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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2. 17. 17:20 내가 읽은 책들/2014년도

2014-021 월출산

 

글 / 조석필●사진 / 심병우

1999, 대원사

 

 

시흥시대야도서관

EM023124

 

082

빛12ㄷ  202

 

빛깔있는 책들 202

 

조석필-------------------------------------------------------------------------

1953년 전라남도 진도에서 나서 광주제일고등학교, 전남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했다. 고등학교 때부터 산악 활동을 계속하고 있고, 1987년 전남의대 산악부의 히말라야 렌포강(7,083미터) 원정대를 이끌어 그해 한국대학산악연맹에서 선정하는 '올해의 산악인'에 뽑혔다. 의학박사 · 월간 『사람과 산』 편집위원 · 광주 하나소아과의원 원장이고, 이땅의 산줄기 원리에 심취하여 백두대간 복원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렌포강 하늘길』, 『산경표를 위하여』, 『태백산맥은 없다』 등의 책을 썼다.

 

심병우-------------------------------------------------------------------------

1964년 정읍 출생. 1990년부터 1993년까지 『사람과 산』 사진부 차장으로 근무하면서 백두대간과 낙동정맥을 종주하였다. 현재 스튜디오 '자연'에서 산과 관련된 사진을 주로 찍고 있다.

 

|차례|

 

월출산은 바위다

월출산의 자연지리

월출산의 인문지리

월출산의 명승

월출산 등반

월출산 감상법

주(註)

참고 문헌

 

남근석 부근에서 본 주릉과 천황봉  『택리지』는 "한껏 깨끗하고 수려하여 뾰족한 산꼭대기가 하늘에 오르는 화성조천의 지세"라고 했다.

대간과 정맥

정상 표지석  천황봉이라고 새겨진 정상의 암괴는 미아콜리 세립질 화강암이다.

구정봉 바위 웅덩이  구정봉 정수리에 있는 아홉 개의 바위 웅덩이는 집적된 물과 유기산의 반복 풀화 작용에 의해 형성된 것으로 지질학에서는 풍화혈이라 한다.

장군봉 능선과 광암터  암석의 노출이 심하고 토양의 발달이 극히 미약한 월출산은 꽃과 나무가 뿌리를 내리기에 적합하지 않은 땅이다. 그렇기 때문에 능선과 계곡이 철따라 화려한 계절의 색깔로 변신하는 일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중나리

돌양지꽃

은꿩의다리

미왕재 억새밭  가을산의 전령인 미왕재 억새밭에 파묻히면 사람들은 잠시 바위의 박물관 월출산에 들었다는 사실을 잊는다.

구정봉  정수리에 아홉 개의 바위 웅덩이가 있다 해서 '구정'이라 이름 붙은 이 암봉은 거기에 금수굴과 동석의 전설을 보태 월출산에서 가장 이야깃거리가 많은 봉우리로 꼽힌다.

구정봉 아래에 있는 동석  그 무게는 비록 천백 인을 동원해도 움직이지 못할 것 같으나, 한 사람이 움직이면 떨어뜨릴 것 같으면서도 떨어뜨릴 수가 없다.

남근석  주릉의 등산로에 솟아 있는 이 선돌은 많고많은 월출산의 남성 성기형 바위 가운데 가장 크고 잘생긴 것이다.

구정봉 금수굴  공식 명칭은 베틀굴.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모양이 여성과 닮았다 해서 부르는 금수굴이라는 이름에 익숙하다.

왕인도일도(王仁渡日圖)  왕인 유적지 전시관에 걸려 있는 이 그림은 왕인이 상대포를 떠나던 장면을 상상하여 강연균 화백이 그린 것이다.

도갑사 도선수미비  월출산 구림 땅이 배출했다고 하는 전설적인 두 위인 가운데 왕인에 비하면 도선은 그래도 자료가 풍부한 편이다. 1653년에 세워진 도선수미비도 그 가운데 하나로, 규모의 장대함과 솜씨의 정교함이 도갑사의 으뜸 보물로 보이나 전라남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을 뿐이다.

왕인 석상  왕인을 추종하는 후학들이 새긴 것이라고 전하는 이 석상은 조형 연대가 확실하지 않다. 어떤 사람들은 이것을 미륵불로 보기도 한다.

책굴  왕인 석상 옆에는 사람 하나 겨우 드나들 만한 입구에 네댓평 정도의 평평한 바닥을 가진 자연 동굴이 있다. 왕인 추종자들이 그 동굴에 "왕인이 책을 쌓아 두고 공부를 했다"는 전설을 만들어 두었다.

장천리 선사 주거지  영암군 군서면 구림리 일대는 장천리 선사 주거지가 말하듯 최소한 삼한시대로부터 백성들의 삶터였다. 헤아릴 수 있는 역사만 2,200년이라는 것이 구림의 자연지리적 조건을 말한다.

회사정  구림 대동계의 집회 장소였던 회사정은 옛 구림중학교 앞에 세워져 있다. 회사정은 마을을 찾은 귀빈의 영접이나 경축일 행사에 이용되었고, 3 · 1운동 때 맨 먼저 독립만세의 기치를 올렸던 곳이기도 해서 마을의 작은 역사책이 된다.

문산재  왕인 박사가 공부했던 곳으로 전하는 터에 세워진 서원으로, 현존 건물은 1986년에 다시 지은 것이다. 문산재 뒤로 보이는 바위가 월출산 최고의 달맞이터인 월대암이고 그 아래 왕인 석상과 책굴이 있다.

상대포  왕인이 일본으로 배를 타고 떠난 곳이라는 설화를 간직한 상대포는 구림의 옛 영화를 기억하고 있는 포구였다. 해수의 유입이 끊겨 흙도랑으로 변한 그곳에 영암군에서는 연못을 조성하고 누각을 세웠다.

천황봉  수십 명이 들어앉아도 넉넉한 월출산 꼭대기는 옛날 나라에서 제사를 지냈던 소사터이다. 한때 제각 건물도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며 전국의 50여 제사터 가운데 유구가 확인된 유일한 곳이기도 하다.

통천문  천황봉 오름길에 통천문을 지나는 것은 천황에 대한 예의이기도 하고 하늘로 통하는 의식이기도 하다.

구정봉에서 뻗어내린 암릉  첩첩 쌓인 암릉 너머에 마애여래좌상이 숨어 있다.

바람폭포  15미터의 낙차가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나라에서 가장 짱짱한 등산로를 거슬러 올라온 뒤끝이므로 등산객들의 오아시스 노릇을 톡톡히 한다.

칠치폭포  달구봉과 사자봉의 물을 모두 모아 하늘에서 땅까지 일곱 굽이치며 떨어지는 칠치폭포는 월출산의 숨은 비경이다.

도갑사 입구  들목은 짧지만 완만한 곡선을 취하며 소담스런 정취가 일품인 길이다. 호사스런 사람들은 그것을 도갑사의 으뜸 멋으로 친다.

도갑사 대웅보전  1977년 한 신도의 실화로 전소되는 바람에 불화 등 귀중한 보물을 모두 잃고 2년 뒤에 다시 지은 것이다.

도갑사 해탈문 금강역사상

도갑사 해탈문  주심포 양식과 다포 양식을 섞어 지은 구조상의 특이함 때문에 국보가 된 조선시대 목조 건물이다.

도갑사 미륵전 석조여래좌상

무위사 극락보전  옆면  정면 3칸 측면 3칸 맞배지붕인 이 건물의 아름다움은 면과 선의 절묘한 분할로 이루어진 단순함에 있다.

무위사 편광영탑 귀부  왕건이 고려 건국 과정에서 큰 은혜를 입었던 선각 대사 형미의 공을 기리기 위해 세운 것이다.

무위사 극락보전의 수월관음도  중생을 번뇌의 바다에서 건져 정토로 건네 주는 뱃사공 노릇을 자임하는 관음보살이 보름달 같은 광배에 싸여 바다로 떠 가고 있다.

무위사 아미타여래 삼존불과 후불 벽화  후불 벽화인 아미타삼존도는 현존하는 토벽의 붙박이 벽화로는 가장 오래된 것으로, 협시보살과 나한들이 본존불과 비슷한 높이에서 친근하게 어울리는 원형의 화합 구도가 조선조 불화의 특징을 보여 준다.

월남사지 삼층석탑  월출산에서 가장 편안한 명당에 세워진 이 탑은 고려시대에 조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백제 양식을 계승하여 관심을 끈다.

용암사지 마애여래좌상  우리나라 국보 가운데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있고, 찾아가기도 가장 힘들다. 산기슭에서 왕복 서너 시간의 등산을 해야 만날 수 있다.

용암사지 마애여래좌상 부분  열심히 보는 사람이라면 본존불 오른쪽 구석에 새겨진 90센티미터 길이의 동자입상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용암사지 삼층석탑  마애여래좌상 아래 절터에 세워져 있다.

자연석 기단 삼층석탑  자연 암석 기단 위에 올려 놓은 이 삼층석탑은 멀리 마주보이는 용암사지 마애여래좌상을 본존불 삼아 조성된 탑파로 보인다. 다만 지형적 영향으로 계곡 하나 건너 산등성이에 조영되었다.

구름다리  월출산의 명물이 된 구름다리는 월출산에 인공적인 등산로를 여는 신호탄이 되었다.

 

 

 

 

 

posted by 황영찬
2014. 2. 17. 09:25 내가 읽은 책들/2014년도

2014-020 깊고 푸른 중심

 

한광구 시집

1995, 책만드는집

 

 

시흥시대야도서관

EM003906

 

811.6

한15ㄱ

 

책만드는집의 시 · 3……………………………………………………………………………………………

 

한광구 시인은 사색의 공간이 넓다.

그의 시각은 지상과 천상을 회전하면서

인간의 삶의 현장은 물론 자연의 거울을 통해서

보여지는 인간의 모습이나 고뇌의 깊은 상처를

씻어줄 초월적 의지까지 포함한다.

- 유시욱 <문학평론가>

 

한광구 시인은 깔끔한 이미지를 구사하여

서정을 지적으로 처리한다. 그의 시에는

불필요한 수식어나 과장된 자기표현이 없다.

이는 요즘 센세이션널리즘에 편승하여

자기 드러내기가 유행하는 풍조에 비추어

음미해 볼 가치를 가진다.

그는 감정의 표현을 최대한 절제하여

주관과 대상 사이에 일정한 객관적 거리를

유지하며, 무엇보다 세계를 바라보는 시점에

건전한 도덕성을 지키고 있다.

- 오세영 <시인 · 문학평론가>

 

한광구 시인의 <살의 노래> 연작시편은

살의 구체적인 육체성을 삶의 근원적인

정신성과 소통시키려는 소망을 펼쳐보인다.

살의 추억과 새로운 체험을 통하여

개인의 소외된 현재의 삶은

두 가지 극복의 방향을 얻게 된다.

먼저 살의 추억을 통해서

개인의 삶은 순수한 과거의 원형을

되찾게 되고, 새로운 살의 체험을 통하여

개인의 삶은 현재 속에서

이웃과 연대성을 획득하게 된다.

- 이경호 <문학평론가>

 

시인 한광구

● 1944년 경기도 안성에서 출생

● 연세대학교 국문학과를 나와 한양대에서 문학박사학위를 받고 현재 추계예술대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

● 1974년 <심상>으로 등단

● 시집 《이 땅에 비오는 날은》《찾아가는 자의 노래》《상처를 위하여》《꿈꾸는 물《서울 처용

논문집 《木月詩의 時間과 공간

 

■ 서시

 

흐르다가

소용돌이쳐

아름다운 것은 하늘로 올리고

맺히는 눈물에

젖어

끈적이는

목숨

다시 펼쳐 출렁이다가

스며드는 햇살에

투명하게 어리는

어머니.

 

차례

 

서시

 

제1부 흐르는 살

강물이 되어 - 살의 노래 · 1

우리의 집 - 살의 노래 · 2

강울음 - 살의 노래 · 3

그리운 섬 - 살의 노래 · 4

한잔 주시오 - 살의 노래 · 5

비 - 살의 노래 · 6

손을 잡아요 - 살의 노래 · 7

아지랑이 - 살의 노래 · 8

매화 - 살의 노래 · 9

라일락 - 살의 노래 · 10

약쑥 - 살의 노래 · 11

 

제2부 춤추는 살들

춤추는 사람 · 1 - 살의 노래 · 12

춤추는 사람 · 2 - 살의 노래 · 13

춤추는 사람 · 3 - 살의 노래 · 14

춤추는 사람 · 4 - 살의 노래 · 15

춤추는 사람 · 5 - 살의 노래 · 16

춤추는 사람 · 6 - 살의 노래 · 17

춤추는 사람 · 7 - 살의 노래 · 18

춤추는 사람 · 8 - 살의 노래 · 19

비릿한 첫사랑 - 살의 노래 · 20

목마름 - 살의 노래 · 21

변모 - 살의 노래 · 23

바람독 - 살의 노래 · 23

소낙비 - 살의 노래 · 24

눈뜬 사람아 - 살의 노래 · 25

 

제3부 꿈꾸는 살들

용의 모습으로 - 살의 노래 · 26

그의 노래는 - 살의 노래 · 27

비에 젖어야 - 살의 노래 · 28

샘구녕을 뚜루세 - 살의 노래 · 29

그대가 임자라네 - 살의 노래 · 30

집 한채 - 살의 노래 · 31

이놈, 꽃무덤아 - 살의 노래 · 32

꿈 하나에 의지하여 - 살의 노래 · 33

이 물구덩은 - 살의 노래 · 34

업 할미 - 살의 노래 · 35

네가 업이구아 - 살의 노래 · 36

 

제4부 살의 사막에서

그대의 사막에서 - 살의 노래 · 37

담배를 피우며 - 살의 노래 · 38

술을 들며 - 살의 노래 · 39

탕을 먹으며 - 살의 노래 · 40

다이아나에게 - 살의 노래 · 41

안락의자들 - 살의 노래 · 42

주검을 보며 - 살의 노래 · 43

누가 기억하랴 - 살의 노래 · 44

감옥에서 - 살의 노래 · 45

얼음장 밑에서 - 살의 노래 · 46

못 박는 소리 - 살의 노래 · 47

기도 - 살의 노래 · 48

 

제5부 노래하는 살들

꿈꾸는 자유 - 살의 노래 · 49

그 미소는 - 살의 노래 · 50

느낌 - 살의 노래 · 51

그 모습은 - 살의 노래 · 52

나의 꽃 - 살의 노래 · 53

꽃불 하나 켜 들고 - 살의 노래 · 54

흔들리는 꽃밭 - 살의 노래 · 55

미명의 땅에서 · 살의 노래 · 56

당신의 지붕 위에서 - 살의 노래 · 57

온전한 노래 - 살의 노래 · 58

 

제6부 둘이서 멀리

둘이서 멀리 - 살의 노래 · 59

달맞이 꽃처럼 - 살의 노래 · 60

한줄의 시가 되기 위해 - 살의 노래 · 61

두 개의 별이 되다 - 살의 노래 · 62

산을 넘으며 - 살의 노래 · 63

鐘塔에서 - 살의 노래 · 64

 

시집에 붙여 / 한광구(저자)

 

강  울  음

- 살의 노래 · 3

 

그대, 우리도 어느새 이 下流로 흘러 들게 되었구려.

흐르는 이 강물에 얼룩지는 하늘 그림자를 보는 나이가 되었구려.

뭐라고 하시는지

오늘은 석양이 내려와 붉게 살을 풀고

넘실 넘실 춤을 추는구려.

들려요? 그대,

둥둥둥 우리 가슴을 울리던 북소리

숱한 악보를 안고 궁굴던 소리가

지금 강물에서 송이 송이 꽃으로 피었구려.

말하지 못하고 그냥 흐르는 거요

매화꽃이면 어떻고

장미꽃이면 어떻겠소.

그냥 눈과 팔로 껴안고 궁굴다 보면

언젠가는 깊은 노래로 살아나겠지.

그대, 이렇게 흐르는 게 우리들의 강울음이 아니겠소.

 

춤추는 사람 · 1

- 살의 노래 · 12

 

그래요, 나는 춤추는 사람

미끌거리는 어둠 속을 헤매다가

불씨 하나 품고

내 사랑을 만나러 여기에 왔어요.

우리 만나 서로 끌어 안고

빙글빙글 돌면서

식식거리는 숨결로

검푸른 물결이 되어 솟구치는

그래요, 우리는

한 소절의 사랑 노래로 눈뜨는

투명한 물살입니다.

 

꿈 하나에 의지하여

- 살의 노래 · 33

 

굳어지고 다져진 이 땅에서 이 몸은 너무 비천하여 이 놈도 밟아대고 저 놈도 밟아대고 아무나 짓밟아대지만 한가지 꿈만은 버릴 수 없어. 비천한 몸으로 기어 기어 살아가지만 가슴에 까맣게 타 들어가는 씨앗이 되어 이 가슴 깊이 깊이 숨어 있었다네.

마침내 이 몸이 죽어 갈 때 그 꿈의 씨앗이 말씀으로 피어나서 한쪽 발은 은대야에 담그고, 한쪽 발은 금대야에 담그고, 별을 수놓은 푸른 도포 펄럭이며 하늘나라 천사들의 인도를 받아 어머니, 그 따스하고 포근한 품 속으로 들어가겠네.

 

그대의 사막에서

- 살의 노래 · 37

 

하늘로 열린 창문을 모두 닫고

(커튼을 모두 내리고)

홀로 타오르는 불꽃이라오

(전등의 스위치를 올리고)

솟구치는 신열에 달떠서

(세상의 옷은 모두 벗어 버리고)

눈 감고, 귀 막고

(맨살이 되어)

어둠의 힘줄을 팽팽히 당기네.

(뜨거운 물을 틀고)

허리가 휘어지게

(젖어 들면서)

탁 탁 튀는 불똥처럼

(말이 되지 못하는 낱말들을)

두두리네.

(흠뻑 취하고 싶어)

두두리네.

(독한 술을 줘요)

두두리네.

(돈을 내요)

두두리네.

(막혔잖아, 쌍)

문 밖엔 전등을 켠 사람들이 몰려다니고

(우리병 속에 갇힌 개미들처럼 부지런히 길을 뚫고)

호텔과 술집

(블랙 · 라벨)

병원으로 가는 길은 만원

(공기가 희박하고)

교회로 가는 길엔

(불좀 꺼, 잠좀 자자)

껌뻑이는 네온의 십자가들.

(길은 검게 젖어 번들거리고)

 

그 미소는

- 살의 노래 · 50

 

흔들리네.

흔들리는 나의 숲속 깊숙히

야릇한 향기로 피어나

칭얼대는 바람.

소근 소근 흐르는 물살이 되더니

어느새 푸른 힘줄로 출렁이며

이 땅을 기어가네.

젖어드는 나의 흙 속에서

굽이치는 입김

익어가는 숨결

만나고 싶네.

지금 몸 속에서 환히 비춰오는 불빛

나는 그 미소를 알고 있다네.

 

둘이서 멀리

- 살의 노래 · 59

 

얼마나 많은 눈송이가

어두운 하늘을 밤새 헤맸던가

소리 없이 내리는

純粹가

우쭐대는 이 땅의 윤곽을 지우고 있다.

수북히 쌓이는 天眞爛漫

얼굴도 목소리도 없는 한곳으로

이 땅을 이끌며

지붕 몇 개를 들춰 본다.

나날의 삶을 한 가닥 희미한 연기 같이

하늘에 바치는 지붕들을 보며

둘이서

아주

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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