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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들/2014년도'에 해당되는 글 124건

  1. 2014.01.14 2014-005 고래의 삶과 죽음
  2. 2014.01.06 2014-003 근대 유화 감상법
  3. 2014.01.02 2014-002 병든 앵무새를 먹어보렴
  4. 2014.01.02 2014-001 한국의 부엌
2014. 1. 14. 09:06 내가 읽은 책들/2014년도

2014-005 고래의 삶과 죽음

 

Yves Cohat 지음, 최원근 옮김, 공  영 감수

1995, 시공사

 

 

시흥시대야도서관

EM007203

 

082

시156ㅅ 3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 3

 

오랜 옛날부터 공포와 신비의 대상이었던 고래---.

숱한 전설을 낳았던 이 바닷속 포유동물은

인간들의 목숨을 건 모험과 과학적 탐구의 결과

이제 그 신비의 베일을 벗기에 이르렀다.

<구약성서>의 요나에서부터 <모비 딕>의 아하브 선장에

이르기까지 뱃사람들의 끝없는 희생과 모험 이야기는

여전히 최후의 성역처럼 남아 있는 바닷속 신비에

눈을 뜨게 해줄 것이다.

 

Vie et Mort des baleines

 

차례

제1장 고래의 전설

제2장 바다에 사는 포유동물

제3장 고래사냥의 시작

제4장 미국 포경업의 황금기

제5장 포경선원의 생활

제6장 고래는 살아 있다!

기록과 증언

그림목록

찾아보기

 

이브 코아 Yves Cohat

이브 코아는 사학과 민족학을 연구했다. 졸업 후 프랑스 국립중앙과학연구소 해양인류학실의 연구원이 된 그는 해양학과 인문과학을 연계하면서, 다른 분야의 연구원들과 활발히 의견을 나누었다. 현재 그는 어로 기술과 전략 어촌의 관습 등이 어촌의 사회 · 경제 구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옮긴이 : 최원근

1960년 서울 출생.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파리 제1대학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감수 : 공 영

1935년 출생. 부산수산대학교를 졸업한 후 부산대학교 대학원에서 수산학석사 학위를 받았고, 동경대학교에서 농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국립 수산진흥원에서 해양자원 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돼지고래. 16세기에 그려진 이 돼지고래에서 고래의 조상이 물짐승이었을 거라는 가정을 해볼 수 있다.

모비딕을 죽이는 아하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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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황영찬

2014-003 근대 유화 감상법

 

글, 사진 / 윤범모

1998, 대원사

 

 

시흥시대야도서관

EM023118

 

082

빛12ㄷ  196

 

빛깔있는 책들 196

 

윤범모-------------------------------------------------------------------------

동국대 대학원과 뉴욕대 대학원에서 미술사를 전공하였다. 동아일보 신춘문예 미술 평론 당선. 현재 경원대 미술대 교수이고 한국 근대미술사학회 회장으로 있다. 주요 저서로 『한국근대미술의 형성』『제3세계의 미술문화』『미술과 함께, 사회와 함께』『미술관과 대통령』『김복진전집』『한국근대미술의 한국성』 등이 있다.

 

|차례|

 

우리의 근대 유화, 어떻게 감상할 것인가

우리의 근대 유화란 무엇인가

조선시대 예술관

조선을 그린 서양인 화가들

1910년대 한국 유화가의 탄생

서화협전과 조선미전

프롤레타리아 미술 운동

조선 향토색론의 대두

1930년대 유화가 그룹들

월북 화가

박수근 시대와 그 이후

작품 감상의 몇 가지 예

참고 문헌

「해질녘」 김관호, 캔버스에 유채, 127.5×127.5센티미터, 1916년, 동경예술대학 소장, 일본 문전 특선작.

「자화상」 김관호, 캔버스에 유채, 60.6×50센티미터, 1916년, 동경예술대학 소장.

「등을 보이고 있는 나부」 서진달, 캔버스에 유채, 75.5×53센티미터, 1938년, 개인 소장.

「꽃과 소녀」 임직순, 캔버스에 유채, 144.5×96.6센티미터, 1959년, 호암미술관 소장.

「나부」 박득순, 캔버스에 유채, 128×95센티미터, 1960년, 개인 소장.

「6 · 25 동란」 이수억, 캔버스에 유채, 97×162센티미터, 1954년, 개인 소장.

「귀로」 이달주, 캔버스에 유채, 113×151센티미터, 1959년, 호암미술관 소장.

「도자기와 여인」 도상봉, 캔버스에 유채, 116.8×91.3센티미터, 1933년, 호암미술관 소장.

「맹견도」 작자 미상, 종이에 채색, 44.2×98.5센티미터, 18세기,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병졸」 헨리 새베지 랜더, 1891년, 랜더는 1890년 12월 말경 일본을 경유하여 이땅을 방문한 최초의 서양인 화가이다. 그는 약 3개월 동안 체류하면서 조선 사회의 풍물을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백두산 천지」 영허즈밴드, 1886년. 영국의 해군 대위인 영허즈밴드는 1886년 7월 만주 지역을 탐사하던 중에 백두산을 등정하고 수채화로 천지를 그렸다.

「정물 연구」 헨리 새베지 랜더, 1891년. 랜더의 그림은 관리의 등청, 영은문, 물지게꾼, 민영환, 병졸의 내용이었고 특히 이 그림은 처형 장면의 사실적 형상화로 전율감을 느끼게 한다.

「한양의 거리 풍경」 콘스탄스 테일러, 채색 스케치, 1894~1901년경.

「악사」 엘리자베스 키스, 1919년.

「고종 황제」 휴버트 보스, 캔버스에 유채, 199×92센티미터, 1899년, 미국 보스 3세 소장.

「서울 풍경」 휴버트 보스, 캔버스에 유채, 310×610센티미터, 1899년, 미국 보스 3세 소장.

「정자관을 쓴 자화상」 고희동, 캔버스에 유채, 60.6×50센티미터, 1915년, 동경예술대학 소장.

「자화상」 김찬영, 캔버스에 유채, 60.5×40센티미터, 1917년, 동경예술대학 소장.

「정자가 있는 풍경」 김관호, 합판에 유채, 33×23.7센티미터, 1916년경, 개인 소장.

「나부」 나혜석, 캔버스에 유채, 73×59센티미터, 1920년대, 호암미술관 소장.

「선죽교」 나혜석, 캔버스에 유채, 22.5×31.5센티미터, 1933년경, 개인 소장.

「모부인의 초상」 이종우, 캔버스에 유채, 80×62센티미터, 1927년, 연세대 소장, 파리 살롱 도톤느 입선작.

「누드」 이제창, 목판에 유채, 30×23센티미터, 1930년,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나부」 황술조, 캔버스에 유채, 50×65.5센티미터, 1930년대,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노란 저고리의 어린이」 김종태, 캔버스에 유채, 55×44.5센티미터, 1929년,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경주의 산곡에서」 이인성, 캔버스에 유채, 136×195센티미터, 1935년, 개인 소장, 제14회 조선미전 창덕궁상 수상작.

「나부」 김인승, 캔버스에 유채, 162.5×130센티미터, 1936년, 호암미술관 소장.

「물가」 심형구, 캔버스에 유채, 160×120센티미터, 1937년, 한국은행 소장.

「백화」 김복진, 목조, 1938년, 원작 망실.

「소년」 김복진, 석고, 1940년, 원작 망실.

「노란 저고리의 소녀」 윤희순, 1930년, 원작 망실, 제9회 조선미전 특선작.

「자화상」 김용준, 캔버스에 유채, 60.3×45센티미터, 1930년, 동경예술대학 소장.

「남향집」 오지호, 캔버스에 유채, 80×65센티미터, 1939년, 개인 소장.

「푸른 머리의 여인」 구본웅, 캔버스에 유채, 60.4×45.4센티미터, 1940년대, 호암미술관 소장.

「금강산」 임용련, 캔버스에 유채, 53.5×45.5센티미터, 1940년, 개인 소장.

「낙원」 백남순, 캔버스에 유채, 172.8×373센티미터, 1937년경, 호암미술관 소장.

「조옥희 영웅」 문학수, 유화, 1952년.

「하얀집의 테라스」 최재덕, 캔버스에 유채, 51×63.5센티미터, 1948년, 개인 소장.

「우기(牛記) 8」 진환, 캔버스에 유채, 34.8×60센티미터, 1943년, 개인 소장, 제3회 조선신미술가협회전 출품작.

「부녀도(婦女圖)」 이쾌대, 캔버스에 유채, 73×60.7센티미터, 1941년, 개인 소장.

「론도」 김환기, 캔버스에 유채, 60.5×72.5센티미터, 1938년,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두루마기 입은 자화상」 이쾌대, 캔버스에 유채, 72×60센티미터, 1948~1949년, 개인 소장.

「부부」 이중섭, 종이에 유채, 48.5×32.5센티미터, 1953~1954년, 호암미술관 소장.

「그늘의 노인」 장이석, 캔버스에 유채, 158×110센티미터, 1958년,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자화상」 한상익, 캔버스에 유채, 37×25센티미터, 1968년.

「밀폐된 창고」 조양규, 유화, 1957년, 일본 앙데팡당전 출품작.

「시장소견(市場所見)」 박상옥, 캔버스에 유채, 105.5×169.7센티미터, 1957년, 호암미술관 소장.

「밭갈이」 배운성, 판화, 14×24센티미터, 1955년.

「춤」 김용준, 조선화, 170×89센티미터, 1957년, 조선미술박물관 소장.

「인물」 정현웅, 캔버스에 유채, 1928년, 유족 소장.

「나부」 임군홍, 캔버스에 유채, 90×71센티미터, 1936년, 개인 소장.

「행인」 박수근, 캔버스에 유채, 34.5×20.5센티미터, 1964년, 홍익대박물관 소장.

「산과 강이 있는 풍경」 김관호, 목판에 유채, 33×23센티미터, 1916년, 개인 소장.

「화녕전 작약」 나혜석, 목판에 유채, 33×23.5센티미터, 1935년경, 호암미술관 소장.

「뒷골목」 서동진, 종이에 수채, 49×62센티미터, 1932년, 개인 소장, 제11회 조선미전 출품작.

「가을의 어느 날」 이인성, 캔버스에 유채, 97×162센티미터, 1934년, 호암미술관 소장, 제13회 조선미전 특선작.

「사과나무밭」 오지호, 캔버스에 유채, 72.6×90.6센티미터, 1937년, 호암미술관 소장.

「여인」 구본웅, 캔버스에 유채, 49.5×38센티미터, 1935년,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무녀도」 김중현, 캔버스에 유채, 42×49센티미터, 1941년,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농악」 김중현, 캔버스에 유채, 72×90센티미터, 1941년, 호암미술관 소장.

「군상 Ⅳ」 이쾌대, 캔버스에 유채, 177×216센티미터, 1948년, 개인 소장.

「흰소」 이중섭, 합판에 유채, 30×41.7센티미터, 1950년대 초반, 홍익대박물관 소장.

「나무와 두 여인」 박수근, 캔버스에 유채, 130×89센티미터, 1962년.

「영원한 노래」 김환기, 캔버스에 유채, 162×129센티미터, 1957년, 호암미술관 소장.

「31번 창고」 조양규, 캔버스에 유채, 65×53센티미터, 1955년, 일본 개인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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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황영찬

2014-002 병든 앵무새를 먹어보렴

 

박강우 시집

2006, 시와사상사

 

 

시흥시대야도서관

EM052134

 

811.6

박12병

 

시와사상 시인선 6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선정 2006 우수문학도서

 

박강우는 새로운 창조가 아니라 억압된 과거의 무의식, 사건, 트라우마를 반복하고 그것은 특이한 환상의 공간으로 전개된다. 그가 노래하는 인형, 섹시한 새엄마, 앵무새, 면도칼, 고깔 모자, 삼각 팬티, 도마뱀 같은 환상적 이미지는 욕망의 대상이 아니라 욕망의 배경이고 이 배경 속에서 그의 욕망을 지배하는 것은 내가 읽은 바로는 구강기oral 단계 성욕 고착이고 따라서 먹다/먹히다의 변증법이다. 그가 노래하는 것은 이런 변증법의 배후에 있는 쾌락에의 반복적 추구이고 따라서 그의 고착은 거세 콤플렉스, 주이상스 상실에 대한 공포로 물든다. 그의 시가 대체로 공포의 이미지로 나타나는 것은 이런 사정 때문이다.아무튼 그의 시는 정신분석을 요구하고 이런 분석을 통해 우리 환상파 시인들에 대한 새로운 읽기가 가능할 것이다.

- 이승훈 시인, 한양대 교수

 

현대성의 본체는 몇 가지 단순한 접근으로 풀리지 않는 난수표와 같다. 그에 대한 박강우의 검진 과정은 다양하고 끈질기다. 그의 청진기는 환상의 날개를 달고 날아오르기도 하고 부조화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면서, 아주 복잡하게 얽힌 실타래를 조금씩 풀어간다. 그리고 그것을 다시 허물어버린다. 천진난만한 어린아이의 독백 같기도 하고 지구에 잘못 내려앉은 우주인의 주술 같기도 한 열쇠꾸러미를 그는 여럿 갖고 있다. 그렇게 열어 젖힌 창문으로 서늘한 새바람이 마구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 최영철 시인

 

시인 박강우는 1959년 마산에서 태어났으며

부산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 수료후 의학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1998년 「현대시학」에 슬픈 가족사 외 4편을 발표하면서 등단하였고

현재 계간 「시와 사상」의 주간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부산시인협회, 민족문학작가회의 부산지회 회원이기도 하다.

그리고 소아과 전문의로서 부산 다대포에서

박강우소아과의원을 운영하고 있다.

E-mail kangwoosea@naver.com

 

시인의 말

 

글읽기와 세상읽기를 하나로 아우르는

존재의 방식을 찾으려는 시도는

타고난 게으름과 천박함으로

수박 겉핥기만 반복하다

아직 첫걸음도 내딛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 존재의 방식은 확정되지 않는

과정의 방식으로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이 시집의 시들은

읽고 나면 저절로 지워질 것이다

그 공간에 새로운 시를 적어주길 바란다

 

2006년 1월

박강우

 

차례

 

제1부 섹시한 새엄마

진단서 / 05-0002 / 05-0003 / 05-0004 / 불멸의 바이러스 / 섹시한 새엄마 / 애인 만들기 / 애인 이야기 / 애인 죽이기 / 새엄마의 물고기와 나 그리고 바다 / 나는 지하실을 판다 / 꿈 / 광장 / 앙상블 / 업그레이드 / 나는 생각을 그리지 않는다 고로 존재한다 / 공룡탐사기 / 觀

 

제2부 인형의 집

달과 도마뱀 / 인형의 집 / 공중부양 / 홈씨어터 / 해시계 / 꿈꾸는 탈출구 / 표본실 / 물고기 여자 / 원심분리기 / 새장의 기억 / 위대한 손 / 댄스파티 / 인물화 / 자화상 / 숨은 그림 찾기 / 얼굴들이 내려온다

 

제3부 하늘에 걸린 소나무

거울 / 하늘에 걸린 소나무 / 孤立無援 / 落 1 / 落 2 / 窓 1 / 窓 2 / 나는 바지를 입을 수 없다 / 어떤 우화 / 겨울잠 1 / 겨울잠 2 / 분수가 자라는 정원 / 타임캡슐 / 달밤을 걸어가는 가족사진 / 해피엔딩

 

제4부 유리로 만든 방

유리로 만든 방 / DIGITAL CLOCK / 거울 속의 침묵 / 두 사람을 위한 한 잔의 커피 / 나는 그들과 어떻게 다른가 / 길 잃은 금붕어 / 배경화면 / 무성생식 / 뻐꾸기 시계 / 모닝콜 / Game Over / SPEED UP / 따라해 봐, 들어 봐, 말해 봐

 

■ 박강우론

기원(起源)과 관계의 시학 | 이재훈

 

섹시한 새엄마

 

새엄마는 침실 벽에 창문을 그리고

창문을 열고

발뒤꿈치를 들어 내다본다

새엄마의 종아리에서 피어나는 찔레꽃

 

창문을 기웃거리는 나의 눈을

찔레꽃이 찌르고

새엄마는 피 흘리는 나의 눈을 열고

병든 앵무새를 먹어보렴

찔레꽃이 깔깔 웃는다

 

새엄마는 나의 속옷에 창문을 그리고

창문을 열고

병든 앵무새를 꺼내어

이렇게 먹는 거야

머리부터 한 입 베어 물고

찔레꽃이 깔깔 웃는다

 

나는 새엄마의 종아리에 창문을 그리고

창문을 열고

병든 앵무새를 꺼내어

머리부터 한 입 베어 물고

병든 앵무새의 눈물이 찔레꽃을 적신다

 

찔레꽃이 깔깔 웃는다

나는 찔레꽃을 한 입 베어 물고

창문을 닫는다

창문이 열린다

 

애인 죽이기

 

새엄마는 마루에 누워 잠들고

나는 새엄마의 은팔찌를 책가방에 넣고 달린다

 

은팔찌를 연못으로 던진다

 

은팔찌에 새겨져 있던

여자아이가 연꽃 위에 올라앉아

남자아이가 연꽃 위에 올라앉아

새엄마를 물 속으로 던지고

 

남겨진 새엄마의 속치마를 책가방에 넣고

나는 돌아온다

 

새엄마는 아직도 마루에 누워 잠자고

 

남자아이는 새엄마의 젖꼭지를 뽑아 들고

여자아이는 머리카락을 뽑아 들고

새엄마의 배꼽 속으로 들어간다

배꼽에서 젖꼭지와 머리카락이 자라나온다

 

나는 배꼽 위에 올라앉아

자라나온 젖꼭지와 머리카락을 자르고

책가방에 넣고 달린다

 

새엄마는 아직도 마루에 누워 잠자고

 

돌아온 나는 새엄마의 속치마를 뒤집어 쓰고

남자아이와 여자아이를 기다리고

 

인형의 집

 

   남자 인형과 여자 인형을 만들어 의자에 앉힌다 남자 인형의 의자가 자꾸 넘어진다 나는 포르말린이 담긴 유리병에 남자 인형을 넣는다 여자 인형이 얼굴을 가리고 울기 시작한다 울음을 그친 여자 인형이 아기 인형을 낳는다 아기 인형은 울어도 울음소리가 나오지 않아 여자 인형이 대신 울음소리를 낸다 포르말린에 담긴 남자 인형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진다 지친 아기 인형이 곰 인형의 눈을 물어뜯는다 성난 곰 인형이 여자 인형을 발톱으로 할퀸다 나는 쓰러진 여자 인형을 포르말린이 단긴 유리병에 넣는다 곰 인형이 웃음소리를 잡으려고 집안을 뛰어다닌다 아기 인형이 곰 인형을 잡으려고 뛰어 다닌다

 

   아기 인형이

   포르말린에 담긴 남자 인형과 여자 인형을 꺼내어

   물로 씻어 창가에 내놓는다

   남자 인형과 여자 인형이 말려지며 웃고 있다

 

거울

 

북서풍이 부는 날이면 물어 봅니다

대답 대신 눈을 감습니다

창문에 걸어 두었던 인형의 볼에

눈물이 맺힙니다

 

해가 지기 전에 다시 한 번 물어 봅니다

어제였다고

손가락으로 써 줍니다

손바닥이 따뜻해집니다

두 손을 모아 숨을 몰아 쉬면

뼈들이 없어집니다

 

웅크리고 앉은 뻐꾸기가 물을 마십니다

뻐꾸기가 되기 싫어

물어 봅니다

빈 광주리를 던져 줍니다

뼈 없어진 나의 몸을 담을까요

뼈만 앙상히 남은 뻐꾸기를 담을까요

 

북서풍이 다시 부는 날이면

버려진 인형으로 가득 채워볼까 합니다

 

하늘에 걸린 소나무

 

반쯤 열려진 문 안은

하늘입니다

그 여자의 젖가슴이 걸려 있습니다

붉은 눈물이 뚝뚝 떨어집니다

 

문 밖으로 흘러내려

문 밖은 그 여자의 아이입니다

 

그 여자의 아이는

그 여자의 젖가슴을 뜯어냅니다

뜯겨진 젖가슴은 손풍금입니다

 

손풍금을 켜면

하늘에 걸려 있는

붉은 언덕이 손을 내밉니다

그 여자의 아이는

붉은 언덕으로 올라갑니다

하늘의 끝자락에 걸린

소나무가 보입니다

 

소나무 가지를 살짝 잡아당깁니다

붉은 눈물이 뚝뚝 떨어집니다

 

손톱 붉게 물든 하늘은

이제 그 여자의 아이입니다

 

孤立無援

 

파도자락 끝에 나비가 앉아 있다

훅, 불어 끄면 섬이 된다

 

섬을 꼭 끌어안으면

고여 있던 바다가 출렁거리며

잘 익은 나비를 토해낸다

 

나비를 집어삼키면

목구멍을 밀고 나오는 불꽃 한 송이

손바닥으로 틀어막으면

창백한 물새가 되어

꽃병 깊이 가라앉는다

 

꽃병 안으로 내려간다

내려가는 계단을 물새가 훅, 불어 끈다

나도 꽃병 깊이 가라앉아

나비에 대해서 말한다

물새는 말하지 않는다

 

말하는 것과 말하지 않는 것은 같은 것이다

나는 파도자락 끝에 앚아 있다

 

애인 이야기

 

새엄마가 장독대로 가서 말했다

장독 뒤에 숨어 있던 나팔꽃이 일어났다

 

나팔꽃을 꺾어 새엄마의 화장대에 꽂고

루주로 나비를 그렸다

 

나비는 장독대로 날아갔다

기다리던 고양이가 나비를 삼켰다

 

고양이의 수염에 나팔꽃이 매달려

토하지 않으면 쓰러질 거야

 

나는 나팔꽃을 안고 쓰러졌고

고양이는 나의 바지 속에 나비를 토했다

 

새엄마는 바지를 벗기고

나의 입술에 루주를 발랐다

 

나는 나팔꽃이 되었다

나는 나비가 되었다

 

꿈꾸는 탈출구

 

손가락을 칼로 자른다

잘린 손가락에서 나비가 피어난다

나비의 날개에서

잘려나간 혈관의 상처가 아물고 있다

 

상처를 멀리서 보면

꽃나무 그늘처럼 보인다

그늘 아래 사람들이 모여 앉아

꽃가루를 빨아먹고 있다

 

상처를 자세히 보면

사람들이 꽃가루에 취해

손가락을 칼로 자르고 있다

잘린 손가락들이

나비가 되어 날아오른다

 

날아오르는 나비를 짓이겨

잘린 나의 손가락 마디에 바르면

손가락이 자라기 시작한다

 

꽃가루에 취하기 위해 다시 손가락을 자른다

 

나는 생각을 그리지 않는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 performance 5

 

생각은 폭우를 들고 들어왔다

젖은 두개골을 벗어 옷걸이에 걸었다

옷걸이는 계단이 되었다

그리고는 쓰러진 계단을 그렸고

생각은 계단에 앉아 형광등이 되었다

 

형광등이 켜졌다

쓰러졌던 계단이 일어났다

일어난 계단은 형광등을 끄고

다시 쓰러졌다

형광등이 다시 켜졌고

계단은 다시 일어났다

 

생각은 젖은 눈알을 빼서 은쟁반에 놓았다

눈알은 벌레가 되었다

그리고는 벌레의 눈을 확대해 그렸고

벌레는 큰 소리로 울었다

형광등이 모두 꺼졌고

계단이 벌레 몰래 일어나 형광등을 켰다

벌레는 다시 울며 형광등을 껐다

 

그리고는 벌레의 눈을 지웠다

형광등이 다시 켜졌다

계단은 다시 일어나지 않았고

눈알이 없는 벌레가 되어

형광등을 끄고 큰 소리로 울었다

 

달과 도마뱀

 

   그녀가 젖꼭지를 환하게 내놓고 전화를 건다

 

   지난 밤 내내 달은 지지 않았다 젖꼭지에 매달려 있던 도마뱀이 달을 물고 있었다 물린 자국이 점점 커져 창문이 되었다 창문을 열자 도마뱀이 창문 밖으로 달을 뱉았다 달이 긴 꼬리를 남기며 기어갔다 그녀가 끊어진 꼬리에 입을 맞추자 꼬리는 자라기 시작했지만 달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지난 밤 내내 도마뱀의 눈에 눈물이 맺혀 있었다 그녀의 젖꼭지를 물고 있던 달이 도마뱀의 꼬리를 자르고 있었다 잘린 꼬리가 점점 길어져 길이 되었다 그녀가 길에 흩뿌려진 눈물을 핥아먹었지만 도망간 도마뱀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그녀의 젖꼭지가 부풀어오르면 달과 도마뱀은 젖꼭지를 물고 빨며 자랐다

 

   그녀가 젖꼭지를 환하게 내놓고 전화를 건다

 

해시계

 

   나는 시계 위에 서 있었다 그림자가 남자를 데려왔다 남자는 12시가 되었다 그림자가 여자를 안고 왔다 6시가 된 여자는 고양이를 배고 있었다 6시에서 12시로 갓 태어난 고양이를 실은 마차가 달려갔다 나팔 소리를 울리며 도착한 12시에는 남자가 없었다 내가 여자를 생각하자 마차는 나를 향해 달려왔다 나는 남자가 있는 시간을 알려줬다 나팔 소리를 울리며 남자가 있는 시간을 향해 달려간 마차는 내가 여자를 생각하면 언제나 나에게로 달려왔다 나는 내가 어느 시간에 서 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마차가 다녀갈 때마다 남자와 고양이가 나란히 서서 나를 바라보고 있는 시간은 알 수 있었다 내가 여자를 생각할 때마다 여자는 고양이를 낳았고 마차는 고양이를 싣고 떠나갔다

 

표본실

 

   나무 둥치 뒤에서 여자아이들이 까르르 웃었다 나는 여자아이 하나를 끄집어내어 발가벗겨 넣었다 발가벗겨진 여자이이가 마르는 동안 나에게 물었다 키스를 못한 지 얼마나 되었는지 알아맞혀 보세요

   여자아이가 웃을 때마다 기차 레일이 얽혔다

   남은 여자아이들이 기차 레일을 따라 달렸다 넘어진 여자이이들은 터널이 되었다 터널이 된 여자아이들이 나에게 물었다 우리는 언제 다 마르는가요 기차가 터널을 지나는 동안 나는 여자아이들에게 약을 먹였다 두려워하지 말아라 여기에는 우리가 입을 옷이 없단다 손끝만 닿아도 부서질 것 같은 주소록만 남아 있단다

 

   나는 매일 나무 둥치 뒤로

   숨어드는 여자아이들을 발가벗겨 널었다

   여자아이들이 마르는 동안

   얽혔던 기차 레일이 풀렸다

 

窓 2

 

그녀의 속눈썹을 핥아먹는다

눈물이 씹힌다

 

눈자위에 창이 생긴다

병든 물고기가 매달려 있다

 

매달려 있던 물고기가 내려와

나의 손가락을 빨아먹는다

 

물고기의 목구멍에 손을 집어넣어

알몸의 사과를 꺼낸다

물고기의 목구멍은 창이다

 

나의 손목이 잘린다

그녀의 젖가슴이 잘린다

 

그녀와 나는 창에 매달려

알몸의 사과를 먹는다

창은 그녀와 나의 목을 딴다

 

숨은 그림 찾기

 

   아빠! 오늘 같은 날은 노크 없이 방에 들어와 내 옆에 누워줘, 반복 재생되는 카바티나처럼 오늘은 나의 젖가슴을 만져도 돼, 젖가슴을 파헤쳐서 춤추는 악몽을 사로잡아 유리병에 가두어줘, 빨간 리본을 병목에 묶어줘, 그날의 비 오는 아침 시간 같아, 무신론자들이 차창에 와 부딪혔지, 전날 밤, 병원에서 성조숙증이랄까봐 두려워하며 나는 아빠 품에 안겨 잠들었었지, 오늘도 그렇게 재워줘, 구급차에 실려오던 우울한 성감대들은 모두 침대에 묶여 거대한 돋보기로 지져졌어, 아! 보고 싶지 않아, 아빠의 입술로 눈을 가려줘, 나의 팔다리를 숨겨줘, 아빠도 들리지, 오늘도 무신론자들이 몰려와 두드리는 리듬에 맞춰 악몽이 춤을 추고 있어, 나의 팔다리가 녹아 없어지는 것 같아,. 아빠! 하지만 나의 눈은 마지막까지 녹지 않을 거야, 약속해줘, 아빠의 내장 안에서 나의 성감대들이 완성되는 날, 내장을 힘차게 뚫고 나오는 날

   내게 어울리는 예쁜 속옷을 찾아줘

   빨간 리본으로 허리를 묶어줘

 

겨울잠 1

 

내가 이분법으로 분열을 시작하자

그놈들은 나를 벽 속에 묻었다

 

나는 벽 속에서 분열을 계속했고

방은 모레로 가득 찼다

 

그놈들이 돌아와

모래 위에 꽃을 꽂고 돌아갔다

나는 꽃을 위해서

분열을 계속했고

꽃은 나를 위해 분열을 계속했다

 

벽은 모래에 파묻혔다

나와 꽃은 모래에 파묻혔다

 

그놈들이 다시 돌아와

모래를 파헤치고

나의 척수액이 잔뜩 오른 꽃잎을 뜯어먹었다

그놈들이 나의 기억을 따라

분열을 시작했다

 

홈씨어터

 

   늦게 귀가한 어느 날 밤, 냉장고 문을 열었을 때 냄비와 프라이팬이 자네의 등뒤에 둥둥 떠다니며 자네를 부른다면 자네는 어떤 기분일까, 어제도 있었던 일이라며 아무렇지 않게 지낼 수 있을까, 아마 그럴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되네. 그렇다면 이런 건 어떤가, 침대에 눕기만 하면 겨울에서 일어나는 자네가 아무 말도 없이 뚫어지게 자네를 쳐다보고 있다면, 이것도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일세, 만일 자네가 잠든 사이에 방이 물바다가 되면서 핏기 없는 손이 떠내려 와 자네를 흔들어 깨운다면 자네는 태연히 일어나, 길 잃은 손을 제자리에 갖다놓은 후 다시 잠들 수 있을까, 사실은 자네가 이렇게 잠든 후 자네를 내려다보고 있는 내가 아니라네, 하지만 어떻게 하겠나, 냄비와 프라이팬, 거울 속의 자네, 핏기 없는 손을 모두 나라고 굳게 믿고 있는 자네에게 어떻게 그들이 내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내가 자네라도 불가능한 일일 걸세, 나도 매일 나의 방에서 만나는 그들을 자네라고 믿으며 잠을 청한다네.

 

유리로 만든 방

 

여자와 남자가 은밀하게 식탁의자에 앉아

메뉴에 적힌 순서대로

옷을 벗어 식탁 위에 놓는다

 

1. 줄무늬 넥타이와 두개골

2. 브레지어와 왼쪽 눈알

3. 삼각 팬티와 오른쪽 세 번째 발톱

4. 선글라스와 양쪽 귀

5. 그물 스타킹과 심장

 

여자와 남자가 은밀하게 식탁의자에 앉아

설명서대로 조립을 시작한다

 

1. 두개골에 왼쪽 눈알을 박고

2. 브레지어에 심장을 매달고

3. 오른쪽 세 번째 발톱에 그물 스타킹을 걸고

4. 양쪽 귀에 줄무늬 넥타이를 묶고

5. 완성된 2에 1과 3과 4를 연결하고

6. 왼쪽 눈알에 선글라스를 씌우고

7. 마지막으로 삼각 팬티를 입힌다

 

여자와 남자가 은밀하게 식탁보로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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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황영찬

2014-001 한국의 부엌

 

글, 사진 / 김광언

1998, 대원사

 

시흥시대야도서관

EM023117

 

082

빛12ㄷ  195

 

빛깔있는 책들 195

 

김광언-------------------------------------------------------------------------

서울대 사대 국어교육과와 문리대 고고인류학과를 거쳐 일본 동경대학 대학원 사회학 연구과(문화인류학 전공)를 졸업했다. 전북대 조교수와 국립민속박물관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인하대 교수 및 박물관장으로 있다. 저서로는 『한국의 농기구』『정읍 김씨 집』『한국의 옛집』『한국의 민속놀이』『한국농기구고』(출판문화상 저작상 수상) 『한국의 주거민속지』『민속놀이』『김광언의 민속지』 등이 있다.

 

|차례|

 

책 머리에

부엌의 역사

부엌의 민속

부엌 지킴이

부엌 시설

부엌 세간

부엌의 구조

지역적인 차이

일본에 건너간 우리 부엌 문화

맺음말

참고 문헌

안악 3호분의 고구려 부엌 그림  맞배지붕에 기와를 얹은 독채 부엌이다. 궁궐이나 대갓집에서 큰 잔치를 준비하는 듯, 세 아낙이 부지런히 움직인다. 요즘에도 그렇듯이 부엌 강아지 두 마리가 행여 음식 부스러기라도 던져 줄까 하고 부엌 안을 바라보고 있다. 아궁이의 불은 이 집의 왕성한 기운을 상징하듯 활활 타오른다.

창덕궁 연경당의 반빗간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독채 부엌으로 음식 냄새가 안채에 이르는 것을 막고 화재도 예방하기 위해 따로 세웠다. 위는 반빗간에 이르는 문이고 왼쪽은 반빗간 전경이다.

디딜방앗간 그림  한 여인은 외다리방아질을 하고, 확이 있는 쪽의 다른 아낙은 찧은 곡식을 키에 담아 까부르고 있다.

용두레 우물 그림  두 개의 배부른 항아리와 단지에 물을 길어 놓은 두 아낙네는 팔을 걷어붙이고 그릇을 씻는다. 앞쪽에 가로놓은 구유에도 물이 가득 담겨 있다.

마구간  길고 큰 나무로 만든 구유에 세 마리의 마소가 한꺼번에 들어서서 여물을 씹는다. 이처럼 큰 구유는 오늘날에도 강원도 산간 지대에 흔하다.

 

『산림경제』에서는 부엌에 대한 다음과 같은 금기를 들었다.

 

1. 부엌과 우물이 마주보고 있으면 남녀가 문란해진다.(우물에는 남정네들도 오가므로 남녀의 눈이 마주치는 것을 경계하는 말이다.)

2. 부엌이 대문과 마주보거나 대청 뒤에 부엌을 두면 나쁘다.(밖에서 부엌이 들여다보이면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나기 쉽다는 뜻이다. 또 대청 뒤에 부엌이 있으면 음식 냄새가 퍼질 뿐 아니라 소리도 시끄럽기 마련이다.)

3. 부엌과 우물이 제자리를 찾지 못하면 가난해진다.(부엌과 우물은 집안의 기본적인 시설임을 일깨우는 말이다.)

4. 무너진 부엌 위를 밟으면 부스럼을 앓게 된다.(부엌이 비록 허물어졌더라도 함부로 다루지 말라는 뜻이다.)

5. 여자가 부엌에서 제사를 지내면 상서롭지 못하다.(여자가 부엌에서 제사를 지내는 것은 비정상적임을 일깨우는 말이다.)

6. 부엌을 향해서 꾸짖으면 나쁘다.(부엌에서 일하는 이의 기분을 나쁘게하면 좋지 않다는 뜻이다.)

7. 부엌을 마주보며 시를 읊거나 노래를 하거나 울어서는 안 된다.(부엌에서의 비정상적인 일을 경계한 말이다.)

8. 칼이나 도끼를 부엌 위에 두어서는 안 된다.(위험한 기구를 허술하게 다루지 말라는 뜻이다.)

9. 키질을 해서 부엌으로 까불어 넣으면 집안이 불안하다.(이렇게 하면 부엌으로 먼지가 날려 들어간다.)

10. 더러운 흙을 부엌 앞에 깔아서는 안 된다.(부엌은 음식을 만드는 공간이므로 깨끗하게 다루어야 한다는 뜻이다.)

11. 부엌의 불로 향불을 피워서는 안 된다.(조상님을 위한 제사에는 온갖 정성을 기울여야 한다는 말이다.)

고구려시대의 철제 부뚜막  굴뚝을 부뚜막 한끝에 나란히 세운 점이 눈길을 끈다.

부뚜막 부뚜막은 첫손에 꼽히는 부엌 시설로 아래쪽에는 불을 들이는 아궁이가, 위쪽에는 솥을 거는 구멍이 있어 솥을 나란히 걸고 음식을 끓인다. 솥 뒤의 네모꼴 구멍은 구들에 불을 직접 넣기 위한 것으로 보통 때는 철판으로 막는다.

오지 굴뚝 흙으로 빚어 구운 오지관 여러 개를 이어서 처마나 지붕 높이만큼 쌓아 올린 다음, 긴 작대기 서너 개를 주위에 세우고 새끼나 철사 따위로 묶는다. 지붕 위에는 호박 오가리가 널려 있다.

경복궁 아미산 굴뚝 화강석 지대석 위에 벽돌을 30단 내지 31단으로 쌓아 올리고 각 면에 네 종류의 무늬를 베풀어 꾸몄다.

강화의 굴뚝 흙과 냇돌을 번갈아 가며 쌓아 올려 몸체를 빚고 그 위에 바닥을 떼어낸 독을 얹었다. 또 비바람에 흙이 씻겨 내려가는 것을 막기 위해 날개를 둘러 놓았다.

까치 구멍 용마름 좌우 양끝에서 짚을 안으로 욱여 넣어 낸 구멍으로 연기가 빠진다. 까치 구멍이라는 이름은 까치가 드나들 만한 구멍이라는 데에서 왔다.

새옹 새옹은 놋이나 백동으로 만든 지름 25센티미터, 높이 10센티미터의 작은 솥으로 밥을 짓거나 죽을 쑤는 데에 쓴다.

국수틀 국수나 냉면을 워낙 즐기는 평안도 사람들은 집집마다 나무로 짠 국수틀을 갖추고 생각날 때마다 내려 먹었다. 솥 위에 틀을 걸고 반죽을 통에 넣은 다음, 긴 자루 끝을 누르면 국수 오리가 빠지면서 펄펄 끓는 장국에 떨어져 익는다.

나락 뒤주 김제시 정씨 집의 나락 뒤주로,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뒤주이다. 쌀40가마가 들어간다고 한다.

개심사 뒤주 밑에서부터 쪽널을 끼워서 앞면을 채운다. 널쪽에는 갖은자로 번호를 적어 놓았다.

오지 확돌 안쪽을 우툴두툴하게 해서 오지로 구워낸 그릇으로 허리가 잘록하고 양끝이 우툴두툴한 돌을 이용하여 간다.

궁궐의 장독대 1830년대에 궁궐 전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도록 그린 「동궐도」를 보면 창덕궁 후원에 장독들이 가지런히 놓여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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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황영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