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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6. 19. 15:35 내가 읽은 책들/2013년도

2013-065 슬픔의 뿌리

 

도종환 시집

2002, 실천문학사

 

 

시흥시대야도서관

EM029641

 

811.6

도74슬

 

실천문학의 시집 142

 

낮은 곳으로 내려가고자 했습니다. 나무가 되어 다른 나무와 섞여 숲의 일부가 되고자 했습니다. 크고 화려한 꽃을 피우는 일말고 그저 개나리꽃처럼 피어 있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쓸쓸해지기 시작했습니다. 한적한 강 마을로 돌아가 외로워서 여유롭고 평화로워서 쓸쓸한 집 한 채 짓고 살고 싶은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할 수만 있다면 강물 소리를 들으며 강물 소리와 함께 조용히 깊어지고 싶었습니다. 언제쯤 그날은 올른지요.

 

도종환은 간곡하고 지극한 사랑의 시인이다. 그의 사랑은 한 여인을 향하기도 하지만 그의 품은 넓고 깊어서 그의 일터인 학교의 학생이나 고통받는 이웃을 포함하여 세상 사람들을 두루 끌어안는다. 그가 슬퍼하거나 고통스러워하는 것은 세상 속에서 그의 사랑이 겪는 시련 때문이다. 그의 비유는 사랑을 안고 출렁이고, 그의 노래는 더 깊고 지순한 사랑을 위해 강물처럼 흘러간다.

- 최두석(시인)

 

도종환의 시를 읽으며 세월의 징검다리를 생각했다. 한 발 두 발 건너다 문득 고개를 돌려 뒤돌아보고 싶은 순간들…… 그의 시에는 강변 마을의 아늑한 저녁 불빛들이 깜박이기도 하고, 한 인간이 견뎌내기 힘든 고통스런 운명의 그림자가 스며 있기도 하고, 이웃의 희망을 위한 지순한 사랑의 열정들이 박꽃처럼 피어나기도 한다. 삶과 시, 지극히 난해하기만 한 두 세계의 진실 속으로 뚜벅뚜벅 걸어가는 아주 순결한 바보의 영혼을 바보의 영혼을 지녔을 거라는 생각을 해왔다. 그으 이런 모습은 그 자체가 80년대 이후 우리 시의 한 초상이기도 한 것이다. 그래서 우리 모두는 그의 시가 제시한 세월의 징검다리를 아주 따뜻하고 자랑스럽게 밟아나갈 수 있다. 그의 시를 읽으며 가슴 아파하고, 새로운 희망을 꿈꾸던 시간들이 오래 있었다. 곁에서 보아 아름답지 아니한가.

- 곽재구(시인)

 

도종환

 

1954년 충북 청주 출생. 충북대 국어교육학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하였으며, 1984년 『분단시대』를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하였다. 시집 『고두미마을에서』, 『접시꽃 당신』,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지금 비록 너희 곁을 떠나지만』, 『당신은 누구십니까』, 『사람의 마을에 꽃이 진다』, 『부드러운 시선』, 산문집 『지금은 묻어둔 그리움』, 『그대 가슴에 뜨는 나뭇잎배』, 『그때 그 도마뱀은 무슨 표정을 지었을까』, 『모과』, 『마지막 한 번을 더 용서하는 마음』, 동화 『바다유리』 등이 있다. 1990년 제8회 신동엽창작기금, 1997년 제7회 민족예술상을 수상하였다.

 

■ 차례

 

제1부

쓸쓸한 세상 / 그리운 강 / 산 너머에서 / 목련나무 / 들 끝에서 / 땅끝에서 / 풀잎 한 촉 / 자목련 / 사랑의 침묵 / 아무도 없는 별 / 너와 나 / 개울가에서 / 눈 덮인 새벽 / 나리소 / 우체통

 

제2부

희망의 바깥은 없다 / 초록 꽃나무 / 여백 / 덕암리 / 산을 오르며 / 아름다운 길 / 빈 교실 / 살구나무 아래서 / 범종 소리 / 겨울 휴가 / 단풍 드는 날 / 시간의 단풍 / 꽃 지는 날 / 자작나무 / 저녁 무렵

 

제3부

섬백리향 / 나뭇잎 꿈 / 정향나무 / 소리 / 저녁 종소리 / 개구리 소리 / 저녁노을 / 그 밤 / 꺼버린 불 / 양안치고개를 넘으며 / 훈장 / 노래 / 새소리 / 백비

 

제4부

저녁 열차 / 쓸쓸한 풍경 / 말사 근처 / 사랑은 어떻게 오는가 / 자귀나무꽃을 찾아서 / 내가 좋아한 바다 / 장마 / 조장 / 무심천 / 노을 / 비선폭포 / 천지

 

제5부

홍의장군 곽재우 / 온달 / 운주사 항아리탑 / 꽃소식 / 개나리꽃 / 새의 사랑 / 꽃재 / 코스모스 꽃밭 / 종례 시간 / 방학하는 날 / 개나리꽃 / 깃털 하나 / 사자 서커스 / 그날 밤 / 꽃피우기 / 독도

 

해설 / 유성호

후기

 

쓸쓸한 세상

 

이 세상이 쓸쓸하여 들판에 꽃이 핍니다

하늘도 허전하여 허공에 새들을 날립니다

이 세상이 쓸쓸하여 사랑하는 이의

이름을 유리창에 썼다간 지우고

허전하고 허전하여 뜰에 나와 노래를 부릅니다

산다는 게 생각할수록 슬픈 일이어서

파도는 그치지 않고 제 몸을 몰아다가 바위에 던지고

천 권의 책을 읽어도 쓸쓸한 일에서 벗어날 수 없어

깊은 밤 잠들지 못하고 글 한 줄을 씁니다

사람들도 쓸쓸하고 쓸쓸하여 사랑을 하고

이 세상 가득 그대를 향해 눈이 내립니다

 

그리운 강

존 메이스필드의 「그리운 바다」의 운을 빌려

 

사람들은 늘 바다로 떠날 일을 꿈꾸지만

나는 아무래도 강으로 가야겠다

가없이 넓고 크고 자유로운 세계에 대한 꿈을

버린 것은 아니지만 작고 따뜻한 물소리에서

다시 출발해야 할 것 같다

해일이 되어 가까운 마을부터 휩쓸어버리거나

이 세상을 차갑고 거대한 물로 덮어버린 뒤

물보라를 날리며 배 한 척을 저어나가는 날이

한 번쯤 있었으면 하지만

너무 크고 넓어서 많은 것을 가졌어도

아무것도 손에 쥐지 못한 것처럼 공허한

바다가 아니라 쏘가리 치리 동자개 몇 마리만으로도

넉넉할 수 있는 강으로 가고 싶다

급하게 달려가는 사나운 물살이 아니라

여유 있게 흐르면서도 온 들을 다 적시며 가는 물줄기와

물살에 유연하게 다듬어졌어도 속으론 참 단단한

자갈밭을 지나 천천히 천천히 걸어오고 싶다

욕심을 버려서 편안한 물빛을 따라 흐르고 싶다

너무 많은 갈매기 가마우지 떼가 한꺼번에 내려앉고

한꺼번에 날아오르는 바다가 아니라

내게 와 쉬고 싶은 몇 마리 새들과도

얼마든지 외롭지 않을 강으로 가고 싶다

은백색 물고기 떼를 거느려 남지나해에서

동해까지 거슬러오르는 힘찬 유영이 아름다운 것도 알지만

할 수만 있다면 한적한 강 마을로 돌아가

외로워서 여유롭고 평화로워서 쓸쓸한 집 한 채 짓고

맑고 때묻지 않은 청년으로 돌아가고 싶다

그 강 마을에도 어린 시절부터 내게 길이 되어주던

별이 머리 위에 뜨고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

호젓한 바람 불어오리니 아무래도

나는 다시 강으로 가야겠다

 

깃털 하나

 

출근길 차창에 흰 조각들이 날아와 부딪친다

눈발인가 종잇조각인가 생각하는 사이에

빠르게 창 옆을 스쳐 보이지 않는 곳으로 사라진다

그러다 만난 대형 트럭 몇 대

칸칸이 쭈그리고 않은 닭들의 빼곡한 눈동자를 본다

멀어져 가는 흐린 하늘과 숲의 나무들 위로 날려보내는

이 지상에서 지녔던 육신의 짧은 흔적

그것마저 빗줄기와 바람에 날려 자취 없어진 뒤에

남아 있을까 말까 한 영혼의 마지막 깃털 하나씩

허공에 날려보내며 무심히 옮겨가는 목숨들을 본다

한번 제대로 날아보지 못한 채

황망히 돌아가는 무수한 비상의 꿈들을 본다

 

노을

 

광대한 옥수수밭 위로 노을이 지고 있었다

맨손으로 일군 땅 위에 금빛 노을이 지고 있었다

옥수수밭 옆에 서너 살짜리 여윈 아이를 업고 서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젊은 아기엄마를 보았다

가장 어려운 시기에 아이를 낳아서

얼마나 힘들게 키웠을까

혼자 그 생각을 했다

고난의 시절을 함께 걸어오지 않은

나는 진정 이들의 벗인가

가는 길 험난해도 웃으며 가자 하는 이들과

험난한 길 함께하지 않은

나는 이들의 형제인가

그 생각을 했다

오늘 이렇게 손잡고 웃지만

내일도 함께 웃으며 가진 걸 나눌 수 있는

진정한 벗인가

그 생각을 하며 하늘을 보았다

평양으로 가는 길

폐허의 하늘 위에 뜨거운 노을이 지고 있었다

 

희망의 바깥은 없다

 

희망의 바깥은 없다

새로운 것은 언제나 낡은 것들 속에서

싹튼다 얼고 시들어서 흙빛이 된 겨울 이파리

속에서 씀바귀 새 잎은 자란다

희방도 그렇게 쓰디쓴 향으로

제 속에서 자라는 것이다 지금

인간의 얼굴을 한 희망은 온다

가장 많이 고뇌하고 가장 많이 싸운

곪은 상처 그 밑에서 새살이 돋는 것처럼

희망은 스스로 균열하는 절망의

그 안에서 고통스럽게 자라난다

안에서 절망을 끌어안고 뒹굴어라

희망의 바깥은 없다

 

들 끝에서

 

울면서 조시를 쓰던 날들은 가고

다시는 조시를 쓰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머리띠를 다잡아 묶던 날들도 가고

우리 사랑 헛되지 않았는데

꽃도 열매도 사라져 우리 곁에 없고

돌아보면 빈손을 흔드는

몇 개의 물푸레나무, 나뭇잎들

 

우리 청춘의 가장 빛나던 시절을 바쳐

내 가장 소중한 것들 아낌없이 다 바쳐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던 뜨거운 날들은 가고

잘못 걸어오지 않았는데

무슨 죄나 지은 듯 고개 꺾고 서 있는

들 끝의 패랭이꽃, 패랭이꽃들

 

저녁 열차

 

기차가 지나가는 철길 이쪽에 앉아

기차가 지나가고 기적 소리까지 다 들을 건너간 뒤에도

오랫동안 붉게 물들어 있는 저녁 하늘 바라보았지요

서로 몸을 기대고 앉아 바람 속에 머리칼을 날리다

잡고 있던 손을 식어가는 볼에 가만히 대어보다

누가 먼저인지 모르게 입술이 스치는

당신과의 아름다운 입맞춤을 생각했습니다

열차의 불빛 속에 실려 새벽까지 함께 가는

당신과의 따뜻한 연애를 꿈꾸었습니다

당신이 없는 빈자리에 저녁 바람이 불고

머물 곳 찾지 못한 새들이 하늘 건너 날아가고

당신과 함께 가는 걸 허락하지 않을 이 세상을

어둠이 걸어오는 이 세상의 하늘을 바라보다

혼자 돌아왔어요 자리가 많이 비어 있는

저녁 열차들이 몇 번 더 지나가고

덜컹거리며 달려가는 시간의 쇠바퀴 소리

뒤로한 채 쓸쓸히 돌아왔어요

 

쓸쓸한 풍경

 

쓸쓸한 지 오래되었다

 

들 끝의 미루나무 한 그루

내 안에 혼자 서 있은 지

오래되었다

 

나뭇잎 무수히 떨리는 소리로

낯선 산기슭 떠도는 지

오래되었다

 

언덕의 나무들을 만나도

그 중 쓸쓸한 풍경만 만나고

 

강줄기를 따라 가다가도

시린 저녁 물빛 옆에서만

오래오래 머물렀다

 

서산 너머로 달이 지듯

소리 없이 사랑도 저물면서

 

풍경의 안에서고 밖에서고

쓸쓸한 지 오래되었다

 

꽃 지는 날

 

슬프지만 꽃은 집니다

흐르는 강물에 실려 아름답던 날은 가고

바람 불어 우리 살에도 소리 없이 금이 갑니다

사시사철 푸른 나무로 살고자 하던 그대를

소중히 여기면서도 그대에게 꽃 지는 날이

찾아온 것을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그대 이기고 지고 또 지기 바랍니다

햇살로 충만한 날이 영원하지 않듯이

절망 또한 영원하지 않습니다

가지를 하늘로 당차게 뻗는 날만이 아니라

모진 바람에 가지가 꺾이고

찢겨진 꽃들로 처참하던 날들이

당신을 더욱 깊게 할 것입니다

슬프지만 피었던 꽃은 반드시 집니다

그러나 상처와 아픔도 아름다운 삶의 일부입니다

 

겨울 휴가

 

   그날은 마침 대학 친구들과 중국여행을 가기로 한 날이었다 그런데 시집간 조카가 어려운 콘도 이용권이 당첨되었다고 홀로 있는 제 아버지 생일날이기도 하니 두 집이 함께 휴가 가자고 제안을 해 와서 난생 처음 스키장을 가기로 한 날이기도 했다 가족들과 함께 가는 게 그동안의 미안함을 더는 일이겠다 싶어 그리 가기로 마음을 정했는데 생각해 보니 그날은 또 선생님들 겨울 연수가 잡혀 있는 날이기도 하고 초임교사 시절 가르쳤던 제자들이 전부 모이는 날인데 꼭 나와야 한다는 전화도 있었고 글 쓰는 이 몇이서 등산 가자는 연락도 왔다 그날이 무슨 길 떠나기 좋은 길일인가 싶었다

   이리저리 미안하지만 모르는 척 짐을 싸기로 했는데 전날부터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하루 종일 속이 거북하더니 당일날 아침엔 기어코 탈이 나서 그만 집을 나설 수가 없게 되었다 집사람과 아이들이 떠나고 난 빈집에서 쓰러져 누워 죽도록 앓았다 하루 낮 하루 밤을 먹지도 못하고 일어나지도 못한 채 앓다가 창 밖 세찬 바람 소리에 눈을 떴다 통증이 지나가고 난 뒤에 홀로 맞이하는 쓸쓸함 많은 관계가 끊어진 채 홀로 앓고 있는 순간의 편안함 넉넉하게 외로운 이 시간을 얼마나 오랫동안 잊고 살았던가 그 생각이 들었다 아픔과 함께 찾아오는 차고 적막한 한순간을 며칠 더 기온이 내려가다 추위가 잦아질 때쯤 다시 폭설이 내리리라 하는데 쓰러져 누운 채 저 혼자 텅텅 비어가는 이 겨울 휴가를

 

양안치 고개를 넘으며

 

   양안치는 적수공권으로 고향 떠난 아버지 찾아 열몇살 어린 나이에 내가 혼자 강원도 땅으로 들어서며 처음 만난 고개였다 백마령 넘고 목행과 목계 지날 때까지도 겨울 들녘과 나루터 감싸안고 돌아 흐르는 강물이 아름다워 참을 만했는데 소태재 넘으면서 온몸을 조여오는 바람에 몸이 덜커덕덜커덕 소리를 내며 떨렸다 돌멩이를 만지고 있는 듯 딱딱하게 얼어가는 발 발이 시려 발가락 꼼지락거릴 때마다 눈물이 맺혔다

   고개 옆에는 밤새 쌓인 눈에 큰 소나무 가지들이 뚝뚝 부러져 있었다 소리고 없고 무게도 없는 것이 작은 입김에도 금방 흩어져 날아가 버리는 것이 모여 단단한 소나무 가지를 꺾는 걸 처음 보았다 눈 돌리면 아득한 낭떠러지 그때부터 고개를 넘을 때면 몸이 딱딱하게 굳어왔다

   양안치보다 더 험한 큰양안치고개 ㄴ넘어야 을씨년스러운 도시로 겨우 들어갈 수 있었는데 낯선 도시 낯선 사람들 낯선 많은 풍경을 만나고 헤어지며 파산한 아버지를 찾아 떠도는 동안 혼자 참고 혼자 견디고 혼자 낯선 시간을 찾아 들어가는 일에는 익숙하였지만 세상의 익숙하지 못하고 사람에 익숙하지 못한 채 세상의 몇 발짝 뒤에서 그림자처럼 혼자 어두어져 제 몸을 흔들어대곤 하였다

   양안치를 넘은 것이 내 인생에 거센 바람 몰아치는 많은 고개가 있을 것임을 미리 알려주는 첫 여행이란 걸 그땐 몰랐다 어렵게 고개를 넘고 나면 또 고개를 만나고 그 고개 다 넘어서 만나는 것 또한 낯설고 차가운 풍경 경계의 눈초리 늦추지 않는 시선 새로 만나는 쓸쓸함과 눈발처럼 날아와 언 몸을 때리는 가난 그리고 끝없는 바람 그런 것들이 될 것임을 그땐 몰랐다 내 생의 남은 날들이 그럴 것임을 그땐 몰랐다

   그러나 고개 앞에 서면 언제나 큰 싸움을 앞에 둔 사람처럼 주먹이 쥐어지는 까닭은 무엇일까 결연한 자세로 돌아서고 몸이 먼저 긴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낯선 곳을 떠도는 눈발처럼 허망하고 시리고 쓸쓸한 것들도 저희끼리 모여 단단해지며 나뭇가지를 꺾던 기억이 떠 오르고 낯선 곳에도 언제나 낯선 곳에서 다시 시작하는 길이 잇다는 걸 기억하고 싶어지는 이유는

 

정향나무

 

물러나는가 싶더니 황사가 또 하늘을 덮습니다

세월 흘러도 늘 푸른 염결과 지조를 지닌 그대여

나는 그대가 이 봄에는 정향나무처럼

사람 사는 동네에도 뿌리내리기를 바랍니다

설한풍에도 변치 않던 그대 굳건함 믿는 만큼

훈풍 속에서 짙고 부드러운 정향나무처럼 살아도

그대 변치 않을 것임을 나는 믿습니다

소나무는 지나치게 우뚝하고 단호하여 근처에

다른 수목들이 함께 살기 힘겨워합니다

없는 듯 있으면서 강한 향기 지닌 정향나무는

사람의 마을에 내려와 먼지 속에 살면서도

저 있는 곳을 향기롭게 바꿀 줄 압니다

그런 나무처럼 당신도 낮고 깊은 향기로

사람들 사이에 꽃피기 바랍니다

지금 쓸쓸하고 허전하지만 우리가 그나마

여기까지 온 것은 그대들 때문임을 압니다

그대들이 골목골목 꽃피어 세상이 풍요롭기를 바랍니다

그러면 세상 속으로 내려온 철쭉도 민들레

조팝나무도 내심으론 다 기뻐할 것입니다

 

자작 나무

 

자작나무처럼 나도 추운 데서 자랐다

자작나무처럼 나도 맑지만 창백한 모습이었다

자작나무처럼 나도 꽃은 제대로 피우지 못하면서

꿈의 키만 높게 키웠다

내가 자라던 곳에는 어려서부터 바람이 차게 불고

나이 들어서도 눈보라 심했

그러나 눈보라 북서풍 아니었다면

곧고 맑은 나무로 자라지 못했을 것이다

단단하면서도 유연한 몸짓 지니지 못했을 것이다

외롭고 깊은 곳에 살면서도

혼자 있을 때보다 숲이 되어 있을 때

더 아름다운 나무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사자 서커스

 

조명이 켜지자 일곱 마리 사자가 차례차례

걸어나왔다 조련사 존 캄파롱고의 왼손 채찍이

땅에 떨어질 때마다 사자들은 정해진 의자에

앉거나 모양을 지어 질서 있게 움직였다

조련사의 손짓이 바낄 때마다

뛰어넘기를 할 차례인지 불붙은 구멍 사이를

빠져나가야 하는지 용하게 알아차렸다

어떤 때는 아직도 용맹스러운 이빨과

짐승의 목을 죄던 발짓이 남아 있는 듯 포효했지만

그것도 훈련받은 몸짓이었다

캄파롱고가 꼬리를 번쩍 들어올리면

불알을 달랑달랑 흔들며 엉덩이를 움직였다

박수가 쏟아질 때마다 나는

무대 뒤 그들의 철창을 떠올렸다

먹이와 채찍으로 저렇게 길들여지기까지

얼마나 굶주렸을 것인가 그 생각을 했다

철창을 쥐고 흔들어보다 얼마나 절망했을 것인가

길들여지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우리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은 이제 없다고

서서히 죽어가는 야성의 크기와 바꾸는

몇 덩이의 고기를 찢어 입에 넣으며

그래도 살아 있는 동안은 배를 채우고

짝짓기를 하고 그렇게 살아야 한다고

얼마나 자신을 달랬을 것인가

작아지자고 고양이처럼 순해지자고 들판의 냄새와

빛나는 질주의 기억과 거칠 것 없던 목소리를

지워버리자고 이렇게라도 살아야 한다고

비굴하다는 생각조차 하지 말고 살아 있어야 한다고

얼마나 몸부림쳤을 것인가 철창 안에서

 

나뭇잎 꿈

 

나뭇잎은 사월도 청명과 곡우 사이에

돋는 잎이 가장 맑다

연둣빛 잎 하나하나가 푸른 기쁨으로

흔들리고 경이로움으로 반짝인다

그런 나뭇잎들이 뭉글뭉글 돋아나며 새로워진 숲

그런 나무들이 모여 이루는 산은

어디를 옮겨놓아도 한 폭의 그림이다

혁명의 꿈을 접은 지는 오래되었지만

세상이 바뀌기를 바라는 마음까지 버린 건 아니어서

새로운 세상이 온다면 꼭 사월 나뭇잎처럼

한순간에 세상을 바꾸고 사람을 바꾸었으면 싶다

이 세상 모든 나무들이 가지마다 빛나는 창을 들어

대지를 덮었던 죽음의 장막을 걷어내고 환호하듯

우리도 실의와 낙망을 걷어내고

사월 나뭇잎처럼 손사래 쳤으면 좋겠다

풋풋한 가슴으로 늘 새로 시작하는 나뭇잎의 마음으로

 

여백

 

언덕 위에 줄지어 선 나무들이 아름다운 건

나무 뒤에서 말없이

나무들을 받아안고 있는 여백 때문이다

나뭇가지들이 살아온 길과 세세한 잔가지

하나하나의 흔들림까지 다 보여주는

넉넉한 허공 때문이다

빽빽한 숲에서는 보이지 않는

나뭇가지들끼리의 균형

가장 자연스럽게 뻗어 있는 생명의 손가락을

일일이 쓰다듬어주고 있는 빈 하늘 때문이다

여백이 없는 풍경은 아름답지 않다

비어 있는 곳이 없는 사람은 아름답지 않다

여백을 가장 든든한 배경으로 삼을 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별

 

아무도 없는 별에선

그대도 나도 살 수 없다

달맞이꽃이 피지 않는 별에선

해바라기도 함께 피어나지 않고

폭풍우와 해일이 없는 곳에선

등 푸른 물고기도 그대의 애인도

살 수 없다

때로는 화산이 터져 불줄기가

온 땅을 휩쓸고 지나고

그대를 미워하는 마음 산을 덮어도

미움과 사랑과 용서의 긴 밤이 없는 곳에선

반딧불이 한 마리도 살 수 없다

때로는 빗줄기가 마을을 다 덮고도 남았는데

어느 날은 물 한 방울 만날 수 없어

목마름으로 쓰러져도

그 물로 인해 우리가 사는 것이다

강물이 흐르지 않는 별에선

그대도 나도 살 수 없다

낙엽이 지고 산불에

산맥의 허리가 다 타들어가도

외로운 긴 밤과 기다림의 새벽이 있어서

우리가 이 별에서 사는 것이다

 

덕암리

 

개나리꽃 참나리꽃 조팝나무 산철쭉

잘나고 못난 꽃들이 아니라

얼굴빛과 향기가 서로 다른 꽃들이 모여

동산을 환하게 가꿉니다

 

소나무 전나무 오리나무 가문비나무

저만 홀로 우뚝 솟은 나무가 아니라

특별히 잘난 데 없는 그만그만한 나무가 모여

숲을 이루고 산을 만듭니다

 

뒷산이 앞산의 편안한 배경이 되어주고

그 뒷산이 또 다가와 은은한 그림이 되어주는

아름다운 풍경은 앞산 뒷산이 함께 만듭니다

덕암리 고즈넉한 산줄기처럼

 

하찮고 버려지고 쓸모 없어 보이는

풀포기 돌멩이 잡목 몇 그루가 모여

천 년을 다시 살아갈 언덕이 되고

사람들의 발길이 모여드는 집터가 됩니다

 

산을 오르며

 

산을 오르기 전에 공연한 자신감으로 들뜨지 않고

오르막길에서 가파른 숨 몰아쉬다 주저앉지 않고

내리막길에서 자만의 잰걸음으로 달려가지 않고

평탄한 길에서 게으르지 않게 하소서

 

잠시 무거운 다리를 그루터기에 걸치고 쉴 때마다 계획하고

고갯마루에 올라서서는 걸어온 길 뒤돌아보며

두 갈래 길 중 어느 곳으로 가야 할지 모를 때도 당황하지 않고

나뭇가지 하나도 세심히 살펴 길 찾아가게 하소서

 

늘 같은 보폭으로 걷고 언제나 여유 잃지 않으며

등에 진 짐 무거우나 땀 흘리는 일 기쁨으로 받아들여

정상에 오르는 일에만 매여 있지 않고

오르는 길 굽이굽이 아름다운 것들 보고 느끼어

 

우리가 오른 봉우리도 많은 봉우리 중의 하나임을 알게 하소서

가장 높이 올라설수록 가장 외로운 바람과 만나게 되며

올라온 곳에서는 반드시 내려와야 함을 겸손하게 받아들여

산 내려와서도 산을 하찮게 여기지 않게 하소서

 

단풍 드는 날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

제 몸의 전부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방하착(放下着)

제가 키워온,

그러나 이제는 무거워진

제 몸 하나씩 내려놓으면서

 

가장 황홀한 빛깔로

우리도 물이 드는 날

 

사랑은 어떻게 오는가

 

시처럼 오지 않는 건 사랑이 아닌지도 몰라

가슴을 저미며 오지 않는 건

사랑이 아닌지도 몰라

눈물 없이 오지 않는 건 사랑이 아닌지도 몰라

 

벌판을 지나

벌판 가득한 눈발 속 더 지나

가슴을 후벼파며 내게 오는 그대여

등에 기대어 흐느끼며 울고 싶은 그대여

 

눈보라 진눈깨비와 함께 오지 않는 건

사랑이 아닌지도 몰라

쏟아지는 빗발과 함께 오지 않는 건

사랑이 아닌지도 몰라

 

견딜 수 없을 만치

고통스럽던 시간을 지나

시처럼 오지 않는 건

사랑이 아닌지도 몰라

 

아름다운 길

 

너는 내게 아름다운 길로 가자 했다

너와 함께 간 그 길에 꽃이 피고 단풍 들고

길 옆으로 영롱한 음표들을 던지며 개울물이 흘렀지만

겨울이 되자 그 길도 걸음을 뗄 수 없는 빙판으로 변했다

 

너는 내게 끝없이 넓은 벌판을 보여달라 했다

네 손을 잡고 찾아간 들에는 온갖 풀들이 손을 흔들었고

우리 몸 구석구석은 푸른 물감으로 물들었다

그러나 빗줄기가 몰아치자 몸을 피할 곳이 없었다

 

내 팔을 잡고 놓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넘어질 때 너도 따라 쓰러졌고

나와 함께 있었기 때문에 세찬 바람 불어올 때마다

너도 그 바람에 꼼짝 못하고 시달려야 했다

 

밤새 눈이 내리고 날이 밝아도

눈보라 그치지 않는 아침

너와 함께 눈 쌓인 언덕을 오른다

빙판 없는 길이 어디 있겠는가

 

사랑하며 함께 꽃잎 같은 발자국을 눈 위에 찍으며

넘어야 할 고개 앞에 서서 다시 네 손을 잡는다

쓰러지지 않으며 가는 인생이 어디 있겠는가

눈보라 진눈깨비 없는 사랑이 어디 있겠는가

 

나리소

 

가장 높은 곳에 있을 때

가장 고요해지는 사랑이 깊은 사랑이다

나릿재 밑에 나리소 못이 가장 깊고 고요하듯

요란하고 진부한 수식이 많은 사랑은

얕은 여울을 건너고 있는 사랑이다

사랑도 흐르다 깊은 곳을 만나야 한다

여울을 건너올 때 강물을 현란하게 장식하던 햇살도

나리소 앞에서는 그 반짝거림을 거두고 조용해지듯

한 사람을 사랑하는 동안 마음이 가장 깊고

착해지지 않으면 진짜 사랑 아니다

물빛처럼 맑고 투명하고 선해지지 않으면

 

우체통

 

그들이 사랑을 시작한 강가에는

키가 작은 빠알간 우체통 하나가 서 있었습니다

섶다리를 건너갔다 건너오며 사랑이 익어가고

물안개 피어오르는 하늘을 넘어 남자의 편지가 가고

저녁 물소리로 잠든 창문을 두드리는 여자의 답장이

밤마다 강을 건너가는 것을 우체통은 알고 있었습니다

두껍게 쌓인 눈이 오래도록 녹지 않던 어느 해 겨울

두 사람이 강가의 우체통 근처에서 만나

깊고 맑은 눈으로 서로를 바라보다

아주 아주 따뜻한 입맞춤을 나누는 것을

우체통은 저녁노을과 함께 바라보았습니다

아름답다고 생각했습니다 맑은 눈빛이 점점

소년처럼 변해가는 남자의 얼굴과 소녀 같은

목소리로 사랑을 고백하는 여자의 가슴에

남자가 달아주는 반짝이는 강 햇살 한 무더기를

우체통도 가슴 뜨겁게 바라보았습니다

둘은 우체통말고는 아무도 모르게 몰래 사랑하였습니다

이 세상 많은 사랑이 그렇게 비밀스럽게 시작하는 거라서

더욱 가슴 두근거리게 한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런 날의 사랑이 가장 맑고 지순한 사람을 만드는 걸

알았습니다 그래서 부정한 사랑조차도 그들끼린

빛나고 소중한 어떤 것이라서 보석과도

바꾸지 않는다는 걸 알았습니다

사랑이 귀한 건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착하고 너그럽게 만들기 때문이란 걸 우체통은

두 사람을 보고 깨달았습니다

산수유 열매처럼 붉어진 입술에서 흘러내리는

가느다란 신음 소리에 우체통은 얼굴이 붉어져

고개를 돌리곤 했지만 돌아서서는

그 소리를 지켜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두 사람의 사랑을 이어주는 일을 하는 것만으로도

우체통은 가슴이 늘 벅차올랐습니다

두 사람이 돌아가고 난 뒤에도 우체통은

그들이 줄 수 없는 걸 주며 견딜 수 없는 걸 견디게 하는

사랑의 힘에 대해 이야기하던 목소리를

오래도록 잊지 않았습니다

이별보다는 그리움에 젖은 편지가 다시 또

남자의 창을 향해 새 떼처럼 날아가고

산 그림자를 안은 강물처럼 여자의 마음을 받아들이며

투명해진 남자의 믿음과 뜨거움이 담긴 목소리를

새벽이 밝아올 때까지 또박또박 편지지에 심어가는

아름다운 사랑이 해와 달처럼 이어지길 빌었습니다

제발 가슴을 철렁이게 하는 편지가 우체통

바닥 깊은 곳에 던져지는 일이 없기를

한 사람의 편지만이 끝없이 쌓이고 또 쌓이는

일이 없기를 우체통은 강물에 빌고 또 빌었습니다

 

풀잎 한 촉

 

그래 우리도 풀잎이야

우리도 바람 앞에 쪼개지는 한 촉의 풀잎이야

목마름 때문에 몸이 먼저 쓰러지고

쓰러져 광활한 들 밖으로 잘려나간

손톱 같은 육신이야

사랑이라고 말했지 그러나

괴로움이었어 괴로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우리도 윤회의 바람 속에 갇힌 풀잎이야

그래 사실은 보잘것없는 풀잎이었다고

먼저 말해 목숨이 있는 동안 바람은 늘 불어왔어

이 세상 시작하던 날부터 우리 사라진 뒤까지

그렇게 불어갈 거야 당당했지만

고통스러운 때가 많았어

버리지 못하는 것들로 내 안은 가득했어

수없이 버리고 또 비우며 왔다 했는데

뿌리에서 물오르듯 다시 가득 차 있곤 했어

못 버린 것들의 무게 때문에 이렇게

더 심하게 흔들리는 거야

빈 하늘에 그대 얼굴 오를 때마다

맹세하고 외치곤 했지만 나는 들었어

내 안에서 무너지는 소리를

그런 날도 말을 안 했던 거야

두려움이었을까 하루에도 열두 번 바람에 끌려

넘어지면서 감추었던 거야

감추면서 흙 위에 찍은 몇 개의 발자국과 그림자로

조심스럽게 여기까지 왔어

쓰러져 쓰러져 견딜 수 없을 때는

쓰러져 흙 위에 있는 그대로 쓰러져

풀잎, 아주 잘 포장된 풀 하나의 목숨이야

우리도 이 화선지 같은 우주 위에

먹 없는 붓 한 자국의 흔적이야

서천으로 흘러드는 억겁의 강물 위에 떨어진

눈물 한 올이야

그 눈물 떨어지는 동안 배어 있던 반짝임이었어

작은 것들이 남고 그리고 사라지는 거야

아름다웠어 겁내지 마 버려 다시 버리는 거야

물에 풀리는 물감처럼밤이 두려움으로

점점 잿빛이 되어가는 제 빛깔 허공에 녹여 버리듯이

새벽을 향해 물안개 강 언덕을 떠나듯이

그렇게 네 안에서 너를 누르던 것들

힘주고 있던 것들 허세의 어깨뼈 풀어내는 거야

가는 거야 기다리고 잇어 그도 네가 그렇게 오길

내일 아침은 내일에 맡기고

쓰러져, 쓰러져, 견딜 수 없을 때는

이 세상에 이제는 정말 일어서는 일밖에

남아 있지 않을 때까지 바닥 끝까지

쓰러져, 쓰러져,

 

눈 덮인 새벽

 

세상을 온통 하얗게 덮어놓고 새벽은

산허리로 물러나 앉은 채 사람들이 깨어나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헐벗은 나뭇가지도 텅 빈 들판도

감히 손대기 어려운 고운 풍경으로 바꾸어놓고

고요히 호흡을 가다듬는 초겨울 새벽에는

나도 조건 없이 남을 덮어주고 싶습니다

용서하고 싶습니다

내 마음 눈 덮인 들판처럼 넓고 깨끗해져

그러는 건 아니고 지난날

용서받고 싶은 일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내가 비틀거리며 걸어온 발자국을

함박눈이 밤새 덮어주었기 때문입니다

내가 부끄럽게 돌아선 골목길

있어야 할 어려운 자리를 지키지 않고

내내 마음 무겁던 나날들과

지키지 못한 언약들도

눈처럼 다 덮어주었기 때문입니다

용서할 수 없는 것까지 많이 용서해 준 것은

내가 아니라 그들이었습니다

지난가을 풀벌레들 사랑의 음성은 전해주고

몸은 가려준 풀숲처럼 나도 그들이

감추고 싶어하는 것들을 덮어주고 싶습니다

이 아침 내가 많이 너그러워져서가 아니라

살아오면서 내겐 강물 같고 남에겐 서릿발 같은

날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깨끗하게 지워주고 싶습니다

내가 그럴 만한 자격이 있다면 저 눈처럼

덮어주는 일이 풍요로운 모습이 되고

용서가 빛나는 풍경이 되는 것처럼

 

꺼버린 불

 

어둠보다 무서운 것은 안개다 새벽이 안개와 함께 올 줄은 몰랐다 발을 딛기도 전 길은 이미 안개에 녹아 없어지고 내릴 곳을 찾지 못한 발은 허공을 떠다니다 지워지곤 했다 기다리는 시간에 지팡이도 놓치고 중심도 잃은 사람들은 다시 제 안 깊은 곳으로 돌아가거나 눈에 보이는 한치 앞에다 몸을 던졌다

낮엔 안개 걷히지 않고 밤은 단순하던 빛깔을 자꾸만 바꾸는데 등을 켜고 어두운 시대의 들판을 건너가려다 불을 입으로 불어 껐다 어둠은 어두운 대로 맞닥뜨리고 바람은 바람대로 맞서기로 했다 무명의 캄캄한 생을 건너기 위해 촛불 아래서 밤마다 뒤적이던 것들을 덮기로 했다

길을 찾겠다는 생각마저 버리고 현란한 어둠을 어둠 그대로 응시하기로 했다 길에 대한 집착도 버리고 쓰러진 우리 몸이 곧 누군가 밟고 가는 길이 되는 날을 생각했다 길은 언제나 소리 없이 올 것이므로 길을 찾지 못한다 해도 길이 없는 것은 아니므로 우리가 길을 잃었어도 길은 반드시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므로

 

내가 좋아한 바다

 

젊은 날 내가 좋아한 바다는 바람이 차고 쓸쓸한 겨울 바다였다 어촌 사람들의 가난한 흔적만 남고 어지러운 발자국들은 말끔히 씻겨나간 작고 조용한 바다였다

해송을 끼고 활처럼 굽은 해안선 허리를 따라 걸어갔다 오는 동안 육신과 마음이 고요해지고 몇 마리 마른 물고기가 널려 있는 집 곁을 지나거나 뱃전에 가만히 흔들리며 앉아 있는 동안 마음이 편안해지는 바다였다

나이가 들면서 나는 크고 억센 바다와 만났다 함께 간 사람들은 싸워 이겨야 할 바다라고 말했다 배를 몰고 멀리까지 나가 파도와 맞서기도 하고 만선의 깃발을 나부끼거나 그물까지 잃어버리고 빈 배로 떠도는 일을 되풀이하기도 했다 그것이 훌륭한 선장이 되는 길이라고 사람들은 말했다

이제 배를 다루는 기술은 늘었지만 바다는 감당하기 어려운 때가 더 많다 여름이고 겨울이고 바다를 찾아 나서지만 오늘도 나는 바다를 만나지 못하고 돌아온다

옛날 그 자리에는 없어도 어딘가에 있을 바다를 만나려면 바다에 맞서려 하지 말고 먼저 바다를 좋아해야 하는데 바다를 이기려고만 하지 말고 하나되려고 해야 하는데 내가 먼저 작고 조용해져야 하는데

 

천지

 

백두산 천지가 무섭다

저토록 시퍼런 정신

한 점 티끌 없는 모습이 무섭다

백암봉 장군봉 백운봉 록명봉

열여섯 봉우리 산줄기가 무섭다

저 가파른 정신

흔들림 없는 굳센 자태가 무섭다

깊은 곳에서 터져나오는 힘을

넉넉한 아름다움으로 감싸안는 산과 물이

 

■ 후기

 

낮은 곳으로 내려가고자 했습니다

나무가 되어 다른 나무와 섞여 숲의 일부가 되고자 했습니다

크고 화려한 꽃을 피우는 일말고

그저 개나리꽃처럼 피어 있고자 했습니다.

그늘진 곳과 햇볕 잘 드는 곳을 가리지 않고

본래 살던 곳과 옮겨 심은 곳을

까다롭게 따지지 않는 개나리꽃같이만 살고 싶었습니다.

오지의 비탈이든 먼지 많은 도시이든 가리지 않고 뿌리내려

그곳을 환하게 바꿀 수 있다면 행복하리라 생각했습니다.

어느 날은 바람에 거칠게 흔들렸으며

어느 날은 심하게 상처받았고

어느 날은 실패하였으며

어느 날은 등에 진 짐이 무거워 허리를 펼 수가 없었고

어느 날은 기쁨과 설렘으로 가슴 두근거렸습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쓸쓸해지기 시작했습니다.

한적한 강 마을로 돌아가

외로워서 여유롭고 평화로워서 쓸쓸한

집 한 채 짓고 살고 싶은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할 수만 있다면 강물 소리를 들으며

강물 소리와 함께 조용히 깊어지고 싶었습니다.

언제쯤 그날은 올른지요.

2002년 여름

도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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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6. 15. 12:46 내가 읽은 책들/2013년도

2013-064 부석사

 

글 / 김보현, 배병선, 박도화●사진 / 배병선, 유남해

1999, 대원사

 

 

시흥시대야도서관

EM023094

 

082

빛12ㄷ  171

 

빛깔있는 책들 171

 

연혁 - 김보현------------------------------------------------------------------

서울 출생. 고려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사학과에서 한국 고대사를 전공으로 석사와 박사 과정을 마쳤다. 고려대학교 문과대 강사를 역임하고 현재는 동국대학교 경주 캠퍼스 국사학과 조교수로 재직중이며 동국대학교 신라 문화 연구소 간사이기도 하다. 저서로는 『신라 화엄종 연구』가 있으며 「신라 중대 화엄종과 왕권」「북한 불교 연구의 동향」「대가야의 불교」 등이 있다.

 

건축 - 배병선------------------------------------------------------------------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국립문화재연구소 미술공예연구소에서 한국 건축의 조사 · 연구를 담당하고 있다. 「다포계 맞배집에 관한 연구」「금산사 금강문에 대한 소고」「닫집의 건축사적 연구」 등 여러 편의 논문과 「한국의 고건축」 제11 ~ 16호와 「민가 조사 보고서(전남 · 전북편)」 등에 쓴 글이 있다.

 

유물 - 박도화------------------------------------------------------------------

홍익대학교 대학원 미술사학과를 졸업하고 동국대학교 대학원 미술사학과에서 박사 과정을 마쳤다. 현재 동국대학교 강사로 재직중이며 박물관 연구원이기도 하다. 저서로는 『보살상』, 논문으로는 「한국 불교 벽화의 연구」「조선기의 사원 벽화」「재일 한국 불교의 현황과 연구 과제」「조선기 묘법연화경 판화의 연구」 등이 있다.

 

사진 - 유남해------------------------------------------------------------------

『진경산수화』『한국전통회화』『조선시대 고문서』『무등산』 등 많은 도판 사진집을 제작하였고 한국관광사진콘테스트에서 준우승상을 수상하였다. 현재는 한국정신문화연구원 민족문화대백과 사전 편찬부에 근무하면서 포토에세이 등을 통해 활약하고 있다.

 

|차례|

 

연혁

    신라시대

    고려 이후의 부석사

부석사의 불교사적 위치

    신라 화엄종의 종찰

    부석사와 아미타 신앙

건축

    가람의 입지

    가람의 배치와 공간 구조

    부석사의 건물들

유물

    불화

    불상

    석조 건축

    석물

참고 문헌

 

부석  의상이 부석사를 창건할 때 선묘가 부석으로 변해 시정 잡배들을 물리쳤다는 전설이 전한다.

조사당 의상 대사상  의상 당시의 부석사는 아주 청빈한 형태의 사찰이었을 것이다. 그때는 강경을 위해서는 넓은 산정을 이용하고 화엄관을 닦기 위해서는 동굴 등을 이용하여 자연과 더불어 도를 닦지 않았을까 싶다. 이 상은 1975년에 석고로 제작하여 조사당 안에 의상 영정과 함께 모신 것이다.

선묘각(위)과 선묘상(아래)  선묘는 의상이 당에 머문 10년 동안 단월로서 공양을 계속하였다는 중국의 여인으로 의상이 귀국한 뒤에도 그의 전법을 도왔다고 한다. 선묘각에 모셔진 선묘의 탱화는 최근 조성된 것이다.

대석단과 석축단  대석단은 불국사, 원원사, 망해사 등 신라 하대에 세워진 사찰들에서 나타나는 특징적인 양상이다.

석등과 배례석  신라시대의 전형적인 석등으로 각 부재의 비례가 조화를 이루어 단아하고 아름답다.

원융국사비각(위)과 원융국사비(아래)  무량수전 동쪽 언덕에 있다. 이 비각에 모셔진 원융 국사비의 건립 연대는 1054년으로 추정되는데 고려 문종 8년인 당시까지 부석사에 의상의 법손들이 주석해 온 것을 알려 주는 귀중한 자료이다.

선비화  조사당 바로 앞에 자라고 있는 선비화는 의상 대사가 꽂은 지팡이가 나무로 변했다는 전설을 담고 있다.

의상국사비  의상 화엄사상의 요체는 연기(緣起)의 정법을 바로 알아 세상의 모습을 보고, 거기서 하나와 전체, 일념과 무량한 시간, 진리와 현상의 운용을 중도(中道)의 관념으로 꿰뚫어 본다는 것이다.

무량수전 동쪽 언덕에서 내려다본 부석사와 소백산 전경

일주문

부석사 일주문 가는 길

부석사 가람 배치도

범종각  대석단 위쪽에 낮은 축단이 있고 그 위에 2층 누각인 범종각이 버티고 서 있다. 범종각은 일반 사찰의 누각과 달리 통로상에 위치하기 때문에 정면이 좁고 측면이 넓게 배치되었다.

범종각 아래 통로에서 본 안양루  범종각 아래로 난 통로를 따라 올라가면 2층 다락과 계단 사이의 틈으로 안양루와 지붕이 반쯤 가려진 무량수전이 눈에 들어온다. 마치 액자에 들어 있는 그림같이 시각을 고정시킴으로써 중요한 건물을 강조하는 폐쇄시각 기법의 전형적인 예라 할 수 있다.

 

안양루 계단에서 바라본 석등  안양루가 석등과 무량수전의 중심에서 약간 벗어나 위치하기 때문에 석등은 안양루 중심에서 약간 왼쪽으로 치우쳐 보인다. 누하 진입 때 석등이 중심에 위치하면 대칭구도로 생명력을 잃을 것을 고려한 공간 처리이다.

안양루에 비친 무량수전  마치 여섯 구의 불상처럼 보인다.

천왕문  현재 천왕문이 서 있는 터는 이제까지 조계문 터로 잘못 알려져 왔으나 원래 일주문이 있었던 자리였을 것이다.

석등과 안양루  안양루에서 일직선으로 뻗은 계단을 오르면 2층 디락과 석축 사이 틈으로 중정의 석등 화사석이 눈에 들어온다. 이때 석등은 안양루 중심에서 약간 왼쪽으로 치우쳐 보이는데, 대칭으로 인한 생명력 없는 공간 배치를 배제하려 한 공간 처리가 느껴진다.

무량수전 정면도

평면도

종단면도

무량수전  부석사의 주불전으로 아미타여래를 모신 전각이다.

무량수전 내부  불상을 동향으로 배치하고 내부의 열주(列柱)를 통해 이를 바라보도록 함으로써 일반적인 불전에서는 느낄 수 없는 장엄하고 깊이감 있는 공간이 만들어졌다.

무량수전의 편액  고려 공민왕의 글씨이다.

무량수전의 귀공포

무량수전의 내부

안양루

안양루의 편액

조사당

조사당의 측면 구조

조사당 정면도

평면도

종단면도

응진전과 자인당  왼쪽 건물이 자인당이고 오른쪽이 응진전이다. 자인당은 선방의 용도로 사용되던 건물로 동방 폐사지에서 옮겨 온 석불을 봉안한 뒤 당호를 '자인당'이라 하였다. 응진전은 20세기 초에 유행한 장식적인 익공을 보이는 건물로 내부에는 고졸한 심육나한상이 봉안되어 있다.

자인당  부석사에서 동쪽으로 1.5킬로미터 떨어진 폐사지에서 옮겨 온 석불을 봉안하였다.

단하각  정면 1칸, 측면 1칸의 남도리 맞배집으로 응진전 뒤쪽에 위치하고 있다.

쥐를 들고 있는 나한

범종각의 대고(위)와 목어(아래)

취현암

응향각

신범종각

범종

보장각

삼성각  칠성, 독성, 산신 세 분을 모신 전각으로 무량수전 석축 아래에 위치하고 있다.

동방 지국천왕

서방 광목천왕

남방 증장천왕

북방 다문천왕

천왕문에 모신 사천왕상

종무소

범천(오른쪽) 제석천(왼쪽)

사천왕상

조사당 벽화  부석사에 전하는 벽화 6점은 원래 조사당 벽면에 그려졌던 것으로 무량수전에 보관하다가 현재는 별도의 보호각에 보관되어 있다. 이들은 현재 남아 있는 사원 벽화 가운데 가장 오래된 작품이다.

괘불  통상적인 영산회상도와는 달리 비로자나불을 중심으로 삼불을 첨가한 복합적인 설법도이다. 대웅전에 석가모니 영산회상도만 봉안하지 않고 약사불, 아미타불과 함께 삼세불화를 봉안한 것과 여기에 화엄종의 주존인 비로자나불 그리고 삼신설을 구체화시킨 비로자나삼신불화를 결합한 이 그림은 당시 그려진 불화의 경향과 부석사의 사상적 배경을 잘 보여 준다.

소조 여래좌상  이 불상은 고려 초의 여래상 형식을 잇고 있지만 조각 양식은 고려 후기의 특징을 보인다. 석가모니불이면서 항마촉지인을 취하고 있는데 몇 차례의 보수와 개금을 거치는 동안 수인이 변경되었는지 아니면 원래부터 항마촉지인을 취하였는지는 불확실하다.

소조 여래좌상의 광배  불상 뒤에 당초문과 화염문이 화려하게 조각된 목조 광배가 있어 불상의 위엄을 강조할 뿐만 아니라 고려시대 정교한 불교 미술의 단면을 보여 준다.

석조 삼존여래 좌상  자인당에는 석불좌상(가운데)과 석조 비로자나불 좌상(양 옆 : 보물 제230호)이 모셔져 있다.

3층 석탑  2층의 기단 위에 3층 탑신을 쌓은 전형적인 신라시대 석탑으로 원래 부석사 창건 때 건립된 것이 아니라 자인당의 석불들과 함께 부석사 동쪽 약 1.5킬로미터 떨어진 절터에서 옮겨 온 것이다.

3층석탑 2기  절의 가장 아래쪽인 범종루 바로 앞 대석단 위에 좌우로 있다. 원래 부석사에 있던 것이 아니라 1966년에 절의 동쪽 약사골 절터에서 옮겨 온 것이다.

석등 1  무량수전 바로 옆에 위치한 통일신라시대의 전형적인 팔각 석등이다.

석등 2  3층석탑 앞에 놓여 있는데, 현재 기단, 하대석, 간주, 옥개석만이 남아 있다.

당간지주  부석사 입구 안양루를 향하는 길가 왼쪽에 위치하고 있다.

부석사에 전하는 고려시대 화엄경 각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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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황영찬
2013. 6. 15. 12:16 내가 읽은 책들/2013년도

2013-063 서울 산 가는 길

 

신명호 지음

2012, 깊은솔

 

대야도서관

SB080177

 

699.1

신34ㅅ

 

서울 · 수도권 30산 58코스 등산 길 안내

 

산을 사랑하는 분들이라면 꼭 가봐야 하는 그 곳

 

신명호

단국대학교 행정대학원 수료

단국대학교 행정대학원 총동문회 산악회장

한국 1,400산 등정

백두대간 연속 30일간 완주

저서 『한국 700명산』『한국 100대 명산』『서울에서 가까운 200명산』『첩첩산중 오지의 명산』『영호남 200명산』『수도권 전철 타고 가는 산』『서울 산 가는 길

 

차례

* 책을 펴내면서

* 차례

* 일러두기

 

북한산

북한산성 코스 / 숨은벽 코스 / 진관사 코스 / 족두리봉 코스 / 구기동 코스 / 형제봉 - 의상봉 코스 / 정릉 코스 / 칼바위능선 코스 / 아카데미하우스 코스 / 진달래능선 코스 / 도선사 코스

 

도봉산

만월암 코스 / 다락능선 코스 / 보문능선 코스 / 무수골 코스 / 원효사 코스 / 송추계곡 코스 / 오봉 코스

 

사패산

회룡역 코스 / 예술의 전당 코스

 

관악산

서울대입구 코스 / 사당역 코스 / 정부과천청사역 코스 / 인덕원역 코스

 

삼성산

학우능선 코스 / 석수능선 코스 / 신림역 코스 / 장군봉 코스

 

청계산

청계산역 코스 / 화물터미널 코스 / 매봉(응봉) 코스

 

수락산

수락산역 코스 / 장암역 코스 / 청학리 코스

 

불암산

상계역 코스 / 효성아파트 코스

 

남한산성

금암산 코스 / 마천역 코스 / 벌봉 코스 / 남한산성입구역 코스

 

검단산 | 용마산 | 예봉산 | 갑산 | 운길산 | 대모산 · 구룡산 | 우면산 | 용마산 · 아차산 | 인능산 | 영장산 | 문형산 | 불곡산 | 봉산 · 앵봉 | 바라산 | 백운산 | 광교산 | 수리산 | 수암봉 | 북한산국립공원 둘레길

 

* 수도권전철노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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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황영찬
2013. 6. 13. 14:08 내가 읽은 책들/2013년도

2013-062 나는 상처를 사랑했네

 

나종영 시집

2001, 실천문학

 

 

시흥시대야도서관

EM028212

 

811.6

나756나

 

실천문학의 시집 130

 

나종영에게는 고향이 있습니다. 못 잊을 핏줄이 엉겨 있습니다. 온통 도시의 나그네인 시인들 가운데서 그는 애오라지 서러운 유산처럼 농경사회의 묵은 정서를 온전히 지켜내고 있습니다. 어디 그뿐인가. 그에게는 아직도 가슴 벅차게 시대의 쓰라린 민족이 있습니다. 그의 민족은 결코 관념이 아니라 근친의 아픔 그것입니다.

"내 시는 피를 흘릴 거야. 내 시는 가슴으로 울 거야."

시인 나종영은 사랑이 사랑의 상처임을 진작 알았는데도 이제야 뒤늦게 안 것처럼 알려줍니다. 그리하여 산들도 꽃들도 사라져간 전사의 무덤인 것을 우리들이 알게 됩니다.

- 고은 (시인)

광주항쟁과 그에 뒤이은 거대담론의 시대를 보내고 오랜 모색을 거쳐 '작고 가벼운 존재가 품고 있는 아름다움'을 찾아나선 나종영의 근작시들을 읽노라면 마음속으로 불현듯 맑고 따스한 물방울이 또르르 구르는 감촉 같은 것이 느껴진다.

- 최두석 (시인)

 

나종영

1954년 광주 출생.

1981년 창작과비평사 13인 신작시집 『우리들의 그리움은』으로 작품활동 시작.

민족문학작가회의 회원.

광주 · 전남작가회의 회원.

1985년 시집 『끝끝내 너는

<시와 경제>, <5월시> 동인으로 활동.

 

■ 차례

 

제1부

봄  빛

봄빛 / 솔나리 / 洗足 / 묵계에서 / 상처 / 노랑붓꽃 / 딸기밭 / 붉은점모시나비 / 새들은 돌아보지 않고 날아가네 / 천년 전 / 하늘다람쥐 / 물잠자리 / 雨水 / 그대 눈동자 속에는 / 어린 나무에게 / 쑥부쟁이 / 화포나루

 

제2부

버려진 바퀴가 굴러간다

버려진 바퀴가 굴러간다 / 석산을 보며 / 논두렁에 콩을 심는 이유 / 하얀 고요 / 相生詩篇 1 / 相生詩篇 2 / 도롱이 / 병아리 / 봄 강물 / 키 큰 나무 곁에 / 비 개인 뒤 / 늦잠 / 나뭇잎배 / 뽀리뱅이 피는 뜻은

 

제3부

강 건너 불빛 꺼지고

벚꽃 십리 / 넝쿨장미 / 추락하는 너에게 / 통곡 / 오열 / 안나푸르나 / 모란시장 / 향촌집 / 강 건너 불빛 꺼지고 / 사랑노래 / 찔레꽃 / 동백꽃 / 빈자리 / 11월

 

제4부

내 안의 詩

詩 / 시인과 농부 / 내 안의 詩 / 황사바람 / 노동자 시인 / 갈대 / 임포리에서 / 백목련 / 물봉숭아 / 깨끗한 날 / 내 사랑 각시붕어 / 무게 / 백련 / 어머니의 한 뼘 땅

 

제5부

금강산 길

새벽길 / 금강산 길 1 / 금강산 길 2 / 압록강 저편 / 북녘의 시인에게 / 뒷모습 / 낚시꾼 윤씨 / 벽과 못 / 적막 / 다시 오월에 / 말바우시장의 봄 / 동백꽃 붉은 숯속에 와서 / 붉은오름에 서서 / 푸른 무덤 / 백운산 골짜기

 

발문 / 김용락

후기

 

봄 빛

 

구례군 토지면 오미리

운조루 안채 장독대 곁에

하얀 목련꽃 병긋 피어 있다

그 옆에 살포시 볼우물 짓고 서 있는

그대 꽃내음나는 머릿결 위로

하얀 꽃잎 져내려,

그대 모르게 사알짝

꽃잎 한 장 집어드는데

아 얼마만인가 내 가슴속에 푸드득

산새 한 마리 날아와

애기똥풀꽃 같은 봄빛 깨치고 가던 것이.

 

버려진 바퀴가 굴러간다

 

편백나무 숲에서 버려진 자전거 바퀴를 주웠다

통째로 쓰레기더미에 버려진 자전거에서

바큇살을 떼어 굴렁쇠를 만들어 굴렸더니

신기해라, 은빛 銀輪의 바퀴를 생전 처음 본 듯

소년 하나 편백나무 숲으로 바퀴를 굴리며 사라졌다

나무숲 사이로 부챗살처럼 퍼지는 아침 햇살을 뿜으며

녀석은 어디까지 가고 싶어할까

푸르디푸른 소나무 숲길을 지나 넓은잎나무 숯속으로

는개 내려앉은 산기슭 너머 끝간 데 없이

굴렁쇠를 굴리며 달려가고 싶어할까

버려진 바퀴가 살아서 바람을 굴리며 굴러간다

도시의 누군가 쓸모가 없어 쓰레기로 버린 죽은 자전거,

문득 나 다시 눈을 떠

아침 공기를 가르며 눈부신 편백나무 숲길을 끝없이 달려가는

은빛 바퀴가 되고 싶었다.

 

논두렁에 콩을 심는 이유

 

콩밭에 콩 심을 때

한 구멍에 콩알 세 알을 심는 이유, 넌 알지

한 알은 새가 먹고

한 알은 흙속에 벌레가 먹고

남은 한 알이 흙속에서 썩어

새싹으로 움터져 나온다는 것 알지?

 

그런데 너 밭에 콩 안 심고

논두렁에 콩 심는 이유는 아니?

논에 벌레가 연한 콩잎 먹으러

논두렁으로 달려오고 벌레 먹은 콩잎 매단

꽁깍지가 더 많은 콩을 담고 있는 것 아니?

 

비가 오는 날 물꼬를 보러 가는 농부가

왜 주머니에 씨앗콩을 넣어 가는지 이제 짐작이 가니

바람 한 점 없는 여름날

논가에 키 큰 미루나무가 땡볕에 서서 살랑살랑

시원한 바람을 일으키는 이치를, 넌 알고 있니?

 

하얀 고요

 

비올랑갑다 장독 닫아라

할머니 말씀 떨어지기 무섭게 여우비 내렸지요.

 

밖에 눈이 많이 왔는갑다

창 밖을 내다보지도 않고

할아버지 마당에 눈 쌓인 것 알지요

 

제비가 낮게낮게 나는 틈

소리 없이 내리는 눈,

 

온몸 감아 흐르는 하얀 고요

그것을 속으로 알고 계신 거지요.

 

강 건너 불빛 꺼지고

- 달맞이

 

밤이 깊다 사랑하는 사람아

강 건너 사람의 마을 불빛 꺼지고

판 별빛 한 줄기 내려와

강둑에 핀 달맞이꽃이 눈부시다

먼길 고개를 떨구고 걸어가는

말이 없는 내 사람아

이 길을 따라 흐르는 물결 따라

잠들지 않는 가난의 땅

새벽 달빛에 어린 노란 꽃무더기

 

내 안의 詩

 

내 가슴이 둥둥 뛰는 시를 쓰고 싶었어

가슴이 잔 여울처럼 서늘해지는 시 하나,

 

봉지쌀을 사들고 산동네 언덕을 올라가는 막내이모의 뒷모습을

쓰고 싶었어 병든 지아비를 고지대 임대아파트에 남겨두고

새벽산장에 파출부 일 나가는질경이풀 같은 내 누이의 생을 

쓰고 싶었어 지하셋방에 코흘리개 어린 남매를 놓아 두고

봉제공장에 일나가는 사촌동생 부부 이야기를 쓰고 싶었어

지하셋방에 갇힌 어린 남매가 불에 타 숨졌다는 이야기는

차마 마음에 담을 수가 없었어

 

내가 이 땅에서 본 것, 내 이웃이 겪은 것들

한 발짝 한 발짝 좋은 세상을 위해서

제 몸을 던지는 사람들의 뜨거운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

아름다움과 진실은 서로 다른 모습이 아니라는 것을

살아 있는 것들이 지울 수 없는 상처로 울고 있다는 것을,

이름 없는 들풀의 이름을 불러주고 하찮은 벌레들의 울음소리에

귀기울여 함께 눈물을 흘리는 그런 시를 쓰고 싶었어

 

가슴 밑바닥 끓어오르는 무엇인가 저문 강물에 빠져 들면

붉은 노을이 해일처럼 다가와 풀잎들을 일으켜 세우곤 했어

그때 내 가슴에 영원히 흐르는 시 하나 새기고 싶은 거야

내 마음에 살아 튀어오르는 은빛 물고기 같은 시,

어두운 핏줄기를 거슬러 올라가는 혁명 같은 시,

나중엔 이 세상에 나뭇잎 하나도 그대로 놓아두고 가는 시,

흐르는 강물에 발목을 적시며 행복해하는 사람들을 위한

 

가난한 시 한 편 쓰고 싶은 거야

내 안에 하나 마음속에 깊은 시를.

 

금강산 길 1

 

아, 이 흙

가슴 저미는 흙냄새

금강산 첫 마을 온정리에 내리자 사람들 땅바닥에 코를 박고 땅을 치며 통곡을 하는데 아흔여덟 심재린 할아버지 눈물 한 방울 나오지 않습니다

한번 밟아봐라 이 땅을, 오십 년 막혀 오지 못한 이 길을 한번 맘껏 디뎌봐라 어느 놈의 발목이 빠지는지

내 할애비의 할애비 그 할애비의 할애비 아부지 내 아들 버리고 온 아내 내 딸이 딛고 날마다 걸어다녔을 이 길이 어이 무너져 내리는지

옥류다리 건너 연주담 그 너머 구룡폭포 박달나무 마른 잎새 하나에도 가슴 저미어오는데 눈물 메마른 아흔여덟, 부축하는 안내원 손길을 뿌리치고 훠이훠이 금강산 오릅니다

살아서 다시는 오지 못할 이 길을 가다 쓰러져 묻히고 싶은 고향길을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가슴으로 오릅니다

아아, 이 흙

발바닥 끝 뜨겁게 찔러오는 흙냄새.

 

금강산 길 2

 

금강산 밟고 온

아흔여덟 심재린 옹에게

남한 TV 기자양반 신이 나서 묻습니다

금강산 관광객 가운데

최고령이신데 다음에 또 오시겠습니까?

그것은 두더지에게 물어봐야지요

두더지 땅속에 사는디 내 죽어 땅속에

묻히면 못 올 거고, 뭐 살아도 못 오겠지요

그 말뜻 알아듣지 못한 기자양반

유람선 갑판에서 또 마이크 들이대지요

금강산 아름답지요?

그것은 물어 뭐하게요 내 오십 년 넘게

두더지처럼 살았는데……

금강산 관광 십 년 이어지면 통일이 십 년 늦어지겠지요

? ? ! ! !

 

相生詩篇 1

- 지렁이

 

밭이랑 고르다가

온몸으로 꿈틀거리는 너를 본다

징그럽게 살아 꿈틀거리는 너를 보며

살아 있는 것이 스멀거리는 촉촉한 밭 위에 내가

맨발로 서 있음을 나는 비로소 안다

이 흙 안에서 너는 온몸으로

몇 백년 몇 천년을 면면히 살아왔으리

나도 네가 사는 흙속에서 징그럽게 살아가리라

돼지벌레 굼벵이 명주잠자리애벌레가

뒹굴며 함께 살고 있는 풀뿌리 환한 세상 안에서.

 

도롱이

 

잔 나뭇가지 끝에 매달린

도롱이벌레의 아침을

걱정하는 마음이 하나 있다

 

가슴 붉은 곤줄박이 한 마리

바람에 흔들리는 도롱이 집을

쪼을까 말까 몇 번 망설이다가

주머니 속 애벌레 꿈틀거리는 것 보고,

부드러운 입맞춤을 하고

포롱포롱 햇살 속으로 날아갔다

 

그 나무 아래 잎 다 떨군

빈 나무 밑둥 아래 밭냉이 콩버무리

좀씀바귀 새싹 튀어오르고,

봄볕 줄기 따라 애기팔랑나비 날아가고 있다.

 

 

내 시는 피를 흘릴 거야

내 시는 가슴으로 울거야

울더라도 엉엉 소리내어

흙빛 짐승처럼 울 거야

내 시는 첫새벽 들판에 어둠을 토할 거야

드넓은 대지 위에 떠오르는 태양처럼

솟아올라 솟구쳐올라

아침 밭일을 하는 사람들의 밭이랑 위에

비추일 거야 손톱에 피멍이 터지도록

일하는 사람들의 어깨 위에 가만히

내려앉을 거야 내 시는 여윈 어깨에 기대어

함께 서늘한 눈물을 흘릴 거야

내 시는 한 줄기 강물이 되어 흐를 거야

내 시는 해질녘 건들바람이 되어

이 땅 골목골목을 무르팍이 으깨지도록 돌아다닐 거야

모든 사람들이 사라져버린 어두운 거리

홀로 떨며 서 있는 가난한 소녀의 눈망울에

내리는 이슬이 될 거야

어둠속 꺼이꺼이 울고 있는 짐승 같은 사내

외로운 시인의 가슴에 흐르는

뜨거운 노래가 될 거야

이 산하 내가 사랑하고 목놓아 불러야 할

내 영혼의 마지막 노래는.

 

 

 

 

 

 

posted by 황영찬
2013. 6. 11. 11:13 내가 읽은 책들/2013년도

2013-061 설치 미술 감상법

 

글, 사진 / 서성록

1996, 대원사

 

 

시흥시대야도서관

EM018024

 

082

빛12ㄷ  170

 

빛깔있는 책들 170

 

서성록-------------------------------------------------------------------------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와 동대학원 미학과를 졸업하고 미 동서문화센터 연구원, 『미술평단』『선미술』 주간을 역임하였다. 198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미술평론 부문에 당선하였고 현재 한국미술평론가협회 회원이며 안동대학교 미술학과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한국의 현대미술』『현대미술의 쟁점』『한국미술과 포스트모더니즘』『북한의 미술』 등이 잇으며 역서로는 『포스트모던 미술과 비평』이 있다.

 

|차례|

 

머리말

평면에서 입체 공간으로

    설치의 개념

    혼합 재료

    입체 공간의 기획

입체 공간에서 효과 장치로

    설치의 연보

    60, 70년대의 횡선

    80, 90년대의 종선

유형과 사례

    문명 비판

    근대성의 반성

    미디어

    여성의 시각

참고 문헌

 

코넬리아 파커 「차갑고 어두운 물질 1991년 작품.

클래스 올덴버그 「의자 위에 걸린 셔츠 설치 미술에서 가장 기본적인 특징이 되는 것은 오브제의 기용이다. 일상의 물건, 사진 매체, 자연물, 심지어 자신의 신체까지 표현 매체로 이용하는데 이것으로 보아 설치가 재료 선택에 잇어 매우 적극적임을 알 수 있다. 혼합 재료, 1962년 작품.

일야 카바코프 「인생 여정 1993년 작품.

쿠르트 슈비터스 「메르츠 바우 「메르츠 바우(Merz bau)」는 3차원의 건축적 구조물, 채취한 잡동사니를 변형시켜 만든 집적물로 대부분 나치의 폭정을 피해 제작되었다. 위의 작품은 1920년에 제작되었으며 1943년 폭격으로 파괴된 작품을 1980~83년 사이에 재생한 것이다.

로버트 라우센버그 「코카콜라 라우센버그는 여러 팝 아티스트들에게 영감의 원천이 되어온 '컴바인'의 주창자이다. 그는 뉴욕 맨해튼 거리를 배회하면서 주워 모은 거대한 양의 오물을 합성하여 '컴바인 아트'를 만들어 냈다. 컴바인 페인팅, 1958년 작품.

장 팅겔리 「No. 3 장 팅겔리는 거꾸로 세운 피아노, 관측 기구, 자전거와 건축 자재를 이용하고 물체에 운동감 및 음향을 곁들여 총체 예술을 만들어 냈는데 이는 오브제 개념의 확장을 보여 주는 전형적인 사례이다. 1959년 작품.

댄 플래빈 「타틀린을 위한 모뉴멘트 60년대 말에는 미니멀 아트가 성행하면서 설치 개념이 한층 분명해졌다. 미니멀 아티스트들은 전시장의 벽면, 천장, 바닥을 어떻게 변경하느냐에 따라 공간에 관한 감상자의 인식도 바꾸어 놓을 수 있다고 믿었는데 플래빈의 작품에도 이런 경향이 보인다. 1966년 작품.

조지 시걸 「식당의 창가 비평가 카터 래트클리프와 조지 시걸은 1980년 직접 벽에 붙이거나 벽과는 분리된 새 작업 경향을 보이는데 이것은 기본적으로 엄청나게 늘어난 부조적 작품들을 체계적으로 분류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1967년 작품.

안젤름 키퍼 「공중의 폭탄 80년대 설치 작가들은 미술에 형태적 변화를 시도했을 뿐 아니라 작품에 많은 의미 내용을 채워 넣었다. 이 가운데 안젤름 키퍼는 발사 직후 로케트의 이미지를 통해 전쟁의 위험을 주지시키는 작품을 발표하였다. 혼합 재료, 1991년 작품.

제니 홀처 「설치 제니 홀처는 사회적 메시지로서의 미디어의 기능을 주된 과제로 부각시킨 작가이다.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1989년 12월 ~ 1990년 2월.

한스 하케 「게르마니아 한스 하케의 작품 세계는 개념보다는 현실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정의되는 미의식이나 가치 이전에 목적성 내지 동기성이 선결된다. 베니스 비엔날레 출품작, 1993년 작품.

막스 코퍼 「컨베이어 벨트 막스 코퍼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한 첨단 미디어 중심의 작품을 발표하였다. 설치, 1990년 작품.

김영원 「군상 석고, 1987년 작품.

이건용 「현신 79 나무, 로프, 천, 300×300×200센티미터, 1979년 작품.

 최명영 「변질 시멘트관, 1970년 작품.

심문섭 「관계 종이와 돌, 상파울로 비엔날레 출품작, 300×120×100센티미터, 1972년 작품.

강상중 「도시의 서커스 혼합 재료, 1987년 작품.

신영성 「시계 1985년 창립된 「난지도」에는 박방년, 신영성, 윤명재, 이상석, 김홍년이 참여하였는데 이들은 주변의 잡동사니나 폐품 같은 볼품없고 생소한 재료를 과감하게 기용하여 문명에 대해 비판적 자세를 취하였다. 70×38×20센티미터, 1987년 작품.

김찬동 「불연속성의 태제 - 근대사 소고 1985년 창립된 「메타복스」에는 안원찬, 오상길, 홍승일, 김찬동, 하민수가 참여하였는데 수축된 미술 언어를 회복하기 위해 다양한 재료를 기능화, 수단화하는 방향에 집중하였다. 혼합 재료, 250×600×150센티미터, 1993년 작품.

윤명재 「숲 윤명재는 붓과 물감 대신 버려진 나무 파편들을 이용하여 그룹 「난지도」의 작가들과 함께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를 반복하는 물화된 현실 세계의 풍경을 반사적으로 표출해 내고자 했다. 나무와 먹, 520×310센티미터, 1988년 작품.

이형우 「무제 90년대 설치 작가들은 비교적 단선적이고 경직되어 있던 80년대의 자세를 풀고 새로운 시대 정황에 들어맞을 부드러운 분위기로 되돌려 놓는 작업을 시도하였다. 테라코타, 나무, 돌, 1993년 작품.

안원찬 「제국의 성 종전의 담론 구조를 확대 발전시킨 것으로 매체를 통하여 물질 문명을 모질게 비판한 것이다. 그는 망실된 군용품의 분리와 해체, 생명을 상징하는 녹색과의 극적 대비를 통해 우리의 인식을 무언중 압박하는 지배로부터 벗어나려는 의지를 표현하고 잇다. 군용품, 1993년 작품.

오상길 「수인들의 머리카락 오상길은 항상 외부적인 것 이를테면 문화 역사적이거나 사회 정치적인 문제와 미술 내적인 역사의 맥락을 접목시켜 상징적 형태로 표현하였다. 오브제와 음향, 1993년 작품.

조덕현 「한국 여성사 조덕현은 험난한 삶의 여정을 걸어야 했던 조상들의 단편적인 생활상을 보여줌으로써 묘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우리가 겪어야 했던 역사의 질곡에 대해 새로운 의미를 일깨워준다. 캔버스에 콘테, 혼합 재료, 190×220×15센티미터, 1992년 작품.

육근병

김수자 「Sewing into Walking 김수자의 바느질은 천을 꿰매는 데 그치지 않고 자연을 꿰매는 데까지 확대된다. 종전에는 실과 바늘로 천을 꿰매었다면 이제는 몸을 바늘에 비유하여 자연이라는 넓은 천을 꿰매고 자연과 교감하는 것을 상징한다. 천, 비디오, 소리, 1994년 작품.

이은산 「석양을 등지고 서 있는 사람 이은산의 작품은 자신의 삶에서 경험한 희로애락을 주제로 하고 있으며 밝고 선명한 색상, 대담한 화면 구성, 과감한 단순화를 특징으로 한다. 아크릴, 90×170센티미터, 1994년 작품.

박실 「기행문 - 시간여행 1992년 제5회 작품전부터 전시된 「기행문」 연작 가운데 하나로 원시성, 주술성을 드러낸다. 나무 위에 채색, 1994년 작품.

 

posted by 황영찬
2013. 6. 11. 09:31 내가 읽은 책들/2013년도

2013-060 집을 버리다

 

■강영환 시집

2006, 신생

 

 

시흥시대야도서관

EM049945

 

811.6

강646집

 

신생시선

 

강영환 시인은 경남 산청에서 태어나 197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 「공중의 꽃」 입선. 79년 《현대문학》 시 천료(필명 / 강산청), 198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조 「남해」 당선. 시집으로 『칼잠』, 『눈물』, 『뒷강물』. 바다시집 『푸른 짝사랑에 들다』와 지리산 시집 『불무장등』 외 8권. 시조집 『북창을 열고』, 『남해』가 잇으며, 월간 《열린시》 주간 역임. 부산 · 경남 젊은 시인회의 초대 의장을 거쳐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 디지털 부산신인회의 대표를 역임하고 현재는 (사)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상임이사 겸 부산 지회장을 맡고 있다.

홈페이지 : http://ebond.hihome.com

이메일 : soolsan@korea.com

 

시인의 변

등단 30년이 되는 해다. 두 권의 시조집을 포함해 열다섯 번째의 시집을 낸다. 그동안 부지런히 시를 살았다. 주변의 시기와 격려가 질타해 주었기 때문이다.

돌아보면, 내 시는 말이 많다. 속내를 들켜버리기 쉽상인 말을 여기저기 설사처럼 함부로 흘리고 다니는 꼴이 사납다. 허비되는 말만큼 의미는 소멸되고 급기야는 언어를 잃게 된다. 이젠 그동안 안주해 왔던 말의 집을 버릴 때가 되었나 보다.

2005.12 저자

 

차례

 

● 시인의 변

 

제1부

반 지하 / 따뜻한 입김 / 거미의 생 / 늪 / 벌판에서 / 누이를 찾아서 / 붉은 동백꽃 / 지는 꽃들 / 지상의 봄 / 성주 성밖 숲 늙은 나무 / 비 - 메일 / 나의 안경 / 구월 비 / 빈칸을 채우며 · 1 / 빈칸을 채우며 · 2 / 그대 떠난 일출 앞에서 / 얼굴 / 어머니 생각 / 덕천댁

 

제2부

집을 버리다 / 그녀의 손 / 그녀의 입술 / 홍수 / 모기같이 살며 / 트리를 장식하며 / 연화동 비둘기 / 비둘기는 얼마나 행복한가 / 나의 춤 / 반 고호의 귀 / 나는 산청에서 왔다 / 오징어 다리 / 마지막 달력이 젖어 / 밑에 사람이 있었다 / 판다곰 인형 / 연탄 수레 / 빈 화분에 / 심야버스를 타고 와서 / 가을 하늘

 

제3부

끊었던 담배를 다시 붙이며 / 주검을 남긴 사내 앞에서 / 채팅을 위하여 / 헌혈 / 물의 뼈 / 세기말 누드 / 천년 / 노을 풍경을 새로 만나다 / 물에 잠긴 비디오 가게 / 이슬의 비밀 / 그 여자의 사진 / 초량천변 / 시계무덤 / 밝은 어둠 / 입 속의 눈 / 별의 섬 / 무한호텔

 

제4부

수레 위의 나무 / 망개나무 / 땀 / 언덕을 내려가다 / 억새꽃이 억새에게 / 시선 끝에서 / 내가 가고 싶은 곳 / 나의 왼발 / 빈집 / 이명 속으로 / 떨어진 잎 / 내 안의 적 / 허 거 참 / 봄의 블랙홀 / 겨울이 오는 쪽 / 아직도 목쉰 노래가 남는다 / 쓸쓸함이 긴 겨울 / 시월시장 / 프리지아

 

해설 벼랑의 정신

 

거미의 생

 

1

지하철 공사장에서 인부가 추락했다

기우뚱거리던 복공판이 중심을 잃고

함께 30미터 아래 검은 바닥으로 떨어졌다

한번 떨어진 시간은 돌아오지 않는다

흔들리는 생을 탓하지 않는 그가

혼자서도 깊어질 줄 아는 강물 속에다

무거운 생애의 어깨를 내려놓았다

 

2

외줄 위를 걸어가는 거미는

흔들림 속에서 침묵할 줄 안다

그러다가 투명한 말 속으로 걸어가서

눈치 없이 건너온 줄을 돌아본다

거미는 낡은 길 위에다 다리를 풀고

벼랑을 향해 걸어가는 일만 남아서

부릅뜬 눈이 그늘을 본다

 

 

눈을 뜨니 사방이 수렁이다

끈적끈적한 진흙 방이다

목에까지 차오르는 죽음을 뱉으며

잡을 지푸라기 하나 남지 않은 외진 곳

아침이 오고 다시 밤이 되어도

다가오는 불빛도 없이 소리칠수록 더 깊이

목을 죄는 올가미가 침묵을 부른다

 

그대 눈에 몸을 던져두고

끈끈이 풀로 옭아 맨 발목이 풀리지 않는 도시

귀뚜라미 소리도 머리 위로 지나간 뒤

아침 해가 눈 부릅뜨고 간다

몸부림은 죽음으로 인도하는 길일 뿐

눈부신 재앙은 갑자기 온다

몹쓸 그대 눈에 빠졌을 때처럼

 

반 지하

 

한 발은 지상에 또 한 발은 지하에

그 조건에 전세금을 걸었다

계단을 내려서면 벌써

눈은 어둠에 익숙해지고 몸도 반은 지하다

 

주머니를 털어 마련한 제라늄 분도

잎 하나는 햇빛에 두고

다른 하나는 그늘에 두고

사는지 죽어 가는지 모르던 때

물은 얼룩을 타고 벽에 숨어들었다

 

시련 끝에 선 제라늄이 활짝 꽃을 피운 날

나머지 그늘도 환한 빛이 되어

얼굴 펴고 가는 높은 창유리에

몹쓸 십 년의 햇빛이 반짝 지나갔다

 

벌판에서

 

머리 속 지푸라기를 마저 비운다

어둔 벌판에 외로 선 발이 저려오고

서릿발 일어서는 땅에 몸은 더 깊어간다

바꿀 수 없는 의자에서 재가 될 때까지

수많은 아침과 저녁은 나를 지나가리니

 

내게서 떠나는 물

내게로 오는 바람

 

그대 횃불처럼 눈부신 저항을 닮아

넝마 한 겹을 흔들며 벌판을 간다

더 많은 무서리와 더 작은 별빛을 온몸에 받으며

몸 그릇을 훨훨 비우고 혼자

빛나는 벌판을 눈에 새긴다

 

붉은 동백꽃

 

내 가슴을 열어 들여다보지 말라

남 몰래 피운 동백꽃이

서릿발 돋은 신 새벽을 불사르고 피었다가

툭, 뚝, 모가지 째

눈길 홀로 걸어간 발자국을 남겼다

무슨 상처를 밟고 지나갔는지

발자국마다 고여 있는 피는

퍼내어도 마르지 않는다

 

하늘이 내린 눈밭에다

낮은 어느 누가 남긴 흔적일까

나는 꽃을 가르고 들어간다

꽃 안에 다시 붉은 꽃

가슴 깊이 떨어져 피어 있

눈물로도 지워지지 않는 꽃은

떨어져도 그 가슴이 시리다

 

나의 춤

 

끓어오르는 분노를 어찌할까

말초 신경을 건드리는 날카로운 조명 앞에서 발가락 끝이 오르가즘이다

얇은 가슴에서 퍼내는 가느다란 소리에도 손가락은 하늘을 감아쥔다

덫이 없고 사슬이 녹아든 하늘 아래 이 분노는

다시없이 캄캄한 지상을 맨발로 뛰게 하느니

그 동안 풀어 넣었던 어눌한 말 앞에 무릎 꿇었던 반벙어리 시간들

이제는 말끔히 허리 펴고 눈감고도 갈 수 있는 나라

조명은 눈부신 햇살로 온 몸에 흐르는 선을 비춘다

하늘을 차고 오르는 빛나는 몸뚱이

긴소매에 붉은 꽃을 피운 노을의 분노가 어둠이 된다.

 

반 고호의 귀

 

노란 햇빛 가득한 창가에서 귀를 자른다

어둠이 진득하게 흘러나오는 귀를

쓸모없는 소리들이 첩첩 고여 썩은 냄새에 저린 귀를

내다 버리기 위해 서늘한 칼에 희망을 건다

귀 속 어둠은 듣기를 거부한지 오래

오랜 소리만 쌓인 것이 아니라 눈물도 함께 쌓여

몰래 농축된 귀청을 뽑아내 식탁 아래로 굴려 보낸다

수천의 입이 들어 와

집을 튼 귀가 검은 물을 밀어내 보지만

나팔관을 붙들고 늘어지는 혀의 칼에

울면서 토해내는 소리가 현기증을 부르고

그것은 눈 속의 색깔마저 흩어 놓는다

함부로 쓴 입이 삐뚤어져 귀에는 썩은 물이

물이 입 속으로 흘러간다

세상의 막장이 되어가나 보다

 

지상의 봄

 

벚꽃은 언제 지상을 다녀갔을까

피고 지고……

허락도 받지 않고 내 눈 안에 들어

마음의 칼날은 무뎌졌다

 

찰나다, 찰나다, 찰나다

내 마음 건질 새도 없이

강물은 꽃잎을 싣고 흘러갔다

돌아오지 못할 바다로

바다에서 하늘로

하늘에서 다시 지상으로

가벼운 옷을 입고 날아와 이 땅

분노를 한꺼번에 쏟아내고 있느니

 

벚나무 아래 지나가던 봄이

뭇매를 맞고 땅에 떨어져

봄을 도둑맞은 사람들이 남아

함성으로 촛불을 켠다

 

빈칸을 채우며 · 1

 

아파트를 짓기 위해 까맣게 깎아놓은 산

돌 틈에 풀씨들이 싹을 틔우고 섰다

봄 아니라도 날개를 펴고 하늘을 부르는 손짓

누가 보아 주지 않아도

어눌한 사투리를 끼워 넣으며 기다리기라도 한 듯

금새 빈칸을 채워 나가는 하얀 웃음들

줄곧 푸른 생을 기다리고 있었을까

아니면 스스로 찾아 나선 것일까

 

빈칸은 채워지기 위해 있다지만

누군가가 만든 빈칸 앞에서 막막해 하며

캄캄한 절벽을 혼자 오르는 풀씨

독한 그들이 내 이웃이다

 

집을 버리다

 

그 집은 수리한지 칠 년이 지났지만 비가 새기는 마찬가지다

동란 중에 피난 와서 미군이 버린 캔 조각을 이어 붙여 바람 앞에 세운 집

지붕 위에 골탈도 칠하고 모래도 뿌려 녹이 스는 것을 막기도 했지만

산복도로에 사는 어느 집도 안에서 피는 녹을 몰랐다

품에 드는 연탄가스를 거부 못해 삭아 내리는 살을 알지 못했다

그 낡은 집에서 무너지는 것은 살만이 아니었다

대들보도 써까래도 토담도 빠져나갔다

뼈도 목울대도 쉽게 무너져 내렸다

집은 알고 있었다 언젠가의 무너짐을

지붕이 있던 자리에 파랗게 뜨는 하늘이

홀로 가는 집을 버리게 했다

몇 개의 보따리가 떠난 뒤 하늘이 무너졌다

나는 집을 버렸다

 

 

posted by 황영찬
2013. 6. 10. 16:59 내가 읽은 책들/2013년도

2013-059  출발에서 도착까지 꼼꼼하게 알려주는 친절한 여행책

 

여행플래너 최정규 지음

2005, 열번째 행성

 

 

시흥시대야도서관

EM048201

 

981.102

최746친

 

우왕좌왕하는 여행은 이제 그만!

여행은 계획이 반이다. 일상이 바쁘다는 핑계로 인터넷에서 한두 가지

정보를 대충 알아보고 떠나면, 결국 돈은 돈대로 쓰고 시간은 시간대로

허비하는 우왕좌왕 여행이 되기 쉽다.

 

여행플래너가 짜놓은 자세한 여행스케줄을

따라 가는 고민 없는 여행!

전문 여행플래너가 가족, 친구, 연인들끼리 떠나는 여행을 위해 시간대별로

자세한 여행 프로그램을 구성해 여행에 관한 고민을 한꺼번에 해결해 준다.

 

답사와 체험 그리고 경치를 두루즐길 수 있는 여행!

보람 있지만 다소 지겨운 답사 여행과 남는 게 없는 경지 위주의 여행에서

장점만을 모으고 박물관이나 체험관, 지역 특색이 가득한 음식점,

싸고 좋은 숙소가 빼곡한 발로 쓴 여행책이다.

 

여행플래너 최정규

그는 그동안의 풍부한 여행 기획과 현장 가이드로서의 진행 경험을 바탕으로 발로 뛴 여행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국내에 몇 안 되는 여행플래너이다. 아이들을 좋아해 (주)키즈투어의 창업을 함께 했고 이후 5년간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월간 '여행플래너 사이다와 삶은 계란'의 글과 사진도 책임지고 있다. 쥬니어네이버, 삼성화재, 키즈투어 등의 여행 콘텐츠를 구성하였고 각종 신문, 방송, 잡지, 사보 등에 가족여행 관련 글을 연재하고 있다. 키즈투어, 해바라기여행사, 어린이 문화단체 또랑, 스마일 교육여행, 바라기닷컴 등 몇몇 어린이, 가족여행, 농촌문화 관련 회사 및 단체들과 인연을 맺으며 여행 프로그램을 만들고 행사 진행을 해왔다. 

주말마다 가족여행을 고민하는 아버지들에게 흥미 만점의 여행 루트를 소개하는 이 책은 온 가족이 똑소리 나게 여행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1년 열두 달 여행 스케쥴을 가이드의 세심한 눈으로 꼼꼼하게 일러준다.

 

contents

 

여행을 시작하며

01월 강원 태백산 1박 2일

민족의 영산靈山, 태백에서 일출을 맞다

01월 강원 횡성 1박 2일

불과 물의 고장, 횡성으로 떠나는 따뜻한 여행

02월 강원 홍천 · 오대산 1박 2일

추운 겨울에 어울리는 쉼터, 홍천 오대산 여행

02월 경기 안성 당일

몸과 마음이 평화로운 경기도 안성

03월 전남 함평 · 화순 1박 2일

함평의 전통 건강법 찾아, 화순 운주사의 신비 찾아

04월 강원 춘천 1박 2일

북한강 물줄기마다 추억이 담긴 춘천

05월 강원 정선 1박 2일

아라리 선율따라 흐르는 정선

06월 충남 서산 · 태안 당일

서산과 태안으로 떠나는 초여름 바다 여행

06월 경기 부천, 인천 당일

이색 문화 가득한 부천, 인천 당일 여행

07월 강원 영월, 충북 단양 2박 3일

여름 물놀이를 즐기며 편히 쉴만한 영월과 단양

08월 경남 거제, 전남 보성 2박 3일

문화, 절경, 음식의 향연, 거제와 보성으로 떠나는 그림같은 남도 여행

09월 전남 담양 1박 2일

죽향의 푸른 비를 흠뻑 맞는 웰빙 여행, 담양

10월 경북 울진 · 영주 1박 2일

불영 계곡에서 영주 부석사에 이르는 고즈넉한 가을 여행

11월 경기 남양주 당일

가을을 보내는 애잔함이 느껴지는 경기 남양주

11월 충남 서천 당일

단풍마저 떨어진 늦가을에 찾아가는 충남 서천

12월 강원 양양 · 속초 1박 2일

동해안 북부를 여유롭게 즐기는 겨울 여행

 

 

 

 

posted by 황영찬

2013-058 옛 안경과 안경집

 

글, 사진 / 금복현

1995, 대원사

 

 

시흥시대야도서관

EM000614

 

082

빛12ㄷ  169

 

빛깔있는 책들 169

 

금복현-------------------------------------------------------------------------

30여 년 동안 우리나라 민속품을 수집, 연구하였으며 여러 공모전에 참가하여 이어령 문화부장관 감사패('89), 이수정 문화부장관 표창장('90) 등을 수여받은 바 있다. 1993년에 옛 안경 초대전('예나르')을 갖은 바 있으며 저서로는 『목각 교본』 『전통 부채』가 있다. 현재 청곡 전통공예 연구소장으로 있으며 경기도 우수공예인 4호로 지정되어 있다.

 

|차례|

 

머리말

안경의 역사

안경과 눈

옛 안경의 모양과 변천

안경에 얽힌 일화(逸話)

안경집

안경과 예법

옛 안경 만들기

맺음말

참고 문헌

 

경주 고분 출토 각종 유리 그릇  우리나라 안경의 기원에 대해서는 자생설과 전래설이 있는데 경주 고분에서 출토된 유리 그릇이 페르시아에서 주로 수입된 것으로 보여 외부에서의 전래 가능성을 짐작케 한다.

유리제 사리병  경주 고분에서 출토된 많은 유리 제품과 탑에서 발견된 수정 가공품들이 오늘날과 같은 발달된 도구들이 없던 당시에 많이 만들어진 것을 보면 발달된 연마 기술이 있었음을 짐작해 볼 수 있다.

학봉(鶴峰)이 사용하던 안경(뒷면)과 안경집

우각 대못 실다리 안경  17세기 초에 제작된 것으로 세계에서 제일 오래되었다는 대못 안경처럼 옆으로 비껴서 접었다 폈다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안경집은 대나무를 파서 조롱박 형태로 만들고 세련된 칠보문을 투각한 것으로 보아 후대에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책가도 병풍  18세기 초 작품. 안경은 당시에 성행했던 민화, 초상화, 풍속화, 심지어 불화에도 등장했다. 에밀레박물관 소장.

부적판 위의 금속테 실다리 안경과 목걸이 안경  눈을 밝게 하고 눈병을 예방하는 용도로 부적이 제작되기도 하였다.

우각테 경주 남석 안경(남자용)과 대모 타원형 안경(여자용)  19세기 초에 제작된 것으로 여겨지며 여자용 안경은 계란형으로 안경알이 타원형이어서 '샐쭉 안경'이라고도 하였다.

정조가 사용했을 것으로 추측되는 옥 안경  언경테가 옥으로 만들어진 실다리 안경으로 매우 동양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덕성여자박물관 소장.

금속테 실다리 안경  안경 귀에 구멍을 내고 실이나 리본을 매단 안경을 실다리 안경이라고 하는데 16세기에 등장하였다.

우각테 실다리 안경  김덕승(1595~1658년)의 편지와 함께 전해지고 있는데 그는 중국어에 능하여 1625년 땅에 다녀왔으며 운서(韻書)를 깊이 연구하였고 그림에 조예가 깊었다.

여러 가지 안경 코  경주 남석 우각 안경도 코의 모양이 약간씩 다른데 구름이나 불로초 문양이 나타나고 있다.

대모테에 금속 코, 금속 꺾기다리 안경

대모 안경과 대모 장도  중국에서 들여온 것으로 타원형의 두 점은 여자용이다. 안경 코에 구름 문양이 투각되어 있다.

금속테에 아치형 코, 꺾기다리 안경

책가도  200년 전 작품으로 책 위에 대모 실다리 안경이 보이는데 자세히 살펴보면 아치형 안경코 위에 받침대를 단 것을 볼 수 있다. 종이에 당채. 예나르 소장.

무테 안경  중국에서 들여온 것이며 안경 코에 조각이 되어 있다.

기역자 꺾기다리 안경  1910년경에는 안경 다리 끄티 기역자로 개선되어 나왔으며 코의 압박감을 덜기 위해 코 받침이 생겼는데 이것은 에보나이트라는 합성수지로 만들었다. 셀룰로이즈테. 나락실 소장.

기역자 다리 안경  일제 초기에 만들어지기 시작했으며 에보나이트, 셀룰로이즈 재질이다.

옥 안경과 문방구  우리나라에서는 왕족이나 특권층을 위해 옥으로 만든 테가 쓰였다. 덕성여자대학교 박물관 소장.

안경을 쓴 알렌 미국공사관과 부인(1903년)

「밀희투전(密戱鬪牋)  안경은 풍속화에도 니티나는데 이 그림은 긍재 김득신이 200년 전에 그린 것이다. 실다리 안경이 보이는데 코 받침대를 망건 끈에 끼운 것이 흥미롭다. 지본 담채, 간송미술관 소장.

임방의 초상화  임방은 조선 중기 사람인데 그의 초상화에는 검은 테에 코 받침이 있는 실다리 안경이 보인다.

실다리 안경  임방이 쓰던 안경과 유사한 형태로 대략 280년 전 것으로 추정된다.

 

응암당 회유 진영  18세기 중엽에 제작된 것으로 보이며 수북이 쌓인 택 위로 실다리 대모 안경이 눈에 띈다. 통도사 소장.

매천 황현의 초상화  조선 말기 궁중 화가였던 석지 채용신이 그린 것으로 이 그림에는 매천이 우각테로 만든 꺾기다리 안경을 쓰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미완성 안경집  조선 순종 때 상궁이었던 윤백영이 직접 수놓은 것이다. 안경집의 재질과 문양은 계급에 따라 차이가 났는데 봉황이나 용 문양은 왕실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다.

각종 자수 안경집

어피 안경집  상어 껍질로 만든 것으로 숫돌에 갈아 내면 작은 물방울 무늬가 나타난다. 여기에 붉은 색을 칠하면 붉은 어피, 흰색을 칠하면 흰색 어피가 되는데 우리나라에는 흰색 어피가 많다.

나무 위에 종이를 바르고 옻칠한 안경집

 

구한말 서당  서당에서 안경을 쓴 훈장이 학동들에게 글을 가르치고 있다.

 

 

 

 

 

 

 

 

 

 

 

 

 

 

 

 

 

 

 

 

 

 

 

 

 

 

 

 

 

 

 

 

posted by 황영찬

2013-057 궁중 유물(둘)

 

글 / 이명희●사진 / 한석홍, 임원순

1997, 대원사

 

시흥시대야도서관

EM018023

 

082

빛12ㄷ  168

 

빛깔있는 책들 168

 

|차례|

 

궁중 유물의 가치

과학기기류

가구류

현판류

제사에 쓰이는 용구

    종묘 제도

금속 공예류

악기류

노부(鹵簿)류

무구류

조각류, 기타

참고 문헌

 

창덕궁 측우대  궁중 유물은 왕실의 전유물이 아니라 한 시대 장인들이 창조한 귀중한 우리 민족의 문화 유산이다. 그러므로 궁중 유물을 보존, 정리하고 궁중 생활을 일반인에게 이해시켜 살아 있는 교육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 보물 844호. 높이 30.3센티미터, 가로 · 세로 45.3×45.5센티미터.

보루각 자격루(自擊漏)  1536년(중종 31)에 만들어진 물시계로 시각 표시 및 신호 장치가 없어진 채 물그릇만 남아 있는데 세종대의 물시계를 참고하여 제작된 듯하다. 국보 229호. 

앙부일구(仰釜日晷)  솥 모양의 안 바닥에 시각선이 그려져 있고 영침(影針)은 북극을 향해 비스듬히 세워져 있다. '한양북극고 37도 39분 15초(漢陽北極高三十七度三十九分十五秒)'라는 명문이 있으며 1713년 이후 제작된 듯하다. 보물 845호 - 2. 지름 24.3센티미터, 높이 10센티미터.

천상열차분야지도각석(天象列次分野之圖刻石)  조선 태조 4년(1395) 돌에 새겨 만든 천문도이다. 태조는 하늘의 뜻에 의해 조선 왕조가 세워졌음을 나타내기 위해 이것을 제작하게 했는데 하늘의 모습을 담고 그것을 형상화하여 차례대로 분야에 따라 그린 그림이란 뜻을 지닌다. 천문도의 중심이 되는 큰 원 안에는 북극을 중심으로 1,464개 별이 283개 별자리로 그려져 잇는데 이것은 육안으로 볼 수 있는 모든 별을 새긴 것이다. 주위에는 28수의 명칭과 적도수도(赤道宿度)가 기록되어 잇다. 국보 228호. 가로 122.5센티미터, 세로 211센티미터, 두께 12센티미터.

평면 해시계  1881년 대표적인 해시계 제작자 강윤이 만든 것으로 오석(烏石)에 삼각형의 시침을 세운 것이다. 높이 22.7센티미터, 지름 33.5센티미터, 두께 5.3센티미터.

신법지평일구(新法地平日晷)  중국의 해시계를 본떠 18세기 초에 만들어진 것으로 시각선과 절후선이 그려져 있다. 보물 840호. 가로 58.9센티미터, 세로 38.2센티미터, 두께 16.3센티미터.

숭정(崇禎) 9년명 신법지평일구  명대 말기에 중국에서 서양 선교사들의 감독 아래 이천경(李天經)이 제작한 서양식 평면 해시계이다. 보물 839호. 가로 119.5센티미터, 세로 58센티미터, 두께 14.6센티미터.

간평일구(簡平日晷)와 혼개일구(渾蓋日晷)  두 가지 해시계가 한 번에 그려져 있는데 모두 절후선은 원을 이루고 그와 직각으로 만나는 선이 시각선이다. 작도가 정확하고 선이 섬세하게 그려져 있다. 보물 841호. 길이 129센티미터, 폭 52.2센티미터, 두께 12.3센티미터.

성좌판(聖座板)  둥근 놋쇠판 앞뒤에 각각 별자리를 표시하여 쉽게 별을 찾아볼 수 있게 만든 것으로 한쪽은 북반구를, 다른 쪽은 남반구의 하늘을 보여 준다. 높이 77.5센티미터, 지름 34센티미터.

창덕궁 풍기대(風旗臺)  바람의 방향과 세기를 재기 위해 깃발을 단대를 꽂아 두었다. 8각형 윗면에 지름 10.5센티미터의 구정이 있어 깃대를 꽂게 되어 있는데 제작 연대는 조선 후기로 보인다. 보물 846호. 높이 228.1센티미터, 하부대 가로 · 세로 62.8×61.5센티미터, 상부 8각주 지름 43.2센티미터. 화강석.

(鍼) 금동상(金銅像)  동제 상으로 인간의 전신에 흐르는 경혈(經穴)을 전후면에 음각선으로 각선하고 각선상에 음점으로 경혈을 표시한 것이다. 궁중 내의원에서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높이 86센티미터.

석제 약연(藥碾)  약을 갈아 분말을 만들 수 있는 기구로 투포환과 같은 공에 목제 손잡이를 끼워 사용하였다. 높이 8.4센티미터, 가로 33.4센티미터, 폭 8.4센티미터, 지름 12.5센티미터.

평형 저울과 추  평형 저울은 철제 수평봉 양쪽에 유제 접시를 달아 수평을 이루도록 되어 있다. 유제 추는 양면이 평면이고 상하가 반원형이며 가운데를 잘룩하게 처리하였다. 오십량, 삼십량, 이십량, 심량, 이량, 일량, 시전 등을 음각으로 새겼다. 저울 높이 49.8센티미터, 지름 20센티미터.

화각척(華角尺)  화각으로 만든 자로 6개 모두 동일하다. 반쪽에 백적색 눈금을 표시하고 사이에 모란문, 화문을 장식하여 화려하게 처리하였다. 길이 52.1센티미터, 폭 1.4센티미터.

주칠 나전3층농  나전3층농에 주칠을 하여 일반적인 의류 수장구와 구분되는 왕실공예품이다. 무지개빛 자개에 십장생과 칠보 등의 문양을 담아 간결하고 정선된 아름다움을 보여 준다. 가로 87센티미터, 폭 44.9센티미터, 높이 217센티미터.

홍련(紅輦)  임금의 거둥 때 타는 가마로 난가라고도 한다. 가마 추녀 네 곳에는 닭을 닮은 난새라는 검은 새가 술(流蘇)을 물고 있고 바탕 4면에는 용, 기린, 해태, 범, 코끼리들이 금빛으로 그려져 있다. 이 연은 좌우 16명이 들게 된다. 가로 109센티미터, 세로 109센티미터, 높이 246센티미터.

초헌(軺軒)  종2품관 이상이 타는 가마이다. 흑색 바탕에 들채가 있고 교의(交椅) 받침대 위에 교의를 안치하였으며 바닥에 돗자리를 깔았다. 들채 아래에는 2개의 다리를 대고 사이에 가죽을 댄 쇠바퀴를 달았다. 좌대 가로 50센티미터, 좌대 세로 51센티미터, 높이 210센티미터, 길이 508센티미터.

주칠 나전2층농  은은하고 화사한 무지개빛 농으로 십장생, 칠보, 화조 등 다채로운 무늬를 장식하여 여성적인 취향을 드러내고 있다. 백동(白銅) 장식을 써서 색감과 조화를 꾀하였으며 주칠 자개농은 왕실용으로 쓰이는 품위 있는 것으로 일반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가로 86.7센티미터, 폭 45.6센티미터, 높이 150.4센티미터.

3층책장  조선시대 선비들의 생활 공간인 사랑방에 설치한 실내 서가이자 치장용으로 서안, 탁자, 문갑과 함께 중추적인 가구이다. 이 책장은 문 중앙부에 한 쌍의 매화, 국화, 난을 조각하고 채색을 입힌 뒤 인두불로 지져 오동 무늬와 조화를 이룬 왕실 가구이다. 가로 127.6센티미터, 폭 55.5센티미터, 높이 193.7센티미터.

지장(紙裝) 4층책장  중앙과 측널에 나뭇결 무늬 대신 소박하게 종이를 구획하는 선감을 선명하게 드러내어 법도 있는 왕실 문방 가구의 특징을 보여 준다. 가로 48.3센티미터, 폭 31.2센티미터, 높이 128센티미터.

사방탁자  서안, 문갑, 연상, 책장과 더물어 안채, 사랑채에 놓이며 서책 등을 올려 놓아 문방생활을 메워 주었다. 가로 45.3센티미터, 폭 37.3센티미터, 높이 159.3센티미터.

2층의걸이장  배나무, 오동나무를 주로 사용하며 기둥, 쇠목, 동자주, 문변자에는 배나무를 사용하였다. 이러한 의걸이장은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에 성행하였다. 가로 82.6센티미터, 폭 43.4센티미터, 높이 158센티미터.

약장  받침과 몸체를 분리하고 각 면 모서리에 화려한 금속 귀잡이를 장식하였다. 약장 상단에 5개의 큰 서랍을 두고 약명을 기록하였으며 작은 서랍 80개를 두었고 하단 역시 약명을 적은 21개의 서랍을 배치하였다. 가로 100.6센티미터, 세로 27.5센티미터, 높이 123센티미터.

약장  전면에 84개의 서랍을 갖추고 상단 4개 서랍을 제외하고는 각 서랍마다 고유의 약재를 넣을 수 있는 약명을 명기하였다. 가로 96.3센티미터, 세로 34.2센티미터, 높이 82.5센티미터.

용문의(龍文椅)  접을 수 있게 만들어져서 운반하기 편리하다. 주색을 칠하고 금채 운룡문을 손잡이, 등받이, 의자 다리에 장식하였다. 높이 91센티미터, 의자 폭 56.7센티미터, 의자 깊이 40센티미터.

쌍룡문(雙龍文) 채색탁자  응접 탁자 모양의 소형 탁자로 네 다리는 구족형(狗足形)이다. 가로 52.6센티미터, 폭 29.2센티미터, 높이 30.7센티미터.

주칠 나전문갑  중요 서류나 기물을 깊숙이 보관하는 용도 외에 필통, 연적, 향꽂이 등 생활 용품을 놓는 실내 치장 가구이다. 주칠 바탕에 십장생 문양을 장식한 왕실 가구이다. 가로 87.3센티미터, 폭 29.1센티미터, 높이 38센티미터.

쌍룡문 주칠 원반  주칠과 용 무늬로 보아 왕의 전용 소반으로 보인다. 여의주를 중심으로 좌우에 한 쌍의 용을 배치하여 금칠하고 금선의 운문과 청색 운문을 적절히 배치하였다. 높이 32.5센티미터, 지름 55센티미터.

주칠 서안  문갑형 책상으로 궁중용인 까닭에 재목에 있어서도 간결 소박함을 보이며 무늬 없는 배나무에 투명한 주칠을 하여 명쾌감을 주고 있다. 가로 78.5센티미터, 폭 31.5센티미터, 높이 35센티미터.

주칠 나전구족반(螺鈿狗足盤)  행자목(杏子木)에 주칠과 나전으로 화려하고 호사스럽게 장식한 품격 높은 반이다, 높이 39센티니터, 지름 63센티미터.

평상  마족(馬足)형의 낮은 네 개의 다리를 가지고 있으며 소나무로 만들어 검붉은 옻칠을 하였다. 마루나 방에서 사용하는데 방 안에서는 보료를 깔고 취침용으로 쓰이기도 하였다. 제작 시기는 20세기 초로 추정된다. 가로 90.5센티미터, 높이 209.5센티미터.

 

경대(鏡臺)  영창비가 사용한 것으로 일본 도쿄국립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었으나 1991년 한 · 일 외교 협정에 의해 우리나라로 돌아오게 된 문화재 가운데 하나이다. 가로 22센티미터, 세로 30.8센티미터, 높이 30센티미터.

바느질함  붉은 색과 검은 색 옻칠을 하였으며 3개로 분리된다. 둘레에 검은 칠을 입히고 이동하기 쉽도록 손잡이를 달았다.

죽제 수제물(手提物)  굵은 대나무 한 마디를 이용하여 여성들이 항상 사용하는 생활 용품인 화장구를 휴대할 수 있게 만든 죽제 핸드백이다. 보기 드문 여성용 수장구오서 개화기 작품으로 추정된다. 가로 19.5센티미터, 폭 12센티미터, 높이 14.3센티미터.

상어피 술병  원통형 병으로 뚜껑을 갖추고 있으며 뚜껑 속에는 옻칠을 한 술잔을 병 입쪽에 덮고 다시 그 위에 뚜껑을 덮게 했다. 구한말의 휴대용 술병으로 보인다. 길이 41.3센티미터, 지름 9.5센티미터.

좌등(坐燈)  주칠과 흑칠을 조화롭게 하여 만든 등으로 등 머리에 쇠로 된 손잡이가 있어 어디든지 자유롭게이동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빛을 조화롭고 밝게 하기 위해 사면에 화문(花文) 유리를 사용하였다. 높이 75센티미터.

요사등(料絲燈)  호형 주등이라고도 한다. 유리 구슬을 세공하여 장식한 것으로 중국 명대에 기원하였다. 높이 37.5센티미터, 지름 25.8센티미터.

하엽연(荷葉硯)  매우 크고 위엄 있는 이 벼루는 유명한 압록강 징니석(澄泥石)으로 만들어졌다. 벼루집은 굴곡이 있는 벼루 모양에 따라 나전칠기로 모양새 있게 만들었는데 뚜껑에 정교한 운룡문을 자개로 박았다. 조선 중기에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가로 81센티미터, 세로 51센티미터, 높이 4센티미터.

송월연(松月硯)  달 모양의 묵지를 중심으로 왼쪽에는 소나무를, 오른쪽에는 기암을 양각으로 나타내고 아래쪽에 파도 문양을 조식하였다. 재질은 일본 우전석(雨畑石)이다. 가로 18.2센티미터, 세로 28센티미터, 높이 4.5센티미터.

규연(圭硯)  규형(圭形) 벼루로 넓은 전대를 돌렸으며 이 넓은 테에는 편복문 3개씩을 대칭적으로 양각하였다. 가로 14.5센티미터, 세로 24.2센티미터, 높이 9센티미터.

열수연(列宿硯)  묵지에 9개의 돌기형 주문(珠文)과 벽면에 같은 형태의 주문을 6개 배치하여 하늘의 별자리를 보는 듯한 형태를 갖추고 있다. 재질은 단계(端溪) 자석(紫石)이다. 가로 17.3센티미터, 세로 18.9센티미터, 높이 2.4센티미터.

해악연(海嶽硯)  꽃 또는 별 모양을 한 벼루로 묵지와 묵상 사이에 한 마리 소가 누운 형상을 양각하였다. 재질은 단계 자석이다. 가로 17.3센티미터, 세로 19센티미터, 높이 3.7센티미터.

나전칠 연상  문방구를 수장하는 기물로 서안, 책장과 함께 선비들의 생활을 보여 준다. 상단에는 벼루와 먹, 붓과 연적을 넣을 수 있는 두 칸을 마련하고 서랍에는 서류와 서한을 보관하도록 하였다. 가로 29.5센티미터, 세로 27.1센티미터, 높이 26.3센티미터.

어제 유서통(御製諭書筒)  국왕이 내린 유서를 넣는 통으로 유서는 국왕이 각 지방에 부임하는 관원에게 내리는 명령서를 말한다. 높이 82.7센티미터, 지름 13.8센티미터.

죽제 용기(편지통)  길이 41.7센티미터, 지름 9센티미터.

옥제 필통  위는 흑록색 원통형 필통으로 아무 문양도 새기지 않고 자연석 결무늬를 살렸으며 오른쪽은 적갈색 원통형 필통으로 몸체 전면에 십장생 문양을 양각한 것이다. 위 : 높이 17.8센티미터, 지름 15.7센티미터. 아래 : 높이 16센티미터, 지름 13.5센티미터.

목제 필통  높이 17.2센티미터, 지름 18.5센티미터.

'각궁방 매득전답 물허면세(各宮房買得田沓勿許免稅)' 현판  고종 9년(1872) 10월에 어필로 써서 내린 교령으로 그 해 교명을 받아 판에 새겨 걸었다. 그 내용은 '각궁방에서 사들인 전답은 면세를 허락하지 말라'는 것이다. 36×46센티미터.

'춘방(春坊)' 편액  세자시강원(世子侍講院)에 걸려 있던 편액. 춘방은 세자시강원의 다른 이름으로 순조 29년(1829) 당시 세자로 있던 익종이 쓴 것이다. 134×85센티미터.

영조 어제시(御製詩) 현판  영조는 숙종 38년(1712)에 출궁하였는데 이 현판은 출궁 회갑이 되는 1772년에 옛 잠저인 창의궁에서 감회를 적은 것이다. 그 내용은 '61년이 되니 내 회포 간절하고 전후 임진년에 사모하는 마음 더욱 깊네'라는 뜻을 담고 있으며 글씨는 영조의 어필이다. 53×94센티미터.

'구저회갑(舊邸回甲)' 현판  영조의 잠저인 창의궁 양성헌에 걸려 있던 현판으로 1772년에 쓴 영조 어필이다. 영조가 출궁한 지 60년이 되었음을 이른다. 42×100센티미터.

'산실구봉안(産室具奉安)' 현판  왕비, 빈이 아기 낳는 것을 주관하는 궁내 산실청에 걸려 있던 현판으로 영조가 80세에 쓴 어필이다. 40×70센티미터.

 

'어제어필건구고궁소지(御製御筆乾九古宮小識)'  영조의 잠저인 창의궁 벽에 걸려 있던 현판으로 영조 6년(1730)에 내건 영조의 어제어필이다. 42×86.5센티미터.

'등세심대상화구점(登洗心臺賞花口占)'  정조가 즉위하던 해(1777년) 3월 세심대에 올라 꽃 구경을 하고 즉석에서 시를 지어 제신에게 보이고 화답하게 한 시로 5언 율시이다. 글씨도 정조의 어필(1791년)이다. 49×50센티미터.

'우성고사추(雨聲孤寺秋)' 현판  창덕궁 안 영화당에 걸려 있던 현판으로 선조 어필이다. 30×100.7센티미터.

'만수무강(萬壽無疆)' 현판  대한제국 마지막 황태자인 영왕 이은9李垠)이 8세 때인 광무 8년(1904)에 쓴 것이다. 37.5×106센티미터.

'염자보민(念玆保民)' 현판  흑판에 백색자로 횡서하고 양각하였다. '이 백성 보호하기를 생각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51×156센티미터.

'실사구시(實事求是)' 현판  백판에 흑자 예서로 횡서하고 양각하였다. 순조 11년(1811)에 청의 명필 옹방강이 쓴 글이다. 36×129센티미터.

'서하호조(書下戶曺)' 현판  영조가 1734년 자필로 써서 호조에 내린 현판으로 '씀씀이를 절약하여 재력을 축적하고 공물을 고르게 펴 백성을 사랑하라'는 뜻을 담고 있다. 57×59센티미터.

수교(受敎) 현판  위의 현판은 모든 신하가 당직 중에는 공사(公事)가 아니면 하청(下廳)할 수 없다는 임금의 분부를 새긴 것이다. 아래 현판은 비록 대관이나 문형(대제학)이라 하더라도 선생이 아니면 이 당에 오를 수 없다는 임금의 분부를 새겼다. 각 현판 길이 206.5센티미터.

경연청(經筵廳) 좌목(座目)  경연청에 종사하는 17인의 성명, 자, 생년, 본관이 기록되어 있다. 1871년 판각. 내부 27.5×66.6센티미터, 외부 38.5×78센티미터, 전체 길이 58×105센티미터.

서연회(書筵會) 강식(講式)  서연에 부착한 현판으로 서연에서 왕세자의 회강(會講)에 관한 식례(式例)를 적은 것이다. 41×84센티미터.

칠보향로  3족에 뚜껑을 갖춘 향로로 뚜껑에는 높고 투박한 손잡이를 갖추고 잇고 향로의 몸체에는 물소뿔과 같은 손잡이를 양쪽에 달고 있다. 높이 28센티미터, 입지름 13.1센티미터, 뚜껑 지름 12.2센티미터.

칠보향로  높은 3족에 뚜껑을 갖추었으며 몸체에는 용트림 형상의 머리 없는 용체 손잡이를 부착하였다. 향로 뚜껑은 밑바닥이 둥근 소형완을 엎어 놓은 형태이다. 높이 22.5센티미터, 입지름 10.5센티미터, 뚜껑 지름 7.7센티니터.

유제 향로(鍮製香爐)  3족향로로 용머리형으로 조각된 뚜껑이 있으며 몸체는 원형이다. 제사 때 하늘에 있는 혼을 불러오기 위해 향을 사르는 데 쓰인다. 높이 18센티미터.

옥제 향로  왼쪽 옥제 향로는 수각(獸脚)형의 3족을 갖추고 몸체에는 용문과 화문을, 뚜껑에는 운문과 용문을 투각하였다. 오른쪽 향로는 3족과 뚜껑을 갖추고 있고 몸체에는 수복강녕을 기원하는 란문과 수문을 대칭적으로 양각하고 있다. 왼쪽 : 높이 21센티미터, 지름 13.7센티미터. 오른쪽 : 높이 27센티미터, 지름 12.2센티미터.

유관세이(鍮盥洗匜)  제사 때 제관이 손 씻는 의식을 하는 유제 제기이다. 세뢰(洗罍)의 물을 관세이에 넣고 세수를 하고 제사에 임한다. 높이 24.2센티미터, 지름 21.5센티미터.

가이(斝彛)  술을 담는 제기로 가을과 겨울 제사 때 맑은 샘물인 현주(玄酒)를 담는다. 높이 20.8센티미터, 입지름 16.2센티미터, 다리 높이 2센티미터, 대 : 높이 13센티미터, 입지름 28.1센티미터, 다리 높이 4.5센티미터.

황이(黃彛)  받침과 그릇에 두 눈이 양각되었는데 이는 음(陰)과 신(信)을 상징한다. 가을과 겨울 제사 때 맑은 물을 담아 사용하는 유제 제기이다. 높이 20.8센티미터, 입지름 16.4센티미터, 다리 높이 2.1센티미터. 대 : 높이 13.4센티미터, 입지름 28센티미터, 다리 높이 4.5센티미터.

조이(鳥彛)  크고 넓은 그릇 위에 술을 담는 준기(尊器)가 올려졌다. 모두 봉문이 양각되어 있어 남쪽과 예를 상징한다. 봄, 여름 제사 때 기장과 향초로 빚은 울창주를 담는 유제 제기이다. 높이 20.8센티미터, 입지름 16.3센티미터, 다리 높이 2센티미터. 대 : 높이 13.5센티미터, 입지름 28센티미터, 다리 높이 4.5센티미터.

계이(鷄彛)  크고 넓은 그릇 위에 준기가 올려져 있으며 계문이 양각되어 동쪽과 인(仁)을 상징한다. 봄, 여름 제사 때 사용하며 맑은 물을 담는 유제 제기이다. 높이 21센티미터, 입지름 16.5센티미터, 다리 높이 2센티미터. 대 : 높이 13센티미터, 입지름 28.2센티미터, 다리 높이 4.5센티미터.

상준(象尊)  코끼리 모양 준기이다. 코끼리 등 위에 원형 준기를 따로 얹은 것으로 봄, 여름 제사 때 흰빛 술인 앙재를 담는 유제 제기이다. 가로 36센티미터, 세로 11.6센티미터, 높이 35센티미터.

희준(稀尊)  소 모양의 준기이다. 봄, 여름 제사 때 단술인 예재(醴齋)를 담는 유제 제기이다. 가로 24센티미터, 세로 11.6센티미터, 높이 35센티미터.

산뢰(山罍)  술을 담는 준기로 산과 뇌문이 양각되어 있다. 사시제에 사용하며 청주를 담는다. 높이 27.5센티미터, 지름 13.5센티미터.

호준(壺尊)  술을 담는 동이로 가을, 겨울 제사에 흰빛 술인 앙재를 담아 사용하는 유제 제기이다. 높이 22.5센티미터, 지름 11.5센티미터.

용준  술을 담는 항아리로 용문이 양각되어 있으며 궁중 제사가 끝난 뒤 백관이 모여 음복 의식을 거행할 때 왕의 음복주를 담는 유제 술항아리이다. 높이 27.8센티미터, 입지름 12.5센티미터.

저준(箸尊)  짐승 머리 모양의 귀가 양쪽에 달려 있는데 이는 양(陽)을 상징한다. 가을과 겨울 제사 때 단술인 예재를 담아서 사용하는 유제 제기이다. 높이 24.5센티미터, 입지름 12.5센티미터.

(爵)  잔과 같이 쓰이는데 종묘 대제 등 큰 행사에 삼작을 올리며 단술, 앙재, 청주 등을 담아 헌작하기도 하는 유제 제기이다. 높이 21.8센티미터, 지름 19.1센티미터.

(簋)  원형의 유제 제기로 하늘을 상징한다. 찰기장과 메기장을 담는다. 가로 23센티미터, 세로 18센티미터, 높이 15.3센티미터.

(簠)  벼와 기장을 담는 유제 제기로 형태가 방형인 것은 땅을 상징하기 위함이다. 가로 28.5센티미터, 세로 24센티미터, 높이 11.5센티미터.

용찬(龍瓚)  신을 모시는 신관례(晨관課禮) 절차 때 향기가 있는 울창주를 담는  유제 제기이다. 높이 4.7센티미터, 전체 길이 41.6센티미터, 지름 16.8센티미터.

(鉶)  소, 양, 돼지고기에 소금과 양념을 넣어 끓인 국을 담는 유제 제기이다. 높이 14.5센티미터, 입지름 9.6센티미터.

등잔  제례 때 기름을 채워서 등불을 밝히는 유제 제기이다.

용작(龍勺)  헌작 때 준에 담겨 있는 술을 떠서 잔에 채우는 기능을 한다. 전체 길이 36센티미터, 지름 9.5×6.4센티미터.

(豆)  고기붙이를 담는 데 쓰는 제기로 굽이 높다. 위는 목제, 아래는 유제 두이다.

진설상(陳說床)  역대 제왕과 왕비의 신주를 종묘에 모시고 제사 올릴 때 차리는 상과(위) 감실 밖의 차림이다.(아래)

종묘 의궤도 부분(종묘 전도)

철제 십장생문 투호(投壺)  투호놀이는 궁중이나 높은 벼슬아치들이 즐기던 것으로 한 사람이 모두 12개의 깃이 없는 대살을 투호 속에 던져 넣는 놀이이다. 이 투호는 궁중유물전시관 소장품으로 영조대에 제작되었다. 높이 50.1센티미터.

청동제 1마패  말 한 필을 양각하고 상단에 고리를 만들어 몸에 착용할 수 있게 하였다. 영조 31년(1755년)에 제작된 것이다. 두께 0.8센티미터, 지름 9.8센티미터.

청동제 2마패  말 두 필을 양각하고 뒷면에는 전서체 상서원 각인을 새겼다. 경종 3년(1723)에 제작되었다. 드께 0.7센티미터, 지름 9.5센티미터. 앞면(오른쪽)과 뒷면(왼쪽).

청동제 3마패  말 3필을 양각으로 조식하였으며 왼쪽은 경종 3년(1723), 오른쪽은 영조 6년(1730)에 제작되었다. 두께 0.7센티미터, 지름 9.6센티미터, 각각의 앞면(위)과 뒷면(아래)

순장패(巡將牌)  청동제로 마패와 같은 형태이다. 앞면에는 전서로 '순패'라 양각하고 뒷면에는 '신(信)'이라 새겼다. 두께 0.7센티미터, 지름 10.5센티미터.

은제 주전자  주전자 몸체 양쪽에는 원형의 선 안에 와문(渦文)과 도금 문양을 돌리고 그 속에 계수나무 아래 방아 찧는 토끼를 새겼다. 왕실의 품위를 보여 주는 작품이다. 높이 29센티미터, 밑지름 9.5센티미터.

은부(銀釜)  뚜껑을 갖춘 대형 은솥이다. 왕실 전용 용기로 크기, 재질, 작풍이 주목되는 것이다. 높이 39.5센티미터, 입지름 52센티미터, 뚜껑 지름 53.8센티미터.

은제 주전자  몸체는 구형이며 부리를 길게 달았다. 양쪽 몸체에 도금한 길상문을 새겼다. 높이 25센티미터, 밑지름 9센티미터.

은제 바리  몸체와 유사한 뚜껑을 갖추었으며 주둥이는 둥근 몸체와 달리 좁아지게 처리하였다. 높이 20.5센티미터, 입지름 12센티미터, 뚜껑 지름 13센티미터.

은제 탕기(湯器)  뚜껑에 꽃봉오리와 같은 작은 손잡이를 갖추고 뚜껑 면 사방에는 전서체로 수(壽)자를, 탕기의 몸체에는 작은 이화문을 선각하였다. 높이 11센티미터, 지름 17센티미터, 뚜껑 지름 18.4센티미터.

금제 도금 연엽식기  뚜껑과 몸체가 활짝 핀 연꽃처럼 만들어진 식기이다. 꽃잎 10개가 만개한 형상의 뚜껑이 몸체를 둘러싸고 잇는 왕실 전용 용기이다. 높이 14센티미터, 지름 18.3센티미터, 뚜껑 지름 18.7센티미터.

은제 표자(瓢子)  복숭아를 반으로 갈라 놓은 듯한 표자로 고리가 달린 손잡이 쪽에는 복숭아 잎과 나뭇가지가 양각되어 있다. 왼쪽 : 높이 5센티미터, 지름 13.3센티미터. 오른쪽 : 높이 3센티미터, 지름 8.8센티미터.

은제 화형(花形)  높이 2.7센티미터, 지름 6.6센티미터, 밑지름 3.1센티미터.

은제 도금 찻잔  다례용(茶禮用) 은제 잔으로 오른쪽에는 불로초와 같은 화문 손잡이가 갖추어져 있고 왼쪽에는 물고기 형상의 손잡이가 부착되어 있다. 각각 높이 5.5센티미터, 지름 7.8센티미터, 뚜껑 지름 8.2센티미터.

칠보화병  높고 긴 나팔꼴 목을 가진 화병으로 주둥이는 외반(外反)되고 어깨 상부는 굵은 띠를 돌렸다. 청 말기에 우리 왕실에 전해진 듯하다. 높이 41.6센티미터, 지름 17센티미터.

칠보화종로  뚜껑과 손잡이를 갖춘 화종로(火種爐)로서 배를 불려 부드러운 사각형으로 만들었다. 청대 작품. 높이 11센티미터, 지름 14.6센티미터, 밑지름 14.1센티미터.

칠보그릇  뚜껑을 갖춘 종지와 접시로 뚜껑과 몸체에 들국화, 모란, 작약을 장식하였다.

칠보합  작은 소형완 2개를 합친 듯한 모양의 원형 칠보합으로 몸체와 뚜껑이 동일한 크기이다. 주둥아 주위에 연판 형식의 화판을 돌려 마무리하였다. 높이 5.5센티미터, 지름 9센티미터.

칠보합  높이 8.2센티미터, 지름 7.5센티미터.

유제 등잔과 등잔대  2개소에 안상(眼象)을 갖춘 낮은 굽 위에 넓은 받침대를 돌렸다. 접시형 받침대 중앙에 등잔대를 세웠으며 뒤쪽에는 3단 걸이를 만들어 등잔걸이를 상하로 이전하며 조도(照度)를 조정케 하였다. 특히 심지를 정리하는 칼이 부착되어 있어 흥미롭다. 왼쪽 : 높이 33.5센티미터, 오른쪽 : 높이 33.9센티미터, 등잔 지름 9센티미터.

유제 촛대  여섯 잎의 화형(花形)으로 된 대형 받침 중앙에 가운데 배가 부른 듯한 원형 촛대 기둥을 세웠다. 육각형의 바람막이 판이 잇으며 심지를 다듬는 가위와 고리가 붙어 잇는 것이 흥미롭다. 높이 75.5센티미터.

은제 연적  밑바닥은 평지이고 상면을 둥근 구멍으로 처리하여 내부를 볼 수 잇게 하였다. 둥근 구멍을 중심으로 초문을 장식하고 몸체에 입사 형식의 둥근 문양대를 4개 배열한 소박한 연적이다. 높이 2.3센티미터, 지름 5.3센티미터.

종묘 제례악  조선조는 개국 초기에 악기 제조를 중국에 오다가 세종 때에 이르러서는 직접 만들어 썼다. 특히 편경의 경석(磬石) 재료는 우리나라 것이 뛰어나 중국이 도리어 수입해 갈 정도였다.

편종(編鐘)  중국의 대표적인 아악기로 우리나라는 고려 예종, 조선 태종 때에 중국에서 들여왔으나 세종 11년부터는 주종소(鑄鐘所)를 두어 편종을 우리 손으로 만들어 쓰게 되었다. 편종을 한 단에 8개씩 걸며 이 틀의 양편에는 용두가 조각되어 있고 다섯 개의 목공작(木孔雀), 색사유소(色絲流蘇) 등의 화사한 장식을 갖추었다. 높이 27.3센티미터, 지름 18.2×14.7센티미터.

편경(編磬)  16개의 경(磬)을 음률의 순서에 따라 두 단으로 나누어 걸고 틀의 받침은 백아(白鵝)를 썼다. 틀의 양편에는 봉두가 조각되어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세종 7년부터 만들기 시작했다. 길이 55.5센티미터, 폭 20.6센티미터.

특종(特鍾)  편종과 같은 타악기로 큰 종 한 개로 되어 있다. 제향악을 시작하려면 박의 지휘에 따라 먼저 특종을 한 번 친 뒤 축을 세 번 치고 북 한 번 치기를 세 번 반복하면 다시 특종을 울리고 음악이 시작된다. 높이 60.8센티미터, 지름 18.5×12.5센티미터.

특경(特磬)  종묘 제례악과 문묘 제례악의 연주가 끈날 때 치게 되는데 세 번 칠 때 그 처음과 끝에 맞춰 특종을 한 번씩 치고 나면 박을 쳐서 연주를 끝내게 된다.

철제 은상감 적  끝부분이 일부 손상되었으나 은으로 찬란한 꽃무늬 장식이 상감되어 있어서 궁중에서 연주된 악기로 추정된다. 길이 53.4센티미터, 지름 2.3센티미터.(위)

철제 적  순조, 헌종대에 진찬 때 편성된 기록이 남아 있는데 대금의 제도와 같게 되어 있다. 길이 64센티미터, 지름 2.3센티미터.(아래)

(祝)  나무 상자 모양의 틀 안에 둥근 방망이를 넣어 내려치는 타악기의 일종으로 음악의 시작을 알려 준다. 종묘 제례악, 문묘 제례악에 편성되어 사용된다. 가로 44.5센티미터, 세로 44센티미터, 높이 34센티미터.

(拍)  여섯 조각의 단단한 나무에 구멍을 뚫고 줄로 엮어서 사용하는 타악기이다. 음악의 시작과 끝, 궁중 무용에서 춤사위의 변화를 지시한다. 길이 39.5센티미터, 두께 1.5센티미터.

가구선인기(駕龜仙人旗)  의장기의 하나로 흰 바탕에 도관을 쓴 신선이 거북을 타고 있는 모습을 그렸다. 물결과 청, 적, 황, 백 채색이 된 구름을 그렸다. 가로 135센티미터, 세로 150센티미터, 화염각 32센티미터.

주작기  군기의 일종으로 대오방기(大五方旗)의 하나이다. 진영 전문에 세워 전군, 전영을 지키는 역할을 하며 의장기의 하나로 대가, 법가 노부 등에 쓰였다. 가로 128센티미터, 세로 150센티미터, 화염각 34센티미터.

청룡기  군기이며 대오방기의 하나이다. 왼편 문에 세워 좌군을 지휘하였으며 의장기로 대가, 법가 노부에 쓰였다. 가로 123센티미터, 세로 141센티미터, 화염각 33센티미터.

벽봉기(碧鳳旗)  의장기의 하나로 황색 바탕에 벽봉을 그리고 청, 적, 황, 백의 구름을 그렸다. 대가, 법가, 소가 등에 쓰였다. 가로 140센티미터, 세로 192센티미터, 화염각 34센티미터.

황룡기  누런 바탕에 한 마리 용을 그리고 가장자리에 화염을 상징하는 헝겊을 달았다. 의장기로 사용할 경우 대가, 법가, 소가 노부에 쓰였으며 국왕이 친히 사열할 때는 5영에 명령하는 용도로 쓰인다. 가로 138센티미터, 세로 190센티미터, 화염각 34센티미터.

백택기  의장기의 하나로 고려, 조선조를 통하여 사용되었는데 백택은 신수로서 만물의 모든 뜻을 알아낸다고 하는 상서로운 짐승으로 여겨진다. 대가, 법가, 궁중 노부, 어장(御葬) 등에 쓰였다. 가로 131센티미터, 세로 139센티미터, 화염각 34센티미터.

삼각기  의장기의 하나로 백색 바탕에 삼색(三色)의 마문(馬文)이 그려져 있다. 대가, 법가, 소가 노부와 어장에 쓰였다. 가로 139센티미터, 세로 155센티미터, 화염각 33센티미터.

현무기  군기의 일종으로 대오방기 가운데 하나이다. 진영의 후위를 지휘하였고 의장기로서 대가, 법가 노부에 쓰였다. 가로 121.5센티미터, 세로 135센티미터, 화염각 33센티미터.

북두칠성기  군기의 일종으로 싸움터나 행진할 때 대장이 장수를 부르고 지휘하던 기이다. 기의 제도는 작품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가로 130센티미터, 세로 147센티미터, 화염각 23센티미터.

의봉기(儀鳳旗)  대한제국 의장기의 하나로 청색 삼각기이며 봉문, 운문이 그려져 있고 화염오리와 드림 띠는 청색이다. 가로 170센티미터, 세로 203센티미터, 변 278센티미터.

적웅기(赤熊旗)  대한제국 의장기의 하나로 적웅문이 있는 황색 삼각기이며 화염오리와 드림 띠가 달려 있다. 가로 148센티미터, 세로 168센티미터, 변 234센티미터.

황룡기  누런 바탕의 사각기로 2마리 용과 청, 적, 황, 백의 구름을 그리고 가장자리에 화염을 상징하는 오리를 달았다. 의장기로 대가, 법가, 소가 노부에 쓰였다. 가로 20센티미터, 세로 40센티미터, 화염각 5.5센티미터.

좌독기(坐纛旗)  행진할 때 주장의 뒤에 서고 멈추면 장대의 앞 왼편에 섰다. 사명기, 인기 등의 군기이다. 가로 41.5센티미터, 세로 42.5센티미터, 화염각 6.5센티미터.

 봉선  전체 길이 222센티미터, 부채 길이 50.5센티미터.

공작선  전체 길이 256.5센티미터, 부채 길이 63.5센티미터.

치미선(雉尾扇)  전체 길이 261.5센티미터, 부채 길이 90.5센티미터.

적쌍룡단선(赤雙龍團扇)  전체 길이 257센티미터, 부채 길이 55.5센티미터.

언월도(偃月刀)와 철퇴(鐵槌)  언월도는 칼등을 두 갈래로 갈라 삭모를 드리웠으며 칼자루와 칼날의 이음새에 용머리를 새겼다. 칼 : 전체 길이 312센티미터, 철퇴 : 전체 길이 204센티미터, 퇴 길이 26센티미터.

패월도(佩月刀)  의식용 칼로 손잡이와 칼집에는 어피를 씌우고 홍색 칠을 하였다. 칼집 중앙에 장식 깃발을 단 것이 흥미롭다. 전체 길이 105센티미터.

삼인검(三寅劍)  사인검 곧 연, 월, 일, 시 가운데 하나를 갖추지 못한 것으로 풀이되며 사인검과 형태는 동일하다. 전체 길이 130센티미터.

사인참사검(四寅斬邪劍)  사인(寅年, 寅月, 寅日, 寅時)을 갖추어 제작한 것으로 실전용이라기보다 간사함을 참(斬)하는 벽사 호신용으로 간주된다. 전체길이 134.5센티미터.

(傳) 어도(御刀)  태조가 친히 사용한 것이라 전한다. 칼 몸은 등쪽으로 약간 휘어졌고 칼끝과 날이 매우 예리하다. 손잡이는 어피로 감싸고 머리에는 용두를 조각해 단청을 올린 것으로 제작 기법상 수작에 해당한다. 전체 길이 146센티미터.

방패  방패는 원래 장패(長牌)와 원패(圓牌)로 구분되면 이것은 장패에 속한다. 목판에 우피를 씌우고 청색 바탕에 귀면을 채색하였으며 중앙부에 꺾쇠 모양의 손잡이를 달앗다. 가로 39센티미터, 세로 83센티미터.

철편(鐵鞭)  자루 머리는 마름모로 처리하고 은상감하였으며 자루 끝은 붉은 단으로 감았다. 고들개에는 뇌문, 연화문 등을 은상감하였는데 솜씨가 뛰어난 장인의 작품인 듯하다. 길이 46센티미터, 고들개 9.5센티미터.

은상감 철퇴  실전용이라기보다 왕실의 권위와 위엄성을 보여 주는 상징물이다. 은상감으로 장엄하고 섬세한 기교를 담은 듬직한 철퇴로 현재 2점만 전해진다. 길이 74센티미터, 지름 9.5센티미터.

명패(命牌)  상아 제품으로 앞면에는 전서체로 '명(命)'자를, 뒷면에는 '시강원(侍講院)'을 음각하고 채색하였다. 이 명패는 임금이 신하에게 내려 참례 의사를 타진하거나 왕명에 의해 사형을 집행할 때 사형수의 목에 걸던 것이다. 가로 6.6센티미터, 세로 27.2센티미터, 두께 1.1센티미터.

쌍룡보개  정전 내부 어칸의 중앙 천장에 있는 닫집 천개(天蓋)이다. 채색 구름 사이에 여의주를 희롱하는 황금빛 쌍룡이 서려 있는 모양으로 왕의 권위를 상징하며 국태민안(國泰民安)의 뜻을 나타낸다. 104×189.5센티미터.

봉황보개  정전 내부 어칸의 중앙 천장에 있는 닫집 보개이다. 여의주를 희롱하는 황금빛 봉황 주위에 서운문(瑞雲文) 등을 화려하게 채색하였다. 100×185센티미터.

 

목장패(木將牌)  목제로 된 원형 대장패로 앞면에는 '좌우변포도대장'이 해서체로 음각되어 있고 뒷면에는 어압(御押)인 수결(手決)이 음각되어 있다. 두께 1.8센티미터, 지름 7.6센티미터.

 

 

 

 

 

posted by 황영찬

2013-056  몰입 인생을 바꾸는 자기 혁명

 

황농문 지음

2007, 랜덤하우스

 

 

시흥시립대야도서관

SB015671

 

181.3

황195ㅁ  c.2

 

THINK HARD!

 

이제는 WORK HARD가 아니라 THINK HARD의 시대다

"생각하고 집중하고 몰입하라"

 

성공과 행복은 몰입의 깊이에 달려 있다!

7일간의 사고훈련, 몰입 5단계를 통해

당신의 잠재력을 일깨우고

몰입에 이르는 밥법을 가르쳐주는 가장 구체적인 지침서

 

하루 한 시간 Slow Thinking이 인생을 바꾼다

몰입, 최고의 나를 만나는 기회

중력의 법칙을 어떻게 발견했느냐는 질문에 뉴턴은 "한 가지만을, 그것 한 가지만을 생각했다"고 대답했다. 우리처럼 평범한 사람이 이들의 머리를 따라잡을 수는 없다. 그러나 방법을 알고 노력한다면 이들이 사용했던 몰입적 사고는 얼마든지 따라 할 수 있다. 나의 개인적인 경험에 의하면 지극한 몰입 상태에 이르면 하루 종일 그 생각만 하고, 그 생각과 함께 잠이 들고, 그 생각과 함께 잠이 깬다. 이런 몰입 상태에서는 문제 해결과 관련된 새로운 아이디어가 끊임없이 떠오르고, 내 안에 숨겨져 있던 능력이 최대한 발휘되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지고의 즐거움을 얻는다는 것이다. 행복을 추구하면서도 해야 할 일을 남보다 더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법이 바로 몰입이다.

이 책에서 나는 오랫동안 반복적으로 경험한 몰입적 사고법을 체계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사고하는 훈련을 계속하면 누구나 몰입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얼핏 보기에 마라톤은 아무나 도전할 수 없는 초인적인 운동처럼 보이지만 훈련을 통해 누구나 마라톤을 할 수 있는 것처럼, 몰입적 사고 역시 원리를 깨닫고 단계적인 훈련을 거치면 누구나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몰입적 사고야말로 우리의 두뇌를 첨예하게 깨우는 최고의 방법이며 나 스스로 창조적인 인재가 되는 지름길이다. 바로 이 사실을 깨닫고 그 방법을 익힌다면 내 안에 간직되어 있는 천재성을 이끌어내고 인생의 즐거움과 행복을 만나는 일이 그리 어렵지만은 않을 것이다. - 본문 중에서

 

황농문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금속공학과를 졸업하고, KAIST에서 석사 /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선임 및 책임연구원, 미국 국립표준기술원National Institute of Standards and Technology의 객원연구원으로 근무했고 현재 서울대학교 재료공학부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는 7년 동안 절정의 몰입 상태에서 수행한 연구 경험을 바탕으로 몰입적 사고가 두뇌를 최대로 활용하고 자신이 상상하는 최고의 인생을 살 수 있는 방법임을 확인하였다. 실제로 그는 몰입적 사고를 생활화하여 50년 이상 아무도 풀지 못한 난제들을 해결한 것은 물론 자신의 능력을 100% 활용하고 있다는 만족감과 지극한 행복감을 느꼈다. 그리고 여기에서 한 걸음 나아가 미래에 대한 불안과 우울을 고질병처럼 안고 사는 현대인들에게 '인생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르쳐주기 위해 이 책을 집필하였다. 그의 이런 몰입적 사고는 2007년 6월 방송된 SBS <몰입 - 최고의 나를 만나다>에서 혼자 힘으로 미분을 풀어낸 중학생의 사례를 통해 학습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는 몰입적 사고를 통해 과학자이자 교수로서 괄목할 만한 연구 성과를 이루었다. 특히 하전된 나노입자 이론은 몰입 상태 연구 중 첫 번째 성과로 한국과학총연합회에서 최우수논문상을 수상하였고, 2005년에는 과학기술부에서 시행하는 '국가지정연구실'에 선정되었다. 몰입전도사이자 국내 최고의 몰입전문가로 CEO와 직장인, 학부모, 공무원 등을 대상으로 활발한 몰입 강연을 하고 있으며 창조적 기업경영과 영재교육을 위한 몰입적 사고로 각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몰입은 우리가 쓰레기통에던져 놓았던

먼지 낀 시간들을 순도 100%의 황금빛 삶으로

바꾸어 놓을 것입니다.

 

 

이 책에 쏟아진 찬사------------내 안에 잠든 90%의 재능을 일깨우는 책

펌프로 지하수를 풍성하게 끌어 올리려면, 한 바가지 마중물로 물길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몰입은 깊은 의식 속에 숨겨져 있는 해답을 끌어올리는 마중물이다. 황농문 교수는 공학자다운 신념과 방법으로 몰입을 자신의 구체적인 경험 속에서 분석하고, 해체하고, 종합하고 복원한다. 그래서 그의 몰입은 가수분해 설명을 듣는 것처럼 간단명료하다. 몰입에 몰입하는 방법을 실험 매뉴얼처럼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보기 드문 책이다.

- 문용린(서울대 교육학과 교수)

21세기는 창의력이 경쟁력인 시대다. 황농문 교수가 말하는 '몰입'은 글로벌 무한 경쟁시대를 살고 있는 이 땅의 젊은이들에게, 창의력을 체득하여 자신감 넘치고 열정과 행복이 가득한 삶을 개척하게 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 손욱(삼성SDI 상담역)

앞으로 한국의 미래를 이끌어 갈 동력을 꼽으라면 단연 '인재'가 첫째일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 흔한 간판이나 자격증으로 만들어진 인재가 아니라 창의적인 사고로 도전과 경쟁을 즐기는 '진짜 인재'가 되어야 한다. 이 책은 그런 진짜 인재가 되는 비결을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설명해놓았다. 성공과 행복을 동시에 거머쥐고 싶은 사람이라면 'Think Hard'의 패러다임으로 확실한 돌파구를 마련하게 될 것이다.

- 서상기(17대 국회의원,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위원)

노벨상을 휩쓰는 유대인들의 교육은 "몸을 쓰지 말고 머리를 쓰라"는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도 사람의 능력을 개발하는 것 외에는 다른 국가적 활로가 없는 나라다. 저자는 '몰입'을 통해 자신의 능력을 최대로 발휘하는 최고의 경험을 했다. 많은 사람들이 몰입을 통해 잠자는 90%의 잠재력을 일깨웠으면 한다. 이 책을 읽으며 한 줄기 빛을 본 듯한 느낌이 들었다.

- 양상훈(조선일보 논설위원)

내일 세상이 끝난다면 나는 오늘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이 질문은 긍정심리학에서 삶의 가치를 재발견하기 위해서 던지는 질문이다. 저자 황농문 교수는 비범한 천재들이 바로 이런 삶의 한시성에 대한 깊은 통찰을 바탕으로 삶에 몰입할 수 있었고 불멸의 창의적 업적을 남길 수 있었다는 사실을, 본인의 직접적인 체험을 통해서 밝히고 있다. 저자의 경험과 뇌과학 연구, 학생들의 몰입 체험을 사례로 들어가며 몰입에 이르는 방법을 명확하게 전달하려 애쓴 이 책은 몰입을 이해하고 실천하기 위한 큰 디딤돌이 될 것이다.

- 최인수(성균관대학교 아동학과 교수)

왜 정부에 있는 사람들은 우수한데 성과는 떨어질까를 오랫동안 고민해왔다. 황 교수의 몰입 인터뷰를 보며 그것이 집중력의 차이 때문인 것을 깨달았다. 직장이 일에 몰입하기 힘든, 또는 몰입할 필요가 없는 공간이라면 그 원인을 밝혀내어 개선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몰입은 지금 있는 곳에서 인생의 클라이막스를 경험할 수 잇게 만드는 비밀 열쇠다. 이 책이 정부경쟁력을 고민하는 나에게는 창조적 혁신의 지침서가, 초등학교 4학년 주제에 매일 밤늦게까지 외워야 할 숙제가 쌓여 있는 우리 딸에게는 공부의 즐거움을 깨닫게 해주는 교재가 되리라 생각한다.

- 김경수(행정자치부 혁신컨설팅 단장)

실제로 내가 만난 행복한 사람들은 무엇엔가 미치도록 빠져 있는 사람들이었다. SBS 스페셜 <몰입>을 준비하면서 '몰입의 고수' 황농문 교수를 만나, '몰입'이 우리의 삶을 얼마나 충만하게 하고, 마침내는 절정에 이르도록 하는지를 알게 되었다. 또 사흘간의 짧은 몰입으로 스스로 뉴턴의 미분 문제를 풀어내고 활짝 웃는 중학생들의 싱그러운 얼굴도 보았다. 우리는 쓸데없는 잡담과 다람쥐 쳇바퀴 같은 일상으로 보석 같은 삶을 쓰레기통에 버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은 우리가 쓰레기통에 던져 놓았던 먼지 낀 시간들을 순도 100%의 황금빛 삶으로 바꾸어 놓을 것이다.

- 이승주(SBS스페셜 <몰입 - 최고의 나를 만나다> 기획 부장)

교수님의 문제해결 과정을 통해 회사가 정상궤도에 진입함은 물론 조직경쟁력이 향상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문제를 끝까지 논리적으로 집중해서 생각하면 답이 보인다는 황 교수님의 노력이 함께했던 동료들의 의식변화로 이어져, 개개인이 성취감을 맛보며 자기 일을 사랑하고 자랑스러워하게 되었다. 앞으로 몰입적 사고의 중요성을 깨우친 구성원들이 이것을 후배와 다른 동료들에게 전파하여 회사는 물론 국가의 기술경쟁력도 크게 향상될 것으로 믿는다.

- 장희혁(I 전자 연구원)

 

차례

PROLOGUE 몰입, 최고의 나를 만나는 기회

INTRO 몰입 상태에서 경험한 문제 해결의 순간

 

1장 | Work Hard에서 Think Hard로 '생각'을 이동하라

      세상을 바꾼 천재들의 생각법

      스스로 미분을 풀어낸 중학생들

      자유롭고 자연스러운 흐름, 몰입

      나의 특별한 몰입 체험

      무리하지 않으면서 꾸준히 공부하는 비법

      Work Hard에서 Think Hard의 패러다임으로

 

2장 | 본격적인 몰입을 시도하기 위하여

      몰입에 들어가기 전에 준비할 것들

      완전한 몰입에 들어가는 3일간의 과정

      몰입 이후에 알게 되는 것들

      몰입의 즐거움과 주의할 점

      천천히 생각하기의 중요성

      몰입 상태에서의 문제 해결력

      당신이 잠든 사이에 문제는 풀린다

      세렌디피티와 꿈속에서의 영감

      행복의 절정

      보다 의미 있는 삶으로 이끄는 가치관의 변화

      고도의 몰입에 이르는 순간 당신은 최고가 된다

 

3장 | 몰입은 뇌도 춤추게 한다

      몰입의 징후

      뇌과학으로 본 몰입

      쾌감회로와 도파민, A10 신경, 그리고 시냅스

      우리 몸은 목적을 원한다

      종교가 있으면 몰입하기 쉽다?

      활동 위주의 몰입과 사고 위주의 몰입

      능동적인 몰입과 수동적인 몰입

      능동적인 몰입을 유도하는 죽음에의 통찰

 

4장 | 교육과 몰입

      사고력을 높이는 학습법

      창의성과 창의적 노력이란?

      몰입하면 정말 공부를 잘할까?

      천재성을 일깨우는 생각의 힘

      몰입적 사고를 실천하는 유대인의 영재교육

 

5장 | 직장생활과 몰입

      생각과 몰입이 최고의 경쟁력이다

      몰입중인 기업들

      직장에서 몰입을 적용하는 방법

 

6장 | 몰입에 이르는 다섯 단계

      제1단계 생각하기 연습

      제2단계 천천히 생각하기

      제3단계 최상의 컨디션 유지

      제4단계 두뇌 활동의 극대화

      제5단계 가치관의 변화

      당신도 몰입할 수 있다

      소망하고 추구하는 것을 실현시키는 몰입적 사고

 

EPILOGUE

참고문헌

 

천재와 범인의 차이점

"천재의 수수께끼에 도전한 인지과학자들은 천재나 범인, 모두 문제 해결 방식이 동일한 과정을 밟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다시 말해 천재와 보통 사람 사이의 지적 능력 차이는 질보다는 양의 문제라는 것이다."

- 이인식 소장(과학문화연구소)

 

 

"참으로 중요한  일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은 그 생활이 단순하다.

그들은 쓸데없는 일에 마음을 쓸 겨를이 없기 때문이다."

_ 톨스토이

 

"나는 결코 이성적인 사고 과정 중에

커다란 발견을 이룬 적이 없다."

_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몰입 체험을 통해 나타나는 특징적인 징후들

 

1. 한 가지 문제를 계속 집중하여 생각하려는 노력을 며칠 이상 하면 의식이 그 문제로 꽉 차게 된다.

2. 이 상태가 되면 그 문제를 생각하기만 해도 쾌감을 얻는다.

3. 집중도가 올라가면 쾌감이 증가한다.

4. 규칙적인 운동과 함께 몰입을 계속하는 한 쾌감이 몇 주일이고 몇 달이고 지속된다.

5. 사기와 의욕이 샘솟고 자신감이 생기며 낙천적으로 변한다.

6. 평소와는 달리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빠른 속도로 얻는다.

7. 감각이 섬세해지고 하루하루가 감격적이다.

8. 문제 해결에 진전이 없으면 잠시 지루함을 느끼지만 아주 조그마한 진전에도 큰 희열을 느끼고 감동한다.

9. 자신이 하는 일에 신성하고 경건한 종교적 감정을 느낀다.

10. 가치관이 바뀐다.

 

마라토너스 하이(Marathoner's high)

'marathoner's high'라는 현상이 있다. 마라톤을 하다 보면 지극히 힘든 상태를 경험하게 되는데, 이 고비를 넘기면 다시 충만한 자신감과 힘이 생겨서 계속 달릴 수 있다는 이론이다. 이는 우리 신체의 마이너스 피드백이 극도의 고통을 무마하기 위해 뇌 속에서 엔도르핀을 분비하여 기분을 고양시키는 현상이다. 따라서 마라톤을 여러 차례 하다 보면 보다 쉽게 엔도르핀이 분비되어 기나긴 코스를 완주하는 고통이 점점 견디기 쉬어진다. 이것이 뇌과학의 견지에서 바라본 인내력의 원리이다.
뇌과학에 따르면 스트레스를 느끼면 이 정보가 핵산에 기억된다. 그래서 동일한 스트레스를 느끼면 신체적 스트레스를 해소시키는 부신피질자극호르몬과 정신적 스트레스를 해소시키는 베타엔도르핀이 분비된다. 따라서 동일한 형태의 스트레스가 반복되면 점점 견디기가 수월해지고 결국 인내력이 형성되는 것이다.
인내력은 성공적인 삶을 위해 갖춰야 할 필수 덕목 중 하나다. 몰입을 경험하기 위해서도 상당한 인내력이 필요하다. 몰입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 곳곳에는 예상치 모한 숱한 난관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인내력을 형성하는 뇌과학의 메커니즘을 알고 있으면 몰입에 이르는 길이 한결 수월할 것이다.

 

나폴레옹 힐의 성공철학

첫째, 확고한 목적 의식과 불타는 강렬한 의욕을 갖는다.

둘째, 명확한 계획을 세우고 착실히 실행해 나간다.

셋째, 주위 사람들의 부정적인 견해는 깨끗이 무시해버린다.

넷째, 나의 목표와 계획에 찬성하여 항상 용기를 북돋워주는 사람을 친구로 사귄다.

 

화두선과 몰입의 공통점

 

첫째, 몰입 상태의 아이디어, 영감 혹은 해결책은 화두선의 깨달음이나 깨우침과 비슷하다.

둘째, 몰입 상태에서 아이디어가 어떤 절차 없이 우연히, 혹은 어느 순간 갑자기 떠오른다고 하여 '세렌디피티'의 특징을 보이는데 화두선에서는 깊고 묘한 교리를 듣고 단박에 깨우친다는 '돈오' 개념을 사용하고 있다.

셋째, 몰입 상태에서는 자나 깨나 주어진 문제를 생각하고 항상 그 생각과 함께 잠이 들고 잠이 깨는데 화두선에서는 '동정일여'라 하여 일상생활에서 항상 화두를 놓지 않고, '몽중일여'라 하여 꿈속에서도 화두를 놓지 않으며, '숙면일여'라 하여 깊은 잠 속에서도 화두를 놓지 않는다고 한다.

넷째, 몰입 상태에서는 세수할 때나 식사할 때나 걸어갈 때 의도적으로 몰입 상태를 유지하는데, 화두선에서는 이 내용을 '밥 먹을 때도 하마 그 마음이 흐트러질세라 소중하니 가꾸는 것'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연구하는 것을 즐겁게 논다고 생각하세요. 책과 함께 놀고 시간과 함께 노는 겁니다. 숙제와 업무도 일종의 놀이로 생각하세요. 직장 상사를 만날 때도, 거래처 사람을 만날 때도 그것을 즐기세요. 지금 이 순간 제 자신을 생각해 볼 때, 저는 평생 즐기면서 지낸 것 같아요. 일과 연구를 즐긴 것입니다."

_ 토마스 에디슨

 

"이 세상에 죽음만큼 확실한 것은 없다.

그런데 사람들은 겨우살이 준비를 하면서도

죽음은 준비하지 않는다."

_ 톨스토이

 

유대인 교육의 일곱 가지 특징

 

1 자녀 교육은 부모의 의무이다

2 부모는 자녀의 신세를 지지 않는다

3 몸보다 머리를 써서 살도록 가르친다

4 생각을 유도하기 위해 계속 질문한다

5 배움은 꿀처럼 달콤하다는 것을 반복 체험시킨다

6 유대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교육한다

7 성전을 통해 교육철학을 전수한다

 

몰입에 이르는 다섯 단계

 

제1단계 | 생각하기 연습

                 - 20분 생각하기

● 방법 : 풀리지 않는 문제를 20분간 생각한다.

              하루에 5번, 2주 이상 연습한다.

● 의미 : 몰입 준비 단계로 생각하는 습관을 들인다.

● 목표 : 자신의 능력에 때해 자신감을 갖는다.

 

제2단계 | 천천히 생각하기

                 - 2시간 생각하기

● 방법 : 풀리지 않는 문제를 2시간 동안 생각한다.

              하루에 한 번, 2주 동안 연습한다.

● 의미 : 힘들이지 않고 오래도록 생각하는 방법을 터득하는 과정

● 목표 : 생각하는 것이 전혀 힘들지 않고 하루 종일이라도 생각할 수 있는 상태에 도달한다.

 

제3단계 | 최상의 컨디션 유지

                 - 하루 종일 생각하기

● 방법 : 좋아하는 운동을 규칙적으로 매일 1시간씩 한다.

              풀리지 않는 문제를 매일 2시간 동안 생각하고 일요일에는 하루 종일 생각한다.

● 의미 : 며칠이고 생각할 수 있는 최상의 컨디션 유지 과정

● 목표 :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기 위해 규칙적인 운동이 필수임을 깨닫고 습관으로 만든다.

 

제4단계 | 두뇌 활동의 극대화

                 - 7일간 생각하기

● 방법 : 풀리지 않는 문제를 7일간 생각한다.

● 의미 : 고도의 몰입 체험

● 목표 : 하루 종일 그 문제만을 생각하게 되어, 문제에 대한 생각과 함께 잠들고 문제에 대한 생각과 함께 잠세서 깬다.

 

제5단계 | 가치관의 변화

● 방법 : 한 달 이상의 지속적인 몰입 체험

● 의미 : 몰입 체험을 통한 변화

● 목표 : 최상의 삶에 대한 깨달음

 

 

 

 

 

 

 

 

 

 

 

posted by 황영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