

 

아무도 나를 최고의 자리에 앉혀 주지 않는다. 나를 최고의 자리에 앉혀 주는 것은 오직 노력뿐이다. 오랜 시간 밑바닥 생활을 겪을 땐, 미래가 두렵고 막막하기만 했다. 하지만 결국 나를 최고의 자리에 오르게 만들어 준 것은 그 밑바닥 생활이었다. 지금 밑바닥에서 기고 있어도 절대 움츠려 들지 마라. 멈추지 않으면 결국 원하는 곳으로 올라갈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나를 '세기의 발레리나 강수진'이라고 부른다.

당신이 어디에서 무엇을 하는 사람이든

당신은 자신의 분야에서 위대해질 수 있는 방법을

이미 알고 있다.

 

다만 시작하지 못했고,

반복하지 못했을 뿐이다.

 

시작하고, 반복하라,

발레리나 강수진처럼…….

 

 

 

 

간혹 나는 극장에 옷을 거꾸로 입은 것을

모르고 나오곤 했다.

하지만 그건 내게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주변 단원들도 그런 내 모습에 개의치 않았다.

중요한 건 옷이 아니라,

가슴속에 불타고 있는 열정이었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고난에 빠질수록 열정이 불타고

어떤 사람은 고난에 빠질수록 열정이 식는다.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

당신의 열정에 꿈을 더하라.

꿈이 있는 열정은 절대 식지 않는다.

 

 

 

 

 

 

수줍음 많은 소녀

 

"강수진 선생님처럼 당당한 여자가 되고 싶어요."

"어떻게 하면 강수진 언니처럼 많은 사람 앞에서 부끄러워하지 않고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요?"

"세계적인 무대, 한국인 하나 없이 외국인들로만 꽉 찬 객석, 수 많은 취재진…… 저 같으면 다리가 후들거려서 춤은 커녕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할 것 같아요."

"강수진 선생님은 어렸을 때부터 그렇게 배포가 크셨나요?"

 

마찬가지로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프리마 발레리나 강수진도 나이지만, 여전히 부끄러움 많고 수줍음 타는 강수진도 나이다. 내 본연의 모습을 버려 버리고 다른 새로운 대단한 무언가를 찾기에만 급급하다면, 그것은 그저 나 자신을 부정하는 것에 그칠뿐이다.

그렇게 자기 본연의, 타고난 바탕을 잃어버린 사람은 새롭게 맞이하는 삶에서도 중심을 잡지 못하고 다시 예전의 바꾸고 싶었던 바로 그 모습으로 되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내 주변에서도 그런 모습을 많이 보아았다. 차라리 그렇게 무작정 나의 모든 것을 버리기보다 단점을 보완할 장점들을 찾아내거나 약점 중 긍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내 나의 강점으로 승화시키면 되는 것이다.

 

모든 사람에게는 고치고 싶고, 바꾸고 싶고, 없는 척 가리고 싶은 취약한 단점이 있다. 그리고 많은 방송에서, 강연에서, 책엣 그것들을 오늘이라도 당장 단호하게 없애 버리라고 강요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우리의 인생이라는 것은 그렇게 단순하지도 않고, 무언가를 없앤다고 하여 오늘이 어제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신세계에서의 하루로 시작되어지지도 않는다. 오늘이라는 것은 소소한 어제의 그런 '단점'과 '약점'들이 쌓여서 만들어 지는 또 하나의 '어제'이고, 내일은 그런 '오늘'이 쌓여서 만들어진 또 하나의 '오늘'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의 어제를 버리려고만 하지 말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어제를 오늘에 접목해 특화시키면 된다.

 

 

발레리나라면 누구나 매일 Class를 해야 한다.

나는 22년 전, 더 나은 내 몸의 컨디션을 위해

아주 특별한 선택을 했다.

보통 무용수들은 남자와 여자가 따로 Class를 하지만,

나는 솔리스트로 승격된 이후 지금까지

22년 동안 남자들과 트레이닝을 같이 한다.

남자 무용수와 Class를 하는 이유는,

나의 컨디션을 극대화 시키려는 것이다.

자신의 한계를 매일 높이며 성장을 거듭하고 싶다면,

누구나 하는 평범한 방법으로는 힘들다.

최고의 인생을 살고 싶다면 최고의 노력을 해라.

 

 

그렇게 그때 터득한 '인생을 두 배로 살 수 있는 방법'은 간단했다.

'내일 할 일을 오늘 계획에 포함시키자.', '인생은 결국 하루 하루의 삶이 쌓여 이루어진다.', '어제보다 나은 하루를 살기 위해 조금이라도 더 노력할 때 더 나은 오늘이 만들어 진다.'는 것이다. 그렇게 몸에 밴 습관은 이후 30여 년간 나의 삶의 일종의 패턴이 되었다.

 

 

나만의 아침 연습 중, 컨디션 트레이닝 마지막 단계로 매일 Trampoline을 뛴다. 20분이면 2천 번 정도를 뛸 수 잇다. 말이 20분이고, 2천 번이지 훈련 받은 발레리나라도 10분만 연속으로 점프를 뛰어도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입 속은 침샘까지 말라 붙어 사막처럼 건조해진다. 또한 가뜩이나 가냘픈 다리는 후들후들 떨려서 마침내 바닥에서 5cm도 위로 도약하지 못할 지경에 이른다. 그런 점프를 계속해서 20분이나 한다는 것은 지독한 나 자신과의 싸움이다.

사실, 오히려 젊었을 때는 그 20분을 잘 채우지 못했다. 지루하기도 지루했거니와 극한에 이르게 되는 근육의 고통과 체력의 한계를 쉽게 넘어서지를 못했다. 하지만 어느 때부터 20분을 채우고 거기서 더 나아가 20분 동안 연속으로 그 동작들을 할 수 있을 때, 그때 느껴지는 만족감과 희열들을 경험하기 시작하면서 나는 달라졌다. 20분을 채우면 좋지만, 그로부터 단 1분이라도 더 해서 21분 동안 점프를 해내면 그날은 어제보다 훨씬 어메이징 한 하루가 되는 것이다.

 

 

실제 내가 생각하는 나의 가장 큰 업적 그리고 가장 듣고 싶은 나에 대한 큰 찬사는, '강수진은 보잘것없어 보이는 하루하루를 반복하여 대단한 하루를 만들어 낸 사람'이라는 것이다. 지금 내가 가진 모든 업적, 성공담, 주변의 찬사와 발레 무대에서의 지위는 모두 그러한 '반복의 위대한 산물'이다.

 

 

'오늘은 이만하면 됐고, 내일 다시 한 번 해 보지,' 또는 '오늘 못했으니까 내일 몰아서 한꺼번에 하지.'라고 생각하며 나의 오늘을 내일로 스스럼없이 양보하기 시작할 때 그런 하루들이 모여서 그 사람이 자신의 예술인생에 종지부를 찍게 만드는 것이다.

 

 

고비에서 늘 '이것'을 선택하고는 연습실로 달려가는 내게 가끔, "강수진 씨는 이제 웬만한 것은 다 이루셨잖아요. 그런데도 여전히 왜 그렇게 치열하게 사시는 거죠?"라고 묻는 이들이 있다.

그러면 나는 거꾸로 이렇게 물어 보고 싶은 충동을 참느라 고생하고는 한다.

'아니, 도대체 왜 이토록 뜨거운 만족감과 가슴 벅찬 희열을 얻을 기회를 피하려고 하시는 거죠?'라고

한 번 살아 보면 안다. 해 보면 안다. 어제보다 1분이라도, 단 한 번이라도 더 뛴 그 하루가 주는 그 만족감은 99%의 잔에 1.1%를 더 채워 그 잔을 꽉 채우고, 넘쳐흐르게 만들어 본 사람 만이 알 수 있다.

 

 

나는 자주 자격이란 말을 사용하는데, 누구든 최고의 발레리나가 될 자격이 충분해서 무대에 올라가는 것이 아니다. 자격 이전에 먼저 자리를 받는 것이 보통이다. 감사함과 겸손함으로 무대에 올라가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발레리나는 자신이 맡은 역에 빠져들어 혼신을 다해 자신을 불태우고 손끝 연기 하나부터 발끝 연기까지 완벽하게 해내고 무대를 내려올 때, 비로소 '자격'을 얻는 것이다.

세상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자격이 있어 그 자리에 앉겠는가? 누군가 '나는 자격이 충분하니 그 자리에 오른 것이다.'라고 생각한다면, 그는 많은 사람에게 무한한 고통을 주게 될 것이다. 나는 단 한 번도 그런 생각으로 무대에 오른 적이 없다. 무슨 작품이든지, 심지어 백 번 이상 이미 공연을 했던 작품도 다시 무대에 오르기 전에 150% 이상의 노력을 쏟아붓는다. 극한의 연습을 다하고 나서야 무대에 오를 준비가 되는 것이다. 그렇게 노력을 해도 관객에게 100% 만족을 주기가 쉽지 않음을 알기 때문이다. 관객에게 좋은 공연을 선사하는 것은 발레리나의 의무이다. 그래서 나는 그 자격을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해 하루를 보낸다.

 

 

누구든지 자기 스스로 서야 한다. 모든 것이 내가 하기에 달렸다.

직장을 구하는 것, 어려움에 대처 하는 방법,

인간 관계의 문제, 경제적 독립까지 다 마찬가지다.

내가 아는 한 세계는 거대한 정글이다.

나에게 "노력은 했는데 안돼요."라는 말은

'더 이상 정글에서는 못 살겠어요'라는 뜻과 같다.

인간도 동물이다. 내 몸에 저절로 습관이 들 때까지 연습하면,

언젠가는 당당히 이 정글에서 살아남는 것이다.

한 번 얼룩말을 잡아 보면, 비로소 진짜 사자가 되는 것이다.

정글에서 살아남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꾹 참고 다 습득했을 때,

그 정글은 나를 반겨 주었다.

로마에 가면 로마의 법을 따르라.

난 이 나라의 룰을 존중하고,

또 발레의 룰을 존중했기에 살아남은 것이다.

오늘 내가 살고 있는 독일도 나에게 정글이다.

하지만 지금의 나에겐 더없이 편한 정글이다.

 

 

소설이나 방송 등을 통해 천재의 삶이나 위대한 예술가의 삶이 묘사되는 것을 보면 대부분 밤과 낮이 뒤바뀌어 있거나, 다른 사람과의 약속도 잊은 채 일에  매달리다가 시간을 넘겨 버리곤 한다. 하지만 나는 천재가 아니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물론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사람치고 시간 관리에 허술한 사람을 본 적이 없다. 특히 미팅 약속이나 연습 약속처럼 다른 사람의 시간까지 연관된 경우에는 더더욱 말이다. 나는 지금까지 나 자신의 시간, 더 나아가 남과 함께 공유하는 시간을 '얼마나 철저하게 관리해서 낭비 없이 보람되게 활용할 것인가?'를 마음속 깊은 곳에 두고 이를 완벽하게 실천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런 화두에 대한 작은 답, 작은 실천이 지금의 내 생활 모습을 만들었고, 지금의 강수진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독일에 이런 속담이 있다.

['Morgen Stund' hat Gold im Mund.]

(아침 시간은 내 입에 금을 물어다 준다)

나는 새벽 5시경 정도가 되면 눈을 뜬다.

커피 머신의 전원을 켜고, 사우나 스위치를 올린다.

20여 분 동안 사우나를 한 뒤 나만의 아침 트레이닝을 시작한다.

그리고 아침 식사와 샤워를 마치고 극장으로 향한다.

다른 무용수들은 그때부터 옷을 갈아입고

몸을 풀 준비를 한다.

난 이미 몸이 풀려 있는 상태에서

다른 무용수와 발레단 아침 트레이닝을 시작한다.

나의 아침 트레이닝이

이제까지 나를 먹여 살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늘도 나는 새벽에 눈을 뜬다. 그리고 두 개의 스위치를 올린다.

No Pain, No Gain!

 

 

2002년, 우리는 그렇게 결혼했다. 어느 날 아침 9시에 시청에 가서 15유로를 내고 결혼 신청을 했다. 그리고 극장으로 가 트레이닝을 하고 저녁에 친한 친구들 10명 정도와 식사를 했다. 그것이 결혼식의 전부였다. 남들은 무슨 결혼식을 그렇게 소박하게 하냐며 면박을 주기도 했지만, 내겐 우리를 축복해 주는 부모님과 "오늘부터는 우리 둘이 같이 가자."는 툰치의 애정 담긴 속삭임만이 중요할 뿐이었다.

"여기 이 사람이 내 남편 툰치입니다."

내 목소리에 힘이 들어간다. 내가 그렇게 가지고 싶었던 내 남편이기에.

 

 

"툰치 씨에게 사랑은 무엇입니까?"

한국의 한 기자가 툰치에게 물었다.

툰치는 피식 웃었다. 그리고 이렇게 대답했다.

"한국말을 하나도 못 알아듣는데, 옆에서 3시간

앉아 있어 주는 거?"

툰치는 농담으로 한 말인지 모르겠으나

사실 그것이 '툰치식 사랑'이다.

참고로 툰치는 디스크가 있어

오래 앉아 있는 것을 힘들어 한다.

 

부인이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부인의 의견을 존중해 무조건 함께하는 것!

누구든 이런 남편이 뒤에 있다면,

충분히 자기 일에 열정을 다해,

원하는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자가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은

자유롭게 뛰어 놀 수 있는

나의 놀이터를 감싸고 있는 남편의 울타리가

나보다 더 크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나는 결혼에 대해

이렇게 정의 내리고 싶다,

'It is a Two-Player game'

더 이상 혼자 하는 게임이 아닌,

끊임없이 'How to play'에 대해

서로 의논하는 것.

 

 

매일 아침 나는 눈을 뜨면 몇 가지 일을 한 뒤 곧바로 스트레칭으로 시작해서 2시간가량의 개인 연습을 하는데, 이 시간 동안 만큼은 나는 남편의 존재는 물론, 인간 강수진이라는 존재도 잊은 채 오로지 '슈투트가르트의 수석 무용수 강수진'으로서만 존재한다. 그런데 가끔 연습을 하다가 누군가 나를 쳐다보고 잇다는 느낌이 들어 주위를 살펴보면 그곳에는 여지없이 툰치가 있다. 그는 한참 동안이나 내 곁에서 나의연습하는 모습을 보고 잇었지만, 나만의 연습 시간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그저 지켜봐 주고만 있던 것이다. 물론 그는 그냥 지켜보고만 있는 것이 아니다. 연습하는 동안에 보여지는 나의 동작, 표정 등을 면밀하게 살펴 내 몸 상태에 뭔가 이상은 없는지, 추가적으로 더 연습하거나 할 부분은 없는지 등에 대해 꼼꼼히 파악하고 잇는 것이다. 하지만 그 순간만큼은 절대로 참견을 하거나 불필요한 간섭을 하는 법이 없다. 그 시간만큼은 온전한 나의 시간이다.

 

 

나의 유일한 경쟁자는 '어제의 강수진'이다. 오늘 연습실에 들어서며 나는 어제 강수진이 한 연습조다 더 강도 높은 연습을 한 번, 1분이라도 더 하기로 마음먹는다. 오늘 무대에 오르며 나는 어제 강수진이 보여 준 공연보다 감동스러운 공연을 보여 줄 것을 다짐한다. 오늘 하루 눈을 뜨며 나는 어제의 강수진이 살았던 삶보다 더 가슴 벅차고 열정적인 하루를 살려고 노력한다.

 

 

나는 이미 정형화되어 있는 안무도 공연마다 똑같이 하지 않는다. 그때마다 느낌이 다르기도 하고 더 좋은 아이디어가 자꾸 떠오르기 때문이다. 특히 파드두(파트너와 함께 추는 발레)를 할 때는 나는 전에 없는 수다쟁이가 된다. 계속 아이디어가 생겨 더 좋은 것을 시도하고 싶기 때문이다.

"왼쪽보다는 오른쪽으로 도는 편이 네가 편하지 않아?"

"여기서는 날 좀 더 기다려주고."

"이 음악에서 네가 아직 멀리 있군. 오케이! 타이밍을 더 늦춰야겠어."

춤을 추면서 쉴 새 없이 말을 하니, 어떤 때엔 숨이 턱까지 차오를 때도 있다. 물론 파트너도 굉장히 힘들 것이다. 내 파트너들은 다 나의 성격을 알고 있다. 사실 그냥 지나치지 않는 내 성격은 남자 무용수들 사이에 유명하다. 그래서 연습실에 들어올 때부터 큰 한숨을 쉬고 들어오는 파트너도 있다. 위에서 주는 안무만 받아서 하는 발레리나도 많은데, 왜 그렇게 힘들게 스스로 연구하고 탐구하는지 의아해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모두 나의 완벽주의 때문이다. 이렇게 연습을 하고 무대에 올라갈 준비가 되어야만 잠을 잘 수 있다. 경험상 완벽하지 않으면 난 단 한숨도 잠을 못자고, 결국 동이 틀 때까지 침대에 누워서 계속 연습하고 만다.

 

 

발레에서는 이처럼 수많은 파트너와 파트너십을 맺으며 함께 일하게 된다. 그럴 때 대부분 우리는 알게 모르게 그들을 '파트너'와 'OK파트너' 그리고 'Best파트너'로 나누게 된다.

 

 

 

 

 

 

내가 외국어에 능통하게 된 비결은 굳이 꼽으라면 '절박함'과 '치열함'이었다.

 

 

절박함이 치열한 학습태도를 만나면

그 성과는 확연하게 달라진다.

 

 

 

 

 

 

"엄청난 꿈을 가졌으면서도, 대충 사는 사람"

나는 이런 사람을 절대 이해하지 못한다.

꿈은 열정적으로 움직이는 만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아마 내게 꿈이 없었다면

서른이 되기 전에 발레를 그만뒀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난 뼈에 금이 가도 멈출 수 없었다.

너무 고통스러워 눈물이 습관처럼 흘러내려도 멈출 수 없었다.

몸이 아픈 것보다 꿈이 아픈 게 더 견딜 수 없었기 때문에,

꿈이 있는 데 어떻게 불평만 하며 세월만 보낼 수가 있을까?

꿈이 있는 데 어떻게 환경만 탓하며 멈춰 서 있을 수가 있을까?

내가 아주 중요한 비밀을 하나 알려 줄게.

꿈은 아직 네가 받지 못한 인센티브야.

부탁할게,

네 삶의 가장 큰 인센티브를 놓치지 않기를.

 

 

 

 

 

극장에서 그날 계획한 연습을 모두 마치고 땀에 흠뻑 젖은 몸을 씻고 개운하게 집으로 향할 때의 그 시간! 내 몸이 느끼는 기분 좋은 피곤함과 집으로 옮기는 발걸음이 너무 좋다.

"오! 쥬 쉬 파티게(Oh! Je suis fatigue, 아 피곤해)."

그럴 때면 내 발레 인생의 가장 중요한 사람 중 한 분인 마리카 선생님이 고된 하루를 마치고 소파에 몸을 던지듯이 뉘이면서 내뱉었던 바로 그 말, 그 억양이 기억난다. 그때는 단순히 '선생님이 하루 종일 우리를 다그치고 감시하느라 몸이 피곤해서 그런가 보다.'라고 생각햇다. 그런데 세월이 지난 지금 다시 생각해 보면 선생님의 그 말 속에는 '오늘 하루도 계획한 것 이상으로 내 시간을, 내 몸을 충실하게 사용했어.', '나는 충분히 피곤해 할 만한 자격이 있어.'라는 일종의 자부심과 자기에 대한 만족감이 담겨 있었던 것 같다. 나 역시 그렇다. 하루를 마친 후 귀가하는 내 육체에, 내 영혼에 올라탄 피곤함의 무게는 내 하루에 대한 만족감의 무게와도 같다.

 

 

연습에 최선을 다하지 않고, 연습 시간에 끝장내지 못하는 사람치고 공연에서 기교의 끝, 표현의 끝, 파트너와의 호흡의 끝, 감동의 끝을 보는 성과를 냈다는 사람을 나는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삶의 매 순간 다른 곳에 한눈팔지 않고, 그 순간을 충분히 즐기며 끝을 보기 위해 최선을 다한 사람만이 자기 스스로를 만족하게 하고, 타인을 감동하게 하는 성과를 낼 수 있다.

 

 

이탈리아의 지휘자이자 영화음악계의 거장인 엔니오 모리꼬네Ennio Morricone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앉아서 곡을 쓰는 것이 아니라 내 삶 속에서 생각난 모든 것을 곡으로 쓸 뿐이다."

내게 있어서 발레도 마찬가지이다. 나는 무대 위에서만 발레를 하는 것이 아니라 내 삶 속의 모든 순간에 있는 발레 중 일부를 무대 위에 올리는 것뿐이다. 예술이든, 발레든 오로지 한 순간에만 반짝 치중한다면 1% 부족할 수밖에 없다. 잘 때, 먹을 때만 빼고 온 순간을 그것에 쏟아 부어야 한다. 이른바 삶과 발레의 혼연일체이다. 육체와 정신의 하모니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일과 생활이다. 따라서 육체와 정신, 일과 생활 등 내 삶의 모든 것이 하모니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내 맘이 가는 대로 내 몸을 그냥 두기! 최근 내가 가장 좋을 때는 아무 생각도 하지 않을 때다. 가끔 남편이 "무슨 생각하니?" 물어볼 때가 있다. 그러면 난 이렇게 대답한다.

"나, 지금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 완전 편한 상태!"

 

 

과녁을 겨누지 않고 화살을 쏘면 100% 빗나간다.

오늘 하루 목표를 정하라.

목표가 없으면 성취도 없다.

'더 멋진 목표를 세우라'는 다른 사람의 말에 현혹당하지 마라.

그대가 선택한 목표에 확신을 갖고

그걸 매일 반복하라.

지금 이 순간에 당신의 열정을 다하는 것,

그것이 바로 목표를 달성하는 가장 빠른 길이다.

 

 

 

 

 

 

 

 

독립 운동가인 김구 선생께서 즐겨 외우셨다던 서산대사西山大師의 '선시禪時' 중에 이런 시가 잇다.

 

'눈 덮인 들판 길을 걸어갈 때

발걸음 하나라도 어지러이 가지 마라.

오늘 내가 걸어간 이 발자취는

반드시 뒤에 오는 이의 이정표가 될 터이니.'

 

나는 이 시를 볼 때마다 나의 선배들, 나 그리고 내 뒤를 이어 등장 할 많은 무굥수들을 떠올린다. 어렵고 척박한 환경을 의지와 사명감으로 극복하며 힘겹게 한국 발레의 초창기를 이끌어 오신 선배 덕분에 지금의 나 강수진이 있을 수 있었다. 그런 나의 내한 공연을 보며, 먼 이국에서 들려오는 강수진의 소식을 들으며 발레리나의 꿈을, 자신의 분야에서 무언가를 이루는 한 여자의 꿈을 꾸고 있는 후배들이 있을 것이다.

 

 

 

 

 

꿈을 놓치지 마라.

꿈이 없는 새는 아무리 튼튼한 날개가 있어도 날지 못하지만

꿈이 있는 새는 깃털 하나만 가지고도 하늘을 날 수 있다.

지금 내가 열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이유는

내 몸이 튼튼하거나

내 나이가 젊어서가 아니다.

놓치고 싶지 않은 꿈을 가지고 있기에,

나를 미치게 만드는 꿈을 가지고 있기에

깃털 하나만으로도 무대 위에서 날아다닐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로 보면 내 인생은 참 심플하다. 삶을 복잡하게 살지 않으니 발레에만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사람들은 내가 발레를 하기 위해 태어난 몸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당신이 나와 같은 하루를 보내기 전에는

나에 대한 판단을 하지 않기를 바란다.

그대가 편안하게 길을 걸으며 풍경을 감상할 때

나는 발가락으로 온 몸을 지탱하며

목숨을 걸고 전쟁처럼 하루를 보냈다.

발레를 하기 위해 태어난 몸은 없다.

하루도 그냥 보내지 않은 치열한 인생이 있을 뿐.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일은 남의 인생을 대신 사는 것이다.

부디 너의 인생을 살라.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어 성공하는 것보다는

내 모습 그대로 살면서 시련을 겪는 게 낫다.

나는 여전히 하루에 18시간 연습을 한 덕분에

비정상적인 발을 가지고 있지만,

행복하다.

때론 행복한 마음을 주체할 수 없어 눈물이 흐른다.

내 인생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하는 무용 테크닉이나 연습법, 무대에서 필요한 기교 등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였다. 남들과 다른 강수진 만의 무엇을 끝없이 찾아내고, 만들어 오고, 그를 다듬어 온 과정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언제 어느 때고 자신만의 색깔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남과 비슷한 나로는 절대로 성공하지 못한다. 인내심과 꾸준한 노력을 바탕으로 자기 자신만의 개성을 찾기 위해 끝없이 도전해야 한다.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것을 갖고 있다.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과 의지를 가져야 한다. 자신의 모습 중 남들이 가지지 못한 것을 발견해서 그를 키워 나가야 한다.

 

 

인생이라는 무대 위에서 넘어지지 않는 사람은 없다.

나 역시 셀 수 없이 수많은 작품을 준비하면서

한 번도 넘어지지 않은 적은 없었다.

인생에서 넘어지는 건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문제는 일어서는 것이다.

기억하라.

우리는 언제나 넘어진 그 자리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아프다고 고통스럽다고 주저앉으면,

그 사람의 인생은 거기에서 끝난다.

수없이 일어섰기에 나는

'강수진' 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당신도

세상이 모두 아는 당신만의 이름을 갖고 싶다면,

아프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어서라.

 

 

 

 

 

나의 일상은 지극히 단조로운 날들의 반복이었다. 잠자고 일어나서 밥 먹고 연습, 자고 일어나서 밥 먹고 다시 연습, 어찌 보면 수행자와 같은 하루하루였다. 하지만 내가 알고 있는 한 어떤 분야든 정상에 오른 사람들의 삶은 공통적이게도 조금은 규칙적이고 지루한 하루의 반복이었다.

나는 경쟁하지 않았다. 단지 하루하루를 불태웠을 뿐이다. 그것도 조금 불을 붙이다 마는 것이 아니라, 재까지 한 톨 남지 않도록 태우고 또 태웠다. 그런 매일매일의 지루한, 그러면서도 지독하게 치열했던 하루의 반복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나는 하루의 95%를 살았다는 느낌이 들면 그날에는 잠을 잘 자지 못했다. 보통 사람은 '80% 정도면 괜찮지 않아?'라고 생각하며 자신의 하루에 만족하지만 나는 그렇게 되질 않는다. 하루를 100% 만족하게 살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 다음날 아침에는 조금이라도 일찍 극장에 나가서 연습하고 싶다는 욕심에 평소 기상 시간보다 더 빨리 일어난다. 그리고 전날보다 더욱더 집중하려고 노력한다. 그렇게 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 몰입한 나의 한 시간은 어떤 이의 세 시간이다. 그냥 하루를 보내는 것과 몰입해서 하루를 보내는 사람의 시간은 다르다.

 

 

하루에 4시간씩 자면서 일하는 것이 성공의 필요충분조건은 아니다. 새벽 4시에 일어나 일과를 시작하든, 8시에 일어나든 잠을 얼마나 조금 자고 일했느냐가 성공을 좌우하는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라는 얘기이다.

중요한 것은 '깨어 있을 때 얼마나 몰입했느냐'하는 것이다. 열심히 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문제는 얼마나 집중해서 문제 해결을 하기 위한 노력을 했느냐 하는 것이다. 시간이 적더라도 얼마만큼 몰입했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비근한 예로, 연습을 하다가 시계를 본다면 이미 집중을 안 하고 잇다는 것이다.

 

 

그 후 토슈즈를 하루에 네 켤레나 갈아 신을 만큼 매일 18시간의 피나는 연습에 돌입했다. 하루하루가 땀과 눈물의 연속이었다. 하루에 18시간씩 연습하며 한 시즌에 200~250개씩 토슈즈를 바꿔 신었다. 그야말로 살인적인 수준의 강행군이었다. 그러다 보니 슈투트가르트 극장의 토슈즈 물품 담당자가 내게 찾아와 제발 토슈즈 좀 아껴 신으라고 충고한 적도 있을 정도였지만, 대신 나의 발레 실력은 이전과 비교조차 할 수 없을 만큼 확연하게 성장해 있었다.

 

 

'미친다'라는 상태는 곧 몰입이다. 이것은 진심으로 일을 즐길 때만 가질 수 있는 감정 상태다. 미치려면 자신이 무엇을 할 때 가장 즐겁고 재미를 느끼는지 스스로 잘 아는 것이 중요하다. 일단 재미있다면 지금 당장 그게 돈이 되지 않더라도 우직하게 즐기면 된다. 그러면 언젠가 그 재미는 반드시 당신에게 보답할 날이 온다.

 

 

내겐 내일이 없다.

나는 발레를 시작한 후 지난 30년 이상을

시한부 인생으로 살아왔다.

내게 내일은 없다는 생각으로 오늘을 맞이했고,

절실하게 맞이한 오늘을 100% 살아 냈다.

그 하루가 모여 지금의 내가 되었다.

오늘 하루만 살 수 있는 시한부 인생이라고 생각하고,

하루를 맞이하라.

지금 주어진 기회가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그 일을 시작하라.

당신의 내일이 달라질 것이다.

 

 

 

 

 

 

 

그 정도의 사고방식이라면 절대 성공할 수 없다. 처음 얼마 동안 군무에조차 끼지 못했을 때, 그리고 그 뒤 7년 정도나 군무 생활을 해야 했을 때 나는 그 이유가 '내가 독일인 또는 서양인이 아니어서 그런가?'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저 내가 내린 답만을 반복적으로 되뇌었다.

'나는 경험이 부족하고 아직 더 배워야 할 것이 있어서 군무를 추고 있는 것이다.'

만일 그때 내가 독일인 또는 서양인이 아니어서라고 생각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다시 태어나지 않는 이상 내 인종과 민족은 바뀌지 않는다. 내가 내 의지와 노력으로 바꿀 수가 없는 부분이라는 말이다. 그럼 그 순간부터 내 의욕과 동기는 사라져 버리고 말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때 경험과 실력이 나의 문제라고 생각했기에 나는 경험을 쌓기 위해 그 오랜 군무 기간을 묵묵히 참아낼 수 있었고, 실력을 쌓기 위해 피눈물 나는 혹독한 연습을 해낼 수 있었던 것이다.

 

 

내 인생을 돌아보니

성공의 비결은 결코 운이 아니다.

성공한 사람의 부와 명예만을 바라보지 마라.

또 그게 운으로 이룬 것이라 생각하지 마라.

셀 수 없이 많은 고통에 몸이 찢겨 나가도

웃으며 앞으로 나아갔던 사람들의 시린 상처를 들춰 보라.

거기에 답이 있다.

까지고 부러지고 찢어진 내 두 발,

30년 동안 아물지 않은

그 상처가 나를 키웠다.

 

 

 

 

 

 

 

취미로 발레, 어떠세요?

 

누군가 나에게 자기가 직접 발레를 하거나 자녀들에게 발레를 시켜 보려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으면 그에 대한 나의 대답은 언제나 "예스!"이다.

그것이 전문적이든, 취미 생활이든 혹은 사회 체육의 한 방편으로 배우는 것이든 모두에게 발레를 배우길 권장하고 싶다.

"잘 생각하셨어요. 하루라도 빨리 시작하세요."

 

 

발레는 몸으로 표현하는 예술이므로, 일반인들이라면 사소하게 흘려 넘겨 버리고 말았을 작은 동작, 작은 몸짓 하나까지도 신경 써서 가다듬는 훈련을 하고, 자연스러운 손동작 하나, 일상적인 몸의 자세, 얼굴 표정 등을 올바르게 하는 법을 배운다. 그러한 바른 자세로부터 나오는 아우라가 당당한 모습으로 빛내 주고, 그런 빛은 자연스레 사람들을 주위로 끌어모으는 힘이 된다.

 

 

근육으로도 음악을 들어라

 

'딱!'

벌써 다섯 대째, 다른 일이라면 무던하게 넘기겠지만, 나는 누군가 나를 때리는 것이 너무 싫었다. 물론 다른 사람에게 맞는 걸 즐기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겠지만, 나는 그 정도가 심해서 그런 상황을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특히나, 내가 이해하고 수긍이 가지 않는 이유로 맞는다면!

 

 

젊음의 특권은 마음만 있으면 뭐든지 다 해 볼 수 있는 나이이다. 나이가 들어서는 고생스러워서 쉽게 시도해 보기 어려운 일도 젊어서는 낭만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여 즐겁게 해 볼 수 있다. 나이가 들어서는 돈이 없으면 가 보기 어려운 곳도 젊어서는 건강한 신체와 약간의 육체적 수고로움을 투자하여 충분히 가 볼 수 있다.

나이가 들어서는 시간이 아까워서 배우기 어려운 것들도 젊어서는 삶의 다양함을 추구한다는 명분하에 자투리 시간을 모아서 배워볼 수 있다. 나이가 들어서는 부끄러워서 차마 하기 어려운 행동도 젊어서는 쉽게 용서받을 수 있으니, 다시 만회할 수 있으니 과감하게 시도해 볼 수 있다.

 

 

사람들은 내게 롱런하는 비법을 묻는데, 답은 간단하다. '인간존중'이다. 실력 이전에 모든 것이 사람이 하는 일이다. 사람을 존중하는 마음이 배제된 채 성공할 수 있다는 헛된 꿈은 애초부터 버려야 한다. 지위가 높거나 낮거나 인간을 인간으로 대하고 서로를 받아들여 '상대방을 한 인격체로 존중하는 것'은 어디를 가든 당신의 장점이 될 것이다.

실력은 인격이라는 기초가 마련된 후, 그 위에 쌓아야 한다. 산도 그렇지만, 정상은 어디든 바람이 세게 분다. 정상은 처음의 마음을 간직하고 살기 힘들게 만든다. 때문에 오래도록 정상에 남고 싶다면, 먼저 제대로 된 인격을 갖추려 노력하고 그 첫 마음을 계속적으로 유지해야 한다.

 

 

발레도, 사회생활도 마찬가지다. 모든 것은 실력이 좌우한다. 틀린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어떤 테크닉으로, 어떤 기술을 써서, 어떤 성과를 내고, 어떤 경력을 쌓아나갈 것인가?' 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어떻게 사람을 대하고 그들과 어떻게 좋은 관계를 맺어나갈 것인가?', '얼마나 나의 삶에 그리고 나와 함께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좀 더 솔직하고 겸손할 것인가?'이다.

 

 

성공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먼저 자신을 돌아보고, 주변을 돌아봐라.

그리고 진심에서 우러나는 모습으로 그들을 대하고,

반갑게 인사하라.

그러고 나서 조금 여력이 된다면 도와줄 점은 없는지

진심으로 뭔가 해 줄 수 있는 것이 없는지를 끊임없이 살피고,

있다면 흔쾌히 기쁜 마음으로 도와줘야 한다.

더 이상 한국만이 동방예의지국이 아니다.

글로벌 무대에서 성공하려면,

자신이 하고자 하는 분야에서 1등이 되려면,

자기가 머무는 곳, 자기가 일하고 있는 분야,

자기가 사람들을 만나는 곳,

그곳이 바로 세계 최고의 '예의지국'인 듯,

그렇게 행동해야 한다. 

 

 

 

 

 

 

 

 

 

 

 

 

 

 

 

 

posted by 황영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