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황영찬

Tag

Notice

Recent Post

Recent Comment

Archive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 total
  • today
  • yesterday

'2015/04/04'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5.04.04 2015-036 태양계 연대기
  2. 2015.04.04 2015-035 만인보 16 사람과 사람들

2015-036 태양계 연대기

 

파토 원종우 지음

2015, 유리창


 

대야도서관

SB102105

 

440.4

원75ㅌ

 

과학과 역사, 우주적 상상력이 결합한

다큐멘터테인먼트

 

지구와 그 주변의 잊혀진 역사를 찾아서

 

B.C. 1만 500년, 지구와 화성, 행성 Z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고고학 유물, 역사 문헌, 고대 문학작품, 성서 등과 현대 천문학 연구결과를 집대성하여

지구와 태양계 행성의 고대사를 재구성한 인문과 자연의 우주적 판타지!

 

이것은 SF 한류의 창세기,

이 책의 영어번역을 금지시켜라!

 

한국의 드라마는 SF 속 상상력에서 많은 이야기를 빌려왔다. 이제 그 빛을 갚을 기회가 왔다. 원종우의 《태양계 연대기》. 이 하나로 한국의 SF는 그간 해외 작가들에게 진 빚을 갚는다. 한국이 만든 상상력의 산물 중 가장 거대하고 위대한 구라를 만나보시라. 이것은 SF 한류의 창세기다.

■ 김민식(MBC 드라마 PD, <뉴 논스톱> <내조의 여왕> 연출)

 

이 정도의 설득력이라면, 외계인은 존재해줘야만 하는 거다.

■ 김어준(딴지일보 총수)

 

이 흥미진진한 책에 실린 내용을 믿을지 말지는 전적으로 독자의 자유이다. 그러나 그 상상력을 즐기지 못하는 자는 고정관념의 노예임이 분명하다.

■ 박상준(서울SF아카이브 대표)

 

연재 때부터 밤을 세워 읽은 우주적 상상력. 스필버그에게 빼앗기지 말아야 할 한국의 스페이스 오디세이. 영어 번역을 금지시켜야 한다.

■ 신철(영화제작자, 신씨네 대표)

 

과학은 증거에 기반하지만 새로운 과학은 상상력에서 나온다. 과학적 상상력이 어떤 것인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보라!

■ 이강환(천문학 박사, 과천과학관 연구사)

 

파토 원종우는 줄타기의 달인이고, 그가 발명한 구라논픽션은 사람들의 마음의 경계에서 이루어지는 줄타기다. 그가 줄을 타면 이야기는 사실과 구라 사이를 오가면서 출렁출렁한다. 그 출렁거림이 커지면 커질수록 파토는 한걸음 물러선다. 이 책은 거리두기의 미학을 아는 구라엔터테이너 원종우가 흔들어대는 거대한 줄타기 한마당이다.

■ 이명현(천문학 박사, SETI외계지적생명체탐사기구 코리아 조직위원회 사무국장)

 

나는 태양계 안에 외계문명이 존재한다든지 외계생명체가 지구에 왔다든지 하는 이야기에는 코웃음조차 아까워하는 과학자다. 하지만 파토 원종우의 《태양계 연대기》를 읽고 있노라면 그 세계에 푹 빠져들고 만다는 사실을 고백할 수밖에 없다.

■ 이정모(서대문자연사박물관장)

 

일단 이 책을 집어 든 사람들은 조심해야 한다. 엄청난 속도로 빠져들게 되는 이야기에 휩쓸리다 보면 머릿속에 빅뱅이 일어나고 결국엔 '멘붕'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로 오랜만에 경험하는 맨탈 붕괴의 즐거움!

■ 장준환(영화감독, 《지구를 지켜라》 《화이》 연출)


원종우

필명 파토.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하다가 20대 중반에 인디레이블 운동을 주창, 스스로 록 뮤지션으로 데뷔하고 음악 평론가로도 활동했다. 이후 영국에서 다시 음악을 전공했다.

1999년 딴지일보에 합류, 15년 동안 음악, 문화, 역사, 과학 등을 주제로 수백 편의 글을 썼으며 2008년 SBS 창사 특집 환경 다큐멘터리 <코난의 시대> 작가로 휴스턴 영화제 대상을 수상했다.

2012년에는 《조금은 삐딱한 세계사 : 유럽편》을 출간해 역사 부문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최근에는 과학 커뮤니케이션에 전념해 팟캐스트 방송 '파토의 과학하고 앉아 있네'로 1년 만에 2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고, 과학자, 작가, 예술가들과 함께 새로운 형태의 과학 전시와 강연, 공연도 만들고 있다.

주변에서 '르네상스적 관심을 가진 지식인'으로 평가한다.


이 광대한 우주 속에

만약 우리 밖에 존재하지 않는다면

엄청난 공간의 낭비일 것이다.

- 칼 세이건


차례


추천사 이것은 SF 한류의 창세기

머리말 초고대 문명과 은비주의

개정증보판을 내며 과학적 사실과 엔터테인먼트의 결합


Chapter 1

외계인들은 지구 가까이에 있다


외계 생명체는 분명히 존재한다

UFO 현상에 대한 기본 전제

과학의 시각으로 접근해야

항성간 여행의 구체적 문제점들

과학 박스 - 세계의 외계행성 탐색 망원경


외전 1 : 외계인의 진실은 밝혀질 것인가


Chapter 2

화성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화성에도 생명과 문명이 있었다

무인 탐사선들의 활약

과학 박스 - 화성 탐사선과 탐사 로봇


Chapter 3

한때 풍요로 가득했을 화성, 누가 살해했나?


가로로 길게 그어진 거대한 흉터

경천동지의 대참사

화성의 생명체들은 살해된 것일까

과학 박스 - 화성의 과학적 팩트


Chapter 4

사라진 또 하나의 행성


티티우스 - 보데의 법칙

행성이 파괴되면서 벌어진 일

소행성 에로스의 비밀

과학 박스 - 소행성의 이해


Chapter 5

화성과 행성 Z 사이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이아페투스의 비밀

행성 간 문명 교류가 있었을까

과학 박스 - 외행성 탐사선 열전


Chapter 6

달의 정체를 밝혀라


달의 미스터리

달은 고대 외계인이 만든 강력한 무기였을까

지구와 행성 Z는 동맹관계였을까

고장 난 데쓰스타 이아페투스

과학 박스 - 아폴로 계획과 달 탐사


Chapter 7

BC. 1만 500년, 지구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지구상의 모든 문명권에 대홍수의 기억이

신화와 전설로만 남은 초고대의 고등 문명

초고대의 우주전쟁

화성의 우주기지 이아페투스, 행성 Z의 우주기지 달

인류 문명은 5000년 전에 불쑥 나타난 것이 아니다

과학 박스 - 지구에서 벌어진 대재앙과 멸종


외전 2 : 초고대문명과 외계인의 증거들


Chapter 8

피라미드와 외계 생명체


인류 최대의 불가사의, 기자의 대피라미드

피라미드에 재기되는 의문들

현대과학과는 다른 초고대의 과학기술

대재앙 이후에도 회계인들은 지구를 방문했다

암벽화에 남아 있는 외계 생명체 방문의 증거

과학 박스 - 오리온자리


Chapter 9

모세의 정체를 찾아서


모세는 누구인가

모세는 왜 굳이 출애굽을 결행한 걸까?

모세와 외계인의 밀월과 결별

모세는 바보가 아니었다

초고대의 사상과 기술로 만들어진 유대교

과학 박스 - 원자력 이야기


Chapter 10

누가 화성적 세계관에 맞설 것인가


인류 고대사에 화성인이 나타났다

행성 Z와 예수

화성인이 지구에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한 이유

석공 조합, 프리메이슨의 역사

프리메이슨이 근대를 개발했다

과학 박스 - 암석과 콘크리트를 사용한 건축의 차이


Chapter 11

화성인과 행성 Z인, 그리고 지금 우리


그들은 외계인이 아니었다

태양계 제국의 영광과 상처

대재앙 후의 태양계, 그 현재의 모습

과학 박스 - 네안데르탈인


외전 3 : 단편 《기나긴 노을 : Z의 이야기》


에필로그 우주적 신화 엔터테인먼트


<수태 고지>, 1486년, 카를로 크리벨리 작, 런던 국립미술관 소장. 공중의 물체에서 성모의 머리로 금색 광선이 발사되고 있다.

<십자가 처형>, 1350년, 코소보의 비오스키 데카니 교회 소장. 좌우측 상단에 특이한 비행체들이 보인다.


위 그림의 비행체들을 확대한 모습.

<예수의 세례>, 1710년, 아트 데 겔더 작, 영국 케임브리지 피츠 윌리엄 박물관 소장. 전형적인 원반형 UFO가 광선을 발사하는 모습처럼 보인다.

이탈리아 몬탈치노의 산 로렌초 성당의 그림, 1600년. 인공위성 혹은 전파 송신기를 닮은 저런 기계장치는 17세기 초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약 8000년 전의 아프리카 암각화. 우주복을 연상시키는 디자인도 흥미롭지만, 당시에는 그림에서 보는 목주름이 만들어질 수 있는 천의 세밀한 직조기술이 없었다.

케플러 우주 망원경

외계행성 탐색 시스템 KMTNet

거대 마젤란 망원경 GMT

2009년 12월 9일 새벽, 북구의 대자연에 둘러싸인 노르웨이 북단의 한 군사기지에서 놀라운 광경이 목격되었다.

 

1976년 바이킹이 찍은 이 사진은 인공적으로 만든 얼굴상이라는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마스 글로벌 서베이어가 촬영한 인면암.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얼굴상과는 거리가 있다.

화성인의 기계 장치.

화성의 석상.

화성의 튜브.

미국 잡지 《놀라운 이야기들》.

화성의 아라비아 테라 지역.

이란 사사니안 플레이스의 매몰 유적.

화성의 비석.

포보스의 제단.

화성 표면의 금속성 잔해.

화성 표면의 강이 흘렀던 흔적.

화성 탐사 로봇의 크기 비교. 가운데 작은 것이 소저너, 왼쪽이 스피릿 오퍼튜니티, 오른쪽이 큐리오시티. 소저너와 스피릿 오퍼튜니티가 태양광으로 작동하는 데 반해 덩치가 큰 큐리오시티는 원자력 전지를 탑재하고 있다.

화성의 모습.

매리너스 협곡.

그랜드캐니언의 위성 사진.

올림포스 산.

화성의 거대 화산들.

화성의 고도 분석 사진.

에로스 표면의 구조물을 3D로 형상화한 추정도.

화성의 위성 데이모스. 긴 쪽의 지름이 7.8킬로미터에 불과한 바위 덩어리다.


태양계의 행성들.

소행성대. 화성과 목성 사이의 너른 영역에 위치하고 있다.

소행성대에 존재하는 유일한 왜소행성 세레스. 지름 974킬로미터로 외부 구조는 대부분 물이 언 얼음이다.

오르트 구름을 포함한 태양계. 실제 오르트 구름의 영역은 이곳에 표현된 것보다 훨씬 크다.

아이페투스 근접 촬영 사진.

<스타워즈> 시리즈의 데쓰스타.

파이어니어호에 부착된 금속판. 인간 남녀의 모습과 지구의 위치, 전파망원경 등이 그려져 있다.

보이저 2호가 찍은 해왕성.

호이겐스 착륙선이 짝은 타이탄의 표면. 물처럼 보이는 호수는 액체 메탄이다.

달 표면의 '성'.

우주 전함.

아폴로 15호가 촬영한 유사 물체.

카시니 탐사선이 촬영한 아이페투스.

아폴로 계획의 로고.

아폴로 8호가 찍은 달에서 본 지구.

플로리다 주의 케이프 캐너배럴에서 발사되는 새턴 V 로켓.

아라랏 산의 노아의 방주.

기자의 피라미드군.

중국 시안의 피라미드군.

아틀란티스의 상상도.

로제타스톤. 1799년에 이집트 로제타에서 발견된 로제타석의 상형문자가 19세기 샹폴리옹에 의해 해독됨으로써 2000년 만에 이집트 문헌과 기록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BC. 1600년경의 은허 유적지에서 출토된 갑골문. 지금의 한자와는 달리 다분히 원시적인 것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BC. 3000년경 이집트 제1왕조의 암벽화. 몸통을 정면, 머리는 측면으로 묘사되는 인물이나 머리 위를 장식하는 뱀 조각, 매와 자칼 등 수천 년간 지속된 형식이 거의 완전한 형태로 나타나 있다.

뿔이 달린 특이한 형태의 삼엽충. 아문이 많아 형태도 다양했고 원체 개체가 많았기 때문에 화석도 많이 남아 있다.

유카탄 반도에 묻혀 있는 대형 크레이터의 위치.

화성의 고도 사진. 헬라스 크레이터의 가공할 크기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미스터리 고대 유적.

중국에서 발견된 드로파 스톤.

캘리포니아에서 발견된 돌 속의 X-레이 사진.

 

자연계에서 볼 수 있는 날개 가진 동물은 모두 이처럼 등 쪽에 날개가 붙어 있다.

엔진의 힘이 비교적 약한 프로펠러기들도 이처럼 날개가 위쪽에 붙어 있는 경우가 많다.

 

1937년 캐나다 밴쿠버 시청 근처에서 찍힌 UFO.

1927년 미국 오리건에서 촬영된 UFO.

1970년 미국 뉴햄프셔의 워싱턴 산에서 찍힌 시가형의 UFO.

피라미드 내부 투시도. 좁은 길들이 가파른 경사로 연결되어 있다. 위쪽에 Shaft라고 표기된 V자 형태 통로 두 개는 좁은 환기구멍으로 사람이 오갈 수 없다. 가운데 층층이 보이는 공간이 소위 왕의 방과 여왕의 방. 기울어진 검은 사각형으로 표현된 것이 소위 대회랑으로, 26도 각도로 우측으로 내려온다.

바알베크Baalbek의 '임산부의 돌'. 무게 1천 톤으로 추산되는 이 바위는 현대 과학 기술로도 옮길 수 없다.

이집트 아스완에 남아 있는 미완성 오벨리스크. 깎는 도중 금이 가서 버려진 것으로 추정된다. 길이 40미터 무게 1185톤. 이것을 정말 이동시켜서 세울 생각이었을까.

바그다드의 전지 항아리. 수천 년 전 인공적으로 전기를 만들었던 사실이 이를 통해 증명되었다. 그러나 단편적인 기술의 발견과 이를 통한 문명의 재편은 별개의 문제다.

8000년 전의 암각화.

이탈리아의 동굴벽화.

페루의 암벽화.

고대 오스트레일리아의 인물화.

탄자니아의 암벽화.

멕시코의 벽화.

오리온자리.

수성에서 VY 카니스 마조리스까지의 크기 비교.

아기 모세의 구출.

모세의 출애굽 상상도.

구약성서의 모세오경, 토라.

모세와 유대인의 방랑 궤적. 모세가 이끄는 유대인들은 이 붉은 선을 따라 40년이나 헤맨 끝에 가나안 땅으로 들어갔다.

모세의 언약궤.

새로운 예언자.

미 해군 핵항모 USS 니미츠. 322.8미터의 길이에 6000명의 승조원을 실은 이 거대 함정은 연료 보급없이 20년간 운항 가능하다.

네바다 사막의 핵실험. 군인은 물론 민간인까지도 보호 장구 없이 관람했다.

위는 오리온 자리의 삼태성, 가운데는 기자 피라미드, 아래는 삼태성과 기자 피라미드를 슈퍼임포즈한 사진. 계산에 따르면 두 위치가 완벽히 일치하는 것은 BC. 1만 500년이었다.

외계인 모습의 사제. 외계인들이 지구에 간여하는 방식은 이런 형태가 아닌, 인간과의 제휴를 통한 간접적인 것이다.

프리매이슨의 문장.

솔로몬 성전의 복원 모형.

알 악사Al Aqsa 모스크. 성당기사단의 본거지였던 이곳은 솔로몬 성전이 붕괴된 후 그 자리에 세운 것으로, 지금은 이슬람 사원이 되어 있다. 사람들은 이곳의 지하에 많은 유물들이 숨겨져 있다고 믿어왔다.

바포메트.

1달러 지폐에 그려진 마스터 프리메이슨 워싱턴과 뒷면의 피라미드.

조지 워싱턴 기념탑. 1885년에 완성된 높이 170미터, 무게 9만 854톤의 이 탑은 당시로선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의 건축물이었다. 이런 이집트 오벨리스크의 형태가 어째서 워싱턴 기념탑이 되어야 하는지는 프리메이슨과 고대의 커넥션이 아니면 이해될 수 없다.

공사현장에서 사용되는 현대의 복합 도르래.

수원 화성 공사에 사용된 거중기.

뉴욕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높이 318m, 102층. 1931년에 철근 콘크리트 공법으로 지어진 대표적인 마천루다. 1972년 세계무역센터가 완공되기 전까지 40년간 세계 최고층 건물이었다.

수단.

중국 시안.

보스니아.

멕시코.

미국.

프랑스.

카자흐스탄.

여호와의 문양.

네안데르탈인 추정도.

 

 

 


posted by 황영찬

2015-035 萬人譜 16 사람과 사람들

 

고은

2004, 창비

 

시흥시대야도서관

SB001804

 

811.6

고67만 16

 

창비전작시

 

시인 고은은 20여년 전부터 한국사에 드러나고 숨겨진, 스러지고 태어나는, 추앙받고 경멸당하는, 아름답고 추악한, 떳떳하고 비굴한, 그 수많은 사람들을, 붓 대신 언어로, 그림 대신 시로, 거대한 민족사적 벽화를 그리고 있는 중이다. 거기에는 한국인이라면, 아니 인간이라면 지을 수 있고 짓지 않을 수 없는 숱한 표정들이 늘어서 있고 그들의 천태만상의 갖가지 삶의 모습들이 벅적거리고 있으며 절망과 한(恨), 운명과 열정, 기구함과 서러움의 삼라만상적 인간상들이 복작거리고 있다. 그것은 삐까쏘의 「게르니까」보다 더 착잡하고 내가 멕시코씨티의 정부청사 안에서 보았던 디에고 리베라의 벽화보다 더욱 거창한 서사를 담은 우리 한민족의 벽화를 이루고 있다. 고은은 『만인보』라는 벽화-민족사를 통해 우리의 고통스러운 역사를 되새김질하며 그 역사를 만들어오고 혹은 그것에 짓밟힌 만상의 인간들을 사랑하며 껴안고 뺨 비비며 삶의 진의와 세계의 진수를 손가락으로 끄집어내고 있는 것이다. 나는 고은이 그린 사람들에게서 한을 듣고 그가 그린 세계에서 향기를 맡으며 그의 만인화(萬人畵)에서 세계와 시대를 읽는다. 그리고 이제, 나는 여기 그가 그려준 거대한 벽화를 보며 분노와 치욕 그리고 운명과 사랑이 점철된 그의 '역사'를 듣고 오늘의 삶을 생각한다.

■ ■ ■ 김병익 문학평론가, 인하대 초빙교수

 

고  은  高  銀

1958년 처녀시를 발표한 이래 시 · 소설 · 평론 등에 걸쳐 130여권의 저서를 간행했다. 서사시 『백두산』『만인보』와 『고은시선집』 1 · 2 『고은전집』(전38권)을 출간했다. 현재 세계 시아카데미 회원(한국대표)이다.

 

차례

 

시인의 말

그 아낙 / 무명씨 / 김일성 / 마라도 애기무당 / 승렬이 무덤 / 에레나 / 최항 / 신건호 / 타인의 눈 / 홍길동 / 두 강물 / 제삿날 / 심유섭 영감 / 김동삼의 자손 / 호수 / 절망 / 노고단 밑 / 노예시인 / 아기 울음소리 / 소년 준호 / 신혼부부 / 김총각 / 만수 할머니 / 군고구마 장수 / 너와집 / 연애 / 귀향 / 가야금 / 수씨 딸 / 양형모 / 쯔쯔 영감 / 사진 한 장 / 고명욱 영감 / 설석우 / 그 홀아비 / 옥순이 옥분이 자매 / 엄면장 마누라 / 제석 / 신현구 / 5대의 피리 / 그해 8월 / 이휘소 / 어느 결혼 / 설악산 / 송탄 피난민수용소 / 다섯 시간의 결혼식 강좌 / 춘정 / 나 보기가 역겨워 / 사마귀 / 용돌리 두 집 / 이정순의 넋 / 사미승 등명 /과부 문씨 / 성혜랑 / 그해 겨울 들판 / 김석원 장군 / 여자 몸값 / 어느 부부 / 한 부엌 / 주저앉은 사람 / 고향 / 신국이 할아버지 / 노처녀 기명실 / 오르테가 킴 / 남자현 / 외팔이 박 / 국군 군번 1번 / 채병덕 / 신성모 / 다섯살 용식이 / 홍총각 / 수복 이후 / 폐허의 아기 / 빨갱이 1 / 빨갱이 2 / 빨갱이 3 / 빨갱이 4 / 꽃 금각(琴恪) / 교장 신진섭 / 여원재 / 변영재 / 한홍철 / 어떤 인민군 / 이종찬 / 허황후 / 김종원 / 거창 이복남 / 왕건 / 신중목 / 임채화 / 왕작제건의 씨 / 박영보 면장 / 시시한 원한인데 / 어떤 대동청년단 / 배꼽 깊은 사람 / 1 · 4후퇴의 아기 / 젖먹이 신이 / 이규완 자손 / 나, 김우남 / 할머니 / 간첩시절 / 김선기 / 돼지고기 세근 / 보안사 사병 정우신 / 제주도 중산간마을 / 옹기장수 맹길이 / 어떤 한약방 / 정순산 / 소위 학도병 / 망우리 묘지 / 칠석 장군 / 1950년 10월 3일 / 김윤근 / 인민군 / 추교명 / 최익환 / 다시 수복 / 나물도 이장 오영감 / 나물도 옆 무인도 / 장사꾼 오세도 / 늙은 농부 / 장봉도 / 영호 / 영호 누나 / 준모 고모의 마지막 밤 / 어떤 거지 / 경찰서 감방 10호 / 지장암 단풍 / 김춘보 / 이극로 / 이날치 / 상해 현계옥 / 남산 허백당 / 나윤출 / 이승태 / 사랑 / 노예 단천아 / 퇴계 모친 박씨

 

그 아낙

 

산정리 비탈

쉬웅! 꽝!

중포탄이 터졌다

돌덩이들

흙들

군용트럭에 탄 인부들

산산조각으로 솟아올랐다

솟아올라 흩어져 다 떨어졌다

 

자욱이 먼저 내려앉았다

 

한 아낙이 처박힌 머리 들고 일어섰다

왼쪽 팔이 남아 있다

어서 피 멎어라

 

타인의 눈

 

그 전쟁은

모르는 사람과도 주고받던 인삿말을 앗아갔다

느린 말씨도

순하디순한 말씨도 앗아갔다

말들이 빨라졌다

말들이 날섰다

가을 썬득썬득한 바람 속

사람들의 해맑은 눈빛들도 앗아갔다

차츰

사람뿐 아니라

소와 말의 눈도 자갈밭 머리에서 충혈되어 사나웠다

 

대전역전

껌팔이 아이 하나가

다른 아이 하나를 죽도록 패대고 있었다

삥 둘러서서

아무도 말리지 않았다 바람이 먼지를 일으켜세웠다

 

누구에게도

고향산천의 정든 얼굴은 없었다

 

너와집

 

밥 짓는 저녁연기 거룩하고 거룩하다

1945년 8월 10일 이전까지

한반도는 하나였다

1945년 8월 10일 이후

한반도는 둘이었다

북위 38도선을 그어

남쪽은 미군이 진주하고

북쪽은 소련군이 진주하기로 미국이 제안했다

 

1945년 8월 15일

일본의 항복은

한반도의 해방이었다

그러나

한반도의 분단이었다

 

한반도의 허리

강원도 인제군 소양강 언덕배기

옛 화전민

너와집 한 채에

북위 38도선이 지나갔다

 

북쪽 경비대가 차지했다

남쪽 경비대가 대들었다

서로 우리 집이라고

우리 땅이라고 외쳤다

공포를 쏘아대며

위협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묘안이 나왔다

이 집을

아예 허물어버리자

그러자

 

증조할아버지 적부터 살아온

두메산골 너와집이 없어졌다

그 집 주인

임봉술이 영감 62세

손녀 임가시나 14세

두 사람 이불짐 지고 떠났다

 

할아버지는 눈물도 없이 내내 울었고

손녀는 울지 않았다

다시 못 볼

저 아래 소양강을 보았다

 

사진 한 장

 

황해도 평산 젊은이 신도준이

1951년 8월

서부전선 임진강물

신새벽에 건넜다

아버지 어머니 젊었을 때 함께 찍은 사진 한 장

입에 물고

곧장 헤엄쳐 강을 건넜다

 

남쪽나라 서울이었다 폐허였다

거지노릇으로

남쪽 사람이 되었다

거지 작파하고

왕대폿집 심부름꾼이다가

구두닦이

구두 날라다주는 심부름꾼이다가

구두닦이 되어

 

판잣집 한 채 샀다

 

북의 고향 떠난 지 15년 뒤

그는 서울 충무로 3가 배우학원 이사장이었다

어머니 아버지 사진 확대해서

벽에 걸어두었다

누가 물었다

어느 시대 영화배우들이냐고

 

그 홀아비

 

1955년 겨울 영동 두메

경부선 기적소리가 멀리 들려왔다

기적소리 있으면

세상은 아직 세상 그대로였다

산들이 서로 벌거숭이

밤에는 덜덜 떨겠지

산들이 서로 벌거숭이 닮아

누가 누군지 몰랐다

 

오천산

미륵산

촛대봉

앞산

쌍봉리 뒷산

누가 누군지 몰랐다

 

아이들이 그리는 것은

벌거숭이 붉은 산

황토산

그리하여 황소 울음소리도

붉은 울음이었다

 

그런 산등성이 석양머리

한 사람 지친 걸음이 넘어온다

누굴까?

누구기는 누구

절반은 돌아버리고

절반은 제정신인 그 사람

 

마누라와

아이 둘 한꺼번에

박격포탄에 맞아죽고

황소 한 마리도 죽어버리고

혼자 살아남은 사람

머리숱 많은 이종수 그사람

 

소리는 기러기 소리인 듯

높은 소리였다

 

어허 3년 전쟁으로 몇백만명이 죽어갔다

그 죽음 가운데

이종수의 가족도 있었으니

빈 외양간 들어가

여보 마누라 여보 마누라

그리고

장섭아

차선아

차섭아

이 소리밖에 나오지 않는 그 사람

 

어느 결혼

 

결혼이 독립운동가 결합이고

신혼생활이 각각 독립운동이었다

아직 그들에게는

남자도 여자도 아니었다 동지였다

 

1919년 1월 중국 남경

남경의 선교사 사택 한 방을 빌렸다

3 · 1운동 직전 창립한

신한청년당 당수 서병호

서간도와 북만 독립운동가 김필순이 하객으로 참석했다

 

김규식과 김순애의 결혼식

맞절을 했다

그리고 사진관에 가서 결혼 기념사진을 찍었다

 

서병호는

김규식의 손윗동서

김필순은

김규식의 처남

독립운동 가계의

동서가 되고

처남매부가 되었다 순수의 시대였다

 

신혼부부는 첫날밤 합방도 하지 못한 채

신랑은 제1차 세계대전 청산을 위한 빠리 강화회의에 갈 준비를 서두르고

신부는 빠리 강화회의를 받쳐줄

국내 봉기를 위해

부산으로 가야 했다

 

강연원고와 활동 구상 그리고 여권수속 배표 구하기

옷을 꿰매기

짐싸기로

며칠 밤낮이 지나갔다

 

하객 서병호는 본국으로

김필순은 만주와 연해주로 떠났다

1919년 3월이 오고 있었다

 

어느 부부

 

서울 후암동 일본인 병원 자리 한 내과의원에는 입원실이 셋이었다

입원환자 아홉

전쟁이 났다

으레 있어온 38선 충돌사건이 아니었다

사흘 뒤

나흘 뒤

서울을 내주어야 했다

 

환자들 하나둘 나갔다 의사도 떠났다

남은 늑막염 환자 백수길

나이 서른하나

몸 약한 아내의 간호밖에는

약도 없었다

 

6월 30일 콩나물국이 먹고 싶다 말하고 눈을 영영 감았다 야간중학 교사였다

서울 중앙청에는 인공기가 내걸렸다

아내는 다음다음해

피난지 칠곡 과수원 부근 판잣집에서 눈감았다

친정언니네가 입은 옷 그대로 종이같이 가벼운 시신을 묻었다

이런 죽음들 이런 삶들 전란 중에 있으나마나

슬픔도 별로 필요없었다

 

어떤 인민군

 

거창고을 산중에도

인민군이 왔다

인민군 몇명이

몇단위로 왔다

 

열아홉

열여덟

열여섯살짜리 풋내기였다

 

순 촌놈들이라

몇마디 말 오고가면

영락없는 산골아이들

밤 박꽃처럼

순박한 아이들

 

군기는 제법 엄했다

 

한 녀석이 외딴 마을에 가서

소녀를 꼬드겨 일을 벌였다

이 일이 알려지자

전우들의 심판으로

총살당했다

 

인민군은

국민학교 아이들에게

아니

인민학교 아이들에게 열심히 노래를 가르쳤다

 

원수와 더불어 싸워서 이긴……

 

아침은 빛나라 이 강산……

 

태백산맥에 눈 내린다 총을 들어라 출정이다

 

그리고 「김일성 장군의 노래」도 가르쳤다

가르치다가

가르쳐

함께 노래 부르다가

그 여름날과 함께

어느날 사라졌다

 

그뒤 국군이 왔다 무거운 철모 쓴 국군이 왔다

우물물 검사한 뒤

우물물 실컷 마시고 싸움터로 떠났다

 

어떤 거지

 

식민지 후기

대구에는 대동단 사건의 주동자

이동하(李東廈)가 경영하는

하해(河海)여관이 있다

 

경북 유림단 사건으로 감옥에 갔다 온

이봉노(李鳳魯)가 경영하는

이화(李華)여관이 있다

 

또 하나 항일운동가

윤홍렬(尹洪列)과 황옥(黃鈺)이 묵고 있는

본정(本正)여관이 있다

애국자 뒷바라지 황봉이(黃鳳伊) 여인이 경영한다

 

고등계 형사 감시를 받는다

자주 그 여관에

예비검속 나와

붙잡혀가면

일주일도

10여일도 갇혔다 온다

 

그런 여관거리에

거지 행색의 사람

몇번씩 오락가락한다

애국자 이상훈(李相薰)이다

 

저게 누구야

저 거지 누구야

물으면

바로 저분이

독립운동가 이상훈 선생이시다!

 

사람들은 그 거지가

대구거리를 걸어다니는 것만으로도

독립운동을 한다고 말한다

 

세 여관에는

이상훈

신재운

김찬기

허영 들이 자주 묵었다

하루 1원 정도의 숙박비 밀리기도 한다

 

 

 

 

posted by 황영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