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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6. 13. 13:00 내가 읽은 책들/2017년도

2017-026 사랑할 시간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장영희 지음

2014, 샘터

 

시흥시중앙도서관

SA209073

 

840.9

장64ㅅ

 

다음 세대가 묻다

"왜 문학 작품을 읽어야 하나요?"

 

장영희가 답하다

"문학은 우리가 어떻게 사랑하며 살아가야 하는지를

알려 주니까요."

 

문학에서 찾은 사랑해야 하는 이유

 

아우름 02

 

장영희

열정적으로 사람을 사랑하고, 문학을 사랑하고, 진리를 사랑하고, 하루하루의 일상을 사랑했던 영문학자이자 에세이스트. 많은 이들이 문학의 숲에서 사랑을 만나기를 희망하며 학생들을 가르치고 문학에 대한 에세이를 썼으며, 《문학의 숲을 거닐다》, 《생일》, 《축복》 등의 책을 펴냈다.
1952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강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뉴욕 주립대에서 영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컬럼비아대에서 1년간 번역학을 공부했으며, 서강대 영미어문 전공 교수이자 번역가, 칼럼니스트, 중고교 영어 교과서 집필자로 왕성한 활동을 했다.
첫 에세이집 《내 생애 단 한번》으로 '올해의 문장상'을 수상했으며, 병상에서 쓴 마지막 책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은 수많은 독자들의 마음을 울리며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번역서로는 아버지 장왕록 박사와 함께 번역한 펄벅의 《대지》 3부작을 비롯해《종이시계》, 《슬픈 카페의 노래》, 《피터팬》(국내 최초 완역), 《산타클로스가 정말 있나요?》 등이 있다.
암 투병을 하면서도 희망과 용기를 주는 글을 독자에게 전하던 그는 2009년 5월 9일 향년 57세로 세상을 떠났다. 하늘나라로 떠난 후에도 그가 남긴 문학의 향기는 더욱 깊어져 유고집 《이 아침, 축복처럼 꽃비가》, 열두 달 영미시 산책 《다시, 봄》, 강연록 《어떻게 사랑할 것인가》가 출간된 바 있다. 이번 책은 그가 여러 라디오 방송에서 했던 '문학 강연' 원고를 정리한 것이다.

 

죽음보다 더 강한 것은 이성이 아니라 사랑이다.

_토마스 만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우리의 인생 과업 중에 가장 어려운 마지막 시험이다. 다른 모든 일은 그 준비 작업에 불과하다.

_라이너 마리아 릴케

 

사랑을 치유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더 많이 사랑하는 것이다.

_헨리 데이비드 소로

 

| 차 례 |

 

여는 글 사랑은 살리는 것

1장. 사랑하고 잃는 것이 차라리 나으리


사랑에 빠진 후 가슴속에 늘 시가 있습니다

작가들의 연애편지


사랑의 힘

엘리자베스 바렛 브라우닝


내가 다시 태어난 날

크리스티나 로제티


사랑하고 잃는 것이 차라리 나으리

앨프리드 테니슨


나의 일은 사랑입니다

에밀리 디킨스


사랑, 그 지독한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첫사랑이 나를 다시 부르면

새러 티즈데일


사랑의 철학

퍼시 비쉬 셸리


스캔들과 사랑 사이

조지 고든 바이런



2장. 어떻게 사랑하며 살아가는가


내 생애 최고의 연애소설

에밀리 브론테 《폭풍의 언덕》


혼자만의 것

카슨 매컬러스 《슬픈 카페의 노래》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한 곳

도스토예프스키 《카라마조프의 형제들》


진정으로 위대한 것

스콧 피츠제럴드 《위대한 개츠비》


아버지는 누구인가

다니엘 월러스 《큰 물고기》


불 켜진 나의 창밖에는

《안데르센 동화》


동심, 마음의 고향

제임스 매튜 베리 《피터팬》


나의 그 사람

윌라 S. 캐더 《나의 안토니아》



장영희 교수의 사랑에 관한 에세이 아프게 짝사랑하라

'진짜'가 되는 길

젊음의 의무

 

눈과 서리 사이에서 꽃 한 송이가 반짝입니다.

마치, 내 사랑이 삶의 얼음과 악천후 속에서 빛나듯이 말입니다.

어쩌면 오늘 가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난 잘 있고, 마음도 편안합니다.

그리고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 당신을 더 사랑합니다.

_1780년경 요한 볼프강 괴테가 샤를로테 폰 슈타인에게 보낸 편지 중에서

 

나는 열한 시 삼십 분에 들어왔습니다.

그러고는 줄곧 바보처럼 안락의자에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당신의 목소리밖에는 들리지 않습니다.

나는 언제나 당신이 '사랑하는 당신'이라고 부르는 소리를 듣고 있는 바보입니다.

나는 오늘 두 사람에게나 말도 하지 않고 냉정하게 굴어서 그들의 기분을 언짢게 만들었습니다.

내가 듣고 싶은 것은 그들의 목소리가 아니라,

당신의 목소리이기 때문입니다.

_1904년 제임스 조이스가 노라 바너클에게 보낸 편지 중에서

 

사랑하는 당신이여,

내가 무엇을 잘못했기에 이토록 나를 괴롭히십니까?

오늘도 편지가 없군요.

첫 번째 들어 오는 우편에도, 두 번째 우편에도 말입니다.

이토록 나의 마음을 아프게 하시다니요!

당신이 보내는 단 한 글자라도 보면 내 마음은 행복해질 텐데요!

당신은 내가 싫증이 난 것입니다.

그 외에 다른 이유를 생각해 낼 수가 없군요.

_1912년 프란츠 카프카가 펠리스 바우어에게 보낸 편지 중에서

 

사랑하는 당신, 나에게 운율을 만드는 재주가 있었으면 합니다.

당신과 사랑에 빠진 이후, 내 머리와 가슴속에는 언제나 시가 있습니다.

아니, 당신이 바로 시입니다.

당신은 자연이 부르는 달콤하고 소박하고 즐거운 노래와 같습니다.

_《주홍 글씨》의 작가 너대니얼 호손이 아내 소피아 피바디에게 보낸 편지

 

당신이 날 사랑해야 한다면


                                                 _엘리자베스 배릿 브라우닝


당신이 날 사랑해야 한다면

오직 사랑만을 위해 사랑해 주세요.

그녀의 미소 때문에… 그녀의 모습… 그녀의

부드러운 말씨… 그리고 내 맘에 꼭 들고

힘들 때 편안함을 주는 그녀의 생각 때문에

'그녀를 사랑해' 라고 말하지 마세요.

사랑하는 이여, 이런 것들은 그 자체로나

당신 마음에 들기 위해 변할 수 있는 것,

그리고 그렇게 얻은 사랑은 그렇게 잃을 수도 있는 법.

내 뺨에 흐르는 눈물

닦아 주고픈 연민 때문에 사랑하지도 말아 주세요.

당신의 위안 오래 받으면 눈물 잊어버리고,

그러면 당신 사랑도 떠나갈 테죠.

오직 사랑만을 위해 사랑해 주세요.

사랑의 영원함으로 당신 사랑 오래오래 지나도록.

 

 

If thou must love me


                                                _Elizabeth Barrett Browning


If thou must love me, let it be for nought

Except for love's sake only. Do not say

"I love her for her smile-her look-her way

Of speaking gently,-for a trick of thought

That falls in well with mine, and certes brought

A sense of pleasant ease on such a day"-

For these things in themselves, Beloved, may

Be changed, or change for thee,-and love, so wrought,

May be unwrought so. Neither love me for

Thine own dear pity's wiping my cheeks dry,-

A creature might forget to weep, who bore

Thy comfort long, and lose thy love thereby!

But love me for love's sake, that evermore

Thou may'st love on , through love's eternity.

 

바렛 양, 당신의 시를 온 마음 다해 사랑합니다. (…) 당신의 시는 내 속으로 들어와 나의 한 부분이 되었습니다. (…) 온 마음 다해 이 시집들을 사랑하고, 당신도 사랑합니다.

 

I love your verses - with all my heart, dear Miss Barret. (…) so into me has it gone, and part of me has it become (…) I do, as I say, love these books with all my heart - and I love you too.

 

 

당신을 어떻게 사랑하느냐구요?

_엘리자베스 배릿 브라우닝

내가 당신을 어떻게 사랑하냐구요? 방법을 꼽아 볼게요.

살아가는 목적과 완전한 아름다움을 찾을 때

아스라이 내 영혼이 닿을 수 있는 깊이만큼,

넓이만큼, 그 높이만큼 당신을 사랑합니다.

햇빛과 촛불 아래

일상의 그지없이 조용한 필요에 따르듯이 당신을 사랑합니다.

당신을 자유롭게 사랑합니다.

올바름을 위해 애쓰는 사람들처럼.

당신을 순수하게 사랑합니다.

칭찬을 외면하는 사람들처럼.

지난날 슬픔에 쏟았던 격정과 어린 날의 신앙으로 당신을 사랑합니다.

내 곁을 떠난 이들과 함께 떠난 줄만 알았던 사랑으로 당신을 사랑합니다.

내 삶의 모든 숨결과 미소와 눈물로 당신을 사랑합니다.

 

How Do I Love Thee?

How do I love thee? Let me count the ways.

I love thee to the depth and breadth and height

My soul can reach, when feeling out of sight

For the ends of being and ideal grace.

I love thee to the level of every day’s

Most quiet need, by sun and candle-light.

I love thee freely, as men strive for right.

I love thee purely, as they turn from praise.

I love thee with the passion put to use

In my old griefs, and with my childhood’s faith.

I love thee with a love I seemed to lose

With my lost saints. I love thee with the breath,

Smiles, tears, of all my life; and, if God choose,

I shall but love thee better after death.

 

참으로 그러하리까
       
                                                      _엘리자베스 배릿 브라우닝

참으로 그러하리까 이 자리에 누워 내가 죽는다면
내가 없음으로 당신이 삶의 기쁨을 잃으리까
무덤의 습기가 내 머리를 적시운다고 햇빛이 당신에게 차가우리까
그러리라는 말씀을 편지로 읽을 때
나는 임이여 놀랬나이다 나는 그대의 것이외다
그러나 임께야 그리 끔찍하리까
나는 손이 떨리는 때라도
임의 술을 따를 수 있사오리까
그렇다면 나의 영혼은 죽음의 꿈을 버리옵고
삶의 낮은 경지를 다시 찾겠나이다
사랑! 나를 바라보소서 나의 얼굴에 더운 숨결을 뿜어주소서
사랑을 위하여 재산과 계급을 버리는 것을
지혜로운 여성들이 이상히 여기지 않듯
나는 임을 위하여 무덤을 버리오리다
그리고 눈앞에 보이는 고운 하늘을
당신이 있는 이 땅과 바꾸오리다

 

Is It Indeed So?
  
Is it indeed so? If I lay here dead,
Wouldst thou miss any life in losing mine?
And would the sun for thee more coldly shine
Because of grave-damps falling round my head?
I marvelled, my Beloved, when I read
Thy thought so in the letter. I am thine--
But. . .so much to thee? Can I pour your wine
While my hands tremble? Then my soul, instead
Of dreams of death, resumes life's lower range.
Then, love me, Love! Look on me--breathe on me!
As brighter ladies do not count it strange,
For love, to give up acres and degree,
I yield the grave for thy sake, and exchange
My near sweet view of Heaven, for earth with thee!

             (Elizabeth Barrett Browning)

 

 

생일

_크리스티나 로제티

내 마음은 물오른 가지에 둥지 튼

한 마리 노래하는 새입니다.

내 마음은 탐스런 열매로 가지가

휘어진 한 그루 사과나무입니다.

 

내 마음은 무지갯빛 조가비,

고요한 바다에서 춤추는 조가비입니다.

내 마음은 이 모든 것들보다 더 행복합니다.

내게 사랑이 찾아왔기 때문이지요.

저를 위해 비단과 솜털로 단壇을 세워 주세요.

 

그 단에 모피와 보랏빛 장식 천 드리우고

무늬 화려한 공작을 새겨 주세요.

금빛, 은빛 포고송이와

잎사귀, 또 은빛 백합화를 수놓아 주세요.

 

이제야 내 삶이 시작되었으니까요.

내게 사랑이 찾아 왔으니까요.

 

A Birthday

_Christina Rossetti

    My heart is like a singing bird

    Whose nest is in a water'd shoot;

    My heart is like an apple-tree

    Whose boughs are bent with thickset fruit;

 

5   My heart is like a rainbow shell

    That paddles in a halcyon sea;

    My heart is gladder than all these

    Because my love is come to me.

    Raise me a dais of silk and down;

10 Hang it with vair and purple dyes;

    Carve it in doves and pomegranates,

    And peacocks with a hundred eyes;

    Work it in gold and silver grapes,

    In leaves and silver fleurs-de-lys;

   

15 Because the birthday of my life

    Is come, my love is come to me.

 

 

 무엇이 무거울까?

_크리스티나 로제티

무엇이 무거울까?

바다모래와 슬픔이

무엇이 짧을까?

오늘과 내일이

무엇이 약할까?

봄꽃들과 청춘이

무엇이 깊을까?

바다와 진리가

 

What are heavy?

_Christina Rossetti

What are heavy?

sea-sand and sorrows:

What are brief?

today and tomorrow:

What are frail?

spring blossoms and youth:

What are deep?

the ocean and truth.

 

 

사우보思友譜

_ 알프레드 테니슨

 

조금도 부러워 않으리

고귀한 분노를 모르는 포로를

여름 숲을 전혀 모르는

새장에서 태어난 방울새를

 

부러워 않으리, 시간의 들녘에서

제멋대로 뛰어 놀며

죄책감에 얽매이지도 않고

양심도 깨어있지 않은 짐승들을

 

자신은 축복받앗다 생각할지도 모르지

하지만 사랑의 맹세를 한 번도 해본 적 없이

태만의 잡초로 뒤덮인 무기력한 가슴이나

결핍에서 생겨난 마음의 평화 따위는 부럽지 않아

 

무슨 일이 잇어도 나는 이를 진리로 여기리

가장 슬픈 때에도 나는 느끼리

 

한 번도 사랑해 본 적 없는 것보다

사랑해 보고 잃는 것이 차라리 낫다는 것을.

 

 

In Memoriams

_Alfred Lord Tennyson

I envy not in any moods

The captive void of noble rage,

The Linnet born within the cage,

That never knew the summer woods:

 

In envy not the beast that takes

His license in the field of time,

Unfetter’d by the sense of crime,

To whom a conscience never wakes;

 

Nor, what may count itself as blest,

The heart that never plighted troth

But stagnates in the weeds of sloth:

 

I hold it true, whate'er befall;

I feel it, when I sorrow most;

 

'T is better to have loved and lost

Than never to have loved at all.

 

 

암벽 사이에 핀 꽃

_알프레드 테니슨

틈이 벌어진 암벽 사이에 핀 꽃

그 암벽에서 널 뽑아 들었다.

여기 뿌리까지 널 내 손에 들고 있다.

작은 꽃-하지만 내가 너의 본질을

 

뿌리까지 송두리째 이해할 수 있다면

하느님과 인간이 무언지 알 수 있으련만

 

Flower in the crannied wall

_Alfred, Lord Tennyson

Flower in the crannied wall,
I pluck you out of the crannies;
Hold you here, root and all, in my hand,
Little flower-but if I could understand
What you are, root and all, and all in all,
I should know what God and man is.

 

 

모래톱을 건너며

_알프레드 테니슨

시간과 공간의 경계로부터

물살이 나를 멀리 데려가

모래톱을 건넜을 때

나의 인도자를 뵐 수 있으면,

 

Crossing the Bar

_Alfred, Lord Tennyson

from out our bourne of Time and Place
The flood may bear me far,
I hope to see my Pilot face to face
When I have crost the bar.

 

 

율리시스

_알프레드 테니슨

얼마나 지리한가, 멈춘다는 것은, 끝장낸다는 것은!

닦지 않아 녹슬고, 쓰지 않아 빛나지 않는 것은!

마치 숨만 쉬면 그것이 인생의 전부인 양!

 

Ulysses

_Alfred, Lord Tennyson

How dull it is to pause, to make an end,
To rust unburnished, not to shine in use!
As though to breathe where life!

 

 

만약 내가……

_에밀리 디킨슨

만약 내가 한 사람이 가슴앓이를

멈추게 할 수 있다면,

나 헛되이 사는 것은 아니리.

만약 내가 누군가의 아픔을

쓰다듬어 줄 수 있다면,

혹은 고통 하나를 가라앉힐 수 있다면,

혹은 기진맥진 지친 한 마리 울새를

둥지로 되돌아가게 할 수 있다면,

나 헛되이 사는 것은 아니리.

 

If I can……

_Emily Dickinson

If I can stop one heart

from breaking,

I shall not live in vain;

If I can ease one life

the aching,

Or cool one pain,

Or help one fainting robin

unto his nest again,

I shall not live in vain.

 

 

나는 오래 기다렸습니다--사랑하는 이여--

그러나 나는 더 기다릴 수 있습니다.

--내 연갈색 머리가 희끗희끗해질 때까지--

내가 '새하얀 옷'을 걸치고 나타나면

당신은 어쩌시렵니까?

 

I waited a long tie-- Master--

but I can wait more

--wait till my hazel hair is dappled--

what would you

do with me if I came "in white"?

 

 

사랑은 생명 이전이고

 

사랑은- 생명 이전이고

죽음- 이후이며-

천지창조의 시작이고

지구의 해석자-

 

Love Is Anterior to Life

 

Love- is anterior to Life-

Posterior- to death-

Initial of Creation, and

The Exponent of Earth-

 

사랑은 하나의 완전한 고통입니다. 그 무엇으로도 그 아픔을 견뎌낼 수 없습니다.

(…) 고통은 오랫동안 남습니다. 가치 있는 고통은 쉽게 사그러들지 않는 법이니까요.

 

love is that one perfect labor nought can supersede.

(…) the pain is still tere, for pai tat is worthy does not go soon.

 

 

넓은 평원을 만들려면 클로버 한 개와 벌 한 마리,

클로버 한 개, 그리고 벌 한 마리,

그리고 상상만 있으면 됩니다.

벌이 드물면

상상만 있어도 되지요.

머나먼 세계로 우리를 싣고 가는 데는

책만 한 배가 없지요.

 

To make a prairie it takes a clover and one bee,

One clover, and a bee,

And revery.

When bees are few,

Only revery will do.

 

There is no Frigate like a Book

To take us Lands away.

 

 

이 시는 답장 없는,

세상을 향해 쓰는 나의 편지입니다.

 

This is my letter to the World

That never wrote to Me

 

 

낙엽은 떨어지고

_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가을이 우리를 사랑하는 기다란 잎새 위에 머뭅니다.

보릿단 속 생쥐 위에도 머뭅니다.

우리 머리 위에 드리워진 마가목 잎새가 노랗게 물들고

이슬에 젖은 산딸기 잎새도 노랗게 물들어 갑니다.

 

이울어 가는 사랑의 시간이 우리를 둘러쌉니다.

슬픔에 가득 찬 우리 영혼은 지금 피곤하고 지쳐 있죠.

우리 이제 헤어져요. 정열의 계절이 우리를 잊기 전에

그대의 숙인 이마에 입맞춤과 눈물을 남기고.

 

The Falling Of The Leaves

_William Butler Yeats

AUTUMN is over the long leaves that love us,

And over the mice in the barley sheaves;

Yellow the leaves of the rowan above us,

And yellow the wet wild-strawberry leaves.

 

The hour of the waning of love has beset us,

And weary and worn are our sad souls now;

Let us patt, ere the season of passion forget us,

With a kiss and a tear on thy drooping brow.

 

 

키 크고 고귀하면서도 사과꽃 빛깔로 물든

섬세한 얼굴과 가슴의 그녀

 

Tall and noble but with face and bosom

Delicate in color as apple blossom

 

 

당신의 아름다움을 생각했어요. 그러자 그 생각은

날카로운 사념이 화살이 되어 내 뼛속 깊이 박혔어요.

 

I thought of your beauty, and this arrow,

Made out of a wild thought, is in my marrow.

 

 

나는 난감한 무엇인가에 사로잡혀 버렸습니다.

내 핏줄을 타고 흐르던 생기는 말라 버렸고

내 가슴에서 용솟음치는 기쁨과 자연스레 솟아나던 만족감도

갈가리 찢겼습니다

 

The fascination of what's difficult

Has dried the sap out of my veins, and rent

Spontaneous joy and natural content

Out of my heart

 

 

내 청춘이 다하도록 내 모든 것을

앗아간 그녀의 정체는 무엇이란 말인가

(…) 날이 밝으면

그녀를 위해 깨어 있으며

나의 선과 악을 가늠해 본다.

 

And what of her that took

All till my youth was gone

(…) When day begins to break

I count my good and bad,

Being wakeful for her sake

 

 

음주가

_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술은 입으로 들어오고

사랑은 눈으로 들어오네

우리가 늙어서 죽기 전에

알게 될 진실은 그것뿐

술잔을 들어 입가에 가져가며

그대 보고 한숨짓네.

 

A Drinking Song

_William Butler Yeats

Wine comes in at the mouth

And love comes in at the eye;

That’s all we shall know for truth

Before we grow old and die.

I lift the glass to my mouth,

I look at you, and I sigh.

 

 

사랑

_새러 티즈데일

그리운 눈빛으로 뒤돌아보고 내가 오리라는 걸 알아주세요

미풍에 제비가 날아오르듯 당신의 사랑으로 날 일으켜

해가 쬐든 비바람이 불든 우리 멀리 도망가요

'하지만, 내 첫사랑이 날 다시 부르면 어떡하지요?'

 

용감한 바다가 흰 파도를 떠받치듯 날 꼭 껴안고

산속에 숨은 당신의 집까지 멀리 데려가세요

평화로 지붕을 얹고 사랑으로 문에 빗장을 걸어요

'하지만, 내 첫사랑이 날 또 부르면 어떡하지요?'

 

The Flight

_Sara Teasdale

Look back with longing eyes and know that I will follow,

Lift me up in your love as a light wind lifts a swallow,

Let our flight be far in sun or blowing rain—

But what if I heard my first love calling me again?



Hold me on your heart as the brave sea holds the foam,

Take me far away to the hills that hide your home;

Peace shall thatch the roof and love shall latch the door—

But what if I heard my first love calling me once more?

 

 

아, 내가 붉은 장미넝쿨에 피어나는

보드라운 장미꽃이라면

그이의 창까지 뻗어 올라

그이의 창틀을 아름답게 만들 텐데.

 

Oh if I were the velvet rose

Upon the red rose vine,

I'd climb to touch his window

And make his casement fine.

 

 

내가 죽어 내 위로 눈부신 4월이

비에 젖은 머릿단을 풀어 헤칠 때

당신이 쓰라린 가슴을 안고 내게 기대어 온다 해도

나는 상관치 않겠어요

 

내 마음은 평화로울 거예요

쏟아지는 비에 가지가 쓰러져도 평화로운 나무처럼

그리고 지금의 당신보다

더 말없고 차가울 거예요

 

When I am dead and over me bright April

Shakes out her rain-drenched hair,

Tho'you should lean above me broken-hearted,

I shall not care.

 

I shall have peace, as leafy trees are peaceful

When rain bends down the bough,

And I shall be more silent and cold-hearted

Than you are now.

 

 

연금술

 

봄이 샛노란 데이지를 빗속에 피워 올리듯,

나도 내 마음의 잔을 들어 올립니다.

비록 고통만 담겨 있겠지만,

그래도 내 마음은 사랑스러운 잔이 될 것입니다.

 

꽃과 잎으로부터 배우렵니다.

이슬방울 하나하나를 물들이는 법을,

향기 잃은 슬픔의 포도주 색을

살아 있는 황금색으로 바꾸는 것을.

 

Alchemy

 

I lift my heart as spring lifts up
A yellow daisy to the rain;
My heart will be a lovely cup
Altho' it holds but pain.

For I shall learn from flower and leaf
That color every drop they hold,
To change the lifeless wine of grief
To living gold.

 

 

나는 당신의 것이 아닙니다. 당신 때문에 나를 잃지 않습니다.

(…)나는 나입니다.

 

I am not yours, Not lost in you.

(…)Yet I am I.

 

 

기도

 

나 죽어 갈 때 말해 주소서.

채찍처럼 살 속을 파고들어도

나 휘날리는 눈 사랑했다고.

모든 아름다운 걸 사랑했노라고.

그 아픔을 기쁘고 착한

미소로 받아들이려 애썼다고.

심장이 찢어진다 해도

내 영혼 닿는 데까지 깊숙이

혼신을 다 바쳐 사랑했노라고.

삶을 삶 자체로 사랑하며

모든 것에 곡조 붙여

아이들처럼 노래했노라고.

 

A Prayer

 

When I am dying, let me know
That I loved the blowing snow
Although it stung like whips;
That I loved all lovely things
And I tried to take their stings
With gay unembittered lips;
That I loved with all my strength,
To my soul's full depth and length,
Careless if my heart must break,
That I sang as children sing
Fitting tunes to everything,
Loving life for its own sake.

 

 

부드러운 음성이 사라져도 음악은

_퍼시 비쉬 셸리

부드러운 음성이 사라져도, 음악은

추억 속에 메아리치고-

달콤한 오랑캐꽃이 져도, 그 향기는

향기가 불러일으킨 감각 속에 생생하게 남습니다.

장미꽃이 져도, 그 꽃잎은

사랑하는 이의 잠자리를 뒤덮습니다.

그러므로 당신이 떠나도, 당신 생각은

내 마음에 사랑으로 남을 것입니다.

 

Music, When Soft Voices Die

_Percy Bysshe Shelly

1  Music, when soft voices die,

    Vibrates in the memory;

    Odours, when sweet violets sicken,

    Live within the sense they quicken.

 

5  Rose leaves, when the rose is dead,

    Are heap'd for the belovèd's bed;

    And so thy thoughts, when thou art gone,

    Love itself shall slumber on.

 

 

사랑하는 것, 그리고 견뎌 내는 것.

이것만이 인생이고, 기쁨이며, 왕국이고, 승리이다.

 

To love, and to bear:

This is alone Life, Joy, Empire, and Victory

 

 

시는 세상에서 최상이고 가장 아름다운 모든 것들을 영원하게 만든다. 인간 속에 있는 신성함을 퇴락 속에서 구하고 (…) 모든 것을 아름다운 것으로 환원시킨다.

 

Poetry makes immortal all that is best and most beautiful in the world; it redeems from decay the visitations of the divinity in man (…) turns all things to loveliness.

 

 

사랑의 철학

 

샘물은 강물과 하나 되고

강물은 다시 바다와 섞인다(…)

이 세상에 혼자인 것은 없다.

만물이 원래 신성하고

하나의 영혼 속에서 섞이는데

내가 왜 당신과 하나 되지 못할까.

 

보라 산이 높은 하늘과 입 맞추고

팓가 서로 껴안는 것을(…)

햇빛은 대지를 끌어안고

달빛은 바다에 입 맞춘다.

허나 이 모든 달콤함이 무슨 소용인가

그대가 내게 키스하지 않는다면.

 

Love's Philosophy

 

The fountains mingle with the river
And the rivers with the Ocean,
The winds of Heaven mix for ever
With a sweet emotion;
Nothing in the world is single;
All things by a law divine
in one spirit meet and mingle.
Why not I with thine?-

See the mountains kiss high Heaven
And the waves clasp one another;
No sister-flower would be forgiven
If it disdained its brother;
And the sunlight clasps the earth
And the moonbeams kiss the sea:
What is all this sweet work worth
If thou kiss not me?

 

 

그 누구에게

_조지 고든 바이런

딱 한 번, 감히 눈을 들어

내 눈을 들어 당신을 바라보았어요.

그날 이후, 내 눈은 이 하늘 아래

그 어떤 것도 보지 못하게 되었지요.

 

밤이 되면 잠이 찾아와 눈을 감기지만, 부질없어라

내게는 밤도 한낮이 되어

꿈이 아니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을

펼쳐 보이죠. 짓궂게도 말이죠.

 

그 꿈은 비운의 꿈--수많은 창살이

당신과 나의 운명을 갈라놓지요.

내 열정은 격렬하게 싸우지만

당신은 여전히 평화로우니.

 

TO ——

_George Gordon, Lord Byron

But once I dared to lift my eyes,

To lift my eyes to thee;

And since that day, beneath the skies,

No other sight they see.

 

In vain sleep shuts them in the night

The night grows day to me

Presenting idly to my sight

What still a dream must be.

 

A fatal dream--for many a bar

Divides thy fate from mine;

And still my passions wake and war,

But peace be still with thine.

 

 

내 먼 훗날 그대를

다시 만난다면

어떻게 인사할까?

침묵과 눈물로-

 

If I should meet thee

After long years.

How should I greet thee?

With silence and tears-

 

 

자, 이제 더 이상은 밤늦도록

배회하지 말자.

가슴은 여전히 사랑에 불타고

달빛 또한 여전히 빛날지라도

 

So we'll go no more a-roving

So late into the night

Though the heart be still as loving

And the moon be still so bright.

 

 

그는 나보다 더 나아, 내가 이 세상에서 겪은 지독한 고통은 모두 히스클리프의 고통이었어. 모든 것이 죽어 없어져도 그가 남아 있다면 나는 계속 존재하는 거야. 하지만 다른 모든 것은 남아 있되, 그가 없어진다면 우주는 아주 낯선 곳이 되고 말겠지. 린튼에 대한 나의 사랑은 숲 속의 잎사귀와 같아. 겨울이 되면 나무들의 모습이 달라지듯이 시간이 흐르면 달라지리라는 걸 나는 잘 알고 있어. 그러나 히스클리프에 대한 내 사랑은 그 아래 잇는 영원한 바위와 같아. 넬리, 내가 바로 히스클리프야! 그는 언제나, 언제까지나 내 마음속에 있어. 바로 나 자신으로 내 마음속에 있는 거야.

 

 

이 세상에 그녀와 연관되지 않은 것이 뭐가 있길래? 그녀 생각을 불러일으키지 않는 것은 하나도 없단 말이야! 바로 지금 땅바닥을 내려다보기만 해도 깔려 있는 돌마다 그녀 모습이 떠올라! 흘러가는 구름송이마다, 나무 한 그루마다, 밤에는 들이쉬는 숨결마다, 낮에는 눈에 띄는 모든 것 하나하나마다, 온통 그녀의 모습에 둘러싸여 있는 거야. 흔해 빠진 남자와 여자의 얼굴들에서--심지어 나 자신의 모습에서까지--그녀를 닮은 점이 튀어나와 나를 조롱하거든, 온 세상이 그녀가 존재했고 내가 그녀를 잃었다는 끔찍한 기억을 모아 놓은 진열장이란 말이야!

 

 

부귀영화를 가볍게 여기네

_에밀리 브론테

부귀영화를 난 가볍게 여기네.

사랑도 웃어넘기네.

명예욕도 아침이 오면

사라지는 한때의 꿈일 뿐.

 

내가 기도한다면, 내 입술 움직이는

단 한 가지 기도는

"제 마음 지금 그대로 두시고

제게 자유를 주소서!"

 

그렇다, 화살 같은 삶이 종말로 치달을 때

내가 바라는 것일 단 한 가지.

삶에도 죽음에도 인내할 용기 있는

자유로운 영혼이 되기를.

 

Riches I hold in light esteem

_Emily Jane Brontë

Riches I hold in light esteem,

And Love I laugh to scorn;

And lust of Fame was but a dream

That vanished with the morn;

 

And if I pray, the only prayer

That moves my lips for me

Is, "Leave the heart that now I bear,

And give me liberty!"

 

Yes, as my swift days near their goal,

'Tis all that I implore:

In life and death a chainless soul,

With courage to endure.

 

 

우선 사랑이란, 두 사람의 공동 경험a joint experience between two persons이다.

그러나 여기서 공동 경험이라 함은, 두 사람이 같은 경험을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사랑을 주는 사람과 사랑을 받는 사람이 있지만, 두 사람은 완전히 별개의 세계에 속한다. 사랑을 받는 사람은 사랑을 주는 사람의 마음속에 오랜 시간에 걸쳐 조용히 쌓여 온 사랑을 일깨우는 역할을 하는 것에 불과할 경우가 많다. 그는 자신의 사랑이 고독한 것임을 영혼 깊숙이 느낀다.

이런 이유로 사랑을 주는 사람이 해야 할 일이 딱 한 가지가 있다. 그는 온 힘을 다해 사랑을 자기 내면에만 머무르게 해야 한다. 자기 속에 완전히 새로운 세상…… 강렬하면서 이상야릇하고, 그러면서도 완벽한 그런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것은 여기서 사랑하는 사람이란 반드시, 결혼반지를 사기 위해 돈을 모으는 젊은 남자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남자일 수도 있고, 여자, 아이, 아니 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인간도 될 수 있는 것이다.

이제 사랑을 받는 사람에 대해서도 얘기해 보자. 아주 이상하고 기이한 사람도 누군가의 마음에 사랑을 불 지를 수 있다. 선한 사람이 폭력적이면서도 천한 사랑을 자극할 수도 있고, 의미 없는 말만 지껄이는 미치광이도, 누군가의 영혼 속에 부드럽고 순수한 목가를 깨울지도 모른다. 그래서 어떤 사랑이든지 그 가치나 질은 오로지 사랑하는 사람 자신만의 결정일 수 있다.

_카슨 매컬러스Carson McCullers, 1917~1967

 

 

지옥이란 다름 아닌 바로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한 데서 오는 괴로움이다.What is Hell? It is suffering for being no longer able to love (…) 대지에 입 맞추고 끊임없는 열정으로 그것을 사랑하라. 그대 환희의 눈물로 대지를 적시고 그 눈물을 사랑하라. 또 그 환희를 부끄러워하지 말고 그것을 귀중히 여기도록 하라. 그것은 소구의 선택된 자들에게만 주어지는 신의 선물이기 때문이다.

_《카라마조프 형제들》의 조시마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을 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보는 세상은 이전과 다릅니다. 이른 봄에 피어나는 꽃들이 이렇게 키가 작았었나……. 여름날 밤하늘에 이토록 별이 많았었나……. 어쩌면 사랑은 시력을 찾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_영화 <연애 소설>에 나오는 대사

 

 

그리하여 나는 거기 앉아 오랜 미지의 세계에 대해 생각에 잠기면서 개츠비가 데이지의 부두 끝에서 최초로 녹색 불빛을 찾아냈을 때의 그의 경이에 대해 생각했다. 그는 이 푸른 잔디밭을 향해 머나먼 길을 온 것이었고, 그리고 그의 꿈은 너무 가까이 잇어 놓치는 게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는 그 꿈이 이미 깨어져 버렸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도시 저쪽의 광막하게 어두운 어떤 곳으로 흘러가 버렸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_《위대한 개츠비》에서 개츠비의 장례를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가기 전, 이제는 아무도 없이 버려진 개츠비의 집을 찾은 닉이 한 말

 

 

<아버지는 누구인가?>

 

아버지는 기분 좋을 때 헛기침을 하고, 겁날 때 너털웃음을 짓는 사람이다.

아버지는 혼자 마음껏 울 장소가 없어 슬픈 사람이다.

아버지는 매일 머리가 셋 달린 용과 싸우러 나가는 사람이다.

아버지란 '내가 아버지 노릇을 제대로 못하고 있나 보다' 매일 자책하는 사람이다.

아버지는 '가장 좋은 교훈은 손수 모범을 보이는 것이다'라는 격언에 콤플렉스를 느끼는 사람이다.

아버지의 마음은 먹칠을 한 유리로 되어 있어서 잘 깨지지만 속은 잘 보이지 않는다.

자식들이 늦게 들어올 때 어머니는 열 번 걱정하는 말을 하지만 아버지는 열 번 현관을 쳐다본다.

아버지는 '아들딸들이 나를 닮아 주었으면' 하고 바라면서도 '아니, 나를 닮지 않아 주었으면' 하고 이중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다.

아버지는 가족에게 어른인 체를 해야 하지만 친한 친구나 맘이 통하는 사람을 만나면 소년이 되는 사람이다.

아버지는 가족들을 위해 온몸이 부서져라 일해도 '부자 아빠'가 못되어 큰소리치지 못하는 사람이다.

어머니의 마음은 봄가을을 오고 가지만 아버지 마음은 가을겨울을 오간다.

아버지는 어머니 앞에서는 기도도 안 하지만 혼자 차를 운전하면서 큰 소리로 기도하는 사람이다.

아버지! 뒷동산의 바위 같은 이름이다.

시골 마을의 느티나무 같은 크나큰 이름이다.

_ 작자 미상

 

 

(아버지는) 주중에는 물건을 팔고 돈을 벌기 위해 늘 여행 중이었으므로 집을 비우는 때가 많았다. 그것은 실제 몸으로 내게 주는 가르침이었다. 집을 떠나 돌아다니지도 않고, 낯선 곳에서 잠을 자지도 않고, 시간이 없어 길거리에서 대충 식사를 때우지 않아도 되는 직업, 이 세상에 그렇게 고달프지 않은 직업은 없다는 것을 몸소 체험으로 가르치는 것이었다.

 

 

소녀는 또 한 번 성냥불을 켰습니다. 다시 한 번 주위가 밝아졌으며, 그 빛 속에 따뜻한 미소와 사랑을 가득 담은 얼굴로 할머니가 서 계셨습니다. 할머니! 소녀는 말했습니다.

"할머니, 제발 절 데려가 주세요. 성냥이 꺼지면 사라지시잖아요. 아까 그 따뜻한 난로처럼, 맛있는 칠면조처럼, 그리고 그렇게 예쁜 크리스마스트리처럼!"

소녀는 한꺼번에 성냥 모두를 벽에 그었습니다. 할머니를 곁에 머물게 하고 싶었습니다. 성냥들은 아주 환한 불빛을 발하며 낮보다 더 밝아졌습니다. 할머니는 소녀를 팔에 안고 밝은 빛 속에서 기쁘게 높이, 아주 높이 춥지도 않고 배고픔도 없고 아무런 걱정도 없는 곳으로 갔습니다.

_《성냥팔이 소녀》

 

 

이 길은 그 옛날 그날 밤 안토니아와 내가 블랙호크에서 기차를 내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궁금해하며 밀짚 위에 누워 마차를 타고 지나가던 바로 그 길이었다. (…) 그날 밤에 느꼈던 감정들은 너무도 생생해서 손만 뻗으면 어루만질 수 있을 정도였다. 나는 비로소 나 자신으로 되돌아온 기분이 들었으며, 한 인간의 경험의 범주가 그 얼마나 작은 원을 그리고 있는지 깨달은 느낌이었다. 안토니아와 나에게는 이 길은 운명의 길이었으며 또한 우리 모두에게 우리의 앞날을 미리 결정해 주었던 어린 시절의 온갖 시간들을 가져다준 길이기도 했다. (…) 우리가 잃어버린 것이 무엇이었든, 우리는  그 소중하고도 형언할 수 없는 과거를 함께 지니고 있었던 것이다Whatever we had missed, we possessed together the precious, the incommunicable past.

_《나의 안토니아》

 

 

"나는 '진짜 토끼'가 되고 싶어. 진짜는 무엇으로 만들어졌을까?"

잠자는 아이의 머리맡에서 새로 들어온 장난감 토끼가 아이의 오랜 친구인 말 인형에게 물었다.

"진짜는 무엇으로 어떻게 만들어졌는가와는 아무 상관이 없어. 그건 그냥 저절로 일어나는 일이야."

말 인형이 대답했다.

"진짜가 되기 위해서는 많이 아파야 해?"

다시 토끼가 물었다.

"때로는 그래. 하지만 진짜는 아픈 걸 두려워하지 않아."

"진짜가 되는 일은 갑자기 일어나는 일이야? 아니면 태엽 감듯이 조금씩 조금씩 생기는 일이야?"

"그건 아주 오래 걸리는 일이야."

"그럼 진짜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해?"

"아이가 진정 너를 사랑하고 너와 함께 놀고, 너를 오래 간직하면, 즉 진정한 사랑을 받으면 너는 진짜가 되지."

"사랑받으려면 어떻게 하면 되지?"

"깨어지기 쉽고, 날카로운 모서리를 갖고 잇고, 또는 너무 비싸서 아주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하는 장난감은 진짜가 될 수 없어. 진짜가 될 즈음에는 대부분 털은 다 빠져 버리고 눈도 없어지고 팔다리가 떨어져 아주 남루해 보이지. 하지만 그건 문제 되지 않아. 왜냐하면 진짜는 항상 아름다운 거니까."

_《벨벳 토끼》

 

 

먼지가 되기보다는 차라리 재가 되겠다!I'd rather be ashes than dust!"

_잭 런던

 

 

젊은이들이여, 당당하고 열정적으로 짝사랑하라.

사람을 사랑하고, 신을 사랑하고, 학문을 사랑하고,

진리를 사랑하고, 저 푸른 나무 저 높은 하늘을 사랑하고,

그대들이 몸담고 있는 일상을 열렬히 사랑하라.

 

 

 

posted by 황영찬
2017. 6. 12. 15:09 내가 읽은 책들/2017년도

2017-025 손잡지 않고 살아남은 생명은 없다

 

최재천 지음

2014, 샘터

 

능곡도서관

SF076098

 

472.5

최73ㅅ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생명 이야기

 

아우름 01

 

다음 세대가 묻다

"왜 자연과 더불어 살아야 하나요?"

 

최재천이 답하다

"생명은 모두 이어져 있고,

손잡지 않고는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지요."

 

최재천

방황이야말로 젊음의 특권이라며 '아름다운 방황'을 적극 권하는 '방황 전도사'. 어린 시절 그의 전공은 '방황'이었다. 어떻게 하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먹고살 수 있을지 적극적으로 찾아 헤맸고, 마침내 그 꿈의 끈을 붙잡은 다음부터는 뒤돌아보지 않고 앞으로만 내달렸다. 그리고 '생명'이라는 화두를 품고 동물행동학자로 살고 있다.
그는 1953년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났다. 1979년 유학을 떠나 1982년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에서 생태학 석사학위, 1990년 하버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어 하버드대 전임강사를 거쳐 1992년 미시간대의 조교수가 되었다. 1989년 미국곤충학회 젊은과학자상, 2000년 대한민국과학문화상을 수상했고, 1992년부터 1995년까지 미시간 명예교우회의 특별연구원junior fellow을 지냈다.
서울대 생물학과 교수,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한국생태학회장 등을 지냈고,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 교수, 국립생태원 초대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분과 학문의 경계를 넘어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 내고자 설립한 통섭원의 원장이며, 기후변화센터의 공동대표, 생명다양성재단의 대표를 맡고 있다. 《개미제국의 발견》,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 《통섭》, 《과학자의 서재》, 《다윈 지능》등 40여 권의 책을 번역하고 저술했다.

 

| 차 례 |

 

여는 글 아름다운 방황을 하라

1장. 알면 사랑하게 된다

생명이란 무엇인가?
생명은 모두 이어져 있다 | 동물도 생각할 수 있을까? | 왜 부모 자식은 닮는 것일까? | 행동이 유전한다는 증거 | 문화는 유전자의 산물이다 | 유전자 복제, 그 위험성

생각하는 동물의 출현
컴퓨터 잘하는 침팬지 '아이' | 설명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2장. 함께 사는 세상을 꿈꾸며

호모 사피엔스에서 호모 심비우스로
나가수와 진화의 법칙 | Survival of the Fitter | 손잡지 않고 살아남은 생명은 없다 | 인간은 지구에서 얼마나 더 살 수 있을까 | 공감의 세대

학문도 만나야 산다
숙제만 하고 출제는 못 하는 대한민국 | 깊게 파려거든 넓게 파라 | 수능은 쳐도 수학능력은 없다? | 나를 풍요롭게 만들어 준 3년



3장. 생물학자를 꿈꾸는 미래의 후배들에게

21세기는 생물학의 시대
마르지 않는 이야기의 샘 | 통섭의 길목에 생물학이 있다 | 통합생물학의 바람이 분다

동물행동학으로의 초대
재미있는 동물의 세계 | 동물행동학 연구의 어려움 | 동물행동학의 역사 | 프리슈의 실험 : 꿀벌은 색을 구별할 수 있나? | 틴버겐의 실험 : 타고나는가, 학습되는 것인가 | 로렌츠의 실험 : 학습하는 행동



4장. 그래도 꿈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면

돌고 돌아 꿈꾸던 길을 찾다
여전히 촌놈이기를 고집하던 서울 소년 | 고뇌하는 소년 시인 | 소 뒷걸음질 치다 붙잡은 생물학 | “어떻게 하면 당신처럼 살 수 있습니까?”

꿈의 끈을 붙잡고 앞만 보고 달리다
용기 있는 자가 기회를 얻는다 | 자신이 좋아하는 것 한 가지에 몰두하는 사람 | 타잔의 나라, 열대에 가다 | 방황은 젊음의 특권

 

얼굴을 가리고 발만 보이는 저 아이가 내 바로 밑에 있는 동생입니다. 그리고 그 옆에 발을 가운데로 몰고 서 있는 꼬마가 바로 나입니다.

 

중학교 2학년 때 찍은 사진입니다. 당시 우리 집은 남산 밑 해방촌이라는 동네에 있었지요. 실은 저 사진은 무언가 깊은 생각에 잠겨 있는 것 같은 표정을 일부러 지은 뒤 동생에게 카메라를 주고 찍으라고 한 것입니다.

 

 

posted by 황영찬

2017-024 나는 내일을 기다리지 않는다

 

 

강수진

2013, 인플루엔셜

 

대야도서관

SB073035

 

685.099

강56ㄴ

 

잠 자 는   열 정 을   깨 우 는   강 수 진 의   인 생 수 업

 

§ 20대 여성이 가장 존경하는 여성 1위!

 

§ CEO가 뽑은, 13시간 미국행 비행기 옆자리에 앉고 싶은 여성 1위!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 김난도 교수 강력 추천 도서

 

한국 최고의 지성인과 멘토까지 반하게 만든 강수진의 삶

이제 당신의 인생을 바꿀 최고의 강의가 시작된다.

 

자영업자, 직장인, 기업체 대표, 국회의원 등 직업의 종류는 달라도 온리 원이 되고 싶다면 강수진을 벤치마킹해야 한다. 강수진의 책을 통해 우리가 발견해야 할 것은 단순히 성공한 무용가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 책을 읽으며 그녀의 삶을 통해 어떻게 경영을 해야 할지, 어떻게 나를 차별화 할지를 발견해야 한다. 예술을 직업으로 가지고 있지 않아도 시인이 시를 쓰듯 장사를 하고 무용가가 춤을 추듯 경영을 하면 아무도 따라올 수 없는 창조적인 기업이 된다. 강수진의 삶이 담긴 이 책을 온리 원이 될 수 있는 교과서로 삼고 읽고 또 읽어라.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 <지성에서 영성으로> 저자)

 

그녀는 하루에도 수 천 번씩 같은 동작을 반복하지만, 마음에 드는 자세가 나오지 않으면 "마음이 아니라 영혼이 아프다" 고 토로하는 열정으로 춤을 춘다. 대가에게 비밀은 없었다. 무려 20만 시간의 연습을 통해 자신의 한계를 조금씩 높이며 하루하루 성장해 온 열정 이외에는 말이다. 그것이 전세계의 팬들이 비행기를 타고 그녀의 공연을 보러 날아오게 만든 비결이었던 것이다. 자신의 일과 삶에서 진정한 대가가 되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김난도 (서울대 교수, <아프니까 청춘이다>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 저자)

 

그녀는 젊어지기도 싫고, 특히 모두가 돌아가고 싶어하는 청춘의 정점인 스무살 시절이 가장 싫다고 말한다. 꿈을 이루기 위해 얼마나 열심히 살았으면, 얼마나 치열하게 살았으면 다시는 청춘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것일까? 그녀는 스무살에는 서른을 서른살에는 마흔을 꿈꿨다. 마흔이 두려운 사람과 마흔을 꿈꾸는 사람. 당신은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가? 마흔을 꿈꾸는 인생을 살고 싶다면 강수진의 인생을 만나라. 그녀가 보내는 하루를 따라 하며 생기는 극적인 변화를 경험해보라.

손병옥 (푸르덴셜생명 대표이사)

 

누구나 특별한 삶을 꿈꾸지만,

사실 특별한 삶은 없다.

보통의 삶을 특별한 열정으로 살면

그게 특별한 삶이 된다.

그녀의 삶이 그것을 증명한다.

 

 

발레리나 · 강수진

 

'세기'라는 수식어가 자연스러운 발레리나.

전 세계의 모든 극장에서 최고의 갈채를 받고 있는 그녀는 1967년 태어나, 1979년 선화예술중학교에 입학해 한국 고전무용을 전공했다. 그 후 1982년 1월 모나코 왕립발레학교로 유학하여 1985년까지 공부했다.

1985년 스위스 로잔 발레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세계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그녀는 1986년 세계 5대 발레단인 슈투트가르트발레단의 단원으로 입단했다. 그 후 1994년 발레단의 솔리스트로 선발되었고, 1997년부터 수석 발레리나로 활동하고 있다. 1999년에는 무용계의 아카데미상이라 할 수 있는 '브누아 드 라 당스' Benois de la Danse 최우수 여성무용수상을 받았으며, 2007년에는 최고의 예술가에게 장인의 칭호를 공식적으로 부여하는 독일의 '캄머탠처린' Kammertanzerin, 궁정무용가에 선정되었고, '존 크랑코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런 업적을 인정받아 같은 해 10월 5일에는 노무현 대통령에게 국민훈장 석규장 제17116호를 받았다.

엄청난 업적을 이뤘지만, 사실 그녀는 발레 천재는 아니었다. 동작이 잘될 때까지 하루에 19시간을 이를 악물고 홀로 연습했고, 쓰러질 때마다 일어섰다. 성장은 그 열정을 통해 이뤄졌다. 그렇게 자기 자신을 이겨내고 한계를 넘어설 때마다 그녀는 성장했다. 결국 아무도 따라 할 수 없는 독창성이 가미된 표현력과 관객을 사로잡는 카리스마는 모두 그 노력의 산물이다.

 

{  차례 

 

프롤로그      나약하고 수줍은 성격을 가진 소녀, 세상의 중심에 서다

PART     '어제' 가졌던 열정의 크기가

1          오늘 인생의 크기를 결정한다.

                     01    뉴욕 밤하늘 가장 담담한 별 하나
                              나는 살아남아야 했다
                              뉴욕 하늘에 빛나는 별이 되다

                     02    열정이 있다면, 혼자 있어도 혼자 있는 게 아니다
                              모나코의 밤하늘
                              도둑 연습 발레리나

                     03    10만분의 1 소녀
                              인생을 바꿀 운명을 만나다
                              10만분의 1 소녀

                     04    독재자와 함께한 모나코에서의 삶
                              '딕타퇴르'와의 동거
                              할머니의 럭셔리한 명품 손녀 교육

                     05    한국의 딸
                              강수진은 내가 키웠소
                              우연한 시작이 운명적인 시작으로
                              한국 국민 모두가 저를 키워 주셨습니다

                     06    잠들지 않는 열정을 발견하다
                              늦어도 너무 늦은 시작
                              인생을 100% 살게 만든 멘토를 만나다
                              늦은 것보다 더 큰 잘못은 시도하지 않은 것
                              지각은 포기를 유혹한다

                     07    풍요로운 가난
                              부모님에게 배운 인생 경영
                              가난했지만 풍요로웠던 시절

                     08    한국의 로트레크에게 물려받은 예술 혼
                              한국의 ‘로트레크’와 나
                              외할아버지가 물려주신 예술가 DNA

                     09    수줍은 소녀로부터 완성된 강수진 스타일
                              수줍음 많은 소녀
                              나를 인정해야 나를 바꿀 수 있다

                     10    평범한 하루가 만들어 낸 기적
                              새벽을 달리는 소녀

                              어제와 다른 오늘을 만드는 강수진식 하루 경영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하루를 보내기 위해

PART      결코 포기란 단어를 모르는

2           한 여자의 '오늘'

 

 

                      01    시간을 지배하는 자, 세상을 지배하리라
                               나의, 아주, 일상적인 시간들
                               시간을 지배하는 자가 세상을 지배한다

                      02    동료에서 동반자로
                               '제발 그 사람만은……'에서 '제발 그 사람만!'으로
                               쉽지 않았기에 더 소중한 인연
                               생일을 챙겨 주지 않는 남편

                      03   변치 않는 사랑이 나를 멈추지 않게 한다
                              일과 가정의 완벽한 균형
                              사랑 받는 여성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들
                              현명한 사람은 자신과 경쟁하며 시대를 초월한다

                      04    파트너, OK 파트너, 그리고 Best 파트너
                               수진의 파트너는 괴로워
                               베테랑 발레리노의 눈물
                               수진의 생각이 그렇다면 그렇게 해 보지 뭐
                               OK로는 부족하다 Best 파트너가 되어라

                      05    5개 국어를 하는 여자
                               벙어리 1년, 귀머거리 1년
                               살아남기 위해 배우고, 사랑해서 배우고
                               언어는 목적도 수단도 아니다

                      06    강수진의 다이어트 비법: Voll, Genießen und Gusto!
                               강수진 씨는 어쩌면 몸매가……
                               나의 소울 푸드 리스트
                               먹을 것 다 먹으면서 하는 강수진식 다이어트
                               강수진만의 다이어트 식사법 - Voll, Genießen und Gusto

                      07    열정이 전부이다
                               두 발레리나의 원샷 대결
                               끝을 보지 않으려면, 시작도 하지 마라
                               나의 삶에 열정을 불어넣는 8가지 행복 습관

PART      나는 '내일'을

           기다리지 않는다.

                       01    오늘의 강수진이 내일의 강수진에게
                                슈투트가르트의 막내 발레리나
                                나의 아주 조심스러운 발자국

                       02    인생은 단순하다
                                심플하게 산다
                                나의 꿈꾸는 발
                                단순하게, 너의 인생을 살아라

                       03    누구도 내 자리를 대체할 수 없게 하라
                                테크닉은 짧고, 독창성은 길다
                                유일한 나를 찾아라

                      04    20만 시간을 열정으로 불태우다
                               20만 시간이 대단하다고? 이제 시작인 걸
                               1시간은 힘들어도 18시간은 된다
                               눈물과 땀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05    청춘이여 세계인으로 성장하라
                               국방부 장관을 웨이터로 둔갑시키다
                               실력이 국적이다
                               독일에서 가장 안전하게 보호받는 존재

                      06    누구나 한 번쯤, 발레
                               취미로 발레, 어떠세요?
                               발레가 가져다 준 소중한 것들

                      07    다시 태어나도 또 다시 당신의 딸로
                               엄마의 뜨겁고 아름다운 헌신
                               엄마가 된 딸의 고백

                      08    젊음이 시킨 일 중 쓸모없는 일은 하나도 없다
                               근육으로도 음악을 들어라
                               오늘 내 발레는 어제까지 경험했던 것들의 합이다
                               세상에 쓸모없는 경험은 없다

                      09    청소부님, 안녕하세요
                               오래도록 정상에 남는 비결, 구텐 모르겐
                               유엔총장을 만들어 낸 한마디
                               동방예의지국은 없다

에필로그      안녕하세요! 마흔 다섯의 최연소 발레리나 강수진 입니다!

 

 

 

 

 

 

 

 

나는 매일 열정에 날개를 달아 날려 보낸다.

하지만 사람들은 먼저 그 날개를 잘라야만 하는 이유를

내게 설명해 준다.

수도 없이 잘라져 나간 날개들의 예를 지겹게 듣는다.

그들은 굳이 위험하게 날아갈 필요는 없다고 내게 조언한다.

하지만 난 다른 생각을 하기 시작한다.

'내가 날개를 자를 수 없는 이유에 대해서.'

사람들은 그저 주어진 대로 살라고 내게 말했지만

나는 매일 열정에 날개를 달아 보내며

내가 선택한 삶과 오늘에 충실했다.

 

당신은 오늘도 열정으로 살고 있는가?

먼 곳에 있는 물은 가까이 있는 불을 끄지 못한다.

언제나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해야 한다.

 

오늘,

바로 이 순간 당신의 모든 것을 불태워라.

 

 

 

 

 

 

모두가 '살기 위해' 연습을 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내가 보기에 그들은 정말 살기 위해 연습을 하는 게 아니었다. 많은 사람이 자신에게 집중하지 못했다. 경쟁자를 의식했고 단지 그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연습하는 데 신경을 곤두세웠다. 진정 살기 위해 연습한다는 건 그런 것이 아니다. 살기 위해 연습한다는 것은 오로지 나만을 의식하며 연습하는 것이다. 연습에서 남의 시선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남이 보기에 18시간 연습한 것처럼 보이는 게 아니라, 스스로 18시간 연습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게 바로 진정 살기 위해 연습하는 사람의 자세이다. 나는 모나코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런 하루를 매일 반복했다.

 

 

 

 

나는 '성공은 당신 곁에 오래 머물지 않는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실패'라는 놈은 한 번 붙으면 좀처럼 떠나지 않지만

'성공'이라는 놈은 늘 당신 곁을 떠날 준비를 한다.

끝까지 성공하고 싶다면 열정을 가져라.

 

열정만이 당신의 성공을 지켜줄 것이다.

열정을 잃었다면 아무것도 기대하지 마라.

열정을 잃은 작가의 글을 일고 싶어 하는 독자는 없다.

열정을 잃은 발레리나에게 감동을 기대하는 관객은 없다.

몸은 따듯한 방안에서 휴식을 취하고 잠에 취해 잇어도

당신의 열정은 밖에서 떨게 하라.

당신의 열정을 가난하게 하라.

 

 

 

그 사막에서 그는

너무도 외로워

때로는 뒷걸음질로 걸었다.

자기 앞에 찍힌 발자국을 보려고.

오르텅스 블루가 쓴 <사막>이란ㄴ 시다.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그만큼 외롭고 고달픈 게 인생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다.

삶이라는 무대 위로 몰려오는 파도아 싸워야 한다.

차라리 주저앉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엄청난 고통을 습관처럼 매일 느껴야 할 것이다.

하지만 파도에 휩쓸리지 말고,

시련에 주저앉지 마라.

두 손에 열정을 꼭 붙잡고 놓치지 마라.

열정이 너를 키울 것이다.

열정을 가지고 당신의 무대에 올라가라.

가슴이 뛸 것이다.

당신의 뛰는 가슴은 당신을 바라보는

다른 사람의 가슴도 뛰게 만들 것이다.

열정은 그렇게 전염된다.

나는 무대 위에서 한 번도

가슴이 뛰지 않은 적이 없었다.

내 가슴이 뛰지 않으면

나를 보는 관객의 가슴을 뛰게 만들 수 없기에.

가슴 뛰는 삶을 살아라.

온 세상이 너를 보며 두근거리도록.

 

 

지금 생각해 보면 '10만분의 1'이 되는 것도 대단하지만, 그보다 더 대단한 것은 '10만' 중에 잠재력을 갖춘 '1'을 찾아내는 안목 그리고 그 '1'의 잠재력을 마음껏 발휘할 때까지 기다려 줄 수 있는 인내심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마리카 선생님이야말로 내겐 정말 대단한 스승이었다.

    그녀가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없었을 것이다.

 

 

세계에서도 몇 손가락 안에 드는 거장 발레 지도자였던 마리카 선생님 집에는 늘 유명 발레인들로 북적거렸다. 발레 학교 학생들이 선망의 대상으로 여기고 그들처럼 되기 위해 애썼던 유명 발레단의 탑클래스 발레리나들은 물론, 당대 최고의 발레리노로 세계적으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발레계의 슈퍼스타 루돌프 누레예프도 선생님의 집에 자주 들르곤 했다. 다른 사람들 같으면 "와!"하는 탄성과 함께 그 자리에 얼어붙어서 제대로 말도 건네지 못할 그런 거장들을 엄마의 고향 친지 만나듯 함께 차를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을 통해 나는 자연스럽게 성공한 예술가들의 삶에 대한 진지한 시각과 열정적인 자세 등을 배우게 되었다.

 

 

또한 선생님을 통해 발레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작업이기 때문에 스텝을 밟는 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겉으로 보이는 테크닉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진짜 훌륭한 발레 동작이 나오려면 그 전에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해 힘써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꾸준히 연습하면 언젠간 반드시

훌륭한 프리마 발레리나가 될 수 있는,

재능 있고 아름다운 발레리나가 세상에 참 많다.

만약 그 중에 누군가 꾸준히 연습을 해서 실력을 쌓기보다

윗사람에게 잘 보여 빨리 성공하는 길을 택한다면

그것처럼 안타까운 것이 없다.

발레 이전에 사람이 먼저 되어야 한다.

사람됨이 우선이다.

급하게 먹은 밥이 체해 며칠을 굶어야 하는 사태가 되면,

뒤늦게 후회해도 소용 없는 일이다.

 

 

하지만 내가 한국 국적을 유지하고 한국 여권을 소지한 채 살아가는 이유는 내가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을 잊고 싶지 않아서이기도 하고, 내가 지금의 성공을 거둔 데에는 한국인이라는 점이, 한국의 문화와 정서를 내면 깊숙이 간직할 수 있었다는 점이 분명있었기 때문이다. 거기에 또 하나! 독일에 거주하며 한국 공연보다 해외 공연을 훨씬 더 많이 한 나를 여전히 '한국이 낳은 자랑스러운' 발레리나로 생각해 주고 아낌없는 관심과 애정을 베풀어 주시는 국민 여러분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와 감사의 마음 때문이다.

 

 

 

 

혼자 잘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내가 이 자리에 설 수 있는 이유는

나를 돕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늘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생각하고 행동하라.

그리고 혼자만 성과를 가지려 하지 마라.

나누지 않는 성과는 오래가지 못한다.

 

 

거기에 선생님의 진심 어린 칭찬과 격려 덕분에 나는 발레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게 되었다. 발레가 어찌나 좋았던지 밤에 잘 때도 포인트 슈즈토슈즈를 벗지 않고 잠든 날이 있을 정도였고, 어떤 날은 다리 스트레칭을 하다가 잠이 들어 다음날 다리를 움직일 수 없어서 엄마가 끙끙대며 다리를 모아서 근육을 풀어 주느라 한바탕 난리를 벌인 적도 있다.

 

 

하나의 램프가 환히 불타올라 주위를 밝혀 주는 역할을 하려면 좋은 심지와 튼튼한 몸체로 만들어져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양질의 기름과 맑은 산소가 지속적으로 공급이 되어야 한다. 발레리나에게 있어 심지와 튼튼한 몸체란 타고난 정신력과 감수성, 신체적인 조건 등이 되겠지만, 그 발레리나가 자신의 역량을 십분 발휘해서 무대 윙에서 환하게 빛나는 존재가 되려면 양질의 기름과 맑은 산소가 지속적으로 공급되어야 한다. 나에게는 베스트 선생님의 존재 그리고 선생님의 따스한 격려와 진심 어린 칭찬이 '양질의 기름과 맑은 산소'였다.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에 만 18세의 나이로 입단할 때만 하더라도 내 이름 앞에는 '최연소'란 자랑스러운운 타이틀이 달려 있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그 뒤로 나는 다른 사람보다 오히려 훨씬 더 긴 막내 생할을 해야 했다.

 

 

그런 생각으로 임했기에 그 낮은 배역에 10년을 머물면섣 난 매번 주역으로 무대에 오르는 것처럼 최선을 다할 수 있었다. 요즘은 군무에서 주역으로 일약 발탁이 되는 경우도 아주 가끔이지만 있다고 들었지만, 나 같은 경우는 군무에서 하프 솔로, 솔로, 프리마 발레리나의 단계를 하나하나 모두 거쳤다. 그러면서도 조바심을 내거나 조급해 하지 않았다. 조금 늦게 가더라도 내 길을 가면 된다는 생각으로 그 단계마다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했다.

그렇게 차근차근 올라섰기 때문에 갑작스런 벼락 발탁으로 주역이 되었다가 그 자리에 걸맞지 않은 실력을 보이는 바람에 다시 밑바닥으로 추락하곤 하는 일이 비일비재한 무용, 공연계에서 나의 입지는 탄탄했다.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어느 날 갑자기 주어진 행운이 아닌, 내가 나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서 한 단계 한 단계 쌓아 올린 것이기에 쉽사리 무너지지 않으리라는 믿음이 잇다. 내가 쌓은 모든 것에 요행이란 하나도 없었다. 작은 것 하나라도 모든 것은 내가 직접 쌓은 나의 실력이었다.

 

 

아무도 나를 최고의 자리에 앉혀 주지 않는다. 나를 최고의 자리에 앉혀 주는 것은 오직 노력뿐이다. 오랜 시간 밑바닥 생활을 겪을 땐, 미래가 두렵고 막막하기만 했다. 하지만 결국 나를 최고의 자리에 오르게 만들어 준 것은 그 밑바닥 생활이었다. 지금 밑바닥에서 기고 있어도 절대 움츠려 들지 마라. 멈추지 않으면 결국 원하는 곳으로 올라갈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나를 '세기의 발레리나 강수진'이라고 부른다.

당신이 어디에서 무엇을 하는 사람이든

당신은 자신의 분야에서 위대해질 수 있는 방법을

이미 알고 있다.

 

다만 시작하지 못했고,

반복하지 못했을 뿐이다.

 

시작하고, 반복하라,

발레리나 강수진처럼…….

 

 

 

 

간혹 나는 극장에 옷을 거꾸로 입은 것을

모르고 나오곤 했다.

하지만 그건 내게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주변 단원들도 그런 내 모습에 개의치 않았다.

중요한 건 옷이 아니라,

가슴속에 불타고 있는 열정이었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고난에 빠질수록 열정이 불타고

어떤 사람은 고난에 빠질수록 열정이 식는다.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

당신의 열정에 꿈을 더하라.

꿈이 있는 열정은 절대 식지 않는다.

 

 

 

 

 

 

수줍음 많은 소녀

 

"강수진 선생님처럼 당당한 여자가 되고 싶어요."

"어떻게 하면 강수진 언니처럼 많은 사람 앞에서 부끄러워하지 않고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요?"

"세계적인 무대, 한국인 하나 없이 외국인들로만 꽉 찬 객석, 수 많은 취재진…… 저 같으면 다리가 후들거려서 춤은 커녕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할 것 같아요."

"강수진 선생님은 어렸을 때부터 그렇게 배포가 크셨나요?"

 

마찬가지로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프리마 발레리나 강수진도 나이지만, 여전히 부끄러움 많고 수줍음 타는 강수진도 나이다. 내 본연의 모습을 버려 버리고 다른 새로운 대단한 무언가를 찾기에만 급급하다면, 그것은 그저 나 자신을 부정하는 것에 그칠뿐이다.

그렇게 자기 본연의, 타고난 바탕을 잃어버린 사람은 새롭게 맞이하는 삶에서도 중심을 잡지 못하고 다시 예전의 바꾸고 싶었던 바로 그 모습으로 되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내 주변에서도 그런 모습을 많이 보아았다. 차라리 그렇게 무작정 나의 모든 것을 버리기보다 단점을 보완할 장점들을 찾아내거나 약점 중 긍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내 나의 강점으로 승화시키면 되는 것이다.

 

모든 사람에게는 고치고 싶고, 바꾸고 싶고, 없는 척 가리고 싶은 취약한 단점이 있다. 그리고 많은 방송에서, 강연에서, 책엣 그것들을 오늘이라도 당장 단호하게 없애 버리라고 강요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우리의 인생이라는 것은 그렇게 단순하지도 않고, 무언가를 없앤다고 하여 오늘이 어제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신세계에서의 하루로 시작되어지지도 않는다. 오늘이라는 것은 소소한 어제의 그런 '단점'과 '약점'들이 쌓여서 만들어 지는 또 하나의 '어제'이고, 내일은 그런 '오늘'이 쌓여서 만들어진 또 하나의 '오늘'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의 어제를 버리려고만 하지 말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어제를 오늘에 접목해 특화시키면 된다.

 

 

발레리나라면 누구나 매일 Class를 해야 한다.

나는 22년 전, 더 나은 내 몸의 컨디션을 위해

아주 특별한 선택을 했다.

보통 무용수들은 남자와 여자가 따로 Class를 하지만,

나는 솔리스트로 승격된 이후 지금까지

22년 동안 남자들과 트레이닝을 같이 한다.

남자 무용수와 Class를 하는 이유는,

나의 컨디션을 극대화 시키려는 것이다.

자신의 한계를 매일 높이며 성장을 거듭하고 싶다면,

누구나 하는 평범한 방법으로는 힘들다.

최고의 인생을 살고 싶다면 최고의 노력을 해라.

 

 

그렇게 그때 터득한 '인생을 두 배로 살 수 있는 방법'은 간단했다.

'내일 할 일을 오늘 계획에 포함시키자.', '인생은 결국 하루 하루의 삶이 쌓여 이루어진다.', '어제보다 나은 하루를 살기 위해 조금이라도 더 노력할 때 더 나은 오늘이 만들어 진다.'는 것이다. 그렇게 몸에 밴 습관은 이후 30여 년간 나의 삶의 일종의 패턴이 되었다.

 

 

나만의 아침 연습 중, 컨디션 트레이닝 마지막 단계로 매일 Trampoline을 뛴다. 20분이면 2천 번 정도를 뛸 수 잇다. 말이 20분이고, 2천 번이지 훈련 받은 발레리나라도 10분만 연속으로 점프를 뛰어도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입 속은 침샘까지 말라 붙어 사막처럼 건조해진다. 또한 가뜩이나 가냘픈 다리는 후들후들 떨려서 마침내 바닥에서 5cm도 위로 도약하지 못할 지경에 이른다. 그런 점프를 계속해서 20분이나 한다는 것은 지독한 나 자신과의 싸움이다.

사실, 오히려 젊었을 때는 그 20분을 잘 채우지 못했다. 지루하기도 지루했거니와 극한에 이르게 되는 근육의 고통과 체력의 한계를 쉽게 넘어서지를 못했다. 하지만 어느 때부터 20분을 채우고 거기서 더 나아가 20분 동안 연속으로 그 동작들을 할 수 있을 때, 그때 느껴지는 만족감과 희열들을 경험하기 시작하면서 나는 달라졌다. 20분을 채우면 좋지만, 그로부터 단 1분이라도 더 해서 21분 동안 점프를 해내면 그날은 어제보다 훨씬 어메이징 한 하루가 되는 것이다.

 

 

실제 내가 생각하는 나의 가장 큰 업적 그리고 가장 듣고 싶은 나에 대한 큰 찬사는, '강수진은 보잘것없어 보이는 하루하루를 반복하여 대단한 하루를 만들어 낸 사람'이라는 것이다. 지금 내가 가진 모든 업적, 성공담, 주변의 찬사와 발레 무대에서의 지위는 모두 그러한 '반복의 위대한 산물'이다.

 

 

'오늘은 이만하면 됐고, 내일 다시 한 번 해 보지,' 또는 '오늘 못했으니까 내일 몰아서 한꺼번에 하지.'라고 생각하며 나의 오늘을 내일로 스스럼없이 양보하기 시작할 때 그런 하루들이 모여서 그 사람이 자신의 예술인생에 종지부를 찍게 만드는 것이다.

 

 

고비에서 늘 '이것'을 선택하고는 연습실로 달려가는 내게 가끔, "강수진 씨는 이제 웬만한 것은 다 이루셨잖아요. 그런데도 여전히 왜 그렇게 치열하게 사시는 거죠?"라고 묻는 이들이 있다.

그러면 나는 거꾸로 이렇게 물어 보고 싶은 충동을 참느라 고생하고는 한다.

'아니, 도대체 왜 이토록 뜨거운 만족감과 가슴 벅찬 희열을 얻을 기회를 피하려고 하시는 거죠?'라고

한 번 살아 보면 안다. 해 보면 안다. 어제보다 1분이라도, 단 한 번이라도 더 뛴 그 하루가 주는 그 만족감은 99%의 잔에 1.1%를 더 채워 그 잔을 꽉 채우고, 넘쳐흐르게 만들어 본 사람 만이 알 수 있다.

 

 

나는 자주 자격이란 말을 사용하는데, 누구든 최고의 발레리나가 될 자격이 충분해서 무대에 올라가는 것이 아니다. 자격 이전에 먼저 자리를 받는 것이 보통이다. 감사함과 겸손함으로 무대에 올라가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발레리나는 자신이 맡은 역에 빠져들어 혼신을 다해 자신을 불태우고 손끝 연기 하나부터 발끝 연기까지 완벽하게 해내고 무대를 내려올 때, 비로소 '자격'을 얻는 것이다.

세상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자격이 있어 그 자리에 앉겠는가? 누군가 '나는 자격이 충분하니 그 자리에 오른 것이다.'라고 생각한다면, 그는 많은 사람에게 무한한 고통을 주게 될 것이다. 나는 단 한 번도 그런 생각으로 무대에 오른 적이 없다. 무슨 작품이든지, 심지어 백 번 이상 이미 공연을 했던 작품도 다시 무대에 오르기 전에 150% 이상의 노력을 쏟아붓는다. 극한의 연습을 다하고 나서야 무대에 오를 준비가 되는 것이다. 그렇게 노력을 해도 관객에게 100% 만족을 주기가 쉽지 않음을 알기 때문이다. 관객에게 좋은 공연을 선사하는 것은 발레리나의 의무이다. 그래서 나는 그 자격을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해 하루를 보낸다.

 

 

누구든지 자기 스스로 서야 한다. 모든 것이 내가 하기에 달렸다.

직장을 구하는 것, 어려움에 대처 하는 방법,

인간 관계의 문제, 경제적 독립까지 다 마찬가지다.

내가 아는 한 세계는 거대한 정글이다.

나에게 "노력은 했는데 안돼요."라는 말은

'더 이상 정글에서는 못 살겠어요'라는 뜻과 같다.

인간도 동물이다. 내 몸에 저절로 습관이 들 때까지 연습하면,

언젠가는 당당히 이 정글에서 살아남는 것이다.

한 번 얼룩말을 잡아 보면, 비로소 진짜 사자가 되는 것이다.

정글에서 살아남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꾹 참고 다 습득했을 때,

그 정글은 나를 반겨 주었다.

로마에 가면 로마의 법을 따르라.

난 이 나라의 룰을 존중하고,

또 발레의 룰을 존중했기에 살아남은 것이다.

오늘 내가 살고 있는 독일도 나에게 정글이다.

하지만 지금의 나에겐 더없이 편한 정글이다.

 

 

소설이나 방송 등을 통해 천재의 삶이나 위대한 예술가의 삶이 묘사되는 것을 보면 대부분 밤과 낮이 뒤바뀌어 있거나, 다른 사람과의 약속도 잊은 채 일에  매달리다가 시간을 넘겨 버리곤 한다. 하지만 나는 천재가 아니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물론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사람치고 시간 관리에 허술한 사람을 본 적이 없다. 특히 미팅 약속이나 연습 약속처럼 다른 사람의 시간까지 연관된 경우에는 더더욱 말이다. 나는 지금까지 나 자신의 시간, 더 나아가 남과 함께 공유하는 시간을 '얼마나 철저하게 관리해서 낭비 없이 보람되게 활용할 것인가?'를 마음속 깊은 곳에 두고 이를 완벽하게 실천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런 화두에 대한 작은 답, 작은 실천이 지금의 내 생활 모습을 만들었고, 지금의 강수진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독일에 이런 속담이 있다.

['Morgen Stund' hat Gold im Mund.]

(아침 시간은 내 입에 금을 물어다 준다)

나는 새벽 5시경 정도가 되면 눈을 뜬다.

커피 머신의 전원을 켜고, 사우나 스위치를 올린다.

20여 분 동안 사우나를 한 뒤 나만의 아침 트레이닝을 시작한다.

그리고 아침 식사와 샤워를 마치고 극장으로 향한다.

다른 무용수들은 그때부터 옷을 갈아입고

몸을 풀 준비를 한다.

난 이미 몸이 풀려 있는 상태에서

다른 무용수와 발레단 아침 트레이닝을 시작한다.

나의 아침 트레이닝이

이제까지 나를 먹여 살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늘도 나는 새벽에 눈을 뜬다. 그리고 두 개의 스위치를 올린다.

No Pain, No Gain!

 

 

2002년, 우리는 그렇게 결혼했다. 어느 날 아침 9시에 시청에 가서 15유로를 내고 결혼 신청을 했다. 그리고 극장으로 가 트레이닝을 하고 저녁에 친한 친구들 10명 정도와 식사를 했다. 그것이 결혼식의 전부였다. 남들은 무슨 결혼식을 그렇게 소박하게 하냐며 면박을 주기도 했지만, 내겐 우리를 축복해 주는 부모님과 "오늘부터는 우리 둘이 같이 가자."는 툰치의 애정 담긴 속삭임만이 중요할 뿐이었다.

"여기 이 사람이 내 남편 툰치입니다."

내 목소리에 힘이 들어간다. 내가 그렇게 가지고 싶었던 내 남편이기에.

 

 

"툰치 씨에게 사랑은 무엇입니까?"

한국의 한 기자가 툰치에게 물었다.

툰치는 피식 웃었다. 그리고 이렇게 대답했다.

"한국말을 하나도 못 알아듣는데, 옆에서 3시간

앉아 있어 주는 거?"

툰치는 농담으로 한 말인지 모르겠으나

사실 그것이 '툰치식 사랑'이다.

참고로 툰치는 디스크가 있어

오래 앉아 있는 것을 힘들어 한다.

 

부인이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부인의 의견을 존중해 무조건 함께하는 것!

누구든 이런 남편이 뒤에 있다면,

충분히 자기 일에 열정을 다해,

원하는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자가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은

자유롭게 뛰어 놀 수 있는

나의 놀이터를 감싸고 있는 남편의 울타리가

나보다 더 크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나는 결혼에 대해

이렇게 정의 내리고 싶다,

'It is a Two-Player game'

더 이상 혼자 하는 게임이 아닌,

끊임없이 'How to play'에 대해

서로 의논하는 것.

 

 

매일 아침 나는 눈을 뜨면 몇 가지 일을 한 뒤 곧바로 스트레칭으로 시작해서 2시간가량의 개인 연습을 하는데, 이 시간 동안 만큼은 나는 남편의 존재는 물론, 인간 강수진이라는 존재도 잊은 채 오로지 '슈투트가르트의 수석 무용수 강수진'으로서만 존재한다. 그런데 가끔 연습을 하다가 누군가 나를 쳐다보고 잇다는 느낌이 들어 주위를 살펴보면 그곳에는 여지없이 툰치가 있다. 그는 한참 동안이나 내 곁에서 나의연습하는 모습을 보고 잇었지만, 나만의 연습 시간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그저 지켜봐 주고만 있던 것이다. 물론 그는 그냥 지켜보고만 있는 것이 아니다. 연습하는 동안에 보여지는 나의 동작, 표정 등을 면밀하게 살펴 내 몸 상태에 뭔가 이상은 없는지, 추가적으로 더 연습하거나 할 부분은 없는지 등에 대해 꼼꼼히 파악하고 잇는 것이다. 하지만 그 순간만큼은 절대로 참견을 하거나 불필요한 간섭을 하는 법이 없다. 그 시간만큼은 온전한 나의 시간이다.

 

 

나의 유일한 경쟁자는 '어제의 강수진'이다. 오늘 연습실에 들어서며 나는 어제 강수진이 한 연습조다 더 강도 높은 연습을 한 번, 1분이라도 더 하기로 마음먹는다. 오늘 무대에 오르며 나는 어제 강수진이 보여 준 공연보다 감동스러운 공연을 보여 줄 것을 다짐한다. 오늘 하루 눈을 뜨며 나는 어제의 강수진이 살았던 삶보다 더 가슴 벅차고 열정적인 하루를 살려고 노력한다.

 

 

나는 이미 정형화되어 있는 안무도 공연마다 똑같이 하지 않는다. 그때마다 느낌이 다르기도 하고 더 좋은 아이디어가 자꾸 떠오르기 때문이다. 특히 파드두(파트너와 함께 추는 발레)를 할 때는 나는 전에 없는 수다쟁이가 된다. 계속 아이디어가 생겨 더 좋은 것을 시도하고 싶기 때문이다.

"왼쪽보다는 오른쪽으로 도는 편이 네가 편하지 않아?"

"여기서는 날 좀 더 기다려주고."

"이 음악에서 네가 아직 멀리 있군. 오케이! 타이밍을 더 늦춰야겠어."

춤을 추면서 쉴 새 없이 말을 하니, 어떤 때엔 숨이 턱까지 차오를 때도 있다. 물론 파트너도 굉장히 힘들 것이다. 내 파트너들은 다 나의 성격을 알고 있다. 사실 그냥 지나치지 않는 내 성격은 남자 무용수들 사이에 유명하다. 그래서 연습실에 들어올 때부터 큰 한숨을 쉬고 들어오는 파트너도 있다. 위에서 주는 안무만 받아서 하는 발레리나도 많은데, 왜 그렇게 힘들게 스스로 연구하고 탐구하는지 의아해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모두 나의 완벽주의 때문이다. 이렇게 연습을 하고 무대에 올라갈 준비가 되어야만 잠을 잘 수 있다. 경험상 완벽하지 않으면 난 단 한숨도 잠을 못자고, 결국 동이 틀 때까지 침대에 누워서 계속 연습하고 만다.

 

 

발레에서는 이처럼 수많은 파트너와 파트너십을 맺으며 함께 일하게 된다. 그럴 때 대부분 우리는 알게 모르게 그들을 '파트너'와 'OK파트너' 그리고 'Best파트너'로 나누게 된다.

 

 

 

 

 

 

내가 외국어에 능통하게 된 비결은 굳이 꼽으라면 '절박함'과 '치열함'이었다.

 

 

절박함이 치열한 학습태도를 만나면

그 성과는 확연하게 달라진다.

 

 

 

 

 

 

"엄청난 꿈을 가졌으면서도, 대충 사는 사람"

나는 이런 사람을 절대 이해하지 못한다.

꿈은 열정적으로 움직이는 만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아마 내게 꿈이 없었다면

서른이 되기 전에 발레를 그만뒀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난 뼈에 금이 가도 멈출 수 없었다.

너무 고통스러워 눈물이 습관처럼 흘러내려도 멈출 수 없었다.

몸이 아픈 것보다 꿈이 아픈 게 더 견딜 수 없었기 때문에,

꿈이 있는 데 어떻게 불평만 하며 세월만 보낼 수가 있을까?

꿈이 있는 데 어떻게 환경만 탓하며 멈춰 서 있을 수가 있을까?

내가 아주 중요한 비밀을 하나 알려 줄게.

꿈은 아직 네가 받지 못한 인센티브야.

부탁할게,

네 삶의 가장 큰 인센티브를 놓치지 않기를.

 

 

 

 

 

극장에서 그날 계획한 연습을 모두 마치고 땀에 흠뻑 젖은 몸을 씻고 개운하게 집으로 향할 때의 그 시간! 내 몸이 느끼는 기분 좋은 피곤함과 집으로 옮기는 발걸음이 너무 좋다.

"오! 쥬 쉬 파티게(Oh! Je suis fatigue, 아 피곤해)."

그럴 때면 내 발레 인생의 가장 중요한 사람 중 한 분인 마리카 선생님이 고된 하루를 마치고 소파에 몸을 던지듯이 뉘이면서 내뱉었던 바로 그 말, 그 억양이 기억난다. 그때는 단순히 '선생님이 하루 종일 우리를 다그치고 감시하느라 몸이 피곤해서 그런가 보다.'라고 생각햇다. 그런데 세월이 지난 지금 다시 생각해 보면 선생님의 그 말 속에는 '오늘 하루도 계획한 것 이상으로 내 시간을, 내 몸을 충실하게 사용했어.', '나는 충분히 피곤해 할 만한 자격이 있어.'라는 일종의 자부심과 자기에 대한 만족감이 담겨 있었던 것 같다. 나 역시 그렇다. 하루를 마친 후 귀가하는 내 육체에, 내 영혼에 올라탄 피곤함의 무게는 내 하루에 대한 만족감의 무게와도 같다.

 

 

연습에 최선을 다하지 않고, 연습 시간에 끝장내지 못하는 사람치고 공연에서 기교의 끝, 표현의 끝, 파트너와의 호흡의 끝, 감동의 끝을 보는 성과를 냈다는 사람을 나는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삶의 매 순간 다른 곳에 한눈팔지 않고, 그 순간을 충분히 즐기며 끝을 보기 위해 최선을 다한 사람만이 자기 스스로를 만족하게 하고, 타인을 감동하게 하는 성과를 낼 수 있다.

 

 

이탈리아의 지휘자이자 영화음악계의 거장인 엔니오 모리꼬네Ennio Morricone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앉아서 곡을 쓰는 것이 아니라 내 삶 속에서 생각난 모든 것을 곡으로 쓸 뿐이다."

내게 있어서 발레도 마찬가지이다. 나는 무대 위에서만 발레를 하는 것이 아니라 내 삶 속의 모든 순간에 있는 발레 중 일부를 무대 위에 올리는 것뿐이다. 예술이든, 발레든 오로지 한 순간에만 반짝 치중한다면 1% 부족할 수밖에 없다. 잘 때, 먹을 때만 빼고 온 순간을 그것에 쏟아 부어야 한다. 이른바 삶과 발레의 혼연일체이다. 육체와 정신의 하모니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일과 생활이다. 따라서 육체와 정신, 일과 생활 등 내 삶의 모든 것이 하모니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내 맘이 가는 대로 내 몸을 그냥 두기! 최근 내가 가장 좋을 때는 아무 생각도 하지 않을 때다. 가끔 남편이 "무슨 생각하니?" 물어볼 때가 있다. 그러면 난 이렇게 대답한다.

"나, 지금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 완전 편한 상태!"

 

 

과녁을 겨누지 않고 화살을 쏘면 100% 빗나간다.

오늘 하루 목표를 정하라.

목표가 없으면 성취도 없다.

'더 멋진 목표를 세우라'는 다른 사람의 말에 현혹당하지 마라.

그대가 선택한 목표에 확신을 갖고

그걸 매일 반복하라.

지금 이 순간에 당신의 열정을 다하는 것,

그것이 바로 목표를 달성하는 가장 빠른 길이다.

 

 

 

 

 

 

 

 

독립 운동가인 김구 선생께서 즐겨 외우셨다던 서산대사西山大師의 '선시禪時' 중에 이런 시가 잇다.

 

'눈 덮인 들판 길을 걸어갈 때

발걸음 하나라도 어지러이 가지 마라.

오늘 내가 걸어간 이 발자취는

반드시 뒤에 오는 이의 이정표가 될 터이니.'

 

나는 이 시를 볼 때마다 나의 선배들, 나 그리고 내 뒤를 이어 등장 할 많은 무굥수들을 떠올린다. 어렵고 척박한 환경을 의지와 사명감으로 극복하며 힘겹게 한국 발레의 초창기를 이끌어 오신 선배 덕분에 지금의 나 강수진이 있을 수 있었다. 그런 나의 내한 공연을 보며, 먼 이국에서 들려오는 강수진의 소식을 들으며 발레리나의 꿈을, 자신의 분야에서 무언가를 이루는 한 여자의 꿈을 꾸고 있는 후배들이 있을 것이다.

 

 

 

 

 

꿈을 놓치지 마라.

꿈이 없는 새는 아무리 튼튼한 날개가 있어도 날지 못하지만

꿈이 있는 새는 깃털 하나만 가지고도 하늘을 날 수 있다.

지금 내가 열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이유는

내 몸이 튼튼하거나

내 나이가 젊어서가 아니다.

놓치고 싶지 않은 꿈을 가지고 있기에,

나를 미치게 만드는 꿈을 가지고 있기에

깃털 하나만으로도 무대 위에서 날아다닐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로 보면 내 인생은 참 심플하다. 삶을 복잡하게 살지 않으니 발레에만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사람들은 내가 발레를 하기 위해 태어난 몸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당신이 나와 같은 하루를 보내기 전에는

나에 대한 판단을 하지 않기를 바란다.

그대가 편안하게 길을 걸으며 풍경을 감상할 때

나는 발가락으로 온 몸을 지탱하며

목숨을 걸고 전쟁처럼 하루를 보냈다.

발레를 하기 위해 태어난 몸은 없다.

하루도 그냥 보내지 않은 치열한 인생이 있을 뿐.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일은 남의 인생을 대신 사는 것이다.

부디 너의 인생을 살라.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어 성공하는 것보다는

내 모습 그대로 살면서 시련을 겪는 게 낫다.

나는 여전히 하루에 18시간 연습을 한 덕분에

비정상적인 발을 가지고 있지만,

행복하다.

때론 행복한 마음을 주체할 수 없어 눈물이 흐른다.

내 인생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하는 무용 테크닉이나 연습법, 무대에서 필요한 기교 등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였다. 남들과 다른 강수진 만의 무엇을 끝없이 찾아내고, 만들어 오고, 그를 다듬어 온 과정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언제 어느 때고 자신만의 색깔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남과 비슷한 나로는 절대로 성공하지 못한다. 인내심과 꾸준한 노력을 바탕으로 자기 자신만의 개성을 찾기 위해 끝없이 도전해야 한다.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것을 갖고 있다.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과 의지를 가져야 한다. 자신의 모습 중 남들이 가지지 못한 것을 발견해서 그를 키워 나가야 한다.

 

 

인생이라는 무대 위에서 넘어지지 않는 사람은 없다.

나 역시 셀 수 없이 수많은 작품을 준비하면서

한 번도 넘어지지 않은 적은 없었다.

인생에서 넘어지는 건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문제는 일어서는 것이다.

기억하라.

우리는 언제나 넘어진 그 자리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아프다고 고통스럽다고 주저앉으면,

그 사람의 인생은 거기에서 끝난다.

수없이 일어섰기에 나는

'강수진' 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당신도

세상이 모두 아는 당신만의 이름을 갖고 싶다면,

아프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어서라.

 

 

 

 

 

나의 일상은 지극히 단조로운 날들의 반복이었다. 잠자고 일어나서 밥 먹고 연습, 자고 일어나서 밥 먹고 다시 연습, 어찌 보면 수행자와 같은 하루하루였다. 하지만 내가 알고 있는 한 어떤 분야든 정상에 오른 사람들의 삶은 공통적이게도 조금은 규칙적이고 지루한 하루의 반복이었다.

나는 경쟁하지 않았다. 단지 하루하루를 불태웠을 뿐이다. 그것도 조금 불을 붙이다 마는 것이 아니라, 재까지 한 톨 남지 않도록 태우고 또 태웠다. 그런 매일매일의 지루한, 그러면서도 지독하게 치열했던 하루의 반복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나는 하루의 95%를 살았다는 느낌이 들면 그날에는 잠을 잘 자지 못했다. 보통 사람은 '80% 정도면 괜찮지 않아?'라고 생각하며 자신의 하루에 만족하지만 나는 그렇게 되질 않는다. 하루를 100% 만족하게 살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 다음날 아침에는 조금이라도 일찍 극장에 나가서 연습하고 싶다는 욕심에 평소 기상 시간보다 더 빨리 일어난다. 그리고 전날보다 더욱더 집중하려고 노력한다. 그렇게 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 몰입한 나의 한 시간은 어떤 이의 세 시간이다. 그냥 하루를 보내는 것과 몰입해서 하루를 보내는 사람의 시간은 다르다.

 

 

하루에 4시간씩 자면서 일하는 것이 성공의 필요충분조건은 아니다. 새벽 4시에 일어나 일과를 시작하든, 8시에 일어나든 잠을 얼마나 조금 자고 일했느냐가 성공을 좌우하는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라는 얘기이다.

중요한 것은 '깨어 있을 때 얼마나 몰입했느냐'하는 것이다. 열심히 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문제는 얼마나 집중해서 문제 해결을 하기 위한 노력을 했느냐 하는 것이다. 시간이 적더라도 얼마만큼 몰입했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비근한 예로, 연습을 하다가 시계를 본다면 이미 집중을 안 하고 잇다는 것이다.

 

 

그 후 토슈즈를 하루에 네 켤레나 갈아 신을 만큼 매일 18시간의 피나는 연습에 돌입했다. 하루하루가 땀과 눈물의 연속이었다. 하루에 18시간씩 연습하며 한 시즌에 200~250개씩 토슈즈를 바꿔 신었다. 그야말로 살인적인 수준의 강행군이었다. 그러다 보니 슈투트가르트 극장의 토슈즈 물품 담당자가 내게 찾아와 제발 토슈즈 좀 아껴 신으라고 충고한 적도 있을 정도였지만, 대신 나의 발레 실력은 이전과 비교조차 할 수 없을 만큼 확연하게 성장해 있었다.

 

 

'미친다'라는 상태는 곧 몰입이다. 이것은 진심으로 일을 즐길 때만 가질 수 있는 감정 상태다. 미치려면 자신이 무엇을 할 때 가장 즐겁고 재미를 느끼는지 스스로 잘 아는 것이 중요하다. 일단 재미있다면 지금 당장 그게 돈이 되지 않더라도 우직하게 즐기면 된다. 그러면 언젠가 그 재미는 반드시 당신에게 보답할 날이 온다.

 

 

내겐 내일이 없다.

나는 발레를 시작한 후 지난 30년 이상을

시한부 인생으로 살아왔다.

내게 내일은 없다는 생각으로 오늘을 맞이했고,

절실하게 맞이한 오늘을 100% 살아 냈다.

그 하루가 모여 지금의 내가 되었다.

오늘 하루만 살 수 있는 시한부 인생이라고 생각하고,

하루를 맞이하라.

지금 주어진 기회가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그 일을 시작하라.

당신의 내일이 달라질 것이다.

 

 

 

 

 

 

 

그 정도의 사고방식이라면 절대 성공할 수 없다. 처음 얼마 동안 군무에조차 끼지 못했을 때, 그리고 그 뒤 7년 정도나 군무 생활을 해야 했을 때 나는 그 이유가 '내가 독일인 또는 서양인이 아니어서 그런가?'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저 내가 내린 답만을 반복적으로 되뇌었다.

'나는 경험이 부족하고 아직 더 배워야 할 것이 있어서 군무를 추고 있는 것이다.'

만일 그때 내가 독일인 또는 서양인이 아니어서라고 생각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다시 태어나지 않는 이상 내 인종과 민족은 바뀌지 않는다. 내가 내 의지와 노력으로 바꿀 수가 없는 부분이라는 말이다. 그럼 그 순간부터 내 의욕과 동기는 사라져 버리고 말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때 경험과 실력이 나의 문제라고 생각했기에 나는 경험을 쌓기 위해 그 오랜 군무 기간을 묵묵히 참아낼 수 있었고, 실력을 쌓기 위해 피눈물 나는 혹독한 연습을 해낼 수 있었던 것이다.

 

 

내 인생을 돌아보니

성공의 비결은 결코 운이 아니다.

성공한 사람의 부와 명예만을 바라보지 마라.

또 그게 운으로 이룬 것이라 생각하지 마라.

셀 수 없이 많은 고통에 몸이 찢겨 나가도

웃으며 앞으로 나아갔던 사람들의 시린 상처를 들춰 보라.

거기에 답이 있다.

까지고 부러지고 찢어진 내 두 발,

30년 동안 아물지 않은

그 상처가 나를 키웠다.

 

 

 

 

 

 

 

취미로 발레, 어떠세요?

 

누군가 나에게 자기가 직접 발레를 하거나 자녀들에게 발레를 시켜 보려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으면 그에 대한 나의 대답은 언제나 "예스!"이다.

그것이 전문적이든, 취미 생활이든 혹은 사회 체육의 한 방편으로 배우는 것이든 모두에게 발레를 배우길 권장하고 싶다.

"잘 생각하셨어요. 하루라도 빨리 시작하세요."

 

 

발레는 몸으로 표현하는 예술이므로, 일반인들이라면 사소하게 흘려 넘겨 버리고 말았을 작은 동작, 작은 몸짓 하나까지도 신경 써서 가다듬는 훈련을 하고, 자연스러운 손동작 하나, 일상적인 몸의 자세, 얼굴 표정 등을 올바르게 하는 법을 배운다. 그러한 바른 자세로부터 나오는 아우라가 당당한 모습으로 빛내 주고, 그런 빛은 자연스레 사람들을 주위로 끌어모으는 힘이 된다.

 

 

근육으로도 음악을 들어라

 

'딱!'

벌써 다섯 대째, 다른 일이라면 무던하게 넘기겠지만, 나는 누군가 나를 때리는 것이 너무 싫었다. 물론 다른 사람에게 맞는 걸 즐기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겠지만, 나는 그 정도가 심해서 그런 상황을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특히나, 내가 이해하고 수긍이 가지 않는 이유로 맞는다면!

 

 

젊음의 특권은 마음만 있으면 뭐든지 다 해 볼 수 있는 나이이다. 나이가 들어서는 고생스러워서 쉽게 시도해 보기 어려운 일도 젊어서는 낭만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여 즐겁게 해 볼 수 있다. 나이가 들어서는 돈이 없으면 가 보기 어려운 곳도 젊어서는 건강한 신체와 약간의 육체적 수고로움을 투자하여 충분히 가 볼 수 있다.

나이가 들어서는 시간이 아까워서 배우기 어려운 것들도 젊어서는 삶의 다양함을 추구한다는 명분하에 자투리 시간을 모아서 배워볼 수 있다. 나이가 들어서는 부끄러워서 차마 하기 어려운 행동도 젊어서는 쉽게 용서받을 수 있으니, 다시 만회할 수 있으니 과감하게 시도해 볼 수 있다.

 

 

사람들은 내게 롱런하는 비법을 묻는데, 답은 간단하다. '인간존중'이다. 실력 이전에 모든 것이 사람이 하는 일이다. 사람을 존중하는 마음이 배제된 채 성공할 수 있다는 헛된 꿈은 애초부터 버려야 한다. 지위가 높거나 낮거나 인간을 인간으로 대하고 서로를 받아들여 '상대방을 한 인격체로 존중하는 것'은 어디를 가든 당신의 장점이 될 것이다.

실력은 인격이라는 기초가 마련된 후, 그 위에 쌓아야 한다. 산도 그렇지만, 정상은 어디든 바람이 세게 분다. 정상은 처음의 마음을 간직하고 살기 힘들게 만든다. 때문에 오래도록 정상에 남고 싶다면, 먼저 제대로 된 인격을 갖추려 노력하고 그 첫 마음을 계속적으로 유지해야 한다.

 

 

발레도, 사회생활도 마찬가지다. 모든 것은 실력이 좌우한다. 틀린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어떤 테크닉으로, 어떤 기술을 써서, 어떤 성과를 내고, 어떤 경력을 쌓아나갈 것인가?' 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어떻게 사람을 대하고 그들과 어떻게 좋은 관계를 맺어나갈 것인가?', '얼마나 나의 삶에 그리고 나와 함께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좀 더 솔직하고 겸손할 것인가?'이다.

 

 

성공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먼저 자신을 돌아보고, 주변을 돌아봐라.

그리고 진심에서 우러나는 모습으로 그들을 대하고,

반갑게 인사하라.

그러고 나서 조금 여력이 된다면 도와줄 점은 없는지

진심으로 뭔가 해 줄 수 있는 것이 없는지를 끊임없이 살피고,

있다면 흔쾌히 기쁜 마음으로 도와줘야 한다.

더 이상 한국만이 동방예의지국이 아니다.

글로벌 무대에서 성공하려면,

자신이 하고자 하는 분야에서 1등이 되려면,

자기가 머무는 곳, 자기가 일하고 있는 분야,

자기가 사람들을 만나는 곳,

그곳이 바로 세계 최고의 '예의지국'인 듯,

그렇게 행동해야 한다. 

 

 

 

 

 

 

 

 

 

 

 

 

 

 

 

 

posted by 황영찬
2017. 5. 26. 14:54 내가 읽은 책들/2017년도

2017-023 먹고 사는 것의 생물학

 

김홍표 지음

2016, 궁리

 

대야도서관

SB112183

 

476

김97ㅁ

 

입에서 항문까지, 소화기관으로 읽는

20억 년 생명 진화 이야기

 

광합성을 통해 포도당을 직접 만들 수 있는은 조류를 포함하는 식물만의 능력이다. 초식동물이건 육식동물이건 자기 스스로 생존에 필요한 영양소를 만들지 못한다. 인간도 예외는 아니다. 그렇기에 소화기관은 생명을 유지하는 장소로서 당연히 진화해야 했고 생명이 태양으로부터 도달한 에너지를 활용하는 가장 기본적이고 익숙한 형태로 자리 잡았다. 수십억 년에 걸친 생명 역사에서 음식물 안에 농축된 에너지를 얻어내는 방법의 개선 혹은 참신성이 궁극적으로 38개에 달하는 동물문의 진화를 이끌어냈다.

 

단세포 생물 아메바부터 호모 사피엔스까지,

'먹고 소화하고 배설하는' 행위로 새롭게 이해하는

특별한 생물학! 그리고 생명의 진화사!

 

광합성을 하는 식물이나 조류algae, 일부 세균을 제외하고, 지구상에 '먹는 일'에 무관한 생명체는 없다. 진핵세포가 등장한 20억 년 전부터 섭취와 배설 사이를 오가며 살아가는 온갖 생명체에 대한 찬가!

하나의 세포는 입, 후두, 식도, 위, 장, 항문과 같은 소화기관이 있는 생명체로 어떻게 진화한 것일까? 철새는 제대로 먹지 않고 어떻게 수천 킬로미터를 날 수 있을까? 나비는 왜 성충과 유충의 먹이가 다를까? 포도당은 왜 다른 에너지원을 제치고 우선적인 에너지원이 되었을까? 왜 대장은 그토록 많은 세균이 살까? 장내 세균이 인간의 사회성을 키워준다고? 옥수수와 같은 C4 식물이 나타난 것은 언제이며, 왜 나타났을까? 부드러운 가공식품은 인간의 섭식 과정에 어떠한 변화를 만들어낼까? 아주대학교 약학대학 교수인 저자가 기초 생물학, 의학, 진화생물학, 물리학 등 최신 과학 연구 성과를 두루 살피며 생명체의 장대한 진화사를 읽어낸다!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약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아주대학교 약학대학 교수이다. 국립보건원 박사후 연구원과 인하대 의과대학 연구교수를 지냈으며 피츠버그 의과대학, 하버드 의과 대학에서 연구했다. 천연물 화학, 헴 생물학, 바이오 활성 가스 생물학, 자기소화, 면역학과 관련된 여러 편의 논문을 썼다. 한국연구재단이 톰슨로이터 DB의 피인용 상위 10% 논문을 대상으로 분석한 조사에서 '2009~2014년 한국인 기초과학 상위 연구자'로 의학(4위), 약학(3위) 두 분야에 이름을 올렸다. 연구분야와 관심분야는 기초 생물학과 진화생물학, 진화의학이다. 지은 책으로 『산소와 그 경쟁자들』이 있고 옮긴 책으로 『내 안의 바다, 콩팥』, 『우리는 어떻게 태어나는가』, 『진화와 의학』, 『인간과 동물의 감정표현』, 『신기관』, 『제2의 뇌』가 있다.

 

차례

 

들어가며

 

1장 | 멀고 먼

우리는 무엇을 먹는가? | 영양소 삼두 정치 | 불의 발견, 식품 가공의 불을 댕기다!


2장 | 굶기와 폭식 사이에서: 소화기관의 역동성

사는 것은 버티는 것인가? | 겨울을 날다 | 올챙이와 개구리의 식단 | 탕가니카 호수의 시클리드 | 무엇이 너를 먹는가? | 인간의 소화기관 | 소화기관의 일반적 특성 | 소화혈관계 내강 | 통관과 브라큐어리 | 무체강동물


3장 | 다세포 생물의 진화

효모도 뭉친다 | 외독소와 다세포 동물의 진화 | 마이크로 RNA | 종속 영양 생명체


4장 | 해면은 동물이다

동정편모충류: 다세포성의 진화 | 정자는 단 한 번 진화했다? | '내 안의 해면' | 세포 접착과 세포 밖 소화 | 라론 증후군: 인슐린의 기원 | 신경계의 기원 | 중배엽의 기원 | 좌우대칭의 진화 | 마침내 입과 항문


5장 | 통관은 멀리 흐른다

선구동물과 후구동물 | 체강 | 원생동물문의 소화 | 해면동물의 소화 | 무척추동물의 소화 | 척추동물의 소화와 음식물의 여정 | 물의 대차대조표 | 식물도 그저 죽지는 않는다 | 부속 소화기관 | 인간 혈관계 | 적혈구의 변화는 두 가지 방향에서 일어났다 | 소화기관과 함께하는 호흡기관? | 나중 생겨난 것이 먼저 썩는다?


6장 | 소화기관의 진화

앞뒤축을 따르는 소화기관의 발생 유형 | 발생 과정의 등대지기, 섬모의 역할 | 좌우대칭하기의 어려움? | 연날리기 물리학: 좌우대칭동물의 진화 | 냉수마찰을 좋아하는 초파리 유충 | 소화기관이 만들어지기까지 | 거친 그림 그리기 | 배아 둘러싸기 | 장간막 | 투망 던지기 | 구멍 만들기 | 복막 | 간에는 별 모양의 세포가 있다 | 입에서 생선 썩는 냄새가?


7장 | 뭐가 필수적이라고?

포도당은 보편타당 | 잘 부서지는 리보오스 | 과당과 포도당 | 마라톤 선수는 어떻게 2시간을 넘게 달릴 수 있는가? | 포도당과 과당의 슬픈 이야기 | 인간 모유와 갈락토오스 | 글리코겐 진화 | 유생의 진화와 브로드 유전자: 음식 나눠 먹기


8장 | 나는 진정 누구인가?

왜 소장에 세균이 적은가? | 세균은 무얼 먹고 사는가? | 장내 세균의 원격조종 | 3억 년 내내 천적 | 바퀴벌레와 흰개미 | 통합유전체 진화이론: 동물과 세균의 키메라 | 장내 세균: 마트료시카 세상 | 왜 셀룰로오스를 잘 먹지 못하는가? | 14세기의 똥에서 발견된 무기 경쟁의 흔적 | 입 속의 거주자들


9장 | 소화기관 물리학

융모는 어떻게 생겼나? | 침 안의 효소: 음식의 물리학 | 자연은 어떻게 움직이는가?: 복잡계 생물학 | 자기 조직화와 질서의 기원 | 크기와 계량화 | 프랙털 생물학? | 카오스? | 먹는 것도 복잡계? | 진핵세포와 원핵세포의 대사율 | 미토콘드리아와 세포 거대 자본의 탄생


10장 | 옥수수 수염과 신석기 혁명

옥수수 수염 | 밀란코비치 주기와 고대 기후변화, 그리고 인류의 진화 | C4 | 농업혁명 | 여전히 인간은 진화 중인가? | 유전자 복사본의 수 | 무골호인과 잃어버린 유전자?


11장 | 인간의 최적 식단: 지상 최대의 인간 실험

더 달고 더 부드러운 | 부티르산의 비밀 | 구석기 식단 | 내일의 소화기관


참고문헌 | 그림 출처 | 찾아보기

 

 

이누이트족[-, Inuit]

베링 해에서 캐나다와 그린란드와 북동아시아 축치 반도해안에서 사는 북극 원주민을 말하며 지역과 식량을 채취하는 방식에 따라 17개의 부족으로 나눈다. 이들이 사는 지역은 달라도 언어와 체형과 문화는 아주 비슷하며 주변의 민족과는 완전히 다르다. 그들은 에스키모-알루샨 언어 계통의 방언인 에스키모어를 쓰며 지난 5천 년 동안에 서쪽에서 동쪽으로 전파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순록도 키우고 바다에서 물고기도 잡지만, 식량과 조명과 조리용기름과 의복과 도구와 무기의 대부분을 바다에 있는 포유류한테서 얻는다. 과거에는 얼음집인 이글루에서 살았고 개썰매를 몰고 카약과 작살을 썼으나 지금은 현대장비를 많이 쓴다. 인구는 모두 60000명 정도로, 그린란드에 1만 명, 알라스카에 29000명, 캐나다에 19000명, 시베리아에 2000명 정도가 있다. 1970년대부터 캐나다와 그린란드에 있는 원주민을 이누이트족이라고 부르며, 알라스카와 시베리아에 있는 원주민들에게는 통용되지 않는다.

 

 

지청구

명사

1 . [같은 말] 꾸지람(아랫사람잘못꾸짖는 ).
2 . 까닭 없이 남을 탓하고 원망함.

 

 

척삭동물[Chordata, ]

척삭동물을 의미하는 ‘Chordata’라는 명칭은 ‘끈’이라는 의미의 그리스어 ‘chordē’에서 유래되었다. 전세계 약 7만여 종 이상이 있으며, 육지, 수중, 공중 및 지구 상 모든 곳에 살고 있다. 발생 초기의 배()에 척삭()이 형성되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 척삭은 종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일생 체내에 존재하는 경우도 있고, 종에 따라 발생과정 중 퇴화하거나 소멸하는 경우도 있다.

체절()로 나누어진 몸은 좌우대칭이고, 3배엽성으로 체강이 잘 발달되어 있다. 내부골격은 뚜렷하며 척주 · 두개 · 내장골 및 지대(), 2쌍의 관절이 있는 부속지의 뼈로 구성되어 있다. 골격은 연골 또는 경골이거나 이 두 가지가 함께 존재하기도 한다. 발달 과정이 복잡할수록 골격근의 수가 많고 신경계의 발달과 더불어 복잡하고 미묘한 운동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척삭의 등쪽으로 중추신경계가 있으며 신경관을 이루며 앞쪽 끝 부분은 뇌로 발달한다. 이들은 모두 원구(, 발생 초기 소화기관이 될 원장과 통하는 구멍)가 항문으로 되고 2차적으로 생긴 입을 가지는 후구()동물의 하나이다. 일생 또는 생활사의 초기 인두()에 아가미열[]이 짝지어 있다. 순환계는 폐쇄형이고 심장은 소화관에서 배쪽으로 있다. 소화계는 잘 발달되어 있다. 생식은 무성생식 또는 유성생식을 하며 난할은 방사형으로 좌우 대칭이다.

척삭동물문은 미색아문(:멍게류 ·탈리아류), 두색아문(:창고기류), 척추동물아문()의 3아문으로 분류된다. 미색류는 유생()에만 척삭이 있고 두색류는 일생동안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척추동물은 배나 유생의 시기가 지나면 추골()로 된 척주()로 대치된다. 학자에 따라 미색동물과 두색동물을 합쳐 원색동물문()으로 하고 척추동물을 독립된 문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척삭동물은 극피동물과 함께 후구동물의 장체강()동물에 속한다. 국내에는 약 1500여종 이상이 밝혀져 있다.

 

 

초록띠굴개구리

특정 동물들이 겨울날이나 여름날 긴 잠을 자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극심한 추위나 더위를 피하기 위해서? 그런 목적도 크지만, 먹이가 부족한 상황에서 에너지 소모를 피하려는 불가피한 선택으로도 볼 수 있다.

 

 

긴부리참도요

먼 거리를 이동하는 철새들은 이동 경로의 먹이 상태에 따라 소화기관을 탄력적으로 운영한다. 먹잇감이 풍부한 지역을 여행하는 긴부리참도요는 비행 도중에 소화기관의 크기를 늘린다.

 

 

아프리카발톱개구리[African clawed frogs, Xenopus laevis]

몸길이는 약 12cm이다. 뒷발에 있는 3개의 발가락에 단단한 발톱이 붙어 있고 남아프리카 등지에 분포하고 있어, 아프리카발톱개구리라는 이름이 붙었다. 유생 기간 동안에는 몸이 투명하며, 성체의 몸은 황토빛 또는 초록빛으로 얼룩덜룩하다. 성체는 물 속에서 생활하며, 이빨과 혀가 없고 공기호흡을 한다. 위험시에는 단단한 발톱으로 진흙을 파고 들어간다.

 

 

 

 

곤댓짓하다

동사

뽐내어 우쭐거리며 하는 고갯짓하다.

 

 

돌묵상어[basking shark]

고래상어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상어로, 최대 몸길이가 15m나 되는 것도 있다. 몸은 방추형()이다. 주둥이는 짧고 둥글며 앞이 뾰족하다. 몸에 비해 양 턱의 이빨은 아주 작으며, 촘촘하게 나 있다. 가슴지느러미·등지느러미·꼬리지느러미 모두 크고, 제1등지느러미는 가슴지느러미 뒤쪽에 있다. 제2등지느러미와 뒷지느러미는 제1등지러미의 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아가미구멍도 매우 커서 머리 부분에서 배까지 길게 이어진다. 몸빛깔은 등 쪽은 회갈색, 배 쪽은 연한 색을 띤다.

번식 방법은 아직까지 정확하게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난태생()으로 추정된다. 보통 12~16년이면 어미가 되는데, 일설에는 임신 기간이 3년이 넘는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이 말이 사실일 경우 척추동물 가운데 임신기간이 가장 긴 것이 되지만, 아직까지는 정설이 없다. 입을 크게 벌리고 천천히 유영()하면서 플랑크톤을 걸러 먹는데, 보통 1마리 또는 2~3마리 단위로 생활하고, 많을 때는 100여 마리씩 무리를 짓기도 한다.

다 자란 어미의 경우 보통 몸길이는 10m 내외이며, 전 대양온대 연안에 주로 서식한다. 거대한 몸체와는 달리 성질이 온순해 사람을 공격하지는 않는다. 간()이 몸무게의 1/4에 달하기 때문에 기름과 육질·화장품상업용으로 많이 이용된다. 한국의 동해안과 서해안에도 자주 나타나며, 어민들 사이에서는 '물치'로 불린다.

 

 

해파리와 납작벌레

자포동물인 해파리(위, Scrippsia pacifica)와 편형동물인 납작벌레(아래, Pseudobiceros bedfordi)는 배설기관과 중추신경계가 따로 없다. 신체기관이 단순한 이들은 하나의 통로를 입이자 항문으로 사용한다.

 

 

자포동물[Cnidaria, ]

좁은 의미에서 강장동물의 별칭이다. 당초에 강장동물을 무자포류()와 자포류의 2아문()으로 분류하였을 때 자포류를 지칭하였다. 무자포류를 분리하여 유즐동물문()으로 따로 독립시킴으로써 자포류만으로 다시 강장동물문이 되면서 자포류라 하던 것을 자포동물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난로간해면(Aplysina archeri)

해면은 바닷물을 여과해 필요한 세균이나 유기물질을 흡수한다. 세포 내 소화를 하기 때문에 소화기관이 따로 없다.

 

 

테트라하이메나

단세포 섬모충류 원생동물 테트라하이메나(Tetrahymena theopila). 세포에 막으로 싸인 핵을 갖춘 진핵생물이 진화를 밝히는 중요한 동물이다.

 

 

 

 

 

 

 

벌새

벌새는 긴 부리를 꽃에 박고 서 있기 위해 1초에 50번 날개를 움직인다. 1초에 50회다. 

 

 

 

 

 

바퀴벌레

3억 년 전부터 지구상에 살아온 바퀴벌레. 현재 전세계에 4,000종 이상이 분포한다. A. 이질바퀴(독일) B. 잔이질바퀴(미국) C. D. E. 잔날개바퀴(호주)

 

 

구강세균

충치와 관련 있는 스트렙토코쿠스 무탄스(Streptococcus mutans, 위), 잇몸질환을 일으키는 포르피로모나스 긴기발리스(Porphyromonas gingivalis, 아래). 인간의 구강 내에는 약 100억 마리의 세균이 산다. 구강 세균은 그 종류만 700종이 넘는다.

 

 

산업화된 '세포 밖 소화'

동물 진화의 역사를 '세포 내 소화에서 세포 밖 소화로의 변화 과정'이라고도 설명할 수 있다. 인간은 영양분이 될 물질을 입과 위, 소장과 같은 '세포 밖'에서 잘게 쪼개서 '세포 안'으로 들여보내는 과정을 매일같이 반복한다. 이제 우리의 소화기관이 담당하는 이 일을 산업화된 식품 공장에서도 대신해주고 있다. 세포 밖 소화가 공장에서도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posted by 황영찬
2017. 5. 24. 12:58 내가 읽은 책들/2017년도

2017-022 새로운 생각은 받아들이는 힘에서 온다

 

김용택 지음

2015, 샘터

 

대야도서관

SB107756

 

802

김65ㅅ

 

시인의 마음으로 보고 듣고 생각하고 표현하기

 

아우름 07

 

다음 세대가 묻다

"내 생각을 써보라고 하는데, 뭘 써야 할지 모르겠어요."

 

김용택이 답하다

"한 그루 나무를 보고 '나무에 새가 앉아 있다'고 쓰면 그게 글입니다.

하나를 자세히 보면 다른 것도 보입니다. 하나를 알면

열을 알게 되지요. 그래서 열을 쓰게 됩니다."

 

김용택

 

섬진강 시인이다. 1948년 전북 임실에서 태어났다. 농림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농장주가 되는 것이 꿈이었으나, 빚을 내서 오리를 키우다 망했다. 그러다 뜻하지 않게 교원양성소 시험을 치렀는데 덜컥 합격해 스물두 살에 모교인 덕치초등학교 교사가 되었다.
교사가 되고서 책을 읽기 시작했고, 책을 읽다 보니 생각이 일어나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어느 날 그것이 시가 되었다. 1982년 창작과비평사에서 펴낸 '21인 신작 시집' 《꺼지지 않는 횃불로》에 <섬진강> 외 여덟 편을 발표하면서 문단에 발을 내디뎠다.
그 후 시집 《섬진강》, 《맑은 날》, 《그대, 거침없는 사랑》, 《그 여자네 집》, 《나무》, 《연애시집》, 《그래서 당신》, 《수양버들》, 《속눈썹》, 《키스를 원하지 않는 입술》 등을 냈고, 김수영문학상, 소월시문학상, 윤동주문학대상 등을 받았다.
산문집으로 《김용택의 섬진강 이야기》(전8권), 《인생》, 《아들 마음 아버지 마음》, 《사람》, 《오래된 마을》, 《아이들이 뛰노는 땅에 엎드려 입 맞추다》, 《내 곁에 모로 누운 사람》 등을, 자신이 사랑한 시를 묶어 평한《시가 내게로 왔다》(전5권)를 냈다. 동시집으로 《콩, 너는 죽었다》,  《내 똥 내 밥》, 《너 내가 그럴 줄 알았어》 등이 있다.
2008년 퇴직한 후 전국을 다니며 강연을 하고, 글을 쓰며 지낸다. 다가오는 봄, 태어나고 자란 진메마을 자기 집으로 간다. 그곳에서 15분 공부하고 45분 쉬는 학교를 열 생각인데, 그 학교의 이름은 '가끔 열리는 학교'다.

 

| 차 례 |

 

여는 글 | 받아들이는 힘이 세상을 새롭게 그려 낸다


1장. 보는 것이 세상 모든 것의 시작이다
  

  임실 하면 뭐가 유명하지요?
  작고 하찮은 것들이 전부다
  오래된 마을 이야기
  여든여덟 개의 징검다리를 다 건너가려면
  시인과 느티나무


2장. 자연이 말해 주는 것을 받아쓰다
  

  자연이 하는 말을 받아 땅 위에 적다
  가장 일찍 꽃이 피는 나무, 가장 늦게 잎이 피는 나무
  덕치면 꾀꼬리는 어떻게 울까
  두 줄 지푸라기 위에 뜬 하얀 달
  사람이 그러면 못써


3장. 가르치면서 배우다

  한 학교를 37년간 다니다
  가르치면서 동시에 배우다
  네 나무가 어떻게 하고 있데?
  뭘 써요, 뭘 쓰라고요?
  빡빡하게 칠해 봐


4장. 사는 것이 공부고 예술이 되어야지

  받아들이는 힘을 키우는 일, 공부
  오늘부터 엄마 말 듣지 마라
  새로운 땅을 딛게 해준 선생님, 책
  나름대로 잘 살면 된다


5장. 길 없는 산 앞에 서 있는 너에게(인터뷰)

  좋아하는 일을 찾는 것이 먼저다
  무엇을 하며 사느냐보다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다
  삶이 해답을 가져다주리라

 

 

지금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을 바라보는 일이다.

산을 바라보고,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고,

사람들의 모습을 바라보고,

눈이 오고, 바람 불고, 꽃 피고, 새가 우는

우리들의 삶을 바라보는 일을 가르쳐야 한다.

바라보아야 무엇인지 알고

무엇인지 알아야 이해가 되고

이해가 되어야 그것이 내 것이 된다.

그럴 때 아는 것이 인격이 된다.

 

 

들판 끝에 물드는 노을이 예술이다.

빈 논에 오는 눈이 그림이다.

산굽이 도는 물소리, 눈 위에 눈 오는 소리,

새소리, 바람 소리가 음악이다.

농부들이 널어 둔 벼가 그림이다.

나무 그늘 아래 서 있는 내 모습이 예술이다.

내 앞에 서 있는 네가 한 편의 시이고, 그림이고, 영화다.

 

 

어머니는 글자를 모른다. 글자를 모르는 어머니는 자연이 하는 말을 받아 땅 위에 적었다. 봄비가 오면 참깨 밭으로 달려갔고, 가을 햇살이 좋으면 마당에 호박 쪼가리를 널어 두었다가 점심 때 와서 다시 뒤집어 널었다.

아침에 비가 오면 "아침 비 맞고는 서울도 간다"고 비옷을 챙기지 않았고 "야야, 빗낯 들었다"며 비의 얼굴을 미리 보고 장독을 덮고 들에 나갔다. 바다를 보지 못했어도 아침저녁 못자리에 뜨는 볍씨를 보고 조금과 사리를 알았다. 감잎에 떨어지는 소낙비, 밤에 우는 소쩍새, 새벽하늘 한쪽 구석에 조각달, 하얗게 뒤집어지는 참나무 잎, 서산머리에 샛별이 글이었다.

동네에서 일어나는 일이 남의 일 같지 않다고 했다. 사람이 그러면 안 된다고 했다. 난관에 처할 때마다 어머니는 살다가 보면 무슨 수가 난다고 했다. 세상에는 가보지 못한 수가 얼마나 많은가. 어머니는 사는 게 공부였고, 평생 공부했고, 배우면 써먹었고, 사는 게 예술이었다. 어머니는 해와 달이, 별과 바람이 시키는 일을 알고 그것들이 하는 말을 받아 땅에 적으며 있는 힘을 다하여 살았다.

 

 

가르치면서 배운다.

교육은 '자기 교육'이다.

 

 

느티나무 김경수

 

내 나무는 마을 앞에 있는

커다란 느티나무다.

아침에 학교에 오면서 보니까

느티나무 밑에

할아버지들이 놀고 있었다.

할아버지들이 노는 그 앞에는

시냇물이 흐르고

시냇물 건너에는 들판이 있는데

들판에서는 사람들이

모내기를 하고 있었다.

 

 

아버지 강슬기

 

아버지의 일은 회사 일이다.

회사 일은 어렵겠다.

일이 꼬이면 풀기가 어려우니까

줄넘기 두 개가 꼬이면

풀기 어려운 거하고

회사 일은 같겠다.

 

 

중간고사 임채훈

 

오늘은 시험을

보는 날.

나는 죽었네.

나는 죽었어.

왜냐하면

꼴등을 할 테니.

 

 

뭘 써요, 뭘 쓰라고요? 문성민

 

시 써라.

뭘 써요?

시 쓰라고.

뭘 써요?

시를 써서 내라고!

네. 제목은 뭘 써요?

니 마음대로 해야지.

뭘 쓰라고요?

니 마음대로 쓰라고.

뭘 쓰라고요?

한 번만 더 하면 죽는다.

 

 

벚나무 윤예은

 

벚나무는 아름다운

꽃이 핍니다.

나는 아름다운 벚꽃을 보면

마음이 조용해집니다.

나는 그게 아주 좋습니다.

 

 

언니 양승진

 

언니가 코를 골아요.

코굴코굴 참 시끄러워요.

숨이 팔딱팔딱 뛰어요.

동시를 안 쓰고 잤어요.

언니가요.

 

 

아침 김재영

 

거미줄에

이슬이

둥글둥글

바람에 흔들린다

가만히

들어 보면

음악이 들릴까?

 

 

콩, 너는 죽었다

 

콩 타작을 하였다

콩들이 마당으로 콩콩 콩콩 뛰어나와

또르르또르르 굴러간다

콩 잡아라 콩 잡아라

굴러가는 저 콩 잡아라

콩 잡으러 가는데

어, 어, 저 콩 좀 봐라

쥐구멍으로 쏙 들어가네

 

콩, 너는 죽었다

 

 

서창우

 

쥐는 나쁜 놈이다

먹을 것을

살짝 살짝

다 가져간다

그러다가 쥐약 먹고 죽는다.

 

 

여름 서창우

 

이제

눈이 안 온다

여름이니까

 

 

새, 벌레들, 물소리,

물 흐르는 모양,

벌레 우는 소리,

앞산 나무와 곡식들,

농부들이 씨를 뿌리고 가꾸고 거두고 또 노는 모습,

아무튼 너무 심심하니까 세상이 다 자세히 보인 거야.

자세히 보니까 생각이 일어났어.

그 생각들이 내 마음의 곡식 같아서 버리기가 아까운 거야.

그래서 그냥 옮겨 써봤어. 그랬더니 시가 되었어.

어느 날 내가 시를 쓰고 있어서 나도 놀랬다니까.

정말 심심해서 그랬어.

 

 

섬진강 1

 

가문 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

퍼가도 전라도 실핏줄 같은

개울물들이 끊기지 않고 모여 흐르며

해 저물면 저무는 강변에

쌀밥 같은 토끼풀꽃,

숯불 같은 자운영꽃 머리에 이어주며

지도에도 없는 동네 강변

식물도감에도 없는 풀에

어둠을 끌어다 주이며

그을린 이마 훤하게

꽃등도 달아준다

흐르다 흐르다 목메이면

영산강으로 가는 물줄기를 불러

뼈 으스러지게 그리워 얼싸안고

지리산 문툭한 허리를 감고 돌아가는

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

섬진강물이 어디 몇 놈이 달려들어

퍼낸다고 마를 강물이더냐고,

지리산이 저문 강물에 얼굴을 씻고

일어서서 껄껄 웃으며

무등산을 보며 그렇지 않느냐고 물어보면

노을 띤 무등산이 그렇다고 훤한 이마 끄덕이는

고갯짓을 바라보며

저무는 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

어디 몇몇 애비 없는 후레자식들이

퍼간다고 마를 강물인가를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킴벌리 커버거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내 가슴이 말하는 것에 더 자주 귀 기울였으리라

더 즐겁게 살고, 덜 고민했으리라

금방 학교를 졸업하고 머지않아 직업을 가져야 한다는 걸 깨달았으리라

아니, 그런 것들을 잊어버렸으리라

다른 사람이 나에 대해 말하는 것에는 신경 쓰지 않았으리라

그 대신 내가 가진 생명력과 단단한 피부를 더 가치 있게 여겼으리라

더 많이 놀고, 덜 초조해 했으리라

진정한 아름다움은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는 데 잇음을 기억했으리라

부모가 날 얼마나 사랑하는가를 알고

또한 그들이 내게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믿었으리라

사랑에 더 열중하고

그 결말에 대해선 덜 걱정했으리라

설령 그것이 실패로 끝난다 해도

더 좋은 어떤 것이 기다리고 있음을 믿었으리라

아, 나는 어린아이처럼 행동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으리라

더 많은 용기를 가졌으리라

모든 사람들에게서 좋은 면을 발견하고

그것들을 그들과 함께 나눴으리라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나는 분명코 춤추는 법을 배웠으리라

내 육체를 있는 그대로 좋아했으리라

내가 만나는 사람을 신뢰하고

나 역시 누군가에게 신뢰할 만한 사람이 되었으리라

입맞춤을 즐겼으리라

정말로 자주 입을 맞췄으리라

분명코 더 감사하고

더 많이 행복해했으리라

지금 내가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러면

 

 

젊은 시인에게 주는 충고 라이너 마리아 릴케

 

마음속의 풀리지 않는 모든 문제들에 대해

인내를 가져라

문제 그 자체를 사랑하라

지금 당장 해답을 얻으려 하지 말라

그건 지금 당장 주어질 수 없으니까

중요한 건

모든 것을 살아 보는 일이다

지금 그 문제들을 살라

그러면 언젠가 먼 미래에

자신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삶이 너에게 해답을 가져다줄 테니까

 

 

봄, 이사(移徙) 김용택

 

버릴 것이 너무 많다

그러나

그것들도 다 내 것이니 트럭에 실었다.

내 살던 아파트

양지 쪽 베란다에 시 몇 편 놓아두었다.

너희들은 잘 있거라.

가을이 아니고, 뒤에서 꽃이 지닌 슬프다.

이제, 나는 별빛 한 가닥도

함부로 쓰지 않을란다.

 

 

 

 

posted by 황영찬
2017. 5. 22. 14:27 내가 읽은 책들/2017년도

2017-021 아라의 당구홀릭 3 - 쿠션을 활용하자!!

 

 

 

아라 & 폴 지음

2016, 글로벌콘텐츠

 

능곡도서관

SF079944

 

691.6

아292ㅇ  3

 

성공의 비결은 시작에 있다.

시작의 비결은 아무리 복잡한 문제라도

작은 조각으로 나누어 첫 조각부터

시작하는 데 있다.

 

- 마크 트웨인 -

『톰 소여의 모험』, 『허클베리 핀의 모험』 등을 쓴 소설가

 

지은이

아라 ARA (강하나)

당구를 좋아하고 그림그리기를 좋아하는 조금은 삐딱한 여자다. 그림쟁이의 저질 체력을 극복하기 위해 당구를 취미로 선택했다. 현재 개인 블로그에 <아라의 당구홀릭> 연재중이다. 『아라의 당구홀릭』에서 스토리 구성 작업과 그림을 맡았다.

 

폴 PAUL (강성남)

1994년 '주간만화'에 「별의 바다로」라는 SF 단편을 게재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2003년 에세이 툰 <쪼그만 얘기>를 발표하였으며, 이 작품으로 문화관광부에서 수여하는 '오늘의 우리 만화상'을 수상했다.

그동안 출간한 책으로는 『쪼그만 얘기』, 『러브포엠』, 『마지막 잎새』 등이 있다.

그 밖에 다양한 책들에 삽화작업을 진행중이다.

『아라의 당구홀릭』에서 당구에 관한 이론부분과 컬러를 맡았다.



차례

 

올바른 초크 사용법!!

뱅킹(banking)과 스팟(spot)

쿠션(cushion)

미스터리 서클

입사각과 반사각

무회전 당점의 기본 반사각 익히기

반사각에 숨겨진 비밀

1쿠션 치기

큐볼의 분리각 45˚의 비밀

비껴치기

 

 

팁(tip)

큐의 끝부분에 붙어 있는 작은 가죽소재. 임펙트 순간의 반반력을 줄여준다.

 

뱅킹(banking)

뱅킹(banking)이란 누가 먼저 게임을 시작할 지를 결정하기 위해 두 선수가 한 번의 샷으로 승부를 겨루는 것을 말한다.

세계 당구 연맹 UMB의 공식 규정에는 초구를 결정하기 위해 뱅킹을 하도록 되어 있다.

(기본적으로 뱅킹에서 승리한 플레이어에게 초구가 주어지지만 이를 양보할 수도 있음.)

 

 

3구 초구 배치도

레일 스피드(rail speed)

한 번 튕겨내면 1레일 스피드, 두 번이면 2레일 스피드, 세 번이면 3레일 스피드, 네 번이면 4레일 스피드, 다섯 번이면 5레일 스피드이다.

 

올바른 입사각과 반사각

당구테이블 위에서의 입사각과 반사각은 큐볼이 쿠션과 만나는 지점에서 수평면인 쿠션을 기준으로 수직인 직선을 그었을 때(이를 법선이라고 함) 입사하는 큐볼과 법선이 이루는 각을 입사각이라고 하며, 반사하는 큐볼과 법선이 이루는 각을 반사각이라고 한다.

 

 

 

 

posted by 황영찬
2017. 5. 15. 14:05 내가 읽은 책들/2017년도

2017-020 내가 행복한 곳으로 가라

 

김이재 지음

2015, 샘터

 

대야도서관

SB108014

 

980.4

김68ㄴ

 

운명의 지도를 바꾸는 힘, 지리적 상상력

 

아우름 06

 

다음 세대가 묻다

"나에게는 온통 불리한 조건뿐입니다. 뭘 해야 할지 막막하고 답답합니다."

 

김이재가 답하다

"행복을 느끼는 장소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우선 웅크리지 말고 밖으로 나가 다양한 장소를 체험하세요.

내가 좋아하는 곳, 나와 맞는 공간을 찾으세요."

 

김이재

 

세계 100여 개국을 여행한 행복한 문화지리학자로, 음식, 패션, 관광, 스포츠, 현대미술, 후각의 세계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새로운 연구에 도전해왔다. 음식이 맛있고 사람들이 다정한 행복 밀집 지역, 동남아시아를 특히 좋아해 동남아 지역전문가로도 활약하고 있다. EBS 세계지리 수능 강의를 맡기도 하고 TV 여행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하면서 그동안 쌓은 경험과 지식을 나누었으며, 최근에는 전국을 답사하며 창의적 체험활동을 디자인하고 안전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이끌기도 했다.

좋아하는 것 두 가지는 나비와 말괄량이 삐삐. 전 세계적으로 절망을 딛고 꿈을 이룬 사람들은 하나같이 나비를 좋아했다는 공통점을 발견할 때마다 놀라게 된다고. 애벌레에서 갑갑한 번데기 시절을 거쳐 눈부신 나비로 변신하는 삶, 그래서 세상에 나비 효과를 퍼뜨리는 삶을 꿈꾼다. 그리고 어린 시절 영웅 삐삐처럼 즐겁고 용감하게 삶을 개척하기 위해 마흔이 되던 해에 이름까지 바꾸었다('이'제는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재'미있게 하며 살자).

현재 경인교육대학 사회교육과 부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치열하게 그리고 우아하게: 운명의 지도를 뛰어넘은 영국 여자들》(위즈덤하우스), 《펑키 동남아: 사랑과 행복의 상징 두리안을 찾아 떠나는 힐링 로드》(시공사) 등의 책을 썼다.

 

만 권 독파하고 가슴에 만감을 품고

만 리의 길을 간 다음에 붓을 들라

중국 청나라의 미술 교과서인 《개자원화보(芥子園畵譜)》 서문

 

| 차 례 |

 

여는 글 - 세계지도를 다시 보고 싶어진다면

 

1부. 지리 교과서가 알려주지 않은 것들

1장 | 지리멸렬한 게 지리라고요?

지리학자의 고백

어린 왕자를 위한 새로운 지리학

생존을 위한 지리학

 

2장 | 좋아하는 장소 하나 가진다는 것

지리적 상상력의 힘 조앤 K. 롤링 · 베아트릭스 포터

나라의 운명도 바꾸는 지리적 상상력 엘리자베스 1세 여왕

침팬지 인형의 나비 효과 제인 구달 · 아니타 로딕

 

2부. 나비처럼, 삐삐처럼 벽을 넘은 사람들

1장 | 희망의 지리적 상상력

절망을 딛고 희망을 퍼뜨리는 나비파 인물들

리더에게 더 필요한 지리적 상상력 프란치스코 교황 · 호세 무히카 · 버락 오바마

걸림돌을 디딤돌로, 역전의 조건 마윈 · 손정의

그녀가 진정 아름다운 이유 오드리 헵번 · 안젤리나 졸리

장애라는 날개 노르웨이 라면왕 이철호 · 강영우 박사

 

2장 | 행복의 지리적 상상력

배짱 있게 삶을 개척한 삐삐파 인물들

현실을 품은 판타지, 현실을 바꾸는 판타지

노벨 문학상의 지리학 이스트리드 린드그렌

베스트셀러 작가의 취미 이사, 여행, 달리기 무라카미 하루키 · 김영하

꽃과 개울을 위한 지리학 생텍쥐페리

여행가의 다리, 사업가의 눈 로스차일드 가문 · 리카싱

떠나는 게 절반이다 김연아 · 조수미 · 강수진

고백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 · 트레이시 에민

 

3부. 도무지 길이 보이지 않나요? 당신에게 주는 지리 처방전

나만의 엘리펀트 카페를 찾아라 애거서 크리스티

한국으로 날아 온 이국의 나비들 이사벨라 버드 비숍 · 원국동

다문화 선진국, 동남아시아

죽음마저 어디서 죽느냐가 중요하다 프로이트 · 알프레드 아들러

공간을 만든 사람들 안도 다다오 · 르 코르뷔지에

나비마법의 공식

 

닫는 글  암흑 속 촛불 같은 지리적 상상력


부록  책 속의 책들 & 함께 읽으면 좋은 책들
QR 코드가 있는 지면 37 / 43 / 45 / 49 / 65 / 101 / 147 / 154 / 159 / 165 / 169

 

 

| 나비 종이 다양한 열대 저위도 지역의 왜곡을 줄이기 위해 1996년 스티브 워터맨이

개발한 나비 모양의 세계지도. ⓒ2012 Steve Waterman

| 현대 아동문학을 대표하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1907~2002)은 우리에게 '말괄량이 삐삐'로 잘 알려진 TV 시리즈 원작 《삐삐 롱스타킹》을 포함해 110여 편의 작품을 남긴 스웨덴의 아동문학가다. 2015년은 삐삐 탄생 70주년이었다. (위)삐삐 탄생 70주년 기념전 포스터(2015,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와 (아래)<말괄량이 삐삐> TV 시리즈의 한 장면. 괴력을 지닌 아이 삐삐가 말을 번쩍 들고 서 있다.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 중 하나인 포르투갈 포르투의 렐루 서점 내부. 《해리 포터》 시리즈의 한 장면을 자연스레 떠올리게 된다. 실제로 J. K. 롤링은 이 서점을 보고 소설 속 기숙사와 도서관을 구상했다고 한다.

| 베아트릭스 포터가 살았던 잉글랜드 북부 호수 지방의 니어 소리 마을 전경(영국 작가들의 상상력의 원천이 된 정원과 장소, 자연을 소개한 책 《작가들의 정원》 중에서).

| (위)스페인 무적함대를 무찌른 기념으로 제작된 초상화. 당당하고 여유롭게 지구본에 손을 올리고 있는 여왕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아래)여왕이 가장 아름답게 그려졌다고 평가받는 초상화. 자신이 통치하는 제국의 영토를 밟고 당당하게 서 있는 여왕의 우아한 모습을 통해 그녀의 특별한 지도 사랑과 지리적 상상력을 엿볼 수 있다. 폭풍우가 치는 험한 환경 속에서도 환한 햇살이 보이는 그림의 배경이 그녀가 처했던 상황을 잘 보여 주는 듯하다.

| (위)19세기 영국의 어린이 지리책과 (아래)영국 어린이들과 함께 세계를 여행하는 바나비 베어.

| 제인구달연구소에서 만든 바나나 든 침팬지 인형 'Mr. H 주니어'. 인형의 판매 수익금은 '뿌리와 새싹 프로그램(Roots & Shoots Program)'을 위해 사용된다. '뿌리와 새싹'은 청소년을 위한 환경운동 프로그램으로, 1991년 탄자니아에서 16명의 젊은이가 모여 시작돼 현재 120여 개국 수십만 개 모임이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이루고 있다. 전 세계 어디든 제인 구달이 가는 곳이면 이 침팬지 인형들이 함께 출동한다.

 

나방은 천적을 피해 어두운 밤에 움직인다.

그런데 천적이 득실대는 환한 대낮에

겁도 없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던 나방이 있었다.

그 '미친' 나방이

나비가 되었다.

나비도 원래는 나방이었다.

 

|| 호세 무히카 어록 ||

 

"감옥에서 나는 7년 동안 독서를 금지당했다. (나중에 깨닫게 된 것인데) 내가 후에 해낸 많은 일들은 그때 책을 읽을 수 없어서 생각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했던 것들의 결실이었다. 참 신기한 일이다. 인간은 때때로 좋은 날보다 고통으로부터 더 많이 배우는 것 같다."

 

"나의 라이프스타일은 내 상처의 소산이다. 나는 내가 겪은 역사의 아들이다. 내게는 매트리스 한 장으로도 행복했던 시절이 있었다."

 

"내가 젊은이들에게 줄곧 반복하는 얘기는, 진짜 패배자는 싸우기를 포기한 사람이며, 어떤 상황에서건 인생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인생은 놀라운 모험이다. 스무 번쯤은 다시 시작해도 된다."

 

"천 번을 넘어질 수 있지만 중요한 건 용기를 내서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리스타트! 세상엔 딱 한 종류의 실패자들이 있는데, 이는 싸우기와 꿈꾸기와 사랑하기를 포기한 사람들이다."

 

"사랑은 꼭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일종의 도피처가 되기도 한다. 나는 아주 많이 사랑했다. 그리고 아주 많은 사랑을 받았다."

 

"당신이 많은 것을 소유하려 하지 않는다면,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노예처럼 일하지 않아도 되며, 따라서 당신 자신을 위한 시간을 더 많이 가질 수 있다.

 

"진정한 자유는 적게 소비하는 것이다."

 

"내가 무언가를  살 때 그것은 돈으로 사는 것이 아니다. 그 돈을 벌기 위해서 쓴 시간으로 사는 것이다. 이 시간에 대해 인색해져야 한다. 시간을 아껴서, 정말 좋아하는 일에, 우리에게 힘이 되는 일에 써야 한다."

 

"우리는 앉은 채로 일만 하면서 알약으로 불면증을 해소하고 전자기기로 외로움을 견디는 삶과 마주하고 잇습니다. 묘지와 장례, 출산, 아버지, 어머니, 조부모와 삼촌까지도 모두 상품화되어 시장에 나와 있습니다. 모든 것이 비즈니스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현대인들은 금융가와 에어컨이 설치된 사무실의 권태 사이에서 방황하기 일쑤입니다. 그러면서 늘 휴가와 자유를 꿈꿉니다. 끊임없이 책임에서 벗어나기를 꿈꾸다가 어느 날 심장이 멈추고 그 다음엔 '안녕'입니다."

 

| 버락 오바마가 어린 시절 다녔던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초등학교 교정에 있는 어린이 오바마의 동상. 천진한 표정으로 하늘을 향해 뻗은 손끝에 나비가 앉아 있다.

|오드리 헵번에게 런던은 행운의 도시인 것 같습니다. 영화배우로 성공했을 뿐 아니라 그녀를 아름답게 추억하는 사람들이 많은 도시니까요. 2015년 가을 런던의 거리와 건물 광고판은 그녀의 전성기 시절 예쁜 사진으로 가득합니다.

 

"예쁜 얼굴인데…… 주근께가 정말 많구나. 여기 주근깨 없애는 약이 있는데, 좀 비싸단다."

삐삐의 가방에 가득한 금화를 보고 약을 팔아 보려는 상점 주인에게 삐삐는 어깨를 으쓱하며 묻습니다.

"주근깨 더 늘리는 약은 없나요? 그럼 당장 살께요. 저는 제 얼굴의 주근깨가 정말 마음에 들거든요."

 

"얘야, 어린이가 혼자 넓은 집에서 살면 위험하단다. 어린이집에서 어른들의 보호를 받아야지. 내가 너 때문에 아주 걱정스럽고 불안하구나."

삐삐를 고아원으로 보내려는 부인에게 삐삐는 당당하게 돌직구를 던집니다.

"여기는 내 집이고 나는 어린이니까, 내가 살고 있는 집이 바로 어린이집 아닌가요? 저는 여기서 친구들과 행복하게 잘 살고 있으니까 걱정 붙들어 매시고 저를 자유롭게 내버려 두세요!"

 

*   *   *

 

이런 말썽쟁이 이야기를 읽고 우리 착한 어린이들이 나쁜 아이가 되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 _존 랜드퀴스트(스웨덴 문학평론가)

 

이 책은 동화라고 하기엔 현실성이 부족하다. 그런 이유로 우린 삐삐를 거부한다. _바젤 교육부 도서관

 

나는 아이들에게 설교를 할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다. 내 안에 있는 아이가 가장 바라는 대로, 내 안에 있는 아이를 즐겁게 하기 위해…… 그뿐이었다. _아스트리드 린드그렌

 

| (위)현재 셜록 홈스 박물관이 위치한 곳의 주소 '베이커 스트리트 221b'는 소설 속에만 나오는, 원래는 없는 주소였으나 도로 정비 후 실제 주소로 만들었다. (아래)호그와트 마법학교로 가는 기차를 타기 위해 통과하는 9와 4분의 3 플랫폼. 그리핀도를 목도리를 한 소녀가 플랫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아스트리드 린드그렌(1907~2002)

스웨덴 남부 스몰란드 지방의 빔메르뷔라는 작은 시골 마을의 농가에서 태어나 자랐다. 쾌활하고 떠들기를 좋아하는 아이였다. 1944년 37세의 나이로 문단에 데뷔, 딸 카린에게 들려주던 이야기를 쓴 《삐삐 롱스타킹》을 1945년에 출간했고, 이 작품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 되면서 후속편을 잇달아 발표했다. 1950년 《엄지소년 닐스》로 닐스 홀게르손 훈장을, 1968년에는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상을 수상하였다.

70세의 나이에도 인권 문제와 환경 문제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세계 최초로 스웨덴에 어린이 체벌 금지법을 도입시켰고 아동의 권리와 난민 문제 등에 깊은 관심을 가졌다. 2002년 94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할 때까지 출간한 115편에 달하는 작품들은 95개국 언어로 번역되었고 린드그렌의 이름을 딴 초등학교가 독일에만 150개가 넘을 정도로 그녀의 영향력 지대했다. 2005년에는 린드그렌의 기록물들이 유네스코 세계 기록유산에 등재되어 인류의 유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기적을 만들 수 있는 독자를 위해 글을 쓰고 싶었어요.

아이들은 책을 읽을 때 기적을 만들죠. 이것이 아이들에게 책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아이들은 사랑을 필요로 해요. 하지만 가끔 무관심할 필요도 있어요."

 

| 강철나비는 강수진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었다(위). 2015년 11월 은퇴 공연작 <오네긴>(아래).

"30년간 프로로 생활하며, 가장 기쁜 순간은 보잘것없는 일에서 왔다. 어제의 연습보다 오늘의 연습이 더 잘될 때 기뻤다. 공연장에서의 작은 반응도 무척 고마웠다. 힘든 건 부상을 당할 때였다. 움직일 수 없으니까. 그러나 부상 후 다시 돌아올 때 훨씬 강해져 돌아오니 거기에 대해서도 감사한다. 내 이름을 '강감사'로 해야 할 것 같다. 감사할 게 너무 많다." (은퇴 전 기자회견 중에서)

| 트레이시 에민 | My Bed | 런던 헤이어드 갤러리

 

"난 9년 동안 구구단 같은 건 모륵도 잘 살았어요.

그리고 앞으로도 잘 살 거고요."

"그래. 하지만 그렇게 무식한 게 얼마나 창피한 일인지 생각해 보렴.

네가 어른이 됐을 때 누가 포르투갈의 수도가 어디냐고 물어봤는데

대답을 못 하면 기분이 어떻겠니?"

"그런 건 문제가 안 돼요.

'정 그렇게 포르투갈의 수도를 알고 싶으시면 포르투갈에

직접 편지로 물어보세요'라고 말하면 돼요."

삐삐는 장난스럽게 몸을 구부리더니 물구나무를 섰다.

"그리고 말이죠. 난 우리 아빠랑 같이 리스본에도 갔었어요."

| 영국 화가 존 밀레이(John Everett Millais)가 19세기 중엽 그린 <눈먼 소녀>라는 작품입니다. '눈먼 자에게 동정을'이라는 글귀를 들고 길거리에서 손풍금을 연주하며 겨우 먹고사는 고달픈 삶을 살아가지만 스코틀랜드의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자매는 행복해 보입니다. 비록 육신의 눈은 보이지 않지만 오감을 열어 자연을 체험하고 다양한 세계를 여행하며 길러진 지리적 상상력 덕분 아닐까요? 그녀에게 장애는 더 이상 절망이 아니라 희망의 날개임을 그녀 어깨 부근에 앉아 있는 작은 나비 한 마리가 잘 보여 주고 있는 듯합니다.

 

CNN 조사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 순위

 

1위   렌당(인도네시아)

2위   나시고랭(인도네시아)

3위   스시(일본)

4위   톰양쿵(태국)

5위   팟타이(태국)

6위   솜땀(태국)

7위   딤섬(홍콩)

8위   라멘(일본)

9위   북경오리(중국)

10위  마싸만 커리(태국)

11위  라자냐(이탈리아)

12위  김치(대한민국)

 

나비마법 1단계

알에서 깨어나 일단 세상 밖으로 나와 꿈틀거려야 한다.

움직이면 살고 안주하면(움츠리면) 죽습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세상 밖으로 나올 용기입니다.

 

나비마법 2단계

여기저기 다니며 열심히 먹어 힘을 길러 둔다. 나에게 맞는 공간이 어디인지 치열하게 탐색한다. 다양한 지리적 경험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양한 장소를 경험하는 시기이자 매우 고달픈 시기입니다. 하지만 이때 세상을 보는 눈이 길러지지요. 거절도 당하고 비웃음도 당할 수 있습니다. 내 모습이 누추하고 창피해도 참아내야 합니다. 고통 받는 약자들에 대한 공감 능력을 길를 수 있는 시기입니다.

 

나비마법 3단계

나에게 맞는 장소를 발견하여 고치를 만들어야 한다.

나만의 행복한 장소를 찾아내야 합니다. 혼자 책을 읽고 수련하고 생각하며 집중적으로 실력을 길러야 하는 시기이지요. 글이나 논문을 쓰든, 그림을 그리든 자신의 세계를 구축하는 시기로, 3만 시간의 법칙이 적용되는 시기이기도 하지요. 안전한 장소.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고 성장하는 공간이 필요합니다. J. K. 롤링처럼 나만의 엘리펀트 카페를 찾아야 하는 것이지요.

 

나비마법 4단계

캄캄한 절망과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홀로 견뎌야 한다. 지리적 상상력의 집중 훈련기.

실패의 위험을 감수해야 합니다. 이때 포기하는 사람이 많지만, 정말 극적인 변화는 이 단계에서 이루어집니다. 특히 마지막 번데기를 찢고 나오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나비가 될 준비는 결국 혼자 해야 하지요. 다른 사람의 조롱과 비난, 전혀 성장하지 않는 것 같은 불안, 죽을지도 모른다는 절망을 홀로 견뎌내야 진짜 나비가 될 수 있습니다. 죽어야 부활할 수 있고, 진짜 날아갈 수 있지요. 조기 성공한 사람은 이 단계를 대충 지나가게 되고 그만큼 나비 효과가 덜 나타납니다. 고생을 진하게 한 사람일수록 비록 나비였던 기간은 짧더라도 그 나비 효과는 더 널리, 오랫동안 퍼져 나갑니다.

 

나비마법 5단계

우아한 나비가 되어 자유롭게 세상을 날다.

자신이 꿈을 실현하기 이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습니다. 많이 이동하는 나비도 있고, 조금만 이동하는 나비도 있고, 한 방향으로만 다니는 나비도 있고…… 각자의 개성에 따라 다른 삶, 다른 나비효과를 보여줍니다.

 

 

 

 

 

 

 

 

 

posted by 황영찬
2017. 5. 15. 13:20 내가 읽은 책들/2017년도

2017-019 잘 다녀와요 오늘도 행복하기를

 

김인숙 지음

2014, 지식너머

 

소박하지만 아름다운 일상에 건네는 감사의 인사!

김인숙 글라라 수녀의 행복 산문집

 

책 읽는 장병이 대한민국을 바꾸고 세상을 바꿉니다

 

한 소도자의 아름답고 성실한 삶을 통해 내 삶에 숨은 행복을 깨닫게 해주는 책입니다. 또 소소한 일상의 에피소드부터 내면의 인간적 고민과 갈등까지 '시로 쓰는 일기'처럼 진솔하고 간결하게 풀어 정겨움을 더합니다. 김인숙 수녀님의 책을 읽고 삶을 좀 더 긍정적이고 행복하게 그리는 이들이 많아질 것을 기대하고 기도합니다._이해인(수녀, 시인)

 

글라라 수녀님의 책을 읽는 내내 입가에는 잔잔한 웃음이, 마음 깊은 곳엔 작은 울림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이는 내 삶이 충만하지 않으면 결코 다른 이에게 줄 수 없는 것입니다. 평소 보여주신 청소년들에 대한 한결같은 사랑은 이렇게 늘 영적으로나 일상에서나 행복함을 유지할 수 있도록 부단히 연마한 덕일 것입니다._한홍구(성공회대학교 교수)

 

지은이

김은숙

글라라 수녀

 

 

세상 속에서 청소년, 특히 가난한 청소년들의 전인교육에 헌신하는 살레시오 수녀회 소속의 수녀이며 작가이다. 수도자로 남들과는 다른, 소박하고 단순한 삶을 살면서 기본이 가장 중요하며 기본을 책임감 있게 살 때 자신이 선택한 삶이 의미가 있고 행복 또한 따른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한 깨달음을 소소한 에피소드로 담았으며 독자들이 머리의 생각, 마음의 일을 잠시 놓아두고 한 번쯤 기본을 생각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책을 썼다. 광주대 문예창작학과와 서울 가톨릭대학원 독서교육학과를 졸업했다. 저서로는 《너는 늦게 피는 꽃이다》, 《너는 젊다는 이유 하나로 사랑받기에 충분하다》, 《오빠야 변소 가자》, 《버림받은 사람들의 어머니 테레사》가 있다.

이메일_clara212@hanmail.netr

 

차례

 

여는 글

1월 1일, 새해 마음
그리운 목소리
수민이의 편지
나의 멘토
떠나야 할 때
4월의 바람 앞에
감사
마음이 아프다는 징표
빈 의자
수도자의 방
영적 독서
자기 것만 고집하면
외로움
삶이 꽃이다
잘 익은 콩
그분과 나
정원을 거닐며
하루 30분
인생의 유혹
물봉숭아
봄비 내리는 소리
친절
탕기 영감의 초상
평범한 용기
이것이 인생
나를 일으켜야 할 때
나의 믿음, 나의 신앙
주었더니 고스란히 내가 받네
깨진 매실 액 유리병
수녀님, 화 잘 내잖아요

개인 면담
육개장 끓이는 법
네모난 쟁반
하느님의 미소
부르심
생명의 은인
글쓰기와 말하기
더불어 가는 길
누군가 내 이름을 부르는가
자매 수녀
참 묘한 마음
주변 정리
눈길
할머니 수녀
거룩한 자존심
아픈 침묵

여름날 노래 연습
감사가 아닌 것이 없네
스킨다비스야!
있어야 할 그곳에 있는가
날마다 기도
건너편 아파트1
건너편 아파트2
미사1
미사2
타인의 반응
엄마와 주님의 공통점
부활절
동심1
동심2
나의 건강 철학
사랑으로 모여 사랑으로 살려 하나
인연
시든 화분
겸손과 사랑
아름다운 노년
새벽 기침 소리
사랑이 뭐길래
말씀의 힘
단비
엄마의 행복
이별초
욕심 없는 가난
검은 대륙의 하느님
뜰에 핀 수선화
식탁에서
화초 키우기
미소 연습
수녀원의 유머1
수녀원의 유머2
넉넉히 품어주는 항아리
나의 여름
페퍼민트
마리아 도메니카 마자렐로 수녀
기쁜 소식
나의 수호천사
엄마의 기도
가슴 속 별이 되더라도
침묵의 깊은 향기
내 마음 호수 하나
좋은 친구
코스모스와 바람
그리움1
그리움2
겨울산
떠나기 전 우리는

마치는 글

 

감사

 

감사는

내가 한 그루의 나무로 사는 것이다.

나무를 보라.

주어진 처지에서 소리 없이 살아가고 있다.

 

감사는

떠날 줄 아는 것이다.

나뭇잎을 보라.

여름날 자신의 때를 마냥 즐기다가도

가을이 되면 나뭇가지에게

하늘을 내어줄 줄 안다.

 

감사는

시다릴 줄 아는 것이다.

나뭇가지를 보라.

나뭇잎을 위해 자신은 숨어서

하늘을 볼 때까지 기다릴 줄 안다.

 

감사는

낮은 자리 침묵을 사는 것이다.

가을 나뭇잎을 보라.

가장 낮은 자리에서

훗날 생명이 되는 거름이 될 줄 안다.

 

감사는

저마다의 모습을 인정하는 것이다.

나무들의 결실을 보라.

푸르름으로, 열매로, 꽃으로

신이 주신 저마다의 모습을 시샘하지 않는다.

 

감사는

받은 것을 가지고 최선을 사는 것이다.

나무를 보라.

신의 빛에 온전히 의지하며

사계절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할 줄 안다.

 

감사는

타인을 살리는 신선한 선물이다.

나무를 보라.

썩은 공기를 마시어 마른 뼈가 움직이는,

살아있는 공기를 내어놓는다.

 

감사는

신의 은총에 의지하며

내가 한 그루의 나무 되어 사는 것이다.

 

삶이 꽃이다

 

개나리, 진달래,

연산홍, 철쭉이 만발한 봄.

제비꽃을 비롯해

노랑, 보라,

희고 잔잔한 풀꽃들도

허드레로 피었다.

 

저렇게 작은 풀꽃들도

자신을 활짝 피우고 가는데

사람은 과연

자신을 얼마나 피우다

이 세상을 하직할까.

 

한 생명은 위험에 처한 가운데

태어난 귀한 존재들.

그럼에도

불행한 이들이 얼마나 많은가.

꽃들을 보노라면

가끔 이런 상념에

울적해진다.

 

봄비 내리는 오늘

젖은 꽃들을 바라보며

나는 스스로 위로를 찾는다.

 

사람은 존재가 꽃이 아니라,

그 삶이 꽃이다.

 

살아온

슬프도록 애절한

그의 삶이 꽃.

그러니 꽃 아닌 사람 없다.

사람 꽃, 삶은 꽃.

 

오늘도

생명 있는 모든 것에

신의 손길은 멈추지 않으리.

창밖의 봄비처럼.

 

건너편 아파트 1

 

2014년

공동체를 옮겼다.

창문을 열면

바로 보이는

고층 아파트 정원.

 

아침마다 잠깐씩

그쪽에 시선을 둔다.

출근하는 당신,

학교 가는 당신,

잘 다녀와요.

오늘도 당신에게

축복 있기를.

 

우리는

혼자가 아니에요.

누군가의 축복 속에 살아요.

 

혼자라 생각하면

혼자가 되는 거예요.

 

 

 

 

 

 

posted by 황영찬
2017. 5. 12. 13:09 내가 읽은 책들/2017년도

2017-018 아라의 당구홀릭 2 - 스트로크에 숨겨진 비밀

아라 & 폴 지음

2014, 글로벌콘텐츠

 

시흥시능곡도서관

SF073434

 

691.6

아292ㅇ  2

 

"제 이름은 찰리 채플린입니다.

사람들은 제가 천부적인 능력을 타고 났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그분들은 모르는 것이 있습니다.

저는 한 번을 웃기기 위하여 적어도

백 번을 연습한다는 사실입니다.

당신은 백 번을 연습한 적이 있습니까?"

 

지은이

아라 ARA (강하나)

당구를 좋아하고 그림그리기를 좋아하는 조금은 삐딱한 여자다. 그림쟁이의 저질 체력을 극복하기 위해 당구를 취미로 선택했다. 현재 개인 블로그에 <아라의 당구홀릭> 연재중이다. 『아라의 당구홀릭』에서 스토리 구성 작업과 그림을 맡았다.

 

폴 PAUL (강성남)

1994년 '주간만화'에 「별의 바다로」라는 SF 단편을 게재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2003년 에세이 툰 <쪼그만 얘기>를 발표하였으며, 이 작품으로 문화관광부에서 수여하는 '오늘의 우리 만화상'을 수상했다.

그동안 출간한 책으로는 『쪼그만 얘기』, 『러브포엠』, 『마지막 잎새』 등이 있다.

그 밖에 다양한 책들에 삽화작업을 진행중이다.

『아라의 당구홀릭』에서 당구에 관한 이론부분과 컬러를 맡았다.


 

차례

 

초보는 서럽다

중급자를 위한 스트로크에 숨겨진 비밀!!

예비 스트로크!!

팔로우 스루(follow through)

팔로우 스루 샷 연습방법

훅(hook)이 하는 일은 뭘까?

밀어치기 본격 길라잡이

당점과 두께의 변화

비틀기의 방향

주안시(dominant eyesight)

밀어치기(follow shot)

끌어치기(draw shot)

거리에 따라 달라지는 끌어치기 득점진로

 

 

 

 

 

posted by 황영찬
2017. 5. 12. 13:01 내가 읽은 책들/2017년도

2017-017 아라의 당구홀릭 1

 

아라 & 폴 지음 / 김정규(전 국가대표 감독) 감수

2013, 글로벌콘텐츠

 

시흥시능곡도서관

SF073433

 

691.6

아292ㅇ  1

 

치고 또 쳐도 늘지 않는 당구!

무엇이 문제일까? 정말 내 팔 삐꾸 인거야??

머리 아픈 당구 이제부터 쉽고 재미있게

만화를 보면서 익혀보세요!!

 

지은이

아라 ARA (강하나)

당구를 좋아하고 그림그리기를 좋아하는 조금은 삐딱한 여자다. 그림쟁이의 저질 체력을 극복하기 위해 당구를 취미로 선택했다. 현재 개인 블로그에 <아라의 당구홀릭> 연재중이다. 『아라의 당구홀릭』에서 스토리 구성 작업과 그림을 맡았다.

 

폴 PAUL (강성남)

1994년 '주간만화'에 「별의 바다로」라는 SF 단편을 게재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2003년 에세이 툰 <쪼그만 얘기>를 발표하였으며, 이 작품으로 문화관광부에서 수여하는 '오늘의 우리 만화상'을 수상했다.

그동안 출간한 책으로는 『쪼그만 얘기』, 『러브포엠』, 『마지막 잎새』 등이 있다.

그 밖에 다양한 책들에 삽화작업을 진행중이다.

『아라의 당구홀릭』에서 당구에 관한 이론부분과 컬러를 맡았다.

 

감수

김정규 당구스쿨 원장, 前 국가대표

똘이장군이라는 별칭으로도 유명하다. 86년도부터 선수로 활동하면서 94년 SBS 최강전 우승을 비롯해 98년 방콕 아시안게임에서 국가대표로 출전하여 동메달을 따는 등 국내 대회 최다 우승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EBS 직업의 세계에서 3쿠션 당구계의 1인자로 소개된 바 있다. 2009년 당구 국가대표 코치를 맡아 유명 선수들을 이끌었고, 대한당구연맹 지도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현재는 김정규 당구스쿨을 운영하며 지도자의 길을 걷고 있다. 세계일보, 스포츠월드, 월간당구 등에 칼럼을 쓰는 등 후진 양성과 올바른 당구문화의 발전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차례

 

프롤로그

재미있는 공놀이

당구의 기본자세

스트로크와 샷!!

당구의 숨겨진 비밀

올바른 연습 방법

두께와 질량

수학적 분리각의 정체!!

가까운 거리에서 45° 분리각 만들기

샷의 특성

밀어치기 샷과 큐볼의 운동량

따라가다

어떤 형태로 움직일까?

 

당구 게임의 종류

 

당구는 크게 세 가지 종류로 나뉜다.

 

포켓볼(pocket billard)

테이블 가장자리에 마련된 6개의 포켓에 볼을 집어넣는 방식이다. 아메리칸 빌리아드란 명칭으로도 불리며 미국에서는 풀(pool)이라고 한다. 대표적인 게임은 8볼게임과 9볼게임 등이 있다.

최근 포켓10볼 경기가 신설되어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캐럼(carom)

포켓이 없는 사각 테이블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경기를 말한다.

몇 개의 공을 테이블 위에 놓고 수구로 적구를 맞히는 방식이다. 대표적인 게임은 4구와 3구 등이 있다.

 

스누커(snooker)

22개의 볼을 사용하며 테이블의 모양과 경기방식은 포켓볼과 비슷하다.

 

 

 

 

posted by 황영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