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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11. 28. 11:47 내가 읽은 책들/2018년도

2018-057 별처럼 꽃처럼

 

 

 

나태주 꽃시집

2017, 푸른길

 

대야도서관

SB114165

 

811.7

나883ㅂ

 

진정 꽃은 나에게도 사심 없이 좋아하고 사랑할 수밖에 없는 대상이었고 거기에서는 자연스럽게 많은 양의 시가 태어났다. 이 얼마나 감사한 일일까 보냐! 그만큼 나는 철없는 인간이었다.

이러한 고마움과 철없음이 또다시 한 권의 시집으로 남게 되었다. 꽃같이 예쁘게, 오래 세상에 남아 숨 쉬기를 축원하는 마음 크다.

_ '책머리에' 중에서

 

나태주

 

시인.

1945년 충남 서천에서 출생하여 1960년 초등학교 교사가 되는 공주사범학교에 입학하며 운명적으로 시를 만났다. 집안 내력에 문사적 기질이 있는 것도 아니고 다만 사모하는 여학생에 대한 감정을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까 궁리하다가 시를 만난 것이다. 그 시절 신석정과 김영랑, 김소월의 시를 읽고 청록파 3인 박목월, 박두진, 조지훈 등 시인들의 시를 만나 많은 도움을 얻었으며, 『한국 전후 문제 시집』은 좋은 교과서가 되었다.

초등학교 교사를 하다가 군에 입대하여 주월 비둘기부대 병사로 근무했다. 제대 후 교사로 복직하면서 다시 한 여성을 만나 호되게 실연의 고배를 마시고 비틀거리다가 그 비애감을 시로 표현한 「대숲 아래서」란 작품으로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되었는데, 심사위원은 소년 시절 좋아했던 박목월, 박남수 두 분이었다.

그 후 오늘까지 여러 권의 시집(37권)과 산문집(13권), 두 권의 동화집, 네 권의 시화집, 여러 권의 시선집을 내고 2006년도에는 시 전집을 냈다. 2014년 가을에는 그의 시 「풀꽃」을 기념하여 공주에 공주풀꽃문학관이 개관되고 풀꽃문학상이 제정되었다.

 

차례

 

책머리에


1부_ 참 좋아

별처럼 꽃처럼 / 우체통 곁에 / 프리지어 / 눈, 매화 / 찔레꽃 / 산수유 / 노루발풀꽃 / 매화꽃 아래 / 꽃·10 / 달리아 / 오늘의 꽃 / 국화 / 동백·2 / 등꽃·2 / 백매 / 앵초꽃 / 야생화 / 제비꽃 옆 / 꽃나무 아래 / 벚꽃 이별 / 비파나무 / 겨울 장미 / 목백합나무 / 봉숭아 옆에 / 채송화에게 / 물망초 / 오동꽃 5월 / 용담꽃 / 꽃신 / 솔체꽃 / 술패랭이 / 칸나 / 아내의 꽃 / 싸리꽃 / 팬지·3 / 매화 아래 / 마른 꽃 / 모란꽃 / 족두리꽃 / 모란꽃 지네 / 다시 제비꽃 / 꽃잎·3 / 꽃·9 / 수수꽃다리 / 영산홍 / 동백꽃·2 / 팬지·2 / 난 / 연·2 / 풀꽃·3 / 제비꽃 사랑 / 꽃·8 / 붉은 꽃 한 송이 / 연·1 / 개양귀비 / 꽃그늘 / 제비꽃·5 / 목련꽃 낙화 / 쑥부쟁이·2 / 섬수국 / 옥잠화 / 그래서 꽃이다 / 물봉선 / 봉숭아·2 / 매화꽃 달밤 / 개화 / 꽃잎·2 / 수선화·3 / 수선화·2 / 구절초·2 / 꽃·7 / 꽃·6 / 팬지·1 / 꽃·5


2부_ 꽃 피워봐

강아지풀에게 인사 / 풀꽃과 놀다 / 풀꽃·2 / 동백·1 / 오랑캐꽃 / 민들레꽃 / 서양 붓꽃 / 꽃 피는 전화 / 혜화동 네거리 / 연꽃 / 연꽃 그림 / 동백꽃·1 / 투화投花 / 카네이션 / 카네이션을 어머니께 / 꽃이 되어 새가 되어 / 무궁화 꽃이 피었군요 / 꼬리풀들에게 / 꽃·4 / 동백정 동백꽃 / 배꽃 지다 / 배꽃 달밤 / 낙화 앞에 / 줄장미꽃·3 / 은방울꽃 / 산수유꽃만 그런 게 아니다 / 노랑 / 산딸나무 / 꽃향유 / 봄맞이꽃 / 꽃을 꺾지 못하다 / 구절초·1 / 제비꽃·4 / 산수유꽃 진 자리 / 능소화·2 / 영춘화 / 백목련·2 / 수국·2 / 벚꽃 아래 / 풀꽃·1 / 붉은 꽃 / 둥굴레꽃 / 꽃잎·1 / 그 마을에 가서 / 산촌엽서 / 꽃 피우는 나무 / 백목련·1 / 애기똥풀·2 / 목백합나무 그늘 아래 서서 / 애기똥풀·1 / 봉숭아·1 / 분꽃·3 / 산란초 / 풀꽃 그림 / 민들레 / 붓꽃·2 / 쑥부쟁이·1 / 나팔꽃·3 / 꽃·3 / 개망초 / 놀러 오는 백두산 / 씀바귀꽃 / 나팔꽃·2 / 풍란 / 늦여름의 땅거미 / 메밀꽃이 폈드라 / 분꽃·2 / 산벚꽃나무 / 나팔꽃·1 / 백일홍 / 단풍 / 강아지풀을 배경으로 / 난초 / 저녁 일경一景


3부_ 기죽지 말고 살아봐

순정 / 야생화 들판 / 백두산의 꽃 / 누이야 누이야 / 꽃·2 / 줄장미꽃·2 / 줄장미꽃·1 / 메꽃·2 / 구절초를 찾아서 / 다시 혼자서 / 여뀌풀꽃은 꽃이 아니다 / 데이지꽃 / 하나님, 여기 꽃이 있어요 / 플라워 바스켓 / 나는 파리에 가서도 향수를 사지 않았다 / 기쁨 / 쪽도리꽃 / 난쟁이나팔꽃을 보며 / 꽃·1 / 석류꽃·2 / 얼라리 꼴라리 / 협죽도 / 풀꽃 엄마 / 꽃들에게 미안하다 / 실루엣 / 두벌꽃 / 제비꽃·3 / 자운영꽃 / 붓꽃·1 / 꽃 한 송이 / 분꽃·1 / 제비꽃·2 / 달맞이꽃 / 7월 / 드라이플라워 / 팬지꽃 / 등꽃·1 / 똥풀꽃 / 일년초 / 크로바꽃 / 막동리를 향하여·19 / 설란 / 앉은뱅이꽃 / 겨울 난초 / 꽃집에서 / 난초를 가까이하며 / 능소화·1 / 들길 / 변방·52 / 양달개비 / 패랭이꽃빛 / 변방·3 / 화엄사의 파초 / 산란초 / 수선화·1 / 동국冬菊 / 아카시아꽃 / 맥문동을 캐면서 / 메꽃·1 / 자목련꽃 꽃그늘 / 철쭉꽃 / 산철쭉을 캐려고 / 석류꽃·1 / 자목련꽃 필 무렵 / 봄날에 / 갈꽃 핀 등성이마다 / 처세 / 칡꽃 / 꽃밭 / 제비꽃·1 / 수국·1 / 들꽃 / 들국화·3 / 들국화·2 / 들국화·1 / 감꽃

 

별처럼 꽃처럼

- 혜리에게

 

불타는 대지 위에

홀로 피어 있는 꽃처럼

 

어둔 밤하늘 한복판에

혼자 눈떠 반짝이는 별처럼

 

짧은 인생길 짧지 않게

지루한 세상 지루하지 않게

 

살다 가리니 오로지

아름다이 숨 쉬다 가리니

 

어디만큼 너는 나의 별이 되어

반짝이고 있는 것이냐

 

어디만큼 너는 나의 꽃이 되어

숨어 웃고 있는 것이냐.

 

프리지어

- 서울 보광동 송플라워 주인

 

당신 올해도 죽지 않고

살아오셨네요

그것도 샛노랑 옷

새로 차려입고

사뿐사뿐 나비도 나오기 전

나비걸음으로 오셨네요

 

당신 올해도

살아오신 기념으로

꽃을 드려요

그것도 샛노랑 꽃을 드려요

꽃은 프리지어

새 마음 새 세상

새 사랑을 담아 드려요

 

부탁의 말씀은 오직 하나

올해도 당신 부디

행복하시기 바래요.

 

· 10

 

예쁘다고 말해도

말이 없고

예쁘지 않다고 말해도

말이 없다

 

언제 왔느냐 물어도

대답이 없고

언제 갈 거냐고 물어도

대답이 없다

 

다만 좋다고 말하면

조그맣게 웃고

사랑한다 말하면

미소 지을 뿐이다.

 

오늘의 꽃

- 임현진

 

웃어도 예쁘고

웃지 않아도 예쁘고

눈을 감아도 예쁘다

 

오늘은 네가 꽃이다.

 

백매

- 김애란 피디

 

매화는 매환데 백매화

아직도 추운 계절에 저 혼자

새하얀 블라우스 차림

 

매운 향기 머금고 그래도

차마 울지는 못한다.

 

야생화

- 백승숙 여사

 

마주 앉아만 있어도

열리는 풍경

 

생각만 해도 마음속에

흐르는 강물

 

두 사람 사이

두 사람 사이에

 

눈 감고 아무 말이 없어도

오가는 이야기

 

바라보기만 해도 글썽

눈물 고이던 날이 있었다.

 

모란꽃

- 이금희 아나운서

 

날마다 아침마다 아침마당

눈부신 모란꽃 이금희

이금희 아나운서

이슬 속에 피어 더욱 눈부셔라

보아도 또 보고 싶어라.

 

· 9

 

  웃어도 웃고 울어도 웃고 입을 다물어도 웃고 입을 벌려도 웃고 앉아서도 웃고 서서도 웃고 누워서도 웃기만 하는 너! 숨이 넘어가면서도 웃을 너! 아주 많은 너! 결국은 나!

 

풀꽃 3

 

기죽지 말고 살아봐

꽃 피워봐

참 좋아.

 

꽃 · 8

 

예뻐서가 아니다

잘나서가 아니다

많은 것을 가져서도 아니다

다만 너이기 때문에

네가 너이기 때문에

보고 싶은 것이고 사랑스런 것이고 안쓰러운 것이고

끝내 가슴에 못이 되어 박히는 것이다

이유는 없다

있다면 오직 한 가지

네가 너라는 사실!

네가 너이기 때문에

소중한 것이고 아름다운 것이고 사랑스런 것이고 가득한 것이다

꽃이여, 오래 그렇게 있거라.

 

꽃 · 7

 

다시 한 번만 사랑하고

다시 한 번만 죄를 짓고

다시 한 번만 용서를 받자

 

그래서 봄이다.

 

꽃 · 6

 

누군가 이 시간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면

살맛이 날 것이다

 

어딘가 이 시간 당신을 위해

기조하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면

더욱 살맛이 날 것이다

 

더구나 당신이 세상으로부터

사랑받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

드디어 당신은 꽃이 될 것이다

 

팡! 터져버리는 그 무엇

알 수 없는 은은한 향기, 그것은

쉬운 일이기도 하고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꽃 · 5

 

아무렇게나 저절로

피는 꽃은 없다

 

누군가의 억울함과 슬픔과

기도가 쌓여 피는 꽃

 

그렇다면 산도 바다도

강물도

 

하늘과 땅의 억울함과 쓸픔과

기도로 피어나는 꽃일 것이다.

 

무궁화 꽃이 피었군요

- 이제인 시인에게

 

무궁화 꽃이 피었군요

장미꽃이 핀 줄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방 안에 갇혀 있던 다섯 달 사이

 

처음 멀리 계단을 올라

뚝방이 있는 곳까지 가 보았더니

무궁화 꽃 위로 잠자리들도 날고 있더라구요

 

달맞이꽃은 이미 피었다 지고 있고요

습기 머급은 바람 풀꽃 내음 머금은 바람

후끈 코끝에 스며들어요

개망초 꽃들도 새하얗게 피어 있구요

 

다들 반가워요

잘들 있어줘서 고마워요.

 

· 4

 

가깝지 않지요

아주 멀리 그대 살고 있기에

오늘도 나 이렇게 싱싱한 풀입니다

 

숨소리 들리지 않지요

아스라이 그대 숨소리 향기롭기에

오늘도 나 이렇게 한 송이 꽃입니다

 

풀 가운데서도

세상에서는 없는 풀이요

꽃 가운데서도

누에 보이지 않는 꽃입니다.

 

꽃 · 3

 

꽃을 보라!

 

눈여겨 꽃을

노려보고 있노라면

푸들푸들 살아나기 시작하는

선, 선, 꽃잎의 선

 

꽃 속에 고향으로 돌아가는

꼬불꼬불 고갯길이

아득한 가늘은 들판길이

숨었다

 

꽃 속에 보리밥도 없어

끼니를 거르고 돌아앉아

한숨 쉬던 젊으신 어머니

둥그스름한 어깨

어린 누이들의 야윈 볼따구가

숨었고

 

꽃 속에 갓난애기

포대기에 싸안아 업고

지아비 마중 나선

해 저물녘의 한 지어미가

살고 있다

 

꽃 속에 충동적으로

부풀어 오른 옷 벗은 여인네

푸진 엉뎅이 빠알간

입술이 벙싯거리기도

하느니

 

아으, 이

짜릿한 거!

 

꽃 · 2

 

꽃은 식물의 성기

꽃들이 그들의 성기를 만개시켜

만천하에 공개하고 있다

어머어머, 꽃 좀 보아요

너무나 예쁘잖요

그러게 말이야

수군거리며 사람들이

흠흠, 꽃을 향하여 코를

대보기도 하고 입술을

들이밀기도 한다

어머어머, 이 사람들 좀 보아

어디다 코를 대고 입술을

디밀고 이러는 거야

그러게 말이야

그러게 말이야

여기저기 꽃들이

투덜거리는 소리.

 

꽃 · 1

 

꽃들은 땅의 젖꼭지

봄이 와서 통통 부어오른

땅의 젖꼭지

다가가 가만히

빨아먹고 싶다

어머니 어머니 어머니

외워 보고 싶다.

 

수국 · 1

- 누이 연주에게

 

허투루 슬퍼 말아야지.

허투루 마음을 주지 말아야지.

 

마음 깊이 하고픈 말일수록

더욱 말하기를 삼갈 일이요,

 

수다스런 바람의 희롱 앞에서도

행여 웃음일랑 팔지 말아야 했다.

 

차라리 독한 향기는

치마 끝에 차는 것!

 

 

 

 

 

posted by 황영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