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황영찬

Tag

Notice

Recent Post

Recent Comment

Archive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 total
  • today
  • yesterday
2013. 3. 13. 09:22 내가 읽은 책들/2013년도

2013-026  三國志 5 공명, 출사표를 올리다

 

나관중 지음 · 정비석 옮김

2006, 은행나무

 

시흥시립대야도서관

SB014858

 

823.5

나15삼6  5

 

▲ 조조

◎ 등장인물

 

육손陸遜(183-245년)

오(吳)의 공신. 자는 백언(伯言). 219년에는 여몽을 대신하여 형주에 주둔, 탁월한 전략으로 관우를 무찔러 형주를 오나라의 영토로 삼앗다. 이에 유비는 관우의 죽음과 형주를 빼앗긴 일로 손권에게 원한을 품고 221년에 스스로 대군을 이끌고 진격해 왔다. 이때 육손이 이릉에서 유비군을 맞아 싸워 대승했다. 이리하여 244년, 형주에 주제한 채로 정승에 임명되는 등 오의 중신으로 군림하게 되었다.

 

유선劉禪(207-271년)

유비의 아들로 촉의 2대 황제. 재위 223-263년. 자는 공사(公嗣). 제갈공명에 이어 장완 · 비위가 보좌하고 있는 동안은 나라가 평안했으나, 그들이 잇달아 죽은 뒤 어리석게도 환관 황호를 신임하여 국정의 부패를 초래했다. 이어서 위나라의 침입을 받아 성도가 함락됨으로써 삼국정립 시대의 종말을 고하게 되었다.

 

조식曹植(192-232년)

조조의 셋째 아들. 자는 자건(子建). 형 조비와 태자 계승 문제로 암투를 벌였다. 그러다가 조비가 위의 초대 황제로 즉위하자, 정의 등 그의 측근들은 죽임을 당했고 그도 평생 정치적 위치가 불우하게 되었다. 그의 재주와 인품을 싫어한 조비는 그를 거의 해마다 새 봉지로 옮겨 살도록 강요했다. 엄격한 감시 하에 신병의 위험을 느끼는 나날을 보내던 조식은 마지막 봉지인 진(陳)에서 죽었다.

 

등지鄧芝

촉한(蜀漢)의 문신. 자는 백묘(伯苗). 유비를 받들어 정무를 담당하고, 그가 죽자 오나라에 수호사절로 가서 대임을 완수했다. 제갈공명의 북정(北征)에 참가하고, 그가 죽은 뒤에는 중직을 역임하며 국정을 맡아보았다.

 

제갈각諸葛恪(203-253년)

제갈근의 장남. 자는 원손(元遜). 어려서부터 재주가 많아 오의 손권으로부터 총애를 받았다. 252년, 손권이 병으로 쓰러지자 국정의 전반을 맡았다. 어린 황제 손량이 즉위하자 안으로는 민심을 수습하는 한편, 위나라가 손권의 상중을 기회로 대군을 이끌고 오자 이를 대파했다. 그러나 이듬해인 253년, 중신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위를 정벌하기 위해 대군을 일으켰으나 작전의 실패와 병으로 대패하고 결국 손준에게 죽임을 당했다.

 

조예曹叡(205?-239년)

위나라의 제2대 황제인 명제(明帝). 자는 원중(元仲). 그는 부화뇌동하는 무리를 물리치고 스스로 정치를 행했다. 즉위 초에 오 · 촉이 연합하여 공격을 해왔으나 그는 사마의 등 무장을 파견하고 자신도 전투에 직접 출진하여 이를 격퇴했다. 그러나 만년에는 사치에 빠졌고, 그가 죽자 양자로 삼았던 제왕(齊王) 방(芳)을 보좌하던 자들이 내분을 일으켜 결국은 사마씨(司馬氏)가 실권을 쥐게 되었다.

 

비위費褘(?-253년)

촉한(蜀漢)의 중신. 자는 문위(文偉). 제갈공명이 출사표를 내고 출정을 떠날 때 내정을 맡길 사람으로 꼽았던 인물이다. 제갈공명이 예상한 대로 그의 능력은 내정면에서 유감없이 발휘되었고, 제갈공명이 죽은 뒤에는 수성(守城)의 자세를 무너뜨리지 않고 강경파인 강유를 억제하며 촉나라를 잘 지켜나갔다. 그러나 253년, 연회 석상에서 자객에게 암살되고 말았다.

 

맹달孟達(?-228년)

촉한(蜀漢)의 장수. 의도 태수였으나, 형주의 관우 군이 궤멸하자 위나라에 항복하여 신성 태수에 임명되었다. 그 후 제1차 위나라 정벌을 계획한 제갈공명으로부터 촉군에 내응하라는 권유를 받고 고민하던 끝에 이에 응했으나 사마의의 급습을 받고 죽었다.

 

장완蔣琬(?-245년)

촉한(蜀漢)의 중신. 자는 공염(公琰). 제갈공명이 출전할 때 성도에 머물면서 원정군의 식량 보급에 만전을 기했으며, 234년 제갈공명이 오장원에서 중태에 빠지자 그 후계자로 지명되어 국정의 전반을 맡았다. 그는 제갈공명과 같은 위엄은 갖추지 못했으나, 침착한 집무 태도로 제갈공명이 없는 촉의 동요를 막았다. 그는 피폐된 국력 회복에 진력했으나, 병이 들어 전권을 비위에게 넘겨주고 죽었다.

 

장포張苞

장비의 아들. 아버지가 죽은 뒤 관우의 아들 관흥과 함께 유비의 총애를 받으며 크고 작은 싸움에서 공을 세웠다. 후에 사마의의 선봉인 곽회를 공격하다가 말에서 떨어져 부상을 입고 그 상처가 도져 병으로 죽었다.

 

진식陳式

촉한(蜀漢)의 대장. 222년, 이릉의 싸움에서 오반과 함께 수군을 이끌고 장강을 따라 내려가 오나라의 군사와 대치했다. 229년, 제갈공명의 명을 받아 위나라의 세력 하에 있는 무도와 음평을 함락시켰다.

 

진진陳震

촉한(蜀漢)의 중신. 제갈공명이 신임하는 신하의 하나. 손권이 황제위에 올랐을 때 제갈공명의 뜻을 받들어 위나라에 대한 공동 전선을 펴기 위해 축하사절로 오나라에 다녀왔다.

 

위연魏延(?-234년)

유비의 용장. 자는 문장(文長). 유비를 따라 촉에 들어가 장비를 제치고 한중군 태수에 임명되었으며, 제갈공명의 북정(北征) 때는 장안 급습을 진언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제갈공명이 죽은 뒤 부장관인 양의와 병권을 다투던 중 마대에게 죽임을 당한다.

 

조진曹眞(?-231년)

조조의 조카. 자는 자단(子丹). 중군대장군이었을 때 조비의 유언을 받고 조예의 후견인이 되었다. 228년, 제갈공명의 침공 때 군대를 이끌고 선전했고, 230년에는 촉을 공격했으나 실패했다. 이듬해 제갈공명이 다시 공격해 오자 이를 막다가 갑작스럽게 병으로 죽었다.

 

조홍曹洪(?-232년)

조조의 사촌 동생. 자는 자렴(子廉). 조조가 형양에서 동탁의 부하 서영에게 패했을 때, 부상당한 조조를 자기의 말에 태우고 자신은 걸어서 도망을 쳤다. 관도 싸움에서는 조조가 오소로 출격하고 난 뒤 원소의 장수 장합 · 고람의 공격을 잘 방어했다.

 

황승언黃承彦

제갈공명의 장인. 양양의 명사로서 고결하기로 이름이 높았다. 같은 양양의 명사인 채모의 누이와 결혼하여 태어난 딸을 '미인은 아니지만 머리가 비상하다'며 제갈공명에게 출가시켰다.

 

주방周魴

오(吳)의 장수. 자는 자어(子魚). 파양 태수로 있었다. 오나라가 위나라에 점거되어 있던 회남을 공략할 때, 손권의 명령으로 위의 장수 조휴를 지략으로 끌어들여 대승을 거두었다.

 

▲ 조조

 

|차례|

 

한나라의 멸망

장비의 횡사

복수전

끝없는 원한

백면서생 대도독

화공 칠백 리

촉제의 승하

원수와 동맹을 맺다

공명의 이간책

남만 대원정

맹획, 세 번 사로잡히다

불굴의 만왕

난공불락의 독룡동

은갱동 함락

남만 대평정

모략전

공명의 출사표

하후 도독

봉황을 얻다

위수 공략전

사마중달의 재등장

공명의 패전

마속의 목을 울며 베다

육손, 위군을 격퇴하다

두 번째 철군

다시 기산으로

공명과 중달의 대결

팔진법의 위력

어리석은 후주

 

 

 

 

 

'내가 읽은 책들 > 2013년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3-028 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  (0) 2013.03.15
2013-027 법주사  (0) 2013.03.14
2013-025 대흥사(대둔사)  (0) 2013.03.11
2013-024-1 범어사(1)  (0) 2013.03.08
2013-024 범어사  (0) 2013.03.07
posted by 황영찬
2013. 3. 11. 14:45 내가 읽은 책들/2013년도

2013-025  대흥사(대둔사)

 

글 / 목정배, 이응묵, 이완우●사진 / 김종섭, 이응묵, 이완우

1998, 대원사

 

 

시흥시대야도서관

EM018011

 

082

빛12ㄷ  155

 

빛깔있는 책들 155

 

연혁 - 목정배------------------------------------------------------------------

동국대학교 불교학과를 졸업하였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현재 동국대학교 교수('75~)로 동국대학교 불교대학장('89~'90), 불교문화연구원장('90~'91)을 역임하였고 <대중불교>편집인('86~)으로 있다. 저서로 『한국문화와 불교』『불교 교리사』『계율론』 등이 있고 주요 논문으로 '의적의보살계본소''돈오점수의 현대적 의의''한국 불교의 정신성''항용운의 평화 사상'외 여러 편이 있다.

 

건축 - 이응묵------------------------------------------------------------------

한양대 건축공학과와 단국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한국 전통 건축 분야의 설계와 조사 연구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새한건축문화연구소를 경영하며 문화재관리국 등의 의뢰(위촉)로 『금산사』『마곡사』『장곡사』『홍천사』『화암사』등의 실측조사보고서를 집필 간행하였으며 저서로 『요사채』가 있다.

 

유물 - 이완우------------------------------------------------------------------

한국외국어대학교를 졸업하였고 한국정신문화연구원 한국학대학원 미술사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하였으며 동 대학원 박사 과정을 수료하였다. 원광대학교 등에서 강의하고 잇으며 주요 논문으로 '이광사 서예 연구' 외에 여러 편이 있다.

 

|차례|

 

연혁

    창건 설화와 역사

    대흥사에서 배출된 고승들

두륜산 대흥사와 십리 숲길

가람 배치

    북원 · 대웅전 일곽

    남원 · 천불전 일곽

    표충사

    대광명전

    부도밭

    옛 정취 어린 다원(茶苑) · 일지암(一枝庵)

유물

    석조물

    불상(佛像)

    불화(佛畵)

    불구(佛具)

    편액(扁額)

    표충사 유물

지정 문화재 현황

 

 

▲ 가허루 문  보통의 누문과는 형식이 달라 중앙의 출입문을 통해 내정에 들어선다.

▲ 대둔사 사적비  부도밭 담 밖 왼쪽에 서 있다.

▲ 서산 대사 부도 부분

▲ 서산 대사 부도

▲ 서산 대사 표충사 기적비(왼쪽)와 표충사 건사 사적비(오른쪽)  현재 표충사 비각 안에 있다.

▲ 표충사 안에 모셔져 있는 사명당 진영

▲ 조사전의 조사탱  중앙에 봉안된 것으로 편양당, 풍담당 등 여섯 조사가 그려져 있다.

▲ 조사전 내부에 봉안된 향좌측의 조사탱  봉악당, 춘계당, 서악당 등 다섯 분의 조사가 그려져 있다.

▲ 조사전 내부에 봉안된 향우측의 조사탱  월저당, 설봉당, 만화당 등 다섯 분의 조사가 그려져 있다.

▲ 부도밭에 있는 연담 대종사 부도  연담 대사는 대흥사의 열두 번째 조사이다.

▲ 초의 선사 부도  열세 번째 조사인 초의 선사는 서산 대사 이후 대흥사를 일으킨 중흥조이다.

▲ 구림리 십리 숲길 왼쪽에 펼쳐지는 편백 군식 지역  전라남도 임업시험장에서 보호림으로 특별 관리되고 있다.

▲ 일주문  구림리 숲길을 지나 부도밭이 보이는 위치에 이르면 '두륜산 대흥사'라는 편액이 걸린 일주문이 있다.

▲ 해탈문  대흥사 중심곽은 해탈문 언저리에서 시작된다. 소조상이었던 사천왕상은 지금은 훼손되어 빈 채 상징적인 중문으로서만 남아 있지만 문의 가운데칸 통로에서 바라보면 그 축이 북원 쪽에 맞추어졌음을 알 수 있다.

▲ 대웅보전 전경

▲ 대웅보전 계단 소대석에 새긴 석수상

▲ 대웅보전 기단 위에 부착된 고리와 석수 조각

▲ 대웅보전 기단에 새겨진 축석 중수기

▲ 심진교와 침계루

▲ 대웅전 지역의 대중 요사인 백설당

▲ 백설당 현판  해사 김성근의 필적이다.

▲ 천불전  높은 축단 위에 세워져 하늘을 날 듯 추녀가 솟아 보인다. 1813년에 중건되었고 좌우로 용화당과 봉향각 전면의 가허루가 있어 안마당에서는 각종 봉불 의례가 행해진다.

▲ 천불전 내부에 봉안된 석가 삼존상과 천불상

▲ 표충사 사당  사당 건물은 장대 기단 위에 단출하게 세운 3칸 맞배집으로 전면은 모두 띠살 분합을 달아 출입하고 나머지 삼면은 판벽이다. '표충사'라 쓰인 현판은 정조 임금이 내린 친필이다.

▲ 조사전  사당보다 더 작은 3칸 맞배의 간소한 전각인데 사당과 직각으로 배치되어 잇다. 마주보이는 곳에서 조금 떨어져 2칸으로 된 비각과 내삼문, 담장으로 에워싸인 내정에서는 추모 제례 등이 행해진다.

▲ 부도밭 전경

▲ 일지암 다정  '일지암'이라는 편액이 붙어 있는 다정은 가운데에 방 한 칸을 두고 사면에 툇마루를 두른 4평 규모의 띳집이다.

▲ 응진전 앞 3층석탑

▲ 북미륵암 3층석탑  통일신라시대 3층석탑의 전형을 따랐지만 각 부재의 짜임 방식이나 간략화된 양식 등은 고려 석탑으로 이행된 모습을 보여 준다.

▲ 표충사 비각 전경

▲ 북미륵암 마애 여래 좌상  노승봉 아래에 위치한 북미륵암의 거대한 암벽에 양각되어 있는 고려시대 마애불이다. 높이 4.2미터, 보물 제48호.

▲ 응진당 주존불상

▲ 대웅보전 목조 삼존상

▲ 응진당 목조 십육나한상 중 일부

▲ 대웅보전 칠성도

▲ 대웅보전 삼불회도 중앙 석가

▲ 대웅보전 삼불회도 향우측의 약사

▲ 대웅보전 삼불회도 향좌측 미타

▲ 대웅보전 삼장보살도  대웅보전 동벽에 봉안된 삼장보살도는 1901년 진불암에서 조성한 것이다. 옆으로 긴 화면의 상부에 삼장보살을 안치하고 그 주위에 권속을 둥글게 배치하였는데 화면 위로 갈수록 권속의 크기를 줄여 원근감을 나타내었다. 화기의 내용을 통해 대한제국 황실의 안녕을 기원하며 제작한 불화였음을 알 수 있다. 비단 바탕에 채색이며 크기는 195×431센티미터이다.

▲ 대웅보전에 봉안된 신중탱  광무 5년에 조성된 것이다.

▲ 보련각 선사 진영  대광명전 옆 보련각에는 대흥사에서 배출된 수많은 고승들의 진영이 7폭에 그려져 있다. 인물 묘사나 채색법이 대략 조사전의 십육조사 진영을 따르고 있어 20세기에 조성된 것으로 여겨진다. 크기는 128×202센티미터이다.

▲ 탑산사 동종

▲ 보적사 동종

▲ '대웅보전' 편액  원교 이광사 글씨.

▲ '표충사' 편액  1789년에 정조가 써서 내려준 것이다.

▲ '가허루'  호남의 명필 창암 이삼만의 글씨이다. 어려서부터 글씨 학습에 열중하였던 그는 병중에도 하루에 천자씩 쓰면서 평생에 벼루 3개를 구멍 내겠다고 할 만큼 독실히 공부하였다고 한다.

▲ '무량수각'  대웅보전 앞에 있는 백설당에 걸린 '무량수각' 편액은 추사의 필적이다.

▲ 해사 김성근 글씨 편액  김성근(1835~1919)은 미불체를 잘 구사한 구한말의 명신으로 두 차례나 전라도 관찰사를 역임히였다. 그 인연으로 대흥사의 편액을 쓰게 된 듯한데 명부전, 응진당, 백설당의 편액도 그의 글씨이다. 맨 위는 '두륜산 대흥사' 가운데는 '응진당' 아래는 '명부전'의 편액이다.

▲ '대광명전'  위당 신관호의 글씨이다.

▲ 표충사 보장록  1846년 수군절도사였던 신관호가 표충사 보장록과 환수 내력을 썼는데 예서 글씨의 6폭 병풍으로 전한다.

 

 

 

 

 

 

 

 

 

 

 

 

 

 

 

 

 

 

 

 

 

 

 

 

'내가 읽은 책들 > 2013년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3-027 법주사  (0) 2013.03.14
2013-026 三國志 5 공명, 출사표를 올리다  (0) 2013.03.13
2013-024-1 범어사(1)  (0) 2013.03.08
2013-024 범어사  (0) 2013.03.07
2013-023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0) 2013.03.05
posted by 황영찬

2013-024-1 범어사(1)

 

▲ 천왕문 전경

▲ 천왕문 현판과 사천왕상  본래 사천왕은 지상의 가장 가까운 하늘에 있으면서 동서남북 사방을 담당하여 인간으로 하여금 선을 행하게 하고 악을 막는 기능을 가진 불법 수호신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점에서 천왕문은 범어사 성역에 이르기 위해서 속진을 걸러 내는 중요한 통과 의례의 체가름 장치에 해당한다.

▲ 불이문 전경

▲ 대웅전 석가모니 삼존불 좌상과 후불탱화  불상은 전형적인 조선 말기의 양식을 보여 주는 목조 삼존불 좌상이다. 후불탱화는 비단 바탕에 진한 채색을 사용하였고 가로 403센티미터, 세로 350센티미터 크기로 후불벽을 꽉 채운 대형 탱화이다. 화기를 통해 1882년에 제작된 것임을 알 수 있고 불상 또한 이 시기의 제작으로 추정된다.

▲ 대웅전 삼장탱화  숭정 기원후 5임오(1882년) 3월에 조성한 이 그림은 크기가 가로 269센티미터, 세로 259센티미터로 대웅전 안 좌측벽에 봉안되어 있다.

▲ 대웅전 신중탱화  이 신중 그림은 제석 · 천룡 그림과 비슷한 것으로 윗부분에 제석천과 그의 권속인 왕 등 신중을 배치하였다. 아랫 부분에는 주악동자 및 칼을 든 금강신과 무기를 든 신장들을 좌우로 나타내었음을 볼 수 있는데 천룡 대신 금강신을 그리고 있는 점이 다르다.

▲ 관음전 관음탱화  가로 220센티미터, 세로 226센티미터의 크기로 거의 정방형에 가까운 이 그림은 관세음보살을 주존으로 삼은 단독 관음도로서 관음전의 후불벽에 모셔져 있다.

▲ 팔상전 내부 전경  팔상전 내부에는 중앙에 삼존불상과 탱화를 배치하고 주위에 석가팔상도를 나누어 배치하였다.

▲ 독성전 내부 전경  한 칸 크기의 전각 안에 독성 탱화를 소조의 독성상을 배치하였다.

▲ 산령각 산신탱화  산신 그림에는 항상 심산 유곡을 배경으로 기암 괴석 위에 앉아 있는 백발이 성성한 신선이 그려지는데 이때 호랑이 변화신인 신선이 가운데에 큼직하게 그려지고 호랑이의 모습은 애교 있고 무섭지 않게 그려지는 것이 통례이다.

▲ 나한전의 16나한상 일부와 탱화

▲ 팔상전 목조 석가모니 삼존불 좌상  얼굴이나 신체의 표현에서 사실성이 결여되어 조선 말기의 경직된 양식적 특징을 보여 주는 이 삼존상은 대개 후불 그림과 마찬가지로 조선 후기에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 미륵전 목조 미륵불 좌상  비교적 사실적인 각 손가락의 끝마디와 엄지손가락의 근육 부분, 양쪽 귓볼과 정상 계주에 각 한 개씩 붙어 있는 나발은 이 불상에서만 볼 수 있는 특징이다.

▲ 비로전 목조 비로자나 삼존불 좌상  중앙 비로자나불상은 통견에 움츠린 자세를 취하며 두 손을 가슴 앞에 들어 지권인을 하고 있다.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오른손바닥을 밖으로 하여 왼손으로 검지를 감싸쥐고 있는 점이다. 아마도 후대에 보수를 할 때 잘못한 것이 아닌가 한다.

▲ 청동종  현재 종루에 걸려 있는 이 종은 높이 127센티미터, 입지름 92센티미터의 조선시대 종이다.

▲ 금고  대웅전 오른쪽 문틀에 걸려 있는 금고로 『조선고적도보』의 대웅전 사진에도 보인다. 기형은 뒷면이 뚫려 있는 징 모양으로 고리가 세 개 달려 있고 앞면에는 두 가닥의 선으로 원이 형성되어 있을 뿐 아무런 장식도 없다.

▲ 운판

▲ 법고

▲ 목어

3층석탑  이 탑에서 보이는 여러 양식적 특징들은 신라 9세기 탑에서 보이는 전형 양식들로서 조성 시기 또한 이 시기로 추정할 수 있다. 보물 제250호.

▲ 석등  심검당 앞에 세워져 있는데 원래 용화전 앞에 있었던 것을 일제 때 현재의 자리로 옮겼다고 한다.

▲ 7층석탑  일주문 밖의 이 탑은 근래에 세워진 것으로 인도 스님이 가져온 불사리를 봉안하였다고 한다. 네 모서리에 석인상을 세웠다.

▲ 당간지주  정방형의 돌을 거칠게 다듬어 아무런 장식도 하지 않은 채 소박하게 만들어 지주 윗부분에 당간을 고정시키기 위한 구멍을 뚫었다. 고려 말 또는 조선 초기에 만들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 석제 수조  사찰 입구에 있는 이 석제 수조는 타원형의 형태이다. 구연부의 한쪽 턱을 높게 하여 마치 배와 같은 형상을 하고 있다.

▲ 괘불대  미륵전 앞에 서 있는 이 괘불대는 당간지주를 연상시킬 만큼 크게 만들어졌다. 그 조성 수법이나 질로 미루어 고려 말 또는 조선 초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posted by 황영찬

2013-024 범어사

 

글 / 채상식, 서치상, 김창균●사진 / 김종섭

1994, 대원사

시흥시대야도서관

EM018010

 

082

빛12ㄷ 154

 

빛깔있는 책들 154

 

연혁 - 채상식------------------------------------------------------------------

서울대학교 문리대 국사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청주사범대학 전임강사를 거쳐 현재 부산대학교 인문대 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고려후기불교사 연구』, 주요 논문으로 '한말 · 일제시기 범어사의 사회 운동'(한국문화연구 4, 1991.) 등 여러 저서와 논문이 있다.

 

건축 - 서치상------------------------------------------------------------------

부산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한국건축사를 전공하여 '조선왕조 원당사찰의 조영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순천대학교 건축공학과 부교수이며, 대한건축학회, 한국건축역사학회, 문화재보존학회의 회원으로 활동중이다. 저서로는 『전라좌수영성의 복원적 고찰』, 『여천 흥국사의 건축』 등이 있고, 논문으로는 '한국불사건축의 히에로파니적 공간구성에 관한 연구', '송광사의 복원에 관한 연구', '원각사 창건공사에 관한 연구' 등 여러 편이 있다.

 

유물 - 김창균------------------------------------------------------------------

동국대학교 미술학과(불교미술 전공)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 대학원 미술사학과에서 미술사를 전공하였고 동국대학교 대학원 미술사학과 박사과정 중에 있다. 현재 문화체육부 문화재전문위원 · 문화재감정위원으로 김포공항 문화재감정관을 맡고 있으며, 동국대학교와 강원대학교에 출강 중이다. 주요 논문으로 '한국청동은입사향완의 연구' '동국여지승람과 조선 전기까지의 금속공예' '불교공양구' 등이 잇다.

 

|차례|

 

창사(創寺) 정신

    창사 배경

    연혁

가람 배치

    상단의 건물

    중단의 건물

    하단의 건물

    선원(禪院)과 요사(寮舍)

유물과 유적

    불화(佛畵)

    불상(佛像)

    공예물(工藝物)

    석조 건축(石造建築)

    기타 석조물(石造物)

지정문화재 현황

 

▲ 범어사 전경

▲ 원효암 석탑

▲ 현재의 일주문에 걸린 현판(위, 아래)

▲ 구한말(1904년경)의 일주문  어칸에 조계문이라 현액하였다.(조선총독부 「조선고적도보」권13에 수록)

▲ 사찰 진입로의 대나무숲

▲ 사찰 진입로에 있는 바위의 각서

▲ 범어사의 암자 중 하나인 계명암의 보덕굴 전경

▲ 지장암 전경

▲ 대웅전 전경  대웅전은 3구의 20단 석계를 올라서 이르는 상단 구역에 위치하며 사찰 안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주불전이다. 창사때부터 건립되었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지금의 건물은 광해군 6년(1614)에 처음 건립된 것으로 전한다.

▲ 대웅전 현판

▲ 구한말(1904년경)의 대웅전(大雄殿)  상단 구역으로 오르는 석계(石階)는 3구인 지금과는 달리 1구이다. 좌측에 관음전(觀音殿)과 우측에 금어선원(金魚禪院)의 일부가 보인다.(조선총독부, 『조선고적도보』권13에 수록)

▲ 대웅전 기단 부분(위)과 소맷돌(아래)

▲ 대웅전 내부의 목조 보개

▲ 대웅전 외부 가구  간박하면서도 힘찬 공포의 짜임새에서 조선 중기 이전의 건축 수법을 느낄 수 있다.

▲ 대웅전 내부의 벽화

▲ 대웅전 문의 장식

▲ 일로향각 현판

▲ 팔상전 현판

▲ 팔상 · 독성 · 나한전 전경

▲ 독성전의 문

▲ 일제시대의 명부전  지금의 서지전 자리에 있었으나 1988년에 소실되었다.(조선총독부, 『조선고적도보』권13에 수록)

▲ 새로 지은 지장전의 금강역사상

▲ 산령각 전경  소규모 건물의 내부에는 가람터와 산악을 수호하는 산신상과 호상을 봉안하고 위치도 가람터의 제일 위쪽 산록에 접해 있다.

▲ 구한말(1904년경)의 보제루(普濟樓)  지금의 건물과 비교하면 주요 구조 부재나 공포 등에서 큰 차이점을 발견할 수 없다. 중정쪽은 완전히 개방하고, 불이문 쪽으로는 판벽 사이에 쌍여닫이 판장문을 달았다.(조선총독부, 『조선고적도보』권13에 수록)

▲ 보제루 전경

▲ 보제루 현판

▲ 일제시대의 비로전  건물의 골격은 지금과 다른 점이 없으나 상당히 퇴락한 상태임을 알 수 잇다. 우측 미륵전 사이의 문은 옛 청풍당으로 들어가는 문이다.(조선총독부, 『조선고적도보』권13에 수록)

▲ 심검당  원래 선방 건물이었으나 지금은 강학을 위한 건물로 사용하고 있다.

▲ 비로전 전경

▲ 종루  원래는 심검당 오른쪽 전방, 3층석탑 맞은편 중정에 있었다. 당시의 건물은 숙종 25년(1699)에 명학 스님이 중창했다고 하는데 일제 초기에 지금의 자리에 그대로 옮겨 세웠다. 건축 양식이 미륵전과 흡사하여 1889년경에 크게 손질한 건물임을 알 수 있다.

▲ 일주문 전경  일주문은 그 이름에서와 같이 기둥 셋이 한 줄로 서서 지붕을 받치고 선 세 칸 건물이다. 여느 사찰에서도 쉽게 볼 수 있겠지만 범어사 일주문은 석주로써 지붕을 받치게 하는 독특한 구조로 유명하다.

 

 

 

 

 

 

 

 

 

 

 

 

 

 

 

 

 

 

 

 

 

 

 

 

 

 

 

 

 

 

 

 

 

 

 

 

 

 

 

 

 

 

 

 

 

 

 

 

 

 

 

 

 

 

 

 

 

 

 

 

 

 

 

 

 

 

 

 

 

 

 

 

 

 

 

 

'내가 읽은 책들 > 2013년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3-025 대흥사(대둔사)  (0) 2013.03.11
2013-024-1 범어사(1)  (0) 2013.03.08
2013-023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0) 2013.03.05
2013-022 역사를 훔친 첩자  (0) 2013.03.02
2013-021 강화도  (0) 2013.02.25
posted by 황영찬

2013-023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법정

2010, 샘터

 

시흥시대야도서관

SB042845

 

220.4

법74ㄱ

 

숫타니파타 강론집

 

인간의 봄은 어디서 오는가?

묵은 버릇을 떨쳐버리고 새로운 시작에서 새움은 트는 것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물속의 고기가 그물을 찢듯이

한번 타버린 곳에는 다시 불이 붙지 않듯이

모든 번뇌에 매듭을 끊어버리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진흙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처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법정法頂

 

70년대 후반 송광사 뒷산에 불일암을 지어 홀로 20년을 사신 뒤 지금은 강원도 산골 작은 오두막에서 청빈과 무소유의 삶을 실천하고 계신다.

자연의 벗이 된 후, 자연이 주는 가르침을 곧고 정갈한 글을 통해 세상에 나눠주고 계신다.

사단법인 '맑고 향기롭게' '길상사' 희주를 맡아 가끔씩 산에서 내려오시는데 변하지 않는 침묵과 무소유의 철저함이 마치 자연을 닮은 곧은 나무를 보는 듯하다.

<버리고 떠나기> <물소리 바람소리> <산방한담> <텅빈 충만> <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 <무소유> <산에는 꽃이 피네> 등이 있다.

 

경전의 글귀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

경전이 어디 종이나 활자로 된 책뿐이겠는가.

사람은 우선 자기 자신에게 진실해야 한다.

 

|차례|

 

마음으로 읽는 불교 경전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리듯이

비를 뿌리려거든 비를 뿌리소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갈고 뿌린 다음에 먹으라

네 종류의 수행자

파멸의 문

천한 사람

행복하라 태평하라 안락하라

익히는 대로 풀린다

믿음이 으뜸가는 재산

삶 자체가 참 경전

스승이 된 도둑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리듯이

 

뱀의 독이 몸에 퍼지는 것을

약으로 다스리듯

치미는 화를 삭이는 수행자는

이 세상[此岸]도 저 세상[彼岸]도 다 버린다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리듯이.

 

연못에 핀 연꽃을

물 속에 들어가 꺾듯이

애욕을 말끔히 끊어버린 수행자는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리듯이.

 

넘쳐흐르는 애착의 물줄기를

남김없이 말려버린 수행자는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리듯이.

 

거센 격류가

연약한 갈대의 둑을 무너뜨리듯이

교만한 생각을 남김없이 없애버린 수행자는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리듯이.

 

무화과나무 숲에서는

꽃을 찾아도 볼 수 없듯이

모든 존재 속에 영원한 것이 없음을 아는 수행자는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리듯이.

 

안으로 성내는 일 없고

밖으로 세상의 영고성쇠榮枯盛衰를 초월한 수행자는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리듯이.

 

잡념을 남김없이 불살라 없애고

마음이 잘 다듬어진 수행자는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리듯이.

 

너무 빨리 내닫거나 느리지도 않고

망상을 모조리 끊어버린 수행자는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리듯이.

 

너무 빨리 내닫거나 느리지도 않고

'이 세상 모든 것은 다 허망하다'고 아는 수행자는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리듯이.

 

너무 빨리 내닫거나 느리지도 않고

'모든 것은 다 허망하다'고 알아

탐욕에서 떠난 수행자는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리듯이.

 

너무 빨리 내닫거나 느리지도 않고

'모든 것은 다 허망하다'고 알아

애욕에서 떠난 수행자는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리듯이.

 

너무 빨리 내닫거나 느리지도 않고

'모든 것은 다 허망하다'고 알아

미움에서 떠난 수행자는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리듯이.

 

너무 빨리 내닫거나 느리지도 않고

'모든 것은 다 허망하다'고 알아

헤매임[迷妄]에서 떠난 수행자는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리듯이.

 

나쁜 버릇이 조금도 없고

악의 뿌리를 뽑아버린 수행자는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리듯이.

 

이 세상에 다시 환생할 인연이 되는

그 번뇌에서 생기는 것을 조금도 갖지 않은 수행자는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리듯이.

 

우리들을 생존에 얽어매는 것은 애착이다

그 애착을 조금도 갖지 않은 수행자는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리듯이.

 

다섯 가지 덮개를 버리고

번뇌가 없고 의혹을 뛰어넘어

괴로움이 없는 수행자는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리듯이.

* 다섯 가지 덮개[五蓋]는 탐욕, 분노, 우울, 들뜸, 의심 등을 말한다.

 

비를 뿌리려거든 비를 뿌리소서

 

소 치는 다니야가 말했다.

"나는 이미 밥도 지었고

우유도 짜놓았습니다

마히 강변에서 처자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내 움막은 이엉이 덮이고

방에는 불이 켜졌습니다

그러니 신이여

비를 뿌리려거든 비를 뿌리소서."

 

스승(부처님)은 대답하셨다.

"나는 성내지 않고

마음의 끈질긴 미혹迷惑도 벗어버렸다

마히 강변에서 하룻밤을 쉬리라

내 움막은 드러나고

탐욕의 불은 꺼져버렸다

그러니 신이여

비를 뿌리려거든 비를 뿌리소서."

* 움막은 자신을 가리킴.

 

소 치는 다니야가 말했다.

"모기나 쇠파리도 없고

소들은 늪에 우거진 풀을 뜯어먹으며

비가 내려도 견뎌낼 것입니다

그러나 신이여

비를 뿌리려거든 비를 뿌리소서."

 

스승은 대답하셨다.

"내 뗏목은 이미 잘 만들어졌다

거센 물결에도 끄떡없이 건너

이미 저쪽 기슭[彼岸]에 이르렀으니

이제 더는 뗏목이 소용없다

그러니 신이여

비를 뿌리려거든 비를 뿌리소서."

 

소 치는 다니야가 말했다.

"내 아내는

온순하고 음란하지 않습니다

오래 함께 살아도

항상 내 마음에 흡족합니다

그녀에게

그 어떤 나쁜 점이 있다는 말도 듣지 못했습니다

그러니 신이여

비를 뿌리려거든 비를 뿌리소서."

 

스승은 대답하셨다.

"내 마음은

내게 순종하고 해탈해 있다

오랜 수행으로 잘 다스려졌다

내게는 그 어떤 나쁜 것도 없다

그러니 신이여

비를 뿌리려거든 비를 뿌리소서."

 

소 치는 다니야가 말했다.

"나는 놀지 않고

내 힘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 집 아이들은 모두 다 건강합니다

그들에게 그 어떤 나쁜 점이 있다는 평판도 듣지 못했습니다

그러니 신이여

비를 뿌리려거든 비를 뿌리소서."

 

스승은 대답하셨다.

"나는 그 누구의 고용인도 아니다

스스로 얻은 것에 의해

온 세상을 거니노라

남에게 고용될 이유가 없다

그러니 신이여

비를 뿌리려거든 비를 뿌리소서."

 

소 치는 다니야가 말했다.

"아직 길들지 않은 송아지도 있고

젖을 먹는 어린 소도 있습니다

새끼 밴 어미 소도 있고

암내 낸 암소도 있습니다

그리고 암소의 짝인 황소도 있습니다

그러니 신이여

비를 뿌리려거든 비를 뿌리소서."

 

스승은 대답하셨다.

"아직 길들지 않은 어린 소도 없고

젖을 먹는 송아지도 없다

새끼 밴 어미 소도 없으며

암내 낸 암소도 없다

그리고 암소의 짝인 황소도 없다

그러니 신이여

비를 뿌리려거든 비를 뿌리소서."

 

소 치는 다니야가 말했다.

"소를 매놓은 말뚝은

땅에 박혀 흔들리지 않습니다

'문자' 풀로 엮은 새 밧줄은 잘 꾀어 있으니

송아지도 끊을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니 신이여

비를 뿌리려거든 비를 뿌리소서."

 

스승은 대답하셨다.

"황소처럼 고삐를 끊고

코끼리처럼 냄새 나는 덩굴을 짓밟았으니

나는 다시는 더 모태母胎에 들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신이여

비를 뿌리려거든 비를 뿌리소서."

 

이때 갑자기 사방이 어두워지고

검은 구름에서 비를 뿌리더니

골짜기와 언덕에 물이 넘쳤다

신께서 비를 뿌리는 것을 보고

다니야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거룩한 스승을 만나

얻은 바가 참으로 큽니다

눈이 있는 이여

우리는 당신께 귀의歸依하오니

스승이 되어주소서

위대한 성자시여.

* 초기 불교에서는 부처님을 가리켜 '눈이 있는 이' 또는 '눈뜬 분'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아내도 저도 순종하면서

행복하신 분 곁에서 청정한 행을 닦겠나이다

그렇게 되면

생사의 윤회가 없는 피안에 이르러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될 것입니다."

 

이때 악마 파피만이 말했다.

"자녀가 있는 이는 자녀로 말미암아 기뻐하고

소를 가진 이는 소로 말미암아 기뻐한다

사람들은 집착으로 기쁨을 삼는다

그러니 집착할 데가 없는 사람은

기뻐할 건덕지도 없으리라."

 

스승은 대답하셨다.

"자녀가 있는 이는 자녀로 말미암아 근심하고

소를 가진 이는 소 때문에 걱정한다

사람들이 집착하는 것은 마침내 근심이 된다

집착할 것이 없는 사람은

근심할 것도 없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모든 생물에 대해서 폭력을 쓰지 말고

모든 생물을 그 어느 것이나 괴롭히지 말며

또 자녀를 갖고자 하지도 말라

하물며 친구이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서로 사귄 사람에게는

사랑과 그리움이 생긴다.

사랑과 그리움에는 괴로움이 따르는 법

연정에서 근심 걱정이 생기는 줄 알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친구를 동정한 나머지

마음이 거기 얽매이면

본래의 뜻을 잃는다

가까이 사귀면 이런 우려가 있는 줄 알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자식이나 아내에 대한 애착은

마치 가지가 무성한 대나무가

서로 엉켜 있는 것과 같다

죽순이 다른 것에 달라붙지 않도록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숲 속에서 묶여 잇지 않은 사슴이

먹이를 찾아 여기저기 다니듯이

지혜로운 이는 독립과 자유를 찾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동반자同伴者들 속에 끼면

쉬거나 가거나 섰거나

또는 여행하는 데도 항상 간섭을 받는다

남들이 원치 않는 독립과 자유를 찾아

무소의 뿌처럼 혼자서 가라

 

동반자들 속에 끼면

유희와 환락이 있다

또 자녀들에 대한 애정은 아주 지극하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것이 싫다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사방으로 돌아다니면서

남을 해치려는 생각 없이

무엇이나 얻은 것으로 만족하고

온갖 고난을 이겨 두려움 없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출가出家한 처지에

아직도 불만을 품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또한 집에서 사는 재가자在家者도

그런 사람들이 흔히 있다

남의 자녀에게 집념하지 말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잎이 진 코빌라나무처럼

재가자의 표적을 없애버리고

집안의 굴레를 벗어나 용기 잇는 이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 코빌라나무는 흑단黑檀의 한 종류. 재가자의 표적은 머리, 수염, 흰옷, 장식품, 향료 및 처자와 하인이 있는 것.

 

그대가

현명하고 일에 협조하고

예절 바르고 총명한 동반자를 얻는다면

어떠한 난관도 극복하리니

기쁜 마음으로 생각을 가다듬고

그와 함께 가라.

 

그러나 만일 그대가

현명하고 일에 협조하고

예절 바르고 총명한 동반자를 얻지 못했다면

마치 왕이

정복했던 나라를 버리고 가듯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우리는 참으로 친구를 얻는 행복을 기린다

자기보다 뛰어나거나

비슷한 친구와는 가까이 친해야 한다그러나 이런 친구를 만나지 못할 때는

허물을 짓지 말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금세공金細工이 잘 만들어낸

두 개의 황금 팔찌가

한 팔에서 서로 부딪치는 소리를 듣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 팔찌가 하나일 때는 소리가 나지 않지만, 두 개 이상일 때는 서로 부딪쳐 소리가 난다. 여럿이 함께 잇으면 잘잘못이 생기고 번거로우니 혼자서 정진하라는 뜻.

 

이와 같이

두 사람이 같이 있으면

잔소리와 말다툼이 일어나니라

언젠가는 이런 일이 있을 것을 미리 살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욕망은 실로 그 빛깔이 곱고 감미로우며

우리를 즐겁게 한다.

그러나 한편 여러 모양으로

우리 마음을 산산이 흐트러놓는다

욕망의 대상에는

이러한 근심 걱정이 잇는 줄 알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이것이 내게는 재앙이고 종기이고 화이며

질병이고 화살이고 공포다

이렇듯 모든 욕망의 대상에는

그와 같은 두려움이 있는 줄 알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추위와 더위, 굶주림, 갈증, 바람

그리고 뜨거운 햇볕과 쇠파리와 뱀

이러한 모든 것을 이겨내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마치 어깨가 떡 벌어진 얼룩 코끼리가

그 무리를 떠나

마음대로 숲 속을 거닐 듯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모임[集會]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잠시 동안의 해탈에 이를 겨를도 없다

태양의 후예가 하신 말씀을 명심하여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 잠시 동안의 해탈은 세간적인 선정禪定이란 뜻. 그것을 얻었을 때만 잠깐 번뇌에서 놓여나기 때문에 그렇게 말한다. 태양의 후예는 부처님을 가리킴.

 

서로 다투는 철학적 견해를 초얼하고

깨달음에 이르는 길에 도달하여

도道를 얻은 사람은

'나는 지혜를 얻었으니

이제는 남의 지도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알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탐내지 말고 속이지 말며

갈망하지 말고

남의 덕을 가리지도 말며

혼탁과 미혹을 버리고

세상의 온갖 애착에서 벗어나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의롭지 못한 것을 보고

그릇되고 굽은 것에 사로잡힌

나쁜 벗을 멀리하라

탐욕에 빠져 게으른 사람을

가까이하지 말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널리 배워 진리를 아는

고매하고 총명한 친구와 사귀라

온갖 이로운 일을 알고 의혹을 떠나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세상의 유희나 오락

또는 쾌락에 젖지 말고

관심도 갖지 말라

꾸밈 없이 진실을 말하면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처자도 부모도 재산도 곡식도

친척이나 모든 욕망까지도

다 버리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이것은 집착이구나

이곳에는 즐거움도

상쾌한 맛도 적고 괴로움뿐이다

이것은 고기를 낚는 낚시로구나'

이와 같이 깨닫고

현자賢者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물 속의 고기가 그물을 찢듯이

한번 타버린 곳에는 다시 불이 붙지 않듯이

모든 번뇌의 매듭을 끊어버리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눈을 아래로 두고

두리번거리거나 헤매지 말고

모든 감관感官을 억제하여

마음을 지키라

번뇌에 휩쓸리지 말고

번뇌의 불에 타지도 말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잎이 져버린 파리찻타나무처럼

재가자의 모든 표적을 버리고

출가하여 가사를 걸치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 가사는 출가 수행승이 입는 법복.

 

여러 가지 맛에

탐차하지 말고 요구하지도 말며

남을 양육하지도 말라

문전마다 밥을 빌고

어느 집에도 집착하지 말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마음속의 다섯 가지 덮개를 벗기고

온갖 번뇌를 없애 의니하지 않으며

애욕의 허물을 끊어버리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전에 경험했던

즐거움과 괴로움을 내던져버리고

또 쾌락과 우수를 떨쳐버리고

맑은 고요와 안식을 얻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최고의 목표에 이르기 위해 노력 정진하고

마음의 안일을 물리치고

수행에 게으르지 말며

용맹 정진하여

몸의 힘과 지혜의 힘을 갖추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홀로 앉아 선정禪定을 버리지 말고

모든 일에 항상 이치와 법도에 맞도록 행동하며

살아가는 데 있어서

무엇이 우환인지를 똑똑히 알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애착을 없애는 일에 게으르지 말고

벙어리도 되지 말라

학문을 닦고 마음을 안정시켜

이치를 분명히 알며

자제自制하고 노력해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진흙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처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이빨이 억세고 뭇 짐승의 왕인 사자가

다른 짐승들을 제압하듯이

궁벽한 곳에 거처를 마련하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자비와 고요와 동정과 해탈과 기쁨을

적당한 때를 따라 익히고

모든 세상을 저버림 없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탐욕과 혐오의 헤매임을 버리고

속박을 끊어

목숨을 잃어도 두려워 말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사람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벗을 사귀고

또한 남에게 봉사한다

오늘 당장의 이익을 생각하지 않는

그런 벗은 만나기 어렵다

자신의 이익만을 아는 사람은 추하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갈고 뿌린 다음에 먹으라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거룩하신 스승(부처님)께서는 마가다국의 남산에 있는 '한 포기 띠[芽]'라고 하는 바라문 촌에 계셨다.

그때 밭을 가는 바라문 바라드바자는 씨를 뿌리는 데 500자루의 괭이를 소에 메웠다. 스승께서는 오전 중에 내의를 입고 바리 때와 가사를 걸친 다음 밭을 갈고 있는 바라문 바라드바자에게로 가셨다. 때마침 그는 음식을 나누어주고 있었으므로 스승은 한쪽에 서 계셨다.

바라문 바라드바자는 음식을 받기 위해 서 있는 스승을 보고 말했다.

"사문이여

나는 밭을 갈고 씨를 뿌립니다

밭을 갈고 씨를 뿌린 후에 먹습니다

당신도 밭을 가십시오

그리고 씨를 뿌리십시오

갈고 뿌린 다음에 먹으십시오."

스승은 대답하셨다.

"바라문이여

나도 밭을 갈고 씨를 뿌립니다

갈고 뿌린 다음에 먹습니다."

바라문이 말했다.

"그러나 우리는

당신 고타마의 멍에나 호미, 호미 날, 작대기나 소를

본 일이 없습니다

그런데 당신은 어째서

'나도 밭을 갈고 씨를 뿌립니다

갈고 뿌린 다음에 먹습니다'라고 하십니까?"

이때 밭을 갈던 바라문 바라드바자는

시詩로써 스승께 여쭈었다.

 

"당신은 농부라고 자칭하지만

우리는 일찍이 경작하는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당신이 밭을 간다는 사실을

우리들이 이해하도록 말씀해주소서."

 

스승은 대답하셨다.

"믿음은 종자요

고행은 비이며

지혜는 내 멍에와 호미

부끄러움은 괭이 자루

의지는 잡아매는 줄

생각은 내 호미 날과 작대기입니다.

 

몸을 근신하고 말을 조심하며

음식을 절제하여 과식하지 않습니다

나는 진실을

김매는 일로 삼고 있습니다

유화柔和가 내 멍에를 떼어놓습니다.

* 유화란 부드럽고 온화하다는 뜻.

 

노력은 내 황소이므로

나를 안온의 경지로 이끌어줍니다

물러남이 없이 앞으로 나아가

그곳에 이르면 근심 걱정이 사라집니다.

* 안온은 열반과 같은 뜻.

 

이 밭갈이는 이렇게 해서 이루어지고

단이슬이 과보果報를 가져옵니다

이런 농사를 지으면

온갖 고뇌에서 풀려나게 됩니다."

* 단이슬[甘露]은 불사不死의 뜻.

 

이때 밭을 가는 바라문 바라드바자는 커다란 청동靑銅 바리때에 우유죽을 가득 담아 스승께 올렸다

"고타마께서는 우유죽을 드십시오

당신은 진실로 밭을 가는 분이십니다

당신 고타마께서는

단이슬의 과보를 가져다주는 농사를 짓기 때문입니다."

 

"바라문이여

시를 읊어 얻은 것을

나는 먹을 수 없습니다

이것은

바르게 보는 사람들(눈뜬 사람들)의 하는 일이 아닙니다

시를 읊어 생긴 것을

눈뜬 사람들은 받지 않았습니다

바라문이여

법도에 따르는 이것이

눈뜬 사람들의 생활 태도입니다.

* 시를 읊은 설법을 말함. 즉, 설법의 보수를 받지 않았다는 뜻. 이런 형식은 불교 이전 바라문교 제의서祭儀書의 표현을 받아들인 것이다.

 

완전한 사람인 큰 선인[大仙人]

번뇌의 때를 다 없애고

나쁜 행위를 없애버린 사람에게는

다른 음식을 드리십시오

그것은 마침내 공덕을 바라는 이의

복밭이 될 것입니다."

 

"그러면 고타마시여

이 우유죽을 누구에게 드려야 합니까?"

"바라문이여

· 악마 · 브라흐만[梵天]들이 있는 세계에서

· 인간 · 사문 · 바라문을 포함한

여러 중생 가운데

완전한 사람[如來]과 그의 제자를 빼놓고는

아무도 이 우유죽을 먹고 소화시킬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므로 바라문이여,

이 우유죽일랑

산 풀이 없는 곳에 버리십시오.

 

그리하여 밭을 가는 바라문 바라드바자는 그 우유죽을 생물이 없는 물 속에 쏟아버렸다. 그런데 그 우유죽을 물 속에 버리자마자 부글부글 소리를 내면서 많은 거품이 끓어올랐다. 마치 온종일 뙤약볕을 쬐어 뜨거워진 호미 날을 물 속에 넣었을 때 부글부글 소리를 내면서 물거품이 이는 것과 같았다.

이때 바라드바자는 온몸이 오싹해 두려워 떨면서 스승 곁에 다가섰다. 그리고 스승의 두 발에 머리를 조아리며 여쭈었다.

"놀라운 일입니다. 고타마시여.

놀라운 일입니다. 고타마시여.

마치 넘어진 사람을 일으켜주듯이

덮인 것을 벗겨주듯이

길 잃은 이에게 길을 가르쳐주듯이

또는 "눈이 있는 자는 빛을 보리라"하여

어둠 속에서 등불을 비춰주듯이,

고타마

당신은 여러 방편으로 진리를 밝혀주셨습니다.

저는 고타마 당신께 귀의합니다.

그리고 진리와 도를 닦는 스님들의 모임에 귀의합니다.

저는 고타마 곁에 출가하여

완전한 계율[具足戒]을 받겠습니다."

이렇게 해서 밭을 가는 바라문 바라드바자는 부처님 곁에 출가해 완전한 계율을 받았다. 그 후 얼마 되지 않아 이 바라드바자는 사람들을 멀리하고 홀로 부지런히 정진하여, 마침내 더없이 청정한 행의 궁극을 - 많은 사람들은 바로 그것을 얻기 위해 집을 나와 집 없는 상태가 된 것인데 - 현세에서 스스로 깨달아 증명하고 구현하며 살았다. '태어나는 일은 이제 끝낫다. 청정한 행은 이미 완성되었다. 할 일을 다 마쳤다. 이제 또다시 이런 생존을 받지는 않는다.'라고 깨달았다.

그리하여 바라드바자 장로長老는 성자聖者의 한 사람이 되었다.

* 장로란 덕행이 높고 나이가 많은 수행승을 일걸음.

 

네 종류의 수행자

 

대장장이네 아들 춘다가 말했다.

"위대한 지혜로운 성인

눈을 뜬 어른

진리의 주인

애착을 떠난 분

인류의 최상인最上人

뛰어난 마부께 저는 묻겠습니다

세상에는

어떤 수행자들이 있는지 말씀해주십시오."

 

스승(부처님)은 대답하셨다.

"춘다여

네 종류의 수행자가 있고

다섯 번째는 없느니라

지금 그 물음에 대답하겠다

'도의 승리자'

'도를 말하는 사람'

'도에 의해 사는 사람'

그리고 '도를 더럽히는 자'이니라."

 

대장장이 춘다는 말했다.

"눈을 뜬 사람들은

누구를 가리켜 '도의 승리자'라고 부르십니까

'도를 말하는 사람'은

어째서 다른 사람과 견줄 수 없으며

'도에 의해 사다'는 것은 무슨 뜻인지 설명해주십시오

그리고 '도를 더럽히는 자'에 대해서도저에게 말씀해주십시오."

 

"의혹을 넘어서고

고뇌를 떠나 열반을 즐기며

탐욕을 버리고

신神들을 포함한 세계를 이끄는 사람

이런 사람을 '도의 승리자'라고

눈을 뜬 사람들은 말한다.

 

이 세상에서

가장 으뜸가는 것을 가장 으뜸가는 것으로 알고

법을 설하고 판별하는 사람

의혹을 버리고 흔들리지 않는 성인을

수행자들 중에서

둘째로 '도를 말하는 사람'이라 부른다

 

잘 설명한 진리의 말씀인

도에 의지해 살면서 스스로 억제하고

깊이 생각해서

잘못된 말을 하지 않는 사람을

수행자들 중에서

셋째로 '도에 의해 사는 사람'이라 부른다.

 

맹세한 계율을 잘 지키는 체하지만

고집 세고

가문을 더럽히며

오만하고 남을 속이며

자제력이 없고 말 많고

그러면서도 잘난 체 뻐기는 사람을 가리켜

'도를 더럽히는 자'라고 한다.

 

학식이 있고 총명한 재가在家 신도는

'그들 네 종류의 수행자는 다 이와 같다'고 알아

그들을 통찰하여 그와 같이 보더라도

그의 믿음은 흔들리지 않는다

그는 더럽혀진 것과 더럽혀지지 않은 것

청정한 이와 청정하지 않은 자를

혼동할 염려가 없기 때문이다."

 

파멸의 문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거룩하신 스승께서는 슈라바스티[舍衛城]의 제타 숲, 외로운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나누어주는 장장의 동산[祇樹給孤獨園, 기원정사]에 계셨다.

그때 용모가 아름다운 한 신이 한밤중이 지나 제타 숲을 두루 비추면서 스승께 가까이 다가왔다.

스승께 예배 드린 후 한쪽에 서서 시로써 호소했다.

 

"저희는 파멸하는 사람에 대해서

고타마(부처님)께 여쭈어보겠습니다

파멸에 이르는 문은 어떤 것입니까

스승께 그것을 묻고자 이렇게 왔습니다."

 

스승은 대답하셨다.

"번영하는 사람도 알아보기 쉽고

파멸도 알아보기 쉽다

진리를 사랑하는 사람은 번영하고

진리를 싫어하는 사람은 망한다."

 

"잘 알겠습니다

옳은 말씀입니다

이것이 첫째 파멸입니다

스승님

둘째 것을 말씀해주십시오

파멸의 문은 무엇입니까?"

 

"나쁜 사람들을 가까이하고

착한 사람들을 멀리하며

나쁜 사람이 하는 일을 좋아하면

이것은 파멸의 문이다."

 

"잘 알겠습니다

옳은 말씀입니다

이것이 둘째 파멸입니다

스승님

셋째 것을 말씀해주십시오

파멸의 문은 무엇입닊?"

 

"(아무때나) 잠자는 버릇이 있고

사교의 버릇이 잇고

분발하여 정진하지 않고 게으르며

걸핏하면 화를 잘 내는 사람이 있

이것은 파멸의 문이다."

 

"잘 알겠습니다

옳은 말씀입니다

이것이 셋째 파멸입니다

스승님

넷째 것을 말씀해주십시오

파멸의 문은 무엇입니까?"

 

"자기는 풍족하게 살고 있으면서

늙어 쇠약한 부모는 돌보지 않는

그런 사람이 있다

이것은 파멸의 문이다."

 

"잘 알겠습니다

옳은 말씀입니다

이것이 넷째 파멸입니다

스승님

다섯째 것을 말씀해주십시오

파멸의 문은 무엇입니까?"

 

"바라문이나 사문

또는 다른 걸식하는 이를 거짓말로 속인다면

이것은 파멸의 문이다."

* 바라문은 정행淨行, 범지梵志라고도 번역한다. 고대 인도 사회에서 제1계급인 바라문교의 사제司祭. 그들은 《베다》 성전을 신봉해, 거기에 규정되어 있는 제사를 지낸다. 사문은 바라문 이외의 수행승인데, 그들은 《베다》 성전을 신봉하지 않았다. 이 바라문과 사문이 그 당시 종교계의 대표적인 그룹이었다. 주석서에 따르면, 수행자들에게 "무엇이건 필요한 것이 있으면 말해주십시오"라고 해 필요한 것을 말하게 한 다음, 그것을 주지 않으면 속이는 일이 된다고 했다.

 

"잘 알겠습니다

옳은 말씀입니다

이것이 다섯째 파멸입니다

스승님

여서째 것을 말씀해주십시오

파멸의 문은 무엇입니까?"

 

"엄청나게 많은 재산과 귀금속과

먹을 것이 풍족한 사람이

자기 혼자서만 독차지한다면

이것은 파멸의 문이다."

 

"잘 알겠습니다

옳은 말씀입니다

이것이 여섯째 파멸입니다

스승님

일곱째 것을 말씀해주십시오

파멸의 문은 무엇입니까?"

 

"혈통을 뽐내고

재산과 문벌을 자랑하면서

자기의 친척을 멸시하는 사람이 있다

이것은 파멸의 문이다."

 

"잘 알겠습니다

옳은 말씀입니다

이것이 일곱째 파멸입니다

스승님

여덟째 것을 말씀해주십시오

파멸의 문은 무엇입니까?"

 

"여자에게 미치고

술과 도박에 빠져

버는 족족 잃어버리는 사람이 있다.

이것은 파멸의 문이다."

 

"잘 알겠습니다

옳은 말씀입니다

이것이 여덟째 파멸입니다

스승님

아홉째 것을 말씀해주십시오

파멸의 문은 무엇입니까?"

 

"자기 아내로 만족하지 않고

매춘부와 놀아나고

남의 아내와 어울리는 사람이 있다

이것은 파멸의 문이다."

 

"잘 알겠습니다

옳은 말씀입니다

이것이 아홉째 파멸입니다

스승님

열 번째 것을 말씀해주십시오

파멸의 문은 무엇입니까?"

 

"한창때를 지난 남자가

틴발 열매처럼 불룩한 젖가슴을 가진

젊은 여인을 유혹하고

그녀를 질투하는 일로 밤잠을 이루지 못한다면

이것은 파멸의 문이다."

 

"잘 알겠습니다

옳은 말씀입니다

이것이 열 번째 파멸입니다

스승님

열한 번째 것을 말씀해주십시오

파멸의 문은 무엇입니까?"

 

"술과 고기 맛에 빠져

재물을 헤프게 쓰는

여자나 남자에게

집안일의 실권을 맡긴다면

이것은 파멸의 문이다."

 

"잘 알겠습니다

옳은 말씀입니다

이것이 열한 번째 파멸입니다

스승님

열두 번째 것을 말씀해주십시오

파멸의 문은 무엇입니까?"

 

"크샤트리야[武士] 집안에 태어난 사람이

권세는 작은데 욕망만 커서

이 세상에서 왕위를 얻고자 한다면

이것은 파멸의 문이다.

 

세상에는

이와 같은 파멸이 잇다는 것을 잘 살펴

현자와 성자들은

진리를 보고 행복한 세계에 이른다."

 

천한 사람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거룩하신 스승은 슈라바스티의 제타 숲, 고독한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나누어주는 장자長者의 동산에 계셨다.

그때 스승께서는 오전에 내의를 입고 바리때와 가사를 걸치고 밥을 빌러 슈라바스티에 들어가셨다.

* 장자란 덕을 지닌 부자.

그때 불[火]을 섬기는 바라문 바라드바자의 집에는 성화聖火가 켜지고 제물이 올려져 있었다. 스승은 슈라바스티 거리에서 탁발을 하면서 그의 집에 가까이 가셨다.

불을 섬기는 바라문 바라드바자는 스승이 멀리서 오는 것을 보더니 스승께 소리쳤다.

"까까중아, 거기 있거라.

엉터리 사문아, 거기 멈추어라.

천한 놈아, 거기 섰거라."

* 신성한 불이 더럽혀질까봐 그는 이와 같이 화를 낸 것이다.

이렇게 당한 스승께서는 불을 섬기는 바라문 바라드바자에게 말씀하셨다.

"바라문이여,

도대체 당신은

어떤 것이 참으로 천한 사람인지 알고나 있소?

또 천한 사람을 만드는 조건은 무엇인지를 알고 있소?"

"고타마여,

나는 사람을 천하게 만드는 조건을 알지 목합니다.

아무쪼록 나에게

천한 사람을 만드는 조건이 무엇인지 알 수 있도록

그 이치를 말씀해주십시오."

* 조금 전까지 이놈 저놈 하면서 서슬이 시퍼렇게 대들던 바라문이, 바로 그 자리에서 고분고분 대하는 것을 보고 의아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경전이나 주석서에는 그럴 만한 상황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다. 부처님의 위력에 태도를 바꾸었거나, 화를 잘 내는 사람이라 자신의 지나친 언동을 이내 후회했는지도 모른다. 화를 잘 내는 사람은 후회도 곧잘 하는 법이니까.

"바라문이여,

그러면 주의해서 잘 들으시오.

내가 말해주겠소."

"네, 어서 말씀해주십시오."

불을 섬기는 바라문 바라드바자는 스승께 대답했다.

스승은 말씀하셨다.

 

"화를 잘 내고 원한을 품으며

간사하고 악독해서 남의 미덕을 덮어버리고

그릇된 소견으로 음모하는 사람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시오.

 

한 번 태어나는 것이거나

두 번 태어나는 것이거나

이 세상에 있는 생물을 해치고

동정심이 없는 사람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시오.

* 한 번 태어나는 것은 태胎에서 나는 것이고, 두 번 태어나는 것은 알에서 나는 것. 알은 다시 부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골과 도시를 파괴하고 포위해

독재자로서 널리 알려진 사람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시오.

 

마을에서나 숲에서나

남의 것을 주지도 않는데

훔치려는 생각으로

이를 말없이 취하는 사람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시오.

 

사실은 빚이 있어

돌려 달라고 독촉을 받으면

'당신에게 언제 빚진 일이 있느냐'고

발뺌을 하는 사람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시오.

 

얼마 안 되는 물건을 탐내어

행인을 살해하고

그 물건을 약탈하는 사람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시오.

 

증인으로 불려 나갔을 때

자신의 이익이나 제삼자를 위해

또는 재물을 위해

거짓으로 증언[僞證]하는 사람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시오.

 

때로는 폭력을 가지고

또는 서로 눈이 맞아

친척이나 친구의 아내와 놀아나는 사람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시오.

 

가진 재물이 풍족하면서도

늙고 쇠약한 부모를

섬기지 않는 사람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시오.

 

부모, 형제, 자매

또는 계모를

때리거나 욕하는 사람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시오.

 

상대가 이익 되는 일을 물었을 때

불리하게 가르쳐주거나

숨긴 일을 발설하는 사람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시오.

*상대가 이해할 수 없는 은밀한 말로 하는 것. 또 오랫동안 자신의 곁에 제자로 두었으면서도 철저하게 가르쳐주지 않고 일부를 남겨 감추어두는 것을 말한다.

 

나쁜 일을 하면서

아무도 자기가 한 일을 모르기를 바라며

숨기는 사람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시오.

 

남의 집에 갔을 때는

융숭한 대접을 받았으면서

그쪽에서 손님으로 왔을 때는

예의로써 보답하지 않는 사람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시오.

* 찾아온 손님을 기꺼이 맞으라는 교훈은 고대 인도에서 널리 강조되었다.

 

바라문이나 사문

또는 걸식하는 사람을

거짓말로 속이는 사람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시오.

 

식사 때가 되었는데도

바라문이나 사문에게 욕을 하며

먹을 것을 주지 않는 사람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시오.

 

이 세상에서 어리석음에 덮여

변변치 않은 물건을 탐내어

사실이 아닌 일을 말하는 사람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시오.

 

자기를 칭찬하고 남을 경멸하며

스스로의 교만 때문에 비굴해진 사람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시오.

 

남을 괴롭히고 욕심이 많으며

나쁜 욕망이 잇어 인색하고

덕도 없으면서 존경을 받으려 하며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시오.

 

깨달은 사람을 비방하고

출가나 재가의 사람들을 헐뜯는 사람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시오.

 

사실은 성자(아라한)도 아니면서

성자라고 자칭하는 사람은

전 우주의 도둑이오

그런 사람이야말로 가장 천한 사람이오

내가 당신에게 말한

이와 같은 사람들은

모두 천한 사람이오.

* 비구 250계戒 중에서 네 가지가 가장 엄한 계율인데, 이 계를 범하면 대중과 함께 살 수 없다. 즉, 비구의 자격을 박탈, 승단에서 내쫓긴다. 이를 사바라이죄四波羅夷罪라고 한다. 바라이는 산스크리트어 파라지카에서 온 말인데, 극악極惡 · 단두斷頭 · 불공주不共住라고도 번역한다. 사실은 깨닫지 못했으면서 스스로 깨달았다고 하면 큰 거짓말[大妄言]이 되어 이 바라이죄를 범한 것이다.

 

날 때부터 천한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오

나 때부터 바라문이 되는 것도 아니오

오로지 그 행위로 말미암아

천한 사람도 되고 바라문도 되는 것이오.

* 불교와 같은 시대에 인도에서 일어났고 교리도 비슷한 데가 많은 자이나교에서도 그 행위에 따라 귀천이 결정된다고 했다.

 

나는 다음에 시례를 들겠으니

이것으로 내 말뜻을 알아들으시오

찬다라족의 아들이며

개백정 마탕가로 세상에 알려진 사람이 있었소.

* 찬다라족은 천민의 한 종족. 그들은 주로 도살업에 종사했다.

 

그 마탕가는

얻기 어려운 최고의 명성을 얻었소

많은 왕족과 바라문들이

그를 섬기려고 모여들었소.

 

그는 신들의 길

더러운 먼지를 털어버린 청정한 대도大道에 올라가

탐욕을 버리고 브라흐만[梵天]의 세계에 가게 되었소

천한 태생인 그가

브라흐만의 세계에 태어나는 것을

아무도 막을 수 없겠소

* 신들의 길이란 《리그 베다》에서는 신들이 천계天界에서 제장祭場에 오고 가는 길. 또는 죽은 사람의 영혼이 신들 곁으로 가는 길을 의미했다. 그러나 《우파니샤드》에서는 브라흐만梵의 지혜를 얻은 개아個我가 이 육신을 벗어난 뒤 화장의 불꽃과 함께 위로 올라가 브라흐만의 세계에 이른다. 일단 브라흐만의 세계에 이르면 이제는 이 세상에 돌아오지 않는다. 이것이 인간의 이상이고, 해탈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불교는 이와 같은 《우파니샤드》의 사상을 받아들여, 그것을 도덕적 · 정신적인 의미로 바꾸어놓는다. 원시 불교 경전에서는 신들의 길에 해당하는 것을 '브라흐만의 길'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베다》 독송자의 집에 태어나

《베다》의 글귀에 친숙한 바라문들도

때로는 나쁜 행위에 빠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소.

 

이와 같이 되면

현세에서 비난을 받고

내세에는 나쁜 곳에 태어나오

신분이 높은 태생도 그들이 나쁜 곳에 태어나는 것을

그리고 비난받는 것을 막을 수는 없소.

* 나쁜 곳을 한역漢譯에서는 악취惡趣, 악도惡道로 번역한다. 흔히 지옥 · 아귀 · 축생을 말하는데, 수라修羅를 추가하는 경우도 있다.

 

날 때부터 천한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오

날 때부터 바라문이 되는 것도 아니오

오로지 그 행위로 말미암아

천한 사람도 되고 바라문도 되는 것이오."

 

이와 같이 말씀하셨을 때 불을 섬기는 바라문 바라드바자는 스승께 사뢰었다.

"훌륭한 말씀이십니다. 고타마시여.

훌륭한 말씀이십니다. 고타마시여.

마치 넘어진 사람을 일으켜주듯이

덮인 것을 벗겨주듯이

'눈이 있는 사람들은 빛을 볼 것이다' 하고

어두운 밤에 등불을 비추어주듯이

당신 고타마께서는 여러 방편으로

법을 밝히셨습니다.

저는 당신 고타마께 귀의합니다.

그리고 교법과 수행승의 모임[僧伽]에 귀의합니다.

고타마께서는

오늘부터 제 목숨이 다할 때까지

저를 재속在俗 신자로서 받아주십시오."

 

행복하라 태평하라 안락하라

 

사물에 통달한 사람이

평안한 경지에 이르러

해야 할 일은 다음과 같다

유능하고 정직하고

말씨는 상냥하고 부드러우며

잘난 체하지 말아야 한다.

 

만족할 줄을 알고

많은 것을 구하지 않고

잡일을 줄이고

생활도 간소하게 하며

모든 감관이 안정되고 총명하여

마음이 흐트러지지 않으며

남의 집에 가서도 탐욕을 부리지 않는다.

 

현명한 사람에세서

비난을 살 만한 비열한 행동을

결코 해서는 안 된다

살아 있는 모든 것은 다 행복하라

태평하라

안락하라

 

어떠한 생물일지라도

겁에 떨거나 강하고 굳세거나

그리고 긴 것이건 큰 것이건

중간치건 짧고 가는 것이건

또는 조잡하고 거대한 것이건

 

눈에 보이는 것이나 보이지 않는 것이나

멀리 또는 가까이 살고 있는 것이나

멀리 또는 가까이 살고 있는 것이나

이미 태어난 것이나 앞으로 태어날 것이거나

모든 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어느 누구도 남을 속여서는 안 된다

또 어디서나 남을 경멸해서는 안 된다

남을 곯려줄 생각으로 화를 내어

남에게 고통을 주어서도 안 된다.

 

마치 어머니가

목숨을 걸고 외아들을 아끼듯이

모든 살아 잇는 것에 대해서

한량없는 자비심을 내라.

 

또한 온 세계에 대해서

한량없는 자비를 행하라

위아래로 또는 옆으로

장애와 원한과 적의가 없는

자비를 행하라.

 

서 있을 때나 길을 갈 때나

앉아 있을 때나 누워서 잠들지 않는 한

이 자비심을 굳게 가지라

이 세상에서는 이러한 상태를

신성한 경지라 부른다.

* 신성한 경지를 범주梵住라고 한다.

 

온갖 사특한 소견에 팔리지 말고,

계행戒行을 지키고 지견知見을 갖추어

모든 욕망에 대한 탐착을 버린 사람은

결코 다시는 모태母胎에 드는 일이 없을 것이다.

* 모태에 드는 일이 없다는 것은 생사에 윤회가 없다는 말.

 

익히는대로 풀린다

 

칠악야차七岳夜叉가 말했다.

"오늘은 보름, 포살布薩 날이다

눈부신 밤이 가까워졌다

자, 우리들은

세상에서도 뛰어난 스승

고타마를 뵈러 가자."

* 야차는 산스크리트어 약샤(yaksa)를 음역한 말인데, 본래는 신적인 존재를 의미했다. 그러나 후기에는 공중을 날아다니는 포악한 귀신의 한 종류로 생각되었다.

* 포살은 산스크리트어 우포사타(uposatha)에서 온 말. 출가 수행자들은 보름과 그믐 한 달에 두 차례씩 불전佛殿에 모여 계율을 읽고 지은 허물이 잇으면 참회한다. 그런 의식을 포살이라 한다.

 

설산雪山야차가 말했다.

"그의 마음은

살아 있는 모든 생물에 대해서

편히 안정되어 있을까

그리고 좋아하는 것이나 좋아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그는 생각을 자제할 수 있을까?"

 

칠악야차는 대답했다.

"그분은 마음은

모든 살아 있는 것에 대해서

편히 안정되어 있다

그리고 좋아하는 것이나 좋아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그분은 생각을 잘 자제할 수 있다."

 

설산야차가 말했다.

"그는 주지 않는 것은 갖지 않을까

그는 살아 있는 것을 죽이지 않으려고 자제하고 있을까

그는 게으름에서 떠나 있을까

그리고 그는 명상을 그만두지 않고 있는가?"

 

칠악야차가 대답했다.

"그분은 주지 않는 것은 갖지 않는다

그분은 산 것을 죽이지 않으려고 자제하고 있다

그분은 게으름에서 떠나 있다

눈을 뜬 사람은

명상[禪定]을 그만두지 않는다."

 

설산야차가 말했다.

"그는 거짓말을 하지 않을까

거친 욕설을 하지 않을까

이간질을 하지 않을까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을까?"

 

칠악야차는 대답했다.

"그분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그분은 거친 욕설을 하지 않는다

그분은 이간질을 하지 않는다

그분은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는다."

 

설산야차가 말했다.

"그는 욕망의 향락에 빠지는 일은 없을까

그의 마음은 혼탁하지는 않는가

헤매임[迷妄]을 초월했을까

그리고 모든 사물을 똑똑히 볼 수 있는

눈을 갖고 있을까?"

 

칠악야차는 대답했다.

"그분은 욕망의 향락에 빠지지 않는다

그분의 마음은 혼탁하지 않다

모든 헤매임을 초월했다

그리고 모든 사물을 똑똑히 볼 수 있는

눈을 갖고 있다."

 

설산야차가 말했다.

"그는 밝은 지혜를 갖추고 있을까

그의 행동은 청정할까

그는 온갖 번뇌의 때를 없애버렸을까

그는 이제 또다시 태어나는 일은 없을까?"

 

칠악야차가 대답했다.

"그분은 밝은 지혜를 갖추었다

그분의 행동은 청정하다

그분은 온갖 번뇌의 때를 없애버렸다

그리고 그분은

이제 또다시 세상에 태어나는 일은 없다."

 

설산야차가 말했다.

"성인의 마음은

행동과 말에 잘 나타나 있

밝은 지혜와 청정한 행을 갖추고 있는 그를

그대가 찬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성인의 마음은

행동과 말에 잘 나타나 있다.

밝은 지혜와 청정한 행을 갖추고 있는 그를

그대가 함께 기뻐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칠악야차가 말했다.

"성인의 마음은

행동과 말에 잘 나타나 있

자, 그럼 우리는

밝은 지혜와 청정한 행을 갖추고 있는

고타마를 뵈러 가자."

 

설산야차가 말했다.

"그 성인의 정강이는 영양羚羊과 같다

여위고 가늘며 총명하고

소식小食으로 탐내지 않고

숲 속에서 조용히 사색하고 있다

자, 우리는

고타마를 뵈러 가자.

 

온갖 욕망을 돌아보지 않고

마치 사자처럼

코끼리처럼 홀로 가는 그에게 가서

우리는 물어보자

죽음의 멍에에서 벗어나는 길을."

 

두 야차가 함께 말했다.

"열어 보이는 분

풀어서 밝히는 분

모든 사물의 궁극에 통달하고

원망과 공포를 초월해 눈을 뜬

고타마께 우리는 물어보자."

 

설산야차가 (세존께) 물었다.

"세상은 어째서 생성합니까

무엇에 대해서 사랑하게 됩니까

세상 사람들은 무엇에 집착해 있으며

또 무엇 때문에 해를 입고 있습니까?"

 

스승은 대답하셨다.

"설산에 사는 자여

여섯 가지 것으로 말미암아 세상은 생성되고

여섯 가지 것에 대해서 사랑하게 되고

사람들은 여섯 가지 것에 집착하고 있으며

또 그 여섯 가지 것에 해를 입고 있느니라."

* 여섯 가지 것은 눈, 귀, 코, 혀, 몸, 뜻[意志]을 가리킴. 이를 육근六根 또는 육입六入이라고 한다.

 

"세상 사람들이 해를 입는다는

그 집착이란 무엇입니까

거기에서 벗어나는 길을 말씀해주십시오

어떻게 하면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겠습니까?"

 

"세상에는 다섯 가지 욕망의 대상이 있고

의지意志의 대상이 여섯 번째라고 한다

그런 것에 대한 탐욕에서 벗어난다면

곧 괴로움에서 벗어나리라.

* 다섯 가지 욕망의 대상은 형상, 소리, 향기, 맛, 감촉 등 오관五官의 대상.

 

이와 같이

세상의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길을

그대들에게 사실대로 밝혔다

이 일을 나는 그대들에게 말했다

이렇게 하면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된다고."

 

"이 세상에서

어떤 사람이 거센 흐름을 건널 수 있겠습니까

이 세상에서

어떤 사람이 큰 바다를 건널 수 있겠습니까

의지할 것도

붙잡을 것도 없는 깊은 바다에 들어가면

어떤 사람이 가라앉지 않겠습니까?"

* 윤회의 생존을 거센 흐름과 바다에 비유한 것.

 

"항상 계戒를 몸에 지니고

지혜가 있고

마음을 한 곳에 모아 안으로 살피고

염원念願이 있는 사람만이

건너기 어려운 거센 흐름을 능히 건널 수 있다.

 

관능의 욕망에서 떠나

모든 속박에서 벗어나고

쾌락을 생각하지 않는 사람

그런 사람은 깊은 바다에 가라앉지 않는다."

 

설산야차는 자기 동료들에게 말했다.

"지혜가 깊고

심오한 뜻에 통달하며

아무것도 갖지 않고

관능에 집착하지 않으며

모든 일에서 해탈해 천상의 길을 가는

저 위대한 선인仙人을 보라.

 

명성이 높고 심오한 뜻에 통달하며

지혜를 가르쳐주고

욕망의 집착에서 떠나

모든 것을 알고 현명하며

거룩한 길을 가고 있

저 위대한 선인을 보라.

 

오늘 우리는 눈부신 태양을 보고

아름다운 새벽을 만나

상쾌한 기분으로 새날을 맞이했다

거센 흐름을 건너 번뇌의 때가 묻지 않은

깨달은 사람을 만났기 때문이다.

 

여기 1천이나 되는 야차의 무리들은

신통력이 있고 명성도 있지만

우리들은 모두 당신께 귀의합니다

당신은 우리들의 더없는 스승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들은 마을에서 마을로

산에서 산으로 돌아다니겠습니다

깨달은 분과 진리의 뛰어난 특성에 예배 드리면서."

 

믿음이 으뜸가는 재산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거룩하신 스승(부처님)께서는 알라비 나라에 있는 알라바카 야차夜叉의 처소에 머물고 계셨다. 그때 알라바카 야차가 밖에서 돌아오더니 스승을 보고 말했다.

"사문이여, 나가주시오."

"좋다, 친구여."

스승은 나가셨다.

또 야차는 말했다.

"사문이여, 들어오시오."

"좋다, 친구여."

스승은 들어가셨다.

또다시 알라바카 야차는 말했다.

"사문이여, 나가주시오."

"좋다, 친구여."

스승은 다시 나가셨다.

또 야차는 말했다.

"사문이여, 들어오시오."

"좋다, 친구여."

스승은 또 들어가셨다.

세 번째 또 알라바카 야차는 스승에게 말했다.

"사문이여, 나가주시오."

"좋다, 친구여."

스승은 다시 나가셨다.

또다시 야차는 말했다.

"사문이여, 들어오시오."

"좋다, 친구여."

스승은 들어가셨다.

네 번째 또 알라바카 야차는 말했다.

"사문이여, 나가주시오."

그러자 이번에는 스승이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는 더 나가지 않겠다. 네 할 일이나 해라."

야차가 말했다.

"사문이여,

제가 당신에게 묻겠습니다

만일 당신이 제게 대답을 못한다면

당신의 마음을 산란케 하고

당신의 심장을 찢은 뒤 두 다리를 붙잡아

갠지스 강 건너로 내던지겠소."

스승은 대답하셨다.

"친구여,

· 악마 · 브라흐만을 포함한 세계에서

그리고 사문 · 바라문 · 신 · 인간을 망라한 것 중에서

내 마음을 산란하게 하고

내 심장을 찢고 두 다리를 붙잡아

갠지스 강 건너로 내던질 만한

그런 자를

나는 아직 보지 못했노라.

친구여,

그대가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거든

무엇이든지 물어보라."

알라바카 야차는 다음의 시로써 말을 걸었다.

 

"이 세상에서

사람에게 으뜸가는 재산은 무엇입니까

어떠한 선행善行이 안락을 가져옵니까

참으로 맛 중에서 가장 맛있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그리고 어떻게 사는 것을

최상의 생활이라고 합니까?"

 

스승은 대답하셨다.

"이 세상에서는

믿음[信仰]이 으뜸가는 재산이다

덕행德行이 두터우면 안락을 가져오고

진실이야말로 맛 중의 맛이며

지혜롭게 사는 것이

최상의 생활이다."

 

"사람은 무엇으로 (생사의) 거센 흐름을 건넙니까

무엇으로 바다를 건너며

무엇으로 고통을 극복합니까

그리고 무엇으로

완전히 청정해집니까?"

 

"사람은 신앙의 힘으로

거센 흐름을 건널 수 잇다

정진으로 바다를 건너며

근면으로 고통을 극복할 수 있

지혜로써 완전히 청정해진다."

 

"사람은 어떻게 해서 지혜를 얻습니까

어떻게 해서 재물을 얻고

어떻게 해서 명성을 떨치며

어떻게 해서 친교를 맺습니까

또 어떻게 하면

이 세상에서 저 세상으로 갔을 때

걱정이 없겠습니까?"

 

"성자들이 열반을 얻는 이치를 믿고

부지런히 정진하고 총명하다면

가르침을 들으려는 열망에 의해서

지혜를 얻는다.

 

적절하게 일을 하고

참을성 있게 노력하는 이는 재물을 얻는다

성실을 다하면 명성을 떨치고

무엇인가를 줌으로써 친교를 맺는다.

 

깊은 신앙을 가지고 집에서 사는 사람[在家]에게

성길과 자제와 견고와 보시

이 네 가지 덕이 있으면

그는 내세에 가서도 걱정이 없을 것이다.

 

만일 이 세상에

성실과 지혜와 보시와 인내보다

더 나은 덕이 있다면

그것을 널리 사문이나 바라문에게 물어보라."

 

야차가 말했다.

"무엇 때문에 다시 사문이나 바라문에게

널리 물을 필요가 있겠습니까

저는 오늘

내세에 이익 되는 일을 깨달았습니다.

 

아, 깨달으신 분께서 알라비에 살려오신 것은

저를 이롭게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오늘 저는 보시를 하면

어째서 커다란 과보를 얻을 수 있는가를 알았습니다.

 

저는 시골에서 시골로

도시에서 도시로 돌아다니겠습니다.

깨달으신 분과 진리의 뛰어남에 예배 드리면서."

 

삶 자체가 참 경전

 

걷거나 서며

또는 앉고 눕거나

몸을 구부리고 또는 편다

이것이 신체의 동작이다

 

이 몸은 뼈와 힘줄로 연결되어 있고

내피內皮와 살과 살갗으로 덮여 있어

있는 그대로 볼 수는 없다.

 

이 몸의 내부는

장과 위와 간장, 방광, 심장, 폐장, 신장, 비장으로

가득 차 있다.

 

콧물, 점액, 진물, 지방, 피, 관절액, 담즙, 기름 등이 있다.

 

또 이 몸의 아홉 구멍에서는

끊임없이 오물이 흘러나온다

눈에서는 눈곱

귀에서는 귀지.

* 아홉 구멍은 양쪽 눈, 양쪽 귀, 양쪽 콧구멍, 입 항문, 생식기를 가리킨다.

 

코에서는 콧물

입에서는 침을 흘리고 가래를 뱉는다

그리고 온몸에서는 땀과 때를 배설한다.

 

또 그 머리의 빈 곳[空洞]은

뇌수로 가득 차 있다

그런데 어리석은 사람들은 무명無明에 이끌려서

이런 육신을 깨끗한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

 

또 죽어서

몸이 쓰러졌을 때는

부어서 검푸르게 되고

묘지에 버려져

친척도 그것을 돌보지 않는다.

 

개나 여우, 늑대, 벌레들이

파먹고

까마귀나 독수리 같은 날짐승이

쪼아먹는다.

 

이 세상에서 지혜로운 수행자는

깨달은 사람의 말씀을 듣고

그것을 분명히 이해한다

왜냐하면 그는 있는 그대로 보기 때문이다.

 

"저 죽은 시체도 얼마 전까지는

살아 잇는 내 몸뚱이와 같은 것이었다

살아 있는 이 몸도

언젠가는 죽은 저 시체처럼 될 것이다."

이와 같이 알고 안팎으로

몸에 대한 욕망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 세상에서

애욕을 떠난 지혜로운 수행자는

죽지 않고 평안하고

멸하지 않고 열반의 경지에 이르러 있다.

 

인간의 이 육신은 부정하고 악취를 풍기므로

꽃이나 향으로 감추어져 있다

그렇지만 오물로 가득 차서

여기저기서 그것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런 몸뚱이를 지니고 있으면서

잘난 체 뻐기거나 남을 깔본다면

그는 눈먼 소경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내가 읽은 책들 > 2013년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3-024-1 범어사(1)  (0) 2013.03.08
2013-024 범어사  (0) 2013.03.07
2013-022 역사를 훔친 첩자  (0) 2013.03.02
2013-021 강화도  (0) 2013.02.25
2013-020 三國志 4 천하를 삼분하다  (0) 2013.02.21
posted by 황영찬

2013-022 역사를 훔친 첩자

 

김영수 지음

2006, 김영사

 

시흥시대야도서관

EM054300

 

911.03

김64역

 

표정있는역사

 

잘 키운 첩자 하나 백만대군 안 부럽다!

한반도의 춘추전국시대인 삼국시대! 삼국은 물론이고 중국과 왜까지 주도권을 쟁취하기 위해 합종연횡과 암투모략을 일삼았다. 이러한 격변의 소용돌이 중심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국가를 위해 헌신한 숨은 영웅, 첩자가 있었다. 삼국통일의 주역 김유신은 첩보술의 대가였고, 중국인까지 벌벌 떨게 한 고구려의 막리지 연개소문은 개인첩보기구를 둔 정보정치의 일인자였으며, 살수대첩을 대승으로 이끈 을지문덕은 A급 첩자이기도 했다. 베일에 싸였던 첩자들의 활약상이 우리 앞에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역사의 뒤편에서 나라를 빛낸 숨은 영웅들이 여기 다 모였다!

예측불허 첩보술로 무장한 고대첩자들의 종횡무진 활약기!

 

◎ 삼국통일의 주역 김유신은 첩보술의 달인이었다!

교착 상태에 빠진 백제와의 전투. 김유신은 신라 군영에 백제 첩자가 잠입한 것을 눈치 채고 그들이 들을 수 있도록 구원병이 온다는 허위 정보를 흘린다. 백제는 이러한 허위 정보로 인해 동요하고 신라는 백제에게 대승을 거둔다. 김유신은 적의 첩자를 역이용할 정도로 첩보술의 대가였던 것이다.

 

◎ 살수대첩의 명장 을지문덕은 고구려의 제임스 본드?

수나라와 치열한 전쟁을 벌이고 있던 고구려. 을지문덕은 수군의 식량 사정을 파악하기 위해 홀홀단신 적진으로 들어간다. 을지문덕을 만나면 바로 사로잡으라는 중국 황제의 밀지가 떨어진 위태로운 상황. 과연 을지문덕의 운명은?

 

◎ 비극적인 사랑의 주인공, 호동 왕자와 낙랑 공주는 우리 역사 최초의 부부첩자?

호동은 옥저지방을 유람하다 낙랑왕의 눈에 띄어 그의 사위가 된다. 이때 호동의 옥저 유람은 단순 유람이 아닌 낙랑을 멸망시키기 위한 정보 수집이 목적이었는데……. 사랑을 미끼로 아내를 첩자로 이용한 호동과 그 안에 숨겨진 첩자 세계의 냉혹함!

 

◎ 바둑 두다가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른다? 백제 멸망을 위한 완벽한 시나리오!

고구려는 도림이라는 승려 첩자를 고구려에서 죄를 짓고 도망 나온 것처럼 꾸며 백제로 보낸다. 도림은 개로왕의 취미인 바둑을 이용해 왕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한다. 개로왕은 도림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고 각종 대형 토목공사를 일으키는데…….

 

◎ 전투를 승리로 이끈 위대한 불륜?

신라 대야성 성주였던 김춘추의 사위 김품석은 자신의 휘하에 있는 막료 검일의 아내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는다. 백제의 첩자 모척은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가 김품석에게 불만을 품은 검일을 포섭 · 매수하여 대야성 전투를 승리로 이끈다.

 

|김영수|

 

1959년 경남 진해에서 태어난 김영수는 한국정신문화연구원(현 한국학중앙연구원) 석 · 박사 과정 때부터 굵직굵직한 번역서와 연구서를 펴냈다. 90년 국내 최초의 고구려 통사인 『고구려간사』를 번역했고, 92년 국내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분야인 『고대 중국 야철기술 발전사』를 번역하여 과학기술처 장관상을 수상했다. 93년에는 이 책의 모태가 된 「고대 첩자고」라는 논문을 발표했고, 94년에는 한 · 중 고대사의 민감한 문제점들을 짚어낸 한 · 중 · 일 삼국의 주요 논문들을 모아 편집한 책 『고대 동북 아시아의 민족과 문화』라는 1천 쪽이 넘는 방대한 편저를 주도하여 펴냈다.

92년 박사과정을 수료한 그는 학위를 뒤로 한 채 중국 알기와 중국 알리기에 몰두하여 지난 10여 년 동안 중국 전역을 답사했다. 그 결과 『지혜로 읽는 사기『명문가의 자식교육『역사의 등불 사마천 피로 쓴 사기』등과 같은 의미 있는 작업물들을 내놓았다. 번역 작업도 꾸준히 진행하여 『간신론』『모략』『맨얼굴의 중국사』『추악한 중국인』『황제들의 중국사『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중국사 강의』등을 선보임으로써 중국 전문가로서의 입지를 단단히 다졌다.

이제 자신의 전공인 고대 한 · 중관계사 연구로의 복귀를 준비하면서 그동안 축적해둔 내공을 부지런히 펼쳐내고자 하는 그는 한 · 중 · 일 3국의 역사인식과 의식수준을 '역사 중독'이란 말로 명쾌하게 진단한다. 이에 따라 역사과잉과 역사편중에 빠진 한국사회와 한국인의 역사인식의 근원적 문제점들을 강렬하고 냉철한 역사관으로 파헤쳐 나가고자 한다.

그 첫 작업의 하나로 13년 전 제기했던 한국 고대사의 첩자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룬 본서를 선보인다. 역사의 이면에서 어슬렁거리는, 그러나 역사에 만만치 않은 흔적을 남긴 익명의 존재들을 역사의 전면으로 복권시키는 최초의 작업이라는 자부심과 함께 독자들의 아낌없는 비판과 충고를 기다리고 있다.

 

차례

 

프롤로그

 

1장 첩보술로 흥한 고구려 첩보술로 망하다

2장 삼국 통일의 밑거름이 된 첩자

3장 짧지만 강한 백제의 첩자 기록

4장 첩자들의 전성시대

5장 첩자의 정의와 첩자 이론서

6장 첩자 조직과 첩보술

 

에필로그

부록

 

『삼국사기』판본

▲ 호동 왕자와 낙랑 공주 상  낙랑은 고구려 지배층의 첩보전에 희생된 비운의 여인이었다.(이 책에서는 호동 왕자와 낙랑 공주 상이라는데 다른데서는 아차산에 있는 바보 온달과 평강공주 상이라 하는데...)

▲ 중원고구려비  5세기 장수왕 때 세워진 비석. 현재 충북 충주시 가금면에 있다. 고구려와 신라의 관계를 연구하는 데 소중한 자료가 된다.

▲ 아차산성  475년 백제는 고구려의 치밀한 첩보 활동에 밀려 수도를 빼앗기고 최고 통수권자인 개로왕 마저 살해당하는 처참한 지경에 몰렸다. 사진은 개로왕이 목 잘린 아차산성의 모습이다.

▲ 원효(위)와 의상(아래)  당으로 불법을 구하러 가던 중 두 사람은 '첩자' 혐의를 받고 한 달 가까이 구금당하는 곤욕을 치렀다. 당시 승려들이 첩자로 활동한 경우가 적지 않았음을 말해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 수 문제 양견(위)과 양제 양광(아래)  수는 양대에 걸쳐 네 차례나 고구려를 침공했지만 침중한 타격을 입고 결국은 멸망했다. 이는 세계사에서도 보기 드문 사례였고, 이 과정에서 고구려는 빈틈없는 첩보력을 과시했다. 사진은 고구려를 침공한 수 문제 양견과 그 아들 양재 양광의 초상화다.

 ▲ 을지문덕  수와의 2차전쟁에서 심리전을 절묘하게 구사하여 대승을 이끌어낸 명장이다.

▲ 살수대첩도  수의 30만 대군을 거의 전멸시켜버린 살수대첩의 상상도. 전쟁의 이면에는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는 지피지기의 정신이 살아 숨 쉬고 있었다.

▲ 청천강  고구려와 수가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살수대첩의 현장 모습이다.

▲ 경주시 서면 단석산  '중악'으로 기록된 이곳 석굴에서 김유신은 고구려, 백제, 말갈을 평정하겠다는 의지를 품고 수련했다. 이 무렵 그는 고구려 첩자 백석과 접촉함으로써 첩자와 첩보에 대해 눈을 뜨게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 남생묘지명  탁본  고구려의 멸망은 내분과 그를 이용한 당의 첩보전이 주효했기 때문이었다. 연개소문의 아들들은 서로의 첩보 조직을 가동하여 적이 아닌 서로를 감시했고, 이는 결국 당에 역이용당하는 빌미가 되었다. 사진은 연개소문을 이어 권력을 계승했으나 정쟁에 패해 당으로 망명한 남생의 묘지명이다.

▲ 박제상  영웅의 이미지가 강한 박제상의 행적도 사실은 첩자의 범주에 넣을 수 있다.

▲ 오자서  초나라 평왕에게 아버지와 형이 살해당하고, 천신만고 끝에 오나라로 도망쳐 오나라의 개혁을 주도했던 오자서는 첩자 활용에 대단히 능숙했다. 그는 자객 전저를 기용하여 국왕 요를 암살하고 합려를 즉위시켰으며, 이어 요리를 사간으로 발탁하여 합려의 정적인 경기를 암살했다.

▲ 박제상 사당  차술령 아래에 위치한 박제상의 사당. 박제상을 기리기 위해 그의 아내가 세웠다고도 한다.

▲ 태종무열왕 김춘추의 무덤  신라와 고구려 사이에 치열한 첩보전이 오갔던 642년 김춘추의 고구려행은 결과적으로 김춘추가 왕위에 한 걸음 더 바짝 다가설 수 있게 한 중대한 계기로 작용했다.

▲ 대야성이 있던 자리  대야성 전투는 결과적으로 당시 국제정세의 변화를 자극하는 원인을 제공했고, 그 이면에는 첩자의 그림자가 어른거리고 있다. 지금의 경남 합천에 자리 잡고 있다.

▲ 조령  김춘추의 고구려행으로 연개소문과의 정상회담이 열렸고, 이 회담은 마목령(조령)과 죽령의 소유권에 대한 이견으로 결렬되었다.

▲ 김유신  김유신은 첩자 활용과 첩보전에 관한 한 발군이었다. 그가 첩보전에 대해 남다른 인식을 가졌던 계기는 화랑 시절 고구려 첩자 백석의 유인에 말려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 했던 경험 때문이었다.

▲ 단재 신채호  김유신에 대해 신랄한 비난을 퍼부었던 단재의 평가는 첩자 활용과 첩보전이란 측면에서 보면 문제의 핵심을 건드린 지적이 아닐 수 없다. 다만 단재가 처했던 시대적 상황이 그로 하여금 김유신의 이런 행위를 용납할 수 없게 만들었을 뿐이다.

▲ 충북 진천 김유신 탄생지  김유신의 출생지로 알려진 곳이다. 신라가 삼국을 통일할 수 있었던 데에는 첩자 활용의 달인이었던 김유신의 힘이 크게 작용하였다.

▲ 제매정  책략가 김유신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준 사건은 누이동생 문희를 불태워 죽이려 한 것이었다. 이 일로 김유신은 김춘추 가문과 단단히 결합했고, 두 사람은 불가분의 관계로 맺어진다. 사진은 김유신의 집으로 알려진 터에 남은 우물 제매정의 모습이다.

▲ 김유신의 묘와 사당  살아서는 삼국 통합의 주역으로 추앙받았고, 죽어서는 흥무대왕으로 추존되는 최고의 명예를 누렸던 김유신은 사실 전쟁터에서 대부분을 보냈고 그 과정에서 그의 첩보력이 눈부신 역할을 했다.

▲ 매소성 전투  7세기, 신라와 당나라 간에 벌어진 매소성 전투 상상도. 신라는 삼국을 통일한 후, 고구려와 백제에 집중했던 첩보망을 한반도에 대한 야욕을 드러낸 당나라로 돌렸다.

▲ 매소성  신라는 매소성(현 경기도 연천) 전투에서 승리함으로써 당군을 축출할 수 있었고, 여기에도 김유신의 첩보망이 발휘되었다.

▲ 황초령비 탁본  젊은 날 승려로 위장하여 고구려 정세를 염탐하는 첩자 활동을 벌였던 거칠부는 그때의 경험과 정보를 바탕으로 훗날 고구려와의 전투에서 큰 역할을 해냈다. 사진은 그의 이름이 기록되어 있는 황초령비다.

▲ 제 도시 모형  전국시대 제나라 수도 임치의 모습을 상상한 복원 모형.

▲ 적벽  첩자로 시작해서 첩자로 끝난 적벽대전의 현장 모습이다.

▲ 쿠빌라이  원 세조 쿠빌라이는 유능한 통치자답게 첩자 활용에 능숙했다.

▲ 명 태조 주원장  주원장이 만든 첩보 기구는 철저히 내부감찰을 위한 조직이었다. 그는 이 조직을 통해 자신의 야만적이고 무자비한 독재 정권을 강화했고, 명나라는 그 여파로 중국 역사상 가장 암울한 시대로 점철되었다.

 

 

 

 

 

 

 

 

 

 

 

 

 

 

 

 

 

 

 

 

 

 

 

 

 

 

 

 

 

 

 

'내가 읽은 책들 > 2013년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3-024 범어사  (0) 2013.03.07
2013-023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0) 2013.03.05
2013-021 강화도  (0) 2013.02.25
2013-020 三國志 4 천하를 삼분하다  (0) 2013.02.21
2013-019 북한산성  (0) 2013.02.14
posted by 황영찬