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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7. 25. 14:39 내가 읽은 책들/2018년도

2018-035 살수 2 - 고구려정벌

 

 

 

김진명 장편소설

2012, 알에이치코리아

 

대야도서관

SB080077

 

813.6

김7819살 v. 2  c. 3

 

『삼국지』보다 먼저 읽어야 할

고구려의 역사!

 

역사상 최대의 병력인 3백만 중국 침공군을 완전히 궤멸시킨 을지문덕.

그러나 우리는 을지문덕을 얼마나 알고 있나?

그는 언제, 어디에서 태어났으며 어떻게 살다가 언제 죽었는가?

불행하게도 우리나라에는 이런 걸 아는 사람이 없다.

아무도 없다.

2002년부터 시작된 동북공정 프로젝트에 의해 중국은 우리 민족의 역사에서

고구려를 완전히 들어내어 자신들의 역사로 잡아넣고 있다.

그런데도 이 시대의 전설적 작가들은 앞을 다투어 『삼국지』를 편역해내고,

사회에서도 『삼국지』를 읽지 않으면 이단아나 저능아 취급을 당하기 일쑤다.

이러고서야 어떻게 저들의 동북공정을 격파하겠는가?

2005년 여름, 동북공정의 한가운데서

『삼국지』를 읽을 것이냐, 을지문덕을 읽을 것이냐를

나는 묻고자 한다.

-저자 서문 중에서

 

"요임금을 이은 순임금은 즉위에 즈음하여 먼저 예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여겨, 동방의 군자국에 사신을 보내 인사를 올렸다."

피비린내 나는 전쟁은 수나라의 한 사관이 찾아낸 '상서'라는 문서에서 비롯된다. 중원을 통일하고 황위에 오른 양견은 자신이 천자임을 만천하에 알리기 위한 제례를 준비하던 중, 요순시대의 순임금이 즉위 후 동방의 군자국에 사신을 보내 예를 갖추었다는 기록을 발견하고는 진노한다. 『시경』의 한혁편(韓奕篇)과 동한시대 왕부(王符)가 지은 『잠부론(潛夫論)』에 따르면, ‘동방의 군자국’이란 바로 당시의 고구려였던 것이다.
일개 소국이면서도 수나라에 조공도 바치지 않는 고구려를 찾아가 예를 갖춘다는 것은 양견으로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인 바, 양견은 남아있는 기록들을 불태우는 것으로도 모자라 고구려와의 전쟁을 선포한다. 이에, 포악하나 어리석은 태자 양용은 황제의 뜻에 따라 고구려를 침하기 위해 30만 군사를 혹독하게 훈련시킨다.
한편, 첩자를 통해 전쟁이 일어날 것임을 알게 된 을지문덕은, 영양왕을 찾아가 묘책을 일러준 후, 수나라가 보낸 사신의 목을 단칼에 베어버림으로써 전쟁을 촉발한다.
예정대로라면 가을에 치러질 전쟁이었으나 고구려가 보여준 일련의 도발적인 행위들로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수나라의 양견은 이성을 잃은 나머지, 봄이 끝나가던 어느 날 고구려로 출정을 명한다.
그러나 사기충천한 수의 군사들은 예상하지 못했던 난관에 부딪혀 싸우기도 전에 죽어나가고, 이를 계기로 아버지 양견과 형 양용을 죽음으로 몰아 황제의 자리에 오른 양광은 이 모든 일의 배후에 을지문덕이 있음을 직감하는데…….

 

 

 

김진명

 

신인 작가 시절을 거치지 않고 단번에 밀리언셀러로 데뷔한, 진기한 기록의 작가다.

1993년, 북핵 위기 속에 집필한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가 450만 부 이상 판매되어 첫번째 작품으로 이미 대한민국 출판 역사상 보기 드문 초대형 작가가 되었다.

"김진명의 소설은 역사 그 자체다"라는 평을 들을 정도로, 당대의 첨예한 문제들을 치밀하게 파고들어 현실보다 더 짜릿한 가상현실을 구현한 후, 숨 막힐 정도의 재미를 안겨준다.

1957년 부산에서 태어났으며 작품으로는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외에 『가즈오의 나라』 『하늘이여 땅이여』 『한반도』 『코리아 닷컴』 『황태자비 납치사건』 『바이 코리아』『제3의 시나리오』 『도박사』 등이 있다.

 

|차례|

 

영양왕

동제의 분노

천시, 지리, 인화

적이 없는 전쟁

양견의 최후

가연

고구려 정벌

요하전투

요동성

평양성 싸움

별동대

살수

 

posted by 황영찬
2018. 7. 20. 17:14 내가 읽은 책들/2018년도

2018-034 윤내현 교수의 한국고대사

 

 

윤내현

1993, 삼광출판사

 

시흥시대야도서관

EM003256

 

911.02

윤193한

 

논란이 많은 한국고대사

 

무엇이 잘못되어 있으며 어떻게 고쳐져야 하는가? 한국고대사와 중국고대사 연구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 업적을 쌓은 윤내현 교수가 일반 독자들을 위하여 한국고대사를 알기 쉽게 서술하였다.

 

현실의 상황이 지난날의 역사에 의해서 규정되고, 현실의 모순과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기치관도 지난날의 역사에서 그 기본적인 것을 찾아야 하기 때문에, 한국고대사는 한민족 고대의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등을 이해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실문제를 해결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데 있어서 그 기초가 된다. 그러므로 한국고대사에 왜곡이나 오류가 있다면 한민족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계속해서 시행 착오를 범하게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고대사는 - 다른 시대사도 마찬가지지만 - 진실되고 공정한 것이어야 한다.

 

윤내현

 

단국대학교 문리대 사학과와 同대학원을 졸업하고 하버드대학교 대학원에서 연구했다. 하버드대학교 객원교수, 외무고등고시 시험위원, 국사교육심의위원 등을 역임했고 일석학술상을 받았다. 고대사 서술의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이에 항의, 국사교육심의위원직을 사퇴하였다. 그간 민족사 바로잡기 운동에 앞장서 왔으며, 현재 단국대학교 문리대 사학과 교수 겸 同대학교 중앙박물관장으로 있다. 문학박사 · 철학박사.

저서에는 『商王朝史의 硏究』『中國의 原始時代』『商周史』『韓國古代史新論』『商文明』『韓國古代의 國家와 社會』(共著) 『中國의 天下思想』(共著) 등이 있고, 한국고대사와 중국고대사 관계의 논문 수십 편이 있다.

 

차례

 

서문 - 독자들에게 -

 

제1장 原始時代

 

            제1절 무리사회

                     1. 무리사회의 성격

                     2. 무리사회의 자연환경

                     3. 한반도와 만주의 무리사회 유적

                     4. 무리사회의 문화

 

           제2절 부락사회

                     1. 부락사회의 성격

                     2. 자연환경의 변화와 농경의 개시

                     3. 한반도와 만주의 부락사회 출현

                     4. 부락사회의 문화

 

           제3절 부락연맹체사회

                     1. 부락연맹체사회의 성격

                     2. 부락연맹체사회의 역사적 의의

                     3. 한반도와 만주지역의 부락연맹체 사회 형성

                     4. 부락연맹체사회의 문화

 

제2장 古朝鮮時代

 

          제1절 古代國家의 출현

                   1. 民族史話의 이해

                   2. 古朝鮮의 건국

                   3. 古朝鮮의 영토

  

          제2절 古朝鮮의 정치

                   1. 古朝鮮의 통치조직

                   2. 古朝鮮에서 韓의 지위

 

        제3절 古朝鮮의 경제와 사회

                 1. 古朝鮮의 경제

                 2. 古朝鮮의 사회

 

        제4절 古朝鮮의 대외관계

                 1. 古朝鮮과 이민족의 관계

                 2. 箕子 · 衛滿朝鮮 · 漢四郡의 흥망

 

       제5절 古朝鮮의 문화

                1. 古朝鮮의 사상과 예술

                2. 古朝鮮의 금속기술

 

제3장 列國時代

 

      제1절 古朝鮮의 붕괴와 列國時代의 개시

               1. 古朝鮮의 붕괴

               2. 列國時代의 개시

 

     제2절 夫餘의 정치와 대외관계

              1. 夫餘의 정치

              2. 夫餘의 대외관계

 

     제3절 高句麗 초기의 정치와 세력확장

             1. 高句麗 초기의 정치

             2. 高句麗의 성장

 

     제4절 挹婁 · 東沃沮 · 東濊 · 崔氏樂浪國 · 帶方國 · 靺鞨

              1. 挹婁

              2. 東沃沮

              3. 東濊

              4. 崔氏樂浪國 · 帶方國 · 靺鞨

 

     제5절 韓의 정치와 사회변화

              1. 韓의 정치

              2. 韓사회의 변화

 

     제6절 百濟 초기의 정치와 세력확장

              1. 百濟 초기의 정치

              2. 百濟의 성장

 

     제7절 新羅 초기의 정치와 세력확장

              1. 新羅 초기의 정치

              2. 新羅의 성장

 

     제8절 加耶

              1. 加耶의 정치

              2. 加耶의 대외관계

 

     제9절 列國時代의 경제와 사회

              1. 列國時代의 경제

              2. 列國時代의 사회

 

     제10절 列國時代의 문화

              1. 列國時代의 사상과 학술

              2. 列國時代의 자연과학

 

     索引

 

고조선 초기의 채색질그릇 : 遼寧省 夏家店 下層文化 출토

帳下督 冬夀 : 안악 제3호 무덤의 문지기

안악 제3호 무덤의 남자 주인공 : 고구려 4세기 중엽

덕흥리 벽화고분 : 무덤 주인공인 鎭에게 보고하는 幽州의 13郡 太守 행렬도, 고구려 서기 408년. 이 그림은 고구려가 5세기 초에 중국의 동북부 燕郡, 范陽, 魚陽, 上谷, 廣寗, 代郡, 北平, 遼西, 昌黎, 遼東, 玄莵, 樂浪, 帶方 등지를 지배했음을 알게 한다.

금제관 장식 : 백제 무열왕릉 출토 - 충청남도 공주군 공주읍 송산리.(위 : 왕관, 우 : 왕비관)

무열왕릉 현실 내부

황남대총 출토, 신라 금제유물 : 경상북도 경주시. 위 : 금관, 아래 : 허리띠와 장식

황남대총 전경 : 신라 5세기 전반기, 1973~4년에 발굴되었음.

가야유물 : 경상북도 고령군 지산동 32호 무덤 출토(위 : 금관, 아래 : 투구와 갑옷)

고령군 지산동 32~35호 무덤 발굴전경

뾰족끝석기 : 평양시 상원군 흑우리 검은모루유적 출토

역포사람 복원상 : 평양시 역포구역 대현동 유적

승리산사람 복원상 : 평안남도 덕천시 승리산유적

만달사람 복원상 : 평양시 승호구역 만달리유적

홍수굴 제2사람의 머리뼈(왼쪽, 이융조 교수 제공), 홍수굴 제2사람 복원상(오른쪽) : 충청북도 청원군 노현면 가덕리 홍수굴유적(이융조 교수 제공)

부락사회의 움집 복원도 : 함경북도 선봉군 굴포리 서포항유적 3호집자리

타래무늬 질그릇 : 서포항유적 출토

새김무늬 질그릇 : 서포항유적 출토

조각품 : 서포항유적 출토

갈돌판과 갈돌봉 : 평안남도 온천군 운하리 궁산유적 출토

탄화된 곡물 : 황해도 봉산군 지탑리유적 출토

그물추 : 평양시 삼석구역 호남리 남경유적 출토

女神頭像 : 遼寧省 牛河梁유적 출토

곰배괭이 : 함경북도 무산군 무산읍 범의구석유적 출토

▲ 돼지용모양 옥장식 : 牛河梁유적 출토

옥기 : 牛河梁유적 출토

뼈피리 : 서포항유적 출토

청동칼 : 평안북도 용천군 신암리유적 출토

바늘과 바늘통 : 함경북도 선봉군 굴포리 서포항유적 출토

탄화된 곡물, 벼 · 조 · 수수 · 콩 · 기장 : 평양시 삼석구역 호남리 남경유적 출토

청동 별도끼 : 황해도 송림시 석탄리유적 출토

점뼈 : 무산읍 범의구석유적 청동기층 출토

청동토시 : 함경북도 북청군 토성리유적 출토

고인돌 : 황해도 은율군 관산리

비파형동검 : 遼寧省 旅大市 甘井子区 崗上墓 출토

나무후치 : 평안북도 염주군 주의리유적 출토

세형동검 : 황해도 재령군 고산리유적 출토

청동도끼 : 황해도 신계군 정봉리유적 출토

부조예군도장 : 평양시 정백동 1호묘 출토

구슬(玉) : 평양시 정백동 3호묘 출토

용무늬금띠고리 : 평양시 정백동 석암리 9호묘 출토

잔줄무늬청동거울 : 함경남도 함흥시 회상구역 이화동묘 출토

농경무늬청동기 : 충청남도 대전시 괴정동묘 출토

나팔모양청동기 : 충청남도 예산군 대흥면 동저리묘 출토

방패모양청동기 : 충청남도 아산군 신창면 남성리 출토

8수형방울 : 전라남도 화순군 도곡면 대곡리유적 출토

끌 · 괭이 · 도끼 거푸집 : 전라남도 영암군 출토

세형동검

붓대가 칠기로 된 붓 : 경상남도 의창군 다호리유적 출토

광개토왕릉비 : 吉林省 集安縣

 

 

 

 

 

 

 

posted by 황영찬
2018. 7. 20. 16:48 내가 읽은 책들/2018년도

2018-033 THAAD 싸드

 

 

 

김진명 장편소설

2014, 새움

 

장곡도서관

SK007745

 

813.7

김78ㅆ

 

THAAD

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

·

·

 

미국 · 중국 · 러시아 · 일본

저들은 왜 한반도에 싸드를 논하는가?

 

"대한민국은 자주 독립 국가다!"

 

김진명

 

첫 소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이후 발표하는 책마다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현실과 픽션을 넘나들며 시대의 첨예한 미스터리들을 통쾌하게 해결해주고, 일본ㆍ중국의 한반도 역사 왜곡을 치밀하게 지적하는 그의 작품에 일관되게 흐르는 것은 대한민국에 대한 사랑이다. 그의 소설들이 왜 하나같이 독자들의 열화와 같은 환호를 받는지, 그의 작품을 읽어본 이들은 알고 있다. 뚜렷한 문제의식을 지닌 작가, 김진명. 그의 작품으로는 우리나라 최고의 베스트셀러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비롯해, 철저한 고증으로 대한민국 국호 韓의 유래를 밝힌 『천년의 금서』, 일본의 한반도 침략이 어떤 역사논리로 이루어졌는가를 명확히 규명한 국보급 대작 『몽유도원』, 충격적인 명성황후 시해의 실체를 그린 『황태자비 납치사건』, 한국 현대사의 최대 미스터리 『1026』, 한국인을 지켜주는 보이지 않는 힘을 그린 밀리언셀러 『하늘이여 땅이여』, 인류를 구원할 마지막 지혜를 다룬 『최후의 경전』, 돈에 대한 인간의 욕망을 그려낸 『카지노』, 북한 지도자 죽음의 미스터리를 담아낸 문제작 『신의 죽음』, 삼성과 애플의 특허 전쟁을 예견한 『삼성 컨스피러시』 등이 있다. 현재 대하소설 『고구려』를 집필 중인 그는 미천왕편(전3권), 고국원왕편(전2권)을 발표했다.

 

 

차례

 

작가의 말

 

0 유령 보고서

1 구직난

2 김윤후 변호사

3 첫 번째 수임

 

태프트 리포트 01 채동욱

 

4 어머니와 아들

5 의외의 조언

6 미궁에 빠진 사건

 

태프트 리포트 02 안철수

 

7 달러의 위기

8 의심할 수 없는 사람들

9 라운트리

 

태프트 리포트 03 문재인

 

10 잭슨의 확신

11 경계선의 용의자

12 연환방어

13 리처드 김의 부인

14 1조 달러짜리 평택 딜

 

태프트 리포트 04 박원순

 

15 미국 정부를 향한 제안

16 베일 속의 인물

 

태프트 리포트 05 김문수

 

17 절묘한 가정

18 위험한 해답

 

태프트 리포트 06 윤상현

 

19 태프트

20 싸드

21 집단자위권

22 물증

23 수전이 남긴 말

24 절묘한 조합

25 남겨진 목소리

26 받으면 중국의 적, 안 받으면 미국의 적

27 뫼비우스의 띠

 

posted by 황영찬
2018. 7. 20. 16:26 내가 읽은 책들/2018년도

2018-032 살수 1 - 다가오는 전쟁

 

 

김진명 장편소설

2012, RHK

 

대야도서관

SB080076

 

813.6

김7819살  v. 1 c. 3

 

『삼국지』보다 먼저 읽어야 할

고구려의 역사!

 

역사상 최대의 병력인 3백만 중국 침공군을 완전히 궤멸시킨 을지문덕.

그러나 우리는 을지문덕을 얼마나 알고 있나?

그는 언제, 어디에서 태어났으며 어떻게 살다가 언제 죽었는가?

불행하게도 우리나라에는 이런 걸 아는 사람이 없다.

아무도 없다.

2002년부터 시작된 동북공정 프로젝트에 의해 중국은 우리 민족의 역사에서

고구려를 완전히 들어내어 자신들의 역사로 잡아넣고 있다.

그런데도 이 시대의 전설적 작가들은 앞을 다투어 『삼국지』를 편역해내고,

사회에서도 『삼국지』를 읽지 않으면 이단아나 저능아 취급을 당하기 일쑤다.

이러고서야 어떻게 저들의 동북공정을 격파하겠는가?

2005년 여름, 동북공정의 한가운데서

『삼국지』를 읽을 것이냐, 을지문덕을 읽을 것이냐를

나는 묻고자 한다.

-저자 서문 중에서

 

"요임금을 이은 순임금은 즉위에 즈음하여 먼저 예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여겨, 동방의 군자국에 사신을 보내 인사를 올렸다."

피비린내 나는 전쟁은 수나라의 한 사관이 찾아낸 '상서'라는 문서에서 비롯된다. 중원을 통일하고 황위에 오른 양견은 자신이 천자임을 만천하에 알리기 위한 제례를 준비하던 중, 요순시대의 순임금이 즉위 후 동방의 군자국에 사신을 보내 예를 갖추었다는 기록을 발견하고는 진노한다. 『시경』의 한혁편(韓奕篇)과 동한시대 왕부(王符)가 지은 『잠부론(潛夫論)』에 따르면, ‘동방의 군자국’이란 바로 당시의 고구려였던 것이다.
일개 소국이면서도 수나라에 조공도 바치지 않는 고구려를 찾아가 예를 갖춘다는 것은 양견으로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인 바, 양견은 남아있는 기록들을 불태우는 것으로도 모자라 고구려와의 전쟁을 선포한다. 이에, 포악하나 어리석은 태자 양용은 황제의 뜻에 따라 고구려를 침하기 위해 30만 군사를 혹독하게 훈련시킨다.
한편, 첩자를 통해 전쟁이 일어날 것임을 알게 된 을지문덕은, 영양왕을 찾아가 묘책을 일러준 후, 수나라가 보낸 사신의 목을 단칼에 베어버림으로써 전쟁을 촉발한다.
예정대로라면 가을에 치러질 전쟁이었으나 고구려가 보여준 일련의 도발적인 행위들로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수나라의 양견은 이성을 잃은 나머지, 봄이 끝나가던 어느 날 고구려로 출정을 명한다.
그러나 사기충천한 수의 군사들은 예상하지 못했던 난관에 부딪혀 싸우기도 전에 죽어나가고, 이를 계기로 아버지 양견과 형 양용을 죽음으로 몰아 황제의 자리에 오른 양광은 이 모든 일의 배후에 을지문덕이 있음을 직감하는데…….

 

 

김진명

 

신인 작가 시절을 거치지 않고 단번에 밀리언셀러로 데뷔한, 진기한 기록의 작가다.

1993년, 북핵 위기 속에 집필한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가 450만 부 이상 판매되어 첫번째 작품으로 이미 대한민국 출판 역사상 보기 드문 초대형 작가가 되었다.

"김진명의 소설은 역사 그 자체다"라는 평을 들을 정도로, 당대의 첨예한 문제들을 치밀하게 파고들어 현실보다 더 짜릿한 가상현실을 구현한 후, 숨 막힐 정도의 재미를 안겨준다.

1957년 부산에서 태어났으며 작품으로는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외에 『가즈오의 나라』 『하늘이여 땅이여』 『한반도』 『코리아 닷컴』 『황태자비 납치사건』 『바이 코리아』『제3의 시나리오』 『도박사』 등이 있다.

 

|차례|

 

미친 청년 양광

대동강의 향연

백산말갈

두 영웅

새로이 뜨는 별

남진의 멸망

무술대회

무녀의 딸

역사의 뒤안길

움직이는 수

다가오는 전쟁

문덕의 입조(立朝)

사신 소적기

 

 

 

posted by 황영찬
2018. 6. 19. 16:42 내가 읽은 책들/2018년도

2018-030 다시쓰는 택리지 ② 전라 · 경상편

 

 

 

신정일 지음

2004, 휴머니스트

 

시흥시대야도서관

EM037823

 

981.1

신746택  2

 

신정일의 글은 발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그는 자기의 발이 도달한 산천 도처에서 금강의 여러 구비에서 울고 웃는다.

-김지하(시인 · 사상가)

 

신정일의 『다시쓰는 택리지』는 사람들에 대한 무한한 애정으로 이 땅 구석구석을 누구보다도 많이 걸었던 그의 발이 쓴 국토교과서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덕일(역사가 ·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장)

 

신정일은 무당처럼 답사를 한다. 혼이 실리고 신명이 나는 답사…이렇게 신명나는 답사의 궤적을 따라가 볼 수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행운이다.

-이정민(서울대 지리학과 교수)

 

신정일

 

문화사학자이자 답사가인 그는 1985년 황토현문화연구소를 발족하여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출발점이라 평가받고 있는 동학과 동학농민혁명, 그리고 묻혀 있는 지역문화를 발굴하고 재조명하는데 힘쓰고 있다. 1989년부터 문화유산답사 프로그램을 만들어 현재까지 진행하고 있으면서, 한국의 10대 강 도보 답사를 기획하여 금강. 섬진강. 한강. 낙동강. 영산강까지 답사를 끝냈고, 대동강. 압록강. 두만강 등 북한의강을 답사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저서로 『동학의 산, 그 산들을 가다』 『지워진 이름 정여립』『나를 찾아가는 하루 산행 1, 2』『금강 401km』『섬진강 따라 걷기』『한국사, 그 변혁을 꿈꾼 사람들』『신정일의 한강역사문화탐사』『신정일의 낙동강역사문화탐사』 등이 있다.

 

"내가 한발 한발 걸으며 지나온 산과 강, 그 길을 걸으며 내가 발견했던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나였고 처연하도록 아름다운 우리의 국토였으며, 그 국토를 몸서리치도록 사랑하고 잇다는 사실이었다."

-머리말 중에서



차례

 

머리

 

전라도(全羅道)


 

1. 첩첩산중의 대명사 무진장지역

인걸은 땅은 영기로 태어나는 것

산은 높고 그 물줄기는 길고

강낭콩보다 푸른 절개

상수리와 밤을 저장하던 무주

사돈의 팔촌에 정승 하나 없다

 

2. 후백제의 도읍지 온고을

온전한 땅 전주

전주를 굽어보는 남고산성

후백제의 도읍지 완산

남국의 인재가 몰려 있는 전주

세상에 오는 것은 돌아감을 뜻함이니

 

3. 금강의 하류 군산

오성산에서 금강을 바라보며

「탁류」의 작가 채만식

쌀의 집산지 군산

마한의 옛 땅이었던 익산시

동양 최대의 절터 미륵사

화암사 가는 길

구릿골, 그 유토피아의 땅

 

4. 고부고을에 얽힌 사연

내장산과 <정읍사>의 고장

동학의 땅 정읍

나라 안에서 가장 살 만한 땅

선운산이 있는 고장

모양성에는 여름 햇살만 남아

하늘에 제사 지내던 도선리 고인돌

3천여 명의 스님이 머물렀다는 선운사

법성포항에 있는 영광 굴비

 

5. 수진이 날진이가 쉬여 넘는 고개

해동청 보라매가 쉬여 넘는 고개

갈애바위의 전설

고을의 판세가 한양과 흡사하다

집강소를 설치하지 못했던 나주

작은 서울이었던 나주

 

6. 영산강유역의 고을들

영산강은 어디로 흘러가는가

사공의 뱃노래 가물거리면

나비축제와 함평 고구마

달은 청천에서 뜨지 않고

중국으로 가던 뱃길

섬진강의 발원지는 어디인가?

덕택산 방면에 어린 용이 보이다

 

7. 살제 남원, 죽어 임실

여러 산이 줄지어 있고 물 한줄기 둘러 흐른다

신포 개장국과 의견제

『산경표』를 지은 신경준의 고향

교룡산 자락에 펼쳐진 남원

남접이 시작된 선국사

운봉고원이 있는 곳

섬진강 물 맑은 유곡나루에

지리산녀가 사는 구례

화엄사의 각황전

모든 산의 으뜸인 지리산

남한의 3대 길지 운조루

 

8. 무등산을 바라보다

대나무가 많은 담양

광주 그 영원한 도시

풍속이 화순한 고을

백성은 순박하고 일은 간략하고

보성과 벌교 그리고 태백산맥

 

9. 산과 물이 기이한 순천

산과 물이 기이하고

금둔산과 낙안읍성

향일암과 한려수도

여수에 있는 진남관

땅이 남쪽 바다에 닿았다

 

10. 다도해 주변의 고을

장보고와 청해진

보길도 그 아름다운 곳

남쪽나라 따뜻하여 겨울에도 눈이 없고

불교 남방전래설은 설화로 남아 있고

진도 그 유배의 땅

벽파진에 다리가 놓이고

 

11. 낙원의 섬 이어도

삼다의 섬 제주도

제주도에 한라산이 있다

 

경상도(慶尙道)


1. 조령과 죽령의 남쪽에 있는 고을

황부자의 전설이 서린 황지

경상좌도와 경상우도

잊혀진 역사 가야

산과 물이 빼어난 경주

천년사직 신라가 저물어 가고

토착세력이 정계 진출이 이어지고

 


2. 예의범절이 두터운 고장

네 지역으로 갈라선 예안

퇴계 이황과 도산서원

민족시인 이육사

연화부수형의 하회마을

유성룡

왕건과 견훤의 싸움터였던 안동

모든 나무의 으뜸인 춘양목

조지훈의 고향 영양

 

3. 의성에서 만나는 일연스님

산수유꽃 노랗게 흐느끼는 의성

일연스님이 입적한 인각사

내가 오늘 갈 것이다

박인로의 고향 영천

동해의 끝 울릉도

미인과 바람과 향나무가 많다

맛있는 영덕 대게

평민 의병장 신돌석이 꿈을 키운 곳

남사고가 태어난 수곡리

 

4. 양동 민속마을

양동마을과 옥산서원

내 말을 놓네

도학을 창시한 최제우가 태어난 곳

처용설화가 서려 있는 울산

영남대로는 웬 길인가

가산에 쌓은 가산산성

한국전쟁 당시의 싸움터

경상감사가 있던 곳

 

5.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밀양아리랑>의 고장

경상도에서 이름난 고장 밀양

사명대사가 태어난 고자리

도동서원 앞을 낙동강이 흐르고

가야의 땅 창녕

통도사가 있는 양산

부산에 동래가 있다

대마도 정벌

 

6. 나라 안에서 두 번째 큰 도시 부산

임진왜란이 일어나다

동래온천과 금정산성

부산의 어제와 오늘

 

7. 새재 아래 고을들

문경새재는 웬 고갠고

이필제의 난

사벌국이었던 상주

낙동강 변에서 제일 큰 낙동나루

물맛이 좋아 예천이다

윤장대가 있는 용문사

임을 여읜 슬픔이 이다지도 깊으랴

 

8. 영남은 조선 인재의 곳간

조선 인재의 보고 선산

산천은 의구하고 인걸은 간 데 없고

추풍령 고개 너머 김천

부족국가 가야국

매화산에 매화꽃이 피어나고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로다

 

9. 땅은 기름지고 기후는 따뜻한 성주

인물이 많은 성주

남명의 제자 정인홍

8도 유생들로부터 탄핵을 받다

 

10. 기질이 억세고 싸움하기를 좋아하고

동계 정온의 옛집

거창 양민학살사건

남덕유산에서 남강물이 시작된다

남명 조식과 지리산

영남 제일의 경치 진주

최경회의 뒤를 이어 논개도 죽음을 맞고

육십령을 넘어 전라도로

 

11. 남강 변에 펼쳐진 고을

좌안동 우함양에 얽힌 내력

구형왕의 무덤

의령에서 태어난 곽재우

쌍계사로 가는 길

일곱 왕자가 칠불이 된 칠불암

토지의 무대 평사리

하동포구 80리 강은 다시 하동으로 흐르고

섬진강에 하동연가가 흐르다

 

12. 남해 금산에서 바다를 바라보다

남해 금산의 보리암

외로운 성이 바다에 임했고

거제도 포로수용소

마산의 옛 이름 합포

 

금강의 발원지

비단강이라는 이름이 붙은 금강의 발원지 뜬봉샘은 신들이 춤을 춘다는 뜻을 지닌 신무산 정상 부근에 있다.

나제통문

신라와 백제의 접경지역이었던 나제통문은 무주군 설천면과 무풍면 사이에 있다.

마이산

전북 도립공원에서 대한민국 명승으로 격상된 진안의 마이산. 두 귀의 모습이라 하여 마이산이라고 부른다.

덕지(덕진연못)

전북대학교 소유였던 덕진연못을 전북대학교 의대 건물과 맞바꾸어 지금은 전주시민공원이 되었다. 전봉준 · 김개남 · 손화중의 기념물과 신석정을 비롯한 여러 시인들의 시비가 서 있다.

남고산성

후백제를 창건한 견훤이 쌓았다고 전해지는 산성으로, 산성 안에 남고사와 천경대 · 만경대 · 억경대 등의 대가 있다.

풍남문

호남제일문이라고도 부르는 풍남문은 전주부성의 남문으로 성 밖에는 남문시장이 형성되어 있었다. 1894년에는 동학농민군이 남문을 열고 나가 완산칠봉에 진을 치고 있던 홍계훈의 관군과 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옥구향교 자천대

최치원이 이곳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시름을 달랬다는데, 지금은 자천대에서 바다를 바라볼 수 없다.

미륵사지 석탑

무왕과 선화공주가 세웠다는 미륵사는 동양 최대의 절이라는 평가가 무색하게 폐사가 되었다. 미륵사지 석탑은 지금 해체 수리 중이다.

익산 동고도리 석불

동고도리에 두 석불이 있다. 옥룡천을 사이에 두고 200미터쯤 떨어져 있는 이 석불은 평소에는 만나지 못하다가 섣달 해일(亥日) 자시(子時)에 옥룡천이 얼어붙으면 서로 만나 회포를 풀다 닭이 울면 각자의 자리로 돌아간다는 전설을 안고 있다.

화암사

나라 안에서 가장 깊고 그윽한 절로 꼽히는 화암사는 전라북도 완주군 경천면에 있다.

벽골제

고부의 눌제, 익산의 황등제와 함께 호남평야의 3대 저수지였던 벽골제는 사적 제111호로 지정되어 있다.

구릿골

광제국이라고 씌어진 좌측의 두 평 남짓한 방에서 증산 강일순이 9년 간에 걸쳐 천지공사를 펼치다가 1909년에 세상을 떠났다.

전봉준의 모습

초상화 속의 전봉준은 무엇을 바라보고 있는 것일까?

만석보

태인천과 정읍천이 만나는 동진강 변에 세워진 만석보유지비. 조병갑은 백성을 동원하여 이 저수지를 만들고 임금을 주지 않았으며, 물세를 과도하게 받아 착복하였다. 이에 분개한 농민들이 일어나면서 동학농민혁명이 시작되었다.

고부의 군자정

역대 고부군수들이 풍류를 즐겼던 군자정에는 수많은 비석이 있으니 온전한 것은 별로 없다. 영원히 잊지 못할 만큼 선정을 베푼 관리들이 과연 있기나 했을까?

위도 띠뱃굿(띠뱃놀이)

2003년 방사능폐기장 문제로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부안의 위도 대리마을은 띠뱃굿으로 나라 안에서 이름이 높다. 정월 초사흘부터 보름까지 풍어를 부르고 마을의 액운과 질병을 막기 위해 벌이는 굿이다.

고창읍성

원형이 가장 잘 보존된 조선시대의 자연석 성곽으로 여자들이 쌓았다는 전설이 있으며, 모양성이라고도 부른다.

신재효 고택

고창 고인돌

고창읍 도산리의 민가 디뜰 장독대 옆에 있는 북방식 고인돌들은 유네스코가 정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선운산의 진흥굴

불교에 심취한 신라의 진흥왕이 왕비와 공주를 데리고 선운산의 자연석굴인 이 굴에 와서 수도를 했다는 전설이 서려 있다.

갈애바위

옛 이름이 갈재인 호남터널을 지나 장성 땅에 접어들면 왼쪽으로 작은 산 하나가 보이고 그 정상에 갈애바위가 있다.

필암서원

하서 김인후를 모신 필암서원

나주 정수루

나주목사 내아(內衙) 가는 길에 자리 잡은 정수루는 역사의 현장을 바라본 채 그저 침묵하고 있을 뿐이다.

나주향교 대성전

나주향교 대성전은 서울문묘 · 장수향교 · 강릉향교와 함께 건축물이 장중한 편에 속하며 보물 제394호로 지정되어 있다. 100여 년 전 나주의 모습이다.

동학토평비

동학농민혁명 당시 전라도 53개 군현 가운데 집강소가 설치되지 않았던 곳이 나주와 운봉이었다. 그 사실을 최익현이 글로 지어 세운 것이 나주 동학토평비이다.

나주 반남고분군

반남 박씨의 고향인 나주시 반남면의 자미산성 주변의 대아리 · 신촌리 · 덕산리에는 반남고분군이 밀집되어 있다.

옛날 영산포

무안 자산서원

기축옥사 당시 정여립과 친교를 맺었다는 이유로 죽임을 당한 곤재 정개청을 모신 서원이다.

목포

영산강물과 서해 바닷물이 합쳐지는 이곳의 형세가 마치 '길목쟁이'처럼 중요한 구실을 하여 목개라 부르다가 한자로 목포라고 하였다고 한다.

정약전 유배지

정약전의 유배지 사리에는 정약전이 유배생활을 했던 집이 복원되어 있다.

회사정

영암군 군서면 구림리에 있는 회사정. 1565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온 구림 대동계는 중국에서 들어온 향악과 계의 기능을 접붙여 만든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섬진강의 발원지 데미샘

진안군 백운면 신암리 봉황산 중턱에 있는 데미샘은 212킬로미터를 흘러 광양시 진월면 망덕포구에서 남해로 들어간다.

오수 의견비

고려 때 사람 최부의 『보한집』에 의견(義犬)에 대한 글이 실려 있다.

귀래정

순창읍 가남리에 있는 귀래정은 신숙주의 동생 신말주가 형의 변절에 실망한 뒤 내려와 지었다고 한다.

순창 말 명당

순창시 인계면 마훈리 대마마을 뒷산에 있는 조선 8명당이라고 알려진 명당 터이다. 이곳의 말형국은 용마등공형의 명당으로, 말이 움직이며 하늘로 오르는 형국이라고 한다.

광한루 월매집

선국사

남원시 산곡동의 교룡산 중턱에 이치한 선국사의 보제루. 동학을 창시한 최제우가 이 절에서 8개월을 머물렀으며, 김개남은 교룡산성에 집강소를 설치했었다.

황산대첩비

운봉읍 황산자락에 있는 황산대첩비

섬진강

"… 보라. 어디 몇몇 애비 없는 후레자식들이 퍼간다고 마를 강물인가를"이라고 김용택 시인이 노래한 섬진강에 댐이 들어서면서 섬이 된 운암의 입석리 부근이다.

요강바위

순창군 동계면 장구목에 있는 요강바위. 얼마나 큰지 열 마을 사람들이 저녁 내내 싸도 채우지 못할 정도이다.

화엄사 4사자 석탑

국보 제35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인간세상의 희노애락을 상징하는 네 마리 사자가 탑의 몸을 떠받치고 있다. 경주의 다보탑 · 정혜사지 13층석탑과 함께 이형석탑의 하나로 꼽힌다.

구례 운조루

남한의 3대 길지로 알려진 구례군 토지면 오미리의 운조루는 조선 영조 때 낙안부사를 지냈던 유이주(柳爾胄)가 지었다고 한다.

매천 황현을 모신 매천사

매천이 살았던 구례군 광의면 월곡리의 매천사. 조선의 마지막 선비 황현은 『매천야록』『오하기문』 등의 저술을 남겼으며, 조선이 일본에 합병되자 아편을 마시고 순절했다.

담양 소쇄원의 광풍각

소쇄원은 조광조의 제자 양산보가 만들었으며, 광풍각은 송나라 때 사람 황정견이 주돈이의 인물됨을 일러서 "가슴에 품은 뜻의 맑고 맑음이 마치 비갠 뒤 볕이 나며 부는 바람과 같고 맑은 날의 달빛과 같다"는 데서 따온 이름이다.

금성산성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 보존되어 있는 성이 담양의 금성산성일 것이다.

화순 대신리 고인돌

1990년대에야 사람들에게 알려진 화순 일대의 고인돌 중 대신리 고인돌들은 돌을 떼어낸 자국이 지금도 선명하다.

조광조 유허지의 비각

화순군 능주면에 있으며 송시열이 글을 썼다.

보성 차밭

보성의 봄은 유난히 푸르다. 푸른 물결 일렁이는 보리밭과 자운영 꽃밭 그리고 고랑마다 차를 따는 여인네들의 손가락도 바닷물처럼 푸르러 온통 푸르다.

소록도 납골당인 만령단

이곳에 모셔진 나환자 혼백의 수가 2003년 가을에 1만여 명을 넘어섰다. 후세에선 편히 잠드소서.

팔마비

고려 때 순천의 부사로 왔던 최석이 지방 사람들이 준 8마리의 말을 되돌려 준 것을 기념하여 세운 것으로, 정유재란 때 불에 탄 것을 1616년 『지붕유설』을 지은 이수광이 고쳐 세웠다.

송광사

조계산 자락에 있는 절로, 신라시대에 혜린대사가 길상사라는 이름으로 지었던 암자를 고려 때 보조국사 지눌이 크게 중창했다.

낙안읍성

나라 안의 다른 읍성과 달리 사람이 살고 있으며, 매년 음식축제가 열린다.

진남관

조선시대의 관아 건물 중 가장 컸던 곳으로 보이는 진남관은 전라좌수영 성의 중심 건물인 진해루가 있었던 곳으로, 정유재란 때 불에 타버리자 1599년 삼도통제사로 부임한 이시언이 새로 지은 객사이다.

다산초당 천일각

이곳에서 내려다보면 도암만 일대의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청해진

해상왕 장보고가 진을 치고 수병을 훈련시켜 해적을 무찔렀던 곳이다.

보길도

조선 중기의 정치가이자 문장가인 윤선도가 자리를 잡고 세월을 보낸 곳이다.

해남 녹우당

윤선도의 옛집. 해마다 가을이면 은행잎이 소낙비 쏟아지듯 우수수 떨어진다고 하여 녹우당이라고 이름 지었다. 집 뒤편에 비자나무숲(천연기념물 241호)이 있다.

미황사 부도

옛 통교사 자리에 자리 잡은 미황사의 부도밭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은은한 아름다움으로 사람들의 발길을 끈다.

땅끝

토말이라고 알려진 이곳이 우리 국토의 끝이다. "땅끝에 서서 더는 갈 곳 없는 땅 끝에 서서"라는 시 구절을 떠올리게 한다.

남도석성

사적 제127호로 지정된 남도석성은 고려 때 삼별초군이 쌓았다고 하나 그 이전부터 성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성 근처에는 쌍홍교와 단홍교 등 두 개의 돌다리가 있다.

한라산

제주도 한복판에 솟아 있는 한라산은 남한에서 제일 높고, 정상에는 백록담이라는 분화구가 있다.

관덕정

세종 30년에 제주목사 신숙청이 군사를 훈련시킬 목적으로 지었으나 주로 공사를 의논하고 잔치를 베풀었다, 보물 제322호로 지정되어 있다.

1900년대 초의 제주 해녀

돌 · 바람 · 해녀가 많은 제주에서 강인한 정신력으로 바다물질을 한 해녀들은 제주도의 오늘이 있게 한 원동력이다.

대왕암 일출

삼국통일의 위업을 달성한 문무왕은 죽어서도 용이 되어 왜구로부터 나라를 보호하고자 자신의 시신을 화장하여 동해 바다에 묻으라고 하였다.

경주 불국사

불국사는 돌로 쌓은 축대를 경계로 축대 위쪽은 부처의 나라인 불국토이고 아래쪽은 중생들이 사는 사바세계의 땅이다.

경주 감은사지

신라의 신문왕이 아버지 문무왕을 위하여 지은 절이다. 감은사지 3층석탑은 신라의 탑으로는 규모가 가장 크고 국보 제112호로 지정되어 있다.

경주 남산

경주 남산의 불상 중 가장 크고 조각이 우수한 불상이 상선암 마애석가여래 대불좌상일 것이다. 아득히 깔린 경주 일대를 바라보는 부처님은 무슨 생각에 잠겨 있을까?

경애왕릉

후백제의 견훤에 의해 죽임을 당한 신라 제55대 경애왕의 무덤이 남산 기슭에 있다.

퇴계 묘소

안동시 도산면 하계동에 있다. 가파른 돌계단을 한참 오르면 소나무숲 우거진 곳에 퇴계의 묘가 있고 멀리로 낙동강이 흐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도산서원

『택리지』에서 이중환이 가장 살 만한 곳으로 꼽았던 곳이 예안의 도산이다. 시냇가이면서도 고개가 멀지 않은 것이 그 이유였는데, 서원이 만들어진 것은 1570년이다.

부용대에서 바라본 하회마을

태백에서부터 비롯된 낙동강의 물줄기가 이 마을에 이르러 태극을 그리며 휘돌아 나간다. 이중환이 나라 안에서 살 만한 곳으로 지목했던 곳이다.

병산서원의 만대루

만대루에 올라서서 흐르는 낙동강 너머로 병산을 바라보면 『영가지』의 지도에 '청천절벽'이라고 이름이 씌어진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안동 의성 김씨 종택

영남의 4대 길지 가운데 한 곳인 내앞마을에 의성 김씨 종택이 있다.

봉화 청량사

낙동강 가에 자리잡은 봉화 청량산의 청량사

조지훈 생가

지조 높은 시인으로 알려진 조지훈의 생가가 영양군 일월면 주곡리 주실마을에 있다.

청송 심부잣집

경주 최부잣집과 더불어 영남의 부잣집으로 소문난 청송 심부잣집은 9대에 걸친 만석꾼 집이었다고 하지만 지금은 그 옛날의 영화를 찾아볼 길이 없고, 그 집은 전통문화체험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의성 고운사

조계종 제16교구 본사인 고운사의 이름은 최치원의 이름에서 따왔다.

인각사 일연스님 비

『삼국유사』를 지은 일연스님의 비가 인각사에 있다.

장기곶

장기곶 등대와 등대박물관이 있는 장기곶은 한반도의 모습을 동물에 비교할 때 그 꼬리 부분에 해당한다.

울릉도

울릉도의 서울인 도동항. 100여 년 전만해도 울릉도의 인구는 100여 명 남짓했다.

영덕 대게

게 한 마리가 삼복 더위에 먹는 개 한 마리 값보다 비싼 영덕 대게

울진 망양정

관동팔경의 하나인 울진의 망양정

울진 신돌석 생가

한말의 의병장 가운데 가장 빼어난 활약을 펼친 쳥민 의병장 신돌석의 생가

양동 무첨당

희재 이언적의 본가인 무첨당은 16세기 초에 건립되었으며, 여강 이씨 대종가의 별당이다. 보물 제411호로 지정되어 있는데 규모가 커서 큰 사랑채처럼 보인다.

용담정

동학을 창시한 수운 최제우가 깨달음을 얻은 곳이며, 경주시 현곡면 구미산 자락에 있다.

울산 석남사

울주군 상북면 덕현리에 있는 석남사는 비구니 수도도량으로 청정한 절 내음새를 맡을 수 있는 아름다운 절이다.

처용암

처용이 자랐다는 처용암. 아내의 부정 앞에서도 춤을 추고 노래를 불렀다는 처용 설화를 오늘 우리는 어떻게 보아야 할까?

청도 운문사 누운소나무

석남사 · 동학사와 함께 비구니 승가대학이 있는 운문사 스님들은 중국의 백장선사가 말한 "일하지 않으면 먹지 않는다(一日不作 一日不食)"라는 가풍을 이어받아 노동과 공부를 함께 한다. 운문산 자락에 있다.

가산산성

칠곡군 동명면 남원리에 있는 가산산성은 임진왜란 후인 인조 17년(1639)부터 18년까지 경상도 관찰사 이명웅이 쌓은 성이다.

낙동강과 금호강

대구시 화원관광단지에서 바라본 낙동강과 금호강이 합류하는 지점. 금호강과 낙동강의 물빛이 다르다.

갓바위 부처님

대구 팔공산에 있는 갓바위 부처님은 기도를 하면 한 가지 소원은 다 들어준다는 소문이 나서 사람들이 끊이지 않고 찾는 절이다.

밀양 영남루

영남제일루라는 이름에 걸맞게 규모가 장대하고 아름다운 누각으로 밀양강 변에 있다.

달성 도동서원

달성군 구지면 도동리에 있는 한훤당 김굉필을 모신 도동서원

영산 만년교

보물 제564호로 지정된 영산의 만년교는 남천교 또는 원다리라고 부른다. 나무다리가 자주 떠내려 가자 정조 4년 영산의 백성들이 힘을 합쳐 세운 다리로, 석수는 백진기(白進己)라고 한다.

부산 태종대

깎아지른 듯한 절벽을 드리운 부산의 태종대. 멀리 펼쳐진 태평양의 푸른 파도가 가슴속으로 파고들 듯하다.

을숙도

낙동강 하구의 대표적인 삼각주인 을숙도는 갈대와 철새들의 삶터이자 부산 시민의 귀중한 문화유산이다.

이화령

백두대간을 넘어가는 중요한 고갯길인 이화령도 산 아래를 뚫는 터널로 한적한 고갯길이 되었다.

조령관

문경새재는 조선시대의 중요한 고갯길이었다. 그러나 과거를 보러 가는 선비들은 추풍령은 추풍낙엽처럼 떨어진다. 해서 넘지 않았고 죽령은 죽 미끄러지기 때문에 넘지 않고, 오직 문경새재를 통해서만 넘었다는 속설이 있다. 영남지방의 선비들이 한사코 문경새재를 넘고자 했던 것은 문경이라는 이름이 '경사스러운 소식을 듣는다'는 뜻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견훤산성

속리산 문장대를 바라보는 상주시 화북면 장바위산에 쌓은 석축산성. 어떤 연유로 견훤산성이라는 이름이 붙었는지 명확하지는 않다. 상주 가은현 출신이라고 알려진 견훤의 패배를 못내 아쉬워한 이 지역 사람들이 붙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견훤이 태어난 금하굴

문경시 가은읍 아차마을에 있으며, 견훤의 출생설화를 간직하고 있다. 이곳에서 태어난 견훤은 이승휴가 지은 『제왕운기』의 기록에서 보듯 "큰 뜻을 속에 품고 때가 오기만 엿보면서 선비 · 백성 모으기에 마음을 기울였다"고 한다.

낙동나루

낙동강 1,300리의 물길 중에서 가장 컸던 나루로, 낙동강 700리라는 말은 부산에서 이곳까지의 거리가 700리였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영주 금성단

영주시 순흥면 내죽리에 있는 금성단은 단종복위사건으로 유배되어 왔던 금성대군이 순흥부사 이보흠과 단종복위를 위해 군사를 모의하다 발각되어 죽임을 당하자 후세의 사람들이 단을 세워 제사를 지내던 곳이다.

소수서원

우리나라 최초로 세워진 서원으로, 주세붕이 안향을 모시기 위해 세웠다.

예천 의성포

예천군 용궁면 장안사에서 바라보는 의성포 전경. 나라 안에 물이 휘돌아 가는 물도리 중에서 가장 완벽한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다.

초간정

우리나라 최초의 백과사전인 『대동운부군옥』을 지은 권문해가 세웠다.

왜관 전적지기념관

한국전쟁 당시 낙동강 방어선을 형성했던 왜관읍에 세워진 기념비. 일명 워커라인이라고 불렀던 곳이다.

선산 죽장사의 탑

선산읍 죽장리에 있는 5층석탑은 우리나라에서 5층석탑 가운데 귬가 가장 큰 탑이다. 높이가 10미터에 이르며 국보 제130호로 지정되었는데, 지금은 법륜사라는 비구니 도량이 정갈하게 지어져 있다.

청량사

해인사 건너편 매화산 중턱에 자리잡은 청량사. 최치원이 이 절에서 즐겨 놀았다고 한다.

해인사

합천군 가야면 치인리에 있는 해인사는 홍류동 계곡의 소나무숲을 따라가면 만나는 절이다.

성주 세종대앙 아들 태실

세종의 아들 문종을 제외한 수양 · 안평 · 금성 등의 여러 대군과 군 그리고 문종의 아들인 단종의 태를 모셨다. 성주군 월향면 인촌리의 선석사 앞에 있는 서진산 봉우리 정상에 있다.

대야성

김춘추의 사위 김품석이 성주로 있다가 백제군에 함락된 신라의 옛 성

동계 정온 고택

병자호란 때 화친을 강력하게 반대했던 동계 정온의 고택. 정온의 4대손인 정희량은 이인좌의 난 또는 정희량의 난의 주동자인 정희량이다.

거창 수승대

거창군 위천면 황산리 위천 변에 자리 잡은 수승대는 원학계곡에 있는데 거창 신씨인 신권과 퇴계 이황의 자취가 남아 있다.

거창 박산골

한국전쟁 당시에 거창군 신원면 이곳에서 거창 양민학살사건이 일어났다. 영국의 신문들은 이 사건을 접하고 "한국에서 민주주의를 기대하는 것은 쓰레기통에서 장미꽃이 피기를 기다리는 것과 같다"고 논평했다.

덕천서원

지리산 천왕봉에서 비롯된 덕천강이 화살처럼 흐른다는 시천면에 접어드는 그 들목에 자리 잡은 남명 조식을 모신 덕천서원

진주 촉석루의 의암

임진왜란 당시 장수 출신의 논개가 이곳에서 왜장을 껴안고 뛰어내렸다 하여 의암이라 부른다.

함양 농월정

함양군의 화림동 계곡에 자리 잡은 농월정. '달을 희롱한다'는 뜻을 지닌 농월정은 2003년 가을 불에 탔다. 영원한 것이 어디 잇으랴!

정여창 고택

정여창의 후손인 정병호의 이름을 따서 '정병호 가옥'이라 부르는 이 집은 중요민속자료 186호로 지정되어 있다. 대하드라마 <토지>에서 최참판 댁으로 나온 집이 이 집이다.

산청 구형왕릉

가락국의 10대왕인 구형왕릉의 무덤으로 알려져 있다. 신라에게 나라를 빼앗긴 뒤 이곳에 와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하동 고소산성에서 바라본 섬진강

신라와 백제의 접경지인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 형제봉 아래 쌓은 석축산성. 지리산과 백운산 사이를 흐르는 섬진강물이 일품이다.

하동 쌍계사

의상의 제자 삼법이 창건한 신라 때의 절. 최치원의 사산비문 중의 하나인 진감선사부도비가 있으며 국보 제47호로 지정되어 있다.

악양면 상신리에 있는 조부자집

악양의 넓은 들을 배경으로 조선왕조의 개국공신인 조준의 후예들이 터를 잡고 살았다. 동학농민혁명 당시 3일 동안 불에 탔으며, 그 뒤 다시 지은 집에는 후손 조한성씨가 살고 있다.

광양 매실마을

홍쌍리씨가 일군 광양시 다압면의 청매실농원. 장독대들이 이채롭다.

남해대교

충무공 이순신이 최후를 맞이했던 노량 앞바다에 '남해는 섬이 아니다'는 것을 설명하듯 남해대교가 서 있다.

남해 금산

비단을 두른 산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금산에는 바다를 바라보는 절 보리암이 있다. 이곳에서 기도를 드리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알려져 있으며, 그 아랫자락에 아름답기로 소문난 상주해수욕장이 있다.

통영항

한국의 나폴리라고 부르는 통영항. 쫄복탕과 미륵도를 일주하는 드라이브 코스가 일품이다.

미륵산에서 본 한려수도

용화사와 미륵사를 품에 안은 미륵산 정상에서 바라본 한려수도. 이 일대에서 임진왜란 당시 한산대첩이 있었다. 미륵산 일주도로는 드라이브 코스로 널리 알려져 있다.

거제 포로수용소

거제시 고현읍에 자리 잡은 거제 포로수용소에서 시인 김수영은 거즈를 접었다고 토로한 바 있다.

수로왕비릉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수로왕비릉

김수로왕의 비인 허왕후가 아들 열과 딸 둘을 낳으며 157세를 살고 묻힌 수로왕비릉이다.

 

 

 

 

posted by 황영찬
2018. 5. 30. 16:24 내가 읽은 책들/2018년도

2018-027 다시쓰는 택리지 ① 경기 · 충청편

 

 

 

신정일 지음

2004, 휴머니스트

 

시흥시대야도서관

EM037822

 

981.1

신746택 1

 

신정일의 글은 발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그는 자기의 발이 도달한 산천 도처에서 금강의 여러 구비에서 울고 웃는다.

-김지하(시인 · 사상가)

 

신정일의 『다시쓰는 택리지』는 사람들에 대한 무한한 애정으로 이 땅 구석구석을 누구보다도 많이 걸었던 그의 발이 쓴 국토교과서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덕일(역사가 ·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장)

 

신정일은 무당처럼 답사를 한다. 혼이 실리고 신명이 나는 답사…이렇게 신명나는 답사의 궤적을 따라가 볼 수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행운이다.

-이정민(서울대 지리학과 교수)

 

신정일

 

문화사학자이자 답사가인 그는 1985년 황토현문화연구소를 발족하여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출발점이라 평가받고 있는 동학과 동학농민혁명, 그리고 묻혀 있는 지역문화를 발굴하고 재조명하는데 힘쓰고 있다. 1989년부터 문화유산답사 프로그램을 만들어 현재까지 진행하고 있으면서, 한국의 10대 강 도보 답사를 기획하여 금강. 섬진강. 한강. 낙동강. 영산강까지 답사를 끝냈고, 대동강. 압록강. 두만강 등 북한의강을 답사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저서로 『동학의 산, 그 산들을 가다』 『지워진 이름 정여립』『나를 찾아가는 하루 산행 1, 2』『금강 401km』『섬진강 따라 걷기』『한국사, 그 변혁을 꿈꾼 사람들』『신정일의 한강역사문화탐사』『신정일의 낙동강역사문화탐사』 등이 있다.

 

"내가 한발 한발 걸으며 지나온 산과 강, 그 길을 걸으며 내가 발견했던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나였고 처연하도록 아름다운 우리의 국토였으며, 그 국토를 몸서리치도록 사랑하고 잇다는 사실이었다."

-머리말 중에서

 

차례

 

경기도(京畿道)

 

1. 남한강 주변의 고을

 

한남정맥이 뻗어 나가고

여주는 국도의 상류지역에 있다

이색의 마지막을 지켜본 남한강

서울로 가던 길목 양근나루

남한상성 아래에 있는 성남시

청의 침략이 시작되었다

화냥년에 숨겨진 사연

 

2. 역사와 한의 고장 강화

 

역사의 고장 강화

산 아래 집집마다 흰 술 걸러 내고

 

3. 남북으로 통하던 중요한 길목

 

서울이 가깝고 소금이 풍부했던 안산

남양 홍씨의 고장

익령군이 숨어 지낸 영흥도

산은 낮고 옥야는 평평한 평택

한양 남쪽의 큰 도회지였던 안성

안성맞춤의 유래가 된 안성 유기

땅은 넓고 기름지며 백성은 많고 부유하고

남북으로 통하던 길목 용인

 

4. 수원에서 인천까지

 

사통팔달의 고장 수원

산은 관악과 연하여 평야를 둘렀고

원미동이 있는 부천시

비류 백제의 도읍지 인천

천명고개에는 임꺽정의 흔적이 남아

김포공항이 있는 곳

 

5. 한강 변에 자리한 서울 공화국

 

형제의 우애가 서린 투금탄

한강 변의 명소 망원정

한양에 도읍한 이씨

한양을 도읍지로 정한 까닭

신분에 따라 사는 곳도 달랐다

서울의 유래와 자연 경관

서울의 시장, 우리나라의 얼굴

사라지고 남은 서울의 이름들

마포 새우젓장수, 왕십리 미나리장수

고려시대의 귀양지 밤섬

복덕방과 땅 투기 바람

서울 공화국의 어제와 오늘

 

6. 한반도의 중심부 경기도

 

통일수도의 적지 교하

양주의 고구려 때 이름은 매성군

팔당댐을 바라보는 산

다산의 탯자리 능내리

왕따 중의 왕따 정약용

 

7. 경기 북부의 땅

 

고을이 작아 송사하는 백성이 없던 포천

조선의 진정한 선비 이항복

산은 첩첩 물은 구불구불

 

8. 임진강에 강물은 흐르고

 

고봉산 자락 고양

이여송이 크게 패한 벽제관 싸움

화석정에서 바라보는 임진강

파평 윤씨의 고향

임진나루에 강물만 흘러가고

 

9. 장단 너머에 개성이 있다

 

옛 시절 장단도호부

고려 건국 이야기

용왕의 딸에게 장가든 작제건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겠는가

두문동 72인

 

10. 500년 왕업의 터는 만월대로만 남아

 

왕씨들은 자취를 감추고

500년 사직의 터 만월대

스스로 깨우친 화담

만수산 드렁칡은 얽히고 또 얽혀서

 

충청도(忠淸道)

 

1. 내포 땅에 얽힌 사연

 

가야산 아래 내포

풍수지리상 천하의 길지

서산마애삼존불

추사 김정희의 고향

바다가 가까운 곳

홍주는 호서의 거읍

 

2. 홍성에서 보령에 이르는 길

 

인물이 많이 태어난 홍성

최치원의 사산비문이 남아 있는 성주사지

한산 세모시가 아름다운 곳

임천에 있는 성흥산성

 

3. 무량사에서 김시습을 만나다

 

김시습과 무량사

무량사에는 진묵스님의 자취가 남아

이몽학의 난

 

4. 계룡산 아래 공주

 

계룡산 높이 솟아 층층이 푸름 꽂고

계곡의 물은 쪽빛처럼 푸르고

갑사에는 당간지주가 있다

갑천의 발원지 태고사

남적이 아산을 함락시키고

 

5. 강경포구엔 빈 배만 매어 있고

 

놀뫼의 땅 논산

은진의 서쪽 강경

 

6. 부여, 그 새벽의 땅

 

백제의 세 번째 서울 부여

금강 속으로 여승들은 사라지고

사월은 갈아 엎는 달

새벽의 땅 부여

이중환의 고향 연기

김구 선생이 숨어 지낸 절

산천이 아름다운 공주

<훈요십조>의 진실

고마나루에는 곰이 없다

 

7. 충청도와 경상도의 길목

 

산이 높고 물은 맑다

송시열이 태어난 구룡리

인물의 고장 옥천

샘물처럼 솟아나는 그리움

보은 청산 시악시들 시집 못 가 눈물 난다

인삼의 고장 금산

적벽강이 금산에도 있다

 

8. 미호천 변의 고을들

 

살제 진천, 죽어 용인

그 유명한 음성 고추

미호천과 부강포구

백제 때 상당현

한줄기 물은 비단같이 흐르고

쓰러져 가는 홍명희의 옛집

이인좌의 난

아나키스트 신채호

대청댐과 문의

 

9. 교통의 요지 천안

 

천안 삼거리 흥, 능수야 버들아 흥

땅이 기름지고 백성이 많은 아산

이순신이 살았던 곳

 

10. 천하의 으뜸가는 물맛

 

충주 달천의 물이 천하에 으뜸이라

물은 갈수록 겹겹, 산은 거듭거듭

중원에 세워진 고구려비

탐금대에 서린 한

 

11. 남한강 변의 나루들

 

번성했던 목계장터

단양은 옛 고을이라 산수가 빼어나고

영춘과 온달산성

의림지가 있는 제천

 

여주 영릉

살아 있을 때 100년의 저택이 아무리 호사스러워도 죽어 만년의 유택만 못하다는 말이 있다. 조선의 4대 임금인 세종대왕과 왕비 소현왕후가 묻힌 여주읍 왕대리의 영릉은 천하의 명당자리라고 한다.

고달사지 부도

도의 경지를 통달한다는 뜻을 지닌 고달사지에 남아 있는 부도는 부도 중의 부도로 알려져 있으며, 국보 제4호로 지정되어 있다.

신륵사 보제존자 석종부도(普濟尊者 石鐘浮屠)

고려 말과 조선 초기에 불교를 중흥시킨 나옹화상의 부도는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통도사의 금강계단을 연상시킨다. 보물 제228호이다.

남한산성

백제 온조왕 13년에 쌓은 성으로 이괄의 난 이후 개축하였으며, 병자호란의 아픈 상처를 지닌 곳이다.

남한산성 수어장대

인조가 병자호란 때 40여 일 간 머물며 직접 군사를 지휘했던 곳으로, 안쪽 편액에 씌어진 무망루라는 이름은 볼모로 잡혀갔던 효종이 8년 만에 돌아와 그 치욕을 영원히 잊지 말자는 뜻으로 붙인 이름이다.

마니산 참성단

사적 제136호로, 단군 왕검이 하늘에 제사를 지내기 위해 마련했다는 단이다.

부근리 고인돌

강화군 화점면 부근리에 있는 고인돌은 북방식 무덤으로 우리나라 고인돌 중 가장 큰 것에 속하며, 사적 제137호로 지정되어 있다.

평택시장

넓은 평야를 끼고 교통의 요지라서 평택시장은 경기도의 이름난 시장이었다.

안성 궁예미륵

어떤 이유로 궁예미륵이라고 불리는지 알 길은 없다. 미륵의 나라를 세우고자 했던 궁예의 실패를 안타깝게 여긴 후세의 사람들이 연민의 마음으로 붙인 것은 아닐까?

안성 유기

조형미가 뛰어난 안성 유기는 '안성맞춤'이라는 말이 보여주듯 품질이 좋기로 소문이 났었다. 안성 장날이면 안성 꽃신과 함께 안성 유기를 사기 위해 전국에서 모인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수원 화서문

수원성의 서문인 화서문은 장안동에 있으며 보물 제403호로 지정되어 있다.

수원 화산 용주사

용주사는 본래 문성왕 때 염거화상이 창건한 갈양사라는 절이었다. 병자호란 때 소실되어 폐사지였던 이곳에 정조가 아버지인 사도세자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크게 다시 짓고 원찰로 삼았다.

1920년대 인천

중국을 오고 가던 백제의 사신들은 지금의 송도 유원지 근처인 능허대에서 배를 탔다. 온조와 함께 내려왔던 비류가 터를 잡았던 인천의 1920년대 모습에서 오늘의 모습을 조급이라도 발견할 수 있을까?

양천 투금탄

"남의 떡이 커보인다"는 옛 속담이 오늘날에는 "내것은 내것이고, 네 것도 내것"이라는 말로 변해 가고 있다. 욕심을 버리고 더불어 살아 간다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가를 양천 투금탄 전설은 전해 준다.

대성문

북한산성의 5대문 중에서 제일 큰 문으로, 이곳으로 임금이 드나들었다고 한다.

경복궁 전도

경복궁 경회루

경회루는 태종 12년에 창건했는데, 사신을 위한 연회나 여러 신하들의 연회가 열렸던 곳이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 "경회루는 사정전 서쪽에 있으며 누주 위에는 못을 만들었다. 못은 깊고 넓으며 연꽃을 심었고, 그 가운데 두 섬이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향원정

1867년 대원군의 강력한 의지로 경복궁을 재건할 때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는 2층 정자이다.

압구정도

한명회가 세웠다는 정자 '압구정'을 소재로 그린 겸재 정선의 작품이다. 현재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이름이 여기에서 유래했다.

마포나루

조선 후기의 마포나루 전경이다. 삼개나루라고 불렀던 마포는 용산 · 양화진과 함께 주로 삼남지방에서 오는 곡식을 풀어 내려 저장하고 황해에서 잡히는 새우 조기 등의 수산물을 풀어 놓는 포구였다.

국회의사당

영등포구 여의도동 1번지에 있는 국회의사당은 국회의원들이 국정을 논의하는 장소이다. 7대 국회였던 1969년 7월 17일 제헌절에 기공식을 가져 완공되었다. 이곳을 차지한 국회의원들이 그 규모나 신분보장에 걸맞은 의정활동을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회의원의 말년이 아름다워질 날은 언제일까?

복덕방

마을 노인들이 심심풀이로 집을 소개해 주면서 시작된 복덕방이 시대의 흐름에 따라 부동산 중개소로 명칭이 바뀌면서 복부인 · 떳다방 등의 신조어를 만들며 날로(?) 번창하고 있다.

다산 정약용 묘

오랜 유배생활에서 돌아와 아무도 찾아 주지 않는 고향 마재에서 저술에 몰두하다 1836년 일흔다섯으로 세상을 떠난 다산은 아내 풍산 홍씨와 함께 뒷산에 잠들었다.

화산서원

포천군 가산면 방축리에 있다. 인조 9년에 지방의 유림들이 이항복의 덕행을 기려 세었고, 숙종 때 사액서원이 되었다.

용미리 석불입상

고려시대의 지방화된 불상양식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예로 꼽히는 용미리 석불입상은 보물 제93홀 지정되어 있다. 벽제관을 지나 혜음령을 넘어 개성으로 가는 중요한 길목에 서 있는 수호신이다.

화석정

율곡의 5대조인 이명신이 세운 정자로, 벼슬에서 물러난 율곡이 머물면서 제자들과 학문을 논했던 곳이다.

신사임당의 무덤

율곡의 어머니 신사임당과 아버지 이원수의 묘 바로 위에 율곡 내외의 묘가 있다. 부모의 묘 위에 자식이나 후손의 묘를 쓰는 경우를 역장이라고 한다.

임진각 기차

"철마는 달리고 싶다"고 씌어진 경의선 철도에 세워진 기차. 새들은 마음대로 오가고 강물은 남과 북을 건너다보며 흐르는데 언제쯤 이웃집 마실 가듯 오고 갈 수 있을까?

개성 성균관

고려 문종왕이 별궁으로 세운 것이다. 1089년 최고 유교교육기관인 국자감을 이곳으로 옮긴 뒤 1310년에 성균관으로 이름을 고쳤다. 인재양성을 위해 세운 오늘날의 국립대학이라고 볼 수 있다.

선죽교

정몽주가 이방원 일파에게 철퇴를 맞고 쓰러진 곳이다. 그때 흘린 피가 아직도 남아 있다고 한다.

공민왕릉

개풍군 해선리 무선봉 산 중턱에 있는데 공민왕의 무덤 현릉과 왕비 노국공주의 무덤 정릉이 나란히 놓여 있다.

박연폭포

개성에서 60리쯤 떨어진 천마산 자락에 있다. 높이는 약 35미터쯤 되는데 바위에서 떨어지는 폭포는 장대하기 이를 데 없다.

남연군 묘

가야사라는 절터였는데 흥선군이 재산을 처분한 2만 냥을 주지에게 주어 스님들을 쫓아내고 불을 지르게 했다고도 하고, 중국 명품 단계 벼루를 선사한 뒤 가야사 스님들을 쫓아내고 마곡사의 스님들을 불러다가 불을 질렀다고 한다.

서산마애삼존불

'백제의 미소'라고 부르는 서산마애삼존불은 서산시 운산면 용현리에 있는데 암벽에 새겨진 세 분의 부처가 볼이 터질 듯한 미소를 머금고 있다.

김정희 고택

예산군 신암면 용궁리에 추사 김정희의 고택이 있다. 사대부의 집으로서 화려하지는 않지만 양반가 주택의 모습을 보여주며 바로 집 옆에 추사의 묘가 있다.

수덕사

고려시대의 건물로 국보 제49호인 수덕사 대웅전은 1308년에 지어진 건물이다. 제작연대가 확실하고 형태미가 뛰어난 점에서 한국 목조건축사상 아주 중요한 건물이다.

보령 무창포

매년 4월 초순이면 무창포에서 솔숲 우거진 석대도까지 바닷길이 열리는데, 이것을 두고 사람들은 모세의 기적이라고 일컫는다.

보령 성주사 터

신라 말기의 고승 무염국사가 열었던 성주사는 구산선문 중에서도 가장 번창했던 절이다. 국보 제8호인 '낭혜화상백월보광탑비'와 보물급 석탑들이 여러 개 있다.

대조사 석불상

부여군 임천면 뒤쪽의 성흥산 중턱에 있는 대조사에 있다. 논산 관촉사의 미륵불과 모양새가 흡사하다.

무량사 김시습 부도

조선시대 최고의 아웃사이더였던 김시습이 세상을 주유하다 마지막으로 찾아든 절이 무량사였고 이 절에서 세상을 하직했다. 화장을 하니 사리 1과가 나와서 부도를 세웠다,

무량사

충남 부여군 외산면 만수리 만수산 자락에 있다.

이몽학 집터

청양군 청남면 아산리 원촌방죽, 이곳이 이몽학의 집터이다. 난이 끝난 뒤 집터에 저수지를 만들었고 산봉우리에 있던 이몽학의 선조 무덤은 파낸 뒤에 뜸을 떴다고 한다.

갑사 당간지주

갑사로 가는 옛길을 따라 올라가면 너른 공터에 철당간이 있다.

공주 장기면의 영평사

절 안팎으로 온통 구절초가 흐드러져 가을이면 구절초 축제가 열린다.

동춘당

'살아 움직이는 봄과 같다'는 뜻을 지닌 동춘당은 효종 때 대사헌과 병조판서 등을 지낸 동춘당 송준길의 집 별당으로, 보물 제209호로 지정되어 있다.

유성

유성 온천으로 이름이 높은 유성(옛 이름은 명학소)에서 1176년 '공주 명학소의 난'이라고도 일컬어지는 망이 · 망소이의 난이 일어났다. 유성에 세워져 2002년에 월드컵 경기를 치른 대전 월드컵 경기장이 보인다.

견훤의 무덤

논산시 연무읍 금곡리에 있다. 견훤묘 · 왕묘 · 왕총 말랭이라고도 부르는 이 무덤은 견훤묘인지 아닌지 그 진위가 확실하지는 않지만, 견훤은 후백제가 망한 뒤 등창이 나서 죽기 전 "내가 죽거든 전주 땅을 바라보는 곳에 묻어 달라"는 유언을 했다고 한다.

논산 쌍계사 무늬문

쌍계사 대웅전의 문은 정면 다섯 칸으로 모두 열짝이 달려 있는데, 모란 · 연꽃 · 국화 등의 꽃 창살이 세세하게 조각되어 있다.

윤증 고택

논산시 노성면에 있는 윤증 고택은 향촌 사대부 집의 면모를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중요민속자료 제190호로 지정되어 있다.

강경시장 풍경

대구 · 평양과 더불어 나라 안의 3대 시장으로 불리던 1900년대 초의 강경시장

옛날의 강경포구

신동엽 생가

"백제, 옛부터 이곳은 모여 썩는 곳, 망하고 대신 거름을 남기는 곳"이라고 시인이 노래한 부여읍 동남리에 있는 신동엽의 옛집.

신동엽 시비

부여대교 못미쳐 우거진 숲속에 있는 신동엽의 시비에는 서정시 <산에 언덕에>가 새겨 있다.

정림사지 5층석탑

부여읍 동남리에 세워진 백제탑. 멀리서 보아도 가까이에서 보아도 아름답기 이를 데 없다.

궁남지

우리나라 연못 가운데 최초로 조성된 인공 연못으로, 『삼국사기』에 의하면 무왕 35년 3월에 궁의 남쪽에 못을 파고 20리나 되는 곳에서 물을 끌어들였다고 한다.

김옥균 생가 터

공주시 정안면 광정리 감나무골에 있는 한말의 개혁사상가이자 혁명가인 김옥균의 집터에는 감나무 한 그루만 남아 있다.

마곡사

숙종 때 사람인 송상기가 「유마곡사기」에서 "절은 고갯마루 아래 있었고 10여 리 길가에 푸른 시냇물과 흰 바위가 있어 저절로 눈이 트였다" 하였던 것처럼 마곡사는 들어가는 길이 무척 아름답다.

공산성 공북루(? 임류각)

공산성은 오붓하게 걸을 수 있는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는데, 공북루는 1603년 옛날 망북루가 있던 곳에 세운 2층 누각이다.

우금치 위령탑

1894년 우금치 일대에서 동학농민군과 관군이 접전을 벌여 동학농민군이 참패했다. 모레는 수원, 글피는 한양성 하며 올라왔던 동학농민군은 결국 금강의 곰나루를 건너지 못했다.

적등진나루

추풍령을 넘어 서울길로 향하던 길손들이 꼭 넘어야 했던 이 나루는 옥천군 이원면에 잇었다. 지금은 경부선 철길이 놓여져 여전히 교통의 요지이다.

정지용 생가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는…" 그 실개천 곁인 옥천군 옥천읍 구읍에 정지용의 옛집이 있다.

영동 노근리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7월경 영동군 황간읍 노근리 경부선 철도변에서 수십 명의 민간인들이 미군의 집중사격을 받고 숨진 노근리 사건의 현장이다.

보은 삼년산성

보은읍을 바라보는 삼년산성은 신라시대에 쌓은 산성으로 우리나라를 대표할 만큼 대단한 석축산성이다.

진천 농다리

진천군 문백면 구곡리 세금천 변에 고려 고종 때 최씨 무신정권에 이어 권력을 잡았던 임연이 세웠다는 돌로 쌓은 다리이다.

화양구곡

예로부터 금강산 남쪽의 제일가는 경치라고 알려진 화양구곡 중에서도 경치가 가장 빼어난 곳이 금사담이고 멀리 보이는 집이 송시열의 서재이자 별장인 암서재이다.

송시열 묘

수원 무봉산에 있다가 숙종 23년(1697년)에 괴산군 청천면으로 옮겼다. 모든 산들이 이 산을 향해 달려오는 듯싶다.

만동묘

임진왜란 때 우리나라에 원군을 보내준 황제 신종과 마지막 황제 의종의 신위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던 사당. 송시열의 유촉으로 그의 제자였던 권상하 등이 건립하였다.

천안 광덕사

신라 흥덕왕 때 진산화상이 창건한 절로 고려 충렬왕 때 유청신이라는 사람이 원나라에서 호두 묘목을 가져와 제일 먼저 심어 호두의 원산지가 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1920년대의 온양 온천

온양읍 온천리에 있는 온양 온천은 우리나라에서 역사가 가장 오래된 온천이다. 조선왕조 때 태조 · 세종 · 세조가 이곳을 다녀갔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중앙탑

고구려탑이라고 알려진 중원의 중앙탑. 이곳이 나라의 중심지라고 한다.

고구려비

고구려가 장수왕 때 한강 상류의 여러 성을 점령한 뒤 나라의 경계를 표시하기 위해 남방 진출의 거점이 된 이곳에 세운 기념비로 추정된다.

탄금대비

탄금대는 신라 때 악성 우륵이 가야금을 타던 곳이다. 임진왜란 때 이곳에서 신립이 크게 패하였다.

단양 도담삼봉

남한강 변에 자리 잡은 도담삼봉. 원래 영월에 있다가 떠내려 왔다는 전설이 남아 있다.

온달산성

고구려의 장수 온달이 배수진을 치고 신라군과 싸우기 위해 쌓았다고 한다. 온달동굴이 있고 그 아래로 남한강이 흐르며, 강 건너 고을이 영춘이다.

제천 의림지

김제의 벽골제, 밀양의 수산제와 함께 우리나라 3대 인공수리시설의 하나이다.

괴산 연풍의 풍악헌

연풍의 관아 건물은 한국전쟁 때 소실되었고 연풍 동헌인 풍악헌만이 연풍초등학교에 남아 있다.

 

 

 

posted by 황영찬

2018-024 고조선 논쟁과 한국 민주주의

 

 

 

김상태 지음

2017, 글로벌콘텐츠

 

대야도서관

SB121912

 

911.021

김52ㄱ

 

사이비역사학의 아성, 주류 고대사학계 비판

 

고조선 논쟁을 해결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사회와 국가가 양 진영 곧, 소고조선론 진영과 대고조선론 진영을 공정하게 지원하고 양자의 이론을 전 국민이 알아보기 쉽도록 공지하면 된다. 나아가 양자의 논쟁을 대중이 투명하게 감시할 수 있으면 된다. 그리고 그날은 아마도 한국 민주주의가 완성의 마침표를 찍는 날일 것이다.

 

주류 고대사학계는 썩은 적폐인가?

역사학자라면 누구나 피하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화 교과서 프로젝트에 충성스럽게 총대를 멘 집단은 바로 주류 고대사학계이다. 요약해 말하자면 '주류 고대사학계는 부패한 검찰 인맥이나 국방부 인맥처럼 수십 년간 쌓여 온 학계의 적폐'인 것이다.

 

진보사학계는 적폐가 아닌가?

특히 고조선 논쟁과 관련된 주류 고대사학계의 최고 최대 연맹세력은 진보사학계이다. 그런데 어떻게 이들이 국정화 교과서의 총대를 멘 주류 고대사학계의 혈맹일 수 있단 말인가. 진보사학계의 모습을 바로 여기에 비추면 이해가 쉽다. 진보사학계는 사학계의 정의당이나 한경오인 것이다. 정의당이나 한경오가 그런 것처럼 진보사학도 한때는 배를 굶으며 헌신하는 진보의 아이콘이었다. 그러나 더 이상은 아니다.

 

재야사학계는 적폐세력이 아니란 말인가?

환단고기란 책은 한 권의 책으로 보아줄 수 있지만 그것을 역사로 받아들이라 하면 정상적인 합리성을 가진 시민으로서는 도저히 수긍할 수 없다. 또 이덕일이 쓴 책을 진지한 학술이론으로 받아들이라 하면 사이비 종교 교리를 받아들이라는 말로 들린다. 학문적 이론으로서 재야사학계의 주장은 그 수준에서 도무지 용납이 안 되는 것이다. 그런데도 재야사학계는 이런 이야기를 지난 수십 년간 반복해 왔다. 당연히 적폐이다.

 

진짜가 무엇인가

고조선사로서 진정한 학문은 매우 낯선 이름 속에 있다. 그것은 윤내현과 복기대와 평양연구팀이다. 이들은 고조선사와 관련하여 가장 적게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 이름은 한국 고대사의 핵심이자 근원적인 동력이다. 그들이 없었다면 고조선 논쟁이란 말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주류 고대사학계의 이론만 교과서와 학계에 제왕처럼 군립하고 재야사학계의 주장들은 멀리서 떠도는 각설이나 판타지에 불과했을 것이다.

 

-<본문> 중에서

 

김상태

1964년 전라북도 정읍에서 태어났으며, 서울대학교 수학과를 졸업했다. 지금까지 저술활동을 시작한 이후 전 분야에 걸쳐 대중적 글쓰기의 가능성을 시험했다. 이는 대중이 전문가로부터 듣는 청취자나 학생으로서의 수동적 입장을 넘어 지적 활동 전체에 걸친 대중의 개입과 전진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활동을 진정한 민주사회와 복지사회의 마지막 과제이자 증거라고 생각한다. 나아가 이로 인해 전문가들의 지적 활동도 더욱 생산적이고 올바르게 기능하리라 확신한다. 따라서 그의 글쓰기는 특정한 주제에 고정되지 않는다. 그는 대중적 글쓰기가 어떤 상황, 어떤 분야를 막론하고 대증 스스로가 원하게 되면 그 즉시 다룰 수 있어야 하며, 또 그 주제에 대해 의미 있는 글을 쓸 수 있다는 사실을 현실적으로 입증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언제나 그래왔듯 그는 앞으로도 똑같은 일을 계속할 것이다. 지은 책으로는 『1990년 한국 사회 섹스라는 기호를 다루는 사람들』(새물결, 1996), 『도올 김용옥 비판』(옛오늘, 2007), 『엉터리 사학자 가짜 고대사』(책보세, 2012), 『어린왕자의 가면』(책보세, 2012), 『일본 사라지거나 해방되거나』(책보세, 2014) 등이 있다.

 

목차

 

          머리말

          들어가는 말

          서언

 

제1장 고조선 이해를 위한 핵심개념과 주요쟁점

           대고조선론과 소고조선론

           고조선 논쟁과 만리장성의 동단

           ‘환단고기’ 문제 정리

           고조선 논쟁과 윤내현이라는 학자

           또 하나의 거목, 원로 사회학자 신용하

           북한의 고대사학자들- 리지린, 김석형, 조희승

 

제2장 고조선 논쟁의 역사

           1988년, 이기백과 서영수

           1988년, 이기동과 조인성

           1990년, 노태돈

           2003년, 송호정

           2006년, 오강원

           2007~2010년, 서영수 그리고 김정배

           1994년, 윤내현 그리고 전후 30년

           2002년, 복기대

           2005년, 박선희

           2005년, 성삼제

           신채호

           정인보

 

제3장 고조선 논쟁 관련 주요 사건들

           1981년, 국사 교과서에 대한 공청회-깡패와 더 큰 깡패

           1995년, 이형구의 논문-윤내현 학살극

           2016년, 동북아역사재단의 EKP 지원 중단, 마크 바잉턴 한국 고대사 연구 중단

           2016년, 동북아역사재단, ‘동북아역사지도’ 출판 불가 판정

 

제4장 재야사학계 비판

           이덕일

           이문영

           김종서, 심백강

 

제5장 진보사학계 비판

          강만길

          이이화

          2000년, 『역사비평』 겨울호

          2016~2017년, 『역사비평』 광풍의 1년

 

제6장 사이비역사학자들의 아성, 주류 고대사학계 비판

          공석구

          윤용구

          주류 고대사학계 젊은 학자들

 

제7장 대고조선론의 도약

           고구려 장수왕의 평양은 어디인가?

           압록강은 어디인가? 그리고 그 밖의 모든 것은?

           평양연구팀의 성격과 의미

           복기대의 빛과 그림자

 

제8장 고조선론 주변의 수상한 사람들

           이형구

           우실하

 

결론과 전망

           정말로 중요한 것은 과정이다

           고조선 논쟁을 해결하는 방법

           고조선 논쟁의 시금석, 윤내현 간첩 및 표절자 조작사건

           고조선 논쟁의 전망

 

 

 

posted by 황영찬
2018. 4. 30. 17:50 내가 읽은 책들/2018년도

2018-023 온갖 것들의 낮

 

 

 

유계영 시집

2016, 민음사

 

대야도서관

SB110693

 

811.7

민67ㅁ  216

 

민음의 시 216

 

어떤 시인은 세계 내에 견고한 집을 지으려 하고, 어떤 시인은 세계의 옥타브 밖으로 나아가려 한다. 유계영은 물론 후자 쪽이다. 영혼의 패턴이나 생각의 알고리즘에서 일탈하는 문장들, 섬세한 불확실성을 통해 진실에 닿으려는 행간들……

하지만 여기까지만 말하면 되는 것일까? 그런 시들은 이미 충분히 많지 않은가? 이런 질문과 함께 머뭇거린다면, 우리는 유계영의 시를 아직 덜 읽은 것인지도 모른다. 속이 보이는 심해어처럼 유연한 문장들을 덜 느낀 것인지도 모른다.

이 스타카토 풍의 불안과 공포를, 시간과 공간이 어긋나는 건조한 밤을, 입체파 회화처럼 단절되면서 동시에 연결되는 몸과 얼굴 들을, 아직 덜 살아 낸 것인지도 모른다. 특유의 미니멀한 호흡 속에서, 세계가 팽창하기 시작한다.

-이장욱(시인)

 

 

유계영

 

1985년 인천에서 태어났다.

동국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으며

2010년 《현대문학》 신인 추천으로 등단했다.

 

당신은 무엇으로도 얼굴을 가리지 않은 채 날 본다

나는 달아날 수 없을 만큼만 뻗는 다리로 날 본다

 

2015년 가을

유계영

 


차 례

 

1부

 

시작은 코스모스

유리

내일의 처세술

모형

생각의자

퍼니스트 홈 비디오

생활의 발견

 

2부

 

뛰는 사람

출구

호랑의 눈

상온을 기준으로

하루 종일 반복할 수 있는 일에 대한 목록

지그재그

에그

일요일에 분명하고 월요일에 사라지는 월요일

아이스크림

니진스키

 

3부

 

복화술사

생일 카드 받겠지

잠 속의 잠

빛나는 토르소

늑대

오래된 오렌지

휴일

불이야

암막 커튼으로 이루어진 장면 묘사

사과나무에서 떨어지는 중이야

배우 훈련

일주일

오늘은 나의 날

구름이나

 

4부

 

위하여

오가 죽는 세계

안개 풍경

큰소리로 울어라

곡예사

새벽 시간

내일의 토모

룰루는 조르조트의 개

재연 배우 모모

눈 천사가 지워진 자리

한 줄로 서기

온갖 것들의 낮

콩소메 맛

발가락들

사월

악필 연습

식육

녹는점

 

작품 해설 ┃ 양경언

큰 소리로, 훗!

 

지그재그

 

레이디는 상자에서 빠져나오며 마술에 대해 생각했다

 

미치기 직전의 상태로 끝까지 살아가는 식물처럼

나는 아프고 너는 지켜보기만 했는데

너를 좋아해서 웃어만 지는 얼굴

 

잘려 나간 팔다리가 식어 가는 동안에도

몸에서는 부드러운 털이 자라났지

 

모자 속의 토끼

사과 속의 코끼리 같은

순진한 준비물과

대괄호가 많은 아이들의 말속에서

레이디는 죽었다 살았다를 반복했다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무릎이

명상의 밧줄처럼 잘 땋여

거기 남았다

우린 모두 그가 다녀온 공간을 위로하고 있다

 

레이디는 상자에서 빠져나오며 마술에 대해 생각했다

통증으로만 구성된 꿈을 꾸었다는 듯이

이 놀라운 상자를

마술사에게도 만들어 주겠다고 생각했다

 

내일의 처세술

 

옷소매 속에서 자라나는 병든 팔

밤은 파이프 모양의 긴 겨드랑이

 

대재앙 오 초 전

마주 앉은 사람들 일부러 크게 웃는다

 

창밖을 서성이는 짐승과 눈 마주치면

 

가장 오래 사는 물 영원한 물 썩어도 이로운 물

사람들은 물의 자세를 배우기 위해 눕고

그 위에 눕는다

 

복면을 쓴 등 뒤의 어둠

빛을 믿는 사람만을 겁준다

 

모두 달라지고 아무도 망하지 않는 꿈

창문이 있던 벽의 흰 자리를 짚어 본다

 

광대버섯의 연기

 

쓰레기 더미 속에서 자라나는 쓰레기

먹다 남긴 태양

 

천천히 말을 해

운동장의 흐린 햇살 위에 아이들이 벗어 놓은 가발

이곳에선 모두 농아가 된다

 

공기 속의 말을 떨어뜨리지 않는 신체 훈련

다 할 수 있으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내가 좋다

 

퍼니스트 홈 비디오

 

고양이가 도넛처럼 요염하게

다리를 꼬고 팔짱을 끼고

나를 보는 일

고양이의 주인으로 산다는 것은

뒷목이 뻣뻣해지는 것이로구나

생각하는 일

 

염하려다

다시 살아난 아버지

자주 뒷목을 잡곤 했던 일

아버지 한 번 더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아버지의 유머 감각에 감탄하는 일

거리의 보도불록에서 밟은 껌을

집안까지 끌고 들어오는 일

죽음까지 끌고 가는 일

 

공 앞에서 아주 잠깐 애국하고

다시 저주하는 일

같은 채도의 사방연속꽃무늬

꽃무늬의 방에서 벌어지는 일

 

아버지가 도넉처럼 요염하게

다리를 꼬고 팔짱을 끼고

나를 보는 일

용서를 빌 때는 반말이 좋다는 걸 깨닫는 일

 

대부분의 코미디가

운 나쁜 캐릭터의 수치심으로 마무리되는 일

 

새벽 시간

 

집으로 돌아가지 않은 여자애들이

플라스틱처럼 반짝였다

빨갛게 부어오른 귀를 만지면서

청과상의 열매들 속니를 부딪치고

가끔은 놀라운 소리가 났다

버려진 개들이 살던 집을 기억해 내려고

자꾸만 꿈속을 밟고 다녔다

칭찬 끝에 남겨진 표정과 같이

아무도 고갤 들지 못했고

 

젖먹이들은 얼굴을 달게 절이느라

일찍 잠에서 깼다

 

아이스크림

 

거리의 모든 사람들아

너는 벗겨지고 흰 깃발이 드러난다

너는 벗겨지고 바깥에서 문 잠그는 소리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아

너희가 잠자코만 있어 준다면

미래에서 온 시간 여행자의 귀를 만져 본다면

이런 느낌일 거야

 

방향을 멈춘 깃발의 긴장

너도 나도 다 가진 비밀이라면

난 다 말할 수 있을 것 같아

봐, 이렇게 쉬운 평화

 

거리의 모든 사람들아

너는 외계의 메시지이고

너는 우주와의 시차이다

양산 속의 꽃무늬가 지르는 비명 때문에

나는 인상을 쓰고야 만다

 

우리가 사랑한 계절에는

아무 이름도 붙일 수 없는 것

태양이면서도 태양이 아닌 것 때로는

태양이기만 한 것

바깥으로 통하는 문이 녹을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온갖 것들의 낮

 

내가 누구인지 모르겠어요

하나의 의문으로

 

빨강에서 검정까지

경사면에서 묘지까지

항문에서 시작해 입술까지를

공원이라 불렀다

 

바람이 불자 화분이 넘어졌다

화분이 산산조각 나는 것을 보고

아이가 울음을 터뜨렸다

 

나는 어제 탔던 남자를 오늘도 탔다

내가 누구인지 아직도 모르겠어요

 

어제 먹어 치운 빵을 태양이 등에 업고

나는 태양을 등에 업고

너는 나를 등에 업고

비둘기가 아주 잠깐 날아올랐지만

 

층층이 흔들렸다

공원의 한낮이 우르르 시작되었다

 

사람들은 날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집으로 돌아갔다

 

 

바람이 자신의 주술을 주머니에 차고 온다

먼눈에게 어둠은 가장 평범한 장소

노인은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을 때를 대비해

가까운 물건의 이름을 자꾸 불러 본다

살든 죽든 무엇이든 두렵지 않다

 

노인의 아이는 빨간 모과를 줍고

노인의 아이는 화가를 만나네

노인의 아이는 태양을 그리며

 

바람은 수면 위에서 갈증을 씻는다

깎아 놓은 모과가 검어진다

그건 너무 오래 칼을 노려본 탓

 

오늘이 불편하면 내일을 기다리면 된다

주머니에 차고 온 술병을 무덤 위에 붓는다

 

암막 커튼으로 이루어진 장면 묘사

 

얼굴을 감싸고 선 나는

곁눈 속에서만 사는 귀신이 가장 두렵다

자기 색을 내는 편이 좋겠지

하지만 그들은 없는 색, 나쁜 색

 

커다란 밤이 날개를 젓고 있다

 

정말 투명해

천사의 쌍꺼풀처럼

가려움증 앓는 불빛들로 창밖은 가득해

 

곁눈으로 내 코를 쳐다보면

처음 본 얼굴이 길게 누워 있다

만지고 싶어서 손을 뻗으나

수수한 외투를 걸치고 불룩해진 테두리

수많은 도형이 몸을 내밀고 있다

 

그래도 가장 슬픈 건 나의 죽음일 것이다

 

하루 종일 반복할 수 있는 일에 대한 목록

 

나는 점성촌의 개

나는 점성촌의 젖은 개

밤은 오해로부터 내린다

 

살찐 여자의 배 둘레처럼 아래로 흐르는 시간

밤이 찢어진 발바닥을 내린다

낙과와 신을 가려낼 수 있는

지면 위로 내린다

 

너는 언 빨래의 몽유병

빨랬줄에 걸린 해의 고민을 내린다

어린이를 벗는 어린이가 말한다

 

비가 온다

 

우리는 찢을 수 있어

익사한 몸들이 걸터앉은 물결을

몸의 질서를 벗어난 뼈의 잠영을

찢을 수 있어

 

우리는 어제 태어난 개의 꿈을 꾼다

 

에그

 

깃발보다 가볍게 펄럭이는 깃발의 그림자

깃에 기대어 죽는 바람의 명장면

 

새는 뜻하지 않게 키우게 된 것이다

그러니까 사실은

알아서 찾아왔다는 사실이다

창밖의 무례한 아침처럼

그러니까 다가올 키스처럼

어떻게 두어도 자연스럽지 않은 혀의 위치처럼

새는 뜻하지 않게 시작된 것이다

 

새가 머무는 날

홀쭉한 빛줄기에 매달리는 어둠을 쪼며

짧게 나누어 지는 잠

 

그런 잠은 싫었던 거야

삼백육십오 일 유려한 발목의 처녀처럼

하나의 목숨으론 모자라

죽음은 탄생보다 부드러운 과정

 

새는 알을 남기고 간 것이다

나는 알을 처음 본 게 아니지만

곧 태어날 새는 어미를 전혀 알지 못한다

알 속의 혀가 입술의 위치를 짚어 보는

그런 명장면

 

일요일에 분명하고 월요일에 사라지는 월요일

 

3과 4의 사이

강물은 신발을 모은다

여름의 집에 불을 지르고 온

가을의 유령들이 모인다

나는 자꾸 깨닫는 사람

눈과 눈 사이를 찌를 수 있도록

물결을 평평히 눌러 두었다

 

0과 1의 사이

천사는 자신이 거대한 태아라는 사실이 싫다

고작 이런 대우나 받으려고 착하게 산 게 아니야

통통한 발을 벗어 버리고

차라리

 

괴물이 되고 싶어 하는 건 우리뿐

 

9와 0의 사이

극락조 : 부리를 머금고 발을 꺾어 신은 새

유령 : 어둠에 기댄 것처럼 서 있기

오늘도 해가 두 발로 지지만

 

0과 1의 사이

바늘의 말투를 훔치려다 비가 되었다

말 없는 사람들이 돌을 던지러 강가로 몰려왔다

유령들은 강의 괘를 따르며 빠른 노래를 불렀다

 

생일 카드 받겠지

 

예뻐지고 싶은데

아무 때고 울음이 났다

공중화장살의 변기 위에서

밥숟가락의 무게를 고민하는 식탁 앞에서

왜 하필 교회의 첨탑 위에서

달력 속의 월요일을 헤아리면서

철면피처럼

 

괜찮은 부모를 가졌다는 건

게으름에 대한 핑계가 부족해지는 일

왜 하필 옮겨 적을 수 없는 나무의 독설처럼

사려 깊을까 어머니

 

아침은 그렇게 오는 게 아니죠

모퉁이를 돌 때마다 열리는 새로운 골목의 끝에

내가 발가벗고 서 있는 거예요

아침은 그렇게 밝는 거예요

 

나는 오늘 태어났고

내일은 손 닿지 않는 곳의 가려움을 견디는 재미

내년이면 나도

생일 카드 받겠지

 

눈 천사가 지워진 자리

 

난간에 걸터앉은 아이들이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누운 해골이 포개지고 있어

 

검음이라 부르던 개가 있었다

새끼에게 뒷다리를 물려 죽은 검음

땅이 일어 삽날이 구겨졌다

나는 검음을 공터에 내던지고

돌아오며 발꿈치가 아팠다

 

숨을 참고 눈을 뜨지 않는 것

팔다리를 가지런히 놓고 꼼짝하지 않는 것

내가 연습한 죽은의 구체

냉장고 속에서 아무도 모르게 상해 가는 밑반찬들

 

누군가 나를 흔든다면

엎드려 자던 가축의 네 다리처럼

갑자기 나타나 보여 주는 것

혓바닥의 모래처럼 뜨거워지는 것

안경알을 찌르는 빛이 되는 것

 

수면 위로 올라가

천연덕스럽게 눈을 뜨고서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나를 아는지

우리가 연습한 놀이의 이름을

알고 있는지

 

생각의자

 

불가능해요 그건 안 돼요

간밤에 얼굴이 더 심심해졌어요

 

너를 나라고 생각한 기간이 있었다

 

몸은 도무지 아름다운 구석이라곤 없는데

나는 내 몸을 생각할 때마다 아름다움에 놀랐다

 

나는 고작 허리부터 발끝까지의 나무를 생각할 수 있다

냉동육처럼 활발한 비밀을 간직한 나무의 하반긴을 생각할 수 있다

 

나무의 상반신은 구름이 되고 없다

 

어떤 나무의 꽃말은 까다로움이다

 

사람들은 하루를 스물네 마디로 잘라 둔 뒤부터

공평하게 우울을 나눠 가졌다

나는 나도 아닌데

왜 너를 나라고 생각했을까

 

의자를 열고 들어가 앉자

늙은 여자가 날 떠났다

나는 더 오래 늙기 위한 새 의자를 고른다

나에 대한 가장 아름다운 정의를 내리려고

 

 

 

 

 

posted by 황영찬
2018. 4. 17. 13:10 내가 읽은 책들/2018년도

2018-021 왜, 바나나는 어깨동무를 하고 있을까요?

 

 

 

서명진 시집

2017, 행복에너지

 

대야도서관

SB121647

 

811.7

서34ㅇ

 

 

 

시인 서명진

1967년 강화도에서 태어나 한남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였다. 하나은행 PB 센터 VIP 고객 소식지로 시 창작을 시작하여 단국대학교 시 창작, 시산맥 사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보고싶다 보고싶어』, 『영업의 디자이너』, 『멘토를 만나다』 등이 있다.

현재 하나은행 지점장 및 PB로 재직 중이며 2008년부터 멘토 클럽 COP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자랑스러운 하나인 상, 우수 PB 상, 명예의 전당 회원 상을 수상했다. 또한, 대전일보, 중도일보, 충청투데이 등에서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으며 충청 및 대전지역 관공서, 대학교, 종합병원, 기업체 등 재테크 및 자산관리 전문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시인의 말

 

한 줄

 

한 편이

 

당신

마음의 서재에

항상 꽂혀 있기를 바라며

 

2017년 7월

서명진

 

차례

 

제1부

사랑의 다리를 놓고

 

∞ 사랑하기 때문에

∞ 기도

∞ 앵두사랑

∞ 반창고

∞ 늦기 전에

∞ 물

∞ 중앙선을 사이에 두고

∞ 딸이 엄마를 닮아 간다

∞ 여백 1

∞ 나의 창

∞ 탑 쌓기

∞ 사랑의 모래시계

∞ 숨소리

∞ 목련의 계절

∞ 노벨 뮤지엄

∞ 여백 2

∞ 종이 꽃 향기

∞ 두브로브니크의 사랑

 

제2부

함께 거닐며

 

∞ 원

∞ 참 좋을 때다

∞ 공통점

∞ 비상

∞ 男과 女

∞ 마시멜로 이야기

∞ 무제

∞ 같이는 가치

∞ 바람에도 색깔이 있다

∞ 태극기 휘날리며

∞ 대장간의 미학

∞ 문이 열리다

∞ 알아 간다는 것

∞ 빈 항아리

∞ 불꽃놀이

∞ 우정을 맛보다

∞ 옆으로 걷기

 

제3부

마음을 즐긴다

 

∞ 도르래 도르래

∞ 비단잉어 날다

∞ 친구야

∞ 시니어 예찬

∞ 칼춤

∞ 벚비가 내리네

∞ 병아리의 꿈

∞ 역량

∞ 난, 지금 엘리베이터를 타러 간다

∞ 꽃이 피다

∞ 선생님

∞ 번호표를 뽑으세요

∞ 피요로드

∞ 엄마의 장난감

머리통에 작은 활자 하나 심고

∞ 그런 사람으로

∞ 플라톤의 자명종

∞ 스노우 드롭(Snow Drop)


■ EPILOGUE

■ 출간후기

 

사랑하기 때문에

 

왜,

바나나는

어깨동무를 하고 있을까요?

 

왜,

포도는

얼굴 맞대고 뽀뽀를 하고 있을까요?

 

그리고

 

나는 당신의

껌딱지가 되어 있을까요?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하기 때문에

 

늦기전에

 

일 년이

지났고

 

한 달이

지나고

 

하루가

지나가고 있는데

 

언제까지

그런 이야기만 들을 거니?

 

매일 똑같은 이야기만 들을 거야?

 

중앙선을 사이에 두고

 

그랬지                          

우린 그랬어.                 

 

중앙에 노란 선 하나      

그려놓고                      

 

넌 오른쪽                    

난 왼쪽                       

넘어오지 말라며          

 

벌써 10년째,              

 

희미해져 보이지 않는

중앙선을                  

사이에 두고              

 

넘어올 만도 한데       

넘어갈 만도 한데       

 

아직도                    

서로                       

발을 들었다            

다시 내려놓을 뿐     

 

또다시                     

중앙선이 선명해지네.

 

여백餘白 1

 

나의

마음에

·

·

·

·

·

·

·

·

·

·

·

·

·

당신이

채울 수 있도록

많이 비워두렵니다.

 

사랑의 모래시계

 

나의 사랑은

모래시계

 

너에게

한 알

두 알

세 알

 

평생을

내려주는 사랑

 

나의 비움이

 

조금씩

조금씩

 

너에게

쌓임으로 가득하기를

 

여백餘白 2

 

      나의 사랑은                                                                                                여백으로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할 이야기가 필요 없어                                                                                     남겨 두렵니다

 

참 좋을 때다

 

처음 만났을 때

물으셨다.

 

나이가 몇이냐고?

'스물아홉'이라 하니

'참 좋을 때다'라고 하면서 웃으셨다.

 

10년 뒤 또 물으셨다

올해 나이가 몇이냐고?

'서른아홉'이라 하니

또 웃으시면서 말하셨다.

 

'너, 참 좋을 때다'

 

지금 또 물으신다.

몇이 되었냐고?

이제는 50이라 하니

여전히 미소를 지으시며 말하신다.

 

'너, 참 좋을 때다'

 

비상飛上

 

누가

 

무엇을

위하여?

 

누가

 

누구를

위하여?

 

지상에

알 하나

떨어뜨려

 

나비를

꿈꾸게 하였는가?

 

무제無題

 

참새는 짹짹짹

비둘기는 구구구

노래하는데

 

나는

어떻게

노래 불러야 하나?

 

바다에는 해로

하늘에는 항로가

있는데

 

나의

인생에는

어떤 길이 있을까?

 

같이는 가치

 

누가 그러더라

함께해야 한다고

 

같이

음식도 나누고

사랑도 나누고

그래야 가치가 있다고

 

누가 그러더라

같이해야 한다고

 

같이

봉사도 하고

노력도 하고

그래야 가치가 있다고

 

그래서

같이 = 가치라고

 

대장간의 미학

 

이른 아침

대장간 지붕 위에

코끼리 가족들이

올라갔어요.

 

아기 코끼리들이

줄지어 서서

엄마 아빠를 따라

하늘로

걸어가고 잇어요.

 

엄마는 빨간 하이힐을 신고

아빠는 검정 구두를 신고

아기들은 하얀 운동화를 신고서

 

뒤뚱 뒤뚱

쿵쿵 소리를 내며

 

대장간 지붕 위로

 

코끼리 가족이

봄나들이

갑니다.

 

알아 간다는 것

 

스무 해

그림자는

외로움을 등에 지고

가야 한다.

 

눈으로 보는 것이

아는 것이 아니라며

마음으로 보아야 아는 것이라고

떠들던 노교수의 말이

어둠 속에 묻히고

 

핸드폰 속

수백 명의 전화번호들이

아는 것이

다 아는 것이 아니라고

말하던 선배들의 말을

알아갈 때

 

청춘의 그림자는

밝은 태양으로

당당히 걸어 나온다.

 

우정을 맛보다

 

어느 늦은 가을날

친구가 나오라고

갈 곳이 있으니 차에 타라 하네

 

청량한 가을바람을 맞으며

도착한 곳은

쓰러져가는 농가의 집 앞

 

감나무 밑에서

햇살에 온몸을 붉히고

옷을 벗어버린 채

주황색이 주렁주렁 반기며

 

친구가

일 년을 기다렸다고

붉은 감 하나 건네

 

입에 물고

 

친구를 바라본다.

 

친구야

 

친구야

'비가 오는데'

 

'응, 그러네'

 

친구야

'이제 가을이 지나가나 봐'

 

'그러게'

 

친구야

'바람이 불어 낙엽이 떨어지네'

 

'아니, 너 어디 아프냐?'

 

'아니, 그냥 그렇다고

친구야

밥이나 먹자고'

 

벚비가 내리네

 

비가

내리네.

 

꼭 이맘때

하얀 비가 내리네.

 

긴 겨울을 보내야만

찾아오는 벚꽃

 

가슴을 후비듯이

꽃피고

열흘을 못 넘기고

가 버리네

 

또다시 일 년을 기다려야 하는

애절함을 뒤로한 채

 

누가 볼세라

 

밤에

 

벚비가 내리네.

 

병아리의 꿈

 

'살려주세요.'

'단단한 껍질로 막혀있어요.'

'도와주세요.'

 

'나에겐 꿈이 있어요.

장닭이 되어

새벽에 소리쳐 노래하고 싶어요.'

 

하지만 모두가 말하네요.

 

'병아리야

내가 도와주면

넌, 계란 프라이가 될 뿐

장닭이 못되고 죽는단다.'

 

'너 스스로 깨고 나와야 한다.'

 

'병아리야

넌, 할 수 있어.'

 

난, 지금 엘리베이터를 타러 간다

 

지난밤

급하게 엘리베이터에 타는 순간

나는 심장이 멎을 뻔했네.

 

멋진 남자가

미소를 지으며 서 있었기 때문이네

 

지금 엘리베이터엔 우리 둘뿐

가슴이 두근두근

첫사랑 그때의 심장박동 소리가

40대인 내게 찐하게 들려왔네.

 

정말 난 몰랐네.

아래층에 멋진 남자가 살고 잇었다는 것을

 

왜 몰랐을까?

 

그동안 우리는 왜 한 번도 못 마주쳤을까?

아~ 앞집 근영 엄마 윗집 지영 엄마가

매일 화장하고 엘리베이터를 타는 이유가 있었네.

 

지금

나도 화장을 하고 예쁜 옷으로 갈아입고 향수를 뿌리고

쓰레기봉투 들고서

 

오늘 밤 엘리베이터를 타러 간다.

 

번호표를 뽑으세요

 

안으로

들어서니

아무도

없다.

 

나뿐이다

 

자신 있게

젤 예쁜 여직원 앞으로

다가서니

 

웃으면서

말한다.

 

'번호표를 뽑으세요.'

 

엄마의 장난감

 

아무리 잘났어도

엄마의 장난감만도 못하네

 

눈이 나빠져

잘 보이지 않는다며

이번에는 아주 큰 것으로

욕심을 부리시네.

 

수십 년을

친구처럼

애인처럼

 

오늘도

엄마를

웃기는 것은 바보상자뿐

 

내가 못 한 것을

그가 하네.

 

내가 안 한 것을

그는 하네.

 

그런 사람으로

 

눈 내리는 겨울

추위를 녹일 수 있는 마음 따뜻한

사람으로

 

가을에

오곡백과를 나누면서 함께 즐기는

사람으로

 

무더운 여름에는

마주 보고 웃으면서

시원한 냉커피 한잔에 살아가는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사람으로

 

그리고 어느 봄날에

꽃 한 송이와 시 한 편 전할 줄 아는 사랑이 넘치는

그런 사람으로

 

살아가야겠다.

 

스노우 드롭Snow Drop

 

새해 첫 날

 

천사가

 

준 선물

 

'스노우 드롭'

 

ㄴㄴ이

 

내릴 때,

하얀 드레스를 입고

 

부끄러워

 

머리를 숙인

 

신부의 모습으로

 

차가운 땅속에서

 

희망으로

 

피었네요.

 

 

한얀 눈이

 

땅에 떨어지기 전

 

맨발로

 

뛰쳐나가

 

두 손을 뻗어 당신을 잡으렵니다.

 

 

"단풍 든 숲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습니다. 몸이 하나니 두 길을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한참을 서서 낮은 수풀로 꺾여 내려가는 한쪽 길을 멀리 끝까지 바라다보았습니다. 그리고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

 

 

 

 

posted by 황영찬
2018. 4. 16. 15:48 내가 읽은 책들/2018년도

2018-020 땅은 주검을 호락호락 받아주지 않는다

 

 

 

조은 시집

2007, 민음사

 

시흥시대야도서관

SB003259

 

811.6

조67 땅

 

조은의 시에서 전원은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으로 농촌과 다름없다. 글자 그대로 밭과 과수원이 있을 뿐이며, 더 있다면 "즐비한 돼지우리와 뒷간의 악취" 같은 것들에 친화력이 강한 그의 의식이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시에서 드러나는 것은 전원일 수 없는 전원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강한 친화력에 이끌려 시 속에 고개를 내밀고 있는 전원적 사물들의 모습이다. 작품의 곳곳에 산재해 있는 이러한 정황들을 단순히 잘 그려진 이미지로만 읽을 때, 우리는 조은의 시에서 많은 것을 놓치게 된다. 전원적 사물들은 대부분의 시에서 그려지듯 농촌의 현실을 비판하기 위해 차용된 것이 아니며 순수한 자연도 아니다. 그것은 보다 포괄적이고 인간과 함께 살고 또 살아 있는 존재이다. 더 자세히 적자면 조은의 시 쓰기는 전원 지향의 정신으로 자기 회복, 또는 자기 수정을 위한 운동이다.

- 오규원(시인)

 

조은

1960년 경북 안동에서 태어났다. 1988년 《세계의 문학》에 시 「땅은 주검을 호락호락 받아 주지 않는다」, 「사람과 사람이 어울려」 등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시집 『무덤을 맴도는 이유』, 『따뜻한 흙』과 산문집 『벼랑에서 살다』, 『조용한 열정』 등이 있다.

 

自序

 

지하철 속에서, 만원 버스 속에서, 밀리며 출구를 찾지 못하며 하루를 시작한다.몸만 부딪치는 (아, 정신은 다 어쩌고) 밀폐된 공간 속에서……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계, 그런 세계가 있다면, 정녕 잇기만 하다면, 이곳의 몸과 마음이 이보다는 편하리라.

 

내게 서툰 사랑의 흔적들을 남길 수 있게 해 준 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

 

1991년 3월

조은

 

차례

 

自序

 

1

지금은 비가...

오늘은

과수원에서

전원일기(田園一期) 1

전원일기(田園一期) 2

전원일기(田園一期) 3

전원일기(田園一期) 4

산이 무너지고...

그가 여는 문에는

빈 달

겨울나무

파꽃

그는 햇볕이 봄눈만큼 짧게 남은 도시를

병(病)

사람들

밤이 덮은 나무들은 밤보다 더 어둡고

반란처럼



2

땅은 주검을 호락호락 받아 주지 않는다

그늘

사람과 사람이 어울려

눈이 내리고 1

눈이 내리고 2

눈이 내리고 3

쓰레기 하치장 1

쓰레기 하치장 2

쓰레기 하치장 3

장관(壯觀)

망월동에서

마이산에서

나를 멈추게 하며

원자력 병원



3

시(詩)

사물(四物)

사랑의 위력으로

폭우

웃을 때마다 물이

소용돌이

이곳이 왜 이리 시끄러운가

십자가

그림

저녁 무렵

유토피아처럼

오늘은 어디로

고립된 우리는 각각 고립되어

지독한 이 어둠보다 더 무서운

민들레 꽃

밤안개

바다

보름달

노을

지금 이 순간처럼

비 오는 풍경에서부터

전설처럼

꽃을 꺾다가

사진 속에는

해당화가 피고

부석사(浮石寺)

3월

남해 기행

 

작품 해설 / 오규원

물과 벼랑

 

전원일기(田園一期) 1

 

  그곳으로 옮기는 이삿짐을 꾸리며 가족들은 평화로운 날들이 주렁주렁 열리리라 믿었다. 즐비한 돼지우리와 뒷간 악취도 신비롭던 그 봄 잡목 숲을 일궈 과실나무를 심었다. 어린 과실나무가 빗물을 걸러 먹는 소리를 들으며 우리의 낮잠은 달고 깊었다. 빗물에는 삭정이들만 떠내려갔다. 야산을 감싼 꽃잎은 넓었고 인근 비행장을 이륙하는 비행기 소리에 비탈의 도라지 밭이 세상을 희끗희끗 열었다. 아버지는 포클레인이 작업을 하고 있는 곳으로 가며 저수지에서 발을 씻었다. 아버지의 물살이 저수지에 가득 찼다. 멀리서 보는 아버지는 잔잔히 굽이쳐 산 하나를 넘어갔다.

 

 

  그가 가는 곳으로 아치형의 길이 닫혔다. 산의 원래 모습은 저런 것일까. 도깨비바늘이 파고드는 그의 살 속에서 친숙한 말들이 수더분히 떨어졌다. 습한 웃음이 날아 올랐다. 우리는 멈춰 상수리나무를 흔들었다. 쉬고 싶은 씨앗들이 우루루 일어섰다. 숲이 끝나는 곳에서는 언제나 빛이 온전했다. 나뭇잎에 묻힌 그와 내 몸이 우연히 빛났다. 지층에 섞이는 산 그림자. 숲을 타고앉은 태양이 어두워지도록 우리는 가을 산에 말려들었다. 간혹 뒤쳐진 그가 보이지 않았다. 허기진 들짐승의 울음소리를 흘리며 산이 몸을 뒤척였다. 산은 우리를 동요하며 며칠을 쉴 새없이 비워지고 잇었다.

 

마이산에서

- 악화되며 나를 덮쳐 오는 의혹이여. 그는 무엇을 굳게 믿어 이 많은

  돌들을 탑의 이름으로 재웠는가

 

관광버스 몇 대분의 사람들이 돌탑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일찍이 산을

굴러 내린 돌덩이들이 받쳐 든 탑의 몸체가

사진기를 들이대는 사람들 머릿속에 음지를 만든다

산을 불리는 스피커의 목탁 소리

바람도 헛발을 디뎠을 이 산 아래서

내가 마시는 물에는 짙은 흙냄새가 난다

(그를 잠그던 정적이 깊었으리라)

저 바람에 쓸리는 풀들의 몸뚱이 위로

번쩍번쩍 들리는 풀들의 눈빛처럼

돌탑을 쌓았을 사람의 그때 그 믿음처럼

탑들은 오늘도 아슬하고 견고하다

관광객의 말소리 사이로 물이 바위를 미는 소리

낮게 낮게 들려오고

그 어디서 날아오르는 새

새가 날아간 곳으로 나무들은 쉬지 않고 가지를 뻗는다

꽃이 피는 기척에 돌아보면

우는가 썩는가 잠잠한 꽃송이들 초목들

(그를 잠그던 정적이 깊었으리라)

돌탑들은 오늘도 견고하다

그대 삶의 골격이여

숨어 있는 의미여

 

민들레 꽃

 

가랑이 사이에 묻혀 있던 그녀의 얼굴이 들린다

천천히 그러나 단호하게

태양의 귀도가 그녀 쪽으로 바뀐다

먼 곳으로 질주하던 바람이 급하게 멈췄다가

가던 길을 장악한다 이 순간에도 길이 있는

그곳에 부지런히 때를 입히는 수많은 별들 때문에

길은 한결같이 양끝이 흐리다

그곳으로부터 억만 년 오고 가는 사람들과 태양은

그늘을 왕성하게 늘어뜨리고 대지는

그 아래서 힘껏 육신을 굴리고

누렇게 뜬 그녀의 얼굴 위로

세상이 한동안 오묘하게 정지한다

 

날아가리라!

죽음마저 신선하지 않은 고인 물속 같은

이 밝은 평화를 버리고

산산이 부서지고

가벼워져

 

땅은 주검을 호락호락 받아 주지 않는다

 

흙 속 뿌리가 삽을 물고 놓아 주질 않는다.

흘 속 돌들이 삽을 물고 놓아 주질 않는다.

그의 주검 곁 방향을 잃은 개미들 등으로

잡풀 그림자가 희끗희끗 옮겨 다니고

우리를 받아 뼈를 앉힐 땅도

주검을 호락호락 받아 주지 않는다. 않는다. 않는다.

만물은 저마다 제 눈을 뜨고

하늘이 겨운 그림자를 낮은 곳에 널어 말린다.

울음이 삶에 쉬 섞이지 않는 이 순간

까치와 쓰르라미 개밥풀 둥근 나무의 많은 나뭇가지

개구리 파리 벌 모두 어우러져 바람을 일구고

부러진 나뭇가지 마른 잎에도 쉬고 있는 생물이 보인다.

바람이 빗기는 산. 그는 누워 있고

내일도 정직할 모습은 주검뿐인가.

산을 올라오는 것들이 모래로 날린다.

구석에 이렇듯 묻혀야 할 우리의 몸뚱이와

주검이 이토록 밋밋해서

이다지도 우리는 살아 있는 것인가. 알 수 없는 우리는

가면서 어디로 휘청거리는 것인가.

흘 속 뿌리는 삽을 물고 놓아 주질 않고

허공에 빠진 내 손은 무겁고 공허하고

다시 보는 하늘도 강도 허공에 머리를 두고 신음하는구나.

세상은 우리의 그 무엇도 섣불리 받아 주지 않고

아카시아가 긁은 내 팔에 지금 고이는 것

살아 있는 것에는 눈물만 질벅하고

 

산이 무너지고

 

1

그는 섬기던

산이 무너진 곳에 밭을 일구었다

깊고 깊은 지평선에는 모래가 날리고

교회의 첨탑만을 내밀고 마을은 숨어 있다

바람이 지나간다

바람이 불어오는 곳으로 반전하는

목화밭이 깊은 샘물처럼 깨끗하다

 

2

어둠이 진흙처럼 차 들어온다

목화송이는 제 의지대로 흔들리지 않는다

별도 비어 있다

새 우는 소리가 사막보다 깊다

두고 온 가족처럼 닿고 싶은 경지처럼 마을은

가깝고도 머얼고

그의 몸에서 떨어져 나가는 흙에

밤의 한구석이 반짝거린다

 

 

  우리가 발을 디딜 때마다 숲이 깊어진다. 둥치 큰 나무의 나이테와 뿌리를 따라 걷다가 우리는 나무 속으로 뛰어든다. 혹이 많은 바람이 지나간다. 누가 웃을 때 줄기이며 기우는 해에 매달리고 바람은 숲에서 굽은 것을 구부린다. 숲은 때로 숫돌처럼 번들거린다. 흥이 많은 사람들은 얏호! 야앗호! 허연 뿌리를 내놓은 몇 그루 나무가 보이는 비탈 아래 풀들이 허리까지 두리번거린다. 나무들이 하늘을 이룬 숲에서는 어둠은 나뭇가지나 풀잎 끝을 둥글리며 숲을 저벅저벅 걸어 다닌다. 누구의 손을 따라 우리들의 허리가 아래 마을의 입구까지 굽는다. 언덕을 내려가는 우리들의 다리에 붉은 흙이 필사적으로 매달려 있다. 돌아보니 숲은 왜소하다. 아, 숲으로 날아가는 새들이 신기하다.

 

반란처럼

 

소 한 마리가 어둠이 모이는 개울을 건너옵니다

소가 지나온 들판은 어둠을 몰고 사방으로 몸을 젖힙니다

명랑하게 들리던 아이들의 웃음이

소의 발길마다 걸려 첨벙거립니다

길게 소가 울 때마다 달빛이 우수수 우수수

내가 없는 세상으로 이탈합니다

바람은 이 세상과 쟁기처럼 부딪치며 물속으로 가라앉고

어둠을 비끄러매며 별들은 차고 단단합니다

아이들 눈빛이 총총한 별에 걸려 헉헉거립니다

소 한 마리가 개울에서 물을 먹고 있습니다

굳어 있던 모래밭이 소의 등을 넘어 이곳으로 기울고

어두운 물의 걸림돌로 소는 멈춰 있습니다

뒷숲 벌레 울음이 낭자합니다

삐그덕거리는 문소리가 고조되고

소 한 마리가 개울을 건너옵니다

반란처럼 제 외양간으로

 

전원일기(田園一期) 2

 

연일 폭락하는 값에 판매를 위탁한 과일이 실려 나가고

아버지가 뿌리치는 밥상이 마당에서 우주처럼 돌았다

아버지의 분노는 나뭇가지 끝으로 치달았다

농한 과일들이 마당까지 굴러 와

그곳의 아버지를 자극했다

발길이 끊긴 이웃에서 날아오는 웃음과

된장 냄새를 따라다니는 내 모습이 서러워 올랴보는 하늘에서

흙바람이 일어 나를 가두었다

밤마다 부엌에서 범죄처럼 소리 죽여 밥을 먹어도

밥을 먹고 물을 마셔도 아버지와 공유하는 허기 속에는

어둠만 깊이 물살 쳤다

암울하게 굴러가는 세상을 발목에 차고 마당에 서서 보면

아버지의 그림자가 문에 꽉 끼어 날마다 신음했다

늑골에 박힌 내 별이 불길하게 떨었다

새벽부터 아버지의 방 앞을 뒹구는 과일을 쓸어 모아

돼지우리에 처넣는 나를 피해 동네 사람들은

발소리를 줄여 들판으로 갔다

 

시(詩)

 

왜 이렇게 정강이 뼈가 덜그럭거릴까

혼자

문밖에 나와 앉는다

고향보다 친숙한 어둠의

새로 돋은 떡잎을 뜯어내며

네게로 가는 길 구석구석마다 불빛을 내거는

이 축축한 발광(發光)

이 축축한 풍요

아아 문득

저 먼 곳으로부터 못 박혀 오는

석탄같이 아득한 파도 소리

왜 이렇게 정강이 뼈가 덜그럭거릴까

오늘 이 밤이 천국만큼 멀다

 

웃을 때마다 물이

 

물이 빠진다 웃을 때마다

몸에 고인 한 모금의 물마저

빠진다 웃을 때마다

웃고 있는 나의 정강이께로

흙이 올라오며 철렁거린다

 

물의 충혈된 눈을 아무데서나

불쑥불쑥 보는 내가

이렇게 힘겹게 흙의 결을 풀고

빌등을 뚫고 올라오는 이 매운 삶의

돌부리를 뽑아 던지고 있는 건가

내가 물로 내려 낮게

타오르고 있는 건가

 

물이 맑은 뿌리를 내 몸에 담그고 바다

멀리까지 이어진 것도 같고

내 몸에 머리를

두고 있는 것도 같고

늙은 저 농부의 주름이 깊은 골을 따라오며

샘이 얕은 나를 꿰뚫는 물을

흘리고 있는

사람들

사막처럼

 

3월

 

바람이 핼쑥하다

타고 있는 사람들의 발걸음

숨은 향기가 분수 같다

급소를 때리는 빗줄기

비틀대는 땅

산란기의 연어 떼처럼 거슬러 오르는

그녀는

물방울로 굴러 내린다

착각처럼

지나가는 사람들이 낯익어 보인다

 

 

  우리는 꿈틀거리는 안개 망 위로 머리를 필사적으로 들어올린다 안개가 목을 비트는 이곳에서 마주치는 우리들 눈빛은 빳빳한 지느러미를 일으켜 함께 침잠하다 불쑥불쑥 멈춘다 형체도 삭아 버린 대지를 쓰다듬으며 물소리가 안개 속에서 파문을 일으킨다. 그때마다 우리들 머리 위로 키를 돋우며 안개망이 좁혀지고 우리들 몸에서도 물 흐르는 소리가 신비하게 고조된다 문득 안개가 가린 오늘 이 세상이 너무도 명료하다

 

그늘

 

숲을 서성거린다.

숲은 하늘이 얼룩진 허공에서 뿌리를 틀고 있다.

바람은 본능으로 숲을 밟고 지나간다.

(숲이 거대하면 두려움이 거대하다)

문득문득 떨어져 나가는 나뭇가지를 물고

세상은 언덕 너머 너머

 

우리들 몸은 그늘로 꽉 차 있다.

바람이 불 때마다 거대하게 부풀며 숲은 한 몸같이

꿈틀거린다. 비대한 물소리를 따라 도는

풀들의 얽힌 허리 또한 난무하고

이곳에서 풀들은 일생 동안 정수리가 날카롭다.

멈춰 있는 물처럼 이토록 몸이 굳어 나는

한순간도 숲을 벗어나지 못하고

그늘만 일렁이며 눈빛을 바꾼다.

당신과 내가 만날 때는 그늘이 겹쳐진다.

 

태양은 오늘도 머리맡에 단내를 풍기고

하늘은 퇴색한 채

얼마나 완고하게 과거로 기우는지

하늘이 누렇게 탈색된 허공 속에는

드물게 뻗는 크고 울퉁불퉁한 뿌리에 부딪쳐

온종일 추락하는 것들과 그 아래로

썩고 있는 새의 주검들.

경직된 몸은 천천히 회전하며

깊고 더러운 것들을 뿌리로 감으며

 

밤이 덮은 나무들은 밤보다 더 어둡고

 

  돌 하나를 주웠다. 비 내리는 철로 변에 별처럼 젖어 있었다. 기차가 반원을 그리며 지나간 뒤에도 오랫동안 돌들은 덜그럭거렸다. 바람이 뒤에서 불어오고 꽃들이 몸을 놓아 버리고 떨어지는 그곳을 걸어 그린밸트를 지나고 다리를 건너고 이곳에 올 때까지 정말 별처럼. 반짝반짝 어둠을 균열시키며 돌들이 아직도 제 몸에 물 가두는 소리. 돌 속 술렁이는 소리. 젖은 새들이 낮게 낮게 이동하던 그 철로 변이 뒤척인다. 밤이 덮은 나무들은 밤보다 더 어둡고

 

사물(四物)

 

1 비

 

풀잎과 풀잎

사이가 헐거워진다 선인장 가시에 빗방울

찔린다 한 방울…… 두 방울…… 여섯

방울이 꿰이기 전에 떨어진다 이미

하나의 물방울 되어

웅덩이를

적시며 물이 차오르는 동안

흘러넘치지 않는다 우리의 물

 

2 꽃

 

바다, 작은 모래알들이 바다를 밀고 와서 해변에다 눕혔다

 

모래의 틈 속으로 이어진 좁은 길을 더듬으며 한 사람이 파도를 따라갔다

 

바다가 잡아당기고 간 모래의 귀뿌리를 따라 귀 밝은 사람들은 사람 사이로 오는구나

 

따로 남아 울다가 울음을 그치고 토하는 모래 한 줌에 향기가 났다

 

3 강

 

내리는 진눈깨비 사이로 가늘게

강이 흐른다

버스에서 내려 난감한

내 앞에서 강은

배회하는 진눈깨비를 거머쥐며

무디고 날쌔게 자신을 넓힌다

강면의 마른 집들을

움켜쥐고 한 발 더 앞으로 뻗어 나간다

 

가장 낮은 자세로

성숙하는

강의 저 율동

 

강을 찾아 모여드는 사람들

시선 밖 멀리까지

강물이 차오른다

둥. 둥. 둥. 둥둥둥둥둥둥둥둥

수평선이 처얼썩 하늘에 걸쳐진다

 

막 펼쳐 내는 첫 장의 꽃잎

그런 전류가 천지에 흐르고

마을 전체가 기름방울

하나의 무게로 떠오른다

 

진눈깨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고

 

4 반도

 

노을이 씨방처럼 터진다

뒤척이는 나무들

뿌리 그 여린 끝으로 더듬어 내는

절벽 같은 희망이 반도(半島)의 빈 가지마다

고개를 내밀고

수그리고

반도의 빈 들에서

새 한 마리 날아오른다

반도가 육중하게 자유로워진다

이윽고 미끄러지듯

미끄러지듯 자전하는 지구

 

오늘은

 

  고구마의 전분, 사람의 피, 소의 젖, 그런 것들이 별로 보인 오늘은 나의 하늘이 나를 짓이겼습니다. 하늘의 별, 사람의 눈, 나무의 잎사귀, 뿌리, 가지, 돌멩이 모두 흘러들어 허둥대는 나를 짓이겼습니다. 하늘이 마구 흘러내렸습니다.

 

  힘겹게 강을 건너온 바람이 너덜거리는 손가락만 보이고 짚단처럼 쓰러졌습니다. 그러나 벌판의 한 그루 나무가 무너지는 하늘을 받치고 나의 이마로 걸어왔습니다.

 

  종일 별이 나를 끌어 큰 산맥을 떠넘기고 나는 냇가 바위처럼 가라앉았습니다. 가라앉아 차갑게 타고 있었습니다.

 

쓰레기 하치장 2

 

멀지 않은 곳에서 밤 기차가 교차한다.

잡역부들은 폐품을 던지며 불기둥을 높이고

연기가 들어 올리는 늘 그 하늘이

오늘따라 적막하다

어둠 속으로 주춤주춤 들어앉는 사물들 곁으로

뜸한 행인에게로 마른 풀숲으로 간간이

신화(神話)처럼 불씨가 날아온다.

 

화덕 위 라면이 끓고 있다.

뒤틀린 나의 이 하루가 몰고 오는 허기 속에는

어둠만 쌓여 묵직하고 날아와

내 몸에 앉았던 시간들이 트럭의 진동에

일어선다. 허술한 제복의 인부들은

쓰레기 더미를 중심으로 흩러지고 모이고 저들의

땀과 저들의 호흡과 저들의 희망과 반죽되면 그것들이

쓰레기 하치장을 둘러치고 빨갛게 달고 있다.

 

별들이 어느새 날카롭다.

어둠 속 내게로 이 도시의 허리로 빈 깡통 하나가 굴러내리며

흔히 널려 잇을 풀씨들을 깨운다. 빈 깡통 하나가

명멸하는 이곳의 어둠을 낮게 베며 뒹군다.

내가 서성거리는 곳에는

달도 없이 별만 날카롭다. 바람도.

번호가 매겨진 리어카들도 빈 나무의 뿌리도 어둠에 깔려 있고

쓰레기 더미에서 가려져 따로 놓여 있는

안락의자, 팔레트, 밤색 구두 한 켤레

 

병(病)

 

  (그는 그의 그림자에 끌려 혼자 그들을 떠나왔다 그들이 가고 있는 그곳은 떠나온 나의 확신 때문에 갈수록 불완(不完)했다)

 

  사람들의 눈빛이 그의 골수 속에서 날을 세우고 있었다.

 

  높은 산 그림자가 흩어지며 어른거렸다. 별이 우두둑 우두둑 으스러지는 그의 혼을 떠밀며 사람들이 내달렸다. 숨 가쁘게 포개지는 그들의 어깨는 신명난 들개처럼 별빛을 토막 쳤다.

 

  길은자궁속까지사람들을끌고들어가

  수렁같은칭찬을아끼지않았다

  그길의탯줄을말아쥔사람들의

  다리가살찌고있었다

 

  제구실을 못 하는 새벽 그의 뜰에는 날개를 접은 새떼. 버석거리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연일 그의 뜰로 흘러들었다. 먼지가 앉은 꽃들은 속절없이 떨어졌다. 우우우 무섭게 달이 벙그는 그의 밤은 넓어져

 

쓰레기 하치장 3

- 태양이 불순하게 떠오른다 환청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숨소리는 거칠고

 

저들의 아이들은 이 둑길을 걸어 학교로 갔으리라

고여 있는 세상처럼

어제의 그 자리에서 태양은 지글거리고

저들의 웃음은 풍만한 햇볓에 눌려 눅눅하고 차갑다

어제도 또 오늘도

기이하게 그림자가 닳고 있는

버섯 같은 날들이 밑도 없이 넘치는

 

오늘도 어디로

 

꽃이 지고

피기도 하는 이 밤에 벽이

울리는 기침을 누가 자꾸 한다

개 짖는 소리

흐르는 전류와 취한의 노래

자동차 급 브레이크

사이 사이로

벽이 울리도록 누가 기침을 한다

 

둥둥 떠 있는 선인장 꽃

떠 있는 지붕들

(위험하다!)

나뭇잎들은 뒹굴며 낮은 곳으로 몰리고

어제의 무수한 별들은 한순간도

제힘으로 스러지지 않고 오늘도

착각인가 한 무리의 그림자가

별을 펄쩍펄쩍 넘나든다

(위험하다!)

 

어둠을 풍차처럼 돌리며

한 무리의 사람들은 잠 속에서 어디로 가는가

알 수 없어라

밤이 다시 아침으로 발전하는 것

 

꽃이 지고

피기도 하는 이 밤에 벽이

울리는 기침을 누가 자꾸한다

 

유토피아처럼

 

유토피아처럼 과일 가게는 철거반에게 헐리고

새로 지은 상가의 층계는 말쑥하다

아파트로 들어가는 치량들과 삶이

즐거운 부인들이 구경하는 데서 냄비와 물통과 문짝과

딸아이의 속옷까지

맥어ㅓㅄ이 끌려 나와 ㄴㄹ블지는데

대단하다 정말 수차례 당해 ㅂㄴ 사람처럼

 

담담하게

두 딸과 남편의 도시락을 오늘 아침에도

꾸려 주는 저 아주머니

 

사람과 사람이 어울려

 

사람과 사람이 어울려 집을 짓는다.

철근을 넣고 모래를 거르고

꿈처럼 벽돌을 키워 올린다.

외딴 섬벽을 기어오르는 바닷물이 저들의

온몸에서 번들거린다.

무더운 팔에 햇빛이 엉기고

굽은 등으로 걸터앉는 하늘

하늘에 가려 먼 곳이 안 보인다.

판넬과 모래를 실은 트럭을 몇 차례 비켜서며

터무니없이 나는 왜 오그라드는지.

풀꽃은 왜떨어지는지.

바람은 왜 서는지.

꽃은 떨어져 어디를 찌그러뜨리고

신호등 앞 볏단같이 묶인 사람들이 보이는 이곳

무더운 바람이 범람하는 변두리

사람과 사람이 어울려 집을 짓는다.

시멘트 포대 쓸데없는 철사 토막

여자들도 보이고

하늘을 흩으며 가는 장화가 용기보다

외롭다. 질고 삐뚤은 바닥을 딛고 선 저들

하늘이 잠시 들먹거린다.

이 한낮 공사장

주변에서도 나는

하늘에 가려 먼 곳이 안 보이고

 

사랑의 위력으로

 

  나를 사랑한다고 말하는 당신들의 말마다 모래가 날고 있다 언제나 이곳이 가파른 때문인가 내 곁에 쌓인 모래들만 비탈져 오늘도 반짝인다 지쳐 누운 낙타인가 이 모래언덕을 허물며 버둥대는 저것은 나를 꿈꾸게 할 것들은 수시로 문을 걸고 꺽꺽 울고 어두운 곳에선 별을 치부처럼 들추며 날렵하게 당신들의 달이 살찐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이 세상에서 사랑의 위력으로 날고 있는 모래의 말들아

  사랑이 깊고 깊어 내가 있는 곳으로 올라오지 못하는

 

이곳이 왜 이리 시끄러운가

 

몸 한 부위에 별을 달고 사람들이 딸랑딸랑 스쳐 간다

우왕좌왕하는 아이들의 날갯죽지가 암표처럼

불편하다 몇몇 아이들은

몸을 별 모양으로 오그리고

그림자를 몸속에 찔러 넣고

 

십자가

 

(멀리 가서 바람처럼

풀리고 싶어)

 

눈물도 은혜다

웃으며 웃으며 타오르는

저 뜨거운 망초 꽃

언젠가 다락방엔

쥐들마저 가고

손가락 한 마디도 포개지지 않는

그 피뢰침에는

별이 찔렸다

 

저녁 무렵

 

1

서너 마리 참새가 올라앉은 빨랫줄이

아무래도 땅에 닿을 듯하다

사람과 사람의 터울 사이로

치석(齒石) 같은 어둠이 깔리고

죄 없는 바람 한 자락

빨래줄을 지나가며 두 동강이 난다

무수한 바람의 허리를 뚝뚝

꺾어 버리는 우직한 사람들의 어깨선이

차츰 둥글어진다

얼핏

진화(進化)되지 않는 슬픔의 무게보다

가깝게 별이 보인다

 

2

모세의 머리털 같은 구름 한 자락에

노을이 가려져 잇다

거리마다 골목마다 주인처럼

검은 소 떼가 몰려오고

부채의 손잡이 방향으로 귀가하는 사람들

아무도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

어디에 가서

돌이 되어 바람을 굴절시키는

단 한 사람을 만날 수 있으려나

천천히, 천천히 나는

돌들의 눈 속으로 차 들어가

 

사람들

 

  살아 있는 절망들이 엮이고 숲을 이룹니다. 하늘의 중심을 찌그러뜨리며 평야처럼 숲이 넓어집니다. 무덤 같은 정의가 즐비한 숲의 질서를 돌아가 보십시오. 설움이 마디마다 묻어 찐득거립니다.

 

바다

 

반짝이는 모래들은 모두 말라 있다.

물이 가까워 더욱 마른 모래들

 

빛을 확장하는 모래밭 위로 새들이

가까운 죽음처럼 어른거린다.

 

지구를 감고 도는 느린 물줄기 곁에서

모래층을 바꾸며 휘청이는 우리들의 다리에

가까운 무인도가 덫처럼 걸린다.

바다는 늘 이곳에 있다.

 

우리들 낮은 곳의 모래층을 적시며

명쾌하게 새를 날리기도 하면서

바다는

늘 이곳에 있다.

 

남해 기행

 

길어지는 섬 그림자

허리를 슬며

안개가 끓어오르고 있었다

어둠이 몸을 풀며

뒤따라오고 있었다

 

바다에서 배 안에서

벽인 창을 사이에 두고

바라보는 바다

 

바다에서도 나는

나를 가두고

두드리고 끌고 끝내

뜨거운 저 안개로도

바닷물로도

숨구멍 하나 터주지 못했다

 

멀어질수록 서둘러

가까워지는 육지

바다보다 앞서 가는 어선들

 

문득

먼 미래의 물살이

빙산을 밀고 오는지

바다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뱃머리가 흔들릴 때마다

바다의 기류가 바뀌고 있었다

 

안개가 두려운

창자 속에 섬을 하나씩 채워넣고

배는 십계명처럼

우리를 끌고

 

돌아가는 우리들

그림자가

우리들의 무릎에서 안타깝게

잠들고 잇었다

 

지금은 비가 ……

 

  벼랑에서 만나자. 부디 그곳에서 웃어 주고 악수도 벼랑에서 목숨처럼 해 다오ㅗ. 그러면 난ㄴ 노루 피를 짜서 네 입에 부어 줄까 한다.

 

  아, 기적같이

  부르고 다니는 발길 속으로

  지금은 비가 ……

 

 

posted by 황영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