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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4. 20. 07:24 내가 읽은 책들/2013년도

2013-039 행위 예술 감상법

 

글, 사진 / 윤진섭

1995, 대원사

 

 

시흥시대야도서관

EM018017

 

082

빛12ㄷ  161

 

빛깔있는 책들 161

 

윤진섭---------------------------------------------------------------------------------------

1955년 충남 천안 출생.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와 동대학원 미학과를 졸업한 뒤 199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평단에 데뷔하였다. 한남대, 전북대, 경희대 강사를 거쳐 현재 홍익대 대학원, 한남대 대학원에 출강하고 있다. 대전 EXPO 조직위원회 전문위원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현대아트갤러리 관장으로 재직 중이다. 주요 논문으로 「퍼포먼스에 있어서 미적 체험 연구」「신세대미술, 그 반항의 상상력」「진리의 부재와 미로 찾기」 등이 있다.

 

|차례|

 

머리말

퍼포먼스란 무엇인가

    퍼포먼스의 개념

    퍼포먼스의 어원

퍼포먼스의 일반적 특징

가상과 실제의 거리 좁히기

퍼포먼스의 태동

    20세기 예술의 전개

    퍼포먼스의 역사

    한국의 퍼포먼스

참고 문헌

 

▲ 현장감과 함께 제의적 요소와 축제성이 어우러진 우리의 굿은 퍼포먼스의 훌륭한 범본이다. 거기에는 관객과 무대를 갈라 놓는 경계도 없다. 끝없이 이어지는 무당의 사설은 때로 즉흥성을 띠며 관객 참여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백남준은 요셉 보이스를 추모하는 지노귀굿을 퍼포먼스 형식으로 펼친 바 있다. 1990년 갤러리 현대에서 지노귀굿 기능보유자들과 함께 실연하는 백남준.

▲ 작가 자신이 직접 소년으로 분장한 야스마사 모리무라의 「초상 : 소년2」

▲ 움베르토 보치오니. 「밀라노에서 미래파의 밤」의 스케치화, 1944년 작품. 왼쪽부터 보치오니, 프라텔라, 마리네티, 카라, 루솔로 등 미래파 작가들의 모습이 보인다.

▲ 의상 퍼포먼스 가운데 하나. 여자의 성기를 노골적으로 묘사한 의상을 입고 행위를 펼치고 있다. 춤과 마임적 요소가 강한 작품. 쇼너 뎀지(Dempsey, Shawna), 「우리는 보지에 대해 말하는 중이다(We're Talking Vulva)」, 1990년 작품

▲ 피카비아와 사티에 의한 발레극 「휴연(休演, Relache)」에서 아담으로 분한 마르셀 뒤샹.

▲ 백남준은 기발한 발상과 천진 난만한 행위로 대중을 즐겁게 한다. 그에게 있어 예술은 심각한 것이 아니다. 바이올린을 끌고 가는 그의 뒷모습에서 예술 행위 자체를 조롱하는 듯한 위트와 기지가 보인다. '비디오 아트의 창시자'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로 대중들에게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플럭서스 이래 활발하게 행위 작업을 펼쳐온 퍼포먼스 작가이다. 미국의 첼리스트 샤로트 무어맨(Moorman, Charlotte)과 생전의 요셉 보이스는 친숙한 그의 동반자였다.

▲ 로버트 모리스(Morris, Robert)의 이벤트, 「장소(Site)」, 1962년 작품.

▲ 로버트 모리스의 이벤트, 「워터맨 스위치(Waterman Switch)」, 1965년 작품, 저드슨 교회.

▲ 비스바덴의 플럭서스 페스티벌에서 행한 필립 코너의 퍼포먼스, 1962년 작품.

▲ 머리칼로 그림을 그리는 재닌 앤터니. 60년대 플럭서스 페스티벌에서 백남준도 머리에 먹물을 묻혀 선을 그은 적이 있다.

▲ 이브 클랭(Kiein, Yves)의 퍼포먼스, 「허공을 향해 뛰어내리기」, 1960년 작품. 공중에 몸을 던지고 있는 남자와 골목 저편으로 자전거를 타고 가는 행인의 한가한 모습이 대조를 이룬다.

▲ 이브 클랭의 「인체 측정학」 실연 장면. 1960년 3월 9일 파리의 국제 현대미술 갤러리에서 개최된 이 퍼포먼스는 참가자들과 교향악단 연주자 전원이 정장을 착용한 엄숙한 분위기에서 이루어졌다. 단음조 교향곡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모델의 몸에 묻은 청색 물감이 캔버스에 찍혀졌다.

▲ 스텔락의 보디 아트(body art) 이벤트, 「매달린 돌」, 1990년 작품, 도쿄 다무라 화랑. 스텔락의 퍼포먼스는 무중력 상태에 대한 인체의 반응이 주를 이룬다.

▲ 고대 제의와 현대의 퍼포먼스는 형식상 유사점을 보이기도 한다. 고대 이집트의 오시스나 이시리스 제의, 고대 그리스의 디오니소스 제의에서는 사람이나 짐승을 제물로 바치는 살해 의식이 행해졌는데 고대인들은 이러한 희생물을 바침으로써 자신들이 정화된다고 믿었다. 헤르만 니취(Nitsch, Hermann)의 행위극은 갓 도살된 양들을 십자가에 거꾸로 매달아 놓고 신체를 찢어 발기거나 피와 내장을 관객에게 뿌리는 등의 충격적인 내용으로 이루어진다. 또한 그는 계란 노른자나 식초, 포도주, 꿀, 양의 피 등을 이용한 냄새와 귀를 찢는 듯한 음악을 첨가하여 관객들을 무아의 경지로 이끈다. 헤르만 니취는 사람의 시신에 구멍을 뚫어 놓고 관객들로 하여금 손가락으로 내장을 직접 만져 보게 하는 등의 극단적인 행위를 함으로써 몇 차례 구속되기도 하였다.

▲ 길버트와 조지(Gilbert & George)가 직접 실연한 「살아 있는 조각(The Living Sculpture)」, 도쿄 아트 에이전시 갤러리, 1977년 11월 14일. 얼굴과 손을 빨갛게 칠한 두 사람이 조각처럼 고정된 자세로 서 있다.

▲ 성직자, 소방수 등으로 분장한 권여현, 1994년 작품. 맨 처음에 회화에서 출발한 권여현은 점차 매체의 폭을 넓혀 가고 있다. 평면과 더불어 입체 및 설치 작업에도 주력하고 있는 그는 최근 들어 자신을 퍼포밍(performing)하는 수법을 통해 사회, 역사 또는 문화적 맥락에서 자아의 정체성을 탐구한다.

▲ 음악 감상실 '세시봉'에서 열린 정찬승과 정강자의 해프닝 「투명 풍선과 누드」, 1968년 작품. 장안의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작품이다.

▲ 1968년 한강변에서 벌어진 해프닝 쇼 「한강변의 해프닝 1」. 모래 구덩이 속에서 머리만 내민 정찬승과 정강자에게 물세례를 퍼붓고 있다.

▲ 서울 국제현대음악제에서 「스톡하우젠 음악에 따른 퍼포먼스」를 실연하는 김구림, 1970년 발표, 설치, 대지 예술, 실험 영화, 회화, 입체, 퍼포먼스 등의 활동을 벌인 그는 한국의 1세대 전위 작가 가운데 한 사람이다.

▲ 1968년을 전후하여 해프닝을 비롯한 퍼포먼스 활동이 가장 활발하게 전개되었다. 사진은 1969년 명동 국립 극장에서 열린 제1회 서울 국제현대음악제에서 정찬승과 차명희가 백남준의 「콤포지션」을 실연하는 장면. 정찬승은 가장 활발하게 해프닝 활동을 벌인 작가였다.

▲ 대구 강정의 모래 사장에서 행위하는 이강소, 1977년. 지름 7미터의 원을 그린 뒤 그 안의 모래를 퍼올리며 술을 마시고 마지막에는 높이 쌓인 모래 무덤 위에서 남은 술을 마저 마셔 버렸다. 의도적인 행위와 일상적인 행위를 대비시킨 작업. 입고 있던 옷과 소지품을 한 줄로 늘어놓은 장면이 보인다.

▲ 평이한 어조로 신문 기사를 읽고 다 읽은 기사를 면도칼로 오려 내는 성능경. 행위의 동어 반복을 시도했던 그는 이렇게 해서 모아진 신문기사들을 커다란 아크릴 상자 속에 넣어 전시하기도 하였다. 그의 퍼포먼스는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신문을 읽는 행위 자체에 초점을 맞출 경우에는 개념적 의미를, 기사의 내용에 주목하면 사회적 의미를 띤다. 1976년 7월 3일 오후 5시 신문회관 회의실에서 발표.

▲ 결혼식 자체를 퍼포먼스화 시킨 장석원의 「혼인의 이벤트」, 1977년. 이건용이 주례를 선 이 퍼포먼스는 당시 장안의 화젯거리가 되었다. 70년대 중반 안국동 로터리에서 한국일보사로 가는 골목 모퉁이에 있던 서울 화랑은 이벤트가 자주 열렸던 곳이다. 신랑 신부가 입맞추는 모습을 보고 웃는 관객들의 표정이 재미있다.

▲ 김석환, 「환생」. 제의적 성격이 짙은 퍼포먼스로 토기 안에 든 생명수를 대지에 붓는 따위의 의식을 통해 삶의 정화를 꾀하는 내용이다.

 

posted by 황영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