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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11. 6. 15:38 내가 읽은 책들/2013년도

2013-120 한국사傳

 

KBS한국사傳 제작팀

2008, 한겨레출판

 

 

시흥시립대야도서관

SB020352

 

911

케68ㅎ

 

역사를 뒤흔든 '개인'들의 드라마 같은 이야기

 

광대한 무대에서 펼쳐지는

역사 속 리얼 휴먼스토리

 

역사는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볼 때 그 본질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간 한국사는 획일적 역사 해석만이 횡행했다. 《한국사傳》은 바로 이런 문제점들을 해소하며 그다지 주목받지 못해왔던 측면들을 통해 역사의 다양한 관점을 보여주고 있다. 다양한 관점으로 역사를 바라보면 필연적으로 역사 무대가 확장된다. 이 책의 무대가 한반도뿐만 아니라 일본과 중국, 그리고 저 멀리 유럽까지 종횡무진하는 이유다. 광대한 무대의 주인공들이 만들어내는 이야기를 따라 읽다 보면 불현듯 그 현장으로 답사를 떠나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된다. - 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소장

 

역사는 왜곡되지 않은 거울이다. 동양의 역사가들은 역사가 감계(鑑戒)기능을 한다고 말했다. 역사에 비춰보고 경계할 수 있도록 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역사는 부끄러운 치부마저 그대로 기록해야 한다고 믿었고 실제로 그렇게 했다. 그만큼 역사는 리얼하다. 《한국사傳》은 시스템 이야기인 기(紀)를 잠시 접어두고 리얼 휴먼스토리로 가득한 전(傳)에 주목하고자 했다. - 서문 중에서

 

KBS 역사 다큐멘터리의 새로운 도전

사라지지 않는 사람들의 '드라마'를 추적하다!

 

한국사傳 제작팀

책임 프로듀서 : 장영주

프로듀서 : 윤한용, 김영두, 김형운, 송철훈, 정현모, 박건, 김현기, 김종석, 이호경

작가 : 지현주, 정윤미, 윤영수, 박소희, 박민경

 

차례

 

◆ 서문  역사를 뒤흔든 '개인'들의 리얼 드라마

 

1 조선을 구한 어느 외교관의 인연 - 홍순언

200년에 걸친 약소국의 이유 있는 항의

홍순언 앞에 나타난 놀라운 반전

유일한 역관 출신 광국공신

조선시대 역관은 유능한 무역상이었다

국가의 모든 실무를 담당한 '중인'들

임진왜란 승리의 숨은 주역

인연은 인연을 낳고

 

2 한국의 무희에서 파리의 연인으로 - 리진

조선의 '영혼의 꽃'

콜랭 드 플랑시와의 운명적 사랑

파리를 활보하던 최초의 근대여성

조선 여인의 파리 사교계 진출

낯선 문화 속의 이방인

거스를 수 없는 '관비'의 운명

파리로 인해 살고, 파리로 인해 죽다

 

3 중국대륙 속의 고구려 제왕 - 이정기

대륙을 호령했던 고구려 유민

용교를 막아 당의 숨통을 조이다

군인으로 명성을 날리다

부하들이 선택한 절도사

당나라에서 가장 살기 좋은 이정기의 나라

당 황실을 겨누고 칼을 빼들다

이정기 왕국의 흥망성쇠

 

4 세조의 일등공신인가, 단종의 배신자인가 - 신숙주

세조의 킹메이커

계유정난의 일등공신

공신의 길을 택한 신숙주의 지독한 배신

실패로 끝난 단종 복위운동

'넘버 쓰리' 세조가 선택한 신숙주

세조에 충성한 신숙주에 대한 논란

충신 성삼문 vs 공신 신숙주

신숙주의 길 vs 성삼문의 길

 

5 20일간의 치열했던 헤이그 장외외교 - 이준

헤이그의 문전박대

고종의 마지막 카드

고종이 선택한 남자

회의장 밖의 외교활동

급작스런 이준의 죽음

두 번 죽임을 당한 세 특사

 

6 슈퍼맨 아버지의 눈물 - 영조

21세기에 밝혀진 사도세자의 병

슈퍼맨 아버지와 평범한 아들

사도세자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들

뿌리 깊은 당쟁의 씨앗

돌이킬 수 없는 부자의 갈등

뒤주에 갇힌 세자의 마지막

'사랑하는 방법'을 몰랐던 아버지의 회한

 

7 조선의 여성 CEO - 김만덕

제주를 수렁에서 구한 여인

관기에서 상인으로

승승장구한 김만덕의 객주

쌀과 소금을 장악하다

뱃길로 열린 팔도의 시장

최고의 부자로 거듭나다

왜 하필 만덕인가?

실학자가 인정한 전문경영인

 

8 비운의 라스트 프린세스 - 덕혜옹주

환갑에 얻은 늦둥이 외동딸

여덟 살에 겪은 아버지의 독살

덕수궁의 꽃에서 일본의 인질로

독살에 대한 공포와 어머니의 죽음

짧은 결혼생활과 정신병원 생활의 시작

잊혀진 덕혜와 딸 마사에

"우리나라에서 살고 싶어요"

 

9 김옥균을 쏜 최초의 프랑스 유학생 - 홍종우

조선 최초의 프랑스 유학생

레가미와 홍종우의 운명적 만남

파리 인사들과 교류하며 한국을 알리다

한복 입은 파리의 신사

일본 극우파의 원조와 손잡은 김옥균

서로 다른 방식으로 나라를 걱정한 두 사람

엇갈린 두 사람의 평가

홍종우의 길 vs 김옥균의 길

 

10 조선 장수의 흑룡강 승전보 - 신유

원치 않았던 출병

흑룡강에서 격돌한 러시아와 청나라

코자크족이 두려워한 '대두인'

신유와 조선군의 흑룡강 승전보

효종과 조선의 딜레마

약소국 장군의 비애

200년 평화를 견인한 대장정

 

1

조선을 구한

어느 외교관의 인연

- 홍순언

 

낯선 이름 홍순언.

그는 조선의 운명을 바꾼 역과(외교관)이다.

임진왜란을 승리로 이끈 중요한 인물이

바로 장수도 무사도 아닌, 중인 출신의 역관 홍순언이다.

뿐만 아니라 그는 조선의 역사를 바로잡는 큰 공을 세우기도 했다.

그런데 그 일이 가능하게 된 계기는 어느 여인과의 짧은 만남.

모든 것은 여기에서 시작되었다.

《통문관지通文館志》.  조선시대 중국, 일본 등과의 외교통상 관계를 수록한 책으로 역관 홍순언과 중국 여인의 일화도 실려 있다.

《대명회전》 정덕본(1510). 이성계의 아버지가 인인임으로 잘못 나와 있다.

북경의 동악묘. 중국에 간 사신들이 조양문으로 들어서기 전에 향을 피우고 제를 지냈던 곳이다.

조양문. 북경으로 들어서는 관문이다.

연경 성시도(일부). 중국 청나라의 북경을 그린 지도. 조선 사신이 들어가는 조양문이 오른쪽에 있고, 외국사신이 머물던 회동관은 정양문 오른쪽에 있다.

《광국지경록》.  종계변무를 축하하기 위해 선조와 여러 신하들이 화답한 시를 모은 것이다.

광국공신 칭호를 받은 신하들.  홍순언의 이름이 정철이나 유성룡보다 높은 2등에 올라 있다.

종계변무 문제를 해결하고 돌아온 홍순언에게 왕이 노비와 집을 하사해주어 그가 살았던 역사의 현장이 지금의 을지로입구다.

보은단동이란 지명이 적힌 도성도 일부.

《노걸대》.  조선시대 역관들이 공부했던 중국어 초급 회화책. 상인들 간의 대화가 주를 이룬다.

송조천객귀국시장(送朝天客歸國詩章).  명나라에 조회왔다가 고국으로 돌아가는 조선 사신을 전송하는 광경을 묘사한 그림.

조선시대 문과 합격증서. 일반적으로 문과 합격자는 홍패를 받았지만, 역관은 일반적인 문과 합격자와 구별하기 위해 백패를 지급했다.

김정호의 수선전도.  홍순언과 같은 중인들이 모여 산 곳은 청계천 일대의 이른바 중촌이었다. 청계천을 기준으로 북쪽인 북촌에는 고급 관료와 중신들이, 남쪽인 남촌에는 선비들이 주로 살았다.

명나라가 조선을 도와 일본을 무찌른 이유는 일본이 조선의 길을 빌려 명을 칠 것이라는 '가도입명' 설을 믿었기 때문이다.

임진왜란 당시 평양성 전투도.

해주 석씨의 시조이자 역관 홍순언을 여러 차례 도와준 석성의 초상.

 

2

한국의 무희에서

파리의 연인으로

- 리진

 

어느 프랑스인이 남긴 단 네 쪽의 기록. 이것은 조선 무희에 관한 이야기다.

지금으로부터 114년전,

조선의 궁중 무희였던 한 여자가 프랑스 파리로 건너갔다.

프랑스는 지금도 비행기로 10시간을 가야 할 정도로 우리나라에선 매우 먼 나라.

무려 1세기 전에 프랑스까지 간다는 것은 그야말로 엄청난 일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조선의 무희였다는 그녀는 어떻게 파리까지 가게 된 것일까?

우리의 역사가 기록하지 않은 한 조선 여자의 삶과 사랑.

기구한 운명의 순간들, 이제 그 이야기를 시작한다.

《한국에서》.  이폴리트 프랑댕 · 클레르 보티에 공저, 1905.

이폴리트 프랑댕이 찍었다는 한국의 무희들 사진.

콜랭 드 플랑시.  1888년 프랑스 초대공사로 한국에서 근무했다.

고종이 콜랭 드 플랑시에게 수여한 대한제국 훈장.(오른쪽)

콜랭 드 플랑시가 소장했던 한국 여인의 도자기상.(왼쪽)

파리 부감.

리진과 콜랭 드 플랑시가 살았던 바빌론가 58번지.

리진의 집에서 5분 거리에 있는 봉마르세 백화점.

리진의 집 가까이에 있던 파리 외방전교회. 김대건 신부의 사진과 조선의 성경책이 보관되어 있다.

파리 외방전교회에 보관돼 있는 조선의 여성 신도들 사진.

플랑시는 자신의 중국어 이름을 갈림덕(길葛林德)이라 짓고 낙관을 만들어 수집한 책마다 '갈'자를 표시하곤 했다.

플랑시가 수집해간 정조 때 편찬된 병법서 《어정병학통》.

19세기말 프랑스에서 출간된 한국 여행기들.

파리의 여성들(위)과 달리 조선의 여성들(아래)은 인격적 대우를 받지 못했으며, 자기 자신이 아닌 누군가의 아내 혹은 어머니로서만 존재했다.

프랑스 최고의 동양 전문 박물관인 기메 박물관. 이곳 한국관에 콜랭 드 플랑시가 가져온 가구들이 있다.

리진의 규방을 장식했던 한국 가구들. 기메박물관 한국관 소장.

서울시 을지로2가에 있는 장악원 표석. 서인화 국립국악원 학예연구사에 따르면 원래는 서부 여경방 자리에 있었는데 임진왜란 이후에 지금의 자리로 이전했고, 러일전쟁 무렵까지 이곳에 있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고 한다.

무희는 관에 소속된 관비였다. 리진도 다르지 않았다. 프랑댕이 촬영한 무희의 사진.

콜랭 드 플랑시가 프랑스에 보낸 보고서 '한국의 노예제도'에 들어 있던 조선의 노비문서.

최초로 공개된 콜랭 드 플랑시의 인사기록에는 그가 죽을 때까지 독신이었다고 나와 있다.

 

3

중국대륙 속의

고구려 제왕

- 이정기

 

781년, 당나라 황실에 급보(急報)가 날아든다.

당대 최강의 10만 대군이 제음으로 이동해

대대적인 군사훈련을 시작할 것이라는 소식이었다.

당 조정은 경악했다. 국가의 존망이 걸린 사태가 기어이 벌어지고 만 것이다.

10만 대군의 집결지는 제음벌판. 갑작스런 병력 이동이었다.

이동 행렬의 끝은 보이지 않았다. 군사들의 집결지 제음벌판은

당의 동쪽 수도인 낙양까지 단 며칠 만에 도착할 수 있는 거리였다.

10만 대군이 노리는 것은 당 조정.

이들을 이끌며 황제의 목에 칼을 겨누고 있는 사람은 바로 고구려 유민 이정기였다.

고구려 패망 64년 후 등장한 이정기. 그것은 또 다른 고구려 역사의 시작이었다.

청주성 박물관에 걸려 있는 이정기에 대한 소개글. 이정기의 번진이 청주에 있었을 때 청주, 치주…… 등 열다섯 개 주를 장악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765년부터 776년 사이에 이정기가 추가로 점령한 산둥성 6개 주.

당시의 용교는 남부의 식량과 물산이 집결하던 운하의 도시였다. 장안과 낙양에서 필요로 하는 물자들은 반드시 이 운하를 통해 운송해야 했다.

쑤저우 시내에 '용교루'라는 건물 간판이 보인다.

당나라 시인 백거이가 그린 벽화 <용교별업도>. 당시 용교의 모습이 잘 드러나 있다.

고구려 유민들의 이동 경로. 고구려 유민들은 영주를 거쳐 중국 각지로 흩어져 살았다.

고구려 벽화. 말을 타고 활쏘기를 즐겼던 고구려인의 기풍은 이정기의 군대에도 이어졌다.

산둥성의 철과 동 산지. 서주, 연주 등지의 생산량이 중국 전체의 10퍼센트를 차지했다.

산둥성의 소금 산지. 해주, 밀주 등지의 생산량이 중국 전체의 50퍼센트를 차지했다.

신라와 발해의 대당 무역 경로. 등주는 발해, 통일신라, 일본의 외교사신과 무역 상인들이 반드시 거쳐 가는 곳이었다.

 

4

세조의 일등공신인가,

단종의 배신자인가

- 신숙주

 

1392년, 조선이 개국한다.

새 왕조는 4대 임금 세종에 이르러 전성기를 누린다.

그러다 역사에 암운이 드리우기 시작한다.

계유정난을 일으킨 수양대군이 어린 단종을 몰아내고 왕위에 오른 것이다.

이에 반발한 사육신들의 단종 복위운동과 세조의 처절한 응징.

조선 초기 최대의 피바람이었다.

이 정치적 폭풍의 한가운데에 수양대군 세조가 선택한 인물, 신숙주가 있었다.

신숙주 영정. 보물 제613호.

연행도(일부). 조선 사신들이 북경을 향해 출정하는 모습.

성삼문 영정.

《보한재집》. 신숙주가 남긴 시문집.

공신당. 공신 83인의 위패를 모신 곳으로 신숙주는 조선 제9대 임금인 성종의 공신으로 배향되어 있다.

신숙주가 그린 일본 지도 <해동제국총도>는 혼일강리역대국지도(아래)보다 정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야전부시도>(일부). 1460년인 세조 6년에 함길, 강원 양도 도체찰사 신숙주가 조선군을 이끌고 여진족을 정벌하는 장면을 그린 것이다.

서울시 노량진에 있는 사육신의 묘.

 

5

20일간의 치열헀던

헤이그 장외외교

- 이준

 

1907년 7월 14일 오후 7시.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한 한국인이 죽었다.

고종황제의 마지막 특사였던 이준.

그는 헤이그에 온지 20일 만에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았다.

헤이그에서 치열하게 외교활동을 벌였던 이준 특사.

그에게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만국평화회의가 열렸던 비넨호프 궁전.

제2차 만국평화회의. 1907년 6월 15일.

제1차 만국평화회의. 1899년.

고종이 만국평화회의에 참석하게 해달라고 요청한 외교문서. 1902년 2월. 파리 주재 한국공사를 통해 네덜란드 외무장관에게 전달했다.

회의주최국인 러시아가 네덜란드에 보낸 2차 만국평화회의 초청국 명단. 명단의 열두 번째에 한국(coree)이 초청국으로 올라 있다.

2차 만국평화회의 부회장이었던 보폴트와 그가 남긴 일기. 한국의 세 특사는 보폴트를 찾아가 회의에 참석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한다.

한국의 세 특사가 만국평회회의에 참석할 수 있는 권리를 요청하며 네덜란드 외무장관에게 보낸 서한. 1907년 7월 1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외국인 묘지에 있는 힐버트(Homer B. Hulbert)의 묘.

만국평화회의가 열리자 비넨호프 주변에 많은 시민운동가와 언론인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1면에 한국에 관한 기사가 대서특필된 1907년 7월 5일자 <평화회의보>.

만국평화회의 당시 신문에 실렸던 한국과 일본을 비롯한 열강들의 관계를 보여주는 삽화.

헤이그 시립문서보관소에 남아 있는 이준의 사망기록부.

이준의 사망 소식을 다룬 네덜란드의 <뉴코란트>.

<평화회의보> 1면에 실렸던 이준의 사진.

이준 열사의 묘. 서울 수유동 산 127번지.

네덜란드 헤이그의 뉴에이크디우 공동묘지에 있던 이준 열사의 묘적.

 

 

 

 

 

 

 

 

posted by 황영찬
2013. 11. 6. 15:25 내가 읽은 책들/2013년도

2013-119-1  쉽게 구할 수 있는 염료 식물

 

뱀딸기(蛇苺)

Duchesnea chrysantha (Zoll. et Morr.) Miq.

중국, 말레이반도, 인도와 일본 각지에 분포하며 장미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들판의 길가, 경작지 주변 등 햇볓이 잘 드는 곳에서 흔히 볼 수 있으며 기는줄기를 뻗어서 번성한다.

벌깨덩굴(芝麻花)

Meehania urticifolia (Miq.) Makino

중국 북부, 일본 등지에 분포하며 산속 그늘진 곳에서 자라는 꿀풀과 여러해살이풀이다.

보리수나무(볼네나무 · 보리장 · 보리똥 · 보리화주나무, Autumn Elaeagnus)

Elaeagnus umbellata Thunb.

히말라야에서 중국을 거쳐 일본까지 분포하며 낙엽 지는 작은키나무로 보리수나무과에 속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중부 이남 지역에서 자란다.

봉선화(Garden balsam, 鳳仙花)

Impatiens balsamina L.

중국, 말레이반도, 인도 원산의 봉선화과의 1년생풀로 꽃이 아름답기 때문에 세계의 어느 정원에서나 널리 재배되고 있다.

붉은서나물(Pilewort, Firewort)

Erechitites hieracifolia Raf.

북아메리카 원산이나 북반구의 온대 지방과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에 널리 귀화하여 잡초화하였다. 높이가 0.2 내지 2미터에 달하는 연약한 국화과 1년생풀로 숲속에서 도시의 빈터까지 어디에서나 자란다.

사방오리(矢車附子)

Alnus firma S. et Z.

일본 원산의 자작나무과의 낙엽 지는 큰키나무로 산지 사면이나 도로변이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한 사방수로 각지에 살고 있다.

사위질빵(October Clematis, 女萎花木通)

Clematis apiifolia A. P. DC.

햇볕이 잘 드는 산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미나리아재비과의 낙엽성 덩굴식물이다. 일본 혼슈 이남과 중국 남부에 주로 분포한다.

서양민들레(Common Dendelion)

Taraxacum officinale Weber

유럽 원산이며 사람의 발길이 잦은 잔디밭, 풀밭, 길가에서 흔히 자라는 국화과 여러해살이풀이다.

 

석류(Common Pomegrante, 石榴)

Punica granatum L.

지중해 동쪽 해안 지방에서 인도 북서부 히말라야에 걸쳐서 분포하며 석류과에 속한다. 현재는 중국, 미국 캘리포니아, 인도 등지에서 대량으로 재배된다. 우리나라에서는 관상용, 식용, 약용으로 주로 심지만 남부 지방에서는 월동이 가능하여 정원수로도 많이 심고 있다.

소리쟁이(Yellow Dock · Curled Dock, 皺葉酸模)

Rumex crispus L.

서아시아, 유럽, 아프리카에 분포하고 동아시아, 북아메리카 등에 귀화한 마디풀과 식물이다. 전국 각지에서 자라는 잡초로 경작지 주변이나 폐경지 등에 잘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쇠무릎(우슬, 牛膝)

Achyranthes japonica (Miq.) Nakai

산이나 들판, 길가 등 전국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비름과 여러해살이풀로 뿌리는 엉성한 수염처럼 나온다.

수영(시금초 · 괴싱아, Garden Sorrel, 酸模)

Rumex acetosa L.

북반구의 온대 지방에 넓게 분포하며 산야의 풀밭, 농경지 주변, 길가 등에서 흔히 볼 수 잇는 마디풀과 여러해살이풀로 산성 토양에 견디는 힘이 강하여 공장 주변의 황무지에서도 무성하게 자란다.

신나무(Amur Maple, 色木楓樹)

Acer ginnala Max.

중국, 일본 등 동북 아시아에 널리 분포하며 우리나라에서는 전국의 고산 지대 이하에서 자라는 단풍나무과에 속하는 낙엽 지는 큰키나무로 습기 있는 계곡에 많고 키가 8미터 전후에 이르며 가지가 많은데 새 가지에는 털이 없다.

쑥갓(Garland Chrysanthemum, 同蒿)

Chrysanthemum coronarium var. spatiosum Bailey

오랫동안 야채로 재배된 국화과의 1년생 또는 2년생풀로 남유럽, 지중해 지방이 원산이다.

씀바귀(씸배나물, 黃瓜菜 · 苦菜)

Ixeris dentata (Thunb.) Nakai

우리나라, 중국, 일본 등 동북 아시아에 분포하며 마을 주변이나 길가 등 양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국화과 여러해살이풀로 자르면 우유 같은 흰색 즙이 나온다. 바닷가에서 고산지까지의 넓은 영역에 걸쳐서 자라며 형태 변이가 매우 크다.

애기똥풀(젖풀 · 까치다리씨아똥, Celandine, 白屈菜)

Chelidonium majus L. var. asiaticum (Hara) Ohwi

동아시아 온대 지방에 넓게 분포하며 전국 저지대의 마을 주변, 길가, 돌담 사이, 숲 가장자리에서 흔히 볼 수 잇는 양귀비과 2년생풀이다.

 

양하(양회간, Mioga ginger, 茗荷)

Zingiber mioga (Thunb.) Rosc.

열대 아시아 원산의 생강과 여러해살이풀로 독특한 향이 잇으며 예로부터 남부 지방에서 많이 심었다.

 

엉겅퀴(가시나물 · 항가새, 大蘇)

Cirsium japonicum DC. var. ussuriense Kitamura

중국의 동북 지방과 우수리에 주로 분포하는데 이 종은 우리나라 산야의 풀밭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엉겅퀴 종류로서 키가 큰 국화과 여러해 살이풀이다.

여뀌바늘(丁香蓼)

Ludwigia prostrata Roxb.

동북 아시아에 넓게 분포하며 논이나 밭, 개울가 등의 습지에서 자라는 바늘꽃과 1년생풀이다. 흔히 볼 수 있는 잡초의 하나로 물에 반쯤 잠긴 상태에서도 잘 자란다.

이팝나무(니암나무, Chinese Fringe-Tree, 六道木)

Chionanthus retusus Lindl. et Paxton

대만, 중국 남부와 일본 남부에 주로 분포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중부 이남 산지 계곡부에 자라는 물푸레나무과의 낙엽 지는 큰키나무로 키가 25미터, 둘레 70센티미터까지 자란다.

자주괴불주머니(紫菫, 刻葉紫菫)

Corydalis incisa Pers.

우리나라의 남부 지방 저지대의 그늘진 숲 가장자리에서 자라며 중국, 일본에 분포하는 현호색과의 2년생풀이다.

작약(Chinese Paeony, 芍藥)

Paeonia lactiflora var. hortensis Makino

중국 동북 지방, 시베리아에 주로 분포하며 우리나라에서는 산지 계곡과 같은 깊고 비옥한 땅에 자라는 미나리아재비과 여러해살이풀로 관상용, 약용으로 재배하기도 하는데 추위에는 잘 견디지만 더위에는 약하다.

조개나물(多花筋骨草)

Ajuga multiflora Bunnge Bunge

햇볕이 잘 드는 산지 사면이나 풀밭에 자라는 꿀풀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조록싸리(참싸리)

Lespedeza Maximowiczii Schneid.

전국 산지대의 볕이 잘 드는 곳에 자라는 콩과의 낙엽 지는 작은키나무로 1.5 내지 3미터에 이르고 줄기 지름이 4센티미터 정도 되는 개체도 있으나 아래에서부터 가지가 많이 나서 덤불을 이룬다.

조뱅이(자리귀, 조바리)

Cephalonoplos segetum (Bunge) Kitamura

중국 동북 지방과 일본 대마도에 주로 분포하는데 우리나라 평지의 길가, 빈터, 경작지의 가장자리 등 햇볕이 잘 드는 곳에도 자라는 국화과에 속하는 2년생풀이다.

족제비싸리(False Indigo, Bastard Indigo)

Amorpha fruticosa L.

북아메리카 원산으로 일제시대에 사방용으로 들여와서 길가에 널리 심는 콩과의 낙엽 지는 키작은나무이다.

짚신나물(Asian Agrimony, 龍芽草 · 仙鶴草)

Agrimonia pilosa Ledeb.

중국, 타이완, 일본에 주로 분포하지만 우리나라의 볕이 잘 드는 들판이나 산지의 길가에도 흔히 볼 수 있는 장미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찔레나무(가시나무 · 질누나무 · 질꾸나무, Polyantha Rose, 多花薔薇)

Rosa Multiflora Thunb.

우리나라 전역과 일본에 분포하며 볕이 잘 드는 산이나 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미과의 낙엽 지는 키작은나무이다.

참취(東風采)

Aster scaber Thunb.

산지의 건조한 풀밭이나 길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칡(Kudzu - Vine, 葛 · 野葛)

Pueraria thunbergiana Benth.

동아시아의 난온대에 분포하며 햇볕이 잘 드는 각지의 산야에서 흔히 볼 ㅅ 있는 크고 강한 여러해살이 콩과 덩굴식물이다.

튤립나무(Tulip Tree · Yellow Poplar, Whitewood, 美國鵝掌楸)

Liriodendron tulipifera L.

북아메리카 원산의 목련과에 속하는 낙엽 지는 큰키나무로 줄기가 곧게 자라서 13 내지 15미터에 이르나 원산지에서는 키가 60미터, 가슴 높이의 둘레가 3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나무로 자란다.

팔손이(Japanese Aralia, 八角金盤)

Fatsia japonica (Thunb.) Decne. et Flanch.

고온다습한 지역에 분포하며 우리나라에서는 남해도와 거제도에 자생하고 남부 지방의 정원에 심겨지기도 하는 두릅나무과의 늘푸른 큰키나무로 키가 2.5미터 정도이다.

한련초(旱蓮草)

Eclipta prostrata L.

열대에서 난온대까지 전세계에 널리 분포하는 국화과의 1년생 잡초로 습지, 논둑, 도랑 주변에서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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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황영찬
2013. 11. 6. 12:30 인문학/인문강단 樂

[이기동 교수의 즐거운 논어 읽기]

 

 

KBS 1TV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본격 인문학 강연 프로그램 <인문강단 樂(락)>!
혼란의 시대, 빛나는 지성들이 이 시대를 관통하는 질문과 해답을 제시한다. 첫 번째 연사로 성균관대학교 이기동 교수가 출연한다. 국내에서는 최초로 사서삼경을 완역한 이기동 교수는 오랜 유학 공부를 바탕으로 [즐거운 논어 읽기]라는 주제로 강연을 시작한다. 이기동 교수가 설파하는 논어를 읽는 즐거움이란 무엇인가!

 

▲성균관대학교 대학원장·유학대학장 이기동 교수

 

왜 논어인가
사계절의 순환처럼 역사에도 흐름이 있다. 역사의 흐름은 음양의 법칙처럼 몸과 마음이 순환되어 왔다. 이러한 역사의 흐름을 파악한 공자의 말씀이 논어에 담겨져 있다. 우리는 이러한 논어를 통해 세상의 흐름이 어떠하고 그 안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 지를 알 수 있다.

 

 

집 속에 사람이 있듯이, 몸속에는 마음이 있다.
우리는 지금 몸만 챙기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몸보다 마음이 중요하다. 집 속에 사람이 있듯이, 몸속에는 마음이 있다. 인간의 마음을 가지지 않으면 인간의 몸을 하고 있어도 인간이 아니다. 우리들의 마음은 본래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데도, 서로 몸이 다르다 하여 그 사실을 알아채지 못하고 있다.

배우고 익히니 기쁘지 아니한가
공자는 왜 배움이 기쁘다고 했을까. 지금 우리가 하는 공부를 되돌아보자. 우리는 왜 공부를 할까. 어렸을 때부터 해온 공부가 진정으로 기쁘다고 느끼고 있는가? 우리가 알지 못했던 배움의 기쁨이 논어에 담겨져 있다.

 

 

子曰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 人不知而不 不亦君子乎
배우고 익혀 알게 되니 기쁘고 그 앎을 친구들이 함께 하고자 하니 마음이 풍요로워지며
혹 그 앎을 알아주지 않는다 하여도 남을 원망하지 않으니 이를 군자라 한다.

 

▶방송일시 : 2013년 10월 24일 목요일 밤 12시 30분
▶프로듀서 : 나원식PD

 

[KBS]

 

 

 

 

posted by 황영찬
2013. 11. 6. 12:04 인문학/인문강단 樂

[이기동 교수의 즐거운 논어 읽기 - 자녀 교육의 여섯 가지 원칙]

 

 

이 시대 빛나는 지성들이 전하는 본격 인문학 강연 프로그램 <인문강단 樂(락)>!
첫 번째 연사 성균관대학교 이기동 교수의 [즐거운 논어 읽기] 두 번째 강의 주제는 <자녀 교육의 여섯 가지 원칙>. 훌륭한 아이로 키우기 위해서는 훌륭한 부모가 되어야 한다. 논어에 담긴 공자의 교육이야기는 무엇일까?

弟子 어린이는 入則孝 들어오면 효도해야 하고 出則弟 밖에 나가면 공경해야 한다
謹而信 집중력과 믿음이 있어야하고 汎愛衆 모두를 사랑해야 하며
親仁 착한 사람과 친구해야 한다 行有餘力 이렇게 행동하고 남은 힘이 있다면
則以學文 글을 배우게 한다 (學而篇)

 

 

세상에 마음대로 안 되는 것 한 가지 자녀교육이더라
논어에서 공자가 가장 중요시한 교육은 효孝이다. 효도란 무엇일까. 낳아준 은혜에 감사해하며 부모에게 봉사하는 것만이 효도일까? 효도는 나에 대한 부모의 사랑이 무엇보다 값진 것임을 깨닫고 그 사랑을 받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부모는 자녀가 효도하게 하기 위해 어떤 교육을 해야 할까.

진정한 효자는 부모의 본심을 따른다
부모에게도 본심과 욕심이 있다. 요즘 부모들은 아이의 성적에 지나친 관심을 쏟는다. 공부 잘 하고 영어 잘 하는 아이만 큰 사람이 될 것처럼 욕심을 부린다. 하지만 부모는 아이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信, 사람을 두루두루 사랑愛하고 착한 사람과 친구親仁하는 것부터 가르쳐야 한다. 그래야 어른이 되어서도 부모의 본심에 따라 진정한 큰 사람이 될 수 있다.

 

▲성균관대학교 이기동 교수

 

行有餘力 則以學文 인생은 마라톤과 같다
부모가 훌륭하지 않으면, 아이도 훌륭해질 수 없다. 부모는 아이와 한 마음이 되어야 한다. 무조건 야단치기 보단 끌어안고 울어줄 수 있는 부모가 되자. 좋은 성적, 좋은 대학, 좋은 직장이 전부가 아니다. 내 아이가 인생의 진리를 알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부모가 해야 할 노력이 논어에 담겨져 있다.

▶방송일시 : 2013년 10월 31일 목요일 밤 12시 30분
▶프로듀서 : 나원식PD


[KBS]

 

 

 

 

 

 

 

 

 

posted by 황영찬

[1.5kg 고깃덩어리의 선언 … 애쓰고, 노력하고, 그게 바로 행복]

 

뇌과학의 메시지-김대식 카이스트 교수

 

“어떤 이미지를 원하나?”라는 물음에 뇌 영상을 만지던 김대식 교수는 “미친 과학자”라고 답했다. 그만큼 그는 인간의 바닥을 보고 싶어 하는 철학자이기도 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문제는 뇌다. 현대 뇌과학에 따르면 슬픔도, 행복도 뇌에서 결정된다. 우리가 자아, 혹은 세계라고 믿는 것은 모두 뇌가 만들어낸 ‘가상의 세계’일 수 있다. 사람의 기억조차 조작될 수 있다는 실험 결과도 속속 나오고 있다. 단순히 SF영화의 한 장면이 아니다.

 이렇듯 행복에 대한 탐구는 결국 뇌의 실체를 찾는 작업과 다름 아니다. 요즘 서점가에 뇌과학 책이 줄을 잇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그런데 뇌과학은 인문학일까, 아니면 자연과학일까. 이른바 융합의 시대, 둘의 구분은 무의미할 터다.

 뇌과학자인 김대식(46·카이스트 전자공학과) 교수에게 전화를 걸었다. “인문학에 행복의 길을 묻는 기획이다. 뇌과학자로서 당신은 여기에 답할 수 있나?” 그는 “뇌과학은 자연과학인데…”라며 잠시 망설였다. 곧장 질문을 던졌다. “뇌과학에선 ‘상처’를 어떻게 보나?” 김 교수는 “뇌과학자는 우리 눈 앞에 펼쳐진 세계를 일종의 전기적 신호로 본다. 다시 말해 실체가 없는 것으로 본다”고 대답했다

 뜻밖이었다. 그건 “세계가 정말 존재하는가” “자아가 있는가, 없는가”라는 철학의 궁극적 물음과 통하는 답이었다. 요즘 뇌과학은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경계를 허물며 ‘첨단을 달리는 인문학’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통적으로 가슴을 겨누었던 인문학이 가슴 대신 뇌를 문제 삼는 뇌과학 앞에서 ‘헤쳐 모여’를 하고 있다. 14일 김 교수를 만났다. 그는 젊고, 열정이 넘쳤다.

 -뇌과학이란 창문을 통해서 ‘상처와 치유, 행복’을 알아보려 한다. 먼저 뇌과학이 뭔가.

 “철학적 질문을 실험을 통해 짚어가는 거라 생각한다.”

 김 교수는 12세 때 독일로 갔다. 다름슈타트 공과대학에서 심리학과 컴퓨터 과학을 전공했다. 처음에 그의 관심은 인공지능이었다. 학부생 때 몇 달씩 밤을 새며 ‘탁구 치는 로봇’을 만든 적이 있다. “공을 딱 쳤는데 30초가 지나자 로봇이 헛짓을 하기 시작했다. 그때 고민했다. 어린 아이도 하는 걸 기계는 왜 못할까. 거꾸로 기계에게 너무 쉬운 ‘2870억×3876’같은 걸 인간은 왜 못할까. 인공지능보다 자연지능을 먼저 알아야겠다 싶었다.” 결국 그는 뇌과학으로 전공을 돌렸다.

 -뇌 안에는 무엇이 있나.

 “나도 그게 궁금했다. 그래서 수술실에 들어가 뇌를 직접 봤다. 그때 가장 신기했던 게 뭔지 아나. 신기한 게 하나도 없다는 것이었다.”

 -신기한 게 없다. 무슨 뜻인가.

 “뇌는 그냥 머리 안에 들어있는 1.5㎏짜리 고깃덩어리였다. 눈으로 보면 진짜 그런 덩어리다. 생각과 감정, 지각이 그 안에서 만들어진다는 것이 우리의 가설이다. 그런데 뇌를 아무리 잘라보고, 해부해 봐도 없었다. 영상도 없고, 소리도 없고, 자아도 없었다. 그냥 세포들이었다. 뇌가 심장에 있는 세포와 다른 점은 각각의 신경세포들이 수천 개, 수만 개의 다른 신경세포와 연결돼 있다는 점이다. 그 신경세포들이 어마어마한 양의 소통을 하고 있다.”

 -뇌는 어떻게 세상을 알아채나.

 “우리가 꽃밭을 보고 있다. 그럼 빛이 망막으로 들어온다. 빛은 전기적 신호로 바뀐다. 그리고 뇌에 전달된다. 뇌는 형체를 알아본다. 그럼 마지막에 ‘빨간 장미’라는 것이 우리 눈 앞에 나타난다. 그런데 지금도 빨간 장미가 나타나는 그 마지막 부분은 설명이 안 된다. 그럼에도 ‘나는 생각한다, 나는 존재한다’는 것이 뇌가 작동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거다. 나는 뇌가 지능과 정신, 감정을 만든다는 가설을 세우고 있다.”

 -뇌에서 감정을 만든다고 했다. 그럼 뇌과학은 ‘상처’를 뭐라고 보나.

 “나는 뇌가 자신의 주된 기능을 만족시키지 못했을 때 ‘상처’가 생긴다고 본다.”

 김 교수는 뇌과학을 고고학에 빗댔다. 2000년 된 도시를 들여다보면 길이 누더기처럼 엉망이다. 그렇지만 역사 속에서 새로운 길이 생길 때마다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는 거다. 뇌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교뇌·중뇌·대뇌가 인류의 진화 과정에서 차례대로 생겨났다고 했다.

 “인간의 뇌는 예전의 생명체들이 가졌던 뇌 구조를 대부분 가지고 있다. 가장 먼저 생겨난 게 현재 생존을 위한 뇌(교뇌)다. 눈 앞에 맛있는 게 있으면 그냥 먹는 거다. 그 다음에 생겨난 게 과거 위주의 뇌(중뇌)다. 여기에는 예전의 경험과 경험마다 매겨둔 가치가 입력된다. 그래서 좋다, 나쁘다, 선하다, 악하다를 구별한다. 가장 뒤늦게 생겨난 게 대뇌피질이란 미래예측의 뇌(대뇌)다. 이게 용량도 가장 크고, 중요도도 가장 높다. 그래서 인간은 현재의 상태, 과거의 경험을 가지고 미래를 예측한다.”

 그는 대뇌피질의 미래 예측이란 주 기능이 외부의 데이터와 어긋나면 상처가 생긴다고 했다.

 -예를 들면.

 “나는 스스로 똑똑하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다. 그런데 누가 와서 ‘너 바보야’라고 하면 상처를 받는다. ‘나는 똑똑하다’는 예측과 ‘너 바보야’라는 외부의 데이터가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럴 때 우리는 상처를 받는다.”

 - 그럼 이 상처를 어떻게 풀 수 있나.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내가 똑똑하지 않구나’하고 내가 만든 모델을 바꾸는 거다. 그럼 외부의 데이터와 일치하게 된다. 또 하나는 ‘저 사람 말이 틀렸다. 나는 똑똑하다’라며 바깥에서 들어온 데이터를 무시하는 거다.”

 -모델과 데이터, 결국 둘 중 하나를 바꾸는 건가.

 “맞다. 재미있는 건 과학에선 대부분 나의 모델을 바꾸라고 말한다. 그런데 뇌는 거꾸로 한다. 외부의 데이터를 무시하는 경향이 오히려 강하다. 왜 그럴까. 나의 모델은 수십 년에 걸쳐서 차곡차곡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 그게 바로 ‘에고(ego)’인가.

 “그렇다. 어렸을 때 우리는 데이터를 따라서 모델을 계속 바꾼다. 그걸 통해 성장한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나의 모델은 안 바꾸고 외부의 데이터를 바꾸려 한다. 그게 완고해지는 거다.”

 -어떤 게 효과적인가. 모델을 바꾸는 건가, 데이터를 바꾸는 건가.

 “처음에는 나의 모델을 유지해야 한다. 그래야 나의 존재성이 생긴다. 불일치 하는 데이터가 한두 번 들어와도 무시하면 된다. 그런데 그런 데이터가 계속해서 들어온다고 하자. 그럼 얘기가 달라진다. 적당한 순간부터 모델을 바꾸어야 한다. 이걸 잘하지 못하면 상처를 자주 받거나, 상처를 오래 받는 사람이 된다.”

 - 그럼 나의 미래예측과 외부 데이터가 일치할 때 우리는 행복해지나.

 “상처가 치유될 때 예측과 데이터는 일치한다. 그런데 우리가 ‘행복’이라고 말할 때 두 가지를 구분해야 한다. 하나는 만족감이다. 배 부르고, 편하게 쉴 수 있고, 내가 예측한 것과 세상의 메시지가 일치해서 돌아가는 거다. 그때는 아픔도 없고 만족스럽다. 그런데 그건 만족이지, 행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 그럼 행복이란 어떤 건가.

 “지금 나의 상황이 만족스럽다고 하자. 그럼에도 일치하던 세상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다시 불일치하게 만드는 거다. 이때는 외부에 의한 수동적 불일치가 아니다. 나의 주도에 의한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불일치다. 그걸 통해 새로운 레벨로 업그레이드하면서 다시 일치를 향해 가는 거다.”

 김 교수는 히말라야 에베레스트산 이야기를 꺼냈다. 처음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른 이들은 영국에서 먹고 살만한 인생들이었다. 굳이 오르지 않아도 되는데 스스로 불일치를 만든 것이다.

 “저 산에 도전하고 싶다. 그래서 도전하고, 정상에 오르고, 만족을 느끼는 거다. 그 다음엔 또 다른 불일치를 찾아 간다. 결국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세상과 나의 불일치를 만들어내고, 그걸 극복하는 절차와 과정이 행복이라고 본다. 다시 말하지만 ‘나의 주도’ ‘내가 원하는 방향’ ‘스스로 만든 불일치’가 중요하다. 창의적인 행복은 변화를 동반한다.”

글=백성호 기자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김대식 교수=1967년생. 12세 때 부모를 따라 독일로 갔다. 독일 다름슈타트 공과대학에서 심리학과 컴퓨터 과학을 전공했다. 막스플랑크 뇌연구소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MIT에서 박사 후 과정을 밟았다. 현재 카이스트 전자공학과 교수로 있다. 주로 뇌과학과 뇌공학, 사회 뇌과학, 인공지능 등의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김대식 교수의 추천서

“뇌과학자로서 당신이 서있는 마지막 낭떠러지는 어디냐”고 물었다. 김대식 교수는 “뇌과학이 마지막에 풀어야 할 것은 결국 철학적 문제다. 뇌라는 물질이 어떻게 정신이란 비물질을 만들어낼까. 그게 정말 있는 건가, 아니면 없는 건가. 정신이란 게 없다면 단순히 우리의 착각인가. 이런 물음들”이라고 답했다.



 그는 “읽으면 재미있고, 우울해지거나 행복해지는 스토리들”이라며 뜻밖에도 과학서가 아닌 소설책 세 권을 추천했다. 소설만큼 세상사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것도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계속되는 이야기(세스 노테봄 지음, 김용주 옮김, 이레)=여행작가로 유명한 네덜란드의 세스 노테봄의 대표 소설. 철학 선생님이 어린 학생을 사랑했다. 너무 어리고 아름답기에 ‘영원함’이라는 단어를 감히 쓸 정도였다. 학생은 교통사고로 무의미하게 죽는다. 먼 훗날 자신이 죽는 날, 선생은 학생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픽션들(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지음, 송병선 옮김, 민음사)=단어들의 모든 조합을 통해 만들어진 무한개의 책들을 보관한 도서관이 있다면. 그 어딘가에 존재에 대한 모든 비밀을 푸는 정답이 적혀있지 않을까. 보르헤스의 『픽션들』중 ‘바벨의 도서관’ 이야기다. 작가는 존재의 원리와 그 비밀을 묻는다.

만약 어느 겨울밤 한 여행자가(영어 제목 If on a Winter’s Night a Traveler, 이탈로 칼비노 지음)=국내에 아직 번역되지 않았다. 한번 상상해보자. 오랜만에 너무나 재미있는 소설책 내용이 중간에 갑자기 끊긴다면. 참을 수 없는 궁금증을 풀기 위해 주인공은 책 원본을 찾아 전세상을 떠다닌다. 인생은 결국 무엇일까. 이탈리아 대표작가 칼비노는 인생을 끝나지 않는 스토리로 바라본다.

 

[중앙일보] 2013년 8월 20일(화)

 

posted by 황영찬

[공자·노자의 자기혁신]

 

설탕 같은 위로 넘치는 시대 … 우리 모두 당뇨병 걸릴 지경
한형조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경기도 성남시 분당의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만난 한형조 교수. 그는 “흔히 유학을 옛날 이야기로만 치부하지만 유학은 우리의 현실 문제에 대해 매우 친절하고 사무치게 일러준다”고 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9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한형조(54·한국학중앙연구원 고전한학·철학) 교수를 만났다. 전통찻집에서 마주 앉은 그의 목소리는 차분했고, 시선은 깊었다. 그와 인터뷰하는 내내 학자의 언변보다 수도자의 침묵과 문답을 주고받는 느낌이었다. 그에게 동양학과 고전은 경전이었고, 일상은 이를 체득해가는 도장이었다. 한 교수는 동양학의 언어로 상처를 정의하고, 치유를 매만지고, 행복의 실타래를 풀었다.

 -지난 2~3년 위로와 힐링이 쏟아졌다. 유학에도 그런 코드가 있나.

 “유학에는 위로가 없다. 유학은 신랄하다. 유학은 성찰의 학문이지, 위로의 학문이 아니다. 그래서 상처에 대한 접근도 다르다.”

 -인간은 누구나 상처를 받는다. 결국 고통이 생기고, 우리는 비명을 지른다. 동양철학에선 ‘상처’를 무엇이라 표현하나.

 “완고함이다. ”

 -완고함이라. 무슨 뜻인가.

 “내가 갖고 있는 고집과 편견을 말한다. 그게 완고함이다. 이런 고집과 편견의 토대가 사(私)적 자아다. 눈 앞에 펼쳐지는 모든 사태를 자기를 축으로 판단하고 해석하는 인간의 오래된 습성을 말한다. 이게 굳어진 것, 그게 완고함이다.”

 뜻밖이었다. 우리는 흔히 상처는 외부에서 비롯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한 교수는 외부에서 날아오는 화살이 아니라 내 안의 완고함을 지적했다.

 왜 그럴까. 그는 “사람들은 주위로부터 당한 것을 상처로 여긴다. 그런데 유학은 ‘자기 중심적’이라는 속성이 상처를 만드는 공장이라고 본다. 강한 자기 중심이 더 강한 상처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우리 사회를 당뇨병 환자에 비유했다. “요즘 위로가 너무 넘친다. 설탕을 너무 투여해서 당뇨에 걸릴 지경이다. 유학은 쓰다듬고 손을 잡아주는 것을 일시적 효과라고 본다.”

 - 너무 혹독하지 않은가.

 “유학에선 위로를 ‘진통제’ 혹은 ‘따뜻한 속임수’로 봤다. 일시적 효과에 그치는 마사지라는 거다. 시간이 지나면 풀렸던 어깨는 다시 뭉치게 마련이다. 그렇게 마음도 다시 뭉치는 거다.”

 - 그렇게 뭉친 마음을 어떻게 치유하나.

 “유학은 내가 받은 상처, 타인에게서 받은 부당한 대우를 자연과 운명의 거대한 손 안에서 피할 수 없는 길이라고 본다. 그걸 어쨌든 수용할 수밖에 없고, 또 수용해야 한다고 봤다. 천리(天理)라고 할 때 ‘리(理)’자 속에는 수많은 역사와 사회 운명이 포함돼 있는 거다. 누구나 그걸 어느 정도는 피할 수 없다. 그럼 무엇이 관건인가. 이걸 어떻게 타개하느냐. 그게 관건이다.”

 -어떤 식으로 타개하나.

 “문제의 중심에 자기가 있다는 거다. 그게 중요하다. 환경은 어떤 일을 구성하는 3분의 1에 불과하다는 거다. 나머지 3분의 2는 내게 달렸다고 본다. 잘나가다가도 유배를 가는 선비의 경우는 역사 속에서 다반사였다. 이때 유배를 가는 상황은 3분의 1, 나의 대응은 3분의 2에 해당한다. 여기서 필요한 게 자기혁신이다. 내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다. 그걸 통해 나의 맷집을 키우는 거다. 힐링도 마찬가지다. ‘그 자식 참 나쁜 놈이지?’ 하는 맞장구는 위로는 주지만 맷집을 키우진 못한다. 그래서 유학은 섣불리 위로하지 않는다.”

 이말 끝에 한 교수는 니체의 말을 인용했다. “니체는 ‘(상처가) 너를 죽이지 않는다면, 너를 키울 것이다’고 했다. 상처를 대하는 유학의 눈도 그렇다.”

 이건 부모들의 자식 교육법에도 고스란히 통하는 팁이었다. 요즘 부모들 열에 여덟, 아홉이 자식이 상처를 받지 않도록 전전긍긍한다. 한 교수는 “그게 아니다”고 했다. “부모가 아이를 더 크게 성장시키려면 모든 걸 갖추어주는 배려는 독이 될 수 있다. 어느 정도 결핍을 허용하고, 그 속에서 스스로 판단하고 걸어갈 수 있게끔 해야 한다. 인류사의 모든 문명은 결핍에서 성장하고 풍요에서 쇠퇴해갔다. 개인도 마찬가지다.”

 -상처에 대한 치유는 어디서 시작되나

 “눈앞에 펼쳐진 사태를 정확하게, 객관적으로, 차갑게 봐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그러질 못한다. 사태 전체를 조망하지 못하고, 나의 관심과 편견 때문에 아주 좁은 길로 자신을 투영해서 본다. 인간의 모든 불행과 상처가 여기서 출발한다. 사태를 객관적으로 보기 시작하면 치유가 시작된다.”

 -왜 그런가.

 “ 자기중심성으로부터 어느 정도 벗어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장자도 똑같이 말했다.”

 -장자는 뭐라고 했나.

 “우물 안에서 개구리가 잘 놀고 있었다. 어느 날 자라가 왔다. 개구리는 ‘여기가 얼마나 해피한 인생인지 모를 거다. 안으로 들어와 보라’고 했다. 자라가 들어가려다 다리가 걸려서 못 들어갔다. 대신 자라는 바다 이야기를 들려줬다. ‘바다는 하도 넓어서 수평선 끝이 안 잡힌다. 우(禹)임금 때는 10년 동안 아홉 번이나 홍수가 났지만 그 물이 늘어나지 않았고, 탕(湯)임금 때는 8년 동안 일곱 번이나 가물었지만 그 물이 줄어들지 않았다. 그 안에 엄청난 생명이 살고 있다.’ 그러자 개구리 왈. ‘뻥 치고 있네.’ 우물 안 개구리, 다시 말해 자기중심성. 그게 모든 병의 근원이다. 문제는 그걸 어떻게 깰 것인가다.”

 

왼쪽부터 공자, 노자, 장자.

-동양철학에서 그걸 깨는 비법은 뭔가.

 “노자와 장자는 ‘자망(自忘)’이라고 했다. ‘너 자신을 잊으라’는 키워드를 제시했다. 그런데 어떤 방식으로 잊을지 구체적 훈련법은 제시하지 않았다. 훈련법이 가장 풍부한 건 불교다. 대신 출가자를 위한 전업 훈련법이 많았다. 반면 유학은 일상 속의 훈련법을 제시했다. 노장과 불교, 그리고 유학의 기본 구도가 똑같다는 게 신기하다.”

 - 그게 어떤 구도인가.

 “너의 상처는 너의 좁은 자아로 인해 생긴 거다. 좁은 자아를 깨라. 사회적 악이라는 것도 너의 작품이다. 너 같은 자아가 충돌해 생긴 거지, 다른 사람이 준 것이 아니다. 네가 변해야 세상이 변한다. 그래야 네 상처도 치유되고, 다른 사람에게 준 상처도 치유될 수 있다. 너는 피해자만이 아니고 가해자이기도 하다. 동양철학은 이렇게 말한다.”

 -선비들은 어땠나 .

 “ 아침에 일어나면 세수하고, 문안하고, 독서와 명상을 했다. 아침부터 잘 때까지 일과표를 만들어 내가 천리(天理)와 함께 있으려 노력했다. 그게 자아를 깨는 것이었다.”

 - 그 중 핵심이 뭔가.

 “독서와 명상이다. 그걸 통해 궁리(窮理·이치를 곰곰이 따져보며 연구함)를 했다. 맹자는 말했다. ‘개나 닭이 집을 나가면 온 동네 사람을 풀어서 찾는데, 마음은 잃어버려도 찾을 생각을 않는다.’ 가령 손가락 중 무명지가 굽어졌다고 하자. 사람들은 용한 의사를 찾아 미국이라도 달려가고, 집을 팔아서라도 손가락을 고친다. 그런데 마음은 굽어져도 고칠 생각을 안 한다. 그래서 고전을 보고, 경전을 보며 궁리를 하는 거다. 굽어진 마음을 펴기 위해서 말이다.”

 - 그렇게 궁리를 하다 보면.

 “스티브 잡스가 이런 말을 했다. ‘주위를 둘러보니 한 분야에 필요한 지식을 바닥까지 파보는 사람이 없더라. 그게 충격적이다.’ 잡스는 궁리를 했다. 궁리를 하면 바닥까지 가게 된다. 그래야 사태를 제대로 알 수 있고, 진정한 혁신도 나오는 거다.”

 -상처와 치유, 다음은 행복이다. 동양철학에서 말하는 행복은 뭔가.

 “삶에는 희로애락이 있다. 주자학자의 눈으로 요즘 한국인을 보면 ‘노(怒·분노)’와 ‘애(哀·슬픔)’가 주축이다. ‘희(喜·기쁨)’는 없다. 희는 우리가 놓치고 있는 지평이다. '그런 점에서 인문학 코드는 ‘노’와 ‘애’에서 ‘희’로 넘어가는 징검다리가 될 수 있다. 우리 삶에 ‘희’가 자리 잡을 때 ‘노’와 ‘애’는 별로 문제가 안 된다.”

 - 그런 행복을 어떻게 일굴 수 있나.

 “에리히 프롬은 ‘소유냐, 존재냐’라고 했다. 아무리 소유 양식에 익숙한 사람이라도 나이가 들고, 50대 사춘기가 오고, 정년 퇴직을 하게 되면 존재 양식을 감지하게 된다.”

 한 교수는 “존재 양식은 충만감”이라고 요약했다. 이게 없으면 행복에 구멍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사람들은 막연히 물질적으로 풍요롭고 건강하면 행복할 거라 생각한다. 그런데 존재 양식이 마련되지 않으면 불안과 결핍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물질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훌쩍 넘어서 유희의 지평을 넓혀야 한다. 이게 나의 행복과 직결된다. 결국 인문학과 치유, 행복이 같은 코드다.”

글=백성호 기자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한형조 교수=경북 영덕 출생. 경남고와 서울대 철학과 졸업. 현재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로 있다. 동양철학과 고전에 능통하다. 옛 고전을 우리 시대의 언어로 불러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저서 『왜 동양철학인가』 『왜 조선유학인가』 『조선유학의 거장들』 『붓다의 치명적 농담』 등.

 

한형조 교수의 추천서

유학은 일상의 철학이다. 한형조 교수가 우리들의 행복을 위해 추천한 책들이 그렇다. 그는 “고민 고민하다가 딱 세 권을 골랐다. 그런데 정작 유학서가 없다”며 껄껄 웃던 그는 “그래도 이 책들에는 유학의 엑기스가 녹아 있다 ”고 했다. 다음은 각 책에 대한 한 교수의 추천 사유.

아는 것으로부터의 자유(지두 크리슈나무르티 지음, 정현종 옮김, 물병자리)=정현종 시인이 서문에다 ‘혼자 구원받기 미안해서 번역한다’고 쓴 책이다. 불교의 팔만대장경 핵심을 잡아서 현대적 언어의 대화체로 풀었다. 아주 얇은 책이다.

마음의 철학(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지음, 강분석 옮김, 사람과책)=제목은 다르지만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이다. 유교에 수많은 경전이 있지만 로마의 황제 아우렐리우스가 쓴 『명상록』이 그 핵심 코드를 담고 있다. 번역이 간결하고 군더더기가 없다.

대승기신론 소·별기(은정희 지음, 일지사)=방대한 불교의 간략한 설계도다. 나는 이걸 ‘구원의 설계도’라고 부른다. 어렵다면 영역본을 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일본 스즈키 선사의 영역본 『The Awakening of Faith: The Classic Exposition of Mahayana Buddhism』이 쉽고 명쾌하다.

[중앙일보] 2013년 8월 13일(화)

 

 

posted by 황영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