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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11. 21. 13:43 내가 읽은 책들/2015년도

2015-095 천사의 시 - 조광호 그리고, 정호승 쓰다

 

지은이 조광호, 정호승

2007, 대교베델스만

 

 

시흥시대야도서관

SB016290

 

811.6

정95ㅊ

 

나의 일상 깊숙이 자리한 천사를 만나다!

 

내가 그린 천사는 이 세상에서 언제 어디선가 내가 만난 사람들이다. 꽃의 향기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사람의 모습을 닮은 날개 달린 천사도 내 눈에 보이지는 않는다. 그동안 내가 만났던 수천수만의 사람들, 그들 가운데 나의 천사들은 때로는 눈부신 빛과 바람, 또 때로는 황홀한 설렘으로 내 곁에 엄연히 존재했다. 나의 일상 가운데 그들은 마치 날개를 단 천사처럼 예기치 않은 순간에, 눈부신 지혜와 아름다움으로 나를 찾아왓다. ___조광호(신부, 화가)

 

돌이켜보면 나의 어머니는 나의 '어머니라는 천사'였으며, 나의 아이들은 '나의 아이들이라는 천사'였으며, 나의 꽃과 새들도 모두 나의 '꽃과 새라는 천사'였다. 그동안 천사가 늘 나를 찾아왔으나 나에겐 천사를 알아볼 수 있는 눈이 없었다. 그동안 천사를 늘 만나면서도 나는 그가 천사인 줄 알지 못했다. 이제 내 귀에는 나를 찾아오는 천사의 말소리가 들린다. 나를 향해 미소 짓는 천사의 미소가 보이고, 밥 먹으러 오라고 부르는 엄마 같은 천사의 다정한 목소리가 들린다. ___정호승(시인)

 

조광호 신부와 정호승 시인이 만난 천사는 바로 당신입니다.

 

조광호

1947년 강원도 삼척에서 태어났다. 1977년 가톨릭대학교 신학과를 졸업하고 1979년 사제 서품을 받았으며, 독일 뉘른베르크 대학과 같은 대학원에서 그림 공부를 했다. 1982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국내외에서 20여 차례의 개인전을 가진 바 있으며, 여러 단체전에도 참여했다. 우리나라 작가로는 드물게 재료와 장르를 넘나들며 종교적이고 철학적인 메시지를 회화, 판화, 이콘화, 유리화, 조각 등으로 다양하게 표현해왔다. 지금은 인천가톨릭대학교 종교미술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대표 작품

부산 남천성당 유리화, 서울 당산철교 외벽의 벽화, 서소문 현양탑

 

펴낸 책

《그대 문의 안과 밖에서》, 《얼굴》, 《ANGEL》, 《꽃과 별과 바람과 시》

 

정호승

1950년 대구에서 태어나 경희대학교 국문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했다. 1972년 한국일보신춘문예에 동시, 1973년 대한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었다. 제3회 소월시문학상, 제10회 동서문학상, 제12회 정지용문학상, 제11회 편운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펴낸 책

시집 | 《슬픔이 기쁨에게》, 《서울의 예수》, 《새벽 편지》, 《별들은 따뜻하다》,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라》, 《이 짧은 시간 동안》

시선집 | 《내가 사랑하는 사람》, 《너를 사랑해서 미안하다》

산문집 | 《정호승의 위안》, 《항아리》, 《연인》, 《비목어》

 

▲ 꽃 피는 날에 찾아오는 천사

 

이 세상에 꽃이 피는 건

죽어서도 꽃으로 피어나고 싶은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 세상에 사람이 태어나는 건

죽어서도 다시 사람으로 태어나고 싶은 꽃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다면

정녕 그렇지 않다면

왜 꽃이 사람을 아름답게 하고

왜 사람들이 가끔 꽃에 물을 주는가

 

▲ 십자가와 천사

 

천사의 얼굴은 십자가로 만들었다

눈은 십자가에 걸친 양팔로

코는 십자가에 축 늘어진 무릎으로

입술은 그대들을 용서하고 바라보던 지평선으로

턱은 핏방울이 뚝뚝 떨어지던 절벽으로

귀는 슬피 울던 새들의 날개로 만들어져

보라

아름답고 순수하다

 

▲ 추락한 천사

 

날기 위해서는 떨어져야 한다

떨어지기 위해서는 날아올라야 한다

날개는 날기 위해서만 있는 것이 아니라

떨어지기 위해서도 있다

추락할 때에 내 상승의 기쁨이 더 크듯이

절망할 때에 내 희망의 기쁨 또한 더 크다

 

▲  선으로 악을 이긴 천사

 

모든 인간은 다 천사다

모든 천사는 다 인간이다

그러나 사랑이 없으면

인간은 천사가 아니다

선이 없으면

천사도 다 인간이 아니다

 

▲ 꿈꾸는 천사

 

천사의 얼굴을 보고 싶으면

잠든 아기의 얼굴을 들여다보아라

꿈꾸는 천사의 얼굴에 어리는 미소를 보고 싶으면

잠든 아기의 배냇웃음을 고요히 들여다보아라

 

▲ 꽃과 사랑과 천사

 

붉은 꽃 한 송이 너에게 주마

푸른 꽃 한 다발 너에게 주마

피는 꽃이 아름다움도 너에게 주마

지는 꽃의 아름다움도 너에게 주마

꽃피는 곳에 사랑이 있고

사랑이 머무는 곳에 천사가 있다

 

▲ 하늘을 나는 천사

 

나는 가끔 초승달 위에 앉아

당신을 내려다볼 때가 잇다

나는 가끔 은하수 사이로 손을 내밀고

당신의 눈물을 닦아줄 때까 있다

당신의 가난한 어깨에

기도의 날개를 달아주고 싶어서

 

▲ 꽃 속에 잠든 바람 같은 천사

 

나는 꽃 속에 바람이다

나는 그 바람을 타고 가는 향기다

나는 그대의 눈에 보이지 않으나

그대의 일생을 휘감고 돈다

 

▲ 모세의 숲속에서 만난 천사

 

당신이 버림받은 곳에 내가 있다

당신이 버려진 곳에 내가 잇다

당신이 쓰러진 곳에 내가 있다

당신이 통곡하는 곳에 내가 있다

그리하여

당신의 미소 속에 내가 있다

당신의 미소의 눈물 속에 내가 있다

당신의 기쁨의 눈물 속에 내가 있다

당신의 평화의 기도 속에 내가 있다

 

▲ 말할 때와 침묵할 때의 천사

 

그 어떠한 죽음이 다가와도

말해야 할 때는 말하고

침묵해야 할 때는 침묵해야 한다

목숨을 내어놓고 말할 때는 말의 향기가

죽음을 기다리며 침묵할 때는 침묵의 향기가

세상을 골고루 어루만질 때

내 온몸이 다 입이요

내 영혼이 다 혀다

 

▲ 여성의 가슴에서 태어난 천사

 

그대는 지금까지

내 이름을 잘 몰라

나를 그냥

엄마라고 부르더구나

"엄마!"

 

▲ 상처받은 천사

 

내 사랑도 때로는 산산조각 날 때가 있다

내 가슴도 때로는 산산조각 난 사랑의 파편을 안고

밤새워 피 흘리며

상처의 구석진 자리를 들여다보며

흐느낄 때가 있다

누구든 교만해지지 마라

교만은 사랑의 적이다

 

▲ 관세음(觀世音) 천사

 

천사는 관세음

이 세상 모든 소리를 듣지 않고

본다

당신의 절규

당신의 분노

당신의 욕망의

아름다울 수 없는 소리를

듣지 않고 본다

오늘 밤은

인간의 소리를 너무 많이 보다가

지쳐

잠이 들었다.

 

▲ 풍선을 든 천사

 

엄마 천사가

아기천사에게

풍선을 사주었구나

천사들이 날개 대신

팽팽한 풍선을 들고

바람 따라 하늘로

날아가는구나

▲ 5월의 하늘 같은 천사

 

풀이 돋는다

풀잎에도 상처가 있다

꽃들이 피어난다

꽃잎에도 상처가 있다

 

▲ 빈손의 천사

 

나 그대에게 아무것도 줄 수 없으나

나 그대에게 모든 것을 다 줄 수 있네

나 아무것도 지닌 게 없으나

이미 모든 것을 다 지니고 있네

그대 단 한순간만이라도 그대를 놓을 수 있다면

그대 모든 것을 다 얻을 수 있을 텐데

그대 다른 사람의 손을 잡아주기 위해서는

그대 손이 빈손이 되어야 할 텐데

 

▲ 봄날의 천사

 

진달래 핀

어느 봄날에

돌멩이 하나 주워 손바닥에 올려놓았다

돌멩이가 처음에는

참새 한 마리 가쁜 숨을 몰아쉬듯이

가쁘게 숨을 몰아쉬더니

차차 시간이 지나자 잠이라도 든 듯

고른 숨을 내쉬었다

내가 봄햇살을 맞으며

천사 품에 안겨

숨을 쉬듯이

 

 

posted by 황영찬
2015. 11. 12. 16:09 내가 읽은 책들/2015년도

2015-094 림비 LIMBI 뇌에 숨겨진 행복의 열쇠

 

베르너 티키 퀴스텐마허 지음, 한윤진 옮김

2015, 엘도라도

 

 

대야도서관

SB103891

 

199.1

퀴57ㄹ

 

행복한 삶을 위한 인생백과사전!

전작 《단순하게 살아라》를 통해 ‘단순한 삶이 곧 행복한 인생’임을 전파해 온 저자 베르너 티키 퀴스텐마허가 이번 책 『림비』에서 기존 메시지에 과학적 근거를 결합해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행복 공식’을 들려준다. 저자가 주목한 것은 우리의 ‘뇌’이다. 그 중에서도 인간의 모든 감정을 컨트롤하는 ‘대뇌변연계(림빅 시스템)’다. 책은 대뇌변연계를 의인화 해 귀엽고 사랑스러운 캐릭터 ‘림비’를 등장시켰다. 행복, 불행, 기쁨, 슬픔, 쾌락, 고통 등 우리가 느끼는 모든 감정은 대뇌변연계, 즉 림비의 작용이라고 말하며 림비를 이해하면 행복에 이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우리 머릿속 림비의 역할을 잘 이해함으로써 인생을 단순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고 있다. 일상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중요한 문제에 대한 구체적 사례를 들어 그것이 림비와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 설명해주면서 해결 방안을 제시해준다. 사물, 시간, 돈, 몸, 타인, 사랑, 행복, 죽음의 8가지 테마로 구성된 이 책은 대화, 설득, 인간관계, 의사결정, PT 등의 비즈니스에서 돈, 건강, 쇼핑, 정리, 연애 등의 라이프스타일에 이르기까지 삶의 거의 모든 주제를 담고 있다.

북소믈리에 한마디!

목사, 저술가, 강연가, 칼럼니스트이면서 일러스트레이터인 저자가 자신의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해 탄생시킨 캐릭터 ‘림비’를 통해 책의 내용을 더욱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고 있다. 림비가 행복하면 우리도 행복하고, 림비가 불행하면 우리도 불행하다. 행복에 이르는 열쇠는 바로 우리의 머릿속에 숨겨져 있다. 이제 림비와 함께 머릿속 행복을 깨우는 즐거운 여행을 떠나보자.

 

저자 베르너 티키 퀴스텐마허 Werner Tiki K?stenmacher는 몇 마디 수식어로는 모자랄 만큼 다양한 분야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개신교 목사이자 베스트셀러 저술가, 강연가, 일러스트레이터, 칼럼니스트다. 최근에는 TV 및 라디오 MC 그리고 배우로도 외연을 넓히면서 대중과 더욱 더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그동안 《단순하게 살아라》《단순하게 사랑하라》《다섯 손가락의 행복》《세상이 살만한 곳이라는 100가지 이야기》 등 수십여 권의 책을 펴내면서 핵심을 찌르는 간결한 글쓰기와 재치 있고 익살스러운 일러스트로 전세계적인 마니아층을 확보해왔다. 2009년에는 독일 강사협회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특히 우리나라 독자들에게는 《단순하게 살아라》로 깊은 인상을 남겼는데, 40개 국 언어로 번역ㆍ출간돼 국내에서만 50만 부, 전세계적으로 1,000만 부 이상 팔린 밀리언셀러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이 책 《림비(LIMBI)》를 통해서 “단순한 삶이 곧 행복한 인생”이라는 메시지를 심화하는 동시에 과학적 사실과 결합한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행복 공식’을 완성시켰다. 또한 일러스트레이터로서의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해 탄생시킨 캐릭터 ‘림비’를 통해 책의 내용을 더욱 쉽고 재미있게 전달함으로써, 지금껏 자기계발 분야에서 그 누구도 보이지 못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옮긴이 한윤진

연세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한 뒤 독일 뷔르츠부르크대학교에서 공부했다. 현재 독일에 거주하면서 독일어권 출판기획자 및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나는 왜 이런게 궁금할까》《유언-역사를 움직인 157인의 마지막 한마디》《미친 기후를 이해하는 짧지만 충분한 보고서》《체인지 잇》《보어아웃》《돌고래처럼 기뻐하고 보노보처럼 사랑하라》《내 행복에 꼭 타인의 희생이 필요할까》 등이 있다.

 

목차

 

들어가며

 

행복에 이르는 길

우리의 머릿속에는 무엇이 들어 있을까?

  림비를 이루는 것들

  림비는 얼마나 빠를까?

림비의 화학실험상자

이 책에 관하여

 

1. 림비와 사물

여기를 정리해야 해

  트리플 코드

  거북이도 자신의 목표를 이룬다

좋은 것은 냄비에, 나쁜 것은 모이주머니로

  ★ 림비 모드

기회는 백지 상태로부터

  쓰레기로 좋은 걸 만든다고?

도와줘요, 안토니우스!

2. 림비와 시간

인생은 림비의 순간들

  집집마다 티키와 림비

종달새형 인간과 올빼미형 인간

멍때리는 법

  뇌의 공회전

결정의 기술

기분 좋게 나눠 일하기

집중은 늘 진심을 다해

  ★ 림비 모드

활기차게 시작하려면

더 많은 시간을 바라지만

운전은 나의 삶

3. 림비와 돈


크림도 넣어주세요

사느냐 마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돈 안 드는 부자 꿈

  ★ 림비 모드

꼼수에 넘어가지 않으려면

숫자의 마법

행복 브레이커

  경제적 행복은 어디까지



4. 림비와 몸

마음이 원하는 것

맛있고 감칠맛 나는 나쁜 것

가뿐하게 살빼볼까?

보약이 되는 잠자기

계속 움직여, 계속

  헬스클럽이 필요 없는 신체 단련 비법

통증아, 오지 마!

  림비와 플라세보 효과

냄새를 기억해

  ★ 림비 모드

  기억에서 거의 사라진 향기

매너 있게 딱 한 잔

불 있나요?



5. 림비와 타인

너에게 닿기를

좀 더 감정을 담아서

말 한마디 없어도

  ★ 림비 모드

위험한 만남

아이가 이상해졌어요

배움은 즐거워

  림비의 방식으로 숫자 외우기

부탁할 때는 명사로

두렵지 않을 용기

  대뇌피질과 림비로 사고 예방하기

회의의 제왕

감동적인 PT였어요

6. 림비와 사랑

사랑은 뇌를 타고

사랑의 삼각형

짙은 구름 속에서 걸러낸 이별

  ★ 림비 모드

분노의 해피엔딩

  림비와 스트레스 호르몬

우리 정말 끝난 걸까

  림비의 이별 5단계

 

7. 림비와 행복

행복하려면 함께

  행복과 소명의식

기억의 왕국에서

  아주 오래된 평온의 순간들

인내의 힘

행복한 놀이

  ★ 림비 모드

괴짜가 좋아

행복의 다른 말

반항하는 림비

행복한 삶을 위한 림비의 기도



8. 림비와 죽음

정신이 만든 사막

신앙과 미신

종교와 유머

아름다운 마무리

죽음을 바라보는 태도

마지막 인사

  ★ 림비 모드

림비와 함께하는 삶

 

1 림비와 사물

 

 

★ 림비의 핵심 포인트 ★

 

주변에서 일어난 모든 일들을 림비의 시각으로부터 다시 한번 관찰해보자.

그때 여러분의 감정에 변덕(또는 주변의 변덕)이 느껴지면

살며시 미소 짓거나 큰 목소리로 소리 내어 웃어보자.

유머는 사람과 물질, 남자와 여자, 대뇌피질과 림비 등

여러 관계에서 평화롭고 질서 잡힌 체계를 구축해주는

왕도 역할을 해준다.

 

2 림비와 시간

 

 

★ 림비의 핵심 포인트

 

지금 이 순간 여러분이 하고 있는 그 일에만 집중하자. 다가올 미래나

지나간 과거를 전혀 떠올리지 않고 지금 이 순간에만 집중하는 건 참

으로 멋진 일이다. 대뇌피질과 림비가 절대적인 공조 아래 함께 협력

하는 마법과 같은 순간이기도 하다. 이런 순간을 저명한 심리학자 미

하이 칙센트미하이 박사는 '플로우(flow)'라고 부른다. 그러나 대뇌피

질 또는 림비 하나만으로는 이런 플로우 상태에 도달할 수 없다.

여러분의 행동이 일치하려면, 그렇게 될 때까지

계속 연습을 해야 한다.

인내심을 갖자는 얘기다.

 

3 림비와 돈

 

 

 

림비의 마법  -  숫자

 

0

'제로(0)'란 둥근 원형 모양의 완전한 수이면서도 동시에 공허하면서 무의미한 숫자다. 이 제로가 들어간 말로 '무관용(zero tolerance)'이란 것이 있는데 림비에게는 위협 이상의, 거기에 도달하면 모든 다이내믹한 삶이 있을 것만 같은 예감을 준다. 제로는 알파벳 O와 혼돈하기 쉽기 때문에 전후 문맥을 잘 살펴봐야 한다. 그러나 돈일 경우 림비는 기가 막히게 제로와 O를 구분한다. 어쨌든 제로만으로는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는다.

 

1

숫자 '1'은 독일에서 최고의 점수다. 누군가를 인정할 때 "1점 받았네"라고 말하고, 우승자나 업계 리도 또는 베스트 셀러를 표현할 때 '넘버원(No. 1)'이라고 부른다. 독일 연방공화국 공영방송국 연합체(제1TV 방송) ARD는 커다란 숫자 1을 심벌로 사용해 업계 넘버원임을 강조한다. 림비는 1을 어딘가 외로운 숫자로 인식하기도 한다. 또한 1은 싱글이자, 단순하고 간결한 것을 상징한다.

 

2

숫자 '2'는 관계 또는 사랑의 개념으로 꼭 껴안아 주고 싶은 둘을 상징한다.둘로 나뉜 것은 선과 악, 흑과 백처럼 서로 극성을 띠기도 하지만 음과 양, 하늘과 땅, 시작과 끝처럼 함께 어우러지기도 한다. 무엇보다 2는 거의 움직이지 않으며 2차원적이다. 림비에게는 분명 1보다 나은 숫자지만 2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3

숫자 '3'은 성부-성자-성령의 성삼위일체에서 정(正)-반(反)-합(合)의 변증법으로 이뤄진 논리적 인생의 법칙에 이르기까지 영적이고 조화로운 것을 상징한다. 기하학에서는 많은 요소들의 근원이 삼각형의 합법성에, 대수학에서는 비례법칙에 있다고 본다. "좋은 것은 전부 3이다"라는 구전으로 내려오는 속설도 있으며, 아리스토텔레스는 특히 세 가지일 때 가장 쉽게 눈에 띄고 잘 파악된다는 걸 이미 잘 알고 있었다. 따라서 3이란 숫자는 프레젠테이션과 생활 규칙에서 일종의 황금률로 간주한다. 둘은 뭔가 부족하고 넷은 너무 과하다. 따라서 림비는 숫자 3에서 편안함을 느낀다.

 

4

숫자 '4'도 성스러운 숫자지만 3보다는 그 의미가 더 오래됐다. 이 숫자의 의미는 고대로부터 내려온다. 가령 여호와를 의미하는 신성한 테트라그램(Tetragram) JHWH는 구약에 등장하는 하나님의 이름이다. 4는 정방향을 나타내며, 실용적이고 그 안에서 영면을 취하는 그런 숫자다. 반면 동양에서는 이 숫자가 '죽음'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위험하고 불행을 몰고 온다고 믿었다. 서양에서도 네 모서리가 있는 십자가는 죽음을 상징한다. 그러나 도이체방크의 로고나 아우디의 원의 개수처럼 4를 이용한 표식은 우월함으로 그 상징성을 뽐낸다. 어쨌든 림비는 숫자 4를 집처럼 아늑하게 느끼지는 못한다.

 

5

숫자 '5'는 다섯 손가락처럼 림비가 신뢰하는 숫자다. 인간과 유사한 우스꽝스러운 코미디 로봇의 이름처럼 5는 살아 숨 쉰다. "까다롭지 않게 굴기(Alle Funfe gerade sein lassen, 숫자 5가 들어가는 독일어 숙어로, 해석하면 "까다롭지 않게 굴기"라는 뜻을 가짐 - 옮긴이)" 또한 아주 멋진 림비 법칙이다. 그만큼 림비는 숫자 5와 사이가 매우 좋다.

 

6

숫자 '6'은 영국에서만큼이나 독일에서도 풍자적인 뉘앙스를 풍긴다. 복근 식스팩도 그렇고 주사위도 6면으로 12의 절반이다. 물론 6과 12을 바탕으로 하는 숫자의 마법도 있지만, 숫자가 6일 때 림비는 매우 조심스럽게 반응한다. 어쩌면 독일 최저로 낮은 점수인 6점을 고려한 것이 아닐까?

 

7

반면 숫자 '7'은 순수하게 마법의 숫자다. 영광스런 숫자 7은 7일로 이뤄진 1주일, 7일 째 하늘, 내가 아끼는 7가지 물건 등 항상 긍정적인 것을 상징한다. 숫자 7은 늘 광채를 뿜어내고, 림비는 그 빛에 취한다.

 

8

숫자 '8'도 매우 위대한 형태로, 무한을 향해 쭉 뻗어나가는 것을 상징하는 숫자이다. 예전에 마케팅에서는 숫자 8을 "풍만한 시장 아줌마"로 표현하며 가격 책정을 하는 데 애용했다. 그래서 .99로 끝나서 성질나게 만드는 1센트 할인법이 등장하기 전까지 수십 년 동안 책값은 7.8유로, 19.8유로 식으로 붙여졌다. 숫자 8에는 무엇보다 비상사태를 알리는 기능이 있다.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우리는 "조심하세요!"라고 외친다. 독일어로 숫자 '8(acht)'과 '조심(achtung)'은 어원이 같다. 그 순간 놀란 림비는 아마 꼼짝도 하지 않을 것이다.

 

9

숫자 '9'는 99센트 가격에 사용되기 전까지는 꼭 저렴한 것만을 뜻하지는 않았다. 9는 10의 직전 숫자이지만 온전하지 못하다. 그래서 림비는 이 숫자를 회피하는데, 그렇다고 해서 일종의 수학 퍼즐인 스도쿠(sudoku)의 숫자 9개로 골머리를 썩기 때문만은 아니다.

 

★ 림비의 핵심 포인트

 

자연의 기본 섭리는 '번창'이다. 모든 식물과 동물은 번식하고 성장하

고 증식해 더 널리 퍼지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여러분의 림비도 신

경의 한 가닥 한 가닥까지 그 사실을 직관적으로 인지하고 있다. 여러

분이 살아가면서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이 지나칠 정도로 풍부한 상황

에서도 여러분의 림비는 쌓아둔 물질적인 비축량이 부족하지 않은지

늘 전전긍긍한다. 그러나 마음속 깊숙한 곳에서는

이미 소유한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고 있다.

 

4 림비와 몸

 

 

★ 림비의 핵심 포인트

 

림비의 신체 표식을 적극 활용하자. 건강하게 먹기, 의식적으로 냄새 맡기,

미소 지으며 잠들기, 휴식 시간에 근육 움직이기, 감사한 마음으로 심장박동

소리 듣기…, 거창한 프로그램이 아니다. 여러분 내면에 살고 있는

림비는 소박한 원시 동물로, 여러분이 조금만 관심을 보여도 행복해한다.

그러면 여러분도 행복해지는 것이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쌓이면

원대한 프로젝트를 실행하기에 충분한 힘이 쌓인다.

이상적인 몸무게, 가벼운 폐, 강한 심장,

깨끗한 간이 여러분의 것이다.

 

5 림비와 타인

 

 

 

★ 림비의 핵심 포인트 ★

 

'빈 공간 찾기'는 인생의 다방면에 적용된다. 직장이나 가정에서 좋지 못한

소식을 듣거나, 미디어에서 살인 같은 범죄 뉴스처럼 갑자기 충격적인 나쁜 소식을

접하면 여러분의 림비는 매우 혼란스러워한다. 무엇보다 위험 예방이 림비가 맡은 핵심

임무이다보니 이런 부정적인 사항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그럴 때 여러분

머릿속의 이성인 대뇌피질의 힘으로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이려고 하는 림비를

도울 수 있다. 림비에게 여태껏 얼마나 잘 참아왔는지,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위험을 극복해왔는지 하나하나 짚어주면서,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주자.

 

6 림비와 사랑

 

 

★ 림비의 핵심 포인트 ★

 

달콤한 사랑에 관한 장을 쓰디쓴 이혼이라는 주제로 끝맺게 되다니,

만약 바로 앞의 내용이 여러분에게 전혀 필요 없었다면 정말 축하한다.

여러분도 상대방과 스스로에게 고맙다고 생각하자. 이로써 여러분과

상대의 관계 속에서 감정 충만한 림비가 이성적인 대뇌피질과 협력해

서로의 결속력을 훨씬 더 견고하게 해준다는 사실을 느꼈기 바란다.

두 림비가 부부(연인)라는 관계의 토대를 형성한다는 것을

늘 명심하자. 아직도 잘 모르겠다면 헤어져보든지,

헤어질 짝은 있는가?

미안, 농담이다.

 

7 림비와 행복

 

 

★ 림비의 핵심 포인트

 

스스로 괴로워하고 세상에 좌절하는 데는 수천 가지의 이유가 있다.

그러나 여러분이 지닌 똑똑한 이성이 조금만 돕는다면 림비는 여러

분 안에서 과도한 생각과 오해로 꽉 막힌 구름을 걷어내고 자신의 힘

의 원천, 즉 인생의 순수한 행복으로 가득 채울 것이다. 그러므로 늘

자신을 믿고 때때로 여러분 머릿속에 살고 있는 이 작은 동물의

능력을 마음껏 활용하자.

 

8 림비와 죽음

 

 

 

 

 

 

posted by 황영찬
2015. 11. 6. 10:51 내가 읽은 책들/2015년도

2015-093 포옹 당신을 안고 내가 물든다

 

문태준 엮음

2008, 해토

 

 

시흥시립대야도서관

SB022861

 

811.6

문883ㅍ

 

차례

 

제1부 그 처음에 사랑이 사랑을 만나

 

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 · 김선우

낮은 목소리 · 장석남

사랑에게 · 정호승

부부 · 함민복

여백 · 도종환

토란잎에 궁그는 물방울같이는 · 복효근

뒤편 · 천양희

옆모습 · 안도현

반듯하다 · 박철

강릉, 7번 국도 · 김소연

심경 11 · 이창기

햇볕에 드러나면 슬픈 것들 · 이문재

새가 먹고 벌레가 먹고 사람이 먹고 · 하종오

신생아 2 · 김기택

얼음나라 체류기 · 유홍준

 

제2부 기다림이라는 말의 대륙이여

 

소금인형 · 류시화

14K · 이시영

물을 뜨는 손 · 정끝별

종소리 · 서정춘

장도열차 · 이병률

두고 온 소반 · 이홍섭

첫눈 · 정양

오  리 · 우대식

그림자 · 최승호

의문 · 유승도

사랑이 올 때 · 신현림

옛날 국수 가게 · 정진규

나도 왕년에는 · 강연호

가는 길 · 허형만

손 털기 전 · 황동규

오리 한 줄 · 신현정

소사 가는 길, 잠시 · 신용목

이 시대의 변죽 · 배한봉

 

제3부 따뜻하고 넉넉하고 느슨하게

 

흑명 · 고재종

그랬다지요 · 김용택

산머루 · 고형렬

각축 · 문인수

문병 가서 · 유안진

슬픈 국 · 김영승

얼음 호수 · 손세실리아

대추 한 알 · 장석주

주인여자 · 윤제림

신혼 · 장철문

살가죽구두 · 손택수

양파 · 조정권

자주 한 생각 · 이기철

키 큰 남자를 보면 · 문정희

빗방울 셋이 · 강은교

비스듬히 · 정현종

게 · 권대웅

봄의 금기 사항 · 신달자

부자서신 · 고운기

누가 주인인가 · 홍신선

 

제4부 나는 수선화 핀 것을 보았네

 

쌀 · 정일근

동지 다음 날 · 전동균

톡  톡 · 류인서

허공장경 · 김사인

집 · 김명인

학생부군과의 밥상 · 박남준

뒷짐 · 이정록

내가 천사를 낳았다 · 이선영

화남풍경 · 박판식

군불 때는 저녁 · 김창균

있는 힘을 다해 · 이상국

섬들이 놀다 · 장대송

섬 · 고찬규

그 복숭아나무 곁으로 · 나희덕

내린천을 지나 · 최하림

산수유나무의 농사 · 문태준

 

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

김선우

 

그대가 밀어 올린 꽃줄기 끝에서

그대가 피는 것인데

왜 내가 이다지도 떨리는지

 

그대가 피어 그대 몸속으로

꽃벌 한 마리 날아든 것인데

왜 내가 이다지도 아득한지

왜 내 몸이 이리도 뜨거운지

 

그대가 꽃피는 것이

처음부터 내 일이었다는 듯이.

 

햇볕에 드러나면 슬픈 것들

이문재

 

햇볕에 드러나면 짜안해지는 것들이 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흰 쌀밥에 햇살이 닿으면 왠지 슬퍼진다

실내에 있어야 할 것들이 나와서 그렇다

트럭 실려 가는 이삿짐을 보면 그 가족사가 다 보여 민망하다

그 이삿짐에 경대라도 실려 있고, 거기에 맑은 하늘이라도 비칠라치면

세상이 죄다 언짢아 보인다 다 상스러워 보인다

 

20대 초반 어느 해 2월의 일기를 햇빛 속에서 일어보라

나는 누구에게 속은 것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어진다

나는 평생을 2월 아니면 11월에만 살았던 것 같아지는 것이다

 

물을 뜨는 손

정끝별

 

물만 보면

담가보다 어루만져보다

기어이 두 손을 모아 뜨고 싶어지는 손

 

무엇엔가 홀려 있곤 하던 친구가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리는 북한산 계곡 물을 보며

사랑도 이런 거야, 한다

 

물이 손바닥에 잠시 모였다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간다

물이 고였던 손바닥이 뜨거워진다

 

머물렀다

빠져나가는 순간 불붙는 것들의 힘

 

어떤 간절한 손바닥도

지나고 나면 다 새어 나가는 것이라고

무연히 떨고 있는 물비늘들

 

두 손 모아 떠본 적 언제였던가

 

오리 한 줄

신현정

 

저수지 보러 간다

 

오리들이 줄을 지어 간다

 

저 줄에 말단末端이라도 좋은 것이다

 

꽁무니에 바짝 붙어 가고 싶은 것이다

 

한 줄이 된다

 

누군가 망가뜨릴 수 없는 한 줄이 된다

 

싱그러운 한 줄이 된다

 

그저 뒤따라가면 된다

 

뒤뚱뒤뚱하면서

 

엉덩이를 흔들면서

 

급기야는 꽥꽥대고 싶은 것이다

 

오리 한 줄 일제히 꽥 꽥 꽥.

 

산머루

고형렬

 

강원도 부론면 어디쯤 멀리 가서

서울의 미운 사람들이 그리워졌으면.

옛날 서울을 처음 올 때처럼

보고 싶었던 사람들, 그 이름들

어느새 이렇게 미워지고 늙었다.

다시 진부 어디쯤 멀리 떨어져 살아

미워진 사람들 다시 보고 싶게

시기와 욕심조차 아름다워졌으면.

가뭄 끝에 펑펑 쏟아지는 눈처럼

서울 어느 밤의 특설령처럼

못 견디게 그리운 사랑이 되었으면.

그러나 우린 모두 사라질 것이다.

 

부자서신父子書信

고운기

 

   - 마흔 중반의 아들이 여든 가까운 아버지에게서 받은 편지의 일부분을 들려주었다. 내게도 느낌이 없을 수 없어 몇 자 적는다.

 

바다 가까운 마을에 사는 아버지는

아들의 머리맡에 아직도 바다를 두고 있다

가슴으로 앓았던

바다의 생리生理와, 부서지고 되돌아가는 파도와, 수평선에서 넘치지 않는 수위水位와

그래서 머리에 담겨진 바래지 않는 기억

 

사막에서 별을 헤는 아들의 편지는 끊겼다

 

답신 없는 편지가 몇 번이고 바닷물을 퍼다 날랐다

우편배달부의 가방이 하냥 물에 젖는다

바다가 그랬듯이

언젠가 사막이

사막의 모래가 그 가방을 채울지도 모른다.

 

정일근

 

서울은 나에게 쌀을 발음해보세요, 하고 까르르 웃는다

또 살을 발음해보세요, 하고 까르르 까르르 웃는다

나에게는 쌀이 살이고 살이 쌀인데 서울은 웃는다

쌀이 열리는 쌀나무가 있는 줄만 알고 자란 그 서울이

농사짓는 일을 하늘의 일로 알고 살아온 우리의 농사가

쌀 한 톨 제 살점같이 귀중히 여겨온 줄 알지 못하고

제 몸의 살이 그 쌀로 만들어지는 줄도 모르고

그래서 쌀과 살이 동음동의어라는 비밀 까마득히 모른 채

서울은 웃는다

 

고찬규

 

섬을 섬이게 하는 바다와

바다를 바다이게 하는 섬은

서로를 서로이게 하는

어떤 말도 주고받지 않고

천 년을 천 년이라 생각지도 않고

 

 

 

posted by 황영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