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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4. 17. 13:10 내가 읽은 책들/2018년도

2018-021 왜, 바나나는 어깨동무를 하고 있을까요?

 

 

 

서명진 시집

2017, 행복에너지

 

대야도서관

SB121647

 

811.7

서34ㅇ

 

 

 

시인 서명진

1967년 강화도에서 태어나 한남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였다. 하나은행 PB 센터 VIP 고객 소식지로 시 창작을 시작하여 단국대학교 시 창작, 시산맥 사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보고싶다 보고싶어』, 『영업의 디자이너』, 『멘토를 만나다』 등이 있다.

현재 하나은행 지점장 및 PB로 재직 중이며 2008년부터 멘토 클럽 COP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자랑스러운 하나인 상, 우수 PB 상, 명예의 전당 회원 상을 수상했다. 또한, 대전일보, 중도일보, 충청투데이 등에서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으며 충청 및 대전지역 관공서, 대학교, 종합병원, 기업체 등 재테크 및 자산관리 전문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시인의 말

 

한 줄

 

한 편이

 

당신

마음의 서재에

항상 꽂혀 있기를 바라며

 

2017년 7월

서명진

 

차례

 

제1부

사랑의 다리를 놓고

 

∞ 사랑하기 때문에

∞ 기도

∞ 앵두사랑

∞ 반창고

∞ 늦기 전에

∞ 물

∞ 중앙선을 사이에 두고

∞ 딸이 엄마를 닮아 간다

∞ 여백 1

∞ 나의 창

∞ 탑 쌓기

∞ 사랑의 모래시계

∞ 숨소리

∞ 목련의 계절

∞ 노벨 뮤지엄

∞ 여백 2

∞ 종이 꽃 향기

∞ 두브로브니크의 사랑

 

제2부

함께 거닐며

 

∞ 원

∞ 참 좋을 때다

∞ 공통점

∞ 비상

∞ 男과 女

∞ 마시멜로 이야기

∞ 무제

∞ 같이는 가치

∞ 바람에도 색깔이 있다

∞ 태극기 휘날리며

∞ 대장간의 미학

∞ 문이 열리다

∞ 알아 간다는 것

∞ 빈 항아리

∞ 불꽃놀이

∞ 우정을 맛보다

∞ 옆으로 걷기

 

제3부

마음을 즐긴다

 

∞ 도르래 도르래

∞ 비단잉어 날다

∞ 친구야

∞ 시니어 예찬

∞ 칼춤

∞ 벚비가 내리네

∞ 병아리의 꿈

∞ 역량

∞ 난, 지금 엘리베이터를 타러 간다

∞ 꽃이 피다

∞ 선생님

∞ 번호표를 뽑으세요

∞ 피요로드

∞ 엄마의 장난감

머리통에 작은 활자 하나 심고

∞ 그런 사람으로

∞ 플라톤의 자명종

∞ 스노우 드롭(Snow Drop)


■ EPILOGUE

■ 출간후기

 

사랑하기 때문에

 

왜,

바나나는

어깨동무를 하고 있을까요?

 

왜,

포도는

얼굴 맞대고 뽀뽀를 하고 있을까요?

 

그리고

 

나는 당신의

껌딱지가 되어 있을까요?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하기 때문에

 

늦기전에

 

일 년이

지났고

 

한 달이

지나고

 

하루가

지나가고 있는데

 

언제까지

그런 이야기만 들을 거니?

 

매일 똑같은 이야기만 들을 거야?

 

중앙선을 사이에 두고

 

그랬지                          

우린 그랬어.                 

 

중앙에 노란 선 하나      

그려놓고                      

 

넌 오른쪽                    

난 왼쪽                       

넘어오지 말라며          

 

벌써 10년째,              

 

희미해져 보이지 않는

중앙선을                  

사이에 두고              

 

넘어올 만도 한데       

넘어갈 만도 한데       

 

아직도                    

서로                       

발을 들었다            

다시 내려놓을 뿐     

 

또다시                     

중앙선이 선명해지네.

 

여백餘白 1

 

나의

마음에

·

·

·

·

·

·

·

·

·

·

·

·

·

당신이

채울 수 있도록

많이 비워두렵니다.

 

사랑의 모래시계

 

나의 사랑은

모래시계

 

너에게

한 알

두 알

세 알

 

평생을

내려주는 사랑

 

나의 비움이

 

조금씩

조금씩

 

너에게

쌓임으로 가득하기를

 

여백餘白 2

 

      나의 사랑은                                                                                                여백으로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할 이야기가 필요 없어                                                                                     남겨 두렵니다

 

참 좋을 때다

 

처음 만났을 때

물으셨다.

 

나이가 몇이냐고?

'스물아홉'이라 하니

'참 좋을 때다'라고 하면서 웃으셨다.

 

10년 뒤 또 물으셨다

올해 나이가 몇이냐고?

'서른아홉'이라 하니

또 웃으시면서 말하셨다.

 

'너, 참 좋을 때다'

 

지금 또 물으신다.

몇이 되었냐고?

이제는 50이라 하니

여전히 미소를 지으시며 말하신다.

 

'너, 참 좋을 때다'

 

비상飛上

 

누가

 

무엇을

위하여?

 

누가

 

누구를

위하여?

 

지상에

알 하나

떨어뜨려

 

나비를

꿈꾸게 하였는가?

 

무제無題

 

참새는 짹짹짹

비둘기는 구구구

노래하는데

 

나는

어떻게

노래 불러야 하나?

 

바다에는 해로

하늘에는 항로가

있는데

 

나의

인생에는

어떤 길이 있을까?

 

같이는 가치

 

누가 그러더라

함께해야 한다고

 

같이

음식도 나누고

사랑도 나누고

그래야 가치가 있다고

 

누가 그러더라

같이해야 한다고

 

같이

봉사도 하고

노력도 하고

그래야 가치가 있다고

 

그래서

같이 = 가치라고

 

대장간의 미학

 

이른 아침

대장간 지붕 위에

코끼리 가족들이

올라갔어요.

 

아기 코끼리들이

줄지어 서서

엄마 아빠를 따라

하늘로

걸어가고 잇어요.

 

엄마는 빨간 하이힐을 신고

아빠는 검정 구두를 신고

아기들은 하얀 운동화를 신고서

 

뒤뚱 뒤뚱

쿵쿵 소리를 내며

 

대장간 지붕 위로

 

코끼리 가족이

봄나들이

갑니다.

 

알아 간다는 것

 

스무 해

그림자는

외로움을 등에 지고

가야 한다.

 

눈으로 보는 것이

아는 것이 아니라며

마음으로 보아야 아는 것이라고

떠들던 노교수의 말이

어둠 속에 묻히고

 

핸드폰 속

수백 명의 전화번호들이

아는 것이

다 아는 것이 아니라고

말하던 선배들의 말을

알아갈 때

 

청춘의 그림자는

밝은 태양으로

당당히 걸어 나온다.

 

우정을 맛보다

 

어느 늦은 가을날

친구가 나오라고

갈 곳이 있으니 차에 타라 하네

 

청량한 가을바람을 맞으며

도착한 곳은

쓰러져가는 농가의 집 앞

 

감나무 밑에서

햇살에 온몸을 붉히고

옷을 벗어버린 채

주황색이 주렁주렁 반기며

 

친구가

일 년을 기다렸다고

붉은 감 하나 건네

 

입에 물고

 

친구를 바라본다.

 

친구야

 

친구야

'비가 오는데'

 

'응, 그러네'

 

친구야

'이제 가을이 지나가나 봐'

 

'그러게'

 

친구야

'바람이 불어 낙엽이 떨어지네'

 

'아니, 너 어디 아프냐?'

 

'아니, 그냥 그렇다고

친구야

밥이나 먹자고'

 

벚비가 내리네

 

비가

내리네.

 

꼭 이맘때

하얀 비가 내리네.

 

긴 겨울을 보내야만

찾아오는 벚꽃

 

가슴을 후비듯이

꽃피고

열흘을 못 넘기고

가 버리네

 

또다시 일 년을 기다려야 하는

애절함을 뒤로한 채

 

누가 볼세라

 

밤에

 

벚비가 내리네.

 

병아리의 꿈

 

'살려주세요.'

'단단한 껍질로 막혀있어요.'

'도와주세요.'

 

'나에겐 꿈이 있어요.

장닭이 되어

새벽에 소리쳐 노래하고 싶어요.'

 

하지만 모두가 말하네요.

 

'병아리야

내가 도와주면

넌, 계란 프라이가 될 뿐

장닭이 못되고 죽는단다.'

 

'너 스스로 깨고 나와야 한다.'

 

'병아리야

넌, 할 수 있어.'

 

난, 지금 엘리베이터를 타러 간다

 

지난밤

급하게 엘리베이터에 타는 순간

나는 심장이 멎을 뻔했네.

 

멋진 남자가

미소를 지으며 서 있었기 때문이네

 

지금 엘리베이터엔 우리 둘뿐

가슴이 두근두근

첫사랑 그때의 심장박동 소리가

40대인 내게 찐하게 들려왔네.

 

정말 난 몰랐네.

아래층에 멋진 남자가 살고 잇었다는 것을

 

왜 몰랐을까?

 

그동안 우리는 왜 한 번도 못 마주쳤을까?

아~ 앞집 근영 엄마 윗집 지영 엄마가

매일 화장하고 엘리베이터를 타는 이유가 있었네.

 

지금

나도 화장을 하고 예쁜 옷으로 갈아입고 향수를 뿌리고

쓰레기봉투 들고서

 

오늘 밤 엘리베이터를 타러 간다.

 

번호표를 뽑으세요

 

안으로

들어서니

아무도

없다.

 

나뿐이다

 

자신 있게

젤 예쁜 여직원 앞으로

다가서니

 

웃으면서

말한다.

 

'번호표를 뽑으세요.'

 

엄마의 장난감

 

아무리 잘났어도

엄마의 장난감만도 못하네

 

눈이 나빠져

잘 보이지 않는다며

이번에는 아주 큰 것으로

욕심을 부리시네.

 

수십 년을

친구처럼

애인처럼

 

오늘도

엄마를

웃기는 것은 바보상자뿐

 

내가 못 한 것을

그가 하네.

 

내가 안 한 것을

그는 하네.

 

그런 사람으로

 

눈 내리는 겨울

추위를 녹일 수 있는 마음 따뜻한

사람으로

 

가을에

오곡백과를 나누면서 함께 즐기는

사람으로

 

무더운 여름에는

마주 보고 웃으면서

시원한 냉커피 한잔에 살아가는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사람으로

 

그리고 어느 봄날에

꽃 한 송이와 시 한 편 전할 줄 아는 사랑이 넘치는

그런 사람으로

 

살아가야겠다.

 

스노우 드롭Snow Drop

 

새해 첫 날

 

천사가

 

준 선물

 

'스노우 드롭'

 

ㄴㄴ이

 

내릴 때,

하얀 드레스를 입고

 

부끄러워

 

머리를 숙인

 

신부의 모습으로

 

차가운 땅속에서

 

희망으로

 

피었네요.

 

 

한얀 눈이

 

땅에 떨어지기 전

 

맨발로

 

뛰쳐나가

 

두 손을 뻗어 당신을 잡으렵니다.

 

 

"단풍 든 숲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습니다. 몸이 하나니 두 길을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한참을 서서 낮은 수풀로 꺾여 내려가는 한쪽 길을 멀리 끝까지 바라다보았습니다. 그리고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

 

 

 

 

posted by 황영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