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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01 한국의 부엌

 

글, 사진 / 김광언

1998, 대원사

 

시흥시대야도서관

EM023117

 

082

빛12ㄷ  195

 

빛깔있는 책들 195

 

김광언-------------------------------------------------------------------------

서울대 사대 국어교육과와 문리대 고고인류학과를 거쳐 일본 동경대학 대학원 사회학 연구과(문화인류학 전공)를 졸업했다. 전북대 조교수와 국립민속박물관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인하대 교수 및 박물관장으로 있다. 저서로는 『한국의 농기구』『정읍 김씨 집』『한국의 옛집』『한국의 민속놀이』『한국농기구고』(출판문화상 저작상 수상) 『한국의 주거민속지』『민속놀이』『김광언의 민속지』 등이 있다.

 

|차례|

 

책 머리에

부엌의 역사

부엌의 민속

부엌 지킴이

부엌 시설

부엌 세간

부엌의 구조

지역적인 차이

일본에 건너간 우리 부엌 문화

맺음말

참고 문헌

안악 3호분의 고구려 부엌 그림  맞배지붕에 기와를 얹은 독채 부엌이다. 궁궐이나 대갓집에서 큰 잔치를 준비하는 듯, 세 아낙이 부지런히 움직인다. 요즘에도 그렇듯이 부엌 강아지 두 마리가 행여 음식 부스러기라도 던져 줄까 하고 부엌 안을 바라보고 있다. 아궁이의 불은 이 집의 왕성한 기운을 상징하듯 활활 타오른다.

창덕궁 연경당의 반빗간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독채 부엌으로 음식 냄새가 안채에 이르는 것을 막고 화재도 예방하기 위해 따로 세웠다. 위는 반빗간에 이르는 문이고 왼쪽은 반빗간 전경이다.

디딜방앗간 그림  한 여인은 외다리방아질을 하고, 확이 있는 쪽의 다른 아낙은 찧은 곡식을 키에 담아 까부르고 있다.

용두레 우물 그림  두 개의 배부른 항아리와 단지에 물을 길어 놓은 두 아낙네는 팔을 걷어붙이고 그릇을 씻는다. 앞쪽에 가로놓은 구유에도 물이 가득 담겨 있다.

마구간  길고 큰 나무로 만든 구유에 세 마리의 마소가 한꺼번에 들어서서 여물을 씹는다. 이처럼 큰 구유는 오늘날에도 강원도 산간 지대에 흔하다.

 

『산림경제』에서는 부엌에 대한 다음과 같은 금기를 들었다.

 

1. 부엌과 우물이 마주보고 있으면 남녀가 문란해진다.(우물에는 남정네들도 오가므로 남녀의 눈이 마주치는 것을 경계하는 말이다.)

2. 부엌이 대문과 마주보거나 대청 뒤에 부엌을 두면 나쁘다.(밖에서 부엌이 들여다보이면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나기 쉽다는 뜻이다. 또 대청 뒤에 부엌이 있으면 음식 냄새가 퍼질 뿐 아니라 소리도 시끄럽기 마련이다.)

3. 부엌과 우물이 제자리를 찾지 못하면 가난해진다.(부엌과 우물은 집안의 기본적인 시설임을 일깨우는 말이다.)

4. 무너진 부엌 위를 밟으면 부스럼을 앓게 된다.(부엌이 비록 허물어졌더라도 함부로 다루지 말라는 뜻이다.)

5. 여자가 부엌에서 제사를 지내면 상서롭지 못하다.(여자가 부엌에서 제사를 지내는 것은 비정상적임을 일깨우는 말이다.)

6. 부엌을 향해서 꾸짖으면 나쁘다.(부엌에서 일하는 이의 기분을 나쁘게하면 좋지 않다는 뜻이다.)

7. 부엌을 마주보며 시를 읊거나 노래를 하거나 울어서는 안 된다.(부엌에서의 비정상적인 일을 경계한 말이다.)

8. 칼이나 도끼를 부엌 위에 두어서는 안 된다.(위험한 기구를 허술하게 다루지 말라는 뜻이다.)

9. 키질을 해서 부엌으로 까불어 넣으면 집안이 불안하다.(이렇게 하면 부엌으로 먼지가 날려 들어간다.)

10. 더러운 흙을 부엌 앞에 깔아서는 안 된다.(부엌은 음식을 만드는 공간이므로 깨끗하게 다루어야 한다는 뜻이다.)

11. 부엌의 불로 향불을 피워서는 안 된다.(조상님을 위한 제사에는 온갖 정성을 기울여야 한다는 말이다.)

고구려시대의 철제 부뚜막  굴뚝을 부뚜막 한끝에 나란히 세운 점이 눈길을 끈다.

부뚜막 부뚜막은 첫손에 꼽히는 부엌 시설로 아래쪽에는 불을 들이는 아궁이가, 위쪽에는 솥을 거는 구멍이 있어 솥을 나란히 걸고 음식을 끓인다. 솥 뒤의 네모꼴 구멍은 구들에 불을 직접 넣기 위한 것으로 보통 때는 철판으로 막는다.

오지 굴뚝 흙으로 빚어 구운 오지관 여러 개를 이어서 처마나 지붕 높이만큼 쌓아 올린 다음, 긴 작대기 서너 개를 주위에 세우고 새끼나 철사 따위로 묶는다. 지붕 위에는 호박 오가리가 널려 있다.

경복궁 아미산 굴뚝 화강석 지대석 위에 벽돌을 30단 내지 31단으로 쌓아 올리고 각 면에 네 종류의 무늬를 베풀어 꾸몄다.

강화의 굴뚝 흙과 냇돌을 번갈아 가며 쌓아 올려 몸체를 빚고 그 위에 바닥을 떼어낸 독을 얹었다. 또 비바람에 흙이 씻겨 내려가는 것을 막기 위해 날개를 둘러 놓았다.

까치 구멍 용마름 좌우 양끝에서 짚을 안으로 욱여 넣어 낸 구멍으로 연기가 빠진다. 까치 구멍이라는 이름은 까치가 드나들 만한 구멍이라는 데에서 왔다.

새옹 새옹은 놋이나 백동으로 만든 지름 25센티미터, 높이 10센티미터의 작은 솥으로 밥을 짓거나 죽을 쑤는 데에 쓴다.

국수틀 국수나 냉면을 워낙 즐기는 평안도 사람들은 집집마다 나무로 짠 국수틀을 갖추고 생각날 때마다 내려 먹었다. 솥 위에 틀을 걸고 반죽을 통에 넣은 다음, 긴 자루 끝을 누르면 국수 오리가 빠지면서 펄펄 끓는 장국에 떨어져 익는다.

나락 뒤주 김제시 정씨 집의 나락 뒤주로,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뒤주이다. 쌀40가마가 들어간다고 한다.

개심사 뒤주 밑에서부터 쪽널을 끼워서 앞면을 채운다. 널쪽에는 갖은자로 번호를 적어 놓았다.

오지 확돌 안쪽을 우툴두툴하게 해서 오지로 구워낸 그릇으로 허리가 잘록하고 양끝이 우툴두툴한 돌을 이용하여 간다.

궁궐의 장독대 1830년대에 궁궐 전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도록 그린 「동궐도」를 보면 창덕궁 후원에 장독들이 가지런히 놓여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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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황영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