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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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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11. 20. 15:10 내가 읽은 책들/2018년도

2018-056 그 길에 네가 먼저 있었다

 

 

 

나태주 신작 시집

2018, 밥북

 

대야도서관

SB127726

 

811.7

sk883ㄱ

 

 

나태주

 

·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시인이 됨.

· 1973년 첫 시집 『대숲 아래서』 이후, 『틀렸다』 까지 38권 출간.

· 산문집 『풀꽃과 놀다』, 『꿈꾸는 시인』, 『죽기 전에 시 한 편 쓰고 싶다』, 『혼자서도 꽃인 너에게』 등 여러 권 출간.

· 동화집 『외톨이』 출간.

· 시화집 『사랑하는 마음 내게 있어도』, 『너도 그렇다』, 『선물』 등 출간.

· 시선집 『멀리서 빈다』, 『풀꽃』, 『지금도 네가 보고 싶다』, 『별처럼 꽃처럼』, 『꽃을 보듯 너를 본다』, 『오래 보아야 예쁘다 너도 그렇다』, 『가장 예쁜 생각을 너에게 주고 싶다』 등 여러 권 출간.

· 받은 상으로 흙의 문학상, 충청남도문화상, 현대불교문학상, 박용래문학상, 시와 시학상, 편운문학상, 한국시인협회상, 정지용문학상, 고운문화상, 공초문학상, 유심작품상, 난고문학상 등.

· 1964년부터 2007년까지 43년간 초등교단에 재직, 정년퇴임.

· 한국시인협회 심의위원장, 공주문화원장 8년 역임.

· 현재는 공주풀꽃문학관 주거 시인.

 

다행스런 일

 

내 시는 세상에 보내는 러브레터.

지향 없는 하소연이며 고백.

늘상 외롭고 애달프다.

 

나의 시는 바람이 써주는 시.

꽃이 대신 써주고 새들이 대신 써주는 시.

그래서 다시금 외롭고 애달프지만은 아니하다.

 

2018년 신춘

나태주

 

차례

 

다행스런 일

 

1부

 

네가 있어 / 떠나는 너 / 꽃구경 / 철부지 마음 / 노래로 / 해거름 녘 / 너를 두고 / 호수·1 / 늦여름 / 아리잠직 / 느낌으로 / 목소리 듣고 싶은 날 / 개울 길을 따라 / 변명·1 / 변명·2 / 이른 아침 / 새 / 네 앞에서 / 두 개의 지구 / 꽃필 날 / 말랑말랑 / 금세 / 호수·2 / 손인사 / 재회·1 / 재회·2 / 가을날 맑아 / 계단 / 입술 / 포옹·2 / 봄비 / 만나지 못하고 / 맨발 / 고칠 수 없는 병 / 사랑은 이제 / 선물 아침

 

2부

 

좋은 때 / 행운 / 작은 마음 / 흔들리며 어깨동무 / 은행나무 아래 / 장갑 한 짝 / 이별 이후 / 종이컵 / 희망 / 풀베기 / 담장을 따라 / 봄은 아프다 / 부모 노릇 / 축복 / 고향 / 차 / 좋은 세상 / 어머니 앞에 / 쌍가락지 / 송년 모임 -‘예술의 기쁨’에서 / 감동-낙타시편·1 / 잔인무도-낙타시편·2 / 아프지 않은 사람은 없다 / 오르막길 / 한 사람 / 봄, 그리고 / 어리버리 / 생일날 / 팔불출 / 잘못 든 길 / 대화 / 벼랑 / 울컥 / 아침의 생각

 

3부

 

동백 / 양란 / 별꽃 / 인디안 앵초 / 오월 카톡 / 두둥실 / 가지 않는 봄 / 연정 / 초여름 / 여행에의 소망 / 포옹·1 / 그 날 / 시 / 질문 / 그리움 / 주기도문 / 새벽 / 그분 / 그 골목길 / 한 말씀 / 여행지의 꿈 / 아버지의 집으로 / 악수 / 간단한 일 / 귀국 / 여행길 / 시작법 / 조금씩 오는 생각 / 영월행·1 / 영월행·2

 

4부

 

급한 말 / 러시아에서 / 이제는 / 유산 / 걱정인형·1 / 걱정인형·2 / 버림받음으로 / 바람 부는 날 / 모른다 하랴 / 부서진 돌 / 잠시 쓴다-혜리에게 / 김남조 선생 / 봄날의 끝자락 / 봄 꿈 -취환 회장 / 다시 만남 / 봄처럼-오지현 시낭송가 / 삐비-김주영 작가의 자수 / 초롱꽃 -소화 데레사 수녀 / 통화 -반경환 평론가 / 버들잎 하나-임현진 / 벌개미취-김지헌 시인 / 진보랏빛-김금용 시인 / 폭포 앞에서 / 몽실이 -강나영 피아니스트 / 코맹맹이 소리-김인순 교사 / 리슬한복 / 겨울 모시옷-오현 스님 / 좋으신 인연-다시 오현 스님 / 인생을 묻는 젊은 벗에게 / 며늘아기에게 / 오직 감탄사 하나로-공주 땅에서의 백범 선생

 

그 길에 네가 먼저 있었다

 

개울물이 흐르고 있었고

개울물이 소리를 내고 있었고

꽃이 피어 있었고

꽃이 고개를 흔들고 있었고

 

저게 누굴까?

몸을 돌렸을 때

처음 보는 사람처럼

낯선 얼굴

 

네가 너무 예뻤던 것이다

그만 눈이 부셨던 것이다

 

그 길에서 그날 너는

그냥 그대로 개울물이었고

꽃이었고 또 개울물과

꽃을 흔드는 바람결이었다.

 

- 개울 길을 따라

 

네가 있어

 

바람 부는 이 세상

네가 있어 나는 끝까지

흔들리지 않는 나무가 된다

 

서로 찡그리며 사는 이 세상

네가 있어 나는 돌아앉아

혼자서도 웃음 짓는 사람이 된다

 

고맙다

기쁘다

힘든 날에도 끝내 살아남을 수 있었다

 

우리 비록 헤어져

오래 멀리 살지라도

너도 그러기를 바란다.

 

아리잠직

 

못생긴 것이

못생긴 것이

이쁘지도 않은 것이

 

오래도록 마음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다

 

마음속 깊숙이 들어와

제가 아주 주인 노릇을

하려고 한다.

 

네 앞에서

 

너는 내 앞에 있을 때가

제일로 예쁘다

 

내가 너를 사랑한다는 것을

너도 이미 알고 있기 때문

 

내 앞에서는 별이 되고

꽃이 되고 새가 되기도 하는 너

 

나도 네 앞에서는

길고 긴 강물이 되기도 한다.

 

만나지 못하고

 

가까이 왔다가

그냥 간다

 

돌아서

길을 돌아서라도

보고 싶었는데

 

못 보고 가니

많이 섭섭

 

그래도 다음

만날 약속 있으니

그나마 다행.

 

종이컵

 

너무 쉽게 버려 미안하구나.

 

축복

 

잠자는 아기

일하는 아빠

기도하는 엄마.

 

벼랑

 

사람들은 죽으려고

뛰어내리지만

 

꽃들은 살려고

뛰어내린다.

 

아침의 생각

 

사랑은

두 사람이 마주 보는 것일까?

 

사랑은

두 사람이 한 곳을 보는 것일까?

 

사랑은 끝내

두 사람이 가까이 마주 서 있는 것일까?

 

이 아침 다시 한번

해 보는 생각이다.

 

동백

 

봄이 오기도 전에

꽃이 피었다

너를 생각하는

나의 마음

눈 속에서도 붉은 심장을

내다 걸었다.

 

초여름

 

너도 좋으냐

살아있는 목숨이

 

그래 나도 좋다

살아있는 목숨이.

 

 

쓰레기는 쓰레긴데

사람들 마음에 오래 머물다

버려지는 쓰레기가 될 것인가

이내 버려지는 쓰레기가 될 것인가

 

날마다 그것이 난제였다.

 

새벽

 

새벽 시간 잠 깨어

귀가 가렵다

 

하나님이 천사들이랑

또 내 얘기

하시나 보다.

 

잠시 쓴다

-혜리에게

 

너 지금 어디 있느냐?

어디서 나를 보고 있느냐?

 

오늘도 구름 높고 하늘 높고

바람은 푸르다

 

바람 속에 너의 숨결이 숨었고

구름 위에 너의 웃음이 들었다

 

너 부디 오래 거기 있어 다오

지구 한 모퉁이에서 잠시 쓴다.

 

봄처럼

-오지현 시낭송가

 

기다리지 않았음에도

찾아와 가슴에 안기는

부드러운 바람

 

어찌 기다림이

없었겠느냐?

 

다만 멀리서

스스로 돌아옴만이

눈물겹고 고마울 따름.

 

삐비

-김주영 작가의 자수

 

어머니 어머니

세하얀 등성이에 혼자 서서

오래도록 그렇게 보고 계셨군요

 

나는 아직도 어린 아이

아장 아장걸음으로

당신 앞으로 가요.

 

초롱꽃

-소화 데레사 수녀

 

동화 속 여자아이

책 밖으로 잠시 외출 나왔나 보다

 

손에는 초롱꽃 모양

물동이 하나 들고

 

동화 속 샘물의 물을

사람들에게 전해주려고 했을까

 

책 밖의 샘물을 길어

동화 속으로 가져가려고 그랬을까

 

맑은 이마 맑은 눈

나이가 가늠이 되지 않는다.

 

 

 

 

 

 

posted by 황영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