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52 모닥불
백석시선집, 이동순 엮음
1998, 솔
시흥시대야도서관
EM015968
811.6
백541모
분단 이후 북쪽 고향에 남아 있던 이유로 한국 문학사에서 잊혀야 했던 백석의 시를 읽는 것은 또한 우리의 문학사를 온전하게 읽는 것에 다름 아니다. 백석 시의 특징으로 꼽히는 향토색 짙은 민속어는 단순한 북방 정서를 담은 풍물에 머물지 않는다. 겉으로는 향토성을 지닌 지방어의 모습을 하고 있으나 그 안에는 질박하고 정감 있는 우리의 일상과 민족혼을 담아내고 잇다. 백석의 시에서는 우리 주위에서 흔히 만날 수 잇는 뭇사람들과 오리, 망아지, 토끼를 비롯한 동물, 곤충 등 유난히 작고 가냘프고 여린 것, 외롭고 못난 사물과 소외된 가여운 생명들이 한데 어우러져 생명 공동체를 이룬다. 이 어울림은 식민 통치자들의 제국주의적 규범화와 규격화, 구별화의 강압에 반대하면서, 다듬어지지 않은 투박한 온갖 개성들의 다양한 목소리로 자연과의 화해 속에 이루는 우리 고유의 정서가 배어 잇는 삶의 따스함을 노래한다.
백석(白石, 1912~?)
본명 백기행(白夔行).
1912년 평안북도 정주에서 출생하여 오산고보를 졸업한 백석은 학창 시절부터 문학과 불교에 깊은 관심을 가졌다. 고향에서 문학 공부를 하던 1930년, 『조선일보』 작품 공모에 단편소설 「그 모(母)와 아들」이 당선되어 소설가로 문단에 데뷔했으나, 1935년에 「정주성」을 발표하면서 시인의 길로 들어섰으며, 1936년 첫시집 『사슴』을 200부 한정판으로 출간했다. 일제 말 창씨개명의 깅요와 강제 징용을 피해 만주로 가 그곳에서 해방을 맞았다. 해방 이후 고향으로 돌아와 정착, 주옥 같은 시를 썼으나 곧 이어진 조국의 분단은 그의 이름과 그의 시들을 우리 문학사에서 너무도 오랜 시간 어둠 속에 매몰시켰다. 짙은 향토적 서정성 속에 북방 정서와 함께 우리 민족의 유구한 정서를 가득 담고 있는 그의 시가 해금됨으로써, 한국 문학은 활발한 연구와 함께 그의 깊은 시세계를 체험하고 있다.
이번에 간행되는 『모닥불』은 1988년 해금을 전후로 시작된 백석 시에 대한 활발한 연구의 결과물로, 남과 북에 흩어져 있던 시편들을 발굴, 한자리에 총망랑한 명실공한 백석 시전집이다. 특히 백석 특유의 향토성 짙은 시어들에 대한 엮은이의 풀이와 해석은 시인 백석에 대한 엮은이의 오랜 애정과 연구의 산물로 백석 시읽기의 참조로서의 중요한 역할을 할 뿐 아니라 자료적 가치로서의 의도도 크다.
엮은이 이동순은
경북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동아일보』 신춘문예에서 시와 문학 평론이 당선되었으며
시집 『개밥풀』, 『물의 노래』,
『봄의 설법』, 『꿈에 오신 그대』 등이 있으며
저서로는 『민족시의 정신사』, 『백석시전집』(편저) 등이 잇다.
현재 영남대학교 국문과 교수이다.
도쿄의 아오야마(靑山)학원 시절의 백석(1931)
시인 김동명과 함께 영생고보 지육부(문예반)에서 교지 편집 중인 백석(1937년경)
939년 7월 『문장』지의 삽화로 화가 정현웅(鄭玄雄)이 스린 백석의 캐리커처
백석이 사랑했던 김자야(金子夜)
궁중무 「춘앵전」을 추고 있는 김자야(장발 화백이 그린 1930년대 엽서)
영생고보의 지육부와 미술부 지도 교사 시절 미술부원들과 교정에서(1937)
영생고보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모습(1937)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부분
친구 정현웅 화백이 북에서 그린 1957년경의 백석(46세)
차례
1935~1936
정주성(定州城) / 산지(山地) / 주막 / 비 / 나와 지렝이 / 여우난골족(族) / 통영(統營) / 흰 밥 / 고야(古夜) / 가즈랑집 / 고방 / 모닥불 / 오리 망아지 토끼 / 초동일(初冬日) / 하답(夏畓) / 적경(寂境) / 미명계(未明界) / 성외(城外) / 추일산조(秋日山朝) / 광원(曠原) / 청시(靑枾) / 산비 / 쓸쓸한 길 / 자류(柘榴) / 머루밤 / 여승(女僧) / 수라(修羅) / 노루 / 절간의 소 이야기 / 오금덩이라는 곳 / 가키사키(柿崎)의 바다 / 창의문외(彰義門外) / 정문촌(旌門村) / 여우난골 / 삼방
1936~1940
통영(統營) / 오리 / 연자간 / 황일(黃日) / 탕약(湯藥) / 이즈 고쿠슈 가도(伊豆國溱街道) / 창원도(昌原道) / 통영(統營) / 고성가도(固城街道) / 삼천포(三千浦) / 북관(北關) / 노루 / 고사(古寺) / 선우사(膳友辭) / 산곡(山谷) / 바다 / 단풍 / 추야일경(秋夜一景) / 산숙(山宿) / 향락(饗樂) 야반(夜半) / 백화(白樺) /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 석양 / 고향 / 절망 / 외갓집 / 개 / 내가 생각하는 것은 / 내가 이렇게 외면하고 / 삼호(三湖) / 물계리(物界里) / 대산동(大山洞) 남향(南鄕) / 야우소회(夜雨小懷) / 꼴두기 / 가무래기의 악(樂) / 멧새 소리 / 박각시 오는 저녁 / 넘언집 범 같은 노큰마니 / 동뇨부(童尿賦) / 함남 도안(咸南道安) / 구장로(球場路) / 북신(北新) / 팔원(八院) / 월림(月林)장 / 목구(木具)
1940~1960
북방(北方)에서 / 수박씨, 호박씨 / 안동(安東) / 허준(許俊) / 귀농(歸農) / 국수 / 흰 바람벽이 있어 / 촌에서 온 아이 / 조당(澡塘)에서 / 두보나 이백같이 / 『호박꽃 초롱』 서시 / 산 / 적막강산 / 칠월 백중 / 마을은 맨천 구신이 돼서 / 남신주의 유동 박시봉방(南新義州 柳洞 朴時逢方) / 이른 봄 / 공무여인숙 / 갓나물 / 동식당 / 축복 / 하늘 아래 첫 종축 기지에서 / 돈사의 불 / 전별 / 눈 / 탑이 서는 거리 / 돌아온 사람 / 손뼉을 침은 / 제3 인공 위성
『집게네 네 형제』
집게네 네 형제 / 쫓기달래 / 오징어와 한솥밥 / 귀머거리 너구리 / 산골 총각 / 어리석은 메기 / 가재미와 넙치 / 나무 동무 일곱 동무 / 말똥굴이 / 배꾼과 새 세 마리 / 준치 가시
해설 · 이동순/백석의 시는 우리에게 무엇인가
연보
모닥불
새끼오리도 헌신짝도 소똥도 갓신창도 개니빠디도 너울쪽도 짚검불도 가락닢도 머리카락도 헌겊 조
각도 막대꼬치도 기와장도 닭의 것도 개터럭도 타는 모닥불
재당도 초시도 문장(門長) 늙은이도 더부살이 아이도 새사위도 갓사둔도 나그네도 주인도 할아버지
도 손자도 붓장사도 땜쟁이도 큰개도 강아지도 모두 모닥불을 쪼인다
모닥불은 어려서 우리 할아버지가 어미아비 없는 서러운 아이로 불상하니도 몽둥발이가 된 슬픈 역
사가 있다.
---------------------------------------------------------------------------------갓신창 : 옛날의 소가죽으로 만든 신의 밑창.
개니빠디 : 개의 이빨.
박각시 오는 저녁
당콩밥에 가지 냉국의 저녁을 먹고 나서
바가지꽃 하이얀 지붕에 박각시 주락시 붕붕 날아오면
집은 안팎 문을 횅 하니 열젖기고
인간들은 모두 뒷등성으로 올라 멍석자리를 하고 바람을 쐬이는데
풀밭에는 어느새 하이얀 대림질감들이 한불 널리고
돌우래며 팟중이 산옆이 들썩하니 울어댄다
이리하여 하늘에 별이 잔콩 마당 같고
강낭밭에 이슬이 비 오듯 하는 밤이 된다
---------------------------------------------------------------------------------박각시 : 박각시나방.
주락시 : 주락시나방.
돌우래 : 도루래. 땅강아지.
팟중이 : 팥중이. 메뚜기의 한 가지.
비
아카시아들이 언제 흰 두레방석을 깔았나
어데서 물쿤 개비린내가 온다
---------------------------------------------------------------------------------두레방석 : 도래방석. 짚으로 엮어 짠 둥그스름한 방석.
청시(靑枾)
별 많은 밤
하늬바람이 불어서
푸른 감이 떨어진다 개가 즞는다
산비
산뽕잎에 빗방울이 친다
멧비들기가 닐ㄴ다
나무등걸에서 자벌기가 고개를 들었다 멧비들기 켠을 본다
---------------------------------------------------------------------------------자벌기 : 자벌레.
초동일(初冬日)
흙담벽에 별이 따사하니
아이들은 물코를 흘리며 무감자를 먹었다
돌덜구에 천상수(天上水)가 차게
복숭아남ㄱ에 시라리타래가 말러갔다
---------------------------------------------------------------------------------돌덜구 : 돌절구.
복숭아남ㄱ : 복숭아나무. 남ㄱ은 나무의 옛 표기.
시라리타래 : 시래기를 길게 엮은 타래.
황일(黃日)
한 십리 더 가면 절간이 있을 듯한 마을이다 낮 기울은 볕이 장글장글하니 따사하다 흙은 젖이 커서
살같이 깨서 아지랑이 낀 속이 안타까운가보다 뒤울안에 복사꽃 핀 집엔 아무도 없나보다 뷔인 집
에 꿩이 날어와 다니나보다 울밖 늙은 들매남ㄱ에 튀튀새 한불 앉었다 흰구름 따러가며 딱장벌레
잡다가 연두빛 잎새가 좋아 올라왔나보다 밭머리에도 복사꽃 피었다 새악시도 피였다 새악시 복
사꽃이다 복사꽃 새악시다 어데서 송아지 매--- 하고 운다 골갯논드렁에서 미나리 밟고 서서 운
다 복사나무 아래 가 흙작난하며 놀지 왜 우노 자개밭둑에 엄지 어데 안 가고 누었다 아릇동리선
가 말 웃은 소리 무서운가 아릇동리 망아지 네 소리 무서울라 담모도리 바윗잔등에 다람쥐 해바라
기하다 조은다 토끼잠 한잠 자고 나서 세수한다 흰구름 건넌산으로 가는 길에 복사꽃 바라노라 섰
다 다람쥐 건넌산 보고 부르는 푸념이 간지럽다
저기는 그늘 그늘 여기는 챙챙---
저기는 그늘 그늘 여기는 챙챙---
---------------------------------------------------------------------------------담모도리 : 담 모서리.
연자간
달빛도 거지도 도적개도 모다 즐겁다
풍구재도 얼럭소도 쇠드랑볕도 모다 즐겁다
도적괭이 새끼락이 나고
살진 쪽제비 트는 기지개 길고
홰냥닭은 알을 낳고 소리치고
강아지는 겨를 먹고 오줌 싸고
개들은 게모이고 쌈지거리하고
놓여난 도야지 둥구재벼 오고
송아지 잘도 놀고
까치 보해 짖고
신영길 말이 울고 가고
장돌림 당나귀도 울고 가고
대들보 우에 베틀도 채일도 토리개도 모도들 편안하니
구석구석 후치도 보십도 소시랑도 모도들 편안하니
---------------------------------------------------------------------------------풍구재 : 풍구. 곡물에서 쭉정이, 겨, 먼지 등을 제거하는 농구.
쇠드랑볕 : 쇠스랑 볕. 창살로 들어온 햇빛.
새끼락 : 커지며 나오는 손톱. 발톱.
홰냥닭 : 홰에 올라앉은 닭.
쌈지거리 : 짐짓 싸우는 시늉을 하면서 흥겨워하는 것.
보해 짖고 : 줄곧 짖어대고.
채일 : 차일(遮日)
토리개 : 목화의 씨를 빼는 기구.
후치 : 홀칭이. 극쟁이. 쟁기와 비슷하나 보습 끝이 무디고 술이 곧게 내려감. 쟁기로 갈아놓은 논밭에 골을 타거나 흙이 얕은 논밭을 가는 데 씀.
보십 : 보습. 쟁기나 극쟁이의 솥.
바다
바닷가에 왔드니
바다와 같이 당신이 생각만 나는구려
바다와 같이 당신을 사랑하고만 싶구려
구붓하고 모래톱을 오르면
당신이 앞선 것만 같구려
당신이 뒤선 것만 같구려
그리고 지중지중 물가를 거닐면
당신이 이야기를 하는 것만 같구려
당신이 이야기를 끊은 것만 같구려
바닷가는
개지꽃이 개지 아니 나오고
고기비눌에 하이얀 햇볕만 쇠리쇠리하야
어쩐지 쓸쓸만 하구려 섧기만 하구려
---------------------------------------------------------------------------------지중지중 : 지정지정. 곧장 나아가지 않고 천천히 걸으면서 생각에 잠기는 모습을 나타내는 의태어.
쇠리쇠리하야 : 눈이 부셔. 눈이 시려.
깨웃듬이 : 돌출되어 기우뚱히 살짝 모습을 보이는 모양.
대산동(大山洞)
--- 물닭의 소리 3
비얘고지 비얘고지는
제비야 네 말이다
저 건너 노루섬에 노루 없드란 말이지
신미도 삼각산엔 가무래기만 나드란 말이지
비얘고지 비얘고지는
제비야 네 말이다
푸른 바다 흰 하늘이 좋기도 좋단 말이지
해밝은 모래장변에 돌비 하나 섰단 말이지
비얘고지 비얘고지는
제비야 네 말이다
눈빨갱이 갈매기 빨갱이 갈매기 가란 말이지
승냥이처럼 우는 갈매기
무서워 가란 말이지
---------------------------------------------------------------------------------가무래기 : 새까맣고 둥그란 조개.
넘언집 범 같은 노큰마니
황토 마루 수무남ㄱ에 얼럭궁 덜럭궁 색동헌겊 뜯개 조박 뵈짜배기 걸리고 오쟁이 끼애리 달리고 소
삼은 엄신 같은 딥세기도 열린 국수당고개를 몇 번이고 튀튀 춤을 뱉고 넘어가면 골안에 아늑히
묵은 영동이 무겁기도 할 집이 한채 안기었는데
집에는 언제나 센개 같은 게사니가 벽작궁 고아내고 말 같은 개들이 떠들석 짖어대고 그리고 소거름
내음새 구수한 속에 엇송아지 히물쩍 너들씨는데
집에는 아배에 삼춘에 오마니에 오마니가 있어서 젖먹이를 마을 청눙 그늘 밑에 삿갓을 씌워 한종일
애 뉘어두고 김을 매러 다녔고 아이들이 큰 마누래에 작은 마누래에 제구실을 할 때면 종아지물본
도 모르고 행길에 아이 송장이 거적뙈기에 말려나가면 속으로 얼마나 부러워하였고 그리고 끼때
에는 부뚜막에 박아지를 아이덜 수대로 주룬히 늘어놓고 밥 한덩이 질게 한술 들여 트려서는 먹었
다는 소리를 언제나 두고두고 하는데
일가들이 모두 범같이 무서워하는 이 노큰마니는 구덕살이같이 욱실욱실하는 손자 증손자를 방구석
에 들매나무 회채리를 단으로 져다 두고 따리고 싸리갱이에 갓신창을 매여놓고 따리는데
내가 엄매등에 업혀가서 상사말같이 향약에 야기를 쓰면 한창 퓌는 함박꽃을 밑가지채 꺾어주고 종
대에 달린 제물배도 가지채 쪄주고 그리고 그 애끼는 게사니알도 두 손에 쥐어주곤 하는데
우리 엄매가 나를 가지는 때 이 노큰마니는 어늬 밤 크나큰 범이 한마리 우리 선산으로 들어오는 꿈
을 꾼 것을 우리 엄매가 서울서 시집을 온 것을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가 이 노큰마니의 당조카의
맏손자로 난 것을 대견하니 알뜰하니 기꺼히 여기는 것이었다
---------------------------------------------------------------------------------끼애리 : 짚꾸러미.
소삼은 : 엉성하게 짠.
엄신 : 엉성하게 만든 짚신. 또는 상제가 졸곡(卒哭)전에 신는 짚신.
센개 : 털빛이 흰 개.
게사니 : 거위.
벅작궁 : 법석대는 모양.
너들씨는데 : 한가히 왔다갔다하며 주위를 맴도는 것을 나타냄.
청눙 : 청랭(淸冷). 시원한 곳.
구덕살이 : 구더기.
싸리갱이 : 싸리나무의 마른 줄기.
상사말 : 야생마.
항약 : 악을 쓰며 대드는 것.
야기 : 어린아이들이 억지쓰고 떼쓰는 짓.
안동(安東)
이방(異邦) 거리는
비오듯 안개가 나리는 속에
안개 같은 비가 나리는 속에
이방 거리는
콩기름 쪼리는 내음새 속에
섭누에번디 삶는 내음새 속에
이방 거리는
도끼날 벼르는 돌물레 소리 속에
되광대 켜는 되양금 소리 속에
손톱을 시펄하니 기르고 기나긴 창꽈쯔를 즐즐 끌고 싶었다
만두(饅頭)꼬깔을 눌러쓰고 곰방대를 물고 가고 싶었다
이왕이면 향(香)내 높은 취향리(梨) 돌배 움퍽움퍽 씹으며 머리채 츠렁츠렁 발굽을 차는 꾸냥과 가
즈런히 쌍마차 몰아가고 싶었다
---------------------------------------------------------------------------------섭누에번디 : 벌레집에 잇는 누에의 번데기.
돌물레 : 칼, 도끼, 가위 등의 무뎌진 날을 벼리는 회전숫돌.
창꽈쯔 : 長掛子. 중국식의 긴 저고리.
꾸냥 : 고랑(姑娘). 중국 처녀.
목구(木具)
오대(五代)나 나린다는 크나큰 집 다 찌그러진 들지고방 어득시근한 구석에서 쌀독과 말쿠지와 숫
돌과 신뚝과 그리고 옛적과 또 열두 데석님과 친하니 살으면서
한 해에 몇번 매연지난 먼 조상들의 최방등 제사에는 컴컴한 고방 구석을 나와서 대멀머리에 외얏맹
건을 지르터 맨 늙은 제관의 손에 정갈히 몸을 씻고 교의 우에 모신 신주 앞에 환한 촛불 밑에 피
나무 소담한 제상 위에 떡 보탕 식혜 산적 나물지짐 반봉 과일들을 공손하니 받들고 먼 후손들의
공경스러운 절과 잔을 굽어보고 또 애끊는 통곡과 축을 귀애하고 그리고 합문 뒤에는 흠향 오는
구신들과 호호히 접하는 것
구신과 사람과 넋과 목숨과 있는 것과 없는 것과 한줌 흙과 한점 살과 먼 옛조상과 먼 훗자손의 거룩
한 아득한 슬픔을 담는 것
내 손자의 손자와 손자와 나와 할아버지와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와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와…… 수원 백씨(水原白氏) 정주 백촌(定州白村)의 힘세고 꿋꿋하나 어질고 정 많은 호랑이 같은
곰 같은 소 같은 피의 비 같은 밤 같은 달 같은 슬픔을 담는 것 아 슬픔을 담는 것
---------------------------------------------------------------------------------들지고방 : 들문만 나 있는 고방. 즉 가을걷이나 세간 따위를 넣어두는 광.
말쿠지 : 벽에 옷 따위를 걸기 위해 박아놓은 큰 나무못.
데석님 : 제석신(帝釋神). 무당이 받는 가신제(家神祭)의 대상인 열두신. 한 집안사람들의 수명, 곡물, 의류, 화복 등에 관한 일을 맡아본다 함.
최방등 제사 : 정주 지방의 전통적인 제사풍속인 차방등 제사로 5대째부터는 차손(次孫)이 지내는 특이한 제사.
대멀머리 : 아무것도 쓰지 않은 맨머리.
외얏맹건 : 오얏망건. 망건을 잘 눌러 쓴 폼이 오얏꽃같이 단정하게 보이는 데서 온 말.
교의 : 제사 때 신의를 모시는 의자.
보탕 : 몸을 보(補)한다는 탕국.
반봉 : 제물에 쓰는 생선 종류의 통칭.
합문(閤門) : 제사 때에 유식(侑食)하는 차례에서 문을 닫거나 병풍으로 가리어 막는 일.
흠향(歆饗) : 제사 때에 신명(神明)이 제물을 받아서 먹는 것.
수박씨, 호박씨
어진 사람이 많은 나라에 와서
어진 사람의 짓을 어진 사람의 마음을 배워서
수박씨 닦은 것을 호박씨 닦은 것을 입으로 앞니빨로 밝는다
수박씨 호박씨를 입에 넣는 마음은
참으로 철없고 어리석고 게으른 마음이나
이것은 또 참으로 밝고 그윽하고 깊고 무거운 마음이라
이 마음 안에 아득하니 오랜 세월이 아득하니 오랜 지혜가 또 아득하니 오랜 인정이 깃들인 것이다
태산(泰山)의 구름도 황하(黃河)의 물도 옛님군의 땅과 나무의 덕도 이 마음 안에 아득하니 뵈이는
것이다
이 적고 가부엽고 갤족한 희고 까만 씨가
조용하니 또 도고하니 손에서 입으로 입에서 손으로 오르나리는 때
벌에 우는 새소리도 듣고 싶고 거문고도 한 곡조 뜯고 싶고 한 오천 말 남기고 함곡관(函谷關)도 넘
어가고 싶고
기쁨이 마음에 뜨는 때는 희고 까만 씨를 앞니로 까서 잔나비가 되고
근심이 마음에 앉는 때는 희고 까만 씨를 혀끝에 물어 까막까치가 되고
어진 사람이 많은 나라에서는
오두미(五斗米)를 버리고 버드나무 아래로 돌아온 사람도
그 옆차개에 수박씨 닦은 것은 호박씨 닦은 것은 있었을 것이다
나물 먹고 물 마시고 팔벼개하고 누었든 사람도
그 머리맡에 수박씨 닦은 것은 호박씨 닦은 것은 있었을 것이다
---------------------------------------------------------------------------------닦은 : 덖은. 씨앗 따위를 불에서 볶아낸. 중국의 연길 지역에서 거주하는 조선족들은 지금도 이 말을 쓰고 있다.
밝는다 : '바르다'의 방언.
도고하니 : 짐짓 의젓하니.
함곡관 : 요동반도에서 북경으로 가는 길목. 교통의 요지.
오두미 : 오두미도(五斗米道). 중국 민간 종교의 하나. 후한말에 노자로부터 부수주법(符水呪法)을 받았다고 하는 장릉(張陵)에 의하여 사천 지방에서 시작된 요병(療病)을 중심으로 하는 교법. 요병이 보수로 쌀 다섯 말을 거둔 데서 이렇게 일컬었음. 천사도(天師道).
옆차개 : 호주머니.
적막강산
오이밭에 벌배채 통이 지는 때는
산에 오면 산 소리
벌로 오면 벌 소리
산에 오면
큰솔밭에 뻐꾸기 소리
잔솔밭에 덜거기 소리
벌로 오면
논두렁에 물닭의 소리
갈밭에 갈새 소리
산으로 오면 산이 들썩 산 소리 속에 나 홀로
벌로 오면 벌이 들썩 벌 소리 속에 나 홀로
정주(定州) 동림(東林) 구십여 리 긴긴 하로 길에
산에 오면 산 소리 벌에 오면 벌 소리
적막강산에 나는 있노라
---------------------------------------------------------------------------------벌배채 : 들의 배추.
오리 망아지 토끼
오리치를 놓으려 아배는 논으로 나려간 지 오래다
오리는 동비탈에 그림자를 떨어트리며 날어가고 나는 동말랭이에서 강아지처럼 아배를 부르며 울다
가
시악이 나서는 등뒤 개울물에 아배의 신짝과 버선목과 대님오리를 모다 던져버린다
장날 아침에 앞 행길로 엄지 따러 지나가는 망아지를 내라고 나는 조르면
아배는 행길을 향해서 크다란 소리로
--- 매지야 오나라
--- 매지야 오나라
새하려 가는 아배의 지게에 지워 나는 산으로 가며 토끼를 잡으리라고 생각한다
맞구멍난 토끼굴을 내가 막아서면 언제나 토끼새끼는 내 다리 아래로 달어났다
나는 서글퍼서 서글퍼서 울상을 한다
---------------------------------------------------------------------------------동말랭이 : 산꼭대기.
시악 : 공연히 심술을 내어 화를 냄.
새하려 : 땔나무를 장만하러.
오금덩이라는 곳
어스름저녁 국수당 돌각담의 수무나무가지에 녀귀의 탱을 걸고 나물매 갖추어놓고 비난수를 하는
젊은 새악시들
--- 잘 먹고 가라 서리서리 물러가라 네 소원 풀었으니 다시 침노 말아라
벌개늪녘에서 바리깨를 뚜드리는 쇳소리가 나면
누가 눈을 앓어서 부증이 나서 찰거머리를 부르는 것이다
마을에서는 피성한 눈슭에 저런 팔다리에 거마리를 붙인다
여우가 우는 밤이면
잠 없는 노친네들은 일어나 팥을 깔이며 방뇨를 한다
여우가 주둥이를 향하고 우는 집에서는 다음날 으례히 흉사가 있다는 것은 얼마나 무서운 말인가
---------------------------------------------------------------------------------녀귀 : 못된 돌림병에 죽은 사람의 귀신 즉 제사를 받지 못하는 귀신.
탱 : 탱화. 벽에 걸린 불화(佛畵).
나물매 : 나물과 밥.
비난수 : 귀신의 원혼을 달래주며 비는 말과 행위.
벌개늪 : 들판에 잇는 벌레가 많은 늪.
바리깨 : 주발 뚜껑.
동뇨부(童尿賦)
봄철날 한종일내 노곤하니 벌불 장난을 한 날 밤이면 으례히 싸개동당을 지나는데 잘망하니 누어 싸
는 오줌이 넙적다리를 흐르는 따근따근한 맛 자리에 펑하니 괴이는 척척한 맛
첫여름 일은 저녁을 해치우고 인간들이 모두 터앞에 나와서 물외포기에 당콩포기에 오줌을 주는 때
터앞에 밭마당에 샛길에 떠도는 오줌의 매캐한 재릿한 내음새
긴긴 겨울밤 인간들이 모두 한잠이 들은 재밤중에 나 혼자 일어나서 머리맡 쥐발 같은 새끼 요강에
한없이 누는 잘 매럽던 오줌의 스르릉 쪼로록 하는 소리
그리고 또 엄매의 말엔 내가 아직 굳은 밥을 모르던 때 살갗 퍼런 막내고무가 잘도 받어 세수를 하였
다는 내 오줌빛은 이슬같이 샛말갛기도 샛맑았다는 것이다
---------------------------------------------------------------------------------벌불 : 들불.
싸개동당 : 싸개동장. 오줌싸개의 왕 내지는 오줌을 기어코 싸는 장소. 즉, 방안에서 오줌 싸는 통과제의.
잘망하니 : 질박하게. 얕은 물이나 진창을 밟거나 치는 소리가 나는 모양.
북관(北關)
--- 함주시초(咸州詩抄) 1
명태 창남젓에 고추무거리에 막칼질한 무이를 비벼 익힌 것을
이 투박한 북관을 한없이 끼밀고 있노라면
쓸쓸하니 무릎은 꿇어진다
시큼한 배척한 퀴퀴한 이 내음새 속에
나는 가느슥히 여진(女眞)의 살내음새를 맡는다
얼근한 비릿한 구릿한 이 맛 속에선
까마득히 신라 백성의 향수도 맛본다
---------------------------------------------------------------------------------끼밀고 있노라면 : 어떤 물건을 끼고 앉아 얼굴 가까이 들이밀고 자세히 보며 느끼고 있노라면.
배척한 : 배척지근한. 양념을 친 무우 등이 덜 익어 비린내가 나는.
가느슥히 : 가느스름하게. 희미하게.
가키사키(柿崎)의 바다
저녁밥때 비가 들어서
바다엔 배와 사람이 흥성하다
참대창에 바다보다 푸른 고기가 께우며 섬돌에 곱조개가 붙는 집의 복도에서는 배창에 고기 떨어지
는 소리가 들렸다
이슥하니 물기에 누긋이 젖은 왕구새자리에서 저녁상을 받은 가슴앓는 사람은 참치회를 먹지 못하
고 눈물겨웠다
어득한 기슭의 행길에 얼굴이 해쓱한 처녀가 새벽 달같이
아 아즈내인데 병인(病人)은 미역 냄새 나는 덧문을 닫고 버러지같이 누었다
---------------------------------------------------------------------------------가키사키(柿崎) : 일본 이즈반도의 최남단에 있는 항구.
배창 : 배안의 바닥.
왕구새자리 : 왕골 자리.
아즈내 : 아지내. 초저녁.
삼천포(三千浦)
--- 남행시초 4
졸레졸레 도야지새끼들이 간다
귀밑이 재릿재릿하니 볕이 담복 따사로운 거리다
잿더미에 까치 오르고 아이 오르고 아지랑이 오르고
해바라기하기 좋을 볏곡간 마당에
볏짚같이 누우런 사람들이 둘러서서
어늬 눈 오신 날 눈을 치고 생긴 듯한 말다툼 소리도 누우려니
소는 기르매 지고 조은다
아 모도들 따사로히 가난하니
---------------------------------------------------------------------------------기르매 : 소의 등에 얹는 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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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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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2 7월 1일 평안북도 정주군 갈산면 익성동에서 부친 백시박(白時璞)과 모친 이봉우(李鳳宇)의
장남으로 태어남. 본명은 기행(夔行). 필명은 백석(白石, 白奭). 부친은 한국 사진계의 초기
인물로 『조선일보』의 사진반장을 지냈으나, 퇴임 후에는 귀향하여 정주에서 하숙을 침.
1918 오산소학교 입학.
1924 오산고보 입학. 동문들의 회고에 의하면 재학 시절 선배 시인인 김소월을 매우 선망했고, 문
학과 불교에 깊은 관심을 가졌다고 함.
1929 오산고보를 졸업하고 고향에서 문학 수업에 정진함.
1930 『조선일보』의 작품 공모에 단편소설 「그 모(母)와 아들」을 응모, 당선하여 소설가로 문단
에 데뷔. 조선일보사 후원 장학생 선발에 뽑혀 일본으로 유학. 도쿄의 아오야마(靑山)학원 영
어 사범과에 입학하여 영문학을 전공.
1934 아오야마학원 졸업. 귀국 후 조선일보사에 입사하면서 본격적인 서울 생활을 시작함. 출판부
일을 보면서 계열 잡지인 『여성(女性)』지의 편집을 맡음.
1935 8월 31일 시 「정주성(定州城)」을 『조선일보』에 발표하면서 이후 시 작품에 더욱 정진.
『조광(朝光)』지 편집부 일을 봄.
1936 1월 20일. 시집 『사슴』을 선광인쇄주식회사에서 200부 한정판으로 발간. 1월 29일,
서울 태서관(太西館)에서 출판기념회를 가짐. 출판기념회의 발기인으로 안석영, 함대훈, 홍
기문, 김규택, 이원조, 이갑섭, 문동표, 김해균, 신현중, 허준, 김기림이 참여함.
같은 해 4월에 조선일보사를 사직하고 함경남도 함흥 영생고보의 영어 교사로 옮겨감. 이때
의 생활 소감을 수필 「가재미, 나귀」(『동아일보』)로 발표함.
이 무렵, 함흥에 와 있던 조선 권번 출신의 기생 김진향을 만나 사랑에 빠짐. 이때 김진향에게
'자야(子夜)'라는 아호를 지어줌.
1938 교직원을 사임하고 서울로 돌아옴.
1939 조선일보에 재입사하여 『여성』지의 편집을 돌보다가 다시 사임함.
1940 만주의 신찡(新京, 지금의 長春)으로 옮겨가서 '신경시 동삼마로 시영주택 35번지'의 중국인
황씨 집에 거처를 정함. 만주국 국무원 경제부에서 6개월 가량 근무하다가 창씨개명 강요로
곧 사직하고, 북만주의 산간오지를 기행함.
평론 『슬픔과 진실』을 만선일보에 발표함. 함께 신경에 와 있던 시인 박팔양이 발간한 『여
수시초(麗水詩抄)』의 출판기념회에 발기인으로 참가함.
토마스 하디의 장편 소설 『테스』를 서울 조광사에서 번역 출간함. 이 책의 출판 관계로 서
울을 잠시 다녀감.
1941 생계 유지를 위해 측량 보조원, 측량 서기, 중국인 토지의 소작인 생활까지 하면서 고생함.
1942 만주의 안동에서 세관 업무에 종사함. 러시아 작가 바이코프의 작품 「밀림유정」 등을 번역
함.
1944 일제의 강제징용을 피하기 위해 산간 오지의 광산에 숨어서 일함.
1945 해방과 더불어 귀국, 신의주에서 잠시 거주하다 고향 정주로 돌아와 남의 집 과수원에서 일
함.
1946 고당 조만식 선생의 요청으로 평양으로 나와 고당 선생의 통역비서로 조선 민주당의 일을 돌
봄.
1947 시 「적막강산」이 그의 벗 허준에 의해 『신천지』에 발표됨. 분단 이후 그의 모든 분학적 성
과와 활동이 한국의 문학사에서 완전히 매몰됨.
1948 김일성대학에서 영어와 러시아어를 강의했다고 전해짐.
1949 숄로호프의 소설 『고요한 돈강』을 번역 출간.
1950 국군이 평안도를 수복했을 때 주민들이 그를 정주 군수로 추대했다고 전함.
1953 파블렌코의 『행복』을 번역 출간.
1954 러시아의 농민시인 이사코프스키의 시선집을 연변교육출판사에서 번역 출간.
1956 아동 문학에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동화 문학의 발전을 위하여」 등의 평론을 발표.
1957 동화 시집 『집게네 네 형제』 발간.
1958 시평 「사회주의적 도덕에 대한 단상」을 발표.
1959 시 「이른 봄」 등 7편을 『조선문학』에 발표.
1960 이해 12월 북한의 『조선문학』지에 시 「전별」 등 2편을 발표.
1961 12월에 그의 마지막 시작품 「돌아온 사람」 등 3편을 『조선문학』지에 발표함. 그 이후의
생사는 전혀 확인되지 않으며, 아마도 숙청된 것으로 짐작됨.
1963 이해에 사망했다는 설이 있음.
1987 첫 시집 『사슴』 이후에 발표된 시와 산문 94편을 정리한 『백석시선집』(이동순 엮음)이 서
울의 창작과비평사에서 발간됨. 이후 월북문인에 대한 해금조치가 단행됨. 그로부터 한국의
많은 독자들에게 그의 작품이 아낌과 사랑을 받음.
시집 『가즈랑집 할머니』(김학동 엮음)와 『백석전집』이 새문사에서 출간됨.
1988 김자야 여사의 회고록 「백석, 내 가슴속에 지워지지 않는 이름」이 『창작과비평』지에 발
표됨.
1990 시선집 『맷새소리』가 미래사에서 출간됨.
1994 『백석일대기 1 · 2』(송준 엮음)가 도서출판 지나에서 출간됨.
1995 『백석시전집』(송준 엮음)이 학영사에서 출간됨.
『내 사랑 백석』(김자야 지음)이 문학동네사에서 발간됨.
1996 『백석』(정효구 엮음)이 문학세계사에서 간행됨.
『여우난골족』(이동순 엮음)이 솔출판사에서 간행됨.
『백석』(고형진 엮음)이 도서출판 새미에서 출간됨.
1997 동화 시집 『집게네 네 형제』와 시집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가 도서출판 시와사회에
서 출간됨.
『백석전집』(김재용 엮음)이 실천문학사에서 출간됨. 창작과비평사 주간으로 '백석시문학
상'이 제정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