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황영찬

Tag

Notice

Recent Post

Recent Comment

Archive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 total
  • today
  • yesterday
2011. 12. 9. 07:43 내가 읽은 책들/2011년도
2011-133 세상과 소통하는 힘 주역

심의용 지음
2007, 아이세움



시흥시립대야도서관
SB012509

141.2
심 67 세


 인류를 이끌어 온 고전의 향기를 맡는다
나의●고전●읽기

우주와 인간의 의미를 캐는 진지한 탐구

처음 주역을 대했을 때 나는 그 애매모호한 구절들에 매혹되었다.
그 어떤 언어가, 미묘하고 복잡한 인간을 포착할 수 있을 것인가.
오히려 그런 애매모호함이, 살아 꿈틀거리는 인간을
생생하게 상상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이 상상력 넘치는
경전에는 우주의 운행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이 있었다.
부족했던 것은 나의 감수성과 상상력이었으며,
그들을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언어였다.
- 본문 중에서

심의용

숭실대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정이천의 『주역』해석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동아시아의 고전과 철학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하나의 거대한 권력장이라 할 만한 우리 현실의 여러 관계들 속에서 발생하는 인간의 행위와 감정의 구조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주역, 마음속에 마르지 않는 우물을 파라』, 『주역과 운명』, 『못말리는 아인슈타인에게 말걸기』(공저) 등이 있다.

김미진(그림)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한국학과를 졸업하고 Who's Who? 그룹전 등 다수의 전시회를 열었으며, 현재 Si illustration 그림책 연구소에서 공부중이다. 맹렬한 유희정신을 바탕으로 순수하고 진실된 그림을 그리고 싶어한다.

 
|차례|

머리말 ● 주역, 미래를 보는 책
프롤로그 ● 변화와 소통을 위하여

1 주역이란 무엇인가

   주역의 기원과 구성
   변화의 의미
   점술과 철학
   감정의 기호학
   변화로 들어가는 문
   독수리와 뱀
   이카로스와 과보

2 모든 것은 변화한다

   모든 것은 변화한다
   교태전의 의미
   아름다운 장미도 언젠가는 시들 뿐
   칩거하는 뱀
   내일이면 늦으리
   꼬리를 적신 어린 여우

3 계몽과 혼돈

   마음의 궁핍
   미성숙과 계몽
   성인과 『격몽요결』
   혼돈의 새, 제강
   혼돈 속의 질서, 카오스모스

4 변화를 위한 투쟁

   자기반성과 싸움
   와신상담과 기다림
   음식과 영양 보충
   인정 투쟁
   봄바람과 가을 이슬

5 시집가려는 공자

   혜강의 「광릉산」
   공자의 꿈
   예의를 갖춘 사랑
   미래의 징조
   진퇴의 변통

6 차이의 소통과 연대

   모노산달로스와 예의
   공자의 화이부동
   차이의 정치학
   진실과 배려
   금란지교와 연대

7 우물과 큰 수레

   아레테와 덕
   우물과 맑은 물
   큰 수레와 지위
   정오의 태양

에필로그 ● 광기를 찾아서
더읽을 책들
부록 1 ● 주역과 관련한 간략한 중국사 연표
부록 2 ● 64괘와 상전象傳 풀이

 
궁하면 변화하게 되고 변화하면 소통하게 되고 소통하면 지속 가능하게 된다.
窮則變, 變則通, 通則久

사계절이 변화하여 항구성을 이루고, 성인이 그의 도를 지속가능하게 만들기 때문에 천하의 교화를 완성한다.
四時變化而能久成, 聖人久於其道而天下化成

세상의 이치를 궁구하고 자신의 본성을 다하여 운명에 이른다.
窮理盡性以至於命.

자신을 변화시켜 현실과 효과적으로 소통해서 최선의 이로움을 창출한다.
變而通之以盡利.

너무 마음이 좋아서 조악한 사람이 되지는 마라. 그런 사람은 결코 화낼 줄 모른다. 이는 타성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무능력에서 오는 것이다. 적당한 때에 감응하는 것은 바로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다. 새들도 허수아비를 조롱할 줄 안다.
- 라로슈푸코(프랑스 작가)

친구에게 배신 당하는 것보다 친구를 믿지 않는 것이 더 부끄러운 일이다.
- 라로슈푸코(프랑스 작가)

▲ 라로슈푸코(1613~1680)는 순진한 성격이었으나, 배신과 음모가 판치는 정치적 소용돌이 속에서 사람들에게 상처를 많이 받았기에, 인간에 대한 냉소적인 태도를 가지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마음 좋게 행동하려고만 할 줄 알고 배우려고 하지 않으면 어리석은 바보가 되는 폐단이 생긴다. 믿음만을 좋아하면서 배우려고 하지 않으면 남을 해치게 되는 폐단이 생긴다.
- 『논어』양화

미성숙한 인간의 특징은 어떤 이유를 위해 고귀하게 죽기를 바라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반면 성숙한 인간의 특징은 동일한 상황에서 묵묵히 살아가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 『호밀밭의 파수꾼』중에서

 
 괘명  건乾 태兌   이離  진震 손巽  감坎  간艮  곤坤 
 자연 하늘  연못  불  우레  바람  물(비)  산  땅 
 인간  아버지  소녀  차녀 장남  맏딸  차남  소년  어머니 
 성질  굳셈  즐거움 화려함  움직임  우유부단  빠져듦  고요함  유순함 
 신체  머리 입  눈  발  다리  귀  손  배 
 방위 서북쪽  서쪽  남쪽  동쪽  동남쪽  북쪽  동북쪽  서남쪽 



하늘에서 각종 현상이 성립하고 땅에서 각종 형태들이 성립하니 변화가 드러난다.

在天成象, 在地成形, 變化見矣.

강함과 부드러움이 서로 다투니 변화가 생겨난다.
剛柔相推而生變化.

『역』에는 성인의 도가 네 가지 들어 있다. 『역』을 가지고 말하려는 자는 그 풀이를 숭상하고, 행동하려는 자는 그 변화를 숭상하고, 문명의 제도를 만들려는 자는 그 상징을 숭상하고, 미래를 점치려는 자는 그 점을 숭상한다.
易有聖人之道四焉, 以言者尙其辭, 以動者尙其變, 以制器者尙其象, 以卜筮者尙其占.

▲ 왕필(王弼, 226~249) 어려서부터 천재라고 불린 왕필은 위진시대 현학의 대표자이지만, 아쉽게도 요절하고 말았다.

문자는 살아 있는 언어를 완전히 표현할 수 없고, 언어는 마음속의 뜻을 완전히 표현할 수 없다. 그렇다면 성인의 뜻은 알 수 없는가? 그래서 성인은 상징을 만들어서 그 뜻을 완전하게 표현하려고 했고, 괘를 만들어서 진실과 거짓을 완전하게 드러내고자 했다.
書不盡言, 言不盡意. 然則聖人之意其不可見乎? 子曰, 聖人立象以盡意, 設封以盡情僞.

8괘는 상징으로 말하고, 효사와 단사는 정情으로 말한다.
八封以象告, 爻彖以情言.

성인은 괘를 만들어서 그 상을 관찰하고 풀이를 붙여서 길흉을 밝혔다.
聖人設封, 觀象, 繫辭焉而明吉凶.

▲ 루드비히 비트겐슈타인(1889~1951) 비트겐슈타인은 서양 전통 철학의 기초를 뒤집었다고 평가된다. 그래서인지 그는 동양의 불교와 노자, 장자와 비교 연구되기도 한다.

건곤은 역으로 들어가는 문인가.
乾坤, 其易之門邪.

생성하고 다시 생성하는 것, 그것을 일컬어 변화라고 한다.
生生之謂易.

  곤 
 하늘[天]  땅[地]
 아버지[父]  어머니[母]
 활동성[陽]  감수성[陰]
 창조성  수용성
 강건함  유순함
 능동적인 결단  수동적인 순종
 지속적인 강건함  유연한 적응력
 드높은 이상  현실감각
 완전한 앎  폭넓은 실천력
 위대함[大]  광대함[廣]
 수직적 높이  수평적 넓이
 공평무사  광대무변

신묘한 작용은 어떤 장소에서든 일어나고, 변화에는 고정된 실체가 없다.
神無方而易無體.

▲ 독수리와 뱀. 차라투스트라가 사랑한 독수리와 뱀은 하늘을 상징하는 건과 땅을 상징하는 곤을 잘 설명해준다.

저 태양 아래에서 가장 긍지 높은 짐승이자 저 태양 아래에서 가장 영리한 짐승이다. ……사람들과 더불어 있는 것이 짐승들과 더불어 있는 것보다 더 위험한 일임을 나는 깨달았다. 그런데도 나 차라투스트라는 위험한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 나의 짐승들이여, 나를 인도하라.!
-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더욱더 영리해지고 싶다. 나의 뱀처럼 철저히 영리하고 싶다. 그러나 불가능한 것을 나는 바라고 있다. 그러므로 불가능을 바라는 나의 긍지가 항시 영리하게 실천되기를 나는 바란다.
-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광기의 철학자 니체. 그는 이렇게 말했다. "풍파 없는 항해는 얼마나 단조로운가. 고난이 심할수록 내 가슴은 뛴다."

하늘과 땅이 자리를 잡으니 변화가 그 가운데에서 이루어 진다.
天地設位, 而易行乎其中矣.

주역을 통하여 성인은 인간의 덕을 숭상하고 공적을 넓게 세운다. 앎은 드높이 숭고하지만 그것의 실천은 지극히 낮고 겸손하다. 숭고한 앎의 높이는 하늘을 본받아야 하고, 겸손한 실천의 낮음은 땅을 본받아야 한다.
夫易, 聖人所以崇德而廣業也. 知崇禮卑, 崇效天, 卑法地.

▲ 다이달로스는  아들 이카로스에게 깃털 날개를 주며 말한다. "너무 낮게 날지 말아라. 그러면 바다의 안개가 네 눈을 무겁게 할 것이다. 너무 높게도 날지 말아라. 뜨거운 태양이 네 날개의 밀랍을 녹일 것이다. 중간의 높이로 적절하게 날아야 한다."

▲ 라파엘로의 <아테네 학당>. 앞쪽 중앙에 왼손으로 턱을 괴고 앉아 있는 이가 헤라클레이토스(BC 535~ BC 475).

▲ 강녕전에서 양의문을 지나면 교태전이다. 교태전 뒤에 후원인 아미산이 있다. 아미산의 굴뚝은 여러 문양의 형태와 구성이 매우 아름답다.

기울어지지 않는 평탄함은 없고, 돌아오지 않는 나아감은 없다. 어려움 속에서도 꿋꿋하게 인내하면 허물은 없다. 자기 진실을 의심하지 말라. 먹는 것에 복이 있다.
無平不陂, 無往不復, 艱貞, 無咎, 勿恤, 其孚, 干食, 有福.

황토로 쌓아 올린 성이 다시 황토로 돌아간다. 강제적인 무력을 쓰지 말라. 자신의 마을에 명령을 내린다. 편협한 지조는 위험하다.
城復干隍, 勿用師, 自邑告命, 貞, 吝.

지나치게 올곧은 태도를 드러내는 것은 이롭지 않다.
不利君子貞.

가는 것은 움츠려들었기 때문이고 오는 것은 펼쳤기 때문이다. 움츠리고 펼침이 서로 감응하여 이로움이 생긴다. 자벌레가 굽히는 것은 펼치기 위해서이고 뱀이 칩거하는 것은 자신을 보존하기 위해서이다.
往者屈也, 來者信也, 屈信相感而利生焉. 尺蠖之屈, 以求信也, 龍蛇之蟄, 以存身也.

하늘과 땅이 교류하지 못하는 모습이 비괘이다. 군자는 이러한 때에 능력을 감추고 난세를 피하니, 헛된 지위나 돈으로 영예를 얻는 것은 옿지 않다.
天地不交否, 君子以儉德辟難, 不可榮以祿.

그 무리와 함께 올바름을 지키면 길하여 형통한다.
拔茅茹, 以其彙, 貞, 吉.

명령이 있다면 허물이 없다. 무리들이 복을 받는다.
有命, 無咎, 疇, 離祉.

막힘의 상황이 기울어진다. 처음에는 막혔지만 나중에는 기쁘게 된다.
傾否, 先否, 後喜.

변화의 기회를 발견햇다면 하루가 다 가기를 기다리지 말고 즉시 실행하라.
見幾而作, 不俟終日.

배 밑바닥의 틈으로 물이 새어 들어와 젖으니 누더기로 틈을 막는다. 종일토록 경계한다.
濡有衣袽, 終日戒.

동쪽 이웃이 소를 죽여 제물로 바치는 것보다 서쪽 이웃이 검소한 제사를 올려 실제로 복을 받는 것이 더 좋다.
東隣殺牛, 不如西隣禴祭, 實受其福.

어린 여우가 강을 거의 다 건넜는데 꼬리를 적신다. 이로울 게 하나도 없다.
小狐汔濟, 濡其尾. 無攸利.

시가 시인을 궁핍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궁핍해진 다음에야 시가 더욱더 섬세해지고 기교가 있게 된다.
- 구양수,  「매성유시집서」

하늘이 나에게 중대한 임무를 내려 주시기 전에 먼저 반드시 나의 마음과 뜻을 괴롭게 하고, 나의 뼈와 근육을 힘들게 하며, 나의 몸과 살을 주리게 하고 나의 몸을 궁핍하게 하여, 하고자 하는 일을 어렵고 힘들게 만들어서 나의 마음과 본성을 단련시켜 부족한 역량들을 더욱 증진시켜 준다.
- 『맹자』고자상

계몽이란 스스로 타인에게 이성적 숙고와 판단을 대신 부탁하는 미성숙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다. '미성숙'이란 타자의 안내 없이는 자기 자신이 이해한 것들을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이 없음을 말한다. 만약 이런 미성숙의 원인이 이해의 결핍이 아니라, 타인의 안내 없이는 그것을 사용할 해결책과 용기의 결핍에서 온 것이라면, 미성숙은 자기 책임이다. 그러므로 계몽의 모토는 다음과 같다. 과감하게 현명해져라! 너 스스로 이해한 것을 사용할 수 있는 용기를 가져라.
-  칸트,『계몽이란 무엇인가?』

미성숙하지만 형통할 수가 있다. 내가 몽매한 어린이를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몽매한 어린이가 나를 찾아오는 것이다. 처음 점을 쳐서 가르침을 요구하면 가르쳐 준다. 그러나 두세 번 반복해서 되물으면 모독하는 것이니, 모독하면 가르쳐 주지 않는다. 뜻을 곧게 지키고 인내하면 이롭다.
蒙, 亨, 匪我求童蒙, 童蒙求我, 初筮, 告, 再三, 瀆則不告, 利貞.

이율곡, 『격몽요결』의 구사구용九思九容

구사九思 - 아홉 가지를 생각하라

1. 시사명視思明. - 사물을 볼 때 분명하게 볼 줄 알아야 한다. 선입관을 가지지 말라.
2. 청사총廳思聰. - 어떠한 말을 들을 때 그 말뜻을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3. 언사충言思忠. - 말을 할 때는 진실하게 해야 한다. 혹시 무책임한 말을 하고 잇지는 않나 깊이 생각하면서 말해야 한다.
4. 색사온色思溫. - 얼굴 표정을 온화하고 따뜻하게 하고 있는가를 생각하라는 말이다. 먼저 따스한 인상을 전하는 것이 좋다.
5. 모사공貌思恭. - 자기의 용모와 태도가 늘 남을 존중하는 자세를 지키고 있는지를 생각한다. 무례하게 행동하지 않는다.
6. 사사경事思敬. - 어떤 일을 하든지 신중하고 진지한 마음으로 처리하고 있는지를 생각한다.
7. 의사문疑思問. - 의심이 나면 아랫사람일지라도 물어봐야 한다. 자기 독단은 위험하다.
8. 분사난忿思難. - 분한 일을 당했다고 경솔하게 행동하지 않는다. 냉정하게 생각해야 한다.
9. 견득사의見得思義. - 뜻하지 않은 이득이 생겼을 때 그 이득이 정의로운 것인가를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

구용九容 - 아홉 가지의 몸가짐이다.

1. 족용필중足容必重. - 발걸음은 정중하고 무거워야 한다. 경망스러운 행동은 마음을 가볍게 만든다.
2. 수용필공手容必恭. - 손을 가지런히 모아야 한다.
3. 목용필단目容必端. - 눈은 똑바로 단정하게 바라보아야 한다. 눈을 돌리고 곁눈질하는 모습은 불안하게 보인다.
4. 구용필지口容必止. - 입은 반드시 다물어야 한다. 말을 조심하라는 말이다.
5. 성용필정聲容必靜. - 목소리는 반드시 고요해야 한다. 말하는 목소리와 분위기가 중요하다.
6. 두용필직頭容必直. - 머리는 삐딱하지 않게 똑바로 한다.
7. 기용필숙氣容必肅. - 기상과 용모는 반드시 엄숙해야 한다. 부드럽지만 위엄 있는 모습을 지녀야 한다.
8. 입용필덕立容必德. 서 있는 모습에서 반드시 후덕함이 묻어 나와야 한다.
9. 색용필장色容必莊. - 얼굴은 반드시 씩씩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우울하고 찡그린 인상은 보기에도 좋지 않다.

학문에 뜻을 두었다고 해도 용기 있게 앞으로 나아가서 성취를 이루지 못하는 것은 옛날의 습관들이 가로막아 방해를 하기 때문이다.
- 『격몽요결』

▲ 조선시대 가장 강력한 세력을 형성했던 기호학파를 일으킨 율곡 이이(李珥, 1536~1584). 그를 기리기 위해 후학들은 경기도 파주에 자운서원을 세웠다.

▲ 1577년 율곡이 일반 사람들을 위해 저술한 『격몽요결』. 1장은 입지, 2장은 혁구습, 3장은 지신, 4장은 독서, 5장은 사친, 6장은 상례, 7장은 제례, 8장은 거가, 9장은 접인, 10장은 처세로 구성되어 있다.

천산天山이라는 곳에서는 금과 옥이 많이 난다. ……영수英水에서 나와 서남쪽으로 양곡暘谷에 흘러든다. 이곳의 신은 그 형상이 누런 자루 같은데, 붉기가 빨간 불꽃 같고 여섯 개의 다리와 네 개의 날개를 갖고 있으며 얼굴이 전연 없다. 춤과 노래를 잘할 줄 아는 이 신이 바로 제강帝江이다.

▲ 기원전 3~4세기 전국시대 초나라의 무당 계층이 편집한 『산해경』에 나오는 제강帝江은, 신비하고 괴상한 혼돈의 새이다.

혼돈이다. 크게 형통할 수 있으니 자신의 뜻을 굳게 인내하며 지켜야 한다. 함부로 경거망동하면서 일을 벌이지 말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조력자를 찾는 것이 이롭다.
屯, 元亨, 利貞, 勿用有攸往, 利建候.

인간은 하나의 춤추는 별을 탄생시킬 수 있기 위해 자신의 내부에 혼돈을 간직하고 있어냐만 한다.
-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끝이란 말인가. 나는 아직 자신의 잘못을 알고 마음속으로 자신을 반성하는 사람[內自訟]을 보지 못했다.
- 『논어』공야장

송사를 처리하는 것[聽訟]은 나도 남과 비슷할 테지만, 나는 반드시 세상에서 송사가 없게 만들 것이다.
- 『논어』안연

구름이 하늘 위로 오르는 모습이 수괘이다. 군자는 먹고 마시며 잔치를 열어 즐거워한다.
雲上於天, 需, 君子以飮食宴樂.

기다림에 믿음이 있어서 밝게 형통할 수 있다. 올곧은 뜻을 지켜 나가면 길하다. 그러면 큰 강을 건너도 이롭다.
需, 有孚, 光亨, 貞, 吉, 利涉大川.

싸움이다. 믿음을 가지고 소통되지 않는 것에 대해 신중하게 대처하라. 중간에서 멈추면 길하고 끝까지 가면 흉하다. 큭 사람을 만나면 이롭고 큰 강을 건너려고 하면 이롭지 않다.
訟, 有孚, 窒, 惕, 中吉, 終凶, 利見大人, 不利涉大川

끝까지 소송을 일삼을 것은 아니다. 비난의 말들이 있겠지만, 결국에 가서는 길하다.
不永所事, 小有言, 終吉.

혹 싸움에서 이겨 임금으로부터 가죽 띠를 하사받더라도 하루아침도 못 되어 세 번이나 빼앗길 뿐이다.
或錫之鞶帶, 終朝三褫之.

늦타인을 아는 자를 지혜롭다고 할지 모르지만 자기를 아는 자야말로 지혜롭다. 타인을 이기는 자를 힘세다고 할지 모르지만 자기를 이기는 자야말로 강하다.
- 노자 『도덕경』

남을 대할 때는 봄바람처럼, 자신을 다스릴 때는 가을 이슬처럼.
待人春風, 持己秋霜

제집으로 돌아가는 기러기를 눈으로 물끄러미 떠나보내며, 손으로 거문고를 탄다. 우주를 바라보며 자족하고 현묘한 자연 속에서 내 마음이 노닌다.
目送歸鴻, 手揮五弦. 俯仰自得, 遊心太玄.

손으로 거문고를 타는 것은 쉽지만, 제집으로 돌아가는 기러기를 눈으로 물끄러미 떠나보내는 것은 어렵다.
手揮五弦易, 目送歸鴻難.

늦은 봄 봄옷이 만들어지면 어른 대여섯. 아이 예닐곱과 함께 기수沂水의 강가에서 물놀이도 하고, 무우舞雩라는 곳에서 봄바람을 쐬고, 노래를 읊으며 돌아오겠습니다.
- 『논어』선진

여자가 시집을 가니 길하다. 올바름을 굳게 지켜야 이롭다.
女歸吉, 利貞.

함부로 나아가면 흉하다. 이로운 바가 없다.
征凶, 無攸利.

어려움에 처햇어도 자신의 올곧은 뜻을 지킴이 이롭다.
利艱貞.

해가 땅속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명이이다. 군자는 대중에게 나아가되 자신의 총명함을 감춤으로써 오히려 지혜롭게 처신한다.
明入地中, 明夷, 君子以苙衆, 用晦而明.

은둔은 형통하다. 지나치지 않은 굳셈이 이롭다.
遯, 亨, 小利貞.

나아간다. 그러나 다시 물러난다. 인내를 가지고 올바름을 지키면 길하다. 신임을 얻지 못했다면 온화하게 있어야 허물이 없다.
晉如摧如, 貞吉, 罔孚, 裕, 无咎.

군자는 중요한 지위를 주어도 사양하고 좀처럼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자리를 떠나도록 지시받으면 지체하지 않고 물러나 진퇴가 깨끗하다. 하지만 소인은 그 반대로 행하니, 한번 얻은 지위에 끝까지 집착해 내놓을 생각을 않는다. 만일 그것을 억지로 내놓도록 하면 반드시 한恨을 품어 마침내 원수가 되고 만다.
- 사마광, 『자치통감』

간이란 멈춤이다. 그러나 그냥 멈추는 것이 아니라, 머물러야 할 때 머무르고 가야 할 때 가는 것이다. 마음의 욕망이 움직이거나 고요히 냉정해지는 순간에 모두 때를 잃지 않으면 그 도는 밝게 빛이 난다.
艮, 止也. 時止則止, 時行則行, 動靜不失其時, 其道光明.

변통이란 시세를 헤아려 그 시세를 따라 변통하는 것이다.
變通者, 趣時者也.

▲ 정이천(1033~1107) 가을 이슬이라고 불릴 정도로 엄격한 삶을 살았던 정이천은 서양철학의 아버지인 데카르트에 견줄 만하다.

호랑이 꼬리를 밟더라도 사람이 물려 죽지 않는다. 형통하다.
履虎尾, 不咥人, 亨.

조화를 이룬다는 화和란 국을 만드는 것과 같다. 국은 물, 식초, 간장, 소금을 넣고 물고기나 고기를 삶는 요리인데, 나무를 때서 요리하다가 요리사가 그 맛을 맞출 때, 조미료를 넣어 맛의 부족함을 채우고 지나친 점을 덜게 한다. 그래서 그 국을 먹은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것이다. 군주와 신하 사이도 마찬가지이다. 군주가 좋다고 하더라도 좋지 못한 점이 있으면 신하는 좋지 못한 점을 말하여 고칠 수 있도록 하고, 군주가 좋지 않다고 하더라도 좋은 점이 있으면 그것을 말하여 좋지 못한 점을 없앨 수 있도록 한다.

오직 인을 이룬 사람만이 사람을 사랑할 수도 있고 사람을 미워할 수도 있다.
- 「논어」이인

예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그러나 제대로 행해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 조화만을 알아서 조화시키려고만 하고 예로써 조절하지 않는다면 또한 제대로 행해질 수가 없다.
- 『논어』학이

예란 어떻게 생겨났는가.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욕구가 있다.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그것을 충족시키려고 한다. 그러나 욕구를 충족하려 할 때 적당한 절도와 제한이 없으면 싸움이 일어나게 된다. 서로 다투면 혼란해지고 혼란해지면 궁핍하게 된다.

군자는 위와 아래의 차이를 분별하여 백성들의 뜻을 혼란되지 않도록 안정시킨다.
君子以辨上下, 定民志.

하늘은 높고 땅은 낮으니 건의 기능과 곤의 기능이 정해졌다. 낮고 높음이 이루어지니 귀함과 천함의 지위가 있게 된다.
天尊地卑, 乾坤定矣. 卑高以陳, 貴賤位矣.

하늘과 땅은 서로 분리되어 있지만 도모하는 일은 동일하고, 남자와 여자는 떨어져 있지만 서로 구하는 뜻은 소통하며, 만물은 다양하게 차이가 나지만 그것들이 하는 일은 비슷하다.
天地暌而其事同也, 男女暌而其志通也, 萬物暌而其事類也.

군자는 동일한 점을 찾으면서도 차이를 구별한다.
君子以同而異

하늘과 땅이 교류하니 만물이 소통되며, 윗사람과 아랫사람이 교류하니 그들의 진실한 뜻이 동일하게 된다.
天地交而萬物通也, 上下交而其志同也.

중부는 돼지와 물고기에게도 감동을 미치니 길하다. 이러하니, 큰 강을 건널지라도 이롭다. 하지만 자신의 곧은 신념을 굳게 지켜 나가는 것이 이롭다.
中孚, 豚魚吉, 利涉大川, 利貞.

애꾸눈이 애써 보려고 하고, 절뚝발이가 애써 가려고 하니, 호랑이 꼬리를 밟고 물리니 흉하다.
眇能視, 跛能履, 履虎尾, 咥人, 凶.

넓은 들판에서 사람과 뜻을 함께하니 형통하다. 큰 강을 건너는 것이 이롭고, 군자는 마음속에 올바름을 지키고 있는 것이 이롭다.
同人于野, 亨, 利涉大川, 利君子貞.

두 사람이 마음을 함께하니 그 예리함은 쇠를 자를 정도이고, 마음을 함께한 말은 그 향기가 난초와 같다.
二人同心, 其利斷金, 同心之言, 其臭如蘭.

군자는 이를 본받아 종류에 따라서 나누어 사물들의 차이를 구별 짓는다.
君子以類族辨物.

세상은 모두 동일한 것으로 돌아오지만 그것으로 향하는 길은 다양하고, 모두 하나에 이르지만 그것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은 다양하다.
天下同歸而殊塗, 一致而百慮.

진정으로 그 사람이 아니라면 도는 헛되이 행하지 않는다.
苟非其人, 道不虛行.

세상의 복잡하고 다양한 삶의 모습을 지극하게 담아낸 것은 괘이고, 세상 사람들의 행위를 고무시키는 것은 효에 나타나 있다. ……이러한 것들을 신묘하게 드러내어 명백하게 밝히는 것은 바로 사람에게 달려 있고, 그것을 말없이 이루어 내어서 말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신뢰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은 오직 덕행德行에 달려 있다.
- 계사전

주역은 지극하구나. 주역을 통하여 성인은 덕을 높이고 공을 넓혔다.
易其至矣乎! 夫易, 聖人所以崇德而廣業也.

성대한 덕과 광대한 공이여! 풍부하게 모든 사람이 소유할 수 있는 것이 위대한 공이고, 날로 새로워지는 것이 성대한 덕이다.
盛德大業至矣哉. 富有之謂大業, 日新之謂盛德.

마음을 다른 곳으로 옮길 수는 있지만 우물을 바꿀 수는 없다. 우물 물은 아무리 끌어올려도 마르지 않고, 그렇다고 넘치지도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오가며 마셔도 늘 맑고 차다. 그러나 두레박을 거의 끌어올렸는데 우물 밖으로 길어 올리지 못하고 도중에 두레박이 깨지거나 뒤집혀 물을 쏟으면 흉하다.
改邑不改井, 无喪无得, 往來井井, 汔至亦未繘井, 羸其甁, 凶.

썩은 우물물이니 아무도 먹지 않는다. 오래된 우물에는 새들도 찾아오지 않는다.
井泥不食, 舊井无禽.

맑은 우물물인데도 사람들이 먹지 않으니 내 마음이 슬프다.
井渫不食, 爲我心惻.

우물물을 길어 올려 뚜껑을 덮어 두지 않고 그 맑음을 오래도록 유지해야 한다. 크게 길할 것이다.
井收, 勿幕, 有孚, 元吉

▲ 퇴계의 도산서원의 우물. 우물 정井 자 모양의 열정洌井인데, 열정이라는 말도 정괘에서 유래한 것으로 차가운 우물이라는 뜻이다.

서당 남쪽 우물물 달고 차갑네.
書堂之南, 石井甘冽.

오랫동안 안개에 묻혔으니, 이제는 뚜껑을 덮어 두지 마오.
千古煙沈, 從今勿幕.

해를 입힐 사람들과의 교류는 아직 없다. 지금 허물은 없지만, 어려움이 닥칠 수도 있다는 점을 알고 신중하게 처신한다면 계속 허물이 없을 것이다.
無交害, 匪咎, 艱則無咎.

큰 수레로 무거운 짐을 나른다. 나아갈 바가 있다. 허물이 없다.
大車以載, 有攸往, 無咎.

제후가 천자를 위하여 연회를 베푼다. 소인들은 그렇게 하지 못한다.
公用亨于天子, 小人弗克.

해는 중천에 뜨면 기울어지고 달은 가득 차면 어그러진다. 천지의 가득 참과 텅 빔은 때에 따라 소멸하고 자라난다.
日中則昃, 月盈則食, 天地盈虛, 與時消息.

풍요로움은 형통할 수가 있다. 왕이 이에 이를 수가 있다. 근심하지 말라. 마땅히 해가 중천에서 빛난다.
豊, 亨, 王假之, 勿憂, 宜日中.

집안에서의 풍요로움이다. 그 집안을 차양으로 막았다. 문 안을 들여다보니 한가하니 사람이 없다. 3년 동안 아무도 볼 수가 없으니 흉하다.
豊其屋, 蔀其家, 闚其戶, 闃其無人, 三歲不覿, 凶.

장차 접으려면 반드시 먼저 퍼 주어라. 장차 약하게 하려면 반드시 먼저 강하게 해 주어라. 장차 폐하려면 반드시 먼저 흥하게 해 주어라. 장차 빼앗으려면 반드시 먼저 주어라.
- 노자 『도덕경』

너 위대한 태양이여! 네가 비추어 줄 그런 것들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무엇이 너의 행복이겠는가!
-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진실로 그리워하지 않는 것이니, 그렇지 않다면 가지 못할 먼 곳이 어디 있겠는가?
- 『논어』자한

영무자甯武子는 나라에 도가 있을 때는 총명한 지혜를 발휘했지만, 도가 없을 때는 어리석었다. 그의 총명함은 다른 사람들도 따를 수 있지만, 그의 어리석음은 따를 수 없을 것이다.
- 『논어』공야장

훌륭한 사람이 위대한 도를 들으면 열심히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중간 정도의 사람이 도를 들으면 긴가민가하며, 하수들이 도를 들으면 낄낄거리고 비웃는다.
- 노자 『도덕경』

위대한 강직함은 마치 굽실거리는 듯하고, 위대한 교묘함은 졸렬한 듯하고, 위대한 논변은 더듬는 듯 어눌하다.
- 노자 『도덕경』

중용에 맞게 행하는 사람을 찾아 교류할 수 없다면, 반드시 광狂자와 견狷자와 함께해야 하리. 광자는 뜻이 높아 진취적인 사람이고, 견자는 하기 싫은 일은 반드시 하지 않으려는 사람이다.
- 『논어』자로

강직하기만 좋아하면서 배우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미친놈[狂]이 되는 폐단이 생긴다.
- 『논어』양화

용맹스럽지만 예를 모르는 자를 미워하고, 과감하지만 꽉 막힌 사람을 미워한다.
- 『논어』양화







 

'내가 읽은 책들 > 2011년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1-135 DSLR도 부럽지 않은 똑딱이 카메라  (0) 2011.12.12
2011-134 다도  (0) 2011.12.10
2011-132 명절 음식  (0) 2011.12.01
2011-131 여름음식  (0) 2011.12.01
2011-130 서울에 취하다  (0) 2011.11.30
posted by 황영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