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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0 빵만으로는 살 수 없다

 

이어령 바이블시학

2012, 열림원

 

 

제수씨가 준 책

 

"성경은 모든 사람들의 책이다"

 

 

밥이나 떡은 알아도 빵과 케이크가 무엇인지 몰랐던 사람,

학은 알아도 비둘기는 모르고 소리개는 봤어도 독수리는 말로만 들었던 사람,

염소와 소를 쳐본 적은 있으나 양을 몰고 낙타를 타본 적은 없는 사람,

진달래, 찔레꽃은 좋아해도 백합과 장미 향기는 맡아본 적이 없는 사람,

보리밭, 콩밭에서 일해본 적은 잇어도 포도원, 올리브 동산에서 땀 흘린 적은 없는 사람,

험한 산에서 길을 잃었어도 광야를 헤매면서 목타본 적은 없는 사람,

정화수 떠놓고 빈 적은 있지만 피 흐르는 번제를 드린 일은 없는 사람,

이렇게 생활과 문화 코드가 다른 사람들이 성경을 읽는다면 어떻게 될까.

그 생각을 적은 것이 바로 이 작은 책입니다.

 

 

이어령

1934년 충남 온양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문학박사, 문학평론가, 이화여대 명예석좌교수, 2000년 새천년준비위원회 위원장, 유네스코 세계문화예술교육대회 조직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 개 · 폐회식 식전과 문화 행사, 1993년 대전엑스포의 문화 행사와 리사이클관을 주도했고, 초대 문화부 장관을 지냈다. 현재 중앙일보 상임고문과 한중일비교문화연구소 이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대표적인 저서로는 『흙 속에 저 바람 속에』, 『축소지향의 일본인』, 『디지로그』, 『젊음의 탄생』, 『생각』, 『지성에서 영성으로』 등이 있고, 소설 『장군의 수염』, 『암살자』, 『환각의 다리』, 『무익조』 외 다수와 전집 『한국과 한국인』(전6권), 『이어령 전집』(전20권), 『생각에 날개를 달자』(전12권), 『이어령 라이브러리』(전30권)가 있다. 이 중 『축소지향의 일본인』은 중국어 · 프랑스어 · 영어 등으로 번역, 출간되었다. 2010년 '디지로그 사물놀이'를 기획하고 공연했으며, 2011년 새 시대의 패러다임으로 '생명자본주의'를 선언했다.

 

김병종  1953년 전북 남원에서 출생했고,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와 같은 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이후 동양철학을 공부해 박사 학위를 받앗다. 국내외에서 수차례 개인전을 가졌고, 피악FIAC, 바젤BASEL 등 국제 아트페어에 초대 작가로 참가했다. 서울대 미술대학 학장, 서울대 미술관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서울대 미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대한민국미술상, 선미술상, 미술기자상, 대한민국기독교미술상 등을 받앗고, 국내외 저명 미술관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황영찬 아주버님께

 

봄길    詩人 정호승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잇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 봄길같은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은데 쉽지 않네요.

송옥란 드림.

 

'빵만으로는 살 수 없다'는 완성된 문장처럼 보이지만 그 뒤가 비어 있습니다

빵만으로 살 수 없다면 무엇으로 살아야 하는지 그 빈칸을 찾아 채워줘야만 합니다

 

차례

 

서문 빵이냐 떡이냐

 

제1부

01 꽃이 밥 먹여주느냐

02 하늘로 상승하는 빵

03 눈물과 함께 먹는 빵

04 새의 자유, 꽃의 영광

05 아버지의 이름으로

06 탕자 돌아오다

 

제2부

07 영혼으로 지어지는 집

08 버린 돌로 집을 세우는 목수

09 접속하라 열릴 것이다

10 낙타와 바늘귀

 

제3부

11 신 포도가 포도주로 변할 때

12 나중 온 일꾼

13 제비가 준 믿음의 박 씨

14 평화의 전령 비둘기

15 까마귀의 소망

16 독수리의 거듭나기

 

제4부

17 '그래도'라는 한마디 말

18 양을 모는 지팡이

19 잃고 또 잃어버려도

20 누가 정말 우리의 이웃인가

21 예수님과 십자가

 

책 뒤에 붙이는 남은 말

 

제1부

 

하나님을 떠난 인간, 죄를 짓고 에덴을 떠난 인간은

눈물 없이는 빵을 먹지 못합니다.

가시덤불과 엉겅퀴의 땅을 갈아 밭을 만드는 땀 없이는,

노동 없이는 한시도 이 지상에서 살아갈 수 없는 것이

죄를 짊어지고 살아가야 할 인간의 모습이지요.

 

사십 일을 밤낮으로 금식하신 후에 주리신지라 시험하는 자가 예수께 나아와서 이르되 네가 만일 하나님의 아들이어든 명하여 이 돌들이 떡덩이가 되게 하라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기록되었으되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으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라 하였느니라 하시니 - 마태복음 4 : 2-4

 

너를 낮추시며 너를 주리게 하시며 또 너도 알지 못하며 네 조상들도 알지 못하던 만나를 네게 먹이신 것은 사람이 떡으로 사는 것이 아니요 여호와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사는 줄을 네가 알게 하려 하심이니라 - 신명기 8장 3절

 

거듭나지 아니하면 하나님의 나라를 볼 수 없느니라 - 요한복음 3 : 3

 

사람이 늙으면 어떻게 날 수 있사옵나이까 두 번째 모태에 들어갔다가 날 수 있사옵나이까 - 요한복음 3 : 4

 

이것을 비유로 너희에게 일렀거니와 때가 이르면 다시는 비유로 너희에게 이르지 않고 아버지에 대한 것을 밝히 이르리라 그날에 너희가 내 이름으로 구할 것이요 내가 너희를 위하여 아버지께 구하겠다 하는 말이 아니니 - 요한복음 16 : 25-26

샤론의 꽃 ⓒ김병종

 

꽃과 빵

 

꽃은 먹을 수 없지만

빵을 씹는 것보다는 오래 남는다.

향기로 배부를 수는 없지만

향로의 연기처럼

수직으로 올라가

하늘에 닿는다.

 

들에 핀 백합은 밤이슬에 시들지만

성모 마리아의 순결한 살을 닮은

흰빛이 대낮보다 밝다.

붉은 튤립은 화덕 속의 빵보다

뜨겁게 부풀어 속죄의 피보다 더 짙다.

 

짐승처럼 허기진 날에도

꽃은 아무 데서나 핀다.

들에도 산에도

먹지 못하는 꽃이지만

그 씨가 말씀이 되어 땅에 떨어지면

나는 가장 향기로운 보리처럼

내 허기진 영혼을 채운다.

 

받아서 먹으라 이것은 내 몸이니라 - 마태복음 26 : 26

 

이것은 죄 사함을 얻게 하려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바 나의 피 곧 언약의 피니라 - 마태복음 26 : 28

 

달리다굼 - 마가복음 5 : 41

 

소녀에게 먹을 것을 주라 - 마가복음 5 : 43

 

만일 형제나 자매가 헐벗고 일용할 양식이 없는데 평안히 가라, 덥게 하라, 배부르게 하라 하며 그 몸에 쓸 것을 주지 아니하면 무슨 유익이 있으리요 - 야고보서 2 : 15-16

 

생명의 빵I am that bread of life - 요한복음 6 : 48

나자로야 나오너라 ⓒ김병종

 

야곱의 우물물이 눈물이 되던 날

 

대낮에 홀로 물을 길러 왔다가

사마리아의 여인은 알았네

지금까지 대대손손 사람과 가축을 먹인

저 야곱의 우물이 제일인 줄 알았는데

 

다섯 남자를 잃고 이제 눈물도 마른 날

야곱의 우물터에 물 길러 왔다가

천 길 보이지 않는 우물 바닥에서

길어 올려야 할 물이 있다는 것을

그제야 알았네

 

물 한 모금 떠달라고 했는데

본 체도 하지 않던 사마리아의 여인은

두레박줄도 없이 우물물을 길어 올리는

낯선 이방의 나그네를 보고 무릎 꿇었네

 

기다리던 분이 오셨다

천년을 찾던 분이 오셨다

맨발로 달려가 동네방네 외칠 때

사마리아 여인이 떠난 그 자리에 앉아

이방의 나그네는 울고 있었네

 

조용한 대낮 야곱의 우물가에서

낯선 이방의 나그네는

우물물이 고이듯 눈물 흘렸네

 

그 눈물이 사마리아 여인의 가슴을 적시고

동네 사람들 불타는 갈증을 식혀준 것을

그때는 아무도 몰랐다네

 

야곱의 우물터에서 흘린 눈물이

영원히 죽지 않는 생명의 물

십자가에서 흘린 붉은 피였음을

아주 먼 뒷날에서야 알았다네

 

아담에게 이르시되 네가 네 아내의 말을 듣고 내가 네게 먹지 말라 한 나무의 열매를 먹었은즉 땅은 너로 말미암아 저주를 받고 너는 네 평생에 수고하여야 그 소산을 먹으리라 땅이 네게 가시덤불과 엉겅퀴를 낼 것이라 네가 먹을 것은 밭의 채소인즉 네가 흙으로 돌아갈 때까지 얼굴에 땀을 흘려야 먹을 것을 먹으리니 네가 그것에서 취함을 입었음이라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갈 것이니라 하시니라 아담이 그의 아내의 이름을 하와라 불렀으니 그는 모든 산 자의 어머니가 됨이더라 여호와 하나님이 아담과 그 아내를 위하여 가죽옷을 지어 입히시니라 - 창세기 3 : 17-21

 

나의 유리함을 주께서 계수하셨사오니 나의 눈물을 주의 병에 담으소서 이것이 주의 책에 기록되지 아니하였나이까 - 시편 56 : 8

 

남진 죽고 우는 눈물 두 젖에 내리 흘러

젖맛이 짜다 하고 자식은 보채거든

저놈아 어내 안으로 계집 되라 하느냐

- 정철

 

마리아가 예수 계신 곳에 가서 뵈옵고 그 발 앞에 엎드리어 이르되 주께서 여기 계셨더라면 내 오라버니가 죽지 아니하였겠나이다 하더라 예수께서 그가 우는 것과 또 함께 온 유대인들이 우는 것을 보시고 심령에 비통히 여기시고 불쌍히 여기사 이르시되 그를 어디에 두었느냐 이르되 주여 와서 보옵소서 하니 예수께서 눈물을 흘리시더라 - 요한복음 11 : 32-35

 

이르시되 너도 오늘 평화에 관한 일을 알았더라면 좋을 뻔하였거니와 지금 네 눈이 숨겨졌도다 날이 이를지라 네 원수들이 토둔을 쌓고 너를 둘러 사면으로 가두고 - 누가복음 19 : 42-43

 

너희는 옷을 찢지 말고 마음을 찢 - 요엘 2 : 13

 

눈물 없이 먹을 수 없는 빵

 

내 눈물이 진주라면 내 손에 든 빵은

바다.

거칠게 파도치고 때로는 해일처럼

효모균을 뿌린 것처럼 부풀어 오르지만

그 바다는 작은 진주알을 키운다.

 

눈물 없이는 먹을 수 없는 빵

무슨 열매가 이리도 매워 고추 먹은 듯

뜨거운 입김

한 조각 빵을 먹기 위해

나는 유다처럼 사랑하는 사람을 판다

너를 찌르지 않고서는 내가 먹을

빵을 얻을 수 없다

이마에 땀이 흐르지 않으면

눈에서 눈물이 흐르지 않으면

야윈 정강이에 피가 흐르지 않으면

먹을 수 없는 빵

 

내 눈물이 진주라면 내 손에 든 빵은

바다.

 

공중의 새를 보라 심지도 않고 거두지도 않고 창고에 모아들이지도 아니하되 너희 하늘 아버지께서 기르시나니 너희는 이것들보다 귀하지 아니하냐 너희 중에 염려함으로 그 키를 한 자라도 더할 수 있겠느냐 또 너희가 어찌 의복을 위하여 염려하느냐 들의 백합화가 어떻게 자라는가 생각하여보라 - 마태복음 6 : 2-28

 

하늘의 새, 들의 백합꽃

 

무엇을 먹을까 걱정하지 말라 하시지만

나는 새처럼 하늘을 날 수 없습니다.

무엇을 입을까 걱정하지 말라 하시지만

백합처럼 비단을 짜 제 몸을 치장할 줄 모릅니다.

 

당신이 아니 계시면 추워서 떨고

배고파 울었겠지요.

그러나 이제는 하늘을 나는 새

들찬에 피는 백합도

부럽지 않습니다.

 

당신의 목소리를 듣고부터

날개가 없어도 하늘을 날고

배틀이 없어도 베를 짭니다.

 

그래도 근심 걱정이 남아 있어요.

당신이 너무 먼 곳에 있어

보이지 않을까 봐서.

 

예수께서 그 묻고자 함을 아시고 이르시되 내 말이 조금 잇으면 나를 보지 못하겠고 또 조금 있으면 나를 보리라 하므로 서로 문의하느냐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는 곡하고 애통하겠으나 세상은 기뻐하리라 너희는 근심하겠으나 너희 근심이 도리어 기쁨이 되리라 여자가 해산하게 되면 그때가 이르렀으므로 근심하나 아기를 낳으면 세상에 사람 난 기쁨으로 말미암아 그 고통을 다시 기억하지 아니하느니라 지금은 너희가 근심하나 내가 다시 너희를 보리니 너희 마음이 기쁠 것이오 너희 기쁨을 빼앗을 자가 없으리라 그날에는 너희가 아무것도 내게 묻지 아니하리라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무엇이든지 아버지께 구하는 것을 내 이름으로 주시리라 지금까지는 너희가 내 이름으로 아무것도 구하지 아니하였으나 구하라 그리하면 받으리니 너희 기쁨이 충만하리라 이것을 비유로 너희에게 일렀거니와 때에 이르면 다시는 비유로 너희에게 이르지 않고 아버지에 대한 것을 밝히 이르리라 - 요한복음 16 : 19-25

 

도끼 한 자루

 

보아라. 파라니 정맥만 남은 아버지의 두 손에는

도끼가 없다.

지금 분노의 눈을 뜨고 대문을 지키고 섰지만

너희들을 지킬 도끼가 없다.

 

어둠 속에서 너희들을 끌어안는 팔뚝에 힘이 없다고

겁먹지 말라.

사냥감을 놓치고 몰래 돌아와 훌쩍거리는

아버지를 비웃지 말라.

다시 한 번 도끼를 잡는 날을 볼 것이다.

 

25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

처음 호모사피엔스가 출현했을 때

그들의 손에 들려 있었던 최초의 돌도끼.

멧돼지를 잡던 그 도끼날로 이제 너희들을 묶는

이념의 칡넝쿨을 찍어 새 길을 열 것이다.

 

컸다고 아버지의 손을 놓지 말거라

옛날 나들이길에서처럼 마디 굵은 내 손을 잡아라.

그래야 집으로 돌아와

어머니가 차린 저녁상 앞에 앉을 수 있다.

 

등불을 켜놓고 보자

너희 얼굴 너희 어머니 그 옆 빈자리에

아버지가 앉는다.

수염 기르고 돌아온 너희 아버지

도끼 한 자루.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이와 같이 죄인 한 사람이 회개하면 하늘에서는 회개할 것 없는 의인 아흔아홉으로 말미암아 기뻐하는 것보다 더하리라 - 누가복음 15 : 7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이와 같이 죄인 한 사람이 회개하면 하나님의 사자들 앞에 기쁨이 되느니라 - 누가복음 15 : 10

 

아버지가 이르되 얘 너는 항상 나와 함께 있으니 내 것이 다 네 것이로되 이 네 동생은 죽었다가 살아났으며 내가 잃었다가 얻었기로 우리가 즐거워하고 기뻐하는 것이 마땅하다 하니라 - 누가복음 15 : 31-32

 

탕자의 가출

- 라이너 마리아 릴케Rainer Maria Rilke(1875~1926)

 

뒤얽혀 있는 모든 것으로부터

자 이제 떠날 때가 되었다

내 것이면서도 내 것이 아닌 것

옛 우물의 고여 있는 물처럼

흔들리며 내 모습을 비춰주는

그 그림자를 부수는 것이다

이 모든 것으로부터 떠나

엉겅퀴가 내 몸에 달라붙는 것처럼

다시 나를 에워싸는 그 모든 것으로부터 떠나

밖으로 나가는 것이니

그래, 나간다는 것.

정해져 잇지 않은 어디엔가로

멀리 낯선 곳이면 다 좋은 그 땅으로……

 

(……)

 

이러한 모든 것들을 내 몸으로 받아들이고

아마도 그동안 부질없이 간직해두었던 것들을 버리고

왠지 몰라도 혼자 죽기 위해서

이것이 삶의 입구인 것인가

 

나는 의인을 부르러 온것이 아니요 죄인을 부르러 왔노라 - 마태복음 9 : 13

흑색 예수 ⓒ김병종

 

탕자의 노래

 

내가 지금 방황하고 있는 까닭은

사랑을 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내가 지금 헤매고 있는 까닭은

진실을 배우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내가 지금 멀리 떠나고 있는 까닭은

아름다운 순간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지금 집으로 돌아갈 수 없는 것은

사랑을 알고 진실을 배우고

아름다움은 보았지만

나에게 믿음이 없는 까닭입니다.

 

나의 작은 집이 방황의 길 끝에 있습니다.

날 위해 노래를 불러줘요. 집으로 갈 수 있게

믿음의 빛을 주어요.

개미구멍만 한 내 집이 있기에

나는 지금 방황하고 있어요.

 

제2부

 

우리의 몸집이 집으로,

그 집이 점점 더 넓어져서 영원의 집이 되고

그것이 성전, 성막이 되어가려면

우리 몸집 하나를 하나님의 말씀으로

먼저 채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렇게만 된다면 돼지 집이라도

'영원의 집', 하나님의 집이 됩니다.

상처난 얼굴 ⓒ김병종

 

내가 살 집을 짓게 하소서

 

내가 살 집을 짓게 하소서

다만 숟가락 두 개만 놓을 수 있는

식탁만 한 집이면 족합니다.

밤중에는 별이 보이고

낮에는 구름이 보이는

구멍만 한 창문이 있으면 족합니다.

 

비가 오면 작은 우산만 한 지붕을

바람이 불면 외투 자락만 한 벽을

저녁에 돌아와 신발을 벗어놓을 때

작은 댓돌 하나만 잇으면 족합니다.

 

내가 살 집을 짓게 하소서

다만 당신을 맞이할 때 부끄럽지 않을

정갈한 집 한 채를 짓게 하소서

그리고 또 오래오래

당신이 머무실 수 있도록

작지만 흔들리지 않는

집을 짓게 하소서

 

기울지도

쓰러지지도 않는 집을

지진이 나도 흔들리지 않는 집을

내 영혼의 집을 짓게 하소서

 

너희가 성경에 건축자들이 버린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나니 - 마가복음 12 : 10

 

이 예수는 너희 건축자들의 버린 돌로써 집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느니라 - 사도행전 4 : 11

 

누가 그것의 도량법을 정하였는지, 누가 그 줄을 그것의 위에 띄웠는지 네가 아느냐, 그것의 주추는 무엇 위에 세웠으며 그 모퉁이 돌을 누가 놓았느냐 - 욥기 38 : 5-6

 

건축자가 버린 돌이 집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나니 - 시편 118 : 22

육은 메마르고 ⓒ김병종

 

길가에 버려진 돌

 

길가에 버려진 돌

잊혀진 돌

비가 오면 풀보다 먼저 젖는 돌

서리가 내리면 강물보다 먼저 어는 돌

 

바람 부는 날에는 풀도 일어서 외치지만

나는 길가에 버려진 돌

조용히 눈 감고 입 다문 돌

 

가끔 나그네의 발부리에 차여

노여움과 아픔을 주는 돌

걸림돌

 

그러나 어느 날 나는 보았네

먼 곳에서 온 길손이 지나다 걸음을 멈추고

여기 귓돌이 있다 하셨네

마음이 가난한 자들을 위해 집을 지을

귀한 귓돌이 여기 있다 하셨네

 

그 길손이 지나고 난 뒤부터

나는 일어섰네

눈을 부릅뜨고

입 열고 일어선 돌이 되었네

 

아침 해가 뜰 때

제일 먼저 번쩍이는

일어서 외치는 돌이 되었네

 

이는 그로 말미암아 우리 둘이 한 성령 안에서 아버지께 나아감을 얻게 하려 하심이다 - 에베소서 2 : 18

For through Him we both have access by one Sprit to the Father.

 

또한 그로 말미암아 우리가 믿음으로 서 있는 이 은혜에 들어감을 얻었으며 하나님의 영광을 바라고 즐거워하느니라 - 로마서 5 : 2

through whom also we have access by faith into this grace in which we stand and rejoice in hope of the glory of God.

큰 못 ⓒ김병종

 

기도는 접속이다

 

친구와 말하고 싶을 때 나는 컴퓨터나

호주머니 스마트폰으로 접속합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 그가 있어도

들리지 않는 곳에 그녀가 있어도

나는 접속할 수 있습니다.

그와 그녀의 아이디만 알면.

 

기도를 드릴 때에는 두 눈을 감고 손을 모읍니다.

자판을 건드리는 엄지손이 아닙니다.

아이디는 주 예수, 암호는 할렐루야와 아멘

보이지 않아도 들리지 않아도

그 빛과 소리는 내 가슴의 판넬 위에

떠오릅니다.

 

두드려라 그러면 열리 것이다

키보드를 두드립니다.

혹은 터치 스크린을 애무하듯 손끝으로 건드립니다.

사이버 공간에서 친구를 만나듯

이제 두 손만 모으면 성령의 공간으로

접속할 수 있습니다.

 

친구에게 문자를 보낼 수 있는 것처럼

그렇게 아주 가까이 오늘 나는 기도를 드립니다.

저 영원한 빛과 소리에 접속하기 위해서

주님의 비밀번호를 찾기 위해서

손을 모읍니다.

 

다시 너희에게 말하노니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이 부자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쉬우니라 하시니 - 마태복음 19 : 24

 

화 있을진저 외식하는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여 너희가 박하와 화향과 근채의 십일조를 드리되 율법의 더 중한 바 의와 정의와 긍휼과 믿음은 버렸도다 그러나 이것도 행하고 저것도 버리지 말아야 할지니라 - 마태복음 23 : 23

나귀 탄 남자 ⓒ김병종

 

내가 아는 것은 다만

 

남들은 같은 동족이 로마 군사에게 짓밟힐 때

당신은 갑옷을 입고 그들과 싸우시지 않았다고 합니다.

남들은 당신께서 이웃들이 세리에게 쫓길 때

그들과 함께 식사와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합니다.

안식일 때 일하시고 손 씻지 않고 음식을 나눴다고

분노합니다.

 

남들은 그 비싼 향유면 굶는 사람 수십 수백을

구할 수 있었을 텐데

헛되이 당신 발에 뿌리게 놔두었다고 합니다.

고귀한 레위족 제사장들을

가짜 포도원지기라고 하셨습니까.

겉으로만 일하러 나간다고 하고

온종일 노는 아들이라고 하셨습니까.

 

남들은 죄지은 자에게 돌을 던지듯이

당신께 돌을 던졌습니다.

그러나 보세요. 나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내 아는 것은 당신을 핍박하던 대 로마가

당신께 무릎 꿇고 그들의 깃발 대신 십자가를

세운 것밖에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소돔의 성이 무너지듯이

네로의 궁전이 무너지는 것을

우리는 보았습니다.

 

내 어머니 한 분으로 모든 세상의 어머니들을

성스러운 어머니로 만드시고

아들 하나가 아니라 모든 사람을

사랑받는 아들로 만드신 것을 우리는 압니다.

이제 당신 이름만 부르면 무화과나무에

열매가 열리고

포도밭에 포도가

열립니다.

 

압니다. 육신보다 오래 사는 생명

당신께서 맨발로 걸어가신 발자국마다

새 새끼들이 일제히 알을 까고 나오는

생명의 깃을 봅니다.

내 아는 것은 이 지상에 빵보다 귀한 것

육신보다 더 피가 짙은 영혼이 있다는 것

나는 당신에 대해 그것밖에는 모릅니다.

 

제3부

 

과학이라는 건 아무리 위대한 과학자라도

설명할 수 있는 것만을 설명하는 것입니다.

블랙홀이니 뭐니 하는 것은

다 있는 것을 설명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종교는 설명해서는 안 되는 것을

자꾸 설명하려 드는 것입니다.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넣어야 둘이 다 보전되느니라 - 마태복음 9 : 17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어떤 사람이 예루살렘에서 여리고로 내려가다가 강도를 만나매 강도들이 그 옷을 벗기고 때려 거의 죽은 것을 버리고 갔더라 마침 한 제사장이 그 길로 내려가다가 그를 보고 피하여 지나가고 또 이와 같이 한 레위인도 그곳에 이르러 그를 보고 피하여 지나가되 어떤 사마리아 사람은 여행하는 중 거기 이르러 그를 보고 불쌍히 여겨 가까이 가서 기름과 포도주를 그 상처에 붓고 싸매고 자기 짐승에 태워 주막으로 데리고 가서 돌보아주니라 그 이튼날 그가 주막 주인에게 데나리온 둘을 내어주며 이르되 이 사람을 돌보아 주라 비용이 더 들면 내가 돌아올 때에 갚으리라 하였으니 네 생각에는 이 세 사람 중에 누가 강도 만난 자의 이웃이 되겠느냐 이르되 자비를 베푼 자니이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가서 너도 이와 같이 하라 하시니라 - 누가복음 10 : 30-37

 

그러나 너희에게 이르노니 내가 포도나무에서 난 것을 이제부터 내 아버지의 나라에서 새것으로 너희와 함께 마시는 날까지 마시지 아니하리라 하시니라 - 마태복음 26 : 29

 

그가 또 이 비유로 백성에게 말씀하시기 시작하시니라 한 사람이 포도원을 만들어 농부들에게 세를 주고 타국에 가서 오래 있다가 때가 이르매 포도원 소출 얼마를 바치게 하려고 한 종을 농부들에게 보내니 농부들이 종을 몹시 때리고 거저 보내었거늘 다시 다른 종을 보내니 그도 몹시 때리고 능욕하고 거저 보내었거늘 다시 세 번째 종을 보내니 이 종도 상하게 하고 내쫓은지라 포도원 주인이 이르되 어찌할까 내 사랑하는 아들을 보내리니 그들이 혹 그는 존대하리라 하였더니 농부들이 그를 보고 의논하여 이르되 이는 상속자니 죽이고 그 유산을 우리의 것으로 만들자 하고 포도원 밖에 내쫓아 죽였느니라 그런 즉 포도원 주인이 이 사람들을 어떻게 하겠느냐 와서 그 농부들을 진멸하고 포도원을 다른 사람들에게 주리라 하시니 사람들이 듣고 이르되 그렇게 되지 말아지니다 하거늘 - 누가복음 20 : 9-16

성자 ⓒ김병종

 

맹물이 포도주로 변할 때

 

기억은

시간의 저장소가 아닙니다.

 

휘파람 소리같이 지나가는 시간과 사건들을

욕망의 참나무통 안에 가두어 발효시키는 것

 

철 지난 포도알들이 노을처럼 불타다가 터지면

그때 당신은 내 일상의 기억들을 발효시키는

지하실의 어둠이 되어 찾아오십니다.

 

당신은 거기에서 오래 침묵하는 법과

아픔을 참는 법과 눈물 없이 망각하는 법을

일러주십니다.

 

이제는 늙어 마지막 내 한 방울의 젊음이

가을 벌판에 쏟아지는 찬비가 되는 날

비로소 나는 당신의 목소리를 듣습니다.

 

따르라 빈 잔에

눈물처럼 고이게 하지 말고

희열의 샘물처럼

사랑의 잔을 넘치게 하라.

 

맹물의 기억은 오로지

당신의 지하 창고의 어둠 속에서만

진한 향기의 포도주가 됩니다.

 

그러나 너희 생각에는 어떠하냐 어떤 사람에게 두 아들이 있는데 맏아들에게 가서 이르되 얘 오늘 포도원에 가서 일하라 하니 대답하여 이르되 아버지 가겠나이다 하더니 가지 아니하고 둘째 아들에게 가서 또 그와 같이 말하니 대답하여 이르되 싫소이다 하였다가 그 후에 뉘우치고 갔으니 그 둘 중의 누가 아버지의 뜻대로 하였느냐 이르되 둘째 아들이니이다 예수께서 그들에게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세리들과 창녀들이 너희보다 먼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리라 - 마태복음 21 : 28-31

 

이스라엘은 열매 맺는 무성한 포도나무라 그 열매가 많을수록 제단을 많게 하며 그 땅이 번영할수록 주상을 아름답게 하도다 - 호세아 10 : 1

 

주께서 한 포도나무를 애굽에서 가져다가 민족들을 쫓아내시고 그것을 심으셨나이다 주께서 그 앞서 가꾸셨으므로 그 뿌리가 깊이 박혀서 땅에 가득하며 그 그늘이 산들을 가리고 그 가지는 하나님의 백향목 같으며 그 가지가 바다까지 뻗고 넝쿨이 강까지 미쳤거늘 주께서 어찌하여 그 담을 허시사 길을 지나가는 모든 이들이 그것을 따게 하셨나이까 숲 속의 멧돼지들이 상해하며 들짐승들이 먹나이다 만군의 하나님이여 구하옵나니 돌아오소서 하늘에서 굽어보시고 이 포도나무를 돌보소서 주의 오른손으로 심으신 줄기요 주를 위하여 힘 있게 하신 가지니이다 - 시편 80 : 8-15

 

이것은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나의 피 곧 언약의 피니라 - 마가복음 14 : 24

 

돈 바꾸는 사람들의 돈을 쏟으시며 상을 엎으 - 요한복음 2 : 15

 

예수께서 나무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이제부터 영원토록 사람이 네게서 열매를 따 먹지 못하리라 하시니 제자들이 이를 듣더라 - 마가복음 11 : 14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믿는 자는 영생을 가졌나니 내가 곧 생명의 떡(빵)이로다 - 요한복음 6 : 47-48

 

이와 같이 나중 된 자로서 먼저 되고 먼저 된 자로서 나중 되리라 - 마태복음 20 : 16

 

포도밭에서 일할 때

 

포도는 잡초도 자라지 않는 척박한 땅에서

자란다고 하더라

그 목마름이 얼마나 타올랐기에

물을 찾는 뿌리가 수십 척 땅속

암반수巖盤水에 이른다고 하더라

포도나무 가지에 움이 트고

작은 꽃들이 피어날 때

님이 와서 말한다고 하더라

너를 사랑한다고

 

그 갈증의 뿌리가 나뭇가지마다

포도송이를 영글게 할 때

포도원지기는 이마의 땀을 씻고 말한다 하더라

이 포도원은 당신의 것

당신이 이 포도밭 주인이라고

 

그분이 목말라할 때 신 포도주가 되지 않도록

사람들은 새벽에 포도를 딴다 하더라

알알이 소망의 빛이 배인 포도송이를 따다 술을 빚고

말한다고 하더라

 

여기 지상에서 가장 향기로운 술이 있나이다

말한다고 하더라

내가 마시기 위해서가 아니요

오직 한 분의 입술을 적시기 위해서라고

말한다고 하더라

 

포도로 빚은 술은 사람의 피보다

더 붉다 하더라

여름 태양빛이 노을로 불탈 때보다

더욱 붉다 하더라

 

내가 포도밭에서 일할 때

그런다고 하더라

 

나는 제비같이, 학같이 지저귀며 비둘기같이 슬피 울며 내 눈이 쇠하도록 앙망하나이다 여호와여 내가 압제를 받사오니 나의 중보가 되옵소서 - 이사야 38 : 14

 

나의 왕, 나의 하나님, 만군의 여호와여 주의 제단에서 참새도 제 집을 얻고 제비도 새끼 둘 보금자리를 얻었나이다 - 시편 84 : 3

 

공중의 학은 그 정한 시기를 알고, 산비둘기와 제비와 두루미는 그들이 올 때를 지키거늘 내 백성은 여호와의 규례를 알지 못하도다 - 예레미야 8 : 7

큰 성(城) 서울아 ⓒ김병종

 

제비

 

제비가 빨리 나는 것은

먹이를 잡기 위해서이다.

하늘을 나는 어떤 벌레보다도 빨라야

생존할 수 있다.

 

제비가 한곳에 모이는 것은

겨울이 오기 전에 따뜻한 강남으로

날아가기 위해서이다.

무리에서 떨어지면

생존할 수 없다.

 

강남 갔던 제비가 다시 돌아오는 것은

가난한 흥부네 집 처마라 해도

사람의 마음을 믿기 때문이다.

믿음이 없으면 생존할 수 없다.

 

사람들은 제비의 속도를 배워

비행기를 만들고

제비의 항해술을 배워

나침반과 레이더를 만들었다.

그러나 우리가 정말 배워야 할 것은

제비의 믿음을 배워야 산다는 것.

 

제비처럼 우리는 하늘을 믿고

그곳에 둥지를 튼다.

오직 믿음이 있을 때만이 영원히 산다.

 

물이 점점 줄어들어 열째 달 곧 그달 초하룻날에 산들의 봉우리가 보였더라. 사십 일을 지나서 노아가 그 방주에 낸 창문을 열고 까마귀를 내놓으매 까마귀가 물이 땅에서 마르기까지 날아 왕래하였더라 그가 또 비둘기를 내놓아 지면에서 물이 줄어들었는지를알고자 하매 온 지면에 물이 있으므로 비둘기가 발 붙일 곳을 찾지 못하고 방주로 돌아와 그에게로 오는지라 그가 손을 내밀어 방주 안 자기에게로 받아들이고 또 칠 일을 기다려 다시 비둘기를 방주에서 내놓으매 저녁때에 비둘기가 그에게로 돌아왔는데 그 입에 감람나무 새 잎사귀가 있는지라 이에 노아가 땅에 물이 줄어든 줄을 알았으며 또 칠 일을 기다려 비둘기를 내놓으매 다시는 그에게로 돌아오지 아니하였더라 육백일 년 첫째 달 곧 그달 초하룻날에 땅 위에서 물이 걷힌지라 노아가 방주 뚜껑을 젖히고 본즉 지면에서 물이 걷혔더니 - 창세기 8 : 5-13

 

보라 내가 너희를 보냄이 양을 이리 가운데로 보냄과 같도다 그러므로 너희는 뱀같이 지혜롭고 비둘기같이 순결하라 - 마태복음 10 : 16

 

아버지 저희들을 사하여주옵소서 자기의 하는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 - 누가복음 23 : 34

 

백성이 다 세례를 받을새 예소도 세례를 받으시고 기도하실 때에 하늘이 열리며 성령이 비둘기 같은 형체로 그의 위에 강림하시더니 하늘로부터 소리가 나기를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라 내가 너를 기뻐하노라 하시니라 - 누가복음 3 : 21-22

 

내가 천국 열쇠를 네게 주리니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요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풀면 하늘에서도 풀리리라고 하시고 - 마태복음 16 : 19

성자 ⓒ김병종

 

비둘기

 

비둘기의 아름다움은 눈에 있는 것이 아니다.

비둘기의 순결은 흰 날개에 있는 것이 아니다.

비둘기의 평화는 서로 싸우지 않고

먹이를 나누어 먹는 부리에 있는 것이 아니다.

 

아름답고 순결하고 평화로운 비둘기보다

우리가 사랑하는 비둘기는

언제나 먼 곳에서 날아와

기쁜 소식을 전해주는 전령 비둘기.

 

사랑과 희망을 올리브 잎처럼 입에 물고

표류하는 우리에게 돌아오는 비둘기이다.

천상의 정보를 전해주는 비둘기이다.

 

새 중에 너희가 가증히 여길 것은 이것이라 이것들이 가증한즉 먹지 말지니 곧 독수리와 솔개와 물수리와 말똥가리와 말똥가리 종류와 까마귀 종류와 타조와 타흐마스와 갈매기와 새매 종류와 올빼미와 가마우지와 부엉이와 흰 올빼미와 사다새와 너새와 황새와 백로 종류와 오디새와 박쥐니라 - 레위기 11 : 13-19

 

여호와의 말씀이 엘리야에게 임하여 이르시되 너는 여기서 떠나 동쪽으로 가서 요단 앞 그릿 시냇가에 숨고 그 시냇물을 마시라 내가 까마귀들에게 명령하여 거기서 너를 먹이게 하리라 그가 여호와의 말씀과 같이 하여 곧 가서 요단 앞 그릿 시냇가에 머물매 까마귀들이 아침에도 떡과 고기를, 저녁에도 떡과 고기를 가져왔고 그가 시냇물을 마셨으나 - 열왕기상 17 : 2-6

 

까마귀를 생각하라 심지도 아니하고 거두지도 아니하며 골방도 없고 창고도 없으되 하나님이 기르시나니 너희는 새보다 얼마나 더 귀하냐 - 누가복음 12 : 24

바보 예수 ⓒ김병종

 

까마귀의 노래

 

내 검은 날개를

첫눈이 내린 아침만큼

희게 하소서

그리고

노아의 방주에서

다시 한 번 날아가게 하소서

 

풀이 있고 꽃이 피는 땅

흙탕물 속에 젖어 있던

것들이 솟아나 몸을 말리는

새로운 땅을 보게 하소서

 

나의 부리를 고드름처럼

투명하게 하소서

올리브 잎을 물고 돌아와

고하게 하소서

 

빗살 속에서 마른땅을 보고 온

기쁜 소식을

카나리아처럼 꾀꼬리처럼

아름다운 소리로 고할 수 있는

피리처럼 잘 울리는

목청을 주소서

 

너희 중에 죄없는 자가 돌로 치라 - 요한복음 8 : 7

 

오직 여호와를 앙망하는 자는 새 힘을 얻으리니 독수리가 날개치며 올라감 같을 것이요 달음박질하여도 곤비하지 아니하겠고 걸어가도 피곤하지 아니하리로다 - 이사야 10 : 31

바보 예수 ⓒ김병종

 

독수리의 눈

 

높은 곳에서도 아주 작은 짐승이 움직이는 것을

알아차리고 나래를 편다. 독수리는

하늘을 날지만 눈은 언제나 이 지상을 향한다.

 

하나님은 지극히 높은 구름 위에 계시지만

나를 지켜보신다. 하나님은

먹잇감이 아니라 나의

작은 상처 피멍이 든 곳을 알아채시고

빛으로 바람으로 어루만져주기 위해서

 

나도 언젠가 바위 동굴 속으로 들어가

털을 뽑고 다시 젊어지리라.

밝은 눈으로 작은 생명들의 상처를 보기 위새서

먹잇감이 아니라

보듬어 안을 작은 생명들을 찾기 위해서

비상한다.

 

제4부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해

끝없이 뻗어나가는 수직선과 수평선은

오로지 딱 한 번 만날 뿐입니다.

그것처럼 지구상에서 딱 한 번만 일어나는 일,

그것이 바로 예수님의 부활이었던 것입니다.

이게 정말 십자가의 의미이지요.

 

비록 무화과나무가 무성하지 못하며 포도나누에 열매가 없으며 감람나무에 소출이 없으며 밭에 먹을 것이 없으며 우리에 양이 없으며 외양간에 소가 없을지라도 나는 여호와로 말미암아 즐거워하며 나의 구원의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기뻐하리로다 - 하박국 3 : 17-18

 

 

무엇이든 힘든 일이 생기면

사람들은 당신 앞에

기도합니다.

 

돌같이 무거운 짐을

대신 져달라고 하고

쇠처럼 단단한 성벽을

부숴달라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압니다.

작은 가시에도 피 흘리시는 이마

창끝에 찔리신 옆구리의 아픔

타는 목마름을 견디시다 못해

신 포도주를 마셨던 것을.

 

순수한 것은 흰 눈처럼 무력하고

참된 것은 어린양처럼 늘 굴종합니다.

 

그러나 압니다.

 

우리가 사랑할 때 하나님의 힘이

얼마나 강한가를 알고

죽음 앞의 순간에 하나님의 힘이

얼마나 무한한가를 압니다.

 

바다를 가르고 산을 쪼갭니다.

그것은 쓰나미의 힘이 아니라

화산이 폭발하는 힘이 아니라

가장 부드럽고 섬세한 봄바람 같은 힘

생명을 일으키는 숨결의 힘이라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

 

"나의 살과 가죽을 쇠하게 하시며 나의 뼈들을 꺾으셨고 고통과 수고를 쌓아 나를 에우셨으며 나를 어둠 속에 살게 하시기를 죽은 지 오랜 자 같게 하셨도다 - 예레미야애가 3 : 4-6

 

내가 부르짖어 도움을 구하나 내 기도를 물리치시며 다듬은 돌을 쌓아 내 길을 막으사 내 첩경을 굽게 하셨도다 - 예레미야애가 3 : 8-9

 

활을 당겨 나를 화살의 과녁으로 삼으심이여 화살통의 화살들로 내 허리를 맞추셨도다 - 예레미야애가 3 : 12-13

 

내가 말할 때마다 외치며 파멸과 멸망을 선포하므로 여호와의 말씀으로 말미암아 내가 종일토록 치욕과 모욕거리가 됨이니이다. 내가 다시는 여호와를 선포하지 아니하며 그의 이름으로 말하지 아니하리라 하면 나의 마음이 불붙는 것 같아서 골수에 사무치니 답답하여 견딜 수 없나이다 - 예레미야 20 : 8-9

 

그는 내게 대하여 엎드려 기다리는 곰과 은밀한 곳에 사자 같으사 - 예레미야애가 3 : 10

 

나의 길들로 치우치게 하시며 내 몸을 찢으시며 나를 적막하게 하셨도다 - 예레미야애가 3 : 11

 

지팡이를 드신 분

-예레미야애가

 

양羊은

앞에서 이끌어갈 수도 있고

뒤에서 몰아갈 수도 있다.

 

늑대를 만나면 지팡이로 쫓고

무리를 떠난 양이 잇으면

지팡이로 길을 인도한다.

 

사람은

앞에서 이끌어도 따라오지 않고

뒤에서 몰아도 멈춰 서지 않는다.

지팡이를 세우고 휘두르면

덤벼들거나 풀이 죽어 주저앉은다

 

양을 이끌어가듯이 몰아가듯이

늑대를 쫓고 길을 찾아주시는 분

여기 계시다. 아론의 지팡이처럼 죽은 막대에서 생명의 잎을 피우는

사람의 가슴에 양의 순종을 심는

지팡이를 드신 분이 여기 계시다.

 

동방 사람 중에 가장 훌륭한 자라 - 욥기 1 : 3

 

온전하고 정직하여 하나님을 경외하며 악에서 떠난 자 - 욥기 1 : 1

 

욥이 어찌 까닭 없이 하나님을 경외하리까 주께서 그와 그의 집과 그의 모든 소유물을 울타리로 두르심 때문이 아니니이까 - 욥기 1 : 9-10

 

내가 난 날이 멸망하였더라면, 사내아이를 배었다 하던 그 밤도 그러하였더라면, 그날이 캄캄하였더라면, 하나님이 위에서 돌아보지 않으셨더라면, 빛도 그날을 비추지 않았더라면, 어둠과 죽음의 그늘이 그날을 자기의 것이라 주장하였더라면, 구름이 그 위에 덮였더라면, 흑암이 그날을 덮었더라면, 그 밤이 캄캄한 어둠에 잡혔더라면, 해의 날수와 달의 수에 들지 않았더라면 그 밤에 자식을 배지 못하였더러면, 그 밤에 들거운 소리가 나지 않았더라면…… 그 밤에 새벽 별들이 어두웠더라면, 그 밤이 광명을 바랄지라도 얻지 못하며 동틈을 보지 못하였더러면 좋았을 것을 - 용기 3 : 3-9

 

어찌하여 고난 당하는 자에게 빛을 주셨으며 마음이 아픈 자에게 생명을 주셨는고 - 욥기 3 : 20

 

나는 음식 앞에서도 탄식이 나며, 내가 앓는 소리는 물이 쏟아지는 소리 같구나 - 욥기 3 : 24

 

낙심한 자가 비록 전능자를 경외하기를 져버릴지라도 그의 친구로부터 동정을 받느니라 - 욥기 6 : 14-15

 

너희는 고아를 제비 뽑으며 너희 친구를 팔아넘기는구나 - 욥기 6 : 27

 

사람이 무엇이기에 주께서 그를 크게 만드사 그에게 마음을 두시고 아침마다 권징하시며 순간마다 단련하시나이까…… 사람을 감찰하시는 이여 내가 범죄하였던들 주께 무슨 해가 되오리이까… - 욥기 7 : 17-20

 

주께서 그의 막대기를 내게서 떠나게 하시고 그의 위엄이 나를 두렵게 하지 아니하시기를…… 내가 두려움 없이 말하리라…… - 욥기 9 : 34-35

 

땅(세계)은 어두워서 흑암 같고, 죽음의 그늘이 져서 아무 구별이 없고, 광명도 흑암 같으니이다 - 욥기 10 : 22

 

나를 정죄하지 마시옵고 무슨 까닭으로 나와 더불어 변론하시는지 내게 알게 하옵소서 - 욥기 10 : 2

 

나무는 희망이 있나니 찍힐지라도 다시 움이 나서 연한 가지가 끊이지 아니하며 그 뿌리가 땅에서 늙고 줄기가 흙에서 죽을지라도 - 욥기 14 : 7-8

 

밭에서 남의 꼴을 베며, 악인이 남겨둔 포도를 따며, 의복이 없어 벗은 몸으로 밤을 지새며, 추위에 덮을 것이 없으며, 산중에서 만난 소나기에 젖으며, 가리울 것이 없어 바위를 안고 있느니라. 어떤 사람은 고아를 어머니 품에서 빼앗으며, 가난한 자의 옷을 볼모 잡으므로 그들이 옷이 없어 벌거벗고 다니며, 곡식 이삭을 나르나 굶주리고, 그 사람들의 담 사이에서 기름을 짜며, 목말라하면서 술틀을 밟느니라 성중에서 죽어가는 사람들이 신음하며 상한 자가 부르짖으나 하나님이 그들의 참상을 보지 아니하시느니라 - 욥기 24 : 6-12

 

나의 형제들이 나를 멀리 떠나게 하시니 나를 아는 사람이 내게 낯선 사람이 되었구나 내 친척은 나를 버렸으며 가까운 친지들은 나를 잊었구나…… 내 아내도 내 숨결을 싫어하며 내 허리의 자식들도 나를 가련히 여기는구나 어린아이들까지도 나를 업신여기고 내가 일어나면 나를 조롱하는구나…… 나의 친구야 너희는 나를 불쌍히 여겨다오 나를 불쌍히 여겨다오 하나님의 손이 나를 치셨구나 너희가 어찌하여 하나님처럼 나를 박해하느냐 내 살로도 부족하냐 - 욥기 19 : 13-22

 

나의 원망이 사람을 향하여 하는 것이냐 내 마음이 어찌 조급하지 아니하겠느냐 너희가 나를 보면 놀라리라 손으로 입을 가리리라 - 욥기 21 : 4-5

 

나의 말이 곧 기록되었으면, 책에 씌어졌으면, 철필과 납으로 영원히 돌에 새겨졌으면 좋겠노라 - 욥기 19 : 23-24

우는 신 ⓒ김병종

 

욥의 노래

 

당신께서

하늘과 땅을 만드실 때

나는 보지 못했습니다.

당신께서

꽃과 나무의 생명으로

땅을 덮고

 

고기 떼와

해초들이 헤엄치는

바다를 생명의 파도로

움직이게 하실 때

나는 그때 없었습니다.

 

악어를 만드실 때

나는 그 자리에서 보지 못해 알지 못합니다.

무슨 마음으로 무슨 잣대로

흉하거나 곱거나

그것들을 만드셨는지 나는 모릅니다.

 

내가 아는 것은 내가 흘리는 눈물

내가 외치는 아픈 기억들입니다.

그러다 당신 곁을 떠날 뻔했습니다.

당신이 없는 어느 음달에서

영원히 묻혀 있을 뻔했습니다.

 

한 발짝만 더 나가면 햇빛이 있는데

굴속 음달에서 슬픈 날을 보냈습니다.

이제 다시 햇볕 아래로 나가

내 마음만큼 열린 하늘을 더 넓게 보고

내 생각만큼 깊은 바다를 더 깊이 느끼는

아침을 맞이하겠습니다.

 

이제 압니다. 당신께서 처음 하늘과

땅을 만드시던 마음 한구석에

내가 있었음을

이제야 눈물 끝자리에서 알았습니다.

 

내가 무엇을 하여야 영생을 얻으리이까? 법에 무엇이라 기록되었으며 네가 어떻게 읽었느냐 네 마음을 다하며 목숨을 다하며 힘을 다하며 뜻을 다하며 너의 주 하나님을 사랑하고 또한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내 이웃이 누구오니이까? - 누가복음 10 : 25-37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어떤 사람이 예루살렘에서 여리고로 내려가다가 강도를 만나매 강도들이 그 옷을 벗기고 때려 거의 죽은 것을 버리고 갔더라 마침 한 제사장이 그 길로 내려가다가 그를 보고 피하여 지나가고 또 이와 같이 한 레위인도 그곳에 이르러 그를 보고 피하여 지나가되 어떤 사마리아 사람은 여행하는 중 거기 이르러 그를 보고 불쌍히 여겨 가까이 가서 기름과 포도주를 그 상처에 붓고 싸매고 자기 짐승에 태워 주막으로 데리고 가서 돌보아주니라 그 이튼날에 데나리온 둘을 내어 주막 주인에게 주며 가로되 이 사람을 돌보아주라 비용이 더 들면 내가 돌아올 때에 깊으리라 하였으니 네 생각에는 이 세사람 중에 누가 강도 만난 자의 이웃이 되겠느냐 이르되 자비를 배푼 자니이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가서 너도 이와 같이 하라 하시니라 - 누가복음 10 : 30-37

 

거기 또 야곱의 우물이 있더라 예수께서 길 가시다가 피곤하여 우물 곁에 그대로 앉으시니 때가 여섯 시쯤 되었더라 사마리아 여자 한 사람이 물을 길으러 왔으매 예수께서 물을 좀 달라 하시니 이는 제자들이 먹을 것을 사러 그 동네에 들어갔음이리라 사마리아 여자가 이르되 당신은 유대인으로서 어찌하여 사마리아 여자인 나에게 물을 달라 하나이까 하니 이는 유대인이 사마리아인과 상종하지 아니함이리라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네가 만일 하나님의 선물과 또 네게 물 좀 달라 하는 이가 누구인 줄 알았더라면 네가 그에게 구하였을 것이요 그가 생수를 네게 주었으리라 - 요한복음 4 : 6-10

 

당신이 이 우물을 준 우리 조상 야곱보다 큽니까? 이 물을 마시는 자마다 다시 목마르려니와 내가 주는 물을 먹는 자는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하리니 내가 주는 물은 속에서 영생하도록 솟아나는 샘물이 되리라 - 요한복음 4 : 13-14

목수의 얼굴 ⓒ김병종

 

생물

 

살아서 움직이는 것을 본다는 것은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천의 물결로 빛나는 강물이거나

천의 이파리가 흔들리는 수풀이거나

 

움직이고 있는 것은 모두 다 아름답다

 

살아서 소리 나는 것을 듣는다는 것은

얼마나 기쁜 일인가

천의 지저귀는 새소리거나

천의 갈래로 쏟아지는 빗소리거나

 

소리 나는 것은 모두 다 즐겁다

 

손으로 만지고 토로 냄새 맡고

그리고 이슬에 젖은 포도 알을 터뜨리는

여름 아침

 

살아서 어금니로 씹을 수 있는 것은

모두 다 행복하고 즐거운 일이다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 마가복음 15 : 34

붉은 예수 ⓒ김병종

 

십자가

 

세상에는 많은 십자가 모양이 있다.

창문 살에도 있고

거리마다 길이 교차되는

십자로에도 있다.

척추를 세우고 양팔을 벌려도

당장 십자가 모양을 만들 수 있다.

 

세상에는 많은 십자가가 있지만

우리가 찾는 것은 오직 하나만의 십자가

계절의 비바람으로도 어찌할 수 없는

도시의 먼지, 소음으로도 어찌할 수 없는

그러나 하나의 십자가가 있다.

 

피 묻은 형틀이, 태양이 다시 솟아오르듯

빛으로 살아나 어둠을 불사르는

오직 하나밖에 없는 십자가가 있다.

땅과 하늘이 만나는 자리

생명의 싹이 움트는 이 세상 십자가는

단 하나밖에 없다.

 

 

 

posted by 황영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