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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04-1 해부하다 생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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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황영찬
2016. 5. 17. 13:48 내가 읽은 책들/2016년도

2016-004 해부하다 생긴 일

 

정민석 글 · 그림

2015, 김영사

 

만화 그리는 해부학 교수의 별나고 재미있는 해부학 이야기

 

의사가 되기 위해 오늘도 해부 가운을 피로 물들이는 사람들의

좌충우돌 고군분투 해부학 이야기!

 

0.2 mm 두께로 시신을 절단해서 해부학의 지평을 넓힌

세계적 권위의 해부학자이자, 30년 동안 한 우물을 판 칼의 고수,

정민석 교수가 들려 주는 재미있는 몸 이야기!

 

해부학 용어는 어떻게 외울까? 의대생이 꾸는 가장 끔찍한 꿈은? 담배를 많이 피운 허파는 어떤 모습일까? 의과대학 교수끼리는 무슨 농담을 할까? 생소한 해부 상식을 만화로 쉽게 소개하는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정민석 교수의 기발하고 위트 넘치는 해부학교실 이야기. 막연한 궁금증의 공간이던 해부학 실습실의 문이 열리고, 의사의 길을 선택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피할 수 없는 뜨거운 눈물과 열정의 해부학 수업이 시작된다! 10여 년에 걸친 3D 인체지도 '비저블 코리안' 완성, 국제 학술지에 만화 논문 발표 등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해부학자 정민석 교수. 가장 유쾌한 해부학 전문가인 그가 들려 주는 사람 냄새 물씬한 우리 몸 이야기.

 

정민석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해부학교실 교수.

   1961년에 3형제 중 둘째로 태어나서 여자를 만나면 수줍어하였고, 그 탓에 아는 여자가 엄마뿐이었음.(지금도 아는 여자가 엄마와 아내뿐임.)

   1980년에 수학을 좋아해서 서울대학교 수학과 또는 물리학과에 입학하고 싶었는데, 성적이 모자라서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에 입학하였음.(그때는 그랬음.)

   의과대학에 적응하지 못하고 날마다 술집에서 살았고, 마침내 6년제 의과대학을 7년 만에 졸업하였음.(1번만 낙제한 것이 다행일 정도였음.)

   오래된 학문인 해부학은 앞뒤 내용이 논리적으로 잘들어맞으므로 과학스럽다고 생각해서 뛰어들었음.(부모의 꿈(의사)을 깨고, 자기 꿈(과학인)을 이루었음.)

   1996년에 박사학위를 받은 다음, 해부학과 컴퓨터를 융합해서 영상해부학 연구를 시작하였음.(융합 연구가 사기 치기 좋다는 것을 깨달았음.)

   2000년부터 해부학 만화, 과학 만화를 그렸음.(펴낸 만화책이 쫄딱 망한 다음에, 만화를 누리집(anatomy.co.kr)에서 공짜로 퍼뜨리기로 마음먹었음.)

 

의과대학 학생은 시신을 해부하면서 해부학만 배우는 것이 아니다. 의학을 눈과 손으로 익히는 방법, 말을 짜임새 있게 하는 요령, 동료를 아끼는 우정, 삶을 소중하게 여기는 인간성도 배운다. 모두 의사에게 필요한 것이다. 따라서 해부용 시신이 없으면 좋은 의사를 만들 수 없고, 이것은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해치는 사회 문제이다.

<시신 기증 선진국> 중에서

 

"이비인후과 의사는 후두를 잘 아니까 목소리가 좋고 노래를 잘 부르죠?" 나는 이렇게 대꾸한다. "만약에 그렇다면 소화기내과 의사는 밥을 잘 먹고, 비뇨기과 의사는 정력이 좋고, 영상의학과 의사는 야한 영상을 즐겨 볼 것입니다. 그럴 수도 있고, 의사가 재미 삼아 그런 척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직업과 특기가 딱 들어맞지는 않습니다. 해부학 선생도 마찬가지이니까, 고깃집에서 고기를 썰라고 시키지 마십시오."

<후두는 악기> 중에서

 

목차

 

      머리말

 

  1. 사람 = 몸 + 넋

  2. 선후배의 사랑, 동료의 사랑

  3. 뼈 채워 놔!

  4. 머리뼈의 영어는 스쿨

  5. 허리 피라우

  6. 시신 기증 선진국

  7. 건배 대신 고정

  8. 방귀 뀌어도 모를걸?

  9. 플라스틱화 표본

10. 간판 교수

11. 시신 앞의 웃음

12. 카대바

13. 버팀질을 얓보면 안 된다

14. 식인종이 아니다

15. 손의 진화

16. 대뇌에 신경 써라

17. 뇌와 심장을 해부하면

18. 후두는 악기

19. 허파와 담배

20. 동맥, 정맥의 연애학

21. 업신여기지 마라

22. 아는 만큼 보인다

23. 실습실 실훈

24. 논리를 부탁해

25. 우파도 좌파도 옳다

26. 펜이 칼보다 강하다

27. 영어보다 밥줄

28. 사람과 숫자를 외워?

29. 영어 용어 외우기

30. 쉬운 우리말 용어

31. 못생겨도 괜찮아

32. 땡 시험

33. 만져서 확인하기

35. 장롱 의사면허증

36. 생리하는 남자

37. 해부학은 살아 있다

38. 부러워하면 진다

40. 몸 속의 화석

41. 일할 때, 쉴 때

42. 동업자끼리 놀기

43. 비저블 코리안

44. 해랑 선생의 일기

 

부록 1 해랑 선생의 일기

부록 2 해랑이와 말랑이의 몸 이야기

 

 

해랑 선생의 일기

 

 

해랑이와 말랑이의 몸 이야기

 

길잡이

 

뼈대계통

 

관절계통

 

근육계통

 

소화계통

 

호흡계통

 

비뇨계통

 

생식계통

 

발생

 

내분비계통

 

심장혈관계통

혈액

 

 

 

 

 

 

 

posted by 황영찬
2016. 4. 27. 12:55 내가 읽은 책들/2016년도

 

2016-003 타인의 고통

 

수전 손택 | 이재원 옮김

2011, 이후

 

 

REGARDING THE PAIN OF OTHERS

 

E-WHO OPUS 10

 

"시청자들은 잔인하게 묘사된 폭력에 익숙해지는 걸까, 아니면 뭔가 다른 반응을 보이게 되는 걸까요? 매일같이 쏟아지는 이런 이미지 때문에 시청자들의 현실 인식이 손상될까요? 그렇다면 저 멀리 떨어져 있는 분쟁 지역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고통을 염려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타인의 고통』을 쓰기 시작했을 때 제가 갖고 있던 궁금증이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저는 하루 하루가 공포의 나날이고 전쟁이 진부한 일상이던 곳에서 거주하며, 이런 경험을 겪어 보지 않은 사람들, 이런 경험을 단지 이미지로만 알고 있는 사람에게는 전쟁이 어떤 의미일까 생각해 봤습니다. 저는 전쟁을 겪어 보지 못한 사람은 전쟁을 실제로 이해할 수 없지 않을까, 하는 인상을 받았죠. 그렇지만 저는 우리, 그러니까 전쟁을 겪지 않아도 되고 안전하게 살아 왔던 사람들이 오늘날의 미디어 전문가들이 말하는 것처럼 그저 전 세계적 '스펙터클의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만은 아니라고 믿습니다."

 

타인의 고통에 대한 이미지들, 그 앞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한 사람이 고통스럽게 된 데에는 세계가 다 엮어져 있기 때문에 우리에게 책임이 있다. 그 사람의 고통이 곧 내 것이 될 수도 있다는 연민을 갖는 것, 이제 그것을 되살려야 한다. -진중권, 『미학 오디세이』의 저자

 

이 세계를 있는 그대로 볼 것. 제 아무리 이 세계를 변화시키려는 제스처가 엿보일지라도 세계가 재연되는 방식 자체를 문제 삼을 것『타인의 고통』은 이런 책임감을 불러일으킨다. 손택의 작업은 이 책임감을 소름 끼치도록 분명하게 증언해 준다. -『뉴욕타임즈』

 

『타인의 고통』이 보여 주는 통찰들이 진부하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런 말은 이 책에 담긴 도덕적 결단력을 무시하는 처지이다. 손택이 없었다면, 알 자지라가 방영한 이라크 어린아이의 주검이 그저 여러 사망자들 중의 하나일 뿐이라고 여겨졌을 것이다. -『워싱턴포스트』

 

오늘날 같은 '방관의 문화'에서 우리는 충격 받을 수 있는 능력을 잃어버렸을까? 『타인의 고통』에 따르면 그 대답은 우리가 타인의 지나친 욕망을 어떻게 바라볼지, 또는 진실을 얘기해 얼마나 고통 받을 준비가 되어 있는지에 달려 있다. -『가디언』

 

 

수전 손택 Susan Sontag

1933년 1월 뉴욕에서 태어난 수전 손택은 미국 최고의 에세이 작가이자 뛰어난 소설가이며 예술평론가이다. 1966년 "해석은 지식인이 예술과 세계에 대해 가하는 복수다"라는 도발적인 문제제기를 담은 평론 모음집 『해석에 반대한다』를 내놓아 서구 미학의 전통을 이루던 내용과 형식의 구별, 고급문화와 대중문화의 구별을 재기 발랄하게 비판해 큰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그 뒤 극작가, 영화감독, 연극연출가, 문화비평가, 사회운동가 등으로 끊임없이 변신해 가며 새로운 문화의 스타일과 감수성의 도래를 알리는 데 주력했다.

'예술에 온 정신이 팔린 심미가' 이자 '열렬한 실천가'로 불리기를 원했던 손택은 자신의 바람에 걸맞게 미국 펜클럽 회장(1987~1989)을 맡고 있는 동안 서울을 방문해 한국 정부에 구속 문인의 석방을 촉구한 바 있으며 1993년에는 사라예보 내전에 대한 전 세계인의 관심을 촉구하고자 전쟁 중인 사라예보에서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 11 세계무역센터 폭파 사건에 대한 미국 정부의 태도를 날카롭게 비판해 미국 내에서 격렬한 찬반 논쟁을 불러일으키기도 하는 등, 행동하는 지식인의 면모를 아낌없이 보여 줬다. 2003년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에서 "거짓 이미지와 뒤틀린 진실로 둘러싸인 세계에서 사상의 자유를 굳건히 수호해 왔다"는 찬사를 받으며 '독일출판협회 평화상'을 수상했다.

'대중문화의 퍼스트레이디' '새로운 감수성의 사제' '뉴욕 지성계의 여왕'이라는 숱한 별명과 명성을 얻었던 손택은 2004년 12월, 골수성 백혈병으로 사망했다

 

손택의 저서로는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비평 부문 수상작 『사진에 관하여』(1977)와 '전미도서상' 소설 부문 수상작 『미국에서』(1999)를 비롯해 4권의 평론 모음집, 6권의 소설, 4권의 에세이, 1편의 영화 시나리오, 몇 편의 희곡 등이 있다. 그녀의 책들은 현재 전 세계 32개국의 언어로 번역되어 널리 읽히고 있다

 

우리는 타인의 고통에 개입할 능력을

잃어가고 있는가?

2003년 10월 12일, 독일출판협회는 제55회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에서 수전 손택에게 평화상을 시상했다. "거짓 이미지와 뒤틀린 진실로 둘러싸인 세계에서 사상의 자유를 굳건히 수호해 왔다"는 것이 손택에게 평화상을 시상한 이유였다. 독일 출판협회가 잘 지적했듯이, 손택은 첫 저서 『해석에 반대한다』(1966)에서부터 최근작 『강조해야 할 것』(2002)에 이르기까지 기계로 대량 복제되는 이미지가 한 문화의 감수성을 어떻게 바꿔놓는지 다양한 방식으로 일관되게 추적해 왔다. 그리고 그 작업은 현실 참여로 이어졌다.

손택의 현실 참여는 베트남 전쟁이 한창 중이던 1966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당대의 유명 시사지 『파르티잔 리뷰』에 「지금 미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를 기고, "미국은 대량 학살 위에 세워졌다" "미국적 삶의 특성은 인간의 성장 가능성을 향한 모독이다" "백인은 역사의 암이다" 같은 숱한 독설로 미국의 은폐된 역사, 베트남 전쟁의 허위, 아메리칸 드림의 실상을 폭로했던 것이다.

주류 대중매체는 이 일을 계기로 손택의 별명을 '대중문화의 퍼스트레이디'에서 '동시대 미국 문단의 악녀'로 고쳐 부르기 시작했으나, 그 뒤로도 손택은 자신의 실천을 멈추지 않았다. 가장 최근에는 "다같이 슬퍼하자, 그러나 다같이 바보가 되지는 말자"라고 얘기하며 9 · 11사건 직후 미국 사회에 불어닥친 반이성적 태도를 날카롭게 비판하기도 했으며, 이라크 전쟁 당시에는 "사이비 전쟁을 위한 사이비 선전 포고"를 그만두라고 부시 행정부를 공격하는 등, 손택은 결코 논쟁을 피하는 법이 없었다.

『타인의 고통』은 25년 전에 발표된 『사진에 관하여』(1977)와 이어지는 저서이다. 전작이 사진 이미지를 분석하면서 사람들이 현대성이라는 상황을 이해하는 방식에 의문을 제기했다면, 이번 저서는 이미지가 사용되는 방식과 그 의미는 물론이거니와 전쟁의 본성, 연민의 한계, 양심의 명령 등까지 살펴 보고 잇다. 그래서 『타인의 고통』은 이라크 전쟁 전후의 현실 정세에 대한 '지적' 개입이기도 하가.

손택의 관찰에 따르면, 사방팔방이 폭력이나 잔혹함을 보여주는 이미지들로 뒤덮인 현대 사회에서는 사람들이 타인의 고통을 일종의 스펙터클로 소비해 버린다. 타인의 고통이 '하룻밤의 진부한 유흥거리'가 된다면, 사람들은 타인이 겪었던 것 같은 고통을 직접 경험해 보지 않고도 그 참상에 정통지고, 진지해질 수 있는 가능성마저 비웃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손택은 이렇게 주장한다. 연민은 쉽사리 우리의 무능력함뿐만 아니라 우리의 무고함("우리가 저지른 일이 아니다")까지 증명해 주는 알리바이가 되어버리기 때문에, 타인의 고통에 연민을 보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그러니까 오히려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을 극복하고, 잔혹한 이미지를 보고 가지게 된 두려움을 극복해 우리의 무감각함을 떨쳐내야 한다고.

"특권을 누리는 우리와 고통을 받는 그들이 똑같은 지도상에 존재하고 있으며 우리의 특권이 (우리가 상상하고 싶어하지 않는 식으로, 가령 우리의 부가 타인의 궁핍을 수반하는 식으로) 그들의 고통과 연결되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숙고해 보는 것, 그래서 전쟁과 악랄한 정치에 둘러싸인 채 타인에게 연민만을 베풀기를 그만둔다는 것, 바로 이것이야말로 우리의 과제이다."

 

고통을 둘러싼 도상학은 기나긴 족보를 갖고 있다. 흔히 재현되어야 할 가치가 있다고 간주되는 고통은 신이나 인간의 분노가 낳은 것이라고 이해되는 고통이다. 특히 고통받는 육체가 찍힌 사진을 보려는 욕망은 나체가 찍힌 사진을 보려는 욕망만큼이나 격렬한 것으로서, 기독교 예술은 지옥의 묘사를 통해서 수세기 동안 이 두 가지 기본적인 욕망을 모두 충족시켰다.

톱에 잘리는 고문을 당하는 중세 시대의 순교자

Lucas Cranach, Die Sage als Marterinstrument, 1539.

 

숭고하거나 자엄하며, 그도 아니면 비극적인 형태로 아름다움을 담고 있으니 유혈 낭자한 전투 장면도 아름다울 수 있다는 주장은 예술가들이 제작한 전쟁의 이미지에 늘 따라붙는 주장이다. 현대가 시작될 무렵에는 원래 소름끼치는 것에 관심을 기울이는 경향을 사람들이 타고났다는 주장이 훨씬 더 쉽게 받아들여졌다. 잔악함에 대한 사랑은 연민만큼이나 인간에게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Pieter Brugel, De triomt van de Dood, 1562.

Umberto Boccioni, La citta che sale, 1910.

Umberto Boccioni, Carica der lanceri, 1915.

Gino Severini, Treno blindato, 1915.

 

미래주의의 지도자 마리네티는 에티오피아 전쟁을 앞둔 1935년, "전쟁은 아름답다"라는 말로 파시스트 무솔리니를 지지했다. 그의 동료 화가들이 즐겨 그린 주제도 전쟁, 속도, 육체의 기계화에 대한 찬양이었다.

 

대중에게 공개된 사진들 가운데 심하게 손상된 육체가 담긴 사진들은 흔히 아시아나 아프리카에서 찍힌 사진들이다. 저널리즘의 이런 관행은 이국적인(다시 말해서 식민지의) 인종을 구경거리로 만들던 1백여 년 묵은 관행을 그대로 이어받은 것이다. 비록 적이 아닐지라도 타자는 (백인들처럼) 보는 사람이 아니라 보여지는 사람 취급을 당한다.

비아프라 내전 당시 기아로 고통받는 어린아이, 1969.

타인의 고통을 보여주는 이미지들은 그런 고통이 이 세상의 미개한 곳과 뒤떨어진 곳, 즉 가난한 나라들에서만 빚어진다는 믿음을 조장하곤 한다.

 

사진 없는 전쟁,

즉 저 뛰어난 전쟁의 미학을 갖추지 않은 전쟁은 존재하지 않는다. 카메라와 총, 그러니까 피사체를 '쏘는' 카메라와 인간을 쏘는 총을 동일시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전쟁을 일으키는 행위는 곧 사진을 찍은 행위인 것이다.

 

미군에게 사살된 베트남민족해방전선 병사의 주검

"위대한 역사적 사건을 매우 꼼꼼히 보존하려는 행위와 자신이 지닌 무기로 적들의 위치를 정확히 몇 초, 몇 미터 단위까지 추적해 그들을 섬멸하려는 행위는 모두 똑같은 사고방식에서 수행된다"(에른스트 윙거, 1930).

 

옮긴이 ● 이재원

중앙대학교 대학원 영어영문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급진적 문화 이론에 관심을 두고 있으며, 현재 1960~70년대의 아방가르드 정치단체 <상황주의 인터내셔널>의 역사를 소개하는 책을 집필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오래된 습관 복잡한 반성 1, 2』(이후 1997~1998/공저)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 『사진에 관하여』(이후 2005), 『속도와 정치』(그린비 2004), 『은유로서의 질병』(이후 2002), 『신좌파의 상상력 : 전 세계적 차원에서 본 1968년』(난장 2009) 등이 있다.

 

차  례

 

한국의 독자들에게

 

타인의 고통

Regarding the Pain of Others

 

감사의 말

 

부록

  1. 문학은 자유이다

  2. 현실의 전투, 공허한 은유

  3. 다같이 슬퍼하자, 그러나 다같이 바보가 되지는 말자

  4. 우리가 코소보에 와 있는 이유

 

옮긴이 후기

사진작가 찾아보기

인명 찾아보기

사진 출처

 

"……정복당한 자들을!"

      ------------- 보들레르

 

"체험이라는 추잡한 보모……"

     -------------- 테 니 슨

▲ 타일러 힉스, 『처형당하는 탈레반』, 카불, 2001.

2001년 10월 7일부터 전개된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시, 미국의 사진작가 힉스(Tyler Hicks, 1968~  )가 카불에서 찍은 사진. "처형당하는 탈레반 Taliban Execution"이라는 제목의 이 사진들은 총 7장인데 『뉴욕타임스』에는 세 장만 실렸다. 2002년 2월 26일 힉스는 이 사진들로 제59회 '국제 올해의 사진상'을 수상했다.

 

▲ 에른스트 프리드리히, 『전쟁에 반대하는 전쟁』, 1924.

▲ 로버트 카파, 「어느 공화군 병사의 죽음」(두 번째 도판), 『뷔』, 1936.

▲ 「어느 공화군 병사의 죽음」(첫 번째 도판)이 실린 『라이프』, 1937.

▲ 헨드리크 골치우스, 『카드모스의 동료들을 집어삼키는 용』, 1588.

네덜란드의 화가 골치우스(Hendrik Goltzius, 1558 ~ 1617)가 그리스 신화의 영웅 카드모스의 모험을 주제로 그린 연작 판화. 페니키아의 왕 아게노르의 아들이자 테베의 건설자이기도 한 카드모스는 자기의 부하들을 죽인 용을 퇴치했는데, 여신 아테나의 권고로 용의 이빨을 땅에 심었더니 땅 속에서 무장한 병사들이 나왔다고 한다. '스파르토이'(땅에 뿌려진 남자들)라고도 불렸던 이들은 테베의 조상이 됐다.

▲ 자크 칼로, 『전쟁의 비참함과 불운』, 1633.

프랑스의 판화가로서 메디치 가의 코시모 2세(Cosimo Ⅱ de' Medici, 1590 ~ 1621)에게 후원을 받아 이탈리아에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던 칼로(Jacques Callot, 1592 ~ 1635)는 주로 당대의 풍습이나 사건을 담은 작품을 남겼다. 특히 자신의 고향을 약탈한 프랑스군의 만행을 다룬 연작 판화 『전쟁의 비참함과 불운 Les Miseres et les Malbeurs de la Guerre』은 고야의 『전쟁의 참화 Los desatres de la guerra』(1820)와 함께 전쟁의 참상을 다룬 걸작 판화 중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 프란시스코 고야, 『전쟁의 참화』, 1820. (도판 37, 39)

▲ 로저 펜턴, 「죽음의 그림자로 뒤덮인 계곡」, 발라클라바, 1855.

영국의 시인 테니슨은 「경기병단의 돌격 The Charge of Light Brigade」(1864)이라는 시에서 발라클라바의 참사를 이렇게 추모했다.

 

"돌격하라, 경기병단이여!"

당황한 자 그 누구였던가?

병사들은 모두 알고 있었다

   어쩔 줄 몰라하는 병사는 단 한 명도 없었음을.

반발한 병사는 아무도 없었다,

이유를 물어본 병사도 없었다,

모든 병사들은 그저 돌격해 죽어갔을 뿐.

죽음의 계곡 속으로

   6백 명의 병사들이 말을 타고 달려간다.

▲ 펠리체 베아토, 「시칸다바그 궁전의 내부」, 럭나우, 1857.

시칸다바그 궁전이 있던 럭나우는 인도 우타르프라데시 주의 주도州都로서, 세포이항쟁(1857 ~ 59) 당시 델리, 칸푸르와 더불어 반영反英 항쟁의 3대 거점이기도 했다. 1857년 7월 2일 ~ 11월 16일, 캠벨 장군(Colin Cambell, 1792 ~ 1863)이 이끌던 영국군이 이곳에 거점을 뒀던 세포이(푼잡 제4연대와 하이랜더 제93연대) 반란군 1천8백 명을 모조리 살육했다. 캠벨 장군은 인도인들의 사기를 저하시키기 위해서 세포이들의 시체를 묻지 못하게 하고 그냥 썩어가도록 방치했다고 한다.

▲ 알렉산더 가드너, 「어느 반란군 저격병의 집」, 게티즈버그, 1862.

▲ 로베르 두아노, 「시청 앞에서의 입맞춤」, 파리, 1950.

▲ 조 로젠탈, 「이오 섬에서의 국기 게양」, 스리바치 산, 1945.

이오 섬은 일본 동경의 남쪽 해상 오가사와라 제도 중앙에 있는 화산섬으로서, 이 섬의 남서부에 있는 산이 스리바치 산이다. 1944년 일본군이 이곳의 주민을 강제 퇴거시키고 자신들의 전진기지로 삼았으나, 1945년 2월 23일 미국 해병대가 이곳을 탈환한 뒤부터는 미군의 공군기지로 사용됐다.

▲ 예프게니 칼데이, 「독일 국회의사당 위에서 나부끼는 붉은 깃발」, 베를린, 1945.

▲ 작자 미상, 「네덜란드 하우스 도서관」, 런던, 1940.

▲ 에디 애덤스, 「처형당하는 베트콩 포로」, 사이공, 1968.

1968년 2월 1일, 당시 연합통신에서 일하고 있던 미국의 사진작가 애덤스(Eddie Adams, 1933 ~  )가 찍은 이 사진은 이듬해 퓰리처상을 받았을 만큼 동시대인들에게 큰 영향을 끼친 사진 중 하나이다. 길거리에서 즉결 처형을 감행했던 로안 준장(Nguyen Ngoc Loan, 1931 ~ 1998)은 미국으로 망명해 훗날 워싱턴 근교의 자택에서 암으로 사망했는데, 이때 밝혀진 바에 따르면 사진 속의 베트콩 포로는 로안 준장의 부하 경찰을 살해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었다고 한다.

▲ 엠 에인, 『무제』, 툴슬렝 감옥, 1975 ~ 79.

폴 포트 정권 시기의 캄보디아에 세워진 툴슬렝 감옥은 'S-21형무소'라고도 불렸다. 이곳에 수감됐다가 생존한 사람은 7명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이곳은 기념관으로 개조되어 일반인들에게 공개되고 있다.

▲ 티모시 오셜리번, 「죽음의 추수」, 게티즈버그, 1863.

▲ 조지 스트록, 「부나 해변에 쓰러져 있는 미군 병사들의 주검」, 뉴기니, 1943.

▲ 작자 미상, 「독가스로 눈이 멀게 된 영국군 병사들」, 서부전선, 1918.

▲ 존 싱어 사전트, 『독가스를 먹은 사람들』, 1918.

1918년 미국의 화가 사전트(John Singer Sargent, 1856 ~ 1925)는 연합군의 공식 전쟁화가로 임명되어 제1차 세계대전의 잔인함을 화폭에 담으라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동료 전쟁화가였던 퉁크스(Henry Tonks, 1862 ~ 1937)와 함께 서부전선(프랑스)으로 갔던 사전트는 독일군의 독가스 공격으로 눈이 멀게 된 영국군 병사들의 모습을 본 뒤 이 사진을 토대로 『독가스를 먹은 사람들 The Gassed』을 발표했다.

▲ 세바스티앙 살가도, 『이주 : 이행 중의 인류』, 1999.

『이주 : 이행 중의 인류 Migrations : Humanity in Transition』는 브라질의 사진작가 살가도(Sebastiao Salgado, 1944 ~  )가 1993년부터 1999년까지 39개국을 돌아다니며 작업한 프로젝트이다. 전쟁, 기아 같은 여러 이유로 자신이 발붙인 곳을 떠나 다른 곳으로 옮겨가는 사람들을 찍은 이 작업은 살가도의 말에 따르면 이주민이었던 자기의 삶을 반추한 작업이자, "완전히 새롭게 재조직되고 있는 인류의 이야기"이다.

▲ 윌리엄 유진 스미스, 「목욕 중인 우에무라 토모코」, 1972.

▲ 미켈란젤로, 『피에타』, 1499.

▲ 론 하비브, 「죽어가는 이슬람 여인을 발로 차는 세르비아 민병대원」, 비옐지나, 1992.

1992년 4월 1일, 당시 『뉴스위크』에서 일하고 있던 미국의 사진작가 하비브(Ron Haviv, 1965 ~  )가 찍은 이 사진에는 슬로베니아 출신의 극우주의자 라즈나토비치(Zeljko Raznatovic, 1952 ~ 2000)가 이끌던 준準군사조직 <세르비아 의용군 Srpska Dobrovolja…ka Garda> 병사들의 모습이 찍혀 있다. 이 사진을 본 라즈나토비치는 하비브의 목에 현상금을 내걸었을 만큼 분노했다고 하는데, 훗날 밝혀진 바에 따르면 하비브는 라즈나토비치의 초청으로 비옐지나에 갔다고 한다. 하비브는 『피와 꿀 Blood and Honey : A Balkan War Journal』(2000)이라는 제목으로 이때 사진들을 출판했고, 코소보 전쟁의 일급 전범 라즈나토비치는 2000년 1월 15일 암살됐다.

▲ 로렌스 바이틀러, 「린치당한 토머스 쉽과 에이브럼 스미스」, 마리온, 1930.

1930년 8월 7일, 인디애나 주의 마리온이라는 도시에서 작은 사진관을 운영하고 있던 로렌스 바이틀러는 이 충격적인 사진을 찍은 뒤 열흘 동안 대량 생산해 한 장에 50센트씩 팔았다고 한다. 중고품 소매업자라고만 알려져 있는 앨런(James Allen, 1931 ~)은 주로 기념품이나 우편엽서로 제작됐던 이런 사진들을 25년 동안 1백50장 가량 수집한 뒤, 2000년 1월 13일부터 2월 12일까지 뉴욕의 <로스 호로워츠 갤러리 The Roth Horowitz Gallery>에서 전시했다. 그 뒤 이 전시회는 미국 전역에서 끊임없이 열렸고, 이 전시회에 공개됐던 사진들은 『성역없이 : 미국의 린치 사진 Without Sanctuary : Lynching Photography in America』이라는 제목으로 출판되기에 이르렀다.

▲ 작자 미상, 「백 조각으로 찢겨 죽는 형벌」, 북경, 1905.

1905년 4월 10일 북경에서 찍힌 이 사진의 주인공 푸추리(Fou-Tchou-Li, 1887 ~ 1905)는 몽고 왕족의 아오한우안을 암살했다고 알려져 있다. 바타이유는 1925년 프랑스 최초의 정신분석가 중의 하나였던 보렐(Adrien Borel, 1886 ~ 1966)에게서 이 사진을 받았는데, 그가 '백 조각으로 찢겨 죽는 형벌 cent morceaux'이라고 소개한 이 형벌은 '능지凌遲'를 말한다. 능지는 죄인의 살갗이나 살점을 칼로 도려내는 형벌로서, 가능한 한 죄인을 살려둔 채 며칠에 걸쳐 시행함으로써 고통을 극대화하는 형벌이다(능숙한 집행자는 한 사람에게서 2만 점까지 도려낸다고 한다).

▲ 작자 미상, 「나치의 바르샤바 빈민가 소개 疎開」, 바르샤바, 1943.

제2차 세계대전이 진행 중이었던 1943년 4월 19일 ~ 5월 16일, 폴란드의 바르샤바에서는 나치에 맞선 유태인들의 대규모 무장봉기가 일어났다. 약 6만여 명에 달했던 유태인 레지스탕스들은 모두 나치에게 체포되어 아우슈비츠에서 살해됐다.

▲ 올리비에로 토스카니, 「살해된 크로아티아 병사 마린코 가그로의 옷」, 1993.

▲ 베네통이 2003년부터 새로 시작한 "삶을 위한 식량" 캠페인의 포스터

이탈리아의 패션사진 작가 토스카니(Oliviero Toscani, 1942 ~)가 "전 세계 색의 우주 Universe the Colours of the World"라는 구호 아래 1984년부터 선보인 일련의 베네통 광고는 엄청난 찬반양론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살해된 크로아티아 병사 마린코 가그로의 옷」이라는 포스터는 로마 교황청에게서 '사진 테러'라는 격렬한 비판을 들었고, 각종 인권단체들에게서는 대량학살을 금지한 유엔협약을 위반한 광고라는 악평을 듣기까지 했다. 좌우간, 이 광고 캠페인으로 톡톡히 재미를 본 베네통은 2003년부터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 The World Food Programme>과 함께 "삶을 위한 식량 Food for Life"이라는 새로운 광고 캠페인을 시작했다.

▲ 제프 월, 「죽은 군대는 말한다(매복 뒤의 소련 정찰군 모습. 1986년 겨울, 아프가니스탄의 모코르 근처)」, 1992.

캐나다의 사진작가이자 화가인 월(Jeff Wall, 1946 ~ )은 자신의 스튜디오에서 배우들과 조수들의 도움을 받아 대규모 합성사진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1978년 <파괴된 방 The Destroyed Room>이라는 전시회를 열면서부터 라이트박스를 사용했던 월은 자신의 예술 지식을 적극 활용해(월은 예술사 석사 학위를 갖고 있다), 19세기의 서사적 역사화를 즐겨 사용됐던 구도를 차용한 작품들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죽은 군대는 말한다」도 어느 신문에 실린 사진을 바탕 삼아서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제작됐는데, 월의 말에 따르면 이 작품은 "사진도, 영화도, 회화도, 광고도 아니다. 비록 모든 요소들이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긴 하지만 말이다."

 

 

 

 

 

 

 

 

 

 

 

 

posted by 황영찬
2016. 2. 26. 09:36 내가 읽은 책들/2016년도

2016-002 매드 사이언스 북 - 엉뚱하고 기발한 과학실험 111

 

 

레토 슈나이더 지음, 이정모 옮김

2014, 뿌리와 이파리

 

"실험을 그만둘래, 아예 집을 나갈래?"

111가지 미친 실험으로 떠나는 이색 과학사 여행

 

만 원짜리 돈을 경매에 붙이면 얼마에 낙찰될까? 침팬지와 아기를 함께 기르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고양이는 어떻게 항상 발부터 땅에 떨어질까? 마리화나를 먹은 거미와 오줌물을 먹은 거미는 어떤 거미줄을 칠까? 단두대에서 잘린 머리는 얼마 동안 살아 있을까? 암컷 딱정벌레 몸에 수컷 머리를 붙여놓으면? 마음에 드는 여자에게 '작업'을 거는 가장 성공적인 멘트는 무엇일까?

 

이 책은 첫눈에는 어리석고 터무니없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정말로 정교하고 과학적인 실험을 통해 세상과 인생의 비밀을 탐구해온 과학사 700년의 (이채롭게) 빛나는 기록이다. 풍부한 사진자료, 그리고 홈페이지 www.madsciencebook.com의 동영상자료를 포함한 추가 정보들과 함께 엉뚱황당, 엽기발랄, 괴상망측, 포복절도, 끄덕끄덕, 발상전환, 창의사고의 융단폭격이 여한 없는 즐거움과 지적 자극을 안겨준다.

 

이 책은 미친 과학자들의 미친 실험으로 가득 찬 미친 책이다. 아무데나 펼쳐서 아무렇게나 읽어도, 우스워서 미치고 무서워서 미치고 어이없고 황당해서 미칠 가능성이 다분하다. 그러니 독자여, 마음껏 미치시라. 그러다 보면, 이 미친 실험들이야말로 오늘날의 과학을 만들어낸 인간의 열정과 광기로 가득한 우리의 '어제'였으며, 과학이 더 이상 두려운 존재가 아니라 '미쳐야 미친다'는 우리 인생의 자연스러운 한 부분이라는 걸 느끼게 될 것이다.

- 옮긴이의 말에서

 

지은이 레토 슈나이더Reto U. Schneider는 1963년생으로,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과대학에서 전기공학 석사학위를 받고 링기어 저널리스트학교를 졸업했다. 스위스의 주요 일간지 『노이에 취리히 차이퉁』에서 내는 잡지 『폴리오 NZZ-Folio』에 이 책의 바탕이 된 과학칼럼 「실험Das Experiment」을 연재한 것을 비롯하여, 스위스와 독일의 언론사에서 다년간 과학저널리스트로 일했다. 그동안 여러 차례 언론 관련 상을 받았고, 태양계 바깥에서의 행성 발견에 관한 책 『행성사냥꾼』을 썼다.

 

옮긴이 이정모는 연세대 생화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독일 본 대학 화학과 박사과정에서 '곤충과 식물의 커뮤니케이션'을 연구했다. 지금은 안양대 교양학부 교수로 재직하면서 과학사와 '과학기술과 문명' 등을 강의하고 있다. 『달력과 권력』, 『그리스 로마 신화 사이언스』, 『바이블 사이언스』, 『해리포터 사이언스』(공저) 등의 책을 쓰고 『색깔들의 숨은 이야기』, 『소중한 우리 몸 이야기』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차례

 

머리말
옮긴이의 말

1300년대
1304 그리고 디트리히는 무지개를 좇았다

1600년대
1600 저울 위의 인생, 생명의 무게를 재다
1604 갈릴레오 머릿속의 돌멩이
1620 물이 나무가 되다

1700년대
1729 미모사 시계
1758 철학자의 스타킹
1772 내시에겐 전기가 통하지 않을까
1774 과학을 위한 사우나
1783 양과 닭과 오리, 버드나무 바구니를 타고 하늘을 날다

1800년대
1802 단두대에서 잘린 머리에 전기를 흘리면
1802 환자의 토사물을 먹으며 쓴 박사논문
1825 배에 구멍난 사나이
1837 다윈, 지렁이에게 파곳을 불어주다
1845 달리는 기차에서 트럼펫을 연주하라
1852 음탕한 얼굴근육
1883 까짓것, 딴 놈이 하는데 뭐!
1885 단두대에서 잘린 머리는 얼마 동안 살아 있을까
1889 기니피그 고환은 회춘의 묘약?
1894 강아지를 96시간 동안 잠을 안 재우면
1894 높은 곳에서 고양이 떨어뜨리기
1895 아이오와의 잠 못 드는 밤
1896 뒤집힌 세계
1899 채소밭의 시체
1899 그곳의 털 잡아당기기

1900년대
1900 에움길의 쥐
1901 범죄학 강의실의 살인실험
1901 영혼의 무게는 21그램
1902 파블로프가 벨을 울릴 때
1904 천재 말 한스의 숫자계산법

1910년대
1912 사랑하는 세~포의 생일 축~하합니다~!
1914 상자 하나, 상자 둘, 침팬지의 바나나 따먹기
1917 왓슨 박사의 이혼

1920년대
1920 꼬마 앨버트의 비명
1923 딱정벌레 암컷에게 수컷 머리를 붙여놓으면……
1926 퍼즐: 양초를 방문에 고정하라!
1927 달빛 아래에서 벌어진 호손 공장의 조립 실험
1927 키스 한 번에 병균이 4만 마리?
1928 심장박동으로 본 오르가슴 곡선
1928 팔뚝에 맘바 독을 주사 놓고
1928 잘린 채 살아 있는 개 머리

1930년대
1930 스키너 박사의 상자
1930 그 호텔은 중국인을 받아주었을까
1931 침팬지 구아와 사내아이 도널드는 한 가족
1938 하루는 28시간이다!

1940년대
1945 48주 동안의, 길고 긴 굶주림
1946 비를 내려주마, 비를 거두어주마
1946 추위냐 바이러스냐, 감기라는 이름 탓이냐
1948 거미들의 수난-1: 마약 먹은 거미의 예술혼
1949 두 여비서의 거래
1949 스타카토 리듬의 오르가슴

1950년대
1950 착하게 굴어, 그렇다고 얼간이짓은 하지 말고!
1951 구토 혜성의 포물선비행
1951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만 있으면 20달러 줄게
1952 거미들의 수난-2: 다리 잘린 거미의 거미줄 치기
1954 머리가 두 개, 프랑켄슈타인 강아지
1955 거미들의 수난-3: 이젠 오줌물까지?
1955 격리탱크에서 파란 터널 너머로 날아간 심리비행사
1955 공포의 안개
1957 심리학의 원자폭탄
1958 붉은털원숭이의 엄마기계
1959 무중력상태에서 물 마시기
1959 ‘법을 준수하는’ 유나바머와 다이애드의 상흔
1959 세 명의 예수 그리스도, 한곳에서 마주치다

1960년대
1961 끝까지, 450볼트의 전기충격을 가한 까닭
1962 마약에 취한 성금요일
1962 과자틀을 만진다는 것의 심오함에 대하여
1963 길바닥에 편지가 떨어져 있을 때
1964 리모컨 투우
1966 초록불인데 왜 안 가는 거야, 빵빵!
1966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1: 붕대에 목발을!
1967 정말, 여섯 단계만 거치면 모두가 아는 사이?
1968 내 귓속에 진드기!
1968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여덟 사람
1969 누구에게나 파괴본능은 있다
1969 거울아, 거울아, 너는 오랑우탄이구나!
1969 밀리와 몰라, 다니족의 컬러풀한 세계

1970년대
1970 거 참, 이렇게 당혹스러울 수가!
1970 나쁜 사마리아인
1970 1달러짜리 지폐를 경매에 붙이면
1970 폭스 박사의 명강연
1971 스탠퍼드의 감옥, 아부 그라이브의 감옥
1971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2: 여인에게 축복 있으라!
1971 달나라로 간 갈릴레오
1971 세슘시계의 세계일주
1972 왜 날 바라보는 거야!
1973 대서양의 섹스 뗏목
1973 연인을 만들어주는 흔들다리
1973 거미들의 수난-4: 우주에서 거미줄 치기
1973 공중화장실 소변기 습격사건
1974 초록불? 예쁜 아가씨가 지나가신다면야……
1974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3: 보라, 눈을 보라!
1975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4: 어떻게든 가슴을 키울 것!
1975 병원 대기실의 홀아비냄새
1976 교수님께 면도기를!
1976 백만장자의 복제인간 소동
1976 화성엔 정말 생명체가 있을까
1977 문 닫을 시간이 되면 여자들이 점점 더 예뻐져요
1978 오늘밤에 나랑 함께 자지 않을래요?
1979 자유의지, ‘하지 않을’ ‘자유무의지’

1980년대
1984 살짝 스치기만 하면 팁이 팍팍!
1984 작업의 정석
1984 박테리아야, 내게 위염을 일으켜다오!
1986 1년 내내 침대에 누워서

1990년대
1992 MRI 스캐너 안에서 사랑을!
1994 무조건, 좋은 날씨예요!
1995 라스베이거스의 스트립쇼 실험
1997 음모 빗질에 관한 표준 지침
1998 여리고의 나팔소리
1999 다이어트엔 역시 수프라니까요!

2000년대
2002 개는 그 방정식을 어떻게 풀까?
2003 개에게도 로봇과 사귈 기회를!

 

감사의 말

인명 찾아보기

도판목록

 

 

디트리히 폰 프라이베르크가 그린 첫번째 무지개의 생성원리. 햇빛(왼쪽 위)이 물방울(오른쪽)에 들어가면 반대쪽으로 굴절하고 또 한 번 굴절하여 다양한 색깔로 분리되어 눈(왼쪽 아래)에 도달한다.

동판화에서 보듯이 산토리오의 집은 침대, 책상, 의자 등 모든 것이 저울에 매달려 있다.

프랑스 천문학자 장 자크 도르투 드매랑은 어둠 속에 미모사를 놓고 이것으로부터 새로운 학문영역을 창시했다.

양말을 사용한 전기 실험은 시머에게 '맨발의 철학자'라는 별명을 붙여주었다.

의사 조디 포디스는 열을 연구하기 위해 사우나를 지었다.

1783년 9월 19일 베르사유에서 열기구의 첫 번째 항공여행이 있었다. 여기에는 양, 닭 그리고 오리가 한 마리씩 탔다.

단두대에서 잘린 사람의 머리를 이용한 전기실험을 보다가 관중들은 기절했다. 조반니 알디니는 볼로냐에서 볼타 전지를 이용해서 머리 두 개를 움찔대게 만들었다.

군의관 윌리엄 보몬트가 알렉시스 생마르탱의 배에 난 구멍에서 위액이 흐르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 이 그림은 실험 100년 후에 <미국 의학의 선구자들> 연작 가운데 하나로 그려졌다.

의학사에서 가장 유명한 가슴 사진. 총상을 입은 병사 알렉시스 생마르탱의 가슴에는 위와 직접 통하는 구멍이 남았다.

도플러 효과를 증명하는 실험과정에서 물리학자 크리스토프 보이스 발로트는 규율 없는 트럼펫 연주자들 때문에 꽤나 고생을 해야 했다.

기욤 뒤센 드 불로뉴(오른쪽)가 전류를 이용해 '얼굴 표정의 철자법'을 실험하고 있다.

뒤센 드 불로뉴는 몇 번인가 모델에게 과장된 표정을 짓도록 연출했다. 그는 이 사진에 '매혹적인 여인'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명망 있는 의사 샤를 에두아르 브룬세카르는 동물 고환의 분말주스를 주시하면 젊어진다고 믿었다.

회춘제 포장. 브룬세카르는 이것을 처방받은 환자들의 병력기록부를 받는 조건으로 의사들에게 무료로 제공했다.

고양이는 어떻게 항상 발로 착지할까? 의사이자 발명가인 에티엔 쥘마레는 연속사진으로 그 비밀을 밝혔다.

심리학자 조지 스트래튼의 망막에는 이 사진이 똑바로 서 있다. 그는 왜 뒤집혀 보일까?

의사 아우구스트 비어는 자신의 조수에게 새로운 마취법을 시험했다.

과학적인 목적으로 최초로 만든 쥐의 미궁. 런던 햄프턴 궁의 미로정원을 본떴다.

"저 사람들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한 것처럼 보이는군요."

"음, 당신이 내게 물어본다면 말인게, 당신은 실험심리학자로 보이지는 않는군요."

"내가 자발적으로 실험에 등록한 건 아니에요. 하지만 난 수수께끼를 좋아하죠."

영화 <21그램>(2003)의 감독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는 영혼의 무게를 측정한 100년 전 실험으로 제목을 정했다.

이반 페트로비치 파블로프는 1904년 노벨 생리학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그는 나중에 수행한 개의 조건반사 실험으로 더 유명해졌다.

그 어떤 실험도 이처럼 많은 그룹밴드가 이름을 딴 적이 없다. 미국 록밴드 조건반응의 1997년 앨범 <파블로프의 개>.

"그러면, 이제 나에게 먹이를 주지 마시고요, 그냥 종만 한 번 치세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말 똑똑한 한스에게 셈법 가르치기. 하지만 풍스텐의 '진지하고 상세한' 실험은 한스의 놀라운 능력 뒤에 실제로 숨어 있는 것을 밝혀냈다.

베를린 그리베노프 가 10번지 집의 정원에서 점심때 공연하는 똑똑한 한스.

교사와 학생 : 계산틀과 철자칠판 같은 학습도구 앞에 서 있는 빌헬름 폰 오스텐과 한스.

"똑똑한 한스가 제국의회를 보고 '오래 머무르는 말이 없군.'하고 생각했다. '아듀, 베를린!'" 베를린을 떠나는 한스를 그린 『와그르르 Kladderdatsch』(1909)의 캐리커처.

알렉시스 카렐은 191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1914년에 그린 캐리커처에서 보듯이, 그는 병아리 이식실험 때문에 마법의 손을 가진 외과의사로 비쳐졌다.

지능 증명? 암컷 침팬지 그란데가 바나나를 따먹기 위해 상자를 쌓았다.

심리학에서 가장 유명한 아이의 비명 : 마스크를 쓴 존 왓슨과 로절리 레이너가 꼬마 앨버트를 데리고 공포의 일반화를 실험하고 있다.

생산성의 수수께끼를 풀었다는 혼손 공장의 티룸. 하지만 실험 결과를 놓고 아직까지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호손 실험에서 발생한 데이터 해석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초빙되었던 경제학자 엘튼 메이요.

「키스 한 번에 병균이 4만 마리」(『과학과 발명』 1927년 5월호)

"음식을 원한다면 손잡이를 누르시오!"

도널드와 구아는 아홉 달 동안 함께 살았다.

자연과 문화, 어느 것이 더 지배적일까? 구아를 인간으로 양육할 수 있을까? 켈로그 부부는 침팬지와 인간의 아이를 똑같이 다루었다.

아침 세수를 하고 있는 수면연구가 너대니얼 클라이먼트(왼쪽)과 그의 제자 브루스 리처드슨.

48주 동안의 굶주림 실험이 끝날무렵의 일광욕. 몇몇 실험 참가자는 일광욕이 끝나자마자 부엌으로 달려갔다.

러닝머신 위를 달리는 해골. 실험 참가자들의 육체적 · 정신적 능력의 변화는 정기적으로 낱낱이 측정되었다.

빈센트 새퍼가 자신이 고안해낸 냉동상자에서 구름을 실험실로 옮기고 있다.

영국 솔즈베리 감기연구소에서는 감염을 막기 위해 이런 보호복을 착용했다.

실험에 참가한 두 여성에게 감기 바이러스를 접종하고 있다. 이 실험으로 감기는 추위와는 상관없다는 것이 밝혀졌다.

페터 비트가 거미에게 마약을 먹이고 있다.

거미줄 실험에서 마약방지 캠페인을 이끌어내기는 어려워 보인다. 카페인을 섭취한 상태에서의 혼란스러운 거미줄(위)과 마리화나에 취한 상태에서의 아름다운 거미줄(아래).

1959년 포물선비행 중의 미국 우주 비행사. 아직까지도 제트기를 이용한 무중력 포물선비행이 지구 중력장에서 약 30초 동안 무중력상태를 체험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뇌가 외부의 모든 자극에서 차단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몬트리올 맥길 대학의 격리실험에 참가한 이 사람에게는 환각이 생겼다.

의사 블라디미르 데미호프(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자신의 기괴한 창조물, 두 달 된 강아지의 머리와 앞발을 꿰매어 붙인 네 살짜리 잡종 개를 들고 있다.

데미호프의 머리 두 개짜리 개 가운데 하나가 현재 모스크바 국립생물학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영화 <상태 개조>의 줄거리는 존 릴리의 격리실험을 토대로 한 것이다.

감각을 박탈하면 뇌는 어떻게 반응할까? 격리탱크에 들어가 호흡마스크를 쓰고 있는 피실험자.

존 릴리는 격리탱크에서 환각상태를 경험했다. 후에 그는 연구를 그만두고 신비주의운동의 지도자가 되었다.

포트데트릭 연구센터의 '8번 공.' 생물무기가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검증하는 실험공간이었던 속이 빈 이 공은 오늘날에도 보호문화재로 남아 있다.

심리학자 해리 할로와 그의 유명한 발명품인 천으로 만든 가짜 어미.

젖을 준 것은 철사로 만든 어미였지만, 새끼 원숭이는 천으로 된 어미를 더 좋아했다.

1996년 체포된 유나바머. 그런데 테드 카진스키는 정말 머레이 실험때문에 연쇄살인범이 되었을까?

심리학자 헨리 머레이는 피실험자의 확신을 체계적으로 뒤엎어버리는 논쟁실험을 했다.

심리학자 스탠리 밀그램과 전기충격장치. 이것은 피실험자들에게 자신들이 실제로 다른 사람에게 전기충격을 가하고 있다고 믿게 만들기 위한 모조품이었다.

피실험자는 옆방에 있는 희생자가 답을 틀린 데 대한 벌로 전기충격을 가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밀그램 실험은 대중문화에까지 침투했다. 프랑스-독일 펑크밴드 '밀그램'의 앨범 <450볼트>의 재킷. 이 실험에서 가해진 가장 높은 전기충격이 바로 450볼트였다.

신경과학자 호세 델가도가 황소의 뇌에 심어놓은 전극을 리모컨으로 활성화시켜서 자신을 향해 돌진해오던 황소를 멈춰세우고 있다.

존 궤어의 희곡 「격리의 여섯 단계」는 밀그램의 '작은 세계' 실험을 대중문화로까지 확산시켰다.

심리학자 데이비드 로젠한은 자신이 직접 환자로 위장하는 실험을 통해 제정신인 사람이 얼마나 오랫동안 정신병원에 갇혀 있게 되는지를 조사했다.

배우 마이런 폭스는 뛰어난 강연 기술로 전문가들을 완벽하게 속여넘겼다.

1971년 봄, 심리학자 필립 짐바르도는 『팰러앨토 타임스』에 이렇게 광고를 냈다.

죄수 가운데 한 명이 죄수복으로 규정된 스목 스타일의 통옷을 입고 있다. 피실험자들은 무작위로 죄수 집단과 간수 집단으로 나뉘었다.

실험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간수들은 점호로 죄수들을 괴롭히기 시작했다.

간수들은 죄수들에게 맨손으로 화장실 청소를 하도록 함으로써 굴욕감을 주었다.

죄수들은 저녁마다 머리에 종아봉투를 쓰고 줄을 지어 화장실에 다녀와야 했다.

스탠퍼드 감옥 실험은 로스앤젤레스의 록그룹이 밴드 이름으로 삼을 만큼 강력한 인상을 주었다.

실험이 진행되는 동안, 필립 짐바르도는 '교도소장' 역할을 맡았다.

물리학자 조지프 하펠과 리처드 키팅, 그리고 이들과 함께 두 차례 세계여행을 한 원자시계.

종교와 인종을 망라한 여자 6명과 남자 5명이 아칼리 호 뗏목을 타고 대서양을 횡단했다.

벤쿠버 인근의 카필라노 흔들다리는 사랑의 미로에 관한 실험으로 유명하다.

『자기 이미지 그대로 : 인간복제 In his Image : The Cloning of Man』라는 제목으로 1978년에 출간된 로르빅의 책. 하지만 미국 법원은 이 이야기가 조작이라고 판결했다.(위는 독어판, 아래는 영어판 표지)

한 기술자가 바이킹 호의 집게 팔에 달린 삽을 검사하고 있다. 바이킹 호는 이 삽으로 화성에 생명체가 있는 지를 알려줄 흙을 한 줌 퍼왔지만, 그 결과는 아직도 논쟁 중이다.

어떤 행동에 앞서 나타나는 이 뇌파를 측정함으로써, 과학자들은 인간에게 자유의지 같은 건 없다고 추론하게 되었다.

의사 배리 마셜은 박테리아가 위염의 원인임을 증명하기 위해 박테리아에 물을 타서 마셨다.

헬리코박터 필로리는 쇠못까지 녹여 버리는 위장 속의 험난한 환경 속에서도 끄떡없이 생존할 수 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1493년 경에 그린 성교 중인 인간의 내부 장기들.

1933년 성연구가 로버트 디킨슨이 출판한 성교 도중의 종단면 해부도.

성교 도중의 종단면 MRI 영상(P : 음경, Ur : 요도, Pe : 회음, U : 자궁, S : 치골결합, B : 방광, I : 직장, L5 : 5번 요추, Sc : 고환).

엘비스의 주인은 줄자와 드라이버를 이용한 실험을 통해 개가 직감으로 어려운 수학 문제를 정확히 풀어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동물행동학도 이제는 로봇시대에 접어들었다. 그 첫 테이프를 끊은 강아지로봇 아이보가 피와 살로 된 개들과 어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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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황영찬
2016. 2. 10. 12:17 내가 읽은 책들/2016년도

 

2016-001 1942 대기근

 

멍레이 · 관궈펑 · 궈샤오양 외 엮음 | 고상희 옮김

2013, 글항아리

 

삼백만 명이 굶어죽은 허난 대기근을 추적하다

 

누가 삼백만 명을 굶어죽게 만들었는가?

 

중국 정부가 기록조차 남기지 않았던 대참사

뼛속 깊이 새겨진 기억을 세 명의 기자가 오랜 추적 끝에 복원하다

 

사상 최대의 아사자가 발생한 1942년 중국 허난河南 대기근

기러기 똥을 먹고, 흙을 먹고, 가죽을 끓여 먹고 사람고기를 먹은 자들도

결국은 모두 굶어 죽었다

 

생존자의 기억을 일일이 모아 이어붙인 1942년 대기근. 참사를 직접 겪은 당사자들이 들려주는 처참한 현장의 고통. 완전히 바뀌어버린 개인과 가족의 운명은 어떤 영화보다도 생생하다. 중국사에서 의도적으로 지워진 역사의 한 페이지를 추적하다.

 

· 피난민들은 손톱을 씹고서야 자신이 먹은 것이 인육으로 만든 만두라는 사실을 알았지만 누구도 상관하는 이가 없었다.

· 서쪽으로 가는 기차가 퉁관 역으로 들어오는데, 그 양옆에는 '인육 덩어리'를 가득 매달고 있었다. 바람에 말라서 베이컨처럼 납작해진 것도 있었다.

· 부모가 자식을 팔고, 남편이 아내를, 오빠가 여동생을 팔았다. 성읍 안에 형성된 인간시장에서는 피와 살을 나눈 가족이 생사가 엇갈려 울부짖는 광경이 펼쳐졌다. 더 이상 팔 것도 없고 굶주림을 참을 수도 없는 상황에서 참혹하기 이를 데 없는 일이 곳곳에서 벌어졌다. 차오리 사에 기거하던 어느 부부는 친딸을 먹었다. 아내는 남편에게 잡아먹힐 것이 무서워 어두운 밤을 틈타 도망가다가 길에서 굶어 죽었다. 성 동쪽에 있는 다왕 사당에 살던 여자는 더우후잉 마을에 사는 소년이 문 앞을 지나가는 것을 보고 집안으로 꾀어 들인 뒤 삶아 먹었다.

· 야생의 성질을 되찾은 들개 무리가 여기저기서 시체를 제멋대로 뜯어먹고 있었다. 가장 오싹한 장면은 친자식을 삶아 먹는 어머니였다. 어느 집은 자산을 모두 내다 팔아 마지막 한 끼를 배불리 먹은 뒤 일가족이 자살했다.

 

엮은이

멍레이孟磊

1963년생. 1985년 허난일보사에 입사해 취재 · 편집 · 발행 업무를 거쳤다. 『허난일보』 기자, 편집위원, 뉴스국 부국장, 『국제경무보國際經貿報』 개혁준비팀 부팀장, 『성시조보城市早報』 부편집장, 『대하보大河報』 부편집장을 역임하고, 『대하문적보大河文摘報』 창간에 참여했으며, 『대하건강보大河健康報』 창간을 주도했다. 현재 허난일보 신문 그룹 산하의 『허난상보』 편집장이다.

 

관궈펑關國鋒

1974년 허난 뤄양 출생. 정저우대 신문학과를 졸업하고 『대하보』 등에서 근무했다. 현재 허난일보 신문 그룹 산하의 『허난상보』에서 부편집장과 취재센터 센터장을 겸임하고 있다.

 

궈샤오양郭小陽

1980년 6월 허난 샹청項城 출생. 시와 소설을 발표했고, 현재 『허난상보』 심층보도부 부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옮긴이

고상희

가톨릭대를 졸업하고 중국 톈진 난카이대 교환학생과 베이징 사범대 어학연수를 마친 뒤, 한국외국어대 통번역대학원에서 공부했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우울한 중국인』 『중국 여행이야기』 『중국 유적지 소개』등이 있다.

 

차례

 

들어가는 말|1942: 잃어버린 역사

|제1장| 산산이 부서진 산하

|제2장| 무심한 하늘
                 제1절 남김없이 먹고 팔아버리다
                 제2절 호황을 맞은 골동품 시장
                 제3절 어느 마을의 죽음

|제3장| 대참사
                 제1절 메뚜기 떼의 습격
                 제2절 자식을 팔아넘기는 부모
                 제3절 인육을 먹는 사람들

|제4장| 피난
                 제1절 사방이 사별과 생이별
                 제2절 계속 서쪽을 향해

|제5장| 힘겨루기
                 제1절 정부에 맞서다
                 제2절 탐욕으로 부패한 연회

|제5장| 힘겨루기
                 제1절 정부에 맞서다
                 제2절 탐욕으로 부패한 연회

|제6장| 분노
                 제1절 나라의 버림을 받은 사람들
                 제2절 민초들의 반격

|제7장| 재방문-다시 찾은 역사의 현장
                 제1절 사라진 대기근
                 제2절 방공호의 ‘아귀’
                 제3절 동굴을 파면 그것이 곧 내 집
                 제4절 남편을 찾으러 나갔다가 팔려간 여인
                 제5절 황량해진 기차역
                 제6절 옛길이 남긴 깊은 흔적
                 제7절 기차 양옆에 걸린 인육 덩어리
                 제8절 일본군 포대를 찾아서
                 제9절 피난민이었던 소년이 어느새 증손자를 둔 할아버지로
                 제10절 차축을 끌어안고 죽을 위험에서 벗어나다
                 제11절 도깨비시장에서의 삶
                 제12절 창샹위의 은혜
                 제13절 피난 행렬이 멈춰 선 곳

|제8장| 질문

|부록|
 대기근 속에 피어난 인정과 인간미
 역사를 잊어서는 안 된다 _쑹즈신 인터뷰
 사람이 살면서 한두 가지 일만 완수하면 돼 _궈안칭 인터뷰
 주제 관련 열람 자료

되찾아야 할 기억들
옮긴이의 말

 

 

대기근 중에 껍질이 모두 벗겨진 느릅나무.

1938년 화위안커우 제방 폭파 이후 '황하 범람지역'의 모습을 항공 촬영한 사진.

황하 범람지역의 주민들(위)과 물이 들어찬 땅 위를 지나는 피난민들(아래).

황하 범람지역의 난민에게 구호물자를 제공하고 있는 국민당 정부 구조대.

대기근 중에 아이들을 안고 있는 어머니.

먹을거리로 나무껍질을 벗기는 사람들.

이재민에게 껍질이 벗겨진 채 길가에 서 있는 느릅나무.

기근에 허덕여 나무껍질과 잎, 뿌리를 캐서 파는 모습.

나무껍질을 벗긴 여인.

한 여인이 나무껍질, 뿌리 등을 광주리에 담고 있다.

먹고살 길이 막막해진 이재민들.

기근으로 쇠락한 거리와 상점들.

피난길에 지친 어른과 아이.

이재민이 피난을 떠난 뒤 텅 빈 마을.

기근을 피해 도망가는 일가족(위)과 죽은 가족 곁을 지키는 이재민(아래).

나무껍질을 뜯어 먹는 이재민.

대기근을 겪는 아이들.

피난길.

굶어 죽은 이재민.

죽어가는 여인.

길에 쓰러진 이재민.

굶어 죽은 이재민의 시신을 수습하는 사람.

대기근에 피난 가는 이재민들. 바퀴 하나짜리 수레에 가재도구를 다 실었다.

기차 위로 올라가는 이재민.

기차에 매달린 채 끌어올려지는 어린아이.

화물칸 지붕에 이재민을 가득 실은 기차가 룽하이 선을 지나고 있다.

음식을 배급받기 위해 줄을 선 이재민들.

구호 음식을 배급받은 이재민.

『대공보』에 실린 '허난 재해 실록' 기사(위). 1943년 2월 2일자 『대공보』에 실린 왕윈성의 사설 '충칭을 바라보며 중원을 생각하다!'(아래).

미국 『타임』지 기자인 화이트가 1942년 허난 성에서 발생한 대기근을 취재했다. 그가 쓴 기사는 국제적으로 커다란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1942년의 대기근과 관련해 이 책에 실린 역사 사진 자료는 모두 화이트와 해리슨 포먼이 촬영한 것이다.

취재 중인 『타임스』 기자 해리슨 포먼.

미국인 기자인 포먼과 화이트의 현장 조사를 환영한다는 내용의 공고문.

쑹메이링이 미국을 방문해 뜨거운 반응이 일었다. 그 후 그녀는 1943년 3월 1일자 『타임』지 표지에 실렸다.

마을로 구휼미를 운반하는 구호대원.

구휼 수당을 지급받기 위해 등록 중인 이재민들.

막막하고 무력한 모습의 기근 피난민.

1944년 7월 마오쩌둥 등과 기념사진을 찍은 미군 시찰단. 왼쪽에서 세 번째가 존 스튜어트 서비스다.

연설 중인 장제스.

중일전쟁 시기의 탕언보.

남루한 옷차림의 이재민.

뼈만 앙상하게 남은 이재민.

기차 위의 이재민들.

기차역 근처에서 구걸하는 이재민.

대기근을 겪는 아이들.

쓸쓸한 이재민.

굶주린 채 땅에 쓰러진 이재민.

기근으로 굶주린 두 아이.

대기근 기간에 황폐해진 거리.

대기근 시기에 황무지가 된 도시와 시골.

 

 

 

 

posted by 황영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