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황영찬

Tag

Notice

Recent Post

Recent Comment

Archive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 total
  • today
  • yesterday
2011-035 당신의 서울은 어디입니까?

|황두진 지음|

2005, 해냄

시흥시종합복지회관
EM049249

981.102
황26당



서울을 다시 짓는 건축가, 황두진의 나의 도시 이야기

서울의 건축가는 자기 도시에서 영원한 이방인이다. 그는 끊임없이 대상으로부터 거리를 유지함으로써 오히려 대상을 더 잘 보고자 한다. 애정이나 자부심이 아닌, 호기심으로 자기 도시를 보려 한다. 그리고 상상력으로 도시의 작은 한 구석을 채우거나 혹은 비워 나간다. 서울의 건축가는 할 일이 너무도 많다.

"내가 사랑하는 서울을 건축가 황두진이 걷고 있었다. 어렴풋이 짐작만 하고 있던 서울의 거리를 그는 개인의 역사를 통해 참 알뜰히 안내해 주었다."
- 소설가 신경숙

내가 서울에서 살고 있는 햇수가 태생지에서 살았던 햇수보다 훨씬 많아지기 시작하면서 나는 서울을 다시 보기 시작했다. 아마  그 무렵부터 그리워할 수 있을 뿐 태생지로 돌아갈 수는 없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나도 모르게 서울을 사랑하게 되었던 것이다. 서울의 곳곳에서 살다가 거처를 옮겼으며 그럴 때마다 나는 그 공간을 마음에 새겼다. 우연히 내가 살았던 옛집 앞을 지나가게 되면 고개를 쑥 빼고서 그 집을 기웃거리곤 했다. 그런 장소가 이 서울에서 열일곱 군데쯤 된다. 내게 서울이란 상징적으로 광화문 주변이다. 이십대부터 그곳을 중심으로 엄청나게 걸어 다닌 덕에 그 거리거리에 추억이 쌓여 있다. 우연히 그 주변을 어린 시절부터 그 길을 걸어 다녔던 사람과 조우하게 되었으니 그가 바로 건축가 황두진이다.

책으로 출간되기 전에 앞서 황두진의 서울을 읽을 수 있었던 시간이 나로서는 행복했다. 건축가가 무슨 글을 이렇게 재미나게 쓴담. 싶어 조금 질투도 했다. 어렴풋이 짐작만 하고 있던 서울의 거리를 그는 그의 개인의 역사를 통해 참 알뜰히 안내해 주었다. 서울을 살아낸 그 개인의 역사는 곧 서울의 역사이기도 해서 그가 풀어놓는 서울 이야기 속엔 때론 환희가 때론 비애가 넘친다. 새삼 아, 서울이 이런 곳이었구나, 싶은 깨달음과 함께 그의 글 속에 등장하는 장소에 가보고 싶은 충동을 일으키기도 한다. 성벽이나 문, 골목과 건물이 품고 있는 내력을 알고 난 뒤 그 길을 걸으면 그 길과 이야기를 하느라 누구나 발걸음이 자박자박해지기 마련이다. 이 책 덕분에 서울이 품고 있는 숨은 길과 숨은 내력을 실컷 알게 된 나의 발걸음도 요즈음 부쩍 자박자박해졌다.

꼭 한 번 가볼 만한 서울의 이곳!
건축가 황두진이 제안하는 서울의 명소 10

감사원에서 혜화동 성곽으로 넘어가는 계동산길
서울은 북쪽에서 봐야 제맛이다. 북악산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게 가장 바람직하겠지만, 현재로서는 입산금지이니 차선책으로 계동산길에서 서울을 한번 바라보자.(2005년에는 북악산이 개방되기 전임)

정동길, 그리고 이화여고 원형극장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장소로 정동 만한 곳이 없다. 그중에서도 이화여고 언형극장의 단순하면서도 우아한 조형미는 우리에게 세월의 힘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북촌한옥마을, 그리고 중앙고등학교
북촌한옥 골목을 누비다 한숨 쉬어갈 만한 때가 되면 중앙고등학교를 찾아보라. 강남으로 떠나지 않은 유일한 명문 학교, 한국의 근대 명문 교육기관의 모습이 고스란히 살아 잇다.

행주대교에서 미사리까지! 한강 둔치
한강 둔치는 세계 어디에도 없는 독특하고 특색 있는 장소다. 길이 막힐 때는 이곳을 통해 여의도에서 잠실까지 한 시간 내로 주파할 수 있다. 단, 당신의 몸을 움직여야 한다.

북한산과 북한산성
한강, 한양, 북한산, 모두 '한(漢)'이라는 공통분모를 갖는다. 천연의 요새이면서 경이로운 자연의 걸작품인 북한산이 오히려 멀리 있었다면, 우리는 그것을 더 소중하게 여겼을 것이다.

북악 스카이웨이, 인왕 스카이웨이
군사도로로서의 이 길의 기원은 잊어라. 서울의 자연과 인공을 이 길에서처럼 잘 볼 수 있는 곳은 없으므로, 기다란 이 길을 끝까지 달려보면, 서울에 대한 생각이 완전히 바뀔 것이다.

동대문시장과 노량진수산시장
동대문시장엔 젊음이, 노량진수산시장엔 바다의 힘이 넘실댄다. 모름지기 시장이란 한 도시의 활력을 재는 바로미터다. 일상이 지루하고 피곤하다면, 모든 곳에 앞서 이곳을 찾아라.

선유도공원
선유도공원은 건축가 조성룡의 화신이며, 산과 물의 도시 서울을 절정하게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오래된 것의 아름다움을 느껴볼 수 있는 이 장소가 마음에 든다면 건축가에게 감사하라.

5대 궁궐
궁궐 없이 서울 없고 서울 없이 궁궐 없다. 망가지고 깨어졌지만 500년 도읍지의 깊이는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실패한 왕조의 본거지이기 전에 성공적인 국가경영의 터전이 바로 이곳이다.

자신이 사는 동네
내 동네는 삶의 터전이자 내 꿈이 시작되는 곳이다. 동네를 둘러보고 이웃을 생각하라. 바로 그곳이 서울과 우주의 중심일지 모른다.

|차례|

여는 말 서울이 궁금하다

1장 태어나보니 서울이었네
    색깔 없는 기억, 나의 흑백시대 | 서울을 고향 삼은 우리 가족 | 어머니의 낡은 앨범 속으로 | 덜컹대는 전차를 타고 | 동화 속 보물창고, 이층집 | 재택근무는 집안 내력인가 | 친구들은 떠나고 나는 남았다 | 아직도 강북에 사십니까? | 국사성적 '가'가 준 선물

2장 서울과 함께 자라기
    오늘도 서울은 공사 중 | 책 안의 도시, 책 밖의 도시 | 한강은 멀기만 하다 | 자료만 많아도 배가 부르다 | 카메라 렌즈가 담은 그때 그 모습 | 보이는 것은 다 그린다! | 내 동네부터 읽어보자 | 우리의 북촌은 어디인가

3장 서울은 나의 텍스트
    작은 마을 데리고 놀기 | 맹자 어머니의 선택은? | 위기의 시기에 독립하다 | 강남에서 길을 잃다 | 다시 강북으로 돌아왔을 때 | 동대문 시장은 역사문화재? | 밤과 낮이 뒤바뀐 사람들

4장 통의동 이야기
    긴 잠에서 깨어나는 곳, 통의동 | 궁궐의 서쪽 풍경 | 변두리 같은 서울의 중심 | 미래를 점치다 | 역사 속에 살아 있는 동네 사람들 | 백송이 쓰러지다 | 시인 이상의 막다른 골목 | 오늘도 옥동 바람은 분다

5장 생활은 탐험이다
    익숙한 곳에서 새롭게 시작하기 | 집에 나를 맞추기 | 동네 속, 소통하는 사람들 | 골목길의 역사를 돌아보다 | 내 제3의 동네는 | 홍대 앞, 사람이 만든 문화의 명당 | 발전소가 문화를 만든다? | 부동산 투기의 본고장, 서교동 | 건물 속에 길이 있다 | 젊음이 숨 쉬는 거리, 그 현재와 미래

6장 서울성곽, 그 자취를 찾아서
    못 찾겠다, 꾀꼬리! | 무모한 세 남자의 과감한 도전 | 차라리 복원을 하지 말아라 | 돌에 박아둔 공사실명제 | 남산 위의 저 소나무 사이에는 | 파괴의 시작, 탄생의 끝 | 다세대주택 너머 어디엔가 | 등산로가 되어버렸네 | 보인다, 그러나 갈 수 없다 | 우리 곁을 지킨 서울성곽 | 현실이라는 텍스트 위에서 | 답사는 계속되어야 한다

7장 서울은 항구다
    산과 물이 꿈꾸는 도시, 서울 | 인공이 망가질수록 자연은 돋보인다 | 물이 돌아온다 | 한강에서 서해까지 | 항구도시 서울을 상상하며

맺는 말 누구에게나 자기만의 도시가 있다

오늘은 잊고 지내던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네
내일이면 멀리 떠나간다고
어릴 적 함께 뛰놀던 골목길에서 만나자 하네
내일이면 아주 멀리 간다고
덜컹거리는 전철을 타고 찾아가는 그 길
우린 얼마나 많은 것을 잊고 살아가는지
어릴 적 넓게만 보이던 좁은 골목길에
다정한 옛 친구 나를 반겨 달려오는데
어릴 적 함께 꿈꾸던 부푼 세상을 만나자 하네
내일이면 멀리 떠나간다고
언젠가 돌아오는 날 활짝 웃으며 만나자 하네
내일이면 아주 멀리 간다고
덜컹거리는 전철을 타고 찾아가는 그 길
우린 얼마나 많은 것을 잊고 살아가는지
어릴 적 넓게만 보이던 좁은 골목길에
다정한 옛 친구 나를 반겨 달려오는데
랄라라 많은 것을 잊고 살아가는지
우린 얼마나 많은 것을 잊고 살아가는지
라랄랄라
- 그룹 동물원의 <혜화동>





















posted by 황영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