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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 27. 15:37 내가 읽은 책들/2014년도

2014-012 소서노召西奴

 

안명옥 서사시집

2006, 문학의전당

 

 

시흥시대야도서관

EM049947

 

문학의전당시인선 19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선정 2006 우수문학도서

 

안명옥의 첫 시집이자 서사시집인 『소서노』는 고대 고구려와 백제를 세운 국모인 '소서노'를 소재로 삼아 우리민족 여성상의 상징적 원형을 제시했고, 특히 "기존의 체제나 가치를 고스란히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자유의 새로운 공간을 찾아 끊임없이 탈영토화하는 삶", 즉 고대 우리민족 성립에 토대가 된 노마디즘(유목주의) 정신에 뿌리를 둔 현대적 여성상을 새롭게 창출해 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되는 시집이다. 이 시집은 신동엽의 『낙동강』이나 고은의 『백두산』과 같은 전통적 서사시의 맥락을 잇고 있으면서도, 이들 서사시들과는 달리 여성 주인공의 내면을 흐르는 비장미와 애절한 사랑의 감정이, 당시의 유목민적 서정성에 절절하게 녹아들어 있다는 점 또한 주목할 만하다. 특히 이 시집은 한 편의 작품으로 무대에 올릴 수 있는 '시극'적 형식미를 갖추고 있어서, 남성 중심의 난세에 새로운 역사를 창조해 나가는 새로운 여성상을 노마디즘으로 재해석해 내고 있는 한 편의 시극으로도 손색이 없다. 이러한 시정신은 기존적 가치관의 탈영토화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내는 현대의 디지털리즘 정신과도 부합된다는 점에서 문학적 현대성을 획득하고 있다.

- 박남희(시인)

 

시집 『소서노』는 신화 속의 여성으로만 인식될 뻔했던 소서노를 역사적 인물로 다시 살려내고 있다. 소서노는 고구려와 백제의 건국에 주체적으로 참여한 여성이다. 시인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자신의 삶을 개척해나가는 소서노의 삶을 부각시킴으로써, 현대적 여성상의 전형적 인물로 재해석해내고 있다.

이 시집은 서사적 서정시라고 할 수 있다. '서사적'이라는 것은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는 의미이다. 그러면서도 서정시로서의 성격을 잃지 않고 잇다. 근본적으로, 현대시는 서정성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런 면에서, 이 시집은 서사와 서정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장르 탄생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면에서 시사적 의의가 있다.

이 시집은 그러한 논의의 시발점으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잇다. 현대 예술의 핵심 화두가 이미지이고, 그 이미지에서 파생되는 영상예술이나 공연예술이라는 것을 수용한다면, 현대시의 새로운 존재태로서의 장르에 대한 모색을 감행해야 할 필요가 잇다. 문학의 탈장르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지금, 시가 다른 문학 장르와 다른 예술 장르와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지 탐구하는 작업이 시급히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 강수(시인)

안명옥 | 경기도 화성 출생.

성균관대학교 문과대학 중어중문학과 졸업.

한양대 대학원 문화콘텐츠학과 석사과정 재학중.

2002년 『시와시학』 제1회 신춘문예 시 당선.

reportkr@naver.com

 

소서노는 고구려를 건국한 주몽의 두 번째 부인이자 백제를 건국한 온조의 어머니로 우리 역사상 최초의 국모이자 여걸이다.

 

차례                 

 

自序

 

1부

   영웅의 출현

   주몽의 아내가 되다

   배신의 칼

   여걸의 야망

   늪의 어둠을 견뎌야 한다

   무당 할매의 충고

   떠날 결심을 하다

 

2부

   새로운 땅에 도착하다

   백제의 건국

   두 나라로 갈라서다

   두 아들에게 크게 상심하다

   여걸의 죽음

   여걸이 스러진 후

   남은 자의 통한

 

해설 서지월 - 우리민족 정신사의 첫 장

 

주몽이 부르는 아리아

 

북풍 같은 여자

 

내게 당신은 이러한 사람이오

북방의 겨울을 몰고 오는 힘이요

살을 가르는 듯한 찬바람을 몰고 오는 힘이요

광활한 벌판을 달리게 하는 힘이요

강한 정신으로 활 쏘게 만드는 힘이라오

꽁꽁 얼어붙은 대지 위에

여린 풀잎을 돋아나게 하는 것도

북풍, 당신의 힘이요

당신이 언 땅을 어루만진 후에야

그 땅이 녹아

꽃이든 풀이든 피우고 돋아나게 하는

그 힘을 사랑하오

나 그대가 이끄는 대로 달려가고 달려가겠소

이 광활한 평원을

우리 사랑의 소떼, 양떼가 노닐게 하리다

북풍이 내 온몸을 휘감고 있는 지금

난 강한 남자로 다시 태어나고 있소이다

 

소서노가 주몽과 사랑이 뜨거울 때 부르는 아리아

 

잠들 수 없는 밤

 

이런 밤이면

누구라도 잠들 수 없네

그대 품안에서

사랑의 밀어를 속삭이고

미래를 약속하는 밤

황홀한 달빛이

몸속으로 깊이 스며들 때

전율하는 별들을 바라보았네

당신을 향한 사랑은 흘러넘쳐

내 안에 출렁거리는 강물을 만들었네

그 강물에 당신이 풀어 놓은 물고기 여자

당신의 향기 나는 말은

물고기 여자의 몸에 비늘을 만들고

당신의 따스한 손길이 스친 옆구리에

지느러미가 돋아나는 물고기 여자

우아하게 헤엄쳐 솟아오르게 만드는

당신의 사랑

 

당신은

내가 언제든 목을 축일 수 있는

오아시스 같은 사람

언제든 지친 등을 기댈 수 있는

우람한 나무 같은 사람

 

그늘에 휩싸여 있는 산일지라도

그 뒤편은 광휘에 휩싸여 있듯

내 생의 어둠까지를 몰아내는 당신을 위해

부르는 내 노래를 그치지 않을 것이네

 

백성들이 국모 소서노에게 바치는 아리아

 

우리의 국모는 오직 그녀 하나뿐!

우리는 당신을 이토록 사랑하나이다

당신은 여전히 저 멀리 반짝이는 별

흙과 불과 바람으로 가득찬 낮달

당신을 담고 있던 하늘,

당신의 꿈을 실어 나르던 바람,

당신의 손길 아래 평화의 꽃들은 피어났으니

우리가 당신을 안을 때

그 안에서

다시 모래, 시간, 나무, 바람, 흙

모든 것이 살아 있고

당신의 깊은 눈 속에

우리 백성이 살아 있음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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