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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2-1 발길따라 배우는 우리 근현대사

 

공원으로 변한 통감 관저 터.

하야시 곤스케 주한공사 비석. 이제는 통감 관저 터 옆의 돌 의자로 활용되고 있다.

통감 관저 앞에 있던 은행나무.

통감부 터이자 조선총독부 구청사 터.

천안 독립기념관 내 조선총독부 부재 공원.

경복궁 흥례문 : 흥례문은 조선총독부 신청사 건설을 위해 부서졌다.

경복궁 흥례문.

김영삼 대통령 기록 전시관 입구.

광문사 자리(수창초등학교 후문).

대구시민회관 주차장 한구석에 있는 국채보상운동 기념비.

오랜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대구 진골목.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바로 옆 도로는 '국채보상로'라는 이름이 붙었다.

국채보상운동을 주도했던 김광제, 서상돈 동상.

국채보상운동 여성 기념비.

하얼빈 역(1번 플랫폼) : 안중근이 이토 히로부미를 향해 총을 쏜 자리.

뤼순 감옥에서 안중근의 경호를 담당했던 간수 지바 도시치(千葉十七)에게 써 준 것이다.

구 하얼빈 공원에 세워진 안중근 유묵비.

제홍교 : 제홍교에서 바라본 하얼빈 역.

일본 총영사관 터 : 하얼빈 역에서 붙잡힌 안중근은 후에 이곳 지하에 수감되었다.

조선민족예술관(朝鮮民族藝術觀) 2층 안중근 의사 기념실.

배재학당 역사박물관 : 배재학당 건물의 동관(東館)을 남겨 옛 모습을 보존 중이다.

당시 시용하던 수업종과 배재학당 졸업증서.

고종황제가 하사한 현판.

배재학당 건물에 사용되었던 벽돌.

배재학당 공원 : 최초의 배재학당이 있던 곳이다.

고종이 전기를 부설한 곳.

이화박물관.

나석주 동상.

나석주 의사 의거 터.

장악원 터.

제중원 터.

부산근대역사관 : 동양척식주식회사의 부산 지점이었던 것을 역사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아우내 독립만세운동 기념비.

탑골공원 팔각정.

탑골공원 3 · 1 운동 기념탑.

태화관 터(명월관 분점 터).

고종의 조문객들이 눈물을 흘렸던 덕수궁 대한문.

유관순 동상.

유관순 우물.

거사를 알렸던 매봉산 봉화대.

유관순이 어린 시절을 보냈던 생가.

초혼묘 : 유관순의 묘는 사라졌지만, 천안 생가 부근에는 이렇게 초혼묘가 있어 그녀의 넋을 기리고 있다.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

제암리 3 · 1운동순국기념관. 제암리 학살 사건이 벌어졌던 제암리 교회 자리에 세워졌다.

군산항으로 쌀을 실어 날랐던 철길.

쌀을 반출하기 위해 만든 뜬다리.

빨간 벽돌이 인상적인 구 군산 세관.

구 일본18은행 군산 지점(조선 미곡 창고 주식 회사).

나이트 클럽으로 이용되었던 구 조선은행 군산 지점.

로쓰 가옥.

채만식 문학관.

구마모토 화호농장 미곡창고. 한때는 병원으로 사용되었을 정도로 그 규모가 컸다고 한다.

윤봉길 시계 : 윤봉길은 1932년4월 29일 아침 김구와 아침식사를 한 뒤 자신의 시계는 이제 필요없으니 김구의 시계와 바꾸자고 한다. 그는 어떤 마음으로 그런 말을 한 것일까.

루쉰공원 안에 있는 루쉰 무덤.

윤봉길기념관 매정.

의거에 사용되었던 물통형 폭탄과 도시락 폭탄모형 : 윤봉길은 도시락 폭탄은 사용하지 못한 채 붙잡히고 말았다.

임시정부 청사 : 부엌.

효창공원에 있는 이봉창 동상.

새하얀 외관의 백범 김구 기념관.

기념관 옆에 자리한 백범 김구의 무덤.

이화장의 집옥재.

이승만 초대 대통령이 사용하던 서재(위)와 침실(아래).

김구가 거처로 삼았던 경교장.

안두희가 총을 쏜 자리. 창가에 놓인 책상은 살해당할 당시 김구가 앉아 있던 자리다.

총탄 자국.

임시 수도 기념관의 입구(위)와 외부 모습(아래).

당시 사진을 볼 수 있는 응접실.

서재에는 이승만 댜통령의 모형이 놓여 있다.

압록강 물을 담아 이승만 대통령에게 보냈던 수통.

중공군 장비.

 

posted by 황영찬

2013-073 사이다 병으로 만든 반지

 

바이올렛 시집

2002, 그림공장

 

시흥시대야도서관

EM029925

 

811.6

바68사

 

당신만을 위한 아주 특별한 선물 4

마법에 걸린 첫사랑

 

내게 소원을 물으신다면

그대와 나란히 손을 잡고

봄꽃의 향기에 취해 보고

초록빛 꿈길을 걸어보고

빨갛게 가슴을 물들여서

우리의 사랑이 무르익게

새하얀 이불로 덮어 주고 싶어요

 

연녹색 유리 반지

다칠까 깨질까 가슴 떨며 만든 반지

사이다 병 깨뜨려 만든 반지

좋아하고 사랑하는 속마음

감추지 말고 비추라는 반지

첫사랑 그 마음을 열고

새로운 삶을 열게 해준 반지

손 끝으로 만지고 만져 곱게 간 반지

헤일 수 없는 기도와 고백이 담긴 반지

초라하지만 세상의 그 어떤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소중한 반지

잊지 말라고

기억하라고

영혼까지 묶어둔

소년이 소녀에게 걸어준

마법의 반지

그래서 영원히 풀 수 없고

변하지 않는 마법에 걸린 반지

사이다 병으로 만든 반지

 

contents

 

Violet in love 바이올렛의 사랑

 

사랑, 아프기 전에는 모릅니다

다짐

길 위에 남겨진 사랑

내 사랑도 당신 안에서

진눈깨비 날리는 초겨울 해운대

삶이란……

추억의 고구마

낙엽

그리움이란

피클

석류

그대 그리운 날엔

그립습니다

나는 행복합니다

백일홍

믿어 주면 안 될까요?

용서

슬픈 혼잣말

 

Love letter 사이다 병으로 만든 편지

 

나비가 되는 사랑

그대를 알고부터

겨울이야기

고백

러브 스케치

백지

행복한 꿈

기도

감출 수 없어요

장미

혼자만 읽어야 해요

이슬

코스모스는 내 마음이에요

휴식

내게 소원을 물으신다면

하고 싶은 일 세 가지

내가 사는 길

그대는 늘 푸른 소나무

사랑이란……

하루

마음 산책

꽃 피는 산골

수련 앞에서

우편함

 

그림이

있는 바이올렛의

아주 특별한 사랑 이야기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The first love 마법에 걸린 사랑

 

바보가 두고 온 편지

피하면 안 될까

순식간에

그래야 하나요

착각

전화

이 말이 듣고 싶은 거죠?

어쩜 좋아요

그대 없는 세상은 언 땅에 심은 곡식과 같아

물음표

누가 알려 줄까 누가 알까

투병 일기

용서하지 않겠습니다

오해(誤解)

옥수수 사랑 이야기

당신이 떠난 가을엔

눈물에 젖은 편지

안부

셋이 살아요

아직도 기억하나요

못 다한 사랑이라 잊을 수 없다네요

귀뚜라미와 나

violet 설명서

사랑

감나무 그루터기

우린……?

Epilogue

 

 

Violet in love

바이올렛의 사랑

 

사흘을 앓았습니다

일어나 뜰에 나오니

둥근 옹기에 나란히 앉은

바이올렛 여섯 포기가 먼저 반깁니다

 

곱게 피워 올린 예쁜 꽃들

오간 데 없어지고

하트를 닮은 잎이 두꺼워지더니

보이지 않던 작은 솜털이

이슬을 머금고 서 있습니다

 

그 속에……

곱디고운 꽃잎을

아름다운 사랑을

화려하고 격렬한 춤을

담아 가는지

조용하지만 바빠 보입니다

 

먹고

자고

아침마다 햇살을 안아 준다면

그리고 가끔은

님이 보내 주는 희망을 품고

그런다면……

나도

꽃보다 더 진한 사랑

피워 올릴 수 있을까요

 

바이올렛처럼 살고 싶습니다

아팠던 기억

……

벗어 버리고

님 오시는 길목에

마중하며 기다리겠습니다.

 

 

그리움이란

 

만질 수도

볼 수도 없는

마음으로 피워 올린 눈물 꽃

영원히 지지 않을

이별 없는 꽃…….

 

그대 그리운 날엔

 

문득 그리운 날이면 포도나무 아래 섭니다

꽃이 피더니

이슬이 맺힙니다

 

진주 알 같더니

유리 구슬만 합니다

 

속도 모르고 내 얼굴만 흉내냅니다

속도 모르고 단내만 폴폴 풍깁니다

물만 뿌려준 줄 알았더니

눈물도 뿌려 줬나 봅니다

얼굴이 하얗게 타들어 갑니다.

 

Love letter

사이다 병으로 만든 반지

 

연녹색 유리 반지 하나

불 같은 사랑 꿈꾸며 바위에서 떨 때

그 사랑 느끼며 가슴 떨고 몸 떨었던가요?

 

다칠까 깨질까 가슴 떨었습니다

 

홍시 같은 얼굴이 손 끝에 달려 볼 수 없었지요

그대 맘……

 

사이다 병 깨뜨려 만든 반지

마음을 열고 세상을 연 반지

손 끝으로 만지며 곱게 간 반지엔

좋아하고 있으며 사랑하고 싶어진다고

유리처럼 속마음 감추지 말고 보여 달라고

다른 사람 바라보지 말고 변치 말라고……

헤일 수 없는 기도와 고백이 있었던가요?

 

꿈을 꿉니다

아침이면 깨고야 마는 꿈이지만

손가락 사이에 그 마음 묻어 있을까

가슴에 얹고 눈 감아 봅니다

 

잊지 말라고

기억하라고

 

사이다 병으로 만든 반지는

영혼을 묶어둔 고리

풀 수 없는 마법입니다.

 

감출 수 없어요

 

말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아느냐구요

내 앞에만 서면

숨소리가 커지잖아요.

 

내게 소원을 물으신다면

 

내게 소원을 물으신다면

그대와 나란히 손을 잡고

봄꽃의 향기에 취해 보고

초록빛 꿈길을 걸어보고

빨갛게 가슴을 물들여서

우리의 사랑이 무르익게

새하얀 이불로 덮어 주고 싶어요.

 

 

그림이 있는 바이올렛의

                아주 특별한 사랑 이야기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 ·

 

이룰 수 없는 사랑은

   잊을 수도 없는 사랑이에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아니?"

"응, 일고 울었는 걸……"

"그럼…… 베르테르의 사랑도 알겠구나?"

"……."

 

얼마 만에 와 보는 걸까요?

추억의 강가……

끝내 나는 맨발로 모래밭을 걷다

깨어진 유리조각이

발바닥 깊이 박혀 버리고 말았습니다.

 

알 수 없는 통증은

발바닥을 타고 전해지는데……

그 순간

눈물 어린 저편

그대를 사랑한 앙큼한 계집아이가 보이네요

멈출 줄 모르고 흐르는 붉은 피처럼

베르테르 사랑이 멈출 줄 모르고

기억 속에서 빠져나오네요.

 

송글송글 맺혔습니다.

사이다 병 끝을 잘라

바위 위에 곱게 가는 그대의 손……

 

"어쩜, 이쁘네.

사이다 병으로도 반지를 만들 수 있구나.

오빤 손재주가 있어 참 좋겠네."

"잠깐만 기다려. 조금 더 갈아야 돼."

 

그대 촉촉히 젖은 손을 내밀어

내 손가락에 끼워준

사이다 병으로 만든 반지

그대는 몰랐을 거예요.

그 순간 내 가슴이 얼마나 뛰고 부끄러웠는지

그대의 가난한 사랑에도

나 얼마나 기쁨에 가득 찼었는지…….

 

"어머니 저 내일 입영합니다.

잠깐만 얘기하다 보내면 안 될까요?"

 

내키지 않는 어머니의 허락을 받고 나간

바람 쌀쌀한 오후 느티나무 아래……

오랜 침묵 속

나는 보았습니다.

붉게 물든 저녁놀 위로 나는 잠자리 한 쌍을

춤추듯 너울대는 우리의 사랑을……

 

"건강하게 지내고……

가끔 아주 가끔 편지해 줄래?"

"네……, 안녕히 가세요. 건강하시구요.

오빠……."

 

왜 그대에겐

언제나 '오빠'라는

이름으로 불리울까요?

왜 난

떨리는 가슴을 들낄까 봐

좋아한다는 말 한 마디도 못했을까요?

속으로는 수없이

"사랑해요" 말하고 싶었는데

쓴웃음 지으며 손 흔들던 그대 모습

떨어지지 않던 그대 발길……

왜 그대에겐

보내고 싶지 않은

내 마음 함께 보낼 수 없었을까요?

 

수많은 밤을 세워

그대에게 편지를 썼습니다.

수많은 아침

빈 우체통 앞을 서성거렸습니다.

수많은 날들

답장 없는 그대가 야속해서 울기만 했습니다.

 

하지만 그땐 몰랐습니다.

수많은 그대의 편지가

어머니의

또 다른 사랑이란 이름으로 사라졌는지

하지만 그땐 몰랐습니다

그대는 참 가난한 사람이란 걸

그대는 참 불행한 사람이란 걸

참 힘든 그댈

내가 먼저 다 보듬고

안아 주었어야 했다는 걸

 

그대 아직 기억하나요?

마지막 그 날……

 

"오래 기다렸니?"

"아니요. 방금 왔어요."

"이 친군 고향 동생이고……

인사해라. 내 여자 친구야."

 

어색한 소개……

그리고 어떻게 지났는지도 모를 하루……

주머니 속에서 만지작거리기만 했던

사이다 병으로 만든 반지 하나만이

내 눈물을 감싸 주었습니다.

 

"왜 그댄 나눌 수 없는 사랑이라 단정지었나요?"

"왜 그댄 그 아름다운 사랑 하나 지킬 수 없었나요?"

 

참 많은 날 동안

그대에게 정말 물어보고 싶었던 질문

이젠 그 답을 알 것 같아요.

언제나 칼끝은 나를 향하고 있음을……

언제나 그 모든 질문은 나를 향해 했음을……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깁니다.

어느덧 하얀 발바닥에는 피가 멈추고

검붉은 딱지가 붙었습니다.

 

"그럼…… 베르테르의 사랑도 알겠구나?"

 

이젠 대답할게요.

 

"이룰 수 없는 사랑은

잊을 수도 없는 사랑이에요……."

 

The first love

마법에 걸린 사랑

 

가늘게 아래로 내려뜬 눈이

바늘 끝 실 끝을 봅니다

도안은 이미 가슴속에 형상이 되어

살포시 틀 안에 내려앉습니다

 

먼저 암컷을 수놓아 봅니다

화려하지 않지만

하얀 구름과 뜨거운 태양을 뒤로 하고

앞으로는 이름 모를 나무 한 그루

오래도록 그렇게 같은 자리에

수수한 모습으로

서 있을 것 같습니다

 

다음은 수컷을 수놓아 봅니다

나무가 우거지고

장미보다 더 검붉은 꽃이 피어 있는 산

그 언저리에

 

오색 깃털을 곤두세우고

쭉 뻗은 모습은

마치 살아서 눈짓하는 것 같고

금방이라도 날개 펴고 날아갈 것 같습니다

 

염원을 실은 한 올 한 올들이

일정한 간격을 두고

엮이어서

드러내지 않고 어우러진 모습이

서로의 영혼을 달래는 듯합니다

 

마주하고

바라만 보아도

기나긴 세월

지친 기다림

……

거두어 갈 것 같습니다

 

작은 바람들이 태산처럼 쌓이고

남 모를 그리움이 강물처럼 넘치는 날

그땐

 저 속에 두 마리 새도

내 마음 알아가겠지요.

 

 

 

 

 

 

 

 

 

 

posted by 황영찬

2013-072 발길따라 배우는 우리 근현대사

 

김광일 지음

2011, 살림Friends

 

 

대야도서관

SB071558

 

911.06

김15ㅂ

 

경복궁에 침입한 개화파들의 이동 경로에서 최초의 근대식 학교인 배재학당까지

국채보상운동의 시발지 대구 진골목부터 상하이 한복판의 임시정부 청사까지

한번 보면 잊을 수 없는 가슴 뛰는 역사의 현장 속으로!

 

이 땅 모든 곳이 근현대사의 현장이다!

 

지은이 김광일

고려대학교에서 역사교육학을 전공하고 졸업 후 역사 공부의 기본은 여행이라고 생각해 국내외 여러 나라를 여행하며 생각을 키웠다. 동대학원에서 사학을 공부하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어떻게 하면 머리로만 이해하는 역사가 아닌 온몸으로 체득하는 역사 공부가 가능할지를 고민하였다. 그렇게 한국 근현대사 관련 유적지를 직접 답사하기 시작하여 『발길 따라 배우는 우리 근현대사』가 만들어졌다. 이 책에는 한국 근현대사를 향한 저자의 열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독서평설」에 한국사 이야기를 연재하는 등 왕성한 집필 활동을 해 왔으며 지금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역사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들려주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저서로는 『방학 과제가 즐거워지는 우리 박물관 20곳『박물관에서 보고 듣는 생생 경제체험』이 있다.

 

|차 례|

 

머리말

 

01 병인양요를 이끈 신부들의 죽음 - 병인박해(1866년)

    답사 코스 : 절두산 순교성지, 새남터 순교성지

02 삼일천하로 끝난 개화당의 꿈 - 갑신정변(1884년)

    답사 코스 : 우정총국, 계동궁 터, 창덕궁

03 근대 열강들의 각축장 - 인천 조계지(1882~1886년)

    답사 코스 : 인천 공화춘, 청일 조계지 경계 계단, 일본 제1은행

04 날지 못한 파랑새 - 동학 농민 운동(1894년)

    답사 코스 : 만석보 혁파 선정비, 전봉준 고택, 황토현 전적지

05 조선을 삼켜라 - 청일전쟁(1894년 6월~1895년 4월)

    답사 코스 : 일본 모지코의 조선통신사 기념비, 슌판로, 리홍장 길

06 한 나라의 왕비가 살해되다 - 을미사변(1895년)

    답사 코스 : 장충단 공원, 경복궁 건천궁, 운현궁 노락당

07 고종, 러시아 공사관으로 피신하다 - 아관파천(1896~1897년)

    답사 코스 : 신무문, 구 러시아 공사관, 덕수궁

08 우리 나라 최초의 민간 신문 - 「독립신문」(1896년)

    답사 코스 : 웨스틴 조선호텔, 독립신문 사옥 터, 한성순보 사옥 터

09 조선 사람들의 인식의 전환 - 독립협회와 만민공동회(1896년)

    답사 코스 : 독립문, 종각 보신각, 광화문 거리, 덕수궁, 숭례문

10 일본의 대한제국 삼키기 - 러일전쟁과 을사조약(1904~1905년)

    답사 코스 : 덕수궁 중명전, 팔미도, 러시아 바랴크 호 추모비, 만국공원

11 을사조약 이후 의병활동 - 태백산 호랑이 신돌석(1906~1908년)

    답사 코스 : 울진 월송정, 신돌석 장군 생가지, 신돌석 장군 유적지

12 조선 지배의 상징 - 통감부와 조선총독부(1905~1945년)

    답사 코스 : 통감 관저 터, 통감부 청사 터, 천안 독립 기념관

13 그 마음은 언제까지고 이어지리라 - 국채보상운동(1907~1909년)

    답사 코스 : 대구 광문사 자리, 진골목, 국채보상운동 기념공원

14 주적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하라 - 안중근과 하얼빈(1909년)

    답사 코스 : 하얼빈 역, 제홍교, 자오린 공원, 조선민족예술관

15 우리 나라 근대교육은 어떻게 이루어졌는가 - 배제학당(1885년)

    답사 코스 : 배재학당 역사박물관, 이화박물관

16 조선을 약탈하라 - 나석주와 동양척식주식회사(1908~)

    답사 코스 : 나석주 동상, 조선식산은행 터, 구 동양척식주식회사 부산 지점

17 나를 불살라 나라를 구하리라 - 유관순과 3 · 1운동(1919년)

    답사 코스 : 탑골공원, 태화관 터, 아우내 장터, 유관순 생가

18 끝나지 않는 농민들의 고통 - 산미증식계획과 군산항(1920년~)

    답사 코스 : 군산항 뜬다리, 구 군산 세관, 구 조선은행 군산 지점

19 우리는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 윤봉길과 상하이 임시정부(1919년, 1932년)

    답사 코스 : 상하이 대한민국 임시정부청사, 루쉰공원 내 윤봉길 의사 기념관

20 광복과 함께 시작된 분단 - 이화장과 경교장(1945년)

    답사 코스 : 백범 김구 기념관, 이화장, 경교장

21 민족상잔의 기억을 되새기다 - 6 · 25 전쟁(1950~1952년)

    답사 코스 : 전쟁기념관, 부산 임시 수도 기념관

 

참고문헌

 

절두산 순교지 비석

절두산 순교성지 체험관(위)과 형구돌(아래)  형구돌은 병인박해 때 사용된 것으로 앞에 나와 있는 줄을 목에 걸고 뒤에서 잡아당겨 질식시키는 교수형 도구였다.

절두산 김대건 동상 : 김대건은 한국 최초의 신부로, 1846년 26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새남터 기념관 내부에 걸려 있는 순교자들의 초상화.

새남터 기념관에 전시되어 있는 형구.

절두산 순교지 척화비.

순교자를 위한 기념상.  절두산에서 처형된 첫 순교자 이의속 가족을 형상화한 기념상이다.

절두산 순교지 박물관.

명동성당.

서소문 순교지의 순교자 헌양탑.

우리나라 우편 사업의 발상지 우정총국.

도로변에 표지석만 남아 았는 계동궁 터의 모습.

창덕궁.

고종이 갇혀 있던 관물헌.

연경당과 선향재 : 연경당은 효명세자가 아버지 순조에게 존호를 올리는 의례를 하기 위해 1827년에 만들었다. 고종은 이곳에서 연회를 베풀었다. 연경당 오른편에 있는 긴 건물은 선향재로 책을 두는 서재였다.

이시중 순직비.

안동 별궁이 있던 별궁길.

천도교 중앙대교당 전경.

인천 차이나타운의 상징물인 제1패루.

영국 영사관이 있었던 자리.

차이나타운 비문.

공화춘 : 이제는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위험스런 모습으로 남아 있는 공화춘. 빨리 옛 모습을 회복해 사람들이 찾는 곳으로 변했으면 한다.

· 일 조계지 경계 계단 : 공자상 옆에 서면 인천 앞바다가 바로 보인다. 1890년 청나라 사람들은 이곳에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최초의 근대 숙박 시설이었던 대불호텔 터.

인상적인 외관의 일본제1은행 인천 지점.

일본18은행(위)과 일본58은행(아래) : 당시 항구 주변으로 은행을 비롯한 다양한 시설 공사가 이루어져 선박 출입과 무역 활동이 쉬워졌다.

홍예문.

항거의 횃불을 치켜든 농민 동상.

만석보 비석.

만석보 자리.

만석보 혁파 선정비.

말목장터.

전봉준 고택.

황토현 전적지 기념비(위)와 전봉준의 동상(아래).

동학 농민 혁명 기념관.

동학 혁명 모의탑 : 전봉준과 농민 지도자들은 이 마을에 모여 동학혁명의 상징으로까지 널리 알려진 사발통문을 작성했다. 탑은 동학혁명을 기념하기 위해 마을 어귀에 서 있다.

고부 관아 터 : 동학 농민군이 탐관오리 조병갑을 쫓아내고 차지했던 곳이다. 일제 강점기 때 고부 관아는 고부초등학교로 바뀌면서 현재는 그 자취를 찾을 길이 없다.

간몬교가 만들어지면서 혼슈와 규슈 지역의 교류가 이전보다 활발해졌다.

우뚝 솟은 전망대가 인상적인 모지코.

여관 건물이었던 청일 강화 기념관.

조선통신사의 배가 정박했던 부두(위)와 그 옆의 조선 통신사 기념비(아래).

용궁의 모습을 형상화했다는 아카마 신궁.

회담장을 재현한 모습.

리홍장(위)과 리홍장 길(아래) : 리홍장은 저격을 당한 뒤, 큰 길을 피하고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는 좁은 길을 이용했다. 리홍장 길은 리홍장이 회담장과 숙소를 오가던 길이다.

시모노세키 조약의 서류 일부.

복어 동상.

구 시모노세키 영국 영사관. 지금은 갤러리 및 카페로 사용되고 있다.

모지항 레토르. 근대 서양 건축양식의 건물들이 모여 있어 독특한 분위기를 풍긴다.

장충단 공원 비석.

광화문.

건천궁.

명성황후가 시해된 건천궁 옥호루.

운현궁 노안당 : 운현궁의 사랑채로 대원군은 이곳에 머물며 국가 주요 정책을 논의했다.

운현궁 노락당(위). 노락당의 부엌 내부(아래).

명성황후탄강구리비.

신무문에서 바라본 청와대.

신무문과 신무문의 현무 : 경복궁의 사대문에는 모두 이와 같이 사방위신이 그려져 있다. 남쪽(광화문)에는 주작, 서쪽(영추문)에는 백호가 그려져 있다. 동쪽 건춘문에는 청룡을 대신하여 기린이 그려져 있는데 그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구 러시아 공사관 : 구 러시아 공사관 안내판에는 고종이 러시아 공사관으로 탈출한 날짜가 1896년 2월 1일로 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2월 11일이다.

덕수궁길.

과거의 역사가 묻혀 있는 덕수궁 대한문.

웨스틴 조선호텔(환구단) : 서재필이 강연을 했던 남별궁이 있었던 장소에는 이제 호텔이 우뚝 서 있다.

배재건물 뒤편에 있는 독립신문사 터 표지석.

<독립신문> 창간호 1면.

독립문과 그 앞 영은문 주초.

나라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모여 토론회를 열었던 독립관.

덕수궁 정관헌 : 1900년에 지어진 서양식 건물로 고종은 이곳에서 차를 마시고 음악을 감상했다. 일종의 휴식 공간이었다.

돌담으로 막혀 있는 덕수궁 인화문 자리.

화재 전의 숭례문 모습. 황국협회와 만민공동회가 충돌할 때 신기료장수 김덕구가 목숨을 잃었다. 그의 장례식에 참여한 백성들의 추모 행렬이 종로에서 숭례문 밖 갈월리까지 이어졌다고 한다. 숭례문은 2008년 화재로 붕괴되어 현재 복원중이다.

고종 즉위 40년 창경기념비.

을사조약 체결을 종용당했던 중명전 내부.

민영환.

덕수궁 중명전 : 을사조약이 체결된 중명전의 현재 모습. 1925년 화재로 타 버린 후 복구했으며, 문화재청이 개입하기 전까지 빈 건물로 방치된 채 정동극장의 사설 주차장으로 사용되었다. 당시는 경운궁(덕수궁) 수옥헌(지금의 중명전)이었다.

팔미도에서 바라본 바다 : 팔미도 앞바다에서 일본 군함과 러시아 군함이 해전을 벌였다.

팔미도 등대.

팔미도에 있는 인천상륙작전 기념비.

자유공원에서 바라본 인천 앞바다.

제물포 앞바다에서 목숨을 잃은 러시아 병가들을 위해 세워진 추모비.

몽골 원정군이 식수 공급을 위해 만든 몽고정.

신돌석이 울분을 토했던 월송정.

복원이 완료된 신돌석 생가.

신돌석 유적지 기념관.

신돌석 유적지 기념관의 의병 무기(위)와 일본군 무기(아래).

신돌석 장군 기념비(위)와 신돌석 장군 유허비(아래).

국립 서울 현충원 입구의 충성 분수.

현충탑.

 

 

 

 

 

 

 

 

 

 

 

 

 

 

 

 

 

 

posted by 황영찬

2013-071 사랑의 슬픔

 

마광수 시집

1997, 해냄

 

 

시흥시대야도서관

EM024877

 

811.6

마156사

 

 

마광수는 시, 서설, 에세이, 논문, 그림 등을 통해 관습적 통념에 대한 줄기찬 반란을 시도하였다.

통념은 합리적 인식과 실천을 가로막고 창의성과 변혁을 가로막는 최대의 적이다. 진부한 교훈주의에 맞서 싸우는 마광수의 문학은 진정한 자유를 꿈꾸는 이들에게 시원한 카타르시스를 주었고 새로운 사고의 이정표를 제시해 주었다.

'통념에 대한 저항'으로서의 마광수의 언어전략이 가장 명징하게 드러나는 것은 그의 시에 있어서이다. 마광수의 시는 통념에 대한 즐거운 저항이요 신나는 반란이다. 그러나 칼이나 돌을 들고 하는 반란이 아니다. 그의 시에는 새큼한 감상(感傷)이 있고 신선한 퇴폐가 있다. 물론 누구나 공유할 수 있는, 그래서 가장 두드러지게 기피되는 성에 대한 풍자가 최대 무기이다.

관능적 상상에 기초한 그의 시는 참신한 역설과 상징으로 가득 차 있다. 마광수는 이 시집을 통해 '사랑'이라는 언어가 지니는 추상성과 허구성, 그리고 위선적 통념에 도전하고 있다.

 

 

|차례|

 

피아노 / 사랑의 슬픔 / 늙는 것의 서러움 / 적(敵) / 오르가슴 / 서글픈 사랑 / 연인들의 이야기 / 입맞춤 / 세월 / 감은 때가 되면 떨어진다 / 별아 내 가슴에 / 회춘(回春) / 음란한 시 / 가을 비 감옥 속 / 섬

 

한국에서 살기 / 서울의 우울 / 사랑마저 나를 버린다 / 달 / 나는 천당 가기 싫어 / 사라의 법정 / 삶의 슬픔 / 그녀는 날아갔네 / 자궁에의 그리움 / 사랑의 묘약(妙藥) / 진리와 자유 / 나는 찢어진 것을 보면 흥분한다 / 밤

 

여름 / 어느 외로운 날 / 낳은 죄 / 미인(美人) / 사라에게 / 사랑앓이 / 외로울 때 나는 혼자서 기타 치며 노래부르네 / 몽정(夢精) / 유혹 / 달 가고 해 가면 / 가을 / 그리움 / 그대와 탱고를 / 칵테일 마시기

 

다시 비 / 태양도 결국 수많은 별 중의 하나 / 대한민국 / 개 / 사랑하고 사랑하고 사랑했는데도 / 왕처럼 죽고 싶다 /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 엄마가 섬그늘에 / 반복 / 아라비아에나 갈까 / 별것도 아닌 인생이 / 시작(詩作) 메모 / 가지치기

 

잠자는 숲속의 미녀 / 감사(感謝) / 그날이 오면 / 짝사랑 / 우중야합(雨中野合) / 내가 여자라면 / 줄담배를 피우는 여자 / 과거는 흘러갔다 / 창가(唱歌) / 요만큼 / 성(性) / 황혼 / 잡초 / 즐거운 인생

 

붙이는 글 / 마광수 담론의 언어 전략 / 김슬옹

지은이 소개

 

사랑의 슬픔

 

오 내사랑, 넌 내가 팔베개해 주는 걸 좋아했지

내 팔에 안겨 새근새근 잠들곤 했지

 

처음에 난 그저 행복하기만 했어

곱게 잠든 네 얼굴에 키스하며 온밤을 새웠어

 

오 내 사랑, 제발 기억해 다오

내가 아픔을 참고 매일 밤 팔베개를 해줬다는 걸

 

하지만 난 결국 팔에 신경통이 생겨

더 이상 팔베개를 해줄 수가 없었지 정말 아팠어

 

오 내 사랑, 그러자 넌 내 곁을 떠났다

내가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화를 내며

 

나는 팔이 아파 너를 붙잡을 수도 없었다

다만 애원하며 설득했을 뿐, 이것이 사랑의 실존이라고

 

오 내사랑, 그래도 넌 내 곁을 떠났다

팔베개 하나 못해 주는 남자를 이해할 수 없다며

 

그립다 내 사랑, 제발 기억해 다오

내가 매일 밤 팔베개로 널 재웠다는 걸

 

돌아와라 내 사랑,

이젠 팔이 다 나았으니

(1995)

 

 

감은 때가 되면 떨어진다

 

감나무 위에 올라가

감을 따다가

떨어져 죽기보다는

감나무 밑에 누워멍청히입을 벌리고 있는 게

낫다

 

눈가로 쏟아져 내리는 늦가을의 이 따스한 햇살이여

벌어진 입으로 들어오는 늦가을의 이 상큼한 대기여

 

감은 때가 되면 떨어진다

(1994)

 

별아 내 가슴에

 

별을 따다가

내 애인

귀걸이

만들어 줘야지

그리고

그 귀에

코 박고

키스해야지

그리고

결혼해야지

(1991)

 

 

오오

그대가

작은 섬이라면

나는

큰 파도가 되어

그 섬을

삼키리

(1993)

 

뜬 인생이 꿈과 같으니 즐거움이 얼마나 되랴

 

그녀는 날아갔네

 

내가 잠잘 때 코를 골자

그녀는 달아났네

 

내가 술 마시고 한 번 토하자

그녀는 달아났네

 

내가 정력이 없어지자

그녀는 달아났네

 

내가 돈이 떨어지자

그녀는 달아났네

 

내가 결혼해 달라고 조르자

그녀는 날아갔네

(1994)

 

                                                                                     아프리카의 밤

 

어느 외로운 날

 

아,

꽃들은

얼마나 좋을까

 

자기 몸 안에

암술과

수술을

함께

갖고

있으니

(1993)

 

로울 때 나는 혼자서

기타 치며 노래부르네

 

외로울 때 나는

혼자서 기타 치며

노래 부르네

내 갈비뼈는

기타줄 되고

내 배는

울림통 되고

내 입은

소리구멍 되어

내 지친 손길 따라

힘겹게

안쓰럽게

신음소리를 내뱉네

투다닥 둥강당

티리릭 징징징

하루종일

소리를 울려

하릴없이

님을 부르네

외로울 때 나는

혼자서

기타 치며

노래

부르네

(1996)

 

가을

 

가을이 우리를 휩싸 안았다

 

가을이 우리를 절망하게 하고

가을이 우리를 사랑에 미쳐 날뛰게 했다

 

누군가 염세자살하고 있는 가을

누군가 환각제를 먹고 있는 가을

누군가 자살미수로 살아나고 있는 가을

누군가 환각제 복용으로 잡혀 가고 있는 가을

 

그 가을에 우리는 만났고

그 가을에 우리는 밤새도록 울었다

 

더 큰 오르가슴에 대한 가슴 시린 안타까움으로

더 근사한 죽음에 대한 깊디깊은 갈증으로

(1997)

 

그리움

 

붉은 저녁 노을 보면

그대의 입술인 양하고

 

저 혼자 깊어 가는 강물 소리 들으면

그대의 목소린 양하고

 

검푸른 산등성이 보며

나 홀로 저녁 어스름을 헤매네.

 

오늘은 꿈에서나 만날까

더 못 견딜 이 그리움.

 

이윽고 완전한 어둠은 내리고

그대의 눈동자처럼, 머리결처럼 검은 어둠은 내리고

 

나는 캄캄한 적막 속을 거닐며

그대의 젖무덤을 더듬네.

(1995)

 

그대와 탱고를

 

탱고 탱고 탱고

 

아 마다미아

라쿰파르시이타

서울 야곡

 

탱고 탱고 탱고

 

당신 손등에 불의 키스

비 오는 날 오후 세 시의

카페 떼아뜨르

 

탱고 탱고 탱고

 

당신 눈가에 맺힌 이슬

나 혼자만 마시던 한 잔의 커피

비 오는 날 오후 네 시의 이별

 

탱고 탱고 탱고

 

베사메 무쵸

키스 오브 화이어

말라구에니아

 

탱고 탱고 탱고

 

그대 뒤에 서 있던 당신의 남편

마음속에서 찢어 버린 당신의 편지

추억 속에 떠오르는 그날의 그 춤

 

탱고 탱고 탱고

맘보 맘보 맘보

(1990)

 

 

                                                                                                    꽃 사세요

 

태양도 결국 수많은 별 중의 하나

태양도 결국 수많은 별 중의 하나
특별히 커다란 별이 아니다


너도 결국 수많은 여자 중 하나
특별히 아름다운 여자가 아니다

태양도 결국 수많은 별 중의 하나
특별히 뜨거운 별이 아니다

너도 결국 수많은 여자 중 하나
특별히 섹시한 여자가 아니다

태양도 결국 수많은 별 중의 하나
특별히 혼자서 불타는 건 아니다

나도 결국 수많은 남자 중 하나
특별히 나 혼자만 연애를 한 건 아니다

태양도 결국 수많은 별 중의 하나
특별히 혼자서 외로운 건 아니다

나도 결국 수많은 남자 중 하나
특별히 나만 실연을 한 건 아니다

(1994)

 

 

개는 게으르다

게으르기 때문에 욕심이 없

 

개는 배가 고플 때만 먹는다

때를 챙겨서 먹지 않는다

 

개는 졸릴 때만 잔다

때를 챙겨서 자지 않는다

 

개는 성욕이 일어나면 아무데서나 한다

장소도 남의 눈도 가리지 않는다

 

개는 사치스런 철학적 고뇌에 빠지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종교가 없다

 

개처럼 살고 싶다

(1995)

 

사랑하고 사랑하고 사랑했는데도

 

사랑하고 사랑하고 사랑했는데도

사랑은 내 가슴 뻥 뚫어 놓고 새처럼 날아갔네

 

사랑하고 사랑하고 사랑했는데도

사랑은 내 청춘 야금야금 불살라 먹고 연기처럼 사라졌네

 

그래도 얄밉게 남아 잇는 그리움 그 미련 그 희망

지금껏 가슴을 파고드는 첫 펠라티오의 추억

 

사랑하고 사랑하고 사랑했는데도

사랑은 내 정액 다 빨아먹고

하마처럼 흉하게 살이 쪘네

(1994)

 

                                                             막달라 마리아와 예수

 

 

짝사랑

 

그대의 하늘같이 푸른

눈동자 속에 빠져서

진정 푸근히 빠져서

내 바다 같은 정액을

철철철 흘릴 수만 있다면

그대는 미끈거리는

눈물을 흘리며

나를 끊임없이

그리워하려만

미칠듯이

그리워하련만.

(1997)

 

잡초

 

얼마 전에 나는 마당의 잡초를 뽑았습니다

잡초는 모두 다 뽑는다고 뽑았는데

몇 주일 후에 보니 또 그만큼 자랐어요

또 뽑을 생각을 하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체 어느 누가

잡초와 화초의 한계를 지어 놓았는가 하는 것이에요

또 어떤 잡초는 몹시 예쁘기도 한데

왜 잡초이기에 뽑혀 나가야 하는지요?

잡초는 아무 도움 없이 잘만 자라 주는데

사람들은 단지 잡초라는 이유로

계속 뽑아 버리고만 있습니다

(1983 ~ 1995)

 

즐거운 인생

 

내가 어떤 여자와 만나다가 싫증나

헤어지고 싶지만 미안해 미적거리고 있는데

그녀가 먼저 헤어지자고 선언해 오네

내가 삽입성교를 잘 못한다며

 

랄랄라, 룰룰루

인생은 즐거워!

 

내가 외모가 미치도록 야한 여자를 새로 만나

사랑에 빠져 들며 은근히 정력 걱정을 하고 있는데

그녀가 내게 울며 고백해 오네

자기는 '게이'라 오럴섹스밖에 못해 준다며

 

랄랄라, 룰룰루

인생은 즐거워!

(1997)

 

 

 

posted by 황영찬
2013. 6. 27. 13:57 내가 읽은 책들/2013년도

2013-070 속리산

 

글 / 박원식●사진 / 김상훈

1997, 대원사

 

 

시흥시대야도서관

EM023096

 

082

빛12ㄷ  173

 

빛깔있는 책들 173

 

박원식-------------------------------------------------------------------------

광주에서 태어나 중앙대 예술대학 문예창작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1990년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했으며 현재는 여러 잡지에 글을 기고하고 있다.

 

김상훈-------------------------------------------------------------------------

서울에서 태어나 중앙대 사진학과와 신문방송대학원(출판잡지 전공)을 졸업했다. 혜전전문대 강사를 역임했다. 현재 국내외 유명 산사진을 촬영하여 출판사 및 잡지사에 기고하며 프리랜서로 활동중이고 스튜디오 마운틴 비전의 대표이다. 저서로는 『산악사진의 이론과 실제』와 『한국의 산(상, 하)』 등이 있다.

 

|차례|

 

개관

    세속으로 나온 산

    사람을 살리는 산

속리산의 생김새

    자연이 빚은 놀라운 바위 예술

    봉황을 닮은 산

    세 개의 큰 강이 흘러 나오는 산

    달라지는 생태계

속리산의 이름난 장소들

    사화와 설화의 창고

    문장대, 그 속리 가인(佳人)의 얼굴

    경업대와 장군수

    은폭(隱瀑)의 비밀

    수정봉과 목잘린 거북바위

    속리산 국립공원

법주사

    길상사(吉祥寺)로 열린 절

    청동 미륵대불

    아름다운 석조물들

속리산과 사람들

    전쟁 많은 역사

    속리산 등산길

속리산의 뜻

 

오리숲  숲의 길이가 십리의 반이 된다 하여 오리숲으로 불리는 법주사 들머리의 숲길은 지난날 꽤나 분망한 저잣거리였으며 지금도 사람들로 버글거린다.

속리산 능선의 중간쯤에 위치한 입석대

관음봉  문장대나 천황봉이 바위 성채의 장관으로 속리의 자존심을 표상한다면 속사치 쪽은 깊은 숲과 정밀한 적막으로 속리산의 오만한 노출을 억누르는 배역을 수행한다.

세심정 부근의 맑은 계류

오송폭포

말티고개  고개를 넘는 순간 속리산의 잘난 멧부리들이 일제히 달려오는 말티고갯길은 조선의 세조가 말을 타고 넘었다고 해서 그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정이품송(천연기념물 제103호)  조선 세조가 탄 가마가 가지에 걸리자 제 가지를 들어 길을 터준 이 신통한 소나무에게 세조가 정이품의 벼슬을 내렸다고 한다.

문장대  문장대의 정수리는 30평쯤 되는 평지를 이루었다. 속리산이 수많은 아름다운 암봉들의 삼엄한 뾰족 봉우리로 사람의 범접을 허용하지 않은 데 반해 문장대는 수백 명을 무등 태울 넓죽한 바위 좌석을 마련하고 있다.

복천암  세조가 속리산에서 요양한 사실을 전하는 목적은 「복천사 사적」이다. 복천암에는 오늘날까지 세조의 속리산 입장을 증거하는 편액 따위가 걸려 있다.

상환암  이 암자 일대엔 조선시대 세왕의 흔적이 전한다. 상환(上歡)이란 이름은 선왕 이성계의 행적을 밟게 된 세종이 그 기꺼운 마음을 가리켜 붙인 것이라고 한다.

암벽에 새겨진 '학소대' 글씨

학소대 전경

 

추래암  애당초 수정봉 꼭대기에 살던 이 바위는 멋대로 싸돌아다니다가 산신의 노여움을 사 수정봉 아래로 걷어차였다고 한다. 그래서 '떨어져 나온 바위(墜來岩)'란 이름이 붙었다.

화양동 계곡  흔히 금강산 만폭동에 견주어지는 화양동 계곡은 기괴 무쌍한 암반들이 만들어 낸 풍치를 자랑한다.

화양동 계곡의 채운정

화양동 계곡의 파천

양동 9곡 파천의 벼랑새김

선유동구곡 입구에 새겨진 선유동문  퇴계 이황이 머물며 직접 이름을 지었다고 전한다.

법주사 일주문

법주사 전경  왼쪽이 대웅보전이고 오른쪽은 쌍사자석등(국보 제5호)이다.

청동 미륵대불과 팔상전(국보 제55호)

대웅보전(보물 제915호)  화엄사 각황전, 무량사 극락전과 더불어 우리나라 3대 다층식 전각의 하나로 꼽힌다.

석연지(국보 제64호)  8각의 댓돌 위에 커다란 반구형의 돌을 깎아 연못을 만들어 올려 놓은 이 석연지는 석조물 전체에 꽃, 구름, 난초, 덩굴 등의 무늬가 어우러져 매우 아름답게 장식되어 있다.

삼년산성에서 바라본 보은읍의 모습

삼년산성  신라 자비왕 13년에 축조된 것으로 3년 동안 쌓았다는 이 성은 최대 높이 13미터에 폭은 5미터에서 8미터에 이르고 길이는 13킬로미터가 넘는 정교하고 장중한 성채이다.

화평동에서 바라본 속리 연봉   좌로부터 묘봉, 상학동, 매봉, 모자바위

천왕봉에서 바라본 속리 연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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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7 흙비  (0) 2013.06.25
posted by 황영찬
2013. 6. 25. 15:25 내가 읽은 책들/2013년도

2013-069 현대 무용 감상법

 

글 / 남정호

1999, 대원사

 

 

시흥시대야도서관

EM023095

 

082

빛12ㄷ 172

 

빛깔있는 책들 172

 

남정호-------------------------------------------------------------------------

이화여자대학교 무용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프랑스 rENNES Ⅱ대학 박사 과정(D. E. A)을 이수했고 소르본느대학 무용 디플롬을 수료했다. 프랑스 IPAC(Institut Pedagogie d'art Choreography)의 강사를 역임했으며, 장 고당 무용단에서 활동했다. 부산 경성대학교 무용학과 교수를 거쳐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교수로 있고 무용평론가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차례|

 

현대 무용이란 무엇인가

현대 무용의 역사

    미국의 현대 무용

    유럽의 현대 무용

    현대 무용의 전개

현대 무용의 동작

현대 무용 감상

한국 현대 무용의 역사와 전망

부록 · 현대 무용가

참고 문헌

 

앨빈 에일리 「게시  현대 무용가는 자기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들이 아무리 진지하고 어둡고 음울한 것일지라도 유머를 배제하지 않는다. 이 유머는 깊고 꿰둟는 듯한 포괄적인 지성의 반영이다. 그렇기에 창조적 현대 무용은 지성적인 수밖에 없다.

이사도라 덩컨과 그의 제자들

저드슨 그룹의 메러디스 몽크 「어린 소녀의 교육  기억의 저편에서 이미지를 얻어 마치 환상이나 꿈에서처럼 그것을 조작하고 재배열해 놓은 듯한 작품이다.

피나 바우쉬 「카페 뮐러」  바우쉬의 안무 의도를 가장 잘 받아들이는 사람은 새로운 것에 개방적인 동시에 평범한 감성과 영혼을 가진 이들이다.

최승희 「광상」  서구적인 외모와 현대적인 감각을 최대한 드러낸 「광상」 이후 최승희는 한국적인 소재를 발굴하여 자신의 춤을 발전시킨다.

남정호 「빨래」  놀이와 노동이 교차하는 한국인의 심성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드러내었다.

홍신자 「제례」  현대 무용이라면 '그라함테크닉'이라는 등식을 가지고 있던 1970년대 한국 무용계에 신선한 충격을 준 작품이다.

로이 풀러

이사도라 덩컨  성의 해방과 자기 실현에 대한 여성들의 열망을 몸소 실현한 무용가로서 자연으로의 회귀를 기치로 자연을 자신의 춤의 스승으로 삼아 고대 그리스 미술을 공부한 덩컨의 춤은 모든 면에서 혁명적이었다.

루돌프 폰 라반  무용학자인 라반은 무용을 학문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였다.

마리 뷔그만 「마녀의 춤」  인간의 본성 가운데 악을 표출한 무용가는 뷔그만 이전엔 없었으며 그녀 이후에도 아주 드문 편이었다.

테드 숀  수많은 강연과 시범 공연 그리고 저술 등을 통해 미국 대학에 무용을 보급했으며, 무엇보다도 남성 체육인들의 훈련법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마사 그레이엄 「애가」  이 작품은 수축성이 강한 천 안에서 관절의 움직임을 효과적으로 사용하여 비애의 느낌을 강하게 표현하였고, 무엇보다도 그레이엄의 탁월한 무대 의상 감각이 돋보인다.

한나 홈  독일 표현주의 무용과 미국 현대 무용을 비교 해부한 무용가이다.

도리스 험프리  현대 무용 안무에 관한 책을 최초로 저술한 지적인 무용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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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황영찬
2013. 6. 25. 11:43 내가 읽은 책들/2013년도

2013-068 몰입 두 번째 이야기

 

황농문 지음

2011, 랜덤하우스

 

 

시흥시대야도서관

SB047277

 

181.4

황195ㅁ v.2

 

인생의 완성도를 높이는 자기 혁명

 

THINK HARDER!

 

전국민의 삶에 지각변동을 일으킨

'황농문 몰입신드롬' 제2탄!

 

대한민국 100만 독자가 열광한 베스트셀러 『몰입』을 탄생시킨

몰입전문가 서울대 황농문 교수의 업그레이드 버전 '몰입로드맵'!

 

치열한 삶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 책을 바친다!

몰입을 통해 한 번밖에 없는 삶의 기회에서 자신의 날개를 푸른 하늘에 마음껏 펼치며 살았으면 한다. 하루하루 기적과 같은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와 감격하고, 또 그것이 몇 달간 혹은 몇 년간 누적되어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되고, 그렇게 자신이 이룬 일들에 진정으로 가슴 벅찬 감동을 느끼는 삶을 산다면 먼 훗날 삶을 뒤돌아볼 때 한 치의 후회도 남지 않을 것이다. _ '프롤로그' 중에서

 

"몰입하고 또 몰입하는 한 나에게 한계란 없다"

자신의 한계 돌파를 즐기며 최고의 인생을 펼치게 하는 몰입로드맵,

학생 · 직장인 · 주부 · CEO 등 전국민을 매료시킨 성공과 행복의 열쇠!

 

황농문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금속공학과를 졸업하고, KAIST에서 석사 /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선임 및 책임연구원, 미국 국립표준기술원National Institute of Standards and Technology과 일본 금속재료연구소National Research Institute of Metals의 객원연구원으로 근무했고 현재 서울대학교 재료공학부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는 절정의 몰입 상태에서 수행한 연구 경험을 바탕으로, 몰입적 사고를 통해 두뇌를 최대로 활용할 수 있으며 그것이야말로 최고의 인생을 살 수 있는 방법임을 확인하였다. 실제로 그는 몰입적 사고를 통하여 50년 이상 아무도 풀지 못한 난제들을 해결하였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능력을 100% 활용하고 있다는 만족감과 지극한 행복감을 느꼈다.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 미래에 대한 불안과 우울을 고질병처럼 안고 사는 현대인들에게 '인생을 바꾸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르쳐주기 위해 첫 번째 저작 『몰입』과 심층적인 원리, 풍부한 사례를 담은 후속작 『몰입, 두 번째 이야기』를 펴냈다.

창조적 기업경영과 영재교육을 위한 몰입적 사고를 전도하고 있고, 이를 각종 연구개발에 활발하게 적용하고 있을 뿐 아니라 산업체의 고질적인 난제들을 몰입적 사고를 통해 극적으로 해결하는 처방사로 각광받고 있다.

 

이 책에 쏟아진 찬사

 

사업 아이디어를 구상할 때 생각에 몰두하다 보면 어느 순간 답이 보이기 시작하는 것을 종종 경험합니다. 이러한 경험 때문에 나는 늘 사원들에게도 핵심 업무에 집중하고 몰입하기를 권장합니다. 그래야만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탁월한 성과를 내는 성공체험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내가 평소에 믿고 실천하고 있는 몰입에 대하여 체계적으로 기술하고 있어 공감하는 바가 매우 큽니다. 이전 책에 비해 풍부해진 사례와 한층 깊어진 몰입 원리에 대한 연구는 집중과 몰입을 통해 탁월한 성과를 창출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김반석 _ (주)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

 

황농문 교수는 역시 몰입 전문가다. 끊임없이 몰입에 몰입해서 몰입에 관한 그만의 독특한 철학과 이론과 실천의 패러다임을 이 책에 구축해놓고 있다. 몰입에 관한 그간의 다양한 주장과 이론에 때로는 흠뻑 젖기도 하고, 때론 날카로운 비판의 화살을 날리기도 하면서, 황농문 교수는 자신의 고유한 필요성에 의해서 몰입의 실천적 프로그램을 형성하고 그의 학생들과 더불어 몰입효과를 실험한다. 몰입에 대한 책이 우리나라에도 많이 출판되어 어느 책을 읽어야 할지 선택이 어려울 정도지만, 황농문 교수의 이 책은 분명한 차별성이 있다. 다른 책들이 몰입의 중요성에 대해 주로 언급하거나 몰입을 하는 사람의 특징을 밝혀내는 데 그치고 있거나, 몰입을 위한 실천 프로그램의 제시로 만족하고 있는 데 비해 황농문 교수의 이 책은 몰입에 대한 철학과 이론과 실천의 삼박자 구조를 갖고 펼치면서 이 세 요소를 일관된 패러다임의 틀 위에 정지시키고, 하나하나 균형 있게 설명하는 것이 특징이다. 몰입에 관한 종합적이고 균형 잡힌 '거대 이론Grand theory'의 가능성이 엿보이기도 하는 것은 바로 이번 책 속에 함축된 몰입 패러다임의 포괄성과 섬세함 때문이다. 이 책은 황농문 교수가 그간의 학술적, 실천적 성과를 잘 묶어서 몰입에 대해 더 많이 알고자 하는 많은 이들에게 몰입의 종결자로 던져준 귀한 선물 같다.

문용린 _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 긍정심리학회장, 한국교육학회장, 전 교육부장관

 

이 책에서 황농문 교수는 자기 능력의 한계를 발휘하고 그 한계를 넓혀가는 인생을 설계해야만 비로소 자아실현을 하고 후회 없는 삶,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몰입이야말로 이를 실현시킬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설파한다.자신의 꿈을 갖고 이를 이루어내는 것, 실패와 좌절을 딛고 일어서는 것, 자기 직분과 사명을 다하는 것 모두 몰입이라는 특별한 장치를 통해 실현해낼 수 있을 것이다. 『몰입』을 읽고 자신의 숨은 잠재력을 일깨우며 인생을 바꾸는 자기 혁명 방법을 깨우쳤다면 이제 『몰입, 두 번째 이야기』를 읽고 자신의 한계를 발휘하며 인생의 완성도를 높여나갈 차례다.

박명재 _ CHA 의과학대학교 총장, 전 행정자치부 장관

 

황농문 교수는 몰입을 햇빛으로 종이를 태우는 원리에 비유해 설명한다. 즉, 돋보기로 햇빛을 한 곳으로 모으면 종이도 태울 수 있듯이 생각하는 대상의 범위를 좁혀 몰입 강도를 높이면 어려운 문제도 쉽게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몰입은 또 다른 말로 '선택과 집중'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그런데 자기가 좋아하는 일만을 선택해서 할 수 있다면 쉽게 집중하고 행복을 느낄 수 있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그래서 이 책은 해야만 하는 일에 몰입하면서도 행복을 찾을 수 있는 길을 제시하고 있다. 학생뿐만 아니라 직장인 · 주부 · CEO, 그 누구를 막론하고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다.

서상기 _ 국회의

 

나는 황농문 교수가 말하는 몰입적 사고의 효율성에 그 누구보다 동감한다. 왜냐하면 황농문 교수가 우리 회사의 연구진들과 현장을 실사하고 원인을 규명해 지난 20년 동안 해결 못한 고질적인 난제를 단기간에 해결하는 과정을 지켜보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산업현장에서도 몰입적 사고를 하면 어떠한 문제든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 최근 또 다른 난제를 의뢰하여 빠른 해결을 기대하고 있다. 과학적인 사실을 근거로 몰입의 원리를 더욱 깊이 설명하고 있는 이 책은 개인이나 기업이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데 굉장히 유용하다. 특히 권말부록의 몰입을 활용한 문제해결 방법론이 산업현장의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커다란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

이수일 _ (주)동부제철 대표이사 부회장

 

몰입은 최적의 상태인 동시에 그 상태로 가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다. 따라서 몰입은 진정한 삶의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본래 몰입은 명문 시카고 대학교에서 사회학, 심리학, 인류학, 생물학, 통계학이 함께 융합된 인간발달학과의 칙센트미하이 교수 연구실에서 잉태되었다. 황농문 교수는 이러한 세계 최고의 다학문적 전통을 확장시키며 이어가고 있다. 이 책에서는 몰입을 뇌과학적 시각에서 체계적으로 해석하고 마지막 경계선이라고 할 수 있는 영적 영역에까지 확대해서 해석했다. 또한 방대한 분야에서 사례를 발굴하였기에 이 책에 제시된 실천 사항들은 굉장히 구체적이고 현실적이다. 

조벽 _ 전 미시간공과대학교 교수, 현 동국대학교 석좌교수

 

누군가의 글에서 진정성이 느껴지면 그 사람의 생각은 신뢰할 만하다. 이 책이 그렇다. 목숨을 걸고 썼다는 표현이 적절해 보인다. 읽는 내내 황농문 교수의 강한 몰입, 깊은 사고, 집요한 글쓰기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다. '보통 사람은 아니구나!' 내가 내린 결론이다. 이 책은 몰입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돕는 것에 그치지 않고 연구자, 교사, 교수, 학생, 기업인, 그리고 깊이 있는 인생을 꿈꾸는 모든 이에게 몰입에 이르는 구체적인 가르침을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부부 관계나 연인 관계, 직장에서의 몰입에 대한 조언까지 담고 있어 몰입에 대한 모든 궁금증을 해결해 줄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경험한 짧지만 강렬했던 몰입의 즐거움은 결코 나만의 것은 아니라고 확신한다.

최인철 _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서울대학교 심리과학연구소장

 

언론사 밥그릇 이십여 년. 직업적으로 자주 접하는 성공한 사람들이 가진 공통점 딱 한 가지만 꼽으라면? 단언컨대 집중력, 몰입이다. 보통 소년 황농문 그가 대한민국 최고 명문대의 학자로 우뚝 설 수 있었던 비밀(?)을 오랜 시간 그를 지켜봐 온 나는 안다. 몰입이다. 그가 두드러진 연구 성과를 올릴 때마다 나는 결코 놀라지 않았다. 그가 마침내 몰입이란 비밀의 방을 속속들이 공개했다. 황농문 교수는 책 속에서 자신의 실천적 경험들을 신경과학(neuro - science), 엔트로피 등 다양한 과학적 지식과 이론을 통해 재해석하며 몰입에 관한 보다 종합적이고 논리적인 이론 체계를 구축해 간다. 자기 안의 천재를 끄집어내는 방법, 이 독특한 자기계발서가 바로 그 단서를 준다. 책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달라질 당신 삶의 색채를 기대해보라.

홍현종 _ 서울경제신문 부국장, 서울경제TV 해설위원

 

몰입은 우리가 쓰레기통에 던져 놓았던

먼지 낀 시간들을 순도 100%의 황금빛 삶으로

바꾸어 놓을 것입니다.

 

차례

 

PROLOGUE

최고의 삶을 선사하는 두뇌활용법

 

1장 | 어떻게 살 것인가?

인생의 깊이를 더하는 몇 가지 질문

해야 할 일을 즐기는 행복한 삶

능력의 한계를 발휘하고 그 한계를 넓혀가는 삶

가장 축복받는 삶

 

2장 | 몰입을 알면 인생이 잘 풀린다

한계 돌파를 이끄는 몰입의 힘

연속된 시간을 확보하라

몰입도를 손쉽게 올리는 방법

 

3장 | 목표 달성을 이끄는 몰입 효과

외적 위기상황과 내적 위기감

목표를 정하면 자동으로 몸이 향한다

목표 설정이 가져오는 놀라운 효과

궁극의 최선이란?

잘못된 몰입

 

4장 | 천천히 생각하기 : 슬로우 싱킹

힘 빼고 천천히 생각하기

천천히 생각하기 노하우

천천히 생각하기의 긍정적 효과

자는 동안에도 생각은 계속된다

 

5장 | 몰입과 영성의 친밀한 관계

몰입은 종교를 닮았다

뇌과학으로 본 영성

 

6장 | 아이디어를 위한 몰입

위대한 기업가들의 공통점

몰입과 아이디어의 관계

몰입도 100퍼센트에서 느끼는 몰입의 참맛

왜 몰입 상태에서 지적 능력이 고양될까?

 

7장 | '몰입'에 대해 자주 하는 질문들

바쁜 직장인들, 어떻게 몰입할까?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을 땐?

수험공부 할 때에는 어떻게 몰입할까?

몰입을 하면 인간관계에 문제는 없을까?

 

8장 | 몰입과 생각하기 지도 사례

학위 과정에서의 몰입과 생각하기

회의식 미팅과 토론식 미팅

 

9장 | 몰입과 엔트로피, 그리고 뇌과학

엔트로피 법칙으로 본 삶

엔트로피 법칙과 시냅스

나를 움직이게 하는 힘

의식과 몰입

신념의 뇌과학

 

10장 | 몰입으로 인생에 '행복엔진'을 달아라

절망도 희망으로 바꾸는 의식의 힘

행복한 삶을 부르는 의도적인 몰입

부정적 생각에서 벗어나 가치 있는 생각을 하라

규칙적인 운동은 쾌감을 준다

몰입과 행복의 밀접한 관계

 

EPILOGUE

능력의 한계를 발휘하고 한계를 넓혀가는 삶

 

부록 | 몰입을 활용한 문제해결 방법론

 

"우리가 보낸 하루하루를 모두 더하였을 때

그것이 형체 없는 안개로 사라지느냐,

아니면 예술 작품에 버금가는 모습으로 형상화되느냐는

바로 우리가 어떤 일을 선택하고

그 일을 어떤 방식으로 하는가에 달려 있다."

-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전략은

칠십 평생이 우리가 우주를 경험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기회라고 생각하고,

그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다."

- 파스칼

 

별들이 빛나는 드넓은 하늘 아래,

묘를 파서 나를 눕혀주오.

즐겁게 살았고 또 기꺼이 죽노니,

나 주저 않고 누우리.

 

그대가 나를 위해 새겨줄 묘비명은

여기 그가 누워 잇노라. 그토록 갈망하던 곳에

선원이 집으로 돌아왔네, 거친 항해에서

사냥꾼이 집으로 돌아왔네, 거친 들판에서

-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진혼곡

 

"모두 잠든 고요한 새벽,

이 광활한 우주에

이 문제와

이것을 생각하는 나,

오직 두 가지만 존재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산책이나 독서, 회사 일이나

전화통화 등 항상 무언가를 하고 있다.

나와 다른 사람들의 유일한 차이는

그들은 많은 일을 하고, 나는 한 가지만 한다는 것이다."

- 토머스 에디슨

 

"바라고 원하는 바를 성취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그냥 계속 생각하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

'엄청나게 많이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막연하게 '그렇게 되면 좋겠다'라는 식의 어설픈 정도의 수준이 아니라 강렬하게,

그리고 자나 깨나 끊임없이 바라고 원해야 한다.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온몸을 그 생각으로 가득 채우고

피 대신 '생각'이 흐르게 해야 한다.

그 정도로 한결같이 강렬하게 하나만을 생각하는 것,

그것이 일을 성취하는 원동력이다."

- 이나모리 가즈오

 

"몸에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이 있는데 교감신경이 작용할 때는 좌뇌 중심의

긴장상태가 되고 부교감신경 위주로 작용할 때는 몸의 긴장이 풀린다.

일상생활에서 부교감신경이 우위인 순간은 잘 때뿐이며 깨어 있는 동안에

부교감신경이 우위이게 하는 수단은 명상이다. 천재는 뇌파를 알파 상태로

만들어 뇌내 모르핀을 그만큼 쉽게 끌어내는 요령을 체득한 사람이다."

- 하루야마 시게오, 『뇌내혁명

 

"창의적인 사람은 수도자다."

- 르 꼬르비제

 

"두뇌를 자나 깨나 계속 쓰다 보면 결국엔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라

성공할 수 있다고 봅니다. 옛날에 저는 비즈니스맨은

타고나는 것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매일 넘치는 아이디어 때문에 잠을 못 이룰 정도였습니다.

지금은 누구나 그렇게 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 손정의

 

"홀로 고요한 곳에서 깊이 생각하라."

- 불교 아함경

 

"생각하고 생각하고 또다시 생각하라.

생각해서 통하지 않는 것은 장차 귀신이 통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것은 귀신의 힘이 아니라 정성이 지극했기 때문이다."

- 관중

 

"인간은 사회에서 여러 가지를 배울 수 있지만

영감을 얻는 것은 오직 고독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 요한 볼프강 괴테

 

"일 년에 두세 번 생각하는 사람도 거의 없다.

나는 일주일에 한 번 생각을 해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 조지 버나드 쇼

 

"사람들은 생각하기를 죽기보다도 싫어한다."

- 버트란트 러셀

 

"인생은 우리가 하루 종일 생각하는 것으로 이루어져 있다."

- 랄프 왈도 에머슨

 

"내일이면 귀가 안 들릴 사람처럼 새들의 지저귐을 들어보라.

내일이면 냄새를 맡을 수 없는 사람처럼 꽃향기를 맡아보라.

내일이면 더 이상 볼 수 없는 사람처럼 세상을 보라.

내일이면 더 이상 할 수 없는 일임을 알게 되면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놀라운 기적 같은 일인지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 헬렌 켈러

 

"신이 인간에게 준 성공에 필요한 두 가지 도구는 교육과 운동이다.

둘은 함께 추구해야만 완벽함에 이를 수 있다."

- 플라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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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황영찬
2013. 6. 25. 10:28 내가 읽은 책들/2013년도

2013-067 흙비

 

류경일 시집

2000, 포엠토피아

 

 

시흥시대야도서관

EM029726

 

811.6

류146흙

 

포엠서정시선

 

봄비 왔다가고 봄눈 오간 뒤

다들 봄볕 기다리는데

작년에 가꾸어 놓은 돌담 밑

살피꽃밭에는 아직 봄나물 돋지 않고

올 봄 새로 짓는 미루나무 까치둥지에

미장하듯 흙비만 내린다

 

이역 만리 고비사막, 알랴산사막,

타클라마칸사막과 황하유역에서

한낮에도 죽은 것들의 영혼이 실려와

이 땅에 수많은 발자국을 찍을 때마다

나는 곁에 와 부활의 주문을 외는

낯선 소리

가만 가만 바람소리에 귀 기울여

수천 년 전 사막이 잉태한

자잘한 영혼들의 울부짖는 소리를 듣는다

 

설죽은 바람이 긴 여정을

모래밥으로 살아와

이 하늘 눈멀게 한지 닷새

 

이 땅에서 일어나 이 땅으로 스러지는 바람에

굽은 등짝 맡긴 나뭇잎 하나

청승맞은 흙비 쓸어

미루나무 옆 상여집터에 묻어둔 날

밤 내내 낙타울음이 내 귀를 밟았다

- 「흙비」전문

 

시인 류경일

1964년 경남 산청에서 태어남

1992년 경남대 국어국문학과 졸업

1991년 계간 「우리문학」으로 작품활동

 

시집 「빗방울 듣고 나는 말한다」(시와시학사 1999)

 

현, 창원시청 시보편집실 근무

 

연락처 : 창원시 북면 신촌리 춘광아파트 501동 1018호

전화 | 집 298-8221, 직장 280-2046,

손전화 | 017-739-8221

 

『시인의 말

 

한 술 밥보다 한 줄 시가 더 배불러 시를 쓴다. 한술 두술 떠먹은 시가 어느새 한 배 가득. 색깔은 곱지 않지만 이렇게 또 세상에 시 한 무더기 갈겨 놓는다. 더럽다는 사람은 피해 가겠지만, 가끔은 가까이 다가와 쳐다보기도 하고 만져보는 사람 한둘 있었으면 좋겠다.

 

|차례|

 

■ 시인의 말

 

제1장 호박꽃 속 벌소리

호박꽃 속 벌소리 / 오리무중 / 고로쇠나무 / 주목 / 그늘꽃 / 왕대나무 / 지구, 수심에 잠기다 / 조롱박씨 / 너도바람꽃 / 굴현고개 / 때론 나무도 자살한다 / 선돌 / 차꽃 피는 날 / 오매불망

 

제2장 슬프다, 돌꽃

슬프다, 돌꽃 / 지노귀굿 / 흙비 / 보리밟기 / 수도사 / 외가 가는 길 / 비 오는 날의 사진 한 장 / 밤낚시 / 정월초하루 / 죽순

 

제3장 나무에도 길이 있다

지붕을 얹다  / 고주배기 / 돌을 씹다 / 나무에도 길이 있다 / 자살 / 제석봉 고사목 / 남자강 연가 / 남새밭 / 칼바위 / 소지골 / 그끄제 내린 비로 / 머구 / 흰 고무신

 

제4장 도시의 억새

메뚜기 / 몸살 / 이 늦은 가을에 / 본동아지매 / 도시의 억새 / 창원경륜장 / 하회마을에서 / 상지골 할미솔 / 며느리밑씻개 / 대둔산행 / 겨울 통도사 / 대원사 다층석탑 

 

제5장 눈꽃 상여

골다공증 / 눈 내리는 강 / 고추 말리기 / 서리맞은 떨감 / 화왕산 억새 태우기 / 戀書 / 낙동강 1 / 낙동강 2 / 눈꽃 상여 / 가죽나무 / 송화마을에 내리는 눈

 

호박꽃 속 벌소리

 

젖은 듯 촉촉한 호박꽃 속

그 환한 사랑방에 손을 드리우면

오래 전 길 떠난 어린 마음도

세상 벌 소리 다 담은 살가운 꽃의 마음도

처마 같은 손톱 밑을 후비어 든다

하학길 호박벌 잡아채던 아이들 소리

그때 들리던 새소리 물소리도 삭고 삭아서

웅웅웅 잠꼬대로 피어나는 꽃 속

그 보드란 꽃잎에 찍힌

아이들의 엄지 약지 지문을 안은 채

씨받이 오골호박이 자리를 터는 까치언덕

오늘 아침 기어이 무서리 내려

입시울 붙어버린 호박꽃 두엇

 

슬프다, 돌꽃

 

흙 위에 손 얹으면 흙이 내 손 만지고

물 위에 손 얹으면 물이 내 손 어루던

그 쓸만한 땅, 쓸만한 개울은 다

콘크리트로 뒤덮인 이 도시

나는 꽃씨를 뿌린다

죽은 듯이 살아가는, 사는 듯이 죽어가는

이 땅의 힘 없는 흙들을 위해

홀쭉한 꽃씨 봉투를 이 악물어 뜯어

슬픔의 씨를 흩어 뿌린다

혹 북녘 땅 깊은 산중

바위틈에서 자라는 돌꽃이라도 피어날까

남도 북도 모르고 흐르다

제풀에 지쳐 썩어 가는 복개천 위에다

행여 그리운 님 오실까 침 묻혀 뿌리며 왼다

돋아나라 돋아나라 슬픈 돌꽃

 

나무에도 길이 있다

 

지리산 등줄 쉬어 내리다 머무는 봉나무골

산비탈 바위틈에서 빨치산처럼 숨죽인

씨알 작은 고종시를 딴다

외할아버지도 큰외삼촌도

앉았다 가신 하늘 가까운 자리에

덜 여문 엉덩이 걸쳐놓고

갈치 몰대로 감나무 가지를 꺾어댄다

진종일 이 나무 저 나무

이 하늘 저 하늘 옮겨 앉다 보면

나무 위에도 길이 생기고

낮달 같은 감 물대로 어루다 보면

벼랑 같은 나무 위가 오래된 널마루 같다

외할아버지 큰외삼촌도 어려워했던

먹바위나무 위 삼거리에 앉았다 내리면

어둠 덮치는 봉나무골

감꼭지 앉은 어설픈 일꾼의 머리 위로

빨간 까치밥들 어둑한 나뭇길 밝힌다

 

도시의 억새

 

억새가 이 도시 한가운데서

씨앗 다 날려보내고

마음 텅 빈 공터 만들어

저리 제 몸 흔들고 있다

바람의 행위예술인가

하늘이 전시한 설치조각인가

미치지 않고서야 누가

새 여름 올 때까지

한 자리에 서서

닳고닳은 마당을 쓸겠는가

삼백예순여날을 억새 아니고서야

게거품 물던 지난 시절 하얗게 잊고서

 

눈꽃 상여

 

따뜻한 남촌에 밤새 귀한 손이 와

들판과 산, 얼어붙은 연못이 모처럼 한 빛이다

 

하얀 밤을 뜬눈으로 지샌 외딴 가로등이

살쾡이 눈을 희번덕거리는 아침

까치 날아오르는 연못가 긴 모롱이 돌아

상여 하나 흔들흔들 흔들리며 섰다

 

이 세상 하얀 길 떠나는 이는 누굴까

길이 너무 많아 길 잃어버린 날

허물어지는 이승과 저승의 경계에서

님 소매 붙들고 떠나 보내지 못해

상여는 연못 수문 옆에서 한참을 서성인다

 

눈빛에 묻혀 상주도 상여도 가물거리는

눈 온 날 아침 초라한 만장만 앞서

멀고 먼 황천길 꽃상여 끌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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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황영찬
2013. 6. 25. 10:17 내가 읽은 책들/2013년도

2013-066-1 그림을 본다는 것

 

케네스 클라크 지음  엄미정 옮김

2013, XO BOOKS

 

GOYA

고야

1808년 5월 3일

 

<1808년 5월 3일 : 비오 왕자의 저택 앞에서 벌어진 총살>,

프란시스코 데 고야(1746 ~ 1828), 캔버스에 유채, 266×345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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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4년에 그린 이 그림은 솔 광장에서 벌어진 폭동을 그린 <1808년 5월 2일>과 짝을 이룬다. 고야는 이 두 점을 그리고 1,500레알을 받았다. 이 두 그림은 1834년부터 프라도미술관에서 소장했지만, 1872년에야 비로소 작품 목록에 등장했다.

고야, <꼭두각시>, 1791 ~ 1792년, 프라도미술관, 마드리드

고야, <잠 못 이루는 밤>, 「로스 카프리초스」36화, 1797 ~ 1799년, 아트인스티튜트, 시카고

고야, <1808년 5월 2일>, 1814년, 프라도미술관, 마드리드

고야, 강철 대오를 이루어 총을 겨눈 병사, <1808년 5월 3일>의 일부

마네, <막시밀리안 황제의 처형>, 1867년, 시립미술관, 만하임

고야, 총살의 희생자들, <1808년 5월 3일>의 일부

 

SEURAT

쇠라

물놀이, 아스니에르

 

<물놀이, 아스니에르>,

조르주 쇠라(1859 ~ 1891), 캔버스에 유채, 182×366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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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라는 이 그림을 1883년 여름에 착수했으나 천천히 그렸다. 그가 세상을 떠난 후 이 그림을 위한 습작 열세 점과 소묘 열 점이 발견되었다. 1884년 봄에 쇠라는 이 그림을 살롱에 제출했지만, 낙선하고 말았다. 그해 5월부터 7월까지 이 그림은 튈르리 공원의 근대식 건물에서 열린 '독립예술가그룹' 전시회에 등장했다. 1886년에는 인상주의를 옹호했던 화상 풀 뒤랑 뤼엘(1831 ~ 1922)이 이 그림을 뉴욕에 보내 미국 국립디자인학교에서 열린 '파리의 인상주의자들이 그린 유화와 파스텔화'라는 전시에 출몰했다. 이 그림은 쇠라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팔리지 않았으며 훗날 저명한 미술 평론가 펠릭스 페네옹(1861 ~ 1944)이 쇠라의 유족으로부터 이 그림을 구입했다. 1924년에 코톨드 기금위원회에서 테이트미술관에 두려고 이 그림을 구입했다.

이 그림이 담은 곳은 파리 교외의 공장 지대에서 가까운 센 강변으로 아스니에르라고 불렀다. 원경에 쿠르브부아 다리가 보이는데, 모네와 르누아르도 이 다리를 자주 그렸다. 화면 오른쪽이 그랑드자트 섬인데, 쇠라는 이 섬을 두 번째 대작의 무대로 삼기도 했다. 쇠라가 미국에서 돌아온 뒤 이 그림에 몇 번 덧칠을 했다는 사실은 1894년 12월 29일자 시냐크의 일기에 기록되어 있다.

쇠라, <물놀이, 아스니에르>의 밀짚모자를 쓰고 있는 소년 소묘, 예일대학교미술관, 뉴헤이번

쇠라, <물놀이, 아스니에르>를 위한 습작, 1883년, 크리스타벨 애버컨웨이 부부 소장

들라크루아, <성전에서 추방되는 헬리오도로스>, 1854 ~ 1861년, 생 쉴피스 성당, 파리

오귀스트 르누아르, <조각배>, 1875 ~ 1880년, 내셔널갤러리, 런던

쇠라, <서커스>, 1890 ~ 1891년, 오르세미술관, 파리

쇠라, <행진>, 1887 ~ 1888년, 메트로폴리탄미술관, 뉴욕

쇠라, 야호를 외치는 소년, <물놀이 아스니에르>의 일부

 

TURNER

터너

눈보라

 

<눈보라>, 항구 입구 얕은 물에서 신호를 보내며 항해하는 증기선,

조지프 맬러드 윌리엄 터너(1775 ~ 1851), 캔버스에 유채, 90×12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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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은 1842년 로열아카데미에 전시되었고, 1856년 터너의 유증으로 다른 작품들과 함께 내셔널갤러리로 이관되었다가 현재 테이트미술관 터너 전시관에 전시되어 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홍수를 그린 소묘, 왕실 도서관, 윈저 궁전

호쿠사이 가츠시카, <후지산이 보이는 가지카자와>, 1830년 무렵, 기메국립아시아미술관

터너, <난파선>, 1805년, 테이트미술관, 런던

터너, <페트워스 저택의 실내>, 1837년 무렵, 테이트미술관, 런던

터너, <최후의 정박지로 예인되는 전함 데메테르>, 1838년, 내셔널갤러리, 런던

터너, <국회의사당의 화재, 1834년 10월 16일>, 1835년, 필라델피아미술관, 필라델피아

터너, 풍랑에 휩쓰린 에어리얼 호, <눈보라>의 일부

 

LEONARDO DA VINCI

레오나르도 다 빈치

성 안나와 성모자

 

<성 안나와 성모자>,

레오나르도 다 빈치(1452 ~ 1519), 나무판에 유채, 170×129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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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은 1508년 무렵 그려진 듯한데, 레오나르도를 10년가량 사로잡고 있었던 주제의 완결판이다. 그럼에도 성모 마리아의 옷 주름 같은 부분은 미완성이다. 이 그림에 관련된 소묘와 소묘 모작이 꽤 여러 점 남아 있다. 그 중에서도 윈저 궁전에 있는 레오나르도의 소묘는 그가 이 주제를 어느 정도까지 진전시키려고 했는지 보여 준다. 이 그림은 틀림없이 이탈리아에 널리 알려져 있었는데, 그 사실은 북부 이탈리아 미술가들의 모사작이 적어도 열두 점이나 남아 있다는 데서도 알 수 있다. 모사작을 그린 화가들 중 몇몇은 레오나르도와 생몰연대가 비슷하기도 하다.

안토니오 드 베아티스는 추기경 다라공의 비서로, 1517년 10월 10일에 앙부아즈 근처 클루 성으로 다라공 추기경과 함께 레오나르도를 찾아갔던 인물이다. 드 베아티스가 남긴 기록에서 레오나르도의 <성 안나와 성모자>를 거론했는데, 그 작품이 현재 루브르미술관의 작품이라고 추정되기도 했다. 그는 성모 마리아와 아기 예수가 "성 안나의 무릎에 앉아 있다"고 적었다. 하지만 루브르에 소장된 이 그림에서는 아기 예수가 바닥에 있다. 이 주제를 그린 레오나르도의 다른 작품들에서 아기 예수가 성모 마리아와 함께 성 안나의 무릎에 앉아 있는 경우도 있으므로, 루브르에 있는 이 그림이 드 베이티스가 거론했던 그 그림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이 그림이 클루 성에 있었다면, 레오나르도가 세상을 떠난 후 그의 친구 프란체스코 멜치(1491년 무렵 ~ 1570)가 그것을 이탈리아로 가져갔던 게 틀림없다. 1629년에 리슐리외 추기경이 이 그림을 가지고 파리로 돌아왔고, 1639년에 자기의 저택과 함께 이 그림을 루이 13세에게 넘겼다. 1801년에 다른 프랑스 왕실 수집품과 함께 이 그림은 루브르미술관으로 이관되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암굴의 성모>, 1483 ~ 1486년, 루브르미술관, 파리

레오나르도 다 빈치, 천사, <암굴의 성모> 일부

마사초, <성 안나와 성 모자>, 1424 ~ 1425년, 우피치미술관, 피렌체

레오나르도 다 빈치, 성 안나, 세자 성 요한과 함께한 성모자 소묘, 1497년 무렵, 내셔널갤러리, 런던

레오나르도 다 빈치, 성 안나의 얼굴 소묘, 1510 ~ 1515년, 왕실 도서관, 윈저 궁전

레오나르도 다 빈치, 성 안나의 얼굴, <성 안나와 성모자>의 일부

 

COURBET

쿠르베

화가의 화실

 

<화가의 화실>,

귀스타브 쿠르베(1819 ~ 1877), 캔버스에 유채, 359×598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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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르베가 1855년에 그렸고, 서명한 이 그림은 1881년 12월 그림이 완성된 지 26년 뒤에 팔렸다. 유명한 수집가 페르 아로와 빅토르 드포스의 소유가 되었던 이 그림을 1920년 루브르미술관에서 사들였다. 1986년에 오르세미술관이 개관하며 1848년 이후의 작품을 수용하게 됨에 따라, 현재는 오르세미술관에서 소장 중이다.

쿠르베, 쿠르베에게 영향을 미쳤던 사람들, <화가의 화실> 일부

포드 매독스 브라운, <노동>, 1863년, 시립미술관, 버밍엄

쿠르베, <파이프를 문 남자>, 1849년 무렵, 파브르미술관, 몽펠리에

쿠르베, 사냥꾼과 사냥개, <화가의 화실> 일부

호세 데 리베라, <발이 오그라든 소년>, 1642년, 루브르미술관, 파리

쿠르베, 화가와 모델, <화가의 화실> 일부

 

BOTTICELLI

보티첼리

그리스도의 탄생

 

<그리스도의 탄생>, 알렉산드로 필리페피

일명 보티첼리(1445년 무렵 ~ 1510), 캔버스에 유채, 100×75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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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에 적힌 글에서 암시되었듯이, 보티첼리는 1500년 말에 이 그림을 그렸다. 이 그림과 사보나롤라의 죽음이 직접 관련되었다고 증명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이 그림의 취지는 사보나롤라의 유명한 설교, 즉 1493년 성탄절 설교의 그것과 흡사하다. 이 그림은 두 가지 도상 전통을 결합했다. 하나는 그리스도가 동굴에서 태어났다는 비잔틴 도상이다. 다른 하나는 15세기 초의 도상 전통인데, 이것은 무릎을 꿇고 있는 성모 마리아 앞에 아기가 기적처럼 나타났다는, 킬데어의 성 브리지다(451 ~ 525)의 환상에 영향을 받았다.

이 그림은 1800년 무렵 영국의 미술 수집가이며, 특히 14 ~ 15세기 이탈리아 미술품을 애호했던 윌리엄 영 오틀리(1771 ~ 1836)가 로마의 빌라 알도브란디니에서 구입했다. 이후 여러 번 소유자가 바뀌다가 1851년에 역시 미술 수집가인 풀러 메이틀런드가 이 그림을 사들였다. 1857년에 맨체스터에서 이 그림을 공개했던 것도 메이틀런드였다. 1878년에는 영국 내셔널갤러리가 풀러 메이특런드에게서 이 그림을 사들여, 지금까지 그곳에 있다.

보티첼리, 선한 사람을 포옹하는 천사, <그리스도의 탄생> 일부

보티첼리, <베누스의 탄생>, 1486년, 우파치미술관, 피렌체

보티첼리, 천상의 춤, <그리스도의 탄생> 일부

보티첼리, <성 아우구스티누스>, 1480년, 치에다 디 오니산티, 피렌체

보티첼리, 성가족, <그리스도의 탄생> 일부

 

REMBRANDT

렘브란트

자화상

 

<자화상>, 하르멘스존 반 레인 렘브란트(1606 ~ 1669),

캔버스에 유채, 114.3×394cm, 1663년 무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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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은 1750년에는 파리 방스 백작의 소유로 기록되었으며, 1761년 2월 파리에서 거래되었다. 1781년에는 브뤼셀 헤네시 소장품이었다가, 1828년 부유한 은행가였던 M. 다노트의 소장품 경매 때 팔렸다. 뷰캐넌과 니벤호이스가 이 그림을 영국으로 가져와서, 1836년에 랜스다운 후작부인에게 팔았다. 1888년에는 초대初代 아이비 백작이 구입했다. 1927년 그의 유증으로 켄우드하우스에 있는 나머지 그림들과 함께 국가로 소유권이 이전되었다.

티치아노, <장갑을 낀 남자>, 1520년 무렵, 루브르미술관, 파리

라파엘로, <카스틸리오네의 초상>, 1514 ~ 1515년, 루브르미술관, 파리

렘브란트, 부랑자로 분한 자화상, 1630년, 국립미술관, 암스테르담

렘브란트, <깃털 장식이 달린 모자를 쓴 자화상>, 1635년, 개인 소장

렘브란트, <자화상>, 1650년, 내셔널갤러리, 워싱턴 D. C.

렘브란트, <자화상>, 1657년, 스코틀랜드 내셔널갤러리(엘스미어 컬렉션), 에든버러

렘브린트, <자화상>,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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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6. 21. 17:45 내가 읽은 책들/2013년도

2013-066 그림을 본다는 것

 

케네스 클라크 지음  엄미정 옮김

2013, XO BOOKS

 

대야도서관

SB080006

 

609

클292ㄱ

 

Looking At Pictures

 

20세기 최고의 안목 케네스 클라크가 뽑아낸

명작에서 우리가 알아야 할 모든 것

 

케네스 클라크는 알아야 할 모든 것을 명작에서 잘도 뽐아낸다. 그림에 담긴 주제와 드라마는 그의 해박한 지식과 통찰을 거쳐 명료해지는데, 때로는 화가의 직접화법인양 생생한 실감이 드는 것은 그의 서술이 탁워한 설득력을 지닌 덕분이다. 명작이 간직한 감동의 비밀을 밝혀내려는 저자의 집요함은 경이롭다. 작가의 감춰진 생애와 무의식까지 파헤칠 때 그 놀라움은 절정에 이른다. 케네스 클라크와 함께라면 작품의 진면목에 쉽게 다가갈 테다. 물론 독자는 '그림을 그린다는 것'과 '그림을 본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도 알게 될 것이다.

- 「그림 아는 만큼 보인다」 저자 손철주

 

나는 그림이 주는 기쁨을 더 많이 더 오랫동안 느낄 수 있으려면 그림에 관해 배워야 한다고 믿는다.미술은 막대사탕이나 풀향기가 나는 상큼한 퀴멜주 한 잔처럼 한 순간 기분을 좋게 만들어 주는 게 아니다. 위대한 미술 작품의 의미 또는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그 의미의 일부가 영혼에 활력을 주듯 우리의 삶과 관련이 잇어야만 한다.

그림을 본다는 것은 활발한 참여를 요하는데, 초기 단계에서는 어느 정도 훈련이 필요한 것이다. 나는 그림 보는 연습을 하는 데 규칙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믿을 만한 그림 애호가의 경험은 지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본문에서 내가 이야기하려는 것이 바로 그거다. 나는 열여섯 점의 위대한 그림들 앞에서 내가 느끼고 생각했던 과정을 가능한 한 정확하게 기록했다.(중략)

그림의 부분 부분을 꼼꼼하게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색채는 조화로운지, 소묘는 대상을 눈에 보이는 대로 그렸는지, 세부를 살펴보고 즐기라는 말이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화가가 의도했던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작품을 즐기는 동안 만약 이 화가가 아주 능숙하게 자신의 의도까지 전달한다면, 한두 번 잠깐 동안은 회화의 특성에서 주제로 주의를 돌릴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금방 다시 그림을 비평하면서 이 작품의 지배 동기 또는 근본 개념 같은 것들을 찾는다. 거기에서 그림의 전체적인 효과가 나오기 때문이다.

- 머리말 중에서

 

지은이

케네스 클라크 Kenneth Clark, 1903 ~ 1983

20세기 미술사 분야에서 최고 안목으로 꼽히는 영국의 미술사학자. 명작에 담긴 철학과 역사, 테크닉을 날카롭게 풀어내는 안목, 작가의 감춰진 생애와 명작의 비밀을 드라마틱하면서도 품위 있는 유머로 엮어 내는 솜씨는 일품이다.

런던에서 출생한 클라크는 옥스퍼드대학교의 윈체스터와 트리니티 칼리지에서 미술사를 공부했으며 옥스퍼드 애슈몰린박물관의 학예사를 거쳤다. 역대 최연소인 30세의 나이에 내셔널갤러리 관장으로 발탁될 만큼 일찌감치 영국 미술계에서 존경받는 심미주의자로 평가받았다.

내셔널갤러리 관장으로서 루벤스, 렘브란트, 컨스터블, 푸생 등 세계적인 거장들의 작품을 영입한 클라크는 독일군 공습을 피해 소장품을 웨일즈의 동굴로 옮기기도 했다. 제2차 세계대전 동안 소장품이 없는 내셔널갤러리에서 영국민을 위로하는 음악회를 열만큼 대중과 호흡하는 데 관심이 컸던 그는 1969년 BBC 텔레비전 다큐멘터리 「문명 Civilization」으로 국제적 명성을 얻게 된다. 미술을 통해 서구 문명의 역사를 조망한 이 프로그램에서 그는 작가, 제작자, 진행자로 참여했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남작 작위를 받기도 했다.

클라크는 미술사의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들을 쉽게 풀어내는 데 탁월한 역량을 발휘하면서도 로열컬렉션의 왕 / 여왕의 초상화 감독관, 옥스퍼드대학교 초빙교수, 영국예술협회 회장을 두루 역임할 정도로 미술 이론과 실무, 강의 능력까지 갖춘 팔방미인이었다.

집필 작업을 위해 내셔널갤러리 관장직에서 스스로 물러난 클라크는 『고딕부활The Gothic Revival』(1928) 『레오나르도 다 빈치 : 화가의 길Leonardo da Vinci : An Account of His Development as an Artist』(1939) 『풍경에서 미술로Landscape into Art』(1940) 『누드 : 이상적 형태에 대한 연구The Nude : a study in ideal form』(1956) 『렘브란트와 이탈리아 르네상스Rembrandt and the Italian Renaissance』(1966) 『블레이크와 환상 미술Blake and Visionary Art』(1973) 『낭만주의의 반역The Romantic Rebellion』(1973) 『명화란 무엇인가What is a Masterpiece?』(1979) 『여성미Feminine Beauty』(1980) 등 주옥같은 명저를 남겼다.

 

옮긴이

엄미정은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사회학을, 동대학원에서 서양 미술사를 전공했다. 미술 전문지와 문호ㅘ교양지 기자를 거쳐 출판사에서 기획편집자로 일하며 '아트가이드' '아트클래식' '아트스페셜' '즐거운 지식여행' 시리즈 등을 만들었다. 이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기획 『아르코 미술 작가론 - 동시대 한국 미술의 지형』 출판 간사로 일했고, 『한국의 예술 지원사』 등을 편집했다. 현재는 미술 관련 책을 번역한다. 옮긴 책으로 『판도라의 도서관 - 여성과 책의 문화사』 『죽음과 부활, 그림으로 읽기』(아트가이드 시리즈) 『파블로 피카소』 『살바도르 달리』(아트스페셜 시리즈) 『손 안에 담긴 미술관』 『에두아르 마네』 『에드가 드가』(타센 베이식아트 시리즈)가 있다.

 

우리 세대에게 그림 보는 법을 가르쳤던

로저 프라이를 기억하며

 

차례

머리말

                 티치아노  그리스도의 매장

   벨라스케스  시녀들

               로히르 반 데르 바이덴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그리스도

                           들라크루아  십자군의 콘스탄티노플 입성

                 라파엘로  고기잡이의 기적

                    와토  제르생의 간판

                      엘 그레코  그리스도의 옷을 벗김

델프트의 베르메르  화실의 화가

                  컨스터블  뛰어오른 말 습작

                     고야  1808년 5월 3일

                         쇠라  물놀이, 아스니에르

          터너  눈보라

   레오나르도 다 빈치  성 안나와 성모자

             쿠르베  화가의 화실

               보티첼리  그리스도의 탄생

   렘브란트  자화상

그림 목록

옮긴이의 말

찾아보기

 

TIZIANO

티치아노

그리스도의 매장

<그리스도의 매장>, 티치아노라고 불린 티치아노 베첼리오(1487년 무렵 ~1576)

캔버스에 유채, 148×205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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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토바 공작 소장품이었다가, 1628년 잉글랜드의 찰스 1세가 구입햇다. 찰스 1세 소장품 판매 때 영연방이 120파운드를 지불하고 구입했다. 이후 17세기에 유명한 미술품 수집가로 꼽히는 독일 출신 에버하르트 야바흐(1618 ~ 1695)가 구입해 프랑스의 루이 14세에게 3,200프랑에 넘긴 이후 프랑스 왕실이 소장했다가 루브르미술관으로 넘어왔다.

사라진 조르조네 그림의 모작, <자화상>, 1510년 무렵, 헤르초크안톤울리히미술관, 브라운슈바이크, 독일

티치아노, 성모 마리아와 성녀 마리아 막달레나, <그리스도의 매장>의 일부

티치아노, <성모 승천>, 1516 ~ 1518년, 산타 마리아 글로리오사 데이 프라리 성당, 베네치아

라파엘로, <그리스도의 매장>, 1507년, 보르게세미술관, 로마

티치아노, <그리스도의 매장>, 1559년, 프라도미술관, 마드리드

티치아노, <성모 영보>, 1559 ~ 1564년, 산 살바토레 성당, 베네치아

티치아노, 사도 성 요한의 얼굴, <그리스도의 매장>의 일부

 

VELASQUEZ

벨라스케스

시녀들

 

<시녀들>,

디에고 데 실바 이 벨라스케스(1599 ~ 1660), 캔버스에 유채, 313×276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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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6년에 스페인 펠리페 4세(1605 ~ 1665)의 명령으로 그린 이 그림은 마드리드의 알카사르 궁전에 걸기 위한 것이었다. <시녀들>에 등장하는, 벽에 걸린 그림들은 루벤스와 요르단스의 원작을 델 마소가 모사한 작품들이다. 어린 마르가리타 공주는 펠리페 4세와 그의 두 번째 왕비이자 신성로마제국의 황제 페르디난트 3세의 딸인 오스트리아의 마리아나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훗날 오스트리아 황비가 되었다. 벨라스케스가 그렸던 마르가리타 공주의 또 다른 초상화 두 점은 현재 빈 미술사박물관에서 소장 중이다. 무릎을 꿇고서 어린 공주에게 초콜릿이 들어 있는 자그마한 붉은 색 그릇을 건네는 시녀는 도냐 마리아 아우구스티나 사르미엔토이며, 또 다른 시녀는 도냐 이사벨 데 벨라스코이다. 난쟁이들의 이름은 마리바르볼라와 니콜라시토이다. '구아르다다마스' 곧 상궁으로 알려졌으며, 마르가리타 공주의 교사인 여인은 도냐 마르셀라 데 울바이다. 문간에 서 있는 남자는 이 화가의 친척인 돈 호세 니에토 벨라스케스로 여겨진다. 화가는 붉은 십자가가 있는 산티아고 기사단의 단복을 입었지만, 그는 1658년 6월 12일에야 산티아고 기사단 작위를 받았다. 따라서 왕이 <시녀들>을 보고서 '뭔가가 빠졌다'고 하며 친히 붓을 들어 십자가를 그려 넣었다는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다. 기가 막힌 솜씨를 보면 십자가는, 틀림없이 훗날 벨라스케스 자신 또는 델 마소 중 하나가 그렸을 것이다.

<시녀들>은 1666년에 기록된 알카사르 궁전의 소장품 목록에 들어 있었다. 이 그림은 1734년에 있었던 알카사르 궁전 화재 때 피해를 입지 않았고 새 궁전으로 옮겼는데, 그곳에서는 '라 파밀리아', 곧 가족이라는 제목으로 불렸다. 1819년에 프라도미술관이 세워지자, 이 그림은 그곳으로 옮겨졌다. 스페인 회화를 연구했던 미술사가 페드로 데 마드라소(1813 ~ 1898)는 1843년 판 프라도미술관 소장품 목록을 작성하면서, 이 그림에 처음으로 <시녀들>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벨라스케스, <성모의 무염시태>, 1618년, 내셔널갤러리, 런던

벨라스케스, 산티아고 기사단의 단복을 입고 그림을 그리는 화가, <시녀들>의 일부

벨라스케스, <난쟁이 돈 세바스티안 데 모라>, 1645년 무렵, 프라도미술관, 마드리드

벨라스케스, 마르가리타 공주와 시녀들, <시녀들>의 일부

 

ROGIER VAN DER WEYDEN

로히르 반 데르 바이덴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그리스도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그리스도>,

흔리 로히르 반 데르 바이덴(1400년 무렵 ~ 1464)이라고 불렸던 로지에 드 라 파스튀르.

나무판에 템페라와 유채, 220×262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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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은 루뱅 시의 궁수 길드가 노트르담 오르 데 뮈르 성당에 봉헌하려고 주문했다. 신성로마제국의 황제 카를 5세의 부인인 헝가리의 마리아가 이 그림을 원 주문자에게서 구입하여 스페인으로 보냈다. 1547년 이 그림은 마드리드의 에스코리알 궁전에 들어가, 1945년까지 그곳에 있다가 프란시스코 프랑코(1892 ~ 1975) 장군의 지시로 프라도미술관으로 이송되었다.이 그림의 제작 연대를 두고 여전히 논란이 많다. 1430년에 세상을 떠난 프랑스의 기사 로베르 드 마스밈(1387 ~ 1430)을 그렸다고 추정되는 캉팽의 초상화가 있다. 이 그림에서 반 데르 바이덴이 그린 니고데모가 캉팽 초상화의 인물과 닮았다는 이유로, 몇몇 권위 있는 연구자들은 1430년 작이라는 의견을 제시한다. 그러나 이후의 연구자들은 이 그림이 1443년 작이라고 보기도 한다. 1435년이라는 연도는, 이 그림의 양식과 당시 반 데르 바이덴이 부와 명성을 거머쥐었다는 사실 두 가지 면에서 추정하는 연대이다. 이 걸작을 그린 결과 반 데르 바이덴은 자신의 삶과 화가 경력에 전환점을 마련했다.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그리스도>는 완성 직후부터 걸작으로 인정받아, 1443년에 이미 모사본이 나올 정도였다. 1569년에 플랑드르 출신 화가 미카엘 콕시(1499 ~ 1592)는 스페인의 펠리페 2세의 주문으로 이 그림의 모작을 완성했는데, 콕시의 그림은 프라도미술관에 걸리곤 했다. 지금은 콕시의 그림이 반 데르 바이덴의 원작이 있던 에스코리알 궁전의 그 자리에 대신 걸려 있다.

반 데르 바이덴, 성모 마리아,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그리스도>의 일부

반 데르 바이덴, <십자가 처형>, 1455년 무렵, 산 로렌초 델 에스코리알 수도원, 마드리드

반 데르 바이덴, 성녀 마리아 막달레나,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그리스도>의 일부

플레말의 거장, 뉘우치지 않는 도적, <플레말 수도원 제단화>의 일부로 추정, 1410년 무렵.

프라 안젤리코,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그리스도>, 1430년대, 산마르코수도원미술관, 피렌체

왕의 정문 기둥 조각, 1145 ~ 1155년, 노트르담 대성당, 사르트르

반 데르 바이덴, 그리스도와 성모 마리아의 손,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그리스도>의 일부

반 데르 바이덴, 사도 성 요한과 세 마리아,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그리스도>의 일부

반 데르 바이덴, 눈물을 흘리는 니고데모,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그리스도>의 일부

 

DELACROIX

들라크루아

십자군의 콘스탄티노플 입성

 

<1204년 십자군의 콘스탄티노플 입성>,

외젠 들라크루아(1798 ~ 1863), 캔버스에 유채, 410×498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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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8년에 베르사유 궁전 장식용으로 주문된 이 그림에는 1840년이라는 제작 연대와 들라크루아의 서명이 있다. 1885년에는 루브르미술관으로 이양되었다. 1852년에 들라크루아는 똑같은 주제를 원작보다 작게 그렸는데, 이 그림은 19세기 상징주의 화가 귀스타브모로(1826 ~ 1898)가 소장하고 있다가 역시 루브르미술관으로 양도했다.

들라크루아, <녹색 조끼를 입은 자화상>, 1837년, 루브르미술관, 파리

들라크루아, <키오스 섬의 학살>, 1824년, 루브르미술관, 파리

들라크루아, <사르다나팔루스의 죽음>, 1827년, 루브르미술관, 파리

들라크루아, 죽어가는 여인, <십자군의 콘스탄티노플 입성>의 일부

들라크루아, 두 여인, 십자군의 콘스탄티노플 입성>의 일부

로댕, <다나이드>, 1885년, 로댕미술관, 파리

들라크루아, 보스포루스 해협과 십자군, <십자군의 콘스탄티노플 입성>의 일부

 

RAFFAELLO

라파엘로

고기잡이의 기적

 

<고기잡이의 기적>, 라파엘로 산치오(1483 ~ 1520),

이어 붙인 종이에 수채, 318.8×40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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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은 1515년 교황 레오 10세가 주문했던 태피스트리의 밑그림 열 장 중 하나이다. 이 태피스트리는 시스티나 소성당 창문 아래, 그때도 지금과 같았던, 휘장을 그려 장식한 벽의 일부에 걸릴 예정이었다. 1516년 말 완성된 이 밑그림은 브뤼셀로 보내져 태피스트리로 제작되었다. 이 태피스트리의 제작 책임자가 피테르 반 엘스트 1세였다. 그는 직조기로 빠르게 작업하여, 1519년 크리스마스에 완성된 태피스트리 일곱 점을 시스티나 소성당에 걸었다. 한 점을 제외한 아홉 장의 밑그림은 브뤼셀에 남았다. 이 밑그림을 바탕으로 프랑수아 1세와 헨리 8세를 위한 태피스트리를 제작했다. 1620년 무렵까지도 이 밑그림으로 태피스트리를 계속 만들었다. 1623년 이후 이 밑그림 중 일곱 점을 찰스 1세가 구입했으며, 그것으로 몰트레이크 태피스트리 제작소에서 태피스트리를 여러 벌 직조했다. 찰스 1세의 소장품을 처분할 때, 이 밑그림은 공화정 수립의 일등 공신 올리버 크롬웰(1599 ~ 1658)에게 넘어갔다가 이후 찰스 2세가 돌려받았다. 17세기 말에 몰트레이크 태피스트리 제작소가 문을 닫자 밑그림은 햄프턴 궁전으로 옮겨져, 왕실 건축물 감독으로 활동했던 크리스토퍼 렌(1632 ~ 1723) 경이 이 작품들을 위해 특별히 설계한 전시실로 들어갔다. 이후 밑그림은 여러 궁전을 떠돌다가, 1865년 빅토리아 여왕이 부군 앨버트 공의 권유를 받아들여 사우스켄싱턴박물관, 지금의 빅토리아앨버트미술관에 대여했다.

태피스트리를 직조할 때도 그랬지만 버킹엄 궁전과 윈저 궁전으로 자주 옮겨지는 과정에서 이 밑그림은 상당히 손상되었고, 여기저기를 복원했다. 복원 작업은 주로 윤곽선을 진하게 그리는 것이었다. 때문에 화면 전체의 효과는 크게 바뀌지 않았다. 하지만 복원 후에는 라파엘로가 직접 그린 부분을 구별하기가 어려워졌다. 라파엘로가 여러 조수들을 고용해 작업했다고 해도 주요 부분들, 이를테면 성 베드로의 얼굴 같은 부분은 라파엘로가 직접 그렸던 듯하다.

라파엘로, 사도 성 야고보와 사도 성 요한, 제베대오, <고기잡이의 기적> 일부

라파엘로, <볼세나의 미사>, 1512년, 스탄차 델리오도로, 바티칸 궁전, 로마

라파엘로, 성 베드로의 얼굴, <고기잡이의 기적> 일부

라파엘로, 그리스도에게 간청하는 성 비드로와 성 안드레아, <고기잡이의 기적> 일부

 

WATTEAU

와토

제르생의 간판

 

<제르생의 간판>, 앙투안 와토(1684 ~ 1721),

캔버스에 유채, 162×307.8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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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은 와토의 친구이자 화상인 에드몽드 프랑수아 제르생이 퐁 노트르담 35번지에 있던 화랑 간판으로 주문했다. 폐허 풍경화로 유명했던 화가 위베르 로베르(1733 ~ 1808)가 그렸던 그림을 통해 알고 있듯이, 이 거리 가게들의 1층 전면은 아치형이었다. 와토는 여러 아치 중 하나에 이 그림을 끼우게끔 구상했다. 화면에는 애초에 아치형으로 계획했던 흔적이 여전히 눈에 띤다. 하지만 지금처럼 극히 자연스럽게 사각형 화면으로 변형되어서, 처음부터 사각형 화면에 그린 것처럼 보인다.

한편 1732년에는 판화가 피에르 알렉상드르 아블린(1702 ~ 1760)이 <제르생의 간판>의 동판화를 제작했는데, 거기서는 화면을 사각형으로 보여 주고는 원래의 아치를 표시했다. 아치 바깥 부분은 와토가 그리지 않았다는 것을 시사한다. 만일 그렇다면, 분명 아치의 외부는 와토의 제자였던 장 밥티스트 파테르(1695 ~ 1736)가 그렸을 것이다. 그는 <제르생의 간판>을 모사했다고 알려지기도 했다.

제르생은 이 그림이 완성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예술 애호가로 유명했던 장 드 줄리엔에게 팔았다. 1745년과 1750년 사이에 프리드리히 루돌프 폰 로텐부르크가 프로이센의 프리드리히 2세(1712 ~ 1786) 대왕을 위해 이 그림을 구입했고, 이후 <제르생의 간판>은 포츠담 궁전 소장품이 되었다. 이 그림은 1760년 이전에 샤를로텐부르크 궁전에 전시되었는데, 아마 로코코 양식의 실내장식에 적당하도록 화면을 두 부분으로 나누었던 듯하다. 1952년까지 두 개로 쪼개진 상태로 독일 제국의 소장품이었으며 현재는 샤를로텐부르크 궁전에 걸려 있다.

제르생의 화랑은 '위대한 군주(루이 14세)의 가게'로 불렸다. 화면 왼쪽에 보이는 루이 14세의 초상화는 이 사실을 넌지시 암시한다. 한편 <제르생의 간판>을 연구했던 필자들은 장중한 루이 14세 양식이 물러가고 새로운 로코코 양식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는 사실을, 루이 14세의 초상화가 알레고리로 설명해 준다고 해석하기도 한다.

와토, 라벤더 빛 실크 드레스를 입은 여인, <제르생의 간판> 일부, 샤를로텐부르크 궁전, 베를린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 시바의 여왕, <진정한 십자가의 전설> 일부, 1466년 완성, 산 프란체스코 대성당, 아레초

와토, 루이 14세의 초상화 포장, <제르생의 간판> 일부

와토, <무심한 남자>, 1717년, 루브르미술관, 파리

와토, <키테라 섬을 향한 출항>, 1717년, 루브르미술관, 파리

와토, <즐거움이 넘치는 무도회>. 1715 ~ 1717년, 덜위치미술관, 런던

와토, 그림 가게 손님들, <제르생의 간판> 일부

 

EL GRECO

엘 그레코

그리스도의 옷을 벗김

 

<그리스도의 옷을 벗김>, 도메니코스 테오토코폴로스,

일명 엘 그레코(1541 ~ 1614), 캔버스에 유채, 273×173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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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은 톨레도 대성당 성구실의 주제단화로 그려졌으며, 현재도 그곳에 있다. 1577년 7월 2일에 엘 그레코는 이 그림에 대한 계약금으로 400레알을 받았다. 잔금을 받기 위해 그는 톨레도 대성당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여 1579년 6월 23일 3,500레알을 받았다. <그리스도의 옷을 벗김>은 그의 작품 중에서도 가장 존경받는 것으로 꼽힌다. 앞서 본문에서 밝혔듯이, 같은 주제를 그린 수많은 레플리카 중 몇 점은 엘 그레코 만년작에 속한다.

엘 그레코, 그리스도가 매달릴 십자가를 만드는 남자, <그리스도의 옷을 벗김> 일부

미켈란젤로, <성 베드로의 십자가 처형>, 1546 ~ 1550년, 파올리나 소성당, 바티칸 궁전, 로마

엘 그레코, 관객을 향해 손짓하는 관리, <그리스도의 옷을 벗김> 일부

엘 그레코, 세 마리아, <그리스도의 옷을 벗김> 일부

엘 그레코, <성 마우리시오의 순교>, 1580 ~ 1582년, 산 로렌초 델 에스코리알 수도원, 마드리드

엘 그레코, <그리스도의 얼굴이 드러난 수건을 든 베로니카>, 1580년 무렵, 산타크루스미술관, 톨레도

엘 그레코, 하늘을 쳐다보는 그리스도, <그리스도의 옷을 벗김> 일부

 

VERMEER OF DELEF

델프트의 베르메르

화실의 화가

 

<화실의 화가>, 델프트 출신 얀 베르메르(1632 ~ 1675),

캔버스에 유채, 130×11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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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은 베르메르가 세상을 떠났을 때까지 팔리지 않았다. 몇 달 후 베르메르의 부인이 빚 1,000플로린에 대한 담보로 이 그림을 시어머니에게 양도했다. 18세기에 고트프리트 폰 슈비텐 남작의 소장품이 되면서 이 그림은 빈으로 왔다. 1813년에는 체르닌 백작 요한 루돌프가 이 그림을 구입했는데, 그는 이 그림을 데 호흐의 작품으로 오해했던 모양이다. 1942년까지 체르닌의 소장품이었던 이 그림은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1889 ~ 1945)에게 압수되어 그의 별장이 있던 독일 바바리아의 베르히테스가덴으로 옮겨졌다.

피테르 데 호흐라는 이름은 그림 속에서 화가가 앉아 있는 의자 가로대에 기록되었다. 이런 이유로 때로는 그림 속 화가가 데 호흐라고 여겨지기도 했다. 요즘은 한동안 베르메르가 세간에서 잊혔던 시기에 첨가된 거짓 서명이라는 해석이 더 신빙성 있다고 본다. 베르메르의 서명은 지도에 있는데, 모델이 입고 있는 옷깃 바로 뒤에 보인다. 요즘 학자들은 모델을 아홉 뮤즈 중 역사의 여신 클리오라고 해석하는 편이며, 탁자에 놓인 물건들이 그 외 뮤즈들을 상징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이유로 요즘 학자들은 이 그림이 회화 예술을 나타낸 알레고리라고 추론했다. 그리고 이 그림은 1675 / 1676년 작품 목록에 '회화 예술De Schiderconst'이라고 기록되기도 했다.

모델의 얼굴처럼 이 그림에서 매우 섬세한 부분 중 몇 군데는 과거 복원 과정에서 심하게 닦아 냈기 때문에 색을 살짝 다시 입힌 상태다.

베르메르, <뚜쟁이 여인>, 1656년, 고전거장미술관, 드레스덴

베르메르, <버지널을 치는 여인> 일부, 1662 ~ 1665년, 버킹엄 궁전, 런던

베르메르, 명성의 여신, <화실의 화가> 일부

 

CONSTABLE

컨스터블

뛰어오른 말 습작

 

<뛰어오른 말> 습작, 존 컨스터블(1776 ~ 1837),

 캔버스에 유채, 125.7×184.6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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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4년과 1825년 사이에 그린 이 그림은 1825년에 로열아카데미에 전시된 <데덤 수문>을 위한 대형 습작이다. 컨스터블이 세상을 떠난 후인 1838년 5월 포스터스에서 J. 아치버트가 이 그림을 구입했는데, 이후 헨리 본에게 넘어갔다. 1900년에 세상을 떠난 본이 이 그림을 빅토리아앨버트미술관에 유증했다.

컨스터블, <들판에서 본 솔즈베리 대성당>, 1831년, 내셔널갤러리, 런던

컨스터블, <뛰어오른 말>, 1824 ~ 1825년, 로열아카데미, 런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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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황영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