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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7. 31. 16:36 내가 읽은 책들/2013년도

2013-080-1 손영운의 우리땅 과학답사기

 

태백산 정상의 천왕단. 천제단은 1991년 10월 23일 중요 민속자료 제228호로 지정된 곳이다. 천제단 중 가장 규모가 큰 천왕단은 둘레가 약 27.5m로 안에 제단이 있다. 매년 개천절 때 제사를 지내는 곳이다.

태백산의 등산로 초입에 있는 유일사의 석탑으로 단을 천매암으로 쌓았다.

구문소『세종실록지리지(世宗實錄地理志)』에 '천천(穿川, 구멍 뚫린 하천)'으로 소개되어 있어 옛날 사람들에게도 특이한 지형으로 인식되었던 것 같다. 구문소의 구멍은 단군이 칼로 뚫었다는 전설이 전해지는데 자동차가 지나가는 왼쪽 구멍은 사람이 인위적으로 낸 것이고 구문소의 본래 구멍은 오른쪽에 보이는 것이다.

동강의 발원지 황지(黃池). 황지는 태백시 가운데에 있다. 상지, 중지, 하지 3개의 못이 연결되어 있으며 가장 위쪽의 상지에서는 가뭄에 상관없이 하루에 수천 톤의 물이 솟아오른다고 한다. 하지만 낙동강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처럼 발원지가 황지가 아니다. 실제 발원지는 이보다 더 상류 쪽의 싸리재(1,280m) 아래에 있는 은대샘이라고 한다.

삼수동에 있는 삼수령. 이곳에 떨어진 빗물이 한강을 따라 황해로 가고 낙동강을 따라 남해로 가고 오십천을 따라 동해로 흘러간다고 해서 삼수령이라 한다.

태백시가 새로 개발한 대표적인 관광지인 철암단풍군락지. 태백산 남쪽으로 철암역두선탄장을 지나 철암중고등학교 앞으로 가면 단풍 군락지가 있다. 고원 지대라서 그런지 가을에 단풍이 유난히 붉고 노랗게 색을 내어 많은 관광객을 유혹한다.

척주동해비. 허목이 자연재해로 동요하는 백성들의 민심을 다스리기 위해 만든 비다. 척주동해비라는 글체는 전서체로 허목 서예의 대표작으로 전해지고, 우리나라 서예사에 있어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뒷면에는 동해를 칭송하는 글들이 쓰여 있다.

미인폭포. 삼척시 도계읍의 도계역에서 태백으로 가는 새로 난 길 우측으로 보면 혜성사라는 이정표가 보인다. 혜성사 아래에는 오십천 상류의 맑은 물이 만든 높이가 약 30m에 이르는 폭포가 있다.

베트남 하롱베이. 바닷속에 있는 탑 카르스트.

계림. 강 속에 있는 탑 카르스트.

덕항산 자락에 자리 잡은 너와집.

앞개울에 있는 통방아. 하루에 벼 두 가마를 찧을 수 있었다고 한다.

굴피집. 허술한 판자벽도 겨울철 땔감과 무게 있는 장독으로 뱅 돌아가며 쌓아 놓았으나 무너질 걱정은 없어 보인다. 너와집과 굴피집은 외양이나 내부 구조는 별 차이가 없으나 지붕을 얹은 재료에 따라 너와집 또는 굴피집으로 구분된다.

환선굴 입구. 마치 지옥으로 들어가는 구멍과 같아 보인다. 옛날 촛대바위 근처의 폭포수에서 아름다운 여인이 멱을 감고 있었는데 마을 사람들이 쫓아가자 지금의 환선굴 근처에서 자취를 감추었고 바위 더미를 쏟아 냈다고 한다. 이후 마을 사람들은 이 여인을 선녀가 환생한 것으로 보고 바위가 쏟아져 나온 곳을 환선굴이라 부른 뒤 제를 올리며 평안을 기원하게 됐다고 한다.

천장의 용식공에서 물이 그린 모양.

환선굴 내부를 흐르고 있는 물.

대머리형 석순이라고 불리는 것으로 희귀한 형태의 석순이다. 물이 떨어지는 곳은 반들반들하고 물이 튀는 곳은 울퉁불퉁한 모양을 보인다. 이런 모양의 석순은 국내에서는 환선굴에서만 볼 수 있다.

환선굴의 옥좌대(玉座臺). 옥좌대는 천장에서 많은 물이 떨어지면서 형성된 특이한 구조의 휴석이다.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규모다.

만마지기 논두렁. 넓게 논두렁 모양을 이루며 자란 휴석이다. 휴석 안에는 동굴 산호가 성장하고 있고 자갈 크기의 퇴적물도 보이는데 이것은 외부에서 비가 많이 왔을 때 동굴 깊은 곳으로부터 자갈이 운반되었음을 보여 준다. 물이 떨어지는 곳에는 감자 부침 모양의 생성물이 자라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찾아보기 어려운 희귀한 동굴 생성물로 환선굴만의 자랑인 지하 만리장성.

추암 촛대바위는 애국가의 첫 장면에 등장하는 명소로 행정구역상으로는 동해시에 속하지만 위치상으로는 삼척역 바로 옆에 있어 오히려 삼척을 갔을 때 가는 편이 좋다. 이 바위의 암석은 대부분 석회암으로 바닷물의 침식작용으로 기묘한 모양을 이루게 되었다. 아름다운 해안 카르스트 지형이다.

조선 왕조 제6대 임금 단종의 왕릉인 장릉.

다양한 높이로 자라고 있는 석순들.

종유석과 석순이 만나 이어진 석주.

 

● 손영운의 과학지식                                                              변성암의 종류

종유석, 석순, 석주 등이 형성되는 과정은 지하수에 의해 석회 동굴이 만들어지는 것과는 반대 방향으로 일어난다. 석회암을 이루는 물질은 주로 탄산칼슘(CaCO2)으로 여기에 산성(H2CO3)을 띤 빗물이나 지하수가 흘러 석회암이 용해되어 생긴 빈 공간이 석회 동굴이다. 이때 석회암과 산성을 띤 물이 석회 동굴을 만들면서 화학 반응을 하고 탄산수소칼슘[Ca(HCO3)2]이라는 물질을 만드는데, 물에 녹아 있던 탄산수소캴슘에서 이산화탄소가 빠져나오고, 물이 증발하면 민들어지는 것이 종유석, 석순, 석주인 것이다.

선돌은 세워진 돌[立石]이라는 뜻을 가진 말로, 거대한 석회암 지층이 지각운동의 결과로 세워진 것이다.

요선암의 바위들. 요선암은 주천강 바닥에 있는 화강암 중 하나로 조선시대 시인 양봉래가 평창 군수 시절 선녀들과 함께 이곳에서 풍류를 즐기다가 돌의 아름다움을 기리기 위해 쓴 글이라고 전해지는데, '요선(邀仙)'은 '신선을 맞이한다'는 뜻이다.

무릉리 마애여래좌상.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74호로 철원군 동송면에 있는 마애석불과 함께 강원도에 있는 두 개밖에 없는 마애석불이다. 하체가 상체에 비해 크게 조각이 되어 균형이 없어 보이는 듯하지만 이것이 오히려 생동감을 주고 있다.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배경이 된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의 메밀밭.

이효석 문학관과 이효석 문학관 내부.

월정사.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珍富面) 오대산에 있는 사찰로, 대한 불교 조계종 제4교구의 본사이다. 조선왕조실록 등 귀중한 사서를 보관하던 오대산 사고가 있는 곳으로, 부처님의 사리를 보관하기 위해 건립한 8각 9층석탑(국보 제48호)이 유명하다.

대관령 삼양 목장 일대의 풍력 발전기. 횡계 고원의 대관령 삼양 목장 정상부는 바람이 강하기로 유명한 곳이다. 연평균 초속 7m의 세찬 바람은 풍력 발전에 최적의 조건을 자랑한다. 현재 이 일대에는 2MW급 49기의 풍력 발전기가 건설되어 연 24만 5,000MWh(메가와트시)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는데, 강릉시 7만 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조양동 선사 유적. 속초시의 남쪽에 위치한 조양동은 청초호에 가까운 곳이다. 이곳에는 낮은 구릉이 있는데 그곳에 약 3,000년 전 청동기 시대에 사람들이 살았던 유적이 있다. 1992년 강릉대학교에서 모두 7개의 움집터와 고인돌 2기를 발견했다. 집터가 발견된 구릉에서 고인돌과 부채꼴 모양의 청동 도끼가 발견되기도 하여 사적 제376호로 지정 보호되고 있다.

설악산을 대표하는 폭포 중 하나인 비룡폭포. 마치 용이 굽이쳐 석벽을 타고 하늘로 올라가는 것 같다고 하여 비룡폭포라 한다.

아마 남한에서 가장 멋진 바위산이 바로 이 울산바위가 아닐까 싶다. 울산바위로 오르는 길은 설악동 소공원의 신흥사 옆으로 나 있다. 정상까지 오를 수 있는 계단이 만들어져 있고 정상에 오르면 대청봉과 외설악 전경도 눈에 들어온다.

권금성 정상의 바위봉으로 올라가는 비탈길에는 지금도 풍화가 진행되고 있는 화강암을 볼 수 있다.

삼악산 정상에서 내려다본 의암호. 가운데 보이는 것이 붕어섬이고 그 뒤로하중도와 상중도가 차례로 보인다. 오른편으로 오목하게 들어간 지역에 춘천시가 자리 잡고 있다. 춘천은 동쪽으로는 대륭산지, 서쪽으로는 삼악산지, 북쪽으로는 오봉산지, 남쪽으로는 봉화산지 등으로 구분되는 60여 개의 크고 작은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다.

남이섬. 강원도 남산면에 있는 섬이다. 북한강 물줄기 가운데에 형성된 섬으로 전체 면적은 약 46만 3,000㎡에 이른다. 옛날에는 홍수가 질 때에만 섬으로 고립되었는데 지금은 아래에 청평댐이 건설되어 완전한 섬이 되었고 유람선이 방문객을 실어 나르고 있다.

 

白頭山石磨刀盡(백두산의 돌은 칼을 갈아 다 없애고)

豆滿江水飮馬無(두만강의 물은 말먹이 물로 다 없앴네.)

男兒二十未平國(사내 나이 이십에 나라를 평안케 하지 못하면)

後世誰稱大丈夫(훗날 그 누가 사내대장부라고 일컬으리오.)

남이 장군 묘라고 알려진 곳. 원래 주인이 없던 묘지였는데 어떤 연유에서인지 남이 장군의 묘로 알려지게 되었다. 실제 남이 장군 묘는 경기도 화성시에 있다고 한다.

소양호는 강원도 춘천시를 비롯하여 양구군과 인제군에 걸쳐 있는 우리나라 최대의 인공 호수로 저수량이 약 27억t에 이른다. 1973년에 소양강댐이 건설되면서 조성되었다. 소양호 선착장에 가면 청평사로 가는 배가 30분 단위로 있다. 소양강댐은 수도권의 젖줄인 한강 유역의 홍수를 조절하고 농 · 공업용 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건설되었다. 높이는 123m, 제방 길이는 530m로 1967년 4월에 착공하여 1973년 10월에 완성했다.

공주와 상사뱀. 청평사를 올라가는 길옆의 청평사 계곡 중간에는 공주와 상사뱀의 이야기를 형상화한 조각이 있다.

공주굴. 공주와 상사뱀 조각 위로 올라가면 공주가 노숙을 했다는 굴이 있다. 굴 앞에는 이루지 못한 총각의 사랑을 안타깝게 여긴 연인들이 만든 작은 돌탑이 여기저기에 쌓여 있다.

구성폭포. 청평사로 가는 길에는 아홉 가지의 소리를 낸다고 하여 구성폭포라 불리는 폭포가 청평사 계곡을 끼고 발달해 있다. 깎아지른 절벽이 특이하다.

청평사는 고려 광종 24년(973년)에 백암 선원이라 불렸으나 그 후 몇 번에 걸쳐 증축을 했다. 청평사라는 이름을 얻은 것은 조선 명종 5년(1550년)에 보우선사가 절을 증축한 후부터이다. 청평사 뒤로 오봉산이 보인다.

삼악산 입구. 삼악산은 강원도 춘천시 서면에 있는 산이다. 경춘 국도의 의암댐 바로 서쪽에 잇으며 북한강을 끼고 있다. 용화봉과 청운봉 그리고 등선봉 등 세 개의 봉우리가 있어 삼악산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산 전체가 단단한 규암으로 되어 있어 들어가는 입구는 천연 요새와 같다.

등선폭포. 삼악산의 명물 등선폭포는 하얀 옷을 걸친 선녀가 하늘로 올라갔다는 전설이 얽힌 곳이다. 폭포 위에 있는 흥국사는 옛날에 수백 명의 스님들이 수도를 하던 큰 절이었는데 공양을 위해 쌀을 씻으면 쌀뜨물이 밑으로 흘러내려 하얀 물줄기가 되었다고 한다. 이것을 멀리서 보면 마치 선녀가 하얀 옷을 입고 하늘로 가는 모양이 되었을 것이다.

구곡폭포. 북한강을 건너 삼악산 맞은편에 있는 문배마을 뒤에 있는데 아홉 굽이를 돌아 들어간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오른쪽의 단단하게 보이는 암석이 규암이고 왼쪽의 층은 편마암층이다. 규암이나 편마암 모두 변성암으로 퇴적암이나 화성암보다 단단하여 절벽이나 폭포를 잘 만든다.

선녀탕. 폭포 밑에는 '소(沼)'라고 부르는 물웅덩이가 발달한다. 소는 폭포에서 오랜 시간 동안 물이 떨어질 때 자갈들이 부딪치고 돌면서 암석을 깎아 내어 형성된 것이다. 사람들은 그곳에서 선녀들이 목욕을 했다고 해서 선녀탕이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다.

휴양 시설로 바뀐 옥 광산 내부. 현재 옥을 채굴하지 않는 광산 내부를 개조하여 찜질방의 일부 시설로 만들어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공개하고 잇다. 이 동굴을 따라 쭉 이어진 곳 끝에는 현재도 옥을 채굴하는 광산이 있는데 일반인들에겐 공개되지 않는다.

우도. 성산포에서 뱃길로 약 15분 거리에 있는 우도. 해안선의 길이는 약 17km로 걸어서는 약 3시간이 걸린다.

우도의 응회환은 북서 방향으로 터진 형태를 띠고 있는데 소머리 오름의 화구에서 용암이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사진에 보이는 해안절벽을 이루고 있는 퇴적 지층은 바다 밑에서 화산재가 쌓여서 이루어진 것으로 최근에 무너져 내린 것이다.

검멀래 해안의 해식동굴인 고래굴과 검은색을 띤 모래.

송악산 동쪽 해안을 따라 나열되어 있는 동굴들. 응회암으로 된 퇴적 지층은 단단하지 않아 파기가 쉬웠을 것이다. 마치 터키의 기독교 신도들이 박해를 피해 만든 동굴 집으로 이루어진 카파도키아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카파도키아도 응회암을 파서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마라도 서쪽 해안에 발달한 해식동궁. 마라도의 해안절벽을 자세히 보면 용암이 여러 차례 흘렀던 흔적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용암의 표면은 고래등처럼 부풀어 있으며 그 속은 비어 있는 경우가 많다.

산방산은 평탄한 지형을 이루고 있는 제주도 서남쪽에 약 400m의 높이로 솟아 있다. 남쪽 면은 조면암의 주상절리가 잘 발달되어 있고 산 중턱에 형성된 산방굴사는 바람의 침식에 의해 형성된 풍화혈, 즉 타포니(tafoni)이다.

바다로 직접 떨어지는 정방폭포. 가까이 가면 지축을 뒤흔드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천지연폭포. 기암절벽에서 떨어지는 세찬 물줄기가 장관을 이룬다.

색달(갯깍) 주상절리대. 이곳의 주상절리대는 사람이 직접 손으로 만질 수 있어 주상절리의 신비로움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주살절리가 휘어진 모습은 대포동 주상절리대에서 해안선을 따라 서쪽으로 가면 만날 수 있는데,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안에 있는 해안 산책로를 따라가면 된다.

 

 

 

 

 

 

posted by 황영찬
2013. 7. 27. 12:45 내가 읽은 책들/2013년도

2013-082 풍경 뒤의 풍경

 

최하림 시집

2001, 문학과지성사

 

 

시흥시대야도서관

EM027778

 

811.6

최92풍

 

문학과지성 시인선 254

 

이 산 밑에 이르러 시와 나는 근거리로 이마를 마주하고 있다. 귀를 모으면 시의 숨소리도 들린다. 나는 시가 무엇이며, 왜 써야 하는지 알지 못한다. 내가 알고 있었던 시에 대한 모든 생각들은 퇴화해버렸다. 나는 시 가까이, 가만히 있을 뿐.

 

시인 최하림은 1939년 전남 목포에서 태어났다. 김현 · 김승옥 · 김치수 등과 함께 『산문시대』 동인으로 활동했으며, 1964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시 「빈약한 올페의 회상」이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이후 전남일보 논설위원으로 재직했으며, 현재 충북 영동에서 시작에만 전념하고 있다. 시집 『우리들을 위하여』 『작은 마을에서』 『겨울 깊은 물소리』 『속이 보이는 심연에서』 『굴참나무숲으로 아이들이 온다』 등과 시선집 『사랑의 변주곡』, 미술 에세이 『한국인의 멋』, 김수영 평전 『자유인의 초상』 등이 있으며, 조연현문학상 · 이산문학상을 수상했다.

 

『풍경 뒤의 풍경』에서는 본래 세계의 모습대로 풍경이 주인이다. 그곳에서는 사람도 풍경의 일부분일 따름이다. 시인은 고즈넉한 풍경 속에서 울리는 나지막한 소리들을 듣는다. 그 소리들은 풍경이 일으키는 소리들이다. 다시 말하면, 늘 존재해왔던 소리였지만 듣지 못했던 소리들이 풍경에 의해 비로소 시인의 귀에 들리는 것이다. 그리하여 시인은 그 풍경 속에서 사람들에 의해 재단되고 갈무리된 시간이 아닌 순수한 시간을 발견한다. 그 시간은 바로 시의 시간이다. 이 시집에서 시간은 더 이상 배후가 아닌 사물 그 자체이다.

 

시인의 말

 

여섯번째

시집을 낸다.

한결 몸이 가볍고

부끄럽다.

 

    2001년 6월

          최하림

 

차례

 

▨ 시인의 말

 

제1부

가을날에는 / 빈집 / / 다시 빈집 / 바람이 이는지 / 버들가지들이 얼어 은빛으로 / 이제는 날개도 보이지 않고 날아가는 새여 / 썩둑썩둑 시간을 자르며 나는 가리니 / 다시 구천동으로 / 갈마동에 가자고 아내가 말한다 / 겨울 갈마동 일기 / 달 / 오늘 밤에도 당신은 / 어디로?

 

제2부

가을의 속도 / 저녁 예감 / 겨울 내소사로 / 수천의 새들이 날갯짓을 하면서 / 의자 / 호탄리 詩編 / 함티 가는 길 / 손 / 전화 벨이 운다 / 한밤중 / 바람이 대숲으로 빠져 나간 뒤 / 물 그림자 위로

 

제3부

나는 다리 위에 있다 / 싸락눈처럼 반짝이면서 / 마애불이 돌 속으로 / 겨울 월광 / 불국사 회랑 / 겨울 내몽고 1 / 겨울 내몽고 2 / 포플러들아 포플러들아 / 마애불을 생각하며 / 雨水

 

제4부

억새풀들은 그들의 소리로 / 겨울이면 배고픈 까마귀들이 / 동강에서 / 나는 뭐라 말해야 할까요? / 햇빛 한 그릇 / 봄 길 / 가을의 집 / 첫 시집을 보며 / 연오랑과 세오녀처럼 / 68번 도로에서

 

제5부

강이 흐르는 것만으로도 / 황혼 저편으로 / 비루먹은 말차럼 / 별이 떠올랐다가 사라지는 날이여 / 길 위에서 / 낮은 소리 / 농부들이 마당을 어슬렁거렸다 / 삽살개 같은 것들이 / 하늘소 / 별아! / 에튀드

 

▨ 해설 · 흐르는 풍경의 깊이 · 최현식

 

가을날에는

 

물 흐르는 소리를 따라 넓고 넓은 들을 돌아다니는

가을날에는 요란하게 반응하며 소리하지 않는 것이 없다

예컨대 조심스럽게 옮기는 걸음걸이에도

메뚜기들은 떼지어 날아오르고 벌레들이 울고

마른 풀들이 놀래어 소리한다 소리들은 연쇄 반응을

일으키며 시간 속으로 흘러간다 저만큼 나는

걸음을 멈추고 오던 길을 돌아본다 멀리

사과밭에서는 사과 떨어지는 소리 후두둑 후두둑 하고

붉은 황혼이 성큼성큼 내려오는 소리도 들린다

 

겨울 내소사로

 

하늬바람이 내소사 길 나무들을 날립니다

아직도 햇빛은 찬란하고 수은주가 내려가는지

12월의 시간들은 조금씩 조금씩 마르고

하늘 가운데로 소리들은 투명하게 솟아올라

우리가 우리 그림자를 물속으로 들여다보듯이

지상에 어린 내소사 길을 내려다봅니다

나는 천천히 천천히 걷습니다 언 돌이 발부리에 채입니다

얼음의 여울이 미광처럼 흐르고, 여전히 내소사 길은 덜덜

떨면서 산 밑으로 뻗어나가고, 점점 날은 어두워가고

바람이 쇠북에 걸려 오래도록 쉰 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호탄리 詩編

 

어둔 길로 한 남자가 경운기를 몰고,

그 뒤로 여자가 계집아이를 업은 채 타고 있다

그들은 반달처럼 허리를 구부리고 있다

개 한 마리도 허리를 구부리고서

꼬리를 흔들며 뒤따르더니

어떤 영상이 보이는지

방향을 바꿔 추수가 끝난 논으로

뛰어가고 있다 까마귀들이 후두둑

후두둑 날고 있다 낮게 또 낮게

 

까마귀들은 어떤 논에는 내리고

어떤 논에는 내리지 않는다

까마귀들의 뒤로 저녁 공기가 빠르게 이동한다

왼편 골짜기에서 어스름이 달리듯이 내리고

시간들이 부딪치면서 부서지고

어떤 시간들은 문을 닫고 침묵 속으로 들어간다

침묵 속으로 강물 소리 멀리 들린다

나는 강물 소리를 들으려고 귀를 모은다

나는 유리창에 얼굴을 대고 귀 기울인다

이제 경운기는 없다 개 한 마리도 없다

 

어둠이 내린 들녘에는 검은 침묵이 장력을 얻어

물결처럼 넘실대면서 금강 쪽으로 흘러가기 시작한다

금강이 검게 빛난다

 

어디서 달이 뜨는지

마른 풀잎들이 서걱이는 모습이 보이고

밤새들이 날아오르고 소 팔러 갔던

사내들이 술에 취해 노래 부르며 오는 소리 들리고 있다

 

저녁 예감

 

한로가 지나면

화원에는 저녁이 되기도 전에

염소들이 서성거리고

돌밭으로는 물안개가 몰아오고 검푸른

하늘이 바다 깊이 내려와 모습을

감춘다 발도 보이지 않게 어스름이

나무들 사이를 지나 수채 구멍 같은

골짝으로 내려간다 나는 빠르게

밭고랑을 걸어 집으로 간다

퐁당퐁당 시간들이 떨어지고

빈집들이 숨을 죽이고

골목이 두런거린다

 

가을의 속도

 

줄달음쳐 오는 가을의 속도에 맞추어 나는 조금 더 액셀러레이터를 밟습니다

 

차가 빠르게 머리를 들고 나아갑니다

 

산굽이를 돌고 완만하게 경사진 들을 지나자 옛날 지명 같은 부추 마을이 나오고 허리 굽은 노인들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가는 모습이 보이고

 

가랑잎도 비명을 지르며 떨어져내립니다 물이고 가랑잎이고 가을에는 비명을 지르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산 속의 짐승들도 오늘은 그들의 겨울을 생각하며 골짜기를 빠져나와 오솔길을 가로질러 달립니다

 

가을은 우리 밖에서 그렇게 빠른 걸음으로 달리고 우리는 안에서 아가리를 벌리고 비명처럼 있습니다

 

빈집

 

초저녁, 눈발 뿌리는 소리가 들려

유리창으로 갔더니 비봉산 소나무들이

어둡게 손을 흔들고 강물 소리도 숨을 죽인다

나도 숨을 죽이고 본다 검은 새들이

강심에서 올라와 북쪽으로 날아가고

한두 마리는 처져 두리번거리다가

빈집을 찾아 들어간다 마을에는

빈집들이 늘어서 있다 올해도 벌써

몇 번째 사람들이 집을 버리고 떠났다

집들이 지붕이 기울고 담장이 무너져내렸다

검은 새들은 지붕으로 곳간으로 담 밑으로

기어 들어갔다 검은 새들은 빈집에서

꿈을 꾸었다 검은 새들은 어떤

시간을 보았다 새들은 시간 속으로

시간의 새가 되어 날개를 들고

들어갔다 새들은 은빛 가지 위에 앉고

가지 위로 날아 하늘을 무한 공간으로

만들며 해빙기 같은 변화의 소리로 울었다

아아 해빙기 같은 소리 들으며

나는 유리창에 얼굴을 대고 있다

검은 새들이 은빛 가지 위에서 날고

눈이 내리고 달도 별도 멀어져간다

밤이 숨 쉬는 소리만이 눈발처럼 크게

울린다

 

다시 빈집

 

며칠째 눈은 그치지 않고 내려 들을 가리고

 

함석집에서는 멀고 먼 옛날의 소리들이 울린다

 

제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내리는 눈은

 

처마에서 담장에서 부엌에서 간헐적으로 기명 울리는 소리를 낸다

 

귀 기울이고 있으면 연쇄 파동을 일으키며 계속 일어난다

 

나는 등피를 닦아 마루에 걸고 유리창을 내대본다

 

아직도 눈은 멈추지 않고 내리고 있다

 

천태산 아래로 검은 새들이 기어들고

 

하반신을 어둠에 가린 사람이 샛길로 접어들고

 

시간의 그림자 같은 것이 언덕과 들길을 지나

 

파동을 일으키며 간다 이제 함석집은 보이지 않는다

 

눈 위로 함석집의 파동이 일어나지만 우리는 주목하지 못한다

 

파동은 모습을 드러내는 일 없이 아침에서 저녁까지

 

빈 하늘을 회오리처럼 울린다

 

수천의 새들이 날갯짓을 하면서

 

끝을 모르는 시간 속으로 새들이 띄엄띄엄 특별할 것도 없는

 

날갯짓을 하면서 산 밑으로 돌아나간다 강물이 흘러 내려 가고

 

나무숲이 천천히 가지를 흔든다 이윽고 나무숲 새로

 

햇빛이 쏟아져 들어와 번쩍이면서 수천의 그림자를 지운다

 

새들은 하늘 높이 올라갔다가 내려오고

 

하늘 속으로 들어가 멈추어 있다가

 

시간의 거울 속으로 빠져나가면서

 

거울과는 반대 방향으로 날갯짓을 한다

 

하늘에는 수천 새들의 날갯소리로 시끄럽고

 

나뭇잎들이 우수수 떨어지고 요요마는 거울 속에서

 

거울의 부축을 받으면서 연주한다 황혼이 거울 속으로

 

몰아든다 새들이 또다시 띄엄띄엄 간격을 두고

 

날아가면서 꾸르륵꾸르륵 운다

 

어디로?

 

황혼이다 어두운

황혼이 내린다 서 있기를

좋아하는 나무들은 그에게로

불어오는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으며

있고 언덕 아래 오두막에서는

작은 사나이가 사립을 밀고

나와 징검다리를 건너다 말고

멈추어 선다 사나이는 한동안

물을 본다 사나이는 다시

걸음을 옮긴다 어디로?라고

말하지도 않는다

 

포플러들아 포플러들아

 

더 이상 종달이는 높이 날지

읺는다 봄날은 지나가버렸다

긴 의자에 사람들은 오지 않고

시간은 주춤주춤 고장난 시계처럼

흘러간다 나는 창문을 빠끔히 열고

시간의 자국들을 보고 있다

이태리 포플러들이 강 건너 연푸른

가지를 드러내며 가지런히 있다

무슨 신호를 공중으로 보내고 있는 것 같다

오오 포플러들아 포플러들아

멈칫거리지 말고 말하라 바람은

언제나 흐르는 것이 아니다 바람의

날개에는 솜털 같은 은유들이 실려 있고

은유들은 희망도 없이 부서져내린다

들판은 병들었다 수세기를 두고

오염된 세상은 이제 종달이 하나

떠올릴 힘이 없다

 

겨울이면 배고픈 까마귀들이

 

겨울이면 배고픈 까마귀들이 이 논에서

저 논으로 고랑을 뒤지며 바삐 걸음을 옮기고

참새들도 작은 모습으로 창가에 와 웁니다

눈 내리는 날은 눈물 방울이 줄줄줄 흘러내리면서

들판을 지우고 강을 지우고 마을을 지웁니다

그런 날은 유난히도 저녁이 빠르게 옵니다

(독자여

밤이 오거든

유리창을

오래오래 보십시오

엑스선 사진처럼

검은 유리에서는

새들이 날고

새들이 울고

새들이 일렬로

이동하는 것이 보일 겁니다

살고 아파하고 이동하는 것들에 대해

우리는 관심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밤은 아직도 유리창 밖에 움직이지 않고 있습니다

밤이 깔아놓은 길 위로 시간들은 사라진 것들의

이름을 부르며 가고 있습니다

나는 배고프게 세계의 중심에 있습니다

나는 울고 있습니다

 

황혼의 저편으로

 

노을 속으로 그림자들이 사라지고 나면

지구는 어느 때보다도 힘겹게

어스름을 끌어당기며 밤 속으로 들어간다

내 것이 아닌 추억들이 소리 지르며 일어선다

주민들은 입을 다물고 가만가만 발길을 옮긴다

주민들은 침실로 들어간다 한밤에는

빗줄기들이 세차게 이파리들을

때리고 풍경은 길게 숨을 내쉬고

나는 두렵다 나는 눈 뜨고 있다

내 앞에는 아직도 검은 시간들이

뭉텅뭉텅 흘러가고 있다

 

길 위에서

 

나무들은 멀어져가고 들이 어스름에

잠깁니다 한때 들에서는 영혼이 숨 쉬고

있었고 신들과 함께 구월을 맞으며

거주했습니다 그런데 우리 세기에 들어서면서

신은 떠나바렸고 우리는 비바람이 몰아치는

길 위에서 여러 길들을 보고 있습니다

언덕 아래 도랑에서는 물소리 들리고

우리 마음은 간절히 물에 잠기며 물을 따라

아래로 아래로 흘러가고 싶습니다

우리는 넋을 잃고 싶습니다

오오, 저는 애통하려고 여기 있습니다

어느 누가 우리의 토르소를 울리고 있습니까

우리는 누구입니까? 누구의 소유물입니까?

왜 아이들은 우리를 떠나 그들의 길을 저토록 바삐

갑니까 저는 찾아갈 집도 골짝도 없습니다

저는 혼자입니다

저는 떨고 있습니다

 

- 박재삼 시인을 위하여

 

유리창으로 넘어온 햇살이 사기그릇에 찰랑찰랑 넘칩니다

 

한 손이 조심스레 사기그릇을 들고 방 가운데 섭니다

 

사기그릇 속의 햇살은 사기그릇과

 

햇살 사이 방과 유리창 사이

 

무명으로 파동합니다

 

한 손이 고요로히 햇살을 적습니다

 

한 손이 떨립니다 한 손이 멈춥니다

 

떨림과 멈춤이 거의 동시적으로 되풀이되면서

 

속이 들여다보이는 시간들을 빨랫줄에 넙니다

 

그개 전부입니다 그 이상 방 안에는 사건이 일어나지 않고

 

사기그릇 속의 햇살은 넘치면서 적멸의 소리로 울리지만

 

소리들은 영토를 넓히지 못하고 울타리 안에서 사라져갑니다

 

햇빛 한 그릇

 

      1

   강 얼음처럼 금속성을 내며 햇빛이

   마룻바닥으로 한 뼘 한 뼘 기어 올라온다

   그릇에 담아 나는 검은 상 위에 놓는다

   밤이 깊어도 햇빛은

   사라지지 않고 일용할

   양식처럼 찰랑찰랑 넘친다

 

      2

   나는 햇빛 속을 가고 있다 강물 위인 듯, 진공 속인 듯, 나는 맨발로, 고개를 갸우뚱하고 조금씩 흔들리며 블랙홀 같은 시간 속을 가고 있다 저편에 얼굴 모습을 얼른 알아볼 수 없는 사내들이 몇, 가고 오른쪽으로는 낙엽송이 져 내리고 볏가리들이 반대쪽에 세워져 있다 공기는 말라 바스락거렸다 나는 무어라고 외치고 싶었으나(하다못해 어머니!라고도 외치고 싶었으나)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한꺼번에 시간들이 쏟아질 것 같은 예감에 시달리며 나는 몸을 일으켜 세웠다 그릇 위 햇빛이 번쩍거렸다

 

      3

   나는 서너 번 기침을 하고 햇빛 속으로 찰랑찰랑 흘러가는 나를 물끄러미 보고 있었다

 

     4

   오늘 같은 날에는 덤벙대지 말고

   조용히, 시를 생각하며,

   시를

   기다려야겠다

 

 

posted by 황영찬
2013. 7. 24. 16:58 내가 읽은 책들/2013년도

2013-081 소나무

 

글, 사진 / 임경빈

1998, 대원사

 

 

시흥시대야도서관

EM023098

 

082

빛12ㄷ  175

 

빛깔있는 책들 175

 

임경빈-------------------------------------------------------------------------

수원 고등농림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미네소타대학교 대학원 이학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농학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서울대학교, 원광대학교 농과대학 교수로 재직하였으며 산림청 임업연구원 연구 고문을 지냈고 현재는 수원 임목육종연구소에 재직중이다. 대한민국 과학상 대통령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여러 편의 저서와 논문이 잇다.

 

|차례|

 

생물학적 특성

   명칭

   분류

   형태

   분포

   품종

소나무의 상징과 문화

   상징

   소나무 그림

소나무 보호의 역사

   「제도송금사목(諸道松禁事目)

   금송계의 사례

소나무의 일생

   생식과 수명

   생태형

   균근

   소나무 숲의 세대 교체

   쓰임새

   수형목

천연기념물 소나무와 소나무 숲

   천연기념물 소나무

   소나무 숲

벌목 의식

참고 문헌

 

 

 

반송  실상사 경내.

처진소나무  경북 청도군 매전면.

황금소나무  강원도 삼척시 가곡면.(1994.3.5)

다닥다닥소나무(1993.7.)

여성의 비부를 상징하는 소나무 끝눈 부분  솔잎은 두 개가 한 엽초 안에 나고 그 사이에 사이눈이라는 작은 생명체를 지니고 있다. 그래서 소나무를 음양수라 하고 완전 무결한 부부애의 상징으로 본다. 안면도 채종림.

서낭당 소나무  강릉 회산동.(1989. 1. 24.)

'산불조심'의 자연석 표석  문경읍 상초리. 200년 전쯤의 것으로 추정.

'황장금산(黃腸禁山)' 표석  마을의 황장목을 보호하기 위해 산에 오르는 것을 금한다는 표식으로 조선 순조 2년(1802)에 세워진 것이라 한다. 강원도 영월군 수주면 두산2리 황장골 마을.

'황장금산' 표석  강원도 인제군 북면 한계리 큰절골.

'황장금산' 표석  울진군 소광리.

'삼산봉표(蔘山封標)' 표석  가리왕산.

'황장금표' 표석  치악산 구룡사 입구.

'수릉향탄금계(綏陵香炭禁界)' 표석  대구 팔공산.

'봉산(封山)' 표석  경북 문경 동로면 명전리.

속리 정이품송  우리나라의 대표격인 소나무다. 1464년 세조가 이 나무 아래를 지날 때 가지를 스스로 위로 쳐들어 그 행차를 도왔다고 해서 정이품이란 위계가 주어졌다. 천연기념물 제103호.

운문사 처진소나무  많은 지주로 곁가지가 지탱되고 있고 수세가 건강한 편이다. 천연기념물 제180호.

합천 묘산면 소나무  몸집의 크기와 용자의 당당함에 있어서 이 소나무는 우리나라 최고 명품으로 말할 수 있다.

괴산 청천면 소나무(천연기념물 제290호)

무주 설천면 반송(천연기념물 제291호)

문경 농암면 반송(천연기념물 제292호)

상주 화서면 반송(천연기념물 제293호)

예천 감천면 석송령(천연기념물 제294호)

청도 매전면 처진소나무(천연기념물 제295호)

영월 관음송(천연기념물 제349호)

명주 삼산리 소나무(천연기념물 제350호)

설악동 소나무(천연기념물 제351호)

속리 서원리 소나무(천연기념물 제352호)

고창 삼인리 장사송(천연기념물 제354호)

선산 독동 반송(천연기념물 제357호)

함양 목현리 구송(천연기념물)

의령 성황리 소나무(천연기념물 제359호)

이천 백사면 반룡송

강원도 삼척군 준경묘 주변의 수형목(강원 159호)

 

 

 

 

 

 

 

 

 

 

 

 

 

 

 

 

 

 

 

 

 

 

 

 

 

 

 

 

 

posted by 황영찬
2013. 7. 23. 09:13 내가 읽은 책들/2013년도

2013-080 손영운의 우리땅 과학답사기

 

손영운 지음

2009, 살림

 

시흥시대야도서관

SB028940

 

401

손64ㄱ

 

30억 년 한반도의 자연사가 살아 숨 쉬는 우리 땅의 비밀을 찾아 떠난다!

 

살아 있는 자연사 박물관 우리 땅의 과학적 재발견!

지금껏 볼 수 없었던 가장 흥미진진하고 놀라운 과학 기행문! 이 책은 지질학을 전공한 저자의 과학지식을 바탕으로 우리 땅에 숨어 있는 한반도의 기원과 거대한 자연사 그리고 그 땅에 살고 있는 우리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경기도의 포천 · 연천 · 강화도, 경상도의 안· 청송 · 부산 태종대, 강원도의 속초 · 강릉 · 삼척 · 태백, 충청도의 단양 · 태안, 전라도의 부안 · 고창 · 해남 그리고 제주도 등 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겨 찾는 명소에 과학적 사실을 찾아내 우리 땅을 재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 책은 그동안 책이나 머릿속에서만 잠자고 있던 과학 지식을 직접 보고 만질 수 있는 가장 생생한 안내서가 되어 줄 것이다.

 

| 지은이_ 손영운   shonja@hanmail.net |

서울대학교에서 지구과학을 전공했다. 중 · 고등학교에서 과학 교사로 근무했고, 제7차 중학교 과학 교과서와 교사용 지도서를 집필했다. 과학 작가로 활발하게 활동하여 그동안 쓴 책으로는 『청소년을 위한 서양과학사』『엉뚱한 생각 속에 과학이 쏙쏙』『꼬물꼬물 과학이야기』『교과서를 만든 과학자들』『아인슈타인처럼 생각하기 1 · 2』 등이 있다. 과학문화재단의 우수과학도서상을 13차례 수상했으며, 최근에는 『서울대 선정 인문 고전 만화 50선』을 기획하여 기획자로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차례

 

머리말 | 살아 있는 자연사 박물관 우리 땅을 가다

 

01 불의 땅 위에 세워진 도시

  경기도 연천

   아슐리안 주먹도끼가 발견된 연천 전곡리 선사 유적지

   한탄강이 '큰 여울의 강'으로 불리는 까닭

   주상절리의 백미, 재인폭포

   현무암으로 만든 군사 요충지 호로고루

   중생대 백악기 때 화산활동의 흔적

   거꾸로 자라는 고드름의 정체

 

02 자연과 사람이 만나는 아름다운 땅

  경기도 포천

   영평천 암반에 새긴 한석봉의 글들

   신생대 제4기 지질을 대표하는 대교천 현무암 협곡

   광릉 국립수목원에서 만난 식물과 곤충들

   자연과 사람이 만나는 아름다운 도시

 

03 사라진 것들을 잉태하는 한국의 그랜드캐니언

  시화호

   6,000억 원짜리 교훈, 시화호 간척 사업

   1억 년 전에는 호수였던 시화호

   공룡 알 화석과 둥지가 대량으로 발견된 중생대 지층

   흔적화석의 보고, 탄도

   시화호의 미래, 조력 발전소

   생태계 복원의 신호탄, 철새

 

04 세계적인 갯벌과 겨울 철새의 고장

  강화도

   한민족 역사의 축소판, 강화도

   세계5대 갯벌 장화리장화리 갯벌은 누가 만들었을까

   강화도 지질의 특징

   대표적인 겨울 철새 도래지

   고인돌의 고장

   강화도는 보존되어야 한다

 

05 바람과 파도가 만든 땅, 황해의 실크로드

  충청남도 태안

   백제 불교 문화의 시작이 되었던 태안

   해안사구 형성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신두리 해안

   말이 달리고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단단한 모래펄

   파도리 해수욕장의 아름다운 모오리돌

   파도가 만든 해상 조각 공원

 

06 퇴적 지형의 종합 전시장

  전라북도 부안

   백제의 불교 정신을 담은 절, 내소사

   화석을 찾아보기 어려운 송포항 해안

   석양에 붉게 물드는 해안절벽, 적벽강

   바다가 만든 화려한 조각장, 채석강

   바다에서 하얀 꽃이 피는 곳, 곰소 염전

   부안의 뜨거운 감자, 새만금

 

07 우리 땅의 가장 큰 지각변동을 보여 주는 호남의 지붕

  전라북도 진안

   조선 개국의 태몽을 품었던 땅

   호남의 지붕, 진안분지

   신생대 빙하기의 유물, 타포니

   백운동 계곡과 섬진강의 발원지, 데미샘

 

08 고인돌과 선운사가 있는 곳

  전라북도 고창

   선운사의 동백꽃 군락

   정토 신앙의 본거지, 선운사

   선운산에서 발견되는 화산활동의 흔적들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고창 고인돌 유적

   동호 해안사구와 가시연 군락지

 

09 공룡 발자국 화석의 메카

  전라남도 해남

   동아시아 철새들의 기착지, 고천암호

   충무공 이순신이 명량대첩을 벌인 울돌목

   층마다 공룡자국이 새겨져 있는 우항리층

   우리나라 최대의 우항리 공룡 박물관

   빙하기가 물러가면서 형성된 다도해

 

10 신선과 공룡이 함께 놀았던 땅

  부산 태종대

   파도와 바람의 역사를 만나다

   한반도의 기원을 밝혀 주는 해안단구

   중생대 백악기의 공룡 발자국이 대량으로 발견된 퇴적암 지층

   고대의 영혼이 살아 숨 쉬는 세계적인 자연 벽화

 

11 신생대에 열린 바다

  경상북도 포항

   한반도에서 두 번째로 해가 뜨는 곳

   신생대 때 한반도에는 어떤 일이 있었나?

   신생대 제3기 동해가 열리다

   한반도 신생대 화석의 보물 창고, 포항분지

 

12 용암과 화산재가 함께 빚은 노을

  경상북도 청송

   주왕의 전설이 깃들어 있는 주왕산

   복잡한 화산활동으로 형성된 주왕산 바위 협곡

   화산활동이 만든 꽃돌, 청송 구과상 유문암

   마음을 씻고 갓끈을 씻는 곳, 백석탄

   고택으로 가는 길에서 만난 옐로스톤

   새벽이 아름다운 호수, 주산지

 

13 강물의 힘이 만들어 낸

  경상북도 안동

   영남 불교의 대표 주자였던 안동

   연꽃이 피어난 물 위의 마을, 안동 하회마을

   태극의 머리에 해당하는 곳에 자리 잡은 풍산 유씨

   하회의 별산굿 탈놀이

   안동이 낳은 큰 스승, 퇴계 이황

 

14 퇴계 이황이 사랑한 산수의 고장

  충청북도 단양

   남한강이 만든 걸작 도담삼봉과 석문

   단양의 석회 동굴들

   남성적인 미를 가진 고수동굴

   여성적인 미를 가진 천동동굴

   보호가 시급한 온달동

   금수산의 둥그스름한 봉우리들

   화강암 절리가 만들어 낸 절경, 사인암

   푸른 암벽에 돋은 죽순, 옥순봉

 

15 하늘과 가장 가까운 도시

  강원도 태백

   민족의 영산, 태백산

   바다 밑에서 만들어진 산

   삼엽충들의 천국, 직운산

   고생대 퇴적 환경의 보물 창고, 구문소

   석탄 산업 도시에서 관광 도시로

 

16 한국의 대표적인 카르스트 지형

  강원도 삼척

   고려의 마지막과 조국 근대화의 초석이 되었던 삼척

   허목과 척주동해비

   미인의 한이 맺힌 미인폭포

   붉은 빛 퇴적암으로 된 통리협곡

   탑 카르스트 지형의 덕항산

   대이리 마을의 너와집과 굴피집

   지하 카르스트의 백미, 환선굴

   해안 카르스트 지형

 

17 적도의 바다에서 이동해 온 땅

  강원도 영월

   오랜 여행의 흔적들

   비운의 임금 단종의 한이 서려 있는 땅, 영월

   고생대 초기 바다 밑에 있었던 영월의 땅

   물이 만든 위대한 조각품 전시장, 석회 동굴

   단종의 애환이 깃든 선돌

   '신선이 놀다 간 자리'에 있는 화강암의 너럭바위들

 

18 고원의 청정한 하늘과 바람이 있는 곳

  강원도 평창

   평창으로 들어가는 길, 봉평 효석문화마을

   차령산맥이 시작되는 곳, 오대산

   평창 지진을 일으킨 월정사 단층

   침식작용과 조륙운동으로 형성된 횡계 고원

   대화면과 미탄면 일대에 발달한 카르스트 지형

 

19 호수 · 바다 · 산이 함께 있는 곳

  강원도 속초

   바다의 물길이 만들어 낸 호수, 석호

   속초의 바다 해빈과 파식대지

   암석 해안에 펼쳐진 해식절벽과 파식대지

   바위에 새겨진 풍경, 속초 설악산

 

20 폭포와 옥 그리고 추억의 도시

  강원도 춘천

   남이섬에는 남이 장군이 없다?

   청평사 가는 길에는 전설이 있다

   작지만 단단해서 폭포가 많은 삼악산

   우리나라 유일의 옥 광산

 

21 신생대 화산 활동이 남긴 자취들

  제주도 남제주군

   섬 속의 섬, 우도

   송악산과 마라도

   산방산의 용암 돔과 용머리 해안의 응회환

   색달과 대포동의 주상절리

   서귀포층의 신생대 화석과 폭포들

전곡리 토층 전시관 내부 전시실.  토층 전시관 안에는  1981년 실시된 제4차 발굴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 · 복원한 발굴 현장이 두 곳 있다. 발굴 당시 출토된 각종 유물이 전시되고 있으며 입체 영상으로 재미있게 구성한 영상물이 방영되고 있다.

연천군과 철원군의 경계 지역인 연천군 신서면 대광2리에 위치한 고대산에는 과거 경원선 열차가 지나 다니던 터널이 있다. 경원선은 1914년에 개통되어 서울의 용산과 원산을 잇는 총 길이 222.7km의 철도였으나, 6 · 25전쟁 이후 남북 분단으로 끊어졌다. 지금은 폐터널이 되었는데, 안에 '역고드름'으로 불리는 얼음 기둥이 발달해 있다.

포천에 가면 우리 땅이 예뻐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곳이 여럿 있다. 그래서 사람의 마음을 더하면 우리 땅이 좀 더 멋있어질 수 있다고 믿게 된다. 뷰 식물원도 그런 곳 중 하나다. 예전에는 '바보꽃밭'으로 알려진 곳인데, 흔히 식물원에서 볼 수 있는 '들어가지 마시오'라는 팻말이 없다. 아이들이 마음껏 꽃 속에 파묻힐 수 있도록 배려하기 때문이다.

향토유적 제26호인 옥병서원. 인조 27년(1649년) 창건되었다. 고종 때 대원군의 서원철폐령에 의해 폐원했다가 1981년 포천시에서 복원했다.

영평천 바닥 암반 중에 약간 돌출된 부분에 와준(窪尊)이란 글씨가 새겨져 있다. 그 옆에는 항아리처럼 움푹 파인 구멍이 있는데, 박순은 이 자연적인 돌 항아리에 술을 가득 담아 놓고 가끔 찾아노는 양사언과 취흥을 즐겼다고 한다.

영평천으로 내려가는 계단 왼쪽으로 청령담(淸泠潭)이라는 글이 새겨져 있는데, 이는 주변에 물이 매우 맑고 투명한 담이 있다는 내용이다.

영평천을 내려가는 계단을 오른쪽으로 돌면 만날 수 있는 암각문으로 수경대(水鏡臺) 암각문이라고 하는데, 새겨져 있는 글과 뜻은 다음과 같다.

谷鳥時時聞一箇(곡조시시문일개) 골짜기의 새소리 간간이 들리는데

匡床寂寂散群書(광상적적산군서) 쓸쓸한 침상에는 책들만 나뒹구네

每燐白鶴臺前水(매린백학대전수) 안타깝도다 백학대 앞 흐르는 물이

?出山門便帶?(재출산문변대어) 겨우 산문을 지나오니 문득 흙탕물일세

 

● 손영운의 과학지식                          경기 편마암 복합체와 대보 화강암

· 경기 편마암 복합체 : 우리나라는 그림처럼 몇 개의 큰 지체 구조를 가진다. 지체 구조란 한마디로 한반도의 땅을 구성하는 몸이라는 뜻으로, 우리 땅의 바탕을 이루는 땅에 해당한다. 경기 편마암 복합체는 이들 지체 구조 중 경기 육괴의 한 부분을 이루는 것으로 경기 지역에 나타나는 편마암 덩어리를 가리킨다.

그런데 이들 암석은 편마암뿐만 아니라 편암, 규암, 결정질 석회암 등 다양한 암석과 함께하며 오랜 세월 동안 여러 차례에 걸친 조산작용 과정에서 심한 습곡작용과 단층작용을 받았고, 또한 화강암화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편마암 복합체가 되었다. 이 복합체는 지층의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암상의 변화가 심한 것이 특징이다.

· 대보 화강암 : 중생대 대보조산운동과 관련하여 형성된 쥐라기 화강암으로 대체로 흑운모 화강 섬록암이 많이 분포한다. 영평천 강바닥을 이루는 암반과 절벽에 암각문을 새긴 바위들도 대부분 이들 대보 화강암이다.

한국의 지체 구조

겸재 정선의 <화적연>

공작단풍. 가만히 보면 공작새가 날개를 펼친 모양을 하고 있어 공작단풍이라는 이름을 얻은 나무다. 우리 조상들은 단풍나무의 어린잎을 삶아서 나물로 먹었다고 한다.

네가래는 무리 지어 자라는데, 작은 잎은 거꾸로 선 삼각형이고 자루가 없으며 길이와 폭이 각각 1 ~ 2cm다. 잎이 밭 전(田)자 모양으로 네 갈래로 나뉘어져 있어 네가래라는 이름을 얻었다.

홍점일락나비. 계절에 따라 색깔이 다른데, 봄형은 황록색을 띠고, 여름형은 흰색을 띤다. 숙주가 되는 식물의 줄기나 잎에 알을 한 개씩 낳고, 애벌레로 낙엽 밑에서 겨울나기를 한다.

길앞잡이. 몸의 빛깔이 비단처럼 아름다워서 비단길앞잡이라고도 한다. 들이나 산길을 지나는 사람들에 앞서서 계속 날아가므로 마치 길을 안내하는 것처럼 보여 붙여진 이름이다.

경기도 포천시 영북면 산정리에 있는 산정호수의 원래 용도는 저수지다. 오른쪽으로 보이는 산은 명성산인데, 고려 건국 때 왕건에게 쫓긴 궁예의 슬픈 최후를 보고 산새들이 울었다 하여 붙은 이름으로 일명 '울음산'이라고도 한다.

시화 방조제에 건설될 시화 조력 발전소의 조감도. 황해에서 시화호로 밀려오는 바닷물의 수압으로 수차를 돌려 전기를 생산할 예정이다.

한창 물막이 공사 중인 시화호 조력 발전소 공사 현장.

 

● 손영운의 과학상식                                                                               COD

· COD(Chemical Oxygen Demand) : 물의 오염도를 나타내는 기준. 화학적 산소 요구량으로, 오염 물질을 산화시킬 때 필요한 산소의 양을 뜻한다. 이 수치가 클수록 그 물은 오염이 심하다는 의미다. COD와 함께 생화학적 산소 요구량인 BOD(Biochemical Oxygen Demand)도 물의 오염도를 나타내는 기준으로 사용된다. BOD는 물속에 들어 있는 오염 물질을 미생물이 분해하는 데 필요한 산소의 양을 말한다. 따라서 BOD가 높을수록 오염이 심한 물이다.

석모도 보문사 마애설불좌상 위를 덮고 있는 눈썹바위. 멀리서 보면 마치 눈썹처럼 보여 붙여진 이름이다. 거대한 화강암 바위에 생긴 절리를 따라 중력에 의해 일부가 떨어져 나가 형성된 것이다.

부근리 고인돌은 높이 2.6m, 길이 7.1m, 너비 5.5m의 대형 고인돌이다. 북방식 고인돌로는 남한에서는 가장 큰 고인돌로 알려져 있다.

독립문바위와 돛대바위. 태안군 근흥면 안흥에서 서쪽으로 약 5km 떨어진 곳에 가의도(賈誼島)라는 작은 섬이 있다. 근처에는 오랜 세월 해식(海蝕) 작용으로 형성된 다양한 모양의 해안 지형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독립문을 닮았다고 독립문바위라 부르는 바위도 그중 하나다. 오른쪽으로 배의 돛대처럼 생긴 바위도 보인다.

태안마애삼존불은 가운데에는 아담한 크기의 관음보살(觀音菩薩), 양쪽으로는 우람한 크기의 약사여래(藥師如來)와 아미타여래(阿彌陀如來)가 서 있는 모습이다. 일반적으로 보살은 부처가 되기 전의 존재로, 이미 진리를 까달아 절대적인 존재가 된 부처보다는 위계가 낮다. 그러므로 삼존불에서는 보통 가운데 여래가 크고, 양옆의 보살을 작게 조각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태안의 백제 사람들은 그 반대로 가운데에 작은 크기의 보살을 둠으로써,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삼존불을 만들어 관음도량의 상징성을 최대한 살리는 높은 수준의 신앙을 보였다. 또한 태안마애불상은 태안 지역을 관입한 중생대 대보 화강암을 조각한 것으로 태안 지역의 지질학적 특징을 보여 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 손영운의 과학지식                                                              변성암의 종류

· 편마암 : 모래나 진흙 등의 퇴적암이 지하 깊은 곳에서 변성작용을 받아 생기는 변성암이다. 편마암을 이루는 주요 광물은 석영, 장석, 흑운모 등이며 흰색과 검은색 띠가 반복되는 편마상 띠 구조가 발달한다. 이 암석은 줄무늬가 아름다워 공원이나 아파트의 정원석으로 많이 이용된다.

· 편암 : 암석이 변성작용을 받아 형성된 변성암으로, 결정 입자가 육안으로도 구분될 정도로 성장하며 판상으로 쪼개지는 특징이 있다. 단단한 암석에 속하므로 건축재로 흔히 사용한다.

· 규암 : 사암 등이 열과 압력에 의한 변성작용을 받아 형성된 것으로, 주로 석영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매우 단단하다.

사자바위. 차별침식으로 형성된 바위다. 섬사람들은 이 바위가 멀리 중국 땅을 바라보며 태안반도를 지켜 준다고 믿고 있다. 배를 타고 지나가면서 보면 정말 의젓한 자세로 길게 꼬리를 늘어뜨린 채 중국을 바라보는 사자의 모습이 보인다.

여자바위. 뭍으로 나가려는 여자들을 머무르게 하기 위해 제사를 지냈다는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해식동굴이 있는 전형적인 해식절벽의 모습이다.

코바위. 마치 뾰족한 코처럼 생긴 바위. 하지만 가운데 두 바위가 다정하게 서 있어 부부바위라고도 한다. 물살이 매우 센 지역으로 역시 차별침식으로 형성되었다. 현재 모양을 이루고 있는 것은 규암이나 편암이고, 나머지 침식된 부분은 석화질 변성암으로 추정된다.

내소사 대웅전. 보물 제291호로 지정된 대웅전은 조선 인조 11년(1633년)에 중건된 것으로, 전체적으로 단청을 칠하지 않아 더욱 자연스러운 고찰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대웅전의 꽃잎 문살. 대웅전의 전면에는 꽃잎 문살을 조각한 문짝을 달았다. 이는 모두 정교한 공예품들로, 우리 민족의 뛰어난 예술성을 확인할 수 있다.

지장암과 지장바위. 사진 뒤쪽의 지장바위를 자세히 보면 층을 이루고 있는데, 이는 지장바위가 퇴적암이기 때문이다. 지장바위는 응회질 퇴적물, 즉 화산활동이 활발할 당시 분출된 화산 쇄설물로 이루어져 있다. 이로 보아 내소사가 있는 내변산 지역에서는 한때 화산활동이 활발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격포항 방파제 근처에 나란히 형성된 해식동굴. 해식동굴은 파도에 의한 차별침식으로 형성된다. 해식동굴의 크기가 점점 커지면 어느 시점에 이르러 위쪽 지층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게 되고, 위의 지층이 무너져 내리면 해식절벽이 해안에서 뒤로 후퇴하게 되는 것이다.

격포항 방파제 근처 해식동굴 내부에서 바깥을 본 모습. 보는 각도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보이는데. 각도를 잘 맞추면 마치 우리나라 지도처럼 보이기도 한다. 플래시를 터뜨려 사진을 찍으면 다양한 종류의 퇴적암이 드러난다.

● 손영운의 과학지식                                                천일제염의 생산 단계

염전은 크게 저수지, 증발지, 결정지로 구분된다. 밀물 때 바닷물을 저장해 두는 곳이 저수지인데 저수지의 바닷물을 긴 수로를 따라 증발지로 보낸다. 이때 바닷물은 50‰(퍼밀, 1,000분의 1을 뜻함)의 염분을 가진다. 증발지에서 7 ~ 8일 동안 물을 증발시키고 난 뒤에는 일명 '소금밭'으로 불리는 결정지로 보낸다. 결정지에서는 약 250‰의 염분을 띤 짠물로 소금 결정이 형성되면서 바닥에 가라앉는데, 이것을 긁어모은 것이 소금이다. 고무래로 긁어모은 소금은 소금 창고에 보관해 두었다가 일정량이 모이면 출하한다.

곰소 염전. 염전(鹽田)은 말 그대로 '소금을 만들어 내는 밭'이다.

생산된 소금을 보관하는 창고.

염전에 핀 소금꽃.

은수사 청실배나무. 높이가 약 18m, 둘레가 약 3m 정도이며, 산돌배나무의 변종으로 장미과에 속한다. 춘향전에서 이도령과 춘향이 첫날밤을 치를 때 월매가 내온 과일 안주 중에 '청술레'가 있는데 바로 청실배다. 청실배는 돌배나무가 맺는 돌배 중에서 가장 맛이 좋다고 한다.

화엄굴 내부에서 바깥을 본 모습. 수마이봉의 중턱에 있는 화엄굴에서는 마이산 역암의 특징을 자세히 관찰할 수 있다. 내부에는 샘물이 솟아나고 있는데 지금은 오염되어 있어 마실 수 없다.

백운면 동사무소 쪽에서 바라본 마이산. 왼쪽이 암마이봉, 오른쪽이 수마이봉이다. 마이산의 두 봉우리가 산 뒤에 얼굴을 숨기고 있는 용의 머리에 난 뿔처럼 보인다. 마이산은 금강산처럼 계절에 따라 불리는 이름이 다르다. 봄에는 안개 속에 우뚝 솟은 두 봉우리가 쌍돛대 같다 하여 돛대봉, 여름에는 수목 사이에서 드러난 봉우리가 용의 뿔처럼 보인다 하여 용각봉(龍角峰), 가을에는 단풍 든 모습이 말 귀처럼 보인다 해서 마이봉, 겨울에는 눈이 쌓이지 않아 먹물을 찍은 붓끝처럼 보인다 해서 문필봉(文筆峰)이라 불린다.

은수사에서 바라본 수마이봉. 흙이 거의 없어 나무는 자라지 못하고 풀이 듬성듬성 자라고 있다. 마치 절을 보호하듯 내려다보는 미륵불의 얼굴처럼 보여 마이산이 영험한 산임을 말하고 있는 듯하다.

마이산 탑사의 돌탑을 만든 이갑용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조각상.

은수사에서 탑사로 내려가다 정면에서 관찰되는 마이산 타포니. 타포니 지형은 화강암과 같은 심성암 지역과 사암, 역암 지역에서 발견되는데 밤과 낮의 온도차가 크고 동결과 융해를 반복하면서 기계적 풍화가 활발한 건조 지역에서 더욱 발달하는 지형이다.

백운동 계곡의 점전바위와 폭포. 백운동 계곡이 있는 백운면은 진안분지를 비껴난 곳에 해당한다. 이곳에서는 마이산에서 볼 수 있는 퇴적 지층을 찾아보기 어렵고, 대신 암석들은 선캄브리아대에 형성된 변성암류가 주를 이루고 있다.

섬진강은 이곳 진안군 백운면 신암리 데미샘에서 발원하여 광양만에 이르기까지 3개 도, 10개 시군에 걸쳐 약 220km를 흘러가는, 우리나라에서 네 번째로 긴 강이다.

 

선운사 고랑으로

선운사 동백꽃을 보러 갔더니

동백꽃은 아직 일러 피지 않았고

막걸리 집 아낙의 육자배기 가락에

작년 것만 오히려 남았습니다.

그것도 목이 쉬어 남았습니다.

- '선운사 동구',  서정주

 

그까짓 사랑 때문에

그까짓 여자 때문에

다시는 울지 말자

다시는 울지 말자

눈물을 감추다가

동백꽃 붉게 터지는

선운사 뒤안에 가서

엉엉 울었다.

- '선운사 동백꽃', 김용택

선운사 동백나무 군락(천연기념물 제184호). 선운사 동백나무 숲은 대웅보전 뒤로부터 도솔암에 이르기까지 약 1만 6,500㎡에 3,000그루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선운사. 대한불교조계종 제24교구 본사로 김제의 금산사와 함께 전라북도의 2대 본사다. 조선 후기에 선운사가 한창 번창할 때는 89개의 암자와 189개의 요사(寮舍)가 산 곳곳에 흩어져 약 3,000명의 스님들이 불도를 닦아 장엄한 불국토를 이루었던 곳이기도 하다. 오른쪽 건물은 대웅보전이고 왼쪽 건물은 영산전이다.

어느 날 밤 진흥왕은 꿈에 미륵불이 바위를 가르고 나와 자기에게 오는 꿈을 꾸었다. 그 후 왕은 왕비인 도솔 부인과 중애 공주를 거느리고 이 굴에서 불공을 드렸다고 한다. 하지만 신라와 백제는 서로 대립을 하던 사이였는데 신라의 왕이 왕위에서 물러났다고 해서 적국인 백제의 땅에 와서 불도를 닦았다는 이야기는 아무래도 신빙성이 떨어진다. 후대에 만들어진 전설로 여겨진다.

선운사 도솔암 마애불(보물 제1200호).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마애불상 중 하나로 조각된 부처는 미륵불로 추정된다. 연꽃무늬를 새긴 계단 모양의 받침돌까지 갖추고 있다. 머리 위를 자세히 보면 구멍이 나 있는데 동불암이라는 누각의 기둥을 세웠던 곳이라고 한다.

선운산 낙조대. 낙조대는 도솔암 마애불과 마찬가지로 유문암으로 되어 있는 봉우리다. 낙조대 위에서 보면 선운사 전경이 바로 발아래로 보이고, 멀리 황해가 보인다.

운곡 고인돌. 고창 고인돌 유적지의 제3코스에 있는 오베이골 탐방로를 따라 화사봉을 향해 3km 정도 걸어가면 운곡 서원이 있는 곳에 덩그러니 큰 고인돌이 하나 놓여 있다. 마을의 이름을 따서 운곡 고인돌이라 불리는 이 고인돌은 덮개석의 높이가 5m에 이르고 무게는 200t이 훨씬 넘는 것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동호 해수욕장. 넓은 모래펄은 자동차가 달려도 될 만큼 단단하다. 왼쪽에 풀로 덮인 곳은 원래는 모래언덕, 즉 사구였던 곳이다. 해안사구는 넓은 모래펄에서 바람을 따라 한곳으로 모인 모래들이 만든 것으로 지금은 해수욕장과 도로 사이의 경계선을 이루고 있다.

가시연.

동학농민혁명 발상지 기념탑. 가운데 포고문을 읽고 있는 이가 녹두장군 전봉준이고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농민들이 횃불이 되어 타오르고 있다. 그 주위로 농민들이 들었던 무기인 대나무 창이 세워져 있다.

해남군과 진도군을 잇는 진도대교. 울돌목은 진도대교 밑으로 조류가 흘러 남해로 빠지는 길목에 있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영정. 이순신 장군은 "병법에 이르기를 죽으려 하면 살고 살려고 하면 죽는다 하였고 또 한 사람이 길을 막으면 천 사람을 두렵게 할 수 있다 하였으니 이것은 지금의 우리를 이름이라. 공들은 살 생각을 하지 말고 조금도 명령을 어기지 말라. 나라를 위해 죽기로서 싸워라. 만일 조금이라도 영을 어기는 자는 군법을 시행하리라."라는 엄한 명령으로 명량해전에 임했으며, 그 결과 12척의 배로 왜선 133척을 무찌르는 대승을 거두었다.

명량대첩 때 쇠사슬을 연결하여 돌렸던 장치로 기록에 의거해 복원한 것이다.

거대 공룡실에 설치된 조바리아 화석. 조바리아는 몸체의 95%가 화석으로 발견된 초식 공룡이다. 초식 공룡 중에서 목이 가장 긴 종류로 아프리카의 백악기 지층에서 발견되며 약 18t의 몸무게와 21m의 길이의 큰 덩치를 가지고 있다. 사진의 화석은 일부분을 제외하고 대부분은 실제 화석으로 된 것이다.

발견 당시 그대로 보존한 대형 공룡 발자국 화석. 세계에서 유일하게 발자국 안에 별 모양의 내부 구조가 남아 있으며 발자국의 크기는 직경 52cm에서 95cm까지 다양하다.

 

● 손영운의 과학지식    공룡이나 조류의 발자국 화석이 형성되는 과정

① 물기를 머금은 호수 주변의 진흙이나 갯벌 위로 공룡이나 조류의 발자국이 찍힌다.

② 그 위로 퇴적물이 고인다. 우항리의 경우 화산 폭발로 인한 화산재 및 육상에서 흘러오는 각종 퇴적물이 쌓인 것이다.

③ 시간이 지남에 따라 퇴적층의 높이가 높아지고 수분이 빠져나가면서 위로부터 퇴적물의 무게로 인하여 큰 압력을 받아 고화가 진행된다.

④ 퇴적층은 퇴적암이 되고 세월이 흐르면서 풍화작용의 영향을 받는다. 풍화작용으로 쌓여 있던 퇴적층이 점점 깎여 나가면서 발자국 화석이 지표면에 노출되어 발견된다.

익룡의 앞발자국과 뒷발자국 화석. 우항리 공룡 박물관에 있는 익룡 발자국은 앞과 뒤의 발자국이 모두 뚜렷이 찍혀 있어 익룡이 4족 보행을 한 것을 알 수 있다. 기존의 2족 보행설을 4족 보행설로 뒤바꾸는 결정적인 증거가 되었다.

우항리에서 발견된 새 발자국은 두 종류로 우리나라 지명을 따서 우항리크누스 전아이(Ubangricbnus chuni)와 황사니페스 조아이(Hwangsanipes choughi)로 명명되었다. 모두 발가락 사이에 물갈퀴가 있으며 호숫가에 서식하는 작은 조류로 오늘날 오리류와 비슷한 것으로 추정된다.

땅끝 전망대의 갈두산 봉수대. 우리나라에서 가장 남쪽에 위치한 봉수대로 조선 초기에 설치되었다가 고종 때 폐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원형을 알 수 없을 정도로 파손되었으나 자연석으로 복원했다.

 

● 손영운의 과학지식                                                               오리부리공룡

7,000만 년 전 ~ 8,000만 년 전 백악기 말기에 서식한 공룡으로 정식 이름은 하드로사우루스(Hadrosaurus)이다. 하드로사우루스는 공룡 멸종 시기에 살았던 초식 공룡으로 질긴 식물을 갈아 먹을 수 있는 평평한 이빨이 줄지어 나 있는, 오리같이 긴 부리를 가지고 있어 오리부리공룡이라고 불린다. 오리부리공룡의 발자국 화석은 부산진구 초읍동과 부암동 사이 백양산 중턱에서도 수십 개 발견되었는데, 골프장 건설에 밀려 아무런 대책도 없이 방치되고 있어 아쉬움을 낳고 있다.

세계적인 자연 암벽화. 망부석 아래의 해안절벽에 초록색 무늬가 자연 암벽화다. 자세히 살펴보면 마치 공룡이 바다로 나가는 모습처럼 보인다.

상생의 손. 1999년 6월 제작에 착수한 지 6개월 만인 그 해 12월에 완공됐다. 육지에선 왼손, 바다에선 오른손인 상생의 손은 새천년을 맞아 모든 국민이 서로를 도우며 살자는 뜻에서 만든 조형물이다.

포항 달전리의 주상절리는 옛날 채석장에서 발견되었는데 신생대 제3기 말에 분출한 현무암에 발달한 것이다. 규모는 높이 20m, 길이가 약 100m이다.

양산단층이 나타난 인공위성 사진.

주왕산 제1폭포로 올라가는 길에 우뚝 서 있는 시루봉. 마음씨 좋은 할아버지 얼굴 같기도 하지만 떡을 찌는 시루와 닮았다고 하여 시루봉이라고 부른다. 옛날에 한 도사가 시루봉 위에서 도를 닦고 있는 모습을 보고 길을 지나던 선비가 불을 지펴 주었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주왕굴. 주왕이 피신했다고 전해지는 암굴이다. 높이는 약 5m, 너비는 약 2m로 그렇게 크지 않다. 왼쪽으로 폭포처럼 흐르는 물이 있는데 주왕은 이 물에 세수를 하기 위해 나왔다가 화살에 맞아 최후를 맞았다고 한다.

주왕산 계곡. 주왕산은 특이한 산세를 지닌 산이다. 양쪽으로 늘어선 거대한 바위 절벽들이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아 두려움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가을에는 선선한 가을바람과 알맞게 얼룩진 단풍으로 연간 6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 손영운의 과학지식                                            경상분지와 이자나기 판

· 경상분지 : 지금으로부터 약 1억 년 전인 중생대 백악기 때 한반도 전체적으로 지각변동이 있었는데 일부 지역은 융기하고 일부 지역은 함몰하여 저지대가 되었다. 이 저지대로 강물이 흘러들면서 한반도 남부 지역에 크고 작은 호수가 생겼는데 그 호수에 흘러들어 온 퇴적물로 형성된 것이 경상분지다.

· 이자나기 판 : 이자나기는 일본 신화에 나오는 남성 신의 이름이고 일본 동쪽에 위치한 작은 지각 판을 가리킨다.

급수대. 신라 37대 선덕왕이 후손이 없어 무열왕의 6대손인 김주원을 왕으로 추대했는데 이를 반대하는 세력이 김경신을 왕으로 옹립하기 위해 난을 일으키자 김주원이 왕위를 양보하고 주오아산으로 피해 대궐을 건립한 곳이라고 한다. 급수대 위에서 물을 구하기 어려워지자 계곡의 물을 퍼 올려서 식수로 사용하여 급수대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하단부를 자세히 보면 화산암에서 잘 발달하는 주상절리를 관찰할 수 있다.

마치 근엄한 아버지의 얼굴 모양을 한 학소대는 절벽 위로 청학과 백학 한 쌍이 둥지를 짓고 살았다 하여 학소대라고 불린다.

주왕산 제2폭포. 학소대와 병풍바위를 지나면 제1폭포를 만난다. 그곳에서 약 2km 떨어진 곳에는 2단 폭포로 낮은 두 개의 폭포가 장관을 이루며 물줄기가 흘러내리고 있다. 안동대학교 황상구 교수에 따르면 주왕산 지역은 폭발성이 강한 산성 화산암류가 분포하는 지역이며 주상절리가 잘 발달하는 회류 응회암의 특성으로 주왕산 여러 곳에 폭포가 발달한다고 한다.

연화봉과 병풍바위. 왼쪽에 있는 것이 연화봉이다. 생긴 모양이 연꽃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고 오른쪽이 병풍바위이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윗부분이 평평하다. 대부분의 봉우리가 뾰족한데 주왕산의 봉우리나 바위들은 위가 뭉툭하다. 이런 모습은 시루봉이나 학소대, 급수대도 마찬가지다. 이것은 주왕산이 한때 평지였다가 위로 융기했다는 증거가 된다.

방호정. 조선시대의 학자 학봉(鶴峯) 김성일(金誠一, 1538 ~ 1593)은 이곳을 보고 '산골짝은 첩첩이 겹쳤는데 / 시냇물은 몇 굽이를 흐르느냐 / 외딴 마을은 골짝 어귀에 있고 / 높은 정자는 바위머리에 솟았다'고 노래했다. 그가 말한 바위머리의 두께와 지층의 수를 보면 이 지역에 흘렀던 용암의 양과 화산활동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백석탄과 포트홀. 백석탄 일대에는 응회암 암반 위로 세찬 물이 흐르면서 함께 운반된 작은 자갈이 물의 와류작용으로 하천 바닥을 마식하여 형성한 구멍을 여러 곳에서 볼 수 있다. 일명 항아리바위라고도 불리는 포트홀은 백석탄 외에도 가평의 명지계곡 등에서도 볼 수 있다.

송소고택. 경북 청송군 파천면 덕천리에 위치한 경상북도 민속자료 제63호. 조선 영조 때 만석의 부를 누린 심처대의 7대손 송소 심호택이 지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세동 7층전탑.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전탑으로 국보 제16호다. 기단부는 완전히 훼손되었고 한 면에 6장씩 팔부신중이나 사천왕 등을 새긴 면석을 붙였는데, 북쪽 면에는 이나마도 붙어 있지 않고 시멘트로 보강되어 있다. 기단부의 높이로 보아 지금보다 훨씬 규모가 컸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원형을 확인할 길이 없다.

봉정사의 대웅전(보물 제55호). 극락전은 이 건물의 왼쪽에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극락전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축물로 알려졌으나 최근에는 대웅전이 그보다 더 오래된 것으로 추정되고 잇다. 더 충분한 사료가 확보되어 사실로 확정된다면 안내문을 비롯하여 역사 교과서 내용까지 바뀌게 될 것이다.

거대한 화강암으로 제작된 이천동 석불상. 이천동 연미사 옆에 있으며 '제비원 석불'로 더 많이 알려져 잇다. 연미사는 신라 선덕여왕 3년(634년)에 창건된 절이다. 높이는 12.4m이며 턱에서 머리끝까지의 길이는 2.5m이다. 얼굴의 강한 윤곽이나 세부적인 조각 양식으로 보아 11세기 무렵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충효당(忠孝堂). 서애 유성룡의 생가로 보물 제414호로 지정되었고 모두 52칸으로 이루어진 단층 기와집이다. 풍수지리에서는 이 터가 태백산맥의 줄기를 탄 영양 일월산 지맥의 끝이 멈춘 곳으로 매우 좋은 자리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서애이후 이곳에서는 조선의 재상과 판서들이 여럿 나왔다.

병산 서원. 풍산 유씨들이 후진 양성을 위해 만든 풍악 서당이 발전하여 된 것이다. 원래의 자리에서 병산리로 이전하면서 명칭이 병산 서원으로 바뀌었다.

병산 서원의 입교당(立敎堂)과 동재(東齋)와 서재(西齋). 입교당은 여섯 칸 대청을 가운데 두고 좌우에 2칸씩의 온돌방을 설치했다. 입교당 좌우에는 맞배지붕을 한 동재와 서재가 마주하고 있다. 멀리 보이는 산이 병산이고 그 아래로 낙동강이 흐르고 있다. 사진의 가운데 건너편에 보이는 건물이 만대루다.

만대루. 수십 명이 함께 앉아 글을 읽을 수 있을 정도로 큰 누각이다. 아름드리 기둥 위에 설치한 누마루에서는 앞으로 낙동강과 병산을 바라볼 수 있다.

하회 별신굿 탈놀이. 하회 마을에서는 방문객들을 위해 주기적으로 별신굿 놀이판을 벌인다. 사진은 주지마당의 한 장면으로 바닥에 엎드려 있는 것이 암 · 수 주지들이다. 주지는 상상의 동물로 탈판의 부정을 물리치는 구실을 한다.

소 고환을 들고 팔러 다니는 백정.

바람둥이 여성 부네.

각시광대.

마을로 찾아든 . 부네와 연분을 맺는다.

도산 서원. 사적 제170호. 이 서원 안에는 4,000권이 넘는 장서와 이황의 유품이 남아 잇다. 대원군의 서원 철폐 때도 소수 서원 등과 함께 정리 대상에서 제외될 정도로 서원으로서의 권위를 지닌 곳으로 영남 유학을 대표했다.

암서헌과 완락재. 도산 서원 안에는 도산 서원의 모태가 된 도산 서당이 있다. 사진의 마루는 암서헌(巖棲軒)이라고 불리는데 암서란 바위에 깃든다는 의미로 자연 속에서 살면서 조금이라도 진리를 터득하기를 기원한다는 주자의 글에서 따온 것이다. 마루 옆의 방이 완락재다.

정도전은 한때 도담삼봉 가까이에 은거하며 이곳의 산수와 벗 삼아 산 적이 있어서 자신의 호를 아예 삼봉이라 지었다. 가운데 가장 높은 봉우리를 중봉이라 하고 중봉 가까이에서 교태를 머금은 듯 서 있는 봉우리를 딸봉 또는 첩봉이라고 하고 중봉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봉우리를 아들봉 또는 처봉이라고 부른다. 중봉에 있는 정자의 이름은 삼도정이다.

도담삼봉은 사진에서 보듯이 산의 끝자락이 남한강에 침식되면서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사진에 보이는 산은 대부분 석회암이고 도담삼봉도 석회암으로 되어 있다.

영월에 가면 라피에 지형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사진의 라피에 지형은 선암 마을의 한반도 지형을 보러 가는 도로변에 있는 것이다.

단양8경 중 하나인 석문. 왼쪽 아랫부분에 작은 굴이 있는 것으로 보아 아주 오래전에 석문은 큰 석회 동굴의 일부분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신증동국여지승람』을 보면 석문을 문틈으로 바라보면 동천(洞天)과 같다고 했는데 동천은 신선이 사는 곳을 말한다.

석주가 되기 직전의 종유석과 석순.

다양한 동굴 생성물의 숲. 천동동굴에는 종유석(鐘乳石), 석순(石筍), 석주(石柱), 종유관(鐘乳冠), 커튼 등이 마치 숲처럼 장관을 이루어 동굴 밀림에 온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수중 2차 동굴 생성물. '꽃 쟁반'이라고 불리며 영지버섯처럼 보이는 동굴 생성물은 탄산칼슘의 농도가 짙은 지하수 속에서 천천히 침전되어 형성되는 2차 동굴 생성물이다.

복합적으로 발달한 석주.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형성된 두터운 석주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각의 변동이 있을 때 아래위로 어긋났고 다시 종유석이 발달하여 석순의 일부와 연결된 모양이다. 역시 초록색 이끼류에 덮여 잇어 초라한 형색을 띠고 있다.

온달동굴의 내부. 온달동굴도 다른 석회 동굴처럼 다양한 동굴 생성물이 발달되어 잇다. 하지만 초록색 이끼류로 덮여 있어 지하 동굴의 신비로움을 발견하기 어려웠다. 깨끗한 지하수로 세척을 하고 조명 시설을 바꿀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래 사진은 코끼리 모양을 한 특이한 종유석이다.

금수산의 용담폭포. 수직 방향으로 틈이 생겨 쪼개지는 것을 수직 절리, 수평 방향으로 틈이 생겨 쪼개지는 것을 수평 절리라 한다. 우리는 화강암 하면 흔히 수직 절리만 생각하는데 사실 수평 절리가 발달한 곳도 많다. 월악산 동쪽 계곡인 용하구곡과 단성면의 사인암이 대표적인 곳이다.

사인암은 덕절산(德節山) 줄기를 따라 흐르는 남조천변에 우뚝 솟아 있다. 고려 말에 사인 벼슬을 하던 우탁이라는 사람이 지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단양8경 중 하나다.

상선암은 단성면 가산리에 있는데 우암 송시열의 수제자 수암 권상하가 이름을 붙였다고 전해진다. 물길 옆으로 넓적한 바위들이 판상절리의 표본처럼 보인다. 실제로 찾아가 보면 이것이 무슨 단양8경일까 할 정도로 실망스러울 수도 잇는데, 인공적으로 다리를 놓은 것이 결정적인 실수인 것 같다. 그 전에는 소박한 바위들의 어울림이 주는 멋이라도 있었는데 지금은 그마저 없어진 듯하다.

중선암은 흰색의 화강암이 층층을 이루고 있고 물이 많이 흘러 여름철 가족 휴양지로는 아주 좋을 듯하다. 아스팔트 도로와 콘크리트 도로벽이 생기기 전 자연과 어울렸을 때는 훨씬 멋졌을 것으로 생각된다.

하선암과 불암. 전형적인 화강암으로 되어 있다. 불암은 설악산의 흔들바위와 같이 오랜 침식의 결과로 둥근 모양을 갖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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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황영찬
2013. 7. 22. 09:00 내가 읽은 책들/2013년도

2013-079 토종닭 연구소

 

장경린 시집

2005, 문학과지성사

 

 

시흥시대야도서관

EM049540

 

811.6

장146토

 

문학과지성 시인선 310

 

도시에 몰려든 사람들

자본의 물결에 휩쓸리고 내몰리며 살아가는 사람들

거리에 버려져 날리는 비닐봉지 같다

부분의 합은 전체보다 크다

아니 작다

도시가 자연보다 작아 보이기도 하고 커 보이기도 하듯이

사람이 도시보다 작아 보이기도 하고

커 보이기도 하듯이

내가 나보다 커 보이기도 하고

작아 보이기도 하듯이

내가 쓴 시는 나보다 커 보이기도 하고

작아 보이기도 할 것이다

 

시는 존재와 존재 사이의 벽을 넘나드는

일종의 '숨통 트기'가 아닐까

도시가 자연과 다르지 않듯이

과거와 미래가 다르지 않듯이

(과연 그럴까)

내가 당신과 다르지 않듯이

다르지 않기를 바라듯이

불현듯 뭔가 달라지기 위해 북한산을 오르고 있는 내가

문득 낯설어 보이듯이

 

시인 장경린은 1957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1985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에 당선되어 시단에 등장했으며 2003년 부산일보 신춘문예에 희곡 「넋이야 있고 없고」가 당선되었다. 시집으로 『누가 두꺼비집을 내려놨나』 『사자 도망간다 사자 잡아라』 등이 있다.

 

시집 『토종닭 연구소』는 유머의 미학이 돋보인다. 유머는 기존 의미에 대한 비판이면서 새로운 의미로의 다양한 가능성을 여는 순간의 불꽃이다. 시인은 심각하고 딱딱하게 굳어 있는 현실을 단숨에 허물어뜨리면서 어디에건 자유롭게 달릴 수 있는 물과 같은 의식의 상태로 열어놓는다. 새로운 현실은 어떻든 그런 의식 상태에서 싹튼다. 이 시집은 바로 그런, 유머에서 촉발된 무언가 되려고 하는 상상력으로 가득 차 있다.

 

시인의 말

 

지느러미가 잘 펴지지 않았다.

표류하고 있었다.

눈부신 햇살을 날개로 가리고 길가에 서 있는 동안

사람들이 지나갔다.

나도 나를 지나치는 날이 많았다.

어디쯤 왔을까.

휴대폰으로 문자 메시지를 날리며 걸어가는 소녀의 입가에

배꽃 같은 게 피어 있었다.

 

2005년 가을

장경린

 

차 례

 

시인의 말

 

제1부

로그인 / 퀵 서비스 / 넋이야 있고 없고 / 토종닭 연구소 / 가족 / 거기가 어디였더라 / 버섯찌개 / 재개발지역 3 / 재개발지역 4 / 재개발지역 5 / 재개발지역 6 / 재개발지역 7 / 재개발지역 10 / 오토리버스 / 온라인 오프라인 / 어디로 가는 중일까 / 文章 / 갈릴리 김밥 / 해미에서 / 손에 강 같은 평화 1 / 손에 강 같은 평화 2 / 사랑한 후에

 

제2부

달래야 / 인기 검색어에서 삭제된 오늘 / 회전문 / 엽서 / 幕間 / 대한 늬우스 1 / 대한 늬우스 2 / 대한 늬우스 3 / 대한 늬우스 5 / 홈 스위트 홈 / 장어 한 판 / 아스피린 / 1350cc / 간이 의자 / 문학은 내 속을 돌아다니는 여행이다 / 그래야 단풍다운 가을 단풍 / 누룽지 / 다시 대한 늬우스

 

제3부

몽유도원도 / 당신과 나 사이에 1 / 당신과 나 사이에 2 / 지글 지글 / 심부름 / 동시 상영 / 開花 / 워킹 맨 / 몽유도원도 1 / 몽유도원도 2 / 몽유도원도 5 / 몽유도원도 9 / 몽유도원도 10 / 몽유도원도 11 / 몽유도원도 17 / 몽유도원도 19 / 몽유도원도 21

 

해설 | 나 자신이 되어 산다는 것 · 정효구

 

토종닭 연구소

 

임시로 설치해놓았던 가을이

철거되고 있었다 부도 맞고 쓰러진

토종닭 연구소 입구

널브러져 버려진 닭 한 마리

나사처럼 꽉 조여 있던 검은 눈빛은

벌써 풀려

땅으로 스며들고 있었다

 

잡풀에 발목 잡혀 낡은 정보를 흘리는

빛바랜 신문지들

복제된 소가 전생을 기억한다고?

쌀 한 톨에

도서관이 들어간다고?

그럼, 내 속엔?

 

인기척에 놀라 튀어나온 무당개구리가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길흉을 등에 지고

혼 마중 거리굿을 벌이고 있었다

자욱이 피어오른 하루살이들

점점이

지는 해를 끌어안고

허둥대고 있었다

 

지글지글

 

구파발에서 좌회전하자마자

버거킹은

속력을 내서 달리기 시작했다

서울을 지나

 

지하철워털루역. 백인소녀가벽에기대어휴대폰으로통화를하고있다. 울먹이며벽을향해돌아선다.이마로마구벽을찧는소녀. 벽속으로걸어들어가기라도하려는듯. <BUY ME/I'LL Change/YOUR LIFE>라고 적힌붉은광고벽보가곁에서소녀를위로하고있다. 휴대폰을바닥에내던지는소녀. 달려들어오는전동차. 창밖을물끄러미내다보고있는인형들. 그파란눈동자들.

 

지글지글

맛있는 버거킹으로 오세요!

와퍼 세트를 드신 후 쿠폰 3장을 모아 오시면

세트 하나를 그냥 드립니다

 

행사기간 : 7/32 ~ 7/45

 

몽유도원도 11

 

어느날드디어바겐세일이시작된다

그는백화점으로달려가

몰려든사람들틈에끼어그것을골라든다

아가씨이게 40% 할인된가격이오?

아니요거기서40%를깎아드려요

마음이바쁜그의쇼핑백은순식간에가득찬다

불룩한쇼핑백들고돌아온그는

지친몸과그것을거실에던져놓고성취감에젖어널브러져있다가

비씨카드만한깨달음하나를얻는다

그렇다원하는것은

그무엇이든40%나할인된가격이었다

그는온라인으로들어가도토리를모두털어주고

50%할인된칼을산다는그는번쩍이는그칼로

더듬이가떨어져나간

구형텔레비전을60%싸게산다그는그것을팔아

90%나싸게나온돌아가신어머니를사들고온다

밤늦도록회포를풀고난뒤

한결밝아진어머니를새옷입히고화장해서

내다팔기로한다그러나어머니

아무리싸게판다해도

죽은여자를어느누가사겠어요어머니

어쩔수가없군요어머니그는엄마와자기를세트로묶어

헐값으로시장에내놓는다하루이틀사흘

모자가울고있다다시또

하루이틀사흘

이제그는온라인을빠져나가야겠다고마음먹는다

40%정도빠졌다면어쨌거나

만족할만한수준인것이다

 

재개발지역 5

 

햄버거를 먹고 있는 아이의 입가에

21번 염색체 이상으로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아이의 입가에

인간의 色이 전혀 물들지 않은

태초의 입가에

너울거리는 봄

 

아파트 철책 따라 만개한 개나리꽃들

空에서

노란 色으로 빠져나와

배드민턴공처럼 생긴 제 몸에 놀란 듯

팅! 팅!

色을 튕기며

아파트 철책 따라 달리는

 

햄버거처럼 생긴 도시

염색체 이상으로

높이 솟구치며 골다공증을 앓고 있는 아파트 속에

속눈썹이 자꾸 빠지는

초승달 아래

 

거기가 어디였더라

 

눈부시도록 탁 트인 장지였다

 

부슬부슬 떨어져 나가는 바위 틈에서

조개껍질들이 나왔다

바다 속처럼 고요한 산

삽날이 잘 먹지 않았다

온 세상이 물에 잠긴 적이 있다고

산모의 양수와

바닷물 성분이 그래서 같은 거라고

누군가 구덩이 속에서 아는 체를 했다

언젠가 불의 심판이 내리면 예외가 없을 거라고

숲을 헤치고 날아오른 새들이

푸른 허공을

깊이 파 들어가고 있었다

점점 깊어지는 구덩이를 보며

 

일회용 커피로

일회용 몸뚱어리 녹여가며

 

퀵 서비스

 

봄이 오면 제비들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씀바귀가 자라면 입맛을 돌려드리겠습니다

비 내리는 밤이면

발정 난 고양이를 담장 위에

덤으로 얹어드리겠습니다 아기들은

산모 자궁까지 직접 배달해드리겠습니다

자신이 타인처럼 느껴진다면

언제든지 상품권으로 교환해드리겠습니다

꽁치를 구우면 꽁치 타는 냄새를

노을이 물들면 망둥이가 뛰노는 안면도를

보내드리겠습니다 돌아가신 이들의 혼백은

가나다순으로 잘 정돈해두겠습니다

가을이 오면

제비들을 데리러 오겠습니다

쌀쌀해지면 코감기를 빌려드리겠습니다

 

갈릴리 김밥

 

어렵게 쓴 사직서 끝내 구겨 버리고

갈릴리 김밥집에서 꾸역꾸역

검은 김밥을 쑤셔 넣는다

특별 보너스 주겠다는 유혹을 마다하고

자유도 마다한 이유 찾지 못해

머리를 쥐어뜯는 갈릴리

자신을 세상에 내다 판 죄

종신형 받는 게 아닐까

노동형 인간으로 거듭나라는 뜻일까

갈릴리 대형 거울에 갇힌 내 허상이

나를 향해

저 등신 하며 눈 흘기는 이 業을

씹으며

 

식탁에 말라붙은 고춧가루 갈릴리

 

회전문

 

어느 날 그는 탈주에 성공했다

몸담았던 조직의 육중하고 거대한 회전문을 밀고

드디어 속 시원히 나왔다

고 그는 믿었다 그물 같은 조직의

아래 위를 오가며

사방으로 얽혀 있던 관계의 고리를 끊고

간신히 회전문을 빠져나왔다

고 그는 믿었다 그러나

문을 밀고 나오는 순간 더 빨리 돌아가는

그 문의 회전 속도에 휘말려

다시 안으로 끌려 들어가고

다시 밖으로 나오려고 안간힘을 쓰면 쓸수록

그의 의지보다 더 세고 효율적인

회전문에 오래도록 그는 갇혀 있었다

 

어느 날 그는 탈주에 성공했다

고 믿었다 아침에 일어나 명상을 하고

남들이 일하는 시간에

박찬호 경기를 라이브로 즐기고 발목이 잘린

비둘기에게 과자를 주면서

시시각각 움직이는 주가를 지켜보다 배팅을 하고

동네 쓰레기 소각장의 연기가

어느 쪽으로 날아가는지 살펴가면서

듣지도 않는 레코드판 먼지를 닦아내면서

그는 탈주에 성공했다

고 믿었다 어제처럼 어제의 어제처럼은 살지 않겠다

고 말하면서 열심히 회전문처럼

돌아가면서

 

어느 날 그는 탈주에 성공했다

고 믿었다 유로라인을 타고 파리로 떠나면서

먹다 남은 고추장과 라면을

런던 민박집 아주머니에게 다 털어 주면서

파리의 출출한 밤

그 고추장과 라면을 아쉬워하면서

 

재개발지역 10

 

나는 내가

나를

 

쓰고 내다 버리는

쓰레기통

이다 잠든 내 얼굴

퀴퀴한

그 재활용 쓰레기봉투 귀퉁이를

뜯어보는

당신의 허기

 

굶주린 고양이의 비린 발톱

 

아스피린

 

바닥이

빤히 보이는

정기예금 통장에 세 들어

살고 있는

 

며칠째 물만 마시며

아스피린처럼 웅크리고 있는

속으로 녹고 있는

 

그가 시를 쓸 때는

몸에서

단백질 타는 냄새가 난다

낙엽 긁어모으는 소리

낮게 깔리기도 한다

 

버섯찌개

 

야근과 몸살 덕분에

55킬로그램에서 52킬로그램으로

가볍게 몸을 구조조정시키고

몸 밖으로 퇴출시킨 물질만큼 탈속해진

반물질이 되어

모처럼 만난 구름머리

주문한 버섯찌개가 나오는 동안

메추리알만한 침묵 소금에 찍어 먹으며

 

소리 한 점 없는 침묵도

잡다한 소음도

훌륭한 음악이라고 사기 쳤던 존 케이지(    ~ 1992)

버섯을 연구했던 음악의 대가

누군가 물었다 하필이면 왜 버섯이냐고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는

무명한 것이기에,

음악 한답시고 골을 비워놓으면 습기가 차니까……

국물 속에서 건진

내 거시기처럼 생긴 송이버섯

얼른 입으로 가져가 뜨겁게 감추며

존 케이지를 아느냐고

춤추는 남자를 사랑했던 존 케이지를 아느냐고

애꿎은 고인 들먹여

눈길을 돌려가며

 

로그인

 

내 속에는

 

누군가

나보다 먼저 다녀간

흔적이 있다

 

달래야

 

매화는 다시 매화가 되려 하고

수련은 다시 수련이 되려 하고

북한산도 다시 북한산이 되려 하는데

걸쭉하게 몸 버린 한강도

다시 한강이 되려 하는데

쓰러진 강아지풀도

강아지풀로 일어나려 하는데

 

나는 뭐가 돼야 쓰겠소

응?

 

손에 강 같은 평화 2

 

어머니 유품을 정리하다가

안경알을 깼다 항암제를 투약하면서도

도수를 높여가며 집착하던 안경이었다

점점 흐려지는 세상을

그저 그러려니 밀쳐두고 살았다면

암에 걸리지도 않았을 텐데 아쉬워하면서

깨진 안경알을 치우다가 손을 베었다

 

스스로 불러들인 암과 타협해서

마음의 초점이나 잘 맞추고 지냈다면 편했을 텐데

한 치라도 자식들을

가까이 끌어당겨 보고 싶었던 것일까

도수를 높여가며

점점 멀어져가는 生과의 거리를

좁히고 싶었던 것일까

 

어머니를 한동안 따뜻하게 왜곡시켜주었을

깨진 안경알을 보며

마음의 초점이 흐려져 상이 잘 잡히지 않는

눈 대신에

베인 손가락에 침을 묻혀

깨진 안경알 조각들을 더듬더듬

 

몽유도원도 17

 

광합성 작용을 하며 걸었다

식물보다 느리게 걸었다

식물보다 더 멀리 갔다

돌아오는 길 벌써 날은 저물고

낯선 곳에서

책을 읽으며 버텼다

불을 켜자

활자들이 먼저 일어나 걷기 시작했다

뒤따라 걸었다

자꾸만 자빠졌다

점점 뒤쳐지고 있었다

 

처럼 거나해져 목청들 높아지고 있다

문간에서 구걸하고 있는 목발 짚은 노인 쪽으로

청어 굽는 푸른 연기가 빠져나가고

천장에서 건들건들 내려와

텔레비전에 내려앉는 거미

나잇값을 해 이 양반아 술을 똥구멍으로 마셨어

면박을 주는 주모

허름한 인생들을 받아 낸 그녀의 욕설에는

힘이 있다 야생동물 같은

신문지를 말아 쥐고 주모가 다가가자

부리나케 달아나는 거미의

 

느닷없이 쏟아지는 우박

느닷없이 쏟아지는 눈동자

 

손에 강 같은 평화 1

 

사람 손가락이 열 개인 까닭에

십진법이 생겼다고 한다

이 손이 소처럼 뭉툭했다면

번잡한 이 삶 어마나 단순하고 평화로웠겠는가

새의 날개 같았다면

가볍게 떨리는 마음으로도

얼마나 멀리 날아갈 수 있었을까

 

내 손도 그 새 세상을 품었구나

낡은 도자기처럼 은은하게 잔금이 가고

푸르렀던 힘줄도

스우ㅐ터에서 풀려 나온 실처럼 느슨해진 내 손은

세상을 움켜쥐기보다

누구나 손잡기 쉽게 되었다

 

이 손 강 같았으면

남원 어느 샛강처럼

둔치를 끼고 느리게 돌아가는 강 같았으면

신발 벗어 들고 생을 건너다

흰 발등 내려다보며 아득해진 마음이여

그 마음 쓰다듬는 얕은 강이여

내 손 그런 강 같았으면

 

幕間

 

기차표를 끊어 놓고

시간 죽이려 들어간 청량리 뒷골목 극장

기형도 시인이 쓰러졌던

파고다극장보다 작고 음침한 그곳에는

세상과 담을 쌓기 위해 숨어든 백수들과

부랑자들이 굴러들어온 호구를 눈여겨보고 있었다

때 절은 잿빛 스크린 펄럭이며

사람들을 가지고 노는 흉측스런 공룡보다

찢어진 스피커의 소름끼치는 소음이

사람 잡을 때마다

움찔거리며 흘리던 쥬라기의 팝콘들

 

그때 슬그머니

내 허벅지를 타고 넘어오는

옆자리 중년 남자의

부드러운 손길

 

시간을 넘나드는 영화도 보았고

가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영화도 보았다

聖이 性을 뛰어넘지 못하는 영화도 보았고

바다가 육지를 덮치는 영화도 보았다

그러나 남자가

남자를 뛰어넘지 못하고 무너지는

그 영화 같은 현실 앞에서

덥석 공룡에게 물린 듯

식은땀을 흘리며

 

가족

 

물고기들이 돌 속에 박혀 놀고 있다

물처럼 부드러워지는 돌

 

나는 그곳에서 추방되었다

내가 그곳에서 추방되었기 때문에

그곳은 파괴되지 않고

완만하게 잘 돌아갈 것이다

내가 그곳에서 추방된 것은

오히려 잘된 일이다

내가 돌아가야 할 곳이 있다는 사실이

잘된 일이다

 

끝없이 펼쳐진 광야를 지나

비바람에 씻겨

뒹구는 돌

 

몽유도원도 2

 

 


위 네모 안에

마음속으로 점 하나를 찍으시오

그 점에서 솟구쳐 흘러내리는 샛강을 끼고

 

차를 몰아 비포방도로를 달리시오

 

(흙먼지가 일면 창문을 닫아도 좋소)

 

 

고구마 밭이 나오면 하차해서

네모 틀 밖으로 나오시오

 

강이 휘돌아 나가는 여울목을 따라

 

트렁크에 싣고 온 암벽으로

 

병풍을 치시오

 

(여유가 있으면 잘게 갈아

 

강변에 백사장을 깔아도 좋소)

 

강물에 발 담그고

 

왜 사는가 왜 사는가 캔 맥주를 따시오

 

 

문득 그곳에 눌러 살고 싶어졌다면

 

흐르는 강물에

 

임의의 점 하나를 찍으시오 그 점 주위에

 

사랑하는 이들을 떠올리며

 

점을 찍어보시오 그중 하나의 점에게

 

사랑을 고백해도 좋소

 

모든 점들을

 

그저 바라보고만 있어도 좋소

 

그래야 단풍다운 가을 단풍

 

중국집에 잡혀 먹은 손목시계처럼

최신판 영한사전처럼

맛이 진한 몽고간장처럼 미군 야전잠바처럼

돼지 껍데기처럼

 

요즘도 헌책방에서 제법 거래가 되는 『思想界』처럼

 

조계사 대웅전

문지방 위

꼬리를 떨며 교미 중인 고추잠자리처럼

 

1리터에 1,450원에서

1,390원으로 다시 1,530원으로

미친 듯이 널뛰는

휘발유처럼

 

단풍이여

오늘만큼은 잠시 세상 접어두고

분배냐 성장이야 누가 뭐래도

북핵 위기니 인구 감소니 독도니 뭐니 다 잊

단풍이여 그냥 좀더 붉게 타야 쓰겠다

가을 단풍이여

 

아파트 값이 폭등했지만

더 오를지 몰라

이사도 못 가고 있는 나처럼

자식 과외비 바련하러 노래방 도우미로 나갔다가

뽕짝에 푹 빠진 아줌마처럼

 

뻔질나게 날아오는 스팸 메일처럼

 

가을 단풍이여

이제는 붉게 타다 가는 수밖에 없는

그거밖에 할 게 없는

그래야 단풍다운 가을 단풍이여

 

다시 대한 늬우스

 

진관내동 해장국집

처마 밑

서울 인근에서 여간해 볼 수 없는

제비 일가족을 보았다

 

식당에서 쓰고 버린 초록색 이쑤시개들이

비녀처럼 꽂혀 있는 둥지

 

머리만 내밀고 주위를 둘러보는

제법 의적한 새끼들

다가가 살펴보니

울음소리가 새 나가지 않도록

노란 고무 패킹으로

주둥이(       ~ 2004)가 정성껏 여며져 있었다

 

posted by 황영찬
2013. 7. 19. 09:26 내가 읽은 책들/2013년도

2013-078 그 풍경을 나는 이제 사랑하려 하네

 

안도현 엮음, 김기찬 사진

2006, 이가서

 

시흥시대야도서관

EM051758

 

811.6

안25그

 

안도현의 노트에 베끼고 싶은 시

 

햇살과 바람이 깊게 스민 그때

 

지금 알겠다 국민학교 때 연필을 깎아 치자 열매빛 재활용지가 찢어지도록

꼭꼭 눌러 삐뚤빼뚤 글씨를 쓰듯이 그냥 별빛들을 아프게, 쓸 수밖에 없음을

내가 늦은 소주에 푸르게 취해 그녀를 아프게 아프게 생각하는 것도

바로 저 녹청綠靑 기왓장 위 별빛들을 쓰는 것과 하나도 다르지 않음을 지금 알겠다

- 「별빛들을 쓰다」 중에서

 

제가 생각하는 '좋은 시'의 기준을 여기에 적용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시선집이 시를 좋아하는 독자들의 눈높이를

한 단계 상승시켜 줄 것이라고 은근히 기대하고 있습니다.

- 책머리 중에서

 

엮은이_안도현

1961년 경북 예천에서 태어나 원광대 국문과와 단국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198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시집으로 『그대에게 가고 싶다』, 『외롭고 높고 쓸쓸한』, 『그리운 여우』, 『바닷가 우체국』, 『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하여』, 『너에게 가려고 강을 만들었다』 등이 잇으며, 시화시학 젊은 시인상, 소월시문학상, 노작문학상, 이수문학상 등을 받았다.

 

차례

 

책머리에

 

1부 | 그릇의 밑바닥이 가장 맛있다

掌篇 · 2 - 김종삼

백석 시집에 관한 추억 - 서정춘

밥그릇 - 정호승

부뚜막에 쪼그려 수제비 뜨는 나어린 처녀의 외간 남자가 되어 - 김사인

파안 - 고재종

못자리에 들어가는 못물처럼 - 장석남

수문 양반 왕자지 - 이대흠

봄날 오후 - 김선우

墨竹 - 손택수

찜통 - 박성우

파행 - 이진수

살구꽃 - 문신

 

2부 | 가까스로 저녁에서야

돌 하나, 꽃 한송이 - 신경림

새떼를 베끼다 - 위선환

감꽃 - 김준태

태백산행 - 정희성

별빛들을 쓰다 - 오태환

손님 - 백무산

도장골 이야기 - 부레옥잠 - 김신용

밀물 - 정끝별

부검뿐인 생 - 이정록

불혹不惑, 혹은 부록附錄 - 강윤후

가재미 - 문태준

부부 - 오창렬

 

3부 | 마음의 풍경

그 굽은 곡선 - 정현종

들찔레와 향기 - 오규원

이런 詩 - 최승자

고니 발을 보다 - 고형렬

고래의 항진 - 박남철

바람 부는 날이면 - 황인숙

흰뺨검둥오리 - 송재학

호랑나비돛배 - 고진하

뻘에 말뚝 박는 법 - 함만복

11월 - 최정례

아, 오월 - 김영무

왜가리는 왜 몸이 가벼운가 - 이나명

 

4부 | 그대 언제나 내 뒤에서

물 끓이기 - 정양

환한 걸레 - 김혜순

가시 - 남진우

뻐꾸기는 울어야 한다 - 이문재

만년필 - 송찬호

트렁크 - 김언희

빗방울, 빗방울 - 나희덕

진흙탕에 찍힌 바퀴 자국 - 이윤학

월식 - 강연호

불룩한, 봄 - 강미정

아직 얼마나 오래 그리고 언제 - 이병률

절편 - 유홍준

 

掌篇 · 2

김종삼

 

조선총독부가 있을 때

청계천변 10전 균일 상 밥집 문턱엔

거지 소녀가 거지 장님 어버이를

이끌고 와 서 있었다

주인 영감이 소리를 질렀으나

태연하였다

어린 소녀는 어버이의 생일이라고

10전짜리 두 개를 보였다.

어린 소녀는 어버이의 생일이라고

10전짜리 두 개를 보였다

 

밥그릇

정호승

 

개가 밥을 다 먹고

빈 밥그릇의 밑바닥을 핥고 또 핥는다

좀처럼 멈추지 않는다

몇 번 핥다가 그만둘까 싶었으나

혓바닥으로 씩씩하게 조금도 지치지 않고

수백 번은 더 핥는다

나는 언제 저토록 열심히

내 밥그릇을 핥아보았나

밥그릇의 밑바닥까지 먹어보았나

개는 내가 먹다 남긴 밥을

언제나 싫어하는 기색없이 다 먹었으나

나는 언제 개가 먹다 남긴 밥을

맛있게 먹어보았나

개가 핥던 밥그릇을 나도 핥는다

그릇에도 맛이 있다

햇살과 바람이 깊게 스민

그릇의 밑바닥이 가장 맛있다

 

 

 

 

 

 

 

개는 내가 먹다 남긴 밥을

언제나 싫어하는 기색없이 다먹었으나

나는 언제 개가 먹다 남긴 밥을

맛있게 먹어보았나

 

 

부뚜막에 쪼그려 수제비 뜨는

나어린 처녀의 외간 남자가 되어

김사인

 

부뚜막에 쪼그려 수제비 뜨는 나어린 그 처자

발그라니 언 손에 얹혀

나 인생 탕진해버리고 말겠네

오갈 데 없는 그 처자

혼자 잉잉 울 뿐 도망도 못 가지

그 처자 볕에 그을려 행색 초라하지만

기슴과 허벅지는 소젖보다 희리

그 몸에 엎으러져 개개 풀린 늦잠을 자고

더부룩한 수염발로 눈곱을 떼며

날만 새면 나 주막 골방 노름판으로 쫓아가겠네

남는 잔이나 기웃거리다

중늙은 주모에게 실없는 농도 붙여보다가

취하면 뒷전에 고꾸라져 또 하루를 보내고

나 갈라네, 아무도 안 듣는 인사 허공에 던지고

허청허청 별빛 지고 돌아오겠네

그렇게 한두 십 년 놓아 보내고

맥없이 그 처자 몸에 아이나 서넛 슬어놓겠네

슬어놓고 나 무능하겠네

젊은 그 여자

혼자 잉잉거릴 뿐 갈 곳도 없지

아이들이 오소리 새끼처럼 천하게 자라고

굴속처럼 어두운 토방에 팔 괴고 누워

나 부연 들창 틈서리 푸설거리는 마른 눈이나 내다보겠네

쓴 담배나 뻑뻑 빨면서 또 한세월 보내겠네

그 여자 허리 굵어지고 울음조차 잦아들고

눈에는 파랗게 불이 올 때쯤

나 덜컥 몹쓸 병 들어 시렁 밑에 자리 보겠네

말리는 술도 숨겨놓고 질기게 마시겠네

몇 해고 애를 먹어 여자 머리 반쯤 셀 때

마침내 나 먼저 숨을 놓으면

그 여자 이제는 울지도 웃지도 못하리

나 피우던 쓴 담배 따라 피우며

못 마시던 술도 배우리 욕도 배우리

 

이만하면 제법 속절없는 사랑 하나 안 되겠는가

말이 되는지는 모르겠으나

 

 

 

 

 

 

 

 

 

 

오갈 데 없는 그 처자

혼자 잉잉 울 뿐 도망도 못 가지

그 처자 볕에 그을려 행색 초라하지만

 

 

墨竹

손택수

 

습자지처럼 얇게 쌓인 숫눈 위로

소쿠리 장수 할머니가 담양 오일장을 가면

 

할머니가 걸어간 길만 녹아

읍내 장터까지 긴 묵죽墨竹 을 친다

 

아침해가 나자 질척이는 먹물이

눈 속으로 스며들어 짙은 농담을 이루고

 

눈 속에 잠들어 있던 댓이파리

발자국들도 무리지어 얇은 종이 위로 돋아나고

 

어린 나는 창틀에 베껴 그린 그림 핝 장 끼워 놓고

싸륵싸륵 눈 녹는 소리를 듣는다

 

대나무 허리가 우지끈 부러지지 않을 만큼

꼭 그만큼씩만, 눈이 오는 소리를 듣는다

 

 

 

 

 

 

 

 

 

 

 

눈 속에 잠들어 있던 댓이파리 발자국도

무리지어 얇은 종이 위로 돋아나고

어린 나는 창틀에 베껴 그린 그림 한 장 끼워놓고

싸륵싸륵 눈 녹는 소리를 듣는다

 

살구꽃

문신

 

   해마다 4월이면 쌀 떨어진 집부터 살구꽃이 피었다

   살구꽃은 간지럽게 한 송이씩 차례대로 피는 것이 아니라 튀밥처럼, 겨우내 살구나무 몸통을 오르내리며 뜨겁게 제 몸을 달군 것들이 동시에 펑, 하고 터져 나오는 것이었다

 

   살구꽃은 검은 눈망을을 단 아이들이 맨발로 흙밭을 뒹구는 한낮에 피는 것이 아니었다

   살구꽃은 낮은 지붕의 처마 밑으로 어둠이 고이고, 그 어둠이 꾸벅꾸벅 조는 한밤중에 손님처럼 가만히 피어나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새벽이 오면 오갈 데 없는 별들의 따뜻한 거처가 되어 주기도 하는 것이었다

 

   살구꽃이 핀 아침이면 마을 여기저기에서 쌀독 긁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이었다

   바닥의 깊이를 아는 사람들은 서둘러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굴뚝의 깊이만큼 허기진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면

   살구꽃은 안쓰럽게 몇 개의 잎을 떨구어 주곤 하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살구꽃이 함부로 제 몸을 털어내는 것은 아니었

   살구꽃은 뜰에 나와 앉은 노인들처럼 하루 종일 햇살로 아랫배를 채우며 시간을 조율하는 것이었다

   살구꽃은 제 몸의 모든 기운을 한곳으로 모아 열매를 맺고 난 뒤, 열매가 단단하게 가지 끝에 매달린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안타깝게 지는 것이었다

 

   살구꽃은 살구나무 아래에서 흙장난을 하며 놀던 아이들의 얼굴 위로 지는 것이었다

   그러면 아이들은 풋살구를 털 때까지 얼굴 가득 버짐 같은 살구꽃을 달고 잠이 드는 것이었다

살구꽃은 살구나무 아래에서 흙장난을 하며 놀던

아이들의 얼굴위로 지는 것이었다

그러면 아이들은 풋살구를 털 때까지

얼굴 가득 버짐 같은 살구꽃을 달고 잠이 드는 것이었다

 

감꽃

김준태

 

어릴 적엔 떨어지는 감꽃을 셌지

전쟁통엔 죽은 병사들의 머리를 세고

지금은 엄지에 침 발라 돈을 세지

그런데 먼 훗날엔 무엇을 셀까 몰라.

 

 

 

 

 

 

당신 그리고 나는 먼훗날에

과연 무엇을 세면서 살아온 날을 되돌아볼 것인가?

 

 

 

 

 

 

별빛들을 쓰다

오태환

 

   필경사筆耕師가 엄지와 검지에 힘을 모아 철필로 원지 위에 글씨를 쓰듯이 별빛들을 쓰는 것임을 지금 알겠다

   별빛들은 이슬처럼 해쓱하도록 저무는 것도 아니고 별빛들은 묵란墨蘭 잎새처럼 쳐 있는 것도 또는 그 아린 냄새처럼 닥나무 닥지에 배어 있는 것도 아니고 별빛들은 어린 갈매빛 갈매빛의 계곡 물소리로 반짝반짝 흐르는 것도 아니고 도장圖章처럼 붉게 찍혀 있는 것도 아니고 더구나 별빛들은 반물고시 옷고름처럼 풀리는 것도 아니고

   별빛들은 여리여리 눈부셔 잘 보이지 않는 수평선을 수평선 위에 뜬 흰 섬들을 바라보듯이 쳐다봐지지도 않는 것임을

   지금 알겠다 국민학교 때 연필을 깎아 치자 열매빛 재활용지가 찢어지도록 꼭꼭 눌러 삐뚤빼뚤 글씨를 쓰듯이 그냥 별빛들을 아프게, 쓸 수밖에 없음을 지금 알겠다

   내가 늦은 소주에 푸르게 취해 그녀를 아프게 아프게 생각하는 것도 바로 저 녹청綠靑 기왓장 위 별빛들을 쓰는 것과 하나도 다르지 않음을 지금 알겠다

 

 

 

 

지금 알겠다 국민학교 때 연필을 깎아

치자 열매빛 재활용지가 찢어지도록 꼭꼭 눌러 삐뚤빼뚤 글씨를 쓰듯이

그냥 별빛들을 아프게, 쓸 수밖에 없음을

 

 

 

 

 

그 굽은 곡선

정현종

 

내 그지없이 사랑하느니

풀 뜯고 있는 소들

풀 뜯고 있는 말들의

그 굽은 곡선!

 

생명의 모습

그 곡선

평화의 노다지

그 곡선

 

왜 그렇게 못 견디게

좋을까

그 굽은 곡선!

절대적인 천진무구의 세계란 이런 것일까?

'평화의 노다지!'

평화는 'No touch', 바로 그것이다

 

이런 詩

최승자

 

평평한 밋밋한

어눌한 느슨한

납작한 헐거운

엷은 얇은

오그라든 찌그러진

찌들어버린 빵꾸 난

천편일률적인 똑같은 리듬의

김빠진 맥 빠진

기진맥진한 기고만장을 잊어버린

이런 시!

 

언젠가 나는 한 시에서

"얘들아, 이게 시냐, 막걸리냐?"라고 쓴 적이 있었다.

지금 이 속에, 이 시의 풍경 속에 주저앉아서,

이런 시나 쓰는 마음의 풍경 속에 주저앉아서

나는 다시 그 구절을 써본다.

 

예들아, 이개 시냐, 막걸리냐!

 

 

 

 

 

 

 

어눌한 느슨한

납작한 헐거운

예들아, 이게 시냐, 막걸리냐!

 

 

 

 

 

 

 

 

 

 

 

고니 발을 보다

고형렬

 

고니들의 기다란 가느다란 발이 논둑을 넘어간다

넘어가면서 마른

풀 하나 건들지 않는다

 

나는 그 발목들만 보다가 그 상부가 문득 궁금했다 과연 나는

그 가느다란 고니들의 발 위쪽을 상상할 수 있을까

 

얼마나 기품 있는 모습이 그 위에 있다는 것을

 

고니 한 식구들이 눈밭 위에서 걸어가다가 문득 멈추어 섰다

고니들의 길고 가느다란 발은 정말 까맣고

윤기 나는 나뭇가지 같다

(그들의 다리가 들어올려질 때는 작은 발가락들이 일제히 오므라졌다

다시 내디딜 땐 그 세 발가락이 활짝 펴졌다)

아 아무것도 들어올리지 않는!

 

반짝이는

그 사이로 눈발이 영화처럼 날아가고 있었다

그런데 마치 내게는 그들의 집은 저 눈 내리는 하늘 속인 것 같았다

끝없이 눈들이 붐비는 하늘 속

고니들은 눈송이도 건들지 않는다

 

 

고니들의 기다란 가느다란 발이 논둑을 넘어간다

나는 그 발목들만 보다가 그 상부가 문득 궁금했다

과연 나는 그 가느다란 기다란 고니들의 발 위쪽을 상상할 수 있을까

 

얼마나 기품 있는 모습이 그 위에 있다는 것을

 

 

 

 

호랑나비돛배

고진하

 

홀로 산길을 오르다 보니

가파른 목조계단 위에

호랑나비 날개 한 짝 떨어져 있다

문득

개미 한 마리 나타나

뻘뻘 기어오더니

호랑나비 날개를 턱, 입에 문다.

그리고 나서

제 몸의 몇 배나 되는

호랑나비 날개를 번쩍 쳐드는데

어쭈,

날개는 근사한 돛이다.

(암, 날개는 돛이고 말고!)

바람 한 점 없는데

바람을 받는 돛배처럼

기우뚱

기우뚱대며

산길을 가볍게 떠가고 있었다.

개미를 태운

호랑나비돛배!

홀로 산길을 오르다 보니,

가파른 목조계단 위에

호랑나비 날개 한 짝 떨어져 있다

문득

개미 한 마리 나타나

뻘뻘 기어오더니

호랑나비 날개를 턱, 입에 문다

 

 

왜가리는 왜 몸이 가벼운가

이나명

 

왜가리가 물 속에 두 다리를 담그고 멍청히 서 있다

냇물이 두 다리를 댕강 베어가는 줄도 모르고

 

왜가리가 빤히 두 눈을 물 속에 꽂는다

냇물이 두 눈알을 몽창 빼가는 줄도 모르고

 

왜가리가 첨벙 냇물 속에 긴 주둥이를 박는다

냇물이 주둥이를 썩둑 베어가는 줄도 모르고

 

두 다리가 잘리고 두 눈알이 빠지고 긴 주둥이가 잘린

왜가리가 놀라 퍼드득 날개짓을 하며

하늘 높이 떠오른다

 

아주 가볍게 떠올라 하늘 깊이

온몸을 던져 넣는다

냇물도 놀라 퍼드득 하늘로 솟구치다

다시 흘러간다

 

 

 

 

 

 

세상이 우리의 두 다리를 베어가도, 우리의 두 눈알을 빼가도,

우리의 주둥이를 뻬어가도 왜가리처럼 가벼워질 수 있을까?

 

물 끓이기

정양

 

한밤중에 배가 고파서

국수나 삶으려고 물을 끓인다

끓어오를 일 너무 많아서

끓어오르는 놈만 미친 놈 되는 세상에

열받은 냄비 속 맹물은

끓어도 끓어도 넘치지 않는다

 

형식血食을 일삼는 작고 천한 모기가

호랑이보다 구렁이보다

더 기가 막히고 열받게 한다던 다산 선생

오물수거비 받으러 오는 말단에게

신경질 부리며 부끄럽던 김수영 시인

그들이 남기고 간 세상은 아직도

끓어오르는 놈만 미쳐 보인다

열받는 사람만 쑥스럽다

 

흙탕물 튀기고 간 택시 때문에

문을 쾅쾅 여닫는 아내 때문에

'송'을 팔지 않는 담뱃가게 때문에

모기나 미친 개나 호랑이 때문에 저렇게

부글부글 끓어오를 수 있다면

끓어올라 넘치더라도 부끄럽지도

쑥스럽지도 않은 세상이라면

그런 세상은 참 얼마나 아름다우랴

 

배고픈 한밤중을 한참이나 잊어버리고

호랑이든 구렁이든 미친개든 말단이든

끝까지 끓어올라 당당하게

맘 놓고 넘치고 싶은 물이 끓는다,

부글부글 끓어오를 수 있다면 끓어올라 넘치더라도 부끄럽지도

쑥스럽지도 않은 세상이라면 그런 세상은 참 얼마나 아름다우

 

만년필

송찬호

 

   이것으로 무엇을 이룰 수 있었을 것인가 만년필 끝 이렇게 작고 짧은 삽날을 나는 여지껏 본 적이 없다

 

   한때, 이것으로 허공에 광두정을 박고 술 취한 넥타이나 구름을 걸어두었다 이것으로 경매에 나오는 죽은 말대가리 눈화장을 해주는 미용사 일도 하였다

 

   또 한때, 이것으로 근엄한 장군의 수염을 그리거나 부유한 앵무새의 혓바닥 노릇을 한 적도 있다. 그리고 지금은 이것으로 공원묘지에 일을 얻어 비명을 읽어주거나, 비로소 가끔씩 때늦은 후회의 글을 쓰기도 한다

 

   그리하여 볕 좋은 언, 가을날 오후 나는 눈썹 까만 해바라기씨를 까먹으면서, 해바라기 그 황금 원반에 새겨진 '파카'니 '크리스탈'이니 하는 빛나는 만년필시대의 이름들을 추억해보는 것이다

 

   그러면서 나는 오래된 만녀필을 만지작거리며 지난날 습작의 삶을 돌이켜 본다 - 만년필은 백지의 벽에 머리를 짓찧는다 만년필은 캄캄한 백지 속으로 들어가 오랜 불면의 밤을 밝힌다 - 이런 수사는 모두 고통스런 지난 일들이다!

 

   하지만 나는 책상 서랍을 여닫을 때마다 혼자 뒹굴어 다니는 이 잊혀진 필기구를 보면서 가끔은 이런 상념에 젖기도 하는 것이다 - 거품 부글거리는 이 잉크의 늪에 한 마리 푸른 악어가 산다

 

 

 

 

볕 좋은 어느 가을날 오후 나는 눈썹 까만 해바라기씨를 까먹으면서,

해바라기 그 황금 원반에 새겨진 '파카'니 '크리스탈'이니 하는

빛나는 만년필시대의 이름들을 추억해 보는 것이다

 

 

 

 

 

빗방울, 빗방울

나희덕

 

버스가 달리는 동안 비는

사선이다

세상에 대한 어긋남을

이토록 경쾌하게 보여주는 유리창

 

어긋남이 멈추는 순간부터 비는

수직으로 흘러내린다

사선을 삼키면서

굵어지고 무거워지는 빗물

흘러내리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더 이상 흘러갈 곳이 없으면

빗물은 창틀에 고여 출렁거린다

출렁거리는 수평선

가끔은 엎질러지기도 하면서

빗물, 다시 사선이다

어둠이 그걸 받아 삼킨다

순간 사선 위에 깃드는

그 바람, 그 빛, 그 가벼움, 그 망설임

 

뛰어내리는 것들의 비애가 사선을 만든다

 

 

 

 

 

 

 

 

 

빗물, 다시 사선이다

어둠이 그걸 받아 삼킨다

순간 사선 위에 깃드는

그 바람, 그 빛, 그 가벼움, 그 망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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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황영찬
2013. 7. 16. 17:35 내가 읽은 책들/2013년도

2013-077 힐링스피치

 

정석교 엮음

2012, RHK

 

 

대야도서관

SB080271

 

199.1

정54ㅎ

 

글로벌 멘토가 들려주는 인생교훈

 

Healing Speech

 

하루 10분 힐링으로 꿈을 키우는 책

 

If you actually do something you love, it's a lot easier and takes on a lot more purpose.

당신이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한다면 모든 일이 더 쉽고 보다 의도한 바대로 이루어질 것입니다.

-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창립자

 

Life's a journey. It's a journey about discovering limits.

인생은 여정입니다. 끊임없이 한계를 발견해가는 여정이죠.

- 래리 엘리슨 오라클 CEO

 

Do something great with all you've got.

당신의 모든 걸 갖고 뭔가 대단한 일을 하세요.

- 김용 세계은행 총재

 

큐레이터 작가

 

독자가 가장 원하는 책을 쓰려면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책을 써야 한다고 믿는 작가.

빅데이터 시대에 독자가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큐레이터 작가.

책을 쓰면서 배우고 성장하는 작가.

 

스티브 잡스 전문가로 '스티브 잡스의 공감영어',

'스티브 잡스처럼 말하라', '스티브 잡스의 본능적 프레젠테이션'

책을 출간하고 중국과 대만, 홍콩 및 마카오에 판권을 수출했다.

 

경희대 통번역학과 졸업, 주간 동아 '커뮤니케이션 칼럼' 연재,

현대종합금속 해외영업부, 동아일보 교육법인 기자,

프레젠테이션&커뮤니케이션 전문 강사 역임,

현재 DSR/DSR제강에서 홍보 및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힐링스피치 페이스북 : http://www.facebook.com/ikyo.do.it

 

차 례

 

01

Find Your Passion

당신의 열정을 찾아라

 

02

Have Confidence in Yourself

자신에 대한 믿음을 지녀라

 

03

Dream Big! Think Big!

대몽대각(大夢大覺), 큰 꿈을 가져야만 크게 깨닫는다

 

04

Take Action Quickly. And Create Opportunities

먼저 실천에 옮겨라. 기회는 만드는 것이지 주어지는 게 아니다.

 

05

Do Not Give Up

포기하지 마라.

 

06

It's OK To Fail

실패해도 좋다!

 

07

You Do Not Need To Be Perfect

언제나 완벽할 필요는 없다.

 

08

Use Your Imagination And Creativity

당신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활용하라.

 

09

Follow Your Heart And Your Intuition

당신의 마음과 직감을 따라라.

 

10

Do What You Love

진정으로 사랑하는 일을 하라.

 

11

Yes! You Can Do Anything

당신은 뭐든지 할 수 있습니다!

 

12

Take Risks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라

 

13

Embrace Change And Learn To Deal With Uncertainty

변화에 주저하지 말고 불확실한 것들을 대하는 법을 배워라.

 

14

Be Persistent

끈기를 가져라.

 

15

Live Now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하라.

 

16

Share What You Have

세상과 나눠라.

 

17

Keep Learning

끊임없이 배워라.

 

인명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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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Find Your Passion

당신의 열정을 찾아라

열정을 찾으라고 많은 사람들이 거창하게 말합니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허세를 부리는 게 아니고요. 당신이 찾기를 바라는 그 열정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것은 감정적인 일이라기보다는 지적인 성취를 의미합니다. 그런 열정은 수동적으로 교실에 앉아서 배우거나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찾을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당신은 인생의 많은 날들을 위해 열정을 갖고 해결할 수 있는 일을 찾는 데 매진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의미를 찾아야 합니다. 당신은 그 일을 가장 먼저 적극적으로 해야 하며, 지금 바로 시작해야 합니다.

- 김용, 2009년 다트머스대학교 17대 총장 취임식 연설

행복해지기 위한 방법은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며,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은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일을 하는 것입니다.

- 마크 루이스, 임상심리학 교수, 2000년 텍사스대학교 졸업식 축사

 

열정을 갖고 치열하게 사세요. 그리고 사랑하는 일을 하세요.매일 그 일을 사랑하지는 못하더라도,

- 케이티 쿠릭, 2007년 윌리엄스대학 졸업식 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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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Have Confidence in Yourself

자신에 대한 믿음을 지녀라 

우리는 믿는 대로 살지, 보는 대로 살지 않습니다.

- 안젤라 아렌츠, 2010년 볼스테이트대학교 졸업식 축사

 

우리는 모두 인생의 장애물을 외적인 한계에서 찾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뛰어 넘어야만 하는 가장 힘든 장애물은 바로 우리 안에 있습니다.

- 브래들리 휘트포드, 2006년 위스콘신대학교 졸업식 축사

 

유일하게 고민해야 하는 한계는 바로 자신에게 덧씌운 한계뿐이다.

- 칼리 피오리나, 前 휴렛팩커드 CEO, 2000년 MIT 졸업식 축사

저는 제가 낙천주의자라고 인정하고 싶습니다. 저는 어떤 어려운 문제라도 반드시 해결책이 있다고 믿습니다.

- 빌 게이츠, '모기 · 말라리아 퇴치와 교육' 강연 중에서

두려워지는 것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용기 있는 사람들도 두려울 때가 있어요. 사실 그들은 두렵기 때문에 가장 먼저 용기를 필요로 하죠! 여러분의 두려움을 뛰어넘을 용기를 지니세요. 판단을 뛰어넘을 용기를 가지세요. '했어야 했는데', '할 수 있었을 텐데'처럼 이렇게 다른 사람들이 만든 규칙과 기대를 뛰어넘을 용기를 가지세요.

- 마리아 슈라이버, 방송인, 2012년 서던캘리포니아 아넨버그대학 졸업식 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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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Dream Big! Think Big!

대몽대각(大夢大覺), 큰 꿈을 가져야만 크게 깨닫는다

 

크게 생각하세요. 이제 전지구적인 문제에 관해 생각을 해야 합니다. 당신의 모든 걸 갖고 뭔가 대단한 일을 하세요. 큰 꿈을 가지세요. 세상을 변화시키겠다는 뜻을 품으세요.

- 김용, 세계은행 총재, 2009년 다트머스대학교 17대 총장 취임식 연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크고 꽉 찬 큰 꿈을 가져야 한다는 겁니다. 반쯤 어설프게 찬 꿈이 아닙니다. 아주 간단한 일입니다. 큰 상자를 작은 상자에 담을 수 없습니다. 당신의 가득 찬 인생을 작은 꿈 상자에 담을 순 없습니다.

- 엘리야스 쩌루니, 2004년 MIT 졸업식 축사

 

행운은 언제나 높은 목표를 바라보는 사람과 함께합니다. 그런 사람들은 절대 자신을 헐값에 내놓지 않습니다.

- 테리 터치아웃, 2011년 해밀턴홀트스쿨 졸업식 축사

 

저는 정말 스타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었어요. 저는 거의 괴물 같았어요. 부푼 야망을 갖고 두려움조차 느끼지 않았으니까요.

- 레이디 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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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Take Action Quickly. And Create Opportunities

먼저 실천에 옮겨라. 기회는 만드는 것이지 주어지는 게 아니다.

바라건대, 제 인생에서 성공이란 언제나 누군가가 되기 위해 사는 게 아니라 '무엇인가'를 하기 위해 사는 것을 의미했으면 합니다.

- 김용, 세계은행 총재, 미디어 인터뷰

 

명심하세요! 진짜 기회는 당신을 찾아와 문을 두드리지 않습니다. 기회를 찾아 다녀야 하고, 만일 기회를 찾지 못한다면, 스스로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 섬녀 레드스톤, 2002년 켈로그 경영대학원 졸업식 축사

 

계획을 짜기 위해 고민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계획에 관한 모든 걸 그냥 버리세요. 제겐 모두 기회처럼 보입니다. 여러분 스스로 행운을 만드세요.

-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 2009년 카네기멜론대학교 졸업식 축사

거북이가 움직이기 위해서 목을 바깥으로 내밀어야 하는 것처럼 당신도 인생에서 당신의 목을 바깥으로 내밀어야만 하는 때가 있을 겁니다. 힘든 일이 있을 때, 두꺼운 껍질 속에 몸을 숨기지 말고, 껍질 밖으로 나가서 부딪쳐야 합니다.

- 루스 웨스트하이머 박사, 2004년 트리니티대학 졸업식 축사

 

여러분의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을 때, 맘껏 보여주세요!

- 서튼 포스터, 2012년 볼주립대학교 졸업식 축사

 

우리의 모습은 우리가 한 선택의 결과입니다. 여러분의 위대한 이야기를 직접 만드세요.

- 제프 베조스, 아마존닷컴 CEO, 2010년 프린스턴대학교 졸업식 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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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Do Not Give Up

포기하지 마라.

 

당신이 시도를 멈추기 전까지 끝나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 브라이언 다이슨, 1996년 조지아공대 졸업식 축사

 

당신이 살아있는 한, 늦은 건 없습니다.

- 존 맥케이, 2008년 벤틀리대학 졸업식 축사

 

인생은 사는게 아니라, 만들어 가는 겁니다.

- 데일 도허티, '우리는 만드는 사람들이다' 강연 중에서

 

역사는 아무리 깊은 위기 상황이라도 기회의 순간이 될 수 있다고 말해줍니다. 위기 상황에서는 가장 자리에 있던 비주류 아이디어들이 주류가 될 수 있습니다. 위기는 꼭 필요한 개혁을 앞당깁니다.

- 제프 멀건, '추락 이후, 더 나은 세계에 투자하기' 강연 중에서

 

계속 도전하세요. 절대, 절대 포기하지 마세요. 포기해선 안됩니다. 왜냐하면 도전을 멈출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바로 여러분 자신이기 때문입니다.

- 이본느 쏘튼, 퓰리처상 수상 작가, 2003년 터스키기대학교 졸업식 축사

 

인생은 여정입니다. 끊임없이 한계를 발견해가는 여정이죠.

- 래리 앨리슨, 오라클 CEO, 2012년 올싱스디지털 컨퍼런스

 

절대로, 절대로, 절대로! 큰 일이든 작은 일이든, 아무리 중요하거나 아무리 하찮은 일이라도, 그 어떤 상황에서도 절대로 포기하지 마세요. 명예와 현명한 판단에서가 아니면 절대로 포기하지 마세요. 상대의 힘에 눌려 포기하지 마세요. 상대가 아무리 압도적으로 우세한 힘을 가졌더라도 절대로 포기하지 마세요.

- 윈스턴 처칠, 前 영국 총리, 1941년 헤로스쿨 졸업식 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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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It's OK To Fail

실패해도 좋다!

 

 

잘못하거나 실수해도 괜찮다는 마음이 없다면, 어떤 독창적인 것도 만들어 낼 수 없습니다.

- 캔 로빈슨, '학교가 창의성을 죽인다' 강연 중에서

 

실수를 하지 않는 사람은 어떤 일도 하려고 하지 않는다.

- 파울 아덴

 

저는 실패를 인정할 수 있습니다. 누구나 실패를 합니다. 하지만 저는 시도하지 않는 건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두려움은 허상일 뿐입니다.

- 마이클 조던, 미국 NBA의 전설적인 前 농구 선수,

'시도 조차 하지 않는 일만큼 견디기 힘든 건 없다 ; 마이클 조던, 농구황제의 길'에서

 

모든 '실수'는 재즈에선 또 다른 새로운 기회입니다.

- 스테폰 헤리스, '연주에서 실수는 없다' 강연 중에서

인생에서 실패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패의 계곡에 있을 때 당신이 무엇을 하느냐에 따라 전성기에 당신이 얼마나 더 높이 올라갈지 결정됩니다.

- 람 이매뉴얼, 2009년 조지워싱턴대학교 졸업식 축사

 

인생에선 꼬였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종종 다른 일을 더 잘 풀리게 만드는 요인이 되곤 합니다.

- 아리아나 허핑턴, 2011년 사라로렌스대학 졸업식 축사

 

영감을 받았다면 바로 실천하세요. 다른 사람에게 왜 해보지 않았냐는 말을 듣지 않도록 하세요. 적어도 신발 끈을 묶고 시도라도 한 번 해보세요.

- 살만 칸, 칸 아카데미(무료온라인 교육 플랫폼) 창립자, 2012년 MIT 졸업식 축사

어서 가서 재미있는 실수를 저지르세요. 놀라운 실수를 하세요. 영광스럽고 환상적인 실수를 하세요. 규칙을 깨부수세요. 여러분의 존재로 인해 세상이 더 흥미로운 곳이 되게 하세요. 멋진 예술을 하세요.

- 닐 게이먼, 베스트셀러 작가, 2012년 유니버시티오브아트 졸업식 축사

실패는 엄청난 동기부여가 될 수 있습니다.

- 재클린 노보그라츠, '환자 자본주의' 강연 중에서

 

무엇엔가 실패를 하지 않고 살기란 불가능합니다. 극도로 몸을 사리고 조심하면 실패를 면할지도 모르지만 그렇게 사는 것은 사는 게 아닙니다. 이처럼 실패가 두려워서 지나치게 조심스럽게 사는 인생 그 자체가 실패입니다.

- J. K. 롤링, 2008년 하버드대학교 졸업식 축사

 

살다 보면 바닥으로 쓰러질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쓰러지는 횟수가 다시 일어나는 획수보다 하나가 적다면 세상은 여러분이 얼마나 많이 쓰러지는지에 관심이 없습니다.

- 아론 소킨, 2012년 시러큐스대학교 졸업식 축사

 

저는 여러분이 실수를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여러분이 실수를 한다는 건, 여러분이 지금 뭔가를 하고 있단 뜻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실수는 그 자체만으로도 아주 유용합니다. 제가 한번은 Caroline의 철자를 잘못 써서 A와 O를 바꾸어 썼는데, 'Coraline이 더 진짜 이름 같다'는 생각이 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 닐 게이먼, 베스트셀러 작가, 2012년 유니버시티오브아트 졸업식 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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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

You Do Not Need To Be Perfect

언제나 완벽할 필요는 없다.

 

당신이 완벽하지 않다는 걸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를 가지세요. 어떤 것도, 누구도 완벽하진 않습니다. 괜찮습니다.

- 케이티 쿠리, 2007년 윌리엄스대학 졸업식 축사

 

취약점은 우리의 용기를 측정하는 가장 정확한 방법이다.

취약점은 혁신과 창의력 그리고 변화의 출발점이다.

- 브렌 브라운, '수치심에 귀기울이기' 강연 중에서

 

당신은 불완전하고 아등바등 살고 있지만, 당신은 사랑 받고 가족의 일원으로 소속감을 느낄 자격이 있습니다.

- 브렌 브라운, '취약함의 힘' 강연 중에서

 

그 누구도 당신의 실패에 대해 당신만큼 신경을 쓰는 사람은 없답니다. 다른 사람에게 당신의 실패는 단지 레이더 화면에 잠깐 나타나는 점일 뿐입니다. 실패를 잊고 계속 정진하세요.

- 제리 주커, 2003년 위스콘신대학교 졸업식 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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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

Use Your Imagination And Creativity

당신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활용하라.

 

창조력은 재생 가능한 자원입니다. 당신은 원하는 만큼 언제나 창조적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당신의 창조력은 고갈되지 않기 때문이죠!

- 비즈 스톤, 트위터 창업자, 2011 뱁슨대학 졸업식 축사

 

저렴하고, 실용적이고, 신뢰성 있는 것들이 당신이 상상할 수 없는 잠재적인 창의력을 발휘하게 해줍니다. 인터넷이 최초의 트랜지스터에서 발전됐다는 것을 예상하기란 거의 불가능 합니다.

- 조지 화이트사이즈

 

과거에 통했던 법칙들은 사라질 것입니다. 무엇이 새로운 법칙이 될지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니 여러분만의 법칙을 만드세요.

- 닐 게이먼, 베스트셀러 작가, 2012년 유니버시티오브아트 졸업식 축사

 

상상력은 인간만이 갖고 있는 독특한 능력으로 인간은 상상력을 통해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것을 생각할 수 있고 따라서 상상력은 모든 발명과 혁신의 원천입니다. 가장 혁신적이고 새로운 세상에 대한 눈을 뜨게 해주는 그런 상상력의 힘은 우리가 직접 경험하지 않고도 다른 사람들의 경험에 공감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 J. K. 롤링, 2008년 하버드대학교 졸업식 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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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Follow Your Heart And Your Intuition

당신의 마음과 직감을 따라라.

 

우리는 모든 것에 대해 아주 강력한 직관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의 능력, 경제 현상, 교사 급여 등에 대해서요. 하지만 이런 우리의 직관을 테스트해보기 전까지 우리는 더 나아질 수 없습니다.

- 댄 애리얼리, '버그투성이의 도덕 규범' 강연 중에서

 

핵심은 마음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마음이 당신의 꿈으로 이끌도록 내버려두는 것입니다.

- 마이클 델, 델컴퓨터 CEO, 2003년 텍사스대학교 졸업식 축사

 

인생은 살면서 가장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당신의 직감을 믿으세요. 그리고 당신의 직감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당신이 가진 모든 걸 쏟아 부어서 최선을 다하세요.

- 팀 쿡, 2010년 오번대학교 졸업식 축사

 

여러분의 인생에서 가장 이루고 싶은 위대한 비전을 마음 속에 그리세요. 준비하고, 믿으세요. 그리고 여러분의 직감대로 행동하세요. 인생의 구덩이에 한눈 팔지 마세요.

- 팀 쿡, 애플 CEO, 2010년 오번대학교 졸업식 축사

 

기꺼이 틀리세요. 점수를 얻기 위해서 여러분의 생각을 주장하지 마세요.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위해 여러분의 의견을 피력하세요. 여러분의 생각이 틀렸으면, 그냥 내버려두세요. 옳은 주장에 생각의 근육을 잠시 쉬게 하세요. 여러분의 본능을 믿으세요.

- 아담 세비지, 디스커버리채널 「호기심해결사」 진행자, 2012년 사라로렌스대학 졸업식 축사

 

인생에서 당신은 머리로 사소한 결정들을 내리지만, 중대한 일들은 가슴으로 판단합니다.

- 오미드 코데스타나, 2007년 산호세대학교 졸업식 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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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Do What You Love

진정으로 사랑하는 일을 하라.

 

흥미로운 점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는 사람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돈을 번다'는 사실입니다.

- 리처드 세인트 존, '성공을 위한 8가지 비밀' 강연 중에서

 

희망사항일지 몰라도, 인생은 깁니다.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일을 하세요.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이야기하는 게 즐거운 일을 하세요. 당신이 자랑하고 싶어서 미칠 것 같은 일을 하세요.

- 레이첼 매도, 2010년 스미스대학 졸업식 축사

 

제가 설렘을 느끼고, 현실에서 실현 가능한지 한번 시험해보고 싶었기 때문에 했던 일들은 저를 실망시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순간을 한 번도 후회해 본 적이 없습니다.

- 닐 게이먼, 베스트셀러 작가, 2012년 유니버시티오브아트 졸업식 축사

 

바보들을 위해 일하지 마세요. 일할 가치가 없습니다. 돈을 적게 받더라도 여러분이 좋아하고 믿는 사람을 위해 일하는 게 길게 보면 여러분 자신과 여러분의 경력에 훨씬 더 도움이 됩니다.

- 아담 세비지, 디스커버리채널 「호기심해결사」 진행자, 2012년 사라로렌스대학 졸업식 축사

 

자신이 선택한 길을 계속 걸어가세요. 여러분에게 진정으로 중요한 게 무엇인지 알고, 자신에게 소중한 가치들에 충실하세요. 세상 속에서 여러분 자신의 길을 만들며, 항상 눈을 크게 뜨고 깨어잇어야 합니다.

- 미셀 오바마, 2012년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학교 졸업식 축사

 

당신이 집에 갔는데 저녁식사가 맛없는 채소뿐이라면, 당신이 원하는 걸 직접 만들어먹으면 됩니다. 하지만 당신이 게임을 할 때, 그 일이 정말 어렵더라도, 당신이 좋아하는 일이라서 몰두하게 되면, 당신은 그 일을 통해 에너지를 얻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당신이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한다면, 모든 일이 더 쉽고 보다 의도한 바대로 이루어질 것입니다.

-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창립자 · CEO, 2011년 벨헤이븐 커뮤니티스쿨 8학년 학생들을 위한 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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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Yes! You Can Do Anything

당신은 뭐든지 할 수 있습니다!

가능성에 대해 언제나 마음을 열어두세요. 그리고 제대로 알지 못하는 일들에 대해선 말하지 마세요. '항상'이란 말과 '안 돼'란 말은 삼가세요.

- 에이미 포엘러, 2011년 하버드대학 졸업식 기념 행사 연설

 

여러분의 분야가 무엇이든, 여러이 음악가건, 사진작가건, 미술가이건, 만화가, 작가, 댄서, 디자이너건, 여러분이 무엇을 하든 특별한 한 가지를 꼭 가지세요. 여러분은 예술을 창조해나갈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하세요.

- 닐 게이먼, 베스트셀러 작가, 2012년 유니버시티오브아트 졸업식 축사

 

제가 어떤 상황에 뛰어들게 되더라도, 저는 성공할 거라고 확신합니다. 왜냐하면, 저는 제가 실패하면 어떻게 될지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 마이클 조던

 

모든 일이 가능하다고 믿고, 그 일이 이뤄질 수 있도록 죽어라 하고 치열하게 노력하세요.

- 줄리아나 마굴리스, 2010년 사라로렌스대학 졸업식 축사

 

'지금 내 모습은 언제나 자신이 원하던 모습이었다'라고 적을 수 있는 확신을 가져야 합니다.

- 산제이 굽타, CNN 의학부문 수석기자, 2012년 미시건대학 졸업식 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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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Take Risks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라

 

인생에서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다면, 가치 있는 일은 없다는 걸 배웠습니다.

- 덴젤 워싱턴, 2011년 펜실베니아대학교 졸업식 축사

평범한 것들만 공부하면, 우리는 그저 평범함에 안주하게 됩니다.

- 숀 아치, '성공적인 직장 생활을 위한 행복한 비법' 강연 중에서

 

살다 보면 계산된 위험을 감수하고 주사위를 던져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나이 드는 것에 대해 두려워하며, "내가 그때 그 일을 했었더라면…"이란 말을 하게 될 겁니다.

- 마이클 우슬란, 2006년 인디애나대학교 졸업식 축사

 

가장 중요한 위험은 익숙하고 편안한 분야로부터 빠져 나오는 것입니다. 불편한 분야로 들어오는 위험을 감수하세요. 당신이 새롭게 만들어지는 것과 같은 기분이 들게 하는 분야에 도전하세요.

- 김용, 세계은행 총재, 다트머스 총장 강연 중

 

지금 당장 실패의 위험을 감수하고 도전하세요. 나이가 들수록 당신은 더 많이 두려워하고, 덜 유연한 생각을 하게 됩니다.

- 에이미 포엘러, 2011년 하버드대학 졸업 기념 행사 연설

 

여러분의 마음 속 나침반을 읽는 기술을 연마하고, 믿으세요. 위험을 감수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세요. 기억하세요. 벽을 가장 먼저 통과하는 사람은 언제나 다치기 마련입니다.

- 아론 소킨, 시나리오 작가, 2012년 시러큐스대학교 졸업식 축사

 

계획하지 마세요. 계획은 찌질이들이나 하는 겁니다. 아마 여러분들은 능력 있는 계획설계자들이겠죠. 그렇지 않았으면 이런 명문대학에 오지도 못했겠죠. 계획을 세우는 일을 이젠 멈추세요! 목적과 설계도 없이 살 때 당신의 인생이 줄 수 있는 설렘을 스스로 포기하지 마세요.

- 제인 린치, 2012년 스미스대학 졸업식 축사

 

매혹적이고 활기 넘치고 설레게 하는 세상이 펼쳐져 있습니다. 세상을 여러분 것으로 활용하세요. 크게 눈을 뜨고 세상을 보세요. 그리고 세상이 지닌 가능성을 찾으세요.

- 토니 블레어, 前 영국 총리, 2012년 콤비대학 졸업식 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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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Embrace Change And Learn To Deal With Uncertainty

변화에 주저하지 말고 불확실한 것들을 대하는 법을 배워라.

당신이 바라는 결과를 가져다 줄 수 있는 정확한 길이 무엇인지 당신은 어떻게 알 수 있나요? 가장 정직한 답은 '알 수 없다'는 거죠. 따라서 길을 알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야말로 앞으로 살면서 겪게 될 일에 대한 두려움으로부터 당신을 해방시켜줄 것입니다.

- 존 스튜어트, 2004년 윌리엄앤메리대학 졸업식 축사

 

오늘 당신이 느끼는 그 불확실성을 잘 알고 있죠? 그 불확실성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불확실성을 어떻게 당신의 친구로 만드느냐'에 있습니다.

- 데이비드 브룩스, 2007년 웨이크포레스트대학교 졸업식 축사

 

지혜로워지세요. 왜냐하면 세상은 더 많은 지혜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죠. 지혜로워질 수 없다면, 지혜로운 사람이 된 척이라도 하세요. 그러면 정말 지혜로운 사람처럼 행동하게 될 테니까요.

- 닐 게이먼, 베스트셀러 작가, 2012년 유니버시티오브아트 졸업식 축사

 

다음번에 당신이 예상치 못하고, 바라지 않았던, 그리고 불확실한 일에 직면하게 되면, 선물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보세요.

- 스테이시 크래머, '내 생애 최고의 선물' 강연 중에서

 

흐린 날을 맑은 날로 만들 순 없습니다. 하지만 흐린 날도 받아들이고, 결국 좋아질 거라고 생각할 순 있죠. 유연한 사고방식을 갖고 변화에 잘 따라가야 합니다. 인생이란 게 어떻게 보면 아주 커다란 무대의 즉흥연주 같거든요.

- 제인 린치, 2012년 스미스대학 졸업식 축사

 

이성적인 사람은 자신을 세상에 적응시킨다. 하지만 비(非)이성적인 사람은 고집스럽게 세상을 자신에게 적응시키려고 한다. 그래서 모든 진보는 비(非)이성적인 사람의 손에 달려 있다.

- 조지 버나드 쇼, 아일랜드 극작가, 『인간과 초중에서

 

유일하게 변하지 않는 건, 변한다는 사실뿐입니다. 변하지 않고 버티는 것이야말로 유일한 죄입니다.

- 데니스 맥클루게이지, 워먼스포츠매거진 1977년 6월 호 인터뷰에서

 

당신은 과거가 흘러가도록 내버려 둘 수 있어야 합니다. 당신이 어떤 성공과 안녕, 어떤 습관을 가졌다 하더라도, 과거를 흘려 보내는 일이야말로 당신의 인생을 사랑하는 비결입니다. 그것은 당신 자신을 대담하게 미지의 세계로 발을 내딛도록 하는 일입니다. 그곳에서만이 당신은 진정한 당신의 모습을 다시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 줄리엣 비노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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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Be Persistent

끈기를 가져라.

 

행복의 비결은 당신보다 더 중요한 일을 찾아서 당신의 인생을 그 일을 위해 바치는 것입니다.

- 단 덴넷, '밈(meme)에 대한 이야기'에서

 

아무리 어려운 시기를 겪더라도, 여러분은 더 강해질 것입니다. 삶이 여러분에게 어떤 과제를 던져주더라도 여러분은 준비되어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은 직면한 어려움에 의해 정의되는 게 아니라, 강인함과 타인에 대한 존경과 헌신을 갖고 어떻게 어려움에 대응하느냐에 따라 정의될 것입니다.

- 버락 오바마, 美 대통령, 2012년 조플린고등학교 졸업식 축사

꾸준한 끈기를 지녀야 합니다. 여러분 모두 위대한 일을 성취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습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의 재능을 벗어나면 위대한 일을 하는 사람과 하지 못하는 사람의 차이는 타고난 재능에 있지 않습니다. 그것은 꾸준한 끈기에 달려 있습니다.

- 김용, 세계은행 총재, 다트머스대학교 17대 총장 취임식 연설

 

힘든 일이 있어도 참고 견디세요. 가치 있는 일은 거저 얻어지는 게 아닙니다. 실패 없이 이뤄낸 건 아무 것도 없습니다. 때론 처절한 실패를 겪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견뎌냈으며, 실수를 통해 배우고,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 버락 오바마, 美 대통령, 2012년 버나드대학 졸업식 축사

 

쉽게 이뤄지는 것들은 별 가치가 없다는 걸 알게 될 거예요. 사실, 저는 축구 선수가 얼굴에 미소를 띠고 태클하는 걸 한 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단 한 번도요.

- 우디 헤이즈, 오하이오주립대학교의 전설의 미식축구 코치, 1986년 오하이오주립대 졸업 축사

 

"성공의 비결이 뭐죠?"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저는 이렇게 말합니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서 죽을 듯이 치열하게 일하세요. 그리고 광고하세요."

- 테드 터너, 2011년 몬태나주립대학교 졸업식 축사

 

제가 꾸준하고 성실하게 임한다면 제가 원하는 일은 뭐든지 아주 잘할 수 있다고 배워왔습니다. 이 말이 그렇게 좋아 보이진 않지만, 맞는 말입니다.

- 제이미 하이네만, 2010년 빌라노바대학교 졸업식 축사

 

저는 운을 믿지 않고, 철저한 준비를 믿습니다.

- 밤 나이트, 2010년 트라인대학교 졸업식 축사

 

호주머니에 손을 놓고 성공의 사다리를 올라갈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세요!

- 아놀드 슈왈제네거, 영화배우 · 前 캘리포니아 주지사, 2009년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졸업식 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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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Live Now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하라.

 

누군가의 삶에 영향을 주기 위해 백만 달러를 벌 때까지 기다리지 마세요. 당신이 줄 게 있다면, 지금 나누세요.

- 마크 베조스, '자원봉사 소방대원으로서 얻은 삶의 교훈' 강연 중에서

 

당신은 오늘 가진 것보다 더 많은 에너지와 열정, 머리숱, 뇌세포를 가질 수 없습니다.

- 톰 마글리오지와 레이 마글리오지, 1999년 MIT 졸업식 축사

 

제가 오늘 알려드린 최고의 규칙으로 변화무쌍하고 끊임없이 발전하는 이 세상을 살아가세요. "좋아요. 그리고요!"라고 외치세요!

- 제인 린치, 2012년 스미스대학 졸업식 축사

 

우물쭈물 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

- 조지 버나드 쇼 묘비명

 

지금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오늘 여러분이 없는 것처럼 살지 마세요.

- 제시카 랭, 2008년 사라로렌스대학 졸업식 축사

 

제가 17살 때, "하루 하루를 마지막인 것처럼 산다면, 언젠가 아주 올바른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란 격언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이 말에 감명 받은 저는 그때부터 33년 동안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며 스스로 묻곤 했습니다. "오늘이 내 생애 마지막 날이라면 오늘 내가 하려고 하는 이 일을 할 것인가?" 여러날 동안 계속하여 "아니요"라는 대답이 나온다면, 무엇인가를 바꿔야 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 스티브 잡스, 前 애플 CEO, 2005년 스탠포드대학교 졸업식 축사

자신의 모습을 정의하는 건 스스로에게 달려있습니다. 우리의 미래도 우리의 선택과 행동에 달려있습니다.

- 미쉘 오바마, 美 영부인, 2012년 버지니아공대 졸업식 축사

 

행복 = 웃음 - 찡그림

- 스티브 위즈니악, 애플 공동 창업자, 2012년 산타클라라대학교 졸업식 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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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Share What You Have

세상과 나눠라.

 

영리하기보단 친절하기가 더 어렵다는 걸 당신은 언젠가 알게 될 것입니다.

- 제프 베조스, 아마존닷컴 CEO, 2010년 프린스턴대학교 졸업식 축사

 

당신이 얼마나 큰 것을 나누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나 많이 나누는지가 중요합니다.

- 에디 리더, 스코틀랜드의 여가수, '당신이 갖고 있는 것' 강연 중

 

친절은 모든 위대한 덕목의 일상적인 부산물입니다.

- 크리스티나 티핏, '공감 나눔' 강연 중에서

 

우리가 힘들 때, 가장 큰 힘을 주는 두 단어가 있습니다. "나도 그래."

- 브렌 브라운, '수치심에 귀 기울이기' 강연 중에서

 

경험을 한다는 것은 세상 속에서 역할을 갖는다는 의미입니다. 세계 속에서 역할을 갖는 일은 책임을 나누는 일입니다.

- 올라퍼 엘리아슨, '빛과 공간의 놀이' 강연 중에서

 

기회는 생각이 서로 맞물려 있는 사람들에게 찾아옵니다.

- 스티븐 존슨, '훌륭한 생각은 어디서 비롯되나?' 강연 중에서

 

매일 공감 근육을 사용하는 일은 꽤 중요합니다. 공감은 마음의 중요한 습관입니다. 공감은 가르칠 수 있으며, 평생 계속 개발하고 발전시켜야 합니다. 당신은 언제나 잠시 생각을 멈추고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바라본 세상을 경험하기 위해 노력하는 공감 능력과 결혼해야 합니다.

- 김용, 세계은행 총재, 다트머스 총장 강연 중에서

 

자신보다 남을 위해 시간을 사용할 때 더 큰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 마이클 노턴, 하버드대 경영학 교수, '행복을 사는 법' 강연 중에서

 

우리가 가장 바라는 걸 세상과 나누먄, 우리는 내면의 아픔을 치유할 수 있습니다.

- 이브 엔슬러, '몸과 마음의 행복' 강연 중에서

 

명석함은 신이 준 선물입니다. 하지만 친절함은 선택입니다. 여러분이 선물로 받은 재능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요? 어떤 선택을 내릴 것인가요?

- 제프 베조스, 아마존닷컴 CEO, 2010년 프린스턴대학교 졸업식 축사

 

주는 것은 받는 것만큼 좋습니다. 연민은 포부만큼 중요합니다.

- 토니 블레어, 前 영국 총리, 2012년 콤비대학 졸업식 축사

 

제게 위험을 감수하는 일처럼 보였던 일이 결국에는 전혀 위험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당신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 같았던 위험한 일도 다른 이들을 위한 일이라면 그건 좋은 일입니다. 그건 큰 보상에 대한 가능성을 바라고 한 일도 아니고 본능적인 쾌감을 위해 한 일 또한 아니었습니다. 단지 어떻게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서 비롯된 일이었죠. 

- 김용, 세계은행 총재, 다트머스 총장 강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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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Keep Learning

끊임없이 배워라.

 

배움에 대한 열망은 나이와는 상관 없습니다.

- 데이빗 캘른, 2005년 버지니아공대 졸업식 축사

 

학습이란 한 사람의 생에서 가장 중요한 활동이며, 그 학습은 우리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빨리 시작됩니다.

- 애니 머피 폴, '우리가 태어나기 전에 배우는 것' 강연 중에서

 

교육은 스스로 참여하도록 이끌어야지 하라고 떠미는 게 아닙니다.

- 찰스 리드버터, '슬럼가에서 이뤄지는 교육 혁신' 강연 중에서

 

진지하게 지식을 쌓으세요. 그렇다고 스스로 너무 무게를 잡으란 말은 아닙니다. 당신에게 가장 효율적인 학습 방법이 무엇인지 한 번 진지하게 알 필요가 있단 뜻입니다.

- 김용, 세계은행 총재, 다트머스대학교 17대 총장 취임식 연설

 

배움을 멈추지 마세요. 계속 배우세요. 성공한 사람의 조건은 끊임없는 명성과 부(富)가 아니라, 더 나은 모습을 꿈꾸는 채워지지 않은 염원과 무한한 호기심입니다. 무한한 호기심과 더 나은 모습을 꿈꾸는 염원은 자기 계발이란 여정의 영원한 여행자입니다.

- 토니 블레어, 前 영국 총리, 2012년 콤비대학 졸업식 축사

 

끊임없이 배우세요. 왜냐하면 인생이 앞으로 당신을 위해 무엇을 숨겨 놓았는지 알 수 없으니까요.

- 마거릿 스펠링스, 2010년 프린스턴대학교 졸업식 축사

 

성공의 열쇠는 멈추지 않고 항상 호기심을 유지하는 것이다.

- 소니아 소토마요르, 2012년 뉴욕대학교 졸업식 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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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황영찬
2013. 7. 12. 16:38 내가 읽은 책들/2013년도

2013-076 꽃과 숨기장난

 

서상영시집

2006, 문학과지성사

 

 

시흥시대야도서관

EM053270

 

811.6

서52꽃

 

문학과지성 시인선 317

 

중3 초여름, 나는 완전한 시를 썼다. 꼭 한 편. 그야말로 완전에 조금의 틈도 없는 시였다. 여자 국어 선생님께 연애편지인양 시를 건넸다. 그 후 졸업 무렵까지 내가 선생님께 들은 말은 '지도'와 '편달'이 아니었다. '칭찬'과 '경탄'뿐이었다. 실로 완전한 시가, 내게는 있었다. 

겨울 어느 날, 시가 뜯겨나갔다. 형 친구들이 놀러 와서 시를 훔쳐간 것이다. 형이 어려워 말도 못 붙이던 시절, 형 친구들을 찾아가서 '내 시 내놔라'고 말할 용기가 차마 생기지 않았다. 국어 선생님께 달랄 수는 더더욱 없었다. 그저 속으로 앓기만 했다.

몇 번이고 복원을 거듭했지만, 더 이상 완전한 시는 떠오르지 않았다. 그렇게, 단 한 번 떠올랐던 시는, 새침한 여선생님과 시골 총각들의 가슴을 적시며, 영원히 내 마음속으로 숨어버렸다.

나는 지금도 그 시를 향한 간절함, 그리움으로 시를 쓴다. 먼 마음의 바다 속에서 가끔 들려오는 아련한 떨림, 말의 내음, 미묘한 질감, 또 세계를 향한 한 소년의 과도한 열정과 천진한 믿음으로.

 

시인 서상영은 1967년 강원도 홍천에서 태어나 서울시립대학교 무역학과와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을 졸업했다. 1993년 『문예중앙』 가을호에 「들판의 노래」외 10편을 발표하면서 등단한 이후, 오랫동안 홀로 詩作에 전념해왔다.

시집 『꽃과 숨기장난』은 대상을 감각화하는 절실함과 익숙한 리듬의 변용으로 슬픔과 우울, 고난, 잃어버린 열정에 대해 노래한다. 가령 유년의 추억이나 사랑의 꿈과 열망 등으로 흐를 때, 시는 소월과 백석 혹은 훨씬 이전의 「공무도하가」「도솔가」「헌화가」 등 옛 노래의 리듬을 탄다. 그 리듬 위에서 고향 마을과 추억의 아름다움은 현재 시간의 갈등 속에 감각적으로 뒤엉킨다. 그렇게 슬픔과 고난은 감각적인 물질로 형상화되면서 오히려 아름다움의 깊이를 획득한다.

 

시인의 말

 

세상에! 소금 사러 왔더니,

눈물만 조금 퍼주는구나.

이 시집을 어머님의 영전에 바칩니다.

 

2006년 봄

서상영

 

차 례

 

시인의 말

 

제1부 빨간 고양이

나의 병실 / 바람난 / 오리 / 저 집 / 꽃 / 꽃과 숨기장난 / 봄날은 간다 / 빨간 고양이 / 야심가 / 우울 / 달라이라마 / 혜초와 沙江을 가다 / 兜率歌 / 定州 / 雪夜 / 어디서 또 무슨 별이 되어 만나려나 / 강아지 / 난지도 / 목련꽃 / 바다

 

제2부 감자꽃

길 / 감자꽃 / 뱅기뱅기 / 콩새의 전설 / 수덕사 여승 / 공무도하가 - 사랑가 / 공무도하가 - 사냥 / 공무도하가 - 새벽길 떠나기 전 / 공무도하가 - 백수광부 처, 물로 들어가기 직전 / 공무도하가, 곽리자고 頌 / 만년향의 사랑 / 헌화가 / 처용가 / 비며느리 전설 / 꽃범벅 / 꿈틀거리는 집 / 민들레꽃 / 비비새 고향

 

제3부 오래된 나무의 이야기

징검다리 / 망초꽃을 알기까지 / 오래된 나무의 이야기 / 東頭里 / 어부 / 들판의 노래 1 / 들판의 노래 3 / 들판의 노래 4 / 무명씨 家, 터구렁이 / 고향 길 / 추운 따스함 속을 걸어봄 1 / 긴 - 하루 / 추운 따스함 속을 걸어봄 2 / 여름밤 / 땡볕 / 장마 / 초저녁 / 추운 따스함 속을 걸어봄 3 / 굴뚝새 / 별밥 / 四季 / 파꽃

 

해설 | 노래의 몸, 몸의 노래 · 권혁옹

 

 

꽃과 숨기장난

 

숙아 복상꽃 살구꽃이 피었다 숨기장난하자 내가 눈을 감거든 너는 어여와 빨리 꼭꼭 숨어라 나뭇가리 밤나무 뒤라도 좋다 울타리나 장독대 뒤면 또 어떠랴 숨어라 숙아 머리카락 보인다

살구꽃 복상꽃이 피었다 숙아 너 찾으러 간다 울타리에 매달린 바람이 되어보고 헛간에 빈 항아리 열어봐도 없던 숙아 굴뚝새가 되어 굴뚝에라도 들어갔냐 못 찾겠다 이슬이 되어 하늘에라도 올라갔냐 못 찾겠다  찌 - 인 한없이 심심해져 바람벽 기대고 섰는데 꿈결인 듯 네가 흔들린다 꽃이 흔들린다 복상나무 가지에선 꽃과 꽃과 꽃이 꽃과 온통 흔들거려 복상꽃 송이 송이 영원히 네가 흔들리는데 -

그래 꽃만 피면 나는 미친다 숙아 너 찾으러 간다 도망간 색시 찾는 방앗간 아재처럼 눈엔 불이 나고 내 속은 뒤집혔다 생각이 안 난다 그날 네가 민들어준 세상이 스물일곱 살 내 어딘가에 있으리 세상 어딘가엔 있으리 꽃이 꽃은 피고 아직도 술레가 되어 나는 미친다 온종일 복상나무 아래만 맴돌고 바람 불어 꽃이 떨어져도 네 얼굴은 보이지 않는데 바보 - 핏빛 같은 입술 삐쭉 내민 너의 목소리만 들린다 숙아

 

빨간 고양이

 

불꽃처럼 흔들리네

요, 요, 빨간 고양이

재롱이 여간 아니네

도망치고 싶어서, 여름은

어지럽게 꼼지락대는 혓바닥

살인마저 신물난 네로의 눈동자

아장아장 게으른, 장난 고양이

 

굳이 추억을 얘기하려네

지난 겨울에 만난 흰 고양이를

야옹 야옹 야옹 야옹

기침이 극에 달했던 봄밤

밖으로 뛰쳐나온 내 심장이

흰 고양이를 붉게 적시었네

야옹 야옹 야옹 야옹

채송화 씨보다

작은 그리움을 나비 편에 보낸다고

쓴 편지도 있었다네

 

무더운 봄을 건너온 나의 여름은

무언지도 모를 生의 시장기로

타들어가며 젖는, 네로의 눈동자

월경 중인 꽃, 피 흘리듯

산들산들 엉덩이를 흔드는

아! 저 빨간 고양이

쫓아가면 장미꽃 속으로 달아나 숨고

생선 가시처럼 앙상히 뻗은

길엔

빨간 고양이 입내만 홧홧 풍기네

 

감자꽃

- 영월 東江 가에서

 

어린애도 채간다는 부엉이 소리

맷새 모두 숨죽이는 밤

할아비는 평생 쌀 한 말 못 먹고 죽었다고

뗏목꾼인 아빈 곰 같은 어깰 들척이며

술주정으로 잠들었다

 

쿨쿨 코 고는 소리는 도적처럼 울리고

감자 싫어 내뺐다는 어매는

원래 동강 뗏목꾼들이 우러렀다던

들병장수

 

방문 열고 사립문 밖 뛰쳐나오면

웬 놈에

감자꽃은 저리도 하얗나

굽어봐도 산 첩첩 산 넘으면 물 첩첩

아비는 잠에서도 드센 물결 소리 듣는가

꿈을 설치고 부엉이 소리 울고

아아 재째거리는 풀벌레처럼

난 사는구나

 

해지는 남쪽 길을 오도커니 쳐다보면

눈엔 누구처럼 화냥기가 백혔구나

이년아

저 강물 건너면 못 돌아온다

칡뿌리가 늙어 구렝이 될 때까지

감자꽃처럼 살그라

아비는 내 맘을 후려치며 더운 숨을

몰아쉬었다

 

소낙비 내리면 기운이 더 난다며

떼돈 벌러 뜀박질쳐 간 아비

된꼬까리 서 돌아왔더라

평생 못 타본 가마 타고 사뿐사뿐 돌아왔더라

산맥 같은 어깬

소금토리가 물에 빠진 듯

싱겁게 풀어지고

감자꽃 진 자리 열매가 없다

 

갈라진 흙바람 벽에 부엉이 소리 스미고

강 안개 걷혀 해 들면 머릴 감았다

타향이 없으니 고향도 없고

감자꽃은 피고

지고

울음보다 외롬이 더 싫은 날엔

감자를 캔다

뭐라 내 보이기도 수줍은 한 生을 캔다

꽃 진 자리 쭈그렁 열매도 없던 아비가

땅 아래서 살뜰히도

영글었다

하늘을 뿌리 삼아 가지 벌려 열렸다

 

오래된 나무의 이야기

 

그 사내아이를 잊을 수 없다

아직 어렸건만, 혼자

울어야만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던 아이

하늘도 땅도 물도 허공도 죄다 얼어버릴 정도로

추운 겨울이었는데

아이의 가슴에서는 뜨거운 뭔가가

자꾸 타서 사라져갔다

커다란 병을 얻어 누운

나어린 여동생의 이름을 부르며

내게 기대어 하염없이 울던 아이

저녁 어둠은 잠처럼 쏟아져내리고

이별은 숨을 쉬는가 사랑과 함께

삶은 윤회하는가 죽음과 함께

어머니가 부르는 소리에도 숨어서

오래도록 눈물을 닦고

낮은 노래를 부르며 집으로 돌아가던 아이

내가 너처럼 연한 살을 가졌다면

내가 함께 울고 있다는 걸 알려줄 수 있다면

그해 겨울, 아이의 집에는

밤새도록 희미한 불빛이 피어 있었고

하얀 눈송이들은 지붕을 가득 메웠었다

 

 

같일랑 가자 해서

동무했더니

 

이제는 너만 남거라

먼저 간다고

 

갔겠거니 생각하고

이렁저렁 살재도

 

바람 센 날은

보고파

 

공무도하가

- 사냥

 

진달래 산수유 꽃물 든 산을

지방천방 들뛰며 혼령을 깨워

사향노루 목을 따서 피를 마시고

꿈틀꿈틀 휘돌아 뭉쳐진 산이

벗어도 벗어도 몸을 감아와

양지에서 맥쩍게 술을 마시고

 

노루를 베고 누운 산 너머 하늘

헤헤롱 아지랑이 흥건한 紫色 구름

진달래 산수유 꽃물 든 꿈에

노루는 자꾸 울며 숨을 달래고

 

노루는 자꾸 울며 숨을 달래고

끊어논 숨 잇지 못해 마음이 달아

서먹한 온 산을 허덕거릴 때

해설픈 뻐꾹…… 구슬픈 소쩍……

피 먹은 몸 안에는 차가운 불이 붙어

가려운 모가지엔 황갈색 털이 돋아

산 너머 하늘 향해 네 발로 껑충 --- 아,

罪여! 罪여! 罪여!

 

눈물 씻은 노루는 숲으로 달아나고

 

공무도하가

- 백수광부 처, 물로 들어가기 직전

 

   개같이 사셔요 꼬리쳐 앵겨붙고 엉덩이를 흔들어서 볼 고운 처녀 물오른 처자 홀리고 달래고 아흐레엔 아홉 밤 스무 날에 스무 밤 작신작신 녹여서, 쌀강아지 사오듯 줄줄이 새끼라고 달고 오셔요 虎皮에 푹 파묻힌 백일홍에 환장해서 너를 버린다고 전해오셔요

   새파랗게 선 그믐달 독으로 품고 가슴팍엔 동정인 단도를 품어

   오뉴월 서릿발 맨발로 밟아 가서, 당신 잡아먹은 년이 되게 하셔요

 

   허기진 솔개처럼 뱅뱅 돌기만 하는 박혁 판에 사셔요 관솔불 그을음에 얼굴은 꺼멓게 삭고 불타는 눈가에 질질 개기름이 흘러내릴 때 바짝 마른 입술 시뻘겋게 뒤집어 제 이름을 잽히고 판돈일랑 빌리셔요

   엽전처럼 떠다니며 이 품 저 품 살 때 묻히다 원한도 제풀에 꺾여버리면 몫 돌아난 초막에 무심히 들어 앉아

   은붙이 내온 사내 씻나락 훔쳐온 사내 눈물로 콧물로 씻어주며 살게 하셔요

 

   죄다 싫으면, 술이나 더 드시다 가셔요 왕을 불러 꾸짖고 신선 되어 鵬을 타는 醉夢일랑 아예 깨지 마셔요 釀造工 납작코한테는 저를 시켜, 돈 한푼 내지 않고 술 사가겠다고, 어깨 으쓱대며 시위하셔요 술맛도 지쳐 혀가 붓고 목이 타고 애가 끊어져버려도 남은 술 한잔 더 드시다가,

   볕 좋은 가을 목화송이 터지듯 당신의 눈자위가 허옇게 돌아가면

   되다 말다 하는 세상 아예 덮으면 그때, 그땐 가셔요

 

만년향의 사랑

 

   시절이야 신라 때라도 좋고 고려 때면 어떨꼬 해야 아츰 나절이라도 좋고 한밤중이면 어떻겠네만 산골엔 예쁜 두 자매가 살았다 하데 있는 게 없는 것뿐이던 세월이라 착한 맘 씨앗 가꿔 양식 되리만치 먹구 더러는 돌렸다고도 하던데, 호랑이를 잡을 체구이지만 늙은 어매 모시는 것밖에 모르는 옆집 총각을 똑같이 사랑했던 건 하늘도 몰랐다 하더이다 시절이 하 수상해져 총각은 싸움터로 떠나고, 돌아앉아 그믐달처럼 맘만 삭이던 언니 동상이 서로 맘을 털어놓으니 아요 얄궂어라 아요 얄궂어라

 

   끓는 속을 꺼내 놓으면 대장장이는 좋을까마는 각기 천 근 자물쇠로 맘을 걸어 잠그고 서로가 자리를 내준다고 서러운 쌈판이 벌어졌는데 바람엔지 인편엔지 대뜸 총각이 하늘로 올라갔다는 소식이 왔다 하지, 그만 두 사람의 끓는 맘이 터져버려 우-- 우-- 서로 지가 사랑했다고 연못에 몸을 던졌다 하데

 

   슬픔도 세월엔 잔물결과 같아서 사람들은 또 그럭저럭 살아가고 파아란 연못가엔 등나무 두 그루가 자라나 제발 하늘로 올라가재도 땅으로만 기는 참인데 오메, 말을 타고 웬 늠름한 장수가 연못가를 지나가는데 하늘에 올랐다던 총각이 시침 뚝 떼고 돌아온다

 

   늙은 어매에게 인살 해도 말을 안 하고 옆집 아씨들 집도 허물어졌다 사람도 강아지도 보기만 하면 훼훼 고갤 저으며 피해만 간다 답답도 하여서 주막에 가 사람들을 붙잡고 물으니 아아 뒤집힌다 뒤집힌다 하늘과 땅이 뒤집힌다

 

   빛나는 갑옷이며 살찐 말을 팔아 생긴 엽전일랑 늙은 어매에게 부치고 휑하니 총각도 연못으로 소풍을 갔다 하네 슬픔이란 안고 살아가는 짐이지 먹고 죽는 음식이 아니라서 사람들은 또 그럭저럭 살아가는데 연못가 등나무 곁에 작은 팽나무 하나가 살뜰히도 자라나니 두 등나무가 달겨들어 치렁치렁 껴안고 희멀건 배때기에 꽃송아릴 터뜨리니 그럭저럭 살아가던 사람들도 연못을 지날 때면 괜히 콧날이 팽돌고 가끔은 하늘로 올라간 사람들도 잘 살는지 그게 궁금하기도 하더라

 

추운 따스함 속을 걸어봄 1

- 꽃샘추위

 

   어둠 속으로 동네가 기울면 하늘엔 면도날처럼 새파란 그믐달이 떴다 친구들과 헤어져 집으로 돌아오다 땀에 절은 얼굴을 부비면 따끔따끔 살갗이 시려왔다 어둠 속에서 길은 더욱 새까맣게 빛났다 누나 왜 밥상을 차리지 않는 거지 도둑같이 낯설게 방문을 닫으며 내가 물었다 아버지가 돌아오시거든 같이 먹자 누이는 불을 향해 앉아서 감기에 걸린 듯 연신 일부러 재채기를 해댔다 또 저녁은 굶겠구나 아버지의 술주정은 오늘도 거짓말을 안 하겠지 아직 돌아오지 않는 아버지의 발자국 소리를 비틀비틀 들으며 손톱으로 바람벽을 긁으면 고소한 흙 냄새가 묻어났다 너도 그렇게 놀지만 말고 숙이처럼 논두렁에 가 달롱을 캐지 그래도 난 남잔데…… 누나 지금이 봄이야 봄이 아니야 봄이 온거나 마찬가지지 개울가로 나가면 뼈가 시린 물을 먹으며 풀들이 파릇파릇했다 그 바지는 두 번이나 꿰맸는데 또 꿰매 그래도 꿰맨 흔적도 없이 새거잖니 누나가 희미하게 웃었다 등잔 불빛에 그림자가 흔들리며 구겨져버렸다 근데 있잖아 난 차라리 집에 있을래 아버지의 술주정보담 이웃집 아줌마의 그 묘한 눈빛과 볼에 비칠 때 낀 발등이 창피하니까 아야! 누니의 비명 소리에 방 전체가 떠올랐으나 이내 가라앉아버렸다 손가락 끈에 맺힌 대추 빛깔의 피를 누이는 재빨리 입술로 빨았다 아니야 아버지는 술에 취해 오시지는 않을 거란다 수제비보다도 푸석푸석한 누이의 말을 들으며 나는 미리부터 울고 싶어져서 가랑이에 얼굴을 묻었다. 왜 아버지의 술주정은 겪어도 겪어도 낯설기만 한 걸까 까무룩한 잠에 빠져들다 쥐 소리에 놀라 눈을 떠도 누이는 수도승같이 앉아서 나의 꿈길을 쓸어주고 있었다

 

목련꽃

 

환절기 고뿔처럼 며칠 지독히 앓다

훅 지나쳐서, 꿈인지 생인지도 모르고

그리하여 꿈으로만 알고

아직도 삼백예순닷새 그리워하는 섬

열여섯, 내 영혼은 날아오를 수조차 없이 가벼워서

잠시라도 아프지 않으면, 견디지를 못하였다

혼자, 땅벌레처럼 숨쉬었다

늘 멀리 떠나기를 꿈꾸며

쓰러진 고목, 가지 길을 걸었는데

작은 나뭇잎 같은 우리 집을 나와서

몇 차례의 가지 길들이 겹쳐지고

차들이 다니는 큰길에서 대개 돌아서 오곤 했다

아주 큰길이 어딘지, 큰길로 계속 가면

어떤 뿌리를 만날 수 있는지, 길들은 산 뒤로 숨고

그 너머, 내가 갈 수 없는, 너무 가고 싶은 곳은

도시가 아니었다

그곳은 내 영혼의 순수, 결백, 내가 읽은 모든 이야기, 지혜, 사랑이 숨쉬는 곳이었고

설원이든 바다이든 상관이 없었다

어느 날 나는 그 너머, 한 작은 섬에 간 적이 있다

밤이면 더욱 환하게 볼 수 있는 섬

섬의 입구는 긴 동굴로 되어 있었으나 결코 어둡지 않았다

어디선가 끝없이 흘러나오는 향기의 빛 때문이었다

아주 조용한 밤이었고

물살에 떠는 섬의 숨결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 섬에 당도했을 때는

나는 이미 이방인이 아니었다

그곳에는 이미 내가 만났던 사람이 모두 와 있었다

놀부, 뺑덕어멈, 팥쥐, 그루센카, 카르멘

그들은 그저 헐렁한 옷을 입고 열심히 일했다

돈, 탐욕은 버린 지 오래전이라고

그것도 맑고 푸른 바다가 아닌

더 먼 곳에 버렸다고 했다

좀 모자라다 알맞다 넘친다는

그들의 법률이었고,

좀 모자라다는 그들의 규범이었다

쟁기는 소가 끌었는데, 키우던 소가 늙어 죽으면

주인은 삼일정을 지냈다 그래서인지

소와 주인의 눈망울은 유난히 닮아 있었다

교회는 어떤 신상도 배치해놓지 않았으며

교회에 들른 각자는

자기 나름대로 신의 모습을 자유롭게 마음속으로

그리며 기도했다

곡식은 들판 가운데 지어진 지붕이 넓고 벽이 없는 헛간에 쌓아 놓았다

누구든 가져가게 하기 위해서였다

배고픈 짐승들도 가져갔다

들짐승들도 '조금 모자라게'의 뜻을 알고 있었다

그들도 섬의 주인이었으므로

꿀벌들은 바다 너머 소식을 들려주었다

정원사들은 바다 너머 소식을 들려주었다

정원사들은 전지가위를 몰랐다

그들은 그저 나무를 심고 키우는 사람들이었다

한 정원사가 모종삽으로 어린 나무를 심고 있었다

큰 마당 복판에 심어져서 너무 외로워 보였다

오백 년 후 나무가 자란 모습을 상상하며 심는 것이라고 했다

마을의 오래된 집들은 튼튼하고 각자 개성을 갖고 있었다

건축 기술자들은 늘 한가했는데

천천히, 더욱 튼튼하고 아름다운 집을 지을 수 있는 재료들을 준비했다

저녁이면 사람들은 각자 명상에 잠기었고

더러는, 지상에 씌어진 슬픈 이야기들을 아름답게 고쳐 썼다

밤이 조금 깊으면 모두 잠을 잤다

섬조차 사람들과 함께 잤다

노동과 명상 이외엔 도대체 무어 귀한 것이 없었던 섬

새벽, 나는 늙은 내외가 내어준 사랑방을 나와 배에 올랐다

진주 같은 섬들이, 푸른 바다에 하얗게 떠 있었다

내가 그 섬을 어떻게 떠났는지는 알 수 없다

그래서 나는 보았다고 말할 수도 없다

다만 지금도, 섬사람들의 여전한 삶은 얘기할 수 있겠다

실제인지 환영인지 알 수 없으나

특히 맑은 봄이면

그 섬의 풍경들은, 열여섯 나의 여린 영혼과 함께 슬쩍 떠오르고는 한다

세상의 길들이 벌떡 일어서서, 뿌리가 되고, 나무가 되고, 가지가 되고

한밤중에 처연히 빛나는 저 순백의 목련꽃

목련꽃 섬

 

고향 길

 

누가 가져다 심은 새끼줄

처럼 생긴

산길을 걷고 걷다 보면

길 맨 끝엔 멍석뙈기 같은

우리 동네가 달려 있었다

 

너무도 천진해 돈을 벌 줄 모르는 사람들은

초가집에서 불을 지피며 살고

엿장수를 닮은 가재의 집은

개울

 

양식은 푸석한 흙 속에서 찾아지고

氣槪는 산을 오르며 내리며 배우니

책들은 불쏘시개로 사용되었다

 

산 너머에서 쇳소리가 들려올 때면

사람들은 싱긋 웃고는

낮엔 들로 나갔고 밤엔 잠을 잤다

아이들은 자꾸 태어났다

 

아이들은 개울가로 가 가재를 잡아먹고

물벌레를 잡아먹으며 가재들은

돌 틈에서 새끼를 낳았다

 

가재 새끼도 사람 새끼도 무럭무럭 자라고

가을 끝이 오면 어른의 어른들은

미련도 없이

흙에다 자신들의 몸을 묻었다

 

 

posted by 황영찬
2013. 7. 10. 17:30 내가 읽은 책들/2013년도

2013-075 감각의 미술관

 

이지은 지음

2012, 이봄

 

 

대야도서관

SB080788

 

601

이78ㄱ

 

FIVE SENSES AND CONTEMPORARY ART

 

미술은

아직도

보는 것일까?

 

미술 전공자나 현대미술 애호가가 아니면 쉽게 다가갈 수 없을 것 같은 우리 시대의 미술은 늘 외롭다. 한 시대의 정신을 가장 잘 이해하고 반영하는 것이 그 시대의 문화라면, 오늘날의 미술은 안내자가 필요하다. 감각사라는 현대미술을 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이 책이 안내자의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해본다. - 저자의 말 중에서

 

미술을 시각예술로만 연구해온 기존의 시각중심주의적 미술사 방법론에 대해 이 책은 '감각사'라는 새로운 화두를 꺼냈다. 첫 번째 파트인 "미술은 아직도 '보는 것'일까?"부터 다분히 도전적이다. 사실 이 감각사적인 방법론은 현대 미학과 미술에 일어난 변화와 그 궤를 같이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대미술을 새로운 방법론으로 소개하는 것에 그친 게 아니라, 저자는 도판이 없다 해도 작품이 바로 연상될 만큼 감각적인 문체로 현대미술을 더욱 새롭게 한다. 이 책을 통해 비로소 현대미술은 "재미있다."라는 수식어를 획득할 수 있을 것 같다. 동시에 르네상스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주요 학술자료를 대거 소개하고 그 전개과정을 명쾌하게 기술하고 있어, 미술전문가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기도 하다.

- 정형민 국립현대미술관 관장

 

예술사에서 비평이 각광받았던 시절이 없기는 하였지만 오늘날의 현대미술처럼 비평의 존재 자체가 의심받기에 이른 적은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이지은의 『감각의 미술관』은 비평의 여러 기능 중 '평가judgement' 대신 '해석interpretation'을 앞세워 난해하기 그지없는 현대미술의 예술성을 인간의 오감으로 인식케 해준다. 여기서 우리는 현대미술이 비평가의 도움을 받으면 인문학적으로 다시 태어나 관객과 행복하게 만날 수 있음을 경험하게 된다. 이는 장르가 붕괴되어 객관적 평가 기준이 무너져버린 현대미술에서 비평이 자기 기능을 잃지 않은 현명한 변신으로 받아들여진다.

- 유홍준 미술사가, 명지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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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지은Jieun Rhee은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미술이론 석사를 마쳤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보스턴 대학교 미술사학과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베를린 막스 플랑크 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있었으며, 보스턴 대학교 미술사학과에서 강의를 하다 한국에 돌아와 현재 명지대학교 미술사학과 교수로 있다. 몽블랑 문화예술 후원자상 심사위원이기도 하다.

현대미술이 시각을 넘어 다른 감각들로 확장되고 매체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현상을 연구하묘, 「Performing the Other : Yoko Ono's Cut Piece」(『Art History』. vol. 28. no. 1. 2005)와 최근의 「먹는 미술 : 현대미술에 나타난 음식의 사회적 역할과 양상들」을 비롯해 국내외 미술전문 매체에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저자는 미술사를 연구하는 사람은 모두가 안내자라고 믿는다. 그 마음을 담은 이 책이 현대미술의 좋은 안내자 역할을 하길 바라며, 다섯 가지 감각이라는 새로운 관점을 풀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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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postmedia.org/

 

Olafur Eliasson. 「The Antigravity Cone」, 2003, Strobe light, wood, foil, water, pump, ø50cm, 80×50cm, Installation view at Danish Pavilion, Biennale di Venezia, Italy, Photo : Giorgio Boato, Private collection

Olafur Eliasson. 「Notion Motion」, 2005, HMI lamps, tripods, water, foil, projection foil, wood, nylon, and sponge, Variable, Installation view at Museum Bojimans Van Beuningen, Rotterdam, Netherlands, 2005, Museum Bojimans Van Beuningen, Rotterdam, Netherlands, donation H+F Mecenaat, Photo : Jens Ziehe

Olafur Eliasson, 「Notion Motion」, 2005, HMI lamps, tripods, water, foil, projection foil, wood, nylon, and sponge, Variable, Installation view at Museum Bojimans Van Beuningen, Rotterdam, Netherlands, 2005, Museum Bojimans Van Beuningen, Rotterdam, Netherlands, donation H+F Mecenaat, Photo : Studio Olafur Eliasson

Olafur Eliasson. 「Colour Spectrum Kaleidoscope」, 2003, Colour-effect filter glass, stainless steel, length 200cm, ø75cm, Installation at The Blind Pavilion, Danish pavilion, 50th Venice Biennale, Italy, 2003, Photo : Giorgio Boato 2003, Collection of David Teiger

 

CONTENTS

 

시작하며  시각에 도전하는 현대미술

 

Part. 미술은 아직도 '보는 것'일까?

Part. 감각을 깨우다

1. 바라보기

2. 들어보기

3. 만져보기

4. 맡아보고 맛보기

5. 배설, 그 원초적 유혹

Part. 감각으로 소통하다

1. 올라푸어 엘리아손 - 공동체적 체험을 위하여

2. 앤 해밀턴 - 내면의 몰입, '나'와의 소통

 

에필로그

주(注)

도판목록

감사의 말

 

재닛 카디프, 「마흔 개의 성부로 나누어진 모테트, 2001년

가변크기, 2008년 『플랫폼 서울』전 중에서 구 서울역사 설치사진

르네 마그리트, 「이미지의 배반」, 1929년,

캔버스에 유채, 60×81cm, 로스엔젤러스 주립미술관

카메라 옵스쿠라, 1646년

빌렘 클라스 헤다, 「정물」, 1635년.

패널에 유채, 88×113cm,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

클로드 모네, 「해돋이, 인상」, 1873년,

캔버스에 유채, 48×63cm, 파리 마르모탕 미술관

로베르 들로네, 「첫 번째 원반」, 1913-14년,

캔버스에 유채, 지름 135cm, 개인소장

잭슨 폴록, 「작품 」, 1950년,

밑칠하지 않은 캔버스에 유채와 에나멜 페인트, 172.7×264.2cm, 뉴욕 현대미술관

마크 텐지, 「순수한 눈의 실험」, 1981년,

캔버스에 유채, 198.1×304.8cm,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마크 디 수베로, 「행크 챔피언」, 1960년,

나무와 사슬, 203.2×383.5×284.5cm, 휘트니 미술관

로버트 모리스, 「무제(L자형 기둥들)」, 1965-66년,

가변크기, 레오카스텔리 갤러리 설치사진

만 레이, 「이성으로의 회귀」, 1923년,

2분 중 스틸사진

페르낭 레제, 「기계적 발레」, 1924년,

11분 중 스틸사진

마르셀 뒤샹, 「빈혈 시네마」, 1926년,

6분 중 스틸사진

한스 나무스, 「가을 리듬을 그리고 있는 잭슨 폴록」, 1950년, 사진

시라가 가즈오, 「작품 」, 1958년,

종이에 유채, 183×243cm, 고베 효고현립미술관

무라카미 사부로, 「통과」, 1956년 10월,

퍼포먼스 사진

시마모토 쇼조, 「대포회화」, 1956년,

퍼포먼스 사진, 도쿄 오하라 카이칸 홀

이브 클랭, 「여성과 남성형상의 무제 인체측정(인체측정)」, 1960년,

합성수지 위에 마른 안료, 종이, 캔버스, 145×298cm

백남준, 「머리를 위한 선(禪)」, 1962년,

서독 비스바덴에서, 라 몬테 영의 「작품 1960 10번, 밥 모리스에게 바침」을 수행

구보타 시게코, 「질 회화」, 1965년,

뉴욕에서 열린 '개념적인 플럭서스 페스티벌'에서의 퍼포먼스 사진, 길버트와 릴라 실버만 플럭서스 콜렉션

캐롤리 슈니먼, 「눈 물 : 36가지 변형 행위들」, 1963년,

실버젤라틴 프린트, 27.9×35.6cm, 전시기록사진

로버트 모리스, 「장소」, 1964년,

퍼포먼스 사진

브루스 나우먼, 「샘으로서의 자화상」, 1966년,

컬러사진, 50×60cm, 휘트니 미술관

바바라 크루거, 「당신의 시선이 내 뺨을 때린다」, 1981년,

비닐에 사진 실크스크린, 139.7×104.1cm

바바라 크루거, 「우리는 당신의 문화에 대해 자연이 되지 않겠다」, 1983년,

비닐에 사진 실크스크린, 185.4×124.5cm

신디 셔먼, 「무제 영화 스틸 15번」, 1978년,

흑백사진, 25×20cm

린다 뱅글라스, 「무제」, 1974년,

컬러사진, 25×26.5cm

로버트 모리스, 「무제」, 1974년,

석판화, 94×61cm, 카스텔라-소나벤드 갤러리 전시를 위한 포스터

비토 아콘치, 「구멍」, 1970년,

15분 중 스틸사진

비토 아콘치, 「전환」, 1971년,

24분 중 스틸사진

야스마사 모리무라, 「더블리네지(마르셀)」, 1988년,

컬러사진, 152.5×122cm, 마드리드 레이니소피아 국립미술관

야스마사 모리무라, 「초상」, 1988-90년,

시바크롬 사진, 266×366cm

니키 리, 「노인 프로젝트(26)」, 1999년,

후지플렉스 프린트

니키 리, 「힙합 프로젝트(1)」, 2001년,

후지플렉스 프린트

에드바르트 뭉크, 「비명」, 1893년,

카드보드 위에 오일, 템페라, 파스텔, 91×73.5cm, 오슬로 국립미술관

바실리 칸딘스키, 「즉흥26」, 1912년

캔버스에 유채, 97×107.5cm 렌바흐하우스 미술관

피트 몬드리안, 「브로드웨이 부기우기」, 1942-43년,

캔버스에 유채, 127×127cm, 뉴욕 현대미술관

바이킹 에겔링, 「대각선 심포니」, 1924년,

7분 중 스틸사진

한스 리히터, 「리트머스 21」, 1921년

3분 중 스틸사진

마르셀 뒤샹, 「숨겨진 소리를 가지고」, 1916년,

놋쇠, 노끈, 구리, 알 수 없는 오브제, 로스엔젤레스 주립미술관

카를로 카라, 「상황주의자들의 데모」, 1914년,

카드보드 위에 템페라와 콜라주, 38.5×30cm, 지아니 마티올리 콜렉션

조지 브레히트, 「흘리기 음악」, 1963년,

퍼포먼스 사진, 1963년 뒤셀도르프에서 열린 플럭서스 페스티벌, 페스툼 프록소룸(Festum Fluxorum)에서 퍼포먼스를 수행하는 조지 마키우나스

더글라스 홀리스, 「사운드정원」, 1993년,

금속, 시애틀 매그너스 공원, 설치사진

크리스천 마클레이, 「발자국」, 1989년,

비닐레코드, 가변설치, 쉐드할레 취리히 설치사진

크리스천 마클레이, 「재활용된 레코드들」, 1981년,

12인치의 비닐레코드 콜라주, 작가소장

존 레넌과 오노 요코, 「미완성 음악 1번 : 두 처녀들」, 1968년,

앨범재킷

로리 앤더슨, 「오 슈퍼맨」, 1981년,

앨범재킷 앞면(위)과 뒷면(아래)

로리 앤더슨, 「사물 / 반대 / 객관성」, 1973년,

사진 - 내러티브 설치

카라바조, 「의심하는 도마」, 1602년,

캔버스에 유채, 107×146cm, 포츠담 상수시궁전

비토 아콘치, 「상표」, 1970년,

퍼포먼스 사진

클래스 올덴버그, 「부드러운 스위치」, 1964년,

합성섬유로 채운 비닐과 캔버스, 119.4×119.4×9.1cm, 캔자스시티 넬슨앳킨스 미술관

로버트 모리스, 「허드레실타래」, 1968년,

다색 실타래와 옷감 조각, 뉴욕 현대미술관

루치오 폰타나, 「공간개념 자연」, 1959-60년,

청동, 60×67cm

알베르토 자코메티, <혁명에 봉사하는 초현실주의> 4호에 실린 '「불쾌한 오브제」를 위한 매뉴얼', 1931년

메레 오펜하임, 「모피 위의 점심식사」, 1936년,

오브제, 뉴욕 현대미술관

에이 - 오, 「손가락 상자 26번」, 1964년,

비닐 서류가방에 나무상자와 혼합재료, 30.5×45×9.5cm, 워커아트센터

로버트 모리스, 「눈 먼 시간」, 1973년,

종이에 흑연, 88.9×116.8cm, 로잘린드 크라우스 콜렉션

발리 엑스포트, 「두드리고 만지는 영화」, 1968년,

퍼포먼스 사진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측정할 수 없는 것」, 1977년,

퍼포먼스 사진

지오반니 로렌조 베르니니, 「성 테레사의 황홀경」(세부), 1647-52년,

대리석, 높이 3.5m, 로마 산타마리아 델라 빅토리아 성당의 코르나로 예배당

헤르만 니치, 「난교파티 신비극」, 1964년,

퍼포먼스 사진

발리 엑스포트, 「에로스 / 이온」, 1971년,

빈에서의 퍼포먼스 사진

마리나 이브라모비치, 「리듬 0」, 1974년,

퍼포먼스 사진

애니 스프링클, 「포스트 - 포르노 모더니즘」, 1992년,

퍼포먼스 사진

모나 하툼, 「이질적인 몸」, 1994년,

원통형 나무 구조물 안에 비디오 설치, 350×300×300cm

오를랑, 「수술 - 퍼포먼스」, 1993년,

뉴욕 산드라 게링 갤러리에서의 퍼포먼스 장면

스텔라, 「손글씨쓰기」, 1982년,

퍼포먼스 사진

앨리슨 노울즈, 「동일한 점심식사」, 1973년, 기록사진

2011년 앨리슨 노울즈는 뉴욕 현대미술관 카페에서 '동일한 점심식사' 퍼포먼스를 재연하였다.

다니엘 스포에리, 「그림들 - 덫」, 1963년,

기록사진, 103×205×33cm

벤 보티에, 「플럭스 미지의 음식」, 1963년,

오브제

사이토, 「냄새 체스」, 1964-65년,

유리병에 여러 종류의 액체와 나무 등, 20×20×8.8cm, 길버트와 릴라 실버만 플럭서스 콜렉션

톰 마리오니, 「친구들과 맥주를 마시는 행위는 최고의 미술이다」,

(위) 1970-79년 설치사진. (아래) 2010년 전시 오프닝 퍼포먼스 사진

소호에 있던 식당 '푸드'의 전경과 식당 안 모습

리크리트 티라바니자, 「무제」(팟타이), 1990년,

전시중 기록사진

한스 하케, 「샤폴스키와 그밖 여러 명의 맨해튼 부동산 소유권」, 1971년,

인쇄물과 사진 142장, 지도 2개, 차트 6개, 슬라이드, 퐁피두센터

이불, 「화엄」, 1997년,

생선, 시퀸, 포타슘, 과망간산염, 마일라 백, 구슬 등 혼합재료, 360×410cm,

뉴욕 현대미술관 설치사진

이불, 「화엄」(세부)

지젤 톨라스, 「냄새의 공포 - 공포의 냄새」, 2006년,

MIT 리스트 시각예술 센터 전시사진

잭슨 홍, 「땀샘」, 2010년,

혼합재료, 100×440cm,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열린 『미래의 기억들』 전시사진

신미경, 「번역」, 2010년,

나무와 비누, 가변설치

사사(44), 「TM4T」, 2010년,

CNC 절삭된 ABS 플라스틱에 도색, 나무틀, 206.8×48×92.1cm

피에로 만조니, 「미술가의 똥」, 1961년,

통조림캔, 지름6×높이4.8cm, 피애로 만조니 재단

비토 아콘지, 「모판」, 1972년,

뉴욕 소나벤드 갤러리 전시, 퍼포먼스 사진

앤디 워홀, 「산화 회화」, 1978년,

캔버스에 구리 금속성 페인트와 오줌, 198×573cm

키스 보드위, 「무제(보라색 싸기)」, 1995년,

퍼포먼스 사진

백남준, 「플럭서스 챔피언 콘테스트」, 1962년,

퍼포먼스 사진

귄터 브루스, 「예술과 혁명」, 1968년,

퍼포먼스 사진

안드레 세라노, 「오줌 그리스도」, 1989년,

시바크롬, 실리콘, 플렉시글라스, 152×102cm

안드레 세라노, 「무제 13(궤도사정)」, 1989년,

시바크롬, 실리콘, 플렉시글라스, 102×152cm

크리스 오필리, 「동정녀 마리아」, 1996년,

캔버스에 아크릴, 유채, 합성수지, 코끼리똥, 243.8×182.8cm

크리스 오필리, 「동정녀 마리아」(세부)

리처드 세라, 「T.W.U., 1980년,

강철, 1098×366cm, 두께 7cm, 뉴욕 설치사진

데이비드 해먼즈, 「열 받다」, 1981년,

퍼포먼스 사진

리처드 세라, 「기울어진 호」, 1981-89년,

내후성 강철, 366×3,658cm, 두께 6.5cm

데이비드 해먼즈, 「코끼리똥 조각」, 1978,

코끼리똥에 페인트칠, 13.3×15.2×13.3cm 개인소장

올라푸어 엘리아손, 「날씨 프로젝트」, 2003년,

단일파장 전구, 프로젝션 포일, 거울 포일, 연무 기계, 알루미늄, 비계, 26.7×22.3×155.4m, 런던 테이트 모던 갤러리 터빈홀 설치

올라푸어 엘리아손, 「관념 움직임」, 2005년,

할로겐 금속 요오드화물 램프, 삼각대, 물, 포일, 프로젝션 포일,

나무, 나일론, 스펀지, 가변크기, 네덜란드 보이만스 반 뵈닝겐 미술관 설치광경

이 작품은 2007년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에서 열린 『테이크 유어 타임』전에도 설치되었다.

올라푸어 엘리아손, 「단색의 방」,1997년,

단일파장 조명, 가변설치, 2003년 50회 베니스 비엔날레 덴마크관 설치사진

올라푸어 엘리아손, 「리메진」, 2002년,

조명, 삼각대 또는 벽 거치대, 가변설치, 2004년 볼프스부르크 미술관 설치사진

올라푸어 엘리아손, 「눈 먼 파빌리온」, 2003년,

강철, 검은 유리, 유리, 높이 250cm, 지름 750cm, 50회 베니스 비엔날레 덴마크관 설치사진

올라푸어 엘리아손, 「중력에 반하는 원뿔」, 2003년,

섬광 전구, 나무, 포일, 물, 펌프, 지름 50cm, 80×50cm, 50회 베니스 비엔날레 덴마크관 설치사진

올라푸어 엘리아손, 「환풍기」, 1997년,

돌, 선풍기, 전선, 케이블, 가변설치, 2007년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 설치사진

올라푸어 엘리아손, 「라바 마루」,

화산암, 가변설치, 2002년 파리 시립현대미술관 설치사진

올라푸어 엘리아손, 「아름다움」, 1993년,

조명, 물, 노즐, 나무, 호스, 펌프, 가변설치, 2004년 덴마크 아로스 오르후스 미술관 설치사진

안토니 곰리, 「눈 먼 빛」, 2007년,

형광등, 물, 초음파 가습기, 저철분 강화유리, 알루미늄, 320×978.5×856.5cm, 런던 헤이워드갤러리 설치사진

올라푸어 엘리아손, 「레인보우 파노라마」, 2006-2011년,

덴마크 아로스 오르후스 미술관

앤 해밀턴, 「결핍과 과잉」, 1989년,

1센트 동전과 꿀, 양 등, 샌프란시스코 캡 거리 프로젝트 설치사진

앤 해밀턴, 「알맞게 위치한」, 1984년,

퍼포먼스 사진

앤 해밀턴, 「알려지지 않은 위치의 뚜껑」, 1984년,

사다리, 모래, 테이블 등, 예일대학교 조소과 오픈하우스 설치사진

앤 해밀턴, 「정물」, 1988년,

유칼립투스 잎, 파라핀왁스, 테이블, 셔츠, 오페라 사운드, 기화기,

나뭇가지, 재, 캘리포니아 산타바바라 현대아트포럼 설치사진

앤 해밀턴, 「결핍과 과잉」, 설치사진

앤 해밀턴, 「욕설」, 1991년,

빵 반죽, 와인을 적신 흰색 천, 나무 테이블과 의자,

유리잔, 바구니, 오디오 등,

1991년-1992년 뉴욕 루버 갤러리 퍼포먼스 사진

앤 해밀턴, 「인디고 블루」, 1991년,

파란 작업복, 철과 나무, 나무 테이블과 의자, 전구, 책, 지우개 등,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

앤 해밀턴, 「트로포스」, 1993-94년,

자갈, 콘크리트, 말의 털, 테이블과 의자, 책과 전기인두 등,

뉴욕 DIA 아트센터 설치사진

올라푸어 엘리아손, 「보고 있는 스스로를 인지하다」, 2001년,

유리, 거울, 나무, 100×100×5cm, 카를스루에 ZKM 설치사진

 

 

 

 

posted by 황영찬
2013. 7. 10. 13:50 내가 읽은 책들/2013년도

2013-074 울릉도

 

글 / 박기성●사진 / 심병우

1999, 대원사

 

 

시흥시대야도서관

EM023097

 

082

빛12ㄷ  174

 

빛깔있는 책들 174

 

박기성-------------------------------------------------------------------------

서울대학교 국사확과를 졸업한 뒤 대한항공에서 3년 동안 근무했다. 이후 월간 『사람과 산』 창간에 뛰어들어 현재 편집부장으로 재직중이다. 산을 좋아하여 1987년에는 미국 요새미테의 거벽들을 등반했고 1990년에는 대만 옥산, 1994년에는 러시아 캄차카의 글류체브스카야에 올랐다. 이 밖에 월간 『에세이』에 몇 편의 서간문, 주간 「내일신문」에 영화평을 기고한 바 있다.

 

심병우-------------------------------------------------------------------------

스튜디오 '자연'에 근무하는 사진 작가로 산과 자연에 관련된 사진을 주로 찍고 있다.

 

|차례|

 

개관

울릉도 일주

역사

겨울 울릉도

성인봉 산길들

울릉도 가는 법

울릉도 가는 교통편

울릉도에서의 교통편 

숙박시설

특산물

 

망향봉에서 본 도동항

섬백리향

삼선암  울릉도에는 볼 만한 것으로 기암절벽과 산봉들이 있다. 작은 황토구미의 만물상과 골계 곧 남양의 국수바위 · 사자바위 · 투구바위, 구멍바위, 삼선암이 하나같이 경탄을 자아낸다. 사진에서는 삼선암 세 바위 가운데 일선암이 빠졌다.

내수전 앞바다의 북저바위

모시개 저동의 봉래폭포

울릉도의 명물 향나무  도동항의 깎아지른 절벽에서 사는 향나무로 나이가 2천 살이 넘는다.

저동항의 촛대바위  원래는 저동 물굽이 가운데 있었는데 지금은 방파제의 일부가 된 오징어잡이 불빛과 항구의 풍경을 모두 아우르는 유일한 명당이다. 효녀바위라고도 하며 가장 울릉도다운 전설이 서려 있다.

삼선암의 하나인 일선암

현포

황토구미의 성하신당  마을 뒤쪽의 솔숲에 있는데 전설도 그렇거니와 그 안에 있는 신상(神像)이 무척 사실적이다.

황토구미 성하신당 안의 동남동녀상

국수바위  골계가 천험의 요새임은 돌문골에 들어가 보면 안다. 오른쪽에는 조면암이 국수가락처럼 갈라진 국수바위, 인쪽에도 깎아 세운 듯한 절벽이 있어 어귀인 지통골에 기관총 한 정만 걸어 놓으면 돌문을 완전히 닫을 수 있게 생겼다.

안용복 장군 충혼비

사동의 흑비둘기 서식지  흑비둘기가 깃들이기 좋은 상록활엽수 후박나무 숲이다. 여기 열리는 후박나무 열매는 흑비둘기가 좋아하는 먹이기도 하다.

흑비둘기

베 짜는 모습  울릉도 향토자료관에 전시되어 있는 것으로 이곳에는 울릉도에 살던 옛 사람들의 생활상이 생생하게 보존되어 있다.

나리동에서 성인봉 가는 길에 있는 투막집

향토자료관에 전시된 설피와 섬대로 만든 스키

 

성인봉 정상에 세워진 비

 

 

 

 

 

 

 

 

 

 

 

 

 

 

 

 

 

 

 

 

 

 

 

 

 

 

 

 

 

 

 

posted by 황영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